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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설 사라진 강원, 싱거워진 바다… 우리 아이들은 다른 기후에 산다

    폭설 사라진 강원, 싱거워진 바다… 우리 아이들은 다른 기후에 산다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매캐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 지인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 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의 영향이 컸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전복 때문에 깊어진 아빠의 한숨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고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섭씨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생계가 달린 어민들은 양식장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이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평소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탓이다.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9월 말이면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 포자(씨)를 줄에 붙여 키워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 버려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 눈 귀한 강원도에 사는 민서, 덥고 싱거운 바다에 사는 순주

    눈 귀한 강원도에 사는 민서, 덥고 싱거운 바다에 사는 순주

    [편집자주]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자연은 기후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냈지만, 어른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외면했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우리가 함께 불을 꺼야 하는 이유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답을 찾는다. 기획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늦겨울인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한 번 불이 붙으면 크게 번져 인간이 사는 마을을 집어삼키는 재앙이 됐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의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건조한 강풍 타고 순식간에 번진 화마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재난 알람 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그은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과 가깝게 지내던 분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의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민서 엄마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의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화마가 할퀸 상처가 다 나은 것은 아니다. “저녁 하늘이 조금 붉으면 그때가 떠올라요. 또 산불 아닐까, 우린 어디로 피해야 하나…. 가슴이 벌렁거려요.”● 불 먹은 나무들…2년 지나도 씻기지 않은 상흔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조경업계에서는 이를 ‘불 먹었다’고 표현한다. 고성 토성면 인근 나무들은 불을 먹어 껍질이 벗겨지고 매끈한 심만 남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이 큰 몫을 했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 국내 산불 피해액 10년새 5배 증가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은 “우리나라의 겨울철 온도가 높아지면서 토양 수분이 빠르게 말라버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면 봄철 가뭄이 더 심해지고 산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소금 타야겠다” 싱겁고 뜨거운 남해 청정 바다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의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자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일찍 찾아온 더위에 전복 폐사 늘어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김병학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이 올라가면 4년산 전복의 40~80%, 2년산 20~40%가 산란을 한다”며 “고수온에서 산란하면 면역기능과 대사가 현저히 저하돼 먹이를 계속 주면 폐사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 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순주가 사는 청산은 완도 12개 섬 중에서도 연육교를 놓지 못할 정도로 수심이 깊고 파도도 세 전복 양식에 적합하다. 청산 바다에서 자란 전복은 도매상인들이 마리당 2000원을 더 쳐줄 정도로 상품성을 인정받는다. 올해는 양식을 망친 어민들이 적지 않다. 양식장을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실로 이용한 결과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순주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신안 흑산도와 안좌도 바다도 28도가 넘어 전복 폐사가 일어났다. 김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고수온 잘 견디는 ‘슈퍼전복’ 개발 어민들은 기후변화에 살아남으려고 전복 사육기간을 줄이고 있다. 겨울부터 봄까지 3~4년 키운 성태(㎏당 6~8미)를 시장에 내놨지만 전복이 클수록 수온변화에 예민하고 폐사율이 높아 5~6년 전부터 2년~2년 6개월 키운 다음 판매한다. 고수온을 잘 견디고 사육기간이 더 짧은 ‘슈퍼 전복’ 종자도 시범적으로 키우고 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은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낮아진 탓이다. 바닷물 염분농도는 보통 30~33pus로 전복 폐사 기준은 22pus 이하로 본다. ● 비 멎기 무섭게 찾아온 가을 불볕더위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을 9월 말부터 키우기 시작해요. 모내기처럼 미역 포자를 긴 줄에 붙여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버리거든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 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포자값도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올랐고요. 11월에 아기전복(치패)도 입식해야 하는데 날씨가 도와줄지 모르겠어요.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지난 겨울 고성·속초 강수량 고작 11.4㎜ 새로 관측되는 기상 데이터들은 우리 삶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이미 기후변화가 시작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메마른 봄부터 산불이 자주 나는 강원 영동지역은 겨울철 강수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비열(물질 1g의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필요한 열량)이 높아 쉽게 데워지지 않는다는 바다의 여름 수온이 10년 평균치를 웃돈다. 18일 기상청의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활용해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12월~이듬해 2월) 강수량을 살펴본 결과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평균 113.8㎜였던 강수량은 최근 5년간 평균 100.1㎜로 12.0% 줄었다. 30년 평균 강수량(129.8㎜)과 비교하면 약 22.8% 감소했다. 지난해 이 지역의 겨울철 강수량은 11.4㎜에 그쳤다. 최근 10년 평균 강수량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극소량이다. 눈비가 오는 날도 크게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 평균 강수 일수는 16.1일이었으나, 최근 5년 평균은 11.7일로 4일 이상 줄어들었다. 이석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보전연구부장은 “지구온난화로 겨울철 가뭄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온도가 올라가고 강수량이 적어지면서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 올해 한반도 해역 여름 수온, 10년 평균치 1도 상회 전남 완도 앞바다는 올해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양관측 월보를 분석해 보니 올 1~3월 수온이 통계월보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5년과 비교해 평균 3.7도 올랐다. 따뜻한 겨울바다가 지속되면 아열대 어종이 출현하는 등 해양 생태계가 바뀐다. 지난 7월 평균 수온은 23.3도로, 최근 16년 새 가장 높았다. 수온 변화는 전복 양식 어가가 많은 남해만의 일이 아니다. 동해, 서해, 남해 등 3개 해역 10개 관측지점의 올해 7~9월 평균 수온은 2012년 이후 10년 평균치를 0.99도 웃돌았다. 특히 지난 7월 평균 수온이 23.86도로 10년 평균치(22.14도)보다 무려 1.72도 높았다. 수온이 3일 이상 28도를 넘거나 전일 수온 대비 5도 이상 상승하는 등 급격한 수온 변동이 있을 때 수산과학원이 발령하는 고수온 경보 횟수도 올해 다섯 번으로 기록돼 2017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관계자는 “바다가 함유할 수 있는 열 용량은 대기의 1000배로, 쉽게 달아오르지 않지만 한 번 수온이 오르면 잘 식지 않는다”면서 “표층뿐만 아니라 점점 깊은 바다로 고온 현상이 전이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인구 줄어 ‘소멸위기’ 시군구 89곳 첫 지정…정부 “매년 1조원 투입”

    인구 줄어 ‘소멸위기’ 시군구 89곳 첫 지정…정부 “매년 1조원 투입”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기초 지방자치단체들을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고 집중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18일 시·군·구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해 고시했다고 밝혔다. 고시의 효력은 19일 발생한다. 정부가 직접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안부는 지난해 말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개정과 지난 6월 이 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하고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전남·경북 각각 16곳 가장 많아…수도권·부산·대구도 포함 인구감소지역은 전남과 경북에서 특히 많아 두 지역에서 각각 16곳이 지정됐다. 전남에서는 강진군, 고흥군, 곡성군, 구례군, 담양군, 보성군, 신안군, 영암군, 영암군, 완도군, 장성군, 장흥군, 진도군, 함평군, 해남군, 화순군이 지정됐다. 경북은 고령군, 군위군, 문경시, 봉화군, 상주시, 성주군, 안동시, 영덕군, 영양군, 영주시, 영천시, 울릉군, 울진군, 의성군, 청도군, 청송군 등 16곳이다. 강원 지역에서는 고성군, 삼척시, 영월군, 태백시, 철원군, 화천군 등 12곳이, 경남 지역에서는 거창군, 남해군, 밀양시, 산청군, 창녕군, 함안군 등 11곳이 인구감소 위기가 심각한 지역으로 선정됐다. 전북에서는 고창군, 김제시, 남원시, 부안군, 임실군, 정읍시 등 10곳이, 충남에서는 공주시, 논산시, 보령시, 부여군, 청양군 등 9곳이, 충북에서는 괴산군, 옥천군, 제천시 등 6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수도권에서는 가평군과 연천군 등 경기 지역 2곳과 강화군, 옹진군 등 인천 지역 2곳이 인구감소지역이 됐다. 광역시의 자치구이지만 도심 공동화 등으로 인구 감소가 심각한 곳들도 포함됐다. 부산에서는 동구와 서구, 영도구 등 3곳이, 대구는 남구와 서구 2곳이 각각 지정됐다. 서울시의 기초 지자체들은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의 규정에 따라 인구감소지역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인구증감률·고령화·청년인구 비율 등 따져 지정 행안부는 전문 연구기관과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모두 8개 지표로 인구 위기 정도를 가늠하는 ‘인구감소지수’를 개발, 인구감소지역 지정에 활용했다. 연평균 인구증감률, 인구밀도, 청년순이동률(19~34세의 인구 대비 순이동자수 비율), 주간인구, 고령화 비율, 유소년 비율, 조출생률(인구 대비 출생아수), 재정자립도가 지표로 사용됐다. 다만 행안부는 각 지자체의 지수와 순위는 지역 서열화 등에 대한 우려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인구감소지역은 5년 주기로 지정하되, 이번이 첫 지정인 점을 고려해 향후 2년간은 상황을 지켜본 뒤 보완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인구감소지수가 정부와 지자체가 인구 위기 탈출을 위해 정책 입안, 목표 설정, 효과 분석 등을 하는 과정에서 폭넓게 사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인구감소지역 지정은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 노력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매년 1조원’ 지방소멸대응 기금 투입 정부는 이번에 지정된 인구감소지역들이 ‘소멸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재정적·행정적 지원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우선 지자체들이 인구 위기를 탈출할 계획과 맞춤형 정책을 수립해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자체들이 스스로 인구 감소의 원인을 진단하고 각자 특성에 맞는 인구 활력 계획을 수립하면 국고보조사업 등으로 재정적 지원을 하고 특례를 부여하며 제도적으로 지원한다. 내년 신설되는 지방소멸대응 기금(매년 1조원, 10년간 지원)을 인구 감소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입해 일자리 창출, 청년인구 유입, 생활인구 확대 등 지자체들의 자구 노력을 도울 방침이다. 인구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만한 국고보조사업(52개, 총 2조5천600억원 규모)의 대상 지자체를 선정할 때 인구감소지역에 대해서는 가점을 부여하고 사업량을 우선 할당하며 도울 구상도 갖고 있다. 아울러 인구감소지역에 대해 재정·세제·규제 등에서 특례를 주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추진에 속도를 내는 한편, 지역사랑 상품권 정책과 고향사랑기부금 제도 추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 자체 간 특별지자체 설치를 돕고 지방소멸대응기금 광역지자체 배분 재원으로 복수 지자체 간 생활권 협력사업을 돕는 등 지역 간 협력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 [길섶에서] 준경묘/임병선 논설위원

    강원 삼척시 미로면의 준경묘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차를 대고 고빗길을 30분 정도 올라가니 금강송들이 능(陵)을 향해 일제히 경의를 표하고 있다. 능을 바라볼 때 왼쪽 나무들은 오른쪽으로, 건너편 소나무들은 왼쪽으로 기울어 서 있다. 태조 이성계의 5대조인 이양무의 묘가 강원도에 있다는 얘기는 조선 전기부터 전해졌는데 공인을 받지 못했다. 삼척에 있다, 태백 황지에 있다 말들이 많았다. 송강 정철이 관찰사로 일하며 선조에게 보고했으나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배척됐다고 한다. 그러다 1899년 왕실 묘역으로 인정받아 지금도 매년 4월 20일 제향을 올린다. 평일이라 인적이 드물어 한 가족이 묘 앞에 돗자리를 펴고 독차지하고 있었다. 능 위에 올라 전체를 살피니 왜 이곳에 묘를 썼는지 이유가 한눈에 들어온다. 백두대간의 등줄기 바로 아래 이렇게 안온한 곳이 있을 줄 상상도 못했다. 마침 야권의 대선 유력주자가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겼다고, 경기 김포의 한 아파트가 왕릉이 빤히 보이는 위치에 지어져 허물어야 한다는 얘기가 막 나오던 즈음이었다. 준경묘 자리를 잘 잡아 조선이 500년을 버텼다는 믿음이 전해진다고 했다. 묘를 뒤로하며 걸어나오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졌다.
  • 함백산 정상 ‘미지의 겨울왕국’…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대상 수상

    함백산 정상 ‘미지의 겨울왕국’…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대상 수상

    우리나라 자연환경 분야의 대표적 공모전인 국립공원 사진 공모전 대상에 겨울 함백산의 눈과 돌탑에 피어 있는 눈꽃 그리고 운해를 담은 ‘미지의 겨울왕국’이 선정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17일 ‘미지의 겨울왕국’ 등 제20회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수상작 68점을 선정했다. 지난 7월부터 46일간 진행된 공모전에는 자연공원의 경관·생태·역사·문화 등 다양한 소재를 담은 작품 4227점이 접수됐다. 대상작인 ‘미지의 겨울왕국’은 태백산 내 위치한 함백산 정상의 운무 속에 서리가 덮인 돌탑을 비롯한 풍경을 환상적인 분위기로 담은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최우수상은 한려해상 소병대도의 밤바다와 은하수가 어우러진 ‘소병대도와 은하수’가 선정됐다.수상작은 18일부터 국립공원공단 누리집(www.knp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풍성한 가을… 농어민의 정성·손맛이 빚는 ‘밥 한 그릇’의 세계로

    풍성한 가을… 농어민의 정성·손맛이 빚는 ‘밥 한 그릇’의 세계로

    바닷가·들녘·산골·강가 주민들 만나자연산 재료로 만든 음식들 맛보며함께 어울리며 가을 즐기는 삶 소개‘천고마비의 계절’로 불리는 가을은 땅에서 나는 곡물, 과일뿐 아니라 해산물도 풍부해 어느 때보다 식욕이 왕성한 시기다. EBS 1TV 한국기행은 11~15일 밤 9시 30분 방영하는 ‘가을에는 밥심’ 5부작을 통해 시청자들을 농어민의 정성과 동네 주민들의 손맛이 어우러진 밥 한 그릇의 세계로 이끈다. 11일 방송되는 1부 ‘이맛에, 여기에’는 푸른 옥빛 바다를 마당처럼 여긴 충남 태안 어촌에서 귀촌 지망생 박현규씨와 유병연씨 가족들을 만난다. 이들은 마을 주민과 어우러져 둑에 물고기를 가둬 잡는 전통 어업 방식으로 제철 우럭을 잡고, 마당에 둘러앉아 우럭포와 우럭 젓국을 손수 만들어 정겹게 나눈다. 섬진강을 따라간 전남 구례에선 80년 된 한옥 툇마루에 앉아 민물고기의 제왕 쏘가리 회와 매운탕을 맛보는 서태원씨를 만날 수 있다. 2부(12일) ‘울엄마 냄새’ 편은 노랗게 물들어 가는 가을 들녘이 펼쳐진 전북 남원 농촌 마을에서 벼 베기에 한창인 권승룡씨와 이웃들을 찾아간다. 추수 후에는 어릴 적 부모님이 그러하셨듯이 논에서 토종 미꾸리를 잡는다. 권씨가 미꾸라지보다 맛이 구수하고 부드러운 미꾸리를 잡아 가면 아내 현은숙씨와 마을 어머니들이 호박잎을 끊어다 손질해 미꾸리 추어탕을 끓인다.1567m 높이의 태백산을 배경으로 한 3부(13일) ‘가을 태백산에 가면’에서는 경북 봉화군에서 오랫동안 송이버섯을 채취해 온 강용희씨와 김찬영씨의 삶을 배운다. 이들은 국내 유일의 열목어 보존 지역인 백천계곡에서 땀을 씻고, 야생에서 캔 능이와 송이의 짙은 향에 몸을 씻는다. 태백산 650m 고지에 자리잡은 강씨의 마을에서 토종 벌꿀을 따고 사과와 호박을 수확하다 보면 어느새 환한 미소가 떠오른다. 특별한 것 없어도 자연 그대로의 삶에서 소중함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14일 방영하는 4부 ‘강 따라 산 따라’는 낙동강이 흐르는 봉화군에 지중해풍 하얀 집을 지은 고은표, 지미숙씨 부부의 꿈을 간접 체험한다. 1년 내내 두고 먹을 멸치 액젓을 직접 만들고 자연에서 얻은 먹을거리로 자연 밥상을 차려 내면 부부의 집은 세상 어디도 부럽지 않은 그들만의 레스토랑이다. 강원 횡성 금수사 셰프 무관 스님도 밭에서 딴 작물과 산에서 딴 들풀, 열매로 특별한 식사를 준비한다. 마지막(15일) ‘갯마을로 돌아왔다’에서는 전남 함평 주포항 바닷가에 소담스러운 한옥을 짓고 사는 정민영, 김미정씨 부부의 진수성찬을 엿본다. 갯가에서 낙지와 돌게를 잡고, 소와 토끼를 키우는 이들 부부는 한우 낙지 탕탕이로 보신하고 돌게장을 가득 담가 겨우내 먹을 찬을 저장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 [길섶에서] 시끌벅적 술자리/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중국의 이태백만큼이나 술을 좋아한 인물로 송강 정철이 꼽힌다. 술을 너무 좋아한 데다 주정까지 잦아 몇 번이나 파직을 당하기도 했다. 임금(선조)이 송강을 걱정해 작은 은잔으로 하루 석 잔만 먹도록 명을 내리자 그 은잔을 펼쳐 큰 잔으로 만들어 술을 즐겼다는 일화는 지금까지 웃음을 자아낸다. 윤선도는 만흥(漫興)이라는 연시조에서 “잔들고 먼 산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보다 더 반가운 일이 있으랴” 고백할 만큼 술을 사랑했다. 옛 선비들과 시인 묵객들은 대개 술을 좋아했던 듯하다. 마음의 문을 열어 주고 자연과의 소통을 가능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라 짐작된다. 송강의 주정처럼 오점을 남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술은 여전히 삶의 활력소이자 인생을 즐겁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음식이 있을까 싶다. 술을 좋아하는 지인들이 제법 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을지라도 술을 사랑하는 마음은 송강이나 윤선도 못지않다. 한결같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닮았다. 요즘은 코로나로 만남도 뜸해지는 시절이 되다 보니 그들과 벌인 시끌벅적했던 술자리가 자꾸 그리워진다.
  • [단독] ‘파면 0명’ 태백 경찰 성희롱, 징계 10명 중 6명 불복 신청

    [단독] ‘파면 0명’ 태백 경찰 성희롱, 징계 10명 중 6명 불복 신청

    신입 여경 2년간 성희롱·2차 가해해임·강등·정직 등 5명만 중징계4명 감봉·견책…1명 불문경고 처분강원 태백경찰서에 발령받은 신입 여자 경찰관을 2년 동안 성희롱하고 2차 피해를 유발해 징계를 받은 가해 경찰관들이 징계에 불복해 무더기로 소청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10명 중 6명이 인사혁신처에 소청심사를 청구했는데, 이중에는 해임 등 중징계를 받은 이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강원경찰청과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강원청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가해 경찰관 12명 중 10명이 징계 처분(경고 처분 포함)을 받았다. 10명 중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 처분을 받은 가해자는 5명이다. 해임 처분은 2명, 강등과 정직 처분은 각각 1명, 2명이 받았다. 파면 처분자는 없었다. 해임 처분을 받은 A순경은 여경 휴게실에 침입해 피해자 사물함을 열어 피해자 속옷 사이에 꽃과 메모를 남겼고, 다른 해임 처분자인 B경장과 강등 처분을 받은 C경장은 피해자의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숙박업소 폐쇄회로(CC)TV 등을 불법 조회했다. 경징계(감봉·견책) 처분을 받은 가해자는 4명이고, 남은 1명은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다. 불문경고란 징계양정상 견책 처분에 해당하지만 감경 대상 공적이 있는 이유 등으로 감경한 처분을 가리킨다. 1년 동안 경고 처분 기록이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돼 그 기간 동안 표창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그런데 징계 처분자 10명 중 6명이 지난 8월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소청심사란 공무원이 징계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소청심사위원회가 이를 심사하는 제도다.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향후 심사를 통해 청구의 기각 여부랄지 징계 처분의 감경·취소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강원청 징계위에 회부됐으나 징계가 결정되지 않은 가해자 2명은 현재 검찰 수사 중인 이유로 징계 심의가 연기됐다. 강원청은 “수사가 종료된 후에 징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의원은 “경찰청은 성비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이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면서 “피해자의 2차 피해도 여전히 우려되는 만큼 앞으로 경찰청은 피해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단독] ‘태백서 성희롱 사건’ 가해 경찰관 일부 “징계 부당” 소청심사 청구

    [단독] ‘태백서 성희롱 사건’ 가해 경찰관 일부 “징계 부당” 소청심사 청구

    강원 태백경찰서에 발령된 신입 경찰관을 성희롱하고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등 피해자를 괴롭혀 징계를 받은 가해 경찰관들 중 일부가 징계 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소청심사란 공무원이 징계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소청심사위원회가 이를 심사하는 제도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강원경찰청과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경찰청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가해 경찰관 12명 중 10명이 피해자를 성희롱하고 2차 피해를 유발한 일 등으로 징계 처분(경고 처분 포함)을 받았다. 앞서 피해자는 2019년 순경 임용 후 첫 발령지인 태백서 소속 경찰관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피해사실을 지난해 9월 태백서 청문감사관실에 알렸다. 가해자들은 언어적 성희롱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을 했다. 일부 가해자는 지난 3월 피해자가 지난 2년 동안 겪은 피해사실을 경찰 내부망에 폭로한 직후 “피해자가 방송과 전국 동료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 “일방의 주장만 믿고 무조건적으로 태백서 직원들을 비난하는 댓글을 멈춰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성희롱 등’ 가해자 10명 징계…파면은 없어 이에 경찰청은 가해자 16명 중 12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나머지 4명은 경고 조치할 것을 강원경찰청에 지시했다. 강원경찰청은 지난 7월 12일 징계위원회 회의를 열고 12명 중 10명에 대한 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각각의 징계 처분이 집행된 날짜는 지난 7월 16일이다. 징계를 받은 가해 경찰관 10명 중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 처분을 받은 가해자는 5명이다. 이 중 해임 처분을 받은 가해자가 2명이고 강등, 정직 처분을 받은 가해자는 각각 1명, 2명이다. 지난 6월 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태백경찰서 집단성폭력 가해 남경들의 파면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청원 마감일까지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청원에 동의했지만 파면 처분을 받은 가해자는 없었다. 해임 처분을 받은 A순경은 여경 휴게실에 침입해 피해자의 사물함을 열어 피해자의 속옷 사이에 꽃과 메모를 남겼고, 다른 해임 처분자인 B경장과 강등 처분을 받은 C경장은 피해자의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숙박업소 폐쇄회로(CC)TV와 차량 등을 불법 조회했다. ‘경징계’(감봉·견책) 처분을 받은 가해자는 4명으로, 2명씩 각각 감봉·견책 처분을 받았다. 마지막 1명은 징계가 아닌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다. 불문경고란 징계양정상 견책 처분에 해당하지만 감경 대상 공적이 있는 이유 등으로 감경한 행정처분을 가리킨다. 비록 법률상의 징계 처분은 아니지만 1년 동안 경고 처분 기록이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돼 그 기간 동안 표창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가해자 2명은 수사 중인 이유로 징계 보류 강원경찰청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으나 징계가 결정되지 않은 가해자 2명은 현재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징계 심의가 연기됐다. 이 중 D경위는 순찰차를 운행하던 중에 조수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에게 자신의 안전벨트를 대신 매달라고 요구했고, 피해자가 안전벨트를 매주는 과정에서 신체 접촉을 유발해 피해자를 업무상 지위를 이용해 추행한 혐의로 강원경찰청의 수사를 받았다. 강원경찰청은 “순찰차에서 벨트를 매달라고 요구하는 행위는 전형적인 성희롱 수법”이라면서 D경위의 행위가 “신체 접촉을 의도한 성희롱에는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추행의 정도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보고 지난 7월 23일 사건 불송치 결정을 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검찰이 사건기록을 검토 중이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한 사건은 검찰이 90일 동안 기록을 검토해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한 때에는 경찰에 1회에 한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징계 심의가 연기된 다른 가해자인 F경위는 경찰 내부망에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혐의가 인정돼 강원경찰청이 지난달 16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강원경찰청은 징계 의결이 보류된 D경위와 F경위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료된 후에 징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그런데 징계 처분을 받은 가해 경찰관 10명 중 6명이 징계 처분에 불복해 지난 8월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향후 심사를 통해 청구의 기각 여부랄지 징계 처분의 감경·취소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인사혁신처는 “이들의 소청심사는 다음달 이후에 심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병도 의원은 “경찰청은 성비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이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면서 “피해자의 2차 피해도 여전히 우려되는 만큼 앞으로 경찰청은 피해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접었다, 종주국 근자감… 꺾는다, 유럽의 검은띠

    접었다, 종주국 근자감… 꺾는다, 유럽의 검은띠

    도쿄올림픽서 한국 태권도 유일한 銀유럽선수 큰 키에 파워·스피드도 갖춰세계 상향 평준화… 교류 활성화해야 대표팀 선발전 예선 1위로 통과 순항“올림픽 이후 새로운 각오로 내년 준비”그간 우리나라 태권도는 올림픽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태권도는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리지 못했다. 태권도 국가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땄다. 태권도가 정식 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첫 금메달 획득 실패다. 그럼에도 타고난 승부사 기질을 내세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치열하게 금메달을 향해 질주한 선수가 있다. 도쿄올림픽 태권도에서 유일하게 은메달을 목에 건 ‘승부사’ 이다빈(서울시청)이 그 주인공이다. 이다빈은 남다른 근성에도 불구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바탕에는 종주국으로서의 우월감에 취한 채 세계 태권도의 흐름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책임도 한몫하고 있다고 했다. 이다빈은 28일 “최근 세계태권도의 발전 흐름을 보면 세계무대에 나오는 선수들의 개인 역량이 모두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며 “특히 유럽선수들은 큰 키를 이용한 파워에 빠른 스피드까지 장착하면서 우리 선수가 점점 더 공략하기 까다로운 상대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이젠 보다 많은 교류를 통해 받아 들일 것은 과감히 받아 들여야 한다”고 했다.올림픽 첫 출전임에도 ‘강심장’ 이다빈은 다른 선수와 달리 긴장을 안하고 경기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다른 선수보다 긴장을 덜 하는 편인데 시합 당일엔 전혀 긴장이 안되더라”며 “그렇기에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가 여자부 최중량급인 67㎏ 초과급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밀리차 만디치(세르비아) 였다. 상대적으로 큰 신장과 파워로 무장한 밀리차와 중반까지 백중세로 갔지만 막판 역습을 허용하며 7-10으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이다빈은 “마지막 결승 상대는 평소에도 까다로운 상대였다”며 “예상은 했었는데 경기가 힘들게 흘러갔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장점이 많은 선수였는데 자신의 최대치 결과를 내면서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다”고 했다. 후회 없이 싸운 이다빈은 경기직후 상대 선수에게 엄지척을 들어보였다. 밀리차도 허리숙여 인사하며 감사함을 표했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나눈 선수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었다. 내년 5월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금빛 담금질 중인 이다빈은 지난 26일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대표팀 선발전에서 예선 1위로 통과하는 등 순항 중이다. 그는 “올림픽 이후 새로운 각오로 내년 세계선수권을 준비하고 있다”며 “좋은 성적으로 응원해주는 분들께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 몸짱, 얼짱 그리고 실력짱… 꽃가마 타는 모래판 사나이

    몸짱, 얼짱 그리고 실력짱… 꽃가마 타는 모래판 사나이

    금강장사 17회… 태백·금강 통합장사 2회 기록역대 최다 타이틀은 ‘모래판 전설’ 이만기 35회씨름 지능 높고 기술도 좋고 장기전까지 능해 초등시절 형 기다리다 선생님 권유받고 입문고3때 첫 우승 후 3관왕… “재미 뒤늦게 알아”대학 땐 42연승 달리며 ‘제2의 이만기’ 찬사무릎수술 등 2016년부터 슬럼프 ‘3년간 무관’2019년 이후 제2전성기… “25회 채우고 은퇴”‘경량급 씨름 황제’ 임태혁(32·수원시청)이 한가위 연휴에 아주 특별한 순간을 맞았다. 지난 19일 충남 태안에서 열린 추석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90㎏ 이하) 결정전에서 개인 통산 19번째 타이틀을 따내며 같은 팀 선배이자 플레잉 코치인 이주용(38)을 뛰어넘어 민속씨름 현역 최다 타이틀 신기록을 세웠다. 경기대 4학년이던 2010년 민속씨름에 입문한 임태혁은 11년 만에 금강장사 17회, 태백·금강 통합장사 2회를 기록하며 이주용(금강 9회·한라 9회)을 제쳤다. 지난해 초 민속씨름 인기를 재점화했던 스포츠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 ‘씨름의 희열’에서 태백급(80㎏ 이하), 금강급 에이스들과 겨뤄 태극장사를 차지한 것까지 포함하면 장사 20회를 채우지만 이벤트 대회라 공식 기록은 아니다.●명절대회 유독 강해… 설날·추석 5차례씩 우승 최다 장사 타이틀의 여운이 진하던 지난 23일 고향 충남 공주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임태혁은 “모래판에서 누군가는 기억해 줄 수 있는 기록을 세워 너무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그는 추석 대회에서 5차례, 설날 대회에서 5차례 꽃가마를 타는 등 명절 대회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임태혁은 “모든 대회에 최선을 다하지만 씨름에선 명절 대회가 메이저 대회나 마찬가지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속씨름 역대 최다 타이틀은 ‘모래판 전설’ 이만기(은퇴)가 갖고 있다. 천하장사 10회, 백두장사 18회, 한라장사 7회로 모두 35회다. 이만기가 활약했던 1980년대보다 대회가 많이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태혁의 기록도 쉽게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다 더 많은 타이틀이 욕심날 법한데 임태혁은 “지난해까지는 적어도 30번은 할 수 있다,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욕심부리지 않고 마음도 많이 내려놔 25회로 낮췄다”며 웃었다. 같은 팀 이승호(35·금강장사 10회), 영암군민속씨름단의 최정만(31·13회)과 함께 금강 트로이카로 불리지만 임태혁이 그중 으뜸인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 그러나 임태혁은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같이 해서 서로를 잘 알고 스타일도 비슷하기 때문에 머리싸움을 많이 해야 하는 가장 버거운 상대들”이라며 “라이벌이 있어 기록을 세울 수 있었고 또 그런 구도를 좋아해 팬들이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태혁이 씨름과 인연을 맺은 것은 한 학년 위 형 덕택이었다. 형이 먼저 초등학교 6학년 때 씨름부에 들어갔다. 함께 집에 가려고 형을 기다리다가 씨름 한 번 해보지 않겠냐는 선생님의 권유를 받았다. 지금이야 최고로 손꼽히지만 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니다. ‘탱크’ 김용대(은퇴), ‘기술 씨름의 달인’ 장정일(은퇴) 등의 경기를 보고 자랐던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에야 처음 우승을 해봤다. 그해 3관왕을 했다는 그는 “씨름의 재미를 뒤늦게 알았다”고 돌이켰다.●속고 속이는 수 싸움 즐기고 응용 기술 탁월 씨름 지능이 높고 기술 씨름은 물론 장기전에도 능한 것으로 정평이 난 임태혁은 어떠한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다채로운 기술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속고 속이는 수 싸움을 좋아해 여러 상황을 가정해 놓고 다양하게 변주하는 응용 기술을 만들고 갈고닦은 결과다. 그를 대표하는 변칙 기술 중 하나인 ‘등샅바 밭다리’는 그런 과정에서 나왔다. 그렇게 늦깎이로 꽃망울을 터뜨린 임태혁은 대학 때 42연승을 달리며 ‘제2의 이만기’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정말 영광이었다”며 “앞으로 ‘제2의 임태혁’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후배가 나올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민속씨름 데뷔 무대였던 2010년 설날 대회에서 금강장사에 오르며 이제까지 승승장구했지만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다. 마지막 프로씨름단이던 현대삼호중공업에 3년간 몸담았다가 수원시청으로 돌아온 직후였다. 2016년 설날 금강장사로 복귀 신고를 기분 좋게 했지만 이후 2019년 설날 대회에서 다시 정상에 설 때까지 3년간 무관이었다. 임태혁은 “무릎 수술을 받고는 좀처럼 성적이 따라주지 않았다”며 “팀에 저 아니어도 장사를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걸 위안으로 삼았던 시절”이라고 되돌아봤다. 사실 임태혁이 민속씨름에 데뷔했던 때는 씨름의 인기가 바닥을 쳤을 때다. 앞서 민속씨름은 2003년 금강급을 신설하고 2005년 태백급을 20년 만에 부활시키는 등 경량급 씨름을 통해 전성기를 되찾으려 했으나 프로씨름단이 잇따라 해체하며 무너졌다. 그런데 2019년 즈음 유튜브 등을 통해 경량급 경기 영상이 인기몰이를 하며 반등했다. 임태혁은 “데뷔 초에는 경기를 해도 하는지 안 하는지 몰라주니까 서운한 마음이 적지 않았다”며 “지금은 아플 때 이것저것 챙겨 주는 등 응원해 주는 분들이 많아 너무 좋다”고 했다. 특히 ‘씨름의 희열’이 불쏘시개가 돼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집사부일체’ 등 장사들의 예능 나들이도 늘고 있다. 임태혁은 이번에 추석 특집 ‘1박 2일’에 출연했는데 공교롭게도 현역 최다 타이틀 기록을 세운 날 방송됐다. ‘본방 사수’ 했냐는 물음에 그는 “아직 어색해서 내가 TV에 나오는 걸 잘 못 본다”며 웃었다. 일부에서는 대중의 관심이 씨름 자체보다 선수들 몸매와 얼굴에 쏠린 것 아니냐고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임태혁은 “지금 인기를 얻고 있는 장사들은 몸짱, 얼짱뿐만 아니라 실력도 짱”이라며 “씨름을 더 널리 알리고 팬도 늘릴 수 있어 좋다. 나 또한 ‘씨름의 희열’을 거치며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1000명 정도에서 9000명 가까이 늘었다”고 했다. ●사촌 여동생 김다영 선수도 추석 때 첫 꽃가마 임태혁에게 이번 추석이 더욱 특별했던 까닭은 집안에서 장사가 또 한 명 배출됐기 때문이다. 임태혁은 친형이 대학 때까지 선수로 활동했고, 사촌동생 임대혁(27)은 광주시청에서 같은 금강급 선수로 뛰고 있는 씨름 가족이다. 여기에 22일 추석 대회 여자부 무궁화장사(80㎏ 이하) 결정전에서 고종사촌 동생 김다영(22·구례군청)이 생애 첫 꽃가마를 탔다. 한창 정상에 서 있는 임태혁이지만 최근 부상도 잦아지고 회복에 애를 먹으며 은퇴 고민도 조금씩 하고 있다. 이번 추석 대회도 부상 때문에 두 대회를 건너뛰고 나올 수 있었다. 임태혁은 “운동선수는 팬도 많고 응원도 많이 받아야 운동하는 재미가 있다”며 “후배들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놓고 떠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나로 인해 씨름을 보고 씨름 재미에 빠져 씨름을 좋아하게 되는 분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옆에서 인터뷰를 지켜보다 난데 없는 은퇴 이야기에 눈이 동그래진 사촌동생에게 임태혁은 “시대가 좋다. 씨름에 관심이 많아지고 또 이번에 장사까지 했으니까 꽃길만 갔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자 김다영은 “올해 목표는 결승에 한 번 더가는 것”이라며 “언젠가는 오빠 뒤를 따라 씨름 여제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 [라이드온] 바이든도 반한 ‘조용한 괴물’… 산악길도 전기로 쌩쌩

    [라이드온] 바이든도 반한 ‘조용한 괴물’… 산악길도 전기로 쌩쌩

    ‘오프로더 랭글러’ 성능 그대로비포장 산길선 야수처럼 ‘맹렬’가솔린 터보엔진·전기모터 장착‘3가지 주행모드’ 친환경 지프차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실내와 적재 공간이 하나로 통합된 자동차다. SUV가 지금은 일상용어가 됐지만, 과거에는 통상 ‘지프차’, ‘짚차’로 불렸다. 미국의 자동차 브랜드인 지프가 하나의 차종을 뜻하는 일반명사로 굳어진 것이다. 마치 밴드에이드가 대일화학공업의 제품 ‘대일밴드’로 스테이플러가 일본의 제조사 ‘호치키스’로 불리는 것과 같다. 지프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장을 누비는 군용차 ‘윌리스 MB’를 만들었다. 전쟁 이후 이 군용차를 민간에 출시하면서 SUV라는 차종이 탄생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지프가 SUV 원조 브랜드라는 데 이견이 없다.SUV는 도시화 바람을 타고 점점 포장도로를 부드럽게 달리는 형태로 빠르게 진화했다. 짐을 많이 실을 수 있고, 튼튼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지금은 자동차의 표준으로 인식돼 온 세단형 승용차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 ‘SUV=디젤’이란 공식도 깨졌다. 디젤 엔진은 순간적인 힘과 회전력(토크)이 가솔린 엔진보다 뛰어나 험준한 지형을 달리는 SUV에 많이 채택됐으나, 친환경차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자 지프도 변화를 택했다. 지프는 지난 8일 국내 첫 중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랭글러 4xe’를 선보이며 전 세계적인 전동화 추세에 올라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시승한 뒤 훌륭한 차라며 찬사를 보낸 바로 그 차다.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은 “랭글러 4xe를 시작으로 친환경차를 매년 1개 이상 한국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프는 전동화의 흐름을 받아들이면서 ‘오프로더’ 랭글러의 정체성은 버리지 않았다. 산악·바위·자갈길을 전기의 힘으로 가겠다는 발상이다. 1987년 탄생한 랭글러는 원조 야전용 군용차 ‘윌리스 MB’를 모태로 하는 지프의 대표 모델이다. 지프는 지난 9~10일 강원 태백에서 ‘와일드 트레일’이란 이름의 미디어 시승회를 열었다. 시승은 태백시와 강원도관광재단이 손잡고 조성한 국내 최초 전용 트레일 코스에서 진행됐다. 해발 1286m 정상을 오가는 총 26㎞ 구간이었다.랭글러 4xe는 한마디로 조용한 괴물이었다. 일반 도로에선 도심용 전기 SUV처럼 정숙하면서도 탄력 넘치는 주행력을 보여 줬다. 비포장 산길로 진입하니 한 마리의 야수로 변해 맹렬하게 돌진했다. 움푹 팬 길과 거대한 바위, 일반인 무릎 높이만큼 빠지는 진흙탕도 거침없이 달렸다. 그만큼 차량은 묵직하고 단단했다. 경사가 약 30도에 가까운 비탈길을 오르고 내리는 것도 전혀 겁낼 필요가 없었다. 장애물에 봉착했을 땐 ‘과연 갈 수 있을까’ 하고 의문을 던지기도 전에 이미 장애물을 넘고 있었다. 랭글러 4xe에는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가 장착됐다. 8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된 엔진의 최고출력은 272마력, 최대토크는 40.8㎏·m이고, 합산출력은 375마력, 합산토크는 65.0㎏·m이다. 랭글러 4xe는 세 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드는 엔진과 모터가 번갈아 작동해 가속력을 극대화한다. e세이브 모드는 엔진을 우선 구동해 배터리 소모를 줄이고, 배터리를 충전한다. 전기모터만 돌아가는 일렉트릭 모드로는 최대 32㎞까지 주행할 수 있다. 엔진과 모터가 함께 작동해 이동할 수 있는 최대 거리는 630㎞, 복합연비는 12.7㎞/ℓ다. 외부 충전기로 완속 충전하면 완전 충전에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랭글러 4xe의 심장은 달라졌지만, 외형은 기존 모델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프의 상징과도 같은 7개 세로형 구멍으로 된 ‘세븐 슬롯’ 전면 그릴과 동그란 헤드램프는 그대로 대물림됐다. 공기의 흐름 따윈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한 각진 차체도 과거 ‘지프차’의 DNA를 그대로 보여 준다. 판매 가격은 오버랜드 8340만원, 오버랜드 파워탑 8690만원이다.
  • ‘내가 일본 국적을 포기한 이유는···’, 씨름 아이돌 손희찬 선수

    ‘내가 일본 국적을 포기한 이유는···’, 씨름 아이돌 손희찬 선수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성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나중에 지도자가 됐을 때, 후배들에게 좋은 씨름 기술들을 알려 줄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인성이 바탕이 된 선수들을 키우고 싶고 저 또한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지난해 KBS 주말 예능프로그램 씨름의 희열에서 ‘씨름돌’(씨름+아이돌)로 유명세를 치르게 된 증평군청 소속 태백급 손희찬(26) 선수. 실력은 물론 빼어난 외모에 선명한 ‘왕(王)자 복근’으로 모래판에서 보여준 그의 열정은 20~30대 젊은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조상님들이 씨름 보는 이유를 알았다”, “이 좋은 걸 할아버지들만 봤단 말이야”라는 반응도 젊은 팬들을 중심으로 SNS를 통해 빠르게 번져 나갔다. 손씨를 포함해 외모와 몸이 ‘받쳐 주는’ 젊은 씨름돌들이 민속 씨름의 새로운 부흥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손씨는 어머니가 일본 사람이라 이중국적을 가지게 됐지만 이미 본인의 ‘전부’가 돼버린 한국 전통 스포츠인 씨름에 푹 빠져 살아왔기에 당당히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당연한 결정이었고 조금의 후회도 없다고 말하는 손씨.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같은 체급의 다양한 스타일의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들과 오고가며 훈련을 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꾸준히 몸을 만들며 태백장사의 꿈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잇는 손 선수를 지난달 31일 증평군청 인삼씨름단 훈련장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씨름을 하게 된 계기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 중에 씨름부 선수가 있었어요. 쉬는 시간에 ‘씨름 한 번 해보자’라고 했는데 제가 너무 쉽게 진 거예요. 승부욕이 발동해서 씨름부원이 되겠다고 씨름장에 직접 찾아갔는데 제가 체구가 작고 너무 왜소해서 씨름부원으로 안 받아주시더라고요. 하루, 이틀 지나고 삼일째에 허락해 주셔서 씨름을 하게 됐어요. (Q) 일본 국적을 포기한 이유일본 국적을 포기하려고 하면 일본 대사관에 가서 일대일로 대사관 사람과 면담을 해야 돼요. ‘후회는 안 하겠느냐’, ‘왜 일본 국적을 포기하려고 하느냐’ 등 많은 질문을 해요. 일본 국적을 갖고 있었음에도 어떤 혜택을 누린 건 없지만 막상 파기하려고 하니깐 뭔가 아쉬운 면은 좀 남더라고요. 하지만 한국에서 자랐고 민속스포츠인 씨름을 하고 있으니깐 일본 국적을 파기하는 건 당연한 결정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고 그렇게 결정한 거에 대해 후회는 없어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일본어 가르치지 말고 한국어부터 가르쳐라’고 저희 어머니한테 늘 얘기를 하셔서 일본어를 잘 못해요. 지금 드는 생각은 일본어를 같이 배웠으면 좀 더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도 해요. (Q) 나에게 씨름이란한림대학교 졸업하고 정읍시청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서 2년 동안 선수생활을 했죠. 감사하게도 증평군청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서 운동 환경이나 시스템에 있어서 좀 더 좋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서 팀을 이적하게 됐어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씨름한 날이 더 길어요. 씨름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것도 재밌지만 씨름 선수들만의 스타일이 다 다른데 그런 다양한 스타일의 선수들을 연구하고 분석해서 제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하고 실전에서 그게 다 맞아떨어졌을 때는 물론이고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넘겼을 때도 정말 재밌는 거 같아요. 또한 씨름이 우리 고유의 전통 민속놀이로써 국가무형문화재에 등록돼 있을 뿐 아니라 유네스코에도 등재돼 있잖아요. 항상 그런 자부심을 갖고 운동하고 있는 거 같아요.(Q) 인기 스포츠에 대한 부러움은 없는지인기 스포츠를 보러 온 관중들께서 많은 응원을 해주는 걸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그런 운동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은 딱히 안 해 본 거 같아요. 아직까지 태백장사를 못 해본 거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씨름을 시작한 거에 대해서는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씨름의 희열’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관중 분들께서 찾아와 주셨고 힘도 주셨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하루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씨름장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2019년 전국체전 8강전에서 제가 상대방의 샅바를 잡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어요. 결국 상대 선수가 제 샅바를 더 많이 잡고 저는 상대방의 샅바를 조금 잡는, 많이 불리한 상황에 놓였죠. 그때가 경기 종료 3초 정도밖에 안 남아있었을 때였어요. 상대방을 못 넘겨도 지고 제가 넘어져도 지게 되는 막다른 상황이었는데 남은 시간 3초 만에 제가 승부를 지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가 지금까지 씨름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시합 중에 하나였지만 그걸 잘 이겨내서 인상 깊었다고 생각하고 있죠. 씨름 운영방식이 조금씩 달라지는 거에 대해선 불평하지 않아요. 불평해도 달라지는 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빨리 달라진 경기 운영에 대해서 이해하고 경기에 임하는 게 선수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정말 ‘살만 닿아도 상대 전력분석 끝’인지서로의 중심이 다르다 보니깐 샅바를 잡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힘이 어느 정도 세다, 안세다’, ‘긴장을 좀 했구나, 안 했구나’, ‘어떤 스타일로 운영을 하겠구나’ 같은 건 느낄 수 있는 거 같아요. (Q) 씨름에서의 기술과 힘이란초등학생과 성인이 씨름을 할 경우, 성인이 키나 힘에 있어서 모든 걸 압도하기 때문에 아무리 초등학생이 기술이 좋아도 힘에 밀리는 것처럼, 어느 정도 안 밀릴 정도의 힘만 있어도 기술이 잘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압도적인 힘이 좀 더 유리할 거라고 생각해요. 시합에서 멋진 기술을 보여주고 싶지만 그런 생각을 먼저 하게 되면 마을 속 욕심이 생겨서 지게 되더라고요. 제 주특기가 잘 들어갈 수 있도록 자세에 집중하는 편인 거 같아요. 저는 손기술로는 앞무릎치기, 다리기술로는 안다리기술을 자주 사용하고 있어요.(Q) 고된 훈련의 흔적들저는 주로 손기술을 사용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러다 보니깐 제 귀가 상대방의 옆구리 등에 자주 부딪치게 돼서 귀가 많이 붓게 됐고 손가락 같은 경우에는 샅바를 잡고 당기다 보니깐 안쪽으로 휘어지게 됐어요.(Q) 씨름 ‘직관(직접 관람)’ 매력이 있다면다른 스포츠들과 달리 씨름은 선수 개인 라커룸 같은 게 없어요. 하지만 관객 분들이 선수들 바로 옆에서 선수들이랑 같이 경기를 볼 수 있고 소통도 많이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선수들의 숨소리나 기술의 화려함 같은 걸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직관의 매력인 거 같아요. (Q) ‘씨름계의 옥택연’이란 말을 듣는데‘씨름의 희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MC분들이 농담 삼아 옥택연 닮았다고 했었는데 증평군청 입단식에서도 ‘씨름계의 옥택연, 손희찬 선수’라고 소개해줘서 제가 너무 민망했죠. 어깨 운동은 따로 많이 안 하는데 어깨가 다른 선수들보다 좀 넓은 편이어서 이 부분은 좀 자신 있는 거 같고 외모적인 면에선 100점 만점에 중간 이상은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외모 때문에 ‘씨름의 희열’에 섭외됐다기보다는 전반기에 운이 좀 좋아서 성적을 잘 내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섭외 제의가 와서 된 거라 생각해요. 씨름을 알리고 홍보하는 거에 대해선 저뿐만 아니라 다른 씨름 선수들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초등학교, 중학교에 가끔 가면 아이들이 사진도 찍어달라고 하고 씨름 기술도 많이 알려달라고 해요. 그럴 때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좋아하는 연예인연예인들 중에서는 아이유를 정말 좋아해요. 제 마음속 깊은 곳에 아이유씨가 자리 잡고 있어요. 안 나가요 제 마음속에서. 힘들 때마다 아이유씨 노래를 자주 듣고 있어요. 좋은 앨범 들려주시고 연기활동 자주 보여주시면 저도 힘내서 경기장에서 더 멋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고 하겠습니다. (Q) 팬 관리는 어떻게팬 분들께 잘 못하는 거 같아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SNS 같은 것도 자주 해야 하는데 제가 아직까진 좀 서툴고 쑥스러워서 팬 분들께 쉽게 못 다가가는 거 같아요. 팬 분들로부터 물질적인 걸 받았을 때 소름 돋았던 적은 없었는데 편지를 읽고 소름 돋았던 적은 많았어요.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시는 건 물론이고 저를 멀리서 지켜보실 뿐인데도 저에 대한 생각도 너무 많이 해주시고 저를 너무 잘 아시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소름 돋을 때가 종종 있어요.(Q) 코로나로 인한 훈련의 어려움은 없는지저희가 다른 곳으로 훈련을 가거나 혹은 다른 팀들이 저희 쪽으로 훈련하러 들어오게 되면 제 체급을 가진 스타일이 다른 선수들과 많은 훈련을 할 수도 있게 돼서 좋겠지만 코로나가 끝나고 시합이 크게 열려 많은 관중들이 모였을 때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불평하지 않고 훈련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이런 상황도 기회라고 생각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좀 더 중점을 두고 힘이 떨어지지 않게 잘 관리하고 있어요.(Q)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항상 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성이 바탕이 돼야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하고 제가 지도자가 되어 있을 때에도 어떤 씨름적인 기술 등도 알려줄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항상 인성이 바탕이 된 그런 선수들을 키우고 싶고 저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Q) 앞으로의 목표항상 태백장사 타이틀을 갖는 게 목표이고 제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힘들 때나 경기에 졌을 때나 잘했을 때나 관계없이 항상 응원을 해주시는 팬 분들께도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 전하고 싶어요.
  • ‘10대 괴물’ 최성민, 안방에서 백두 꽃가마 또 탈까

    ‘10대 괴물’ 최성민, 안방에서 백두 꽃가마 또 탈까

    ‘10대 괴물’ 최성민(19·태안군청)이 안방에서 또 다시 백두 꽃가마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1 추석장사씨름대회가 오는 17일부터 엿새간 충남 태안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다. 17일 태백급(80㎏이하) 예선전에 이어 18일 태백장사 결정전, 19일 금강장사(90㎏이하) 결정전, 20일 한라장사(105㎏이하) 결정전, 21일 백두장사(140㎏이하) 결정전, 22일 여자부 개인전 및 단체전 결승이 열린다. 이번 대회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태안 출신 루키 최성민이 안방의 이점을 안고 백두장사 타이틀을 또 따낼 수 있을지 여부다. 지난해 12월 고등학교 3학년 신분으로 천하장사 대회에 출전해 결승까지 오른 뒤 백두급 최강자 장성우(영암군민속씨름단)를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며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준우승에 그쳤지만 올해 민속씨름 데뷔 3개월 만인 지난 3월 하늘내린 인제장사씨름대회에서 백두장사 타이틀을 따내며 포효했다. 이번 추석대회 백두급에는 천하장사 2연패에 빛나는 장성우를 비롯해 등 김진(증평군청), 오정민(문경새재씨름단), 정경진(울주군청) 등 백두급 강자들이 대거 출격한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18~21일은 KBS 1TV에서, 22일은 KBSN 스포츠에서 생중계한다. 유튜브 채널 ‘샅바 TV’에서도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다.
  • 추석 열차 승차권 예매, 비대면·창가 좌석만

    추석 열차 승차권 예매, 비대면·창가 좌석만

    올해 추석 열차 승차권 예매가 31일부터 시작된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반영해 100%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고 승객간 거리두기를 위해 창가 좌석만 발매한다. 방역조치 단계에 맞춰 잔여좌석도 판매한다는 계획이나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30일 코레일에 따르면 9월 17~22일 운행하는 KTX·ITX-새마을·무궁화호 열차 승차권 사전 예매를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실시한다. KTX 4인 동반석은 순방향 1석만 발매하고 입석은 운영하지 않는다. 첫날인 31일은 만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복지법상 등록장애인을 대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온라인·전화로 예약 받는다. 회원이면 PC·모바일의 ‘명절 승차권 예매 전용 홈페이지’(www.letskorail.com)에서 예약하고 비회원이나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이용객은 전화(1544-8545)로 예매가 가능하다. 9월 1~2일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1일은 경부·경전·동해·충북·경북·동해남부선, 2일은 호남·전라·강릉·장항·중앙·태백·영동·경춘선 승차권 예매를 시행한다. 열차 승차권은 1인당 편도 4매, 왕복 8매(전화접수는 편도 3매, 왕복 6매)로 제한된다. 사전 예매 승차권은 9월 2일 오후 3시부터 5일 자정까지 결제해야 하며, 결제하지 않은 승차권은 자동으로 취소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판매되지 않은 잔여석은 9월 2일 오후 3시부터 역 창구·홈페이지·코레일톡 등 온·오프라인에서 일반 승차권과 동일하게 구입할 수 있다.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은 다음달 7~9일 3일간 추석 승차권을 비대면(온라인·전화접수)으로 판매한다. 코레일과 마찬가지로 9월 17∼22일 6일간 운행하는 SRT 열차로 창가 좌석만 발매한다. 예매 첫날인 7일 온라인 우선예매는 SR 회원 중 만 65세 이상 고령자와 사전접수한 장애인만 예매할 수 있다. 비회원이거나 온라인 사용이 어려운 경로·장애인을 위한 전화예매(1800-0242)는 선착순 500명까지 가능하다. 경로·장애인 전화 접수는 편도 1회당 3매, 왕복 6매까지 구매할 수 있다. 8일은 경부선, 9일은 호남선 명절 승차권 예매가 운영된다.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예매할 수 있다.
  • “초고압 송전선에 또 동네 찢길 판” 홍천 산골마을이 뒤집힌 까닭은

    “초고압 송전선에 또 동네 찢길 판” 홍천 산골마을이 뒤집힌 까닭은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을 놓고 강원 홍천의 산골마을이 2년째 시끄럽다. 한국전력의 동해안(울진)~신가평 500㎸ 초고압 직류송전방식(HVDC) 송전선로가 홍천의 마을을 관통하기 때문이다. 삼척과 평창, 정선, 횡성, 홍천을 지나는 총길이 230㎞의 송전선로 가운데 홍천군의 피해가 가장 크다며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홍천읍과 서석·동·서면 등 25개리 3724가구가 송전선로의 직간접 영향이 예상된다. 이들 마을 대부분은 해발 800~900m의 산과 홍천강 지류천 주변이고 20~30가구씩 모여 사는 곳이다. 마을 주민들은 “20여년 전에도 초고압 송전선이 지나면서 마을을 4분5열 시켰다”면서 “그때 상처가 이제 막 아물기 시작했는데, 또다시 새로운 고압 송전선이 들어온다니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이들 지역 마을 주민들이 홍천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군에서도 사업 추진 과정이 처음부터 잘못됐다며 주민들의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그동안 한전에서는 송전선로가 지나는 경과대역(송전탑 설치 가능 지역)을 일부 변경하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한전은 경북 울진과 강원 동해 등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수도권에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2025년까지 새로운 송전선로의 건설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25년까지 사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한전과 마을을 지키겠다는 홍천 주민의 갈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2조 국책사업… “지붕 위 고압선 흐를 판” 동해안(울진)~경기 신가평을 잇는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1조 2000억원이 들어가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규모도 총길이만 230㎞에 이르고, 철탑도 440기가 세워진다.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봉화와 강원 삼척~평창~정선~횡성~홍천을 지나 경기 가평까지 이어진다. 이 송전선로는 500㎸ 초고압 직류송전방식(HVDC)으로 건설된다. 신한울 원전 1·2호기(2.8GW)와 강릉 안인 1·2호기(2.0GW), 삼척화력 1·2호기(2.0GW)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수도권으로 수송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신한울 원전은 현재 완공 후 운영 허가 대기 중이고, 강릉 안인은 2023년, 삼척화력은 2024년부터 전기 생산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송전선로 건설은 늦어도 2025년 상반기까지 마무리돼야 한다. 현재 운영 중인 765㎸ 신태백 송전선로(선로용량 10.2GW)는 양양 양수발전소와 한울 1~6호, 삼척 그린, 북평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를 수도권으로 나르고 있다. 하지만 새로 건설되는 발전소에서 6.8GW의 전기가 추가로 생산되면 신태백 송전선로의 용량을 초과하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송전선로가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 만드는 500㎸ 송전선로가 지나는 구간 가운데 울진~평창에 이르는 동부구간(140㎞)은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며 실시설계 신청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평창~신가평으로 이어지는 서부구간(90㎞)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송전선로 55㎞와 송전탑 110기가 들어서는 홍천·횡성 구간의 주민 반발이 거세다. 김진권 한전 송전1부 차장은 “동해안에서 가평으로 이어지는 기존 765㎸ 신태백 송전선로는 신규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수도권으로 나르기에는 용량이 부족해 새로 송전선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전선로가 지나고 송전탑이 세워지는 마을들의 반대가 극심하다. 특히 20여년 전 고압 송전선로가 건설된 홍천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주민들은 “집과 마을 앞으로 한 차례 고압 송전선로가 지나면서 수십년 동안 고통을 받아 왔는데, 마을에 또다시 고압 송전선로가 이중으로 지나가면 살아갈 길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홍천군을 지나는 신가평 송전선로의 영향은 홍천읍과 서석면, 동면, 남면 25개리 3724가구에 미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해발 900m 안팎의 산과 홍천강 지류천을 끼고 있는 산골마을들이다. 주민들은 “남면 금학산, 서석면 운무산, 연귀미면 오음산은 주민들이 대대로 의지하고 살아가는 산인데 송전선로가 지나면서 절단 나게 생겼다”고 한숨짓는다.●주민들 “백지화하라”… 천막농성·1인 시위 군청 천막농성장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는 남면 토박이 조남흥(79) 할아버지는 “오랫동안 30~40마리의 소를 키우고 농사를 지으며 생활해 왔는데, 20여년 전 집 앞 100m 거리에 송전선로가 지나면서 소들이 더이상 임신을 하지 않아 축산업을 접었다”며 “이번에는 집 앞에 더 가까이 또 다른 송전선로가 지난다니 터전을 버리고 이사를 가야 할지 걱정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영귀미면 좌운2리에서 부모님, 어린 자녀 둘과 인삼 농사를 짓고 있는 김낙근(35)씨는 “앞 동네로 송전선로가 지나간다는 소식에 건설을 반대했는데 이후 한전 측이 송전선로가 지나는 영역 대역조정을 한다며 이번에는 우리 집 지붕 위로 송전선로를 지나게 조정했다”며 황당해했다. 서석 청량1리 박봉기(56)씨는 “10년 전 건강이 좋지 않아 도시 생활을 접고 문무산 자락에 땅을 사 자연 속에서 농사를 지으며 건강을 찾으려고 이곳에 자리잡았다”면서 그런데 “느닷없이 초고압 송전선로가 150m 거리를 두고 집 앞으로 지나간다니 다시 산속 생활을 접어야 하나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남면 시동리 권모(65·여)씨는 “20년 전 송전탑이 들어온 뒤 암 수술을 다섯 번이나 받았다”면서 “건강하던 마을사람들 중에 암 투병하는 사람들이 늘어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 주민들은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조직적으로 반대 운동에 나섰다. 송전선로가 지나는 것도 반대하지만 곳곳에 세워지는 송전탑 건설도 막겠다는 심산이다. 궐기대회도 열고, 지난해 말부터 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군의회 앞에서는 1인 시위도 하고 있다. 송전탑 반대 대책위는 지난 23일에도 여섯 번째 궐기대회를 갖고 송전선로 백지화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중단되고 삼척화력발전소는 아직 완공이 불투명하다”며 “완공을 앞둔 강릉 안인발전소와 신한울 1·2호기는 기존 765㎸ 송전선로로 발전전력을 보내기 위한 송전탑 공사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기후위기시대 세계적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는 퇴출되고, 발전소도 없고 보낼 전기도 없는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는 전면 백지화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참여해 사업 진행을 논의하는 입지선정위원회 구성과 파행적 주민 사업설명회를 놓고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대책위는 송전선로 경과 지역인 4개 읍면 가운데 주민 동의 없이 한 개 면에서만 주민대표위원이 선정됐다고 주장한다. 또 당초 남면 지역 사업설명회는 하고 송전선로 경과 지역인 홍천읍, 서석, 동면은 하지 않은 것도 문제 삼고 있다. 절차와 원칙을 무시한 경과대역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한다. 2개 이상 후보 경과대역을 비교 분석한 뒤 결정해야 하는데 단일안만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 지자체 가운데 경과대역 내 피해 예상 가구의 56%가 홍천군에 집중됐는데 간과했다는 주장이다. 이후 한전 측이 새로운 경과대역으로 또 다른 지역 갈등을 조장한다고 맞서고 있다. ●홍천군수도 “입지선정·의견수렴 다시해야”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에 대한 경과대역 취소를 요구하며 주민들의 반발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홍천군수가 직접 나섰다. 허필홍 홍천군수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한전의 입지선정위 재구성과 경과대역 추가 검토 등에 대해 “새로운 경과대역으로 변경하고자 한다면 해당 주민 의견부터 수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 군수는 “수렴한 주민의견으로 입지선정위원회에 상정하는 절차로 진행돼야 하지만, 한전은 홍천군의 입지선정위원회 참석부터 요구하고 있다”며 “입지선정위원회 참석 결정은 경과대역 주민들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전은 입지선정위원회 참석을 요구하기 전에 잘못 결정된 경과대역을 취소하고, 주민들이 납득 가능한 대역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한전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3월 홍천 주민대표가 없는 상태에서 경과대역이 결정됐고 경과대역이 내륙으로 치우친 점과 공식화되지 않은 대안으로 주민과 사회단체 의견수렴 과정에서 갈등을 유발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 1307가구가 영향을 받는 지난 3월 결정된 경과대역을 일부 변경해 316가구로 영향권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허 군수는 “피해 예상 가구 숫자 줄이기로 주민들을 현혹하려는 듯하다”며 “주민 갈등 조장 중단과 경과대역 취소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모든 행정절차에 대해 협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 측도 “앞으로 홍천군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며, 피해 주민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농촌지역 도의원 수 줄이면 농촌은 누가 대변하나요”

    “농촌지역 도의원 수 줄이면 농촌은 누가 대변하나요”

    “인구가 적다고 농촌지역 도의원 수를 줄이면 농촌소외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도의원 1개 선거구의 인구 하한선이 높아지자 선거구 축소가 예상되는 자치단체들이 울상이다. 자치단체들이 이를 막기위해 연대 대응할 움직임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충북 영동군은 내년 지방선거부터 도의원 선거구가 2개에서 1개로 감소될 것으로 보이는 전국 지자체에 서한문을 보내 공조에 나설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영동군은 이들과 공동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반대여론을 전국으로 확산해 농촌지역 선거구 축소를 막아보겠다는 전략이다. 군이 조사한 결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선거구가 줄어드는 지역은 총 17곳이다. 충북 영동·옥천, 충남 금산·서천,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전북 고창, 전남 장흥·강진, 경북 청도·성주, 경남 함양·창녕·고성·거창 등이다. 영동군과 옥천군은 이미 서명을 받고 있다. 옥천의 경우 현재까지 2만5000여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영동군 관계자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관련법을 고칠 국회 정개특위가 9월쯤 구성될 예정”이라며 “뜻을 같이하는 자치단체들과 손을 잡고 서명서와 공동건의문 등을 정개특위에 제출하는 등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치단체들이 반발하는 헌법재판소 결정은 2018년 6월 이뤄졌다. 1인의 투표가 타인보다 4배의 가치를 갖는 것은 불평등하다며 광역의원 선거구 인구편차를 4대1에서 3대1로 변경하라는 게 핵심이다. 3:1은 가장 인구가 많은 선거구가 제일 인구가 적은 선거구의 3배를 넘지 않게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적용하면 전체 인구를 지역구 의석수(비례대표 제외)로 나눠 얻은 평균 인구값에 50%를 더하면 상한선, 50%를 제외하면 하한선이 된다. 충북도의 경우 지난 6월말 기준 총 인구는 159만7501명이다. 비례대표를 제외한 도의원 수는 29개다. 총 인구수를 지역구 의원 수로 나누면 평균 인구는 5만5087명이다. 여기에 50%를 더하면 상한선 8만2631명, 50%를 빼면 하한선 2만7544명이 된다. 현재 영동지역 도의원 선거구는 2개인데, 1선거구 인구는 2만3470명, 2선거구 인구는 2만2794명이다. 두 선거구 모두 하한선보다 적어 하나로 통합될 위기다. 옥천군도 2개 선거구가 모두 하한선에 못미쳐 하나로 축소될 처지다. 옥천군 관계자는 “인구수만을 갖고 의원수를 정하면 도시지역 의원은 계속 늘고 농촌지역은 계속 감소할 것”이라며 “농촌지역을 대변할 의원이 줄어들면 농촌지역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결국 소멸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서울광장] 서울 설치 이건희 기증관, 다시 생각해 보라/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서울 설치 이건희 기증관, 다시 생각해 보라/서동철 논설위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은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구경할 생각을 아예 포기했다. 앞으로도 관람을 예약하는 ‘인터넷 클릭 속도전(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건희 기증관’을 서울에 짓겠다고 공표했다. 그것도 경복궁 동쪽 송현동 부지와 용산 중앙박물관 동편 부지로 압축했다. ‘접근성’을 이유로 들었다. 다른 지역에서 명품전이 열리면 파리만 날린다는 뜻인가. 역설적으로 명품전의 열기는 문체부 생각이 틀렸음을 입증한다. 정부의 문화정책과 민간의 문화투자는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 민간의 문화투자가 접근성 좋은 입지를 우선시하는 것은 많은 사람이 찾아야 수익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마저 같은 논리에 매몰되면 문체부가 추진하는 문화 시설은 인구 집중 지역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말고는 어디에도 세울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고 만다. 황당하지 않은가. 당연히 수도에 있어야 하는 국립극장, 국립국악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과는 다른 문제다. 이건희 컬렉션이 화려하다지만 서울 문화권의 기반을 뒤흔들 정도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건희 기증관이 수도권 밖, 그것도 문화 기반이 취약한 고장에 들어선다면 해당 도시는 물론 주변 지역까지 ‘문화도시’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고도 남는다. 이건희 컬렉션을 한 지역을 문화적, 경제적으로 환골탈태시키는 거대한 바람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정부를 설득하고 싶다. 잘 알려진 것처럼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퇴락하던 공업도시 빌바오는 1997년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로 구겐하임미술관을 유치하면서 도시가 경제적 부흥을 이루었다. 이런 변화를 ‘빌바오 효과’라고도 한다. 이건희 기증품 수준의 컬렉션이고, 지금의 국민적 관심이라면 ‘빌바오 효과’ 이상의 ‘이건희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이런 게 바로 ‘문화적 태풍’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이건희 기증관 이야기가 나온 이후 필자의 뇌리에 줄곧 감도는 이름은 탄광도시 태백이다.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구체적인 지역을 거론하기 시작했으니 미술관 적지를 좀더 생각해 본다. 남북 접경지대인 연천과 철원은 서울에서 원산을 잇는 경원선 철길 주변이다. 이건희 기증관 건립은 우리의 통일 의지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업이 될 것이다. 두 고장은 그동안 문화적 혜택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건희 기증관은 ‘금강산 문화권’의 시발점으로 역할도 할 것이다. 새만금이 이건희 기증관의 적지라고 주장하면 조금 뜬금없을까. 바다를 막아 조성한 새만금은 엄청난 규모의 산업단지다. 한국을 대표하는 21세기형 첨단 산업단지를 지향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건희 기증관은 이곳을 최첨단 산업과 최첨단 문화가 공존하는 ‘핫플레이스’로 만들 것이다. 지금은 실리콘밸리 출신이 현대미술을 이끄는 시대가 아닌가. 문화와 산업은 배척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를 포용하는 관계다. ‘무진장’이라고 부르는 무주, 진안, 장수도 있다. 수도권에서 이어지는 대전·통영 고속도로와 익산·포항 고속도로는 장수에서 만난다. 익산~장수 구간은 이미 개통됐고, 장수~포항 구간도 단계적으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가야 문화를 되살려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안간힘을 쓰는 산간 지역이다. 영남에서는 역사 유산은 적지 않되 현대 문화는 빈약한 중앙고속도로 주변의 영주와 봉화가 생각난다. 광주와 대구를 이을 달빛고속철도 주변 도시도 대상에 넣어야 한다. 달빛철도는 담양, 순창, 남원, 장수, 함양, 거창, 합천, 고령을 지난다. 달빛철도는 정치적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영호남 화합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비판의 이유는 수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건희 기증관은 지역 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달빛철도의 경제성을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이건희 미술관 비수도권 건립 기초지자체 연대’가 결성됐다는 뉴스도 들린다. 부산, 대구, 울산, 충남, 경북, 경남, 전남 등의 19개 기초지자체가 미술관 서울 건립 방침 철회와 지방 건립을 요구하는 모임이다. 그러고 보니 필자가 나열한 지역은 하나같이 이건희 기증관의 유치를 꿈도 꾸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건희 기증관을 건립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가 문화적 파급효과에 있다면 어디가 됐건 문화가 성긴 지역으로 보내야 한다. 그것이 정부 문화정책의 상식이 아닐까 싶다.
  • 태백 교정시설 신축 예타 면제로 급물살

    지지부진했던 강원도 태백 교정시설 신축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면제사업으로 선정 되면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태백시는 쇠락해져가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 추진하는 교정시설 유치가 4전5기 만에 기획재정부의 예타 면제사업으로 최종 승인을 받아 확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지역 단체 등 주민들은 현수막을 내거는 등 심의 결과에 환영하고 있다. 태백 교정시설은 국유재산관리기금 1903억원을 들여 2028년까지 태백 황지동 일대 44만여㎡ 부지에 수용인원 1500명, 법무부 직원 500명이 머물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청사 신축을 위한 기초조사설계 용역 예산 4억원이 내년 예산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사업 추진이 빨라질 전망이다. 태백시는 교정공무원과 부양가족 등 2000여명의 인구 유입 효과와 지방교부세 등 재정인센티브 확대, 시설 운영·면회객 방문에 따른 지역경기 활성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교정시설 식재료 공급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태백시는 지난 2018년 교정시설 유치를 시장 공약사업으로 발표한 이후 지난 4월까지 4차례에 걸쳐 법무부에 유치 신청을 했다. 2019년에는 시민단체 등 40여명으로 교정시설유치위원회까지 구성해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4만 2000여명의 인구 가운데 1만 1676명의 서명까지 받아 유치전을 벌였다. 태백시는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이후 급격한 지역경제 붕괴로 12만여 명에서 지난해 말 4만 2000여 명으로 64%가 넘는 인구가 줄었다. 류태호 태백시장은 “교정시설은 더이상 혐오시설이 아닌 국가 공공기관의 하나이자 태백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가져다주는 희망의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태백 교정시설 유치, 4전5기만에 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급물살

    태백 교정시설 유치, 4전5기만에 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급물살

    지지부진했던 강원도 태백 교정시설 신축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면제사업으로 선정 되면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태백시는 쇠락해져가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 추진하는 교정시설 유치가 4전5기 만에 기획재정부의 예타 면제사업으로 최종 승인을 받아 확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지역 단체 등 주민들은 현수막을 내거는 등 심의 결과에 환영하고 있다. 태백 교정시설은 국유재산관리기금 1903억원을 들여 2028년까지 태백 황지동 일대 44만여㎡ 부지에 수용인원 1500명, 법무부 직원 500명이 머물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특히 예타 면제 통과와 함께 청사 신축을 위한 기초조사설계 용역 예산 4억원이 내년 예산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사업 추진이 빨라질 전망이다. 태백시는 교정공무원과 부양가족 등 2000여명의 인구 유입 효과와 지방교부세 등 재정인센티브 확대, 시설 운영·면회객 방문에 따른 지역경기 활성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교정시설에서 필요로 하는 식재료 공급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태백시는 지난 2018년 교정시설 유치를 시장 공약사업으로 발표한 이후 지난 4월까지 4차례에 걸쳐 법무부에 유치 신청을 했다. 2019년에는 시민단체 등 40여명으로 교정시설유치위원회까지 구성해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4만 2000여명의 인구 가운데 1만 1676명의 서명까지 받아 유치전을 벌였다. 그동안 시급성과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타당성 심사에서 보류됐지만 지난 6월 5번째 유치전에 나서 이번에 예타 면제 승인을 받아냈다. 태백시는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이후 급격한 지역경제 붕괴로 12만여 명에서 지난해 말 4만 2000여 명으로 64%가 넘는 인구가 줄었다. 류태호 태백시장은 “교정시설은 더이상 혐오시설이 아닌 국가 공공기관의 하나이자 태백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가져다주는 희망의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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