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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연 사무총장 ‘김한길 최측근’ 주승용

    새정치연 사무총장 ‘김한길 최측근’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은 13일 신임 사무총장에 3선의 주승용(왼쪽) 의원을 임명했다. 신임 사무총장은 다음 주 구성될 7·30 재·보궐선거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고 선거를 지휘하게 된다. 박광온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김한길 공동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주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한 것은 6·4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놓고 불거진 지도부 책임론을 일축하고 지도부가 7·30 재·보궐선거에서 주도적으로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주 사무총장은 1991년 전남도의원으로 정계에 들어와 4·5대 전남도의원, 여천군수와 여수시장, 국회의원까지 잇따라 당선되며 ‘풀뿌리’ 지방정치에서 중앙정치로 보폭을 넓혔다. 열린우리당 전남도당위원장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간사에 이어 18대 국회에서 민주당 제5정책조정위원장과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6·4지방선거 때 전남도지사의 꿈을 안고 도전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패하기도 했다.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에는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우윤근(오른쪽)·유기홍 의원, 인재영입위원장에는 김근태계인 유인태 의원이 각각 임명했다. 전략홍보본부장은 김재윤 의원, 김 대표 측 비서실장은 안희정 충남지사와 가까운 박수현 의원이 각각 맡게 됐다. 안철수 대표의 측근인 송호창 의원은 전략기획위원장, 박인복 전략기획위원장은 홍보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박용진 홍보위원장과 함께 공동체제를 이룰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탕평인사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가장 중시했다”면서 “그동안 당직을 맡지 않아서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분들도 당의 미래를 위해서 함께 힘을 모으도록 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지도부는 당직 개편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의원들이 지역구 사정 등을 이유로 당직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안 공동대표 체제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하고 일단 거리를 두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당권을 향한 물밑 신경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7.30 재·보궐선거를 통해 중진들의 귀환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당내 초·재선 중심으로 ‘올드보이 귀환’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감추지 않고 있다. 김·안 공동대표의 고민도 깊다. 자신들의 계파에서 당 지도부 선거에 나갈 인물이 마땅치 않아 벌써부터 중진들과의 합종연횡설이 돌고있는 상황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KBS 파업 “길환영 KBS 사장, 보복인사”…사측 “청와대 외압설 사실무근”

    KBS 파업 “길환영 KBS 사장, 보복인사”…사측 “청와대 외압설 사실무근”

    ‘KBS 파업’ ‘길환영 KBS 사장’ ‘보복인사’ KBS 파업이 3일 엿새째로 접어들었지만 노사 양측은 좀처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KBS 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 등 양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 5일째인 2일, 길환영(60) KBS 사장이 특별 조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양대 노조는 성명을 내고 즉각 반발했다. 길환영 KBS 사장은 이날 오전 특별 조회를 열고 “존재하지도 않고 사실도 아닌 ‘청와대 보도개입’과 ‘청와대 인사개입’이라는 허상을 만들어 내부적으로 서로에게 큰 상처와 고통을 주는 사이에 우리 스스로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외압설’에 대해서는 “취임한 이후 그 어떤 정파적 이익이나 권력에 굴복한 적이 없다”며 “청와대로부터 전화를 받고 정치권의 압력을 받아 이를 행했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소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번에 국회에서 합의한 세월호 관련 국정조사를 통해 명확히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길환영 KBS 사장은 “취임한 이후 탕평 인사를 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사원 행복’과 ‘행복한 대한민국’이 경영원칙이었다. KBS가 평생 직장이었던 사람으로서 욕심이 없으며, 국민께 헌신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자협회와 노동조합이 제시하는 진상조사에 대한 형식과 절차, 특별공정방송위원회도 수용하겠다”며 “이틀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올바른 자치단체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제대로 검증 보도하고, 지방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도록 조속히 현업에 복귀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양대 노조는 “길환영 KBS 사장이 협박과 거짓말로 일관했다”며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길환영 KBS 사장이 조회를 마친 뒤 국장·부장급 15명의 인사를 단행한 것을 두고도 ‘보복 인사’라며 반발했다. 양대 노조에 따르면, 국장·부장급 인사 이후 임창건(55) 전 보도본부장의 후임으로 선임된 이세강(58) 보도본부장은 사표를 제출했다. 국장급인 디지털뉴스국장과 국제주간도 보직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노동조합은 “길환영은 점심시간 느닷없이 보도본부 보직 사퇴 부장 일부를 지역으로 강제 발령내는 만행을 저질렀다. 길환영 사수에 동참하지 않은 제주총국장, 보도기술국장, 강릉국장에 대한 보복 인사도 곧바로 시행됐다. 보직사퇴한 총감독은 송신소로 쫓겨났다. 그리고 그 알량한 보직 하나 맡겠다고 또 다른 부역 간부들이 인사 발령장에 이름을 올렸다”고 비난했다. 노동조합은 새롭게 보직에 임명된 이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당신들을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을렀다. “오늘 구사대 모임에 참석한 부역간부 85명도 용서치 않겠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며 KBS를 팔아먹은 길환영을 결단코 용서치 않겠다”고 강조했다. 새노조도 “길환영 KBS 사장이 사상 초유의 보복 인사를 단행했다”며 반발했다. “코미디는 1시간도 안 걸렸다. 돌아오라더니 보직 사퇴한 부장들을 지역으로 멀리 보냈다. 이것이 길환영의 소통이고 그의 진면목이다. 금번 발령은 명백한 불법·부당 발령으로 효력정지 가처분을 통해 바로잡을 것”이라고 알렸다. 한편, 양대 노조는 6·4 지방선거 개표 방송의 차질을 막기 위해 일부 인력을 제작에 투입하기로 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현지 중계방송팀은 길환영 KBS 사장이 자진 사퇴하거나 이사회가 해임제청안을 가결할 경우에 대비한 6월 5일 이전 출국 제작진을 제외하고, 출국을 거부하기로 했다. KBS 이사회는 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길환영 KBS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표결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한길 “靑 책임 안지면 근본대책 안 돼”

    김한길 “靑 책임 안지면 근본대책 안 돼”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위기 관리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국가 재난에 대해 직접 보고받고 지휘해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후속 조치로 국무총리실 산하 ‘국가안전처’ 신설을 제시한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국가안전처가 재난·재해·위기관리 등 모든 책임을 진다면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면서 “해경의 초기대응이 많은 지적을 낳았지만 수사조차 제대로 안 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해경을 해체하고 업무 일부를 국가안전처로 이관한다고 하니 당혹스러운 면이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대표는 “청와대가 책임지지 않는 단순한 조직개편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세월호 특별법안에는 성역 없는 조사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과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는 “조사 대상에서 정치권도 예외일 수 없으며, 유가족 대표의 참여도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검경합동수사부는 유병언 수사에 집중할 뿐 정부의 초동 대응과 관련해서는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특검을 통해 국가재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문제와 정부의 초동대응 실패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특별법 제정 등 사후 대책에 대한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대책 마련과 관련 특별법 제정은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면서 “참사에 관한 한 정부는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으로 정부의 셀프개혁만으로 결코 거듭날 수 없을 것”이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국가 운영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준비하는 범국민 기구로 여야정과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가칭 ‘안전한 대한민국 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책임을 인정하고 거듭 사과한 데 대해서는 “당 회의를 주재하느라 직접 보진 못했지만, 그 정도면 많은 국민이 진정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앞서 안철수 공동대표는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개각과 관련해 “여권, 야권 가리지 말고 인재풀을 넓혀서 찾아보시기 바란다”면서 “대선 때 약속했던 인사탕평, 100% 대한민국, 국민대통합에 걸맞은 인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6·4 지방선거 공약 점검] 전북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 공약 점검] 전북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를 한달 반 앞두고 전북지역 선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이 기초선거 후보를 공천하기로 급선회하자 공약 대결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선거 캠프마다 경선과 본선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매일 새로운 공약을 쏟아내며 정책 대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본선 직행을 준비했던 전북지역 시장·군수·기초의원 예비후보자들은 대대적인 전열 재정비에 나서는 한편 단계적인 공약을 발표하며 피 말리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후보들은 공천장을 거머쥐기 위한 샅바 싸움을 하랴 주민들의 눈길과 관심을 붙잡는 공약을 개발하랴 눈 코 뜰 새 없는 상황이다. 도지사 선거보다 관심이 높은 전주시장 선거전은 ‘공약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병석, 김병수, 김승수, 임정엽, 유대희, 장상진, 조지훈, 진봉헌 등 8명의 예비 후보가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공약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새누리당 김병석 예비 후보는 국제금융센터와 금융산업단지 조성 등 12개 공약을 내걸었다. 새정연 전주시장 예비 후보들은 차별화 공약을 제시하며 정책 대결을 하고 있다. 김병수 예비 후보는 종합경기장을 순환경제 플랫폼으로 전환, 구도심 재개발 예정지의 ‘시민활력지구’ 육성을 제안했다. 그는 또 전주 도심에 33만㎡(10만평) 규모의 시민 어울림 농장 조성도 약속했다. 김승수 예비 후보는 사회복지와 교육문제에 주안점을 뒀다.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초·중학생 외국연수와 대학생·청년의 건강지원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학원비나 학비를 마련하려고 생업 현장에 있는 아르바이트 청소년들을 보호·지원하기 위해 보건소, 의료생협, 의료봉사단체 등과 연대해 건강검진을 지원하기로 했다. 완주군수 시절 로컬푸드를 확산시킨 임정엽 예비 후보는 ‘공유 경제’를 들고 나왔다. 임 예비 후보는 “지역 공동체 안에서 시간, 공간, 재능, 물건, 정보 등을 공유하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1석 3조 효과’의 공유 경제를 소개했다. 특히 그는 ▲단지별 아파트 관리비의 투명한 정보공개 ▲공동계약 정보공유 활성화·관리전문성 강화 ▲원가계산 표준 지침 제시·공동전기료 절감 ▲주민조직 자치관리 확대 ▲아파트 협동조합 설립·공유경제 활성화 등 5가지 시책을 추진하면 아파트 관리비를 20%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주 부시장을 지낸 장상진 예비 후보는 시내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 방안을, 변호사인 진봉헌 예비 후보는 전통·첨단산업 육성 방안을 소개했다. 변호사 출신 유대희 예비 후보는 시 산하 체육시설 무료 개방, 에코시티 조기 완공, 여성발전기금 조성 등을 약속했다. 익산시장 선거전도 옛 민주계인 이한수 시장에 맞서 안철수계 예비 후보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해 대결을 벌이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이 시장은 익산의 꿈을 키울 기분 좋은 7대 비전을 제시했다. 일자리 7만개 창출, 고루 잘사는 강중(强中)도시, 국가 식품클러스터 완성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도의회 부의장을 지낸 배승철 예비 후보는 문화관광진흥재단 구성, 익산발전연구원 설립, 신흥정수장 레저공간 조성 등을 제시했다. 전북도 행정부지사 출신 정헌율 예비 후보는 보육, 교육, 생계, 노후, 일자리 걱정 없는 지역공동체 복원을 공약으로 내놨다. 따뜻한 자본주의, 삶의 질 향상을 주장한다. 변호사인 양승일 예비 후보는 부채 해소, 악취문제 해소, 인구감소 대책 마련 등 9대 비전을 발표했다. 박경철 예비 후보는 학연, 지연을 초월한 대 탕평책과 사회적 약자와 노인,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의원 출신 박종열 예비 후보는 도농 연계지역 무상버스 운행과 오지 주민을 위한 ‘기쁨 100원 택시’ 공약을 제시했다. 완주군수 선거는 새정연 예비 후보 4명이 각축전을 벌인다. 전주·완주 통합 반대 운동으로 지명도를 높인 국영석 예비 후보는 무상버스 단계적 실현, 노인체육시설 확충, 명품 교육도시 육성 등 민생공약 시리즈를 발표했다. 박성일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재래식 농경지 구획정리, 조경수 거점유통단지 조성, 인문계고 유치 등 청사진을 밝혔다. 도의회 부의장을 지낸 소병래 예비 후보는 테크노밸리 조성, 국가군수품성능시험원 유치, 완주교육청 이전, 시내버스요금 단일화를 제시했다. 이돈승 예비 후보는 삼봉택지개발 완공, 중·고교 설립을 내세웠다. 고창군수 선거전은 지역 농업과 관광산업 육성에 대한 정책 대결이 한창이다. 박우정 예비 후보는 관광레저휴양산업 육성과 우량기업 유치를 제시했다. 이에 전북도 기획관리실장 출신인 유기상 예비 후보는 품격 있는 관광도시 개발, 농어업과 식품·정보·문화가 결합한 10차 산업 육성으로 맞불을 놨다.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지낸 정학수 예비 후보도 첨단농식품산업을 육성하고 명품 생태관광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장재영 군수가 3선으로 물러나는 장수군은 7명의 예비 후보가 대결한다. 공교롭게 같은 이름인 새누리당 김창수(39) 예비 후보와 새정연 김창수(60) 예비 후보가 맞붙었다. 새누리 김 예비 후보는 관광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새정연 김 예비 후보는 보편적 복지 실현과 관광객 200만 시대를 제시했다. 도의원을 지낸 장영수 예비 후보는 말산업 융복합화와 연간 예산 5000억원, 인구 3만 시대 건설을 밝혔다. 최용득 전 군수는 차별화된 농업정책을 추진하고 전국 최고의 힐링 휴양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성근 예비 후보는 산지 직거래장터 운영, 문화유적 개발, 말산업 민간수익 창출 등을 제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300년전 세계, 맛에 눈 뜨다

    300년전 세계, 맛에 눈 뜨다

    18세기의 맛/안대회 외 22인 지음/열린 책들/320쪽/1만 8800원 ‘미각’이란 키워드로 동서양의 문화현상을 파헤친 책이다. 한국18세기학회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 23명이 저마다의 시각으로 동서양의 맛과 그 맛에 얽힌 흥미로운 현상을 살폈다. 18세기에는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고급스러운 음식이 대중화 되고, 이국적 음식이 세계화되는 큰 변화가 있었다. 또 저급한 감각으로 치부되어온 맛에 대한 담론이 본격적으로 문화의 전면에 등장했다. 금욕과 절제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욕망을 추구하고 소비를 과시하는 취향의 대중화도 시작됐다. 음식의 맛은 혀끝의 감각에만 한정되지 않고 문화와 교류, 경제와 사회의 복잡한 세계사를 인드라(고대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전쟁의 신으로,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에 해당)의 그물망처럼 얼기설기 엮어주는 그물코가 된다. 18세기는 교류의 시대였다. 조선에 들어온 고추는 고추장의 형태로 제왕의 식탁에 올랐다. 입맛이 까다로웠던 영조는 50대 중반부터 매콤달콤한 고추장 없이는 밥을 못 먹는 지경이 돼 자신이 세운 탕평책을 간접적으로 부정하는 사헌부의 지평(정오품 관리) 조종부(趙宗溥)는 미워해도 그 집 고추장을 좋아해 그것만은 도저히 미워할 수 없었다. 18세기 봄 노량진과 마포 등 한강 하류에는 복어들이 떼지어 올라왔다. 당시 한반도에선 이곳에서 복어가 가장 많이 잡히고 맛이 좋았다. 서울 봄철의 으뜸가는 풍미였던 복어의 치명적인 맛에는 스릴이 있었다. 영의정을 지낸 최석정(崔錫鼎)은 복어를 먹고 거의 죽을 뻔하기도 했다. 정조·순조 연간의 저명한 시인 신위(申緯)는 복을 즐겼으나 한 번은 복어를 먹지 못한 채 봄을 보내자 “복사꽃 피고 진 뒤 빈 가지만 마주하다니. 서글퍼라! 하돈(河豚·복어의 한자어) 맛도 모르고 지났구나”란 시를 짓기도 했다. 18세기 초 영국 빈민가에는 진(gin) 광풍이 거셌다. 값이 싼데다 조금만 마셔도 쉽게 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국 정부는 노동자들의 생산력을 떨어뜨리는 진은 적극 규제했지만 비위생적인 물의 대체제였던 맥주는 오히려 권장했다. 아랍에서 전래돼 ‘천천히 퍼지는 독약’으로 불린 커피는 프랑스 대혁명을 일깨운 계몽주의 운동의 촉매제였다. 1868년 파리에서 문을 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카페인 ‘카페 프로코프’에는 볼테르, 루소, 디드로 등 많은 철학자들이 드나들었고 위대한 사상가 몽테스키외는 베스트셀러 소설 ‘페르시아인의 편지’에서 카페 프로코프를 묘사하기도 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문화마당] 코치와 매니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코치와 매니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단체 운동경기 팀의 수장을 우리는 대개 감독(監督)이라 부른다. 현재 국내 4대 인기 프로스포츠로 자리를 잡은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모두 팀의 선장은 감독이고, 감독 밑에 분야별로 전문코치를 둔다. 예전에 미국에서 생활할 때 나는 운동경기 중계방송을 종종 즐겼는데, 미국 사람들은 단체경기일 경우에 그 감독을 대개 헤드코치(head coach)라고 불렀다. 그래서 나는 한국어로 운동경기 감독이 영어로는 모두 헤드코치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오래지 않아 메이저리그 야구팀 감독은 헤드코치가 아니라 매니저(manager)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감독이면 같은 감독이지 왜 굳이 다른 용어를 사용해 부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지만, 당시에는 미국에서 생존하는 일이 급선무였기에 차분히 생각해보지 못하고 잊어버렸다. 그런데 지난 몇 년 사이에 ‘리더십’이라는 단어가 우리 한국사회에서 회자하는 것을 보며 코치와 매니저의 차이를 나름대로 다시 생각해보고 주위의 미국인에게 묻기도 했다. 코치는 말 그대로 선수들에게 구체적인 기술과 작전을 가르치고 지시하는(coach) 역할을 강조한 용어다. 헤드코치는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수장이라는 뜻으로 역시 가르치고 지시하는 역할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에 비해 매니저는 세세한 사안을 일일이 가르치고 지시하기보다는 선수 개개인을 관리하고 하나의 팀으로 묶어 잘 경영하는(manage) 역할을 강조한 표현이다. 그렇다면 왜 야구에서는 감독을 굳이 매니저라고 부를까. 어떤 경기에서 팀워크가 중요하지 않겠느냐마는 인기 있는 단체경기 가운데 선수 각자의 개성이 가장 강한 경기는 아마 야구일 것이다. 수비에서 호흡을 맞추는 일은 물론 중요하지만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도 개인 단위로 전개한다. 따라서 야구는 25명이 넘는 대규모 선수단이 필요한 단체경기임에도 선수들의 개인적 성향이 매우 강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바로 매니저의 의미가 담겨 있다. 세세한 기술이나 작전은 해당 분야의 전문코치에게 맡기고, 감독은 개성이 강한 조직원 전체를 잘 관리해서 하나의 팀으로 운영하라는 주문이 매니저라는 용어에 녹아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이런저런 평이 들린다. 그런데 야당은 물론이고 이번에는 여당 일각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해 세세한 일까지 직접 일일이 지적하고 지시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 스타일이라는 비판을 공개적으로 쏟아냈다. 여야가 모두 같은 지적을 했으니 사실일 것이다. 대통령의 만기친람식 행보를 야구에 비유하자면, 1군 감독이 2군 훈련장까지 직접 돌면서 하나에서 열까지 일일이 지적하고 지시하는 격이다. 그러니 해당 코치는 정작 자신의 본분인 코치 행위는 소신껏 못하고 엉뚱하게도 눈치코치 급수만 올라간다. 취임한 지 1년이 됐으니 박 대통령도 이제는 국가의 최고 공인(公人)답게 개인의 상처는 훌훌 털고 대한민국의 매니저로 변신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 소통도 열리고 탕평도 가능하고 그만큼 국가의 인력자원을 맘껏 활용해 시너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이라면 매니저 역할에 뛰어나야 제격이다.
  • [사설] 박근혜정부 1년 우리는 좀 더 행복해졌는가

    박근혜 정부가 내일로 출범 1년을 맞는다. ‘국민행복과 국가발전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라는 국정비전을 세우고 달려온 지 1년을 맞는 것이다. 밖으로 경제 협력과 역사 갈등이라는 한·중·일 3국의 역설 구조와 남북 간 대립이 빚어낸 거센 풍랑에 맞서 싸우고, 안으로는 자꾸 주저앉으려는 경제와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더 힘을 받는 사회적 갈등을 어렵게 헤쳐온 1년이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집권 1년은 국정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할 기반을 다지는 해다. 새 정부 1년을 돌아보는 우리의 자세 또한 눈앞의 성과보다는 잠재적 가능성을 살피는 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년 박근혜 정부는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보여주었다고 본다. 분명 성과는 있었다. 언제 표변할지 모를 북한인지라 낙관할 수는 없으나 눈앞에 펼쳐진 이산가족 상봉에서 보듯 남북 간 신뢰 회복의 가능성을 발견한 한 해였다.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을 다방면으로 확장시키고 아베 일본 정부의 잇단 과거사 도발에 원칙을 견지하며 의연하게 대응한 점도 평가할 대목이다. 지표로 보는 경제에서도 성과가 보인다. 2.8%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오랜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준다. 신규 취업자 수도 38만명에 이르러 정부 목표치 25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과 사상 최대 수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대외경제도 우리 경제를 지켜줄 버팀목이다. 그러나 이런 지표상의 성과 너머로 더 절실하고 강렬하게 솟구치는 물음이 하나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 우리는 과연 지금 행복으로 가고 있는가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답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이든, 막 가정을 꾸린 젊은 부부든, 정년퇴직을 앞둔 가장이든 저마다 힘든 오늘과 불안한 내일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모두가 억울한 을(乙)들일 뿐인 부조리의 생태계는 날로 사회적 상실감을 확산시키고 있고,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치는 이를 교묘하게 악용해 분노와 원망의 바이러스를 배양하고 퍼뜨리는 데 부심하고 있다. 네 편과 내 편이 가른 깊은 골 속으로 관용과 배려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경제지표 몇 가지가 나아진다고 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경제적 도약 못지않게 날로 파열음이 커가는 사회를 다독이고 화합시킬 노력들이 필요하다. 그것이 탕평인사일 수도 있고, 국민 대통합 행보를 되살리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내일에 대한 불안감과 확산일로의 상실감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돼야 한다고 본다. 피부에 와닿는 민생정책으로 국민들이 희망을 갖게 해야 한다. 50%대 중반의 국정 지지도를 현 정부는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왜 30%가 넘는 국민이 현 국정에 반대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들을 끌어안지 못하는 한 나머지 국민의 행복 또한 결코 담보할 수 없다. 국민행복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집권 2년차가 되길 바란다.
  • 민주 “박근혜 대통령 소통 의지 있는 지 의문”

    민주 “박근혜 대통령 소통 의지 있는 지 의문”

    민주 “박근혜 대통령 소통 의지 있는 지 의문” 민주당은 6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이 원하는 얘기가 아닌 대통령의 일방적 메시지만 담겨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비판했다. 김관영 대변인은 기자회견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한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해 줄 수 있지만, 오늘 회견에서 국민이 듣고 싶었던 얘기는 담겨 있지 않았다”고 논평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은 경제민주화, 복지 확대, 인사 대탕평 등을 통한 구체적인 국민 대통합 방안을 회견에서 제시하기를 기대했다”며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남북 당사자간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구체적 대책이 있어야 했는데 매우 미흡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수용 요구나 노사관계의 회복을 위한 사회적대타협위원회의 구성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도 매우 실망스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이번 기자회견은 국정 홍보의 장이 되고 말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진정한 소통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국민통합 디딤돌 삼아 미래를 열자

    2014년 새 아침이다. 새해는 밝았지만 나라 안팎의 정세는 거친 파도를 만나 험난하다. 구한말인 120년 전 갑오(甲午)년 그해처럼 주변 강대국들의 각축이 한반도로 밀려들고 있다. 안으로는 성장동력은 약화된 반면 복지수요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증대되면서 사회 구성원들 간 갈등은 확산일로다. 게다가 우리는 시한폭탄 같은 북한 김정은 세습정권까지 머리에 이고 있다. 대한민국 호(號)에 탄 우리 모두가 손을 굳게 맞잡고 격랑의 바다를 함께 헤쳐나가야 할 때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 한 해를 과거에 발목이 잡혀 허송했다. 여야는 국가정보원 댓글 선거개입 논란과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을 놓고 1년 넘게 삿대질을 주고받았다. 그러는 사이 종교계와 여타 사회 집단들까지 진영 싸움에 가세해 이전투구를 벌였다. 얼마 전에도 정의사회구현사제단 소속 신부가 박 대통령 사퇴 주장을 펼치자 천주교 일부 평신도를 포함한 보수단체 인사들이 종북(從北)세력 척결로 맞불을 놓지 않았던가. 이 바람에 경제회복과 민생 돌보기, 나아가 복지 확대 등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구현하는 실질적 접근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논란과 이에 따른 대선 불복 조짐 등 진영 간 무한 대치로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다짐은 공수표가 됐다. 올 한 해마저 내부 분열로 소진한다면 그 후유증은 다음 세대로까지 짙은 그늘을 드리우게 될 것이다. 서울신문이 국민통합을 연중 캠페인의 화두로 삼으려는 이유다. 집권 2년차 대탕평 인사를 박근혜 정부는 국민 대통합 행보를 과감히 펼쳐야 한다. 지난해 국정 기반을 닦느라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미뤄뒀던 것이라고 치자. 집권 2년차인 올해 대탕평 인사로 새바람을 일으킬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 무엇보다 ‘불통 대통령’이라는 낙인을 지우려면 비판 세력에 다가가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소통의 채널을 넓혀 정파와 지역, 세대를 넘어서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민주당 등 야권도 국민통합이 시대정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정세는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뉘어 서로 손가락질을 해대도 좋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일본에 이어 중국까지 일방적으로 우리 이어도 해역 위로 방공식별구역을 그으면서 동북아에서 미·중·일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지 않았는가. 더구나 고모부인 장성택까지 잔혹하게 처형한 김정은 체제의 불가측성도 문제다. 김정은은 “전쟁은 광고 없이 일어난다”고 위협했다. 안보 문제에는 여야가 초당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극한 대치가 우려된다. 선거에서 이기려고 싸우는 정당들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펄밭에서 드잡이하면서 함께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야당이 국가기관의 댓글 사건을 선거패배의 주원인인 양 오독하며 1년 내내 ‘노숙투쟁’과 국회 태업을 벌였지만 그 결과가 뭔가. 민주당 지지율은 여당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에조차 한참 뒤지고 있다. 여야는 무한 정쟁이라는 낡은 정치 대신 합리적 토론과 대안 제시로 국민의 지지를 선점하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 여야, 생산적 경쟁해야 정부는 올해 3.9% 성장률과 45만명 고용증대라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근년의 고용 없는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도 즐비하다. 이를 넘어서려면 막연한 구호뿐인 창조경제의 콘텐츠를 제대로 채워야 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우리의 제일 수출시장인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 대외 변수는 그렇다 치자. 우리 스스로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는가. 지난해처럼 여야가 복지와 경제민주화의 방향을 놓고 이념적 대치만 벌이면서 민생 및 경제 살리기 법안 처리를 미뤄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어서는 안 된다. 통상임금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 이후 임금체계 개편도 발등의 불이다. 업계와 노동계가 한 발짝씩 양보해 윈윈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우리는 밀양 송전탑 사태와 철도노조 파업으로 우리 사회의 극심한 균열상을 목도했다. 아울러 범사회적 갈등을 관리해 나갈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도 절실히 느꼈다. 올 한 해에는 국민대통합위원회나 노사정위원회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여야 정치권과 각계 전문가, 그리고 이해집단 대표를 망라하는 사안별 ‘사회적 협의기구’를 만들어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 물론 한정된 자원과 경제적 과실의 공정한 배분은 국민통합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닐 것이다. 지역·계층·세대별로 갈라진 국민 정서를 화해시키는 데는 소프트 파워가 큰 구실을 할 수도 있다. 올 5월의 ‘아리랑 대축제’나 6월의 브라질 월드컵, 그리고 9∼10월의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다시 한 번 온 국민의 신명을 지펴야겠다. 헐벗은 신생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이제 민주화·산업화를 함께 일군 나라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보수든 진보든, 우리 사회 어느 진영이든 피 튀기는 레드오션에서의 소모적 싸움은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 올해는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청마(靑馬)의 해가 아닌가. 설혹 다투더라도 저만치 보이는 블루오션으로 먼저 힘차게 달려가는 생산적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간절한 소망대로 선진복지국가로 우뚝 서는 길이다.
  • 대선 1년… 靑·與 분위기 ‘미묘한 차이’

    대선 1년… 靑·與 분위기 ‘미묘한 차이’

    18대 대선 1주년인 19일 ‘승리’의 주역들이 모여든 청와대와 새누리당사의 분위기는 미묘하게 엇갈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관계자들과 오찬 및 만찬을 함께하며 1주년을 자축했다. 당 지도부 및 최고위원들과의 만찬에서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고생 많으셨다. 감사하다”고 운을 뗀 뒤 “1년 동안 너무 정신없이 지냈다.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회고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화답했다. 한 참석자는 “당을 위해 고생한 사람들을 많이 좀 (배려)해달라고도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제는 (청와대에서)의원들 곰탕 한 그릇 먹게 해달라”며 박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등 분위기도 상당히 좋았다. 박 대통령은 “갑자기 재미난 이야기가 생각났다”며 ‘식인종 시리즈’ 관련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중앙당과 시·도당 사무처 전 직원, 당협위원회 사무국장 등 600여명과의 오찬에서 “우물을 파는 데 아흔아홉 길을 파다가도 한 길을 못 파면 물을 만나지 못하고 우물을 버리게 되고 모든 것이 허투루 된다”고 말했다. 오찬과 만찬은 각각 2시간 정도씩 진행됐다. 만찬에서는 와인도 곁들였다. 박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남녀 손목시계 세트를 건넸다. 화기애애했던 청와대 오·만찬과는 달리 오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대선 1주년 기념식’ 분위기는 밝지만은 않았다.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와 김용준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 겸 대통령직인수위원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정몽준·이인제 공동선대위원장,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등 60여명이 1년 만에 모였다. 하지만 최근 탈당 의사를 밝힌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이상돈 전 비상대책위원, ‘박근혜 키즈’인 이준석 전 비대위원, 손수조 미래세대위원장 등은 불참했다. 일부 참석 인사들은 아쉬움도 토로했다. 김무성 의원은 “국민대통합이란 거대 슬로건 아래 동참했던 인사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도록 당 지도부에서는 청와대와 담판지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공신’ 중용을 직언하기도 했다. 반면 이혜훈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직접 보고 댓글을 외울 정도로 본다”며 소통 부재 지적을 반박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1년을 ‘불통의 1년’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펼쳤다. 김한길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제는 대선 정국을 매듭짓고 미래로 가야 한다”면서 “지난 대선 관련 의혹의 진상 규명은 모두 특검에 맡기고 여야 정치권은 나라의 미래와 민생에 몰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생애주기별 맞춤 공약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거짓말이 됐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국민대통합을 위한 대탕평인사는 어디 가고 정부 출범 후 이념·지역·계층의 장벽이 하루하루 더 높아져만 간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도 처음으로 1년 전 상황을 언급했다. 안 의원은 부산에서 개최한 새정치추진위원회 설명회에서 지난해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야권단일화 후보를 양보한 데 대해 “저 나름대로는 솔로몬 재판에서 생모의 심정으로 내려놨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제 평생 결단 중에 제일 힘들었던 결단이, 가장 마음을 먹고 했던 결단이 대선후보 사퇴였다”면서 “결국 저도 대선 패배의 책임자다. 그래서 국민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박근혜 정부, 이제 앞으로 가야 한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오늘로 1년을 맞는다. 그러나 국민 모두가 목도하듯 정치권은 여전히 대선 승복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1.6%와 48.0%의 국민들은 좀처럼 ‘우리’와 ‘그들’로 나뉜 장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따스한 약속은 찬바람이 부는 교정에서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어느 젊은 청년의 숨죽인 탄식에 면목을 구겼다. 쉽지 않은 길이었다. 미욱한 김정은의 북한은 1년 내내 무력도발을 공언하며 좌충우돌을 거듭했고, 동북아의 정세 또한 질곡의 과거사가 만들어 낸 ‘아시아의 역설’에서 허우적대며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논란에서부터 밀양 송전탑 갈등, 역사교과서 편향 논란에 이르기까지, 갈라진 사회에서 터져 나오는 파열음들은 시종 국민들의 가슴을 후벼 팠다. 경제 민주화 논란이 잉태하고 갑을 논란에서 배양된 계층 갈등은 공정사회에 대한 우리의 갈망을 한껏 분출시켰다. 원전 비리와 군납 비리, 금융 비리의 추한 민낯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청년 실업과 전·월세난, 복지 후퇴 논란 속에서 국민들은 앞섶을 여며야 했다. 일말의 예우조차 위선으로 보는 양 막말들은 경연을 펼치듯 극단으로 내달렸고, 인터넷의 이런저런 게시판들은 진작 내 편과 네 편이 퍼붓는 저주의 하수구가 됐다. 이 모든 상황의 귀책사유를 박근혜 정부에서 찾을 순 없는 일이다. 지난 시절 얽히고 꼬여 온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채무 이자를 하나씩 갚아 나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보다 적확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박근혜 정부의 변제 의무가 경감되는 것은 결코 아닌 일이다. 이런 난제들을 앞장서서 풀라는 것이 지난 대선에서 국민이 내린 명령이며, 이런 소명을 받들겠다고 한 것이 박근혜 정부의 약속인 까닭이다. 갈 길이 멀다.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지만 박근혜 정부가 출시한 창조경제의 행방은 아직 묘연하다. 국민대통합위원회를 띄웠다지만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아는 국민이 별로 없다. 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뽑아주겠다고 했으나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볼멘소리가 여전하다. 4%에 육박하는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실제로 사회 윗목까지 제대로 데울지도 여전히 의문이다. 몸 푸는 시간은 벌써 끝났다. 횡보(橫步)를 끝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풀어헤친 매듭을 이제 하나씩 묶어야 한다. 박 대통령은 미뤄두었던 화합과 탕평의 키워드를 수첩에서 꺼내 들기 바란다. 승자가 아니라 빚을 진 채무자의 자세로 야당에 손을 내밀기 바란다. 야당에도 당부한다. 선당후사(先黨後私)를 넘어 선국후당(先國後黨)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지금의 행태를 고집하는 한 4년 뒤 대선을 손꼽아 기다릴 아무런 이유가 없다.
  • 경제부흥·한반도 평화 ‘초석 다지기’… 여야 극한대립·국민통합 부진 ‘부담’

    경제부흥·한반도 평화 ‘초석 다지기’… 여야 극한대립·국민통합 부진 ‘부담’

    박근혜 대통령이 19일로 당선된 지 꼭 1년이 됐다. 1년 전 18대 대선에서 국민대통합과 경제민주화, 전면적 복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박 대통령은 51.6%의 득표율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됐다. 청와대는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 등 4대 국정기조를 축으로 140개 국정과제를 설정하는 등 초석 다지기에 분주한 1년을 보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역대 정부와 비교해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킨 것은 분명하며 국민 행복 중심의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온 것이 집권 첫해의 주요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럼에도 대선 직전에 터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이 지금도 뇌관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치 실종’을 방불케 하는 여야의 극한 대립과 국민통합 부진 및 복지공약 후퇴 논란 등의 후폭풍은 박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취임식(2월 25일)을 전후로 북한의 3차 핵실험(2월 12일)과 개성공단 일방적 가동 중단(4월 9일) 등 연이어 터진 북한발(發) 이슈로 외교·안보 리더십이 중대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축으로 하는 강력한 대북 억지정책과 북한의 개혁개방을 돕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정책을 자신의 양대 대북정책으로 삼아 국제적 공인을 얻는 데 주력하며 한반도 정세 안정화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경제부흥 측면에서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국민행복 측면에서는 복지 확대를 중점적으로 각각 추진해 왔다고 청와대는 강조한다. 지표상으로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0.4%로 1년 전보다 0.7% 포인트 상승했고, 20대 취업자도 11년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지만 국민들의 체감 수준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 중 한 요인으로 꼽혀 온 경제민주화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내주면서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민대통합 역시 순탄하지 못했다. 지난 1년간 이뤄진 각종 인사에서 박 대통령이 공약한 ‘대탕평’의 정신을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만만찮다. 능력 위주의 발탁임을 강조했지만 청와대 비서실장과 감사원장, 검찰총장 등 이른바 사정 라인을 PK(부산·경남) 출신들이 독식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징수나 고질적 원전 비리의 대대적 손질 등을 앞세운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라는 ‘박근혜표 개혁’은 사회 전방위에 걸친 쇄신을 예고하며 나름대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2일 전국 성인 1204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8% 포인트)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54%였고, 부정적 평가는 35%였다. 긍정평가 요인은 외교·국제관계(17%), 주관·소신 있음(14%), 열심히 노력한다(11%), 대북·안보정책(8%) 등 순이었다. 반면 부정평가 요인은 소통 미흡·투명하지 않다(18%), 공약실천 미흡·공약에 대한 입장 바뀜(13%),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1%), 독선·독단적·자기중심(8%) 등의 순이었다. 지난 1년간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지난 9월 11일 72.7%로 정점을 찍었고, 정권 출범 초기 ‘불통 인사’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40% 초반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아이고 우리 아들 택배왔다” 5·18 비하 일베 회원 기소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관을 택배에 빗대 비하한 인터넷 사이트 ‘일간 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이 기소됐다. 광주지검 공안부(이근수 부장검사)는 31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대구에 사는 대학생 A(2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13일 일베 게시판에 5·18 희생자와 유족을 비하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죽은 아들의 관 옆에서 오열하는 어머니의 사진에 택배운송장을 합성해 “아이고 우리 아들 택배 왔다. 착불이요”라는 내용의 설명까지 달았다. 검찰은 사진에 등장하는 가족 등의 고소로 피해자가 특정된 만큼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게시물로 명예훼손 피해가 컸을 어머니는 이미 숨진 점을 고려해 검찰은 사자명예훼손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5·18 역사 왜곡 대책위원회, 5·18 단체 등으로부터 고소·고발돼 인적사항이 확인된 나머지 8명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남은 수사 대상은 종편 채널 채널A의 ‘김광현의 탕탕평평’에 출연한 탈북자와 변호사 등 3명,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에 출연한 탈북자와 일베 등 온라인을 통해 폄하 글을 올린 네티즌 4명이다. 이 가운데 6명은 광주 외 지역에 살면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아 광주지검은 시한부 기소중지를 하고 주거지 관할 검찰청에 수사를 촉탁했다. 해당 검찰청의 수사결과 회신이 도착하면 다시 광주지검이 수사를 재개하게 된다. 하지만 검찰은 소재가 불분명한 탈북자 1명과 인적사항 확인이 안 된 누리꾼 1명에 대해서는 기소중지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공기업 인사 속도내고 지역편중 해소하길

    박근혜 대통령이 공석이던 감사원장, 보건복지부 장관, 검찰총장 등 주요 보직의 후보자를 지명했다. 내친김에 늦어도 너무 늦어진 공기업 수장들의 인사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 4곳 가운데 1곳이 사실상 수장 공백인 지금의 상황은 극히 비정상적이다. 박 대통령이 자주 강조하는 대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후임 수장을 뽑지 못한 주요 공기업만 해도 도로공사, 수자원공사, 투자공사, 자산관리공사, 기술보증기금 등 30곳이 넘는다. 일부 공기업 수장들 사이에서는 “현 정부 덕분에 수억 공돈이 생겼다”는 말까지 주고받는다고 한다. 인사 지연으로 자리 보전만 하고 있는 데도 적게는 몇 달, 많게는 1년치 월급이 들어와 표정관리 중이라는 얘기다. 그동안 공기업 인선은 속도가 붙는 듯하다가도 번번이 제동이 걸리거나 가뭄에 콩 나듯 한두 군데 하는 선에서 그쳤다. 가까스로 공모 절차가 재개된 공기업도 좀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도로공사의 경우 임원추천위원회가 4명의 후보를 기획재정부에 추천했지만 재공모가 진행 중이다. 이쯤 되니 “청와대가 원하는 특정인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다시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공기업 부채는 이미 500조원을 넘어섰다. 일부 공기업은 공공요금을 올려 적자를 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요금 인상에 앞서 비용 절감 등 고강도 자구노력과 경영 쇄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수장 없는 공기업에 이를 기대하는 것은 난망한 일이다. 속도 못지않게 특정 지역 편중 해소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4대 권력기관 고위직의 41%가 영남 출신이다. 쏠림현상이 심하다는 것은 현 정부도 잘 안다. 오죽했으면 올 초 검찰총장에 채동욱씨를 지명하면서 “선산이 전북 군산에 있으니 호남 사람”이라는 코미디 같은 설명을 덧붙였겠는가. 인사 대탕평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한 청와대의 자괴감이 빚어낸 견강부회였을 것이다. 국민통합을 바란다면 국정철학 공유와 전문성 외에 지역 안배도 고려해 PK(부산경남) 독식론이 더 확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안 그래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말이 파다한 판에 공기업 인선에서도 이런 잡음이 나와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속도를 핑계로 정권 창출 공신들을 무더기로 내려보내려 하지 말고 탕평 인사에 더 신경 쓰기 바란다.
  • [뉴스 분석] 朴대통령, 새 검찰총장에 김진태 내정

    [뉴스 분석] 朴대통령, 새 검찰총장에 김진태 내정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새 검찰총장 후보에 김진태(61·경남 사천) 전 대검차장을 지명했다. 채동욱 전임 총장의 퇴임 이후 한달 만의 일이다. 지난 25일 지명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경남 마산)에 이어 검찰총장에 PK 출신이 내정됨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사정·감사 라인을 특정지역 출신들이 장악하게 됐다. 이러한 지역 편중 인사는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사항인 국민대통합이나 탕평인사와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사정·감사라인이 특정지역에 쏠릴 경우 정책수립과 예산편성 과정에서의 불균형·왜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박 대통령은 검찰조직을 하루빨리 정상화하고 현재 현안이 되고 있는 사건들을 공정하고 철저히 수사해 마무리하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을 만들기 위해 오늘 새 총장 후보자에 김 전 대검차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의전서열 1~7위 가운데 대통령과 국회의장(강창희·대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인복·충남 논산)을 제외하고 대법원장(양승태·부산)과 국무총리(정홍원·경남 하동), 감사원장 후보자, 헌법재판소장(박한철·부산) 등 4명이 PK 출신이 됐다. 청와대 2인자로 불리는 김기춘 비서실장(경남 거제)까지 포함할 경우, 특정지역에서 권력을 독점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제2의 PK 전성시대를 맞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 24일 열린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에서 김진태 전 대검찰청 차장에 대한 검증이 부실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추천위의 한 위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법무부는 기초자료만 나눠 줘 김 전 차장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관계, 출신 지역 등을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정부 핵심인사 ‘PK 독식’ 우연인가 필연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감사원장 후보로 경남 마산 출신인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명했다. 이어 검찰총장 후보에는 같은 경남의 사천 출신인 김진태 전 대검차장이 내정됐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연이어 PK(부산·경남) 출신이 최고 권력기관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이다. 새 정부 들어 임명된 정부 핵심인사들이 능력을 떠나 출신지가 특정 지역에 편중돼 야권의 비판을 받아온 터다. 이런 판국에 두 PK 인사의 지명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으로 편중인사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인재 등용에 있어서 지역을 가리지 않고 능력 있는 분들을 모시겠다는 게 확고한 의지다.” “모든 공직에 대탕평인사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3일 광주광역시당·전남도당 대선대책위 출범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불행하게도 지켜지지 못했다. 초대 내각 인선에서는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 총 18명 가운데 서울·경기·영남이 14명이나 차지했고 호남 출신은 한두 명에 불과했다. 국가정보원,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 등 4대 권력기관 주요 보직자도 영남 출신이 43%로 지역 편중이 심했다. 박 대통령의 대탕평 인사 약속은 ‘허언’(虛言)이 되고 만 셈이다. 특히 정부의 핵심 요직은 PK 출신이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경남 하동),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경남 거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부산)에 감사원장, 검찰총장까지 더해졌으니 ‘그들만의 인사’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게다가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경남 마산), 박흥렬 경호실장(부산)과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양승태 대법원장(부산)까지 PK 아닌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정 총리나 김 실장은 과연 무슨 역할을 했을까 국민은 궁금해하고 있다. 인사에서는 능력과 전문성이 제일의 덕목이다. 하지만 지역 안배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박 대통령도 강조했듯 국민통합이라는 국가적 목표와 대의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 등 호남 출신들을 영입하고 한씨를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중용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정작 정부 행정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자리에서는 특정 지역을 홀대한다면 속 보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통합은커녕 분열과 갈등을 자초하는 일이다. 특정 지역 출신이라고 해서 능력이나 자질이 뒤처질 리 없다. 오히려 소외 지역 출신을 등용한다면 고마운 마음에서라도 나라를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할지 모른다. 누가 봐도 자연스럽지 못한 인사라면 그건 ‘비정상 인사’다. 핵심 요직은 물론 국장급 이하 자리도 지역을 고려하는 균형인사가 이뤄져야 한다. 때론 기계적인 안배도 필요하다. 대탕평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 늦여름 밤 서울 고궁에 발자국 소리 요란하다는데… 대체 무슨 일이

    늦여름 밤 서울 고궁에 발자국 소리 요란하다는데… 대체 무슨 일이

    입추, 말복도 훌쩍 지나 처서를 넘어선 늦여름의 서울 도심 궁궐. 땅거미가 내려앉을 즈음, 궁궐의 전각은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어스름 달빛에 물든 창경궁 통명전에서 사람들은 ‘한중록’을 읽고, 깊어가는 그 달빛을 벗 삼아 수런수런 창덕궁 곳곳을 완상하는 발자국 소리가 고아하다. 궁궐은 더 이상 역사 속의 장소가 아니다. 소리 소문 없이 시민들의 참여 열기로 달아오른 ‘창경궁 통명전 인문학 강좌’와, 번번이 매진행렬에 못 가봐서 더 안타까울 ‘창덕궁 달빛기행’ 현장을 가봤다. ■ ‘보름달’에 취한 창덕궁 궁녀 해설사와 함께하는 ‘달빛기행’ “저기 보이는 달 속 토끼가 무얼 만들고 있는지 아세요? 불로초입니다. 선녀 ‘항아’를 돕기 위해서라죠. 항아는 옥황상제의 아들을 죽인 죄로 땅으로 귀양 온 남편 ‘예’를 배신했다가 달로 쫓겨납니다…. 그런데 이런 전설들은 1969년 싹 자취를 감췄다죠?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때문이랍니다.” 궁녀 ‘방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문화유산해설사 김지애(31)씨의 나지막한 해설에 관람객의 귀가 쏠린다. 고즈넉한 궁궐의 낮은 소나무 가지 위로 살짝 걸린 보름달. 달빛 아래서 만나는 궁궐의 풍광은 낮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한 폭의 동양화 속에 들어온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달빛과 청사초롱에 의지해 밤길을 걷던 관람객들의 입에선 절로 탄성이 터진다. 지난 21일 저녁 8시 서울 창덕궁. “문을 열어라”는 우렁찬 수문장의 외침에 돈화문이 활짝 열렸다. 기다리던 궁녀와 차비(差備·특별한 사무를 맡은 임시 벼슬) 차림의 직원들이 관람객을 살갑게 맞았다. 100여명의 관람객은 20여명씩 무리지어 궁에 들어섰고, 이들의 손에는 청사초롱이 들렸다. 이렇게 ‘달빛기행’은 시작됐다. 현존하는 궁궐 다리 중 가장 오래됐다는 금천교를 지나 진선문에 이르니 ‘궁녀’가 나직이 이른다. “여러분은 지금부터 왕족이 돼 구중궁궐을 돌아볼 것입니다. 문을 지나 돌길이 나오면 꼭 가운데 길로 걸으셔야 합니다. 가운데는 왕족, 갓길은 문무백관이 걷던 길입니다.” 어둠에 잠긴 궁궐의 침묵을 헤쳐 닿은 곳은 인정전. 8명의 조선왕이 즉위했던 이곳에선 ‘건달불’ ‘물불’이라 불리던 구한말 전깃불과 드라마 ‘해품달’에서 보던 ‘일월오봉도’를 만난다. 해설사의 목소리는 들릴 듯 말 듯 낮아진다. “달빛기행이란 달빛 아래서 소원을 빌며 명상을 즐기기 위한 행사이기 때문”이란다. 헌종이 중전을 마다하고 짝사랑했던 김씨 여인을 후궁으로 맞아, 처소로 선물했던 낙선재를 지나 함양문을 건너자 왕의 휴식처인 후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창덕궁 면적의 60%를 차지하지만 평소에는 단체 예약객에게만 공개되는 비밀 공간이다. 문에 들어서면 늙지 않는다는 불로문을 건너 연경당에 닿으면 다과와 판소리, 춘앵전 등의 공연이 기다린다. 연경당은 창덕궁을 재건한 순조의 아들인 효명세자가 양반가 집을 본떠 궁궐 안에 지은 120여 칸의 집이다. 두 시간의 달빛기행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올해로 4년째인 ‘창덕궁 달빛기행’은 입소문을 탈대로 탔다. 해마다 3~5월, 8~10월 보름달이 뜰 무렵 매달 4~5회씩 이어진다. 연간 내국인 대상 18회, 외국인 대상 10회로 1회 입장객은 100여명으로 제한된다. 3만원의 적지 않은 참가비에도 지난 6일 시작된 하반기 온라인 예매(인터파크)는 발매 개시 2분여 만에 1500여장의 입장권이 동났다. 쌍쌍의 연인들이 점령하다시피 한 관람객들 사이에 멀리서 걸음한 가족을 만났다. 두 딸, 남편과 함께 온 최지은(60·경주시 성건동)씨는 “밤의 고궁이 이렇게 운치 있고 색다를지 미처 몰랐다”며 환한 미소로 답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창경궁에 물든 ‘인문학’ 밤바람과 함께하는 통명전 강의 “효명세자가 태어나자 순조는 크게 기뻐하며 ‘고금에 드문 경사’라는 교지를 반포합니다. 숙종 이후 150년 만에 왕후의 몸에서 난 적통 왕자였기 때문입니다.”(심승구 한국체육대 교수)지난 21일 밤 서울 창경궁의 통명전. 내전의 으뜸 건물인 이곳은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 60여명의 남녀노소로 가득 찼다. 한적한 밤 고궁에 홀로 불 밝힌 통명전에서는 역사 강의가 이어졌다. 강의를 듣기 위해 홍화문을 지나 행각을 건너온 이들은 불과 5분여의 짧은 시간에 수백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온 셈이다. 이날의 주제는 ‘효명세자의 삶과 예술’. 심 교수는 조선 순조의 장남이자 헌종의 아버지인 효명세자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갔다. 19세기 초 세도정치의 풍파 속에서 영·정조를 따라 탕평정치를 꾀했던 효명세자가 22세 젊은 나이에 절명했다는 대목에선 사람들의 한숨이 절로 터졌다. 심 교수의 목소리는 통명전을 밝힌 6개의 한지등 불빛을 타고 잔잔히 퍼져 나갔다. 건물 앞 ‘월대’(돌마당)는 달빛을 머금고, 건물 뒤 ‘화계’(꽃과 돌로 만든 계단)는 늦더위를 식히는 청명한 바람을 몰고 와 천장에 매달린 들문을 들썩거렸다. 통명전이 어떤 곳인가. 장희빈은 인현왕후가 죽기를 바라며 죽은 쥐와 붕어, 인형 따위를 통명전 일대에 묻었고 그 일로 사약을 받았다.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는 이곳에서 첫날밤 술잔을 기울이는 예를 치렀다. 효명세자가 원대한 꿈을 꾸던 곳도 통명전이다. 강의는 문화재청이 마련한 ‘2013 인문학으로 배우는 궁궐’ 프로그램. 이날부터 오는 10월 2일까지 매주 수요일(오후 6시 30분)마다 6회에 걸쳐 이어진다. 지난해 시작된 강의는 참석자들의 호응이 좋아 올해부터 1회 90분에서 180분으로 시간을 늘렸다. 창경궁 입장료 1000원만 내면 강의와 교재, 음료까지 제공받는다. 지난 7일 오후 1시, 문화재청이 홈페이지에서 강의신청을 개시하자 불과 5시간 만에 예약이 마감됐다. 홍화문, 조선후기 창경궁에 얽힌 정치·사회 이야기 등 녹록지 않은 주제로 채워졌기에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인문학 열풍으로 봐야 할까. 이곳을 찾은 공기업 직원 안정란(44)씨는 “통명전 문을 활짝 열고 밤바람을 맞으며 듣는 강의가 색다르다”면서 “퇴직 후 문화유산해설사로 제2의 삶을 살기 위해 강의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를 전공하는 김유나(19·인하대)씨는 “이곳 강의를 들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김대환 창경궁 관리소 주무관은 “참석자 10명 중 7명이 여성과 20, 30대”라며 “의외로 전문적인 역사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박은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는 “2000년대 이후 중요한 역사자료가 많이 공개되면서 우리 사회에 역사학(인문학) 강의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며 “역사인식을 갖춘 이들이 강의를 통해 진지하게 자기성찰을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中·日도 탐내던 ‘동의보감’ 3국 간행본 한자리서 본다

    中·日도 탐내던 ‘동의보감’ 3국 간행본 한자리서 본다

    “허준의 ‘동의보감’을 중국인들이 구해 판각하여 천하에 널리 유포하였으니, 중국본 역시 우리나라로 다시 팔려온 것이 많다.” 개혁과 탕평으로 18세기 조선의 ‘르네상스’를 구현한 정조대왕. 그는 구암 허준(1539~1615)의 ‘동의보감’(東醫寶鑑·1613년 발간)을 세계적인 의서로 재평가했다. 정조가 “번잡하고 중복된 부분이 많아 실제 활용하기에 그다지 좋은 책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는 그동안의 ‘설’과는 다른 것이다. 진실은 무엇일까. 실학군주였던 정조는 전제(田制) 개혁 외에도 의학서 편찬을 통해 민생을 챙기려 했다. 동의보감을 근거로 ‘수민묘전’이란 의서를 직접 썼고, 내의원을 통해 동의보감을 정리한 ‘제중신편’을 편찬했다. 정조와 실학자들이 문제 삼은 것은 동의보감의 방대함과 중복성이었다. 정조는 훨씬 간결하면서도 꼭 필요한 내용만 담은 축약본을 원했던 것이다. 선조의 명으로 편찬된 동의보감은 당시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의서였다. 조선에 오는 중국 사신들은 동의보감을 구하려 애를 썼다. 사신들의 선물 목록에는 항상 동의보감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1766년 발간된 첫 중국판 서문에는 “천하의 보물은 마땅히 천하가 함께 가져야 한다”고 썼다. 일본도 조선에 동의보감을 보내 줄 것을 요청했다. 1724년 도쿠가와 막부가 펴낸 첫 일본판에선 “백성을 보호해 주는 경전이요, 의가에서 가장 소중히 보존되는 책”이라고 규정했다. 올해는 동의보감이 발간된 지 400주년이 되는 해. 동의보감의 국제적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전시회(‘전통의약을 생활 속으로’)가 오는 10월 31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이어진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동의보감’(보물 1085-1호)은 허준이 1610년 편찬하고 1613년 내의원에서 목활자로 간행한 25권 25책이다. 지금도 한의사들이 활용하는 실용서로, 2009년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표암 강세황/문소영 논설위원

    푸르스름하고 동글동글한 집채만 한 바위들이 굴러 떨어질 듯이 놓여 있고 나귀를 탄 선비와 딴청을 피우는 동자가 산으로 난 오솔길을 천천히 올라가고 있다. 표암 강세황(1713~1791)이 그린 ‘영통 동구’를 미디어작가 이이남이 재치 있게 표현해 놓은 작품을 보고 낄낄거린 적이 있다. ‘영통 동구’는 강세황이 45살에 개성에 갔다 와 그린 ‘송도기행첩’에 들어 있다. 그는 화제(畵題)에서 ‘영통 동구에 어지러이 놓여 있는 돌들은 집채만큼 웅장하고 크다. 그 돌 밑에 용이 나왔다는데 그 웅장한 모습은 가히 보기 드문 장관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원근법이 나타난 진경산수 화풍인데,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서양화법으로 그렸다고 평가했다. 시·서·화에 모두 능했고 정선, 심사정과 함께 18세기에 삼절(三絶)로 불렸으며, 단원 김홍도의 그림선생이었던 강세황 특별전이 25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탄생 300주년 맞이 기획전이다. 강세황의 일생을 보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 강세황은 아버지 강현(1650~1733)이 64살에 얻은 막내아들이었다. 북인인 아버지는 숙종 때 예조참판, 도승지를 거쳐 대제학까지 지냈으니 명문가 출신이다. 그런데 강세황은 32살의 나이에 출세를 포기하고 처가가 있는 안산으로 내려갔다. 큰형이 과거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러 그 여파가 미쳤고, 무엇보다 당쟁에서 북인이 완전히 밀려났기 때문이었다. 그는 안산에서 30년을 시 짓고 글씨 쓰며 역시 ‘끈 떨어진’ 남인들과 교우했다. 송도기행첩도 이른바 ‘백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51살부터 10년 동안 절필도 했다. 영조가 “천한 기술이라고 업신여길 사람이 있을 터이니 다시는 그림 잘 그린다는 이야기를 하지 마라”고 하명했던 탓이다. 그는 61살에 영조의 부름을 받아 여주 영릉참봉으로 첫 관직을 시작했다. 탕평책의 일환이었다는 설도 있고, 영조가 강현의 손자인 강세황의 두 아들이 과거에 합격하자 강현의 아들이 왜 벼슬도 없이 살고 있느냐며 불렀다는 말도 있다. 강세황은 실력이 있었다. 66살에 과거시험에서 당당히 장원급제를 한 것이다. 한성판윤(현재 서울시장)으로 승진했다. 71살에 기로소(耆老所) 에 입소했다. 청나라 건륭제가 칠순맞이 축하연에 70살이 넘은 사신을 보내라고 하자 강세황은 72살에 베이징 연행(1784~1785)을 다녀왔다. 고흐만큼은 아니더라도, 자화상을 강세황도 많이 그렸다. 아쉽지 않은 인생이었다. 늦는다고 늦은 것이 아니다.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소리칠 것이 없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기관장 예비후보 3배수보다 늘린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기관장 등 추가 인선 과정에서 예비후보 풀(pool)을 지금까지의 관행보다 대폭 늘리기로 했다. 특히 집중 검증 대상이 되는 예비후보를 기존의 3배수 관행보다 더 늘리고, 권력 연고가 아닌 능력 중심으로 발탁할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탕평인사와 국민대통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공공기관장 인선에 대해 “예비적으로 집중 검토하는 대상을 새 정부가 출범할 때보다 훨씬 늘리고 두루두루 다양하게 추천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은 희망자나 추천자 중에서 검토 대상에 올리는 사람 수를 당초보다 많이 늘린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이날 향후 주요 인선과 관련, 예비후보 범위를 대폭 늘리기로 한 것은 박 대통령 인사 스타일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예비후보 대상을 넓혀 더 많은 검증을 통해 최고의 적임자를 찾아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공공기관장 인선 과정에서 관치(官治)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인사라는 게 한 사람이 (등용)되면 나머지는 안 되다 보니 불만이나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뭔가 일을 하려면 가급적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골라서 하고 싶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청와대의 이 같은 공공기관장 인선 시스템 변화는 최근 금융지주사 회장 인선 등을 둘러싸고 강하게 제기된 관치 논란이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확정된 KB금융지주 회장, 농협금융지주 회장, 여신금융협회장, 수협은행장, 국제금융센터장 등은 물론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등이 관료 출신들로 채워졌다. 여기에 공모가 진행 중인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사전 내정설이 흘러나오는 등 공공기관장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면서 청와대 안팎에서 인선시스템 변화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개별 기관별로 기관장 인선이 진행되다 보니 특정 출신에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관료 출신, 민간 출신, 지역 안배 등 전체적인 스크린을 청와대가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인선 시스템 변화에 따라 김대중·노무현 정부 등 이른바 진보 정권 출신 인사들의 요직 기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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