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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품·의약품 수입금지 검토

    유럽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광우병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일본과 호주에서 소 추출물을 사용한 유럽산 화장품과 의약품에 대해 수입금지검토에 들어가자 우리나라도 이들 제품에 대한 안전대책에 착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10일 “유럽산 소 태반을 원료로 사용하는 화장품과 의약품에 대해 다른 나라의 조치를 예의주시하며해외정보를 면밀하게 수집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정보수집이 끝나는 대로 안전성을 검토한 뒤 수입금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식약청은 조만간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에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유럽산 소 추출물을 이용한 화장품과 의약품에 대한 국내 수입금지 여부가 늦어도 이달중에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샤넬,에스티로더,크리스티안 디오르,랑콤 등 국내에서 활발한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12∼13개 수입 업체들은 이번 ‘광우병 화장품’에 대한 식약청과 국내 소비자 동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아내“안락사” 노모“살리자”

    [로스앤젤레스 연합] 7년째 혼수상태인 환자를 두고 그의 아내와노모가 ‘죽이자’ ‘살리자’며 치열한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일 캘리포니아 주대법원이 혼수상태인 로버트 웬들랜드(48·트럭운전사)의 급식 튜브 제거여부를 심리할 예정이며,판결 결과는 의식상태와 혼수상태 사이를 오가는 수천명 환자들의생명유지 여부에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웬들랜드는 지난 93년 9월29일 밤중에 음주상태에서 트럭을 몰다 전복사고로 의식을 잃었다.그 때부터 부인 로즈(43)와 세 자녀(현재 22,20세 두 딸과 15세 아들)는 병원에 거의 살다시피하면서 웬들랜드를간병했다. 웬들랜드는 가족들의 정성에 힘입어 입원 17개월만에 처음으로 의식을 회복했지만 의사들은 그가 식물인간과 비슷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즈와 자녀들은 결국 아버지의 동의를 받아 급식 튜브를 제거키로결정했으나 병원내 누군가가 웬들랜드의 노모인 플로렌스(78)에게 이를 귀띔해주면서 문제는 법정시비로 비화됐다. 플로렌스는 법원으로부터 아들에 대한 급식 튜브 제거 금지 명령을받아냈으며,로즈를 지지하는 죽을 권리 옹호단체와 플로렌스를 지지하는 낙태반대 단체들이 합세하면서 웬들랜드 사건은 1심과 2심 재판으로 이어졌다. 1심에선 시어머니 플로렌스,2심에선 며느리 로즈의 손을 들어줬다.그러나 시어머니가 생명에 관한 헌법조항을 들어 연방대법원까지 재판을 끌고 가겠다고 해 이 사건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 교황청 ‘태반은행’ 지지

    로마 가톨릭교회가 인간배아를 의학적 연구에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의 하나로 ‘태반 은행’을 지지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가톨릭 계열의 사크레쿠오레(聖心)대학은 1일 ‘태반 은행’을 설립,본격적인 연구 활동에 들어갔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인체 모든 조직의 모(母)세포인 줄기세포가 엄청난 의학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으며,이론적으로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인체의 특정부분을 대체하기 위한 조직과 기관을배양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줄기세포는 대표적으로 인간배아에서 얻을 수 있으나 로마 교황청은인간배아를 이용한 실험이 인간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다. 그러나 줄기세포를 포함하고 있는 태반이나 탯줄을 통한 연구 방법에 대해서는 교황청도 반대하지 않아 윤리적인 충돌없이 ‘태반 은행’을 통해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가 이뤄질 수 있게 된 셈이다. 태반이나 탯줄에서 채취된 줄기세포가 효능면에서 인간배아에서 얻을 수 있는 줄기세포와 동일한지에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증거가 없다. 런던 연합
  • 영화입장권 전산망協 오늘 발족

    말많고 탈많은 극장입장권 표준전산망 문제로 연말 영화가가 또 시끌시끌하다.4년째 표류해온 사업이 올해도 해결될 기미가 없자,관련업체들은 ‘영화입장권전산망협회’(회장 이상규 인터파크 부사장)를 21일 발족키로 했다.새 협회는 자체 표준접속규약을 선포하고,투명한정책집행을 위한 관계당국의 특위구성을 적극 촉구할 작정이다. 표준전산망이란 전국극장의 입장권 판매현황을 단일망으로 파악하는시스템.문화관광부는 티켓링크를 주요사업체로 지정하고 오는 2002년 3월까지 시범운영한 뒤 사업안을 차차 손질해간다는 방침이었다.쉽게 꺼질 수 없는 불씨는 처음부터 도사리고 있었다.저스트커뮤니케이션 나우아이엔에스 등 여타 업체들쪽에서 가뜩이나 티켓링크 특혜를시비삼아오던 터.최근 경기도극장협회 명의의 공문내용을 통해 ‘티켓링크 설치극장에 한해 스크린쿼터 10일을 감경해주겠다’는 문화부의 입장을 확인한 경쟁업체들이 발끈했고,부랴부랴 협회가 결성되기에 이르렀다.티켓링크 이외의 시스템을 설치한 극장측도 거세게 반발하는 건 물론.이번에는 스크린쿼터문화연대도 성명서를 내는 등 문제제기하고 나섰다. 하지만 문제는,앞으로도 해결의 실마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문화부의 입장은 옹색하기만 하다.문화정책과에서는 “법규상 ‘전국규모’의 통합전산망 운영극장에 감경혜택을 주기로 돼있다.현재로선 전국통합망을 갖췄다할만한 시스템이 티켓링크뿐이기 때문”이라는 해명만 내놓을 뿐이다. 이야기는 다시 원점.“이래저래 눈치보며 통합시스템을 설치하지 않는 극장이 태반인 상황에서 이런 논의자체가 공염불”이라는 한숨도일리있다.전국 370개 극장 가운데 현재 통합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채 100여개가 안된다.“이해관계가 얽히지 않는 시민단체가 중재해 해결봐야 하지 않겠냐”는 자조섞인 지적이 점점 더 현실감있게 들리기 시작한다. 황수정기자
  • [여성 선언] 100인 위원회에 바란다

    운동사회 내에 뿌리깊은 여성차별과 그에 따른 성폭력 문제가 드디어 물밖으로 터져나왔다.‘운동사회 내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 위원회’가 지난 14일 인터넷 사이트 진보넷에 운동권 내에서 자행되어온성폭력 사례 16건을 가해자의 실명과 함께 공개함으로써 진보진영은물론 남성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 가운데 일부는 얼른 사과문을 발표하고 자숙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지만 대다수는 100인위의 공개에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다.이 일에 대해 토론장을 열어놓은 인터넷 사이트들에는 격렬한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막상 게시판에 들어가 보면 진보진영에 도덕적 타격을 입혀 정치비판을 못하게 하려는 국정원의 공작이라는 주장에서 정신병자 여성의 한풀이라는 주장까지,층위도 다양하고 황당함에 있어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비난들이 태반이다.하지만,그 가운데서도 새겨 들어야 할 비판들이 없지는 않다. 100인 위원회가 받는 가장 큰 비판은,공정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피해자의 진술만을 토대로 했다는 점과 실명을 공개해버림으로써단순고발자가 아니라 재판관의 역할을 함께 했다는 것,그리고 피해자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하여 가해자의 인권을 무시했다는 것 등이 그비판의 골자다.아닌게 아니라 가슴아픈 지적임에는 틀림없다.덧붙여,억압적이고 위선적인 한국의 성 문화 풍토상,남자들이 은밀한 곳,사적 공간에서 벌이는 그 어떤 성적 일탈이나 범죄도 남자가 그럴 수도 있는 일로 치부되고 넘어가지만,막상 이마에 성폭력이란 딱지를 붙이게 되면 사람들의 태도가 돌변하여 조리돌림을 하려고 덤비는 것이 현실이다.때문에,명백히 성범죄를 저지른 자도 막상 개인적인 층위에서는 사과를 하다가도 공개되고 나면 발뺌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이러한 상황에서,어떤 조정과정도 없이 실명 공개부터 해야 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막상 이 명단이 공개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들어가서 올라온 글을 읽어보고 있자니,발표된 사례들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고는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것들이며,이러한 극약처방이 아니고서는 남성사회에 고질적으로 만연한 여성 비하의식에 경종을 울리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공감이 너무나 절실하게 생겨난다.사례 가운데 내가 보기에 가장 문제적인 것들은 오히려,2차 가해자들의 문제라든가 소위경미한 성희롱들이기 때문이다.법정에 세우기에는 그 피해를 입증하기 어렵고,심지어 그 여자가 너무 별나서 문제도 아닌 것을 문제 삼는다고 말해지기 일쑤인 사항들,그러나 문제의식을 지니고 침해를 거부한 여성이 당하게 되는 정신적 테러는 훨씬 가혹한 그러한 일들 말이다.이러한 일들이야말로 남성 일반의 여성에 대한 차별하고 싶은욕망을 불식시키지 않는 한 뿌리뽑기 어려운 일들이며,훨씬 강하게비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라고 나는 본다. 다만,성폭력에 대한 여성계의 지나치게 전향적인 개념설정-여성이라는 성이 빌미가 되어 가해지는 모든 폭력을 총칭하는-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일반대중의 눈에 지나치게 과격하게 보인 점은 재고해 주었으면 한다.실제로 남성들도 강간이나 강제추행의 경우는 범죄가 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하지만 여성에 대한 오해와 여성을 제대로알려는 노력의 부족으로 말미암아 남성중심적으로 생각해서 저지르는 상징폭력이 강간 폭행 등의 실정법상 폭력보다 훨씬 심각하고,여성에게 더 많은 손상을 입히게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100인위의궁극적 목표가 남녀가 진정으로 서로를 동지적 관계로 존중하며 더불어 나아가는 사회라는 점이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에,100인위는 언어를 조금 더 섬세하게 구분하고,성폭력이 실제로 여성에게 어떤 손상을 입히는지를 남성들에게 계몽하려는 노력을 병행해 주기를 기대한다. 또한 100인위는 이번 공개가 조직의 논리에 희생당하는 개인으로서의 여성을 돕자고 시작한 일이라는 점을 유념하여,여성의 논리로 남성개인을 희생시키는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 주기 바란다.다만,폭로 이외의 다른 방법이라고는 없는 지금의 현실에서,100인위에 가해지는 어떤 비난이나,내부적으로 제기될 그 어떤 도덕적 반성과 고뇌라도 무릅쓰면서 계속적으로 명단공개를 해 주기를 더욱 간절히 바라 마지않는다.여기서 멈추게 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뿐이며,지금은 체면이나 교양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얻어맞는 여자는 소리를더 크게 질러야 살아남는 법이다. 노혜경 시인·부산대 강사
  • [부시시대 美國](5.끝) 사회전반 변화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보수적인 공화당 행정부의 출범은 진보적인민주당 8년 통치를 경험해온 미국 사회 전반에 이념면에서 적지 않은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행정부 주체가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전환된 것은 사회가치관 중심이 양당의 이념차이 만큼 이동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가치관,이념의 차이는 정책의 우선순위나 예산규모의 안배 등으로나타나지만 이는 변화를 거부하는 쪽에서의 반발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치 기준의 절대적인 척도의 변화는 국민들로서도 거부할수 없는 물결이다.이같은 절대척도를 변화시키는 권위를 가진 곳이바로 대법원이다.미국에서 대법원 판결은 사회의 가치관을 집약한 축소판이며 그 권한에 대해서도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플로리다주 선거혼란 과정을 결정적으로 매듭지은 연방대법원의 권위는 익히 알려졌지만 앞으로 나타날 사회변화의 바람 역시 바로대법원의 권위와 함께 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법원 내에서는 보수주의와 진보주의 성향은 플로리다주 수작업 검표에 대해 5대 4로 나뉜숫자에서 나타났듯 5대 4로 나뉘고 있다. 이들은 미국사회에서 언제나 ‘뜨거운 감자’격인 낙태문제를 비롯해 소수민족 우대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동성연애문제,연방주의,교회와 정치의 분리 등 5가지 문제에 언제나 미묘한 차이로 변별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균형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종신제인 대법관들의 은퇴와 그에 따른 후임 법관의 임명이다. 현재 연륜상으로 봐 차기 정부에서 은퇴할 것이 예상되는 대법관은올해 80세의 존 스티븐스와 76세의 대법원장 윌리엄 렌퀴스트이다. 벌써 은퇴를 작심,남편과 함께 애리조나주에서 만년생활을 준비하는70세의 산드라 오코너 대법관을 포함하면 3자리가 공석이 돼 부시 차기 대통령이 이 숫자만큼 새 대법관을 임명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스티븐스와 오코너는 여성의 권리신장을 측면에서 낙태에찬성해왔다. 반면 오코너는 소수민족 우대 정책,그리고 연방정부 확대에는 렌퀴스트 대법원장과 함께 반대해왔다. 스티븐스는 또 종교가 주정부나 연방정부에 개입하지 못하도록하는데 보루 역할을 해왔으며 낙태와 소수민족 우대정책에는 찬성해왔다. 이렇게 본다면 낙태에 관한한 2명의 찬성자가 물러나 여성단체에는비상이 걸렸고,소수민족 우대정책면에서도 2명의 반대자가 물러날 예정이다. 부시 임기내에 낙태와 어퍼머티브 액션에 관한한 대법원의 판결논쟁이 몇차례는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낙태반대주의자들 진영에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전통적으로 소수민족에 덜 우호적인 공화당 정부의 등장으로 소수민족들은 이미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흑인들의 부시에 대한 거부감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 기인한다.
  • [데스크시각] 아이비 리그로 가는 학생들

    ‘나는 조기유학 없이 아이비 리그로 간다’ 올봄 서울의 대원외국어고 학생인 이원표·함동윤 군이 함께 펴낸 책의 제목이다.저자 소개란에 이군은 미국의 컬럼비아대에,함군은 UC버클리대에 각각 합격했다고 써 있으니 이들은 지금쯤 자신들의 꿈인 아이비 리그의 명문대학에서 마음껏 공부하며 무한한 꿈을 펼치고 있을 것이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A부인은 외국어고 1학년인 딸애가 있다.이 딸아이의 꿈은 미국의 아이비 리그 대학으로 곧장 가는 것이다.어릴 때부터 똑똑한 아이였는데 스스로 그런 꿈을 키웠을 것이다.그런데 여기에는 미국생활을 한 아이 부모의 영향도 적지않게 작용했다.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 아이 아버지는 정말 ‘공부만 하는’ 미국 대학생들을 보고 놀랐다.그리고 우리 대학생들이,우리의 대학교육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비교가 돼 절망감을 느꼈다고 한다.이런 느낌이 암암리에 아이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전세계 38개국의 중2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수학·과학 성적평가에서 우리 아이들은 수학에서 세계 2위,과학 5위를 기록했으나 흥미도·성취도 등에서는 최하위권을 기록했다.특히 기억에 의존하는 문항은 정답률이 높은 반면 실험 설계,자료해석 등에서는 정답률이 낮았다.달달 외워서 답쓰는 것은 잘하는데 응용력을 요구하는 데는 자신이 없다는 말이다.또 입시 때문에 싫어하는 수학·과학을 억지로공부한다는 게 입증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입시공부는 학생 혼자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도 아니다.절반은 학부모 몫이다.A부인의 딸아이는 미국생활을 해 영어를 곧잘 한다.그러나지금도 소위 강남의 과외학원에 한달에 몇십만원을 내고 다닌다. 미국인 영어강사가 가르치는데 이런 아이들만 30명에서 많게는 50명씩모이는 학원이 곳곳에 있다고 한다.영어뿐이 아니다. 부작용이 없을 수 없다.일반 학생들과의 위화감도 있겠고 도피성 유학 시비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A부인은 “우리 대학의 질이 높고 입시제도가 안정적이면 왜 아이를 굳이 외국대학으로 보내겠느냐”고반문한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간 학생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창의력을 요구하는 리포트를 제대로 못쓰는 것이다. 미국 대학의 교육은 대부분 토론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 유학생들은 대개 꿀먹은 벙어리로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영어 탓도 있지만 더 크게는 토론 훈련이 안돼 있기 때문이다.이게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내일이면 대입수능점수가 발표된다.그리고 입시.합격하면 입시생들은 중1,길게는 초등학교 5,6년때부터 시작된 길고 긴 입시지옥의 터널을 벗어나 해방감을 만끽할 것이다.대학생활은 학문 연마를 위한새로운 출발점이 아니라 마치 최종 목표점 같아 이때부터 공부는 뒷전이다.학생도 학부모도 교수도 이걸 부인하지 않는다. 물론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긴 하다.하나 태반은 취직준비나 고시공부를 위한 것이다.서울대 대학원에 미달사태가 빚어졌다.지금 졸업하면 취직이 안되니까 휴학하고 군에 가는 학생 비율이 많게는 40%에달한다는 보도도 있다.당장 취직에 도움 안되는 기초과학,인문학 과목은 수강생이 없어 폐강위기에 몰린 대학이 허다하다. 이 상태로 간다면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잡는 것은 고사하고 점점 더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만 같다. 몇년 뒤 지금의 중고등·대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주인이 될 무렵.지금 우리가 겪는 이 교육의 황폐함이 ‘문화의 암흑시대’가 돼 우리의 발목을 조이는 족쇄로 나타나지 않을까 두렵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교육에 두어야 한다.교사,학교,우수한 교수에 대한 투자 없이 교육개혁은 요원하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으러 아이비 리그로 가는 학생들.공부보다는 다른 분야에 남다른 재능을 타고났는데도 억지로 입시공부에 매달려야하는 학생들.박봉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아이들 사교육비를 대야하는 학부모들.이들을 제자리에 돌려놓지 못하면 우리의 21세기 준비는 모두 공염불이다. 이기동 국제팀장 yeekd@
  • 내주 또 임시국회…행정공백 장기화 우려

    국회 파행으로 인한 국정공백 현상이 또다시 장기화되고 있다. 금융과 기업의 구조 조정,공공기업의 노사분규,의약 분쟁 등 국가적인 현안이 잔뜩 쌓여있는 상황이지만,이를 챙겨야 할 중앙 행정부처의 고위공무원들은 벌써 몇주째 국회에만 매달리고 있다.각 부처 장관·차관·실장·국장의 일정은 ‘국회 상임위 참석’ 혹은 ‘국회예결위 참석’으로만 메워진 지 오래다. 장관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국회에 참석해서 의원들과 정책을 놓고 질의답변을 주고받는다면 별문제다.그러나 아침부터 국회로 출근한 고위공직자들은 하루종일 대기만 하다가 돌아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난 7일 열린 예결특위.당초 대통령비서실 등 8개 기관에 대한 부별심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그러나 그에 앞서 종합정책질의를 하는과정에서 여야간에 말싸움이 벌어졌고,결국 회의가 중단됐다. 저녁 7시가 되어서야 회의가 재개됐지만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부별심사가 끝나자 시간은 자정을 넘었다.나머지 일정은 8일로 미뤄졌고대기하고 있던 국무총리실과 통일부,외교통상부의공무원 700명은 허탈하게 발길을 돌렸다.관청가에서는 “본회의가 공전되면 공무원 3,000명이,예결위가 공전되면 5,000명이 일손을 멈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처럼 고위공직자들이 국회에만 매달려 있으니 세종로 중앙청사와과천청사에 남아있는 공무원들도 일손을 놓기 일쑤다.일부 공무원은오전 내내 스포츠신문만 뒤적거리거나 컴퓨터를 켜놓고 뭔가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국회는 법정시한인 9일까지 예산을 처리하지 못하게 되자 다음주 임시국회를 열어 내년도 예산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여당은 16일까지야당은 23일까지 임시국회를 열자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1,2주동안은 정부의 일손놓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 파행으로 인한 국정 공백은 한두 차례 지적된 문제가 아니다. 국정보다는 정쟁에 몰두하는 의원들도 문제고,소신답변을 하지 못해부하직원의 답변서에만 매달리는 장관도 문제다. 답답하지만, 의원들의 행태는 가까운 시일 안에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또 공무원들도 과거의 습관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과거 홍순영(洪淳瑛)전외교통상부장관 등 일부 장관은 “알아서 답변할테니 실무직원은 국회에 나오지 말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그러나 그 때뿐이고 장관이 바뀌면 다시 옛날의 몰려오기 습성이 되풀이된다. 이도운기자 dawn@
  • 부시·고어 운명, 대법 판결이 좌우

    미대선 당락의 향배는 20일(한국시간 21일 오전) 예정된 플로리다주대법원의 판결로 큰 분수령을맞게 됐다.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는 18일 플로리다주정부에 의해 당선확정이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한발 앞서 법정공방으로 다시 브레이크가 걸렸다.부시후보는 17일 자정을 기해 마감된 부재자투표 집계를 합산한 결과 앨 고어 민주당 후보에 비해 총 930표 앞선 것으로 밝혀졌다. 플로리다주 정부의 캐서린 해리스 국무장관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17일 자정(한국시간 18일 오후 2시)까지 해외에서 들어온 부재자표를마감한 후 실시한 개표 결과 부시 후보는 1,380표,고어 후보는 750표를 각각 얻었다.부재자표를 제외한 상태에서 300표 앞서고 있던 부시후보는 630표를 추가,고어 후보와의 표차를 총 930표로 늘렸다. 부시후보측은 17일 오전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이 고어측이 요구한수검표 결과를 최종집계에 합산시켜달라는 청원을 기각함으로써 승리에 바짝 다가선듯했다.그러나 불과 6시간 뒤 주대법원이 18일로 예정된 주국무장관의 최종집계 발표를 유보시키는명령을 내림으로써 사태는 급반전했다. 20일 주대법원이 몇몇 카운티에서 계속되고 있는 수작업 재검표의합법성에 관한 판결을 내릴 때까지는 이러한 집계 결과를 확인할 수없다고 판결한 것이다.부시측에서는 한숨이 터져나왔고 고어진영은만세를 불렀다. 이후 애틀란타 연방제11순회항소법원이 부시측이 낸 수검표 중단 청원을 기각함으로써 또다시 부시측에 타격을 가했고 결국 이날 부시대 고어진영의 대결은 2 대 1로 고어측의 승리가 된 셈이다. 현재 최대의 쟁점은 팜비치 및 브로워드 카운티에서 진행되고 있고최대 인구의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가 20일부터 시작할 예정인 수작업 재검표의 결과가 최종집계에 포함될 것인지의 여부다.주대법원이그 합법성을 인정할 경우 고어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플로리다주의 선거에서 이긴 승자는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25명을 차지,538명의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함으로써 11일째 끌고있는 대통령선거의 최종 당선자로 확정된다. 부재자 투표를 포함한 최종 집계 결과 부시후보와의 격차가 930표로 더 벌어져 패색이 짙어진 고어진영은 20일로 예정된 주대법원의 수검표 포함여부 판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부시후보측은 이같은 사태반전에 거듭 수작업 검표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역공을 취하고 있다.부시 후보의 캐런 휴스 공보담당관은 17일 “수작업 재검표 과정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으며 민주당측이재개표 차원이 아니라 투표를 왜곡, 재창조하고 플로리다 유권자들의진정한 의도를 오산하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확고부동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날 부재자 투표 개표과정에서 약 1,400표가우편 소인이 찍히지 않았거나 서명 또는 봉투가 없다는 이유로 개표가 거부되는 사태가 발생해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지리한 법정공방과 부정시비 논란은 유권자들 사이에 ‘그만끝내자’는 분위기를 확산시켜 부시진영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지방공무원시험 자격제한 없애야”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지방직 공무원을 모집하고 있는 현 공무원 시험제도가 지역감정을 부추긴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 공무원 시험 공고를 낼 때 현 제도는‘공고일 현재 ○○시(도) 거주자에 한해 응시 가능하다’라는 식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이는 지역출신 인력를 뽑아 지역의 취업난 해소와 지방자치제의 정착을 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모집 방식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중 하나인 지역감정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실제 전남 구례와 경남 하동 사람들 같은 경우 서로 비슷한 지역을 생활권으로 두는 경우가 태반이다.이런 지역이 전국적으로 많다고 시험 관계자들은말한다. 일부러라도 타 지역과의 교류를 꾀해도 부족한 마당에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마산 중앙고시학원 김원규(金元圭)원장은 “시험의 정보를 얻으려는 눈치싸움이 치열하다”면서 “이와 관련,학생들의 스트레스도 상당할 것”이라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지방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본 사람들이라면 지방 한두곳을 전전하면서 시험을 치른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대구에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모씨(28)는 “집은 대구지만 앞으로 시험이 없을 것 같아 일단 주소를 경북으로 옮겨놨다”면서 “이번이 네번째다”고 말했다.그는 “서울처럼 제한을 해제해 공부에만 매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대구 한국공무원고시학원 배용구(裵龍球)원장은 “대구는 3년째 공채가 없어 학생들이 어느 지역으로 옮겨 시험을 보는 게 좋겠느냐는상담을 많이 한다”면서 “적어도 서울시와 함께 광역시에서만이라도 제한을 푸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대해 한 지자체 고시과 관계자는 “지역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각 지역의 의무와도 같다”면서 “만약 이런 경계를 없애버린다면 지방의 취업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수험생들이 시험을 좇아 지방을 전전하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임은 알고 있다”고 덧붙여 문제점이 있음을 시인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충무로 산책/ 양대 배급사 대결에 관객만 골탕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요즘 충무로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절로 떠오르는 속담이다.고래싸움의 불씨는 최근 동시에 개봉된 영화‘단적비연수’와 ‘리베라 메’.콕 꼬집어 말하면 싸움의 주체는 두영화의 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와 시네마서비스다. 충무로의 양대 배급사가 흥행스코어를 놓고 한판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바람에난감한 일들이 한둘이 아니다. 먼저 관객 스코어 ‘뻥튀기’ 홍보경쟁. 지난 11일 함께 개봉된 두영화들은 첫주말 서울관객 동원기록을 2만에서 많게는 4만명까지 부풀려 발표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두 영화의 싸움은 극장가 전반으로 불똥을 튀기는 중이다. 기자시사와 일반관객 프로모션 시사까지 끝낸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미루는속사정도 그때문이다.시네마서비스가 배급하는 ‘레인디어 게임’의경우.원래 10월 개봉예정이던 것이 ‘리베라 메’,‘프리퀀시’(25일개봉) 등 큰 덩치들에 밀려 내년 상반기로 무기연기됐다. 일본 코미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배급 큐브엔터테인먼트),‘베로니카-사랑의 전설’(패스21)이 극장을 못잡아 각각 다음달과 내년초로 개봉이 밀렸다.국내외 주요영화들의 배급을 틀어쥔 시네마서비스의 경우12월과 1월 ‘불후의 명작’ ‘순애보’ ‘하루’ 등의 한국영화들을잇따라 푼다. 그러면 중소배급업체들의 영화는 또 속수무책으로 밀려날 건 뻔하다. 멀티플렉스 극장시대에 스크린이 없어 영화가 간판을 못 거는 상황은 아무래도 아이러니다.그러나 힘있는 배급사가 스크린의 태반을 점령 해버리는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영문도 모르는 관객이 ‘골라보는 재미’를 포기하는 수밖에.업계의 블록버스터 콤플렉스 때문에 애꿎게 등이 터지는 ‘피해자’는 결국 관객들이다. 황수정기자
  • [해외 항일전적지를 찾아서] (15)러시아 포시에트·크라스키노

    대한매일은 중국에 이어 러시아에 남아있는 독립운동의 흔적을 찾아나선다.100여년전 대기근으로 발생한 한반도의 유민들은 국경지역인포시에트와 크라스키노 일대로 하나둘씩 이주해 농사를 지었다.이곳은 국권을 잃은 다음에는 무장독립운동가들의 활동거점이 됐다.독립운동가들은 일제 등을 피해 곧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 등 북쪽으로 이동했고,스보보드니를 거쳐 시베리아의 치타와 이르쿠츠크까지 수십만리길을 옮겨다녔다.독립운동가들이 걸은 형극의 길을 4회로나누어 싣는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소형승합차를 대절해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 쪽으로 달렸다.국경선인 두만강의 하산까지는 270㎞쯤.지리에 밝은 극동국립대의 송지나 교수(러시아 국적 동포)가 동행하는데도 태반이비포장도로인데다 검문이 심해 가는 데만 6시간이 걸렸다. 연해주의 남쪽인 포시에트만 해안가에 자리잡은 포시에트와 크라스키노는 블라디보스토크에 본격적인 한인사회가 형성되기 이전 국권회복 운동의 중심지였다.블라디보스토크가 애국계몽운동 위주로 나아간데 비해이곳은 무기를 든 무장투쟁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유인석(柳麟錫)·이범윤(李範允)·최재형(崔在亨)·안중근(安重根)의 투쟁이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취재팀을 태운 자동차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포구 위에 멈추었다.바로 포시에트였다.우리 선열들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던 이 곳을 땀으로 일궈 옥토로 바꿨다.그러나 현재는 그저 황량한 들판일 뿐이었다. 이곳 저곳을 둘러보아도 우리 독립군의 발자취는 아무 곳에도 남아있지 않았다.1936년 강제이주 열차에 실려 단 한 사람도 남김없이 중앙아시아로 끌려간 탓이었다.비록 70여년의 세월에 독립군의 흔적은 모두 사라졌지만 취재팀은 선열들이 겪은 어려움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고 그에 따라 절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취재팀은 다시 10여㎞쯤 동쪽으로 달려 크라스키노로 갔다.선열들이힘을 모아 의병을 일으켰던 곳이다.경사 없이 수평을 이루는 드넓은벌판이 누워 있는데 그 아래는 바다였다.“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있는 장소가 있어요.” 송지나 교수가 이끄는 대로 차를 몰고 표고 300m쯤 되는 고지로 올라갔다.십여분 뒤 정상에 오르니 하산 전투기념비가 서 있고 사방은 일망무제로 탁 트였다.정면 남쪽 수평의 벌판에앉은 것이 크라스키노의 중심지역으로 우리 선열들이 ‘상안치혜’라고 부르던 곳이고 그 앞은 포시에트만이었다.서쪽으로 나 있는 길은중국과의 국경지역인 훈춘으로 가는 도로였다.그리고 고지의 왼쪽 등뒤쯤에 부락 하나가 눈에 들어왔는데 그것이 우리 선열들의 ‘하안치혜’ 마을을 부숴버리고 새로 세웠다는 쭈가노프카촌이었다. 위정척사파의 거두로서 국내에서 의병을 일으켜 혁혁하게 싸웠던 유인석이 이 곳에 온 것은 1908년 8월.그는 이범윤과 최재형을 만나 연해주 의병의 정신적 중추가 되고,블라디보스토크로 진출해 십삼도의군(十三道義軍),성명회(聲明會),권업회(勸業會)의 최고 지도자로 활약했다.전(前) 러시아 공사 이범직의 아우였던 이범윤은 간도관리사로 북간도에 파견되어 항일운동을 전개하다가 러시아로 망명와서는의병대인 창의회(倡義會)를 조직했다. 최재형은 재정적 후원을 책임진 공로자였다.러시아군의 통역을 거쳐군납업으로 거부가 된 그는 재산을 모두 항일투쟁에 바쳤다. 수많은의병이 먹고 입고 훈련할 수 있는 힘은 모두 그에게서 나왔다.그는안타깝게도 1919년 4월 일본군에 의해 우수리스크에서 총살당했다. 안중근은 이범윤과 최재형이 만든 크라스키노 의병대를 지휘하여 국내 진공을 감행한 지휘관이었다.1980년 여름 그는 이 곳을 출발해 두만강을 건너 함경도로 진출해 경흥군에 주둔중인 일본군 수비대를 공격해 큰 전과를 올렸다.그러나 다음 전투에서 포로를 국제공법에 의해 석방한 일 때문에 참패를 당하고 거의 혈혈단신으로 돌아왔다.격렬한 비판을 받은 안중근은 1909년 3월 김기룡 강두찬 유치현 박봉석강기순 김백춘 등 동지들과 함께 단지혈맹(斷指血盟)을 맺고 몇달뒤하얼빈에서 그를 저격했다. 취재팀은 그런 저런 자료들을 손에 들고크라스키노 중심지를 이곳 저곳 돌아보다가 안중근의 일화를 감추고있는 하안치혜 마을로 향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이주정착했다는 쭈가노프가 마을의 강건너 앞쪽울창한 숲속에 전주들이 줄줄이 서 있는 곳이 바로 하안치혜였다.상수리나무와 졸참나무 들이 관목들과 뒤엉겨 있는 밀밀한 숲 속에 우물자리와 대저택이었음을 알려주는 담장과 벽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안중근이 독립정신을 불태우며 손가락을 끊었던 하안치혜 마을 역시 집터 몇곳만 남아있어 취재팀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취재팀은 몇시간 동안 그 곳에 머물면서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정신을되새긴 뒤 국경지역인 하산으로 향했다. 크라스키노 박재범기자 jaebum@. * 北·러 국경선 ‘하산' 새단장 한창.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선에 위치한 하산은 새단장이 한창이다.옛 역사 앞에 지어진 새 역사의 내부를 대대적으로 보수 중이다.하산은 경의선이 복원될 경우 북한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로 이어지는 관문이된다.러시아는 철의 실크로드가 개통될 것에 대비해 미리부터 준비에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산은 북한에서 가끔 3∼4량 짜리 열차가 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동네주민을 위해 하루 한번정도 열차가 운행되는 자그마한 도시이다.북한과 맞닿아 있는 데다 서쪽으로 40여㎞쯤 가면 중국 국경선이어서경계가 삼엄하다.외국인 출입은 물론,사진 촬영도 금지돼 있다. 두어차례 검문을 거쳐 하산에 도착,국경에서 다소 떨어진 언덕 위에서 망원렌즈로 두만강철교를 사진으로 담고 하산역 앞까지 내려와 역사를 찍는 순간 국경수비대 장교가 뛰어나와 필름을 빼앗았다. 그러나 이들 국경수비대 군인들도 한국에게는 좋은 인상을 지니고있었다.그 장교는 “남북철도가 이어지고 이곳 하산을 통해 각종화물이 시베리아까지 수송되면 남북한·러시아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산 최해국기자
  • 환경/ 국립공원구역 재조정

    *어떻게 바뀌나. 전국 20개 국립공원구역 재조정이 임박했다. 환경부는 다음달 초 환경부 담당 국·과장,주민 대표,환경단체 대표,시·도 환경국장,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교수 등으로 구성된 총괄협의회를 열어 새로운 공원구역을 확정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현재 시·도로부터 지역협의회 회의에서 마련된 조정안을접수 중이다.확정된 조정안은 내년 4월쯤 고시될 예정이다. 윤곽을 드러낸 조정안에 따르면 국립공원 총면적은 6,473㎢에서 6,722㎢로 249㎢(3.84%) 는다. 공원으로서 가치가 높은 자연보존지구는 553㎢에서 1,549㎢로 996㎢증가한다. 그러나 자연·밀집취락지구는 96㎢에서 57㎢로 39㎢,집단시설지구는27㎢에서 19㎢로 8㎢,자연환경지구는 5,797㎢에서 5,097㎢로 700㎢각각 감소한다.취락지구·집단시설지구·자연환경지구가 감소한 이유는 주민들의 생활 불편과 재산권 행사 제한을 완화하려는 것이다. 환경부의 공원구역 조정은 공원 경계부에 위치한 지역을 대상으로하되 ▲공원으로 보전할 가치가 적은 지역은 해제하고 ▲보전 가치가 큰 곳은 새로 공원구역에 편입시킨다는 기준 아래 실시되고 있다. 또 기존 취락지구를 5호(戶) 이상은 자연취락지구,20호 이상은 밀집취락지구로 세분하고,밀집취락지구에는 주유소·게임방·일반 학원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밀집취락지구에서는 단독·다세대 주택을 막론하고 재건축 때 건폐율 60% 이내에서 3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그러나 신·증축 때는 건폐율을 50% 이내로 제한했다. 국립공원은 자연보존지구·취락지구·집단시설지구·자연환경지구등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자연보존지구는 자연상태가 원시성을 띠고 있거나,야생 동·식물 또는 천연기념물이 있는 곳,그리고 경치가 아름다워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곳을 말한다. 취락지구는 농경지 또는 농·어민의 생활근거지,집단시설지구는 매표소·음식점·기념품점 등이 이미 들어선 곳을 가리킨다. 자연보존지구·취락지구·집단시설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나머지는 모두 자연환경지구로 분류된다.취락지구와 집단시설지구는 땅값이 좀나가는 대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자연보존지구와 자연환경지구는 1평이 300∼500원에 불과한임야가 태반이다. 이 가운데 주로 민원이 발생하는 곳은 주민들이 실제로 사는 취락지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공원구역을 조정하면서 공원구역에 편입된 사유지 1,323㎢와 사찰 소유 토지 317㎢ 등 모두 1,640㎢를 보상하는 데5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호영기자 alibaba@. *어느 곳에서 진통 심한가. 국립공원구역 조정이 가장 어려운 곳은 다도해·태안 등 해상국립공원과 설악산국립공원.공원구역으로 편입되면 규제가 잇따를 것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가 다른 곳보다 거세기 때문이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섬 전체를 공원구역으로 지정하되 읍·면사무소가 위치한 곳은 공원구역에서 제외해 달라는 민원이 많다. 주민들은 “도시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계획적으로 개발하겠다”면서 제외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공원구역의 경계부만 설정할 뿐,공원구역 내의 특정 지점만 제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태안해상국립공원은 갯벌을공원구역으로 편입하는 데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크다.공원구역으로 지정돼도 생업을 보장한다는 환경부의설명에도 불구하고,공원구역에 편입되면 이런저런 규제가 뒤따를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좀처럼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태안군 소원·근흥면 주민들은 지난 8월22일 “소원·근흥면 일대 갯벌 24㎢가 공원구역으로 확정되면 양식장을 조성하기 위해 말뚝을 박는 것조차 제한돼 생존권이 위협을 받는다”면서 반대투쟁위원회를만들어 반발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은 속초시 도문동 충혼비 근처 취수장∼설악산 입구의 도문교를 공원구역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구 때문에 조정이 쉽지않다. 쌍천(雙川)을 따라 줄지어 선 중도문1·2구,상도문 주변의 농지 소유주들이 특히 공원구역 조정을 반대하고 있다. 문호영기자. *환경부에 잇따르는 민원들. 9일 현재 국립공원구역 조정과 관련해 환경부에 접수된 민원은 모두 661건.유형별로는 ▲공원구역 지정 해제 요구 ▲공원구역 편입 반대 ▲자연보존지구 확대 반대 ▲자연·밀집취락지구 지정 반대 등으로구분된다.이유는 사유지를 공원구역으로 지정해서는 안된다는 것과국립공원으로 보전할 가치가 없다는 것.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거론한 곳도 많다. 공원구역 내 주민들의 요구는 전체 생계 터전인 공원 전체면적의 1. 8%에 불과한 농경지와 취락을 공원구역 지정에서 제외해 달라는 것. 또 면사무소 소재지 등 거점지역,해수욕장,해양수산부 장관이 지정한 1종 항구를 대상에서 빼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해수욕장과 1종 항구는 공원의 성격이 없으므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서는 곤란하며,지역의 센터 역할을 하는 곳까지 공원구역으로 묶어야 하느냐는 설명이다.나아가 면사무소 소재지,해수욕장,1종 항구를 공원구역으로 지정하더라도,건물 신·증축 등에서 공원구역이 아닌 곳과 똑같은 규제를 해 달라는 것이다. 주민들은 또 자신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없는 지역협의회 구성에도 불만을 갖고 있다.지역별로 10∼13명으로 구성된 지역협의회에 참여하는 주민 대표는 기껏 1∼2명.나머지는 지역의 환경단체 대표,교수,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지방자치단체 환경담당 공무원들이다.‘자연공원법 규제 완화 대책위원회’ 진선도(陳善堵·경남 거제시동부면 학동) 사무국장은 “지방자치단체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당연히 공원구역을 늘리려고 애쓰고 있으며,환경단체도 마찬가지”라면서 소수인 공원구역 내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없는 협의회의 의사결정구조를 비난했다.진 국장은 충남 태안반도 옆의 가의도의 경우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 ‘국립공원으로 존치할 가치가 없으므로 제외하라’고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남지역협의회에서 투표로 공원구역으로 지정하기로 전해졌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공원구역 재조정 때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앞으로 국립공원 훼손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진 국장은“주민들이 탐방객들이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리고,귀한 식물과 돌을 채취하는 행위를 방관해 국립공원이 황폐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주민들의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집회 등을 통해 공원구역 재조정의 부당성을 지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문호영기자.
  • [사설] 경제 불안심리 줄이려면

    그동안 위기설까지 불거져나온 우리 경제문제의 태반은 사실 현 상황보다는 앞으로 전개될 경제모습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다.한국은행 등 조사기관들은 ‘현재 경기는 상승중’이라고 진단하고 있으며 환율은 안정적이고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은 급증하는 등 주요 거시·실물지표상 큰 ‘위기 조짐’은 아직 없다.외국인들의 자금회수도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외국에서도 한국을 위기 상황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다만 우리 경제의 상황과 진로를 놓고 기업이나 국민들이 불안해하며 이것이 실물경제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게 문제다.‘잘못되면 위기가 재발하는’ 쪽으로 진전될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따라서 대통령까지 나서 경제를 다잡는 모습은 긍정적이다.각종 개혁과제를 점검하고 추진일정을 제시함으로써경제 주체들이 갖고 있는 경제의 앞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어느정도 씻을 수 있을 것이다.정부와 채권은행 역시 부실기업 정리방침을 밝히고 구체적인 퇴출기준을 마련한 것은 ‘문제는 부실기업’이라며 우량기업과의 한계를 명확히 그어 경제의 불투명성을 제거해줄수 있다. 다만 우리는 경제 불안의 실체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환란후 3년여가 흘렀지만 금융·기업의 구조조정은 아직 크게 이루어지지않았으며 앞으로 추진될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과 개인들이 갖는 불안감은 피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구조조정의 부작용인 금융경색·소비위축도 불가피하게 나타나고 있다.여기에다 벤처 붐이 주가 폭락과 함께 갑자기 식은 데다 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의 잇따른 해외매각실패와 정치파행 등의 악재가 모두 엉켜서 경제전망을 보다 비관론쪽으로 기울게 하고 있다.일부 여론 주도층들이 올들어 여러번에 걸쳐위기설을 제기,비관론 확산에 기여한 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무엇보다 국민들이 갖는 경제 불안감을 단기간 내에 최대한줄이는 것이 이른바 ‘위기’ 극복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기업·금융 구조조정 일정도 빨리 밝히고 그에 따라 강력히 추진하는 것이 그래서 필요하다.부실기업 퇴출 기준도 마련했으면 투명하게 집행해야 한다.과거 환란전 기아자동차처럼 부실기업 정리 문제가 정치문제화하지 않도록 도산을 처리하는 ‘특별재판소’ 설치도 검토할 만하다.또 장관 등 정부 당국자들은 대통령에게만 맡기지 말고적극적으로 나서 국민과의 대화 등으로 막연한 불안감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는 것이 시급하다.
  • 먹는 낙태약이 美대선 좌우?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지난달말 미 식품의약국(FDA)이 시판 승인한 먹는 낙태약 RU-486 논쟁이 미 대선에 새 변수로 등장했다.RU-486시판이 허용되면서 끓어오른 낙태반대 여론이 낙태 반대를 주장한 개혁당 팻 뷰캐넌과 녹색당 랠프 네이더의 지지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 더구나 낙태와 RU-486의 시판 허용은 당장 3일 시작되는 미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주요 의제로 거론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뷰캐넌과 네이더는 지금까지 1∼3%의 여론지지율을 보이며서 민주당 앨 고어,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었다. 그러나 낙태약 시판 허용 직후 뷰캐넌과 네이더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평소 지지율 3%대의 네이더는 1일 현재 4%로,1%에서 맴돌던 뷰캐넌도 2∼3%로 지지율이 뛰었다.(MSNBC-로이터 공동조사) 오차범위 내에서 승부가 엇갈리는 박빙의 판세에 개혁당과 녹색당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고어나 부시 어느 한쪽의 지지율을 잠식하는결과를 낳는다.네이더와 뷰캐넌의 지지율 상승이 고어와 부시 두 후보중 어느쪽 표를 잠식한 것인지는 두고볼 일이다. hay@
  • 朴智元장관 사퇴 이후의 정국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장관의 사퇴로 향후 대치정국이 어떤궤적을 그릴 지 주목되고 있다.민주당 서영훈(徐英勳) 대표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현 정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구상을 점검한다. ◆서영훈(徐英勳) 민주당 대표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사퇴한 마당에 더이상 야당도 국회를 외면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한다.박 전 장관 사퇴는 한빛은행 사건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위해 본인과 여권이 단호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므로 한나라당도즉각 국회로 복귀,민생현안 처리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이다. 한빛은행 사건을 보는 서 대표의 시각은 당내 동교동계보다는 보다‘객관적’이다.그는 외압 여부에 대해 그동안 구체적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투명하게 의혹이 밝혀지는 것이 중요하며,이를 위해 검찰의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박 전 장관의 사퇴는 이를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일 당 6역 회의를 주재한 서 대표의 표정은 비교적 홀가분했다.박 전 장관의 사퇴를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동교동계와는 한발 거리를 둔 자신의 ‘객관성’을 내비친 대목으로도 이해된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특별검사제는 공세를 위한 공세로 보고 있다.따라서 진상규명 이상의 ‘의도’를 담은 야당의 특검제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총선비용 실사개입 의혹에 대한공세 역시 같은 차원에서 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정치라는 것이 이런 쟁점을 해소하면 저런 쟁점이또 나오는 것 아니냐”고 말한 점도 이런 시각을 말해준다. 지난 18일 최고위원 워크숍과 19일 의원총회,그리고 20일 박 전 장관 사퇴를 거치면서 서 대표는 정국 수습에 대한 구상을 정리한 인상이다.이날 회의에서도 “한달 안에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정국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한빛은행 사건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로,실사개입 의혹이나 국회법 문제는 야당과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오는 25일 청와대 주례보고를 통해 종합적인 정국수습안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건의한 뒤 여야 중진회담을 공식 제의,야당과의대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복안이다. 진경호기자 jade@.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 박지원(朴智元)전 문화부장관의 사퇴 이후에도 대여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오히려 박 장관의 사퇴로 대여(對與)투쟁의 전의에 더욱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박 장관이 사퇴 기자회견을 가진 20일 당 지도부가 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이유로 특검제 도입과 박 전 장관의 출국금지·구속수사 등을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총재는 ‘21일 부산역 집회’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전 장관 한사람이 그 직을 물러났을 뿐 대통령과 정부는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성·시정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현정권이 끝내 오만과 독선의 길을 간다면 전면적인 대정권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박 전 장관의 사퇴는 여권의 진전된 태도로 볼 수 있지만,진실한 성의 표시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특검제 도입과 날치기 무효화 등 정국정상화를 위한 성의를 보이고 국민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언제든지 장외집회를 중단하고 국회로 들어갈 것”이라며 국회정상화의 전제조건을제시했다.또 “여당내에서 상당히 양식있는 목소리가 들려 오고 있다”며 “향후 여권의 움직임을 지켜보고자 한다”고 여권을 압박했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박 전 장관이 사퇴 표명 기자회견을 하면서도 지나치게 변명을 늘어놓고 야당을 공격하는 등 ‘뻔뻔한 모습’을 드러냈다”며 지도부의 불편한 심기를 대변했다. 이 총재는 또 향후 특검제 도입 등 대여 투쟁의 효율성을 높이고 여론의 지지세를 넓히기 위해 의약분업과 경제·수해 문제 등 민생 사안을 둘러싼 보폭도 넓혀나갈 방침이다.이를 위해 국회 정상화와는별도로 의약분업 관련 복지위,수해 관련 행자·건교·농수산위,경제관련 산자·정무·재경위 등에 대해서는 ‘전체회의’가 아닌 ‘간담회’ 형식으로 여야 협의의 장(場)에 참여키로 했다.당내 의약분업실태반이 의사협회와 약사회 등을 방문,간담회를 가진 것도 투쟁과민생을 병행한다는 복안에 따른 것이다. 부산 박찬구기자 ckpark@
  • [대한시론]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자

    사서삼경중 ‘대학(大學)’에서 ‘물유본말 사유종시(物有本末 事有終始)’를 인용하지 않아도 세상만사가 본질적인 것과 말단에 해당하는 본질에서 다소 거리가 먼 것이 있게 마련이고 먼저 해야 할 것,나중에 처리해야 할 것이 있어 이를 제대로 알고 실행한다면 일을 크게 그르칠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는 따지고 보면 모두 본말전도(本末顚倒)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해본다.본질은 잃어버리고 나서 오히려말미에 해당하는 사안을 붙들고 소란을 피우는 데 있다.우리나라 정치판에는 타협이 없으니 정치가 본질을 떠난지 이미 오래되었고,공무원에게서 봉사정신은 뒷전이고 권위만 앞세우니 본질을 상실했다 아니할 수 없고,종교인들이 재물에 눈이 어두우니 이 또한 알맹이없는빈껍질이다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로는 주객전도(主客顚倒),본말역전의 가장 심각한 부문이 우리의 교육현실이 아닌가 싶다.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인간은 누구에게나 태어나면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재능 혹은 재주를 갖고 태어났고,교육의 본질은 이러한 재능을 가능한 한 빨리 파악하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적성과 개성에 맞는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하여 이를 통해 자기실현과 함께 인류사회에 봉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데에 있다.따라서 13∼14년에 걸친 유치원,초등학교,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해서 수 없는 선택과 실패,그리고 시행착오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적성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우리의 교육 현실은 이러한 일련의 교육과정을 통해서 자기의 적성을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이 상급 학교에 진학할수록 더욱 낮아져서 최종적으로 대학을 지원하고 학과를 선택하는 데 있어 적성과는 아무 관계없이 수능점수로 응시 가능한 대학과 학과로 결정케 되니 교육의 본질을 이탈해도 크게 이탈해 있다 하겠다. 문제는 우리나라 초등교육이 본질에서 크게 벗어남에 따라 그 후유증이 매우 심각할 뿐더러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그나마 갖고있는 인적자원의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무엇보다도 우리의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심적 갈등과 좌절감을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교육자,교육관계 정책입안자,이를 공론화하고 보도하는 언론계,정치계 모두 수수방관하기에 너무도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다.이런 식으로 대학 문을 들어선 학생을 지도하고 가르쳐야 하는 대학이 그 본질을 지켜가기는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문제는 소위 명문대학에 갈수록 더더욱 심각하다.그 이유는 자기의적성과 동떨어진 학문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했을 확률이 명문대학일수록 더욱 높기 때문이다.따라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공에 대한 흥미를 갖지 못하고 학점 따기에 매달리기가 십상이니 질문이 없고,극히수동적일 뿐만 아니라 대학 4년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방황하다가 졸업하면 전공을 헌신짝 버리듯 내던지는 학생이 태반을 넘으니 이들에게서 창의성을 기대하고 노벨상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여곡절 끝에 교육부의 수장을 새로 모시게 되었다.교육학을 전공하신 분이니 교육의 본질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실 것으로 보고 한번 기대를 걸어본다.이번 기회에 본질에서 크게 이탈된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지금이라도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을 시작할 수 있기를바란다.우리의 자라나는 세대들을 내신성적,수능점수로 일렬로 세우는 교육에서 자기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도와주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이를 위해 초중등교육 현장에어떠한 변화가 우선 있어야 하는지,대학은 어떠한 노력을 시작해야하는지는 무엇이 본질에 해당하는지에 보다 큰 관심을 갖게되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본다.교육의 본질에 매달리는 모습을 이번교육부장관에게서는 보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백 성 기 포항공대 교수,포항가속기연구소장
  • 美, 인간배아 복제연구 지원

    [워싱턴 연합] 빌 클린턴대통령은 23일 과학자들이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 인간의 수정란을 연구하도록 허용하는 새로운 인간배아세포 복제 연구 지침을 발표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낙태반대론자와 종교계의 결사적인 반대를 무릅쓰고 승인한 새지침은 국립보건원(NIH)이 인간배아에서 추출한 간(幹)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 여부를 결정할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클린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새 조치를 둘러싼 논란을시인하면서도 “사람들이 선천적 기형에서 파킨슨병,각종 암,당뇨병,척추 장애에 이르기까지 이 연구로 받게 될 눈부신 혜택의 일부만 보게 돼도 미래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며 새 기준은 시험관 수정을 통해 얻은 배아에 한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인간배아에서 추출된 간세포가 당뇨나 알츠하이머병 등난치병 치료에 매우 귀중한 것이란 견해를 보이고 있으나 반대론자들은 간세포를 얻으려면 이미 수정된 인간배아를 파괴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연구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발언대] TV토론프로 진행자 균형감각 발휘해야

    요즘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이 부쩍 늘었다.세상살이에서 시시비비를 가릴일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일까. 얼마전 어느 TV 방송사에서 간판격인 토론프로그램의 진행자를 바꾸며 대대적으로 사전광고를 한 적이 있다.하지만 이토론 프로그램도 기존 프로그램보다 크게 나을 것이 없다. 특히 경제문제를다룬 내용에 가서는 재미는커녕 토론의 질이 형편없었다. 사회자의 본분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대변하는 일이다.그런데도 사회자가토론자에게 끌려다니며 토론 내용을 요약해 정리하는 데 급급하거나 무슨 대단한 특권이나 가진 것처럼 논쟁의 줄기를 툭툭 끊어 버리기도 한다. 특히 사회자는 서로 상반된 입장을 가진 토론자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며 논쟁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서로 싸울 때는 싸우게 하고 또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을 벌일 때는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해야하는데도 그런 임무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점차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시청자들은 다양한 정보와 시각을 시사토론을 통해서 얻고자 한다.그런 부분을염두에두고 토론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또 중립적인 위치에 서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의·주장을 은근슬쩍 드러내며 한쪽 토론자의 편들기에 나서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토론으로 나올 출연자도 마찬가지다.우선 특정 주제에 대해 권위있게 말할수 있는 전문가라야 한다.그런데도 주제와는 별 상관없이 자기 사설이나 늘어놓는 경우가 태반이다.출연자의 자질에도 문제가 있다.신문 스크랩 수준의상식을 가지고 말꼬리나 잡고 늘어지는 식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TV토론은 실력있는 토론자들의 진지함과 색깔있는 사회자의 솔직함이 어우러져야 시청자의 시선을 끌 수 있다.비윤리적인 애정행각이나 젊은 남녀의 삼각관계를 소재로 한 연속극보다도 재미없는 시사토론 프로그램들의 질적 향상이 있어야 하겠다. 권우상 부산시 북구 화명동
  • 앨런 키스 “외로운 레이스 이젠 끝”

    [워싱턴 연합]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전이 사실상 막을 내린 뒤에도‘낙태반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중도탈락을 거부해온 앨런 키스(49)전유엔 경제사회이사회대사가 26일 딕 체니 전국방장관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것을 계기로 외로운 레이스를 접었다.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전의 유일한 흑인후보였던 키스는 조지 W.부시 텍사스주 지사가 체니 전 장관을 러닝 메이트로 지명한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전 포기를 선언했다. 라디오 토크쇼 사회자로도 활동한 키스는 연방선거위원회(FEC)에 후보 지명전 철회 서류를 공식으로 제출하지는 않았으나 이날 스스로를 아직도 후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대답했다. 그는 낙태를 반대해온 체니 전 장관의 입장이 자신의 정책을 반영한다고 말하고 오는 30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시 지사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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