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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대선후보 이명박]朴,선대위장 수락여부가 관건

    [한나라 대선후보 이명박]朴,선대위장 수락여부가 관건

    건곤일척의 경선 전투는 끝났다. 천신만고 끝에 1위를 차지한 이명박 후보는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무대의 주연자리를 차지한 반면 박근혜 후보는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무대 뒤로 쓸쓸히 사라졌다. 남은 것은 오는 12월19일 본선. 한나라당의 기대대로 정권교체를 이루려면 승자와 패자 모두 경선 과정의 앙금을 털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경선 갈등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본선 승리를 위한 대장정에 승자와 패자가 보조를 맞출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름다운 동행, 그 가능성은? 한나라호(號)의 대선 항로에 놓인 첫번째 ‘암초’는 내부 분열이다. 한나라호에 승선한 선원들이 범여권의 집중 공세와 남북정상회담 이슈 등 예상되는 ‘대선 파고’를 함께 헤쳐 나가지 않으면 순항을 기약하기 힘들다. 최악에는 ‘딴살림’을 차려야 할지 모른다. 한나라당으로서 다행스러운 것은 패배한 박 후보가 20일 경선 직후 패배를 인정하고 결과에 승복했다는 점이다. 당 화합을 위한 최초의 관문은 선대위원장 인선 문제다.2위에 그쳐 낙선자 신분이 된 박 후보가 다음달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선 선대위원장 자리를 선뜻 맡을지가 주목된다. 이와 별개로 ‘친이(親李)·친박(親朴)’ 두 갈래로 나뉜 국회의원이나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행보도 변수다. 이들은 대체로 12월19일 본선까지는 정권교체를 위한 ‘합창’대열에 한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본선 과정에서 엇박자를 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권과 당권의 분리 주장에 따른 당권 경쟁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박관용 당 선관위원장이 지난 17일 이·박 후보측 선대위원장들과의 만찬회동에서 후보자, 당원 및 지지자들이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선출된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 창출 대열에 동참하는 데 노력하기로 한다는 합의문을 만든 것도 이같은 내부 분열을 우려해서다. ●당선자, 리더십 발휘가 관건 한나라호가 ‘대권항로’에 놓인 암초들을 피해 ‘청와대’라는 항구에 도착하려면 무엇보다 ‘선장’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공격했던 상대 진영이 당선자를 도울 수 있는 ‘명분’과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년 만의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도와 달라고 모든 당원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다. 나아가 강재섭 대표가 강조했듯이 당선자가 선대위 구성 때 박 후보 진영의 인사를 중용하는 실질적인 탕평 인사를 단행하는 것도 필수조건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박재완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무엇보다 1위 후보가 잘해야 한다.”면서 “마찬가지로 패자쪽에서도 당선자가 포용, 중용하려는데 ‘흔들기’를 한다면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양 진영의 단결을 주문했다. 후보 상임고문으로 위촉될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총재 등 당 원로들이 양 진영의 단합을 위해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최대 난적(難敵)은 향후 재개될 검찰 수사와 범여권의 전방위 검증 공세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후보가 이를 무난하게 넘긴다면 당내 ‘후보 흔들기’의 명분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31) 양반의 신문화운동에서 민중종교로 번진 천주교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31) 양반의 신문화운동에서 민중종교로 번진 천주교

    1791년 전라도 진산에서 윤지충과 권상연이 모친상을 당해 제사를 지내지 않고 신주를 불사르자, 천주교 신자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양반층의 천주교 신자가 대부분 남인이었으므로, 탕평책을 내세웠던 정조는 영의정 채제공의 입지를 약화시키지 않으려고 그들을 교화시켜 유학에 전념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양반 신자들이 많이 천주교 신앙을 버렸으므로, 자연히 중인층의 비중이 높아졌다. 조광 교수는 ‘조선후기 천주교 지도층의 특성’이라는 논문에서 진산사건(1791) 이후 신유교난(1801)까지의 천주교 지도층을 38명으로 선정하고, 이 가운데 중인이 21명으로 55%라고 분석하였다. 그러나 신분미상자 3명을 제외하고 통계를 내면 60%로 높아진다. 중인 지도층 시대가 열린 것이다. ●천주신자 신주를 불사르다 초기에 성직자가 없었던 조선 천주교에서는 중요한 교리 문제가 생길 때마다 북경에 사람을 보내 유권 해석을 구하였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나무장사를 하던 윤유일(尹有一)인데,1789년에는 가성직제도(假聖職制度) 자문,1790년과 1792년에는 성직자 파견 요청을 위해 북경에 다녀왔다. 그는 1790년에 돌아와 “천주교에서는 조상 제사를 금한다.”는 사실을 신자들에게 알림으로써 큰 동요를 일으켰다. 진산군에 살던 선비 윤지충(尹持忠)은 고산 윤선도의 6세손으로 다산 정약용의 외사촌인데,25세에 진사가 되었다. 이듬해(1784) 겨울 서울에 올라와 역관 김범우의 집에서 처음으로 천주교 서적을 빌려보고,3년 후 정약용 형제들에게 교리를 배워 입교하였다.1791년 여름에 어머니 권씨가 세상을 떠나자, 천주교 교리를 지키기 위해 제사를 지내지 않고 신주를 불살랐다. 외사촌 권상연도 그와 행동을 같이 하였다. 친척과 유림들이 그 사실을 알고 관가에 고발하였다. 진산군수 신사원이 회유도 하고 위협도 하였으나, 그들은 교리가 타당하다고 주장하며 신앙을 고수하였다. 전주감영에서 혹독한 고문으로 배교를 강요했지만, 끝까지 굽히지 않자 12월8일에 참수하였다. ●정조 “미혹된 중인을 교화하라” 이 와중에 수많은 신자들이 체포되었는데, 정조는 탕평 정국을 어지럽히지 않으려고 교화정책을 썼다. 형조에서 11월11일에 “사학(邪學) 죄인 정의혁·정인혁·최인길·최인성·손경윤·현계온·허속·김계환·김덕유·최필제·최인철 등 11명을 혹은 형조의 뜰에서 깨우쳐 감화시키기도 하고, 혹은 그 집안 사람들로 하여금 간곡히 깨우쳐 회개하도록 했습니다.”라고 아뢰었다. 이 가운데 신분이 알려진 최인길과 최인철은 역관, 손경윤과 현계온·최필제는 의원이다. 이 말을 들은 정조는 이렇게 전교하였다. “중인 가운데 잘못 미혹된 자들에 대해 반드시 그 소굴을 소탕하려는 것은 한편으로 그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자는 것이요, 한편으로는 백성을 교화시켜 좋은 풍속을 이루려는 것이다. 중인 무리들은 양반도 아니고 상인(常人)도 아닌 중간에 있기 때문에 가장 교화하기 어렵다. 그대들은 이 뜻을 알아서 각별히 조사하여 혹시 한 명이라도 요행으로 누락시키거나, 한 명이라도 잘못 걸려드는 일이 없게 하라. 모두 새사람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조는 중인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그들이 천주교에 심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으며, 그것은 그들의 잘못이라기보다 사회구조인 문제라고 파악하였다. 그래서 탄압하기보다는 교화시켜 새사람을 만들려 했던 것이다. ●성경 언문번역본 보급… 평민신자 확보 최필공(崔必恭)은 의원인데, 경거사괴(京居邪魁), 즉 서울에 사는 사학 괴수로 지목되었다. 김범우에게 교리를 배우고 1790년에 입교한 그는 큰길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군중을 향해 노방전도를 하였다. 그래서 ‘정조실록’ 15년(1791) 10월23일조에 “예전에는 나라의 금법을 두려워해 어두운 골방에서 모이던 자들이 지금은 대낮에 마음대로 행하고 공공연히 전파한다. 예전에는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써서 겹겹으로 싸 상자 속에 감추어 두었는데, 지금은 제멋대로 간행하여 경향에 반포한다.”고 개탄하는 홍낙안의 편지가 실릴 정도였다. 그가 열렬한 전도활동으로 천주교 지도층이 되자, 조정에서 그를 회유하였다. 작은아버지와 동생이 간청하자 신앙을 버리고 종9품 심약(審藥) 벼슬을 받았으며, 아내를 얻어 장가들고, 집도 구했다. 결과적으로 모범적인 배교자가 되었기에 정조는 “최필공같이 완악한 자도 교화되었다.”는 말을 자주 했으며,“최필공의 예에 따라 도신(道臣)이 직접 가르치고 경계하여 개과천선한 효과가 있으면 방면하라.”고 지방관들을 타일렀다. 그러나 다시 교회에 들어가 열성적으로 신앙생활을 했으므로, 순조가 즉위하자 1801년에 정약종·이승훈 등의 지도자 5명과 함께 참수되어 순교하였다. 초기 천주교 서적은 한문으로 되어 있어 지식층만 읽었다. 양반으로는 남인 학자들 사이에 신앙과 관계없이 널리 읽혔으며, 중인들도 북경을 드나들며 수입해 읽었다.‘승정원일기’ 정조 9년(1785) 4월9일조에 “서양 천주의 책이 처음 역관 무리로부터 흘러들어오기 시작한 지 여러 해 되었다”는 유하원의 상소가 실렸으니, 이승훈이 북경에서 영세를 받고 돌아온 1784년 이전에도 역관들이 북경에서 천주교 서적을 수입해왔음을 알 수 있다. 역관 최창현(崔昌顯)은 이승훈이나 이벽 같은 남인 학자들과 교유하며 천주교 서적을 얻어보다 1784년 겨울에 입교했는데, 성격이 온순하면서도 활동적이어서 총회장으로 추대되었다. 진산사건 이후에 신자층이 평민으로 확산되자, 그는 평민 신도들에게 교리서를 읽히기 위해 ‘성경직해(聖經直解)’를 언문으로 번역해 보급하였다. 그가 도피생활중에 병이 들어 집으로 돌아오자 배교자가 밀고하여 체포되었다. 포청에서는 혹독한 고문에 못이겨 배교했지만, 국청에 넘겨지자 배교를 취소했다. 호교문(護敎文)까지 지어 적극적으로 신앙을 지켰으므로,4월8일에 정약종과 함께 서소문 밖 형장에서 참수되어 순교하였다. 1801년 신유박해 때에 “책판(冊板)을 찾으러 간다.”는 신도의 진술이 있었고, 사학도로 적발된 사람 가운데 인쇄나 출판작업에 종사하는 각수(刻手)가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목판본으로 인쇄한 교리서들이 중인과 평민 신자층에게 널리 보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천주교 교리서와 성경 번역을 통해, 암클로 천대받던 언문이 새로워졌다. ●중인, 주문모 신부 입국 돕다 순조가 즉위하면서 천주교 탄압이 시작되자, 몇 년 동안 신자들 사이에 숨어 지내던 중국인 신부 주문모(周文謨)가 1801년 3월15일에 자수하였다. 많은 신자들이 박해를 당해 숨어 있을 곳도 마땅치 않을 뿐 아니라, 혼자 살아 남기도 미안했기 때문이다. 영부사 이병모는 그가 조선에 들어온 과정을 정조에게 이렇게 아뢰었다. “어린 시절부터 서양 학문에 종사하다가 북경 천주관(天主館)에 전입했다고 합니다. 이승훈이 사서(邪書)를 구입해 온 뒤에 정약종의 무리가 사사롭게 양인(洋人)과 왕래하여 교주(敎主) 얻기를 요구했는데, 천주관에 와 있는 양인은 정원이 있어서 한 사람이라도 다른 곳에 가게 되면 저들이 알게 되므로, 수업하던 중국 사람을 우리나라에 내보낸 것입니다.” 이튿날 주문모 신부를 신문했는데, 그는 아직도 조선말이 서툴러 한문으로 필담하였다. “갑인년(1794) 봄에 조선인 지황(池璜)을 만나 동지사(冬至使) 행차 때에 변문(邊門)이 통하므로 책문(柵門)으로 나왔습니다.(줄임) 처음에 만났던 지황은 을묘년(1795)에 포도청에서 죽었습니다. 저는 의주에서 서울까지 학습하기를 원하는 여러 사람의 집을 옮겨다니며 지냈습니다.” 그가 영세를 주었다고 자백한 사람 가운데 은언군의 부인 송씨와 며느리 신씨의 이름이 나와, 주문모 신부뿐만 아니라 그들에게도 죽음을 내렸다. 주문모 신부는 6년 전에 이미 잡힐 뻔했는데, 신부는 달아나고 악사(樂師) 지황, 역관 최인길, 나무장사 윤유일만 잡혀서 매맞아 죽었다. 노론에서는 남인 정권이 자파 천주교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안내자 3명을 때려죽여 입을 막았다고 비난했다. 윤유일은 몰락한 양반이지만, 지황과 최인길은 중인이었다. 초기 천주교에서 중인과 평민의 비중이 커진 사실에 대해 조광 교수는 “남인 학자들의 신문화운동에서 민중종교운동적 차원으로 전환되었다.”고 분석하였다. 이벽이 1780년대에 한문으로 썼다는 ‘성교요지’에서 신분의 평등을 주장했지만, 정약종이 1790년대에 언문으로 쓴 ‘쥬교요지’에서는 더 이상 신분평등을 주장할 필요가 없어졌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Hi Seoul 하이라이트] “내가 대장금”

    [Hi Seoul 하이라이트] “내가 대장금”

    하이서울 페스티벌 나흘째인 1일 많은 가족 나들이객들이 왕실 문화를 재현하는 고궁을 찾았다. 궁중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는 경희궁 운현궁 경복궁은 아침부터 관람객으로 붐볐다. 특히 경희궁에서 열린 ‘대장금 수라경연’이 관심을 모았다. 필기시험을 통과한 20개팀이 수라간 나인처럼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30분 동안 탕평채와 죽순채를 요리했다. 대부분 한식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었다. 한국관광대 김은영씨는 “한식에 관심이 많았지만, 궁중요리를 배울 기회가 없어 책을 통해 익혔다.”면서 “궁중요리를 동료, 선배들에게 배우고 싶어 출전했다.”고 말했다. 젊은 나인들의 열정에 수라간은 금세 달아올랐다. 경연을 지켜보던 김은숙(45)씨는 “젊은 학생들이 날렵한 솜씨로 궁중요리를 하다니 놀랍다.”고 감탄했다. 국내외 취재진 20여명도 열띤 취재를 벌였다. 장원은 전주대 전통음식문화관광학과 최주선·김보라씨가 차지했다. 이들은 부상으로 궁중음식연구원에서 궁중요리를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경희궁에서는 또 ‘김홍도와 함께하는 도화서 체험행사’가 펼쳐졌다. 김홍도로 분장한 화가가 전통의장 깃발을 스케치하면 아이들이 물감으로 색칠했다. 궁중에서 먹던 떡을 전시·판매하는 ‘궁떡, 쿵떡 8일간의 궁중 떡 기행’에서는 떡메치기와 인절미 시식이 이어졌다. 아빠와 경희궁을 찾은 김동희(10)군은 “TV에서 보던 상궁과 내시를 만나 재미있다.”고 말했다. 왕실 문화 재현은 6일까지 이어진다. 왕세자 영재교육(2·3일), 왕궁근위대훈련(4일), 이웃나라 사신 맞이(6일) 특별행사로 진행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다시 살아나는’ 정조

    ‘다시 살아나는’ 정조

    조선의 21대 국왕인 정조가 ‘화두’로 떠올랐다. 조선조 최대의 개혁 역동기였지만 개혁을 완결짓지 못하고 마감한 정조시대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정조의 개혁이 미완성으로 끝났고, 결국 100여년 뒤 조선의 망국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수구-개혁’ 공방이 한창인 현재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훈이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화계에서도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한 ‘방각본 살인사건’ 등 역사극 두 편이 제작될 예정이다. ●실록으로 읽는 정조 한국학중앙연구원(옛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부설 세종국가경영연구소는 17일부터 6주 동안 매주 수요일 ‘정조실록학교’를 개설한다. 정조를 포함한 정조시대 사람들의 ‘꿈’과 ‘고뇌’를 정조실록을 토대로 되짚어 보자는 취지다.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해 일반인 수강생들이 어렵지 않게 강의를 꾸몄다. 6장으로 구성된 강의 가운데 핵심은 맨 마지막과 4번째 장이다. ‘왕의 죽음, 그리고 가지 않은 길’이라는 제목의 마지막 장에서는 정조가 시도했으나 성취하지 못한 개혁안들과 그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을 다룬다. 정조는 즉위초 경제, 인사·교육, 군사, 재정 등 4대 분야를 개혁하겠다는 이른바 ‘경장대고’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일부 성공한 분야는 ‘시장자유화’(신해통공)를 골자로 한 경제개혁과 장용위를 친위부대인 장용영으로 확대개편한 군사제도 개혁이다. 하지만 정조가 심혈을 기울였던 탕평책은 재위 19년(1795년) 자신의 고모 화완옹주와 이복동생 은언군 처리 문제를 둘러싼 관료들과의 갈등, 천주교와 연관된 측근 정약용·이가환의 좌천 등으로 물거품이 됐다. 실록을 토대로 개혁실패의 원인을 정조의 시각에서 분석하게 된다. ●독살? 과로사? 아울러 독살설 등 정조 죽음의 실체도 재미있는 소재다. 일각에서는 정조의 급작스러운 죽음 이후 세도정치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독살설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죽음을 5개월여 앞둔 정조는 “옷을 입은 채로 밤을 지새우길 벌써 25일째다.”라며 체력, 정신력의 소진 가능성을 스스로 제기하고 있어 종기 부작용과 과로가 겹쳐 사망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조시대의 보·혁 논쟁 이번 강의를 통해 조명되는 정조는 개혁을 주도하는 ‘현실 정치인’의 모습이다. 당시 보혁논쟁의 중심에 정조가 있었다. 따라서 제4장의 주제도 ‘보수와 개혁 사이에서’이다. 보혁논쟁의 핵심은 이른바 ‘왕안석 논쟁’. 정조는 송나라의 대표적 개혁론자인 왕안석과 그 반대편에 섰던 사마광 가운데 왕안석을 우위에 놓고,“개혁은 하지 않고 있을 뿐 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개혁긍정론을 설파했다. 또 왕안석을 등용한 송나라 신종을 “큰 일을 할 수 있는 임금”이라며 적극적인 개혁정치가로서 국왕의 위상을 강조했다. 개혁을 반대하고, 사마광을 추종하던 관료들에게 “개혁에 따르라.”며 일침을 놓은 셈이다. ●언로(言路) 막은 정조 정조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집권 후반기에 갈수록 자신의 뜻에 반대하는 상소에 대해서는 금지령을 남발하는 등 언로를 막은 부분이 그렇다. 박현모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는 “왕권강화에 따른 명령체계의 일원화로 심각한 당쟁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었지만 언관의 비판기능을 약화시키고, 관료들의 소명의식을 박탈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그는 “비판과 견제가 없는 정치체계가 만들어진 것도 정조시대였다.”고 덧붙였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감사담당관 ‘금녀의 벽’ 깨다

    서울 양천구가 능력위주의 ‘탕평 인사’를 단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양천구에 따르면 이훈구 구청장이 최근 승진·전보 인사에서 여성 공무원을 `금녀(禁女)´의 보직처럼 여겨졌던 감사담당관에 발탁했다. 또 전임 구청장과 호흡이 맞았던 사람들을 포용하는 탕평인사를 단행했다. 이 구청장은 ‘인사는 만사’라며 사사로운 감정보다는 조직 안정과 효율적인 조직 운영, 경쟁력 제고를 인사원칙으로 삼았다. 그는 먼저 관행처럼 여겨 왔던 보직의 성별 관행을 파괴했다.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감사담당관에 김미용 여성과장을 발탁했다. 여성복지과장에 안재연 민원봉사과 계장을 승진, 임용했다. 이어 정옥란 여성복지과장을 목 1동장에 배치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했다. 이 구청장은 또 류택수 총무계장(6급)을 지방행정 사무관(5급)으로 승진시킨 데 이어 구정의 ‘입’ 역할을 하는 홍보담당관에 발탁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구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총무계장 자리는 관행처럼 연륜이 많고 구청장의 신임을 받는 직원이 맡는 자리다. 류 담당관은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이 구청장의 상대후보로 나온 전임 구청장 시절 총무계장을 지낸 탓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임 구청장의 측근으로 분류됐다. 이때문에 이번 승진 심사를 앞두고 낙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 구청장은 ‘능력이 우선’이라며 과감히 그를 승진, 임용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서울시로부터 안승일 부구청장을 영입했다. 안 부구청장은 서울시 예산총괄계장과 파리주재관 겸 한국지방자치단체 파리사무소장, 문화월드컵기획담당관, 관광과장, 문화과장, 환경과장을 두루 거친 행정 전문가다. 자신의 부족한 행정경험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이 구청장은 “인사가 만사라지만 정말 어려웠다.”면서 “여러 이야기들이 있을 수 있지만 공평한 인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공약&과제](8)조직·인사 손질 어떻게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공약&과제](8)조직·인사 손질 어떻게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조직개편이나 인사에 대해 특별한 공약을 하지 않았다. 굳이 꼽는다면 문화부시장을 두겠다는 정도. 그러나 당선 직후 각종 인터뷰 등을 통해 조직개편이나 인사에 대한 나름의 원칙은 밝혔다. 대대적인 조직개편은 하지 않되, 공약과 관련된 조직재편을 취임후 1개월 내에 마쳐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다. 오 당선자가 조직개편과 인사에 대해 최소한(?)의 언급을 한 것은 거대한 서울시 조직에 섣불리 손을 댈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 당선자가 취임하면 어느정도의 조직개편과 인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의 조직이 그의 공약과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인사시스템이나 관행도 개선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보좌관·태스크포스팀 손질 필요 서울시에는 모두 복지·여성, 환경, 교통, 도시관리 등 4개의 보좌관제가 있다. 이는 전문성을 가진 보좌관들을 통해 아이디어를 내 실·국 단위로 운영되는 시정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초기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당초 의도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시 안팎의 지적이다. 아이디어가 고갈되면서 실·국의 운영에 간여하고, 보고를 받기도 한다. 계선조직과 구분이 안될 정도다. 따라서 보좌관제는 아예 폐지하든가 아니면 대폭 그 역할과 운용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태스크포스제도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 서울시는 행정수요에 따라 태스크포스제(반)를 운용하고 있다.19개 반이 있다.‘반제도’는 행정에 신축성을 부여하지만 조직의 안정과는 배치되기도 한다. 어떤 곳은 과의 기능보다 반의 기능이 더 비대하다. 적정 수준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산넘어 산 ‘인사’ 서울시에서는 인사 때 연공서열이 7이면 실적은 3쯤 된다는 게 시 안팎의 평가다.6대4가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가 운용하는 ‘고위공무원단’ 등은 두지 않고 있다. 연공서열은 장점이 적지 않지만 연공을 뛰어넘는 능력을 감안한 인사가 사회적인 추세다. 고위공무원단까지는 아니지만 능력·실적·연공서열을 적절히 가미한 인사 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본청과 구청, 구청과 구청 간 인사교류도 풀어야 할 과제다. 자치 원칙에 따라 인사권을 구청장이 가지고 있지만 본청-구청, 구청-구청 간 인사교류가 없으면 소중한 행정경험이 사장될 수 있다. 교류 활성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탕평 인사는 오세훈 당선자의 최대 과제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실세(實勢)가 실세(失勢)로 바뀌는 현상이 되풀이돼 왔다. 또 지연과 학연에 따라 부침이 심한 것이 서울시 공무원들이다. 특히 이명박 시장 때에는 지연·학연과 관련된 잡음이 적지 않았다. 관련 전문가들은 ‘대하기 편한 사람보다는 일하기 편한 사람’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전문가의 제언 ●최흥식 교수(고려대 정경대학 행정학과) 지금까지는 지방정부에 대한 조직이나 정원 규제가 많았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총액임금제와 조직과 인력에 대한 규제가 많이 풀린다. 그런 만큼 시장의 프로젝트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조직들을 정리하고, 인력을 재편했으면 한다. 먼저 일을 생각해야 한다. 인사 교류는 지방보다 서울시가 나은 편이다. 물론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교육훈련을 활성화해 자질을 향상시키고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교육훈련제도도 대폭 손을 봐야 한다. 서울시도 민간부문에 비하면 교육훈련 분야는 활성화돼 있지 않다. 공무원들은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발을 들여놓은지 몇년만 지나면 이 능력과 자질들의 농도가 낮아진다. 서울시 공무원의 교육훈련은 지금 서울시공무원교육원에서 맡고 있지만 아웃소싱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 [열린세상] 문혁 40년과 우리의 숙제/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중국에서 문화혁명이 일어난 지도 벌써 40년이 된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전국에서 문화혁명을 시작한다는 이른바 ‘5·16 통지’를 채택한 것이 1966년 5월16일의 일이었다. 이날 이후 지난 40년 동안 중국이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문화혁명이 계속되는 동안 중국은 상상을 초월하는 혼란과 무질서와 파괴를 경험했고 이런 상황은 1976년 마오쩌둥(毛澤東)이 사망하고 4인방이 타도될 때까지 사실상 10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문화혁명은 권력에 대한 마오의 욕심에서 시작됐다.60년대 초 대약진과 인민공사운동이 실패로 끝나면서 중국은 류사오치(劉少奇)와 덩샤오핑(鄧小平)이 실권을 장악하게 되었고 마오는 뒷전으로 물러나야 했다. 마오 자신의 말대로 아무도 그를 찾아오지도 않았고 그를 고물상의 물건처럼 쳐다만 볼 뿐 만져보지도 않았다. 권력에 대한 집념이 유난했던 마오를 부추긴 것이 4인방의 극좌 세력이었고 그가 동원한 수단이 어린 홍위병들이었다. 마오가 내세운 명분은 실종된 사회주의 혁명의 구원이었지만 실상은 잃어버린 권력을 되찾는 것이었다. 중국의 인민들이 바라는 것은 혁명의 완성이 아니라 부강한 국가의 건설이었지만 마오는 이를 외면했다. 뛰어난 혁명가였지 유능한 행정가는 아니었던 마오가 자신의 어설픈 이상을 앞세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모조리 때려 부쉈다. 파괴가 없이는 건설이 없다(不破不立)고 외쳤지만 건설은 없었고 오직 파괴만 있었다.10년의 공백은 10년의 파괴였다. 대외 관계에서도 자주 자립을 내세워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됐다. 한 사람의 오도된 집념이 낳은 무서운 결과였다. 덩샤오핑의 업적은 개혁 개방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선은 계획경제를 시장경제로 대치하고 닫혔던 문호를 활짝 열어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해서 중국이 경제대국의 반열에 진입할 수 있게 했다. 그의 보다 더 큰 업적은 부서진 중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면서 희생을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문혁 기간 중 파괴에 앞장섰던 사람들에게도 관용을 베풀었고 경제건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인재들을 골고루 기용하는 탕평책을 실시했다. 이념의 장벽을 넘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했고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다자적 국제협력체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리고 인치를 법치로 바꾸고 과거 정치 불안의 원인이었던 지도층의 교체를 제도화했다. 천안문 사태에 대한 그의 책임은 언젠가는 역사적 평가를 받겠지만 덩샤오핑이 없었더라면 중국이 동구를 휩쓴 사회주의 몰락의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없었을 것이고 오늘과 같은 강대국 중국의 부상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중국의 성공적 부상을 위협하는 많은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역과 계층 간의 불균형, 피폐해진 농촌의 재건, 에너지와 환경 문제, 공산당의 권력 독점에 대한 정치적 불만의 축적 등 이루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려는 중국의 꿈이 실현되기 어렵다. 이들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앞으로 10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그때까지는 중국은 미국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미·중협력이 적어도 10년 동안은 유지될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관리하고 유도하느냐 하는 것이 21세기 국제사회, 특히 동북아와 한반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의 부상에서 한국의 미래를 설계하고 중국을 한국의 미래 대안으로 보려는 인식을 다시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바로 문화혁명 40주년을 맞아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라 할 수 있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오늘의 눈] ‘한풀이식’ 인사는 안된다/정기홍 산업부 차장

    고위직 인사철을 맞은 정보통신부에 고질적 ‘지역주의 망령’이 도지고 있다. 능력 있는 간부 한두 명이 이로 인해 한직으로 밀려날 것이란 말이 무성하다. 특정지역의 주력 인사를 ‘잘라내는 작업’의 연장선이란 말도 들린다. 새판짜기 인사로 포장이 돼 있지만 지역 분파주의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한 것 같다. 정통부는 유독 ‘○○ 5인방’‘○○ 3인방’ 등 지역색을 띠는 말이 많은 부처다. 이렇다 보니 인사철만 되면 정제되지 않고 왜곡된 정보들이 활개친다. 기자는 이번 인사 과정을 각별히 신경써 봤다. 장관과 차관이 행정고시 동기여서 새로 짤 ‘인사 구도’가 몹시 궁금한 점도 한몫했다. 차관의 행보는 특히 관심이었다.1년 전 시쳇말로 ‘물 먹고’ 공직 옷을 벗었던 ‘한’을 어떻게 극복하면서 조직을 추스를까 해서였다. 역시 우려만큼 ‘지역 분파’ ‘신분파주의’란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분파를 조장하는 이를 잘라야 조직이 산다는 논리다. 그러나 직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와는 다른 복선이 깔려 있다. 한 서기관은 “인사철만 되면 살기가 느껴진다.”면서 “전 장관 밑에서 열심히 일한 상당수 고위 간부는 지역이란 굴레 속에서 좌천되는 경우가 많다.”고 개탄했다. 조직 개편과 맞물린 1급 후속 인사의 뚜껑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모 간부의 경우 특정지역 ‘대장 노릇(?)’을 했기 때문에 “솎아 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는 모양이다. 사람의 능력은 여러 가지로 평가할 수 있다. 이 간부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는 정통부 주변에서 ‘추진력 있는 일벌레, 보기 드문 청백리’란 말을 듣는 간부다. 지방 체신청장 때 학력을 위조한 간부가 윗선을 통해 민원을 들이대도 끝까지 들어주지 않았던 강직한 면도 지니고 있다. 윗선 눈밖에 난 탓에 ‘저승사자’로 불리는 경찰청 특수과의 조사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는 무혐의로 나왔다. 정통부 장·차관과 고위 간부들은 늘 ‘탕평 인사’를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다. 장·차관은 이번 인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권모술수는 없었는지 다시 살펴볼 것을 권한다. 장관은 취임 직후 ‘균형 인사, 능력 인사’를 약속하지 않았던가. 인사는 만사다. 정기홍 산업부 차장 hong@seoul.co.kr
  • 정치 이념 ‘뉴 신드롬’

    ‘뉴라이트와 뉴레프트, 뉴미들까지’ 정치권에 이념논쟁이 분화하고 있다.‘새로운 왼쪽’‘새로운 오른쪽’을 지향하는 주장들이 제기되더니 급기야 ‘새로운 중도’까지 나왔다. 한나라당 개혁소장파 의원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은 30일 국회에서 ‘한국 정치의 새로운 이념과 좌표’를 주제로 토론회를 마련했다.●“치우치지 않은 새중도노선이 대안”토론자로 나선 김우준 연세대교수는 “뉴레프트나 뉴라이트 모두 편향된 노선이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새 중도노선이 대안”이라고 ‘뉴미들론’을 제안했다.김 교수는 “한쪽으로 치우친 보수, 진보노선은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다.”면서 “여러 계층이 국민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더더욱 중간에서 접점을 찾게 된다.”고 지적했다.●朴대표 `反朴´ 수요모임 행사서 축사이날 행사에서는 또 박근혜 대표가 ‘반박(反朴) 그룹’인 수요모임 공식행사에 축사를 해 관심을 모았다. 최근 단행한 ‘탕평 인사’에 이어 반박·비주류진영 ‘탕평 행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발제자와 토론자로 참석한 여야 국회의원들은 낡은 이념틀을 벗고 ‘새옷’을 찾으려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은 기억을 둘러싼 계급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한 뒤 “자유주의에 대해 진보진영은 인식부족, 보수진영은 편협한 인식이라는 딜레마에 빠졌다.”며 두 진영의 생산적인 대화·경쟁을 촉구했다. 수요모임 대표 박형준 의원도 “뉴라이트는 수구 보수, 신자유주의적 시장만능주의, 북한·통일문제 등에서 차별성을 지녀야 하고 뉴레프트는 진보세력의 상징인 평등과 연대의 가치를 21세기의 사회경제적 조건에 맞게 정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盧정권 머리는 레닌·마음은 민족·몸은 신자유”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머리는 레닌의 ‘제국주의론’, 마음은 민족지상주의, 몸은 신자유주의에 있는 노무현 정부는 기형”이라고 비판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박근혜 3기체제 非영남·非주류 중용 ‘탕평인사’

    박근혜 3기체제 非영남·非주류 중용 ‘탕평인사’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1일 사무총장에 최연희, 홍보기획본부장에 정병국, 전략기획본부장에 엄호성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대변인에는 이계진, 대표비서실장에는 유정복 의원이 각각 임명됐고 정책위의장에는 서병수 의장대행이 내정됐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 대표가 추천한 15명의 주요당직자 인선안을 확정했다. 박 대표의 이번 인사는 자신과 당의 ‘외연 확대’에 무게가 놓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3기 체제’로 최근 40%대를 ‘고공비행’하는 당 지지율을 이어가면서 내년 5월 지방선거와 길게는 2007년 대통령선거에 대비해야 한다. 또 대권후보로서 지지 그룹을 넓히며 당 장악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는데 이런 문제의식들이 인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비영남권 인사를 대폭 기용해 영남색을 덜었고 박 대표와 갈등을 빚어온 소장파나 비주류 의원들을 끌어안는 ‘탕평 인사’도 단행했다. 특정 계파에 쏠리지 않으면서 소외돼 있던 ‘중립지대’ 의원들도 등용했다는 것이다. ●대선후보경선 공정성 시비 차단 주요 당직자 4명 가운데 서병수 정책위의장 내정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영남권 인사다. 최연희 사무총장과 이계진 대변인은 강원도, 유정복 대표비서실장은 수도권 출신이다. 그만큼 ‘영남색채 빼기’에 신경을 썼다.‘영남당’이나 그를 기반으로 한 ‘대표 특권 누리기’라는 비난의 단초를 없애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당의 살림을 맡는 사무총장에 ‘중립적 인사’로 꼽히는 3선의 최 의원을 내세운 것은 향후 대선후보 경쟁에서 불거질지 모를 공정성 시비를 미리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는 일반적 평가다. 사시 14회의 검사 출신 최 사무총장은 사무부총장 등 당직을 역임했고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았다. 이계진 대변인과 유정복 대표비서실장을 기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강원 원주 출신의 초선인 이 대변인은 방송인 출신으로서의 높은 인지도와 신선한 이미지가 장점으로 꼽힌다. 경기 김포 출신의 유 비서실장도 지방자치단체장과 내무관료를 거치며 다진 정무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 모두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선의 정병국 홍보본부장 발탁은 전형적 탕평인사로 꼽힌다. 그가 이른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일원으로 박 대표에 비판적으로 일관해왔던 비주류였다는 점에서다. ●전문성도 고려 정책위의장에 부산 출신의 재선인 서병수 정책위 부의장을 기용한 것은 그가 맹형규 전 정책위의장의 사퇴 뒤 대행직을 맡아 현안 관련 정책수립 능력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그는 기업인·대학교수·민선구청장 등의 다양한 정치경력을 쌓았다. 전략기획본부장에 부산 출신의 재선인 엄호성 의원이 기용된 것은 앞으로 예상되는 치열한 대여 전략대결에서 경찰 간부 출신에다 당내 정보통이라는 특기를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박대표 3기체제 누가 맡나

    박대표 3기체제 누가 맡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당헌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김무성 사무총장, 전여옥 대변인, 유승민 비서실장 등 ‘측근 3인방’을 포함한 주요 당직자들이 일괄사퇴했다. 박 대표로서는 ‘3기 체제’를 위한 후임 인선을 구성해야 하지만 인선난을 겪고 있다. 박 대표에게 이번 인선은 내년 5월 지방선거 승리와 최근 40%대를 이어가고 있는 당 지지율 지속, 대권 후보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당 장악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주요 ‘콘텐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의원들과의 스킨십 부족과 실무형 의원 중용이라는 한계를 벗어날 기회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한 핵심 측근이 “이번 인사는 영남색을 희석시키고 비주류 의원들을 중용하는 ‘탕평 인사’에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정작 유력 후보군들은 내년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 뜻을 비치면서 고사하기 때문에 ‘적임자 고르기’가 마땅찮아 박 대표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와중에 당 3역의 하나인 사무총장으로는 ‘수도권 3선’이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연희 법제사법위원장이 우선순위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재창·이경재 의원과 재선의 김학송 의원 등도 후보군에 든다. 비서실장은 수도권 의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유정복 의원이 ‘고확률 후보’로 떠올랐고, 권영세·박형준·주호영·박승환 의원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변인에는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권영세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유기준 의원과 여성 의원인 나경원·박찬숙 의원 등도 하마평에 올라 있다. 정책위의장에는 서병수 대행이 내년 3월까지 맡을 가능성이 높다. 위원장에서 본부장으로 위상이 높아진 홍보본부장에는 고흥길 홍보위원장이 유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략기획본부장으로는 정병국 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구체적 인선은 21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서울 축제풍년 들썩

    서울 축제풍년 들썩

    청계천이 새로 열리기 하루 전인 30일 청계천 새물맞이 축제를 시작으로 서울은 축제의 바다에 빠진다. 각 자치구들이 마련한 문화 행사가 10월 내내 끊이지 않는다. 사실 관(官)이 주도하는 행사라고 하면 저절로 ‘주민 동원’‘선심성’과 같은 단어가 먼저 떠오르곤 했었다. 행사도 지역마다 큰 차이가 없어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자치구마다 각기 다른 역사나 문화를 담을 수 있는 특색있는 축제가 마련돼 주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뿌리깊은 고장에서는 주로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들을 개최한다. 만주벌판을 호령했던 옛 고구려의 역사를 되새길 수도 있고 드라마 ‘대장금’에서 군침만 삼키던 조선시대 궁중음식도 맛볼 수 있다. 조선시대 어의나 의녀들이 입던 의복을 드라마 ‘허준’에서처럼 차려입을 수도 있다. 국제도시에 걸맞게 세계의 문화를 어우르는 자리도 마련됐다.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마치 국가대표가 된 것처럼 축구로 한판 승부를 겨루는 미니 월드컵이 열리기도 한다. 항공권이 없어도 발품만 팔면 온세계 진미를 한자리서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주민들이 직접 나서 여는 축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가을 축제기간 동안 명동·동대문·종로 등에서는 각각 의류나 보석류를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음식문화 축제를 9년째 열고 있는 무교·다동 음식점들은 도심 한가운데 청계천을 찾는 손님들을 맞이한다. 축제의 거리를 지날 때면 어릴적 동네 잔치나 운동회가 열리던 때를 떠올려 보라는 상인들의 마음 씀씀이가 새삼 정겹게 느껴진다. 글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우리민속 진수 맛보고 지구촌 문화도 즐긴다 농사를 짓기 시작한 먼 옛날부터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요, 축제의 계절이었다. 가을은 다음해 가을까지 먹을거리를 마련한 사람들에게 감사의 계절이었고 또 내년 가을에도 풍요가 이어지길 바라는 기원의 계절이었다. 고도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농업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었지만 가을이 축제의 계절이라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았다. 올 가을 각 자치구가 마련한 전통축제, 현대축제 등 다양한 축제의 바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전통파 모여라∼ ●종로 궁중음식축제 전통문화의 진수를 옛 궁중요리로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충용)에서 개최하는 ‘궁중과 사대부가 전통음식 축제’에 나서면 격식있는 옛 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축제는 다음달 6∼8일 운현궁에서 열린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가 행사진행을 맡아 역사적 고증을 마친 궁중음식과 양반가 음식을 선보인다. 청계천 복원을 기념하는 행사도 함께 마련했다. 행사 첫날인 6일에는 영조 임금의 청계천 행사 시연회,18세기 전통의상 가장행렬, 향음주례 배우기 등 전통 문화 시연회가 먼저 펼쳐진다. 이어 청계천 상징떡 만들기, 외국인 꽃절편 만들기, 사대부가 간식만들기 등 체험행사가 이어진다.7일에는 사대부가 4계절 9첩 반상차림, 명절·혼례음식·궁중다례 시연회 등이 열린다.8일에는 18세기 함받이 시연회, 임금님 탕평채 시연회 등을 볼 수 있다. ●강서 허준 축제 서울 강서구(구청장 유영)는 의암 허준 선생이 가양동 지역에서 동의보감을 집필했다는 전설에 기인한 ‘허준 축제’를 연다. 지난해 문을 연 ‘허준 박물관’일대에서 허준 추모제례, 허준 음악회, 무료 한방건강진단, 한약 달이기 체험 등 허준이나 한방 관련 행사를 연다. 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허준박물관 주차장에 마련되는 ‘무료 한방 진료소’에는 한의사 50명, 수련의 50명, 간호원 50명이 참여, 3000여명을 진료할 예정이다. 진맥 결과 몸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뜸, 부항, 의보약재 등을 처방하고 금연침 시술도 해준다. 의녀복을 입어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8∼9일 열리는 ‘어의 및 의녀복 체험’에서는 곱게 차려입은 의녀와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어의복과 의녀복을 갖춰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8일 방화근린공원과 9일 구암공원에는 ‘약령 장터’가 선다. 강화, 풍기, 금산 등지에서 인삼을 생산하는 농민들이 직접 인삼을 가져와 판매하고 농산물 직거래 장터도 연다. ●광진 고구려 축제 고구려 유적지로 손꼽히는 아차산이 있는 서울 광진구(구청장 정영섭)는 아차선 일대와 한강시민공원 뚝섬 등지에서 제1회 ‘아차산 고구려 축제’를 7일부터 사흘 동안 개최한다. 7일 오후 7시, 개막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8일부터 9일까지 고구려 무예 한마당, 광이·진이 캐릭터쇼, 아차산 가요제, 어린이 골든벨 퀴즈 ‘고구려를 울려라’, 고구려 전통복식 패션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특히 7일 오후 4시30분부터 6시까지는 150여명이 왕과 고구려 영웅 4인, 군사, 수레꾼, 시녀 등으로 차려입고 군자역에서 뚝섬유원지까지 능동로를 행진한다. ●중구 남산골 전통축제 서울 중구(구청장 성낙합)는 다음달 14일 오후 2시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우리 전래의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2005 남산골 전통축제’를 연다. 축제에서는 팔씨름·윷놀이·제기차기·투호·단체 줄넘기 등 5개 종목에서 각 동별 대표들이 한판 승부를 겨룬다. 도자기 만들기·다듬이질·민속주만들기 등 옛 조상들의 생활상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행사 중간 중간 시나위·바라춤·진도북춤·경기민요 등 전통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예술공연도 열린다. 옛 저잣거리를 재현한 먹거리 장터도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강북구 삼각산 국제산악문화제 새달 8일과 9일 서울 강북구(구청장 김현풍)삼각산과 우이동 솔밭공원 일대에서는 국내외 산악동호인들의 대축제 ‘2005 삼각산 국제산악문화제’가 열린다. 먼저 8일 오후 5시부터 우이동 솔밭공원에서 열리는 전야제에서는 풍물놀이 등 전통문화 공연이 펼쳐진다. 이어 9일 이어지는 행사에서는 엄홍길·황영조씨 등이 참여하는 사인회를 비롯해 고산등반장비 전시회, 등산용품 할인판매 등의 부대 행사도 열린다. 또 장애인 등반대회, 삼각산 생태보존운동 세미나, 삼각산 이름찾기 세미나, 삼각산 사진전, 삼각산 글짓기와 그림그리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삼각산 문화제의 핵심인 등반대회는 9일 열린다. 선수들은 각 부문별로 각기 다른 코스에 출전하게 된다. 현대파 모여라∼ ●구로 점프 - 구로 2005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는 10월1일부터 3일간 프랑스 문화와 구로 디지털 문화를 접목한 축제 ‘JUMP-GURO 2005’를 마련했다.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시(이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프랑스 문화를 체험하는 행사를 고척근린공원과 구로구청 광장, 구민회관 등 관내 곳곳에서 펼친다.1일 오전 양대웅 구로구청장과 이시 상티니 시장의 자매결연 협정식을 시작으로 벤처기업 취업 박람회, 벤처인 넥타이 마라톤 대회가 이어진다. 프랑스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회와 디지털 온라인게임 대전도 개최된다. 특히 벤처인 넥타이 마라톤 대회는 구로구청 광장에서 디지털산업단지를 돌아 구청까지 이어지는 4㎞를 관내 직장인 등이 넥타이를 매고 뛰는 이색 행사다. 2일 오전 10시에는 9쌍의 노부부가 합동 금혼식을 여는 ‘노인문화축제’가 열리고 오후 6시부터 ‘구로-이시의 밤’ 공연이 진행된다. 마지막날에는 관내 외국인들과 주민들이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도 펼쳐진다. 관내에 거주하는 10여개국의 외국인 근로자가 참여하는 미니월드컵 축구대회가 개최되고, 오후 6시부터 외국인과 함께 하는 구민 노래자랑이 열린다. 부대 행사로 고척근린공원에서는 3일 동안 프랑스 의상 체험 및 프랑스식 빵굽기, 포도주 시연, 프랑스 화가의 인물화 스케치 등 각종 프랑스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가 마련된다. 특히 프랑스의 동화작가 클로드부종이 쓴 ‘맛있게 드세요, 토끼씨’‘강철 이빨’,‘생쥐가 먹고 싶다’ 등에 나오는 그림 원작 51점이 전시돼 어린이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용산 2005 이태원 지구촌 축제 서울 용산구(구청장 박장규) 이태원에서는 30일부터 새달 3일까지 나흘간 ‘2005 이태원 지구촌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태원 지구촌 축제’에는 내국인은 물론 이태원을 찾는 외국 관광객과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외국인들이 대거 참여한다. 30일 오후 2시 이태원 소방서 옆에 마련된 메인무대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이태원 관광특구 퍼레이드·세계음식축제·외국인 장기자랑 등 내·외국인이 함께 즐기는 각종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 다양한 세계민속공연과 음악공연, 맥주 페스티벌도 펼쳐진다. 올해는 ‘세계의 음식’을 주제로 하기 때문에 이태원 거리 곳곳에서 외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특히 이태원에 있는 각 국가별 요리집 11곳을 선정해, 조리시연과 시식회도 열린다. 또 특선메뉴에 한해 50% 할인 행사도 준비돼 있어 평소에 접하기 힘든 세계음식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관광특구 홈페이지(www.itaewon.go.kr)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금천 구민의날 특별축제 서울의 ‘막내 자치구’인 금천구(구청장 한인수)에서는 개청 10주년 구민의 날(10월15일)을 맞아 새달 14일부터 25일까지 13일간 구민축제를 마련한다. 구민의 날인 새달 15일에는 금천한내(안양천)시민공원에서 하루 종일 기념식에 이은 댄스공연·마술쇼·연예인 초청 음악회 등이 펼쳐진다. 축제기간 내내 미술 전시회 등이 이어진다. 금천구 문인협회가 주최하는 구민백일장은 새달 16일에 펼쳐진다. 축제기간 중 주말에는 금천문화체육센터 소극장에서 무료 영화상영이 있다. 새달 21일에는 문일고등학교 강당에서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청소년 동아리 축제도 열린다. ●은평 한마음 축제 서울 은평구(노재동)가 다음달 4∼9일 개최하는 은평 한마음 축제는 옛 구민의 날 행사가 진화한 대형 구민축제다. 4일 개막식에는 초대가수 장사익·김세화씨 초청공연과 접시돌리기·항아리묘기 등 묘기대행진이 이어진다. 구민 화합을 다지는 의미에서 걷기대회·수영대회 등 체육경기도 열린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공연과 동요 부르기대회, 맛자랑 경연대회 등도 펼쳐진다. 김기용 고금석 서재희 기자 kskoh@seoul.co.kr ■ 상인회·주민 “우리도 축제” 명동·무교동 등 이색 잔치 축제를 구청에서만 연다는 것은 이젠 옛말이다. 각 지역 상인회 등 주민이 주체가 돼 개최하는 축제도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 가운데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축제는 명동축제. 봄·가을 두 번씩 열리는 이 축제는 이번이 36회째이다. 명동 상가번영회가 주축이 된 도심 축제다. 보통 9∼10월 한 달간 열리며 올해는 다음달 9일까지 열린다. 인디밴드 공연·노래자랑 등의 이벤트가 열리며 의류·화장품 등도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무교·다동 일대에서는 제9회 음식문화 대축제가 열린다. 매년 가을 열리는 이 축제는 이 일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상인들이 모여 만든 행사다. 행사 기간동안 무교·다동 일대에는 만국기가 걸려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휴카드 등을 사용하면 보통 때보다 10∼20%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흥을 돋우기 위한 풍물놀이·어르신 노래자랑 등도 함께 열린다. 행사는 다음달 24일까지 계속된다. 종로구 귀금속·보석 발전협의회는 다음달 1∼5일 귀금속·보석 축제를 종로구 봉익동 일대에서 개최한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 축제는 봉익동·예지동 일대 귀금속 상가 3000여곳 대부분이 참가한다. 귀금속 무료 감정 및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행사기간 할인·경품행사가 이어진다.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동대문 패션타운 일대에서는 청계천 복원기념 동대문 패션축제가 열린다. 청대문(옛 프레야타운)·두타·헬로에이피엠·밀리오레 등 대형 의류상가들이 참여한다. 유망 디자이너 패션쇼, 해외 바이어 상담회 등 패션 관련 행사들이 마련됐다. 가수 김완선씨 공연, 팬사인회 등 문화행사도 풍성하다. 특히 할인·경품증정 행사가 많아 알뜰한 쇼핑에 도움이 될 듯하다. 정은주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송이’ 탐스러워 味치겠네

    ‘송이’ 탐스러워 味치겠네

    이제 가을이다. 오곡이 무르익는 이 즈음 온갖 먹을거리들이 풍성하지만 ‘맛의 보배’는 단연 송이다. 인적이 드문 깊은 산중에 보물처럼 하나 둘씩 숨어 있는 송이는 가히 맛의 진객(珍客)이라 할 만하다.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던 탓에 송이의 발아가 2주정도 늦어졌다. 그래서인 경북 울진·봉화 등에서는 지금 자연 송이 채취가 한창이다. 산신이 내린 별미 송이를 맛보러 가자. 단단한 육질과 그윽한 솔향…. 버섯인지 고기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마침 10월1일부터는 울진에서 송이축제도 열린다. 비교적 싼값에 송이를 맛보고, 또 채취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울진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산과 들, 바다에 먹을거리들이 지천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깊은 산중에서 나는 ‘송이’는 별미 중의 별미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에서 송이가 많이 나는 지역으로는 경북 울진과 봉화, 강원권의 양양이 잘 알려져 있다. 연간 송이 생산량과 품질이 으뜸이라는 울진을 찾았다. 국내 최대의 송이 산지는 울진이다. 화강암과 편마암이 풍화된 토질과 동해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의 영향으로 육질이 단단하며 특유의 향이 강해 미식가들 사이에 유명세를 타고 있다. 소나무가 울창해 ‘송이산’이라 불리는 경북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의 야산을 이 일대 송이 채취권을 가지고 있는 구산3리 김동석(66)씨와 함께 올랐다. 마을을 지나 비포장 임도를 한참 달렸다. 눈에 보이는 것은 소나무가 가득한 산뿐.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여기는 야생동물의 천국입니다. 수달, 산양, 고라니는 기본이고 멧돼지도 많아요. 그래서 올 겨울에는 아마 수렵을 허가해야 할 것 같아요. 농가의 피해가 너무 크거든요.” 울진군청 산림과 김진업 계장의 말대로 울진은 태곳적 원시림이 그대로 간직돼 있는 동식물의 천국이다. 이런 곳이라야 ‘송이’가 자란단다. 소나무 중에 으뜸이라는 금강송이 가득한 야산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산을 올랐다. 향긋한 소나무향이 진동한다. 가파른 오르막을 30분 올랐나? “여기는 몇 년 전만 해도 송이가 많던 곳인데 올해는 하나도 찾을 수가 없어요. 아마 소나무가 너무 늙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라는 김씨.‘아니 소나무가 늙은 것이랑 송이랑 무슨 관계지.’라는 의문이 문득 들었다. 그러자 김씨는 “송이는 소나무가 늙으면 갑자기 자취를 감춰요. 보통 20∼50년 된 소나무 주변에 제일 많이 납니다.”라고 한다. 과학적으로 입증은 되지 않지만 송이는 나무의 나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단다. 또한 나뭇가지 하나만 다쳐도 그 해에는 송이가 나지 않는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송이를 ‘영물’이라고 부른다. 인간이 인간을 만들어 낼 정도로 과학이 발달한 지금도 송이를 인공 재배할 수 없다면 더 이상 이야기해서 무엇하랴. 땀이 아마에 송알송알 맺힐 때쯤되자 김씨는 “자, 다왔습니다. 여기가 송이밭이라예.”라고 말한다. 소나무 주변을 둘러보니 신기하게 하얀 송이가 머리를 들고 있다. 7∼8개의 송이가 군데군데 흩어져 있었다. 신기하다. 기다란 나뭇가지로 조심스레 땅을 찔러 송이를 뿌리부터 들어낸다. 그러고는 옆에 가지런히 놓는다. 요즘 1등급 송이는 금값이다.1㎏에 20만원이 넘는다. 그래서인지 혹시 송이에 흠집이라도 생길까 마치 갓난아이를 다루듯 한다. 김씨가 “어∼이”하고 외치자 동네 주민들 몇 사람이 나타난다.“여기 이제 송이가 올라오네. 잘 지켜.”라며 낙엽들을 한 움큼 집어 덮어 놓는다. 송이는 햇빛을 받으면 갓이 퍼져 상품성이 떨어지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송이가 별로예요.”라는 임재성(57)씨. 올 여름 너무 더워서인지 송이가 작년에 비해 양이 많이 줄었다.“송이는 정말 민감해요. 한마디로 예민해서 조금만 습해도, 더워도, 추워도 생산량이 급감합니다.” 땅속의 온도가 섭씨 19도 정도 돼야 송이가 제대로 자란다. 그래서 9월 초순부터 산속의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송이철이 시작된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무더워 송이철도 늦어지고 생산량도 줄어들었다. 이렇게 송이를 채취하고 다들 산속으로 들어간다. 조금 걸어가니 송이꾼들이 사는 움막이 나온다. 밥을 해먹을 수 있는 간단한 취사도구가 보인다.“여기는 한 달 동안 저희들이 자는 곳이에요. 밤새 송이를 지키기 위해서 이렇게 움막에서 새우잠을 잡니다.”라고 말하는 전종록(65)씨. 금값보다 비싼 송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밤잠 설치는 것이 문제이겠는가. “아무리 송이가 귀하기로 여기까지 손님이 오셨는데 송이 맛 좀 보여드리지.”라는 김성광(69)씨. 송이를 툭툭 털더니 손으로 바로 쭉쭉 어 내온다. 기름소금에 살짝 찍어 입에 넣었다. 향긋한 솔 향이 입안에 확 돈다.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은은한 향기가 입에서 코로, 목으로 전해진다. 이번엔 깨물어 봤다.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뭐랄까. 생밤보다는 부드럽고 고기보다 질기지 않지만 뽀드득 뽀드득 씹히며 살짝 배어 나오는 육즙 맛이 역시 ‘가을산의 보물’답다. 송이의 갓을 떼어 굵은 소금을 뿌리더니 빨갛게 달아오른 숯불 위에 올렸다.“잘 보세요. 송이 갓에서 노란 기름이 자글자글 나옵니다.”라는 김씨. 정말 2분 정도 지나자 노란 기름이 송이 갓에 모인다.“자 드세요.” 오∼고소하고 달콤함에 염치도 없이 한 개를 홀랑 먹어 치웠다.9월 중순에는 1㎏에 60만원을 호가했다니…. 역시 비싼 이유가 있었다. 이렇게 감탄사를 연발할 때쯤 송이 서너 개를 쭉쭉 찢어 넣고 끓인 송잇국을 한 그릇 떠 건넨다. 쫄깃쫄깃한 송이를 건져 먹고 국물을 마셨다. 약간 갈색을 띠는 국물인데 그야말로 송이의 모든 것이 녹아 있는 듯했다. 그윽하고 달콤함이 몸 전체로 퍼져 갔다. 젊은 소나무의 잔뿌리에 기생하며 소나무의 영양을 빨아먹고 사는 ‘송이’의 영양가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힘이 불끈 솟는다. 입이 즐거우니 몸도 마음도 즐겁다. 이것이 바로 식도락 여행의 맛 아닐까. 금보다 귀하다는 송이와 함께 한다면 이보다 즐거운 여행이 따로 있을까. 송이도 일반 버섯이 자라는 형태와 동일하다. 송이균은 소나무 뿌리 가장 끝부분인 세근(細根)에 붙어 탄수화물과 무기양분을 먹으며 자라난다. 이렇게 소나무와 공생하면서 자실체(버섯)를 만들어 내는데, 이것은 아직까지 인공적으로 불가능하다. 땅속 5㎝부근에서 송이가 만들어져 땅위로 나오는데 10일 정도 걸린다. 땅위로 나온 송이는 보통 4∼5일이면 갓이 생긴다. 송이는 하루에 1㎝ 이상 자란다. 동의보감에 송이는 소나무의 기운을 품고 자라나 독이 없으며, 맛이 달고 향이 짙어 버섯 중에 으뜸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독특한 향과 맛으로 각광받는 송이는 고단백 저칼로리의 건강식품이자, 다이어트 식품이다. 특히 비타민 B가 풍부하며 구아닐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혈액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며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등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특히 송이에 있는 다당체는 항암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일본인들에게 인기다. 울진 사람들은 송이를 조미료라고 한다. 모든 음식에 다 잘 어울리며 궁합이 맞는다는 뜻이다. 불고기, 잡채, 된장찌개, 국이나 밥을 지을 때 등 어디든지 송이를 넣으면 향긋한 향과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단 주의할 점은 화학 조미료나 마늘, 파, 양파 등 양념을 줄이고 맵고 짜거나 얼큰한 찬(국물)에는 적합하지 않다. 송이는 등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1등급은 비쌀 때는 ㎏당 50∼60만원을 호가하지만 부러지거나 갓이 완전히 퍼진 등외품은 몇 만원이면 먹을 수 있다. ■ 제4회 울진 송이축제 경북 울진군이 10월1∼3일 제4회 울진 송이축제를 연다. 관광객들이 직접 송이를 채취할 수 있는 각종 송이 관련 체험행사들이 마련돼 있다. 송이채취체험은 축제기간중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에 두 번 실시하며 참가비는 1인당 1만원이다. 참가자는 송이를 한 개씩 가지고 갈 수 있다. 이와 함께 축제기간 동안 송이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사먹을 수 있다. 울진에서 개발한 산 오징어와 송이를 함께 무친 ‘오송회’를 1만 2000원에 맛볼 수 있다. 팔씨름 대회, 굴렁쇠 굴리기, 보물찾기, 송이 경매 등 다채로운 참여 행사와 댄스 페스티벌, 추억의 콘서트, 불꽃놀이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문의는 울진군청 산림과 (054)783-5119,tour.uljin.go.kr 청정 계곡과 바다, 태곳적 원시림을 간직하고 있는 산 등 경북 울진은 자연을 느끼며 쉴 수 있는 우리나라에 마지막 남은 웰빙 관광지. 덕구온천은 온천공을 일부러 뚫지 않고, 자연적으로 솟는 용출수를 그대로 끌어다 쓰는 온천으로 이름 높다. 약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 온천으로 신경통·근육통·피부병 등에 좋다고 한다. 덕구온천호텔에 대온천장이 있고, 별도로 운영하는 테마온천탕 덕구온천스파월드에 딸린 전망좋은 노천탕이 있다. 산 속에 자리 잡아 주변 산세가 좋고 공기도 맑다. 맥반석동굴사우나·물안마폭포탕·레몬탕·재스민탕·히노키탕·황옥쉼터를 갖췄고, 노천탕 옆 원목을 깔아놓은 선탠장에선 숲경치를 즐길 수 있다. 실내엔 대형 물치료시설인 액션스파·테라쿠아가 있다. 대온천탕 6000원. 스파월드(수영복 입장) 어른 1만원, 어린이 8000원. 매일 아침 7시 덕구계곡을 따라 원탕까지 직원 안내로 2시간짜리 트레킹을 할 수 있다. 각국의 이름난 다리를 본떠 만든 다리들도 눈길을 끈다. 11월30일까지 단풍시즌을 맞아 주중 9만 8000원, 주말 11만 8000원(2인기준)에 호텔과 조식, 스파월드 이용까지 할 수 있는 패키지를 운영한다.(054)782-0677.www.duckku.co.kr 이밖에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꼽은 동해안 최고의 비경인 망양정과 월성정이 있으며 신라시대에 창건된 비구니 도량인 불영사,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불영사 계곡 등도 찾아갈 만하다. 호텔 식당가에서도 송이 요리 잔치가 한창이다. 송이를 전골 찜 구이 등으로 고급스럽게 만든 요리를 길게는 10월 말까지 즐길 수 있다. 서울프라자호텔의 중식당 도원(310-7345)은 자연송이를 넣은 상어지느러미찜, 게살요리, 전복 등을 준비했다. 일식당 고토부키(310-7343·10월15일까지)에서는 덮밥, 솥밥, 주전자찜, 초밥정식 등을 즐길 수 있다. 중식 8만∼13만원, 일식 3만 6000∼15만원. 홀리데이인서울 한식당 이원(710-7266∼7)은 자연송이 조랑떡국과 너비아니, 자연송이 솥밥과 갈치조림, 자연송이 된장찌개와 옥돔구이 등을 죽, 탕평채, 전유화, 후식과 함께 선보인다.3만∼4만원. 밀레니엄서울힐튼의 중식당 타이판(317-3237)과 일식당 겐지(317-3240)에서는 맛과 영양이 풍부한 자연송이로 버터구이, 해물스프, 전골, 튀김 등을 제공한다.12만∼18만원. 임페리얼팰리스의 일식당 만요(3440-8150)에서는 자연송이 맑은 국, 송이구이와 튀김, 송이버섯밥 등으로 구성된 자연송이 정식과 송이버섯 전골, 소금구이, 송이 해산물찜 등의 일품요리를 제공한다. 정식 15만원. 웨스틴조선호텔 일식당 스시조(317-0373)의 자연송이 특선요리는 송이 초밥, 송이 주전자찜, 송이 튀김 등으로 구성된 송이 코스.12만∼18만원 롯데호텔 서울점의 일식당 모모야마(771-1000)는 송이튀김과 송이덮밥을, 중식당 도림은 자연송이 코스 및 각종 일품요리를, 한식당 무궁화는 송이반상과 송이영양돌 솥밥 등의 메뉴를 각각 준비했다.3만9000∼20만원.
  • [코드로읽는책] 성공한 개혁, 실패한 개혁/ 이덕일 지음

    참여정부 출범후 최대의 화두는 뭐니뭐니 해도 ‘개혁’. 개혁의 필요성이야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지만, 그 주체와 대상, 방식과 내용에 있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그로 인해 갈등과 불신도 적지 않다.‘개혁피로증’이 만연돼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의 역사는 개혁을 어떻게 기록하고 있을까?역사 속 당대 엘리트들이 경험한 개혁의 성공과 좌절 속에 현재 우리의 자화상이 담겨 있지는 않을까? ‘한국사로 읽는 성공한 개혁, 실패한 개혁’(이덕일 지음, 마리서사 펴냄)은 이같은 관점에서 역사적으로 시도됐던 개혁의 실상을 살핀 책이다. 신라 김춘추에서 백제 의자왕, 조광조, 태종, 광해군, 정조와 대원군, 갑신정변으로 이어지는 당대의 개혁정책들이 현 정부의 개혁정책과 대비되면서 개혁이란 거대한 역사적 스펙트럼을 그리고 있다. 필자는 이른바 ‘개혁피로증’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개혁이 아무리 오래 계속되어도, 진정한 개혁에 피로를 느끼는 국민은 없다는 것. 피로한 것은, 개혁이 특정 세력의 사익 추구를 위한 것일 때, 본질적 부분은 간과한 채 현상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고정된 과거에 묶여 미래의 발목을 잡기 때문에 오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책은 가장 성공한 개혁으로 조선 정조의 개혁을 꼽는다. 이는 정조가 뒤주속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복수에 매달리지 않고 정적 포용과 미래지향적 정책을 몸소 실천했기 때문. 개혁대상인 노론은 일부 강경파만 신속히 숙청하고, 나머지는 현실적 정치 세력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극단적 반발을 막았다. 이를 바탕으로 탕평책을 실시, 이가환, 정약용 등 정계에서 소외되었던 남인을 중용하였으며, 규장각을 설치해 사실상 젊은 관료들에 의한 개혁 추진기구로 삼았다. 박제가, 유득공 등 서얼 출신들을 파격적으로 등용하고, 재위 말년 공노비를 해방한 것은, 폐쇄된 사회에서 개방된 사회로 나아가는 조선의 시대적 과제와 사회의 변화욕구를 정확히 읽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삼국을 통일한 김춘추와 김유신도 대표적 개혁 성공세력으로 꼽는다. 김춘추는 삼국이 통일되기 불과 20여년 전 백제 의자왕으로부터 대야성(합천)을 함락당하며 성주였던 사위와 딸을 잃는 치욕을 당한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김유신과 힘을 합쳐 ‘삼국통일’이란 원대한 ‘어젠다’를 수립하게 되며, 이를 위해 20여년간 고군분투한 끝에 결국 목표를 이루게 된다.‘어젠다’가 개혁 성공을 위해 필수적인 핵심 키워드임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민중이 등을 돌리면 어젠다든, 포용정책이든 개혁이 성공하기 어렵다.120년 전 갑신정변 세력들이 ‘근대적 국민국가’란 훌륭한 어젠다를 세웠음에도 외세 일본의 힘을 빌리는 바람에 민중의 지지를 얻지 못해 3일천하로 만족해야 했다. 반면 조선 중기,‘대동법’이 막강한 수구기득권 세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민중생활과 밀접한 조세평등이 그 본질이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개혁의 사례는 그것이 성공한 것이든 실패한 것이든 어디까지나 지나간 과거의 사례에 불과하다. 그래도 개혁을 놓고 갈등과 반목으로 혼란을 겪은 우리에게 어렴풋이나마 방향을 제시해 주지는 않을까?1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 경북 안동 ‘까치구멍집’

    [이집이 맛있대] 경북 안동 ‘까치구멍집’

    우리 민족의 생활에서 뗄 수 없는 소중한 전통 의례인 제사. 제사가 끝나면 참석했던 사람들은 제상에 올랐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복을 빌고 정을 다졌다. 좋은 재료만 구해 정성을 다해 조상 앞에 올렸으니, 음식 맛이야 말해 뭘 할까. 어린 시절 제사 음식이 먹고 싶어 제사가 돌아오기만 손꼽아 기다렸던 기억이 있던 사람이면 이번 주말 경북 안동으로 가면 된다. 안동댐 입구에 자리잡은 까치구멍집은 1982년부터 헛제삿밥으로 명성을 쌓아온 집이다. 손차행(87) 할머니가 해오다 지금은 며느리 서정애(52)씨가 대를 잇고 있다. 헛제삿밥은 말 그대로 제사를 지내지 않고 상에 올리는 가짜 제삿밥이다. 옛날 글공부 하던 선비들이 제사음식과 똑같이 만들어 밤참으로 먹던 것에서부터 전해 내려온다. 제사상 차림인 만큼 상에 오르는 요리 수는 10여가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제사에 사용되는 3색 나물(고사리, 도라지, 무채, 시금치, 콩나물, 가지, 토란 등) 한 대접과 각종 전과 적이 한데 담겨져 나온다. 산적에 간고등어와 상어가 들어가는 것이 특이하다. 또 탕과 밥 한 그릇이 올라온다. 쇠고기, 상어, 명태, 오징어, 무, 다시마 등을 넣은 탕은 오래 끓여 맛이 담백하고 깊어 제사음식의 고유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제사 음식인 만큼 재래식 간장과 깨소금, 참기름 외에는 파, 마늘, 고추 등의 자극적인 양념을 넣지 않아 외국인들도 좋아한다. 양반상을 시키면 조기와 탕평채, 찰떡, 안동식혜가 추가로 나온다. 안동식혜는 지금도 안동과 의성 등 안동권에서만 먹는다. 불그스레한 국물에 자잘한 무가 송송 떠있으며 숟가락으로 떠서 먹는다. 단맛의 국물이 많은 감주계 식혜와 달리 끓이지 않으며 밥과 엿기름, 생강, 고춧가루 등을 넣고 삭혀 만든다. 주인 서씨는 “제사 음식답게 고급 재료를 쓰고 제사를 지내는 정성으로 만든 것이 헛제삿밥 맛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안동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강남의 맛집

    [뒷골목 맛세상] 강남의 맛집

    마침내 입춘과 우수를 지나고 봄이 비롯되었다. 얼핏 보면 봄이야 시절에 따라 저절로 오는 것 같지만, 결코 저절로 오는 봄이란 없다. 지난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모진 눈보라가 있어야 비로소 꽃 피는 봄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봄과 마찬가지일 터이다. 절망을 거치지 않은 희망이란 얼마나 무의미할 것인가. 우리 선인들이 입춘이 되면 봄맞이라도 하듯이 대문이며 사랑방 기둥에 크게 써 붙이던 입춘대길(立春大吉)의 대길은 주역의 지천태(地天泰)에서 나온 말로, 역술인들은 입춘대길과 함께 이 괘를 그려 넣기도 했다. 이 지천태의 괘는 곤괘(坤卦)의 땅이 위로 올라가고 건괘(乾卦)의 하늘이 아래에 있어 얼핏 위아래가 뒤바뀐 것 같지만, 오히려 이 뒤바뀜을 선인들은 크게 길하게 여겼으니 그이들의 깊은 뜻이 오늘에 새삼스럽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뒤바뀌는 立春 선인들에게는 봄이야말로 어두운 음의 기운이 하늘에 가득하고 밝은 양의 기운이 땅에 가득하여 이 뒤바뀐 기운으로 만물이 생겨나는 시절인 것이다. 하늘과 땅이 서로 자신의 위치를 고수하다 보면 천하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만물도 생겨날 수가 없다. 대신에 하늘과 땅이 뒤바뀌면, 절망과 고통이 어쩔 수 없이 뒤따르는 가운데에서도 하늘과 땅이 본디 자리로 돌아가려는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게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하늘과 땅의 교류가 이루어져 만물이 생겨나는 것이다. 비록 절망과 고통이 뒤따른다 해도, 이런 천지의 뒤바뀜이 어찌 크게 길하지 않으랴. 천지의 뒤바뀜을 사람살이 식으로 풀이하자면, 가장 깊은 절망의 가운데에서 한 가닥 희망이 솟아나오고, 반대로 온통 장밋빛으로 가득한 희망의 가운데에서 이미 한 가닥 절망은 비롯된다는 지혜일 터이다. 천지의 뒤바뀐 기운은 어느 새 그대를 파고들어 마침내 그대에게도 지천태의 입춘대길로 봄이 온다. 길고 긴 절망의 터널을 지난 그대가 이제는 희망을 꽃피우고, 그리하여 일생에 가장 소중한 이를 만나게 된다. 자, 이 크게 길한 날에 어디에 소중한 이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까. 강남의 지하철 2호선 역삼역 2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앞에 스타타워라는 멋있는 빌딩이 바라보는 이의 고개를 모자라게 할 만큼 높은 키로 세련된 외양을 자랑하고 있다. 그 빌딩을 끼고 돌면 후문이 나오는데 후문 바로 앞에 ‘바이더웨이’라는 24시 편의점이 있을 터이다. 그 골목을 들어서서 10여 미터 걷다보면 ‘민들레(02-558-8513)라는 자그맣고 예쁜 입간판을 만나게 된다.2층 양옥집을 개조하여 전통 한정식집으로 꾸몄는데, 깔끔하면서도 멋스러운 실내 디자인과 개량한복 차림의 종업원들이 예사롭지 않은 주인의 성품을 은은하게 내비치고 있다. 얼핏 한정식집 주인으로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깊은 눈빛과 단아한 분위기의 오성숙씨가 있는 듯 없는 미소를 띤 채 그대에게 조용히 인사를 할 터이다. 그 첫 대면의 순간 그대는 그이에게서 어쩌면 그대와 함께 사람살이의 신산고초를 겪으면서 심성이 보다 그윽해진 큰누님이나 혹은 큰언니 같은 살붙이의 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런 살붙이의 정을 느끼면서 그이의 곁을 보면, 이번에는 흰머리가 참 잘 어울리는 장년의 노신사가 역시 그대에게 가볍게 인사를 할지도 모른다. 흰머리의 그이는 다름 아닌,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김세균 박사이다. 방학이 되거나 한가할 때면 그이는 이따금씩 민들레에 나타나 아내인 오성숙씨를 도와 기꺼이 손님들과 어울리기도 한다. ●한때 참교육·여권운동에 몸담기도 민들레에 와서 주인 내외를 만나본 이들은 한결같이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된다. 적어도 이 나라 명문대학의 교수이고 또 그 부인되는 이가 도대체 더 이상 뭐가 부족해서 한정식집까지 차리게 된 것일까.1997년 민들레라는 한정식집 주인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오성숙씨는 명문대학의 교수부인이기에 앞서 1980년대 후반부터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을 맡아 전교조와 함께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운동권에 몸을 담아온 소위 여성운동가였다. 또한 한국여성민우회 편집실장이며 정책실장으로, 저소득여성들이나 근로여성들을 위한 지원활동에 나서 공부방이나 쉼터를 열어주고, 주부들을 위한 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여성의 지위를 자리매김하는 여권운동의 일선에서 뛰어온 이였다. 그런가 하면 그이의 남편 되는 김세균 교수는 형제인 사회학의 김진균 교수와 함께 진보적 지식인의 길을 걸어오며 1970년대부터 이 땅의 민주화운동에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이이기도 했다. 오성숙씨가 자신의 잘못된 빚보증 한번으로 집이며 재산 따위를 깡그리 다 잃고 무일푼이 되어 남편이며 아이들과 함께 10여 평 남짓 되는 셋방에 나앉게 된 것이 바로 1997년이었다. 이때부터 그이는 모든 사회활동을 접고 여기저기서 돈을 그러모아 한정식집을 차린 것이었다. 기실 그이는 평소부터 음식솜씨가 남달라서, 남편과 함께 독일의 베를린에 있는 자유대학에 유학 중이던 1980년대 초에는 당시에 소위 운동권 출신 유학생들이며 황석영씨 같은 정치적 망명자들 사이에서는 그 뛰어난 음식솜씨 때문에 청진옥으로 불리기도 했다. 청진옥이란 그이의 큰아들 김청진이라는 이름에서 따서 유학생들이 붙인 별칭으로,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이해동목사 내외의 해동여관과 함께 유학생들에게는 공짜로 자고 공짜로 고국의 음식을 먹으며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소중한 쉼터이기도 했다. ●단아한 분위기의 큰누님같은 안주인 민들레의 한정식은 코스요리를 주로 하지만, 낮손님들을 위해서는 민들레밥상이라고 하여 흑임자죽이며 녹두죽 같은 죽에 잡채, 야채샐러드, 해물무침, 고등어조림, 김치전, 콩비지 등에 된장찌개며 밥이 나오는데, 무나물이며 취나물, 고사리나물 무침에 조개젓, 도토리묵, 김치 같은 밑반찬이 따라 나온다. 이 8000원짜리 민들레밥상에 곁들여 불고기볶음이며 제육주꾸미볶음, 해물한정식, 더덕구이, 갈비찜오분자기, 메로구이, 간장게장 등이 추가되면 각각 1만원에서 1만 5000원짜리 정식이 된다. 저녁나절에 주로 하는 코스요리에는 1인분에 2만 5000원짜리 기본정식과 3만 5000원짜리의 민정식이 있는데, 그대가 소중한 이와 처음으로 함께하는 자리라면 약간 무리할지 모르지만, 민정식을 권하고 싶다. 민정식은 나오는 순서에 따라, 녹두죽에 야채샐러드, 탕평채, 찹쌀화전이며 생선전이며 표고버섯전으로 구색을 맞춘 삼색전, 도미찜, 굴이며 소라며 우렁이며 새우가 들어간 모듬해물, 도다리며 도미의 싱싱한 모듬회, 연어쌈, 수삼과 꿀, 해물고추잡채, 홍어와 돼지고기에 보쌈김치를 곁들인 홍어삼합, 구절판, 새우튀김, 갈비찜, 해물냉채, 대구탕, 장어구이 등이 나오고, 마지막으로는 민들레밥상의 반찬과 밥에 누룽지가 함께 나온다. 민들레에는 10여 개의 방에 130석의 자리가 있어 얼마든지 대형 모임도 가능하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내려 7번 출구를 나와 시티극장에서 골목으로 접어들어 50미터쯤 언덕길을 올라가면, 골목 막다른 곳에 푸치니(02-552-2877)라는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있다. 일찍이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곧장 이탈리아로 건너가 로마에 있는 페스타라 음악원에서 10년 가까이 유학을 하고 돌아와 모교에서 강사를 지낸 테너 안종선씨가 주인인데,1998년에 자신이 살던 양옥을 개조하여 3층까지 한결 깔끔하고 격조 있는 레스토랑으로 바꾸어 놓았다. ●유학생활 10년동안 익힌 미각 잘살려 투명한 유리창으로 지붕을 덮은 정원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그대로 받으며 소중한 이와 함께 정통 스파게티며 파스타를 즐기고, 밤이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도 헤아릴 수 있는데, 푸치니의 지배인으로 있는 피아니스트 안토니오 파텔라씨의 감미로운 연주까지 들을 수 있다면 더욱 소중한 시간이 될 터이다. 볼로냐의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서울발레단의 음악감독으로 왔다가 8년 넘어 머무르고 있는 안토니오씨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안종선씨의 테너 독창까지 들을 수 있다면 거기에서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푸치니의 손님들은 거의 절반 가까이가 외국인들이고, 그만큼 주인 되는 이의 정통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주로 이탈리아인들을 위시한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데, 기실 10년 가까이 이탈리아에 유학하면서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미각을 익힌 그이가 귀국하자마자 푸치니를 차린 것도 그때까지 우리나라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들이 그의 미각을 만족시키지 못한 때문이었다. 그이는 통밀에서부터 치즈같이 이탈리아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거의 대부분 이탈리아에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푸치니에서 레스토랑의 이름을 내걸고 손님들에게 특선메뉴로 내놓는 ‘스파게티 알라 푸치니’는 푸치니 스페셜로 부르기도 하는데, 볼로냐와 피렌체 사이의 산간지방인 폴리아에서 주로 먹는 토속음식으로 파마산 치즈 중에서도 3년산 레지아노 치즈를 사용한다. 이 치즈는 무게가 35kg이 나가는 거의 맷돌만한 크기인데, 치즈 가운데에 홈을 파서 홈에 ‘바카디151’이라는 높은 도수의 럼주를 붓고 불을 붙여 치즈를 녹인 후에 여기에 스파게티며 야채를 넣어서 비벼내는 식이다. 1인분에 1만 8000원인 이 푸치니 스페셜은 강한 화력으로 럼주가 증발한 후에도 그윽한 향이 남아 여성들도 즐기는데, 요리사가 주방에서 나와 손님 앞에서 직접 시연을 펼치고 서브까지 한다. ■다국적 요리·술 한자리에 지하철 2호선 강남역 7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바로 출구 앞에 레비스(02-565-5959)라는 퓨전요리집이 있다. 간판에도 버젓하게 내세운 ‘다국적 식주공간(食酒空間)’답게 한식, 중식, 일식, 양식을 위시해서 세계의 퓨전요리들을 거의 망라하고 있다. 이를테면 우리의 옛날두부김치에서 매운낙지볶음, 직화구이곰장어, 신닭발, 화이어뽈에서 일식의 해물오코노야키, 해물 스테미나나베, 후지볼케이노롤, 모리아와세, 겐키도리, 중식의 광동갈비, 팔보라조, 타이치킨, 홍콩야식, 깐소꽃게, 양식의 레비스초이스, 새우퐁듀, 철판돈가스, 시푸드치즈그라탕, 치즈칠리치킨, 파에리아 이외에도 훈제연어허브샐러드, 아보카드샐러드, 펌킨셀러드에 군고구마베이컨 피자, 데리야키 치킨피자에 소이웰빙파스타까지 모두 100가지가 넘어 미처 종류를 헤아릴 수 없는 요리들을 1만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고 있다. 거기에 술 또한 우리의 백세주며 천국, 설중매를 위시해서 일본의 나마조조나 고노이즈미부터 중국의 죽엽주와 금화고량주, 공부가주, 죽봉주에 와인이며 양주, 생맥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비하여 20대의 신세대들은 물론 30,40대의 취향에도 뒤지지 않게 구비해 놓았다. 다국적 요리들이라고 해서 결코 싸구려로 맛이며 정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레비스에서는 이 다국적 요리들을 위해 대학에서 조리학과를 나온 젊은 조리사들이 각각 한중일양으로 나누어 모두 12명이 주방을 맡고 있다. 게다가 직접 조리를 담당하지 않은 관리직들도 저마다 한두개씩은 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새로운 퓨전요리를 개발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기도 한다. 레비스에서 개발해낸 퓨전요리 중의 하나로 훈제연어 허브 샐러드는 훈제연어에 비타민이라는 야채, 케이퍼라는 서양배추 봉오리, 치커리, 물냉이, 양상치, 트레비스라는 보라색양상치, 천연의 천도복숭아, 가늘게 채 썬 양파를 올리브유로 드레싱해내는 식이다. 팔보라조는 갑오징어, 해삼, 새우, 참소라, 피조개 등의 해산물에 죽순,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베이비콘을 넣어 매운 소스로 볶아내는 식이다. 그러나 레비스의 뛰어난 점은 380평에 360석이라는 대형 홀에 대한 섬세하고도 세련된 실내 디자인에 있을 터이다. 홀을 크게 나누어 한식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 일식집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 중식집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에 양식집 분위기의 이국적 공간에 이어 룸살롱처럼 화려하고 푹신한 둥근 소파의 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요리며 술을 맛보며 소중한 이와 함께 저녁 한때를 즐길 수 있다.
  • ‘박근혜식 탕평책’ 결실 거둘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탕평책 실험’이 성공할까. 박 대표가 21일 당 쇄신작업을 주도할 혁신위원장에 자신을 비판했던 비주류그룹의 한 축인 홍준표 의원을 내정하면서 ‘탕평 인사’의 성공 여부가 화제로 떠올랐다. 나아가 박 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의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지속적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소속 의원 120명 전원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혁신위의 모든 결정 사항을 의원총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사무총장도 “혁신위에는 박 대표에 대해 비판적인 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것”이라고 언급, 박 대표의 ‘화합 의지’를 뒷받침했다. 김 사무총장에 따르면 혁신위는 선진화추진위, 여의도연구소, 정치발전위와 당외 인사 등이 참가하며 전체 위원 가운데 30%를 여성으로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혁신위는 당내 모든 계파를 아우르면서 당 개혁의 틀을 만들 강력한 기구로 기능할 전망이다. 혁신위의 이런 위상을 감안할 때 박 대표가 홍 의원을 위원장에 내정한 것은 당 혁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이다.‘비주류 끌어안기’를 통해 당 결속을 다지면서 당 혁신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당 개혁과 관련, 지난 3일 연찬회에서 제기된 많은 문제점을 다 수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비주류인 홍 의원을 내정한 소식이 발표되자 지난번 당직 개편을 ‘친위대 구성’이라고 비판했던 의원들이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혁신위는 2007년 대선에 대비, 당 조직개편을 비롯해 당권·대권후보 분리, 진성당원제 도입 등 연찬회에서 제기된 모든 사안을 중심으로 4월 중순까지 최종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사설] 대통령이 일궈야 할 ‘국민자신감’

    노무현 대통령의 어제 연두회견은 “경제가 잘 되고, 미래 한국에 대해서 국민들이 좀더 자신감을 갖고 함께 출발하는 좋은 한해가 되길 바란다.”는 맺음말로 끝났다. 살림이 나아지고, 사회가 평안하고, 안보가 굳건해야 국민들이 편해진다. 거기서 국가미래에 대한 자신감도 생긴다. 국민자신감을 일구는 일의 절반쯤은 대통령의 리더십 몫이다. 노 대통령의 연두회견에서 희망과 우려를 같이 본다. 대체로 정제된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안정감을 주었고, 경제에 매진할 것이란 확신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미리 준비한 모두연설과 달리 문답 과정에서 야당을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연설문을 앞서 보고 환영논평을 냈다가, 비난하는 논평으로 다시 바꾸었다. 대통령으로서 왜 야당에 대한 불만이 없겠는가. 그래도 경제매진, 사회통합쪽으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면서 말 몇마디로 괜한 분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했다. 집권 후 2년동안 노 대통령은 직설화법으로 풍파를 일으키곤 했다.‘정치적 돌출발언’ 때문에 대통령의 주된 관심이 묻혀버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새해 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더욱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노 대통령이 사회통합의 방법으로 실용주의를 평가하고 부패청산의 제도적 마무리를 강조한 점은 적절했다. 내편, 네편 가르지 말고 인사탕평책을 써야 한다. 특히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안하고 있는 ‘반부패 투명사회 협약’의 성사가능성을 주목한다. 과거 회귀가 없다는 전제 아래 대사면 등 국민화합 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정부, 정치권, 기업과 시민사회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반부패 협약을 채택해 선진사회 진입을 전세계에 알려야 한다. 북핵 해결을 통한 한반도 안정은 선진한국을 이루는 데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노 대통령이 6자회담 재개에 자신감을 나타냈고, 북한도 평양을 방문한 미 의회대표단에 회담에 복귀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광복 60주년을 맞은 올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전기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 [이집이 맛있대]안동 ‘고향가든’

    [이집이 맛있대]안동 ‘고향가든’

    웬만한 미식가들도 ‘태평초’라는 음식은 생소할 것이다.‘탕평채’가 경북 안동에 전래되면서 ‘태평초’가 되었다는 것이 이 지역 사람들의 주장이기 때문이다.탕평채는 청포묵을 가늘게 채썰고 고기볶음,미나리,김,달걀지단 등을 얹어 버무린 묵무침이다. 조선 후기 당쟁의 폐해를 몸으로 겪어야 했던 영조가 정치적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탕평책을 실시했는데 이것을 대신들과 논하는 자리에서 그 의미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탕평채’란 음식을 처음 선보였다고 한다.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고르다는 뜻의 탕탕평평이란 말에서 나왔으며 맛과 색,영양면에서 그 이름만큼이나 완벽한 조화로움을 갖춘 음식이다. 안동 고향가든에선 청포묵대신 메밀묵을 사용하는 ‘태평초’란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다.메밀은 항산화성 물질이 있어 동맥경화나 고혈압,치근막염,잇몸 출혈,이질 등에 효과가 있다.또 혈압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주고 이뇨작용을 도우며 소화를 잘 되게 해준다. 주인 이선자(51·여)씨는 “할머니로 부터 배운 솜씨다.할머니는 메밀이 건강에 좋다면서 청포묵 대신 늘 메밀묵을 사용했다.”고 말했다.“돼지고기를 삶아 콩나물,미나리,김치 등을 넣어 끓이고 마지막에 메밀묵과 김 등 양념을 첨가해 다시 끓이면 태평초가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부드럽고 매끈한 묵의 감촉,아삭아삭 씹히는 야채의 질감,새콤달콤한 양념장의 감칠맛이 더할 수 없이 상쾌하다.여러가지 음식이 고루 들어간 만큼 영양학적으로도 손색이 없다. 식당 뒷마당에서 키운 토종닭 백숙과 직접 만든 손두부도 이 집의 별미.태평초만으로 양이 부족하면 토종닭과 순두부를 곁들이면 된다. 안동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막오른 박근혜 2기] 더커진 ‘朴風’…탕평책 과제

    [막오른 박근혜 2기] 더커진 ‘朴風’…탕평책 과제

    한나라당이 ‘수호천사 박근혜’를 새 대표로 선택했다.또 원희룡·김영선 의원 등 ‘젊은 피’를 최고위원 반열에 올려놓았다. 박 대표의 지위는 ‘100일짜리 임시 대표’에서 격상됐다.임기 2년간 한나라호(號)를 지휘할 새 선장으로 당당히 등극한 것이다.제1기에서 제2기로 전환된 ‘박근혜 체제’는 ‘기회’를 맞았지만 동시에 ‘위기’도 배제할 수 없는 양면성을 띠고 있다. 원희룡·김영선 후보도 탄탄한 지역기반을 등에 업고 출마한 이강두(경남)·이규택(경기)·정의화(부산) 후보를 따돌리고 각각 2·3위를 차지,향후 당내 역학구도와 대여 관계에 적잖은 변화를 예고했다. 박 대표는 ‘4·15 총선’과 ‘6·5 재·보선’에 이어 ‘박근혜 바람’의 위력을 재현했다.확고한 당내 위상을 다시 한번 굳힘으로써 명실상부한 야당 최고지도자로서 자리매김하게 됐다.차기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의미도 갖는다.무엇보다 압도적인 표차로 재신임해준 당내 지지는 ‘박근혜호(號)’의 순항에 필요한 추진력이다. 하지만 박 대표의 앞날에는 안팎으로 암초가 도사리고 있고,역풍도 만만치 않을 조짐이다. 밖으로는 여권이 박 대표의 부상을 예의주시하면서 압박 수순을 밟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과 유신 독재를 부각시켜 박 대표를 흠집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측의 시각이다.여권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 굳어질 경우,‘독재’ 대 ‘반독재’로 몰고 가면 승산이 있다며 은근히 박 대표의 부상을 반기는 듯한 기류도 있다. 박근혜 2기 체제의 또다른 과제는 당내 통합이다.우선 당내 비주류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이재오·홍준표 의원 등 일부 대여 강경파들은 탈당 내지는 분당설까지 흘리며 박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일부 의원은 전당대회를 ‘박근혜 대표의 이벤트’로 규정하고 불참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을 정도다. 게다가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강재섭 의원 등 차기 대권주자군은 “박 대표의 상승세를 꺾지 못하면 설 땅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앞다퉈 대권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이날 당선된 뒤 “나라를 위해 옳은 명분인데 같이 하지 않으면 딴 뜻이 있을 것 아닌가.”라며 비주류측 움직임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스킨십’을 통해 이들을 껴안을지,아니면 대립각을 세우면서 독자 행보를 계속할지 주목된다. 전광삼기자 hi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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