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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릉 합숙’ 싫어 뛰쳐나온 소녀…美서 공부·운동하며 변호사로

    ‘태릉 합숙’ 싫어 뛰쳐나온 소녀…美서 공부·운동하며 변호사로

    체육계의 ‘미투’ 폭로가 잇달아 터지면서 성적이 전부인 양 운영돼 온 한국 체육계의 낡은 관행들이 도마에 올랐다. 대표적 적폐로 지적받는 게 엘리트 선수들의 ‘합숙 훈련’ 문화다. 1960년대 이후 ‘선수촌에서 같이 먹고 자며 고강도 단체훈련을 해야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는데 이 요람에서 지도자가 선수를 폭행하고 성폭행까지 한 의혹이 드러난 것이다. 이미 19년 전 합숙 관행에 작은 돌멩이를 던졌던 당돌한 중학생이 있었다. 전 수영 여자 국가대표 장희진(33)씨 얘기다. 50m 자유형 한국신기록 보유자였던 그는 중2 때인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 입촌을 조금 미루고 싶다”고 했다. “기말고사 공부를 해야 해서”가 이유였다. 어른들은 여중생의 소신을 ‘장희진 파동’으로 규정했다. 대한수영연맹은 “나라를 생각하는 희생정신이 없다”며 대표 자격을 박탈했다. 이에 안민석(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당시 중앙대 사회체육학부 교수 등 전문가들이 그를 돕고 나섰고,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하지만 장씨는 이듬해 미국으로 향했다. 한국에선 수영과 공부를 둘 다 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 이후 20년 가까이 지났다. 어찌 보면 예언자였던 그는 체육계 미투 바람을 어떻게 바라볼까. 미국에서 변호사가 됐다는 그와 23일 연락이 닿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국가대표팀에서 제명됐을 때 상황이 어땠나요. -처음엔 이해가 안 됐어요. “선수촌에서 합숙은 할 테니 학교에서 7교시 수업까지 듣게 해 달라”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고요. “기말고사 때까지만이라도 수업을 듣게 해 달라”고 했는데도 안 된대요. 엄마가 “희진아, 그냥 집에 가자”고 하셔서 나왔는데 그걸 ‘무단이탈’이라고 하더군요. ‘무단이탈이라니… 선수촌이 감옥인가?’ 싶었죠. 결국 대표팀 탈락 소식을 듣고 엄청 울었어요. →성적 욕심이 없었나요? 수영이 정말 좋았다면 합숙 훈련을 할 법한데요. -단순히 말하자면 부모님과 떨어지기 싫었어요. 저는 지금도 집을 좋아하고 가족들과 아주 친해요. 어릴 땐 어땠겠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부모님이 옆에 안 계신 상황은 상상하기 어려웠죠. 억지로 하는 합숙은 싫었어요. 우리나라에선 태극마크를 달면 학교 수업도 못 듣고 훈련만 해야 하잖아요. 저는 수영을 재미있어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억지로 훈련시켜서 운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수영을 정말 좋아하지만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장씨에겐 수영만큼 학업이 중요했다. 그의 어머니는 당시 “우리 딸은 국가대표를 목표로 한 게 아니라 즐겁게 운동하다 성적이 잘 나온 건데 갑자기 태릉에서 종일 합숙하라고 했다”면서 “선수촌에선 소질 있는 선수를 데려다가 운동에만 모든 걸 쏟게 한다. 또 혹여나 대표팀에서 탈락하면 수영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을 만들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중학생의 ‘반기’에 체육계는 시끄러워졌다. 안민석 등 교수 200여명이 장씨의 뜻을 지지하며 서명운동을 벌였다. 예상 밖 역풍을 맞은 수영연맹은 징계를 철회했다. 이때 교수와 체육 지도자 등이 주축이 돼 ‘체육시민연대’라는 국내 첫 체육시민단체를 만든다. 이 단체의 창립 슬로건은 ‘공부하는 학생 선수, 운동하는 일반 학생’이다. 장씨는 올림픽이 끝난 이듬해 미국으로 떠난다.) →미국에 간 이유는 뭔가요. -미국 유학한 아버지 영향이 컸어요. 체육특기생이었던 아버지의 친구가 훈련 뒤 책가방을 메고 강의실로 달려가더래요. 특기생이라고 학점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위기였대요. 저희 어머니는 고교 음악 교사였는데 원하는 대학 가려고 성악뿐 아니라 공부도 아주 열심히 하셨어요. 부모님들 보면서 자연스럽게 ‘공부와 수영 모두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쉽지 않아 보였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미국으로 유학가겠다’고 먼저 말씀드렸죠. →직접 경험해본 한국과 미국의 가장 큰 차이는 뭔가요. -미국 고등학교에선 ‘운동 때문에 수업을 빠진다’는 게 없어요. 수업 출석과 시험 성적이 운동 기록만큼 중요해요. 미 프로농구(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 같은 천재라면 얘기가 다르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운동선수는 그렇지 않거든요. 엘리트 선수 대열에서 언제든 낙오할 수 있죠. 미국에선 공부 비중이 85%라면 운동 비중은 15%였어요. 미국에선 하루 1시간 30분씩 주 5회만 연습했는데 기록은 한국에서와 비슷했어요. 짧은 훈련시간에 목표량을 달성하려고 효율적으로 훈련한 결과죠. (장씨는 미국 메사추세츠주에서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고등학교)를 다니며 3년간 미 동부지역 고교연합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지역 언론인 보스턴글로브가 선정한 ‘올해의 수영선수’가 됐다. 2005년에는 수영특기생으로 4년 장학금을 받으며 명문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 입학했고, 2008년엔 금의환향해 베이징올림픽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그는 2011년 전국체전을 끝으로 이듬해 은퇴했다. “이제 수영 실력은 동네 아줌마 수준”이라고 농을 던진 그는 2017년부터 텍사스주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왜 로스쿨에 갔나요. -어릴 때 대표팀에서 쫓겨나는 일을 겪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어요. ‘정부는 어떤 기능을 하지?’, ‘법은 무슨 역할을 하지?’ 같은 관심들이 생긴 거죠. 외교학 석사를 딴 뒤 로스쿨에 갔고, 로펌에서 일하면서 가정법원 사건을 주로 맡고 있어요. 선수 경험이 재판할 때도 도움이 돼요. 수영과 재판 모두 집요함이 중요하거든요. 운동선수들은 ‘대충 해야지’라는 생각을 절대 안 해요. →한국 체육계의 부조리한 관행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다고 보나요. -소질 있는 아이들을 어렸을 때부터 운동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죠. 격리된 선수촌에서 온종일 훈련하다 지치면 다른 걸 배우거나 생각할 수 있겠어요? 미국에선 체육 특기생이라 해도 운동 끝나면 다 같이 숙제하러 도서관에 가는 게 일상입니다. 수영할 땐 수영만, 공부할 땐 공부만 생각하는 게 버릇이 됐죠. 물론 시합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메달을 따는 건 중요해요. 하지만 너무 성적에 매몰되다 보면 선수 이후의 삶을 고민할 겨를이 없어요. →체육계 미투 폭로를 어떻게 보나요.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크지만, 문제 제기는 긍정적이라고 봐요. 고칠 기회니까요. 미국에서는 영화계를 시작으로 ‘미투’ 폭로가 나왔죠. 체육계뿐 아니라 힘과 권력의 차이가 존재하는 사회 모든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고 봐요. 쉬쉬하고 덮을 게 아니라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다 같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운동선수 가운데 ‘난 지금껏 운동밖에 안 했는데 공부가 될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인생에서 뭘 하기에 늦은 때란 없는 것 같아요. 미국 법대 동료 중 아버지뻘인 사람도 있었어요. 다른 일 하다가 늦게 입학했죠. 저는 미국 로펌 면접 볼 때 수영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게 강점이 됐어요. ‘운동을 꾸준히 했으니 열심히 하는 게 뭔지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더군요. →앞으로 뭘 하고 싶나요. -언젠가는 한국에 가서 선수들을 위해 일하고 싶어요. 금메달 못 따도 열심히 하는 선수 중에 폭력·성폭력 피해를 본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선수들의 권리도 찾아주고 싶어요. 운동만 하다 보면 자기 권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알려주고 싶어요. ‘자, 이게 네 떡이다’ 하고요.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In&Out] 태릉선수촌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송경택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

    [In&Out] 태릉선수촌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송경택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

    대한민국 스포츠의 요람인 태릉선수촌은 1966년 6월 설립됐다. 몇 차례의 시설 확충을 통해 국내 유일의 종합 트레이닝센터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유구한 역사를 온전히 품고 있는 태릉선수촌은 2009년 스페인 세계유산대회에서 지정된 조선왕릉 중 하나로 등재됐다. 유네스코의 묘역 복원 등의 권고를 정부가 수용하게 되면서 국내 체육계와의 견해 차이가 발생했는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 및 활용 방안이 묘연한 상황이다.이제 태릉선수촌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자. 진천선수촌 설립으로 대부분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스포츠 요람인 태릉선수촌은 그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온전히 국가대표로 선발돼야만 입촌할 수 있었고, 사용할 수 있었던 많은 시설들을 생활체육과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해 그 활용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다. 오늘날 스포츠는 과거 엘리트 체육을 중심으로 한 정책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중 스포츠 시대로 발전하면서 아마추어 스포츠와 생활체육의 중요도가 부각되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및 연구는 물론 지도자 양성과정 역시 비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다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하며, 체계적 지원을 위한 연구로서 아마추어 스포츠 및 생활체육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누구나 스포츠를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태릉선수촌에 마련되어 있는 연구원 및 시설 등을 적극 활용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지도자양성과정을 운영하는 것 또한 유용한 활용 가치가 있다. 우리는 산업사회에서 창조사회, 경쟁사회에서 상생사회로 진화하는 현재에 살고 있다. 시민이나 동호인들의 레저 및 체육활동을 통해 삶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앞으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태릉선수촌의 시설 및 주변환경은 이를 대체할 또 다른 인프라스트럭처를 조성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 일관되고, 체계적인 훈련시스템을 적용해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잠재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함으로써 엘리트와 아마추어 간의 간격을 줄여나가는 것이 우리나라 체육정책이 펼쳐나가야 할 방향이라 사료된다. 스포츠 강국으로 진입하고자 성적지상주의로 점철됐던 대한민국 스포츠는 이제 변화해야 한다. 잘못된 체육정책으로 인해 여러 부조리가 발생하고 정작 그 피해는 우리 아이들에게 전가되는 형국이 반복되고 있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 대한체육회 역시 공공 스포츠클럽의 확충 등 여러 정책을 시행 중에 있지만, 우리 실생활에 필요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태릉선수촌을 유지하고 지속 운영하는 것에서부터 그 첫걸음을 내디뎠으면 하는 바람이다.
  • 조재범 가족 “심석희 주장만 듣지 말아 달라” 호소

    조재범 가족 “심석희 주장만 듣지 말아 달라” 호소

    심석희(22)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들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조재범(38) 전 코치의 가족이 성폭행 의혹에 대해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벌 받아야 하지만 잘못한 일이 없다면 하지 않은 일로 부당하게 처벌받은 일 역시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심 선수는 지난날 12월 17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당일 조 전 코치에 대한 성폭행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그는 고소장에서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여름부터 태릉선수촌과 진천선수촌, 한체대 빙상장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조 전 코치에게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 2달여 전인 비교적 최근까지 계속됐으며, 국제대회를 전후로 집중 훈련을 하던 기간에도 피해를 봤다는 주장도 고소장에 포함됐다. 조 전 코치 측은 심 선수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조 전 코치는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조 전 코치 가족은 11일 뉴스토마토를 통해 ‘심석희 선수 사건에 대한 조재범 코치 가족의 입장’을 공개했다. 조 전 코치 가족은 입장문을 통해 “제 아들 조재범 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과도한 체벌이라는 잘못된 방식을 사용한 것은 백번 천번 잘못되고 비판받아야 한다. 상처를 입은 선수들과 부모님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 정말로 죄송하다”라고 사죄했다. 그러나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여론으로 단죄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조 전 코치 가족은 “수천 건의 보도와 수많은 SNS 메시지로 조 전 코치는 상습 성폭행범으로 이미 인민재판·여론재판이 끝났다. 조 전 코치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벌 받아야 하지만 잘못한 일이 없다면 하지 않은 일로 부당하게 처벌받은 일 역시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코치 측은 “제 아들의 행동을 비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심석희 선수의 새로운 주장에 대해 실제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또한 그러한 일이 형벌을 받을 범죄 행위인지 정확한 판단을 받자는 것이다. 한쪽의 주장만 듣지 말고 반대편의 입장도 같이 살펴달라”고 부탁했다. 심 선수와 심 선수의 부친에게도 사과했다. 조 전 코치 가족은 “이 사건 이후 보낸 사과문·편지·문자·전화를 모두 거부하고 찾아뵙기를 수십 차례 청해도 만나주지 않을 만큼 상처와 앙금이 깊은 것은 잘 알겠다”며 “하지만 지난 14년간 함께 한 인연을 모두 부인하고 ‘조 코치의 폭행 동기가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심 선수의 경기력을 일부러 떨어뜨렸다’는 오해는 이제 제발 거두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심 선수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 측 변호사에게도 “대형로펌의 품격에 맞는 페어플레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김보름 “노선영 괴롭힘” 폭로..이제야 밝힌 ‘왕따 주행’ 논란의 전말

    김보름 “노선영 괴롭힘” 폭로..이제야 밝힌 ‘왕따 주행’ 논란의 전말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왕따 주행’ 논란에 휘말렸던 김보름(26·강원도청)이 대표팀에서 노선영(30)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보름은 11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밝히기 힘들었던 부분”이라며 “지난 2010년 선수촌에 합류했는데 그때부터 작년까지 괴롭힘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김보름은 “훈련 중 코치가 ‘30초 랩 타임으로 뛰라’고 해서 그에 맞춰서 뛰면 (노선영이) 천천히 타라고 소리를 지르며 훈련을 방해했다”며 “쉬는 시간에 라커룸에서 그런 적도 많고 숙소에서 따로 방으로 불러 폭언을 하는 적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수끼리 견제는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선수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견제가 아니라 피해라고 생각한다”며 “선수촌에서의 괴롭힘으로 인해 기량이 좋아지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김보름은 여러 차례 이러한 상황을 지도자들에게 얘기했지만 지도자들이 노선영을 불러 지적하면 “왜 김보름 편만 드느냐”고 반박해서 해결이 안 됐으며 지도자들도 그냥 참으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김보름은 대표팀이 팀추월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김보름이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따로 훈련했으며 팀내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는 노선영을 이전 주장을 모두 반박했다. 김보름은 “한체대 훈련장에서 훈련한 것은 태릉 빙상장에서 대회가 열려 태릉에서 훈련할 수 없었던 5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선영의 주장과 달리 노선영이 마지막 바퀴 마지막 주자로 뛰는 팀추월 작전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손발을 맞춘 작전이며, 평창올림픽 경기 당시 노선영이 뒤에 처졌다는 사실을 앞 선수들에게 신호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보름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도 괴롭힘 사실을 말했다”면서 “앞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 있어서 국민과 팬에게 쌓인 오해를 풀어가고 싶어서 나오게 됐다”고 했다. 김보름의 발언과 관련한 노선영의 입장을 듣고자 전화했으나 노선영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팀추월 왕따 논란은 지난해 평창올림픽 당시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노선영이 나머지 두 선수와 크게 떨어진 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불거졌다. 김보름이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노선영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당시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국민 청원에서 수십만 명이 서명하는 등 국민의 공분을 자아냈다. 이후 문체부는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감사 결과 고의적인 왕따 주행은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김보름 “노선영이 괴롭히고 폭언…국민 오해 풀고 싶다”

    김보름 “노선영이 괴롭히고 폭언…국민 오해 풀고 싶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에서 ‘왕따 주행’ 논란에 휘말렸던 김보름(26·강원도청)이 “국민에 쌓인 오해를 풀고 싶다”며 대표팀에서 노선영(30)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팀추월 왕따 논란은 지난해 평창올림픽 당시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노선영이 나머지 두 선수와 크게 떨어진 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불거졌고, 김보름이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노선영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국민 청원에 수십만 명이 서명할 만큼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김보름은 11일 채널A의 뉴스A LIVE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0년 선수촌에 합류해 작년까지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훈련 중 코치가 ‘30초 랩 타임으로 뛰라’고 해서 뛰면 (노선영이) 천천히 타라고 소리를 지르며 훈련을 방해했다. 쉬는 시간에 라커룸에서 그런 적도 많고 숙소에서 따로 방으로 불러 폭언을 하는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보름은 “선수촌에서의 괴롭힘으로 인해 기량이 좋아지기 어려웠고, 지도자들에게 말해도 그냥 참으라고 하는 등 해결이 안 됐다”고 토로했다. 대표팀이 팀추월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김보름이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따로 훈련했으며 팀내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는 노선영의 주장도 반박했다. 김보름은 “한체대 훈련장에서 훈련한 것은 태릉 빙상장에서 대회가 열려 태릉에서 훈련할 수 없었던 5일 뿐”이라며 노선영이 마지막 바퀴 마지막 주자로 뛰는 팀추월 작전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손발을 맞춘 작전이며, 평창올림픽 경기 당시 노선영이 뒤에 처졌다는 사실을 앞 선수들에게 신호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심석희 선수 밝은 표정 훈련 합류… 대한체육회 ‘라커룸 비상벨’ 대책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가 10일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합류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이날 “전날 훈련을 쉬었던 심석희가 팀에 합류했다.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며 “오후부터 쇼트트랙 대표팀과 함께 빙판 위에서 훈련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12일까지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주니어 대표팀과 합동 훈련을 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충북 진천선수촌으로 옮겼다.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 훈련에 전념하기 어려워 (보안 여건이 더 좋은) 진천선수촌에서 비공개 훈련에 임했다”며 “진천선수촌 안으로 들어오는 외부인의 접근도 철저하게 막았다”고 덧붙였다. 심석희는 다음달 독일 드레스덴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5·6차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이날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선수 라커룸에 비상벨을 설치하고 이곳에 무단으로 출입할 시에는 퇴촌시키도록 했다. 선수촌 내 주요 사각지점에 인권보호를 위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 예정이다. 선수촌 내 고충상담 창구도 설치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쇼트트랙 심석희, 진천 선수촌서 모든 일정 소화

    쇼트트랙 심석희, 진천 선수촌서 모든 일정 소화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심석희(한국체대)가 1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대표팀 강화훈련에 참가해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대표팀은 이날 오전 태릉선수촌에서 진천선수촌으로 이동한 뒤 오후 2시부터 2시간 30분가량 실내빙상장에서 강화훈련을 시행했고 오후 5시엔 입촌교육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석희도 대표팀 훈련에 합류해 모든 일정에 차질없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심석희는 최근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를 상습 폭력에 이어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그는 이날 대표팀에 복귀한 뒤 함께 진천으로 이동해 정상적으로 훈련에 참여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다음 달 독일 드레스덴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제5, 6차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다. 심석희도 출전할 예정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세계 1위 심석희까지 성폭행 충격…현역 2명 기자회견 준비중”

    “세계 1위 심석희까지 성폭행 충격…현역 2명 기자회견 준비중”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에게 상습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심석희는 2014년 만 17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평창 올림픽 개막 두 달 전까지, 4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국제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거나 대회가 끝난 뒤에도 조 전 코치가 “운동을 계속할 생각이 없느냐”며 협박을 하며 범행을 했고, 무차별적인 폭행에 시달려야 했다고 털어놨다. 폭행은 한국체대 빙상장의 지도자 라카룸과 태릉 및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에서 일어났으며 고소장에 구체적으로 진술한 성폭행만 10건에 달한다. 심석희의 변론을 맡은 임상혁 변호인은 “이런 (성)범죄가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누적적으로 상습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본인에 대한 상처는 말할 수 없이 많이 누적돼 있고 고통은 매우 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여준형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는 1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전 코치가 초등학생이었던 심석희를 직접 발굴해 국가 대표 선수생활까지 계속 지도를 했으며, 이는 중학교, 고등학교로 가면서 다른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는 선수들과는 다른 경우였다고 말했다. 여 코치는 “다른 코치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현역 선수가 2명이 있고, 현재까지 피해 사례를 종합하면 5~6명이 된다. 미성년 때부터 피해를 당한 선수들도 있다.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중 이런 보도를 접해 놀랐다. 세계 1등을 했던 심석희 선수까지 그런 피해를 받았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의 권력이 세다 보니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고, 징계를 받고 다시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말하는 게 어렵다”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체육계 미투’ 연 국가대표 심석희의 용기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상습 상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심 선수는 지난해 1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씨의 폭행을 견디다 못해 선수촌을 이탈했다가 복귀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조씨는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지난달 17일 항소심 2차 공판에서 폭행 사실을 증언한 심 선수는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엄벌해 달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어렵게 말했었다. 고소장에 따르면 심 선수는 만 17세로 미성년인 고교 2학년 때부터 지난해 평창올림픽 출전 2주 전까지 4년간 조씨로부터 태릉선수촌 등지에서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경기 성적 향상과 훈육이란 명목으로 체벌을 일삼은 것도 모자라 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했다니 차라리 사실이 아니길 바랄 만큼 충격적이다. 심 선수가 조씨의 폭행만 고소하고, 성폭행 피해 사실은 차마 입밖에 내지 못한 채 혼자서 감내했을 고통의 시간이 어떠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는 심 선수의 결단에 더욱 아낌 없는 박수와 지지를 보낸다. 지난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미투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법조계, 문화예술계, 정치권, 대학가, 중·고교 등 분야를 막론하고 남성 중심 조직 문화에서 비롯된 권력형 성범죄의 실상이 마침내 세상 밖으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는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대다수는 2차 피해를 우려해 여전히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이 교사들을 고발한 ‘학교 미투’가 흐지부지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심 선수의 용기로 체육계의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고 한다. 대한체육회는 그제 발표한 `2018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에서 일반 선수는 2.7%, 국가대표는 1.7%만 성폭력을 당했다고 했는데 대면조사란 점에서 신뢰성에 의구심이 든다. 폐쇄적인 체육계는 사제 관계 등 위력에 따른 규율이 엄격해 상습체벌과 성폭행이 드러나도 ‘운동 그만할 거냐’와 같은 협박과 국제대회 성적 등을 이유로 유야무야하거나, 솜방망이 처벌만 해 왔다. 관리감독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이 무겁다. 문체부는 어제 영구 제명 대상이 되는 성폭력의 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징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취업도 차단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 문책하기로 한 결정도 당연하다. 1년 전 서지현 검사의 용기가 사회·정치·문화계 미투 운동의 촉매제가 됐듯 심 선수의 용기가 체육계를 정화하는 커다란 불꽃이 되길 바란다.
  • 미성년부터 ‘평창’ 2개월 전까지… 선수촌 락커룸 등서 짓밟혔다

    미성년부터 ‘평창’ 2개월 전까지… 선수촌 락커룸 등서 짓밟혔다

    국제대회 전후 등 4년간 지속적 범행 “운동 계속할 생각 없냐” 협박·폭행도 조씨 측 “성폭행 말도 안 돼” 강력 부인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조재범(37) 전 코치가 심 선수를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추가 고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심 선수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달 17일 조씨를 성폭력 혐의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고 8일 밝혔다. 세종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12월 13일 심 선수와 조씨와의 항소심 관련 회의를 하던 중 심 선수가 만 17세의 미성년자이던 2014년 여름쯤부터 조씨로부터 무차별적 폭행과 폭언, 협박 등을 수단으로 하는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 선수로부터 처벌의사를 확인했고 신중한 논의 끝에 심 선수를 대리해 지난해 12월 17일 경찰에 조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세종은 “이번 사건은 국가대표 선수에 대해 그 지도자가 상하관계에 따른 위력을 이용해 폭행과 협박을 수단으로 성폭행해 온 사건으로 도저히 묵과해서는 안 될 중대 범죄”라며 “범죄 발행 장소에 한국체육대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 국가가 관리하는 시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은 국가 체육시설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해자 보복 등이 너무나 두려웠지만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심 선수가 어렵게 용기를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소장을 낸 날은 심 선수가 구속 중인 조씨와의 2심 재판에 나와 엄벌해 달라고 호소한 날이다. 심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인 2014년부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2개월 전까지 4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거나 대회가 끝난 뒤에도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때마다 “운동을 계속할 생각이 없느냐”는 협박과 무차별적인 폭행에 시달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씨는 변호인을 통해 성폭행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조씨 변호인은 SBS와의 통화에서 “성폭행 혐의는 전혀 말도 안 된다는 게 조씨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심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씨는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됐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14일로 예정돼 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현재 조씨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을 압수해 분석하고 있으며 변호인 측과 일정을 조율해 조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美기지에 복합문화단지·빙상 메카…의정부 ‘새로운 100년의 꿈’

    美기지에 복합문화단지·빙상 메카…의정부 ‘새로운 100년의 꿈’

    “미2사단 평택 이전을 계기로 군사도시 이미지를 벗고 미래 100년 먹거리를 위해 복합문화융합단지 조성과 동계스포츠의 메카 도시 완성 등 전략사업을 보다 적극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지난해 3선에 성공한 안병용 경기 의정부시장이 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시민 모두가 건강하고 부유한 희망도시 의정부를 만들기 위해 항상 스스로를 낮추고 시민을 섬기는 자비존인(自卑尊人)의 자세로 모든 업무에 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전쟁 아픔을 간직한 군사도시 의정부, 부대찌개로 더 잘 알려진 의정부가 새로운 100년을 향해 경기북부 경제중심 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반세기 넘게 주둔한 미2사단 평택 이전안 시장은 먼저 문화·관광·콘텐츠 등 생동감 있는 도시환경을 만들어 군사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 모두가 행복한 복합문화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용현산업단지에 기업지원센터를 만들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지역화폐 도입으로 지역상권을 활성화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사업추진으로 “800만명 관광객 유치와 3만명 일자리 창출, 5조원 경제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8·3·5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 역사에서 미군 기지를 빼놓을 수 없다. 1953년 7월 휴전이 발효되자 거대한 미군 기지들이 군사 요충지인 의정부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8곳으로 면적은 5.7㎢, 시 면적 81㎢의 7%에 달했다. 현재 캠프 에세이욘, 시어즈, 카일, 라과디아, 홀링워터 등 5개 기지가 반환됐다. 금오동 캠프 에세이욘에는 2014년 12월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가 들어섰고, 을지대 의정부캠퍼스 및 부속병원은 2021년 3월 개교 및 개원 예정으로 공사 중이다. 금오동 캠프 시어즈 자리는 광역행정타운이 조성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등 8개 기관이 입주했다. 2곳이 공사 중이고, 3곳이 설계 중으로 총 13개 기관이 입주한다. 가능동 캠프 라과디아는 체육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며, 의정부역 앞 캠프 홀링워터는 2017년 10월 베를린장벽과 안중근 의사 기념 공간 등이 설치된 역전근린공원으로 만들어졌다. 금오동 유류저장소 부지에는 청소년 미래 직업 체험관인 나리벡시티가 2022년 들어설 예정이다.앞으로 반환될 캠프 레드크라우드는 세계적인 안보테마관광단지로 개발하고, 호원동 캠프 잭슨은 예술 공원으로, 고산동 캠프 스탠리는 융복합형 주거단지인 액티브 시티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캠프 스탠리 주변인 산곡동 일대는 65만㎡ 규모의 복합문화융합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4821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민자사업이다. 이곳에 YG엔터테인먼트의 케이팝 클러스터가 건립되고 복합쇼핑몰과 뽀로로 테마랜드, 세계 음식타운, 가족형 호텔도 들어선다. 2022년 완공이 목표다. 복합문화융합단지는 조성단계와 향후 운영단계에서 약 1조 7000억원의 기업투자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 미군 기지 이전 관련 에피소드를 보면 안 시장의 포용력도 알 수 있다. 안 시장은 지난해 10월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반세기 넘도록 의정부에 주둔한 미2사단 평택 이전 환송 음악회를 강행했다. 일부 단체가 ‘미군 주둔으로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있다’며 반발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 시장은 밀어붙였다. 그는 환송사에서 “미2사단은 우리 국가안보의 핵심 전력이자, 우리 시 발전의 원동력이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스콧 맥킨 미2사단장은 “의정부시는 미2사단에 매우 특별한 동반자였다”며 “떠나는 우리를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것에 진심으로 감동했으며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동계스포츠 메카 도시 완성 의정부시는 2003년 9월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실내빙상장을 준공했다. 지난해 2월 준공한 의정부컬링장은 국제규격을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400m 빙상트랙을 갖춘 국제규격의 스피드스케이트장 건립도 추진한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이 있는 태릉선수촌이 2017년 9월 진천으로 이전함에 따라 문화관광체육부와 대한체육회는 대체시설 건립을 추진해왔다. 안 시장은 의정부가 빙상 인프라, 수도권에서의 접근성, 향후 남북 동계체육 교류협력의 전초기지로서 최적의 입지임을 앞세워 스피드스케이트장을 유치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그동안 의정부는 수많은 빙상 스포츠 스타를 배출했다. 1987년 세계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배기태 선수가 금메달을 탄 것을 시작으로, 제25회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김윤만 은메달, 제3회 동계아시아대회 제갈성렬 금메달, 제20회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강석 동메달 등 의정부 출신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성적은 화려하다. 스피드스케이트장 유치에도 성공하면 의정부는 빙상 모든 종목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어 국내 최고 빙상 도시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체육시설도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직동근린공원에 준공된 실내테니스장은 연면적 5380㎡ 규모로 6면의 코트가 있다. 11월 추동근린공원에 준공된 실내배드민턴장은 20면의 코트와 2000석을 갖춘 경기도 최대 규모다. 시민에게 여가 및 다양한 체육활동 기회를 주기 위해 권역별로 수영장, 체육관, 체력단련장 등을 갖춘 종합스포츠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송산권역인 민락동에 건립하는 민락국민체육센터에는 195억원이 투입된다. 지상 4층, 지하 1층, 연면적 4900㎡ 규모로 수영장과 유아용 풀이 있고, 상상놀이 체험관, 안전체험관, 체력단련장 등이 들어선다. 올해 설계공모해 2022년 준공할 예정이다. 흥선권역은 종합운동장에 한국기록 및 세계기록 측정이 가능한 8레인 수영장과 체력단련장 등을 갖춘 연면적 3600㎡ 규모의 종합스포츠센터를 건립해 시민과 엘리트 선수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인기준 체육시설을 건립한다. 신곡권역에는 신곡동에 3600㎡ 규모의 종합스포츠센터를, 의정부시 스포츠센터가 있는 호원권역에는 용현동 일원에 연면적 4500㎡ 규모로 전문체육시설 수준의 종합 스포츠타운을 건립할 계획이다. 안 시장은 “빙상의 메카인 의정부가 앞으로 다양한 스포츠 인프라 구축을 통해 스포츠 명문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민 중심의 교통체계도 구축한다. 안 시장은 “경전철 및 호원나들목, 구리~포천 간 고속도로 개통, 동부순환도로 확장으로 어느 정도 광역 교통체계가 구축됐고 전철 7호선 도봉산~옥정 광역철도의 노선 변경, 8호선 의정부 연장,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과 고속철도 조기 착공 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경전철 지선 건설, 노선연장 등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교수 출신인 안 시장은 교육 문제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그는 “평생교육을 통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고 교육부문에 적극 투자해 교육 선도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미래형 학습생태계 조성 등을 위한 평생교육원 재단을 신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구도심 문제와 도심상권 활성화 문제를 해결해야 도시발전이 가능하다며 도심활력프로젝트, 역세권 복합화를 통한 도시재생 사업추진계획도 소개했다. 안 시장은 “의정부시는 이제 통일시대를 이끌어 가는 평화의 중심이 돼가고 있다”며 “경기북부 발전을 위한 가칭 ‘평화통일특별도’ 설치는 시대적 요청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엄천호, 빙속 5000m 우승

    엄천호, 빙속 5000m 우승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스피드스케이팅 간판으로 발돋움한 엄천호(26·스포츠토토)가 27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73회 전국남녀 종합선수권대회 남자부 5000m 결선을 6분46초67의 기록으로 통과하며 우승하고 있다. 뉴스1
  • 연아 빈자리…빛나라 은수

    연아 빈자리…빛나라 은수

    ‘피겨 퀸 김연아 키즈’ 대표 주자로 부상 트리플악셀·쿼드러플 점프도 시도 고려 “언니 선수 때 기량과 비교하면 8% 수준”“연아 언니 선수 때랑 비교하면 제 기량은 8% 정도?” 80%가 아니라 8%다. ‘김연아 키즈’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피겨스케이팅의 임은수(15)가 내놓은 매우 겸손한 자기 평가다. “연아 언니는 너무 완벽해서 나는 아직 한참 모자른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임은수는 ‘피겨여왕’의 발자취를 가장 앞장서 따라가는 선수라 불리고 있다. 시니어 데뷔 시즌인 올해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는 여자 선수로는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시상대(동메달)에 서는 영광을 누렸다. 지난 23일 끝난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 대회 겸 2019 국가대표 선발 1차전’에서는 ‘김연아 키즈’ 트로이카로 불리는 유영(14)과 김예림(15)을 2·3위로 밀어내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26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만난 임은수는 “우승해서 기쁘긴 하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가 있어 다소 아쉽기도 하다”며 “하루 쉬고 곧바로 어제(25일)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국가대표 선발 2차전’(1월 11~13일)에는 세계피겨선수권 티켓이 1장 걸려 있어서 좀더 치열할 듯하다.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트로이카로 불리는) 라이벌 친구들이 있는 것이 나에게도 더 좋은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이 발전하니까 같이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중학교 들어가서부터는 주로 시험을 치러야 할 때만 등교해서 학교 친구가 거의 없다. 대신 피겨를 하는 또래 친구들과 의지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이나 러시아 선수들처럼 트리플악셀(3회전 반)·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시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긍정했다. “우선 현재 가진 기술들을 완벽하게 연마하면 더 고난도 점프에 도전할 수 있다. 시즌 중에는 어렵겠지만 이번 시즌이 끝나면 시도해볼 수도 있다”며 “고난도 점프를 하면 기술점수를 챙기니 당연히 좋다. 그렇지만 지금 가진 기술이 안정화된 뒤에 시도해야 그것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핀이 약점으로 꼽혀서 연습을 많이 했다. 스핀의 자세나 회전 속도가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신경썼더니 올시즌엔 최고 등급인 레벨4도 종종 받으며 조금 더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은수는 ‘김연아 키드’답게 가장 닮고 싶은 선수로 주저 없이 김연아를 꼽았다. 그는 “6~7살 때 연아 언니의 경기 영상을 본 이후 피겨에 입문하게 됐다. 롤모델인 연아 언니가 가끔 와서 조언도 해주고 자신의 경험도 말해줘서 너무 신기하다”며 “연아 언니의 기술, 예술성, 정신력 모든 것을 닮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선수생활 목표도 김연아가 그랬던 것처럼 올림픽에서 감동을 주는 무대를 펼치는 것이다. “기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링크장 안에서 음악과 연기를 통해 관중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꼭 출전해서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연기하고 싶네요. 4년 뒤가 제 선수생활의 전성기였으면 좋겠습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축구하더니 전교 일등…복싱하더니 국대 선발

    축구하더니 전교 일등…복싱하더니 국대 선발

    ‘한국 76곳 VS 일본 3600곳.’ ‘생활 스포츠 선진국’인 일본의 공공 스포츠클럽 개수는 한국의 약 47배다. 일본 전체 인구의 약 16%에 해당하는 2006만명이 스포츠클럽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다른 ‘생활 스포츠 선진국’인 독일은 스포츠클럽이 약 11만 곳이고, 회원수는 2750만명(전체 인구의 35%)에 이를 정도로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했다. 대한체육회가 2013년부터 추진해 온 스포츠클럽은 지역 체육시설을 거점으로 회원에게 양질의 스포츠 프로그램과 지도자를 제공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아마추어부터 엘리트 선수까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회비가 있기는 하지만 아무리 비싸도 민간 시설 대비 70% 수준으로 책정해 경제 사정 때문에 운동을 못 하는 설움도 최소화하고 있다. 아직은 회원수가 5만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걸음마 단계지만 2022년까지 ‘1시군구 1스포츠클럽’(지역형 229개, 거점형 3개)을 만들기 위해 스포츠클럽별로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부는 기본…부산 해운대구FC 평균 80점 못 넘으면 회원 자격 박탈후원 늘어 회비는 민간 4분의 1 수준 부산 해운대구 스포츠클럽에서 육성하고 있는 엘리트 축구 선수반은 운동만 잘한다고 들어가는 곳이 아니다. 해운대구FC로 뛰려면 학교 성적을 평균 80점 이상 받아야만 한다. 80점을 넘기지 못하면 일단 한 번 경고를 받게 되고 두 번째부터는 회원 자격이 박탈된다. 해운대구 스포츠클럽 관계자는 “(2017년 7월 클럽이 생긴 뒤) 현재까지 교내 전교 1등을 2명이나 배출했다”며 “혹여 엘리트 축구 선수로 성장하지 못하더라도 인생에서 다른 쪽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선수들이 짊어져야 하는 재정적 부담을 확 줄였다. 대회 출전비나 전지훈련비를 비롯해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최소화했다. 월회비도 다른 지역의 축구 클럽에 비해 4분의1 수준으로만 받아 어려운 환경의 선수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했다. 이런 지원이 가능한 것은 ‘1인 1계좌 후원 캠페인’ 덕분이다. 해운대구에 있는 덕재건설에서 1000만원을 쾌척했으며, 월 10만원씩 기부하는 회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는 중학교 연령인 15세 이하(U15) 팀만 운영 중인데, 고등학교 연령인 U18 팀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학교 운동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해운대구 스포츠클럽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인구 8만의 기적… 전북 남원 복싱선수반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감독 영입10명 남짓 선수 중 청소년 국대 배출 전북 남원은 인구가 8만여명을 갓 넘는 소도시다. 남원 거점 스포츠클럽이 운영하는 복싱 선수반 회원도 10여명에 불과하다. 규모가 작은 곳이라 운동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남원 거점 스포츠클럽은 올해 복싱 청소년 국가대표(최원태)를 배출했다. 남원 거점 스포츠클럽은 훌륭한 지도자를 모집하기 위해 사방팔방 수소문을 했고, 2006 도하아시안게임 복싱 81㎏급 은메달리스트인 송학성(39) 감독을 영입해 선수들을 집중 지도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청소년 국가대표가 된 최원태뿐만 아니라 제48회 전국소년체전 복싱 전북 대표로 남원 거점 스포츠클럽 선수 4명이 선발되는 성과를 일궈 냈다. 또한 올해는 경남 진주 스포츠클럽도 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 2명(김현희·홍필표)을 배출하며 생활체육의 토양에서 엘리트 선수가 발굴되는 또 다른 사례를 만들어 냈다. ■전북 군산 ‘종목별 자치조직’ 10만원 지원 독일 국민 35% 스포츠회원 가입하듯평소에 친교 나누는 사랑방 역할 톡톡 스포츠클럽은 ‘사랑방’ 역할을 하길 기대받고 있다. 지역의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현대사회에 붕괴된 ‘지역공동체’를 부활시키는 임무도 함께 맡은 것이다. 실제로 인구의 35%가 스포츠클럽 회원으로 등록한 독일의 국민들은 딱히 운동을 하지 않을 때도 스포츠클럽을 찾아 지역 주민들과 친교 활동을 나누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고 한다. 이를 실현하고자 전북 군산 스포츠클럽은 올해부터 종목별 자치조직 활성화 프로그램을 시작해 연간 2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스포츠클럽 내에 있는 일종의 소모임인 ‘종목별 자치조직’에 월 10만원씩 지원해 회원들의 교류를 독려했다. 서로 친밀해진 군산 스포츠클럽 회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체육시설 청소, 불우이웃 돕기 등의 자원 봉사활동도 함께하는 긍정적 효과도 일궈 내고 있다. ■지도자 30% 은퇴 선수 채용 목표 태릉·진천에서 볼 법한 1류 지도자 초빙대한체육회 4년내 ‘1시군구 1클럽’ 목표 스포츠클럽은 전체 지도자의 30% 이상을 은퇴 선수 출신으로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문가들로부터 회원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하는 동시에 체육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러한 기조 덕에 태릉·진천선수촌에서나 만날 수 있을 법한 ‘1류 지도자’들이 전국 76개 스포츠클럽 곳곳에 포진해 있다. 남원 거점 클럽의 송학성(복싱), 부산 거점 클럽의 최봉원(체조)·김선현(체조)·전미경(펜싱)·김은정(펜싱)·김경원(테니스), 광주 거점 클럽의 최연호(태권도)·김유라(유도) 등은 모두 전직 국가대표 및 국대 상비군 출신이다. 심상보 대한체육회 스포츠클럽부장은 “1~2년 안에 성과를 내려고 하기보다는 긴 안목을 가지고 제도적 개선을 통해 한국형 스포츠클럽을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현재 개설된 클럽들은 이렇게 운영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모델형 클럽들”이라며 “현재는 공모 방식으로 선정하기 때문에 아직 전국에 76곳뿐이지만 나중에는 등록제 같은 제도가 마련돼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 독일이나 일본처럼 한국도 스포츠클럽이 전국적으로 대중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5만 고시생의 성지는 ‘인생 고시생’ 안식처 됐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5만 고시생의 성지는 ‘인생 고시생’ 안식처 됐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30회 신림동(대학촌과 고시촌) 편이 지난 24일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대학교 정문을 출발한 참석자들은 서울대 관악캠퍼스 안 예술관(서울미래유산)과 규장각을 둘러본 뒤 캠퍼스를 빠져나와 첫눈이 제법 소담스레 쌓인 관악산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또 서울미래유산이지만 지난해 폐차된 콜럼버스 스넥카와 폐가 일보 직전의 조각가 전뢰진 가옥에서 서울미래유산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생각을 나눴다.고시촌과 녹두거리, 지난해 조성한 민주열사 박종철 거리,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자리를 옮긴 사회과학 전문서점 ‘그날이 오면’에서 투어를 마무리했다. 1981년 이후로 가장 많은 양의 첫눈이 펑펑 쏟아진 날, 지하철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 정문까지 버스가 끊기는 바람에 출발 시간이 30분 지연됐다.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가 시작된 이래 첫 ‘천재지변’이 발생했지만 참가자들은 불평 없이 미끄러운 고갯길을 걸어서 올라왔다. 그리고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첫눈을 즐겼다. 관악산은 어떤 장소의 역사를 갖고 있을까. 서울을 정치·지리학적으로 설명할 때 역사도심은 한양도성이 에워싸는 내사산(內四山·백악산-인왕산-남산-낙산) 안쪽을 가리킨다. 도성 안에 내수(청계천)가 흐르고 외수(한강)가 도성 밖을 감싸고 있다. 도성 바깥의 북쪽 삼각산(해발 836m), 서쪽 덕양산(125m), 남쪽 관악산(629m), 동쪽 용마산(348m)을 외사산(外四山)이라고 부른다. 외사산은 내사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성저십리(성 밖 십리)와 외사산 영역은 다르다. 성 밖 십리의 북쪽은 비봉~정릉동, 동쪽은 미아리~용답동, 남쪽은 한강변, 서쪽은 역촌동~모래내를 이른다. 도성 밖 십리는 서울의 통치 영역인 반면 외사산은 경기도에 속했다. 한강 이북의 성 밖 십리와 외사산의 영역은 겹치는 곳이 많지만 한강 이남은 소외됐다. 서울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생산기지이자 문화적으로 서울권에 속하는 강남지역은 관악산 안쪽에 있으면서도 서울에 속하지 않았다. 서울의 풍수개념에서 삼각산은 백두산의 정기를 이어받은 조상산(祖上山)이요, 지리산에서부터 뻗어 오른 관악산은 임금이 아침마다 알현하는 조산(朝山)이었다. 서울의 남과 북을 잇는 축선(軸線)은 삼각산과 관악산 선상에 있다. 광화문네거리에서 보면 서울의 주산 백악산과 경복궁이 직선 라인에 있지 않은 걸 알 수 있다. 서울의 남북 간 축선은 삼각산~백악산~경복궁~숭례문~관악산으로 그어졌기 때문이다. 관악산 정상은 마치 큰 바위기둥을 세워 놓은 듯했다.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의 ‘갓뫼’라고 부르고, 관악(冠岳)이라고 썼다. ‘벼슬 산’이라는 이름도 쓰였다. 조선 개국 초 무학대사는 관악산이 화산(火山)이고, 목멱산(남산)은 목산(木山)이어서 관악산 화기가 목멱산 나무를 불쏘시개 삼아 도시를 태운다고 예언했다. 정도전을 중심으로 한 신진사대부들은 관악산의 화기를 막고자 남대문(숭례문) 편액을 세로로 세워 부적을 삼았고, 남대문 앞에 남지(南池)라는 큰 연못을 파서 방화수를 채웠다. 불이 길을 따라 올라오지 못하도록 직선도로(세종대로)를 닦지 않고, 숭례문에서 지금의 남대문로를 따라 보신각까지 둘러간 뒤 운종가(종로)에서 꺾여 육조대로(광화문광장)에 이르도록 정(丁)자형 길을 닦았다. 그것도 모자라 지금의 광화문네거리에는 황토마루라는 낮은 언덕을 쌓아 관악산의 불길이 대궐에 미치지 못하게 막았다. 불을 먹고 산다는 상상 속 동물 해치 두 마리에게 광화문 앞을 지키게 했다. 모두 5겹의 방화장치를 할 정도로 관악산 화기를 두려워했다. 관악산 기슭 지금의 신림동, 봉천동과 금천구 시흥동 일대는 신라와 고려시대에는 금주, 조선시대엔 금천이라고 불렸다. 고려 강감찬 장군의 5대조 강여청이 터를 잡았으며, 부친 강궁진은 고려 창업과 후삼국 통일에 공을 세워 삼한벽상공신에 책봉됐다. 장군이 태어난 관악구 낙성대동 218의 14번지 생가 앞마당에 탄생기념 삼층석탑을 세울 정도의 떵떵거리는 호족이었다. 신림동(新林洞)이라는 지명은 경기도 시흥군 동면 신림리에서 비롯됐다. 서울대 캠퍼스 안 자하연이라는 연못은 의성 김씨가 모여 사는 자하동이라는 집성촌에서 따온 이름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야영장 등 군사시설로 썼고, 1963년 서울에 편입되면서 해방촌, 청계천, 이촌동, 대방동 등지에서 쫓겨난 판자촌 주민을 수용하는 철거민 정착촌을 형성했다. 1970년대까지 도시빈민의 무허가 건물이 난립하는 기반시설 부재의 우범지대였다. ‘돼지막’이라는 절간 분위기의 하숙방 몇 채가 고시촌의 원조이다. 1969년 서울대를 ‘한강 이남 수원 이북’으로 옮기는 관악캠퍼스 건립계획이 확정됐다. 태릉, 신갈 일대, 과천, 안양 등이 후보지 물망에 오른 끝에 관악컨트리클럽이 있던 골프장 용지가 낙점된 것이다. 일부에선 “서울대 종합화는 구실이고, 데모 막으려고 한곳에 모아놓은 것”이라는 말이 떠돌았다. 1975년 2월 28일 동숭동에서 관악산 중턱으로 옮긴 서울대의 시위와 저항정신은 1980~1990년대 민주화운동의 열풍으로 타올랐다. ‘관악산의 화염이 나라를 태울 것’이라던 무학대사의 예언이 들어맞은 셈이다. 서울대 정문과 신림동 일대를 중심으로 동맹휴업, 수업거부, 시위, 이념서클활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시인 김지하는 ‘숨죽여 흐느끼며/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타는 목마름으로/타는 목마름으로/민주주의여 만세’라고 노래했다.학사주점 ‘녹두집’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이용하는 주점, 인쇄소, 당구장, 서점, 사진관, 슈퍼 등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오늘날 유흥가로 바뀐 녹두거리다. 독재정권에 저항하던 젊은 지성의 의식화 공간이요, 은신처였으며, 화염병 제조 공장지대였다. 1987년 1월 14일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 끝에 숨진 박종철의 하숙집이 있던 골목이었다. 1980년대 말 고시학원이 등장하고, 사법고시를 통해 법조인을 대거 선발하던 1990년대가 되자 전국의 고시생이 신림동으로 모여들면서 신림동 고시촌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녹두거리는 ‘녹두 베가스’로 불렸다. 녹두거리의 인문사회과학서점들은 서울대 학내 시위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1980~1990년대 ‘그날이 오면’, ‘전야’, ‘열린글방’ 등은 녹두거리의 서점 트로이카로 꼽힌다. 주민의 절반 이상이 고시생이었고, 전국에서 몰려든 고시생 5만명이 북적거리던 호시절이었다. 흔히 신림동이라고 불리던 신림9동은 2013년 행정명이 바뀌면서 대학동이 됐다. 고시촌은 2008년 로스쿨 도입을 꼭짓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고시생들은 떠나기 시작했고, 고시 특수 때 신축한 고시원과 원룸의 공실률은 40%를 넘어섰다. 수많은 서점, 헌책방, 복사집, 고시식당, PC방이 문을 닫았다. 그러나 관악구는 여전히 서울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동네다. 10집 중 3집 이상이 1인 가구다. 서울 전역의 고시원 6곳 중 1곳이 관악구에 있다. 고시생들이 떠난 자리에 공무원시험이나 국가고시 준비생, 외국인 유학생이나 취업자, 새내기 직장인, 일용직 노동자, 기초생활대상자들이 스며들었다. 집값이 싸고, 물가가 저렴하고, ‘혼밥 혼술’ 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창문이 없고, 발조차 뻗을 수 없는 1평짜리 고시원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취약계층의 안식처로 풍속도가 변했다. 2018년 신림동 고시촌은 등껍데기가 없는 달팽이처럼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민달팽이족’들이 잠시 머무는 밀실이다. 소설가 박민규는 단편 ‘갑을고시원 체류기’에서 “누구에게나 인생은 하나의 고시와 같은 것이 아닐까…인간은-누구나 밀실에서 살아간다. 그것은 고시를 패스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고 고시촌 시대의 아픔과 자기성찰을 얘기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후암동 (문화주택단지의 어제와 오늘) ●일시: 12월 1일(토) 오전 10시~낮 12시 30분 ●집결장소 : 지하철 1호선 서울역 5번 출구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 앞 ●신청·안내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http://futureheritage.seoul.g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사격에서 좌절과 재기 배웠죠…블록체인은 도전·열정의 원천”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사격에서 좌절과 재기 배웠죠…블록체인은 도전·열정의 원천”

    사격 금메달리스 이은철이 말하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열정이지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것을 만지는 걸 좋아합니다. 사격 인생을 통해 배운 좌절과 재기, 그리고 집중이 새로운 세상을 도전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렇다 보니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더군요.” 사격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은철(52)씨가 4차산업의 핵심인 블록체인 업체 비트퓨리 한국 지사장을 지난 9월에 맡았다기에 물어본 질문이다.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50m 소구경 소총 복사(엎드려쏴)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78년 열린 제1회 어린이 사격대회에서 ‘사격왕’을 차지한 그는 한국 사격의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어린이 사격대회는 ‘북한이 어린이에게까지 전쟁 놀이를 시킨다’는 공세에 2회까지만 열리고 없어졌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에서 블록체인 사업가로 ‘깜짝’ 변신 1984년 LA부터 2000년 시드니까지 내리 다섯 차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한 그에게 4차 산업이라니 다소 의외였다. 유명 운동 선수 출신이 대학 교수나 지도자의 길을 걷거나 리스크가 적은 안정적인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첨단 산업인 블록체인에 몸을 담그기는 처음 보았기에 지난 10월 26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드림플러스에서 그를 만났다. 그의 몸에는 50대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군살이 전혀 없었고, 얼굴에는 현역 시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인 1980년 유학을 가신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미시간주에서 중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때 중학생들이 학교 컴퓨터실에서 ‘TRS-80’을 가지고 게임도 하고 놀더라고요. IBM PC가 나오기 이전이니깐 제겐 충격이 컸지요. 그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베이직’을 배웠습니다. 고교 시절엔 ‘어셈블리’를 공부했죠. 그게 이어져 텍사스 루스런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했습니다. 대학에서 ‘시투플(C++)’까지 배웠죠. 그땐 ‘자바’가 나오지도 않았죠.”● “학교 전공은 컴퓨터 사이언스, 사격은 하고팠던 본능” 그의 설명을 듣고보니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전공이고, 고교 1학년 때부터 국가대표로 지냈던 사격이 오히려 외도(外道)처럼 들렸다. 전공을 제쳐두고 사격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물어봤다. 이 지사장은 “미국 교육 체계 덕을 봤죠. 한 과목이라도 학교 성적이 ‘D 이하’이면 운동이든 과외 특별활동이든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격을 계속하려면 공부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국가대표로 소집되었을 때는 태릉에서 사격 훈련을, 그렇지 않았을 경우엔 미국에서 학업을 계속했다. ‘인생의 최절정기가 1992년이었겠다’는 질문에 그는 다소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바르셀로나의 영광은 잠시였고, 방황이 시작됐죠.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나서 사격 코치가 되고 싶었습니다. 소속 KT로부터 ‘이 대회만 끝나면 시켜줄게’라는 약속을 받았지만 계속 미루는 바람에 선수생활을 하게 했죠. 그게 2000년 시드니 때까지 이어졌지만 인연이 닿지 않아서인지 결국 지도자가 되지 못했죠. 소속팀에선 저를 코치보다 선수로 더 활용하고 싶었던 거죠. 그러나 저는 금메달 목표가 없으니 열정이 식어버렸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니 총을 쳐다보기도 싫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저를 푸시할 열정이 생기지 않았든 거죠.” ●“노메달 서울올림픽서 겸손 배워…메달 땄다면 인생 막 살았을지도”사격 탈출구로 그는 실리콘밸리를 선택했고 그게 인생을 바꿔놓았다. “고민하다 과감히 실리콘밸리로 건너갔죠. 사격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싶었고, 대학 동문을 비롯한 친구들이 실리콘밸리에 많았습니다. 부모님도 미국에 살고 있었고요. 처음 들어간 회사가 소프트웨어(S/W) 회사인 ‘윈드리버 시스템’이라는 곳입니다. 그때부터 IT에 뛰어들었던 거죠. S/W 개발이 아니라 주로 마케팅을 맡았습니다.” 그는 개인적으론 실패한 88서울올림픽이 인생의 가장 큰 전환기였다고 말한다. “대회 한 해 전인 87년엔 비공인이지만 세계신기록도 세웠고, 코치들 모두 ‘은철이 사고 친다’고 말했을 정도였습니다. 정말 기록이 좋았지요. 그러다 88년부터 하향곡선을 그렸지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술은커녕 콜라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휴가 때는 절에 들어가서 단전호흡을 했습니다. 한데 실전에선 완전히 망쳤지요. 그때 룸메이트 이효철(현재 울진군청 사격 감독)이 ‘메달은 못 땄지만 우리가 준비했던 3년간의 생활은 정말 금메달이었다. 나는 그게 자랑스럽다’고 하더라고요. 올림픽 실패 이후 술도 처음 마셔보고, 인생의 목표 달성에 실패한 ‘루저’라는 생각에 영동대교에서 확 뛰어내릴까 하는 충동도 들더라고요. 그때 친구들과 어울려 밤새워 술을 퍼마셨죠.” “그런데 지나고 보니 서울올림픽에서 실패의 맛을 보지 못했다면 저는 겸손을 배우지 못한 사람, 성공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세상을 막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좌절과 재기, 성공과 실패를 다 경험했으니 인생의 깊이가 달라졌다고나 할까요. 서울올림픽 때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 총을 쐈다면 그 후엔 ‘나는 최선을 다할 뿐, 메달은 하늘에 맡긴다’는 심정이었죠.” 그는 다음 올림픽에서 재기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태극 마크 벗어난 뒤 주로 실리콘밸리서 전전…블록체인에 꼬박 1년 공부” 그동안 실리콘밸리에서 여러 회사를 옮겨다녔는데 그 까닭을 물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열정이랄까 호기심이 많습니다. 그게 회사를 많이 옮긴 것처럼 보이는데…, 열정도 흥미도 없는데 회사에 붙어 있으면 월급만 축내는 도둑놈이죠. 그동안 한 10개 회사를 경험했을까. 직접 IT 회사를 세워 운영하기도 했고요. 새로운 기술이나 새로운 세계를 보면 큰 대회를 앞두고 투지가 솟는 것처럼 도전하고픈 열정이 생기죠. 블록체인이 그랬습니다. 도전과 열정의 원천이 됐지요. 거의 아무 일도 안 하고 꼬박 1년 동안 공부했습니다.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는 맡은 비트퓨리도 블록체인과 관련된 분야였다. “50대인 우리가 태어난 이래 현재까지 가장 큰 변화는 첫번째 컴퓨터 보급, 두번째 인터넷으로 연결, “세번째는 블록체인으로 ‘가치 전달’이라 생각 합니다. 제3자를 거치지 않고 개인간에 가치를 전달하는 기술은 시스템적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가상화폐 블록체인은 거래 내용의 저장은 가능하나 위변조가 불가능합니다. 지금은 가상화폐 블록체인의 여명기로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직전인 ‘서부 개척시대’와 비슷하다고 생각 합니다. 월렛이 무기명이라 불법과 범죄로 사용되기도 해 가상화폐를 ‘어둠의 세계’로 치부하지만, 사실 가상화폐 내의 모든 거래는 투명하게 남아 있고 이러한 점을 이용한 ‘보안관’과 같은 기술들이 많이 개발돼 있습니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미심쩍은’ 자금흐름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국세청·검찰청·금감원 등에 필요한 자금 추적 기술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유럽 조지아에선 토지 소유권, 영국에선 여론조사 결과 입증, 우크라이나에선 정부 경매에 블록체인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우리도 빨리 제도권으로 들여와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서부개척시대와 보안관 설명이 그의 총잡이 본능과 묘하게 연관돼 다가왔다. ●“블록체인 기술 적극 활용해야…불법 많은 ‘암호화폐’에 보안관 기술도 많아” 그가 몸담고 있는 비트퓨리는 블록체인 생태계 안에서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는 가장 큰 기업 가운데 한 곳이다. 2011년 설립됐다. 그를 이 회사에 합류하라고 이끈 이는 그의 멘토 격인 유명한 벤처캐피탈리스트 ‘빌 타이(Bill Tie)’라고 한다. 비트퓨리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취급하고 있다. 다양한 용도의 블록체인을 구축하는 소프트웨어 엑소넘(exonum)은 누구나 사설 블록체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 블록체인에서 미심쩍은 거래를 탐지하고 분석하며 데이터 축적이 가능한 크리스탈(crystal)은 블록체인의 보안관 같은 소프트웨어다. “크리스탈을 이용하면 탈취된 비트코인이나 월렛을 찾을 수 있고, 쪼개져 어디로 들어가 있는지 분석할 수 있스니다만 이걸로 거래를 못하게 막거나 압수할 수는 없습니다. 법적 장치가 없기 때문이지요. 사실 제도권으로 들어오기 위한 툴인거죠.”● “11월 말 ISSF 소총 분과위원에 도전…사격에 봉사할 길 찾을 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가상화폐를 정부가 무조건 막을 것이 아니라 제도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는 가상화폐 블록체인의 거래 장부는 공개되어 있으나 월렛은 누군지 모릅니다. 익명이지요. 이걸 한국 코인을 만들고, 월렛을 유기명으로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한국에서는 한국 코인만 사용하게 하고, 한국 코인으로 교환해야 하는 가상화폐 월렛을 유기명 한국 코인과 연동하면 자금세탁이나 탈세 우려가 없습니다. 가상화폐 거래 이력은 모두 남아 있어 월렛만 알면 모든 거래 내용 추적이 가능합니다.” “사업상 만난 사람들이 올림픽금메달리스트인 것을 알아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거의 잘 몰라봅니다. 돌아다니기 편하고 오히려 좋지요”라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어쩌다 긴가민가하고 물어보는 사람이나, 제 자신을 소개해야 할 때 ‘그 이은철’이라고 하면 깜짝 놀랍니다. 블록체인에 종사하는 게 믿기지 않는듯 저를 다시한번 아래 위로 훑어보지요.” 성공한 사업가로 사격은 잊었겠다는 질문에 그는“노”라고 단호히 답했다. “사격은 제게 집이자 고향 같은 곳입니다. 좌절과 성공, 그리고 집중을 모두 사격에서 배웠는 걸요. 돈은 먹고 살만큼 벌었으니사격을 통해 밥벌이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11월 말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사격연맹(ISSF) 총회에서 소총 분과위원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영어도 되니깐 국제 스포츠무대에서 봉사할 일을 찾아낸 것이지요. 어릴 적 꿈을 심어준 사격은 제가 봉사하기 위해 돌아와야 할 곳입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5·18과 무관하다’던 전두환, 치밀한 ‘집권 시나리오’

    ‘5·18과 무관하다’던 전두환, 치밀한 ‘집권 시나리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8년이 지났지만 발포 명령자 등 완전한 진상규명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각종 증언과 기록물 등에는 5·18을 통해 권력을 찬탈하려 했던 전두환씨의 야욕과 그가 광주진압을 총지휘했던 정황들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28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전두환과 그의 보안사의 5·18 연관 행적’ 문건을 분석해 공개했다. 각종 군 기록물과 12·12 및 5·18 검찰 수사, 재판 기록 등을 통해 본 해당 문건은 전씨가 자신의 주장과 달리 5·18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씨는 5·18 이전부터 권력 찬탈 야욕 드러낸 정황이 엿보인다.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3달 전부터 공수부대는 폭동 진압 훈련인 ‘충정훈련’을 조기 실시했다. 계엄이 확대됨과 동시에 각 요충지에는 계엄군이 포진해 있었다. 각종 증언과 기록은 이 모든 상황의 장본인으로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지목하고 있다. 권력 찬탈 야욕은 ‘충정훈련’부터 엿보였다. 1980년 2월 18일 육군본부는 1.2.3야전군사령관과 특전사령관, 수경사령관, 치안본부장에게 ‘충정훈련’을 2월 중 조기 실시해 완료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 12·12사태로 군을 장악한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같은해 5월 초 전씨는 보안사에 ‘시국수습방안’ 수립을 지시했다. 당시 보안사 정보처장이었던 권정달 대령을 중심으로 허화평, 허삼수, 이학봉 등 보안사 참모들이 맡아서 처리했다. 권 대령은 1995년 12·12 및 5·18 사건 검찰수사에서 ‘시국수습방안’ 수립 과정 등을 진술하며 “실질적인 집권 시나리오였다”고 폭로했다. 그는 5월 초부터 비상계엄 전국 확대, 국회 해산, 비상기구 설치를 골격으로 하는 ‘시국수습방안’ 작성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를 실행으로 옮긴 게 ‘5·17 내란사건’이라고 증언했다. 5·18 이전인 5월 3일부터 각 공수여단의 병력 이동은 시작됐다. 9공수여단을 수도군단에 배속하고, 13공수여단을 3공수여단 주둔지로 이동시켰다. 11공수여단은 1공수여단 주둔지로, 3공수여단은 국립묘지에 진주했다. 잠실체육관, 효창운동장, 태릉 등지에 계엄군이 포진했다. ‘시국수습방안’의 일환이었던 비상계엄 전국 확대는 이미 예정된 절차였다. ‘시국수습방안’은 수립단계부터 전두환 등 신군부가 권력 찬탈을 치밀하게 준비했고, 이는 5·18로 이어졌다. 5·18과 전혀 무관하다는 전씨의 주장과 달리 그의 행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5공화국 출범 전후 정국 현안을 다룬 ‘제5공화국 전사’(5공 전사) 제3장 ‘광주사태’에는 “(5월) 19일부터 전례 없이 매 격일마다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합참의장, (한미) 연합사 부사령관, 육.해.공군 참모총장, (전두환) 보안사령관, 수경사령관, 특전사령관 등 군수뇌가 국방부 회의실에 모여 2군사령부와 광주의 전투병과교육사령부로부터 올라오는 매일의 상황보고에 따라 (광주)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결정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전씨가 5.18 기간 중 거의 매일 국방부에서 열린 ‘광주사태 대책회의’에 참석했다는 얘기다. 당시 군 공식 지휘 체계상 광주 현장 총책임자였던 윤흥정 전교사령관의 갑작스러운 교체가 전씨의 지시 때문에 이뤄진 것도 그가 사실상 군의 총지휘자였음을 뒷받침한다. 전씨는 이희성 계엄사령관을 통해 시위 진압에 소극적인 윤 사령관을 교체시켰다. 또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발표 다음날인 22일 11공수여단장 최웅에게 격려금 100만원을 전달하도록 지시했다. 전씨는 ‘자위권 발동’을 결정하는 국방부회의에도 참석했다. ‘5공 전사’에 따르면 5월 21일 국방부에서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주영복 국방부 장관에게 광주 투입 계엄군 자위권 발동을 결정하는 자리에 전씨가 등장한다. 국방부회의에 참석한 상태에서 ‘자위권 발동 결정’이 난 것은 그가 5·18을 총지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나의갑 5.18기록관장은 “정권찬탈을 위해 광주를 짓밟은 전두환을 ‘5·18 총사령관’으로 규정하고, 그의 보안사를 ‘공작부대’로 설정해야 한다”면서 “그와 그의 ‘5·18 연관 행적’을 구체적으로 발굴해 낸다면 진상규명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미운우리새끼’ 임원희, 새벽 4시에 김민교 깨우는 모습 “스파르타”

    ‘미운우리새끼’ 임원희, 새벽 4시에 김민교 깨우는 모습 “스파르타”

    ‘미운우리새끼’에서 여수 개도로 떠난 임원희의 남다른 여행 스타일이 공개된다. 23일 방송되는 SBS ‘미운우리새끼’에서는 임원희가 스파르타식 여행 스케줄로 모두를 놀라게 할 예정이다. 지난 주 절친 김민교와 함께 여수 개도에 사는 ‘인간극장’ 출연자들을 찾아간 임원희는 ‘소녀팬’ 같은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어서 ‘인간극장’ 멸치잡이 형제 가족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눈 임원희는 김민교에게 직접 차린 해산물 요리로 만족스런 저녁식사를 제공해 다음 일정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줬다. 그러나, 이 기대감도 잠시, 다음 일정은 ‘취침’이라는 임원희의 통보에 김민교는 물론, 母벤져스까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날이 되자 더욱 더 경악할(?) 상황이 벌어졌다. 전날 9시에 잠이 든 임원희가 새벽 4시부터 김민교를 깨우기 시작한 것. 이를 보고, 평소 ‘임원희 팬’을 자처했던 서장훈 조차 “태릉선수촌에서도 저 시간에는 안 깨우거든요”라며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한편, 이들이 새벽부터 부지런을 떤 이유는 순전히 임원희의 ‘소확행’을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임원희의 상상을 뛰어 넘는 대반전 여행기는 23일 오후 9시 5분 SBS ‘미운우리새끼’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SBS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데스크 시각] 병역특례제도 사연/이지운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병역특례제도 사연/이지운 체육부장

    대한민국이 1966년 런던월드컵에 출전하지 않은 건 북한 때문이었다. 지역 예선에서 맞붙게 됐는데, 북의 전력이 엄청났다. 북은 1965년 예선에서 호주를 6대1, 3대1로 대파하는 등 ‘세계적인’ 수준의 실력이었다. 북에 대패하느니 아예 피하는 게 낫겠다던 시절이었다.결국 출전을 포기하고,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벌금 5000달러를 부과받았다. 북은 8강에서 이탈리아를 꺾으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축구 공북증(恐北症)은 계속됐다. 1974년 테헤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북과 만나지 않기 위해 쿠웨이트에 고의로 졌다는 의혹은 체육계에서도 대략 사실로 인정되고 있다. 남북이 하계올림픽에서 경쟁한 것은 1972년 뮌헨대회가 처음이었다. 동·서독 분단의 땅에서 이뤄지는 첫 남·북한 간 전방위 대결인 만큼 정부는 진력했다. 6위 이내 입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과 선수 위주로 소수 정예 선수단을 꾸렸다. 사격은 입상 가능성이 높지 않았지만 대한사격연맹의 강력한 요청으로 선수단에 포함됐다.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피스톨 박’ 박종규 청와대 경호실장이었다. 북은 이 올림픽 첫 출전에서 금을 따냈는데, 하필 사격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33~60위를 했다. 사격 소총 소구경 복사에서 600점 만점에 599점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북의 리호준은 “원수의 심장을 겨누는 심정으로 쐈다”고 수상 멘트를 했다. 야만적인 인터뷰에 대해 사과하라는 국제사격연맹의 요구를 수용하긴 했지만, 북 선수단은 귀국 후 엄청난 환대를 받았다. 얼마나 분했을까. “이 시절 지상 목표 가운데 하나는 북한과의 경쟁에서는 이기는 것이었다”고 대한체육회90년사는 적고 있다. ‘2차 경기력 향상 5개년 기본계획’의 기본 정책과 특정 목표에도 이를 적시했을 정도다. 그러나 처지는 그렇지 못했다. 1966년 한국은 1970년 제6회 아시아경기대회 유치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봄 개최권을 반납했다. 돈이 없었다. 배정된 예산이 직전 방콕대회의 6분의1 수준이었다. 외신들은 한국이 재정적인 어려움과 북한의 도발 우려 때문에 대회를 반납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더 큰 문제는 개최권 인계였다. 일본엔 거절당하고, 당시의 부국 태국이 우리의 어려운 형편을 헤아렸다. 태국에는 25만 달러의 적자 보전금을 지불했다. 태국이 20세기에만 네 차례 아시아경기대회를 여는 단골 개최지가 된 주요 배경이다. 태릉선수촌을 짓고, 국민체육진흥기금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민체육진흥재단이 설립되고, 1973년에는 병역특례제도를 시행한 건 이런 상황에서였다. 1975년에는 체육인 연금제도도 도입됐다. 1974년 말로 연금 대상자는 16명뿐이었다. 연금 출범 당시 최고액 10만원을 매달 받을 수 있는 선수는 손기정옹뿐이었다. 1976년 드디어 레슬링의 양정모 선수가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돌아와 청와대를 들렀다. 박정희 대통령이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양정모 선수는 체육대학의 필요성을 얘기했고, 박 대통령은 체육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의 설립을 지시했다. 비서진들은 이를 ‘체육전문대학’으로 알아듣고 2년제 대학을 준비했다. “체육인들이 이를 4년제 대학으로 돌리느라 엄청나게 고생했다”고 한 원로 체육인이 전해 줬다. 1981년 전두환 정권에서 올림픽을 유치하고 체육 육성 제도는 더욱 확대됐다. 1986년을 거쳐 1988년까지 우리 사회는 사실상 ‘스포츠 총력전’ 체제에 있었다. 그 뒤로 30년인데, 때에 맞게 손보지 못한 것이 잘못일 뿐이다. 병역특례제도도 나름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이제라도 고치면 된다. jj@seoul.co.kr
  • “헝그리 정신 시대는 끝났다… 즐기는 생활 체육 육성해야”

    “헝그리 정신 시대는 끝났다… 즐기는 생활 체육 육성해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스스로를 ‘국내 유일의 국가 체육 연구기관’으로 표현하고 있다. 체육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 지난 5월 취임한 정영린(56) 원장을 만나자마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체력’을 물었다. 러시아월드컵 전이었고, 대표팀이 전지훈련에서 느닷없이 체력훈련을 강화했다는 소식이 들린 직후였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에서 이지운 체육부장과의 대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후 24일 추가 전화 취재를 통해 내용을 보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체력은 과학이라는 시대 아닌가. 월드컵 개막 직전 왜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체력 문제가 나왔나. -스포츠에서 성적이 잘 안 나는 이유로 체력 요소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체력 문제는 훈련 방법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고, 더 깊이 들어가면 과학적 훈련 방법, 과학적 접근이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판단을 가질 수 있다. 단정 짓기 어렵지만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예컨대 과거 수영의 박태환 선수는 송홍선 연구위원이 맨투맨으로 과학적 지원을 해준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됐다. 사실 식단을 짜는 것도 과학이다. 종목에 따라, 시점에 따라 달리 짠다. 경기가 일주일 후라면 7일 전부터 날마다 식단의 영양을 조절한다. 훈련 일정도 아주 촘촘히 짠다. 운동생리학 책임 연구원들도 투입된다. 디테일을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양궁을 비롯해서 많은 종목에서 스포츠 과학을 지원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우리 기관에 지원 요청을 하지 않는다. →축구는 지원을 해본 적이 없다는 얘긴가. -해본 적이 없다.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자체 역량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과학적 지원 문제는 국가 역량에 해당하지 않나. 다른 나라들은 어떤가. -국가대표의 성적은 그 나라의 스포츠 과학 수준과 같다. 일본의 엘리트 선수들은 10년 전쯤엔 성적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상승 무드에 있다.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 일본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다. JISS에는 순수 연구인력 70명에다가 연구 지원 인력 59명이 포진해 있다. 반면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연구 인원이 38명이고 이에 준하는 박사급 지원 인력이 20여명 정도 된다. JISS는 연구 관련 인원이 총 129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58명에 그쳐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설도 최첨단으로 구비해 현장에 가보면 깜짝 놀랄 정도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과 같이 세계 톱10의 스포츠 경쟁력을 지닌 국가들에서는 JISS 이상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도 2016 리우하계올림픽에서 종합 8위,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종합 7위에 올랐기 때문에 스포츠 과학 수준은 세계 7~8위권이라고 볼 수 있다. →헝그리 정신이 여전히 유효한가. -헝그리 정신은 지금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 엘리트 스포츠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즐기는 스포츠’로 나아가야 한다. 생활 체육이 융성하는 풀뿌리 체육의 기반에서 좋은 선수들이 나와야 꾸준히 성적을 낼 수 있다. →다시 국민 스포츠인가. 일본이 엘리트 체육을 포기했다가 낭패를 보지 않았나. -엘리트 체육 위주에서 국민 체육 쪽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본인이 좋아해서 즐기는 가운데 몰입을 해야 수준이 한 단계 발전한다. 20~30년 전에 생활체육 저변이 척박한 가운데 소수 정예를 태릉선수촌에서 합숙시켜 키웠는데 지금은 그런 시스템만으론 안 된다. 향후 체육 발전을 견인하는 것은 스포츠 클럽이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국민 생활 체육을 지원하는 새로운 사업을 왕성하게 추진하도록 하겠다. 일부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만 집중하는 그동안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않고서는 대국민 서비스를 가져갈 수 없다. 우리 국민 누구나 스포츠를 누릴 기본적인 권리가 있다. 그러한 권리를 최대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일반 국민들이면 누구나 제약 없이 자기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 각자의 건강·체력 수준에 맞는 과학적 처방을 제공하겠다.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2013년부터 초등학생 선수부터 일반 운동선수까지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스포츠과학거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각 신체 부위별 운동능력 발달 여부에 대해 측정이 가능하고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지원을 받을 수가 있다. 시골에 있는 선수들도 국가대표급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는 8개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총 9544명(누적 이용 합산)이 수혜를 입었다. 6월 기준으로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운동선수는 총 13만 639명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전체의 7.3%가 혜택을 본 것이다. 앞으로 지원을 더 늘려 나갈 계획이다. 센터별로 장비에 5억 3000만원이, 운영비로 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다만 센터별로 29개의 고급 장비가 들어가 있는데 작동이 어렵거나 고가인 장비는 센터별 평균 활용률이 낮은 편이다. 장비를 다룰 전문가가 부족한 데다가 고가의 장비는 고장 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을 안 하는 것이다. 각 센터장을 모아 놓고 이에 대해 지적하는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센터별로 평가 점수가 2년 연속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센터를 회수하도록 지시해 뒀다. →올해 내의 계획은. -스포츠과학거점센터를 두 곳 더 늘릴 계획이다. 이미 전남체육회와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조만간 최종 협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나머지 한 군데에 대한 선정 작업도 마무리가 되면 스포츠과학거점센터는 전국에 총 10군데가 된다. →선수가 아닌 이들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이 있나. -국민체력 100 모델 및 체력 기준을 만들어서 현장에서 운영 중이다. 국민의 체력 및 건강 증진에 목적을 두고 체력 상태를 과학적으로 측정·평가해 각자에 맞는 운동에 대해 처방을 해주는 대국민 스포츠 복지 서비스다. 최근 운동 부족으로 체력 저하가 느껴진다면 전국에 있는 각 센터에서 누구나 무료로 운동 능력을 자유롭게 측정해볼 수 있다. 최근 개그맨 김병만(43)씨가 국민체력 100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김씨는 방송프로그램에서 ‘달인’이라는 캐릭터로 화제를 모으며 특출난 체력을 보여 줬었다. 체력측정 결과 명성에 걸맞게 6개 종목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앞으로 홍보 효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스포츠 이벤트가 많다. -바쁘다. 올 2월에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에는 14개 종목을 지원했고 8월에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종목별 각 협회에서 요청이 있어서 지원을 하게 됐다. 아시안게임에는 30개 종목에 1~2명씩 현장에 파견해 심리, 체력, 영상 등의 부분도 지원한다. →임기(2년)가 끝났을 때 어떤 원장으로 평가받고 싶나. -2020년 5월까지 임기 내 모든 것을 다할 수 없지만 그래도 재임 중 추진했던 사업들이 제대로 성과를 내서 그것들이 퇴임 후에도 세계적인 모델이 될 만한 성과로 남았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 최선을 다한 원장이었다고 기억되고 싶다. 정리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정영린 프로필 생년월일 1962년 6월 29일 출신지 충남 예산 출신 학교 서울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박사 경력 (현재) 가톨릭관동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 (1998년~) 스포츠사회학회 부회장 (2013년~) 체육정책학회 부회장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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