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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 게이트’ 관련 이광재의원 공판 현장검증하듯 조목조목 반박

    “어제 6명이 가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시킨 메뉴를 그대로 주문해 먹었는데요. 6명이 먹어도 배부르던데 2명이 시켜먹었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나요.” 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홍승면) 심리로 열린 이광재(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민주당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에서 이 의원의 변호인이 증인으로 출석한 롯데호텔 고급 레스토랑 ‘메트로폴리탄’ 직원 안모씨에게 물었다. 변호인들이 현장검증 수준으로 당시 상황을 실증해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하는 장면이다. 검찰은 2006년 4월 메트로폴리탄에서 박 전 회장이 이 의원을 만나 불법정치자금 5만달러를 건넸다고 주장했지만, 변호인은 당시 동석자가 많아 돈을 주고받는 것이 힘든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똑같은 양만큼 음식을 시켜 몇 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인지 확인했다. 당시 박 전 회장 일행은 고급 양주와 안심스테이크와 전복스테이크, 양갈비 스테이크 등 280만원 상당을 주문했다. 안씨는 “박 전 회장만 기억할 뿐 동석자가 누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의원 쪽은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 회장이 2005년 5월 평창에 있는 한 식당 부근에서 1만달러를 건넸다는 공소사실 역시 ‘현장검증’을 통해 반박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농·산·어촌 250곳서 여름 캠프

    올여름 전국 250개 농·산·어촌에서 여름 캠프가 열린다. 행정안전부 산하 정보화마을(www.invil.org)과 인빌체험(www.inviltour.com)은 9일 휴가철을 맞아 농촌숙박체험 55선 등 쏠쏠한 여름 캠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색 여름 체험으로 전남 완도 개매기 마을에서는 넓은 바다에 그물을 쳐 숭어, 농어, 갯장어를 맨손으로 잡는 ‘개매기 체험’을 진행한다. 맛조개와 바지락도 직접 캘 수 있다. 강원 홍천 살둔마을의 여름야영캠프체험에서는 ‘텐트에서 자기’, ‘나무뗏목타기’, 자전거 트레킹, 래프팅 등을 할 수 있다. 삼척 고릉 환선마을에서는 시원한 동굴에서 모노레일과 산천어·송어잡기 등의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유익한 농촌교육학습장도 선다. 강원도 철원 누에마을, 정선 가리왕산 마을, 화천 하늘빛호수마을, 태백 한강발원지마을, 동해 신흥청정마을 등 강원도 정보화마을 5곳은 올 여름방학에 강원도청 소속 원어민 영어교사와 함께 ‘원어민 영어 농촌캠프’를 연다. 전북 군산 깐치멀 마을에서는 ‘자기주도학습캠프’를 연다. 3박4일로 여는 캠프에는 민간 교육전문기관이 전문 강사로 나서 성격별 학습법 찾기 등 다양한 학습법 체험장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Let’s Go]정선의 숨겨진 매력 속으로

    [Let’s Go]정선의 숨겨진 매력 속으로

    ‘강원랜드 오셨죠? 얼른 역 창구로 가서 돌아가는 기차표 끊어 놓으세요. 진짭니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역 화장실 한 쪽 벽에 쓰인 낙서다. 실제로 이 말을 흘려 듣지 않은 이는 최소한 집까지 돌아갈 수는 있었을 것이다. 설령 지갑에는 천원짜리 한 장 남아 있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1960~70년대 강아지도 돈을 물고 다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흥청거리던 석탄산업 역군들의 도시가 아니었다. 갓난애기 기저귀 빨래에서도, 수도꼭지에서 흘러 나오는 물에서도, 탄광 새벽작업조 출근길 한쪽 풀더미에 맺힌 아침이슬에서도, 어디를 둘러봐도 검은 탄가루가 묻어나던 진회색의 도시 또한 아니다. 또한 1980년 4월 누구는 폭동이라고 불렀고, 또 누군가는 항쟁이라고 불렀던 암울했던 ‘사북 사태’의 흔적 역시 이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음은 물론이다. 지금 정선은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곳곳에 식당과 매점, 여관, 사우나, 전당포, 차량정비센터 등이 밤새워 불을 밝히는 곳으로 바뀌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카지노로 대표되는 강원랜드다. 누군가에게는 대박의 희망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빈털터리의 쓰라림으로 남아 있는 강원랜드. 그러나 정선을 카지노로만 즐기려 한다면 절반 이상의 매력은 놓치는 셈이다. 정선에서 뚜벅뚜벅 걸으며 즐길 거리는 너무나도 많다. ●레일바이크와 농촌체험 어때요 정선군 남면 남동리 ‘개미들 마을’이 있다. 지장천이 굽이치는 마을 곳곳에 뿌려진 옥수수 밭고랑마다 개미들이 기어다니고 그 개미들보다 이곳 사람들이 부지런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농촌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지장천에서 유유히 노니는 송어, 미꾸라지를 잡아볼 수도 있고, 971m의 그리 높지 않은 백이산에서 원시의 자연을 만끽해 볼 수도 있다. 마을 뒷산처럼 보이지만 백이산에 발걸음을 들이면 동굴탐사와 암벽등반, 트레킹 등 고산준봉 못지않은 원시림에 들어선 듯 풀잎 하나, 나무 한 그루, 온갖 멧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콘크리트에 지친 도시인들을 편안케 한다. 마을 한 바퀴를 돌며 푸근한 산천을 보게 해주는 트랙터 유람차가 개미들마을의 명물이다. 트랙터에 나무로 만든 유람용 달구지를 매달았다. http://gemi.mygohyang.net (033)591-4141 또한 레일바이크는 예약하지 않으면 탈 수 없을 만큼 각광받는 정선의 최고 히트상품이다.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7.2㎞에 이르는 철로 위를 2인용 또는 4인용 철로 바이크로 달린다. 오르막길이 없어 자전거보다 힘들 게 없다. 살짝만 페달을 밟아도 금세 기본 속도를 내준다. 힘들면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밟고 다른 이들은 노추산, 송천계곡. 오장폭포 등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면 된다. 예약 관련 문의는 정선군청(033-560-2361~3)을 통해 가능하다. 지난 겨울 스키 천국이었던 백운산은 여름을 맞아 또다른 천국이다. 40여종의 야생화가 지천에 피었다. 노랑벌꽃, 수염패랭이꽃, 루핀, 데이지 등 사람의 손에 의해 뿌려진 야생화들이지만 자연스레 색색의 군락을 이루며 하얗게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온 마운틴 탑에서 야생화를 한껏 즐긴 뒤 2.2㎞의 레일 위에서 즐기는 알파인코스터는 하이원 스키장을 한여름에도 찾아야 할 이유를 설명해 준다. 오르락 내리락 아찔함을 즐기는 알파인코스터는 한 번에 1만 5000원(어른)이다. 그러나 절정으로 치닫는 야생화를 즐기기 위해 굳이 곤돌라를 타야 할 필요는 없다. 백두대간의 전경을 만끽하면서 약 1시간 30분 오르면 해발 1426m의 백운산 정상 마천봉에 도달한다. 등산로 주변에는 봄에는 엘레지, 오랑캐꽃, 등근풀제비꽃 등이, 여름에는 개쑥부쟁이, 개불알꽃, 노루오줌, 개망초 등 다양한 꽃이 형형색색 옷을 입어 가히 천혜의 산책로다. ●‘식객’ 속 운암정의 고풍스러운 환생 운암정이 10일 문을 연다. 드라마 ‘식객’을 촬영했던 세트장을 아예 전통음식점으로 차린 것이다. 혹시라도 김래원(식객의 주인공 성찬 역)을 좋아해서 그의 흔적을 찾고자 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비록 이름은 빌려 왔지만 드라마의 명성을 빌려온 것이 아니라 원작(만화)에서 얘기하는 전통 음식의 복원 공간으로서 자리매김됐기 때문이다. 원작 만화 속 ‘운암정’이 전통 궁중음식을 재현하는 곳이라면 현실 속 운암정은 한정식과 궁중음식의 중간쯤 된다. 궁중음식의 대중화를 꾀하기 위한 ‘준(準) 궁중음식’이라고 해야 할까. 이를 위한 노력은 눈에 쉬 드러나지 않아도 여러 형태로 묻어난다. 10년된 된장, 고추장 및 20년된 간장에 햇장을 섞었고 미네랄과 유기산, 핵산이 풍부한 장을 쓴다. 또한 5년 동안 간수를 뺀 소금, 버섯, 새우, 멸치가루 등 천연 조미료 만을 사용했다. 여기에 음식 재료의 성격에 맞춰 식기도 맞춤형으로 준비했다. 메뉴는 가장 저렴한 한우육회골동반(궁중 비빔밥)이 3만 5000원이니 결코 싸지는 않다. 지난밤 카지노에서 대박이 터지지 않았을지라도 큰 마음 먹고 한 번쯤 즐겨볼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여름철 보양음식은 운암정의 야심작이다. 3년 전부터 식용이 허용된 오소리를 주재료로 한 ‘소웅보양진상’(16만원)과 도축되기까지 유황을 6㎏ 이상 먹여서 키운 ‘진짜 유황오리’로 만든 ‘홍삼유황오리진상’(12만원)은 운암정이 한껏 힘을 준 최고급 음식이다. ●“강원랜드 슬기롭게 즐기세요” 카지노는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영업을 한다. 일확천금의 꿈으로 대박을 노리다가는 쪽박찬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현금카드는 아예 집에 두고 가라. 또한 현금은 본인이 몽땅 써버려도 감내할 수 있을 만큼만 지갑에 넣고 가라. 혹시 행운의 여신이 자신에게 붙어 어느 만큼 돈을 땄다면 카지노 입장 시간이 5분이 됐건, 30분이 됐건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 한다. 그리고 딴 돈은 불로소득인 만큼 주위 사람들에게 기분 좋게 써라. 처참하게 돈을 잃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다. 처음에 돈을 딴 사람들과 그 잃은 돈을 만회하려는 사람들이다. 다시 한 번 명심하자. 카지노는 돈을 따러 가는 곳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러 가는 곳이다. 게다가 강원랜드라면 카지노 외에도 매력이 즐비하지 않은가. ●여행수첩 ▲가는 길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경부·중부고속도로(신갈·호법분기점)→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 국도를 타면 영월 지나 정선에 도착한다. 태백선 기차는 청량리역에서 고한역까지 하루 일곱 차례 다닌다. ▲먹을 거리 정선 고한읍내에서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로 알려진 함백산 만항재(1330m)를 오르다 보면 정상에 거의 다와서 왼쪽으로 ‘함백산 토종닭집’이 있다. 대표메뉴 토종닭 백숙과 닭볶음탕이 맛있다. (033)591-5364. 글 사진 정선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낙락장송 사라져 송이따러 7부능선 넘어야

    낙락장송 사라져 송이따러 7부능선 넘어야

    27일 토요일 아침. 춘양목과 송이의 마을로 잘 알려진 경북 봉화군 소천면 고선2리 구마동계곡으로 향했다. 충북 청원에서 경북 상주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이용, 봉화에 도착했다. 시원스럽게 뻗어있는 춘양목 숲이 나왔다. 이 지역에서 숲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손석익(63)씨의 안내로 구마동계곡을 찾았다. 31번 국도에서 고선2리 방면으로 9.2㎞ 정도 올라간 해발 600m 지점. 그곳에서 70여년째 살고 있다는 안세기(84)옹을 만났다. 안 옹의 집은 계곡의 중간 부분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는 “외지인들은 소나무가 많은 곳이라서 신비롭다고 하는데 과거에 비하면 볼품없이 망가진 거야. 왜정(일본강점기) 때 베어낸 소나무는 어른 둘이서 손을 맞잡아야 할 정도로 굵고 실했지만 요즘 그런 나무는 보기 힘들어.”라며 아쉬워했다. 구마동계곡은 태백산에서 흘러내린 계류가 20㎞에 걸쳐 흐른다. 아홉 마리 말이 한 기둥에 매여 있는 구마일주(九馬一柱) 명당이 있다는 곳이다. 집 마루에서 바라본 계곡에는 수십년은 자랐을 소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저 나무들은 일본이 배를 만든다고 잘라간 뒤 자란 소나무”라며 “어릴 때 일본인이 운영하는 조선임업소에서 일했는데 그때는 36자(1자는 30㎝)나 되는 소나무들이 셀 수도 없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산에서 나무를 자르는 인부 4명이 잘린 소나무 밑둥에 도시락을 올려놓고 먹었다는 말도 덧붙인다. 마을사람들은 “전에는 집앞 숲에 들어가서 송이를 한 자루씩 따왔다.”면서 “지금은 소나무가 많이 사라져 송이를 따려면 7~8부 능선까지 올라가야 겨우 구경할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마을에서는 소나무를 ‘적송’ ‘구마동나무’라고 불렀다. 구마동계곡에는 잡목 없이 소나무만 자랐는데, 산림녹화 사업을 한다고 낙엽송과 잣나무 등을 심다 보니 지금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숲에 소나무가 끼여 있는 꼴이 돼버렸다. 잡목들은 성장 속도가 빠르지만 가치는 소나무에 비할 바가 못된다. 마을 사람들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사라지면서 예전에 없던 산사태도 자주 발생한다고 한탄했다. 구마동계곡은 보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지난해 집중호우 때 도로가 유실되고 수많은 나무들이 쓸려내려갔다고 한다. 그런 혼란 속에도 70~80년생 큰 소나무들은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큰 소나무가 버티는 곳에는 자연재해가 없다는 걸 스스로 입증해 보이는 듯했다. 봉화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순천만 옛길 오솔길로 되살아난다

    옛날 오솔길이 복원돼 낭만과 멋, 추억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전남 순천시는 25일 “세계 5대 연안 습지인 순천만의 자연자원과 문화·역사 자원을 하나로 묶어 2013년까지 남도 300리 길을 복원한다.”고 밝혔다.옛길은 순천만과 태백산맥, 한양 옛길, 동천 등 4개 구간으로 나누고 역사·문화별 특성을 살려 조성된다.이 가운데 시는 순천만 구간에서 내년까지 30억원을 들여 ‘순천만 100리 길’을 부제로 길 3개를 만든다. 하나는 순천만에서 해룡면 와온리까지 12㎞이고, 또 하나는 순천만에서 학산·화포를 거쳐 별량면 거차리까지 20㎞, 나머지는 시내 풍덕동에서 사비포(옛 나루터)를 거쳐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부지까지 8㎞ 등 모두 40㎞이다. 이 길은 자연미를 살리기 위해 중장비를 쓰지 않고 인력이 투입돼 만들어진다. 따라서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다닐 수 없고 사람만 다니는 오솔길이다. 군데군데 오두막을 지어 정담을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이재순 시 관광개발계장은 “복원되는 100리 길은 자연 생태계 보존에 초점이 맞춰진다.”고 말했다.땅끝인 전남 해남군도 국토순례의 출발점인 땅끝에서 달마산 도솔암까지 옛길을 복원하고 있다. 군은 땅끝마을 전망대에서 송호리 오토캠핑장을 거쳐 달마산 도솔암을 잇는 12㎞에서 등산로를 손질하고 있다. 땅끝관광지 소망의 길은 11월 말 완공 목표로 자연발생 등산로로 정비되고 있다. 길 곳곳에는 희망의 메시지를 이야기로 풀어 쓴 스토리텔링 안내판이 설치돼 국토순례와 산행의 피로를 덜어 준다. 달마산 도솔암은 바위 절경 속의 암자로 등산객들과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탐방 장소여서 소망의 길을 통한 산행길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순천·해남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40일간 국악 대장정

    국립국악원이 새달 1일부터 전국을 돌며 다양한 국악 공연을 선사하는 40일간의 국악 대장정에 나선다. 국립민속국악원(전북 남원), 국립남도국악원(전남 진도), 국립부산국악원과 공동으로 준비한 ‘2009 여름, 국악의 숲 릴레이공연-국악을 국민 속으로’는 지방국악원 전속연주단, 객원 등 예술단원 1000여명이 총출동하는 여름 축제의 장이다. 국립국악원, 창경궁, 서울역사, 반포 센트럴시티 등 서울을 비롯해 인천, 부산, 충남 서천, 전북 고창, 강원 태백 등 전국 25개 지역에서 총 40회 공연을 진행한다. 공연은 1일 전국의 사람들이 모이는 상징적인 공간인 서울역사에서 개막을 알린다. 이어 3일 경기 양주문화예술회관과 충북 보은 수정초교에서 각각 어린이 음악극 ‘오늘이’와 ‘찾아가는 국악원’ 공연을 갖는다. 우면산 자락에서 열리는 야외공연 ‘초록음악회’로 해학 넘치는 판소리 흥보가(새달 5일)와 타악 연주(8월2일)를 준비했다. 이른 아침에 고즈넉한 우리 가락을 창경궁 명정전에서 만끽하는 ‘국악의 아침을 거닐다’는 새달 11일과 18·25일, 8월은 15·22·29일 등 모두 6차례 열린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부고]

    ●안규호(소방방재청 수문정보계장·서기관)규홍(대한설비공사 서울지점장)씨 모친상 24일 전북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63)250-2450 ●김광희(전 동아일보 이사)씨 상배 원석(삼성전자 부장)지연(의사)씨 모친상 2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02)2227-7569 ●서우규(울산시 울주군의회 의장)씨 빙부상 24일 경북 경주 동국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54)776-9427 ●신형균(한국생산성본부 생산성연구소 부소장)진균(특허청 제7심판부 심판장)씨 부친상 24일 대전 평화원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9시 (042)250-9144 ●신훈주(KT 광고팀장)우주(SC제일은행 차장)씨 모친상 2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5일 오전 9시 (02)3410-6930 ●이건덕(사업)건후(팬코 전무)건배(경기대 교수)씨 부친상 노성준(사업)이우식(국민은행 카자흐스탄)씨 빙부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3010-2232 ●김미옥(경남 통영시의회 의원)씨 모친상 24일 경남 통영 숭례관, 발인 26일 오전 9시30분 (055)641-2828 ●송태백(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물류산업팀장)씨 부친상 이종범(전남도의회 사무처장)씨 빙부상 23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25일 오전 9시 (062)250-4407
  • 진안 용담댐 주변 희귀 동식물 보고

    전북도의 최대 규모 다목적 댐인 진안 용담댐의 상류가 희귀 동식물의 보고인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수자원공사 전북본부에 따르면 2008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 간 용담댐 주변지역 동식물 및 육상곤충 생태환경조사를 실시한 결과 900여종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 천연기념물인 원앙, 붉은배새매, 새매, 황조롱이 등 4종이 발견됐다. 멸종위기 2급 조류는 흰목물떼새, 말똥가리 등 2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천연기념물인 수달은 전 지역에서 관찰됐으나 개체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인 사철란과 뻐꾹나리, 왕벚나무, 태백제비꽃 등 4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댐 완공 후 서식 어류도 적지 않게 변화가 일어났다. 치리와 빙어, 은어, 배스, 블루길 등 5종의 어류가 새로 출현했고 멸종위기종 2급인 다묵장어, 꾸꾸리, 돌상어 등 5종은 거의 사라졌다. 쉬리와 왜매치 등 2종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는 외래어종 퇴치사업을 추진하고 멸종위기종인 감돌고기 복원도 추진할 계획이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2030] NG족… 장미족… 토폐인… 이퇴백… 불황이 낳은 슬픈 젊음이여

    [2030] NG족… 장미족… 토폐인… 이퇴백… 불황이 낳은 슬픈 젊음이여

    2000년대 초 청년 실업난이 심화되면서 2030은 서글픈 별명을 갖게 됐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이태백과 한 달 월급 88만원을 받는 비정규직인 ‘88만원 세대’가 대표적이다. 이후 취업난과 관련된 유행어는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온다. 불황이 빚어낸 취업 유행어와 그에 얽힌 사연을 모아 봤다. ●이름만 아름다운 장미족 누구나 부러워하는 ‘스펙’(학점, 토익 등 취업 준비요건을 이르는 말)의 소유자 강모(27·여)씨는 스스로를 ‘장미족’이라고 부른다. 우아한 이름과 달리 장미족은 ‘장기미취업 졸업생’이라는 우울한 뜻을 담고 있다. 강씨는 명문 사립대에서 영문학과 신문방송학을 복수전공했다. 대학 2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다녀왔고 6개월간 중국 어학연수까지 다녀왔다. 토익 점수 960점에 각종 사회단체 봉사 활동 이력도 화려하다. 광고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입상한 전력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졸업한 강씨는 아직까지 첫 직장도 구하지 못했다. 장기백수 신세다. 홍보전문가가 꿈인 강씨는 줄기차게 기업체 홍보실에 입사 지원서를 냈다. 그러나 뚜렷한 이유 없이 최종 면접에서 2~3번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하반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자 강씨 역시 다른 백수들처럼 우울한 겨울을 보내야 했다. 올해 초 닥치는 대로 이력서를 넣었지만 졸업한 지 1년이 지났기 때문인지 서류전형 통과도 어려운 신세가 됐다. 강씨는 “행정인턴 자리는 단기 비정규직이라 애초부터 지원할 생각을 안 했다.”면서 “상반기 공채 시즌이 끝난 지금에 와서야 ‘행인(행정인턴의 준말) 모집에라도 기웃거려 볼 걸’ 하는 후회가 밀려 든다.”며 우울해했다. 그는 “내년에 대학원 입시도 생각하고 있지만 석사학위가 취업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어서 망설여진다.”고 털어놨다. 대학졸업 후 3년째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윤모(28·여)씨도 장미족에 속한다. 대학 4학년 때는 몇몇 기업 공채에서 최종합격하기도 했던 윤씨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고 싶어 입사를 포기했다. 그는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높은 콧대가 문제였다.”며 후회했다. 시간이 갈수록 최종면접은커녕 1차 서류심사마저 줄줄이 떨어지는 형편이다.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버는 처지다. 장미족 윤씨의 삶에 딴죽을 거는 건 돈뿐만 아니다. 명절 때마다 친척들은 “좋은 대학을 나와서 왜 취업을 못하느냐.”며 비꼰다. “취직이 안 되면 ‘취집’(취업 대신 결혼을 택하는 것)이라도 하라.”며 진지하게 조언하는 어른들도 있다. 윤씨는 2년 전 남자 친구와 헤어진 뒤 ‘솔로’로 지냈다. 3년째 백수생활을 하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져 친구들이 소개팅을 권유해도 사양해 왔다. ●토익이 뭐길래 대학 졸업 후 1년 넘게 취업 준비 중인 박모(26)씨는 ‘토폐인’(토익 폐인)이다. 졸업 직후부터 거의 매달 토익시험을 보고 있지만 점수가 좀처럼 오르지 않아 고민이다. 입사지원서를 쓸 때도 ‘700점대 초반’인 토익 점수가 가장 마음에 걸린다. 800~900점대 토익점수를 요구하는 회사에는 아예 응시할 수 없을뿐더러 토익성적 제한이 없는 회사에 입사원서를 냈다가 떨어질 때면 낮은 토익 점수 때문에 탈락했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한다. 백수생활이 길어지면서 생활비도 부족한 마당에 20만원이나 하는 ‘명품’ 토익 강의는 박씨에게 그림의 떡이다. 매달 토익 응시료를 내기 위해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것조차 부끄럽다. 취업 시즌이 돌아오자 강씨는 다시 한번 마음을 굳게 먹고 ‘토익 정복’에 나서기로 했다.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려면 최소한 토익 800점을 넘겨야 한다. 휴대전화의 착·발신을 일시정지한 뒤 고시원에 들어간 강씨는 빨간 매직펜으로 ‘토익 800’이라고 쓴 머리띠를 이마에 두른 채 공부에 매달렸다. 그렇게 한 달간 공부한 뒤 본 토익시험은 확실히 이전과 달랐다. 듣기 문제를 읽어 주는 외국인의 말은 귀에 쏙쏙 박혔고 읽기 문제도 어디서 한번쯤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 있게 답을 적어 내려가던 박씨는 시험을 친 뒤 3주를 초조하게 보냈다. 드디어 성적 발표 날에 강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토익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점수는 800점에서 5점 모자란 795점이었다. 박씨는 “찍은 문제에서 하나만 맞았더라도 목표 점수를 받았을 텐데. 한번 더 도전할 수밖에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3년째 취업 준비 중인 김모(26)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토폐인’이다. 토익 점수에 매달리다 나중에는 강박관념으로까지 발전한 것. 대학 4학년때 김씨가 처음으로 본 토익시험 점수는 400점대였다. 학교 다닐 때 동아리 활동하랴 연애하랴 바빠서 영어공부에 전혀 신경을 못 썼다는 김씨는 “철이 좀 늦게 든 편이어서 대학 졸업반이 돼서야 마음먹고 처음 토익을 봤는데 절반 이상 틀렸다.”며 창피해했다. 그때부터 마음이 다급해진 김씨는 영어학원에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토익 공부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어휘와 듣기였다. 매달 시험을 보는데도 점수는 생각만큼 오르지 않았다. 2년쯤 지나자 드디어 800점 고지에 올라섰다. 그러나 아무리 공부해도 800점대 후반에서 맴돌 뿐 900점을 넘긴 적이 없었다. 김씨는 “남들은 봉사활동이다 인턴이다 해서 이력서도 화려한데 나 혼자 토익에서 헤매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더 우울해서 죽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미 토익에 중독된 김씨는 공부를 중단할 수 없었다. 밥 먹을 때, 화장실 갈 때 틈만 나면 단어장을 보고 외웠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전화영어로 원어민과 더듬더듬 대화를 했고, 고시공부하듯 토익책을 팠다. 그러기를 3년째, 두 달 전 김씨는 결국 950점짜리 토익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다. 김씨는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나머지 성적표를 액자에 넣어 방에 걸어 두었다. 그는 “처음에 취업을 위해 토익공부를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험대가 됐다.”면서 “이제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씨익 웃었다. ●쫓겨나거나 제발로 나오거나 서른을 코앞에 둔 안모(29)씨는 ‘이퇴백’(20대에 퇴직한 백수) 신세로 되돌아갈 생각을 하면 한숨만 나온다. 경제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한 안씨는 과외와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하느라 휴학이 잦았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초 8년 만에 졸업을 했다. 그는 지난 1월 인턴 수십명을 채용한 한 대형은행에 합격할 때까지만 해도 취업난이 남의 얘기인 줄 알았다. 졸업과 동시에 번듯한 직장에 취직했다는 이유로 친구들은 질투 어린 시선으로 그를 쳐다봤다. 안씨는 인턴기간이 끝나면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는 상사의 말만 믿고 복사 등 잡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턴 만료기간인 상반기가 끝나가도록 정식채용 얘기는 들리지 않았다. 상사는 경영상황이 악화돼 불가피하게 예정돼 있던 정규직 전환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안씨의 어깨를 두드렸다. 안씨는 “정식채용 하나만 믿고 버텼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면서 “취업준비가 하나도 안 돼 있는 데다 하반기에 재취업되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암담해했다. 하루 15시간씩 공부하는 ‘공시족’ 이모(27·여)씨도 한때는 잘나가는 회사원이었다. 많은 월급은 아니었지만 한 달에 200만원 남짓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은 이씨의 오랜 꿈인 외교관을 뒤로 제쳐 놓도록 유혹하기도 했다. 그러나 1년 전 이씨는 2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외무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국 사회의 특성상 여성이 남성과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곳은 공무원 사회뿐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넓은 시야를 가져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준비기간을 3년으로 잡고, 회사를 다니며 모아둔 돈을 생활비로 쓸 계획도 세워 놨다. 이씨는 “한번 사는 인생인데 해보고 싶은 건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외무고시를 준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신림동 고시원에서 하루 평균 15시간 책을 읽고 학원 강의를 듣는 일상이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다. 이씨는 예쁜 옷을 입고 친구를 만나 수다 떨고 남자 친구와 맛집을 찾아다니는 등 20대의 ‘특권’을 포기하고 청춘을 저당 잡힌 것 같아 우울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가장 힘든 순간은 ‘과연 내가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였다. 이씨는 “얼마나 실력이 늘었는지 눈에 보이는 게 아니니까 합격이 될지 안 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면서 “막막한 앞날만 생각하면 공부도 하기 싫고 안정적인 직장을 왜 박차고 나왔는지 후회가 된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이씨는 포기하지 않을 작정이다. 그는 “평생을 꾸어온 꿈인데 쉽게 이뤄질 리 없다. 힘들게 고생한 만큼 붙고 나면 더 환하게 웃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오달란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 대형마트 새벽 연장영업

    대형마트 일부 점포가 8월 말까지 영업시간을 1~2시간 늘려 새벽까지 영업하기로 했다.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영업에 규제를 가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은 국회 상정조차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의 ‘공격 경영’이 이어지는 셈이다. 슈퍼마켓연합회와 자영업자 살리기 국민운동본부 등 단체들은 반발하면서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은 바캉스족들이 심야에도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수도권과 강원도권 점포를 중심으로 연장영업을 하기로 했다. 평소 오후 10~11시에 문을 닫던 점포들이 최장 자정까지 문을 연다. 이마트 중에서는 이문점·여의도점·수서점·신월점·안성점 등 수도권 9곳과 강릉점·속초점·태백점·양산점·포항점·진주점 등 수도권 이외 지역 18개 점포에서 1시간씩 영업시간을 늘린다. 홈플러스 점포 중에서는 김제·논산·계룡·조치원·파주 문산·안산 선부·부산 감만·밀양 등 21개 점포가 1시간씩 문을 늦게 닫는다. 거제·구미·영도·마산·신내·김포 등 6곳은 1시간 일찍 문을 연다. 롯데마트는 강변점·서현점 등 21개 점포가 자정까지 폐점 시간을 1시간씩 연장하고, 월드점·구리점 등 29개 점포는 새벽 1시에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대형마트들의 행보는 영업시간 단축·강제휴무·상품품목 차별화 등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대책으로 대형마트에 요구하는 목소리와는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슈퍼마켓연합회 김경배 회장은 “소상공인의 목소리는 대형마트 상권 속에서 ‘틈새’를 만들어 달라는 것인데, 오히려 대형마트의 공세가 심해지고 있다.”면서 “국회 항의방문과 집회 등 대책을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봄날에 낙동강을 읽다

    봄날에 낙동강을 읽다

    낙동강 700리란 말은 옛말입니다. 낙동강의 공식 길이는 506.17km. 1,200리가 넘는, 한반도에서 압록강(803km) 다음으로 긴 강입니다. 남쪽에서 제일 긴 강이니 어디서든 낙동강의 이름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낙동강을 읽기가 어려운 것이 강의 모습입니다. 지도를 펴놓고 낙동강의 발원에서부터 그 끝까지를 짚어가다 보면 이 나라 역사 같기도 하고 《임꺽정》이나 《장길산》 같기도 하고 그러다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 같기도 합니다. 낙동강은 강원도 태백 함백산(해발 1,573m)에서 시작하여 경북 안동에서 여러 물줄기를 합치면서 서쪽으로 굽이쳐 흐르다가 함창 부근에서 또다시 여러 물줄기를 받아들입니다. 그때부터 물길을 남쪽으로 돌려 상주 남쪽에서 위천을, 선산 부근에서 감천을, 대구 부근에서 금호강을, 창녕 남지 부근에서 남강을 합친 뒤 다시 동쪽으로 물길을 바꿉니다. 사실 그 지점에서부터 낙동강은 제 몸을 서서히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밀양 삼랑진 부근에서 밀양강과 합치면서 다시 남쪽으로 흘러 남해로 돌아가기 시작할 때, 그 강 앞에서 우리는 낙동강을 읽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당신과 함께 낙동강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구간인 경남 양산시 원동과 물금 사이를 걷습니다. 이름뿐인 강이 아니라 산과 산 사이로 굽이쳐 가는 장강의 힘을 느낍니다. 봄 햇살에 벚꽃을 비롯하여 갖가지 꽃들이 활짝 핀 강 길을 따라 편안하게 걷습니다. 강 건너편은 가야의 땅 경남 김해입니다. 여기선 강폭이 아득해 강 건너에 당신이 있다 해도 힘차게 부르는 내 목소리가 닿을 수 없는 거리입니다. 옛사람들은 강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강 길이 가장 빠른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강물이 그렇습니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물길을 바꾸지 않는 한 낮은 곳으로만 흐르는 물이 가장 빠른 곳으로 길을 냅니다. 내가 당신에게로 가는, 당신이 나에게 오는 가장 빠른 길은 물길입니다. 《대동여지도》에 나오는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영남대로’도 그렇습니다. 낙동강을 걷고 한강을 걷는 길이 영남대로의 본질입니다. 영남대로를 걸었던 사람들의 기록에 따르면 예나 지금이나 14일 정도면 부산에서 서울에 닿았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걷는 길도 영남대로 옛길의 한 부분입니다. 당신. 낙동강의 어원을 아십니까? 왜 이 강에 낙동강이란 이름이 있는 걸까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하지만 나는 ‘가락국(駕洛國)의 동쪽’으로 흘러서 낙동강(洛東江)이라고 이름 한다는 말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줍니다. 실제로 가락국의 수도인 김해의 동쪽으로 낙동강이 흘러갑니다. 강도 가장 큰 몸을 하고서 말입니다. 원동 용당포구 터에는 ‘가야진사’가 있습니다. 가야진사는 낙동강 변에 있는 신라시대 때의 사당입니다. 현재의 사당은 1406년(태종 6)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지금도 마을사람들이 이곳에서 제사를 지냅니다. 또 봄에 가야진 용신제(경남무형문화재 19)를 지낼 때 기우제도 함께 지냅니다. 사당 안에는 제상과 머리 셋 달린 용을 그려 놓은 액자가 있습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가야진에 있는 가야진사는 나라에서는 해마다 봄과 가을에 향축과 칙사를 보내어 장병의 무운과 낙동강의 순조로운 수운과 범람을 막기 위해 국가의식으로 제사를 올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가야진사가 있는 용당포구는 낙동강에서 가장 신령스러운 곳입니다. 사독(四瀆)이란 말이 있습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한강과 금강, 포항의 곡천강, 낙동강 등 4곳에서 국가의식으로 홍수와 가뭄 때에 강이 사람을 지켜주고 순조로운 뱃길이 되길 바라며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당시 양산은 규모는 작아도 사독의 하나인 낙동강 용신제를 지낼 때 늘 칙사가 되는 양산군수의 위세는 대단했다고 전합니다. 양산군수보다 지위가 높은 인근 고을 수령들이 평소에도 쩔쩔매었다 합니다. 양산군수의 미움을 사면 용신제 때 봉로(奉爐)로 뽑힐까봐 두려웠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봉로는 향로를 받드는 임무를 부여받은 직책인데, 봉로가 되면 용신제 향로가 아무리 뜨거워도 땅에 놓지 못하고 그 불덩어리를 맨손으로 들고 서 있어야 했답니다. 만약 향로가 뜨거워서 땅에 놓으면 수령은 역적 취급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다시 낙동강 길을 따라 걷습니다. 물이 맑은 곳곳에서 강의 속살이 보입니다. 바람이 불어 물길이 흘러가는 방향으로 물 속에 제 몸의 무늬를 아름답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런 봄 강가에서는 노래라도 한 곡 불러야 당신은 멋을 아는 사람입니다. 강가에 나오면 나는 김소월의 시가 좋습니다. 동심으로 돌아가 <엄마야 누냐야>도 좋고 가수 정미조 씨가 부른 <개여울>이란 노래도 좋습니다.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 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이 봄바람에 해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낙동강 변에서 부르는 <개여울>은 강이 있어 더욱 멋이 있습니다. 노래방 문화가 저 아름다운 가사를 다 잊게 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외워두면 좋은 노랫말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되고 추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낙동강 길을 걸어갈 때 반드시 간이역인 원동역에는 들려야 합니다. 낙동강이 배경이 되는 역 중에서 원동역만큼 아름다운 역을 나는 보지 못했습니다. 플랫폼에 놓여 있는 낡은 나무벤치에 앉아 강과 철길과 오가는 기차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 삶에도 강이 흐르는 이유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동역에는 심은 지 오래되어, 이제는 아름드리 고목이 된 벚꽃들이 강과 역 사이에 자연스러운 울타리가 되고 그 사이로 강과 철길이 나란히 흘러갑니다. 모든 것은 떠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합니다. 낙동강은 부산 몰운대, 다대포를 거쳐 남해바다로 돌아가고 경부선은 종착역인 부산역에서 끝이 납니다. 나는 그 원동역 간이역사에서 시집을 읽는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임경대도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임경대는 신라의 최치원이 낙동강을 찬양한 곳에 세워진 작은 정자입니다. 특히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뷰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임경대에서 보면 낙동강이 한반도 지도를 만들어 보여줍니다. 무심히 보면 알 수 없지만 조금만 애정을 가지고 낙동강을 읽는다면 강이 만드는 한반도 지도에 당신도 신이 날 것입니다. 이제 출출할 시간이라고요? 낙동강 변 어느 민물매운탕 식당에 가도 후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강에 사람이 살면서 먹었던 유서 깊은 맛과 향은 어디든 똑같습니다. 얼큰한 낙동강의 맛이 강바람에 차가워진 당신의 몸과 마음을 녹여줄 것입니다. 해가 지기 전에, 낙동강이 저녁놀에 자신의 몸을 태우며 붉게 사라지기 전에 아직은 좀더 걸어가야 할 시간입니다. 글 · 사진 정일근 기획위원
  • “한국 작품은 인간문제에 천착… 중국은 탄탄한 서사구조 자랑”

    “한국 작품은 인간문제에 천착… 중국은 탄탄한 서사구조 자랑”

    │상하이 박록삼특파원│번역(飜譯)은 어렵다. ‘완벽한 번역’이란 애당초 성립될 수 없는 명제다. 오죽했으면 “번역은 반역(反逆)”, “모든 번역은 오역(誤譯)이다.”라는 말까지 나오게 됐을까. 실제 원작 속의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에 오롯이 담긴 그 사회의 문화, 역사, 철학, 그리고 작가의 삶의 흔적, 정신세계 등을 다른 문화권의 언어로 바꿔서 고스란히 살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이런 탓인지 국내외 문단에서 번역가가 작가 취급을 받지 못하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세태와 관행에 정면으로 맞서는 이가 있다. 그는 엄연히 자신의 작품으로 1993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한 뒤 ‘계수나무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등 장편소설 2권을 펴낸 소설가다. 하지만 그는 번역에 목숨을 걸었고, 꼬박 17년 동안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두 나라의 주요 작품들을 상대의 언어로 옮겼다. ●양국 오가며 주요작품 상대 언어로 풀어 그 결과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빠짐없이 거론되는 중국의 대표적 작가인 모옌(莫言), 자핑와(賈平凹)를 비롯해 ‘80후 세대’로 쓰는 책마다 수백만부씩 팔리는 젊은 작가 한한(韓寒), 그리고 서구에서 더 평가받는 왕안이(王安憶), 리얼, 류전윈(劉震云) 등 내로라하는 당대의 작가들이 작품을 싸들고와서 번역을 부탁하는, 그러나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돈도, 명예도 모두 거부한 채 싸늘히 손 내젓는 번역가가 됐다. ●최근 ‘태백산맥’ 중국어판 번역 부탁받아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최수철, 박상우, 임철우 등이 그를 통해 중국 독자들에게 소개됐고, 중국에서만큼은 국내 어떤 베스트셀러 작가보다 유명한 작가로 통한다. 최근에는 소설가 조정래가 ‘태백산맥’의 중국어판 번역을 직접 부탁하기도 했다. 물론 워낙 방대한 분량이기에 단시간에 번역되기 어렵다. 또한 해방과 분단을 둘러싼 이념과 정치체제의 문제가 등장한 작품이기에 중국 당국으로부터 쉬 허가가 나올지도 미지수다. 아무튼 중국과 한국 문단에서 그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소설가이며 한·중문학 번역가인 박명애(47)씨. 그는 대륙과 한반도의 문단에서 공히 알아주는 ‘대찬 여자’다. 최근 중국 상하이(上海)의 한 식당에서 그를 만났다. 중국의 여류 소설가인 탕모(唐墨·31)와 함께 한 자리에서 내내 중국어와 우리말을 섞어가며 유쾌하게 자리를 주도했다. 번역 작업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남달랐다. 그는 “나는 출판사에서 의뢰받고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작품을 번역해 출판사에 작품 출간을 의뢰한다.”면서 “모든 열정을 쏟아부은 작품이 애정을 받을 때의 뿌듯함이란 내 것, 남의 것을 뛰어넘은 예술적 희열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십수년 동안 남의 소설을 다른 언어로 옮기는 일에 주력하던 박씨는 올해 하반기 모처럼 자신만의 창작물을 내놓는다. 자전적 내용을 담은 작품 ‘광인의 사랑(狂人的愛情)’이다. 애초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내놓으려 했으나 일단 중국에서 먼저 출간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중국 문단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예지로 꼽히는 ‘쭤자(作家)’에서 특집 기사로 다룬다. ●자전적 작품 ‘광인의 사랑’ 출간 예정 그는 “중국이나 한국 모두 세계 문학의 비주류라는 피해의식이 강한 것 같다.”면서 “인간의 문제에 천착하는 한국 문학과 탄탄한 서사구조를 자랑하는 중국 문학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교류한다면 세계문학의 주류로 나아가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상호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youngtan@seoul.co.kr
  • “강원 산소·자전거길 반쪽정책”

    “낙후된 국·도립공원을 뺀 산소길·자전거길 조성은 반쪽짜리 정책입니다.”강원도가 3100억원을 들여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산소길과 자전거길 3000리’가 정작 풍광 좋은 국·도립공원 구역을 제외하고 추진돼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강원도는 최근 전국 최고의 삼림자원과 자연풍광이 있는 장점을 살려 청정 동해안과 생태계가 잘 보존된 비무장지대(DMZ), 백두대간, 북한강, 남한강 등 5개 주요 축을 따라 도보 전용길인 산소길(총 연장 457㎞)과 자전거길(총연장 1226㎞)을 만든다고 발표했다.그러나 도민들은 “정작 풍광이 뛰어나지만 1960~1970년대의 낙후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국·도립공원구역은 방치한 채 수천억원을 들여 새롭게 길을 단장한다며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금강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고 이름 붙여진 오대산국립공원 소금강 일대 주민들은 “배신감까지 느낀다.”고 허탈해했다. 김재복(50) 소금강 번영회장은 “소금강은 구룡폭포, 만물상, 십자소 등 곳곳에 기묘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최고의 자연자원 보고다.”며 “이런 곳을 산소길, 자전거길로 가꾸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공원관리소측과 강원도, 강릉시가 서로 책임을 돌리며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소금강은 최근 야영장과 철제계단 도색작업을 하며 단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판잣집 같은 35가구의 입구 상점들과 낡은 등산길 등 30~40년 전의 낙후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내간판도 입구에만 세워졌을 뿐 구룡폭포와 만물상 등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명소에는 보일 듯 말 듯 빛바랜 작은 안내판만 구석진 곳에 세워져 있다. 설악산과 치악산 국립공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포·낙산·태백산도립공원구역에도 빼어난 자연자원을 간직하고 있지만 ‘공원구역에 묶여 있다.’는 이유로 자치단체는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조기용 오대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홍보담당은 “자치단체와 협의해 이정표와 등산 탐방로 정비 등을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국립공원 시설에 대해 강릉시 등 해당 자치단체로부터 제안이나 협의를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강원도민들은 “이제라도 산소길, 자전거길 계획을 국·도립공원까지 확대해 포함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16세 카트 레이서 김진수

    [스포츠 라운지] 16세 카트 레이서 김진수

    2009 코리아 카트 챔피언십 2차대회(태백 모터파크)를 사흘 앞둔 11일 서울 잠실 탄천의 카트 경기장. 알록달록하게 치장한 카트 한 대가 탄천을 가로지를 듯 질주했다. 2m 길이에도 모자라는 몸집이지만 족히 시속 120㎞는 넘길 듯한 속도, 귀를 찢을 듯한 파열음, 원심력을 눌러버리듯 예리하게 구부러진 코너를 생쥐처럼 빠져나가는 몸놀림. 평소 컴퓨터 게임 ‘카트라이더’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이 광경을 봤다면 섬뜩 놀란 만도 할 일이다. 쉬지 않고 코스를 50여바퀴 돌고 난 뒤 헬멧을 벗은 김진수(16·용인고)의 얼굴은 땀으로 뒤범벅이 돼 있었다. “어땠어요? 액셀러레이터 포인트가 조금 안 맞았던 것 같은데….” 아버지 정기(46)씨에게 묻는 곱상한 얼굴에 치아교정기(보철)가 하얗게 빛난다. ● 7세때 입문… 한글보다 먼저 깨우쳐 김진수는 한글보다 ‘질주 본능’을 먼저 깨우쳤다. 7살 때 아버지 김씨는 카트에 아들을 앉혔다. 이제는 국내 ‘카레이싱의 본적’으로 자리매김한 경기 용인에서 주유소를 경영하면서 주변의 드라이버들과 제법 두터운 인맥을 쌓았다. 신기한 듯 카트를 요리조리 둘러보던 김진수가 귀여운 듯 “한 번 타보게 하시죠.”라고 재미삼아 핸들을 잡게 한 어떤 레이서의 권유가 ‘화근(?)’이었다. 큰아들에게 김씨가 아예 장난감 같은 카트 한 대를 선물로 준 건 그 해 크리스마스. “재미로만 끝낼 줄 알았는데 그게 그만 내 착각이었다.”고 김씨는 헛웃음을 날렸다. 초교 2학년 때부터 김진수는 본격 레이싱에 뛰어들었다. 집 근처 용인에버랜드 카트 코스를 시간만 나면 내달렸다. 김씨는 “한겨울이었어요. 바람에다 진눈깨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에 1시간 이상을 계속 돌더라고요. 카트를 세우고 몸을 만져 보니 뻣뻣하게 굳어서 마치 송장 꺼내듯 카트에서 들어올린 적도 있지요.” 평소 자상한 김씨지만 혹독한 훈련을 시킨 것도 아버지 김씨였다. 훈련 시간에 늦은 벌로 가마솥보다 더 뜨거운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려뻗쳐’ 자세로 2시간 고생한 일을 김진수는 잊지 못한다. 손바닥이 다 익어 물집까지 잡혔지만 “그래도 탈 거냐?”는 아버지의 말에 김진수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만 끄덕거렸다. ● “무시무시한 속도가 좋다” 재미가 직업으로 발전한 건 이듬해인 3학년 때. 각종 대회를 휩쓸 당시 ‘꼬마’의 눈에도 미하엘 슈마허, 아일톤 세나 등 F1의 스타들이 띄기 시작했다. 평생의 목표로 삼기로 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F1 드라이버가 되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이왕 들어선 길, 최고의 레이서가 되기로 했어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포뮬러 체질이거든요.” 10월이면 만 16세가 되는 김진수는 올해로 ‘카트 생활’을 청산할 계획이다. 이 나이가 되면 F3, F1 등 포뮬러급 레이싱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F1으로 가는 길은 복잡하고 멀다. 올해 안에 ‘포뮬러 BMW 퍼시픽(포뮬러1800㏄급) 투어’ 에 출전, 3명만 뽑는 상위 성적으로 F3에 진출해야 하고 그 다음 단계로 F1을 노크할 수 있다. 따라서 포뮬러급 차량을 이용한 훈련이 필수. 그러나 “차가 있어도 국내에는 탈 곳이 없다.”는 게 김진수의 푸념이다. “포뮬러 대신 ‘스톡카(양산차량을 엔진만 제외하고 경주용으로 개조한 것)’ 레이싱을 선택할 수도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김진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젖는다. “야망을 버릴 수는 없잖아요. 한국의 슈마허가 되기 위한 야망요.” 글ㆍ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김진수는 누구 ▲1993년 10월14일 서울생(177㎝-60㎏) ▲용인초-영문중-용인고1년 ▲카트 다음으로 농구가 특기 ▲김종기(46)·민채홍(40)씨의 2남 중 장남 ▲2001년 코리아 카트 주니어챔피언십 종합 2위, 동일본주니어 챔피언십 2위 02년 코리아 카트 주니어 챔피언십 우승 03~04년 코리아 카트 FP 챔피언 05년 코리아 카트 FPS 종합 2위 08년 코리아 카트 챔피언십 종합우승, 日 수고 멀티레이스 선수권 한국대표 ■용어클릭 ● 카트 ‘꼬마 포뮬러’로 불리는 카트(KART)는 ‘머신’으로 불리는 F1(포뮬러)급 레이싱 자동차의 축소판이다. 1955년 미국의 자동차 기술자 아트 잉겔스가 군대에서 쓰던 발전용 2기통 엔진을 네 바퀴와 얼기설기 엮은 파이프 뼈대에 얹어 굴린 것이 시초다. 경주용 카트에는 보통 공냉식 100㏄엔진을 장착한다. 보통 시속 150㎞ 안팎. 그러나 덮개 없이 드라이버의 신체가 그대로 외부에 노출되기 때문에 체감속도는 300㎞를 웃돈다. ‘모터스포츠의 기본’으로도 불린다. 은퇴한 ‘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를 비롯한 세계 90% 이상의 F1 드라이버들은 모두 카트를 타면서 ‘무한질주’의 꿈을 키웠다.
  • 더위 싹~ 웰빙국수 강추!

    더위 싹~ 웰빙국수 강추!

    몸뿐만 아니라 입맛도 처지기 시작하는 여름이 찾아왔다. 해마다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떨어진 식욕을 복구시키려고 시도하지만 영양과 맛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특단의 처방을 찾기란 참으로 어렵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국이 부담스러울 때, 속을 시원하게 뚫어 주는 차가운 국수 요리를 강추한다. 누구는 ‘국수 먹은 배’라는 속담을 들먹이며 몇 가닥 면으로 한여름 떨어진 체력을 어떻게 보충하냐고 딴지를 걸기도 하겠다. 하지만 자연산 청정 재료에 정성스런 손맛, 여기에 독특한 경험까지 골고루 들어간 영양 가득한 면들은 까다로운 입들을 다물게 하기에 손색이 없을 듯.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일식당 스시조에서는 주말마다 은은한 메밀향이 식욕을 자극한다. 이곳의 한석원 조리장이 직접 손님 앞에서 소바를 반죽해서 내는 독특한 행사를 벌이기 때문이다. 가이세키 요리가 전문인 그가 일본의 이름 난 소바 전문점에서 틈틈이 배워온 솜씨를 발휘한다. 동그랗게 반죽해 밀대로 종잇장처럼 얇게 민 뒤 칼로 촘촘하게 잘라내는 전 과정을 지켜 볼 수 있다. 봉평 메밀가루와 밀가루(중력분)를 8대2 비율로 섞은 ‘니하치’ 반죽이 스시조 소바의 비결이다. ‘니하치’는 2와 8이라는 뜻으로 밀가루와 메밀의 비율이 2:8이란 뜻. 메밀의 향을 살리면서 면의 탄력을 유지하는 ‘니하치’가 소바의 황금비율로 통한다. 면의 색깔은 훨씬 연하다. 바로 반죽해 뽑은 면발은 탱글탱글하지만 뚝뚝 끊긴다. 진한 갈색을 띠고 전분을 함유해 쫄깃함이 특징인 우리나라 메밀국수에 길들여져 있어 처음엔 낯설 수 있다. 하지만 메밀 본연의 향과 맛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밀가루 8대2로 반죽… 진한 장국 일품 장국도 색이 진하고 더 짭짤하다. 에도(지금의 도쿄)식이다. 사무라이의 도시였던 에도의 음식은 검술을 즐겨 땀을 많이 흘리는 사무라이들의 나트륨 보강을 위해 대체로 짜고 강한 맛이 특징이다. 무즙은 제공되지 않고 파만 나온다. 먹을 만큼 집어 살짝 적신 뒤 먹어야 한다. 다 먹고 난 뒤 메밀 삶은 물을 장국에 넣어 먹으란다. 여기에 메밀을 볶아 차로 끊인 메밀차가 마무리를 장식하니 속이 한결 개운하다. 직접 만든 두부 요리, 샐러드, 스시모듬, 소바가 제공되는 주말 세트 메뉴는 점심 6만·8만원, 저녁 10만·12만원이다. 세금·봉사료 별도. (02)317-0373. 최근 서울 조계사 앞에 문을 연 사찰음식전문점 바루에서는 대지의 기운이 가득한 백련냉면을 선보여 식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이름에서 보듯 연잎과 연근을 넣어 면을 뽑았다. 충남 당진 정토사가 제조원이다. 연근과 연잎은 항산화작용이 탁월해 피로회복, 노화 방지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툼한 면발은 쫄깃하고 아삭한 맛까지 지녔다. 냉면 육수는 100% 식물성. 일체의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거부하는 골수 채식주의자들이 반색할 일이다. 산나물 가운데 가죽이란 것이 있는데 연한 잎만 따먹고 뻣뻣한 줄기(대)는 보통 버리는데 바루에서는 그 줄기가 냉면 육수의 주재료가 된다. 가죽의 대와 집간장을 넣어 끓인 뒤 다시마와 표고를 우려낸 농축액, 5년간 숙성시킨 산야초 효소, 열무김치국물, 과일즙을 섞어 육수를 만든다. 식초를 넣지 않아도 새콤하니 간이 맞는다. 비빔냉면의 다대기 또한 ‘물건’이다. 마른 표고버섯을 고기 대신 다져 넣어 고춧가루, 배즙, 산야초 효소, 고추냉이 등을 넣고 살짝 볶은 뒤 3일간 숙성시킨 다대기에서는 윤기가 좔좔 흘른다. 텁텁함 없이 칼칼하고 새콤달콤한게 까다로운 입맛도 사로 잡을 만하다. 보통 냉면 그릇보다 훨씬 큰 발우에 나오는데 양도 푸짐하다. 비빔, 물냉면 모두 1만원으로 시중보다 값이 더 나가는 것은 청정 자연의 맛을 담은 네 가지 반찬들이 곁들여지기 때문이다. (02)2031-2081. 곰취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나물 가운데서도 효능과 맛에서 손꼽힌다. 그냥 따서 쌈처럼 먹기도 하고 무쳐 먹기도 하는데 쌉싸름한 맛이 식욕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가래, 기침을 완화하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항암작용까지 탁월하다고 한다. 태백시에서 농촌활력증진사업의 일환으로 개발한 곰취 냉면은 면발에 곰취 특유의 쌉쌀하고 독특한 향이 잘 배어 있어 이미 ‘전국구’로 올라선 칡냉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색소나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고 천연의 색과 효능을 살려 최근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곰치 특유 쌉싸름한 향 식욕 돋워 태백 지역에 가면 웬만한 식당에서는 곰취 냉면을 메뉴에 올려놓고 있는데 황지동에 있는 ‘02정 식당’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휴가 계획이라도 있다면 현지에서 맛을 즐겨 보는 것도 좋을 듯. 여의치 않더라도 섭섭해할 필요없다. 11일부터 13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농어촌박람회 ‘메이드 인 그린’에서도 곰취 냉면을 맛볼 수 있으며 태백시가 보증한 기업에서 만든 곰취 냉면을 구입할 수도 있다. (033) 552-6106. 글 사진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강원 20년이상 낡은 상수도관 교체

    청정 수자원을 간직한 강원도가 도민들에게 맑은 물을 공급하기 위해 낡은 상수도관 교체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친다. 강원도는 10일 현재 22.2%인 도내 상수도 평균 누수율을 2014년까지 전국 평균인 12.8%까지 낮추기 위해 노후 상수도관 교체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태백 등 강원 남부권 물부족 사태를 계기로 추진되는 이 사업에는 국비와 지방비 등 모두 3543억원이 투입된다. 20년 이상 된 노후관 1574㎞를 2014년까지 교체하고 가·감압시설 보강, 지방상수도 통합운영 시스템이 도입된다. 노후관 교체 등에 들어가는 3543억원은 국비 1721억원과 지방비 1722억원, 융자 100억원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지방상수도 노후관 교체사업은 그동안 시·군비로 추진해 왔지만 태백 등 강원 남부권 물 부족 사태를 계기로 국비 지원이 확정됐다. 올해에는 100억원, 내년에는 664억원, 이후에는 2779억원이 연차적으로 투입된다. 물부족 사태를 겪은 태백과 정선 등 강원 남부 4개 시·군의 노후관 교체는 다른 지역보다 빠른 2012년까지 완료된다. 이 지역 노후관 교체에는 1220억원이 투입돼 20년 이상된 노후관 510㎞가 교체된다. 누수율이 낮아지면 현재 누수로 발생하는 도내 연간 총 손실액 330억원이 19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수질개선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원지역 시·군 누수율은 화천 49.7%, 태백 46%, 고성 41.2%, 정선 40.4%, 평창 39.4% 등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 도는 노후관 교체사업 외에 태백·정선·영월·삼척(도계)과 평창 일부 지역에 대한 지방상수도 통합운영 시범사업, 소규모 식수전용 저수지 확충 등의 대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강원도민체육대회 개막선언

    박종기 강원 태백시장 9일 오후 6시30분 태백종합경기장에서 막이 오른 ‘제44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 개막식을 선언하고 13일까지 펼쳐질 도민체전의 성공 개최를 다짐했다.
  • 안동댐 상류 중금속 다량검출

    안동댐 상류 중금속 다량검출

    경북 안동댐으로 흘러드는 낙동강변의 광석가루 퇴적물에서 비소 등 유독성 중금속이 기준치의 최고 200배 이상 다량으로 검출됐다. 안동댐 저수를 식수원으로 하는 1300만 영남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될 것이라는 우려<서울신문 4월23일자 25면>가 사실로 확인됐다. 경북도 등 지방자치단체는 즉각적인 실태조사와 유독물질 제거를 정부에 건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태백·봉화지역 광산→낙동강→안동댐 7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한국광해관리공단의 ‘낙동강천 수계 퇴적물 분석 결과’에 따르면 봉화군 석포면 석포제련소 인근에 산재된 ‘광미(鑛尾·광석가루)’ 퇴적물에서 비소(As)가 토양환경보전법상 대책기준치(㎏당) 15㎎보다 최고 84배 높은 1254㎎ 검출됐다. 우려기준치 6㎎ 보다는 무려 209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카드뮴(Cd)은 대책기준치 4㎎보다 20배 많은 81㎎이 나왔고, 아연(Zn)도 2만 3193㎎을 함유해 대책기준치 700㎎에 비해 33배나 많았다. 특히 비소의 경우 시료 15곳 모두에서 기준치보다 2~8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천토에서도 비소와 카드뮴이 기준치를 초과함으로써 저수뿐만 아니라 토양오염도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천면 자마리·임기리 일대에서도 채취된 시료 각 12곳과 18곳에서 비소·카드뮴·아연·납 등이 기준치를 훨씬 웃돌았다. 이들 중금속은 소량일지라도 장기간에 걸쳐 복용하면 피부암과 간암, 뼈가 부러지는 이타이이타이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낙동강변의 광석퇴적물은 상류 봉화지역 20여㎞ 구간의 가장자리에 높이 2~3m 검붉은색 돌무더기 형태로 흩어져 있다. 강원 태백과 경북 봉화 일대의 여러 광산에서 발생된 광석가루다. 광석퇴적물은 적은 비만 내려도 휩쓸려 하류지역의 안동댐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댐 바닥에도 중금속 퇴적물 영남대 환경공학과 이순화 교수는 “안동댐 저수의 바닥에도 상류에서 떠내려 온 광석퇴적물이 수북이 쌓여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일대의 수질·토양·농작물 오염과 함께 장마철 물고기 떼죽음은 물론 상수원의 수질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기관의 조사에서 안동댐의 오염원을 확인한 만큼 식수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안동지역 1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열린 사회를 위한 안동시민연대’ 최윤환 집행위원장은 “17만 안동 시민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안동댐 상류의 중금속 오염은 국가차원의 심각한 문제”라면서 “정부는 오염원 제거에 신속히 나서야 하며, 안동시와 수자원공사는 안동 시민들의 식수원을 안동댐에서 임하댐으로 재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구태우 사무국장은 “안동댐 상류의 중금속 오염이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주민들은 그동안 소량이지만 독극물을 음용해온 셈”이라면서 “정부가 이를 알고도 방치했다면 결국 국민 건강권을 짓밟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도 관계자는 “광미 퇴적물 제거는 100% 국비로 추진되는 정부 사업”이라면서 “따라서 정부가 조사 및 설계 사업비를 확보하고 제거 사업에 나서도록 적극 건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남 주민들의 상수원인 낙동강은 1991년 3월 페놀 사태 이후 1994년 밴젠·톨루엔 검출, 2004년 1·4-다이옥신 사태, 2006년 7월 퍼클로레이트 검출, 2008년 6월 페놀 유출 등 수질오염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동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태백산 철쭉제 하루 남았어요

    ‘분홍빛 철쭉꽃과 푸른 주목나무를 따라~.’ 강원 태백산에서 펼쳐지는 ‘태백산 철쭉제’가 7일까지 다채롭게 펼쳐진다. 해발 1567m의 태백산 정상에는 군락을 이룬 철쭉이 아름드리 주목나무와 어우러져 장관이다. 올 철쭉제는 대규모 등반대회와 태백 고원지대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금대봉 트레킹을 비롯한 체험 위주 행사와 각종 이벤트가 마련된다. 외지 관광객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중국기예단 공연과 금강산예술단 등 차별화된 공연도 선보인다. 메인 프로그램은 백두대간MTB라이딩(6일 오후1시·당골광장), 팔도사투리경연대회(6일 오후 4시·당골광장), 인공암벽등반대회(6~7일 오전 8시부터·도립공원내 인공암벽장), 태백산등반대회(7일 오전 9시부터)가 차례로 이어진다. 공연프로그램으로는 뿌리예술무용공연이 6일 오전 11시부터 당골광장 메인무대에서 열린다. 또 록공연과 벨리댄스공연, 해동검도시범과 7080콘서트, 칠선녀퍼포먼스, 평양민속예술공연이 이어진다. 전시프로그램으로는 야생화전, 철쭉포토존, 수석전, 종이모형작품전, 찾아가는 국립박물관, 태백관광사진 전시회가 마련돼 있다. 가족과 연인, 동료들이 함께 체험하며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한 체험프로그램에는 매직버블과 관광객 장기자랑, 곰취 잎 가면 만들기, 허브 모종 나눠 주기, 카지노게임, 이동동물원 등이 있다. 태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도시와 산] 대구 팔공산

    [도시와 산] 대구 팔공산

    남쪽으로 힘차게 내달리던 태백산맥이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곳에서 우뚝 솟았다. 대구·경북의 영산(靈山) 팔공산이다. 요즘 팔공산은 사람들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주말과 공휴일이면 더 멀어진다. 하루 7만~8만명이 찾기 때문이다. 대구시 인구가 250만명이니 적지 않은 사람들이 팔공산에서 주말과 공휴일을 보내는 셈이다. 그만큼 대구 시민에게 없어서는 안될 휴식 공간이다. 편안하게 팔공산을 찾기 위해서는 평일이 좋다. 팔공산 동화사지구에 있는 산중식당 주인 김유진(39·여)씨는 “주말과 휴일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잡기가 힘들다.”고 귀띔했다. 동화사지구 상가촌 중심거리 중앙분리대의 한 바위에 새겨진 시 한 수가 험난한 팔공산 산길을 예고했다. ‘험준한 공산이 우뚝이 솟아서/ 동남으로 막혔으니 몇달을 가야 할꼬/ 이 많은 풍경을 다 읊을 수 없는 것은/ 초췌하게 병들어 살아가기 때문일까.’ 매월당 김시습의 ‘팔공산을 바라보며’ (望公山)라는 글이다. 팔공산의 이름은 신라 때 ‘공산’이었다. 원래 ‘꿩산’인 것을 한자로 표기하려다 보니 공산이 됐다고 한다. 실제로 팔공산 일대 일부 지형은 꿩을 닮았다. 동화사 너머 ‘치산리’(雉山里)가 그곳이다. 치산리에 대해 경북도교육청이 발간한 ‘경북 지명유래 총람’은 “주위 지형이 쪼그리고 앉은 꿩 모습을 해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기록했다. ‘팔공산’이란 명칭은 1530년 편찬된 ‘신증 동국여지승람’에 와서 처음 등장한다. ●팔공산 정상 비로봉 곧 시민의 품에 팔공산은 정상인 비로봉(1192m)을 중심으로 동·서로 20㎞에 걸쳐 능선이 이어져 동봉(1155m)과 서봉(1041m)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봉인 비로봉은 금지된 땅이다. 1960년대 말 군사보안, 통신시설 보호 등의 이유로 철조망과 쇠말뚝에 몸을 내어준 지 4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러다 보니 동봉을 팔공산 정상으로 여기는 시민들이 많다. 팔공산 정상을 시민들에게 돌려달라는 여론이 들끓으면서 비로봉의 문이 열리게 됐다. 팔공산자연공원관리사무소 최재덕 소장은 “이르면 9월쯤 대구 방향쪽으로 쳐져 있는 철책을 걷어낼 것”이라며 “이를 위해 9000만원의 예산도 확보해 뒀다.”고 밝혔다. 아는 이들이 많지 않지만 팔공산은 ‘한국 산악운동의 메카’다. 산악인들을 대거 배출한 ‘전국 60㎞ 극복 등행대회’가 매년 열려서다. 이들은 대구·경북 산악인들이 대한산악연맹을 창립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산악운동사에 반드시 조명돼야 할 소중한 존재다. 대구시산악연맹 갈판용(64) 고문은 “1959년 팔공산에서 열린 제1회 대회가 올해로 51회를 맞는다.”며 “이 대회를 통해 전국의 내로라하는 산악인들을 무수히 배출했으니 팔공산이 우리나라 산악운동의 요람이라고 자부할만 하다.”고 말했다. ●팔공산은 불교문화 성지 팔공산은 불교문화의 성지다. 팔공산의 대표 사찰 동화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9교구 본사 사찰이다. 원래 이름은 유가사였으나 중건할 당시 오동나무 꽃이 상서롭게 피어 있어서 동화사로 고쳐 부르게 됐다. 마애좌불좌상(보물 제243호)을 비롯한 7점의 보물이 있다. 부인사는 해인사의 팔만대장경보다 200년이나 앞선 것으로 알려진 초조대장경을 보관한 곳으로 유명하다. 제2석굴암은 경주 석굴암보다 250년 앞서 만들어졌다. 팔공산을 이야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431호)이다. 머리에 평평한 돌 하나를 갓처럼 쓰고 있어 갓바위로 더 잘 알려진 높이 4m의 불상이다.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영험이 있어 입시철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불교신자들이 찾는다. 대구 얼찾기 모임 이정웅(64) 회장은 “팔공산은 조계종의 발상지이고 곳곳에서 불교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다. 또 동화사는 신라 불교 공인 이전에 창건됐다. 이로 미뤄 팔공산 일대에 얼마나 불교문화가 성행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태골코스가 가장 인기있는 등산로 등산로는 동화사 코스, 갓바위 코스 등 수없이 많다. 정상까지 거리는 3~9㎞, 소요시간은 2~6시간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코스는 경사가 완만하고 등산로가 잘 정비된 수태골 코스다. 수태골~암벽바위~국도림폭포~동봉(3.5㎞)까지 약 2시간 소요된다. 김현주(46·여·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는 “수태골의 맑은 계곡물과 새소리, 바람소리가 어우러져 올 때마다 설레게 한다.”고 말했다. 동화지구~동화사~염불암~동봉에 이르는 3.4㎞ 2시간 코스는 불교문화 탐방코스로 인기다. 동화사에서 염불암까지 확 트인 길은 등산객의 마음을 시원하게 할 뿐만 아니라 계곡의 수려함이 팔공산의 산세와 더불어 일품을 이룬다. 동화사 집단시설지구에서 해발 820m까지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시간이 부족한 이들에게 효과적인 수단이다. 약 1.2㎞ 구간을 왕복 운행하며 정상에는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휴게소도 마련돼 있다. 팔공산은 여름이면 더욱 바빠진다. 아예 팔공산으로 집을 옮기는 사람들 때문이다. 동화지구와 파계지구, 가산산성 등 3곳의 야영장에는 대구의 지독한 더위를 피해온 행렬로 장사진을 이룬다. 이곳에는 500여동의 텐트촌이 형성돼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래저래 팔공산은 대구시민들을 오랜 세월 보듬어 왔고 시민들은 그 품에 기대어 살아간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고려 개국 공신들 피의 함성 들리는 듯 팔공산은 고려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노산 이은상 선생은 ‘팔공산’이라는 시에서 ‘눈 속에 오동꽃이 피었더라기/ 팔공산 동화사에 오르는 길에/ 고려의 두 장군이 피를 흘린 곳/ 주춤서 슬픈단가 외어보았소.’라고 했다. 팔공산 일대는 통일 신라 말 왕건의 고려군과 견훤의 후백제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다. 927년 후백제의 침입으로 위기에 처한 신라의 구원 요청을 받은 왕건은 이곳에서 후백제군과 격전을 치른다. 후삼국 통일전쟁의 3대 전투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공산전투’ 혹은 ‘동수대전’이다. 왕건은 이 전투에서 자신만 겨우 목숨을 부지해 도망쳤고 1만명에 이르는 고려군은 전멸하다시피 했다. 왕건이 살 수 있었던 것도 고려 개국 공신 신숭겸의 목숨을 빌려서였다. 신숭겸은 팔공산에서 포위당해 위기를 맞았을 때 자신이 왕인 양 꾸며 행동함으로써 변장한 왕건에게 탈출할 시간을 벌어준 후 전사했다. 왕건은 신숭겸의 죽음을 애통하게 여겨 전사한 자리인 팔공산 지묘동 일대에 지묘사, 미리사 등의 사찰을 세워 명복을 빌게 했다. 이들 사찰은 고려 멸망 뒤 폐사됐다가 1606년 경상도 관찰사로 부임한 유영순이 지묘사 자리에 표충사를 세웠다. 또 표충사 앞쪽 동화사와 파계사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왕건의 군대가 크게 패한 고개라 해 ‘파군재’라 부른다. 파군재 남쪽 산기슭의 봉무정 앞의 큰 바위는 왕건이 탈출해 잠시 앉았다고 해 ‘독좌암’, 표충사 뒷산은 왕건을 살렸다는 뜻에서 ‘왕산’이라고 한다. 팔공산 입구인 불로(不老)동은 왕건이 도망쳐 이곳에 이르자 어른들은 피란가고 아이들만 남아 있어 붙여졌다. 위험을 피해 한숨을 돌리고 찌푸린 얼굴을 활짝 편 곳은 해안동이다. 왕건이 도주하던 중 나무꾼을 만나 주먹밥을 얻어먹었다가 나중에 나무꾼이 다시 그 자리에 내려와 보니 왕건이 온데간데 없어졌다고 해서 ‘왕을 잃은 곳’이란 뜻의 ‘실왕리’(시랑리)로 불린다. 한밤중에 달이 중천에 떠 탈출로를 비췄다고 해서 반야월(半夜月)이고 이곳에 도착해서야 왕건이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고 해서 ‘안심’이다. 대구시는 최근 이 길을 복원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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