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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브 돌 미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 수락 연설

    ◎“WTO등에 의한 미주권 침해 없게 할터”/미국인 위해 테러리스트 지구끝까지 추적 보브 돌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는 15일 저녁(한국시간 16일 상오)샌디에이고 전당대회 마지막날 집회에서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통해 자신의 비전과 신념,통치철학등을 피력했다.다음은 수락연설 요약. 나에겐 꾸밈없는 소박한 말이 가장 명확합니다.여러분들의 대통령후보 지명을 수락합니다. 내 영혼을 가꾸거나 새롭게 하고자 대통령직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위대함은 직위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정직한가,어떻게 역경과 맞서는가,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굳건히 서 있으려는 의지에 있는 것입니다. 나이가 많다는데는 이점도 있습니다.나로 하여금 미국과 여러분을 잇는 다리가 되게 해주십시오.평온·신념·행동에의 자신감으로 가득찬 시대로 잇는 다리가 되게 해주십시오.미국은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미국은 지금이 가장 낫다는 사람에게 나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합니다.그렇지 않습니다.직접 겪었으니까 잘 압니다.나는 보았습니다.지금도 기억합니다. 이 나라가 세워진 기반인 미국의 가정이 거의 황폐되는 지경에 이르러 아이들을 기르기 위해선 온 마을이,말하자면 나라가 나서야 된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그러나 아이를 기르는 것은 마을이 아닙니다.가정이 있었야 합니다. 세상 모든 일이 부와 빈곤에서 나오는 건 아닙니다.나는 누구한테 듣지 않고도 그렇다는 걸 압니다.여러분도 마찬가집니다.모든 일은 올바른 일을 하는 데서 나오는 것입니다.우리 나라의 남에 대한 자부심은 물질적 부가 아니라 용기·희생 그리고 명예심에 있습니다. 내가 집권하면 기존 통상조약을 충실하게 집행하고 통상협상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것이며 세계무역기구(WTO)나 다른 국제기구에 의해 우리의 주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민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국경선을 통제하는 주권국가의 권리와 의무는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오늘 아침에 합법적으로 이민온 멕시코 가족은 헌법제정자의 직계 후손과 똑같이 더도 덜도 없이 아메리칸 드림에의 권리가 있습니다. 미국 헌법은 모든 사람에게법 앞의 평등을 보장하고 있습니다.법앞의 평등은 인종차별을 막기 위해 급조된 용어가 아니라 가슴에서 그냥 우러나와 생겨난 것입니다.내 행정부에서는 출신에 따른 등급이나 특정 인종에 대한 특혜가 있을 수 없습니다.중대 사항을 결정하는 데에는 오직 공평하리란 것 외에는 딴 것을 사전에 예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결과까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기회만은 장담합니다. 나는 잘못된 정책의 우선순위 때문에 우리의 안보를 위한 자금이 대폭 삭감되었다는 걸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클린턴 대통령은 우리 미래의 방위에다 알맞은 재원을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무슨 이유가 있든 간에 이것은 무책임한 임무태만입니다. 클린턴은 우리 병력에게 돈은 덜 주면서 더 많은 일을 요구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습니다.그는 또 우리 국민과 영토를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믿고 있습니다.나는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집권하면 바로 그 첫날 테러리스트에게 경고하겠습니다.미국인을 한명이라도 다치게 하면 그것은 전 미국인을 다치게 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그리고 미국은 지구 끝까지 너를 추적하고 말겠다고 말입니다. 베트남전을 생각합니다.나는 승리의 전망이 서지 않고선 결코 미국 군인을 전쟁의 위난 속으로 끌고 가지 않겠습니다.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의 남녀 병사들은 유엔 사무총장이 아니라 대통령이 자신의 사령관이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정치의 문제가 아닙니다.부모와 자식 간에 있는 신뢰의 끈처럼 이것은 국가의 생명의 혈액입니다. 우리의 동맹국들은 우리에게 일관됨과 결연한 의지를 요구합니다.우리가 그들에게 당연히 요구할 수 있듯이 그들 역시 그렇게 대접받을 자격이 있습니다.그러나 동맹국은 다소 흔들릴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럴 수는 없습니다.역사는 우리를 지도자로 만들었고 역사에 의해 우리는 가장 높은 수준을 지키도록 의무지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삼가 여러분들의 축복과 지지를 요청합니다.선거는 여론조사나 오피니언 메이커나 정치전문가들이 결정하지 않습니다.여러분에 의해 결정됩니다.
  • 좌경 폭력시위 뿌리뽑자(사설)

    그들은 「통일」을 명분으로 「나라」를 깨부수려하고 있다.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방패삼아 휘두르는 통일을 위해 아무런 도움도 안되는 심각한 불법행위일 뿐이다.그러면서 오늘날 우리 사회를 뿌리째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공권력 우습게 보기』의 도화선에 불을 댕길 뿐이다.그것으로 그들이 얻으려는 것은 북의 「통일전선 전략」과 이른바 「주사파」의 이름으로 연합한 불법세력의 확장과 착근의 도모일 뿐이다. 그런 세력들이 떼지어 도심을 헤집고 다니며 체제에게 화염병 세례를 가하는 짓을 이제는 근절시켜야 한다. 당장 시민의 삶이 너무도 교란당하고 있다. 그것이 상습화하여 본원에 대한 판단이 흐려질만큼 일상이 되고 있다.크게 잘못된 일이다.어느 나라 어느 정부도 이런 체제도전행위를 용서하지 않는다.인명살상무기인 화염병을 시민의 가슴 정면에 던지고 그것을 지키는 경찰에 불길을 퍼부어 부상시키는 일을 정당하다고 할 나라와 정부는 지구상에는 없다. 국가운영의 직무유기거나 나약하고 우유부단하여 공권력을 유지할 능력이 없는나라나 정부라면 몰라도 국민의 신임을 받는 온당한 정부라면 그럴수는 없다.집권정당의 약화를 꾀하기 위해 운동권세력과 불온한 추파를 교환하며 정치적 이중성을 획책하는 정당이나 기회 있는대로 우리의 체제가 붕괴되기를 바라는 친북세력이 아니라면 정당한 야권세력은 이들 불법폭력시위의 준동과 발호를 경계한다. 아직도 눈치만 보며 침묵하는 지식인들과 나라를 걱정하는 일에는 관심이 별로 없어 보이는 정치권의 고의적 태만성이 우리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국가경영을 맡은 당국이나 시민의 안전한 삶을 책임져야 하는 치안당국이 주눅들어 의기소침한다면 국민은 분노할 수 밖에 없다. 『비상한 의지와 각오로 죄없는 국민을 보호하고 법질서와 공권력의 확립을 위해』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당국의 의지는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을만큼 지당한 처사다.불법은 확실히 바로잡고 모든 폭력을 단호하게 발본하도록 하라.
  • 쌍용그룹 김석준 회장 일문일답

    ◎메콩강 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 참여/5년후 매출 70조… 3.5배 급신장 자신 다음은 김석준 쌍용그룹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아시아지역에만 2백억달러를 투자한다는데 위험부담이 크지 않은가. ▲리스크가 없는 사업은 없다.리스크가 클수록 과실도 크다.아시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가만히 뒷짐지고 있는 것은 경영자로서 직무태만이다.해외사업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첨단산업이라고 볼수 없는 건설 시멘트 정유에 대한 투자가 많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예상되는 중국 인도 베트남의 경제개발단계는 우리나라 제3차 5개년계획에 해당한다.인프라건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정유 건설 시멘트부문의 투자는 이지역 개발단계로 볼때 고수익을 보장하는 사업이며 이 부문에서 쌍용만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그룹도 없다. ­화교재벌과의 전략적 제휴를 이야기했는데. ▲아시아 시장서 화교자본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아시아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장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때문이다.예컨대 태국은 화교가 전체인구의 10%이지만 산업별로 60∼90%의 자본을 소유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인구가 4%에 불과하나 상장회사 총자본의 73%를 갖고 있다.따라서 아시아지역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에서 화교 자본을 배제시키고 사업 기회를 확보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있나. ▲지난 73년 쌍용­싱가포르시멘트사 진출이래 동남아 및 중화권에서 화교상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현재 화교기업과의 대표적인 전략적 제휴로 홍콩 파오 패밀리의 준웰 인베스먼트사와 함께 중국 상해에 주상복합 개발사업 및 다양한 프로젝트에 관한 협력을 진행중이다.쌍용자동차는 인도 모빌그룹과 CKD방식의 생산을 추진중이다.보통 화교기업들은 토지 등 부동산과 관련된 사업에 주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 동원력과 부동산 개발의지,쌍용의 시공 및 엔지니어링 능력 등의 제휴를 바탕으로 메콩강 유역개발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뛰어들 계획이다. ­쌍용은 지난해 매출액이 20조원에 불과했는데 5년뒤 목표는 70조원이다.3.5배의 신장이 가능하나. ▲최근 3년간의 신장세를 보면 우리그룹은 30%이상의 고성장을 보여 국내 10대그룹중 1위를 달리고 있다.급변하는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5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3.5배의 신장은 가능하다.〈싱가포르=김병헌 기자〉
  • 김 대통령­정부투자기관장 대화록

    ◎“무한경쟁시대 사명감 갖고 국익위해 최선을” 김 대통령/“99년 2천8백만t 생산… 세계 제1철광사로” 포철회장 김영삼 대통령은 17일 낮 청와대에서 김만제 포항제철회장 등 22개 주요공기업 사장과 칼국수로 오찬을 함께 하며 공기업 경영혁신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다음은 이날 오찬간담회 대화요지. ▲김대통령=포철은 앞으로도 세계적 기업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김포철회장=99년에는 연간 생산능력이 2천8백만t으로 늘어나 세계제일의 철강회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포철은 연간 40억달러를 수출하고 있어 국제경쟁력을 계속 키워나가야 하는데 매년 감사원 감사등으로 경영의 효율성을 살리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다른 방법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므로 정부가 개선방안을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김대통령=금년 여름 전력사정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종훈 한전사장=대형빌딩과 공장이 피크타임에 전력소비를 자제하는 방법으로 7% 예비율을 지켜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없도록 하겠습니다.▲김대통령=외국관광객이 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태연 관광공사사장=식음료와 호텔비가 동남아국가에 비해 비싸고 교통난·불친절·위생상태도 관광객이 줄어드는 요인입니다.2000년 ASEM 및 2002년 월드컵개최를 계기로 관광시설이 개선되고 국민의 질서의식도 크게 향상될 것이므로 외국관광객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대통령=최근 외국담배와의 경쟁상황은 어떻습니까. ▲김담배공사사장=외국회사는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이므로 민간기업의 강점을 살려 집요하게 시장침투를 하고 있는 데 반해 담배인삼공사는 공기업으로서 아직도 규정이나 절차를 중시하는 정부의 통제를 받아 경쟁환경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김대통령=가스관련 종사자의 태만과 소홀로 큰 재난을 초래하고 있는데 효과적인 대처방안은. ▲한갑수 가스공사사장=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시설을 철저히 점검,적기에 개·보수함으로써 사고예방에 힘쓰겠습니다.현재 도시가스회사는 민간기업이어서 안전보다는 이윤추구를 우선하여 안전투자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반드시 시정토록 하겠습니다. ▲김대통령=우리나라의 공기업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입니다.이런 자세와 경영으로는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공기업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여러분은 투철한 사명감으로 국가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이목희 기자〉
  • 도시가스 잇단 누출 무엇이 문제인가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빚은「인재」/관리·감독 소홀/근무자의 태만/경보체제미비/양재정압기 작년 12월 완공뒤 보수전무/매주 1차례 정기점검서 문제점 발견못해/돌발사태 야간상황실서 확인방법 없어 지난 8일 새벽 서울 강남과 강동 일대에서 잇따라 발생한 도시가스 연쇄누출사고도 시공 뒤 관리 감독 소홀,근무자의 태만,경보체제의 미비 등이 가져온 「인재」였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측은 양재지구 정압기의 경우,지난 해 12월 완공된 뒤 한번도 보수공사를 하지 않았다.또 정압기 필터에 녹과 쇳가루 등 이물질이 끼어 있던 것은 시공사인 삼양석유가 정압기 설치 전후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배관청소작업(플러싱)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현장조사팀은 일단 이 때문에 가스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상승,가스가 누출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대한도시가스측의 지구 정압기 관리도 형식적으로 운영됐다.8일 사고 직후 서초·잠실 등 8개 관리지구 정압기의 압력상태를 조사한 결과,잠실과 성남지구 두 곳은 자기압력기가고장이 나 압력치를 알수 없었다.그러나 지난 3일과 6일 두 차례 실시한 조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주 1차례 정기점검을 통해 정압기의 밸브작동과 가스배출여부 등을 점검해왔지만 사고발생전까지 아무런 문제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대한도시가스가 관리하는 8개 지구 상황실의 경보체제에도 심각한 문제점이 있었다.가스압력이 2.7㎠/㎏ 이상으로 높아지면 일단 안전밸브가 자동으로 작동해 가스를 방출하고 3.0 이상이 되면 가스 차단기가 작동한다.그러나 안전밸브가 작동하는 상황은 야간 상황실근무자가 확인할 방법이 없고 가스차단기가 작동한 사실도 모니터를 통해 두 번 수작업을 해야 겨우 확인할 수 있는 정도다. 지난 7일 밤 일어난 가스방출사고를 다음날 새벽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서야 뒤늦게 파악할수 있었던 것도 야간근무자가 근무를 소홀히 한데다 이런 근본적인 경보체계의 미흡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가스누출사고의 심각성에 대한 가스취급기관의 안일한 생각도 이번 사고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관계기관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이번 사고가 「가스누출」이 아니라 「가스방출」이라고 주장한다.가스배관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자 곧바로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다는 것이다.또 배출구는 지상에서 5m 높이에 있기 때문에 폭발위험성은 거의 없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일부 정압소의 배출구는 사람 키 정도의 높이에 설치돼 있고 서울 강남 등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는 5m 이상 높이에서도 인화물질이 있을 수 있어 사고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김성수 기자〉
  • “수동경보 스위치도 꺼”/미그기 귀순 「경보태만」 수사

    서울지검 공안1부(정진규 부장검사)는 29일 서울시 경보통제소측이 지난 23일 이철수 대위가 미그기를 몰고 귀순할 당시 수동경보장치의 작동스위치도 내려놓은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구속된 경보통제소 김두수 소장(49)등 관련자들은 『유·무선으로 경보상황이 하달되면 수동장치버튼을 바로 올려 경보사이렌을 울릴 수 있기 때문에 수동장치도 꺼놓았다』고 진술했다. 비상근무규정상 자동경보시스템과 수동장치는 항상 ON상태에서 상황발생시 즉각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수동장치를 꺼놓으면 버튼을 누르는 시간과 경보사이렌이 울리기까지 7초이상이 걸려 그만큼 경보발령이 늦어진다. 검찰은 통제소측이 수동장치까지 차단한 사실을 서울시에 제대로 보고했는지와 고위공무원의 묵인여부를 조사중이다.〈박선화 기자〉
  • 4자회담과 식량난(사설)

    우리는 미국의 빌 리처드슨 하원의원일행이 북한에 들어갈 때 기대반 우려반의 매우 착잡한 심경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우리가 그의 방북에 기대를 건 부분은 4자회담등 남북간에 얽힌 문제에 돌파구를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었고,우려는 한반도의 평화정착문제와 북·미관계는 별개라는 원칙적인 문제를 빌미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따로 가는 사태였다. 그러나 그가 서울에 와서 펴놓은 보따리를 보면 결과는 기대보다 우려쪽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는 인상이다.리처드슨의원은 북한에서 북한측 고위관리들과 만나 4자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받아들이도록 촉구했으나 북한측은 오직 위급한 식량사정에만 관심이 쏠려 있어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그들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어렵겠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문제는 그렇지 않아도 한국정부를 매우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대목이다.다른 나라 사람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보내려하는데 한국은 못보내도록 막고 있는 것 같은 형국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지난해 15만t의 쌀을 북한측에 조건없이 제공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다만 우리는 쌀은 줄 터이니 대남비방이나 휴전선 무장도발 같은 군사적 긴장상태만은 종식시켜달라고 주문하고 있을 뿐이다.혹자는 쌀과 휴전선도발은 별개의 문제라고 할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북한의 식량사정과 한반도의 평화는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는 미국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식량사정에만 연연할 게 아니라 한국의 생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해가 따라야 할 것으로 믿는다.그런 점에서 리처드슨의원의 방북이 선지원 후해결이란 쪽으로 미국정책을 유도할 위험성에 대해 강한 우려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문제는 북한이 그토록 식량사정이 위급하다면 4자회담에 흔쾌히 나서면 될 것이다.
  • 국가안보 태만 “일벌백계”/「경보망 불통」 관련자 구속 의미

    ◎처벌범위는 최소화… 문제 개선에 주력 검찰은 25일 서울시의 민방공 경보 사이렌이 울리지 않은 사건에 연루된 공무원 4명을 수사 이틀만에 전격적으로 구속했다. 국가안보 사안에 대해서는 작은 실수라도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비록 적의 공습은 아니었더라도,평소 실제 상황에 대한 대비태세가 소홀했던 서울시의 무사안일을 질타하는 일벌백계적 성격이 짙다.김영삼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지시하면서 관련 공무원의 구속은 어느 정도 예고됐던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결과적으로 피해가 없었던 사안임을 들어 『구속은 지나치다』라고 지적한다. 검찰은 안보에는 예행연습이 없다는 차원에서 불가피했다고 설명한다.하지만 최근 잇따른 북한군의 도발 징후를 감안,처벌 범위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 했다. 이번 수사는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 뿐 아니라 서울시의 민방공 경보시스템의 문제점을 찾아내는데 초점을 맞췄다.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내무부·서울시·오산통제소 등의 관련 공무원 15명을 불러 조사하는 한편검사 2명을 서울 통제소 지령실에 보내 기계조작·수신·전파과정 등을 철저히 조사했다. 그 결과 서울시의 자동경보 시스템은 1년 이상 차단됐으며 지난 23일의 실제상황에서는 근무자들의 태만으로 사이렌이 울리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 통제소의 김두수소장과 이재웅운영계장은 다른 시·도와 기종이 달라 오발령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지난 해 4월부터 지금까지 내무부의 중앙통제소와 연결된 서울시의 자동 경보시스템의 접속장치를 차단했다. 기술직인 김성근씨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내무부로부터 『비상 대기하라』는 핫라인 전화를 받고도 이를 평상시의 점검 지시로 알고 컴퓨터 모니터와 프린터의 수신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김현동씨와 함께 선로점검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상황이 끝난 뒤 내무부의 질책을 받고 모니터를 확인,뒤늦게 실제 상황이었음을 알게 됐다. 구속자 4명은 자동경보시스템의 접속장치를 차단하고서도 정상 가동되는 것처럼 허위로 1일 점검일지에 기록했다.내무부의 승인이나 통보 없이 멋대로 자동경보시스템을 운영해 온 것이다. 인천이나 수원통제소는 내무부로부터 『비상 대기하라』는 전화를 받은 뒤 내무부에 다시 전화를 걸어 상황을 확인,경보를 내렸다. 검찰은 자동경보시스템의 접속장치 차단과 수동작동 사실을 서울시의 고위공무원들이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 하고있다.〈박선화 기자〉
  • 「경보태만」 공무원 4명 구속/검찰

    서울지검 공안 1부(정진규 부장검사)는 25일 미그 19기 귀순 당시 서울에 경보 사이렌이 울리지 않은 사건과 관련,서울시 경보통제소장 김두수씨(49·별정직 5급)등 통제소 직원 4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공용건물 무효죄,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구속된 사람은 김소장을 비롯,경보통제소 운영계장 이재웅씨(39·통신6급),지령실 근무자 김현동씨(37·기능직 10급)와 김성근씨(27·〃)다. 김소장과 운영계장 이씨는 지난 해 4월부터 지금까지 내무부 중앙 민방공통제소의 자동경보 시스템과 연결된 접속장치(Inter­face)의 자동스위치를 멋대로 차단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일일 점검」 일지에는 『이상이 없다』고 허위 보고서를 작성했다. 김현동씨와 김성근씨는 지령실에 근무하던 중 내무부 중앙통제소로부터 핫라인 비상전화를 통해 『비상 대기하라』는 연락을 받고도 묵살해 경계경보를 발령하지 않은 혐의다.
  • 구멍뚫린 서울 하늘/경보체계­근무자 태만 복합 과실

    ◎호환안돼 내무부 「자동」­서울시 「수동」 운용/육성통화 의존… 2·3중 전달체계 갖춰야 경보시스템의 문제인가 근무 소홀로 인한 실수인가. 23일 북한 미그기 남하 귀순 상황이 벌어졌을때 서울시내에 경보 사이렌이 울리지 않은 것은 경보체계와 관계 직원들의 실수가 복합돼 일어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민방공 경보시스템 운용과 가동에 1차적인 책임이 있는 내무부는 시스템상의 문제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상황 발생시 경보는 오산의 주한 미군 전역항공통제본부(TACC)에서 컴퓨터망을 통해 내무부 중앙경보통제소를 거쳐 각 시·도 경보통제소로 곧바로 이어져 분소까지 연결된다. 즉 최초의 경보발령 통제본부인 TACC의 요청이 내무부 중앙통제소에 접수되면 내무부 요원들은 15개 시·도와 연결된 스위치를 작동하게 되며 이는 즉각 7백3개 시·군·구 및 학교분소와 연결된 회선을 통해 자동으로 경보가 울리게 돼 있다. TACC의 경보망은 한국방송공사 등 4개 방송사와 15개 주요기관으로도 연결되며 필요할 경우 방송을 통해 육성으로 경보발령을 알릴 수도 있다.지난 83년 북한 공군의 이웅평소령이 미그 19기를 몰고 귀순할 당시 방송으로 경보발령 내용을 알린 적이 있다. 경보 발령 체계는 자동 및 수동의 2중 안전장치로 구성돼 있고 이 중 한가지 또는 두가지 모두를 사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지난 75년부터 전국 시·도별로 설치되기 시작해 89년 전국적인 망을 모두 갖췄다.이후 시·도 및 중앙통제소간에 하루에도 4∼5차례씩의 회선점검을 할 정도로 철저히 점검해 왔고 훈련상황에서는 단 한 차례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는게 내무부의 주장이다. 23일 경기·인천지역에 즉각 경보가 발령된 것처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통제소근무자들의 근무 태만으로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주장을 편다.첫째,자동경보시스템의 호환성 문제를 들고 있다.내무부시스템은 경계·공습·재난경보 등 3개 시스템만 자동으로 운용되지만 서울시의 시스템은 화생방경보 시스템이 추가돼 있어 자동시스템을 끈 상태에서 수동으로만 시스템을 운용해 왔고 중앙통제소에서도 이를 잘 알고 있어 경계경보 발령을 내릴 때는 반드시 육성이나 무선으로 동시에 상황을 전달해 왔다는 주장이다. 둘째,운영상의 문제점을 든다.각종 정보를 중앙통제소에서 서울통제소로 전달하는 방식은 컴퓨터를 통한 데이터통신,유선을 통한 육성방송,무선을 이용한 긴급통화 등 3가지가 있다.서울시의 경우 앞서 든 첫번째 이유로 컴퓨터에 의한 데이터통신보다는 유선에 의한 육성방송에 의존했으나 이번에는 육성방송이 없었다는 것이다.게다가 긴급통화로도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어쨌든 이번 사고는 경보의 온라인체계가 시급히 보완·정비돼야 하고 2중·3중의 전달체계를 보다 확고히 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곽영완·강동형 기자〉
  • 「경보태만」 공무원 구속방침/검찰

    ◎서울시·내무부 관계자 13명 철야조사/“경보시스템 결함도 원인” 판명 검찰은 미그19기가 23일 귀순할 당시 서울시의 민방공 경보시스템이 울리지 않은 것과 관련,직무유기 공무원들을 구속하는 등 강력하게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의 고위 관계자는 24일 『관련 공무원들의 업무가 최고도의 주의를 요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법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혀 사법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도 『그동안의 복무자세를 총체적으로 점검,직무유기가 드러나면 직위해제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상당수가 구속 등 사법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검 공안1부(정진규 부장검사)는 이 날 서울시 민방공 경보통제소장 김두수씨(49·별정직 5급) 등 서울시 및 내무부 공무원 13명을 불러 밤샘 조사했다. 소환된 서울시 공무원은 김소장을 비롯,경보통제소 운영계장 이재웅씨(39·통신6급),지령실 근무자 김현동(37·6급)·김성근씨(27·10급),민방위 기획계장 염을렬씨(54·5급),민방위 재난관리과 직원 김승호씨(47·6급) 등 6명이다.내무부 공무원은 오산 민방공통제소 강성구씨(8급) 등 7명이다. 서울시의 박관섭 민방위 재난관리국장(2급)도 곧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빠르면 25일 이들에게 직무유기죄 등을 적용,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날 철야조사에서 ▲내무부중앙통제소측이 서울시 지령실에 전달한 내용과 경위 ▲자동경보 장치를 수동으로 바꾼 경위 ▲근무자 교대 등 근무수칙 준수 여부 ▲내무부가 유선통보를 하지 않은 경위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이와 관련,내무부 중앙민방공통제소측이 23일 상오 10시57분44초,58분5초 등 두차례에 걸쳐 서울시 민방공통제소에 컴퓨터 전송을 통해 「비상대기」신호를 보낼 당시 실제상황임을 확인해 주기 위해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밝혀냈다. 한편 검찰은 서울시의 진상조사 자료와 업무일지 등을 검토한 결과,서울시의 경보장치가 85년부터 지난 해 3월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잘못 작동된 사실을 확인했다.〈박은호 기자〉 ◎근무체계도 허술 북한 공군 미그기의 남하 당시 서울시의 경계경보 사이렌이 가동되지 않은 이유는 서울시와 내무부의 자동경보시스템이 서로 호환성을 갖고 있지 않은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내무부에 따르면 전국 시·도는 지난 89년 경계·공습·재난경보 등 3개 상황에서 자동으로 경보가 발령되는 동일한 경보 시스템을 갖추었으나 서울시는 지난 94년 말 화생방 경보도 포함된 새 시스템을 갖추어 호환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무부 중앙통제소에서 시스템 점검을 위해 하루 두번씩 화생방경보를 발령하면 다른 시·도의 지령실에는 「훈련상황」표시만 나오지만,서울에서는 사이렌이 울려 서울통제소는 지난해 3월 이후 자동시스템을 끄고 수동으로만 운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내무부중앙통제소도 서울의 이같은 상황을 알고 경계경보 발령때는 반드시 육성방송과 무선으로 상황을 전달해 왔으나 이번에는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서울시는 2인 6개조로 6일에 한번씩 24시간을 근무하는 지령실의 근무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1일 3교대로 근무체계를 바꾸는 한편 화생방 자동경보시스템을 분리,내무부와 호환성을 갖추기로 했다.〈곽영완·강동형 기자〉
  • 미그기 남하때 서울 민방공 사이렌/근무태만으로 “침묵”

    ◎자동시스템 “오작동” 아예 폐쇄/“훈련 착각” 수동도 작동 안시켜 수도 서울의 민방공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 경계경보와 동시에 울리도록 설치된 자동경보시스템은 아예 폐쇄돼 있었다.수동으로 조작하는 서울시의 경보사이렌 발령은 근무자의 판단착오로 시기를 놓쳤다.수동작동을 명령하는 2중 안전장치인 내무부의 육성방송도 아예 전달되지 않았다. 23일 상오 10시57분44초,서울시 성북구 석관동 서울시 민방공 경보통제소에는 경기도 오산에 있는 전역항공통제본부(TACC)로부터 「실제상황,대기하라」는 리얼 스탠바이(Real Standby) 메시지가 컴퓨터화면에 두번이나 떴다.이 시간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경보사이렌이 울리고 있었다. 이어 57분53초와 57초 사이 세번에 걸쳐 실제상황 해제(Real Reset)라는 메시지가,다시 58분5초에 「리얼 스탠바이」체제로 돌입하라는 정보가 두번 들어왔다. 59분39초에는 실제상황(Real Alarm)이 발령됐다. 하지만 경보통제소 지령실 근무자는 사이렌을 울리지 않았다.실제상황은 11시00분48초,발생 1분10초만에해제됐다. 서울시 민방공 경보통제소는 자동경보장치,컴퓨터단말기와 유선방식에 의한 수동방식 등 3가지 경로를 통해 경보를 발령하는 시스템을 갖춰 놓고 있다.하지만 어느 것도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94년 12월 자동경보시스템을 도입한지 4개월여만인 95년 3월 영등포구청에서 잘못 작동돼 물의를 빚자 아예 자동시스템을 폐쇄했다.작동할 때 나는 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속셈이었다.경기도에서는 자동시스템을 통해 사이렌이 울렸다. 수동시스템을 작동하지 않은 것은 근무자의 태만 탓이다.근무자들은 4차례나 실제 상황이라는 명령이 내려졌고 10시59분39초에는 경보발령 지시까지 떨어졌으나 챙기지 않았다.『훈련으로 생각했다』는 해명이다. 수동작동에 필요한 또 하나의 경로인 내무부 육성통보는 접수되지 않았다.상황발생 7분여전인 상오 10시50분쯤 비상전화 연락을 한차례 받았으나 실제상황에서 유선(전화) 또는 무선(무전기) 연락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내무부의 한 관계자도 『컴퓨터통신으로 지시한후 뒤늦게나마 전화를 통해 경보를 발령했는지를 확인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말해 실제상황에서 육성통보를 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서울시는 2명씩 6개조로 나눠 24시간 근무하는 민방공 경보통제소 지령실의 근무자가 상황 당시 자리를 비우지 않았느냐는 의혹 등에 대해 자체 조사중이다. 한편 경보통제소를 관리하는 서울시 민방위과장 자리는 1개월이 넘도록 공석이다.〈곽영완·박현갑 기자〉
  • 마음의 평정 추구한 2권의 에세이집

    ◎법정스님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한승원씨 「키작은 인간의 마을에서」/무속·인연의 소중함 등 불교적 지혜 가득 다투고 불화했던 주변의 사람들에게 한번쯤 너그러운 자비심을 품어볼법한 석가탄신일(24일)에 맞춰 욕심없는 조촐한 마음과 명상을 통해 불교적 지혜를 가다듬어 보여주는 두권의 수필집이 나왔다. 법정스님의 명상에세이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샘터)와 작가 한승원씨의 전작산문집 「키작은 인간의 마을에서」(고려원)가 그것.숨막히는 경쟁사회에서 강바람같은 청량제로 나란히 다가온다. 「새들이…」는 그간 「버리고 떠나기」「텅 빈 충만」「무소유」 등 여러 수필집에서 속세의 티끌이 묻지않은 청정한 말씀으로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던 법정스님의 신작.지난 92년 송광사 불일암을 떠나 강원도 산중의 오두막에 은거한 뒤의 기록들을 묶었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산중에서 스님의 시선은 대자연을 향해 활짝 열린다.출입을 못할만큼 쌓이는 눈이 있는가 하면 얼음장 밑으로 봄을 몰고오는 시냇물이 흐르고 돌배나무와 산자두가 눈뜨면 금새 태풍의 영향으로 개울물이 붇는 한여름이다.천태만상으로 변화하는 대자연속에 난과 차향기를 벗한채 스님은 아무의 방해도 없고 집착도 지닌것도 없는 행복을 말한다. 이에 견줘 「키작은…」은 「불의 딸」「아제아제 바라아제」 등 곰삭은 토속정서와 불교정신 사이를 오가는 작품을 써온 작가 한씨의 「삶의 고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글속에 하나씩의 삽화로 등장하는 어머니,한씨의 스승인 동리선생,마을의 칠장이 등은 한결같이 작가에게 좋은 인연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해준다.작가가족을 이룬 딸 한강씨와 아들 한동림씨에겐 작가수업의 고단함을 「자기몸에 옹이박기」로 비유하며 등단에 다급한 젊은 마음을 다독인다. 책의 서문에서 작가는 「마음비우기.그것은 얽매임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고,텅 빔(공)과 없음(무)의 상태에 이르게 한다.…(그것은) 원형질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고,해탈이며 마음의 가난」이라면서 자신의 삶은 이를 지향해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손정숙 기자〉
  • 4·11 총선과 대남 선동공세/이재근 연구위원(남풍북풍)

    한동안 뜸했던듯 싶던 북한의 대남 선전 선동공세가 총선거가 가까워올 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그러한 정치적 선동이야 이쪽의 중요한 정치일정이 있을 때마다 계속되는 버릇이지만 15대총선을 앞둔 요즘은 특히 남한당국 배제전략을 노골화하면서 그 수위가 훨씬 높은 것이다. 남한당국 배제전략은 이쪽 야당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을 하지않고 정부·여당의 움직임만을 헐뜯으며 「선거투쟁」과 「정권타도」를 선동하는데서 나타난다.노동신문 등은 「4·11총선」과 내년에 있을 대통령선거를 싸잡아 거론,『남조선에서 선진세력으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방송들은 연일 한국내 지하당으로 날조 선전하고 있는 소위 「민민전」명의로 된 「전국민에게 드리는 공개서한」을 발표,15대 총선의 최종 목표는 『신한국당을 파멸시켜 문민독재의 재집권 음모를 분쇄하는 것』이라고 선동한다. 과거 한국의 역대 선거때마다 대개는 특정 야당후보에 대한 지지를 내놓고 선전하며 정부 여당타도를 부르짖은 게 관례였다.이제 그러한 행태가 자신들의 판단과는 달리 역으로 여당의 득표에 오히려 도움이 된 점을 뒤늦게 깨달았다는 분석도 가능하다.선거때가 아니더라도 이쪽의 정치사회적인 일정이나 행사를 계기로 우리사회의 혼란을 획책해 왔음에 비추어 총선기간중 대남비방의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선거라면 예외없이 투표율·찬성률 1백%의 흑백 공개투표 행태만을 익혀온 북한주민들에게 오히려 남한의 민주적인 선거에 대한 호기심만을 더해주는 셈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우리가 지켜볼만한 일이다. 북한에서는 그나마 그런 선거라야 6년전에 있었을 뿐이다.1948년 8월25일 제1기 대의원선거이후 90년 4월22일에 이르기까지 모두 9차례 대의원선거를 실시해 9기에 걸친 최고인민회의를 구성해왔으나 헌법상 규정된 임기를 제대로 지킨 적은 거의 없다.이대로라면 아마 북한에서 「선거」라는 용어자체가 사라질 날이 올 지도 모른다.
  • 침통한 청와대 부패척결 의지 단호/「장학로씨 구속」 여권의 대응

    ◎총선앞두고 실추된 이미지 회복 노력/공직·정치권 부정근절대책 다각 강구 장학로 전 청와대제1부속실장 사건이 터진 이후 김영삼 대통령의 분위기가 침통하면서도 단호하다는 데 청와대 보좌진의 견해가 일치한다. 김대통령이 「침통한」 이유는 쉽게 짐작이 간다.20여년간 측근에서 보좌해온 사람이 부정에 연루됐다는 것 자체가 주는 충격의 강도는 말이 필요없다.김대통령은 23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취임초부터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데 솔선수범하겠다는 원칙을 지키며 절제와 극기의 생활을 해왔는데 가까운 곳에서 보좌하는 비서관이 어떻게 부정부패에 관련됐다는 혐의를 받을 수 있느냐』고 개탄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단호한」 분위기를 둘러싸고는 해석이 갈린다.『부정부패 척결의지를 더욱 다잡고 있다』는 분석에서 『정치판 전체의 일대 사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단순한 국면전환을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삼재 총장 등 여권의 의중을 공식적으로 전하는 인사들에 따르면 장 전 실장 사건을 빨리 마무리짓고 총선전에 임하려는게 정부·여당의 입장으로 비친다.하지만 대통령의 분위기가 다른 탓에 상황은 유동적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장 전 실장의 잘못을 비호할 생각도 없고 국민들로부터 큰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을 안다』면서 『그러나 비슷한 정도의 비리는 야당을 비롯,정치판에 많을 것이며 상호 폭로전에 따라 처벌하려 들면 그 숫자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야당측의 태도에 따라 여권의 대응방향이 영향받을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정부·여당은 국정을 책임진 쪽이다.여야관계만을 생각할 수 없다.총선을 의식하건,않건간에 장 전 실장 사건으로 실추된 대국민 이미지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 여권은 아직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장전실장의 경우 복잡한 여자문제와 관행적인 떡값 수수 등으로 「개인 비리」의 성격이 강하다.잘못된 제도탓으로 돌리기 힘들다. 신한국당의 박찬종 수도권선거대책위원장은 『국가경영에 참여할 사람들에 대한 국민적 검증절차를 법과 제도적으로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미국식 청문회제도를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풍토에서 그같은 제도가 적합한지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제도개선과 함께 「대통령이 안받는 대신 밑에서는 챙기는 것 아니냐」는 일부 인식을 돌리는 게 여권의 시급한 과제다.〈이목희 기자〉 ◎여야 반응/“유감” 표명에 “철저수사” 촉구/“폭로전 국민식상… 정책대결 벌이자”­여/“대통령에 관리책임”… 축소수사 비난­야 장학로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구속과 관련,24일 신한국당은 대국민 사과의 뜻을 밝히고 더이상 폭로전을 삼갈 것을 야권에 촉구했다.반면 야권은 득표의 호재로 삼아 공세를 강화할 태세다. ▷신한국당◁ ○…김철 선대위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장전실장이 수뢰혐의로 구속된 것은 불행한 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그는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부정부패척결과 역사 바로세우기에 차질이 없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야당도 더이상의 폭로전에 국민이 식상해있음을 깨닫고 정책대결과 비전의 제시를 통한 이성적 선거 분위기 조성에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회창 선대위의장도 용인·노원갑·도봉갑지구당 필승대회에서 『깨끗한 정치는 권력의 내부와 핵심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부정부패 척결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박찬종 수도권선대위원장은 이날 강동·의정부 필승대회 격려사에서 『검증받지 않은 가신들이 보스 주위에서 부패사슬을 이루는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3김정치 시대의 유물』이라면서 『법과 제도,관행을 통해 국가 경영에 참여할 사람들의 자질과 소양을 검증하는 국민적 절차를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국민회의 윤호중 부대변인은 『37억원 부정비리 등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채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축소·은폐 수사』라고 지적하고 『이같은 「봐주기」 수사를 계속한다면 국민들은 김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미운 사람은 뺨 한대 더 때리고 내 사람은 떡 하나 더 주는 행태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볼 것』이라며 철저하고 적극적인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김홍신 선대위대변인도 『김대통령은 측근의 비리에 대해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로 치부,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관리소홀등 직무태만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자민련◁ 이동복 선대위대변인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장씨의 비리내용이 이미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겨우 1억여원의 비리혐의만 가지고 구속을 집행한 것은 총선에서 여당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적인 축소수사』라며 검찰의 엄중수사를 촉구했다.〈박찬구·오일만 기자〉
  • 유권자 혁명 필요하다(박화진 칼럼)

    새삼스런 이야기지만 한국은 「한강의 기적」「경제기적」을 이룩한 나라로 유명하다.해방직후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던 한 영국특파원은 한국에서 민주정치의 성공을 기대한다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를 찾는 것과 같다는 논평보도로 유명해진 적이 있다.한국에서 민주정치의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일 것이라는 「포기와 체념」의 가슴아픈 지적이었다. 지난 반세기의 자유당 및 군사독재와 4·19,5·16,12·12,5·18등의 정치 격동사를 겪으면서 우리는 정말 구제받을수 없는 정치적 쓰레기통인가 하는 좌절을 몇번이고 경험하기도 했다.그러나 우리는 자유당과 군사독재의 오랜 정치적 암흑기를 거쳐 92년 마침내 민주선거를 통해 명실상부한 대망의 자유·민주·문민 대통령과 정부를 탄생시키는데 성공을 거둘 수가 있었다.그러나 그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를 찾은 정치기적의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6·25의 폐허에서 올림픽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등 오늘의 경제기적을 이룩한 우리는 이제 민족비원의 통일을포함하는 선진 민주정치의 기적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소명의 시점에 서있다.불과 2개월 앞으로 다가온 4·11총선은 바로 그러한 정치선진화 기적의 달성을 위한 중차대한 관문의 하나라 생각한다.선진 민주정치의 생명이 공명선거에 있으며 이번 총선은 그러한 공명선거 실현의 전통을 정착시킬 출발점이 될수 있을 것이냐의 여부를 가름하는 중요한 기회가 아닐수 없기 때문이다.오늘의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관행을 정착시킨 영국의 「부패 및 위법행위 방지법」의 정신을 살린 「통합선거법」등 제도적 장치도 이미 마련한 바 있는 정부는 작년의 6·27지자체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확고한 공명선거 실현의 결의에 차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진·민주·공명선거의 실현과 성공은 제도나 정부의 결의만으로는 어렵다는 사실을 작년의 지자체 선거는 잘 보여 주었다.일선의 후보와 정당 및 그 지도자등 정치권은 말할것도 없고 특히 국민 즉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절감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었던가 한다.깨끗하고 공명한선거를 위해서는 물론 개인이나 지역이기가 아닌 객관적 의미의 국익에 부합되는 선거결과를 위해서도 그것은 절대적인 조건임을 실감할수 있었다. 이번 총선에 대한 최대의 위협도 결국 정치의 한국병인 일부국민들의 지역감정과 정치무관심 내지는 태만이 아닐까 관측되고 있다.특히 선거때 마다 드러나는 지역감정은 선진·공명·민주선거 실현의 한국정치·선거 혁명을 위해선 반드시 극복해야할 가장 중요한 장벽의 하나라는 진단이 내려진지 오래다.그 장벽의 극복을 위해선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각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문민정부가 추구·지향하는 정치및 선거혁명의 최종적 성패도 결국은 국민과 유권자들의 각성에 달려있다 할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가 그러한 각성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전직대통령들의 투옥도 불사하는 과감한 정치·경제·사회개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찬성하고 지지하면서 투표는 그래도 지역당에 하겠다는 악습은 이번 총선 한번만이라도 탈피해보면 어떻겠는가.정부와민간단체 그리고 언론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적극적이고 사심없는 계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정당과 정치인들은 선거유세를 통해 국가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할수 있는 대북정책등에 대한 국익차원의 정책대결 내지 토론을 벌이고 유권자들도 지역감정이나 이기주의 혹은 정치적 무관심이나 태만을 떠나 정책과 토론을 부지런히 보고 들은후 가장 바람직하거나 덜싫은 정당과 후보를 선택하고 투표하는 바람직한 「선거문화의 기적」은 정영 불가능한 것인가.그렇지는 않다고 단호히 부정하고 싶다.
  • 한·일 양국의 EEZ선포(사설)

    한국정부가 20일 「해양법에관한 국제연합협약」에 따라 2백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선포방침을 결정하고 이에 앞서 일본각의도 같은날 EEZ 선포방침을 의결,동북아에 새로운 해양질서가 형성되게 됐다.중국도 한국과 일본에 이어 EEZ선포를 할게 확실시돼 이 지역에 EEZ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새 해양법은 유엔이 오랜산고 끝에 만들어낸 바다에 관한 국제헌장으로 동북아국가들이 이를 전면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시대를 창출하게 된 것이다.EEZ는 독도문제와 같은 돌출사태만 아니면 해양질서를 보다 확고히 할 제도여서 국제사회에 긍정적으로 공헌하게 될것이다. 그러나 이번 독도문제를 둘러싼 한·일간의 마찰에서 보듯 형성과정에서 분쟁을 일으킬 소지도 없지않다.한·일양국은 EEZ시대를 맞아 필연적으로 중복되는 EEZ수역획정을 위한 지루하고도 복잡한 외교협상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두나라간에는 EEZ협상 과정에서 독도문제가 또다시 불거져 양국협상을 벼랑으로 몰고갈 소지도 없지않다.우리는 20일 일본의 관방장관이 「독도에 관한 일본의입장은 일관된것」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목에 주목한다.그러나 우리는 일본관방장관의 이런 발언을 외교적 제스처로 생각한다.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선포되는 EEZ를,협약규약이 용인치않고 있는 무인도를 기점으로 선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또 국제적으로 공인된 남의 영토를 기점으로 할 수는 더욱 없는 일인 것이다.우리는 수차 지적했듯 일본이 명백한 국토침탈행위를 할만큼 비이성적인 나라라고는 생각지 않는다.일본은 필요하지도 않고 정당하지도 않은 영유권문제 같은데 집착할게 아니라 이지역의 지도적 국가로서 외교력을 발휘해 줄것을 당부한다. 이제 한·일양국은 기존의 어업질서를 전면 개편하지 않으면 안된다.해양국인 두나라의 어업질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데도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다.일본은 말 자체가 되지않고,불필요한 독도문제로 국가에너지를 소모하지 말고 참된 선린관계를 생각하며 협상에 나서기를 거듭 촉구한다.
  • 5·18특별법 헌재 결정문

    ①개별법률 금지의 원칙 등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개별법률금지의 원칙은 입법과정에서 입법자의 자의가 개재될 여지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지만,우리 헌법은 개별법률을 금지하는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않다.따라서 특별법 제2조가 개별법률의 성격을 지닌다는 점만으로 곧바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원칙의 바탕은 개별법률을 허용할 경우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자의적 입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데 있는 것이고 평등원칙은 우리 헌법이 선언한 중요한 이념의 하나이므로 위 조항이 평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그런데 위 조항은 우리의 헌정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입힌 헌정질서 파괴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집권과정상의 부도덕성이나 그 범죄행위에 대한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를 그밖의 다른 헌정질서 파괴행위와 구분하여 취급하는 데에는 충분히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위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한 개별법률이라 할 수 없고 또 그 대상자들을 재판없이 유죄로 확정하는 내용의 것도 아니므로 법원의 재판권을 침해하거나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한 것도 아니다. ②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우리 헌법이 선언한 죄형법정주의에 의하여 범죄구성 요건과 형벌의 범위,즉 가벌성의 조건을 사후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어느 경우에도 허용되지 않는다.그러나 공소시효는 소추 가능성에 연관된 것일 뿐,가벌성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이므로 이에 관한 규정은 죄형법정주의의 효력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미 행해진 범죄에 대하여 공소시효의 정지를 정한 특별법 제2조는 죄형법정주의나 형벌불소급의 원칙에는 위배되지 않는다. ③법치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지의 여부.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급 입법을 제정하는 부진정 소급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따라서 공소시효가 만료된뒤 소급 입법을 제정하는 진정 소급이 헌법에 위반되는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1)합헌의견(재판관 김진우·이재화·조승형·정경식) 진정 소급효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지만 신뢰가 보호할 만한 가치가 없거나 지극히 적은 경우 소급입법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매우 중대하여 예외적으로 신뢰보호의 이익에 우선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우리 헌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근간으로 하는 가치지향적인 헌법이다.헌정질서 파괴범은 일반 형사범의 경우와는 달리 헌법에 의한 보호를 호소하여 공소시효의 완성 이후 형사소추를 받지 않으리라는 기대가 법치국가적 신뢰보호 원칙에 기초할 수 없다. 특별법이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것으로 보는 기간은 이 사건 헌정질서 파괴 행위자들이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소추권행사가 원초적으로 불가능하였던 기간이다.특별법은 국가의 태만으로 인하여 경과한 시효기간에 대해서까지 시효의 진행을 정지시키는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 헌정질서 파괴행위자들에 대하여 국가가 실효적으로 소추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을 다른 일반국민들에 대한 시효기간과 동일하게 맞춤으로써 이 사건 범죄행위로 초래됐던 불평 등을 제거하겠다는 것에 불과하고 범죄행위자들을 자의적으로 차별하는 것이 아니며 실질적 정의와 공평의 이념에 부합시키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2)위헌의견(재판관 김용준·김문희·황도연·고중석·신창언) 진정 소급효를 가지는 입법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신뢰를 보호할만한 가치가 없거나 지극히 적은 반면 소급입법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매우 중대한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된다. 공소시효 완성후 소추 가능성을 뒤늦게 살아나게 하는 것은 형벌을 사후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범죄구성 요건을 제정하는 것과 결과적으로 형벌에 미치는 사실적 영향의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없다. 비록 공소시효규정을 절차법적으로 이해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에 국가에서 다시 소급적으로 소추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은 그 효과에서 가벌성의 소급효과와 같은 것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공소시효가 완성된 이상 그에 따른 법적 지위를 사후적으로 침해하는 것은 헌법상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위 조항은 특별법 시행일 전에 동법 소정의 범죄행위에 대한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된 경우에도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
  • 「편의방」 「야깅족」을 아십니까/국어연 신어모음 발간

    ◎네티즌→인터넷 시민/검프족→무조건 달리는 사람/국고털이→비자금 관련 전직대통령 편의방과 검프족을 아시나요?국립국어연구원이 지난 94년 10월부터 1년간 각 신문과 잡지에 실린 신어들을 조사해 최근 펴낸 「95년신어」는 우리사회의 달라진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컴퓨터와 젊은이들의 생활패턴을 담고있는 새 말들이 압권이다.인터넷 시민이란 뜻의 「네티즌」을 비롯해 인터넷상의 에티켓인 「네티켓」,「컴맹」보다 더 「컴맹」인 「컴시인」(COM시인),전문검색요원인 「정보사냥꾼」이 눈길을 끈다.젊은층에 통용되는 말들도 「검프족」「야깅족」(영화 「포레스트검프」의 주인공처럼 무조건 달리기를 즐기는 이),「꼭지T」,「네오사파리룩」(자연스런 색상의 의상),「댄디족」(온갖 향내를 풍기는 암사내),「똥꼬치마」,「애교머리」,「자전거바지」(쫄바지),「지피족」(집시와 히피의 합성어)등 천태만상이다. 우리 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명소나 명물도 적지않아 주유소에서 손님을 끄는 「컴패니언걸」,24시간 편의점에 레스토랑 기능을 더해 젊은 층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편의방」,미용실인 「머리방」,「안마방」,「개호텔」(휴가철 개를 맡기는 곳)도 있다. 그런가하면 방송매체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탓인지 이색적인 방송용어도 적지않다.가수의 음악인생을 라디오 다큐멘터리로 엮은 「라큐멘터리」가 있고 퀴즈진행자 「퀴즈자키」,패션 전문MC 「패션자키」도 있다. 이밖에 세태반영과 사회 모순을 적당히 꼬집는 「역귀성」(교통난 탓에 부모들이 지방에서 상경해 차례를 지냄),「체크세대」(건강검진이 필요한 중년층),「호적세탁」(공무원에게 돈을 주고 개인 신상기록을 변조)이 있고,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사건과 관련한 「국고털이」,「상식파괴」등은 애교스럽기도 하다.
  • 민속연구가 심우성(이세기의 인물탐구:91)

    ◎남사당패 쫓아 풍물 놀고 탈 만들고…/현장 찾아 자료 채집·기록… “발로공부” 평가 받아/1인극 「쌍두아」는 인형에 혼을 담은 산무대로/「꼭두각시 놀음」·「발탈」 무형문화재 지정에 큰몫 심우성(민속연구가) 「나는 얼굴에 분칠을 하고/삼단같은 머리를 땋아내린 사나이/초립에 쾌자를 걸친 조라치들이/날라리를 부는 저녁이면/다홍치마를 두루고 나는 향단이가 된다./……산넘어 지나온 저 동리엔/은반지를 사주고 싶은/고운 처녀도 있었건만/다음 날이면 떠남을 짓는/처녀야!/나는 집씨의 피였다./내일은 또 어느 동리로 들어간다냐/ 시인 노천명은 옛유랑 예인집단의 기약없는 인생과 서글픈 족적을 이렇게 노래부르고 있다.몇년전 타계한 예용해씨는 「일수가 좋으면 공청에나 또는 주막집 기역자 판을 끼고 잘때도 있지만 인심이 사나운 마을에서는 처마끝에서 비를 피해야 할 때도 있다」고 남사당패의 일상을 그의 저서에 쓰고 있다. 그러나 누더기에 걸식행각으로 밥을 빌어먹을 망정(걸양) 그들은 「꼭두각시놀음(우희)으로 관중을 웃기고 울리는 소박한 신명에 겨워 살다가」 「어느 낯선 고장에서 길섶 아침이슬처럼」 사라져버린다고 했다. 판소리나 춤이나 연극을 하는 예인들의 대부분은 설날 명절 때 동네에 찾아든 유랑극단이나 광대패의 공연을 구경하다가 그들의 연희에 반해 길을 따라나서거나 부모의 대를 이어받는 수가 흔하다.인형극연희자인 심우성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그러나 그의 예능 기질은 누가 시킨 것도 권한 것도 아니며 집안의 내력을 이어받은 것은 더욱 아니다.단지 그의 마음속에서 끝없이 일고 있던 불가사의한 「끼」에 의해 뒤늦게 연희자로 돌아선 케이스다. ○머슴살던 노인에 영향 그는 언제부턴가 남사당패의 삶을 쫓아 풍물을 놀고 탈과 인형을 만들고 「취발이」나 「미얄할미」나 허세부리는 샌님,미소를 머금은 백정의 탈을 쓴 온갖 인형을 조종하면서 때론 분노로 때론 질타로 어느 때는 주책없고 어느 때는 넉넉하게 인간사의 천태만상을 손끝에서 펼치더니 어느 날 스스로 연희자가 되어 직접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가 민속연희중에서도 유독 인형극인 꼭두각시 놀음에 심취하게 된 것은 무대장치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무대밖의 공간이 연결되는 극적 공간의 자유로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그리고 그의 무대는 혼자서 극중인물이면서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해설자에다 산받이까지 도맡아 양반들의 어처구니 없는 횡포나 위선위귀를 징치하기도 하고 재난을 물리치는 홍동지의 기개를 앞세우는 등 지배층에 대한 세찬 비판을 표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른바 「광대」란 역사속에 놓여진 동시대인들의 희로애락을 세상으로 되돌리는 영혼의 울림대이기를 자처한 사람이며 그는 자신의 역할에 완전히 만족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는 충남 공주의 만석지기 외아들로 태어나 서울에서 휘문중에 다니다가 6·25를 만나 고향인 공주군 의당면에 머물면서 김재철의 「조선연극사」를 읽은 것과 집안의 나이든 머슴인 정광진노인으로부터 남사당패들의 내력을 들은 것이 연희자가된 동기다. 한때는 소설가 신문기자가 될뻔도 했고 서울 중앙방송국 아나운서로 활약하기도 했으나 아나운서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걸핏하면지방 방송국에 출장간다는 핑계로 옛 남사당패를 찾아 나섰고 거의 전국을 떠도는 뜬 광대노릇으로 서서히 잊혀져 가던 풍물놀이(농악) 버나(대접돌리기) 살판(땅재주) 어름(줄타기) 덧뵈기(탈놀음) 덜미(인형극 꼭두각시놀음)등 남사당놀이 여섯가지를 재현해 내는데 수많은 돈과 시간과 정열을 들여왔다.가족들에겐 의논도 없이 3년만에 방송국을 집어치우고 나서도 「어디어디 답사,무슨무슨 녹음 촬영」등으로 새벽부터 집을 뒤쳐나가는가 하면 여행과 술에 지쳐 며칠씩이나 대낮에도 이불을 펴고 눕는 것이 다반사였다.오죽하면 그의 부인(권숙현여사)이 「올해도 당신 작년처럼 그렇게 지낼거예요」했다는 말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방송국 아나운서 출신 그는 가뜩이나 쪼들리는 살림에서 부친이 마련한 집을 팔기도 하고 동해안 서해안으로 다니다가 간첩혐의를 받기도 하고 녹음기와 카메라와 어렵사리 찍은 필름을 빼앗기기도 했다.5·16직후에는 종로 YMCA강당서 남사당창단 기념으로 남사당놀이중 「덧뵈기」를 공연하려 했을 때 「남사당」이 정당이름인줄 잘못알고 종로경찰서에 연행되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빚기도 했다.59년 8월,전국에 흩어져있는 남사당패를 모아 지금의 남산도서관 자리인 빈터에서 요즘의 약장사처럼 「꼭두각시 놀음」을 공연한 것이 본격적인 해설가의 출발이 되었고 그후 전국각지 순회공연으로 「꼭두각시 놀음」과 「발탈」을 공연한 것이 후에 이 놀이들이 중요무형문화재(3호 7호)로 지정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그가 「책이 아닌 발로 공부한 사람」이란 평을 듣는 것은 자료수집에 혈안이 되어 현지에서 이를 확인보충하고 채집·기록한 공적과 실제로 수백여회에 이르는 연희를 주관하고 실연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심우성.민속예술에서 괴팍한 개성을 보이지 않는 사람은 드믈다.틀이 번듯하고 아나운서 출신답게 우아한 말씨를 쓰지만 그도 어쩔 수 없이 광대기질을 타고난 사람에 틀림없다.이제 그 시절의 남사당패는 사라지고 없으나 유일하게 그 흔적과 체취를 물씬 풍기는 무대가 있다면 심우성의 1인무언극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뒤늦게 나마 재혼하는 과부의 설렘으로 무대에 서렵니다』 비장한 인사말과 함께 그가 지난 80년 공간사랑 소극장무대에서 선보인 첫번째 1인극 「쌍두아」는 글자그대로 머리가 둘,손은 넷에다 발이 둘인 전남 구례지방 풍장굿의 비비새놀이에 나오는 접광대를 본뜬 것으로 음악과 인형과 자신의 몸짓만으로 두동강난 조국의 분단된 역사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뒤에서 인형을 조종하던 그가 이렇게 무대에 나서게 된 것은 「속되고 다난한 편력으로부터 스스로를 정리하는 전기가 되고 그리고 인형속에 혼을 불어넣는 산무대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며 이는 「연희자가 무대에 나와 인형과 함께 춤춘 최초의 시도」로서 평론가 양혜숙은 「가면극이 인형극으로 거듭나면서 우리 예술사의 흐름을 크게 바꿔놓은 계기다 되었다」고 평하고 있다.지난 88년 초연이래 최근까지 공연되고 있는 「남도 들노래」도 「민족적 아픔과 통일에의 염원」을 담아 분단을 넘어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희생된 한 젊은이의 장례식을 치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민속박물관 5월 개관 「민속이란 고전적이기 때문에 그것을 원형그대로 보존하라」는 강한 비판도 있었으나 그는 「민중의 습속이 시대따라 변하듯이 우리가 추구하는 민속극도 그 모습이 달라질 수 있고 옛 것을 재현하는 연극이 아니라 옛 것을 바탕으로 오늘의 것을 한다」는 의지다. 그는 지난해 고향인 공주에다 오랜 숙원이던 민속박물관 건립을 시작,각종 탈전시에서 모든 농기구에 이르기까지 민속과 관련된 자료전시관및 야외공연장을 오는 5월쯤 개관할 예정이다.가족은 노부모와 부부와 아들 하용씨(27·미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 졸업)가 그를 돕고 있다. 호라티우스는 일찍이 「인간은 타인의 끄나풀에 조종당하는 인형 같이 움직인다」고 했지만 그의 인형은 「하나의 굳어버린 표정속에서 눈물을 흘릴 때 웃고 있고 웃어야 할 때 울고 있는」 아이러니와 시니시즘의 묘미를 그 때마다 능란하게 연출해낸다.오늘 그의 소원은 「타고난 광대의 운명」속에서 「피가 흐르고 살아숨쉬는 진짜 인형」이 되어 「인간이 가장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관중을 웃기고 울리는 소박한 신명으로 핍진하게 이룩하려는 것이다. □연보 ▲1934년 충남 공주출생 ▲53년 서울휘문고졸업 ▲53∼56년 서울중앙방송국 아나운서 ▲58년 홍익대 신문학과졸업 ▲59년 남사당놀이패공연(남산) ▲60년 남사당놀이중 「덧뵈기(탈놀음)」공연(종로 YMCA강당) ▲64년 민속극회 남사당결성 ▲66년 한국민속극연구소 창설 ▲79년부터 극단 서낭당창단,전통인형극 「꼭두각시놀음」「발탈」「만석중놀이」,창작인형극 「홍동지의 나들이」「신경림의 농무」「청개구리는 왜 날이 궂으면 우는가」「우리산 우리강」외 김명수춤판,강만홍 인도무용,이동안 전통무용,이매방 민속무용,김숙자 무속무용,우옥주 만구대탁굿등 공연 ▲80년 1인극 「쌍두아」로 무대데뷔(공간사랑소극장) ▲83년 우리문화연구소장,인형극 「만석중놀이」(문예회관소극장) ▲85년 「문」(산울림소극장) ▲86년 서강대·한양대강사 ▲90년 인도 국제인형극제에서 1인극 「남도 들노래」 참가 ▲91년 프랑스·말레이시아·일본민속극제 참가 ▲93년 「판문점 별신굿」 공연 ▲94년 제주 4·3항쟁추념 「남도 들노래」및 동학농민혁명 1백주년기념 「새야새야」(문예회관대극장)등 3백여회 공연 현재=우리문화연구소장,민학회회장 「남사당패연구」(74년)이후 「한국의 민속극」「한국의 민속놀이」「전통무용용어의 연구」「마당굿 연희본 1·2」,평론집 「민족문화와 민중의식」「꼭둑각시놀음」등 20여권 서울시문화상(인문사회과학부문·7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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