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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주민투표와 지방자치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벌써 8년째를 넘기고 있다.지방자치는 이제 그 성과와 함께 우리 사회에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지만,운영상의 시행착오로 인한 낭비와 부작용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실정이다. 여전히 위축된 자치권,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지방의회,일부 단체장의 행정낭비와 태만,그리고 주민들의 미약한 자치의식 등은 현재까지 지방자치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이것은 결국 지역 주민들로부터 지방자치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 주 요인들이 되고 있다. 앞으로 참여정부가 약속한 대로 지방분권이 가속화한다면 결정권이 다원화되어 정부와 주민간,정부와 정부간 그리고 주민과 주민간의 갈등은 더욱 첨예화할 것이 분명하다.제반 갈등 현상이 우리 사회에 확산·심화되면 사회 발전은 물론 지역 발전에 커다란 저해요인이 된다.특히 지역갈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할 때 집단이기주의 행동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사회구성원 모두가 직접 피해 당사자가 되고 만다.그동안 핵폐기물 처리장이나 쓰레기 매립장 설치를 놓고 빚어졌던 갈등들이 그 대표적인 증거가 된다. 점점 다양화 집단화하는 주민들의 요구와 상충하는 갈등 문제를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의 경직된 제도만으로 해결하기는 더 어려워졌다.그리고 주민들의 자치 의식 내지 납세자 의식의 강화를 통해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획기적으로 높여나가지 않으면 지방자치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주민들이 자치 현장에 참여해서 현안 문제를 직접 풀어감으로써 지방자치의 의미와 성과 및 문제점을 체험해 나가는 것이 대단히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주민직접참정제도의 확대 도입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 행정자치부는 지난 28일 구체적인 주민투표 방안을 담은 주민투표제 도입 시안을 발표한 바 있다.1994년 이미 지방자치법에 주민투표제를 도입하였으나 국회가 10년이 다 되도록 주민투표법을 제정하지 않아 유명무실화해오던 차에 내년 7월 시행 목표로 그 구체적 시안을 마련한 것은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주민투표제의 도입은 지방정부와 의회가 주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완하고 지방자치 제도의 완성도를 높이게 될 것이다.그러나 선진국들이 주민투표 도입을 상당히 주저했고 또 지금도 주민투표 제도에 상당한 논란이 지속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주민투표제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상당히 성숙된 주민들의 참여의식과 책임의식을 요구한다.아울러 민주적인 제도와 절차를 존중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사회문화가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민투표제는 민주주의라는 미명 하에 행정권과 직접민주주의가 결탁하여 의회주의를 배제함으로써 독재로 나갈 가능성을 안고 있다.게다가 주민투표의 기술적 제약으로 말미암아 합리적인 결정이 이루어지지 못할 우려 또한 크다.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투표의 관행과 문화가 성숙되지 못하고 정당정치가 뿌리내리지 못한 곳에서는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 주민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개인에 대한 신임투표 내지 선동정치의 장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일본과 프랑스가 투표결과의 법적 구속력을 오랫동안 부여하지 않고 단지 주민의견을 청취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온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아무튼 주민투표제의 부작용을 극소화하면서 지방자치의 정착에 기여하려면 차제에 주민투표 제도의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정립하고 그에 따른 제반 절차에 관한 요건들을 충분하게 논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끝으로 주민투표제는 지역현안 문제 해결의 최선 또는 최종의 수단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보조 내지 촉진의 수단이라는 사실을 먼저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육 동 일 충남대 교수 자치행정학
  • 독자의 소리/ 봉사점수 ‘성실성’보고 줘야

    방학 중 많은 학생들은 일정기간 봉사활동을 하게 되는데,봉사의 자세가 제각각이다.오자마자 팔을 걷어붙이고 열심히 일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눈치나 슬슬 보며 시간을 때우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따라서 학교에서 학생들의 봉사활동 점수를 천편일률적으로 ‘했다’ ‘안했다’식으로 평가할 게 아니라 그 내용에 따라 차등화했으면 한다.가령 시설의 책임자가 봉사활동 확인서를 떼어줄 때 최우수·우수·보통·미달 또는,아주성실·보통성실·보통·태만 등으로 평가해 학교측에 통보한다면 학생들이 형식적으로 봉사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남을 돕고 이해하고 사랑을 나누는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지금처럼 봉사활동이 ‘점수따기 수단’으로 오용되는 환경에선,학생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깨닫지 못할 것이고 결코 참다운 봉사도 정착되지 않을 것이다. 최남이
  • 홍콩 민주화 시위 / 도전받는 1國2制 中의 선택은

    국가안전법 처리에 반대하며 연일 계속되는 홍콩 민주화 시위로 중국의 ‘1국 2체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수반인 둥젠화(董建華) 행정장관은 퇴진 압력을 일축하고 19일 베이징을 방문,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총서기 겸 국가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와 만나 대책을 협의한다.중국 당국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예단할 순 없지만 파장을 고려해 둥 장관의 퇴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 지도부의 결정은 경제적 요충지로서 홍콩의 미래와 4세대 지도부의 성향을 파악하는 주요 잣대가 될 전망이어서 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 민주화 시위 배경 홍콩 주권반환 6주년인 지난 7월1일 홍콩에서는 50만명이 홍콩의 소(小) 헌법격인 기본법 23조(국가안전법)의 입법화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홍콩 정부가 중앙정부에 대한 어떠한 반란,국가 분열,반란 선동 등 행위를 금지하고 외국 정치 조직,단체의 활동을 금지한다.”고 규정한 국가안전법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는 6년간 억눌려온 홍콩인들의 민주화 욕구를 폭발시켰다. 7일 둥젠화 장관이 국가안전법 처리를 늦추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위는 잦아들지 않았다.9일과 13일에도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면서 광범위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로 확대됐다. 종교계와 학계·시민단체·야당은 물론 그동안 베이징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목소리를 낮춰온 경제계까지 “이대로는 안된다.”며 홍콩의 민주적 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1국 2체제’하에 반환 이후 50년간은 ‘독립’을 보장한다는 영국과의 공동성명을 지키고 2007년과 2008년으로 각각 예정된 행정장관과 입법회(국회) 의원의 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다.베이징이 앉혀놓은 행정장관과 베이징의 입김에 좌우되는 입법회 등 독립성이 결여된 현 정치체제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2. 둥젠화 운명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둥젠화는 사임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6년째 홍콩 행정장관을 지내고 있는 둥 장관은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홍콩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내가 그만둔다는 것은 비도덕적이며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라면서 “사임은 결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사임 압력을 일축했다.그는 대신 “지난 6년간 잘못한 점이 있음을 인정하며 나에 대한 비판도 이해한다.”면서 앞으로는 여론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그는 그러나 국가안전법의 입법화는 홍콩 정부의 의무라고 전제하고 광범위한 여론수렴 등을 통해 시행해 나가겠다며 입법 강행을 시사했다. 둥젠화에 대한 지지도는 최근 35%로 곤두박질쳤다.둥 장관에 대한 지지도 하락에는 지나친 베이징 의존뿐 아니라 악화된 경제상황도 일조했다.지난 4∼6월 실업률이 8.6%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재정적자 확대로 4개월전 20년만에 처음으로 세금을 올렸다.300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대한 대응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둥 장관의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진 베이징 당국이 그러나 당분간 둥을 퇴진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중국 지도부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둥을 직접 홍콩 행정관에앉혔다는 점을 묵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러나 그가 잔여임기 4년을 채우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3. 베이징의 고민 홍콩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독립을 꾀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타이완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또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는 당장은 아니지만 중국 본토에서도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 이후 민주화에 대한 억눌려온 열망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급속한 경제성장의 여파로 높은 실업률과 부정부패,확대되는 도농간 소득격차로 사회 내부에 쌓인 불만이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중국 관영 언론들이 7월1일 시위 이후 홍콩 상황에 대해 단 한줄도 보도하지 않은 이유를 여기에서 찾는다. 하지만 인터넷과 홍콩의 위성TV,하루에도 중국 본토와 홍콩을 오가는 수천명의 관광객들을 통해 홍콩 사태를 접한 중국인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가 최신호에서 전했다. 일부에서는 홍콩 사태를 톈안먼사태 이후 중국 정부가 맞은 최대의 도전으로 보고있다.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새 지도부가 민주화 요구를 허용할 지는 미지수다.홍콩의 한 민주화 세력은 원 총리가 1989년 당시 자오쯔양(趙紫陽)과 함께 톈안먼에 직접 찾아갔었다는 점을 들며 희망섞인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둥의 후임이 마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베이징의 최선책은 홍콩 사태를 국가안전법 문제로 국한시키고 민주화 요구 시위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홍콩문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홍콩 관측통들은 “완전한 자치를 요구하는 홍콩인들의 요구를 받아주지 않는 한 베이징의 어떤 해결책도 홍콩 경제의 번영과 1국 2체제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김균미기자 kmkim@ 국가안전법 쟁점 ●반역죄 중국과 전쟁중인 외부 무장단체 가입이나 전복 기도,중앙 정부 위협 또는 축출 행위.중국에 나쁜 선입관을 갖게 하는 등의 이적 행위. ●국가전복 무력이나 중대 범죄를 통해 중앙정부를 전복하거나 위협하는 등 중국의 기본제도 파괴행위. ●분리운동 무력이나 중대범죄를 통해 중국의주권 일부를 분리하려는 모든 행위. ●폭동교사 반역이나 전복·분리를 자행하기 위해 타인을 의도적으로 교사하거나 교사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폭동 교사 출판물 발간·배포하는 행위. ●국가기밀 절취 국가안보를 위협하거나 위험에 빠뜨리는 국가기밀 불법 공표 행위.불법활동이나 권력남용·의무태만 등 중대범죄를 공표하더라도 공공이익 위한 것은 인정. ●단체불허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하거나 범법행위 자행 목적 단체 불허.불법단체 회원가입·지원행위,집회 참석은 범법행위에 해당. ●법 적용 홍콩 영주권을 가진 중국 주민이 홍콩을 벗어난 지역에서 위반할 경우에도 적용.
  • 메트로 플러스 / 1·15일은 냉장고 청소하는날

    서초구(구청장 조남호)는 식중독 발생을 막기 위해 매월 1일과 15일을 ‘냉장고 대청소 하는 날’로 정했다.‘통조림,젓갈 등을 냉동상태만 유지하면 오래 보관해도 괜찮다.’는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바로 잡아주고,부패·변질된 음식으로 인한 식중독 환자의 발생을 줄이자는 뜻에서다.
  • 사회 플러스 / 이덕선 前군산지청장 무죄

    서울고법 형사합의6부(부장 박해성)는 9일 G&G그룹 이용호 회장이 채권자 심모씨와 합의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덕선 전 전주지검 군산지청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합의를 종용한 것은 이씨에게 불리한 처분을 내리겠다는 협박이 아니라 이씨의 처벌을 원치 않던 검찰이 곤란하게 될 것을 우려한 것”이라면서 “직무태만일지 몰라도 직권남용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 반론보도문

    대한매일 6월5일자 5면 ‘기자없는 춘추관 브리핑’ 기사와 관련,대통령비서실은 다음과 같이 반론한다.대한매일은 기사에서 청와대 보도지원실인 춘추관의 탁상공론식 수요예측으로 브리핑룸이 텅 비는 등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그러나 청와대 등록기자들의 경우 기사작성시 브리핑룸이 아닌 별도의 기사송고실을 이용한다는 점,외신기자들의 경우 사안별로 브리핑에만 참석하고 돌아간다는 점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기자실 개방 초기이용 실태만을 판단해 춘추관의 탁상공론식 수요예측이 예산낭비를 초래했다고 지적하는 것은 부적절한 주장이다.또한 청와대 보도지원실은 일주일에 1회 이상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으면 출입증을 몰수하기로 통보했던 원칙을 바꾼 사실이 없으며,지원 기자들에게도 이용료를 받기로 한 것은 비용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행정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해온 특권적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다. 반론보도신청인 대통령비서실장 문희상
  • 클로즈업/SBS ‘TV동물농장’ 특별기획

    국내 애완견이 200만 마리를 돌파하는 등 애견 문화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반면 정작 우리 토종개에 대한 관심은 희미해지고 있다. SBS ‘TV 동물농장’(오전 9시40분)은 7주간 ‘2003 토종개 특별기획 시리즈’를 방송한다.토종개라 하면 진돗개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풍산개,삽살개,제주개,댕견 등 종(種)이 다양하다. 29일 1부 ‘탐라의 신비 제주개’에서는 오직 제주도에서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사냥의 명수 제주개를 소개하고,2부 ‘두 얼굴의 견공,호랑이 잡는 풍산개’에서는 북한 천연기념물 128호로 지정된 풍산개의 타고난 수렵성과 용맹함을 보여준다. 이밖에 꼬리가 없거나 간신히 형태만 남은 댕견을 찾아나서고,텁수룩한 털이 인상적인 삽살개의 역사를 훑는다. 이순녀기자 coral@
  • 조흥은행 파업 / 예금자 불편 줄이려면

    조흥은행의 파업으로 입출금 제한 및 어음결제 등 거래고객의 불편이 불가피하게 됐다.앞으로 전산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에 대비,은행 이용방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개인 고객들은 필요한 돈을 충분히 찾아놓거나 다른 은행에 예금을 옮겨놓는게 좋다. 다만,정기예금이나 적금 등 만기가 있는 예금은 중도 해지하면 이자가 줄어드는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닌 지,잘 따져보고 신중히 판단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인터넷뱅킹이나 폰뱅킹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서둘러 가입하는 좋다.전산망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만 피하면 웬만한 금융업무는 전자금융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또 파업으로 지점이 혼잡할 수 있으므로 현금인출기(ATM) 등 무인기계화 점포,인터넷뱅킹,폰뱅킹을 이용하거나 다른 은행의 점포를 찾는 것도 바람직하다. 반드시 은행에 직접 가서 봐야하는 업무라면 조흥은행 콜센터(1588-4114)에 해당 점포의 영업 유무를 확인해 봐야 한다.18일만하더라도 471개 점포 중 100여개의 점포가 직원 부족 등으로 문을 닫거나 업무를 제대로 보지못했기 때문이다. 기업고객은 결제대금을 미리 확보해 둬야 한다.어음결제,당좌거래,수출환어음 매입 등이 원활히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어음교환이나 신용장 개설이 급히 필요할 경우 72곳의 거점점포를 찾으면 된다. 애로사항이 있다면 금융감독원 조흥은행 파업 대책반(3786-7054)과 협의하는 게 좋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 수위가 높아질 경우 ▲은행간 예금 대지급 실시▲조흥은행 예금 담보대출 및 마이너스 통장대출▲조흥은행 발행 자기앞수표 대지급▲어음교환업무 비상처리대책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나의 건강보감]하일성씨의 ‘완보 예찬론’

    “지금 건강하시다고요? 그거 자신하지 마세요.세상에 하일성이가 쓰러지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야구해설가 겸 방송인 하일성(55)씨.그는 야구장에서 후배 선수들이 어이없는 실책이나 태만한 모습을 보여도 쉽게 꾸짖고 비난하지 않는다.“운동에만 열중하다 보면 저럴 때가 있어요.본인이 그걸 알고 자신을 얼마나 잘 추스르느냐가 중요하죠.”하고 먼저 껴안는다.이런 ‘포지티브 해설’로 우리에게 기분좋은 여가문화의 새 장을 열어줬는가 하면 방송에서는 구수한 입담으로 그늘없는 웃음을 주는 건강한 생활인.그를 만나 심근경색이라는 ‘운명의 도발’ 이후 ‘달라진 삶’을 들었다.그는 여전히 밝고 솔직했다. 지난 2002년 1월.신문 사회면에 실린 짧은 스트레이트 기사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야구인 하일성씨 심근경색 졸도’란 제목의 기사는 본문에서 ‘3개의 심장혈관중 2개가 막혀 20∼30분만 늦었어도…’라며 그에게 닥친 ‘도발’의 실체를 전했다.뜻밖이었다.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그만큼 건강했고 방송인으로 활발하게 일하던 중이었다.본인도 “내게 어떻게 그런 일이…”라며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그러나 모든 것이 사실이었다.다행인 것은 본인이 그 ‘운명의 도발’을 새 삶의 계기로 삼아 더 밝고 충실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점이다. ●밥보다 야구가 좋다 그는 야구를 무척 좋아한다.“밥보다 야구가 좋다.”는 그의 말이 빈말이 아니다.야구는 그의 막막한 인생에 오아시스였다.부모의 이혼과 사연많은 성장기,혼미한 청춘의 방황은 결국 전쟁이 한창이던 월남으로 그의 발길을 돌려놨다.그 살벌한 전장에서 그는 새로운 삶의 의미를 깨닫는 망외의 전과를 얻어서 귀국한다.‘인생을 다시 살자.”는 통렬한 깨달음이 그것이었다. 세상을 다시 살자는 그에게 야구는 삶이자 사랑이었다.초등학교때 처음 시작해 경희대를 끝으로 크게 빛을 보지 못한 ‘야구선수 생활’이라는 1막을 접은 그의 야구인생은 이렇게 2막의 서장을 열었고,무대는 프로야구였다. 1979년.TBC 야구 해설가로 방송가에 첫 발을 디딘 그는 당시 김성근 감독이 맡고 있던 KBS라디오 중계까지 거머쥐며 ‘하일성 시대’를 열었다.이런 그에게 프로야구는 ‘단비’였고 그는 ‘물만난 고기’였다.그 시절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던 고교야구도 프로야구의 위세에는 이내 주눅이 들었다.프로야구와 함께 그는 펄펄 날았다.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해설만큼은 독보적이었고,그래서 야구중계는 그의 독무대였다.사람들은 쉽게 ‘하일성의 입심’을 말했지만 피나는 노력없이는 넘볼 수 없는 성취였고,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정말 바쁘게 살았다.하루 다섯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는 그의 고백은 차라리 눈물겹다. “운동요? 따로 못했어요.그럴 시간 있으면 잠자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따로 운동 한번 하지 않고도 그나마 버틴 건 젊은 시절 운동으로 다져놓은 체력 때문이었죠.” 그는 과로를 끼니삼았다.야구 중계가 많은 날은 오히려 신바람이 났고 즐거웠다.일과를 마친 뒤 지친 몸으로 들르는 곳은 술자리.앉은 자리에서 소주 서너병은 뚝딱 해치웠다.그래도 술은 몸이 축난다는 표나 났지만 담배는 아니었다. ●설마 하다 청천벽력그는 지난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하루 2∼3갑씩 담배를 피워댄 골초였다.경기가 있는 날은 중계방송때만 1갑,그리고 나머지 남은 시간에 2갑을 피웠다.그런 담배가 그를 소리없이 무너뜨렸다.인터뷰 자리에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안색이 좋다.”고 인사하자 “뭐 따로 좋아질 게 있겠어요?”라면서도 “아마 담배를 안피워 그런 것 같다.”며 건강 얘기를 풀어놨다. “주변을 보면 사람들,참 문제 많아요.왜 그렇게 병원을 싫어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몸이 상해도 자빠지기 전에는 병원 안가겠다고 버티잖아요? 잘못 생각하는 거예요.내가 바로 그렇게 살다 혼쭐났잖아요.” 그의 건강론은 책에 나온 허튼 주의보가 아니라 간절한 체험의 산물이어서 흘려 들을 수가 없다. “사람들 대부분이 그래요.병원에 가보라고 하면 ‘인생 김빠진다.’며 말도 못꺼내게 하거든요.얼마나 미련하고 어리석은 생각입니까?” 그러면서 자신이 겪은 그 ‘운명의 도발’ 배후로 주저없이 담배를 지목했다.지금은 주치의의 의견을 들어 술은 한두잔씩 하지만 담배는딱 었다. 그는 지금도 자고 나면 손끝이 저릿한 증상을 느낀다.심근경색의 여진과 같은 것이다.지금 그의 생활은 많이 바뀌었다.“어떻게 나에게…”하는 생각에 우울증까지 겪었는가 하면 수술후 두달동안 밥을 먹지 못해 넘어져 뇌진탕을 일으키기도 했다.병상에서는 새삼 태산같은 아내의 존재를 확인했고 두 딸에게 쏟는 사랑도 더 각별해졌다.“야구도 그래요.너무 이기기만 하면 어딘가가 곪아 한 순간에 팀이 주저앉곤 하거든요.그런 점에서 나는 늦었지만 건강에서 패배를 맛봤으니 더는 삶이 곪는 일은 없을 거예요.” ●담배 끊고 식습관도 바꾸다 그 뿐이 아니다.운동도 시작했다.운동이라야 심장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조용한 때,조용한 곳을 걷는 게 전부지만 걸음을 디딜 때마다 새로 태어나는 기분을 느낀다.맵고 짜게 먹는 식성도 개량중이다.곰탕에 넣는 소금의 양도 반으로 줄였다.하루라도 고기를 먹지 않으면 힘을 쓰지 못하겠다고 여겼으나 이제는 고기 대신 야채를 많이 먹는다.“잘못하면 나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삶을 겸허하게되돌아보게 했다.물론 수술후 스스로 위축돼 예전과 달리 자신감을 잃거나 적극성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할아버지가 됐다.호주에 사는 큰딸이 첫 애를 낳은 것.만나자마자 이런 사실을 스스럼없이 자랑하는 그의 얼굴에 ‘심근경색’ 이후 더욱 애착이 가고,그래서 한시도 속절없이 흘려보낼 수 없어 아무도 몰래 꼬옥 보듬어 안는 그의 인생이 말갛게 비쳐 보였다. 글 심재억 기자 jeshim@ 사진 안주영기자 jya@ 심근경색엔 적절한 운동 필수 심장수술을 두번이나 받은 하일성씨가 건강하게 재기하는 모습을 본 주치의가 이런 농담을 건넸다.“하 선생님,100살은 거뜬히 채우시겠는데요.” 환자에게 건네는 의사의 격려이겠지만,이 말에는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건강한 삶’의 전제가 담겨 있다.바로 운동이다. 그의 경우 수술후 운동이 일과가 됐다.건강을 과신해 평생 운동을 외면하고 살았던 그로서는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그가 하는 운동은 강남의 양재천변을 따라 걷는 것.심장의 부담을 고려해 속보나 달리기보다는 중간 속도의 완보(緩步)로 하루 1시간 정도 걷는다. 지금도 자고 나면 손끝에 저릿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맨손체조와 함께 완보를 하고 나면 한결 몸이 나아진다.수술 전에야 시답잖아서 운동이라고 여기지도 않았지만 지금의 그에게는 이만한 운동이 없다.막상 해보니 운동이 된다는 걸 몸이 먼저 느낀다.덕분에 예전과 다름없이 야구경기를 중계하는가 하면 방송일도 다시 하고 있다. 그렇다고 어찌 일말의 자괴감이 없으랴.건강할 때는 이런 운동을 하더라도 주변 풍경을 즐기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나 이제는 건강 때문에 안할 수 없는 운동이라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갖기가 쉽지 않다.“때로는 비참한 생각이 들기도 해요.지금은 훨씬 낫지만 처음엔 ‘내가 어쩌다…’하는 생각에 정말 답답하기도 하고 짜증스럽기도 하더라고요.” 평생 스스로의 건강만 믿고 정신없이 뛰어온 그에게 ‘심장의 도발’은 건강에 대해 과신 대신 겸허함을 갖게 하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문제가 된 부위가 심장이어서 처음엔 집보다 병원에 누워 있는게오히려 마음이 편할 정도로 두렵기도 했지만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입지전적 삶을 열어왔듯 남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노력으로 그런 불안감을 떨치고 있다. 심근경색은 심장세포의 일부를 파괴해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하기 때문에 남아 있는 부분이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운동은 부하검사를 통해 맥박수를 조정하되 보통 달리기보다 걷기,속도는 속보와 완보의 중간 정도가 적당하며,시간은 개인차가 있으나 20∼40분 정도면 된다.수술 환자는 정기적으로 고지혈과 혈관 및 심장 상태를 체크하면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다. ■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소장 심재억기자
  • 참여정부 첫 대대적 공직감찰

    감사원이 16일부터 대대적인 공직기강 감찰에 들어간다.공직기강 감찰은 감사인력 67명을 투입해 전국에서 다음달 9일까지 계속된다.이번 감찰활동은 참여정부 들어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공무원 근무태만 등 감사 감사원 관계자는 15일 “참여정부가 100일을 넘기면서 이익단체의 잦은 집단행동 등으로 흐트러진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처음으로 공직기강 감찰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감찰 활동은 ▲공사발주·물품구매 등과 관련한 금품수수 ▲법인이나 기관공용 카드를 개인용도로 사용한 행위 ▲인·허가관련 청탁 및 금품수수 ▲공직자의 근무태만 행위 ▲공무상의 정보를 이용한 주식취득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감사원은 고질적 비리 및 비리 개연성이 높은 취약분야와 기관 등에 대한 직무감찰을 강화하고 참여정부 들어 조직개편 등 공직사회 불안요인에 따른 공직기강 해이와 부처간 업무협조 미진 사례를 집중 점검해 엄정한 공직기강을 확립하겠다고 올해 감사활동방향을 밝힌 바 있다. 감사원은 이번 감찰에서 공공기관의위법·부당한 행정처리로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민원제기 사항에 대한 조사도 철저히 실시해 조기에 민원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아울러 국민들의 국정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감사청구 사항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벤처주식‘뇌물’로 받은 공직자 38명 적발 한편 감사원은 최근 실시한 공직자 벤처기업 주식취득 감사에서 직무를 이용해 벤처기업의 미공개 주식을 싼 값에 매입해 되파는 수법으로 시세차익을 챙긴 공직자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고 이날 밝혔다.세무공무원과 중소기업진흥공단 간부 등 35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범죄 혐의가 있는 3명은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 J관리단 관리역 정모씨는 지난 1999년 W정기에 6억 3000만원의 대출보증업무를 처리해 준 대가로 이 업체 주식 2000주를 2000만원에 매입했다.얼마 뒤 업체가 코스닥 등록한 뒤 1억원에 되팔아 8000만원의 매매차익을 챙겼다. 중소기업진흥공단 K지역 사업본부 사업지원팀장 김모씨도 업체에 3억원의 신용대출을 해주고 주식 2000주를 무상으로 받았다.중소기업진흥공단 D지역본부 사업지원팀장 김모씨는 지난 2000년 8월 H정보통신의 주식 4만주를 공짜로 받았다가 사실 적발을 우려해 1년4개월 만에 반환했고,이 업체의 사외이사로 취임해 급여 등으로 1680여만원을 받았다. K세무서 조사1과 세무주사보 최모씨는 J전자에 대한 법인세 실지조사를 벌인 뒤 업체 세무대리인을 통해 코스닥 등록 전에 부인 명의로 업체 주식 2000주를 1000만원에 매입한 뒤 절반을 처분해 1600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P세무서 조사과 세무주사보 우모씨도 S테크의 경리부장을 통해 주식 3750주를 산 뒤 코스닥 등록 직후 되팔아 740만원의 매매차익을 챙겼다. 조현석기자 hyun68@
  • 벤처기업 코스닥 진입기준 만든다

    벤처기업도 일정한 진입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코스닥에 등록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지금은 벤처기업에 대한 자본시장 진입장벽은 거의 없다.이같은 벤처 진입 요건을 마련하려는 당국의 방침은 벤처육성을 표방하고 있는 국가의 산업전략과 상충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과 산업자원부 사이에 이견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스닥 기업분류에서 ‘벤처’ 없앤다. 10일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기업이 코스닥에 등록할 때 선택하게 돼 있는 업종 분류 기준에서 ‘벤처’라는 카테고리(영역)를 아예 없애는 방안이 추진된다. 아울러 현행 대형·소형·벤처 등으로 3등분돼 있는 코스닥 등록기업의 분류 기준도 폐지되고,기업의 성장성·수익성·안정성 등을 감안한 4∼5개의 세분화된 등록·진입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렇게 되면 벤처기업들도 일반기업과 똑같이 새로운 등록기준 가운데 하나를 골라잡아야 코스닥에 등록할 수 있게 된다.지금은 일반기업들의 경우 소형·대형으로 나뉘어 각각 자본금·자기자본 등에서 엄격한 진입요건을 적용받고 있으나 벤처기업은 자본잠식 상태만 아니면 거의 무제한적으로 코스닥 입성이 허용되고 있다. 코스닥위원회에서 벤처기업들에 대해 등록전 심사를 하고 있지만 기준 자체가 없다보니 겉핥기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이로 인해 벤처 버블(거품)붕괴가 잇따른 지난 2년간 각종 머니게임과 실적악화로 벤처에 투자한 시장참가자들만 손해를 본다는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금감위 관계자는 “벤처산업이 육성되어야 한다는 것과 벤처기업이 시장에 진입할 때 투자자 보호요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점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면서 “모든 벤처에 일반기업과 동일한 잣대를 요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진입 기준을 마련,벤처가 탄력적으로 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옥석가리기’를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벤처산업 육성정책과 마찰 우려 하지만 이같은 진입 규제가 자칫 벤처산업 육성을 전략 과제로 표방하고 있는 산자부 등의 이해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현재 중소기업청이 지정하는 벤처기업에 대해서는‘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에 의해 각종 지원책이 제시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코스닥 등록 벤처기업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이 속출하는 것을 지켜본 만큼 벤처기업의 시장진입에 대한 산업당국의 입장에도 다소 탄력이 생겼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분단이 빚어낸 민중의 고통 슬픈 그림자 아직 어른어른”/ 14년만에 소설집 ‘들국화 송이송이’ 출간 송기숙

    “그동안 (민주화)운동하느라 소설쓰는 데 게을렀습니다.해서 6년전 글만 쓰려고 광주에서 화순으로 내려왔지만 여기저기 불려다니다 보니 장편 ‘오월의 미소’와 이번 소설집 쓴 게 전부네요.그것도 재작년부터 어느 정도 일이 정리됐기에 가능했죠.” 14년만에 작품집 ‘들국화 송이송이’(문학과경계사)를 낸 소설가 송기숙(68)은,작가로서는 불행한 사람일지 모른다.그의 말대로 “작가에겐 금쪽 같은 시간”을 글쓰는 데 바친 게 아니라 민주화에 고스란히 바쳤으니 말이다.게다가 소설쓰는 데 비교적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가형이어서,아쉬움이 더 클 것이다. ●이데올로기의 폭력성 적나라하게 그가 모처럼 낸 소설집은 표제작 등 9편이 들어있다.그 가운데 5편은 분단을 소재로 한 것이다.이제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기층 민중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을 분단체제 아래서 펼치고 있다. “민중과 분단은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분단 상태로 50여년이 지나면서 ‘분단체제’가 됐습니다.지배계층이 기득권을 유지하려 분단을 악용한 탓입니다.광복이후 우리 민중이 탄압받은 원인 중 하나는 분단인 셈이죠.” 남북한 정상이 만나고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어도 작가에겐 여전히 분단으로 인한 민중의 슬픈 그림자가 어른거렸다.“민중이 자기 권리를 쟁취하는 과정”을 평생 화두로 삼은 그다.당연히 분단으로 인한 현재의 생채기를 다룰 수밖에 없었다. 고향을 찾아가는 노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은,이데올로기의 폭력성이 어떻게 민초의 가정을 파괴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기막힌 반전을 감춰둔 ‘길 아래서’와,한국전쟁때 빨치산으로 입산한 시누이의 영혼을 달래려 묏자리를 마련한 할머니 이야기를 그린 ‘성묘’등도 분단으로 인한 민중의 고통을 묘사한다 .한편 작가는 이윤 창출에 혈안이 된 자본주의의 모습(‘꿈의 궁전’)을 묘사하거나,농어촌의 생활을 통해 공동체의 소중함(‘돗돔이 오는 계절’‘고향 사람들’)을 이야기하면서 민중의 멍든 속내를 달래준다. 65년 문학평론으로,66년 소설가로 잇따라 등단한 그는 스스로에게 진 ‘글 빚’이 무겁다고 한다.“돌아보니 운동한답시고 교수와 소설가라는 두 가지 일에 모두 태만했던 것 같습니다.후회는 하지 않지만 작가로서 마감에 쫓겨 허겁지겁 글을 내놓았던 지난 날을 돌아보니 민망하네요.” 말은 그렇지만,그가 빚어낸 작품은 녹록지 않다.80년대 대학생 농촌활동의 교과서로 읽혔던 ‘자랏골의 비가’‘암태도’를 비롯, 대하소설 ‘녹두장군(1989∼1994)등 걸작을 남겼다.또 독재정권과 맞서 80년 살육의 현장에서 무참히 고문당하고,강단에서 7년동안 쫓겨나기도 했다. 작가의 이런 진정성은 이번 작품집에 잘 스며있다.작가 특유의 구수한 입담을 바탕으로,분단이 어떻게 현실의 질곡을 낳았는지를 들려준다. ●우리 설화 정리작업 몰두할 계획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쩡쩡 울린다.“작고한 이문구와 저는 시골정서를 살릴 수 있는 대표적 작가입니다.그 점을 살려 우리 설화를 본격적으로 정리해볼 생각입니다.‘입말’로 남아 있는 설화나 풍속을 본격적으로 정리해 민족의 정체성 확립에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이종수기자 vielee@
  • LG계열사 “우리 떨고 있니?”/ 정도경영 ‘사이버 신문고’ 가동

    “나 떨고 있니?” LG는 협력업체에 대한 계열사 임직원들의 불공정 행위나 부당한 업무처리를 근절하기 위해 ‘정도경영 사이버 신문고(ethics.lg.co.kr)’를 설치,이달부터 본격 운영에 나섰다고 2일 밝혔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함께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해 설치한 ‘LG 정도경영TFT’가 운영을 맡는다.본격 운영에 앞서 100여개 전 계열사의 1만여개 협력업체에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하는 안내문을 보냈다. ‘사이버 신문고’에서 관심있게 지켜볼 임직원들의 불공정 행위 유형은 ▲이해 관계자로부터의 사례▲협력업체 선정시 투명성 결여▲거래업체 주식의 부당한 보유▲회사 자산의 불법ㆍ부당 사용▲문서ㆍ계수의 조작 및 허위보고▲업무태만 및 월권행위 등이다. LG 홍보팀 정상국 부사장은 “정도경영을 LG의 확고한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취지”라면서 “정도경영이 정착될 때까지 제도를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보된 내용은 정도경영TFT와 해당 계열사 감사팀이 공동으로 조사,결과를 해당 계열사의 감사위원회에 보고토록 했다.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의 실질적인 경영감시 활동을 지원하는 셈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사설] NEIS 충돌, ‘학교 대란’ 안된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교조가 끝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지난 22일부터 밤을 새워가며 해법을 모색했지만 서로의 주장을 내세우다 돌아섰다고 한다.교육부는 예고했던 대로 26일 전국 시·도 교육감 회의를 열고 보건영역 학생건강기록부는 제외한 채 NEIS 시행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전교조는 이에 맞서 NEIS의 사실상 유보 주장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28일 연가투쟁에 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학교에선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학교 대란’이 현실화될 판이다.교실을 박차겠다는 전교조 선생님들이 어린 제자들에게 NEIS를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해진다.학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에게 ‘파업’에 나선 선생님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앞이 캄캄해진다.전교조는 연가 투쟁에 이어 NEIS 업무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교육 부총리 퇴진 운동을 펴기로 했다고 한다.이러다 교육은 마비되고 학교가 다툼의 현장으로 돌변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더구나 이번 NEIS 분란에는 교육부와 전교조 이외에 학부모 단체와 시민단체까지 입장을 밝히고 나서 자칫 사회 분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전국 3500개 학교의 학부모 대표로 구성된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연가 투쟁을 실행할 경우 전교조 교사 퇴출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와 18개 인권단체들은 인권위 결정을 존중해 NEIS를 폐기하라고 촉구한다.사회가 둘로 나뉘어 목청을 높인다. 교육부는 아직 NEIS에 대한 최종 입장을 남겨두고 있다.교육부는 결론을 내리기 전에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야 한다.인권위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공언했다가 번복하려는 과정에서 NEIS 파문이 확산됐다는 사실을 새겨야 한다.현실적으로 NEIS 시행이 불가피하다면 시행 범위를 최소화하는 한편 내용을 교정 또는 보완할 수는 없는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교사가 학교를 박차고 나가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만은 막아야 할 것이다.
  • “美중심의 세계화는 해고자 양산하는 체제”‘맑스코뮈날레’ 조직위 상임대표 김수행 교수

    “현실에서는 몰락했지만 사회주의는 여전히 자본주의의 모순을 타파하고 새 사회를 여는 ‘무기’입니다.” 23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신촌 이화여대 이화·삼성 교육문화관에서 ‘2003 제1회 맑스코뮈날레 학술문화제’가 열린다.‘마르크스’가 바른 표현이지만 대회에서는 ‘맑스’로 쓰고 있다.내로라하는 마르크스주의 연구자들과 진보적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세계화 시대에 마르크스주의가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를 논의하는 자리다. 이 행사를 주최하는 ‘맑스코뮈날레 조직위원회’ 상임대표인 서울대 김수행(金秀行·61) 경제학과 교수는 21일 “올바른 진보의 모습을 제시하기 위해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맑스코뮈날레 조직위는 지난해 9월 결성됐다.학자들은 “신자유주의적인 세계화가 진행되는데도 좌파에서는 적극 대응하지 않는다.”고 반성하면서 대회를 열기로 했다.김 교수는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화는 대규모의 비정규직과 해고자를 양산하는 ‘사람 잡아먹는’ 체제”라면서 “이번 학술문화제는 좌파의 시각에서 한국 사회의 대안과 이를 위한 실천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맞아 마르크스주의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김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서도 형태만 바뀌었을 뿐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 계급을 착취하는 구조는 19세기 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면서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마르크스주의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근 보수적 행보도 비판했다.김 교수는 “노 대통령도 보수 진영을 의식해 진보적 성향을 잃어버렸던 역대 대통령의 전례에서 예외가 아니다.”면서 “지지자들이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서울대 미대 김민수 전 교수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데 대해 그는 “정운찬 총장도 평교수 시절에는 김 교수의 복직을 강력히 주장하던 사람”이라면서 “의지만 있다면 분명히 해결할 수 있는데도 정 총장의 시각이 취임 뒤 달라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수도·충청권 땅 투기 백태 / 세살배기가 부동산갑부?

    건교부가 국세청에 통보한 땅 투기혐의자의 유형을 보면 원정투기와 미성년자 이름을 빌린 경우,땅 사기가 ‘직업’인 경우 등 천태만상이다.이들의 땅 구입 사례를 보면 우리 국민들이 땅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강한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또 지난해에 이어 연거푸 투기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이 5091명이나 돼 정부의 강력한 투기조사에도 불구하고 땅 투기가 근절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239명 미성년 자녀명의로 매입 본인의 이름으로 투기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미성년자의 이름을 빌려 투기를 한 ‘고전적인 투기혐의자’가 무려 239명에 이르렀다.이 가운데 16명의 미성년자는 두 차례 이상 땅을 사들였다가 적발됐다. 충남 보령시 임야 1만 6000여평을 사들인 I군은 서울에 사는 세 살배기다.충북 단양군 임야 3만여평을 구입한 H군은 8살,경기 용인시 일대 임야 1만 2000여평을 사들인 J군 역시 11살짜리 미성년자였다.자금출처를 피하고 증여세를 내지 않기 위한 투기 유형에 해당된다. ●주1회 ‘노른자위' 사재기 상당수 지난해 7월부터 올3월까지 9개월동안 11차례 이상 땅을 사들인 사람은 모두 65명.이 가운데 서울에 사는 E(65)씨는 6개월동안 충남 태안·서산·당진 일대 전답과 임야,강화도 일대 논밭을 무려 34차례나 사들였다.E씨가 매입한 땅은 24만여평이나 된다. F(55·서울)씨는 33회에 걸쳐 강화도 일대 전답과 임야 32만평을 사들였고,G(50·서울)씨 역시 23회에 걸쳐 강화도 땅 18만여평을 매입했다.조사기간이 9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불과 1주일에 한번씩 땅을 산 셈이다. ●땅값 폭등지역 원정투기 A(55·서울)씨는 23회에 걸쳐 충북 청주시 일대 논밭 76만 7748평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B(50·서울)씨는 한꺼번에 충남 태안의 논 50만평을 매입했고,C(53·서울)씨 역시 경기 광주 일대 임야 50만평을 사들였다.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땅값이 폭등한 충청권에서 땅을 집중 사들인 경우도 적발됐다.L(47·서울)씨는 행정수도 이전으로 땅값이 폭등한 공주시 일대 임야 17만 4000여평을 구입했고,M(48·청주)씨는 충북 청원군 임야 14만여평을,N(46·대전)씨 역시 논산일대 밭과 임야 5만 3600여평을 사들였다가 투기혐의를 받게 됐다. ●국세청 조사 통해 투기여부 결정 국세청에 통보된 사람 모두가 투기를 했다는 것은 아니다.주택사업을 하기 위해 땅을 매입했거나 세금을 제대로 낸 경우는 투기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국세청은 건교부가 통보한 투기혐의자 가운데 세금을 탈루했거나 뚜렷한 소득이 없으면서 땅을 사들인 사람 등을 대상으로 투기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 미등기 전매를 했거나 단기 전매자 등에 대해서는 고율의 양도세가 부과된다.미성년자 이름으로 땅을 매입한 사람에 대해선 증여세 탈루 여부를 조사,무거운 세금을 물릴 방침이다. 류찬희기자 chani@
  • [임은주의 킥오프]프로감독들의 스트레스

    프로축구 K-리그도 오는 21일이면 1라운드가 끝난다.지난해보다 경기수가 갑절로 늘어 마지막까지 체력과 컨디션 조절이 우승의 관건인 것 같다. 경기를 하다 보면 주심일 때는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읽을 수 있고,대기심판일 때는 감독들의 표정과 행동을 잘 살펴볼 수 있다.이 때마다 감독들에게서는 1승이 아쉬워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표정을 볼 수 있다.특히 결정적인 장면이나 심판의 판정 하나 하나에 나타나는 벤치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속으로 노여움을 삭이는 감독이 있는가 하면 곧바로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어갈 듯한 태세인 감독,누군가에게 말을 하듯 90분 동안 중얼거리는 감독,대기심판인 나에게 한탄을 하는 감독,선수의 어이없는 실수에도 눈이 마주치면 웃어버리는 감독.근간에는 외국인 감독 덕에 통역까지 가세해 경기가 진행중인 터치라인 가까이 모두 나오곤 한다.대기심을 볼 때 편히 앉아서 본다는 것은 옛말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대기심보다 주심보기가 더 편할 때가 많다.그 이유는 주심을 볼 때는 육체적으로는 피곤해도 경기 규칙의 준수와 집중력 등 정해진 사항에 충실하면 되지만 대기심판은 안타까운 감독들의 모습을 일일이 봐야 하고 이를 볼 때 안쓰런 감정을 자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얼마나 답답하면 훈련에서 다 지시하고 가르쳤을 텐테 관중들 응원소리로 들리지도 않는데 저렇게 목이 쉬도록 소리를 칠까하고,감독의 답답함을 선수들은 아는지 안타까울 때가 많다.특히 연패에 빠져 1승이 아쉬운 상황에서는 중립을 지켜야 하는 심판이지만 그 이전에 인간이기에 솔직히 은근히 이겼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스포츠,더구나 프로의 세계에서는 승리만이 강자의 이름을 대신한다.그러기에 모두가 지지 않고 이기려 하는 것이다.모두가 이길 수 있는 승부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승부의 결과는 명암이 확연하고 누군가는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을 겪게 된다. 하지만 필자가 꿈꾸는 진정한 승부는 팬들과 관중들이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선수들의 페어플레이와 그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만족하는 것이다.그리고 이들을 사랑해 준다면,경기 시작 전에 모두가 웃으며 만나듯 경기가 끝난 뒤에도 모두가 웃으며 헤어졌으면 한다.나는 오늘도 그런 모습을 그리며 경기장에 나선다. 축구 국제심판 rtiger2002@hotmail.com
  • [사설] ‘철도 파업’ 대화로 풀어라

    철도노조가 철도 민영화 관련법 폐기,현장 인력 충원 등 5개항의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는 2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 14일 건설교통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한편 불법 파업 가담자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한다.‘사회통합적 노사관계 구축’을 기치로 내건 참여정부에서 자칫 노(勞)·정(政) 충돌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는 먼저 노동부와 철도청 등 관련당국이 노조 반발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노동부는 관련법을 개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해고자 복직 요구를 쟁의대상에 포함시키고 필수공익사업장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약속했다.또 불법파업 사업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 자제와 노동법규 위반자 불구속 수사원칙,노조 재산 가압류 및 조합원 상대 손배소 제기 최소화 등을 공언했다.법이 개정되지는 않았지만 철도노조의 요구사항 중 대부분이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노동정책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게다가 철도청은 민영화가 노동자들에게는 ‘고용 조정’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용불안을 덜 수 있는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았다. 철도 민영화는 정부와 철도청,철도노조,고속철도공단,공단노조 등 관련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있다.정부는 철도 민영화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반면 나머지 당사자들은 민영화에 따른 손실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그럼에도 철도의 운행이 중단되는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이번에야말로 불법 파업-해고자 양산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기를 당부한다.
  • [열린세상] 어머니들이 미워하는 전쟁

    프랑스 화가 조르주 루오(1871∼1958)는 20세기 최고의 종교화가 가운데 한 명이다.그는 평생동안 그리스도교 신앙과 관련된 작품들을 많이 제작했다. 그러나 그는 그림을 통하여 예수의 삶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시대의 눈으로 예수 사건을 재해석하여 사람들에게 보여 주었다.그에게 있어서 예수는 2000년 전에 십자가형을 당했을 뿐 아니라 이 시대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고통당하고 있다. 루오의 작품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것이 ‘미세레레’(miserere,1917∼1927)이다.이 작품은 총 58점으로 구성된 흑백의 연작 판화이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을 몸소 겪으면서 비참한 전쟁 속에서 고통 당하는 인간의 구원문제에 대해 깊이 고뇌한 끝에 이 작품을 만들었다.미세레레는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서 이스라엘의 다윗왕이 하느님 앞에서 죄를 범한 후 용서를 청하며 바친 기도 가운데 한 구절이다. ‘미세레레’연작 가운데는 ‘어머니들이 미워하는 전쟁’이 있다.전쟁을 소재로한 작품들은 일반적으로 전장의 참상을 표현한다.그러나 루오는 이 작품에 제목과는 다르게 어머니가 아기를 안고 있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모습을 그려 넣었다.낮은 지평선 위로 어머니와 아들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처럼 표현되었다.가운데 있는 어머니는 아기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히고 양손으로 다정스럽게 끌어안고 있다.눈을 감고 있는 이 모자는 앞으로 닥칠 전쟁에 대해서 깊이 묵상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배경의 먼 곳에는 작은 집이 한 채 고요히 그려져 있다. 루오는 이 작품을 통하여 인간에게 있어서 생명과 사랑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이처럼 소중한 생명과 사랑의 가치를 철저하게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이 전쟁이다. 모든 전쟁은 인간의 역사 안에서 가장 비극적이며 야만적인 사건이다.전쟁으로 수없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고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전쟁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은 모두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소중한 존재이다.적군이든 아군이든 간에 한결같이 어머니의 사랑스러운 아들이고딸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세상의 어머니들이 미워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전쟁인 것이다. 그러나 며칠전 지구촌의 많은 사람이 전쟁을 반대하였지만 급기야 이라크에서 전쟁이 발발하였다.예전과는 달리 우리는 텔레비전 생중계를 통하여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이 공습현장을 생생하게 보고 있다.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잔인한 폭력이라고 할 수 있는 전쟁의 모습을 아무런 여과도 없이 사무실과 식당에서 함께 바라보고 있다.우리의 안방조차도 홍보매체가 친절하게 전해 주는 전쟁소식으로 점령당하였고 어느새 우리의 의식조차도 전쟁의 참화로 병들어 가고 있다. 지금 우리는 루오의 그림 ‘미세레레’에서가 아니라 각종 홍보매체를 통하여 지구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을 바라보고 있다. 대의명분도 약한 이번 전쟁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될 것이다.그들 대부분은 무고하거나 무죄한 이들,가난하거나 약한 이들,노약자나 어린이들일 것이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전쟁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전쟁을 미워하는 사람이 어찌 어머니뿐이겠는가? 봄을 맞이하여 자연은 하루하루 생명력 가득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그러나 지구촌의 인간 공동체 곳곳에는 전쟁과 죽음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있다.모든 어머니가 미워하는 것이 전쟁이라면 어머니들이 사랑하는 것은 평화일 것이다.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만이 아니라 사랑과 정의가 충만히 실현된 상태이다.어머니들이 미워하는 전쟁,겨울 같은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고,어머니들이 사랑하는 봄날 같은 평화가 도래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정 웅 모
  • [스포츠 라운지] 코트의 제갈공명 삼성화재 신·치·용감독

    그에게 전화를 걸면 “신치용입니다.”라는 투박한 경상도 억양이 들리기 전까지 프랭크 시내트라가 부른 팝송 ‘마이 웨이’가 잔잔히 귀를 간질인다.‘코트의 제갈공명’ ‘냉혈의 승부사’로 불리는 삼성화재 남자배구팀 신치용(48) 감독의 애창곡이다. 지난 1일 끝난 슈퍼리그에서 7연패와 함께 2년 연속 전승 우승,창단 이후 200승 돌파(201승23패) 등 대기록을 쏟아낸 그는 승리를 향해 ‘마이 웨이’를 꿋꿋이 걸어왔다. “삼성의 독주가 배구판을 망친다.”는 코트 주변의 비난도 만만치 않지만 그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피도 눈물도 없다 “(김)세진이도,(신)진식이도 믿지 않습니다.오직 연습만을 믿습니다.” 신치용의 훈련은 혹독하기로 유명하다.창단 초기에는 대학선수들이 강훈이 두려워 입단을 꺼릴 정도였다.게다가 이기면 이길수록 훈련의 강도는 더해진다.이 때문에 올 슈퍼리그 우승 직후 벌인 뒤풀이에서 선수들이 “선생님 그만 이길래요.”라고 어리광 섞인 ‘불평’을 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훈련량보다는 태도에 무게를 둔다.“배구가 직업인 선수들이 건성으로 훈련한다면 그것은 곧 직무태만”이라고 강조한다.시간 때우기식 연습은 당연히 통하지 않는다.태도가 불량한 선수는 코트 밖으로 쫓겨나 하루종일 운동장을 돌아야 한다.물론 스타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도 승리에 목마르다 “저도 질 만큼 져본 사람입니다.” 신 감독은 현역 시절 레프트 공격수와 세터를 두루 경험했다.‘멀티 플레이어’가 아니라 그의 자평처럼 여러 포지션을 전전하는 ‘그저 그런 선수’였기 때문이다.특히 지난 80년부터 선수와 코치로 15년간 몸담은 한국전력 시절 그는 패배의 아픔을 뼈저리게 맛봤다.슈퍼리그 우승은 고사하고 4강에 드는 것이 소망일 정도로 패배를 밥먹듯 했다.“그 때 먹은 눈물젖은 빵이 지금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면서 “우승 행진을 여기서 멈출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한다.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움켜쥔 신치용 감독은 슈퍼리그 10연패 가시권에 진입한 상태다.프로화 이후 우승컵을 안아보는 것도 꿈이다.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슴 한구석에서 꿈틀거리는 것은배구계의 숙원이기도 한 올림픽 메달 획득. 그의 승리에 대한 집착은 남다르다.삼성의 최대 무기인 ‘스파이크 서브’도 사실은 취약점인 왼쪽 블로킹을 보강하기 위한 연습의 결과로 얻은 것이다.강서브로 상대팀의 리시브를 흔들어 왼쪽으로 넘어오는 속공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생각해낸 전술.지난 97년 센터 신정섭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당시 한양대 송만덕(현재 현대캐피탈 감독) 감독을 1주일 내내 밤낮으로 ‘접대(?)’한 사실에서도 승부근성을 엿볼 수 있다. ●승부사의 그늘 “우승이 늘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저와 우리 팀은 왜 항상 시기와 비난의 대상이 돼야 하나요.” 신 감독의 승리에 쏟아지는 비난도 찬사에 못지않다. “그 정도 멤버면 허수아비가 감독을 해도 우승한다.”는 비아냥을 들었고,“혼자 다 해먹는다.”는 불평도 샀다.그러나 그는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문제”라면서 “우리 팀의 독주가 배구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됐지 결코 해는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슈퍼리그의 열기가 휩쓸고 간 배구코트는 요즘 고요하다.하지만 ‘승부사’ 신치용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여전히 승리에 대한 배고픔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선수들이 말하는 신치용 12년째 신치용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 ‘월드스타’ 김세진(30)은 “한마디로 완벽한 지도자”라고 말했다.“선수들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끈질기게 설득해 팀을 이끄는 능력이 탁월하다.”면서 “감독님의 카리스마 앞에서 선수 개인의 인기는 한없이 작아질 뿐”이라고 토로했다.‘갈색 폭격기’ 신진식(29)은 “세진이 형과 함께 일궈낸 97∼99년 슈퍼리그 3연패가 선수들의 몫이었다면,이후 4연패는 감독님의 힘”이라고 주저없이 평가했다. 신 감독은 아내와 두 딸에게 항상 미안하다.83년 지도자로 나선 이후 가장 노릇을 제대로 한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이다.특히 큰딸 혜림(20)이가 신경마비 증세로 휠체어를 타고 초등학교에 다닐 때가 그에게는 가장 가슴아픈 시기였다.완치돼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된 딸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그러나 가족들은 의외로 신 감독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부인 전미애(43)씨는 “남편이 가족과 많은 시간을 갖지는 못했지만,치밀하게 준비해 세밀하고 화끈하게 베푸는 자식사랑은 프로급”이라고 말했다.전씨는 여자농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80년대 한국화장품에서 ‘미녀 포워드’로 이름을 날렸다.숙명여고 농구선수인 둘째딸 혜인(17)은 “아버지가 말없이 보여주는 스포츠인의 자세를 항상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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