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태반
    2026-02-25
    검색기록 지우기
  • 고역
    2026-02-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45
  • “태반줄기세포 노인성치매 치료 효과”

    아직까지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고 있는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를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차의과학대 차바이오앤디오스텍 줄기세포연구소 문지숙 교수팀은 사람의 태반줄기세포를 이용한 노인성 치매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2년에 걸쳐 자연적으로 노인성 치매가 발생한 실험쥐에게 사람의 태반줄기세포를 직접 투입한 결과, 치매를 일으키는 물질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형성이 억제되었으며, 이에 따라 인지기능이 개선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지방줄기세포나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에서 인지기능이 개선됐다는 임상연구 보고는 있었지만 태반줄기세포로 치매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노인성 치매환자가 대뇌피질에서의 염증반응으로 인해 아밀로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축적되고, 신경세포가 파괴된다는 점에 착안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노인성 치매를 가진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태반줄기세포를, 다른 그룹에는 생리식염수를 투여했다. 그 결과, 태반줄기세포 그룹에서 뇌 속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억제되고 기억력이 완벽하게 회복됐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치매에 대한 태반줄기세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분당차병원 신경과 김현숙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자 임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연구에 사용된 태반줄기세포는 출산 후 탯줄과 함께 버려지는 태반에서 분리한 것으로, 제대혈의 1000배가 넘는 중간엽 줄기세포를 가졌으며, 면역거부반응 가능성이 낮고 성체줄기세포에 비해 줄기세포의 농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노화신경생물학지’(Neurobiology of Aging) 최근호에 실렸다. 문 교수는 “현재 노인성 치매뿐 아니라 쥐를 모델로 자연적인 노화로 발생하는 인지기능 손상을 회복시키는 연구와 함께 파킨슨과 뇌졸중 등 다른 뇌질환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대 잇는 명품 풀빵장수의 ‘명품’ 신념

    “우리 누가 더 불행한지 내기할래요?” “누가 더 불행한 걸 가지고 내기를 해?” “사람들 많이 하잖아요. 난 이러이러해서 슬퍼. 그러면 야, 나는 더한 일도 있었는데 말야 어쩌고 그러니까 내가 더 불행해. 그러면 다시 옆에서 듣던 사람이 난 이런 일도 있었다구 하면서 서로의 불행을 나누고, 위안을 얻고. 술자리의 태반이 그런 거 아니에요?”(134쪽) 소설가 김학찬(30)의 청춘은 스스로의 불행을 자조하며 서로를 위무하는 세대다. 아등바등 대학에 가 봤자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없다. 안정적인 삶을 위해 고시에 매달리지만 합격도 없다. 가진 거라고는 갚지 못한 은행 빚뿐. 이러니 외칠 수밖에 없다. “자, 건배.” ‘풀빵이 어때서?’(창비 펴냄)의 주인공은 풀빵 장수다. 아버지는 평생 붕어빵을 구워 온 붕어빵 명인이다. 주인공은 “가업을 잇는다”며 대학에 가지 않고 기꺼이 붕어빵 장수가 된다. 정규직이 되려고 애쓰는 대다수의 젊은이와는 다르다.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 과장되더라도 신념을 갖고 자기를 건강하게 밀고 나가는 인물의 얘기를 하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붕어빵을 구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인공은 군 생활을 ‘붕어빵병’으로 보낸다. 좋아하고 잘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억지로 하는 일이 되면서 천직으로 여겼던 붕어빵 장사에 학을 뗀다. 작품의 묘사는 압축적이지만 몇 가지 선택지만을 강요하는 사회의 폭력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제대 후 일본으로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다코야키를 접한 주인공은 다코야키 유학길에 오른다. 아버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걸어 재촉한다. “아들아, 나와 붕어빵은 너를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어. 어서 귀순하거라.” 붕어빵과 다코야키 사이를 줄타기하는 주인공은 자발적 탈락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저울질하는 대신 어떤 꿈이 더 가치 있는지를 고민하는 자아다. 작품은 “자신의 처지를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 덤덤한 적극성과 타인에 대한 은근한 연대감을 두루 갖추고 있어 새로운 사회적 자아의 탄생을 예감하게 한다”는 평과 함께 제6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사설] ‘윤창중 추문’ 사과, 공직기강 다잡는 계기돼야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취임 78일 만에 대통령의 사과를 들어야 하는 국민의 심정은 참담하다. 성추행 의혹사건 자체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이를 처리하는 청와대의 업무능력은 미숙함을 넘어 총체적 ‘무능력’ 수준이라고밖에 할 수 없으니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난맥상을 해결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사태를 이 지경까지 키운 책임의 태반은 청와대 참모들에게 있다. 사건의 실체는 가려진 채 일방적인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 민정수석실은 윤 전 대변인을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귀국 경위조차 명쾌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윤 전 대변인에 대한 귀국종용설에 대해 민정수석실은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하는가 하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외교적 파장은 없을 것이라는 식의 엉뚱한 답변을 늘어놓고 있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도 시원치 않을 판에 핵심참모라는 이들이 따로 놀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 참모들 간의 책임 공방을 보면 이들이 최소한의 기본적인 공인의식이나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다. 윤 전 대변인이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고위 공직을 감당할 만한 능력과 자질이 있는가 하는 문제 제기는 진작부터 있었다. 그는 엊그제 기자회견에서 인턴 여직원의 허리를 툭 쳤고, 호텔 객실에서는 속옷차림이었다고 해명했으나 하루 만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귀국 당일 이뤄진 민정수석실 조사에서는 속옷차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건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피해 인턴 직원을 찾아가 사건 무마를 시도했던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국민을 이렇게 우롱해도 되는 것인가. 청와대와 사정당국은 ‘윤창중 추문’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해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피해 인턴 직원과 같은 방을 쓰던 주미 한국문화원 여직원이 워싱턴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으면 성추행 의혹은 영원히 묻혔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대통령 방미 행사 직후에 그만둘 예정이었다고는 하나 이번 사건으로 어떤 불이익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윤창중의 인턴녀’ 등의 제목으로 인턴 직원의 신상명세가 돌아다니고 있다. 엉뚱한 여성의 사진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국가적으로 수치스러운 사건에 기름을 붓는 관음증적 행태는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 ‘윤창중 추문’과 청와대의 허술한 대응은 국민에게 이중삼중의 충격을 안겨줬다. 공직기강을 다잡아야 한다. 박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한치의 잘못이라도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추상같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지적받아온 박대통령 ‘특유의’ 인사 스타일도 이제는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때가 됐다.
  • 존재감 없는 제1야당

    127명의 국회의원을 가진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체면은 물론 존재감마저 잃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에 몰렸는데 당 혁신을 통한 해결책은 찾지 않고 이전투구에만 골몰한다는 게 더 큰 문제다. 4·24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국회의원 3곳을 포함해 군수 2곳, 광역의원 4곳, 기초의원 3곳 등 전국 12곳의 선거구에서 치러진 재·보선에서 단 1명의 당선인도 내지 못했다. 12곳 가운데 후보를 낸 6곳에서 모두 졌다. 까닭에 박근혜정부에 경종을 울리자는 민주당의 선거전 캐치프레이즈가 오히려 민주당에 경종을 울렸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물론 이번 국회의원 지역 3곳 가운데 2곳은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됐던 곳이라 이번 재·보선이 민주당에는 쉽지 않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힘든 지역이고 지역구의 연고가 부족하면 선거운동이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지역구민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악수하는 것조차 낯설어 하는 후보가 태반이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도부의 전략 부재, 당의 지원 부족, 후보자들의 열의 부족으로 인해 지난해 4·11 총선, 18대 대선에 이어 4·24재·보선까지 연이어 참패했다는 것이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25일 “이번 재·보선에서 민심의 자리에 민주당이 앉을 자리는 없었다고 하는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5·4전당대회에서 새 리더십을 세워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에는 존재감 있는 민주당이 민심 속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5·4 전대마저 계파 간의 갈등과 대결로 얼룩지고 있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범주류측 강기정, 이용섭 후보는 대의원 배심원제를 통해 28일까지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여론조사기관이 표본 추출한 300∼500명의 대의원이 배심원단으로 참석한 가운데 두 후보의 정견발표와 토론회를 거쳐 배심원 투표로 현장에서 단일 후보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앞서고 있는 비주류측 김한길 후보에 맞서기 위한 주류측의 명분 없는 단일화라는 비판은 물론이고 불법 선거운동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성균관 스캔들/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성균관 스캔들/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한국 유림의 수장’인 최근덕 성균관장이 결국 구속 수감됐다. 오랫동안 종교를 담당해 왔던 기자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른바 ‘7대 종단’의 현직 수장이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그것도 국고보조금 유용 지시와 공금 유용 혐의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지난 2010년 화제의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타이틀을 놓고 당시 최 관장이 했던 말을 떠올리자니 실소마저 나온다. ‘우리 전통사회 유일한 국립대학이며 국가를 경영한 인재를 양성한 성균관에 왜 스캔들이란 이름을 붙이느냐’고 항의했던 최 관장이다. 최 관장의 구속 사태를 살펴보면 일단 내부 갈등의 소산으로 보인다. 최 관장은 잘 알려졌듯이 최장수 성균관장이다. 지난 1994∼98년 관장직을 맡은 데 이어 2003년 이후 지금까지 관장직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 잇따른 연임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인사들이 문제 제기를 해왔던 터다. 실제로 지난해 부관장이 자금 유용 사실을 들어 최 관장을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고 이번 사태도 그 연장선상에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혐의는 법정에서 가리겠지만 최 관장은 어떤 식으로든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 관장의 구속으로 사회 일반이 종교계를 보는 시선은 한층 더 삐딱해질 전망이다. 항간에 떠도는 말이 괜한 게 아닐 듯싶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한다’는 비아냥조의 쑤군거림 말이다.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내분과 분열만 해도 대표회장 선거 과정에서 이어졌던 금권타락 선거가 원인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백양사 승려 도박’사태 이후 이어졌던 불교계의 은처승이며 룸살롱 출입 승려들에 대한 의혹 제기가 여전히 무성하다. 세상에 흠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김수환 추기경만 해도 독재정권을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도마에 오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부정적 태도를 보여 배신자라는 눈총을 받았고, 서울대교구장 은퇴 후 구설수에 올랐다. ‘가난한 사람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천명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예외는 아니다. 1970∼80년대 군사정권이 정권 반대자들을 탄압해 3만여명이 실종·살해된 이른바 ‘더러운 전쟁’에서 당시 아르헨티나 예수회 총장이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군에 끌려가 고문당한 사제들을 방조해 인권단체들로부터 고발당했다. 지금 전국 선방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기치를 걸고 뼈를 깎는 수행에 매진하는 부처님 제자들이 넘쳐난다. ‘수고하고 짐진 자들아 나를 따르라’고 외쳤던 예수님의 뜻을 따라 청빈한 사목과 나눔의 봉사에 목숨을 거는 목회자와 사제들이 부지기수다. ‘종교는 인류가 가진 최고의 도덕률’이라는 믿음 아래 ‘빛과 소금’이 되려는 일반의 신도도 태반이다. 그래서 종교 지도자들은 더욱 떳떳해야 한다. ‘조고각하’(照顧脚下·머리 숙여 자신의 발밑을 살핀다)라는 좋은 경계도 있지 않은가. 이제 ‘성균관 스캔들’같은 참사가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kimus@seoul.co.kr
  • ‘용산개발 꿈’ 사실상 좌초… 분노의 서부이촌동 가보니

    ‘용산개발 꿈’ 사실상 좌초… 분노의 서부이촌동 가보니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무산이 사실상 확정된 다음 날인 9일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은 침울한 분위기였다. 골목엔 ‘단계 개발 2020년 보상 웬말이냐’, ‘통합개발 포기하고 주민고통 배상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갑자기 몰아친 강풍에 찢어질 듯한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개발사업 좌초 소식에 반발이 가장 큰 사람들은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을 묶는 통합개발에 찬성해 온 주민들이었다. 개발 찬성 주민 모임인 ‘11개 구역 동의자대책협의회’ 측은 코레일과 시행사 드림허브, 서울시 등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김재철 협의회 총무는 “2300여 가구 중 약 1250가구가 2011년 당시 평균 3억 5000만원 정도 대출을 받았는데 사업이 지연되면서 이자를 내기 위해 또 대출을 받고 있다”면서 “2007년 이후 원리금 상환을 못해 110여채가 경매로 넘어갔고 지금도 15건에 대해 경매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한우리 관계자는 “가구당 보통 8000만원에서 1억원, 많게는 3억원까지 손해를 본 사람도 있어 소송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개발을 반대해 온 주민들은 두 손 들어 환영했다. 이촌동 시범아파트 자치위원회 관계자는 “개발사업 청산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곧 내걸 예정”이라면서 “서둘러 도시개발구역을 해제해 그동안 묶여 있던 주민들의 재산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 한복판에서 도시개발법을 근거로 주민들을 강제수용하려 한 것부터 잘못”이라고 했다. 6년간의 재개발 논란 속에 동네는 이미 황폐해진 상태였다. 골목 상점 중 태반이 빛바랜 간판만 남은 채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B공인중개사무소 임현택(48) 대표는 “사업구역에 편입된 2007년 8월 말 이후 부동산 거래가 끊겨 상권이 완전히 죽었다”면서 “인근 부동산 23곳 중 20곳이 문을 닫았고 철도정비창과 우편집중국이 옮겨 가면서 식당도 대부분 망했다”고 전했다. 이사를 오는 사람도 나가는 사람도 없었다. 인테리어 가게부터 열쇠집, 가구점 등도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35년간 붙박이가구점을 해온 조모(59·여)씨는 “보상이 나온다고 해서 장사도 못 접고 집 담보로 1억 8000만원이나 대출을 받아 근근이 버텼는데 이렇게 되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개발을 놓고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찢어진 이웃이다. 30년 넘게 이곳에서 열쇠가게를 운영해 온 전병융(55)씨는 “이곳 주민들 대부분 20~30년간 살아온 토박이라 서로 형님 아우, 언니 동생하던 사이였다”면서 “개발에 대한 입장차 때문에 서로 인사는커녕 삿대질과 폭행으로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동네 분위기가 살벌해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지슬과 욱일승천기/박찬구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지슬과 욱일승천기/박찬구 정치부장

    ‘지슬’을 보는 내내 참담하고, 쓰렸다. 소설가 윤대녕이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에서, 도륙된 4·3의 혼령을 찾아 나서던 장면이 스쳤다. 잔인하고 처참한 4월, 잔상은 길었다. 소극장의 불이 켜졌다. 20대, 30대 관람객이 주섬주섬 일어섰다. 손수건으로 눈을 훔치는 젊은 여성, 충격 받은 듯 날 선 눈빛의 20대 청년, 앞열과 뒷열의 태반이었다. 의외였다. 어찌 보면 ‘빨갱이 시대’, 우리 현대사의 암운은 그들의 짐이 아닐 터였다. 그래도 그들은 우리 현대사의 상흔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주시하고 있었다.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에 나치 거수경례를 합성한 대학생들의 사진이 인터넷에 나돈 건 그로부터 며칠 뒤였다. 안쓰러움을 넘어 섬뜩했다. 의도했든, 우연이었든, 무엇이 그들을 군국주의와 파시즘의 광기에 몰입하게 했을까. 사레 들린 듯 낯설고 소름이 돋았다. 때로는 결기로, 때로는 광기로 현대사를 독해하는 비슷한 또래의 얼굴들이 오래도록 겹쳤다. 개인과 집단의 취향이나 편향에 따라 근현대사를 달리 해석한다고 해서, 해묵은 시시비비를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파주 어느 출판사의 실장이 전하길, 20대 직원에게 6·25전쟁이 언제 있었던 일이냐고 농 삼아 물었더니, 그 직원이 고개를 갸웃하며 “1970년대 아닌가요” 그랬단다. 역사 서적을 전문으로 펴내는 출판사라니 낭패감은 더했다. 어디서부터일까, 길어야 100년 안팎을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의 근현대사가 젊은 세대에게 방치된 것이. 물론 근현대사는 민감한 현재진행형이다. 친일과 좌우대립, 동족상잔, 쿠데타, 독재, 유신…. 그 뿌리가 생생히 이어지고 있고, 그 직계가 여전히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대선도 현대사 논쟁으로 요동을 치지 않았던가. 연좌니 부관참시니, 새삼 거론하지는 않으려 한다. 꺼림칙한 건, 그러한 연유로 자라나는 세대가 역사의 몰가치성과 망각에 빠지는 건 아닌지, 치부를 감추고 오욕을 덮기 위해 제도적으로 자라나는 세대에게서 역사를 떼어놓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11월 치르는 2014학년도 대학 수능부터는 2005~2013학년도의 7차 교육과정 때 채택된 ‘국사’와 ‘한국 근현대사’ 과목이 ‘한국사’ 하나로 합쳐친다. 탐구영역 선택과목도 3개에서 2개로 줄었다. 지난해까지는 ‘한국 근현대사’ 과목의 선택률이 사회탐구 영역 11개 과목 가운데 세번째 정도 됐다는 게 교육 현장의 전언이다. 하지만 올해 수능부터는 선택과목 수가 줄어든 데다 한국사 전체를 공부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역사 과목이 홀대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중국 동북공정의 이론적 근거는 일제의 식민사관이다. 한민족의 활동 영역을 한반도 내로 축소시켜 민족 정기를 말살하려 한 식민사관을 빌미로 중국이 우리 조상의 북방 영토를 넘보고 있다. 역사는 영토이며, 자산이고, 정신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독일에서 우선 배울 것이 언론에서 떠드는 중견기업 육성이나 선진 정치, 국가 발전 모델은 아닌 듯하다. 가까운 역사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후손들에게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그들의 인문학적 깊이와 통찰을 새겨야 한다. ‘창조’든 ‘혁신’이든 과거를 덮고 역사를 경시해서야 한바탕 소동에 허공의 모래성 아니겠는가. ckpark@seoul.co.kr
  • 산업폐기물 넘쳐나던 ‘쓰레기섬’의 대변신

    산업폐기물 넘쳐나던 ‘쓰레기섬’의 대변신

    해외 일류 작가의 일류 건축을 비싼 돈 들여 기필코 들여오고야 마는데,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장님과 사장님은 으쓱으쓱하시는데, 안타깝게도 평은 안 좋은 경우가 태반이다. 돈 들였으니 폼은 나는데, 수근거림은 잦아들지 않는다. 그래서 공공미술에 관심있다면, 이 책은 꼭 읽어볼 만하다. ‘예술의 섬 나오시마’(안도 다다오 등 지음, 박누리 옮김, 마로니에북스 펴냄)다. 나오시마는 일본 세토나이카이 - 일본의 가장 큰 섬 혼슈와 그 아래 2개 섬 사이의 내해 - 에 있는 작은 섬이다. 둘레 16㎞에 인구는 고작 3300명 수준이다. 바닷가를 따라 공업지대가 발달하다 보니 지독한 산업폐기물과 환경오염에 시달렸다. 한때 주민 수가 200명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이걸 후쿠다케 소이치로 베네세그룹 회장이 뒤집었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를 끌어들여 1992년 미술관과 호텔을 결합시킨 베네세하우스를 열었다. 이어 1997년 섬마을 자체를 변화시키는 이에(家)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04년 그 유명한 지추(地中)미술관을 열었다. 지추미술관이 서양미술의 정수라면, 동양미술의 정수는 무엇일까 고민하다 2010년 이우환미술관까지 열었다. 노력은 이웃 섬으로 번졌다. 20세기 초부터 폐허로 남아 있던 이누지마 섬의 구리제련소는 세이렌쇼미술관으로 바뀌었고, 16년 동안 산업폐기물 불법투기장이었던 테시마 섬에는 2010년 테시마미술관이 들어섰다. 사람들이 열광하자 2010년 7월 19일 이들 섬을 다 묶어 ‘세토우치 국제예술제’를 열었다. 그 과정을 후쿠다케 회장에서부터 참여한 예술가들까지 모두 글로 썼다. 여기서 잠깐. 업적에 목마른 사람들의 관심은 딱 하나다. 세토우치 예술제에 “105일 동안 95만명이 다녀갔다.” 벤치마킹에 나선다. 그런데 진짜 벤치마킹 대상은 “기업활동의 목적은 문화여야 하고, 경제는 문화에 종속되어야 한다”는 후쿠다케 회장의 ‘공익 자본주의’ 정신 아닐까. 얼마 전 건축계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상을 일본인이 6번째로 수상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작가 건물이 요란뻑적지근하던가? 공공미술에서 중요한 건 돈, 장식, 껍데기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 그 태도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남들이 좋다는 거 애써 돈 들여 쫓아다니기보다 지금 우리 현실에 대한 감수성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이 해설을 붙였고, 부록에는 여행 정보도 실었다. 1만 8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저체중아 안낳으려면 임신 중 이것 줄여라”

    임신 중 카페인 섭취가 임신기간과 저체중아 출산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메디컬 뉴스 투데이에 최근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 살그렌스카대학 병원 연구진은 노르웨이 보건원과 함께 카페인 섭취가 임신중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임신여성 6만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식습관과 출산정보를 분석했다. 임신기간 산모의 영양섭취는 매우 중요하며 특히 일부 식품은 산모의 건강과 태아에 해로울 수 있다. 특히 카페인은 영양분이나 산소 처럼 태반장벽을 통과할 수 있어 태아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다. 연구를 이끈 살그렌스카대학 병원 베르나 셍필(Verena Sengpiel) 박사는 임신기간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커피 2잔 이상이면 임신기간에 비해 저체중아를 출산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일반사이즈 커피 한잔은 약 90~200mg의 카페인이 포함돼 있다. 100mg의 카페인 섭취는 출산아 체중을 약 21~28g 감소시키고 임신기간은 5시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커피는 똑같이 100mg의 카페인을 섭취해도 임신기간이 8시간 느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이 커피 자체의 문제인지 개인의 체질적인 문제인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여성은 하루에 카페인 300mg 이상을 섭취하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
  • “낙태 원하는 여자는 없어”… 수술대 위 그녀들 ‘인권’은 없었다

    “낙태 원하는 여자는 없어”… 수술대 위 그녀들 ‘인권’은 없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이었던 것 같아요. 낙태(落胎)를 하고 싶은 여자는 아무도 없어요.” 25명의 여성이 지난달 20일 출간된 ‘있잖아…나, 낙태했어’(한국여성민우회 지음)에서 마음 한구석에 숨겨놨던 쓰라린 기억을 끄집어냈다. 어렵게 용기를 낸 이유는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꾸밈없이 말하고 싶어서다. 한국에서 낙태는 객(客)들의 논란거리다. 사회가 강요한 ‘주홍글씨’ 탓에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윤리나 생명과 결부된 주제이기에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태아도 생명이냐, 그럼 몇 주째부터 인간이냐, 그렇다면 낙태는 살인이냐로 이어지는…. 하지만 여성들은 ‘낙태 찬반론’에만 매몰되지는 말아 달라고 외친다. 이들은 “낙태에 대한 논의는 본질적으로 한 인간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여성에게 있어 출산에 대한 결정은 곧 인생에 대한 결정과 동등한 무게라는 얘기다. 낙태를 하고 싶어서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육체적 고통에 정서적 악영향까지 있어 모두들 수술을 망설였다. 그리고 그 기억은 여전히 여자들을 옥죄고 있다. 미영(40대 초반·학원 강사)씨는 낙태의 기억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아기를 죽였다는 죄책감 있잖아요.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그게 떠올라요. ‘내가 죄를 지어서 벌을 받는구나’ 하는 느낌? 아마 죽을 때까지 안 잊히겠죠.” 대학교 1학년 때 아이를 지운 윤정(20대 후반·사무직)씨도 고통 속에 산다. “기억이 없어지지도, 지워지지도 않아요. 수치심, 분노, 죄책감 같은 오만 감정이 합쳐진 채 계속 가는 것 같아요. 몸이 기억을 하고요. 시간이 약이란 말이 여기엔 안 통해요.” 그러나 여자들은 수술대에 올랐고, 지금도 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가임기(15~44세)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11년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 1000명당 낙태 건수를 뜻하는 ‘임신중절률’은 2010년 15.8건이었다. 당시 가임기 여성 수(약 1071만명)를 고려하면 그해 약 17만명의 태아가 세상 빛을 못 보고 목숨을 잃은 셈이다. 낙태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모자보건법 제14조에 따라 ▲유전적 장애나 전염성 질환 ▲강간, 준강간에 의한 임신 ▲혈족, 인척 간 임신 ▲임신부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한해 임신 24주까지만 낙태가 허용된다. 낙태를 하면 여성과 의료진 모두 처벌받는다. 그러나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은 “낙태 수술을 안 한다는 병원은 한 곳도 없더라”고 말했다. 낙태를 범죄화한다고 해서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비싼 값에 은밀하고 위험하게 수술받는다고도 했다. 은미(30대 후반·회사원)씨에게 그날 산부인과에서의 기억은 끔찍할 만큼 또렷하다. 떠올리지 않으려 발버둥칠수록 악몽 같은 기억이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그녀에게 꽂히는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의사의 사소한 손짓에도 위축됐다. “전신 마취 주사를 맞고 다리를 벌린 채 누워 있는 상황이 끔찍했어요. 혹시 마취가 깰까 봐 그랬는지 팔다리를 묶었는데, 무슨 개구리 해부하듯이…. 되게 치욕스러웠어요.” 낙태하는 여자는 철저히 ‘을’(乙)이다. 수현(30대 후반·번역가)씨는 “병원은 돈벌이로 생각하는지 부르는 게 값이었어요. 그러면서도 귀찮은 일을 처리한다는 듯 티를 내는데 정말 그렇게 치욕적일 수가 없었어요”라고 회상했다. 혜진(40대 초반·운동선수)씨는 “의사가 ‘애가 잘 서는 몸이면 조심해야지’라는 거예요. 내가 무슨 섹스에 환장한 여자인 것처럼 야단을 쳤어요.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화가 나더라고요. 내가 공짜로 수술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라고 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왜 낙태를 결심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낙태를 ‘성적 방종’의 결과물로 치부하지만 전체 낙태의 57%는 기혼자 차지다. 많은 기혼자가 양육에 들어가는 돈을 감당하기 어려워 수술을 결심했다. 희영(40대 중반·사무직)씨는 연년생 두 자녀에 이어 생긴 셋째 아이를 지웠다. “보육료, 기저귀, 분유 등에 매월 250만원이 들었어요. 일 때문에 아이들을 다른 사람 손에 맡겼는데 그것도 마음 아팠고요. 경제적으로도 타격이 있어서 난감했죠.” 유진(30대 후반·주부)씨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한 달에 300만~400만원을 버는데 애들 두 명도 감당하기 버거웠다”면서 “세 명까지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킬 자신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혼 여성들은 아기를 가진 ‘처녀’에게 쏟아질 수군거림이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민정(30대 초반·학원 강사)씨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저히 임신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결혼 전에도 섹스를 해요. 임신한 사람이 특별히 헤프거나 문란하게 산 건 아닌데 미혼이 임신을 하면 죄의식을 갖게 한단 말이죠. 성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이고 변태적이다 보니까 임신했다고 하면 ‘그동안 얼마나 섹스를 한 거야?’ 이렇게 보잖아요.” ‘아비 없는 자식’으로 손가락질받으며 자랄 아이 걱정도 있었다. 혜란(40대 중반·공무원)씨는 “아기는 누구라도 소중하다는 인식이 있으면 누가 수술을 하겠어요. 우리 사회는 아이 부모가 누군지, 어떻게 임신했는지, 혼인 여부, 성적 취향, 학력 등등에 따라 태어나면서부터 차별을 하잖아요”라고 꼬집었다. 정민(40대 중반·사무직)씨도 “인프라도 없고 미혼모에 대한 의식 변화도 없이 무조건 낳으라고만 하면 어떡해요”라면서 “그건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무책임하고 잔인한 말”이라고 했다. 성에 대한 보수적인 사회 인식과 실체가 없는 성교육(피임법)이 낙태를 양산하기도 한다. 결혼 전 낙태를 했던 미영씨는 자연 피임을 했다가 임신했다. “콘돔을 끼라는 말을 하기가 민망했어요. 성관계를 염두에 두고 먼저 준비한 걸로 보일까 봐. 싸게 보인다거나 경험 많다고 생각할까 봐 남자한테 말을 못 했어요.” 현숙(40대 중반·공무원)씨도 비슷한 경우다. 학창 시절 1, 2차 성징과 남녀 생식기를 배우다 수정, 착상으로 건너뛰는 교과서적인 성교육만 받아 온 터라 성관계나 임신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단다. 그는 “남편이 알아서 하겠다고 했어요. 콘돔은 느낌이 싫다면서. 배란 주기를 따져서 몸 밖에 사정을 하는 거였는데 결국 임신했죠”라고 했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는 낙태 시술자(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 1항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사익(私益)인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이라는 공익(公益)에 비해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고,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가볍게 제재한다면 낙태가 만연하고 생명 경시 풍조가 확산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관련 활동가들은 “제대로 된 양육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 미혼이라거나 장애아·여아를 낳아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적 토대가 마련되기에 앞서 낙태를 법으로 처벌하겠다는 정부 시책은 폭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낙태는 임신한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두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여자들이 아기를 낳아서 기르는 대신 울면서 수술대에 오르는 이유를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경제적 여유가 없다거나 미혼모에 대한 편견이 두렵다거나 직장에서 해고된다는 등 낙태의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고 꼬집었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소장도 “우리나라는 ‘낙태가 살인이냐’라는 지엽적인 담론에만 갇혀 있다”면서 “자기 몸과 인생에 대해 결정하는 여성 인권의 문제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아가 생명이냐, 언제부터 인간이냐 하는 논쟁보다는 깊고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점에서는 낙태를 반대하는 쪽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정윤 낙태반대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생명 경시 풍조, 양육의 금전적 어려움, 미혼모·부에 대한 시선 등이 겹쳐 낙태를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이를 낳아서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기사 속 이름은 모두 가명이며, 사연은 책을 재구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오슬로에서 한 예술가의 절망을 목격했고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을 엿봤다. 삶의 방향성을 끈질기게 고민하는 여행자라면 오늘, 오슬로로 향하라. 2008년 개장한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노르웨이의 상징인 피오르드를 형상화 했다. 건물 깊숙이 바다가 차오른 듯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鑛夫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데거 러셀 헤밍웨이 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소 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 신동엽의 <산문시> 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신동엽 시인의 시에도 그곳은 등장한다. 헬싱키를 거쳐 오슬로까지. 가는 데만 14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그래도 노르웨이는 꼭 가야만 했다. 깔끔한 북유럽식 가구처럼 매스컴을 통해 들려오는 그들의 세련된 이야기를 동경했다. 정말 시인의 말처럼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거니는 세상일까. 3일간의 짧은 일정상 그들의 복지 체계는 얼마나 단단한지, 그들 사이에는 얼마만큼 끈끈한 신뢰가 엮여 있는지는 알 턱이 없겠지만. 오랜 시간 품어 오던 의문에 답을 내릴 때가 된 것이다. 평생 한번쯤 메카를 여행하는 이슬람교도처럼 그렇게 오슬로로 향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쑤욱 찬바람이 파고든다. 달력의 날짜가 동지 즈음에 걸린, 해가 가장 짧다는 시기라 다소 스산했지만 문제가 되진 않았다. 북유럽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풍경은 추위에도 당당히 맞설 만한 값어치를 했다. 호텔로 향하는 길에 침엽수림이 울창하다. 빽빽한 나무 사이로 빨간 지붕 집들이 언뜻언뜻 솟았다. 오슬로를 키운 건 7할이 숲이고 도시를 걷는 건 산림욕과도 같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머지 3할은 바다의 몫이다. 바이킹의 후손들에게 바다는 투쟁과 호혜의 대상이었다. 움푹 파인 만灣 끝자락에 자리한 오슬로는 혹독하기도, 자비롭기도 한 바다와 지척이었다. 여기에 볕에 굶주린 듯 최대한 창을 키운 건물들이 단순하지만 모던한 자태를 더한다. 숲, 바다, 건물이 어우러져 오슬로만의 노르딕 스타일을 창조한다. 도시를 소개하는 브로슈어를 보니 오슬로 카피 문구는 바로 ‘슬로 시티Slow City’. 이 느릿한 도시를 흡수하는 최고의 수단은 걷기라는 뜻이다. 현재 국왕과 여왕 등 왕족일가가 머무는 노르웨이왕궁에서 오슬로 중앙역에 이르는 1.5km의 칼요한슨거리Karl Johans Gate를 따라 걷는다. 구석구석 가구와 디자인 숍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소담한 수도의 첫인상은 우선 합격점이다. 나의 침대를 바라보고 있던 것은 밤과 광기와 죽음의 검은 천사들이었다. 그들은 그 후에도 줄곧 나의 생활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 뭉크의 일기 中 당신도 셀카를 찍는군요 겨울에 오슬로에 와야 할 이유가 또 있었다. 뭉크Edvard Munch를 기념하는 뭉크박물관Munch Museet에서 뭉크 탄생 150주년이 되는 2013년을 기념해 특별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인을 포착했다는 그의 작품은 지금을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시 기간이 올해 2월13일까지라 발걸음을 서둘렀다. ‘더모던아이The Modern Eye’라는 부제의 전시는 집단보다 개인이, 자연보다 도시가, 농업보다 공업이, 종교보다 과학이 우선시된 근대를 살아간 뭉크의 기록을 집약했다. 합리성을 내세웠지만 근대는 개인의 외로움과 절절한 고독을 불러왔다. 소년기에 사랑하는 어머니와 누나를 잃었고 여동생은 정신병을 앓았으며 성년이 됐을 땐 남동생마저 죽었다는 뭉크의 인생은 듣는 것조차 버겁다.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아버지의 히스테리를 고스란히 받아냈던 지친 영혼은 캔버스에 자신을 투영했다. 깨끗하고 단아한 느낌을 자랑하는 뭉크박물관. 들어가는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그의 작품은 감당하기가 녹록진 않다. ‘절규’ 앞에 섰을 때도 작품 속 울렁거리는 붉은 하늘이 평온하기만 한 오슬로의 그것과는 완전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뭉크의 작품은 콜렉터 사이에서 최고 인기 아이템 중 하나다. 사실 뭉크의 ‘절규’는 단 한 점이 아니라 5가지 버전이 있는데 그중 한 작품이 지난해 5월 소더비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1,370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현재 뭉크박물관에 걸린 절규도 도둑맞았던 것을 다시 찾아와 복원한 것이다. 도난 중 훼손을 심하게 입어 지금도 1/3가량이 변색된 그림을 보니 세상은 뭉크에 미쳐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고깃덩이마냥 육체가 나뒹굴고 어둑한 사자가 튀어나오는 작품인데도 전세계 관람객은 그를 숭앙하고 환호한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려는 찰나 그는 대예술가답게 반전을 선사한다. 절규의 방에서 그의 사진이 전시된 방으로 건너갔다. 이게 웬걸. 그곳에는 히스테릭한 뭉크가 처음 접한 카메라를 장난감 삼아 숱하게 찍었던 ‘셀카’가 진열돼 있었다. 이런저런 얼짱 각도를 연출한 모습을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셀카의 의외성은 강렬했다. 그의 자화상과도 같은 셀카들. 당당히 렌즈를 자신 앞으로 가져갔던 그는 얼마나 오랜 시간 번민했을까. 인간의 심연에 있는 불안과 광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 뭉크는 진솔하다. 남이 눈치챌까 꼭꼭 숨겨 놓은 우리 모두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제야 그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렷해졌다. 우리 안의 꿈틀거리는 어둠을 대신 꺼내 보였던, 이 예술가의 솔직함에 대한 경의는 아닐지. 묵직했던 무언가가 소화되면서 자신의 결핍과 욕망에 너무도 충실했던 그에게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뭉크박물관Munch Museet┃주소 Tøyengata 53 0578 OSLO 개관시간 월, 수, 목, 금, 토요일 오전 12시~오후 6시.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화요일 휴무(1월1일부터 5월12일까지 적용) 입장료 성인 95크로네(약 1만8,000원) 학생 50크로네(약 1만원) 홈페이지 www.munch.museum.no 1 셀카의 달인, 뭉크. 그의 작품은 가장 고가에 거래되는 예술품 중 하나다. 현대인의 불안과 고독을 뭉크식 화풍으로 풀어냈다 2 올해 뭉크 사후 150주년을 기념해 오슬로 뭉크박물관에서는 대대적인 회고전이 열린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같이 함께 살기, 어렵나요? 노르웨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았던 듯하다. 우리를 잠식한 우울과 고통은 같이 극복해내는 거라고. 두루두루 사는 인생이 행복의 총량을 높일 거라고 말이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거리의 모습도 다를 바 없다. 오슬로는 마천루가 즐비한 도시는 아니다. 고층빌딩 없이 고만고만하게 고풍스런 건물들이 어깨를 견주고 있다. 2008년 개관한 오페라하우스는 정갈한 오슬로의 풍광을 화사하게 수놓는 건물이다. 피오르드를 상징화했다는 오페라하우스는 바다에 유유히 떠다니는 빙산처럼 바다를 품었다. 유명한 건축회사인 스뇌헤타Snøhetta가 설계했다고 해서, 건물 전면이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도배될 만큼 호화롭다고 해서 마음에 찬 건 아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위축감을 선사하지 않는다는 게 신기했다. 고고한 예술의 정수가 되어 신전처럼 떠받들여지는 여느 무대와는 달랐다. 오슬로 시민들과 관광객은 긴 경사면을 타고 오페라하우스 지붕과 벽면을 완만히 오르락내리락한다. 여름이면 옥상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스크린을 통해 전해지는 오페라 공연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대통령이나 총리조차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철학이 부러웠다. 하지만 오슬로에 와서야 철저히 착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누구나 특별하다는 것, 그 명제가 행복한 노르웨이를 만들었다. 부산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도 스뇌헤타가 설계한다고 하니, 건물이 문화를 낳는 힘을 좀 기대해도 되려나. 이들의 삶의 방식은 일상의 면면에 구체화된다. 요즘 노르웨이에는 협동조합 설립이 붐인데 마침 우리나라도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 당장 지난해 8월 개장했다는 마달렌Mathallen으로 향했다. 마달렌은 오슬로 시가 리모델링한 폐공장터에 들어선 푸드코드. 30여 개 상점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신선한 과일, 연어, 염소치즈를 사러 노르웨이 사람들이 바지런히 드나든다. ‘푸드코트’로 직역되지만 ‘식품문화원’으로 번역하는 게 어울릴 것 같다. 푸드 컨퍼런스, 조리 강습, 푸드 페어, 음식 경연대회가 활발하게 열리면서 노르웨이식 ‘잘 먹고 잘 살기’를 실천해 간다. 요새 우리 식탁에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마일리지가 쌓이는 것처럼 원거리를 여행해 푸드마일리지를 쌓은 식재료가 태반이다. 20cm 집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닭, 우유만 주구장창 생산하다 평균수명의 1/10도 못 채우고 죽는 소, 유전자변형이란 유혹에 쉽게 노출된 콩과 옥수수들. 건강하지 못한 밥이 건강한 사람을 만들 리 없다. 이 평범한 진리를 알기에 음식이 자본의 도구가 된 지금 좋은 음식에 대한 열망도 반사적으로 높아졌다. 안정적인 판매를 원하는 공급자와 바른 먹을거리가 필요한 소비자의 만남에 문화적 옷을 덧입혀 관광객에게 내보이는 그들의 자신감이 더없이 부러웠다. “우리도 싸울 때가 있다구.” 감탄 사이사이에 어쩔 수 없이 부러움이 묻어나자 오슬로 사람들,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위로랍시고 이런 말을 한다. 90년대 노르웨이 국민들은 EU 가입 여부를 두고 극명하게 두 편으로 갈라섰다. 논쟁을 벌이다 결국 1994년 국민투표까지 이어졌다. 결과는 반대 52%, 찬성 48%. 얼마 전 우리나라 대선 결과와 묘하게 맞물린다. 세가 비슷한 집단이 첨예한 갈등을 겪고 나면 허탈감과 혼란을 피할 수 없는 건 동서가 마찬가진가 보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자국 경제가 나날이 번창하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웃 EU 국가들을 보면서 성공적인 논쟁이었다고 자평한다. 물론 사람도 사회도 실수할 수 있다. 대신 옳은 선택을 이끌어내는 생산적인 ‘갑론을박’이 필요하다. 비현실적인 정답을 실현한 사회. 합리적이고 따뜻한 노르딕 라이프스타일은 마음속에 잔잔한 파동을 남길 것 같다. 3 마달렌은 오슬로에서 가장 신선한 노르웨이와 유럽산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이다 4 푸드홀 마달렌은 장도 보고 유기농 식사를 즐기는 오슬로 시민들의 잇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페라하우스┃주소 Kirsten Flagstads pl. 1 N-0150 Oslo 박스오피스 개장시간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6시 홈페이지 www.operaen.no 사이트를 방문하면 5월, 6월에 집중된 문화공연 스케줄 표를 볼 수 있다. 마달렌Mathallen┃주소 Maridalsveien 17 OSLO 개장시간 화~수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목~금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mathallenoslo.no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www.visitnorway.com 02-777-5943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힐링, 드라마엔 없다

    힐링, 드라마엔 없다

    드라마들이 다시 복수와 치정, 살인이라는 고전적인 ‘막장’을 답습하고 있다. 예능과 다큐멘터리가 ‘힐링’과 ‘가족’을 들고나와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받는 가운데 시청률 무한 경쟁에 내몰린 드라마들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해 새롭게 시작한 드라마 가운데 MBC ‘백년의 유산’, SBS ‘야왕’ ‘돈의 화신’ 등이 벌써부터 막장 논란에 휩싸였다. 자극적이고 비정상적인 설정으로 시청률이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는 것과 동시에 뭇매를 맞고 있다.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시청률 20.5%를 찍었고, 같은 시간대 방영되는 ‘돈의 화신’도 4회 만에 시청률 10%를 넘겼다. 월화드라마 ‘야왕’은 방영 10회 만에 17.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이 욕하면서도 보는데 어떡하느냐며 은근히 시청자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다. 서울 변두리에서 3대째 국수공장을 운영하는 가족 이야기를 다룬 ‘백년의 유산’은 따뜻한 드라마일 것이란 기대를 여지없이 저버렸다. 첫 회부터 극단적인 ‘시월드’의 모습을 과도하게 그리면서 논란을 불러왔다. 시어머니(박원숙 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며느리(유진 분)에게 폭행과 막말을 일삼는다. 시어머니는 이혼을 결심한 며느리를 정신병원에 감금한다. 정신병원에서 탈출하던 며느리는 사고를 당해 기억까지 잃는다. 그런 며느리에게 시어머니는 불륜이란 누명을 덧씌운다. 이후 시어머니를 상대로 며느리의 복수극이 시작된다. 고부 갈등을 한 차원 넘어섰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이달 초 첫 전파를 탄 SBS ‘돈의 화신’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돈 때문에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검사 이차돈(강지환 분)을 주인공으로 독극물 살해, 불륜, 살인이 잇따르고 있다. 비리로 얼룩진 세태를 풍자한다던 제작 의도와는 한참 엇나갔다. 주인공 이차돈의 아버지 이중만(주현 분) 회장은 내연녀 은비령(오윤아 분)이 부하인 지세광(박상민 분)과 밀애를 즐기자 그들을 제거하려 한다. 하지만 계획이 노출되면서 오히려 독살당한다. 이 회장의 아내는 살인 누명까지 뒤집어쓴다. 은비령과 지세광이 밀애를 즐기고 함께 샤워를 하며 키스하는 등 적나라한 노출 장면은 선정성 논란까지 불러왔다. 살인과 불륜, 치정, 복수 등 막장 코드의 집합이란 평가다. ‘돈의 화신’ 못지않게 ‘야왕’도 선정성 논란에 빠졌다. 극 초반부터 자살, 미성년자 성추행, 의붓아버지 살해 후 암매장까지 극단적인 설정이 이어졌다. 주다해(수애 분)를 공부시키고 유학까지 보내기 위해 남편인 하류(권상우 분)가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모습도 그려졌다. 지상파 TV에서 이례적으로 19세 시청 등급을 내걸고 방영됐지만 호스트바에서 오가는 노골적인 ‘은어’와 반라의 남성들이 연기하는 접대장면은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했다. 원래 ‘막장’은 갱도의 막다른 부분을 뜻한다. 터무니없는 설정으로 갈 데까지 간 드라마를 부를 때 흔히 쓰인다.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 배신과 복수 등이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사실 막장 드라마는 한 장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명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는 기존 드라마보다 더 자극적이고 비정상적인 설정이 태반이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스토리의 진화 없이 선정성과 자극만 강해지는 추세”라며 “(지적받은 드라마들은) 막장의 종합세트 같다”고 평가했다. JTBC 등 종합편성채널까지 가세한 다채널 시대에 드라마 시청률 경쟁이 부른 결과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케이블, 종편과의 드라마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면 안정적으로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는 ‘독한 소재’가 필요하다”면서 “시청자를 뺏기지 않으려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다급함이 배어 있다”고 말했다. 유행의 결핍을 보완하기 위한 주기적 흐름이란 해석도 있다. 1~2년 간격으로 불거지는 막장 논란이 그렇다. 지난해에는 MBC ‘빛과 그림자’ ‘해를 품은 달’ ‘닥터진’, SBS ‘추적자’ ‘유령’ ‘신사의 품격’, KBS ‘각시탈’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이 각기 다른 색깔로 ‘고퀄’(고퀄리티) 드라마 열풍을 몰고 왔다. 시대물, 로맨틱코미디, 수사물, 타임슬립 등 장르가 다양해지자 한석규, 장동건, 이범수 등 충무로 스타들의 안방 나들이도 잦아졌다. 방송가에선 “왜 욕하면서 보던 막장 드라마가 불현듯 자취를 감췄냐”는 얘기까지 돌았다. 반면 2011년에는 SBS ‘신기생뎐’ ‘당신이 잠든 사이’, MBC ‘애정만만세’ ‘천번의 입맞춤’, KBS ‘웃어라 동해야’ 등이 상식 밖의 스토리로 막장이란 비판을 받았다. 평론가 김어준은 저서 ‘닥치고 정치’에서 “세상의 모든 큰 유행(메가트렌드)은 반드시 이전 유행의 결핍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이를 설명했다. 예컨대 꽃미남이 유행하면 다음은 꽃미남이 갖지 못한 근육을 가진 짐승남, 이후에는 지적이면서 근육도 적당히 가진 차도남이 대세를 이룬다는 것이다. 김헌식 평론가는 “막장 드라마는 주기적인 패턴을 보이면서 강화되거나 주춤거리는 양상을 띤다”면서 “앞으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쑥 들어가고 새로운 패턴의 드라마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CEO칼럼] 사화만사성을 위한 마음먹기/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CEO칼럼] 사화만사성을 위한 마음먹기/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하루의 3분의1 이상을 회사에서 보낸다. “집에 다녀오겠습니다”라며 퇴근한다는 자조 섞인 농담도 있듯 자는 시간을 빼면 하루의 대부분은 회사에서 보내는 이들이 태반이다. 이런 현실을 보면 ‘가정이 즐거워야 만사가 잘된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보다는 ‘회사가 즐거워야 만사가 잘된다’는 ‘사화만사성’(社和萬事成)이 더욱 현실적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인생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가 즐거운 곳이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일과 사람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로잡는 게 최우선이라고 꼽고 싶다. 식상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30년 넘게 회사에 다니며 깨달은 점은 즐거운 직장생활을 위해 그 이상의 묘약은 없었다는 점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회사는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마음 잘 먹어서 손해 볼 일은 없다. 우선 일이 즐거우려면 근무를 잘해 좋은 평가와 보상을 받고 그로 인해 다시 동기 유발이 돼 일을 잘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 한다. 일을 잘하려면 경험이 쌓여야 하는데 사실 그 과정이 지루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다른 궤적을 그리게 된다. 경험이 많아질수록 일을 잘하게 되고 나만 할 수 있는 일,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생겨난다. 점점 성공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힘들고 보람 없고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는 일을 왜 나 혼자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 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쌓은 경험이 주는 실력은 결코 흐지부지 사라지지 않는다. 회사에서 보상을 받는 때가 좀 더 일찍 찾아올 수도 있고 더디게 올 수도 있을 뿐이다. 그래서 경험은 돈을 주고서라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수많은 직원과 함께 일해왔지만,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경우도 못 봤고 좋은 평가를 받는 사례도 극히 드물었다. 사소한 보고서 한 장을 쓰더라도 거기서 남다른 의미를 찾고 작은 성취감을 느끼며 즐겁게 일해보라. 작은 성취감을 꾸준히 쌓다 보면 어느 날 불현듯 성공이 찾아와 있을 것이다. 불평꾼은 천국에 가서도 불평을 한다고 하지 않는가. 같은 상황에서도 일을 즐기며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 것인지, 불평만 하며 더욱 불행해지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 것인지는 다 자신에게 달렸다. 사람에 대한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직장 내 인간관계야말로 항상 스트레스 원인 1위다. ‘회사는 왜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한가’라고 느껴진다면 입장을 바꿔 그들에게 나는 어떤 동료일지 냉철하게 따져보자. 그들 또한 나로 인해 힘들어할지 모른다. 기업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일정한 성과를 내 돈을 벌어야만 생존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그러니 내 옆의 동료는 나와 명운을 함께하는 운명공동체다. 회사(Company)의 어원이 ‘함께 빵(밥)을 먹는 조직’이라고 하듯 내 옆의 동료는 함께 밥을 먹고 밥벌이를 해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글로벌 경제위기로 1~2년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누굴 미워하고 말고 할 시간도 없다. 식구를 생각하듯 동료를 바라보자. 그게 회사가 잘 되고 내가 잘 되기 위한 지름길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작은 선택들의 결과가 누적되면서 우리의 삶이 바뀌어간다.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마음만 잘 먹는다면 일요일 저녁도 행복할 수 있다. ‘금요일이라 고맙습니다’(Thanks God, It’s Friday)가 아닌 ‘월요일이라 고맙습니다’(Thanks God, It’s Monday)라는 말도 먼 세상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 [길섶에서] ‘5無’ 인생/함혜리 논설위원

    연말연시와 설 명절, 밸런타인데이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기념일들을 딱히 챙길 사람도 없이 보내야 했던 까닭일까. 나도 모르게 신세한탄이 쏟아졌다. “이건 뭐 외로워서 살겠나. 부모님도 안 계신데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고, 위로해 줄 애인도 없고….” 손가락 네 개를 꼽아가며 “있어야 할 사람이 내겐 아무도 없으니 나는 4무 인생”이라고 장탄식을 늘어 놓자 옆에서 듣고 있던 동료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걱정도 없잖소. 4무가 아니라 5무가 맞아요.”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가족들 때문에 걱정거리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태반 아닌가. 연로하신 부모님은 건강이 항상 걱정이다. 남편이나 애인이 있다면 사랑이 식지 않을까 신경이 곤두설 것이다. 자식들 또한 걱정 보따리다. 오죽하면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하겠나. 그런 사람들한테는 나처럼 혈혈단신 홀가분한 게 오히려 부러울 수도 있다는 걸 왜 몰랐을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생각하니 가슴을 파고들던 허전함도 한순간에 싹 가셨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서울광장] 김용준이 부끄러워해야 할 진짜 이유/김종면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용준이 부끄러워해야 할 진짜 이유/김종면 수석논설위원

    지난주 국무총리 후보직에서 물러난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사퇴 사흘 만에 자신에게 쏟아진 각종 의혹을 해명하며 격정을 토해냈다. 가정파탄 직전까지 갔고 가족은 충격을 받아 졸도를 했다고 한다. 민망한 집안 사정까지 초들며 뒤늦게 해명에 나선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의혹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구체적인 반박자료도 내놓지 않고 억울함만을 호소했으니 ‘대책 없는 양반’이란 꼬리표만 하나 더 붙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아무리 신상털기 ‘도살장 청문회’라고 해도 두려울 게 없을 텐데,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자신의 도덕성 문제로 검증 문턱에서 스스로 주저앉고서 도대체 뭐가 그렇게 억울하다는 것인지….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 만한 사회 원로가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따따부따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쓰럽다. 이미 경구가 돼 버린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라는 시구도 들어보지 못했는가. 검증의 야속함을 탓하기 전에 제 허물부터 살펴야 한다. 정말 억울하게 낙마했다면 눈물 많고 정 많은 국민이 알아서 울어준다. 하지만 지금 국민은 값싼 동정의 눈물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가슴에 분노와 허탈만 남았다. “나는 장애인으로서 사회에 진 빚이 많다. 불우 청소년과 장애인에게 사랑의 빚을 갚으며 살아갈 것이다”라고 한 사람이 누구인가. 도덕성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김 위원장은 그 빚을 갚기는커녕 씻을 수 없는 정신적 상처와 좌절만 안겨줬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의 벽만 두껍게 했다. 그럼에도 어깨 처진 그들을 향해 변변한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총리에 지명된 것만도 영광이라고 감읍할 때가 아니다. 내 도덕의 키가 왜 이 정도밖에 안 되나 곡읍을 해도 시원찮을 판이다. 부끄러움을 좀 배웠으면 좋겠다. 탐욕을 숭배하는 자의 사전엔 만족이란 말은 없나보다. 여기저기 늘어놓은 부동산이 어찌 그리 많은가. 김 위원장이 달콤한 땅 등속을 그러모으던 1970년대는 한창 부동산 투기바람이 불던 때다. 그런가 하면 ‘난쟁이’로 표상되는 의지가지없는 사람들이 철거현장 한편에서 쪼그리고 밥을 먹던 모멸과 박탈의 시대다. 법과 원칙을 수호하는 법관으로서 사회적 약자의 처지를 조금이라도 헤아려 봤는지 의문이다. 고릿적 얘기라고 덮어 둘 일이 아니다. 공직후보를 제대로 골라내기 위해선 과거의 불편한 진실도 수면 위로 끄집어내야 한다. 그것이 국민 눈높이고 시대정신이다. 부와 권력과 명예를 향한 욕망의 바벨탑은 그예 무너지고 말았다. 김 위원장은 더 이상 장애인의 우상도, 희망의 아이콘도 아니다. 시대의 어른으로 존경받긴 틀렸다. 그런데 그는 지금 왜 거기 그 자리에 있는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또 인수위원장이라니, 총리 자격은 없어도 인수위원장 자격은 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착각해선 안 된다. 인수위원장은 총리보다 상징성이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그 자체다. 인수업무를 떠나 국민의 사표가 될 만한 도덕적 품격을 지닌 인물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흠 많은 사람이 엉거주춤 눌러앉아 있다면 국민이 인수위를 어떻게 바라보겠는가. 천산지산할 것 없다. 임기가 단 하루 남았어도 당장 그만둬야 한다. 인수위원장 자리를 비워두고 자계(自戒)의 거울로 삼는 게 훨씬 낫다. 장애인 총리 실험은 250만 장애인에게 크나큰 희망을 갖게 했지만 안타깝게도 실패했다. 그 책임의 태반이 자신에게 있음을 모르지 않을진대, 김 위원장은 행신을 바로 해야 한다. 인수위원장직 유지 여부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뜻에 따르겠다는 식의 ‘책임을 내세운 무책임’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국민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지만 다 안다. 그래서 무섭다. 아직 갈무리할 명예가 남아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책임을 지지도 묻지도 않는 나쁜 풍조가 확산되지 않을까 두렵다. jmkim@seoul.co.kr
  • 방사청, 美무기 받지도 않고 593억원 선지급

    방위사업청이 미국과 무기구매 업무를 진행하면서 ‘예산 털기’ 편의를 위해 미국 정부가 청구하지도 않은 대금 5466만 달러(약 593억원)를 미리 맡긴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과 우리 정부의 무기거래 방식인 대외군사판매제도(FMS) 업무를 맡은 직원의 태반은 근무연수 2년도 안 된 자격미달자들이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국회 요구로 실시한 ‘FMS 방식의 해외 무기 구매실태’ 감사 결과를 4일 공개했다. 감사는 지난해 10~11월 국방부, 방위사업청, 각군 본부 및 군수사령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FMS는 미국 정부가 자국 군수품의 품질을 보증해 동맹국에 무기를 수출하는 판매방식으로, 우리나라의 FMS 사업 구매 누계액은 193억 달러로 세계 6위 수준이다. 감사 결과 방사청 등 군 당국은 물자가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예산털기용으로 미 정부의 청구액보다 더 많은 돈을 미리 지급해 예산을 낭비했다. 감사원은 “2007년 계약한 5631만 달러 규모 사업의 경우 지난해 10월까지 물품이 전혀 납품되지 않았는데도 방사청은 예산불용 방지를 사유로 2900여만 달러를 미 정부에 줬다”고 지적했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FMS사업은 물자도입에 비례해 대금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2006년 이후 계약건을 조사한 결과 물자도 받지 않고 예산털기용으로 미리 넘겨준 돈은 14개 사업에 5466만 달러나 됐다. 막대한 군수사업비를 주무르면서도 방사청은 제 밥그릇조차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다. 2008년 이후 우리나라의 FMS 구매국 지위가 2그룹으로 향상돼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나 방사청은 그런 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포토 다큐 줌인] 저체중 출생아 ‘이른둥이’ 치료실 가다

    [포토 다큐 줌인] 저체중 출생아 ‘이른둥이’ 치료실 가다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던 산모가 신생아집중치료실(NICU·neonatal intensive care unit)로 들어갔다. 아기를 조심스레 들어 안았다. 그리고 가슴을 대어 줬다. 엄마의 심장 소리와 체온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아기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산모의 눈가에는 미안함에 눈물이 맺혔다. “꿋꿋하게 잘 버텨 꼭 엄마랑 우리집에 가 줄거지? 사랑한다”고 가슴으로 말하는 듯했다. 탄생의 축복을 뒤로 한 채 기계의 따스함에 의존하며 치료받도록 한 엄마의 아픔이다. 하루에 두 차례 1시간씩 면회가 허락되는 서울 삼성서울병원 NICU의 풍경이다. 연세세브란스병원과 건국대병원의 NICU도 전혀 다르지 않았다. 병원 측은 산모들의 심정을 고려, NICU에 대해 극히 제한적인 촬영만을 허가했다. NICU는 ‘세상에 빠른 출발을 한 아이’, 이른둥이를 위한 중환자실이다. 이른둥이는 2.5㎏ 미만 또는 재태(在胎)기간 37주 미만으로 태어난 저체중 출생아, 미숙아의 한글 새 이름이다.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 국가이지만 이른둥이 출산율은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전체 출생아의 6%에 달할 정도로 한 해 2만 8000명가량이 인큐베이터 신세를 지고 있다. 이른둥이 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늦은 결혼에 따른 노산이다. 또 시험관 아기, 맞벌이와 같은 사회 환경의 변화, 임신중 고혈압, 전치태반(前置胎盤·태반이 정상 위치보다 아래쪽에 자리 잡아 자궁 안 구멍을 막은 상태)등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엔 의료기술의 발달로 이른둥이의 생존율이 87%를 넘어섰다. 그러나 비용이 만만치 않다. 1㎏이 안 되는 극소저체중 출생아가 퇴원할 때쯤되면 입원비만 18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둥이에게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을 비롯, 망막증·뇌출혈 등은 대부분이 비급여 대상이다. 병원을 나가더라도 폐렴, 백내장 등의 질환 및 장애 후유증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치료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른둥이는 환경의 변화 및 사회적 문제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은 가정 문제로 취급되는 실정이다. 11월 17일 세계 미숙아의 날도 낯설기만 하다. “30개월 미만의 이른둥이는 치료를 잘하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기들에게도 바람직한 삶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뒷받침할 정부의 지원은 극히 미비한 상태입니다.” 기아대책 의료지원사업 생명지기 이찬우 사무총장의 말이다. 이 사무총장은 “2012년 9월에 시행된 장애아동복지지원법에는 이른둥이에 관한 시범사업을 하도록 명령했으나 보건복지부나 지방자치체에서는 별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루빨리 이른둥이 집중치료기관을 만들어야 합니다”라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현재 NICU의 인큐베이터는 1400개 정도에 불과, 500개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마저도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지방에서 이른둥이를 출산할 경우 원정출산이 불가피하다. 대한주산의학회장인 건국대 김민희 교수는 “아기들과 눈이 마주칠 때면 아기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낀다”면서 “이러한 아기들이 국가의 재정 부족 때문에 꿈을 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과 (주)한화생명은 국내 처음으로 이른둥이재활치료사업을 지원하는 ‘도담도담 지원센터’를 열기로 했다. 정부 및 자치단체도 하루빨리 이른둥이의 지원사업에 적극 동참, 이른둥이들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키워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그대 축복은 별빛처럼 빛나죠. 그댄 할 수 있어요. 귀 기울여요, 소원을 말해요…”라는 이른둥이를 위한 캠페인 노래 ‘소원을 말해요’의 가사처럼 이른둥이들에 대한 보다 큰 사회적 관심과 지원, 그리고 배려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열린세상] 행복지수 높이기/배종하 전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열린세상] 행복지수 높이기/배종하 전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요즈음 해외에 나가면 참으로 격세지감이란 말을 실감한다. 30년 전쯤 공부하러 처음으로 바깥 세상에 나갔을 때를 되돌아보면 그때는 정말 우리 모습이 왜소했었다. 대학원에 같이 다니던 미국 친구들 중에도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고 어딜 가도 첫마디가 일본인이냐고 하면서 친숙하다는 표시로 한두 마디 아는 일본어 인사를 건네곤 했었다. 가끔 한국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들의 반응도 ‘아, 한국’ 하면서 다소 측은하게 쳐다보는 눈초리, 그 눈초리를 감수해야 했다. 솔직히 그때는 내 눈에도 서양 사람들은 키도 크고 잘생기고 옷도 잘 입었던 것 같았고 그에 비해 우리는 정말 보잘 것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국제공항이나 유명 관광지에 가면 어김없이 한국말을 들을 수 있고 비싼 옷을 입고 제일 멋 부리는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이다. 지난 연말 국제회의에 참석하러 파리에 갔었는데 TV뉴스는 늘 그리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국가의 경제위기로 도배를 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명물인 샹젤리제의 크리스마스 등 장식마저 과거의 화려함은 자취를 감추고 그마저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점등시간을 줄인다고 난리였다. 우리 소득 수준은 아직 잘사는 선진국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지만 물질적으로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가 얼마나 있을까? 의식주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 삶은 놀랄 만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모두가 인정하듯이 이렇게 빠르게 발전한 나라, 지난 50년 동안 빈곤한 나라에서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선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이처럼 눈부시게 발전한 우리나라이지만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아직도 낮다. 지난해 12월 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파나마와 파라과이였고, 한국은 148개국 중 97위였다.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32위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경쟁을 피할 수는 없다. 입시, 취업, 사업 등 삶의 중요한 고비마다 우리는 경쟁을 거친다. 모든 사람이 원하는 대학이나 직장에 들어갈 수는 없고 그 과정에서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선택방법이 경쟁이니 이를 피해 갈 방법은 없다고 봐야 한다. 경쟁에서는 이긴 사람과 진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결과에 따라서 인생의 명과 암이 갈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경쟁이 과열되면서 이기는 것에 몰두한 나머지 비인간적인 일, 도덕불감증이 만연해 가는 현상을 우리는 가끔 본다. 이기는 것이 당연히 목표가 되어야 하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그건 병든 사회이다. 잠시 긴장을 풀면 눈 깜짝할 사이에 내 코를 베어갈 것만 같은 사회, 어느 날 누가 난데없이 나타나 내 것을 가로채 갈 것 같은 사회, 정당한 방법만으로는 부족하고 뭔가 플러스가 있어야 될 것 같은 사회, 인터넷 악플이 선량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사회, 감시의 눈을 피할 수 있다면 법에 어긋나는 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라면 행복지수가 높을 수 없다. 도덕불감증은 믿음의 바탕을 통째로 흔들고 믿음이 없는 사회에서는 감시와 규제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분열과 갈등으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늘 ‘빨리빨리’ 살아온 우리는 이 바쁜 세상에 남 눈치 볼 것 없이 기회가 되면 무조건 쟁취해야 되고 그렇게 못하는 자가 병신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그러나 이겼다고 해서 승자가 독식하는 사회는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다. 뒤처진 사람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내주지는 못할망정 왕따시키고 낙오시킨다면 뒤처진 사람은 설 곳이 없다.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페어플레이 정신인데 인간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파울플레이가 난무하는 병들고 피곤한 사회에서 행복지수가 높을 수 없고 이로 인해 치르는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다. 첨단기술, 최신 시설, 우수한 인적 자원이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의 행복지수와 경쟁력을 진정 높이는 길은 승자가 패자에게 관용을 베풀 줄 아는 페어플레이 정신과 개개인의 도덕성을 높이는 것이다.
  • [문화마당] 인사청문회와 매뉴얼/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인사청문회와 매뉴얼/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1988년 여소야대 시절에 ‘5공 청문회’라는 것을 TV로 처음 보면서 느꼈던 감흥이 벌써 4반세기다. 요즘엔 한국을 청문회공화국으로 불러도 좋을 정도로 전체 국민을 청중으로 삼아 빈번하게 열린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에는 청문회의 목적이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인사청문회는 공직에 임명될 사람이 그 공직에 적합한지 여부를 공개적이고 합리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제도이다. 혹시라도 하자가 있다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비준을 거부함으로써 사회의 기강도 유지하고 보다 투명하고 건전한 사회를 추구하는 것이 취지이다. 그런데 하자의 기준과 그 기준에 따른 처결 방향을 명시한 법적 매뉴얼이 없다 보니, 온 나라에 흙탕물은 흙탕물대로 일으켜 놓고도 정작 결론은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꼼짝 못할 증거가 나타나면 당사자는 그저 죄송하다면서 앞으로는 안 그러겠다는 식으로 꼬리를 내리거나, 당시에는 그런 행위가 ‘관례’였다면서 변명을 늘어놓는다. 관례도 어디까지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 허용된다는 기본 상식조차도 모르는 답답한 수준을 온 국민 앞에 드러내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결정적 증거가 제시되지 않을 경우에는 되레 자기는 한 점 부끄럼도 없다면서 오리발을 내밀거나, 아예 관련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하며 끝까지 버틴다. TV를 통해 국민 앞에서 망신당하는 것은 잠시요, 그 후에 차지할 관직은 사후에도 족보에 남아 영원하리라는 확신이 있기에, 자기를 임명한 주군께서 사퇴하라는 언질을 주지 않는 한 온갖 구정물을 뒤집어쓰면서도 끝까지 버틴다. 어떤 비리와 불법행위가 드러나도, 그것 때문에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을 일은 없기에 밑질 게 없다. 그러니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무조건 버티고 본다. 이런 식의 청문회는 국가 예산의 낭비요, 시간의 낭비요, 인력의 낭비일 뿐 아니라 국민 정서에도 이롭지 않다. 청문회에서 통과될 수 없는 경우를 법으로 정해 놓은 바가 없기에, 당사자는 엉덩이 무거운 걸 자랑으로 여기고, 청문회는 종종 정쟁의 격전장으로 전락한다. 이는 아주 낭비적인 시스템이다. 위장전입, 탈세, 불법투기, 뇌물수수, 횡령, 배임 등과 같은 명백한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항목별로 계량화해서 몇 점이 넘을 경우 자동으로 비준이 부결되는 법적 장치가 있다면, 낭비를 상당히 없앨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사법부 관련 공직은 1점이라도 불법 전력이 있으면 자동 부결되도록 해야 한다. 어물전 고양이 노릇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자에게 사법부의 고위직을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료 제출 요구 불응에 대한 처벌 조항도 필요하다. 위증을 한 경우에는 법정 위증죄보다 더 강하게 처벌하는 조항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청문회 위증은 전 국민을 농락한 거짓 증언으로, 일반 위증보다 죄질이 더 나쁘기 때문이다. 이런 청문회를 통과한 공직자라야 권위가 절로 서고, 사회 기강을 세울 수 있다. 일반 국민도 설사 자기는 장삼이사로서 남들 몰래 조그만 비리를 저지를지라도 고위 공직자들을 내심으로나마 존중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매뉴얼을 만들지 않고 설전만 벌일까? 매뉴얼이 부실한 문화, 있는 매뉴얼조차 제대로 작동시키지 않는 이상한 문화를 이제는 청산해야 하지 않을까?
  • [커버스토리-1983 과천 vs 2013 세종] 행정 비효율성 ‘불만’ 주거·의료시설 ‘불편’ 초등학교 교실 ‘부족’

    ‘정부세종청사 시대’가 열렸다. 수도권 집중현상을 막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기 위해 2002년 대선 공약으로 등장한 지 10년 만이다. 하지만 주거시설과 편의시설, 초등학교 교실 부족으로 입주민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교실 부족은 수요예측이 빗나간 탓이다. 가장 큰 문제는 행정의 비효율성. 특히 국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수시로 서울을 오가느라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물리적인 부처 이전은 이뤄졌지만 행정 형태는 여전히 중앙집권적이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에 부합하는 ‘행정 콘텐츠’가 도입되지 않은 탓이다. 행정 전문가들과 공무원들은 행정 콘텐츠가 바뀌지 않는 한 고위직 공무원들의 자리 비우기로 인한 행정공백 사태는 과천청사 때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과천청사에서는 외부 회의 참석에 한나절이 걸리지만 세종청사에서는 하루를 허비하고도 다음 날 출근이 빠듯하다. 자리를 비우는 공무원들은 한결같이 국회를 핑계댄다. 주요 정책 결정이 이뤄지기까지 국회와 수없이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울 여의도의 국회를 오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토부의 한 공무원은 “지금처럼 공무원들이 우르르 국회에 몰려가야 하는 관행이 바뀌지 않으면 행정 비효율, 낭비는 불 보듯 뻔하다”며 “국회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이 떼 지어 국회를 방문하는 이유로 ▲국회의원의 권위의식 ▲대면보고 관행 ▲소신없는 공무원 행동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화나 서면보고로 가능한 업무도 직접 자료를 갖고 들어와 보고하도록 강요 아닌 강요를 한다는 것이다. 다른 공무원은 “서면 제출이나 전화로 업무를 처리할 경우 ‘국회의원을 무시하는 것이냐’는 호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의도를 방문한다”고 말했다. 별것 아닌 것도 대면보고를 요구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수준 낮은 질문도 공무원들을 국회로 출근토록 만드는 원인이다. 한 공무원은 “국가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의원들이 지역구 챙기기에 급급, 지엽적인 문제까지 들고 나와 장차관을 호통치는 바람에 해당 실·국 사무관 이상 간부들이 모두 국회로 출근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소신 없는 정치 공무원의 ‘눈도장 찍기’ 관행도 문제다. 국회의원에게 밉보이면 국정감사를 비롯, 예·결산 때 질타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유력 의원들이 부처 공무원의 승진·보직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무시할 수 없어 국회 방문을 고집하는 공무원도 있다. 행정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 의사결정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김권집 충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행정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중앙집권적인 의사결정을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청와대·국회 눈치를 살피거나 사전 내락받는 행정 관행에서 벗어나 장차관이 업무를 확실히 파악하고, 부처별 책임을 강화할 때 비로소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세종시에 ‘국회 분원(分院)’을 설치하는 방안도 대안이다. 박수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할 수는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것도 행정 비효율을 막자는 취지이다. 박 의원은 “세종시에서도 국회 상임위 등 일부 회의 개최를 가능하게 해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주거 부족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는다. 이미 분양한 대부분의 아파트가 입주하는 내년 말까지는 기다릴 수밖에 없다. 종합병원, 대형 쇼핑몰 등도 2~3년 안에 들어설 예정이다. 의료시설 부족 문제는 충남대병원이 2016년까지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지을 경우 급한 불이 꺼진다. 병원 설립에 따른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 교실 부족 문제는 아파트 입주 시기에 맞춰 단지 주변에 학교를 짓되 수요를 정확히 예측, 교실 수를 조정해야 풀린다. 대중교통체계 정비를 위해서는 인접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요구된다. 생활권이 대전, 조치원, 천안 등과 연계됐기 때문에 이들 지역을 잇는 서민 교통수단 확충이 필요하다. 도시정주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세종시로 이전하는 대학, 민간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행정적 지원을 해줄 필요도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