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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허가/송경동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허가/송경동

    무허가/송경동 용산 4가 철거민 참사현장 점거해 들어온 빈집 구석에서 시를 쓴다 생각해 보니 작년엔 가리봉동 기륭전자 앞 노상 컨테이너에서 무단으로 살았다 구로역 CC 카메라 탑을 점거하고 광장에서 불법 텐트 생활을 하기도 했다 국회의사당을 두 번이나 점거해 퇴거불응으로 끌려나오기도 했다 전엔 대추리 빈집을 털어 살기도 했지 허가받을 수 없는 인생 그런 내 삶처럼 내 시도 영영 무허가였으면 좋겠다 누구나 들어와 살 수 있는 이 세상 전체가 무허가였으면 좋겠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아침이 지나고 다시 밤이 오는 것 또한 그렇다. 낮과 밤 사이에 걸친 시소. 삶이란 그런 것이다. 라떼는 말이야…. 아무리 꼰대짓을 잘한다 해도 세월은 흐르고 꼰대는 사라진다. 간단명료한 사실을 꼰대는 모른다. 기억에 꼰대가 아닌 몇의 한국인이 있다. 이 시를 쓴 이도 그중 한 사람이다. 낮과 밤을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무허가로 존재하며 무허가 시를 쓴다. 형식은 무허가이지만 삶의 의미는 철저히 인간적이다. 그의 삶이, 그의 시가 어떤 국회의원이나 장관보다 소중하고 사랑스럽다. 이런 이가 국회의원이나 장관이 되는 세상은 없을까. 곽재구 시인
  • 현대성우그룹 정몽용 회장, ‘미래시장 주도형 환골탈태’로 성장 발판 마련한다

    현대성우그룹 정몽용 회장, ‘미래시장 주도형 환골탈태’로 성장 발판 마련한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며 전세계 산업분야는 새로운 지각변동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간 경계가 사라지면서 초융합, 초연결을 기반으로 신사업을 개척하는 것이 기업의 핵심 역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성우그룹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3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회사인 현대성우그룹은 2015년 경영 효율화를 위해 현대성우오토모티브에서 현대성우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대성우홀딩스 아래 주물 및 알로이 휠 제조사인 현대성우캐스팅과 배터리 제조사 현대성우쏠라이트가 있다. 기업 쇄신의 결과, 전년도 기준 매출액이 1조원에 달했다. 또한 해외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며 글로벌 자동차부품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현재 미국, 중국, 일본에는 해외 법인을, 독일에는 해외 사무소를 설립해 해외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2년 제49회 무역의 날에는 한국무역협회로부터 ‘4억원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금의 자리를 만들기까지 정몽용 회장의 역할이 컸다. 외환위기 직후 정몽용 회장이 성우오토모티브(現 현대성우홀딩스) 경영을 맡게 됐다. 경영난 극복을 위해 기술 고도화와 사업 체계화로 시장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한편 공격적인 R&D 투자로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며 기업 내실을 다지게 됐다. 이후에도 꾸준히 기업의 양적∙질적 성장에 주력한 성우오토모티브는 중앙일보 주관 ‘한국을 빛낸 창조 경영’ 지속가능경영 부문에서 2년(2014년, 2015년) 연속 수상하며, 쏠라이트 배터리로 한국능률협회 선정 ‘The Proud 고객가치 최우수 상품’에서 3년(2014년 ~ 2016년) 연속, ‘대한민국 브랜드 스타’ 자동차 배터리 부문에도 2년(2019년 ~ 2020년) 연속 선정됐다. 100여년만에 대변혁을 맞은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성우그룹은 또 한번 변화를 꾀하고 있다. 무역분쟁, 코로나19 관련 경기침체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정몽용 회장은 올해 경영방침을 ‘미래시장 주도형 환골탈태’로 정하고 신사업 기회 창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연초 그룹 내 계열사인 자동차 알로이 휠 제조기업 현대성우메탈을 현대성우캐스팅으로 합병하고, 양사 기술 및 노하우를 통합한 것도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며 “이러한 노력이 ‘보이지 않기에 더 세심하게, 느낄 수 없기에 더 안전하게’라는 현대성우그룹의 슬로건처럼 실제 기업 경영에서도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요칼럼] 정선군민이 일깨운 문화재 한 점의 가치/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정선군민이 일깨운 문화재 한 점의 가치/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강원도 정선에서 처음으로 하룻밤을 보낸 것은 1992년 늦가을이었다. 음악담당기자로 사북석탄회관과 고한석탄회관에서 잇따라 열린 ‘탄광촌 순회음악회’에 따라 나섰다. 정부의 이른바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추진되기 시작한 것이 1989년이다. 그러니 탄광촌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가 더욱 어두워지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글자 그대로 문화가 없다는 탄광촌을 울린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며 소프라노와 바리톤 선율은 취재기자의 객관적 시각에서도 감동적이었다. 그 장소가 아직도 있는지 인터넷을 뒤져 보니 석탄회관은 이제 카지노촌 고깃집 이름으로만 남았다. 이 고장의 정암사를 찾은 것은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뒤다. 흔히 영취산 통도사와 오대산 중대,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를 4대 적멸보궁이라고들 한다. 여기에 설악산 봉정암을 더해 5대 적멸보궁이라 부르기도 한다. 적멸궁은 불상이 없는 절집이다. 정암사 적멸궁의 부처님 자리에도 연꽃을 수놓은 붉은 방석만 놓였다. 적멸궁 뒤로 가파른 돌계단을 100m쯤 오르면 7층 수마노탑이 나타난다. 진신사리를 모셨다고 한다. 그러니 적멸궁은 부처 유골에 예배드리는 공간이다. 적멸궁은 우리나라에서 창안했다고 한다. 정선은 이렇듯 일찍부터 문화가 빛났다. 정선에 최근 경사가 생겼다. 지역의 유일한 보물이었던 수마노탑이 다시 유일한 국보로 승격한 것이다. 지난 10일에는 정암사에서 국보 승격 기념식이 열렸다. 정선군수와 군의회의장, 지역 국회의원이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지정서’를 직접 전달받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내로라하는 강원 지역 유지도 여럿 참석했다. 이날 붓그림 퍼포먼스와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공연, 수마노탑 탑돌이 행사가 있었다. 전날은 주민들이 고한읍내에서 정암사까지 길놀이 퍼레이드를 벌인 데 이어 지역예술단체가 대거 참여한 정암예술제가 열렸다. ‘미스트롯’을 비롯한 초청가수 공연도 있었으니 주민들도 신났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주치는 것이 국보며 보물이다. 하지만 강원도는 18곳의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11곳이 국보를 갖고 있지 못하다. 3곳은 보물도 없다. 갈수록 관광이 중요한 산업자원으로 떠오르고 있으니 해당 지역 주민은 서운하다. 국가지정문화재보다 가치 있는 문화유산도 얼마든지 있다는 위로도 그리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정선 사람들이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을 떠들썩하게 환영하는 배경도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의 기념식 축사처럼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이 앞으로 정선군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의미가 담긴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한 점의 국보를 갖게 된 것에 주민이 모두 나서 기뻐하는 모습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품인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과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이 경매에 나왔던 뒤끝이 아닌가. 우학문화재단이 갖고 있는 보물 제1796호 겸재 정선의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도 잇따라 경매에 나왔다. 간송재단은 불교 관련 유물의 매각 방침을 밝혔으니 두 불상이 유찰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국보 제72호 금동계미명 삼존불입상과 국보 제73호 금동삼존불감도 옥션 진열장의 구경거리가 되고 있었을지 모른다. 물론 국보나 보물이라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추세다. 그럴수록 정선군민이 한 점의 문화재에 한마음으로 자부심을 갖는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주민들이 바라듯 정암사 적멸궁과 수마노탑에 관광객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렇게 정선의 대표 관광 상품이 카지노가 아니라 정암사로 우리 뇌리에 각인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 마약혐의 집행유예중 양성반응 한서희 29일 법원 심문

    마약혐의 집행유예중 양성반응 한서희 29일 법원 심문

    마약을 투약한 혐의에 대한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다시 마약을 투약한 정황이 드러난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25)씨에 대한 집행유예취소 사건 심문기일이 확정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29일 한씨에 대한 집행유예취소 사건 심문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한씨는 지난 2016년 10월 9~14일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탑(본명 최승현·33)의 용산구 자택에서 총 4차례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그는 법무부 산하 보호관찰소의 보호관찰을 받아왔다. 마약류 관련으로 보호관찰을 받는 경우 보호관찰관이 정기적으로 관찰 대상자를 만나 마약 양성 여부를 검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담당 보호관찰소는 최근 한씨를 대상으로 마약 반응 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보호관찰소는 법원에 한씨의 집행유예 판결 취소 신청을 했다. 관계 법령에 따르면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한 집행유예를 받은 자가 준수사항이나 명령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운 때에는 집행유예 선고를 취소할 수 있다.담당 재판부가 집행유예 취소를 인용할 경우 한씨는 집행을 유예받았던 징역형 선고 기간인 3년동안 수용생활을 해야 한다. 한씨는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콘 출신의 비아이(24·김한빈)의 마약 구매 및 투약 정황을 알고 있었으나 수사하지 않았다고 폭로하며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51)는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을 감추기 위해 한서희를 회유·협박해 진술을 번복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비아이에 대한 경찰 수사를 막은 데 따른 범인도피 교사 혐의도 받았다. 이들을 수사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4월 비아이와 양 전 대표 모두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비아이는 혐의를 일부 인정한 반면, 양씨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포토] ‘평양을 배경으로 요가 삼매경’

    [서울포토] ‘평양을 배경으로 요가 삼매경’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가 평양의 유명 장소에서 요가 연습하는 모습의 사진이 눈길은 끈다.베리스트룀 대사는 대동강변, 주체사상탑, 류경호텔, 평양개선문 등 평양의 상징적인 건물 앞에서 요가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그는 북한의 국경 폐쇄로 귀국길이 막히자 고립감을 느껴 이를 해소하는 한편, 건강 관리를 위해 요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여기와, 나혼자 ‘차박 피서’는 처음이지?

    여기와, 나혼자 ‘차박 피서’는 처음이지?

    요즘 ‘차박’이 이색적인 여름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차박은 이름 그대로 자동‘차’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여행 패턴이다. 그렇잖아도 폭발적으로 느는 추세였는데, 코로나19로 비대면 여행이 활성화되면서 거의 기름을 끼얹은 듯한 모양새다. 강원 평창과 정선 일대의 고원지대에 산재한 차박 명소들을 둘러봤다.●은하수가 흐른다… ‘천혜의 풍욕장’ 평창 육백마지기 영상 16도. 자동차 계기판에 찍힌 평창 육백마지기의 외부 온도다. 육백마지기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높드리’, 고랭지 경작지다. 도시의 여름밤이 24~25도를 넘나들 때 강원의 높드리에선 봄밤과 비슷한 기온의 공기가 흐르고 있는 거다. 여기에 바람까지 세차게 부니 여름 옷차림으로는 한기를 느낄 정도로 서늘하다. 천혜의 ‘풍욕장’(風浴場)이 따로 없다. 피서를 겸한 차박이라면 역시 고원지대가 진리인 듯하다. 차박은 장점이 많다. 숙박비를 줄이면서 자신이 원하는 곳 어디든지 숙소로 만들 수 있다. 예약의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다. 여름 성수기에 캠핑장이나 자연휴양림 예약을 해 본 이라면 이게 무슨 말인지 절절하게 알 터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최고 금기 사항, 그러니까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의 사람과 접촉하는 일’도 피할 수 있다. 아마 올여름 차박을 선택했다면 이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비교적 제한 없이 반려동물과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다.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히 많다. 주로 쓰레기와 소음공해 등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평소 인적이 드문 곳에 차량이 몰리면서 로드킬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일반도로처럼 흔한 것은 아니지만 차가 자주 드나들다 보면 필연적으로 야생동물들의 삶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실제 육백마지기에선 갓 차에 치인 산토끼 새끼를 목격하기도 했다. 청옥산 정상(1233m) 바로 아래 있는 육백마지기는 말 그대로 면적이 육백마지기쯤 된다는 비탈면의 개간지다. 보통 1마지기가 논 200평이니 대략 12만평(40만㎡)쯤 될까. 최근까지 꾸준히 면적이 확장돼 현재는 1800마지기쯤 된다고 한다. 공식적으로는 육백마지기에서 야영과 취사가 불가하다. 하지만 국내 최고의 차박 성지 중 한 곳이어선지 평일에도 ‘차박러’들이 몰리는 모습이다. 특히 밤이면 머리 위로 은하수를 볼 수 있어 낭만을 찾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평창군 측은 차박러들의 양심과 선의를 믿는 형편이라고는 했지만,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면 결국 문을 걸어잠글 것으로 보인다. 차박러들의 협조가 절실한 대목이다. ●낭만에 인생사진은 덤… 대관령 휴게소·안반데기 대관령면의 옛 대관령 휴게소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차박지다. 예전엔 강릉 등 도시인들이 열대야를 피해 간단한 침구만 챙겨와서 자고 가던 곳이었는데 요즘엔 본격적인 차박의 명소로 자리를 굳혔다. 워낙 알려진 곳이어선지 캠핑카 등을 세워 놓고 장박하는 차량이 많아 다소 붐비는 편이다. 주변에 선자령, 만경봉 등 트레킹 코스와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삼양목장 등 둘러볼 곳이 많다. 강릉 쪽에선 안반데기가 대표적인 차박의 성지로 꼽힌다. 강원도의 대표적인 높드리 중 하나로 해발 1100m 고산지대에 대규모 고랭지 배추밭과 풍력발전단지가 어우러져 있다. 이곳 역시 주차장과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고도가 높고 도시의 빛공해도 적어 별을 관찰하기 딱 좋다. 별빛 고운 밤하늘을 배경 삼아, 다양한 빛의 퍼포먼스를 곁들여 ‘인생 사진’을 찍으려는 연인들이 꽤 많이 찾는다. 수도권에서 안반데기로 가려면 도암호를 거쳐야 한다. 풍경이 고즈넉하고 찾는 이도 적어 곧잘 차박러들의 입길에 오르는 곳이다. 하지만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차박을 하기엔 불편하다. ●들꽃도 반긴다… ‘하늘 아래 첫 휴게소’ 정선 만항재‘하늘 아래 첫 휴게소’라 불리는 정선의 만항재에도 차박을 할 만한 공간이 있다. 비포장이긴 하나 주차장도 있고 간이 화장실도 있다. 만항재는 들꽃의 명소다. 7~8월에는 별처럼 많은 야생화들과 만날 수 있다. 바로 이웃한 함백산 금대봉 역시 야생화 탐방으로 유명하다.주변에 볼거리가 많다. 만항재 초입의 정암사에는 수마노탑이 있다. 산 중턱에 있는 7층 모전석탑(돌을 벽돌 모양으로 깎아 쌓은 탑)으로, 최근 국보(제332호)로 지정됐다. 정암사 아래 삼탄아트마인은 폐광을 활용한 문화공간이다. TV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유명하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견우와 그녀가 함께 편지를 묻는 장면 등이 촬영됐던 새비재도 풍경이 곱다.글 사진 평창·정선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500년 역사도 코로나 못피해’, 해고 위기 맞은 런던탑 경비병들

    ‘500년 역사도 코로나 못피해’, 해고 위기 맞은 런던탑 경비병들

    5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영국 런던탑의 경비병(Beefeaters)들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다. 코로나로 인한 방문객 수 급감 탓에 런던탑 경비대가 창설 이후 처음으로 정리해고에 들어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등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명소를 관리감독하는 자선단체 히스토릭로열팰리시스(HRP)는 올해 약 9800만 파운드 적자로 인해 37명의 경비병 중 2명이 이미 자발적 정리해고를 신청했고 추가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RP는 당초 올해 약 1억 1000만 파운드의 수익을 예상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1200만 파운드의 수익을 간신히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자발적인 정리해고 프로그램에 들어간 이 단체는 무급휴가, 채용동결에 이어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20%의 임금 삭감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경비병 임금으로 5000만 파운드를 지출했지만, 올해는 3000만 파운드로 낮출 예정이다.런던탑은 매년 300만명이 방문하는 런던의 주요 명소로, 예년 여름 하루 1만 5000여명이 다녀갔지만 최근엔 하루 800여명을 간신히 채우는 수준이다. 앞서 넉 달 여간 폐쇄된 이후 지난 10일 재개장했지만, 1일 관광객은 1000명까지만 받고 있다. HRP 소속 경비병들은 런던탑 뿐 아니라 북아일랜드 힐즈보로 성, 햄튼 코트, 켄싱턴 궁전, 큐 팰리스 등에서도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경비병의 제반 비용은 정부나 왕실 기부 없이 온전히 이 단체 부담으로, 수입의 80%를 방문객 기부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로부터 구체적인 재정지원이 없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런던탑 경비병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22년 이상의 군 복무 경력이 필요하며, 이들은 실제로 탑에서 살며 관광객 안내 업무를 한다. 붉은색, 금색, 남색이 어우러진 화려한 유니폼으로 상징되는 이들은 엘리자베스 여왕 대관식 때 사용됐던 보석 박힌 왕관 및 2300여점의 수집품을 경비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단순한 직업 이상으로 역사의 상징이자 자부심을 갖고 임했던 이들의 일자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관광 활성화 논란에도 한 달 넘게 안 보이는 아베

    관광 활성화 논란에도 한 달 넘게 안 보이는 아베

    일본 전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 대응의 사령탑이자 행정수반인 아베 신조 총리가 한 달 이상 국민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리더십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수도 도쿄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최대 300명대에 근접한 현재 상황이나 무리한 관광 활성화 시책인 ‘고투(GoTo) 트래블’ 캠페인에 대한 견해 등과 관련해 아무런 답도 내놓지 않고 있다. 20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정기국회 폐회 다음날인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을 끝으로 한 달 이상 국민들과의 소통 시간을 갖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열리고 있는 폐회 중 심사에도 일절 참석하지 않고 있다. 그는 2월 1회, 3월 2회, 4월 2회, 5월 3회, 6월 1회 등 그동안 9차례에 걸쳐 코로나19 관련 회견을 해 왔지만 이달 들어서는 전혀 마이크 앞에 서지 않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한 설명은 총리관저를 드나들 때 로비에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질문을 아예 무시할 때도 많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국민들과의 소통 능력 제로(0)”라는 비난을 계속 받아 왔다. 그동안 9회에 걸쳐 이뤄진 기자회견은 이런저런 이유로 늘 말썽을 빚었다. 현재 상황과 향후 방침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공무원들이 적어 준 회견문 원고만 기계적으로 읽는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답변에 자신이 없다 보니 기자들의 질문을 중간에 끊고 서둘러 회견을 마치는 경우도 많았다. 위기 상황에서 이어지는 아베 총리의 ‘두문불출’에 대해 정가에서는 “코로나19 부실 대응으로 당분간 정국 주도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자신이 국민에게 노출되는 상황을 최소화함으로써 야권 등에 추궁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라크서 입국 한국인 34명 확진 비상… 러 선원 19명도 감염

    이라크서 입국 한국인 34명 확진 비상… 러 선원 19명도 감염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입국한 한국인 근로자 20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라크와 관련된 해외 유입 확진자가 34명으로 늘어났다. 부산항에 들어온 원양어선에서도 집단감염이 또 발생해 항만 방역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6일 브리핑에서 “확진자 모두 이라크 출발 후에 (전세기를 통해)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단일 비행기 QR858편 탑승객으로 확인하고 있다”면서 “탑승객 216명 중 한국인 건설근로와 관련된 확진자 34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라크발 확진자는 지난 15일 14명, 이날 20명을 기록하며 해외 유입에서 연이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문제는 이라크 건설 현장에 남아 있는 근로자들의 한국행이 점차 빨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권 부본부장은 “확진자들은 모두 주요 건설업체에 파견된 우리 근로자들이고 (현지에) 남아 있는 근로자들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현재보다 더 많은 인원이 국내로 복귀를 할 것이고 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하면 지역사회에서 추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탑승 전 음성으로 확인됐지만 귀국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탑승객도 나왔다. 장경욱 주이라크 대사는 “귀국 항공편을 탑승하기 전 항원·항체 방식의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됐는데 귀국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확진자 증가에 대해 별도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26일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적 원양어선 레귤호(825t)의 러시아 국적 선원 29명 중 17명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다른 러시아 선박 2척에서도 각각 1명씩 확진자가 나와 지난달 22일부터 부산항에 들어온 선박에서 확진된 선원만 모두 39명이 됐다. 권 부본부장은 “이날부터 국내 선상 작업자와 접촉이 많은 러시아 선박에 대해 선원 전수검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서울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뉴질랜드 100% 원유, 청정 브랜드 ‘퓨어락’

    뉴질랜드 100% 원유, 청정 브랜드 ‘퓨어락’

    세계 제일의 청정지역 뉴질랜드 100% 원유 사용을 강조하는 ‘퓨어락’의 공식 수입원 ㈜퓨어랜드가 유제품 시장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제품의 원산지뿐만 아니라 원재로의 생산 환경까지 생각하는 꼼꼼한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 ㈜퓨어랜드의 퓨어락 제품은 꼼꼼한 소비자의 마음을 안심시킬 수 있는 뉴질랜드 100% 원유를 사용한다고 강조한다. 유제품 기업 ㈜퓨어랜드는 최상의 환경에서 최고의 원료로 만든 제품만 엄선하여 제공하는 것을 가치 철학으로 삼고 있다. 2017년 프리미엄 분유 ‘퓨어락 로열플러스’를 시작으로 유아동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으며, 최근 임산부와 수유부 간편영양식 ‘퓨어락 맘스밀’로 성인을 위한 특화된 유제품 시장에서 리딩 브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아기 분유 ‘퓨어락 로열플러스’와 임산부와 수유부를 위한 ‘퓨어락 맘스밀’은 원료부터 공정까지 모두 뉴질랜드에서 이뤄진 뒤, 완제품으로 한국으로 수입되고 있다. ‘퓨어락’은 뉴질랜드의 청정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통관을 까다롭게 신경쓰는 뉴질랜드 농림축산식품부(MPI)의 엄격한 관리를 받고 있으며, 수입되는 과정에서 뉴질랜드와 한국에서 두번의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 ㈜퓨어랜드는 제품 출시부터 ‘청정’이란 키워드를 잡아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끊임없는 제품 개발을 통해 ‘프리미엄’에 걸맞는 제품력을 보여줬다. 2018년엔 영양 성분을 업그레이드한 아기 분유 ‘퓨어락 로열플러스’를 런칭해 탑 브랜드로 자리잡았으며, 최근 ‘퓨어락 맘스밀’을 출시하며 태아에게 큰 영향을 주는 엄마의 건강에도 신경을 썼다. 최근 출시한 임신 준비부터 수유부까지 섭취할 수 있는 ‘퓨어락 맘스밀’은 파우더 형식의 제품으로 ‘엄마를 위한 분유’라고 말할 수 있다. 하루 한 잔으로 영양케어를 돕는 ‘퓨어락 맘스밀’은 누구나 섭취하기 쉬운 바닐라 풍미를 더해, 입덧이 심한 임산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새더비’ 독수리가 웃었다… 서울, FA컵 8강 진출

    ‘황새더비’ 독수리가 웃었다… 서울, FA컵 8강 진출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FC서울이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K리그2(2부리그) 대전하나시티즌을 극적인 승부차기로 제압하고 FA컵 대회 8강에 진출했다. FC서울은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대회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를 거뒀다. 전현직 FC서울 감독들의 지략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대전이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내며 앞서 나갔다. 상대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바이오가 강렬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가른 것. 후반 들어 박주영, 한찬희 등을 차례로 투입하며 점유율을 늘려 간 서울은 후반 30분 조영욱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박주영이 공을 차려는 순간 디딤발이 미끄러지며 공을 허공으로 날려 버렸다. 지난달 27일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또다시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만 것. 그러나 박주영은 흔들리지 않고 후반 38분 고광민의 얼리 크로스를 헤더골로 연결하며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서울은 그 직후 수비수 김남춘이 퇴장당하며 다시 위기를 맞았으나 연장전을 10명으로 버텨내며 승부차기로 경기를 끌고 갔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는 네 번째 키커까지 서울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박주영이 마지막 키커로 나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K리그1 부산 아이파크는 이날 ‘조덕제 더비’에서 박종우의 결승골을 앞세워 K리그2 수원FC를 1-0으로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이날 경기는 조덕제 부산 감독이 과거 수원FC 사령탑이었던 터라 이목을 끌었다. 김보경의 부상 복귀전으로 관심을 끌었던 ‘호남 더비’에서는 전북 현대가 연장 접전 끝에 전남 드래곤즈를 3-2로 제쳤다. 전반 17분 이승기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던 전북은 후반 44분 전남 이종호에게 동점골을 내줘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 전북은 손준호와 쿠니모토가 연속골을 터뜨리고 전남은 하승운이 골을 넣으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강원FC는 K리그1팀 맞대결에서 이영재의 멀티골에 힘입어 광주FC를 4-2로 제압했다. 세미 프로리그인 K3에서 유일하게 16강에 합류한 경주 한수원은 울산 현대의 벽에 0-2로 막혀 탈락했다. 한편 오는 29일 예정된 8강전 대진 추첨은 21일 열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황새더비’ 독수리가 웃었다… 서울, FA컵 8강 진출

    ‘황새더비’ 독수리가 웃었다… 서울, FA컵 8강 진출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FC서울이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K리그2(2부리그) 대전하나시티즌을 극적인 승부차기로 제압하고 FA컵 대회 8강에 진출했다. FC서울은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대회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를 거뒀다. 전현직 FC서울 감독들의 지략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대전이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내며 앞서 나갔다. 상대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바이오가 강렬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가른 것. 후반 들어 박주영, 한찬희 등을 차례로 투입하며 점유율을 늘려 간 서울은 후반 30분 조영욱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박주영이 공을 차려는 순간 디딤발이 미끄러지며 공을 허공으로 날려 버렸다. 지난달 27일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또다시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만 것. 그러나 박주영은 흔들리지 않고 후반 38분 고광민의 얼리 크로스를 헤더골로 연결하며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서울은 그 직후 수비수 김남춘이 퇴장당하며 다시 위기를 맞았으나 연장전을 10명으로 버텨내며 승부차기로 경기를 끌고 갔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는 네 번째 키커까지 서울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박주영이 마지막 키커로 나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K리그1 부산 아이파크는 이날 ‘조덕제 더비’에서 박종우의 결승골을 앞세워 K리그2 수원FC를 1-0으로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이날 경기는 조덕제 부산 감독이 과거 수원FC 사령탑이었던 터라 이목을 끌었다. 김보경의 부상 복귀전으로 관심을 끌었던 ‘호남 더비’에서는 전북 현대가 연장 접전 끝에 전남 드래곤즈를 3-2로 제쳤다. 전반 17분 이승기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던 전북은 후반 44분 전남 이종호에게 동점골을 내줘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 전북은 손준호와 쿠니모토가 연속골을 터뜨리고 전남은 하승운이 골을 넣으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강원FC는 K리그1팀 맞대결에서 이영재의 멀티골에 힘입어 광주FC를 4-2로 제압했다. 세미 프로리그인 K3에서 유일하게 16강에 합류한 경주 한수원은 울산 현대의 벽에 0-2로 막혀 탈락했다. 한편 오는 29일 예정된 8강전 대진 추첨은 21일 열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저 거친 바다에 외로운 등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저 거친 바다에 외로운 등대

    고대인은 지구가 평면이라고 믿었다. 그 끝에 이르면 바닷물이 폭포처럼 허공으로 곤두박질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배를 타고 멀리 나가는 일은 절대 금물이었다. 고요하다 흉포해지는 바다는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이었다. 그리스 신화에는 바다에 대한 공포가 여기저기 드러나 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바다 괴물이 모는 수레를 타고 나타나 폭풍을 일으킨다. 화를 잘 내고 질투심 강한 포세이돈은 위엄을 세우며 여유만만한 천상의 왕 제우스와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바다는 기회의 터전이었다. 대담한 자들은 바다로 나가 도시를 세우고, 상거래로 부를 쌓았다. 항해의 안전은 최대 과제였다. 그리스인은 일찍부터 바닷가에 돌무더기를 쌓고 그 위에 불을 피워 등대를 만들었다. 건축술에 능했던 로마인은 지중해 연안은 물론 영국 도버까지 진출해 탑 모양의 튼튼한 등대를 세웠다. 등대는 경제가 번성하는 지역을 따라 퍼져 갔다. 르네상스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은 지중해 곳곳에 등댓불을 밝혔고, 한자동맹 도시들은 북해에서 같은 일을 했다. 17세기부터 대서양에 면한 유럽 국가들이 대륙 간 원거리 무역에 뛰어들면서 대서양 연안과 멀리 아메리카대륙에도 등대가 세워졌다. 산업혁명과 함께 등대는 전성시대를 맞았다. 건축술과 광학기술의 발달은 든든하고 높은 구조물, 멀리 강력하게 퍼지는 조명 시설을 가능하게 했다. 세계 곳곳에 등대가 우후죽순처럼 퍼졌다. 이제 나침반, 지도, 등댓불 같은 것들에 의존해 바다를 오가던 시대는 과거가 됐다. 20세기에 들어와 선박과 항만시설이 대형화, 기계화되고 항해술이 발달하면서 등대의 역할은 차츰 축소됐다. 외롭고 꿋꿋하게 등대를 지키는 등대지기도 옛말이 됐다. 관리의 자동화로 오늘날의 등대에는 등대지기가 없다. 미국 화가 하틀리는 모더니즘과 지역성을 조화롭게 접목했다. 1910년대 초 유럽에 건너가 큐비즘과 표현주의를 받아들였고 여기에 자신의 고향인 메인주의 풍경을 더했다.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등대를 강력한 필치로 묘사한 이 그림은 거대한 힘과 맞서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 주는 것 같다. 등대는 말한다. 고독하고 힘들어도 버텨야 한다고.
  • 제주~중국 하늘길 다시 열려,진에어 16일부터 제주∼시안 항공기 운항 재개

    제주~중국 하늘길 다시 열려,진에어 16일부터 제주∼시안 항공기 운항 재개

    제주와 중국을 잇는 하늘길이 다시 열린다. 진에어가 제주∼중국 시안 노선의 운항을 오는 16일부터 재개한다고 14일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운항을 중단한 지 168일 만이다.진에어는 제주∼시안 노선에 B737-800 항공기를 투입해 목요일 주 1회(목) 운항할 예정이다. 출발편(LJ171편)은 제주공항에서 오전 8시30분(이하 현지시각)에 출발,시안에 11시30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돌아오는 비행기(LJ172편)는 시안에서 낮 12시40분 출발,제주공항을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하게 된다.출국시에는 제주에서 탑승하지만 입국시에는 인천공항에서 내려야 하는 셈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해외 입국시 인천공항에서만 방역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운수권이 제주∼시안 노선이기 때문에 일단 제주항공에 착륙해 급유 등을 한 뒤 다시 인천공항으로 이동하게 된다”며 “탑승객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정해진 방역 절차를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탑승객은 정부 지침에 따라 탑승 시 마스크 의무 착용 등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제주∼시안 노선에 투입된 항공기는 운항 종료 후 별도로 방역 절차를 거치게 된다. 진에어 관계자는 “제주∼시안 노선 운항 재개에 따라 현지 체류 중인 유학생,교민 등의 교통 편의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탑과 대마초’ 한서희,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마약 ‘양성’

    ‘탑과 대마초’ 한서희,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마약 ‘양성’

    2017년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25)가 집행유예 기간 중에 마약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산하 보호관찰소는 최근 한씨를 대상으로 마약 반응 검사를 진행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 한씨는 지난 2017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상태다. 마약류 관련으로 보호관찰을 받는 경우 보호관찰관이 정기적으로 관찰 대상자를 만나 마약 양성 여부를 검사한다. 관련 법에 따르면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한 집행유예를 받은 자가 준수사항이나 명령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운 대에는 집행유예 선고를 취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보호관찰소는 한씨의 집행유예 판결 취소 신청을 했다. 이러한 와중에 한서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까지 비공개로 전환했다. 한서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는 등 거침 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소통해 왔다. 앞서 한서희는 지난 2016년 10월 그룹 빅뱅의 멤버 탑(33)의 용산구 자택에서 탑과 함께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탑은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파리 노트르담 첨탑 원형 복원, 마크롱이 결정

    [임병선의 시시콜콜] 파리 노트르담 첨탑 원형 복원, 마크롱이 결정

     지난해 4월 화재로 무너져내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은 프랑스의 자존심과 국격이 와르르 실추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복구하는 데 쓰라고 화재 후 이틀 만에 9억 유로(약 1조 2160억원)의 성금이 답지할 정도였다.  그러나 1859년 노트르담의 보수 공사를 맡았던 건축가 외젠 비올레 르 뒤크가 세운 높이 96m의 고딕 양식 첨탑을 원형대로 복원할지, 아니면 새롭게 현대적인 양식으로 세울지를 놓고 상당한 논쟁이 벌어졌다. 2013년부터 노트르담 총괄건축가로 일해온 필리프 빌뇌브는 원형 복원을, 재건자문위원장인 예비역 육군 대장 장루이 조르줄랭 등은 현대적 양식으로 탑을 재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논쟁이 얼마나 치열해졌는지 지난해 11월 국가건축문화재위원회(CNPA) 회의 도중 조르줄랭은 빌뇌브를 향해 “입 닥쳐”라고 막말을 한 것이 세상에 알려질 정도였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여파로 복구 공사는 지난달 초 광장을 재개방하면서 재개됐다. 이렇게 되자 시간이 촉박해졌다. 2024 파리올림픽을 치르기 전 복원을 마무리하려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이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CNPA 회의를 열어 네 시간에 걸쳐 정계와 문화재 전문가, 재건공사 책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한 빌뇌브가 첨탑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겠다고 보고한 내용을 곧바로 승인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프랑스 가톨릭 문화유산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난해 4월 15일 저녁 발생한 화재로 18세기에 복원한 첨탑이 무너지고 12세기에 세워진 지붕의 목조 구조물 대부분이 불길을 이기지 못해 무너져내렸다.  사실 마크롱 대통령 스스로도 화재 직후 공개 석상에서 붕괴한 첨탑을 현대적 건축 양식으로 재건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현대적인 제스처”라도 있어야 한다고 표현했다. 조르줄랭을 재건 자문위원장으로 임명한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도 첨탑을 현대적인 양식으로 재창조하기로 하면 설계 공모와 당선작 결정, 기존 설계의 변경 작업 등 재건의 모든 과정에 시간이 훨씬 더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했다. 국제 설계사무소들은 군침을 잔뜩 흘렸다. 지붕 위에 수영장을 짓자는 설계안을 제시하는 곳도 있었고 대형 공원과 온실을 설치하자는 설계안 등 가톨릭 상징을 훼손해 새로운 논란으로 밤을 새울 여지도 있었다.  엘리제궁은 “대통령은 공사가 늦어지거나 더 복잡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면서 “상황을 빨리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루 3만명이 찾는 파리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인 이곳은 1163년 건축을 시작한 후 성가대석과 네이브(身廊, 성당에서 중앙 회랑에 해당하는 중심부의 가장 넓은 공간)는 1240년 완공됐고, 100여년에 걸쳐 현관(포치), 예배당 등이 건축됐다. 프랑스 혁명 때 크게 파손돼 서쪽 정면 ‘그랜드 갤러리’의 28개 조상과 3개 출입문 측벽에 서 있는 조상 등을 대대적으로 보수했다.  길이 130m, 폭 48m, 천장 높이 35m의 대건축물로 4각형 쌍탑과 쌍탑의 선을 따라 정면을 세 부분으로 나눈 버팀벽의 수직선과, ‘그랜드 갤러리’의 수평선이 ‘장미의 창‘을 중심으로 비할 데 없는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1804년 나폴레옹 대관식, 1948년 파리 해방 기념식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의 무대였으며,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의 꼽추’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벽돌 책’ 옹호론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벽돌 책’ 옹호론

    두꺼운 책 서문에 “실제 해결 방안을 접하고 싶은 독자는 앞장을 건너뛰고 3장으로 직행해도 된다”와 같은 말을 적어 놓는 저자가 있다. 작가가 쌓아 온 탑을 해체하며 분석할 독자가 많지 않을 거라 겁을 먹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과도한 친절일 수 있다. 차라리 피케티가 ‘자본과 이데올로기’에서 “일부 성급한 독자는 곧바로 종장과 결론으로 넘어가고 싶어 할 것이다. 이를 막을 순 없지만 이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차례대로 읽는 것이 가장 논리적인 진행”이라고 한 말이 더 설득력 있다. 왜 그런가. 1300쪽짜리 ‘자본과 이데올로기’에서처럼 정의로운 소유를 논하려면 “사건 논리들과 역사적이고 제도적인 구체적 실험들, 때로는 폭력적인 위기들의 중개”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책은 통계 자료를 넣어 중량을 더하는데, 역사 연구에서 통계는 인간의 무지를 드러내며 더 정확한 앎의 세계로 이끌기 때문이다. 피케티는 불평등 분쇄를 위해서는 두꺼운 연구서를 읽어 역사와 경제 인식을 타자의 몫으로 떠넘기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안 그랬다가는 지적 싸움과 이념 구축에 게을렀던 유럽 사민주의자들처럼 세계를 부자들의 손에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 탕누어는 ‘명예’ 옹호론을 펼치려고 소책자를 하나 기획했다. 그런데 오늘날 명예는 ‘부’(富)에 의해 완전히 잠식돼 있어 ‘부’부터 비판하다 보니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하이에크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고, 일본·중국·아시아 네 마리 용의 부의 성취 및 몰락을 묘사해야 해서 책은 이미 500쪽을 넘어섰다. 처음엔 교환관계 기능만 지녔던 화폐가 정치와 역사, 문학까지 뒤덮으면서 서술이 필연적으로 두터워진 것이다. 한 방향으로 쏠리는 현상은 균형을 맞추려는 작가들을 탄생시킨다. 근대의 이성중심주의는 여러 학자에게 공백인 ‘감정’ 영역을 채워넣도록 이끌었다.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을 쓰는 데 20년을 들였고, 존 롤스의 ‘정의론’은 ‘시기심’과 같은 인간의 감정을 다뤘다. 뒤이어 마사 누스바움은 롤스의 연구에 여전히 구멍이 있다고 여겨 법 영역에서 ‘감정’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공백의 역사가 길고 구멍이 클수록 후대의 보충은 방대해진다. 누스바움은 ‘정치적 감정’에서 시와 소설, 음악과 미술작품에 대한 논의로 사회정의를 재구축하면서 700쪽에 이르렀다. 다른 방식으로 두꺼운 책도 많다. 한 건물 안에 거주하는 이들의 삶을 하나하나 이으면서 조각보를 완성하는 조르주 페렉의 ‘인생사용법’은 744쪽의 거대한 퍼즐이다. 퍼즐에서 미로와 미궁은 기본이며, 복잡해야 더 리얼리즘적이다. 이 소설은 전통적 서술을 벗어나 퍼즐을 맞추면 종장에는 독자를 커다란 감정의 물결로 휘몰아 넣는다. 퍼즐 풀기의 또 다른 예로 존 맥피의 ‘이전 세기의 연대기’를 들 수 있다. 700쪽짜리 이 책은 그가 연구하는 지구 지층의 연대기처럼 두껍고, 그 지층을 구성하고 있는 돌들처럼 무겁다. 그는 미국 대륙을 종횡단하면서 지층에 쌓여 있는 암석의 메아리를 들으려 시도한다. 지질학자가 아니면서 지질학자처럼 여행하는 맥피는 “어란석과 백운석, 응회암과 화강암, 페?산의 실트암과 셰일”이 모두 그림의 조각들이라며, 여기서 고생물과 화학적 특성, 지각의 움직임, 고환경의 풍경 같은 이야기의 단서를 추적해 간다. 즉 기존 것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성을 쌓기 위해서는 해체와 보존, 재구축에 들어가는 작가의 의지가 필연적인 두께로 이어진다. 이런 두꺼운 책을 대하는 독자들은 ‘벽돌’ ‘베개’로 희화화하며 은퇴 후에나 읽어 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가끔 1000쪽짜리 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런 책들은 빨리 휴식과 잠의 세계로 데려다 놓지 않기 때문에 소란스러운 현실로부터 독자를 더 잘 격리시키고, 그러한 격리는 우리 세상이 가로막고 있는 상상력을 북돋우며 지적 집적으로 인식의 전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 구보씨의 경성 한바퀴… 소외된 인생들의 도회 항구속으로

    구보씨의 경성 한바퀴… 소외된 인생들의 도회 항구속으로

    소설가 박태원(호 구보, 1909~1986)은 1934년 8~9월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했다. 26세의 주인공 구보가 하루 동안 경성 중심부 곳곳을 배회하며 보고 겪은 일들을 묘사한 중편 소설이다. 작가가 곧 작품 속 주인공이 되어 일제강점기 서울의 모습, 그리고 식민지 지식인의 감성을 그린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그의 절친 이상(본명 김해경, 1910~1937)은 ‘하융’이란 필명으로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박태원의 1934년 여름, 경성 주인공 구보는 경성의 명문 고등보통학교를 거쳐 일본 유학을 갔다 귀국했으나 일정한 직업 없이 도시를 떠도는 룸펜 지식인이다. 유학 시절 실연의 아픔을 간직한 채, 귀국 후 아직 미혼으로 모친의 속을 썩이는 노총각이다. -당시 혼인 연령은 남자 평균 21세, 여자 17세였다. 구보의 집은 다옥정(현 중구 다동)에 있었으며, 어느 여름날 약속도 목적지도 없이 오전에 집을 나서 한밤중 귀가로 소설은 끝난다. 그 사이에 구보가 쏘다닌 경성부 내 주요 지점들을 당시 이름으로 열거해 본다. 화신상회 네거리, 경성운동장, 조선은행, 경성부청, 덕수궁 대한문, 경성역, 조선호텔, 황금정 등. 이 가운데 대한문은 위치가 변한 채로, 조선은행(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경성부청(서울시청 서울도서관), 경성역(옛 서울역사) 건물이 남아 소설을 기억시킨다.1930년대 서울은 거대 근대도시로 변화 중이었다. 1920년대 30만명이었던 인구가 1935년 65만명으로 늘어 일본에서도 7번째 규모가 되었다. 경복궁 앞에 조선총독부청사를, 덕수궁 앞에 경성부청사를 지어 식민도시의 통치 중심을 만들었다. 경성부민관(현 서울시의회)과 조선저축은행 본점(옛 제일은행 본점)이 1935년에 완공되니, 구보는 그 공사 중인 현장을 보았을 것이다. 구보가 즐겨 탔던 전차는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도입했으며 총 13개 노선을 운행했다. 1934년 시내에 전화 180개선을 증설하는데 1300여명이 신청했다는 통계도 있다. 일본인 인구가 28%로 일본 자본의 진출이 급속히 늘었는데 주로 소비 유흥시설에 집중되었다. 미쓰코시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본관)과 조지야백화점(현 롯데영플라자 터) 등 5대 백화점이 식민지 수도의 소비를 부추겼다. 일본인들은 청계천 남쪽에 거주지를 꾸렸는데 다방 카페 요정 등 유흥시설도 조선인은 북쪽, 일본인은 남쪽을 장악하게 되었다. 김두한의 전설과 같이, 종로파 조선 건달들이 혼마치(本町, 현 명동)의 일본 야쿠자들과 대립했던 지리적 사정이었다. 화신백화점의 유통왕 박흥식, 전국 금광을 개발한 광산왕 최창학, 그리고 도시형 한옥 붐을 일으킨 건축왕 정세권 등 조선인 자본가도 등장했다. 유례없는 경제적 호황의 시대였다. 그러나 구보에게 경성은 소비 지향적이고 저급한 유흥에 휩싸인 속물의 도시였다. 안주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는 고독과 상실의 도시였다. 왜 그런지 박태원도 몰랐을 것이다. 1930년대 초 경성의 번영이란 지극히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세계 경제대공황을 겪은 일제는 1931년 만주사변 등 침략전쟁으로 경제부흥을 꾀했다. 일시적 호황에 중독되어 1937년 중일전쟁을, 1941년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게 된다. 소설 발표 불과 3년 후 연재했던 신문은 강제 폐간되었고 일제는 전시 체제에 돌입한다. 구보가 어렴풋하게 감지한 이유 모를 불안의 실체였다.●구보가 예외적으로 오래 머문 경성역 3등대합실 구보는 중요 건축물들의 외관만 바라보며 스쳐 지나갔다. 그의 관심은 건축 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고현학(考現學, 현재를 다루는 고고학)적 풍경이기 때문이다. 거리를 읽고 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묘사하는 작업이다. 예외적으로 경성역 내부에 들어가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된다. 이곳의 3등대합실은 익명의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기에 가장 적절한 곳이었다. “경성역에는 마땅히 인생이 있을 게다. 이 낡은 서울의 호흡과 또 감정이 있을 게다. 도회의 소설가는 모름지기 이 도회의 항구와 친하여야 한다.” 1899년 최초로 개통된 경인선 철도는 노량진과 인천 구간이었다. 이듬해 서대문역까지 연장하면서 남대문 간이역을 세우는데, 바로 경성역의 전신이다. 현재의 구 서울역사는 1925년에 완공된다. 그 크기와 완성도가 동양 1,2위를 다투었다 할 정도로 수준 높은 건축물이다. 대륙 침략의 야심을 품은 일제는 극동 지역 철도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경성역은 경부선, 경의선, 경원선의 기착점으로 각기 일본, 중국, 러시아로 통하는 중심 기지였다.도쿄대 교수인 쓰카모토 야스시가 설계자로 알려졌는데, 일본 건축계의 대부 다쓰노 긴고의 수제자였다. 긴고는 도쿄역사를 설계했고 이미 서울에 조선은행 본점(1912)을 설계한 실력자였다. 경성역의 전체 구성은 르네상스식이지만 중앙 돔은 비잔틴식, 양 옆 삼각형 박공벽은 신고전주의풍이다. 또한 붉은 벽돌(타일)과 화강암을 섞은 외벽 장식은 이미 암스테르담역과 도쿄역에서 사용했던 형식이다. 굳이 말하자면 여러 양식을 혼합한 절충식이라 할 수 있다. 인상적인 요소는 중앙 정문 위에 설치된 아치 창이다. 큰 반원 아치를 두 개의 기둥으로 나눈 디오크레티안 창이라 하는데, 고전주의 건축의 대가 안드레아 팔라디오가 즐겨 써서 팔라디오 아치라고도 부른다. 경성역사의 건축적 모델은 스위스 루체른의 옛 역사(1896)라고 한다. 지난 세기에 불타 없어지고 정면의 팔라디안 아치만 남았지만, 경성역과 쌍둥이로 불릴 정도로 유사했다. 내부 공간은 제국의 계급질서에 따라 구성했다. 크고 높은 중앙홀이 있고, 좌우로 3등대합실과 1,2등대합실이 나뉘어 자리했다. 1,2등대합실 옆에는 여성 고객을 위한 부인대합실, 그리고 귀빈대기실이 있었다. 이 구역들은 출입이 통제되고 역장이 직접 접대하게 배치되었다. 반면 3등대합실은 중앙홀뿐 아니라 외부 광장에서도 자유롭게 드나들게 개방되었다. 구보 역시 광장에서 바로 들어와 대기 중인 익명의 승객들을 읽어냈다. 그러다 동창을 만나 장소를 이동해 차를 마신다. 1,2등대합실 안에 있던 티룸으로 추측되는데 이상의 소설 ‘날개’에도 중요하게 등장하는 곳이다. 2층에는 조선 최초의 대형양식당이라는 ‘더 그릴’이 있었다. 40여명의 국내외 셰프와 웨이터가 은그릇에 ‘경양식’을 담아 서빙했던 이 식당은 근대 경성, 국제 경성의 상징공간이 되었다.●식민지 도시와 타자의 건축 현존하는 조선은행 본점은 르네상스식 몸체에 바로크 돔을 얹은 견고한 건축이다. 골조는 철골과 콘크리트 구조이며 외벽에 육중한 화강석을 붙여 발권은행의 권위를 과시했다. 좌우 대칭의 완벽한 비례, 5개의 탑이 만드는 장대함, 고대 신전용 기둥 등은 식민지 경제 통치의 만신전을 만들기에 충분한 요소들이다. 여기서 현재의 소공로를 지나면 곧 경성부청사를 만나게 된다. 조선총독부 건축과에서 설계 공사한 건물로 르네상스식 구성에 장식이 없는 근대적 외벽을 가진 건물이다. 부청사 앞에는 교통광장(로터리)을 만들었고, 그 옆에 덕수궁 정문인 대한문이 있었다. 구보는 소설에서 경성부청사를 ‘정력가형 육체를 가진 위압적인 장년’으로, 덕수궁은 ‘자신을 외면하는 영락한 옛 동창’으로 은유했다.구보가 접한 경성의 근대건축들은 하나같이 서구 고전주의 양식이다. 세부적 형태가 르네상스식이던 바로크식이던 그리스식이던 크게 보면 그렇다. 대칭과 비례, 법칙과 질서를 강조했던 건축양식이다. 19세기 유럽을 풍미하고 서구 열강의 제국화를 통해 전 세계에 유포된 제국주의 양식이다. 후발 제국주의 일본은 구라파 따라잡기의 끝판으로 고전주의 건축들을 식민지 수도 곳곳에 세웠다. 사라진 조선총독부가 대표적인 건축이다. 경성의 근대화란 고전주의화, 제국주의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조선적 전통이란 덕수궁에 대한 묘사대로 “빈약한 너무나 빈약한” 것이었다. 현 한국관광공사 사옥 자리에 있던 박태원의 생가는 중문과 대문이 있는 전통 한옥이었다. 대문을 나서 청계천을 지나면 곧 화신백화점 등 일본풍 유럽풍 건축이 즐비한 시가지다. 조선적인 것은 과거고 일본적인 유럽풍은 현재였다. 상반된 시공간이 공존하는 경성은 구보를 유혹하는 동시에 소외시켰다. 일제 강점시대에 저항(독립투쟁)과 순응(친일매판)의 삶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다수 조선인들은 소시민적 욕망과 소외의 회색지대에서 살았다. 구보는 그런 분열된 삶 속에서 타자화된 도시와 건축을 떠돌았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팀 최다 7연패+9경기 무승’ 임완섭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사의 표명

    ‘팀 최다 7연패+9경기 무승’ 임완섭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사의 표명

    올시즌 프로축구 K리그1 개막 이후 최근 7연패를 포함해 9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의 임완섭 감독이 사실상 사의를 밝혔다.임 감독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K리그1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팬들과 구단에 죄송할 따름이다. 감독으로서 모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조만간 빨리 구단과 합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임 감독은 췌장암 투병 중인 유상철 전 감독이 명예감독으로 물러나면서 올해 2월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사의가 수용되면 5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80여 년 전 인도 대홍수로 강에 잠긴 고대 힌두 사원 발견

    80여 년 전 인도 대홍수로 강에 잠긴 고대 힌두 사원 발견

    몇십 년 전 대홍수로 강물 속에 잠겨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던 고대 힌두 사원이 최근 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인도예술문화유산국민신탁(INTACH)은 최근 오디샤주(州) 나야가르의 마하나디강에서 잃어버린 고대 사원을 다시 발견했다고 밝혔다. 1933년 발생한 대홍수로 이 강 속에 잠긴 것으로 알려진 이 힌두 사원은 사실 11년 전부터 목격했다는 제보가 있었지만, 잇단 조사에서도 어느 곳에 있는지 찾을 수 없었다. INTACH 소속 고고학조사팀은 몇 년 전부터 마하나디강 등에서 이 사원을 비롯한 여러 사원의 소재를 파악해 문서화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해 왔었다. 그런데 10여 일 전 한 현지인이 강물 속에 한 사원의 꼭대기 부분이 물 밖으로 쏟아있는 모습을 보고 제보를 해왔다는 것이다. 덕분에 이들 고고학자는 나야가르 지역 인근 파드마바티 마을에 있는 바이데스와르 근처에서 잃어버린 사원을 발견할 수 있었다. INTACH 소속 학자들은 현지 조사를 통해 이 사원의 높이가 최소 58피트(17.6m)에서 최대 60피트(약 18.2m)에 달하며, 450년에서 500년 전 사이 힌두교 최고신 비슈누의 여덟 번째 화신인 크리슈나의 청년기 시절 모습 고피나스(목동)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는 것을 알아냈다. 한때 인근 마을 7곳의 중심에 있던 이 사원은 150년 전인 1870년 집중적인 홍수로 마하나디강이 흐르는 강줄기의 위치가 변하면서 그때부터 홍수로 잠길 위험을 안고 있었다. 따라서 87년 전 대홍수가 일어났을 때 사원의 승려들은 이곳에 있던 고피나스의 석상을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 이때 옮겨진 석상은 인근 파드마바티 마을에 새롭게 지어진 사원에서 오늘날까지 보관하고 있다.조사팀이 이번 현장 조사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 연꽃 모양의 장식인 아말리카가 수면 위로 드러나 있다. 이는 이 힌두 사원에서 본전인 비마나 위의 높은 탑 시카라의 정상부에 올려지는 것으로 이곳이 전형적인 북방 형식임을 보여준다.뿐만 아니라 이 사원은 높이 58~60피트(17.6~18.2m) 중 50피트(15.2m) 정도가 강모래 속에 파묻혀 있어 나머지 8~10피트(2.4~3m)만이 물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 사원의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조사팀을 이끈 아닐 쿠마르 디르는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는 기술이 있으므로 이 사원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강속에 있는 이 사원은 도굴 가능성이 있어 아직 발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사진=INTACH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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