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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수능 예비소집일…시험장 위치·선택과목 확인 필수

    오늘 수능 예비소집일…시험장 위치·선택과목 확인 필수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수험생 예비소집이 이뤄진다.수능은 각 지역 교육감 관할로 치러져 예비소집 시간은 17개 시·도별로 다를 수 있지만, 시험지구별로는 똑같다. 수험생들은 시험지구별로 정해진 시간에 시험장을 방문해 수험표를 배부받아 자신이 선택한 시험 영역과 과목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시험을 치르게 될 시험장과 시험실의 정확한 위치를 미리 확인해두는 게 좋다. 2018학년도 수능 시험에는 59만 3527명이 응시한다. 지난해(60만 5987명)에 비교해 2.1%(1만 2460명) 줄어든 수준이다. 시험은 16일 오전 8시 40분 1교시 국어영역(08:40∼10:00)을 시작으로 2교시 수학(10:30∼12:10), 3교시 영어(13:10~14:20), 4교시 한국사·탐구(14:50∼16:32), 5교시 제2외국어·한문(17:00~17:40) 순으로 이어져 오후 5시 40분 종료된다. 모든 수험생은 오전 8시 10분까지 시험장에 입실해야 한다. 수험생들의 원활한 이동을 돕기 위해 전국 시 지역과 시험장이 설치된 군 지역의 관공서 출근 시각이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 이후로 늦춰진다. 지하철과 열차 등은 혼잡시간대 운행 시간이 2시간(오전 7시∼9시→오전 6시∼10시) 연장되고 운행횟수도 늘어난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도 오전 6시∼10시에 집중 배차된다. 시험장에는 휴대전화를 비롯해 스마트워치·밴드를 비롯한 스마트 기기와 디지털카메라·전자사전·태블릿PC·MP3·카메라펜·전자계산기·라디오·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 등 모든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된다. 올해는 휴대 가능한 시계 범위가 더욱 줄어든다. 결제·통신기능과 전자식 화면표시기가 모두 없고 시침과 분침(초침)만 있는 순수 아날로그 시계만 가져갈 수 있다. 수험표를 잃어버렸다면 응시원서에 붙인 사진과 같은 원판으로 인화한 사진 한 장과 신분증을 갖고 시험장에 있는 시험관리본부에서 재발급받으면 된다. 필수 영역인 4교시 한국사에 응시하지 않으면 시험 전체가 무효 처리되고 성적통지표도 받을 수 없다. 수능 당일에는 수험생들이 쉽게 날씨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기상청이 누리집을 통해 전국 시험장별 날씨정보를 제공한다. 교육부는 기상 악화 등 돌발상황에 대비해 시·도별로 도서·벽지 수험생을 위한 수송 대책, 대체 이동수단 투입, 지진 대응 계획 등을 마련한 상태다. 교육부는 시험지·답안지의 안전한 배부와 회수를 위해 경찰청,각 시·도 교육청과 긴밀히 협업하고, 각 시험지구에 중앙협력관을 파견해 문답지 보관·관리 상태를 철저히 확인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고향사랑 기부제’ 성공하려면/육동한 강원연구원장

    [시론] ‘고향사랑 기부제’ 성공하려면/육동한 강원연구원장

    내 고향은 강원도 춘천이다. 여기서 20년 가까이 가족, 친구와 함께 지냈다. 이제는 서울에서 산 시간이 더 길어졌지만 그래도 고향을 생각하면 늘 마음 한켠이 아련해진다. 이는 비단 나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학업이나 직장 등을 이유로 대도시로 이주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우리 고향은 활력을 잃어 가고 있다. 춘천은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다른 지역은 생존의 위기를 걱정해야 할 만큼 열악한 형편에 처해 있는 곳도 많다. 지역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개인이 지방자치단체에 원하는 금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고향사랑 기부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향사랑 기부제는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부터 지자체 재정위기 극복 방안으로 논의됐다. 강원연구원도 이 제도를 공론화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문 대통령은 시도지사협의회에서 고향사랑 기부제 도입을 다시 한번 천명했고, 국회도 10건의 관련 법률 제·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일본에서는 2008년부터 ‘고향납세제도’라는 이름으로 같은 취지의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기준 기부 건수가 1271만건이고 기부액은 약 2조 8440억원이다. 도입 당시 실적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35배나 늘었다. 특히 미야자키현 미야코노조시와 나가사키현 히라도시 등 농어촌 소도시에 큰 도움을 줘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향납세제도로 거둬들인 재원은 지역 교육과 인재 육성, 마을 만들기, 시민활동, 산업진흥 등에 쓰인다. 지역 공동화를 막고 특산물 판로도 개척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진다. 일본의 고향납세제도는 지방의 열악한 재정 상태를 보완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같은 제도라도 그 나라 역사와 문화, 법체계 등 사회적 환경 차이를 감안하지 않으면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도 일본처럼 이 제도가 성공하려면 제도 도입 단계에서부터 몇 가지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첫째, 지자체 기부금 모금이 준조세나 강제모집 등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기부금품에 대한 기본법인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서는 국가나 지자체의 기부금품 모금 접수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는 암묵적 기부 강요를 우려해서다. 관할 지역 주민의 기부를 제한하거나 모금 방법을 제한하는 등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답례품 제공을 허용하더라도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을 일으키지 않게 해야 한다. 답례품 제공을 지자체 자율에 맡겼던 일본에서는 답례품 관련 비용이 총기부금액의 40%에 달한다. 일부 지자체는 상품권과 태블릿PC 등 기부금액의 70~80%에 달하는 답례품을 줘 문제가 됐다. 따라서 답례품 가격 상한을 정하고 지역 특산품이나 지역 자원을 활용한 관광상품 등을 제공하도록 유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셋째, 기부금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고향납세액 사용 내역을 공개하는 지자체가 59%에 불과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기부금 사적 유용이 사회적 논란이 됐다는 점에서 투명성 확보는 제도의 성공을 위한 선결 과제다. 선의로 기부한 돈이 제대로 쓰이길 바라는 마음을 잘 헤아려 기부금 사용처를 주민 복리 증진 등에 한정하고 기부금 총액과 사용처를 반드시 공표하게 하는 등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활력을 잃어 가는 지역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지방분권 시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고향사랑 기부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고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이 제도로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법이 제정되면 우리 모두는 고향을 사랑하는 방법을 하나 더 갖게 된다. 이 법이 하루빨리 시행돼 따뜻한 고향에 대한 마음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 [이슈 포커스] KT, 5G 시범망 세계 첫 구축… “기술표준 선점하라”

    [이슈 포커스] KT, 5G 시범망 세계 첫 구축… “기술표준 선점하라”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글로벌 5G 전쟁’이 치열하다. 내년 6월이면 사실상 결정될 5세대 이동통신(5G) 표준을 놓고 우리나라의 KT와 삼성전자, 미국의 인텔, 퀄컴, 버라이즌, 일본의 NTT도코모 등 초대형 통신 및 장비업체들의 각축이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합종연횡도 나타나고 있다. 5G의 실제 사업자가 될 통신업계에서는 평창올림픽 때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KT가 가장 적극성을 보이는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발 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다.KT 관계자는 13일 “지난달 말 평창올림픽 5G 시범서비스 준비를 완료했다”며 “삼성전자가 이번 올림픽에서 시연을 위해 제공하는 5G용 태블릿 단말기를 통해 3.2Gbps 이상의 속도가 안정적으로 구현됐다”고 말했다. 실제 5G 상용화 단계에서는 이론상 20Gbps를 구현해야 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획기적인 수준의 기술 구현이라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20Gbps는 현재의 4G LTE에 비해 40~50배 빠른 수준이다. 5G에서는 주파수의 대역폭도 4G에 비해 100배로 넓어진다. 전송된 데이터가 지나는 도로의 넓이가 1차선에서 100차선으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5G는 급증하는 데이터 전송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지만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기술을 실현하는 기반이 된다. 현재의 4G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시속 100㎞로 달리다 사고를 낼 경우 원인을 인지하고 신호를 주고받는 동안 차가 30㎝를 더 이동하게 되지만, 5G서는 이 거리가 1㎝로 줄어든다. KT가 평창올림픽 개회식장, 경기장, 자율주행코스에 구축하는 5G 시범망은 세계 최초의 실험으로 기록된다. 자율운행버스가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영동 고속도로 ‘대관령 요금소’까지 190㎞를 달리고, 자율운행 셔틀버스가 평창 내 4㎞ 구간에서 운행된다. VR로 360도로 경기를 관람하고, 선수의 시점으로 경기를 볼 수도 있다. IoT 기기로 선수의 건강관리나 빙상장비의 성능을 점검해 준다. 이 과정을 5G 기술을 통해 구현하게 된다. 업계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5G 구현에 사활을 거는 것은 지금까지는 ‘실체 없는 전쟁’이 반복됐다면 올림픽을 계기로 본격적인 향후 5G 개발 과정에서 우열이 판가름 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2020년에 5G 표준을 확정하지만 통신업체의 모임인 3GPP가 내년 6월에 정하는 표준을 받아들이는 게 관례”라며 “결국 평창올림픽 개막 이후 4개월간 유리한 표준 선정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 각국 정부가 더욱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5G 서비스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0년 378억 달러(약 42조 3000억원)에서 2025년 7914억 달러(약 887조 5000억원)로 2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퀄컴은 5G 관련 산업의 국내 생산유발효과가 2035년 1200억 달러(약 134조 5000억원)에 이르고, 96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봤다. 국내 업체들은 2019년에 5G를 조기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의 평창올림픽 시범서비스에 대항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올해 서울 을지로·강남에 5G 망을 구축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인천 영종도 BMW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에서 5G 기술이 적용된 커넥티드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LG유플러스도 이날부터 서울 지하철 강남역 인근에 5G 시험기지국을 만들고 테스트를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그동안 준비해 글로벌 표준기술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과 별개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정부는 2026년까지 세계 5G 장비의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내년부터 5년간 민관 공동으로 진행하는 투자액은 1조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5G 망 구축에 총 5000억 위안(약 84조 3000억원)을 투자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5G용 주파수 대역을 할당했고 버라이즌은 연말까지 애틀랜타, 뉴저지 등 미국 11개 도시에서 5G 시험망 운영에 들어간다. 정현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5G기가서비스연구부문장은 “5G 통신기술 연구와 관련한 신규사업 예산이 대폭 줄고 있는데 4차 산업혁명의 기반 인프라를 위해 필수적인 5G 기술의 개발에 정부가 좀더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靑문건 유출’ 정호성 15일 선고… 朴 공모 인정되나

    ‘靑문건 유출’ 정호성 15일 선고… 朴 공모 인정되나

    이대 학사비리·삼성 합병 등 이번 주 국정농단 잇단 선고 최순실, 고영태 재판 증인 소환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1년 만에 선고가 이뤄진다. 박근혜 정부와 최씨가 연루된 주요 국정농단 사건의 항소심 결과도 이번 주에 잇달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오는 15일 정 전 비서관의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지난해 11월 20일 구속된 정 전 비서관의 혐의에 대한 첫 판단이다. 형사합의22부는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을 포함한 국정농단 사건을 심리하고 있어 판결에 관심이 쏠린다. 정 전 비서관의 경우 최씨에게 문건을 유출하는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공모를 했는지 여부가 박 전 대통령의 일부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과도 연결된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비밀문건 47건을 포함해 청와대·정무 문건을 180여건 유출했다면서 재판부에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국정 운영을 잘해 보기 위해 하나하나 직접 챙기는 대통령을 조금이라도 더 잘 보좌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대통령과의 공모관계는 부인했다. 정 전 비서관이 이날 사법부의 첫 판단을 받게 되지만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함께 ‘문고리 3인방’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어 추가로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 정 전 비서관의 1심 판결에 앞서 14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는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과정에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최경희 전 총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 이화여대 관계자들과 최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연다. 최씨와 최 전 총장, 남궁 전 처장은 1심에서 각각 3년형, 2년형, 1년 6개월형을 받았다. 같은 날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이재영)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받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선고도 이뤄진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에서 열리는 고영태씨의 세관장 인사청탁 관련 재판에는 최씨가 증인으로 소환된다. 최씨는 지난 9일 자신의 재판에서 태블릿PC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면서 국정농단 사건이 “고영태의 기획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꺼번에 멀리서도 자동으로…무선충전 시대

    한꺼번에 멀리서도 자동으로…무선충전 시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에 이어 미국의 애플까지 스마트폰에 무선충전 기능을 장착하면서 점차 ‘무선충전’이 대세가 되어 가는 추세다. 여러 기기를 동시에 충전하는 무선충전패드, 원거리 무선충전 등 미래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가정이나 회사는 물론이고 교통수단, 공공장소 등에서도 와이파이에 자동 연결되는 세상이 된 것처럼 앞으로는 어디에서나 스마트폰이 스스로 전자파를 흡수하며 자가 충전을 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무선충전 기술의 글로벌 주도권은 국내 기업들이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무선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2011년 미국에서 선보였고, 2015년 ‘갤럭시S6’부터 본격적으로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했다. 올해 ‘갤럭시S8’과 함께 내놓은 급속 무선충전기 ‘컨버터블’은 스마트폰을 세우거나 눕혀서 모두 충전할 수 있다. LG전자도 2012년 ‘옵티머스LTE2’, ‘옵티머스뷰2’ 등에서 무선충전 기능을 도입했고, 올해 출시한 ‘G6’, ‘V30’ 등에서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충전 속도 등을 크게 향상시켰다.애플도 지난달 공개한 ‘아이폰8’과 ‘아이폰X’ 등에 처음으로 무선충전 기술을 탑재했다. 중국 샤오미의 경우 내년 1분기에 내놓을 신제품에 처음으로 무선충전 기술을 넣을 계획이다.무선충전 기술은 충전패드와 스마트폰이 전력을 주고받는 방식에 따라 구분된다. 주류는 세계무선충전협회(WPC)의 ‘치’(Qi) 방식이다. 자기유도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충전패드에 올려두면 자동으로 충전이 이뤄진다. 충전패드를 전원에 연결하면 패드 내부의 코일에 전류가 흘러 자기장이 발생하고 이 자기장이 스마트폰 내부의 코일에 유도 전류를 발생시켜 충전되는 식이다. 다만, 전류의 전송거리가 4.5㎝에 불과하고 전류의 힘도 유선충전기에 비해 약한 단점이 있다. 대부분의 충전패드 모양이 원형인 것도 스마트폰을 충전패드의 중앙에 두도록 유도해 스마트폰과 충전패드 간의 거리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다만, LG이노텍이 유선충전기와 맞먹는 전류 세기를 구현한 ‘15W 무선충전패드’를 지난해 처음으로 양산하면서 충전 속도에 대한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은 하나의 충전패드에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태블릿 등 여러 기기를 올려 동시에 충전시키는 기술을 두고 경쟁 중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듀얼 파워’라는 이름으로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애플도 지난달 뉴질랜드의 무선충전 시스템업체 ‘파워바이프록시’를 인수하면서 내년에 비슷한 형식의 충전패드 ‘에어 파워’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선충전이 확산되면서 스마트폰과 충전패드를 접촉시키지 않아도 충전이 되는 미래 기술들도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와 퀄컴이 주도하는 ‘비접촉 무선충전 글로벌 연합’(A4WP)은 소리굽쇠의 진동 에너지가 주변으로 이동하는 공명현상을 이용해 전자파를 1m 이상 보내 충전하는 ‘자기공진 방식’을 연구 중이다.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를 저감하는 게 과제이지만, 집안 내부나 사무실 어디에 두어도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실화될 경우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연구 초기지만 전자기파를 보내 10㎞ 밖의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전자기파 방식’도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기술적 어려움과 함께 전자기파가 인체에 유해하고 충전 장소에 따라 충전 강도가 달라진다는 게 한계로 꼽힌다. 이미 무선충전 패드는 가정뿐 아니라 자동차, 카페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2015년부터 무선충전 패드를 설치했고, 패스트푸드 맥도날드는 영국 점포에 무선충전 테이블을 설치했다. 메리어트·이비스 등 호텔, 영국 런던 및 미국 필라델피아 국제공항, 페이스북·구글 등 정보기술(IT) 기업 등에도 무선충전 패드가 등장했다. 국제시장 조사기관 HIS마켓은 올해 세계 무선충전 장치 출고량이 지난해보다 40%가량 증가한 3억 2500만대에 이르고, 2020년에는 10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화, 게임, 오락, 카메라, 캠코더 등 다양한 기능으로 스마트폰의 배터리 소모가 많아지면서 편리한 충전방식은 중요 구매의 척도가 됐다”며 “무선충전의 전천후 보편화는 필연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태블릿PC 첫 공개…崔 “오늘 처음 봤다”

    태블릿PC 첫 공개…崔 “오늘 처음 봤다”

    재판부, 檢 제출한 실물 법정 검증 ‘해시값’ 변경 우려해 전원은 안 켜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인 태블릿PC가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서 공개됐다. 재판부가 직접 태블릿PC의 실물을 검증하고, 최씨가 이 태블릿PC를 사용한 게 맞는지를 전문기관에 검증해 달라는 최씨 측 요청에 따른 것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9일 최씨의 재판에서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태블릿PC의 실물을 검증했다. 다만 전원을 켜면 저장된 자료의 특성을 암호화한 기록인 ‘해시값’(Hash Value)이 변경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날은 전원을 켜지 않고 외관만 살펴봤다. 태블릿PC가 공개된 것은 JTBC가 지난해 10월 최씨의 소유로 알려진 이 태블릿PC에서 청와대 문건 등 중요 자료가 담겼다고 보도한 지 1년여 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 등 47건의 비공개 문건이 담겨 있어 ‘국정농단’의 핵심 증거로 꼽혔다. 검찰로부터 서류 봉투에 담긴 태블릿PC를 전달받은 재판부는 실무관이 실물화상기에 태블릿PC를 보여 주는 방식으로 외관을 확인했다. 최씨와 변호인들도 가까이 다가가 태블릿PC를 확인했고, 최씨 측이 요청한 웹프로그래머와 IT 기술자 2명도 검증에 참여해 실물 곳곳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 기록을 남겼다. 최씨 측은 변희재씨도 외부전문가로 입회를 요청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서 만든 흰색 태블릿PC에는 뒤쪽에 모델 번호 ‘SHVE140S’와 제품 생산 일자로 보이는 날짜 ‘20120322’가 적혀 있었다. 태블릿PC의 뒤쪽에는 흠집이 많이 나 있기도 했다. 최씨는 이경재 변호사와 법정 중앙으로 나와 태블릿PC를 1~2분간 육안으로 확인했다. 최씨는 재판부가 “피고인은 자세히 봤느냐”고 묻자 “저는 오늘 태블릿PC를 처음 봤는데 이런 태블릿PC를 쓰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검찰은 처음 조사받을 때부터 태블릿PC를 전혀 보여 주지 않았고, JTBC도 입수 경위를 여러 차례 번복했다”면서 “제가 생각하기엔 고영태의 기획에 검사님들도 일부 가담했고, JTBC가 기획된 국정농단을 (보도)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1년 동안 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1년 만에 천신만고 끝에 현물이 제출돼 이 사건의 진상 규명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통해 검찰이 태블릿PC를 조작하지 않았고, 최씨가 썼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검증을 마친 태블릿PC를 다시 봉인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장인 김세윤 부장판사는 “법원도 중립적인 감정기관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우선 서울대 수리정보과학과에 감정을 문의했지만 연구 인력이 부족해 어렵다고 했고, 고려대 포렌식감정센터는 이미 JTBC와 이 태블릿PC 감정을 시행해 또 맡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최순실 태블릿PC’ 법정서 처음 공개…최순실 “처음 본다”

    ‘최순실 태블릿PC’ 법정서 처음 공개…최순실 “처음 본다”

    검찰 수사 결과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태블릿PC의 실물이 9일 법정에서 처음 공개됐다. 지난해 10월 JTBC가 보도한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PC’의 실물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이날 열린 최씨의 속행공판에서 재판부는 태블릿PC를 검증했다. 재판부는 서류 봉투에 담긴 태블릿PC를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뒤 법정 내에 있는 실물화상기를 통해 그 실체를 공개했다. 공개된 태블릿PC는 삼성전자에서 만든 흰색 제품으로, 뒤쪽엔 모델 번호 ‘SHVE140S’와 제품 생산 일자로 추정되는 날짜 ‘20120322’가 적혀있다. ‘4G LTE 32GB’라는 제품 특성도 기재돼 있다. 재판부는 최씨와 그의 변호인단, 그리고 최씨 변호인단이 대동한 전문가 두 명에게 태블릿PC를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단 직접 접촉은 불허했다. 최씨 쪽에서 데리고 온 전문가들은 태블릿PC의 실물 곳곳을 카메라로 촬영해 기록을 남겼다. 이를 본 검찰은 “태블릿PC 촬영이 공판 과정에서 이뤄진 만큼 실물 사진을 특정 단체나 언론에 유출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자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공개 재판에서 공개적으로 검증한 만큼 외부에 알려진다고 해서 공공이익을 해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변호인이 외부에 유출하지 않기로 한 만큼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법정 내 검증을 마치고 태블릿PC를 봉인했다. 재판부는 태블릿PC를 직접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최씨는 “고영태의 기획에 검사들이 일부 가담하거나 JTBC가 기획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1년 동안 해왔다”면서 “저는 오늘 이 태블릿PC를 처음 봤는데 이런 건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러나 검찰은 “변호인 측이 계속 조작 주장을 하는데, 국과수 감정을 통해 검찰이 태블릿PC를 조작하지 않았다는 점, 최씨가 썼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검찰은 IP(인터넷 프로토콜) 주소 추적을 통해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가 최씨의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태블릿PC가 사용한 인터넷망을 추적해 태블릿PC의 이동 경로와 최씨의 동선이 겹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정농단’ 김종 3년 6개월·장시호 1년 6개월 징역 구형

    ‘국정농단’ 김종 3년 6개월·장시호 1년 6개월 징역 구형

    장 “잘못 깨달아 죄송” 선처 호소 김 “영재센터와 무관” 혐의 부인검찰이 삼성그룹을 압박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오른쪽·38)씨와 김종(왼쪽·56)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장씨와 김 전 차관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가 주도한 국정농단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게 법정에서 충분히 입증됐고, 사건의 중대성에 비춰 보면 엄정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다만 검찰은 “피고인들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내밀한 관계를 매우 상세히 진술해 실체적 진실 규명에 적극적으로 기여한 점을 참작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태도는 책임 회피에 급급한 다른 국정농단 피고인들과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고 장씨의 경우 횡령액을 모두 변제해 피해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삼성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박해 영재센터에 후원금 18억여원을 받아낸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씨는 지난 4월 28일, 김 전 차관은 5월 30일 각각 심리를 마쳤고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선고하기 위해 선고를 미뤄 왔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재판이 공전되면서 이들에 대한 선고를 먼저 하기로 했다. 장씨는 최후 진술에서 “제가 잘못한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 뒤 피고인석에 앉아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장씨의 변호인은 “아이들 앞에 죄인으로 기록되지 말고 진심으로 반성하자며 자백을 시작했지만 대가는 매우 혹독했다”면서 “자기 살기 위해 이모 등 뒤에 칼을 꽂았고, 아이스크림을 받아먹으려 자백했냐는 조롱까지 받았다. 아들은 엄마가 감옥 갔다 왔다고 놀리는 친구와 싸우고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죄가 가볍지 않지만 가담 정도나 반성하는 태도 등을 두루 헤아려 어린 아들과 잘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김 전 차관 측은 “삼성이 영재센터 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이 사건의 진실은 최씨의 부탁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후원을 요청했고, 이 부회장이 다른 삼성 임원들에게 지시해서 실행하게 된 것이지 피고인은 전혀 관계가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김 전 차관은 “스포츠산업 전문가로 체육 발전을 위해 일했고 차관이 되어서도 사심 없이 최선을 다했지만 과욕으로 인해 어리석은 일도 많이 한 것 같다”면서 “학자적 양심으로 책임질 일은 모두 책임지겠다”며 울먹였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최씨에 대해서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강요와 삼성 승마 지원 사건과 병합해 선고를 하기로 해 이날 결심공판을 진행하지 않았다. 한편 최씨 측 요구에 따라 재판부는 태블릿PC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증을 의뢰하기로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자금성 황제’ 된 트럼프

    ‘자금성 황제’ 된 트럼프

    시진핑, 황제만 다니는 길 따라 자금성 역사·건축 등 직접 소개 트럼프 감탄사 연발… 경극도 봐 서양식 건축물 보온루서 茶 환담 8일 중국 베이징의 상징 자금성(紫禁城)은 오직 네 사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부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를 위해서만 문을 열었다. 전체 면적 72만㎡, 90채의 궁궐, 9999개의 방으로 이뤄진 자금성의 ‘황제’는 시 주석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황제급 대우’를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40분(현지시간)쯤 전용기를 타고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3시 30분쯤 자금성에 도착했다. 양국 정상 부부는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고, 느긋하게 궁궐을 산책하며 만추(晩秋)를 만끽한 뒤 경극도 함께 봤다. 만찬 연회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갈 때까지 4시간을 자금성에서 함께 보냈다.자금성 의전은 ‘황제 코드’로 이뤄졌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황제처럼 극진하게 대접하면서도 자신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천하를 양분하는 황제와 같은 지도자라는 것을 은근히 강조했다. 일본에서의 골프 접대보다 중후하고 한국의 평택기지 영접보다 느긋한 대국의 인상을 심어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황제 코드’를 극대화하기 위해 역대 중국 황제 가운데 최고의 황금기를 구가했던 청(淸) 건륭(乾隆)제를 포인트로 삼았다. 만찬이 열린 건복궁(建福宮)은 건륭제가 가장 아끼는 유물을 보관했던 궁이다. 건륭제가 사망한 이후 광서제 때까지도 보물 창고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선통제)가 1922년 호기심에 이곳을 열었을 때 옥기, 자기, 명화, 황금 등 헤아릴 수 없는 보물을 발견했다. 1923년 발생한 화재로 손실된 건복궁은 2000년에야 복원됐다. 지금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채 외교 행사가 있을 때만 공개된다. 앞서 시 주석은 자금성 내 보온루(寶蘊樓)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차를 마시며 덕담을 나눴다. 윈난성에서 재배한 보이차가 나왔다. 보온루는 자금성 내 유일한 서양식 건축물로, 자금성의 역사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3150상자, 23만건의 문화재가 보관된 곳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차를 마시며 태블릿PC를 켰다. 외손녀 아라벨라가 중국어로 노래를 부르고 ‘삼자경’과 중국 고시를 읊는 동영상을 시 주석 부부에게 보여 줬다. 시 주석은 “아라벨라의 중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면서 “A+를 줄 수 있겠다”고 칭찬했다. 아라벨라가 이미 중국에서 스타가 됐다는 말도 건넸다. 이어 양국 정상 부부는 자금성 출입문이자 거대한 성문인 오문(午問)의 내금수교(內水橋)를 지나 태화전에서 기념 촬영을 한 뒤 중화전·보화전을 관람했다. 특히 이날 자금성 참관은 황제만이 다니는 길인 중축선을 따라 이뤄졌다. 시 주석이 자금성의 역사와 건축 문화를 직접 소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양국 정상 부부는 청나라 시대 연극 공연장이었던 창음각(暢音閣)으로 자리를 옮겨 손오공에 대한 내용을 다룬 경극 ‘미후왕’(美候王)을 함께 관람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게 자금성을 내준 것은 중국의 전략적 판단이 잘 드러난다. 제19차 공산당대회에서 ‘1인 천하’를 구축한 시 주석이 당대회 이후 중국을 처음 찾는 외국 정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정해 놓고 자금성 연회 일정을 통해 주요 2개국(G2)으로서의 위상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다.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세탁기 이어 반도체 특허 침해로 韓 압박하는 美

    미국의 통상 압박 수위가 심상치 않다. 아시아 순방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적자 해소를 최대 이슈로 제기한 가운데 일본·중국의 무역적자를 꼭 집어 문제 삼고 나서 오늘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환대에도 불구하고 어제 “미·일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며 작심 발언을 한 데 이어 공동기자회견에서 “불공평한 무역관계 해소에 노력할 것”이라며 아베 총리를 불편하게 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철강과 세탁기·냉장고, 태양광 패널에 이어 최대 효자산업인 반도체의 특허 침해 여부까지 조사에 나서면서 한·미 간 통상 마찰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ITC는 지난달 31일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특허 침해 여부에 관한 ‘관세법 337조’ 조사에 착수했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내 상품 판매, 수입 관련 불공정 행위에 대한 단속 규정으로 미국 기업과 개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의 수입과 판매 금지를 명령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반도체 패키징 시스템 업체인 테세라의 제소에 따른 것인데, 테세라는 삼성 반도체 제품은 물론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의 수입 금지와 판매 중단도 함께 요청했다. SK하이닉스도 미국의 다른 반도체업체에 의해 지난달 31일 특허 침해로 제소당한 상태다. ITC는 2013년 삼성전자 제품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갤럭시S와 S2, 갤럭시 탭 등의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금지한 적이 있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취임 이후 한국산 제품에 가해지고 있는 전방위 압박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맞물려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동차와 철강 등 자국의 대표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특히 내년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의식해 미국 내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일자리와 직결된 통상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북 안전보장을 대가로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한국 측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쌀 시장 개방이나 소고기 관세 추가 인하 요구 등도 배제할 수 없다. 주한미군분담금이나 신무기 구매 등에서 반대급부를 요구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사업가적 접근이 아닌 세계 지도자로서 풀어나가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미국 우선주의에 매몰돼 통상 압박만 강화한다면 한국민의 반감이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이익의 균형을 포괄적으로 맞추는 전략으로 미국의 통상 압력을 헤쳐나가기 위해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 안종범 “‘비선 실세 인정하자’ 건의에 박근혜 ‘꼭 해야하냐’고 반문”

    안종범 “‘비선 실세 인정하자’ 건의에 박근혜 ‘꼭 해야하냐’고 반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기소된 사건의 20차 공판이 6일 열렸다. 이날 공판 증인으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출석했다. 안 전 수석은 이날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 실세 의혹을 인정하자’는 건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증언했다.안 전 수석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열린 우 전 수석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10월 12일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을 면담한 일에 대해 증언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안 전 수석과 우 전 수석,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3명이 박 전 대통령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경위와 최순실씨의 존재를 둘러싼 언론의 ‘비선 실세 의혹’ 제기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지난해 10월 12일은 JTBC의 일명 ‘최순실 태블릿PC’ 보도가 있기 전의 시점이다. 수석들은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7개 대기업 총수들이 박 전 대통령과 따로 만난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나서 미르·K스포츠재단을 만든 것으로 하자고 말을 맞췄다는 것이 안 전 수석의 설명이다. 당시 면담에서 안 전 수석과 김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에게 최씨의 존재에 대해 “인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꼭 인정해야 하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우 전 수석은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안 전 수석은 또 그로부터 6일 뒤인 지난해 10월 18일 대통령 말씀자료를 만들 기초 자료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비선 실세 의혹’을 인정하자고 재차 건의했으나 묵살됐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지난해 10월 12일 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이 부정적으로 말해 말씀자료에서도 ‘제 주변에는 비선이니 실세니 하는 사람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정리된 것인가”라고 묻자 안 전 수석은 “처음에 어느 정도 비선 실세를 인정하고 가는 게 좋겠다고 건의해서 인정하는 버전으로 (자료를) 올렸는데 마지막에 (박 전 대통령이) 이렇게 고쳤다”고 대답했다. 이어 검찰에서 “박 전 대통령이 ‘비선 실세를 꼭 공개해야 하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므로 결국 증인(안 전 수석)과 김 전 수석, 피고인(우 전 수석) 모두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가 맞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안 전 수석은 “네”라고 인정했다. 지난해 10월 24일 JTBC는 ‘최순실씨가 청와대 연설문을 받아보고 수정한 흔적이 태블릿PC에서 발견됐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놨다. 그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25일 박 전 대통령은 1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씨의 존재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은 부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반도체까지 ‘통상 압박’…삼성 특허침해 조사 착수

    갤S8·노트8 전력반도체칩 명시 SK하이닉스도 지난달 제소당해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 압박이 철강과 태양광, 세탁기에 이어 수출 1등 공신인 반도체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달 31일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특허 침해 여부에 관한 ‘관세법 337조’ 조사에 착수했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내 상품 판매, 수입 관련 불공정 행위에 대한 단속 규정으로, 미국 기업·개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의 수입, 판매 금지를 명령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반도체 패키징시스템 업체인 테세라의 제소에 따른 것이다. 테세라는 앞서 9월 28일 “삼성전자가 웨이퍼 레벨 패키징(WLP) 기술 관련 미국 특허 2개를 비롯, 24개 특허권을 침해했다”면서 삼성전자를 ITC와 연방지방법원, 국제재판소 등에 제소했다. ITC에는 삼성 반도체 제품을 비롯해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의 수입 금지 및 판매 중단도 요청했다. 테세라는 특허 침해 사례로 삼성 ‘갤럭시 S8’과 ‘노트8’에 쓰인 전력장치용 반도체(PMIC)칩을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WLP는 웨이퍼(반도체 기판)를 개별 칩 단위로 잘라 패키징(반도체를 충격이나 습기로부터 보호하고자 플라스틱 등 소재로 보호막을 두르는 일)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이를 간소화해 웨이퍼 단계에서 반도체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로 완제품 부피를 줄일 수 있다. ITC는 담당 판사 배정 후 조사 개시 45일 이내에 조사 시한 등 일정을 정할 방침이다. 정부와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한 뒤 후속조치를 마련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측도 “미국 법인에서 자체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반도체업체 넷리스트도 지난달 31일 ITC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모듈 제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요청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특허 침해 논란이라 통상 압박과는 결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다만 미국이 철강부터 태양광, 가전에 이어 우리 수출의 효자종목인 반도체까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용인 일가족 살해범 아내 구속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용인 일가족 살해범 아내 구속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수원지법은 4일 존속살인 및 살인 등 혐의로 신청된 정모(32·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라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전날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는 올해 8월부터 남편 김모(35)씨와 시댁 식구 살해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평소 남편이 가족들을 살해하겠다는 얘기를 자주 해 농담하는 줄 알았다”며 사전에 범행을 몰랐다고 혐의를 부인하다가 “범행 당일 사건 사실을 전해 들었다”라고 말을 바꿨다. 김씨가 자신을 상대로 목조르기를 연습한 사실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1일 정씨가 김씨와 “둘 잡았다. 하나 남았다”라는 대화를 한 점에 주목하고 정씨가 사전에 사건을 공모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직업이나 일정한 수입이 없어 친척 집을 전전하던 상황에서 남편이 갑자기 거액을 들고 왔는데도 돈의 출처를 묻지 않았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정씨는 “남편이 할아버지로부터 100억대 유산을 상속받을 게 있다고 했고,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그동안 받지 못한 월급을 받아온 것이라고 해 의심하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주범인 김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공모 혐의를 받는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검찰도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할지를 놓고 장시간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경찰은 전날 오전 1시 검찰에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영장 청구 시한(오후 6시 10분)을 40여분 앞두고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김씨 부부는 사전에 범행을 공모, 지난달 21일 어머니 A(55)씨와 이부 동생 B(14)군,그리고 계부 C(57)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직후 A씨의 계좌에서 1억2천여만원을 수차례에 걸쳐 빼내 10만 뉴질랜드달러(한화 7700여만원)를 환전,도피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부부는 범행 후 같은 달 23일 두 딸(2세·7개월)과 뉴질랜드로 도피했고,정씨는 김씨가 과거 절도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되자 이달 1일 아이들을 데리고 자진 귀국했다. 정씨가 귀국 당시 소지하고 있던 태블릿 PC에는 ‘찌르는 방법’, ‘경동맥 깊이’, ‘망치’, ‘범죄인 인도 조약’ 등 범행 방법이나 해외 도피와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한 흔적이 나왔으나 정씨는 “남편이 사용한 거라 모르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 18년간 보좌한 ‘문고리 3인방’… 朴 지킬까 버릴까

    朴 18년간 보좌한 ‘문고리 3인방’… 朴 지킬까 버릴까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 이어 이재만(51)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51)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수십억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아 챙긴 혐의로 3일 구속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고리 3인방’이 모두 구치소에 몸을 맡기는 신세가 됐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8년간 보좌하며 최측근 ‘실세’로 자리잡았다.●이재만, 朴 의원 시절부터 살림 도맡아 이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이 의원 시절 정책과 내부 살림을 도맡았다. 2012년 대선 선거운동 기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춘상 보좌관과 함께 4급 보좌관으로 선임돼 박 전 대통령의 의원실 운영을 총괄했다. 청와대에 입성한 뒤에도 이 전 비서관은 인사와 재무 등 청와대 살림을 챙기는 총무비서관을 맡았다. ●정호성, 대통령 메시지·기록 등 담당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와 정무를 담당해 각종 연설문 작성, 기록 등을 도맡았다. 청와대에선 일정을 총괄하는 제1부속비서관으로 임명돼 메시지 업무를 이어 갔다. 최순실씨의 태블릿PC에서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한 청와대 문건이 대거 발견되면서 이를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지난해 11월 16일 구속 기소됐다. 오는 19일 구속기한 만료를 앞두고 15일 선고 공판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상납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더해지면서 추가 조사를 받고 있다. ●안봉근, 가장 가까이서 ‘그림자 보좌’ 안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을 수행하며 가장 가까이서 ‘그림자 보좌’를 했다. 청와대에서도 원래는 대통령의 배우자를 보좌하는 자리인 제2부속실장으로 임명됐다. 3인방 가운데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직접적으로 관련해선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국회의 국정조사 청문회에 불출석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의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을 수사하던 중 구속됐고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돈을 받았다”는 이들의 진술로 검찰의 화살은 또다시 박 전 대통령을 가리키게 됐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용인 가족살해범 아내 영장 신청…“남편 범행 당일 알았다” 진술번복

    용인 가족살해범 아내 영장 신청…“남편 범행 당일 알았다” 진술번복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을 수사 중인 용인동부경찰서는 3일 피의자 김모(35)씨의 아내 정모(3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은 사건 당일 두 사람 사이에 ‘둘 잡았다. 하나 남았다’는 내용의 범행을 암시하는 듯한 대화가 오간 점에 주목, 존속살해 공모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남편 김씨가 지난달 21일 어머니 A(55)씨와 이부(異父)동생 B(14)군,그리고 계부 C(57)씨를 차례로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그 이전부터 남편과 살해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정씨가 범행에 가담했다는 직접적 증거도 나오 것이 않았다. 실제로 정씨는 남편의 범행 현장에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1일 오후 3시께 김씨가 정씨에게 전화해 ‘둘 잡았다. 하나 남았다’고 말한 점에 주목했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농담하는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남편이 평소에도 가족들을 죽이겠다는 말을 자주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면서 남편이 평소 자신을 상대로 목조르기를 연습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씨가 별다른 의심 없이 갑자기 거액을 구해온 남편과 뉴질랜드로 함께 건너간 점 등도 범행 가담 가능성을 높인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뉴질랜드 출국 전까지 숨진 어머니의 계좌에서 1억 2000여만원을 수차례에 걸쳐 빼내 10만 뉴질랜드달러(한화 7700여만원)를 환전, 도피자금으로 활용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남편이 할아버지로부터 유산을 상속받을 것이라고 말을 한 적이 있는 데다 남편이 전 직장에서 못 받은 월급을 받았다고 해 의심치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지난 1일 뉴질랜드에서 두 딸을 데리고 자진 귀국할 당시 김씨의 범행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이어진 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남편이 범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달 21일 오후 묵고 있던 콘도에서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는 것이다. 귀국 당시 정씨가 소지하고 있던 태블릿 PC에서는 ‘찌르는 방법’, ‘경동맥 깊이’, ‘망치’, ‘범죄인 인도 조약’ 등 범행 방법 및 해외 도피와 관련한 검색 흔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정씨는 “남편이 사용한 것이라서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현재까지의 조사 내용을 종합할 때 구속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영장 신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씨에 대한 영장은 법원 혹은 검찰 단계에서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 정씨의 범행 가담 의심 정황은 있지만, 주범인 김씨가 뉴질랜드 사법당국에 의해 구속돼 있어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범행 진행 상황을 아내 정씨에게 은어로 알린 점에 미뤄볼 때, 사전에 두 사람이 살인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씨를 구속해 조사하는 한편, 금융·통신 내역 등을 두루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씨의 남편 김씨는 뉴질랜드로 달아난 지 엿새만인 지난달 29일 과거 현지에서 저지른 절도 혐의로 체포돼 구속돼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린이 맞춤형 ‘미디어 패드’

    어린이 맞춤형 ‘미디어 패드’

    1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어린이 맞춤형 앱이 탑재된 태블릿PC ‘미디어 패드’를 어린이들이 사용해 보고 있다. 8인치 디스플레이에 듀얼 스피커, 시각 보호 기능 등을 갖췄으며 출고가는 29만 7000원이다. 이호정 전문기자 hojeong@seoul.co.kr
  • [100세 시대 보험] 삼성화재, 보험아줌마 선입견 깨고 종합금융 전문가로

    [100세 시대 보험] 삼성화재, 보험아줌마 선입견 깨고 종합금융 전문가로

    재무설계·위험 컨설팅까지 맡아 자녀가 고객 관리 ‘가업승계제도’ 고객과 유대관계 지속 만족도 커 태블릿PC로 원스톱 계약체결도 23년간 삼성화재에서 일한 보험설계사 이점남(56·여)씨는 자타 공인 ‘보험왕’이다. 우수 설계사들에게 주는 ‘고객만족대상’에서 각종 상을 휩쓸었다. 고객의 성향과 환경, 재무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해 컨설팅하는 것은 물론이고 꼼꼼한 절세 전략으로 법인 고객까지 잡았다. 게다가 20대인 그의 아들까지 함께 2대째 설계사로 활동한다.이씨는 “초창기에는 설계사에 대한 편견이나 잘못된 인식이 많았지만, 엄마를 보고 같은 일을 꿈꿨다는 아들 덕에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특히 법인 고객은 자녀에게 사업을 물려주면서 2세 경영 체제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아들을 트레이닝 중이라고 얘기하면 무척 반가워한다”고 말했다. 보험설계사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고 있다. ‘보험 아줌마’라는 선입견 대신 인생에 닥칠 수 있는 위험을 줄여 주는 종합금융 전문가라는 인식이 커졌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의료비 지출이 증가해 보험설계사는 성장 가능성 높고 유망한 분야로 손꼽히게 됐다.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는 보험설계사가 단순히 보험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닌 ‘인생의 위험으로부터 고객을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설계사를 뜻하는 삼성화재 RC(리스크 컨설턴트)는 고객의 재무상태를 파악해 인생주기에 따른 자금설계를 해 주는 ‘재무설계 전문가’인 동시에 고객의 건강과 가족력을 바탕으로 적합한 보험을 설계하는 ‘보험설계 전문가’를 지향한다. 또 고객의 주택이나 건물, 사업장 등에 대한 위험을 대비하는 ‘위험 컨설팅 전문가’를 담당하기도 한다. 이처럼 보험설계사의 전문성과 성장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대를 이어 설계사로 활동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화재는 2010년부터 ‘가업승계제도’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활동이 우수한 RC가 다시는 활동이 힘들 때 자녀가 뒤를 이어 고객을 관리하는 제도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제도 시행 후 매년 아버지와 아들 등 2대가 활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자녀가 대를 이어 계약관리를 해 주니 고객과의 유대관계도 자연스럽게 지속하고 만족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젊은 설계사들이 늘어나고 금융도 ‘모바일 시대’로 접어든 만큼 삼성화재는 RC들이 태블릿PC를 이용해 고객 컨설팅과 계약체결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뿐만 아니라 고객의 가족력을 분석해 필요한 보장을 제안하는 ‘가족력 컨설팅’ 앱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의 신체건강과 마음건강까지 진단할 수 있는 ‘마이키즈 컨설팅’ 앱도 인기다. 보험이 생소한 사람도 삼성화재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통해 전문적인 RC로 활동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1년간의 교육을 통해 설계사들을 보험 전문가로 양성한다. 나아가 사내보험전문대학, 성균관대와 연계한 ‘삼성화재 MBA과정’ 등 교육도 지원한다. 그 결과 손해보험업계 ‘우수인증설계사’ 10명 중 4명을 삼성화재 RC가 차지하고 있다. 삼성화재에는 지난해 말 기준 5456명의 우수인증설계사가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슈 포커스] ‘전장’ 겨눈 IT기업… 자율주행차 신성장 승부

    [이슈 포커스] ‘전장’ 겨눈 IT기업… 자율주행차 신성장 승부

    퀄컴과 손잡은 LG, 연구소 설립 계열사도 충전모듈 등 기술 개발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정보통신(IT) 기업들이 글로벌 ‘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싸움터를 말하는 전장이 아니라 차량용 전자장비를 뜻하는 전장(電裝)이다. 스스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기업 인수·합병(M&A)과 제휴·협력 등 전방위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포화 상태를 향해 가고 있는 스마트폰 등 부문과 달리 전장 쪽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과 맞물려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도 기업들이 더욱 에너지를 쏟아붓는 이유다.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5년 2390억 달러(약 269조원) 규모였던 세계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2020년 3033억 달러(약 341조원)로 연 평균 5%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반면 내년 스마트폰, PC, 태블릿 등 정보기기 산업의 경우 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2만 5000개에 이르는 자동차 부품 가운데 전장의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전체 자동차 제조원가 중 전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44%에서 2020년 5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의 경우 지금도 70% 정도는 전장부품이다. 전·후방 카메라 장착은 경차로까지 보편화되는 추세에 있고, 서라운드뷰(4개의 카메라로 전면을 관찰하는 것)의 탑재도 확대되고 있다. 자율주행차에는 이미지센서가 내장된 카메라가 10여대나 들어간다. 반도체에 필요한 양의 전기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경우, 스마트폰에는 500여개가 들어가지만 휘발유·디젤 자동차에는 3000여개, 전기차에는 1만 2000여개가 필요하다.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형 차량이 속속 상용화될 경우 엔진,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에 들어가는 전기장치, 에어백과 같은 안전장치,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등 편의장치 분야에 필요한 전장부품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하면서 이 분야의 종합 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하만은 인포테인먼트 및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다. 2025년까지 커넥티드카 및 자율주행 분야에서 선두가 되는 게 목표다. 지난달 중순에는 3억 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펀드’를 조성하고 첫 번째로 자율주행 플랫폼 업체인 TT테크에 7500만 유로(약 1000억원)를 투자했다. 지난 5월 삼성전자는 커넥티드카의 상용화를 연구하는 글로벌 기술협의체 5GAA에서 전장 기업으로 첫 이사회 맴버가 됐다. 5GAA에는 벤츠, BMW, 포드, 폭스바겐 등 자동차 업체 외에 SK텔레콤, KT, 버라이즌과 같은 통신회사 등 65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LG전자는 지난 19일 이동통신 반도체 분야 대표기업 퀄컴과 커넥티드카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 연구소를 설립했다. 차량통신기술인 ‘V2X’ 기술 개발이 주목적이다. V2X는 다른 차량의 접근이나 실시간 교통상황 및 돌발상황 정보를 교환해 자율주행이 가능토록 하는 기술이다. LG전자는 현재 미국의 전장업체 프리스케일과도 차세대 지능형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또 GM, 도요타 등과 함께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글로벌 협력사다.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에 구동 모터, 인버터, 배터리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11종류의 핵심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 전장부 매출은 873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9.4% 늘었다. 삼성과 LG의 계열사들도 자연스레 전장부품 진출이 활발하다. LG이노텍은 차량 주변 360도를 모니터링하는 카메라 모듈을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고 있으며 사이드미러를 대체하는 카메라모듈을 개발 중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차량용 카메라를 만든 지 3년 만에 사업 안정화가 가능해진 것은 세계 점유율 1위인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의 기술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도 전기차 충전 모듈, 카메라 등을 생산하고 있다. 궁극적인 성패는 완성차 업계와 어떻게 협력하고 상생할 것이냐에 달렸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 전장업체 관계자는 “현재 벤츠, BMW 등 주요 완성차 업계는 구글이나 애플의 공동개발 등 제안도 거부하고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며 “우호적인 환경도 있고 불리한 환경도 있는 가운데서 어떻게 우리 전자·IT 기술의 영역을 확대해 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촛불은 현재진행형 혁명… “적폐 청산 없인 미래 없다”

    촛불은 현재진행형 혁명… “적폐 청산 없인 미래 없다”

    국정원, 13가지 사건 검토중 교육·고용부도 불법 정황 확인 檢, 25명 수사팀 전격 투입 수사 대상이기도 한 檢 “참담” 야권 ‘ 금품수수’ 고발 맞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가정보원,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통일부 등 여러 부처와 기관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다. 지난 정권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불법성을 조사하는 기구들이다. 이미 몇 곳은 관련 조사를 마친 뒤 잇따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국정원이 자행했거나 개입한 것으로 의심받는 13가지 사건을 조사 중인 국정원이 가장 적극적이다. 교육부 역시 전 정권이 국정교과서 정책 도입을 위해 여론조사를 조직적으로 왜곡한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29일 검찰에 따르면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은 검사 25명 규모의 수사팀을 꾸려 국정원 수사 의뢰 사건들을 수사 중이다. 교육부가 의뢰한 수사는 서울 남부지검이 맡았다. 개성공단 돌연 중단 배경을 조사 중인 통일부, 전 정권 노동정책을 점검 중인 고용부 등이 불법적인 정황을 포착해 수사 의뢰에 가세하면 검찰의 인지수사 역량 거의 대부분은 한동안 적폐 수사에 집중 할애될 전망이다. 지난 27일 정부가 총 1568개 공공기관의 지난 5년 동안 인사·채용 비리 수사를 대검 반부패부가 지휘하도록 결정, 검찰은 전국 규모 적폐 수사 하나를 더 수행하게 됐다.적폐 수사 주축이 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8월 14일 국정원 개혁위원회의 국정원 댓글부대 민간인 팀장 30명 수사 의뢰를 받은 것을 신호탄으로 본격적으로 국정원 수사에 돌입했다. 수사팀 규모는 당시 검사 10여명에서 현재 검사 25명 규모로 커졌다. 이미 한 차례 수사 대상이 돼 재판까지 받았지만 추가 범행이 포착된 부류와 지금까지 법망을 피해 나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범죄 행각이 드러난 부류, 피의자들은 두 갈래로 구분된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대표적인 전자의 사례다. 그는 2012년 대선 개입 댓글 지시 혐의로 대법원까지 3심에 이어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까지 4차례 재판을 받고 현재 수감 중이지만, 문화계 블랙리스트 운영 혐의 등이 덧씌워져 재수사 대상이 됐다. 이명박 정권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배우·방송인들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당시 국정원 사찰에 따른 피해를 진술한 데 이어, 당시 국정원 간부들이 주도한 보수단체 지원이나 당시 야권 수사·정치개입 의혹 등이 규명되고 있다. 국정원 사찰을 받은 또 다른 축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찰을 감행한 것으로 의심받는 국정원에 더해 이 전 대통령을 고발했다. 지난 28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 1주년 대회에서 “적폐를 청산하라”에 더해 “이명박을 구속하라”, “다스는 누구 거냐”고 퍼진 구호는 적폐 수사의 종착역을 짐작하게 한다. 2012년 대선 개입이나 블랙·화이트리스트 사건과 같은 국정원 수사 의뢰 사건에 더해 BBK 주가조작 사건 피해자가 수많은 피해자들보다 먼저 다스가 BBK 투자금을 먼저 회수할 수 있도록 이 전 대통령 측이 도운 의혹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을 고발했다. 최근 광범위한 재수사가 활발한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실세들이 대거 수사 범주에 들고 있다. 검찰이 적폐 수사를 주도하고 있지만, 검찰 스스로도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장호중 부산지검장 등 현직 검찰 간부가 국정원 파견 시절 댓글수사 방해를 위해 압수수색용 위장 사무실과 문서를 만든 정황이 드러난 데 대해 문무일 검찰총장은 국정감사 도중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29일 장 지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파죽지세인 적폐 수사의 대상이 됐거나 반대편에 선 야권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의혹을 고발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에 배당됐는데,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일반적으로 고소·고발을 맡는 형사부에 노 전 대통령 관련 사건을 배당한 점은 현 정부에서 이뤄지는 적폐 청산 수사에 비해 공정성이 떨어진다”고 반발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의 도화선이 된 최순실씨의 태블릿PC의 주인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최씨 측은 태블릿PC가 조작됐다며 감정을 주장 중이고, 박 전 대통령 대선 캠프 SNS팀에서 일한 신혜원씨가 태블릿PC 사용자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법원의 구속 기간 연장 결정을 받아든 박 전 대통령은 변호사 전원을 사임시키며 재판 보이콧을 선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촛불 1년<상>] 1685만 촛불의 혁명…국민, 권력을 되찾다

    [촛불 1년<상>] 1685만 촛불의 혁명…국민, 권력을 되찾다

    3만→30만→110만→232만명 분노한 국민 촛불 들고 광장으로 “촛불 민주주의 정신 이어가야” 1년 전 서울 광화문광장이 무수한 ‘촛불’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이 하나둘씩 거리로 나왔다. 하나의 촛불은 두 개가 되고, 세 개가 됐다. 그렇게 6개월간 23차례 열린 집회에서 모두 1685만여개의 촛불이 켜졌다.촛불 민심은 마침내 부정한 정권의 탄핵을 이끌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 2항을 현실화하면서 ‘촛불혁명’으로까지 격상됐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적인 모습도 크게 바꿔 놓았다. 촛불을 키운 건 박 전 대통령 자신이었다. 27일 서울신문이 23차례 진행된 촛불집회를 분석한 결과 그가 궁지에 몰릴 때마다 퇴로로 찾았던 ‘대국민 담화’ 이후 촛불은 더 불어났다. 지난해 10월 24일 박 전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였다. 그러나 같은 날 저녁 JTBC 뉴스에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가 나오면서 국민의 분노는 커져만 갔다. 다음날 박 전 대통령이 ‘1차 대국민 담화’에서 사과했지만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나흘 뒤인 29일 결국 1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시작은 미미했다. 전국적으로 3만명(이하 주최 측 추산)이 거리로 나왔다. 이후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이 검찰에 체포됐다. 박 전 대통령은 11월 4일 ‘제2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특검 수사 수용 의사를 밝히며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다음날 열린 2차 촛불집회에는 첫 집회 때보다 10배나 많은 30만명이 몰렸다. 11월 12일 3차 촛불집회에는 110만명이 몰리는 등 집회 인원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박 전 대통령은 11월 29일 ‘3차 대국민 담화’에서 “임기 단축을 포함하는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며 국회로 공을 넘겼다. 사과에는 진정성이 부족했다. 그러자 12월 3일 열린 6차 집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32만명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승부수에 시민들이 촛불로 맞선 것이다. 광장은 점점 ‘축제의 장’으로 변해 갔다. 경찰과의 충돌은 잦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는 ‘비폭력 평화시위’가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성숙한 시민의식도 광장에서 피어났다. 집회 참여자들은 자리를 뜰 때 일제히 각종 쓰레기를 치우는 등 흔적을 지우려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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