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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전사 “그 약속 잊지 않았죠?”/프로축구 K리그 7일 개막

    ‘한국의 월드스타들을 프로 그라운드에서 다시 만나요.’ 4강 신화로 쇠를 녹일 듯한 월드컵 열기를 몰고온 태극전사들이 7일 막을 올리는 프로축구 K-리그에서 또 한번 팬들을 흥분시킨다. 23명의 월드컵 엔트리 가운데 황선홍 유상철(이상 가시와) 안정환(전 페루자) 설기현(안더레흐트) 박지성(교토 퍼플상가) 등 해외파 7명과 차두리(고려대)를 제외한 15명이 K-리그에 복귀한다.이들의 가세로 55일간의 ‘월드컵 휴가’끝에 열리는 프로축구는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유럽 등 해외리그 진출 꿈을 이루려는 많은 선수들이 몸값을 올리기위해 출중한 경기력을 선보일 전망이어서 팬들의 기대가 크다. 이번 월드컵에서 끈질긴 승부근성으로 오빠부대는 물론 주부 팬들까지 사로잡은 ‘왕눈이’김남일(전남)과 ‘악바리’송종국(부산),이천수(울산) 등 신세대 스타들은 프로축구 인기몰이의 최전방에 설 듯하다. 상대 공격진의 발을 묶으며 미드필드를 종횡무진 누빈 이을용(부천)과 이영표(안양)도 최상의 기량으로 월드컵 열기를이어갈 각오로 뜀박질을 시작했다.특히 월드컵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한 이을용은 지난 3일 축구회관에서 현대자동차 주최로 열린 승용차 기증식을 끝으로 갖가지 축하행사를 모두 접고 조용히 훈련에 들어갔다. 한국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낸 ‘거미손’이운재(수원)는 월드컵에서 보인 열정을 이번 정규리그와 6일 열리는 아시안슈퍼컵 1차전에서 그대로 쏟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또 나이를 뛰어넘은 투지로 어린 후배들을 이끈 30대 트리오 홍명보(포항)김태영(전남) 최진철(전북) 역시 소속 팀으로 돌아가 대표팀 동료가 아닌 선의의 경쟁자의 위치에서 서로 대결을 벌이게 된다. 이밖에 최은성(대전) 이민성(부산) 현영민(울산) 등 월드컵에서 주목받지 못한 태극전사들도 프로축구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축구화끈을 고쳐 맸다. 후배인 이운재와의 주전경쟁에서 밀려 월드컵 무대에 서지못한 김병지(포항)는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말할 뿐이라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누구 못잖게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송한수기자 onekor@
  • 월드컵개최도시 기념사업 봇물

    ‘월드컵 4강신화’를 기리는 자치단체의 기념사업 아이디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기념관은 물론 거스 히딩크 감독의 이름을 붙인 공원,선수들의 이름을 딴 도로와 체육관 건립 등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는 400평 규모로 월드컵기념관이 들어선다.이곳에는 월드컵 전시홍보관,영상관,기념품 판매장이 설치될 예정이다. 부산 경기장 주변 800여평에는 기념관 및 기념동산이 세워진다.선수유니폼,축구화,대표선수 발자국 탁본(foot printing),첫승을 거둔 폴란드전에서 골문을 가른 ‘축구공’ 등이 전시된다. ‘히딩크 동산’은 대구 효목동 2300여평에 조성되며,히딩크 동상과 네덜란드 풍차 등도 설치한다. 인천 문학경기장에는 ‘16강 기념관’이 건립되며,대전은 8강 진출을 기념하기 위해 경기장과 갑천대교 구간을 ‘월드컵 8강진출 기념가로’로 명명하기로 했다.또 광주 경기장 내에는 ‘4강 신화 기념관’이 들어서 태극전사들의 조형물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수원은 새로 개설되는 망포동 시계∼삼성단지 입구까지 1569m구간을‘박지성 도로’로 이름 붙이고,충북은 ‘이운재 체육관’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단양에서는 ‘송종국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제주 서귀포시는 예래동에 조성되고 있는 휴양형 주거단지를 이미 ‘히딩크 하우스’로 하기로 했으며,하멜이 머물렀던 전남 강진군은 하멜기념관과 하딩크기념사업을 연계 추진키로 했다.해남군은 땅끝 전망대에 히딩크 감독과 23명의 선수,코치진의 발자국 탁본을 부착한다. 강동형기자 yunbin@
  • 한국대표팀 포상금 차등지급

    월드컵축구 4강 신화를 일군 태극전사들에게 포상금이 차등 지급된다. 대한축구협회는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2002월드컵에서 4위에 오른 대표 선수들의 포상 방침을 확정했다.이사회는 엔트리 23명을 활약도에 따라 3등급으로 구분해 포상금을 차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A등급 선수들에게는 당초 약속한 대로 3억원을 지급하고 B,C등급의 포상금액과 등급 구분,국내파 코치들의 포상금액은 회장단이 결정토록 했다.포상금은 5일 오후 해단식 때 지급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25만달러+α를 받는 등 외국인 지도자들의 보너스는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지급된다. 송한수기자
  • ‘성공 월드컵’국민대축제 성황/4강신화 벅찬 감동 영원히

    ◇‘월드컵 대국민 축제’가 열린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 주변에는 행사 시작 3시간 전부터 5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선수들의 얼굴을 목이 빠져라 기다렸다. 오후 6시30분쯤 마침내 거스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대∼한민국’ 함성이 울려퍼졌다. 선수단이 꽃으로 장식된 5대의 퍼레이드용 차량에 나눠 탄 뒤 사인볼 수백개를 던지자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일부 소녀팬들은 ‘오빠’를 연호하며 행사차량에 올라 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일부 시민들은 선수들의 얼굴을 자세히 보기 위해 쌍안경까지 동원했다. ◇코엑스에서 강남역으로 이어지는 테헤란로에는 순식간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퍼레이드 차량은 당초 코스인 테헤란로 대신 남부순환도로를 타고 반포대교를 거쳐 서울시청 앞에 도착했다. 강남역 주변에서 초조하게 선수 행렬을 기다리던 주민들은 퍼레이드 구간이 변경됐다는 ‘비보’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일부 시민들은 인파를 통제하지 못한 경찰을 강하게 질타했다. 아들,며느리,손자 등 일가족 8명과 함께 광화문에 나온 허순이(66·여)씨는 “월드컵 때문에 한달이 너무나 행복했다.”면서 “죽기 전에 이렇게 기분좋은 행사가 또 있을지 모르겠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붉은악마 티셔츠와 머플러 등을 팔던 노점상 양완승(35)씨는 “대표팀의 늠름한 모습을 보니 절로 눈물이 난다.”면서 “남은 물건은 모두 공짜로 나눠 주겠다.”고 즐거워 했다. ◇‘파이팅 코리아’라고 쓰인 붉은색 스카프를 목에 걸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무개차는 오후 8시쯤 월드컵 기간중 대규모 길거리 응원으로 명소가 된 광화문에 이르렀다. 때맞춰 그룹 코리아나가 부른 ‘빅토리(Victory)’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태극기를 흔들던 히딩크 감독이 ‘어퍼컷 세리머니’를 연출하자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히딩크 감독은 인사말을 통해 “전 국민에게 감사드린다.여러분들은 전세계에 감동을 선사했으며 경기장 안팎에서 보낸 성원과 질서는 절대 못잊을 것”이라며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와 함께 ‘비바 코리아'를 외쳤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히딩크감독에게 명예국민증과체육훈장 청룡장을,박항서 코치 등 코칭스태프 4명과 23인의 태극전사에게 체육훈장 맹호장을 수여했다. 김 대통령은 “히딩크 감독과 태극전사들,코칭스태프는 모두 국민 영웅”이라고 추켜세웠다. ◇선수단의 가두 행진이 이어진 서울 광화문 등 도심에서는 폭죽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시민들은 ‘오빠 안정환’‘사랑해요 히딩크(We love Hiddink)’라고 적힌 붉은색 플라스틱 부채와 소형 태극기,네덜란드 국기를 흔들거나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 이름을 연호했다.한 시민은 “히딩크 감독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언제나 한국이라는 나라가 자리하고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또 “이제 이곳을 떠나 네덜란드나 다른 유럽국가에 가더라도 한국에서처럼 승승장구했으면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표선수 23명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광화문 일대가 들썩거릴 정도로 시민들의 열기가 뜨거웠다.시민들은 안정환,홍명보,이운재,김남일,송종국 등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스타로 자리굳힌 선수들뿐만 아니라 김병지,최성용,현영민,최은성 등 한번도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친근한 인상의 박항서 코치,김현태 골키퍼 코치,정해성 수비코치 등도 선수들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행사 막바지 애국가 제창때는 시민들이 모처럼 애국가 가사를 되새기게 됐다.이날 애국가는 바리톤 김동규씨의 선창으로 1절과 4절을 불렀는데 1절은 당당하게 부르던 시민들은 4절 부분은 자신이 없는 표정이었다.하지만 금방옛 기억을 떠올린 듯 목청을 높인 시민들은 “한국이 월드컵에서 신화를 이룩한 덕에 잊을 뻔한 애국가 가사까지 되새기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구 안동환기자 window2@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萬華鏡]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한국의 태극전사들을 제치고 결승전에 오른 독일 전차군단이 정상 정복에 실패했다.삼바 군단의 노련한 전술 앞에 무릎을 꿇은 독일 전차군단이 왠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북아프리카에서 위세를 떨치다 영국군에 참패한 독일 전차군단과 연결되는 것 같아 묘한 느낌을 갖게 한다. 2차대전 때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승승장구하던 독일 전차군단은 천재적인용장 롬멜 원수의 지휘 아래 연합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그러나 그 위세에도 불구하고 1942년 이집트 공략전에서 영국군에 저지당해 괴멸당했다.‘사막의 여우’롬멜은 1944년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에 연루돼 자살로 생애를 마감한다. 월드컵이 진행되면서 각국 대표팀에게 따라붙은 이름들이 나름대로 각국의 특성을 대변한 것 같아 흥미롭다.태극전사니 삼바군단이니 전차군단이니…물론 모두가 언론이 만들어낸 조어지만 그같은 별칭은 각국 대표팀의 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인다.그 가운데 우리와 준결승을 치른 독일의 ‘전차군단’이라는 이름은 이제 국내에서는 삼척동자도 다 알게됐을 게다. 이번 월드컵에서 떠오른 이런저런 이름과 상징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 한국의 거리응원단인 ‘붉은 악마’일 것이다.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붉은 물결 속에선 여지없이 ‘대∼한민국’이 터져나왔다.추임새로 ‘짝짝짝 짝짝’박수가 따라붙었고 태극 패션이 붉은 물결과 함께 번져갔다.집안장롱 속에 정중하게 모셔지던 태극기가 치마로,혹은 윗옷으로 머리띠로 장식된 건 또하나의 이변이다. 응원구호 ‘대∼한민국’과 박수 ‘짝짝짝 짝짝’이 들불처럼 번진 현상을 두고 이런저런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지하 시인이 태극기 원리와 맥을 같이한다는 주장을 펴 관심을 끈다.‘짝짝짝 짝짝’박수와 ‘대∼한민국’구호는 ‘3박 플러스 2박’의 형식이고 3박은 태극기의 붉은색 즉,양(陽)을 뜻하며 2박은 태극기의 푸른색 즉,음(陰)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3박플러스 2박’은 양과 음이 합쳐진 태극이라는 주장이다.전반의 3박은 움직임역동 혼돈 변화를,후반의 2박은 고요함 균형 질서 안정을 의미한다는 해석이다. 우주의 질서를 지배하는중심음이자 그것을 반영하는 체계와 움직임을뜻하는 ‘율려’(律呂)를 중심으로 종교운동으로까지 해석되는 생명운동을 펼쳐온 그의 지론에서 멀지 않다.김시인의 주장은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4강진출을 기념한 자리에서 나온 것인만큼 우리 구미에 맞는 해석으로 받아들여질 만하다.그러나 ‘대∼한민국’이며 ‘짝짝짝 짝짝’에 담긴 의미가 종교적인 것이든 문화적인 것이든,이제는 단순한 의미부여를 넘어 이를 진지하게 응집 승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성호기자kimus@
  • 문학사상 7월호 ‘월드컵 축시’ 퍼레이드

    ‘달마는 왜 동쪽으로 왔는가,전생의하멜처럼/히딩크는 머나먼 서쪽에서 온달마/그의 눈길이 머무는 찰나 우리들의 심장 붉게 열리고/그의 손끝이 향하는 곳 승리에 굶주린 전사들이 돌진한다/골문을 향해 대포알처럼 날아간포탄이 터질 때마다/용장의 주먹은 하늘 깊은 곳을 꿰뚫는다’(최동호 시인의 ‘공놀이하는 달마의 붉은 심장’중에서) 문예월간지 ‘문학사상’은 7월호에 우리나라의 월드컵 4강 진출을 축하하는 시작 특집을 마련하고 중견 시인들의 축시 11편을 실었다. 지난달 22일 광주에서 우리 대표팀이 스페인을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하자 최동호씨를 비롯해 유경환 김후란 유안진 이가림 오세영 신달자 송수권 문정희 노향림 나태주씨 등 11명의 중진과 소월시문학상 수상 시인들이 태극전사들에게 보내는 축시를 모아 실은 것. 유경환 시인은 ‘그들은’이라는 시에서 ‘오오,진정 빛나는 깨달음이여/눈물지운 영광/청산으로 구비칠 백두대간 힘줄이여/다시 한번 우리 서로 껴안아볼/새 역사의 투혼을 얻었노라’고 적었다. 김후란 시인도 ‘우리는뛰었다 그리고 이겼다’에서 ‘광대한 녹색 그라운드에/꿈꾸던 용이 일어서고/동양의 심장이 힘있게 뛰었다/쏟아지는 빗줄기도/폭발하는 태양도/두렵지 않았다’고 감격의 순간을 기렸다. 그런가 하면 송수권 시인은 ‘반세기의 레드 콤플렉스도 떨쳐버리고/서구열강의 콤플렉스도 떨쳐버리고/질곡의 역사도 활활 벗어던지고/내친 걸음 한달음에 가자/민주화의 성지,광주에서 또 한 번/황금이마와 거미손 지칠 줄모르는/황금의 두 발로 새로 쓴 4강 신화’라고 감격의 격정을 토로했으며 유안진 시인은 ‘멋지다 눈부시다 황홀하다’에서 ‘지축도 흔들렸다 뻗치는 승리 승리의 환희로/태극전사 발끝에서 놀아라 공이여 지구(地球)여!/우리의 발(足)로 쓰자 새 역사를,세계사를/우리가 창조해낸 기적(奇蹟)으로 신화(神話)로/이 땅의 붉은 열기 전 세계를 달구어/이제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자존심’이라며 각별한 시심으로 우리 대표팀의 투혼과 위업을 기록했다. 심재억기자
  • 태극전사들 ‘집으로’,새벽까지 자축파티뒤 해산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30일 베이스캠프가 차려졌던 경주에서 해산했다. 29일 대구에서 터키와의 3,4위전을 마친 뒤 경주 현대호텔에 도착한 선수들은 호텔내 나이크클럽을 빌려 30일 새벽까지 축하파티를 벌였다. 파티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과 코칭 스태프까지 대부분 참석했다.케이크를 자르며 시작된 이날 파티에서 선수들은 맥주를 곁들여 동료들과 못다한 얘기를 나누며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었다. 이날 오전 경주에서 집이 가까운 선수들은 호텔에서 막바로 집으로 돌아갔으며,나머지 선수들은 항공편으로 울산을 출발,김포공항에 도착해 해산했다. 팀은 해산됐지만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은 앞으로 며칠간 환영행사 참석 등 바쁜 일정을 보내게 된다. 히딩크 감독은 30일 오전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회장 및 조중연 전무와 함께 전세기를 타고 일본 요코하마로 날아가 결승전을 관전했다.그는 1일 한국에 돌아와 선수들과 함께 환영행사 등에 참석한 뒤 3일 자신의 거취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4일엔 세종대에서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선수들은 2일 다시 모여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국민 대축제’에 참석해 월드컵 4강 신화 달성의 감격을 국민들과 다시 한번 나누게 된다.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하는 이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과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체육훈장 가운데 최고 훈격의 청룡장을,코치와 선수 전원은 맹호장을 받는다.히딩크 감독은 법무부장관으로부터 명예국민증도 전달받는다. 이어 선수단은 3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현대자동차가 제공하는 승용차를 기증받은 뒤 공식 해단식을 갖는다. 선수단은 5일 청와대를 방문,김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친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월드컵 다시보기] (4)2002년 6월 한국

    ■‘대~한민국' 환희의 ‘붉은 축제' 활짝 2002년 6월 한국 사회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나.월드컵으로 인해 분출된 역동성과 새로운 사회현상들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자리매김될 것인가.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길거리응원의 중심에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마력 앞에 해외동포들은 가슴 찡한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전 세계는 부러움과 놀라움의 감탄사를 연발했다.특히 길거리 응원은 21세기 초 우리 사회에 새로운 문화코드를 이끌어 냈으며,기성세대의 고정관념까지 보기좋게 허물었다.지난 한달 동안 4700만 국민 모두가 공유한 흥분과 감격,환희와 눈물의 체험을 되짚어 본다. ◇208세대의 힘= 온 몸을 태극기로 휘감고 ‘대∼한민국’을 목터져라 외친 20대 초반의 여성들,‘386세대’들이 비장하게 부른 ‘아리랑’,‘애국가’를 테크노 리듬에 맞춰 머리 흔들며 부른 젊은이들,승리의 환호 속에서도 쓰레기를 줍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앳된 학생들…. 세계를 놀라게 한 길거리 응원의 배경에는 그동안 늘 ‘말썽꾸러기’로 어른들의‘꾸중’을 듣던 ‘208세대’가 있었다.20대,2000년대 학번,80년대 출생자들이다. 젊음을 원동력 삼아 자발적으로 모인 ‘208세대’는 딱딱하고 비장하게만 느껴졌던 ‘태극기’와 레드 콤플렉스 탓에 금기시했던 ‘붉은색’을 아무거리낌없이 길거리에 내놓았다.이들은 ‘태극기 패션’,‘페이스페인팅’등 파격과 일탈의 문화코드를 유행시켰다.국가가 개입하지 않은 21세기형 ‘잔치 문화’의 흥겨움도 선사했다. 이들이 서울 광화문에서 물꼬를 튼 ‘축구 해방구’는 가정화목과 세대화합,이웃사랑의 한마당을 통한 국가 통합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한림대 사회학과 한준 교수는 “‘208세대’가 보여준 건강하고 당당한 모습이야말로 우리나라를 세계의 중심 국가로 우뚝 서게 할 원동력”이라면서“외국인들도 이 엄청난 열정의 분출 광경을 경이의 눈으로 주시했다.”고평가했다. ‘우리의 세계’를 열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208세대’는 앞으로 문화변동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원하는 문화현상을 만들고 스스로 창출한 문화를 즐길 줄 아는 문화창조자와 문화수요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자신감’으로 충만돼 있기 때문이다. ◇거리로 나선 여성·아줌마 부대= 여성들이 보여준 뜨거운 응원열기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바꿔 놓기에 충분했다. “여성과 아줌마 부대를 뺀 길거리 응원은 생각할 수도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길거리 응원에 나선 인파의 절반 이상은 여성들이었다. 동덕여대 사회학과 정준영 교수는 “스포츠,특히 축구라면 남편이나 남의 일로만 치부해 왔던 아줌마부대가 아이들의 손을 이끌고 거리로 나오면서 ‘월드컵 문화’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월드컵 이전만 해도 여성들에게 축구경기는 군대 얘기와 함께 ‘선수와 공이 힘차게 부딪치는,남성들의 운동’에 불과했다.그러나 월드컵과 길거리응원의 열풍은 마침내 여성을 집 밖으로 끌어내 축구잔치의 황홀한 체험을 공유하게 만들었다. 길거리 응원에 세 차례나 나왔던 주부 양미경(37·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씨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은 물론 포지션과 장·단점까지 훤히 꿰뚫고 있다.”고 자랑했다. 젊은 여성들은 외국의 꽃미남 스타들을 보며 가슴 설레는 환성을 내지르기도 했다.일부는 ‘보는’ 축구가 아닌 직접 ‘하는’축구를 찾아 나서기도한다.전문가들은 가부장제의 남성우월주의로 인해 욕구를 분출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여성들이 길거리응원을 통해 집단행동의 카타르시스를 체험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일부 여성들은 “한반도 전체가 경련하듯 비명을 지른 잔치에 우리도 거리낌 없이 참여한 것일 뿐”이라며 “여성의 관심을 특별히 바라보는것 자체가 성차별적인 인식”이라고 반박한다. ◇잔치 한마당,뒤풀이= 폴란드와의 경기 때만 해도 전국적으로 50만여명에 불과했던 길거리 응원단은 경기가 거듭되면서 400만여명까지 늘어났고 급기야 지난달 25일 독일전에서는 전 국민의 20%에 해당하는 700만여명으로 불어났다.놀이터,학교 운동장,술집,식당 등에 모인 소규모 응원단의 숫자까지 합치면 온 국민의 절반 이상이 ‘집 밖 응원전’에 동참한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팀의 경기가 열린 날 도심 거리는 잔치 마당으로 변했고,아파트단지 베란다에서도 ‘오 필승 코리아’가 메아리쳤다.흥에 겨운 젊은이들이 차량위에 올라가 태극기를 흔들기도 했고,처음 만난 사람들과 어깨를 걸고 ‘기차놀이’를 벌이기도 했다. ‘열린 가슴’이 빚어낸 ‘난장’은 일상으로까지 이어졌다.‘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는 자연스러운 인사말이 됐고,오가는 차량들도 ‘빵빵 빵빵빵’을 울려 대며 ‘우리’라는 동질감을 만끽했다. 잔치에는 승패가 중요하지 않았다.한국팀이 패배한 날에도 뒤풀이 응원의 모습과 열기에는 변함이 없었다. ‘광장’의 개념도 이념의 탈을 벗었다.‘4·19’,‘5·16’등 질곡의 현대사에서 ‘광장’은 언제나 ‘싸움터’였다.당시 ‘광장’으로 나온 사람들은 억압의 대상에 저항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월드컵 기간 국민들은 신명을 내고 잔치를 즐기기 위해 ‘광장’으로 나왔다. 중앙대 사회체육학과 안민석 교수는 “수백만명이 광장에 모여 일희일비했는데도 기성세대들이 우려했던 과격행동이나 폭력사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외국의 언론들이 한국의 응원문화를 전하면서 ‘훌리건’대신 ‘콜리건’이란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 이번 월드컵은 이역만리 해외동포들에게도 ‘조국애’의 진수를 체험케 했다.동포들은 “태극전사의 승전보를 접할 때마다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동포의 현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라는 내용의 글이 속속 올랐다.영국 유학생협회 게시판에서 ‘박종성’이란 ID의 네티즌은 “외로운 유학생활 4년 동안 이번처럼 한국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운 적은 없었다.”고 감격해했다. 300여명의 일본인들과 함께 ‘코리아-재팬(Korea-Japan)응원단’을 만들어 열띤 응원을 펼친 700여명의 재일동포들의 감동은 각별했다.대한해협을 넘어온 이들은 한국팀이 경기할 때마다 ‘화해와 감동’의 응원전을 펼쳤다.오사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권동품(52)씨는 “이번 월드컵이 두 나라의 아픈 역사를 치유하는 데 좋은 약이 됐다.”고 털어놨다. 한국의 ‘도움’으로 16강에 진출한 미국은 연일 신문 머리기사 1면과 상보를 통해 ‘한국의 기적’,‘현대축구의 신데렐라’라며 한국팀의 신화를 빠뜨리지 않고 전했다.미국 현지동포들은 월드컵을 계기로 전 교민이 한마음이 돼 내년 ‘미주이민 100주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들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5년째 살고 있는 김수경(33·여·회사원)씨는 “대통령 아들의 비리사건 등 우울한 소식이 많아 교민 모임도 뜸했는데 이제는 하루가 멀다하고 만나 축하인사를 나눈다.”고 좋아했다. ◇월드컵의 환호에 가린 그늘= 월드컵의 열기에 숨겨진 우리 사회의 아픈 모습 또한 모두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지난 5월 시작된 노동계의 임·단협 총파업은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나홀로 투쟁’의 양상을 띠게 됐다.미군캠프기지의 고압선에 감전돼 두 다리와 팔을 잃은 전동록씨가 세상을 등졌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월드컵에 묻혀 있었다.수많은노점상과 철거민들은 ‘국제적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속과 철거를 당하며 힘겨운 생존권 투쟁을 벌였다.지난달 13일에는 미군 장갑차에 깔려 꽃다운 소녀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 월드컵의 뒤안길에 묻혀 있는 소외계층의 아픔을 우리 국민 모두가 보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상지대 교양학부 정대화(43) 교수는 “월드컵은 변화의 구심점이 없는 우리사회에 커다란 기둥으로 작용했다.”면서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가 모여 이뤄진 ‘연대’의 기운을 소외된 이웃에게도 나눠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구혜영 이영표기자 koohy@ ■쏟아진 월드컵 유머·유행어 월드컵 기간에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만큼이나 각종 유행어와 유머도 많이 쏟아졌다. PC통신의 축구동호회에서 붉은악마가 탄생했듯 네티즌들은 히딩크 감독과 대표팀,축구를 주제로 많은 화젯거리를 만들어냈다.스타 선수와 각종 사건·사고,극적 반전이 만발했던 월드컵은 항상 ‘재미’를 추구하는 네티즌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주제였다. ◇히딩크=희동구(?)/ 네티즌은 히딩크 감독의 귀화를 위해 상암 희씨의 시조로 희동구(喜東丘)란 한국 이름을 붙인 모의 주민등록증을 만들었다.한국팀이 승승장구하자 히딩크의 얼굴 사진을 확대 복사한 대형 주민등록증이 응원단의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히딩크 감독 귀화운동’과 ‘이적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인 네티즌들은 히딩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담은 갖가지 이야기를 퍼뜨렸다.‘전능하사 세계를 하나되게 하신 축구신과 그 외아들 거스 히딩크 감독님을 내가 믿사오니…킥 오프’라는 ‘히딩크 주기도문’이 등장했다.‘송종국(國) 설기현(縣)에 살며 김남일을 한다….’로 시작되는 ‘히딩크 설화’까지 나왔다. 히딩크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긴 명언을 묶은 ‘히딩크 어록’을 응용한 ‘히딩크식 수능대처법’도 등장했다.길거리 응원만 열심히 다닌 수험생이 “모의고사 성적이 이게 뭐냐?”고 닦달하는 부모님께 “모든 것은 11월에 맞춰져 있습니다.그때까지는 과정일 뿐입니다.11월이 되면 전국을 깜짝 놀라게 하겠습니다.”라고 대꾸한다는 것이다. 축구 열기 때문에 ‘월드컵 세대’로 불리는 현재 고교생들이 ‘단군이래 최저학력’을 기록하리라는 우려에는 “현재 200점,하루에 1점씩 올린다면 130일 후에는 330점이 될 것입니다.”라고 답한다는 유머도 나왔다.“골드컵을 원한다면 골드컵에 맞춰주고,월드컵을 원한다면 월드컵에 맞춰주겠다.”란 히딩크의 말을 응용해 “모의고사를 원한다면 모의고사에 맞춰주고,수능을 원한다면 수능에 맞춰주겠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돌았다. ◇꽃미남 열풍/ 잉글랜드의 베컴,한국의 안정환 등 축구실력뿐 아니라 외모까지 뛰어난 선수들은 ‘꽃미남’으로 불리며 여성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두 선수가 각각 ‘인디언 머리’,‘아줌마 파마’라는 독특한 머리 모양을 선보이자 젊은이들 사이에 새로운 유행으로 퍼지기도 했다. 네티즌에게 가장 인기높은 국가대표 선수는 기죽지 않는 거친 수비로 히딩크 감독의 ‘총애’를 받은 김남일 선수.일부 네티즌들은 나이트클럽 종업원으로 일했던 김 선수의 이력과 외국 선수들에게 ‘욕설’도 서슴지 않는 일화를 엮은 ‘김남일 어록’을 만들어 그의 인기를 확대 재생산했다. 김남일의 팬들은 월드컵 주제가 ‘발로 차’를 개사(改詞)한 ‘걷어 차’를 김 선수의 주제가로 선사했다. ‘압박축구’가 한국 축구의 새로운 스타일로 부각되면서 한국 영화 ‘해적,디스코왕 되다’의 제목과 포스터를 패러디한 ‘한국,압박왕되다’라는 합성사진도 단연 인기를 끌었다. 각국 선수 이름이나 팀의 별명을 이용한 말장난도 많았다. 네티즌들은 팔꿈치를 이용한 교묘한 반칙으로 ‘아주리 군단’이 아닌 ‘아주 까리 군단’으로 불린 이탈리아가 한국에 패한 뒤 ‘(집으로)아주 가 버리게’ 됐다고 비꼬았다. 윤창수기자 geo@
  • 월드컵/ 태극전사 한마디 “16강 진출때 가장 기뻤다”

    세계 4강의 위업을 달성한 한국 선수들은 “아쉽지만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다.”면서 “이번 월드컵이 한국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황선홍- 이제부터 또 시작이다.대표선수를 그만둔다는 게 섭섭하고 각오도 돼 있다.다행인 것은 물러나는 마지막 모습이 좋아 슬프지만은 않다.16강 진출 순간이 가장 기뻤고 이번 월드컵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히딩크 감독은 우리를 한단계 끌어올린 분이다.그런 것들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이제 소속팀인 가시와 레이솔 우승에 전념하겠다.후회는 없다. -김태영- 후반 들어가기 전에 강력히 압박하라는 지시를 받았다.제일 먼저하고 싶은 것은 조용한 곳에서 쉬고 싶다.부산 첫승,인천 16강 진출,대전 8강 진출,광주 4강전 모두 기억에 남는다.국민들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줘 영광이다. -이영표- 앞으로 기회는 또 있으니까 이번 계기를 통해서 한국축구가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관문이 됐으면 좋겠다.나도 함께 진출하고 싶다.경기에 져서 아쉬움은 많지만 얻은 것이 많아 만족스럽다.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축구는 투자한 만큼 거둔다.오늘 수비실수가 있었지만 계속 공격했고 할수있는 건 다했다.쉬면서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천수- 유럽진출 작업은 다 이뤄졌다.조만간 좋은 소식 전할 수 있을 것이다.1부리그로 가게 될것이다. -홍명보- 영광스럽게 월드컵이 끝났고 대표 선수를 계속한다는 생각은 없다.우리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국민의 성원 덕분이다.국민의 큰 힘을 얻어 4강까지 갔다.앞으로 한국축구는 계속돼야 한다.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일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 대구 안동환기자 sunstory@
  • 월드컵/ 한·터키전 길거리응원 표정

    “코리아팀 파이팅,터키팀 파이팅” ‘태극전사’한국팀이 ‘투르크 전사’터키팀과 3,4위전을 벌인 29일 전국에서는 마지막 ‘붉은 물결’의 장관이 연출됐다.이미 ‘4강 신화’의 짜릿함을 맛본 시민들은 패배의 아쉬움보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양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일부 응원단은 뜻밖의 서해교전에서 숨진 해군들을 위해 검은 리본을 달고 애도를 표했으나 축구 경기는 열성적으로 응원했다. -아쉬운 피날레- 이날 서울 시청앞 광장 50만명,광화문 30만명 등 전국 311곳에서 214만명이 거리응원에 나섰다.연휴와 서해교전 등의 여파로 지난 25일 독일전 당시 700만명에 비해 훨씬 줄어든 규모였지만 이번 월드컵 마지막 길거리 응원이라는 아쉬움 때문인지 응원열기는 더 뜨거웠다. 경북 영주에서 시청까지 왔다는 김형준(24·강릉대 4년)씨는 “지난 한국전쟁때 우리를 도와준 터키에 승리를 내줬기 때문에 크게 분하지는 않다.”면서 “비록 4위에 머물렀지만 축구도 응원도 후회없이 온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3살된 아들을 데리고 광화문에 나온 주부 이영숙(34)씨는 “아들이 크면 월드컵으로 행복했던 2002년 6월의 추억을 말해 주겠다.”면서 “이제 선수들이 마음의 짐을 벗고 푹 쉬었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서울시청 앞에서는 인터넷 동호회 ‘터키팀을 응원하는 모임’회원 500여명이 응원전을 펼쳤다.허윤정(30·여)씨는 “터키팀이 너무 잘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호주인 마이클 앤더슨(33)은 “고액연봉을 받으면서도 몸을 사리는 유럽 선수들과 달리 최선을 다한 한국 선수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붉게 물든 달구벌- 지난 10일 미국전에 이어 두번째 한국팀의 경기를 치른 대구는 온통 붉은 물결과 함성으로 뒤덮였다.시민들은 한국전쟁 당시 혈맹국인 터키와의 경기를 화합과 평화의 상징으로 여기며 잔치 분위기를 연출했다.거리 곳곳에는 ‘우리는 터키를 사랑합니다’라는 터키어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와 함께 태극기,터키 국기가 나란히 게양됐다.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등 길거리 응원장에 나온 시민들은 패배를 아쉬워하면서도 밤늦게까지 폐막을앞둔 월드컵 열기를 만끽했다. 김종술(24·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월드컵 추억을 남겼다.”면서 “월드컵의 열기가 계속 이어져 우리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해교전 여파- 이날 거리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서해교전 소식이 전해지자 “잔치 한마당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어날 수 있느냐.”며 한때 술렁거렸으나 곧 안정을 되찾았다.유상호(47)씨는 “북한이 월드컵 녹화방송을 주민들에게 내보내 기뻐했는데 뜻밖의 사건이 터져 남북관계가 경색될까 염려스럽다.”며 정부가 현명하게 대처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숨진 해군을 추모하는 뜻에서 검은색 리본을 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가슴에 검은색 나비 모양 리본을 단 한명우(28·서울 성동구 성수동)씨는“우리가 즐겁게 응원을 할 수 있도록 나라를 지키다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맞은 군인들의 명복을 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에 주둔하는 해병부대는 그동안 월드컵 한국전이 있을 때마다 인근 농협 마당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장병과 주민 700∼800명이 함께 응원전을 펼쳐왔으나 이날은 남북 해군간에 교전이 발생하자 계획된 응원전을 취소하고 경계강화에 나섰다. -홀가분한 선수가족- 이날 대표선수 가족들은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이제야 두 다리를 펴고 잠잘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송종국 선수의 아버지 송민배(53)씨는 “4년뒤 독일 월드컵때는 더 체계적으로 준비해 4강은 물론이고 우승까지 가자.”고 다짐했다.박지성 선수의 아버지 박성동(44)씨는 “한국전쟁 때 참전한 우방국인 터키와 거친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일”이라며 “4년 후엔 우리 지성이가 대표팀의 주축이 되어 더 멋진 경기를 펼칠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아침 남편에게 ‘승리의 선물을 보여 달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유상철 선수의 아내 최희선(30)씨는 “딸 다빈이가 아빠를 너무나보고 싶어 한다.”면서 “남편이 돌아오면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마련할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 황경근·이창구 윤창수기자 window2@
  • 월드컵/후회없는 한판, 하나된 ‘6월 신화’는 찬란했다

    720시간을 숨가쁘게 질주해온 ‘폭주기관차’가 마침내 종착역에 다다랐다.더 이상 나아갈 곳은 없었다.이제는 멈춰서야 할 때라는 것을 ‘태극전사’들도 이미 깨달은 듯했다. 2002 한·일월드컵의 국내 마지막 경기.후회없는 명승부였다.승패는 처음부터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대구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도 4강 신화에 이미 만족한다는 표정이었다.경기 전 장내 아나운서가 터키 선수들을 호명할 때 떠나갈 듯한 박수가 터져나오면서부터 이런 분위기는 감지됐다. 전·후반 90분이 모두 지나고 종료 휘슬이 울렸다.선수들의 눈가는 촉촉히 젖어 있었다.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그간의 희열과 좌절이 한꺼번에 몰려왔다.꿈같이 멀게만 느껴졌던 월드컵 첫승,그리고 16강,8강.마침내 기적 같은 4강까지.결승 문턱에서 맛본 독일전에서의 뼈아픈 좌절도…. 이날도 마지막에 뒤집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움은 없었다.한국인의 저력을 이미 세계에 충분히 보여줬다는 자부심이 남아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터키선수와 태극전사들은 굳게 손을맞잡았다.그라운드에 지쳐 쓰러진 한국 선수들의 손을 잡고 일으켜주는 터키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양팀 선수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관중들에게 답례를 했다.양손에는 태극기와 터키국기가 나란히 들려 있었다.한국과 터키는 피로 맺어진 형제국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뒷짐을 진 채 경기 내내 애써 초연함을 지켰던 히딩크 감독도 이제는 축제를 끝내야 할 시간임을 알았다.‘히딩크 히딩크 히딩크’.스탠드의 열광적인 함성이 달구벌의 밤하늘을 다시 갈랐다. 한국 선수들과 모든 스태프들은 미들서클에 원을 그리고 모여 섰다.그리고는 관중들을 향해 모두 큰절을 올렸다.한국축구의 4강신화는 4700만 국민 모두의 공로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듯…. 선수들은 이어 히딩크에게 달려가서 팔다리를 부여잡고 헹가래를 쳤다.다소 멋쩍은 표정이었지만 히딩크는 이내 양손을 들고 고개를 숙이며 스탠드를 향해 마지막 인사를 했다.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 홍명보도 후배들의 헹가래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경기는한국팀이 아깝게 졌지만 이미 그라운드에 패자는 없었다.선수들도,관중들도,국민들도 모두 승자였다.경기가 끝난 뒤에도 그치지 않는 관중들의 함성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었다. 대구 김성수기자
  • 월드컵/‘김치~’ ‘치~즈’ 누가 웃을까

    한국과 터키의 2002 한·일월드컵 3,4위전은 ‘김치와 치즈의 대결’로도 눈길을 끈다.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고,치즈 역시 터키인들의 식탁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먹거리.물론 생김새와 맛은 전혀 다르다.그러나 발효음식이라는 것 말고도 ‘치∼즈’와 ‘김치∼’는 사람들을 카메라 앞에서 웃음짓게 하는데 큰 효험을 발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이 4강에 오르는 데 원동력이 된 강한 체력을 김치가 뒷받침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한편,터키팀은 자국 언론들로부터 아예 ‘치즈 괴물(Cheese Monster)’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외신에 따르면 터키 선수들이 출국 이후 지금까지 소비한 치즈의 양은 덩어리 치즈 약 590㎏과 얇게 썬 ‘체다 치즈’약 454㎏을 합해 무려 1044㎏ 모두 자국으로부터 공수됐다. 개막을 앞둔 지난달 25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터키팀은 자국산 치즈 174㎏을 반입하려다 검역당국에 의해 한때 통관이 불허되기도 했다. 한국팀의 김치 사랑도 두말 하면 잔소리. 대회 기간 동안 숙소를 계속 옮기면서 한국팀선수들이 먹어치운 김치의 양 역시 만만치 않다.대표팀 공식후원업체인 모 김치전문 회사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대표팀에 공급한 김치의 양은 대략 800여㎏.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합숙할 당시에도 “자극성 있는 음식은 피하라.”는 엄격한 식단 원칙을 깨면서까지 김치는 매번 식탁에 올려졌다. 자극이 강한 음식은 갈증을 유발하고 컨디션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김치는 피해야 할 음식 중 하나였다.그러나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금단현상(?)도 고려해야만 했던 대표팀 영양사의 고민은 ‘표고김치’라는 신종 김치를 탄생시켰다. 일반적인 김치와는 달리 고춧가루를 덜 쓰는 대신 표고버섯을 넣어 만든 이 김치는 선수들의 입맛을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더욱 세계적인 음식으로 발돋움한 김치의 영양학적 우수성이 ‘치즈 괴물들’과 맞붙는 태극전사들을 통해 입증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월드컵/ 터키전 태극전사들 각오 “”국민들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것””

    ‘패배는 없다.우리는 반드시 이긴다.’ 29일 대구에서 터키와 3,4위전을 갖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세계 3위’자리만큼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며 필승의지를 재차 다졌다. 대표팀 맏형 홍명보는 “국민들의 성원에 정말 가슴깊이 감사한다.”면서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터키전은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멀티플레이어로 주가를 높인 노장 유상철도 “독일에 아쉽게 져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대회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면서 “3,4위전은 결국 이기고자 하는 욕심이 더 큰 팀이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미손’ 이운재는 “독일전에서는 선수들의 체력이 크게 떨어져 아쉽게 졌다.”면서 “이제 정말 끝인 만큼 당당한 플레이를 펼쳐 세계 3위에 오르는 데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2골을 터뜨리며 월드스타로 자리매김한 안정환도 “한꺼번에 모든것을 이룰 수는 없겠지만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면서 “골에 대한 개인적 욕심은 없으며 팀의 승리가 목표”라고 말했다. 황선홍김남일의 부상으로 첫 출전이 예상되는 최태욱은 “평소 훈련을 통해 출전 준비를 완벽하게 끝냈다.”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링거주사까지 맞으며 투혼을 불살랐던 수비수 최진철은 “독일전 뒤 어느 정도 체력을 회복할 시간이 있었던 만큼 큰 실수만 없다면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주 안동환기자 sunstory@
  • 월드컵/내일 터키와 3.4위전/태극전사 3위 축포 쏜다

    ‘48년 한 풀고 3위 간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9일 오후 8시 대구에서 2002월드컵 마지막 목표인 3위에 도전한다. 이미 4강 진출을 이뤘지만 이번 3,4위전이 한국팀에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한국축구사를 장식할 2002월드컵의 최종 순위를 확정하는 데다 54년 스위스월드컵 0-7참패의 한을 풀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한국은 당시 팀당 2경기씩 치른 2조 리그에서 헝가리전 0-9 참패에 이어 터키에 0-7로 무너진 뒤 도망치듯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은 이후에도 터키와 두 차례 더 맞대결을 벌였지만 월드컵에서 마주치기는 54년 대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평가전을 포함한 통산 상대전적은 1무2패로 한국의 열세. 61년 이스탄불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했고 지난 3월 유럽 전지훈련중 독일 보훔에서 가진 평가전은 0-0 무승부로 끝났다. 축구 변방에 머물러온 두 나라가 이번 대회에서 저마다 돌풍을 일으키며 폭주기관차처럼 마주 달리다 정면충돌한다는 점도 결과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따라서 두 팀은 4강 진출이 이변이 아니라 실력에 의한 성과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전력질주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 개인적으로도 자신의 월드컵 최고 성적인 4위 벽을 넘기 위해 다시 한번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이에 따라 한국 대표팀은 27일 필승 전략을 가다듬기 위해 4강 신화의 발원지인 경주 캠프로 다시 내려가 막바지 비지땀을 흘렸다. 히딩크 감독은 그러나 연이은 격전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100% 회복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그동안 많이 뛰지 못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탈진 상태에 빠진 최진철은 이번 경기에서 이민성에게 자리를 양보한 채 벤치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한국을 대표해온 간판 스트라이커로서 이번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는 황선홍은 잠깐이나마 막판에 투입돼 피날레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야신상 수상 가능성을 남겨둔 이운재는 다시 한번 무실점으로 골문을 지킨 뒤 다음날 결승전에서 펼쳐질 독일 수문장 올리버 칸의 활약을 관심 있게 지켜볼 예정이다. 경주 안동환기자 sunstory@
  • 음료특집/ 태극전사 ‘갈증’ 이온음료로 싹~

    월드컵 태극전사들은 그간 무더위 대결에서 어떻게 갈증을 풀었을까. 선수들은 보통 90분 경기를 뛰고 나면 몸무게가 3∼4㎏ 빠진다.그만큼 수분이 많이 빠져 나간다는 얘기다.특히 낮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돈 가운데 열린 이탈리아,스페인전과 같은 연장전에서는 강도가 한층 심하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단 23명은 평소 한차례 연습을 할 경우 생수와 이온음료 3박스 (박스당 600㎖ 20병)를 마신다.또 경기 한 시간전에 400㏄,경기 직전에 250cc의 이온음료를 마심으로써 미리 몸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 뒤 경기에 나선다. 그런데도 경기 때마다 갈증은 따라다닌다.그래서 경기 중간마다 적절한 양의 생수나 이온음료를 마시면서 갈증을 해결한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경기중의 수분 섭취를 적극 권장한다.선수들은 그라운드 라인밖 어디에서나 음료를 마실 수 있다.그러나 그라운드 안의 선수에게 음료수를 던져주는 행위는 막고 있다.또 FIFA가 제공하는 용기에 음료수를 담아 마시도록 한다.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식 스폰서인 한국 코카콜라는 이온음료 ‘파워에이드’와 먹는 샘물 ‘순수백’,코카콜라 등을 대표팀에게 제공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 월드컵/태극전사 4人 나란히 2골씩 “월드컵 통산최다골 내가 쏜다”

    ‘고락을 함께했지만 월드컵 통산 최다골은 양보할 수 없다.’ 29일 터키와의 3,4위전을 앞두고 대표팀내 월드컵 통산 최다골 경쟁이 치열하다.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3,4위전에서 저마다 개인 기록을 경신하겠다는 의욕에 넘쳐 있다. 현재 안정환 홍명보 황선홍 유상철 등 무려 4명이 나란히 2골을 기록중이다.이들중 한 명이 터키전에서 골을 기록한다면 한국의 역대 월드컵 본선 최다골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안정환은 미국전 동점골과 이탈리아전 골든골로 이번 대회서만 2골을 기록할 정도로 득점포에 물이 올라 월드컵 최다골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특히 포르투갈전부터 황선홍 대신 선발 출장하면서 경기 시간도 늘어 유리한 위치에 올라 있다.공교롭게도 취약점인 헤딩으로만 2골을 넣은 안정환은 터키전에서는 주특기인 반박자 빠른 터닝슛으로 팀을 월드컵 3위에 등극시킬 계획이다.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황선홍도 마지막 경기인 터키전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94년 독일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첫 골을 기록한 황선홍은 8년 만에 폴란드전에서 골 맛을 보며 득점 레이스에 불을 댕겼다. 터키전에서도 후반 교체출장이 예상되는 만큼 뛰는 시간은 안정환에 비해 짧지만 날이 갈수록 노련미가 더해져 언제든지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다.특히 스페인전에서는 점프하는 상대 수비수 다리 밑으로 슛을 때리는 기상천외한 프리킥을 선보여 내로라하는 골키퍼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98년 벨기에전 동점골과 지난 4일 폴란드전 추가골로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유상철의 중거리포도 만만찮다. 주로 공격보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다보니 슈팅찬스는 안정환 황선홍에게 뒤지지만 벌칙지역 밖에서도 언제든지 ‘캐논포’를 가동할수 있기 때문에 파괴력은 더 크다.특히 유상철은 큰 키(184㎝)에서 뿜어 나오는 위력적인 헤딩슛으로 코너킥 때마다 상대 골문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 수비의 핵 홍명보도 한 골만 넣으면 월드컵 최다골을 기록하게 된다.지난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부터 한국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해온 홍명보는 94년 스페인전과 독일전에서 잇따라 골을 터뜨렸다. 홍명보는이번 대회들어 수비에만 주력하며 공격 가담을 자제하고 있지만 슬금슬금 하프라인을 넘은 뒤 벼락 같은 중거리슛을 때려 상대 골키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최다골 후보들은 하나같이 “골 욕심을 내기보다 팀이 이기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들중 한 명이 사상 첫 월드컵 본선 3골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한국의 4강 신화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한편 하루 반나절의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긴 대표팀은 27일 오후 5시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컨디션을 점검하는 등 터키전 대비에 돌입했다. 경주 안동환기자 sunstory@
  • [씨줄날줄]‘Oh! Peace Korea’

    ‘오레∼오레오레오레’‘오∼ 필승 코리아’.짧고 단순한 이 멜로디가 불과 한달 새 국민가요로 자리 잡았다.‘붉은악마’의 응원가에 불과한 이 노래가 잠시지만 아리랑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태극전사들의 연전연승과 성숙한 광장문화가 결합해 국민적 상승분위기를 탄 덕택이다.4700만 국민이 실로 오랜만에 자긍심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외친 것이다. ‘필승 코리아’는 지난 1997년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98년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한·일전을 앞두고 만들어졌다.아리랑을 주로 부르던 대표팀 응원단이 승리를 보다 직접적으로 기원하는 응원가를 찾다가 부천 SK축구팀이 사용하던 멜로디에 가사를 붙여 만든 것이다.단순한 박자에 ‘오∼필승 코리아’를 반복하던 것을 작곡가 이근상이 보다 강렬한 록으로 편곡하고 역시 록가수 윤도현이 포효하는 목소리로 불러 청소년들을 사로잡는 월드컵 송이 됐다. 그런데 한국의 승리를 기원하는 이 응원가가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우연치고는 절묘한 우연인 단어의 오인이 불러일으킨 반향이다.한국선수들의 연전연승덕택에 저절로 귀에 익은 ‘필승 코리아’를 세계의 축구팬들은 ‘피스(peace) 코리아’로 들었던 것이다.물론 ‘필승’을 알 까닭이 없는 외국인들이 그것을 ‘피스’로 오인할 만도 하지만 그보다는 광장을 가득 메운 붉은 물결의 감동이 ‘필승’을 ‘피스’로 듣게 한 것이다.한국에서 시청광장,금남로,그리고 부·마거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기억하는 외국인들일수록 그렇게 많은 인파가 그렇게 열정적으로,또 그토록 질서있게 움직이면서 외치는 구호는 당연히 ‘평화’일 것이라고 짐작했을 수 있다.그래서 더 감동했는지 모른다.아무튼 붉은악마의 ‘오∼필승 코리아’는 세계인의 ‘월드컵 송’이 됐다. 국내에서도 ‘필승 코리아’라는 한글 격문을 미처 보지 못한 사람들이 ‘필승’을 ‘피스’로 들었다.이들은 자신의 착오를 안 다음에도 ‘피스’를 더 선호했다.그래서 “우리 대표팀이 요코하마에 가게 되면 세계가 지켜보는 결승전 카드섹션을 ‘월드 피스(World Peace)’로 하면 얼마나 멋질까.”하는 꿈을꾸기도 했다.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대구의 3·4위전 때는 ‘필승’을 ‘피스’로, 그리고 ‘월드컵∼월드 피스’카드 섹션을 펼쳐보면 어떨까. 김재성/ 논설위원
  • 방송3사 이젠 월드컵 결산특집 경쟁

    월드컵이 끝나도 TV속 월드컵의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3사는 지난 한 달간 전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린 월드컵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특집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내보낼 예정이다. KBS는 새달 6,7일 2부작 다큐멘터리 ‘월드컵,한국을 휩쓴 31일 간의 열정(가제)’과 ‘세계의 열정 2002월드컵(가제)’을 연달아 편성,축구에 열광한 한국인들과 세계인들의 표정,월드컵 열기의 원인을 집중 분석한다. 제작진은 이 다큐를 위해 지난 20일간 월드컵 참가국 등 세계 30여개국을 돌면서 축구공 하나에 환호하고 좌절하는 세계인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담아왔다.특히 일본 요코하마에서 월드컵 결승이 열리는 오는 30일 부탄의 수도 팀푸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최하위인 203위의 몬세라트와 202위인 부탄 대표팀간 경기를 영상으로 옮길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KBS는 이밖에 다큐 ‘땡큐 히딩크’를 업그레이드해 새달 7일 방송하는 데 이어 네덜란드 히딩크 고향에 일고있는 한국 열풍과,한·일 월드컵의 전 경기를조망하는 특집 프로를 준비중이다. 이에 질세라 MBC는 2부작 월드컵 특집다큐 ‘태극전사 이들을 말한다(가제)’를 새달 1,2일 오후11시 맞편성해 놓고 있다.한국 축구 대표팀 23명과 이들을 후원하는 서포터들을 집중 취재해 월드컵에 얽힌 뒷얘기를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MBC스페셜’은 새달 7일부터 3주간 ‘잔치가 끝난 뒤(1부)’‘히딩크 신드롬(2부)’‘대한민국 붉은악마’ 등 시리즈를 차례로 내보내며 새달 9일 방송 예정인 ‘PD수첩’의 ‘FIFA의 상업주의’편은 FIFA의 중계권료에 얽힌 문제 등을 비판적으로 분석할 예정이어서 방송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MBC ‘생방송 화제집중’도 새달 1일부터 23인의 태극 전사들을 하루 한 명씩 만난다.한국팀과 맞붙었던 유럽 국가들의 분위기를 현지취재해 심판 판정 시비의 진위 여부 등 월드컵을 바라보는 각 국가의 시각을 전한다. 한편 SBS는 30일 다큐 ‘월드컵이 남긴 것’(오후11시30분)‘2002월드컵 총결산’(밤 12시40분)‘아이러브 월드컵’(오후 5시50분) 등을 연이어 편성한 데 이어 6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붉은 악마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주현진기자 jhj@
  • [사설]전·현직 대통령의 어색한 응원

    한국과 독일 팀의 4강전이 열린 지난 25일 저녁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로열박스에는 전·현직 대통령들이 부인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 관전했다.김대중 대통령은 먼저 도착해 앉아있던 김영삼,전두환 전 대통령과 차례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고,김·전 두 전 대통령은 경기 시작 30분 전쯤 휴게실에서 잠시 조우해 악수만 나누었다고 한다.보도에 따르면 ‘국가 원로’인 이들은 경기 내내 서로 시선을 피해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한다. 경기장에선 태극전사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장대 같은 독일선수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고,경기장 안팎과 전국 방방곡곡의 4700만 붉은 악마들은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지르고 있는데 이날 로열박스는 ‘절해의 고도’같이 냉랭했다니 참으로 듣기에 민망하다.전·현직 대통령들은 각기 다른 혹성에서 내려온 외계인처럼 2시간 동안을 표정없이 지냈다는 말인가. 세 사람의 정치 역정을 볼 때,사형 선고를 하고,잡아 가두고,정치적 숙적으로 평생을 보낸 얽히고 설킨 권력관계는 한국정치 최근사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그러나 현직 대통령이 입장할 때 모든 귀빈들이 일어서는데 한 전직 대통령 혼자만 계속 앉아 있다가 부인의 손에 끌려 마지못해 일어섰다는 대목에서는 저절로 혀를 차게 된다.설사 안으로 응어리진 뭔가 있다 치더라도 그렇게 옹졸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것이다. 한국 정치판을 그대로 빼닮은,전·현직 대통령들의 이같이 서로 외면하는 모습은 이제 끝장을 내야 한다.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새로운 역동성과 비전을 보여준 ‘거리 응원’에는 결코 갈등과 냉소와 투쟁은 없었다.그래서 삼류 정치는 일류의 축구와 응원을 본받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존경할 만한 국가 원로가 없다는 것은 국민적 비극이다.지금이라도 늦지 않다.서로 마음을 열고 손을 맞잡자.
  • 유럽 빅리그 “태극전사 모셔라”

    한국의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태극전사들의 해외 진출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탈리아 세리에A,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세계 빅3리그구단들이 본격적인 영입 작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표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선수는 미국전에서 동점 헤딩골을 터뜨린 데 이어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연장 후반 역전 골든골을 터뜨린 안정환(26·페루자).이탈리아에 모욕을 안겼다는 이유로 한때 소속 구단으로부터 ‘방출’ 위협을 받기도 한 그는 오히려 이 사건으로 명문 클럽들의 스카우트 명부에 이름을 올리는 행운을 잡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시티 등 2개 구단과 스코틀랜드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몸값도 300만달러 이상으로 상향될 전망이다. 차두리(22·고려대)도 80년대 아버지 차범근 MBC 해설위원이 선수로 뛴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르 레버쿠젠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아놓은 상태다. 설기현(23·벨기에 안더레흐트)의 에이전트사인 ‘캄’의 책임자 마이클 달시는 “한국의 베스트 11중 6∼7명이 유럽 구단의 영입 대상자로 에이전트들이 접촉하고 있다.”고 말해 대표선수들의 유럽진출을 뒷받침했다. 일본 J리그 출신들도 유럽파 대열에 합세하는 분위기다.박지성(22·교토 퍼플상가)은 유럽 팀의 영입 제안을 받은 데 이어 폴란드 전에서 추가골을 터뜨린 유상철(31·가시와 레이솔)도 새로운 둥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몸싸움에 능해 유럽형 플레이어로 평가되는 김남일(25·전남 드래곤즈)도 유럽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고 송종국(24·부산 아이콘스)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FC 바르셀로나의 입단 제의를 받아 놓은 상태다. 안동환기자 sun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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