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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질 증상별 치료법 전문가 조언

    치질 증상별 치료법 전문가 조언

    치질을 앓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술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증상, 어떤 상황에서 수술이 필요한지를 아는 경우는 드물다. 때문에 수술 없이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상태인데도 “어차피 수술할 텐데….”라며 미루다 정말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심각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치질은 어떤 경우에 수술을 받아야 할까. 이와 관련, 이두한 대항병원장은 “치질은 증상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가진 질환”이라며 “수술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탈항이며 그 밖에 출혈 정도와 통증도 고려 사항”이라고 말한다. ●치질 치질은 항문 질환에 대한 통칭이며, 세분해서는 항문 안쪽 점막과 점막하 조직이 부풀어 오르거나 늘어져 밖으로 빠져나오는 치핵, 항문 주변에 생긴 샛길로 진물이나 고름이 새어 나오는 치루, 배변 때 피가 나고 아픈 치열 등으로 구분한다. ●치질, 입원 다빈도 1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입원 순위에서 치질은 20만 8232건으로 최다 건수를 차지했다. 수술 사례도 1995년과 비교해 무려 5배나 급증했다. 그러나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이렇게 많은지는 의문이다. 치루는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지만 치핵이나 치열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수술 없이도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실제로 2003년 10월∼2006년 4월 사이 대항병원에서 시행한 치질수술 2만 4390건을 분석한 결과 70% 이상이 치핵이었으며, 치루는 16%, 치열은 11%에 불과했다. ●탈항 3도 이상이면 수술 치핵의 수술 여부는 조직이 빠져나오는 탈항 정도로 판단한다. 변을 볼 때 항문이 밀려나와 휴지나 손으로 밀어 넣어도 빠져 나온 상태가 해소되지 않는 정도를 ‘3도’로 보는데 이 이상이면 무조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주로 치핵 덩어리, 괄약근 등 항문 주변 조직을 절제하는 방법을 쓴다. 빈혈이 생길 정도의 출혈이나 자주 붓고, 통증이 심하며, 반복적으로 혈전이 생길 때도 수술이 필요하다. 간혹 탈항이 되었다가 저절로 없어지는 2도 정도의 상태라도 불편 때문에 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초기 증상에는 내복약이나 좌약, 좌욕 등으로 치료하는데, 특히 좌욕은 통증의 주원인인 괄약근 경련을 이완시켜 통증을 가라앉히기에 효과적이다. 초기 탈항은 밴드로 묶어 치핵 덩어리를 떼어내는 ‘고무밴드 결찰법’이나 ‘적외선 응고법’과 같은 간단한 치료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항문 출혈, 직장암일 수도 치질의 대표적 증상은 출혈이다. 변을 볼때 피가 휴지에 묻어나거나 뚝뚝 떨어지며 더러는 주사기로 쏘듯 갑자기 검붉은 피가 쏟아지기도 한다. 이런 출혈은 직장암일 때도 흔히 나타난다. 직장암에 의한 출혈의 경우 피가 다소 검고 찐득하면서 비릿하고 역겨운 냄새가 난다. 그러나 피의 상태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출혈이 있으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치루는 즉시 수술 치루는 손으로 만져보면 딱딱한 줄기가 만져지는 게 보통이나 깊은 곳에 생기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진단이 어렵다. 치루는 자연치유가 거의 되지 않고, 방치하면 악성 변화를 하거나 복잡치루로 진행하므로 수술 치료가 원칙이다. 변을 볼 때 피가 나고 아픈 치열은 항문이 좁아 찢어진 상태로, 변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식이섬유 섭취를 권장한다. 만성이라면 좁아진 내괄약근을 부분적으로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예방 치질 예방에는 규칙적인 배변습관이 중요하다.5분 이상 변기에 앉아 있지 말아야 한다. 이 때문에 화장실에 신문이나 잡지 등을 가져가는 것도 금물. 또 무심코 쪼그리고 앉거나 음주, 무거운 것을 들거나 힘든 등산, 골프 및 맵고 짠 음식을 피해야 한다. ■ 도움말 이두한 대항병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죽음을 그리다/미셸 슈나이더 지음

    프랑스의 수필가 몽테뉴는 이렇게 말했다.“죽는 법을 아는 사람이 사는 법도 안다.” 죽음을 아는 자만이 진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는 죽음에 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마음 속까지 훤히 꿰뚫어볼 수 있는 세상이 됐지만, 죽음의 세계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별로 없다. 공자 같은 성인도 “아직 삶을 알지 못하거늘,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라고 하지 않았던가. 프랑스 문학평론가 미셸 슈나이더가 쓴 ‘죽음을 그리다’(이주영 옮김, 아고라 펴냄)에 등장하는 위대한 문인 23명의 죽음의 풍경은 죽음이란 불가사의한 존재임을 새삼 일깨워준다.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평생 죽음에 대한 공포에 시달렸던 볼테르와 톨스토이, 구차하게 살고 싶지 않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벤야민과 츠바이크, 미쳐서 죽은 모파상, 죽음조차 문학으로 형상화하려 했던 체호프와 릴케, 죽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행복을 느낀 데팡 부인과 도로시 파커…. 저자는 이들의 죽음의 순간을 무척이나 사실적으로 재구성해 보여준다. 죽음을 앞둔 문인들의 행동은 기괴하기까지 하다. 태어날 때부터 너무 허약해 살 가망이 없다고 했지만 여든 셋까지 장수한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 그는 죽음을 앞두고 “여러분에게 제 해골을 드리고 싶습니다. 죽음은 치아 사이로 들어오죠. 그런데 이제 저는 치아가 다 빠지고 없어요. 저는 살해된 채 태어난 겁니다.”라고 말했다. 가히 엽기적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독자들의 말초적 호기심만을 건드리는 흥미본위의 책은 아니다. 문인들의 진솔한 죽음의 모습을 살펴봄으로써 그들의 사상과 문학을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간은 종종 가장 원초적인 죽음의 순간에 본연의 모습을 드러낸다.2003년 에세이 부문 메디치상 수상작.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마약피의자 검찰서 목매 자살

    검찰청사에서 조사를 기다리던 마약투약 혐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경찰관 5명이 있었으나 이를 아무도 보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근무태만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마약 거래 및 투약 혐의로 지난 12일 긴급체포된 김모(37·무직)씨가 16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 서부지검 호송출장소에서 목을 맨 것을 구치감 경찰관 3명이 발견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MK 구속정지 신청할 듯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 중인 정몽구(68)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배임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지난 9일 오후 강남성모병원에서 종합 정밀진단을 받았다. 정 회장의 변호인단은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할 방침이다. 변호인단 관계자는 “정밀진단 결과는 이번주 안에 나올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진단 결과에 따라 구속집행정지 신청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은 정 회장의 보석 여부를 심리하고 있으며 이번 주말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보석과 구속집행정지는 구속 상태가 풀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구속집행정지는 건강악화 등 구속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때 가능하고 활동 공간도 병실 등으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보석보다 조건이 까다롭다.변호인단이 보석심리가 진행 중인데도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하려한 것은 보석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구속 상태만은 면하자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성모병원과 정 회장 측근에 따르면 정 회장은 9일 오후 1시쯤 강남성모병원 호흡기 내과에 입원,MRI·CT 촬영을 포함한 종합 정밀진단을 받고 당일 저녁 퇴원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독자의 소리] 신원확인에 3년 걸린 경찰/김용한

    2003년 4월23일 서울 조모씨의 어머니가 실종됐다. 같은 날 조모씨 등 가족들은 실종신고를 하고 약 2달간 가족들은 생업을 모두 포기하고 전단지를 배포하는 등 어머니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연락도 없고 찾지도 못했다. 지난 2005년 가족들은 DNA 검사까지 신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건 발생 3년이 지난 6월1일 고양 경찰서로부터 연락이 왔다. 어머니의 시신이 있으니 확인을 해 보라는 것이다. 너무나 어이없어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파악해 보니 2003년 5월3일 동네 야산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으나 3년 넘게 가족들에게 통보도 되지 않다가 지난 5월31일 선거가 끝난 다음날 가족들에게 통보한 것이다. 그것도 DNA검사로 확인된 것이 아니라 지문 채취로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지문채취를 하여 검사를 통보하는데 3년이란 세월이 지나야 하다니…. 어머니의 얼굴에 화상 흔적이 크게 있어 실종자 명단과 대조 작업만 했어도 쉽게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고양경찰서 직원들의 무능과 업무태만으로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신원이 확인된 것이다. 김용한<서울 강남구 신사동>
  • “미군, 이번엔 이라크 장애인 살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라크의 하디타 마을 양민 학살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해병대원들이 지난 4월에도 한 무고한 장애인을 무참히 살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5일 이라크 주둔 미 해병 5연대 3대대 대원들이 지난 4월26일 바그다드 서부 함다니야 마을에서 테러용의자로 간주된 하심 이브라힘 아와드 알조바이와 교전을 벌여 그를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해병대는 하심의 옆에서 AK-47 소총과 삽 한 자루가 발견됐다며 그가 자기 집 앞에 폭탄을 묻으려고 구덩이를 파다 발각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과 이웃들은 사건 당일 새벽 해병대원들이 하심의 집으로 찾아와 그를 끌어낸 뒤 얼굴에 네 차례나 총을 쏴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또 발견된 소총과 삽은 하심의 것이 아니라 해병대원들이 주민에게 빌려다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주 몇몇 미군 병사가 유족을 찾아와 “하심이 테러와 연루돼 있다고 증언해 주면 돈을 주겠다.”고 회유했다는 것이다. 이라크 경찰도 하심이 저항세력과 관련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7명의 해병대원과 해군 1명이 캘리포니아 펜들리턴 기지에 수용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는 하사도 포함돼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펜들리턴 기지 대변인 로턴 킹 중위는 “군 관리들이 하심 사건 조사차 몇 차례 가족을 방문했지만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라크 하디타에서 발생했던 미 해병대의 양민학살 사건을 수습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던 터여서 더욱 그렇다. 하디타 파문은 확산일로다. 민주당의 잭 리드·칼 레빈 상원의원은 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방송사들과의 인터뷰에서 하디타 사건이 은폐돼 왔다며 국방부 등 정부 수뇌부의 개입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 바이든 상원의원도 “국방부 수뇌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하디타 사건은 최고위층에서 다루고 있다.”면서 “진지하고 철저한 조사 결과 죄가 있으면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하디타 학살 파문과 관련,10여명의 해병대원들이 사건 가담과 은폐 등의 혐의를 받아 기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살인 혐의를 적용받는 대원은 적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디타 사건 조사는 해군범죄조사국(NCIS)이 벌이고 있다. 엘든 바거웰 육군 소장은 ‘해병대 지휘관들이 하디타 사건이 발생한 지 수일 후 알았지만 추가로 조사하는 문제를 태만히 했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타임은 보도했다.dawn@seoul.co.kr
  • “궁궐 잔치도 어엿한 극장史”

    “아직까지도 우리 연극학계에서는 연극의 특성을 허구적 이야기와 가상의 인물 창조로만 보아, 이야기가 아닌 것은 연극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단정하고 있습니다. 서사적 대본을 갖춘 가면극이나 인형극, 판소리만을 한국의 전통연극으로 간주하지요. 행동 중심의 산대잡희를 놀이로, 궁중의례를 즐거움을 베푼 정재로 축소해 정통 극장사의 범주에서 제외시키고 있어요.”●한국 연극사 지형도 그리는데 초점신선희 국립극장장이 펴낸 ‘한국 고대극장의 역사’(열화당)는 이런 그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한국 연극사의 온전한 지형도를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춘 책이다. 저자는 그동안 한국연극사 연구는 주로 희곡을 갖춘 극의 형태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굿은 민속학에서, 궁중의례는 국악사에서, 춤은 무용사에서, 사원연극은 불교의례에서 연구하는 등 따로따로였는데 이를 한데 묶어 종합적인 시각에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관점에서 책은 자연공간의 제장(祭場), 삼국시대 의례악의 공간연출, 고려시대 국가의례 축제극장, 조선시대 궁중의례 극장, 궁중의례 극장공간의 원리 등 모두 7장으로 이뤄져 있다.●극장 예술은 고대 제천의례에서 출발 저자에 따르면 한국의 극장예술은 고대의 제천의례에서 출발한다. 무(巫), 불(佛), 선(仙), 유(儒)의 종교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의례의 전통 속에서 제의적 연극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상고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시대에 이르는 제천의례와 불교의례를 극장예술의 한 형태로 접근한다. 조선시대 궁중의례를 20세기 서양의 환경극장과 비교한 대목이 눈에 띈다. 책에는 고분벽화와 유물, 향가 등 각종 자료를 통해 저자 자신이 직접 유추해 그린 8점의 고대 극장공간 추정도가 실려 있어 시선을 끈다. 돌무지 위의 환화목(桓花木)을 둘러싸고 제천가무를 연행하는 ‘환화의 제단’, 십이지신상이 서 있는 ‘대산대(大山臺)’, 수천 개의 연등이 대낮같이 길을 밝힌 ‘등석(燈夕)놀이’, 왕의 행렬을 전도하는 ‘예산대(曳山臺)’…. 오랫동안 연극 현장에서 무대미술가로 활동해온 저자의 세심한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3만 50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베트남 공산당 전당대회 개막 지도부 교체 임박

    베트남 최고 지도부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고 지도부의 전원교체’를 요구하는 일반 국민들의 여론이 높아가는 가운데 베트남 공산당 10차 전당대회가 18일 하노이에서 열린 까닭이다. 25일부터 8일 동안 계속될 이번 대회는 사전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던 과거와 달리 지도자를 내정하지 않고 대의원들에게 선출을 위임, 결과를 점치기 힘들게 됐다. ●지도층 비리로 정국 ‘흔들’ 전국에서 모인 1200여명의 대의원들이 여느 때와 달리 당 지도부의 영향을 적게 받는 상황에서 자율적으로 베트남의 운명을 결정하게 됐다. 일본 공적지원자금(ODA) 유용사건인 ‘PMU18 프로젝트 관련사건’의 여파 때문이다. 현직 차관이 구속되고 당 정치국원인 실세 장관이 연루돼 물러나는 등 일파만파로 지도층을 흔들어대고 있다. 이는 일본의 대외차관을 받아 도로건설 사업을 벌여온 교통부의 간부들이 이를 유용하거나 횡령하면서 권력층 곳곳에 뇌물을 뿌린 사건으로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져 정국을 흔들고 있다. 입지가 단단했던 최고지도자 농 득 마잉(65) 당서기장마저 연루 소문이 도는 등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어 유임 여부를 속단키 어렵다.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최고지도자 그룹의 80% 이상이 바뀌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최고 지도층, 대폭 물갈이 우선 판 반 카이 총리, 쩐 득 렁 주석, 응웬 지 니엔 외교부장관, 팜 반 짜 국방장관, 응웬 반 안 국회의장 등의 은퇴가 확정적이다.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이번 당대회는 2010년까지 향후 5년 동안 베트남의 기본정책을 확정하는 자리다. 이를 위해 집권당인 베트남 공산당의 185명의 중앙집행위원을 뽑고 당서기장과 주석, 총리 등 최고지도자들을 뽑는다. 베트남 공산당은 이번 대회에서 연평균 7.5% 이상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경제를 앞으로 5년 동안 연평균 7.5∼8%로 가속화시킨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이를 통해 640달러인 1인당 국민소득을 2010년까지 1100달러선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투자에 대한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국영기업의 민영화 확대, 대기업 육성계획 등도 통과시킬 방침이다. 특히 경제발전 추세속에 공산당원의 사업을 허용하고 사업가도 당에 가입할 수 있도록 당 규정을 바꿈으로써 베트남 공산당의 일반 정당으로 탈바꿈까지 시도하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ODA유용사건 관련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마련이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또 지탄을 받아온 매춘과 마약, 공무원들의 근무 태만에 대해서도 보다 강력한 대책이 기대되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공무원 해외근무 영어로 죽고산다”

    ‘토익 850점, 토플 590점(CBT 243점) 이상’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기업의 지원요건이 아니다. 지난 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파견된 우리 공무원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제적 망신을 산 뒤 중앙인사위원회가 마련한 최소한의 자격 요건이다. 지금 각 부처에서는 처음으로 새 기준에 맞춘 해외파견자 선발이 이뤄지고 있다.●해외파견자 선발, 첩첩산중 17일 중앙인사위에 따르면 오는 20일까지 OECD 12명을 비롯,13개 국제기구에 파견할 26명을 각 부처별로 공개모집하고 있다. 기존에는 각 부처가 해당 국제기구와 협약을 맺은 뒤 예산만 확보하면 소속 공무원을 내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OECD파문’ 이후 ‘국제기구 휴직업무 처리지침’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해외파견자 선발이 특정 부처가 아닌 모든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공개경쟁 방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토익이나 토플 등 어학성적이 저조하면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다. 또 지원자는 우선 해당 부처 지원자들과 ‘1차 경쟁’에서 살아남더라도 인사위가 각 부처별 후보자를 모아 심사하는 ‘2차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 여기에 최종 후보자 선정은 해당 국제기구에 맡겨 공정성을 확보토록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해외에 파견됐다고 안심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해외파견자를 1년 단위로 평가해 근무태만이나 능력부족으로 판단되면 즉각 강제복귀시키기 때문이다. 인사위 관계자는 “20일까지 부처별로 추천을 받은 뒤 다음달 초 최종 후보자를 선발할 계획”이라면서 “새 제도는 앞으로 모든 해외파견자 선발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위가 지금까지 각 부처로부터 파악한 2006년 해외파견 인원은 67명이다.●부처따라 느긋∼초긴장OECD와 세계은행(IBRD), 유엔환경계획(UNEP)에 1명씩 모두 3명을 올해 해외에 파견할 예정이었던 환경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IBRD에는 국장급, 다른 두 곳에는 과장급을 보낼 계획이었는데 부처간 경쟁에서 밀리면 결국 자리를 빼앗기는 셈”이라면서 “영어 실력이 좋은 국외훈련 유경험자 중심으로 선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OECD 두 자리,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한 자리가 당초 ‘몫’이었던 재정경제부는 다소 느긋한 모습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해외파견자들의 자질이 문제돼 신경쓰이지만, 기존에도 나름대로 철저한 면접을 거쳐 뽑았다.”면서 “그동안에도 자신이 갈 수 있을지를 가늠한 뒤 지원했기 때문에 별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다른 관계자는 “지원 대상자들이 공개경쟁이라는 방식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재경부 분위기상 공개경쟁에서 떨어지면 부끄러운 일로 여겨지기 때문에 지원에 신중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이밖에 올해 선발에서 비켜간 부처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농림부 관계자는 “OECD 등에 모두 4명이 나가 있지만, 임기가 1년 정도 남아 있다.”면서 “선발방식이 공개경쟁으로 바뀐 만큼 앞으로는 선발 과정에 좀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도 “인사위가 제시한 자격요건에 부합하는 지원자를 선발하면 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심사기준을 강화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자리마다 필요한 직무능력이 다른데 영어능력을 너무 중시하는 것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부처종합
  • 부하 사소한 잘못 트집 감정적 ‘영내대기’ 금지

    국방부는 지휘관이 부하의 사소한 잘못을 트집잡아 감정적으로 ‘영내 대기’ 지시를 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영내 대기란 출퇴근 근무를 하는 부사관급 이상 간부에게 퇴근을 금지하고 영내에 대기시키는 것으로, 아직까지 군내에서는 음주사고, 업무태만, 복장불량 등 사소한 잘못을 저지른 부하에게 지휘관의 감정 섞인 영내대기 명령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오는 9월 시행을 목표로 입법작업중인 장병기본권 확립을 위한 군인복무기본법에 불법 영내대기 지시 금지 조항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훈련이나 작전, 주요 행사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는 앞으로도 상관이 부하에게 영내대기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와 함께 법령이나 지휘관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분대장 등을 제외한 사병 상호간 명령이나 지시, 간섭 등도 하지 못하도록 법에 명시할 계획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상국 목판화 1975~2006 ‘침묵의 소리’

    “나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항상 무당이 칼 위에 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무당은 칼 위에서 다른 마음을 먹으면 발에 피가 나는데, 작가가 그렇지 않다면 곤란하다.” 미술작업에서 ‘노동’‘긴장’의 중요성을 어느 누구보다 소중히 여겨온 작가 이상국(59). 다양한 판화기법들이 각광받는 가운데서도 유독 목판화를 고집해온 그는 간결하면서도 안으로부터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독자성 짙은 예술세계를 보여왔다. 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상국 목판화 1975∼2006 ‘침묵의 소리’’전은 우리시대의 삶과 풍경에 서민적인 정서를 담아온 이상국의 목판화 작업 30년을 돌아보는 전시다. 이상국의 목판화는 소재 면에서 몇 차례 특징적 변화과정을 거쳤다. 초기작인 70년대부터 80년대엔 ‘귀로’‘탈춤’‘기다림’‘시골아이’ 등에서 보듯 이웃에 대한 부드러운 시선과 서민들의 생활상을 담담하게 담고 있다. 90년대에 들어오면서 그는 사람보다는 나무, 산 연작 등 풍경을 주로 담는다. 하지만 여기서 그가 담아내는 풍경은 눈에 비치는 단순한 밖의 대상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서서히 발효되어 나오는 내면의 풍경이다. 홍은동의 산자락(‘홍은동에서-Ⅳ’)이나 미국 모히비사막의 붉은산이나 그 형태만으로는 차이가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마치 목판의 칼을 모필처럼 사용하는 그의 작품에선 흑과 백이 만나는 선과 면, 여백이 주는 간결한 형태, 그리고 이를 동반하는 선들이 신명나게 살아 움직인다. 이상국 목판화의 차별성은 그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대개 회화와 판화를 겸하는 작가들은 자신의 회화를 판화로 옮긴다. 상업성을 위한 일종의 자기복제인 셈이다. 그런데 이상국은 오히려 판화를 회화로 옮긴다. 판화작업을 통해서 선과 전체적 형상의 굵고도 강렬한 특징을 구축한 후, 이 핵심적인 맛을 질료의 물성을 최대한 드러내는 유화로 옮기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판화는 물성을 제거한 뒤의 절제되고 응축된 느낌이 강하다. 작업공정도 다르다. 보통 목판화는 종이에 밑그림을 그려 나무판에 덮어씌워 놓고 그 윤곽선을 따라 새기는 공정을 밟는다. 하지만 이상국은 처음부터 목판을 파면서 시작한다. 예정된 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화폭에 그림을 그리듯 나무판에 형상을 깎아내는 것이다. 따라갈 그림 없이 머리속 이미지를 좇아가는 위태로운 칼질. 그래서 그의 작업엔 항상 팽팽한 긴장이 동반된다. 이번 전시에선 ‘풍경’‘나무’‘사람’ 3개의 주제로 구분, 총 140여점을 선보인다.(02)736-1020.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1967~1975 외교문서 공개

    외교통상부는 30일 1967∼1970년대 중반까지 발생한 동백림 사건, 요도호 납북 사건, 주한미군 철수 논란 등과 관련한 외교문서 11만 7000여쪽을 공개했다. 공개된 문서에서 동백림 사건 마무리 시점인 1969년 1월 하인리히 뤼브케 서독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이 특사파견을 통해 재독 음악가 윤이상씨 등 사건 관련자 6명을 석방 또는 감형한다는 비밀 합의를 했음이 밝혀졌다. 문서는 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열람할 수 있다. 1. 동백림 사건1967년 중앙정보부가 독일에서 활동 중인 지식인들을 간첩으로 지명, 납치한 ‘동백림’사건 당시 한국 정부는 시종 군색한 외교로 일관해야 했다. 서독 정부와 시민들의 비난·압박이 심해지자 최덕신(77년 미국 망명후 86년 월북) 당시 주독 대사는 7월1일 사표를 내고 최규하 외교장관에게 “특명전권대사로서 사태만 악화시키므로 귀국 하명 있기를 앙망한다. 인책 소환이나 면직시켜 단시일 내 국토를 떠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장관은 “지금 떠나면 오해가 발생하니 더 머물라.”고 지시했다. 두 달 뒤 김영주 신임 대사가 부임했으나 빌리 브란트 외상은 한달 반 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면담을 기피하는 수모를 주기도 했다. 서독 정부는 ‘원조 지연’카드로도 압박했다. 68년 12월5일 밤 40여명의 독일 학생 시위대가 ‘동백림 사건’연루자 석방을 요구하며 한국대사관을 점거했고, 앞서 8월 김 대사가 슈레스비히-홀스타인주를 방문했을 땐 태극기가 나치 표식으로 칠해지는 사건도 있었다. 2. 주한미군정책 최근 한·미간 논란이 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개념이 31년전 미 행정부와 의회의 주한미군 철수 논란속에서도 제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몬드, 스콧 상원의원 등은 1974년 12월 한국과 일본, 타이완 등 아시아 9개국을 순방한 뒤 작성한 ‘아태지역의 병력과 정책’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은 (주한미군을)타 지역에 배치한다는 점과 한국에 영구 주둔시킬 수 없음을 한국인에게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 2사단을 태평양군사령부의 비상 대기병력으로 지명하고 ‘때때로’ 사단 병력 일부를 훈련을 위해 타 태평양지역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개념은 1974년 미 행정부에서 이미 제기됐다. 당시 우리 정부는 “한국을 동북아의 전진기지로 삼고 최소한의 거점을 확보, 주한미군을 기동예비군화한다는 의미”로 분석했다.75년 2월 민주당의 맨스필드 의원은 “미국의 대 중공 화해정책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미군의 과도한 한국주둔 등 ‘시대착오적’정책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3. 요도호사건 “일본항공(JAL)기가 북괴로부터 돌아온 후 일본인들이 북괴에 감사하다며 친근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데 어불성설이다. 제3자인 미국이 일본에 충고해 달라.”(윤석헌 외무차관이 라스람 주한 미 공사에게) 1970년 일본 적군파 요원들의 항공기 납치 사건인 ‘요도호 사건’과 관련, 곤욕을 치렀던 우리 정부는 사건 해결의 ‘공’(功)이 북한에 넘어가자 극도로 경계했다.3월30일 하네다 공항을 출발, 후쿠오카로 향하던 요도호 여객기를 납치한 적군파 요원들이 김포공항에 착륙한 뒤 79시간을 대치하다 승객들을 풀어 주고는 승객들 대신 야마무라 신지로 당시 일본 운수성 차관을 싣고 4월3일 평양으로 떠난 것이 이 사건의 개요. 북한이 납치범 일행만 받아들이고 비행기와 승무원, 운수성 차관은 일본으로 돌려보내자 일 정부는 북한에 수차례 사의를 표했고 이에 정부는 일측에 강력 항의했다. 정부의 득실분석 자료에는 “일본의 대 북괴 접근 무드가 대두되고, 대북한 자세완화 가능성이 증대됐다.”고 돼있다. 4. 70년대 인권문제 70년대 중반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미국의 공세, 특히 미 의회 ‘자유주의’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비판은 후반기 지미 카터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와 인권문제 연계의 토대를 마련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1975년 프랭크 처치 상원의원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면서 “주한미군은 집권자의 압제정치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회내에선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국가가 미국의 정치철학과 역행하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을 때엔 이를 시정시키기 위해 직간접 압력을 행사해야 하고 이는 조용한 외교적 언사를 초월해야 한다.”는 주장도 쏟아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롯데월드 사고 과실 확인땐 관련자 입건

    서울 송파경찰서는 27일 롯데월드 무료개장 안전사고와 관련, 롯데월드측의 업무상 과실 등 혐의가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입건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롯데월드 영업부문장과 지원부문장(이상 이사) 등 책임자와 행사 기안자 등 10명을 소환해 조사했다.”면서 “업무상 과실이나 주의의무 태만 등 혐의가 인정되면 입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들은 경찰에서 “무료개방 행사를 앞두고 준비를 철저히 했으나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 줄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롯데월드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부상자 35명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일일이 돌며 사과하고 치료비와 입원비, 필요할 경우 성형수술비를 대기로 했다.”고 밝혔다.그러나 별도의 위로금 지급은 고려치 않고 있으며 특히 지방에서 상경한 방문객 등의 피해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서예·디자인의 만남

    중견 서예가인 국당 조성주씨가 전통 서예를 현대 디자인과 접목시킨 ‘국당 조성주의 캘리그래피 전’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고 있다.3월7일까지. 이번 전시에서 조씨는 전통 필묵을 바탕으로 현대적 디자인과 조형성에 착안한 다양한 실험작업 결과를 선보이고 있다.특히 함께 배치할 경우 자칫 겉돌기 쉬운 한자(漢字)와 한글을 파격적인 크기와 디자인을 통해 미적으로 융화시킨 작품들이 돋보인다. 한자를 산수화속 그림처럼 배치하고, 한쪽 여백을 독특한 한글체로 채워넣은 ‘안상화기’(安祥和氣),‘완학관여’(玩鶴觀魚) 등이 대표적이다. 또 포장, 간판, 로고 등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디자인을 응용해 작업한 천태만상의 먹터치 소스 300여점과 작가가 창안해낸 필묵 문양류 70여점도 특별한 느낌을 준다. 특히 필묵과 전각의 문자를 정제된 점과 선 및 도형과 조화시켜 디자인화시킨 작품들은 전통의 멋을 살린 독특한 추상화를 보는 듯하다.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오는 병사들의 모습을 전각문자 ‘車’ 무리와 무거운 느낌의 필묵글자 ‘門’으로 디자인한 작품 ‘개선’(凱旋), 세상이 만들어지는 태초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전각문자 ‘천지창조’(天地創造)와 그래픽으로 표현한 ‘태초2’ 등은 이같은 실험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02)399-1151.임창용기자sdragon@seoul.co.kr
  • [주말탐방] 강원랜드 하루 4300명 베팅액 22억…갬블러 절반이 ‘단골’

    [주말탐방] 강원랜드 하루 4300명 베팅액 22억…갬블러 절반이 ‘단골’

    ‘윙∼윙∼윙∼, 촤르르∼촤르르∼.’ 총 8270평 카지노 객장에 설치된 960대의 각종 머신게임기에서 토해 내는 기계음과 132대의 테이블에 둘러 앉은 갬블러들의 열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수천명이 모여 있지만 오로지 윙윙거리는 기계음과 딜러들의 빠른 손놀림만 있을 뿐이다. 객장 수천 곳에 설치된 고성능 폐쇄회로 카메라와 보안요원들의 감시는 필수다.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 들어선 강원랜드 카지노장의 일상 모습이다. 지난 2003년 3월 카지노 객장을 고한에서 사북으로 옮긴 이래 하루 평균 입장객만 4300여명, 매출액 22억여원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강원랜드. 골프장과 스키장, 수영장, 테마파크 등 다양한 놀거리와 볼거리도 문을 열었거나 준비 중이다. 검은 폐광촌에서 고원관광도시를 꿈꾸는 지방자치단체들에 ‘희망의 전령사’로 인식되고 있는 강원랜드. 가산을 탕진하고 자살까지 이르게 하는 ‘합법적 도박장’인지 지역경제를 살리는 ‘건전 레포츠장’인지 아직도 논란이 분분한 강원랜드 속으로 들어가 본다. # 도박장인가 레포츠장인가 ‘슬롯머신, 룰렛, 빅휠, 다이사이, 블랙잭, 바카라, 캐리비안 스터디 포커….’ 이름만 들어도 생경스럽다. 강원랜드를 대표하는 카지노장의 각종 테이블게임기와 머신에 붙여진 이름들이다. 이들 게임기는 강원랜드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테이블게임기들을 운용하는 딜러들은 이곳 카지노장의 ‘꽃’이다. 딜러들은 깔끔한 유니폼을 입고 짓궂은 겜블러들을 리드한다. 한평도 안되는 녹색 테이블과 카드 하나로 하루 8시간 흐트러짐 없이 손님들을 대하는 딜러들은 그래서 좀처럼 자기 표현을 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손님들로부터 들어야 하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은 들어도 못들은 척해야 하고 “만나자.”며 은근히 추근대는 이런저런 유혹도 요령껏 뿌리쳐야 한다. 딜러경력 2년차인 박인수(27·일반영업장)씨는 “외부에서 고객을 만난다든지 직원들끼리 사내 결혼하는 것조차 회사측이 원치 않는 등 행동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직업”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는 “그래도 객장을 찾는 손님들의 절반은 한달에 10일 이상 게임을 즐기는 단골이어서 이런저런 트러블을 잠재워 주기도 해 정감이 가는 부분도 있다.”고 웃었다. # 고객의 행태도 천태만상 게임에서 돈을 따기 위한 손님들의 웃지 못할 행태도 천태만상이다. ‘자기만의 주문을 중얼거리는 사람, 손바닥에 침을 뱉어 머리에 바르는 사람, 카드에 콧기름을 바르는 사람, 딜러 손을 잡고 기도하는 사람….’ “그야말로 부끄러움도 잊고 오로지 돈을 따야 한다는 일념으로 펼치는 특이한 행위는 숭고하기까지 하다.”고 딜러들은 입을 모은다. 돈을 따거나 좋은 패를 잡았을 때는 객장이 떠나가도록 ‘파이팅’ ‘아싸야로’를 외쳐 객장의 시선을 모으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딜러경력 6년차인 민선희(26·여·VIP회원영업장)씨는 “카지노장 개설 초창기에는 혼자 객장을 찾아 치열하게 게임에 몰두하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점차 가족이나 동료들끼리 부담없이 찾아 즐기는 손님들이 늘면서 카지노장도 건전해지고 있다.”고 귀띔한다. 하지만 가산을 탕진하고 자살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궁여지책으로 강원랜드는 도박중독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한국도박중독센터를 건립, 운영하고 있지만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 고객 줄지만 지역경제의 희망 강원랜드는 개장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액이 2조 4702억원, 당기순이익이 9814억원에 이르며 해마다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반부터 국내에 불법 카지노바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법조브로커 사건, 마카오의 공격적인 판촉전 등으로 매출액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김선종(43) 홍보팀장은 “마카오는 현지에서 한국인 판촉직원만 250여명을 고용, 전세기를 띄우는 등 한국 고객유치전에 나서고 있어 상대적으로 강원랜드 고객이 많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씀씀이가 큰 VIP 회원고객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한달 평균 30%가량 줄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반영업장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연초 고객들이 하루 1000여명이 줄어 막대한 손실이 예상돼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정선, 태백, 영월, 삼척 등 피폐해진 폐광지역 자치단체들은 강원랜드에 거는 기대가 크다. 폐광도시에 강원랜드가 들어오면서 외지 손님들이 북적거리고 2600여명이 넘는 지역인 고용과 지역 생산물이 구매되는 등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기 때문이다. 김원창 정선군수는 “몇년 사이 고한·사북에는 우뚝우뚝 현대식 상업빌딩과 호텔들이 들어서는 등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면서 “수년내 스키장과 골프장이 활성화되면 도박장 이미지의 강원랜드가 명실상부하게 건전한 고원 레포츠 관광지대로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최고1000만원 베팅… 판돈 ‘일반’의 37배 베일속에 가려진 VIP 회원영업장에는 어떤 사람들이 드나들까. 이곳에서 하루에 오가는 뭉칫돈의 규모는 얼마나될까. 강원랜드 카지노장의 최대 비밀이자 밝혀져서도 안되는 VIP 객장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선 VIP객장은 일반객장과 달리 회원제로 운영되며 술과 담배가 허용된다. 베팅은 한번에 최저 3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다르다. 베팅액만 따져도 일반객장에서 허용되는 10만∼30만원과 33배나 차이가 난다. 고객들이 신분노출을 꺼리기에 별도의 통로를 이용해 출입이 가능하며 철저한 보안속에 보안검색대를 드나든다는 점도 다르다. ●사업가·정치인·연예인… ‘신분철통 보안´ 서울 등 외지에서 게임을 희망하면 얼마전까지는 리무진으로 모셔오기도 했다. 요즘에는 지역택시를 알선해 준다. 이런 호사를 누리며 VIP객장을 찾는 사람들은 주로 사업가들과 함께 정치인, 체육인, 연예인, 의사, 변호사 등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한때 유명 코미디언 S씨와 야구선수 K모씨가 단골로 드나들었다는 풍문이 자자했으나 확인할 길이 없으니 ‘믿거나 말거나’다. 브로커 윤상림씨처럼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 것은 이례적이다. 강원랜드의 매출액 가운데 VIP객장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지난해 12월 일반객장과 50대 50으로 같았다. ●고객수 40배 일반객장과 매출 맞먹어 일반객장을 찾는 하루 인원이 4354명인데 비해 VIP객장 고객은 116명인 점을 비교하면 오가는 판돈이 37배나 큰 셈이다. 이름 밝히기를 꺼리는 한 직원은 “하루에 수억원씩 잃기도 하고 따기도 하지만 고객이 풀어놓은 돈은 돌고돌아 결국 강원랜드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억 단위의 큰 돈이 오가다 보니 간혹 딜러들에게 ‘한몫 챙겨 주겠다.’며 은밀하게 속임수를 요구하는 손님도 있지만 절대 사절이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어떤 게임들이 있나 게임은 크게 머신게임과 테이블게임으로 나뉜다. 머신게임은 다시 슬롯머신과 비디오게임으로, 테이블게임은 블랙잭·바카라·룰렛·다이사이·빅휠·캐리비안 스터드 포커 등 6종으로 구분된다. ●블랙잭(BLACK JACK) 카드 숫자의 합이 21을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가장 높은 수의 합이 나오는 쪽이 이기는 게임. 에이스는 1 또는 11로 계산되며, 그림카드는 10으로 계산된다. 카드를 추가로 받고 싶으면 ‘히트’라고 하며 그렇지 않으면 ‘스테이’라고 한다. ●바카라(BACCARAT) 고객은 플레이어와 뱅커 중 하나를 선택하여 베팅하며 정해진 규칙에 따라 플레이어와 뱅커에 놓인 2장 또는 3장 카드의 합을 비교,9에 가까운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에이스는 1로,10과 그림카드는 0으로, 그 외의 카드는 표시된 숫자로 계산된다. ●룰렛(ROULETTE) 룰렛 휠에 룰렛 볼을 돌려 낙찰되는 번호나 색상을 예측하여 맞히는 게임. 룰렛 테이블에는 휠에 있는 번호와 같은 1에서 36까지의 번호와 0,00이 그려져 있다. ●다이사이(DAI-SAI) 베팅한 숫자 또는 숫자의 조합이 셰이커(주사위 용기)에 있는 세개의 주사위와 일치하면 배당률에 의해 배당금이 지급되는 게임이다. ●빅휠(BIG WHEEL) 휠이 멈추었을 때 휠 위의 가죽띠가 멈출 곳을 예측하여 고객이 맞히면 이기는 게임이다. 휠에 배당률이 표시되어 있으며 당첨금은 최고 40배까지 지급된다. ●캐리비안 스터드 포커(POCKER) 일반적 포커게임의 변형된 게임으로 플레이어와 딜러가 각각 5장의 카드로 겨루는 게임이다. 캐리비안 스커드 포커는 블랙잭, 바카라와 달리 머신게임의 프로그레시브 잭팟과 같은 누적금액을 획득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명당’장사·리조트카드 대여도강원랜드에는 ‘부나비’처럼 객장에서 생계를 해결하는 신종직업군이 있다. 게임이 잘 된다는 명목으로 자칭 ‘명당’을 만들어 놓고 알선비를 뜯는 사람, 발급된 리조트카드에 베팅액의 0.1%가 적립되는 점을 악용해 남에게 카드를 빌려 주고 적립된 마일리지로 밥과 잠자리를 해결하는 사람…. 틈새시장을 노린 기막힌 생존술이랄까. 속칭 ‘개평’이라는 알선비를 챙기기 위해 초보자들을 상대로 ‘명당’을 소개하는 꾼들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들은 ‘고객이 며칠을 앉아 입질한 곳인데 이제 곧 잭팟이 터질 때가 됐다.’ 며 초보자들에게 접근한다. 리조트카드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신종수법은 새로운 골칫거리라고. 이들은 마일리지(콤프)가 적립되면 지역내 998개 업소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런 편법을 막기 위해 강원랜드가 마일리지를 6개월이면 50%,1년이면 100%를 삭감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별무 효과다. 이런 ‘기생족’과 달리 게임에 뛰어들어 쏠쏠하게 생활비를 챙기는 ‘프로게이머’들도 있다. 박도준 팀장은 “하루 일정액의 베팅액만을 가지고 한달에 수백만원의 고수익을 올려 가족들에게 생활비까지 송금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만 어림잡아 600여명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1魚4色4味…강원 거진항 명태

    1魚4色4味…강원 거진항 명태

    명태와 도치는 예전부터 거진항 등 동해안 항포구에서 겨울철에 흔히 나는 생선이었다. 단지 차이가 있었다면 명태가 어부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한 생선이었다면, 도치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는 것. 요즘엔 많이 달라졌다. 명태는 어획량이 줄어 ‘금태(金太)’라 불릴만큼 얼굴보기 어려운 생선이 되었고, 도치는 특유의 담백한 맛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한마리에 1만원이 넘는 ‘귀족생선’이 되어 있다. 요즘이 한창때인 명태와 도치를 만나기위해 강원도 고성군 거진항을 찾았다. # 명태잡이 1일 어부가 되다 10일 새벽 6시30분. 거진항 해양경찰 임검소에서 나눠준 노랑색 신호포판(선박식별표지)을 받아든 10t급 어선 미성호 선장 조가현(55)씨가 배에 올랐다. 명태잡이 경력만 30년이 넘는 베테랑 선장이다. 오늘 출어할 곳은 거진항에서 9마일 정도 떨어진 북방어장. 시속 11노트의 속력으로 약 1시간정도 걸리는 곳이다. 승선인원은 선장을 포함해 5명. 함께 출어할 어선 5척 등 모두 6척의 명태잡이 배가 요란한 엔진소리를 내며 일제히 거진항을 출발했다. 전날 해제된 강풍주의보의 뒤끝이라서인지 두툼한 방한복 속을 헤집고 들어오는 바람의 세기가 대단했다. 뱃전을 두드리는 거친 파도는 제대로 앉아 있기조차 힘들게 만들었다. 배 앞쪽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추위를 달래던 선원들의 표정도 험악한 날씨만큼이나 어두워 보였다. 전날 ‘척후병’으로 출어했던 2척의 어선에 명태가 비치긴 했지만, 그 양이 많지 않았다는 소식 때문인 듯했다. 선원 길상봉(55)씨는 “중국어선들이 북쪽에서 명태의 회유로를 지키고 있다가 싹쓸이하는데, 여기까지 내려올 명태가 남아 있겠습니까?”라며 거푸 한숨만 내쉬었다. 북한지역 어장의 조업권을 사들인 중국어선들이 쌍끌이 조업을 하는 탓에 명태의 씨가 마를 지경이라는 것. 1시간 남짓한 항해끝에 북방어장에 도착했다. 높은 파도 때문에 30분정도 조업개시여부를 놓고 선장들간에 논쟁이 오가다, 마침내 한 채의 그물을 끌어올리기로 결정했다. 그물 한 채에는 모두 20개의 조그만 그물들이 연결돼 있으며 그 길이가 1500m가량 된다.‘망개’라는 원통형 어구를 통해 수심 630m 아래에서 그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명태의 양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골뱅이 같은 ‘돈 안 되는’ 해산물들이 대부분이었다.1시간30분 정도 조업을 한 끝에, 조가현 선장은 나머지 5채의 그물을 걷지 않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명태의 양이 적을 거라 판단한 것이다. “한때 ‘거진항에서는 개도 명태를 물고 다닌다.’고 할 만큼 명태가 많이 나던 시절이 있었지요.” 배의 방향타를 자동항해로 맞춰 놓고 담배 한대를 입에 문 조 선장이 장탄식을 내뱉었다. 육지 아이들이 수박서리 하듯, 해안가 아이들은 덕장에서 명태서리를 하기도 했단다. 명태 몇마리쯤은 아이들의 요깃거리로 주어도 될 만큼 여유가 있었던 것. 그러나 최근엔 많이 달라졌다. 조 선장은 “요즘엔 배를 타고 나가도 겨우 ‘몇마리’잡고 돌아오기 일쑤지요. 배 기름값 30만∼40만원은커녕, 인건비도 못 건지는 날이 허다합니다.”라며 명태어업의 앞날을 걱정했다. 어느덧 도착한 거진항. 오늘 빈작을 거뒀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듯, 미성호 선원들은 빠른 손놀림으로 그물 등의 어구를 정리하며 다음 출어를 준비했다. # 명절음식·숙취해소에 안성맞춤 어찌하여 한마리의 생선을 부르는 이름이 이리도 많을까? 명태, 생태, 동태, 황태, 코다리, 북어, 노가리…. 숨넘어 갈 만큼 명칭이 다양하다.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생태의 하얀 속살은 연약한 아기 피부처럼 부드럽지만 잘 마른 북어는 방망이로 두들겨 패야 할 정도로 딱딱하다. 도저히 한몸받은 명태의 변신이라고 하기에 믿어지지 않을 만큼 명태는 언제 어떻게 잡는지, 어떻게 가공하는지 등에 따라 이름과 모양이 천차만별이다. 예로부터 ‘맛좋기는 청어, 많이 먹기는 명태’라는 말이 전해질 만큼 명태는 우리와 친숙한 생선. 흔한 만큼 이름도 무려 70여개에 달하는 별칭을 갖고 있다. 갓잡아 싱싱한 ‘생태’, 얼린 ‘동태’,40여일동안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 ‘황태’,30일 이상 건조한 ‘북어’, 그리고 너댓마리 코를 꿰 꾸떡꾸덕 말린 ‘코다리’, 명태의 새끼 ‘노가리’등으로 불린다. 또 잡는 어구에 따라 그물태나 낚시태 등으로, 계절에 따라서는 춘태, 동지받이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방태나 원양태 등은 잡힌 지역에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나는 지방태는 워낙 양이 적어 금태(金太)라고도 부를 정도로 값이 비싸다. ‘1魚4色4味’라는 표현만큼이나 명태는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알뜰한 생선이다. 생태를 무와 함께 요리하면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생태국, 생태찌개감으로는 최고. 보글보글 끓여놓은 생태국과 찌개는 겨울철에 입맛 살리는 데 좋다.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해 속풀이, 간장해독, 혈압조절, 인체 노폐물 제거에 좋다. 또 명태는 회냉면에 올라가는 주인공이기도 하고, 김장 김치 담글 때는 김치소로 사용돼 시원한 김치 맛을 내주는 일등공신이 되기도 한다. 내장은 창난젓으로, 머리는 귀세미젓으로, 알은 명란젓으로 쓰인다. 아가미와 창난을 넣어 만든 깍두기와 명태살과 아가미를 넣어 만든 식해는 명태가 많이 잡히는 강원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명절음식에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동태. 동태 살에 달걀옷을 입혀 노릇노릇 지져내면 바로 제사상에 오르는 동태전이 된다. 생태만큼이야 못하지만 동태를 푸짐하게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동태탕과 찌개도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대관령의 모진 눈바람을 이겨내고 노랗게 말려진 황태나 북어도 무와 두부를 넣고 국을 끓여내면 숙취를 해소하고 입맛 살리는데 적격이다. 황태국은 예부터 ‘건곰’이라고 해서 앓고 난 사람의 기운을 회복시키는 음식으로 꼽혔다. 꼬득꼬득 반건조로 말린 코다리는 미더덕과 콩나물을 듬뿍 넣고 매콤하게 찜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황태·북어구이나 찜류는 손님 접대와 술 안주로는 안성맞춤이어서 애호가에게 인기 ‘짱’이다. # 북어와 황태의 대결은 둘다 ‘말린’ 명태이건만 맛과 영양, 의학적 효능 등에 대해서는 생산지역 주민에 따라 판이한 견해차를 보인다. 둘다 바람에 말린다는 점은 똑같지만 북어는 습기를 멀리하고, 황태는 적당한 습기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눈이 오면 북어는 거둬들이고 황태는 그대로 눈을 맞힌다. 육질은 북어가 쫀득쫀득한 반면, 황태는 다소 푸석푸석하다. 크기는 황태가 다소 큰 편. 북어를 주로 생산하는 고성지역 주민들은 북어가 맛에서 한 수 위라고 주장하는 반면 용대리 등 인제지역 주민들은 영양이나 효능면에서 황태가 앞선다고 맞선다. # 명태축제·황태축제로 놀러 오세요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고성군 거진항 일대에서는 제8회 명태축제한마당(myeongtae.com)행사가 열린다. 다양한 명태요리를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맨손 활어잡기, 어선 무료시승회 등의 부대행사가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문의 (033)682-8008∼9. 또 25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인제군 용대리 황태마을 일대에서는 제8회 황태축제(yongdaeri.com)가 열린다. 진정한 황태맛을 즐길 수 있다. 문의 (033)462-4808. # 가는길 44번 국도를 타고 양평, 홍천, 인제를 거치면 용대리가 나온다. 용대리를 거쳐 진부령을 넘으면 거진항이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주문진까지 가다가 7번국도로 갈아타 속초를 지나면 거진항이 나온다. ■ 명태 버릴게 하나도 없어요 (1) 황태 고추장 불고기 재료 황태포 2마리, 고추장 양념장(고추장, 사이다 5큰술씩. 청주·생강즙 2큰술씩. 다진 파·설탕·간장·물엿·참기름 1큰술씩. 다진 마늘·깨소금 1/2큰술씩. 후춧가루), 식용유 만드는 법 (1)황태포는 머리와 꼬리를 자르고 물에 푹 담가 뜨지 않게 그릇으로 눌러 5시간 정도 두어 불린다. 황태포가 부드러워지면 물기를 짜고 2∼3등분한다.(2)양념장 재료를 골고루 섞어 고추장 양념장을 만든다.(3)불린 황태포에 고추장 양념을 고루 발라 1시간 정도 재어 놓았다가 간이 배면 그릴이나 기름을 두른 팬에 얹고 중불에서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2) 두부 감자 북어국 재료 두부·감자·북어채 각 100g씩. 쪽파 10뿌리, 달걀 2개, 다진 마늘·국간장·참기름 1큰술씩, 물 6컵,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북어채는 물에 살짝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없앤다.(2)두부와 감자는 깍둑썰기를 한다.(3)쪽파는 3㎝ 길이로 썰어 풀어놓은 달걀에 섞는다.(4)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북어를 넣고 볶다가 물을 붓는다.(5)북어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두부와 감자를 넣고 국간장과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한 후 쪽파를 넣은 달걀물을 넣어 끓인다. (3) 생태찌개 재료 생태 1마리, 조개·무·두부·대파 100g, 고추 2개, 마늘 3개, 생강즙 1큰술, 청주 1큰술, 간장 1큰술, 고추장 1큰술, 고추가루 1큰술, 소금, 후추 만드는 법 (1)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물을 붓고 먼저 끓인다.(2)대파, 고추는 어슷 썰고, 마늘은 다진다.(3)무가 익으면 준비한 생태와 조개를 넣고 양념을 한다. 두부도 함께 넣는다.(4)생태가 익으면 야채를 넣고 청주, 생강즙을 넣어 비린내를 없앤다. (4) 북어 고추볶음 재료 노가리 200g, 고추 100g, 대파 1/4뿌리, 마늘 3쪽, 조미료 깨소금·참기름·간장 1/2큰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 식용유 만드는 법 (1)노가리는 물에 푹 담가 먹기 좋을 정도로 부드럽게 불린다. 불린 노가리는 가운데 뼈와 꼬리를 제거하고 3㎝ 길이로 자른다.(2)맵지 않은 꽈리고추를 다듬어 기름과 간장을 놓고 달달 볶는다.(3)기름을 두른 팬에 저민 마늘과 노가리를 넣어 볶는다. 노가리가 노릇하게 볶아지면 고추를 넣는다.(4)(3)이 적당히 볶아지면 깨소금과 참기름, 소금, 후춧가루로 간하여 좀 더 볶는다. (5) 명태완자 재료 명태 3마리, 두부 1/2모, 소금, 다진파와 마늘, 양파, 후추, 참기름, 밀가루, 달걀, 식용유. 만드는 법 (1)명태를 깨끗이 씻어 포를 뜬 뒤 끓는 물에 명태포를 데친 다음 물기를 빼준다.(2)명태포를 잘게 다지고 물기를 짠 두부를 칼등으로 곱게 으깨어 다진 명태에 갖은 양념해 잘 치댄다.(3)둥글게 완자를 빚어 밀가루를 묻혀 달걀물을 씌워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완자를 넣어 약한 불에 노릇노릇하게 지져낸다. 글· 사진 고성 손원천 최광숙기자 angler@seoul.co.kr
  • [사설] 민주노총 이대로는 안된다

    민주노총이 총체적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해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정파간 대립과 갈등이 툭하면 폭력과 물리력 동원사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3차례에 걸쳐 대의원대회가 난장판이 되더니 지난 주말에 열린 대의원대회도 안건조차 상정하지 못하고 무산됐다. 지도부 공백상태가 5개월째 지속되고 있음에도 오는 21일 다시 열기로 한 보궐선거도 불투명하다. 자신들의 요구와 맞지 않으면 ‘깽판’내는 게 어느새 조직문화인 양 치부되고 있다. 이 때문에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은 지난 10일 퇴임식에서 “정부와 기업은 변하는데 노조만 변하지 않고 있다.”며 강도높은 노동계 내부혁신을 촉구했다.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은 싸움을 위한 싸움만 하고 있는 민주노총내 극좌파들을 강하게 비판했으며, 이수호 전 민주노총위원장은 폭력으로 얼룩진 대의원대회가 민주노총의 현실이라며 ‘깽판’을 치려고 준비하는 세력의 존재를 폭로했다. 민주노총을 바로보는 대내외 시각은 이처럼 부정적이다. 하지만 민주노총 상층부는 외부의 싸늘한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부 권력다툼에만 골몰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가입과 더불어 제1노동단체로 부상했음에도 구태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실망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총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1970,80년대 암울한 시기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이 있었다. 그토록 열망했던 합법성과 정당성을 쟁취한 지금, 스스로 그 가치를 짓밟고 있다. 이러고도 비정규직 보호에 앞장선다고 공언할 수 있겠는가. 민주노총은 자본의 횡포를 탓하기 이전에 자체 비민주성부터 타파해야 한다. 그리고 조합원들이 위임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사정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 日 말많은 ‘여유교육’ 유지하기로

    |도쿄 이춘규특파원|‘폐지론’에 휘말렸던 일본의 ‘여유(유도리)교육’이 유지될 수 있게 됐다. 학력저하 논란 속에 여유교육의 존폐여부를 고심해 왔던 일본 문부과학성이 유지쪽에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문부과학상 자문기관인 중앙교육심의회는 13일 보고서에서 “여유교육을 계속 유지시키면서 개선해 나간다.”고 결론지었고 문부성은 이를 수용키로 한 것이다. 여유교육은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여유시간을 주고 체험·탐구 학습 등을 강화해 학생들에게 종합적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자는 취지의 교육.2002년 주 5일제 수업 채택 등 ‘종합학습’이란 이름으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주 5일제 수업도 유지가 가능케 됐다. 보고서는 “교육력 향상을 위해 도입된 5일제 수업의 목적이 충분히 달성되지는 않았지만 이는 국가적 과제로 앞으로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국어 독해력의 저하, 규범 의식의 하락, 학습 습관이나 의욕의 불충분 등이 지적됐다.”며 일부의 우려도 반영했다. 21세기형 인재의 양성을 목표로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여유 교육이 좌초위기를 맞았던 것은 일련의 학력저하 지적 때문이다. 2004년 실시된 일부 국제학력평가에서 일본 고교 1년생의 독해력과 수학, 그리고 초·중학생의 학력저하가 드러나자 학부모와 교육전문가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여유 교육을 ‘교육적 태만’‘교육 의무의 포기’라고 비난했다. 고심하던 문부성은 전문가 자문들을 마친 뒤 일부 학력 저하 현상이 여유 교육 자체에 문제가 있기보다는 여유 교육의 시행 과정에서 서투른 탓이라고 결론지었다. 학부모들의 이해 부족과 교사들의 잘못된 방식으로 학력저하가 생겼다고 잠정 결론지은 것이다. 자문위원회 보고서도 “본격시행 3년 만에 성적이 조금 떨어졌다고 여유 교육 폐지를 운운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학습지도요령의 기본적인 취지 자체는 옳다.”면서 “이는 향후에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자문위원회의 평가다. 그러나 자문위원회는 “기초적인 지식이나 기능, 스스로 배워서 생각하는 힘을 육성하자는 목적이 충분히 달성되지 않고 있다.”면서 문제점을 점진적으로 고쳐나가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 총 수업시간 문제도 향후 조정하기로 했다. 역시 갑론을박의 논란 속에 있는 초등학교 영어교육도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전면도입 여부 등에는 결정을 보류했다. 한편 이같은 보고서의 결론과 문부성의 입장에 대해 산케이신문은 14일 여유 교육의 취지와 방식을 충실하게 보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여유교육과 학력저하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불식시키기에는 거리가 있다고 꼬집었다.taein@seoul.co.kr
  • [사설] ‘기업사냥꾼’ 대책 기업만의 일 아니다

    KT&G가 칼 아이칸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는 가운데 ‘경영권 방어’가 주총시즌을 맞는 재계의 화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영권 목적의 외국인 지분 5% 이상 상장사는 109개라고 한다. 이들 기업은 외자(外資)가 마음만 먹으면 경영권을 흔들 수 있어 비상사태나 다름없다. 만일의 경우 국부의 유출도 우려된다. 그런데도 일부 기업은 경영권 방어전략 수립에 태만하거나, 아예 무방비로 노출된 곳도 있다고 한다. 당국도 상황만 주시할 뿐, 무대응으로 일관해 걱정스럽다. SK사태 때 소버린은 2년 4개월만에 1조원의 이익을 챙겨 떠나면서 큰 상처를 남긴 바 있다. 국경이 없는 자본시장에서 ‘기업사냥꾼’들의 이같은 행태는 보편화된 지 오래다. 설마하고 방심하다가는 언제 어디서 공격받을지 모르는 게 요즘 경영환경이다. 그렇다고 이익을 좇는 외국자본을 무턱대고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업보호장치 마련에 소홀한다면 살아날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가치를 높이고 투명경영에 힘쓰는 게 우선이다. 당국도 뒷짐지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게 아니라 뭔가 대책을 찾아봐야 한다. 영국은 1주로도 거부권이 가능한 ‘황금주 제도’로 국부 유출을 막는다고 한다. 미국은 전략 가치가 높은 기업을 ‘엑슨 플로리오법’으로 보호하며, 일본도 우호주주에게 주식을 발행하는 ‘포이즌 필’이란 방어장치를 가동 중이다. 이들 제도는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단점이 있으나, 정부 차원에서 선별 도입을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기업보호를 기업에만 맡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 ‘작계 5029’ 놓고도 갈등 양측 직접 만난적 없어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의 잇따른 외교안보 관련자료 공개의 과녁이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아닌가하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통일부 측도 “오는 6일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자료를 공개하는 것인가….”라는 등 은근히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외형상 두 사람은 직접 관련이 없다. 양측 모두 “만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최 의원의 이종석 내정자에 대한 공격은 지난해부터다. 그는 이 내정자가 NSC 사무차장 시절인 지난해 한·미간 작전계획 5029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을 때도 NSC의 태만과 부주의, 특정인 주도 운영시스템을 지적해 왔다.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최 의원은 최근에는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한국이 참여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최 의원과 이 내정자간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점에 미뤄볼 때 최 의원의 기밀서류 공개는 여권내 외교자주파의 강·온 대립에서 비롯됐다는 관측도 그럴 듯하게 나온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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