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C조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9월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574
  • [인간시대]7번째 詩集 펴낸 방우달 강동구 과장

    [인간시대]7번째 詩集 펴낸 방우달 강동구 과장

    ‘나는 아내를 ‘가시나야’라고 부른다/때 묻지 않은 계곡의 콸콸 물소리 같은 순결한 여자에게 어울리는 말/아내도 싫잖은 내색이다.’(시 ‘일라그라’중에서) 공무원 시인인 방우달(53·서울 강동구청 기획예산과장)씨가 7권째 시집(詩集) ‘작은 숲 큰 행복’을 펴냈다. ●일곱번째 ‘마음의 자식’ 탄생 이번에 출간한 시집에 대해 저자는 “이 세상은 하나의 숲이다. 그 속에 있는 모든 것들이 친구들이다. 각박해진 세상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절실한데 나의 숲은 작고 보잘것없지만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도, 시(詩)도 잘 익혀두고 기다려야겠다.”고 심경을 적었다. 앞서 ‘보리꽃’‘전하, 이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아니되옵니다’‘테헤란로의 이슬’‘알을 낳는 나그네’‘나는 아침마다 다림질된다’란 시집과 시집 겸 산문집 ‘지갑을 던지는 나무’를 냈다. ‘…/비아그라를 먹고 기다린다, 일어서기를/누에그라를 먹고 기다린다, 일어서기를./일라그라 제발!’ 1994년 ‘예술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그는 ‘일라그라, 제발’이라는 작품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일라그라는 ‘일어나라’의 경상도 사투리다. 비아그라라는 단어와 방언을 절묘하게 엮어 갈수록 어두워져만 가는 사회 분위기를 돌이키고, 가정의 화목 등 자신의 바람도 그득히 담아냈다. 방씨는 “고교 때부터 작품을 써보겠다는 마음을 품었다.”면서도 “그러나 형편이 그다지 좋지 않아 실천을 못하다 10년 전에야 데뷔하게 됐다.”고 지난 시절을 되돌아봤다. 이 무렵 대학원에도 들어가 행정학 석사학위를 따냈다. 강남구 교통행정과장으로 있을 때였다. 논문은 교통체계 개선에 대한 것이다. 강남구 전역을 46개 구역으로 나눠 보도와 일방통행로, 공원, 뒷골목 등을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하고 대안을 체계화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많은 서정시나 자연시 보다는 삶에서 우러나오는 느낌이나 에피소드를 옆사람과 얘기하듯 쉽게 풀어쓰는 담시(譚詩)를 즐긴다. 2003년 6월에 펴낸 5번째 시집 ‘나는 아침마다 다림질된다’에서 시인은 날마다 다림질하듯 자신을 채찍질하고 가족들도 그처럼 어깨가 처진 가장의 마음을 이해해주며 서로 다독거려야 한다는 정신자세를 일러준다. ‘…/모든 사람들이 앉았다가 다 떠나도/나만은 그 옆에 목적지까지 앉아주리라/물론 사랑에도 인내가 필요하다/‘(노숙자와 함께한 시간) ●“화장실 문화를 가꿔주세요” 방씨는 옷만 아니라 마음도 구겨질 때마다 다림질하듯 스스로를 갈고닦는 데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직장에 다니는 남편이 시간이 흐를수록 어깨가 처져 집에 들어오는 등 기(氣) 죽어지내는 세태를 떠올려 펜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방 시인은 시민단체로 잘 알려진 ‘화장실문화시민연대’에 운영위원으로 들어가 아름다운 화장실문화를 뿌리내리는 데 한몫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그 집을 알려면 화장실을 보면 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화장실을 ‘생각하는 문화공간’으로 아름답게 가꿔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글 쓰는 사람으로서 가만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 운동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운동이 정착돼가는 분위기여서 한층 마음이 가볍다.”고 그는 웃었다.95년에는 강남문인협회 설립에도 앞장서 알찬 동아리로 꾸려나가고 있다. “오랜 문학활동으로 글 써달라는 청탁이 많이 들어오겠군요?”라고 묻자 그는 ‘왜 사냐고 물으면 웃지요’라는 시구처럼 그저 웃기만 했다. 방 시인은 “마른 걸레에서 물을 짜내려는 듯 억지로 글을 쓰지 않는다.”면서 “그래서는 안될 뿐 아니라, 그럴 수도, 그렇게 되지도 않는 게 바로 글 쓰는 작업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시상(詩想)이 ‘짠’하고 떠오르고 나서야 펜을 잡는다는 프로 의식이 그에게는 엿보인다. 해서 아호도 동네 뒷산의 잡풀 위에 홀로 서 있는 탑 같다며 주위에서 ‘야탑(野塔)’이라고 붙였다. “드러난 듯 아닌 듯 수수하고 꾸밈이 없는 인간사 본연의, 온갖 풍상(風霜)을 간직한 삶을 노래한다는 거창한 이유로 붙여준 것 같습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與野 유화행보…다음달 임시국회 ‘봄날’ 오나

    與野 유화행보…다음달 임시국회 ‘봄날’ 오나

    ‘2월 임시국회는 조용한(?) 국회가 되나.’ 법사위원회 점거, 본회의장 점거, 손바닥 법안 상정 등 여야가 정면 충돌했던 지난 연말 국회의 모습을 2월 임시국회에서는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말 여야 정쟁의 근원이자 ‘뜨거운 감자’였던 국가보안법, 출자총액제한제,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등에 대해 열린우리당 원내 새 사령탑인 정세균 원내대표와 신임 원혜영 정책위의장이 ‘실용 노선’을 표방할 기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정-원 체제’가 민생경제 정책에 대한 협조를 받는 대신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발했던 이들 법안에서 상당부분 양보할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정세균 “출자총액제한제 완화 검토” 원내 사령탑 출범 첫날인 25일 이러한 흐름은 본격화됐다. 열린우리당 집행위 회의에 첫 참석한 정세균 원내대표가 출자총액제한제 규제완화 검토의사를 밝힌 것이나, 원 정책위의장이 국가보안법 처리에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이 이를 말해준다. 또한 한나라당 출신으로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을 둘러싼 여야 대치국면에서 한나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강조해왔던 김부겸 의원을 수석부대표로 선임하는 것 역시 ‘조용한 국회’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김 수석부대표는 과거 한솥밥을 먹던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를 카운터파트로 하면서 임채정 의장이 제의한 ‘여야 무정쟁의 해 협약’을 이끄는 데 실무 협상주역으로 나서게 됐다. 유화적인 태도는 한나라당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무산되긴 했지만, 다음달 3∼4일 한나라당 연찬회에 파격적으로 열린우리당 정 원내대표를 초청하자는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채택 직전까지 갈 정도로 여당의 원내 사령탑 체제를 흔쾌히 반기고 있다.25일 오후 인사차 예방한 정 원내대표에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 박세일 정책위의장은 덕담을 던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일색이었다. ●국보법등 여당내 반발 걸림돌 김 원내대표는 “경제가 어려운 이 시점에 경제통으로 알려진 정 의원이 여당 원내 사령탑을 맡게 돼 기대가 크다.”고 잔뜩 추켜세운 뒤 “민생경제 살리기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하며 개혁법안 논의 자체를 꺼내지 못하도록 미리부터 단속했다. 박 정책위 의장은 “야당과 정책협의를 정례화하자.”고 제안한 원 정책위의장에게 “우선 민생현장부터 같이 가자.”고 제안하는 등 ‘찰떡궁합’의 모양새를 과시했다. 하지만 마냥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2월 임시국회로 떠넘겨진 국보법 폐지안 등 개혁 법안을 어떤 형태로든 다뤄야 하는 데 고민이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민생 경제를 살리자는 새 원내 지도부의 입장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국보법 폐지안 당론을 바꾸거나 다른 개혁법안에 대해 물타기 하는 식으로 무원칙하게 한나라당과 타협하는 식은 결코 옳지 않다.”고 새 원내 지도부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박록삼 박지연기자 youngtan@seoul.co.kr
  • [클릭 이슈] 문화재 보존 해법은 무엇인가

    [클릭 이슈] 문화재 보존 해법은 무엇인가

    지난해 9월 유홍준 문화재청장 취임후 ‘문화재 보존방식’을 둘러싼 설전이 뜨겁다. 취임 이전 미술사학자(명지대 교수)로 문화재 행정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그가 무분별한 복원의 폐해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문화재 보존관리정책이 잇따라 재검토되고 있는 것. 그러나 복원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며 ‘유홍준식 보존정책’을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아 문화재 복원문제는 당분간 문화재계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재검토되는 문화재 복원계획 최근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보로 지정된 석조문화재 6건에 대한 보존대책 보고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석가탑, 감은사지탑 등 안전진단에서 문제가 드러난 문화재의 보수 및 복원계획이 담긴 보고서였다. 문화재청은 지난 21일 옛 국립중앙박물관 회의실에서 보고서 내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다. 그러나 이 문건은 지난해 10월 이미 문화재위원회에서 사실상 해체 및 복원 결정이 났던 석가탑의 경우 장기간 지켜본 뒤 보수방향을 결정하는 것으로 바뀌는 등 유 청장의 의중이 상당부분 반영되면서 ‘해체’ 또는 ‘복원’보다는 장기간의 ‘정밀관찰’이나 ‘부분 보수’쪽으로 상당히 기울어 있었다. 유청장은 앞서 지난 연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여수 진남관은 해체복원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석가탑과 다보탑, 감은사지 동·서 3층석탑 해체및 보수계획 복원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와 함께 복원이 완료된 미륵사지 동탑을 ‘20세기 최악의 복원사업’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충북 보은 법주사의 청동대불, 전남 화순 쌍봉사 대웅전, 철원 도피안사의 철조 비로자나불좌상 등의 예를 들어 복원의 폐해를 강력 비판했다. 유 청장은 “차라리 그대로 두었다가 무너지면 그때가서 복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문화재 복원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해체·복원의 불기피성 주장도 적지 않아 문화재 해체·복원에 대한 유청장의 이같은 거부감에 대해 문화재청이나 문화재연구소 일부 전문가들은 “실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빚어진 현상”이라고 반감을 나타냈다. 문화재연구소의 한 간부는 “석가탑의 경우 정밀 안전진단 결과 더 이상 두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서 해체·복원이 사실상 결정됐었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까지 통과한 사안이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다른 간부는 “기존의 해체복원 방안도 충분한 관찰과 추가적 검사를 전제로 한 것이었는데 청장 발언 이후 기존의 정책이 모두 무분별한 것으로 비쳐졌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전문가들 “원형손상 더 심해져” 이들은 “무너지면 그때가서 복원해도 늦지 않다.”는 청장의 말은 무분별한 해체복원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나온 상징적이고 극단적인 표현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목조 문화재의 경우 무너지면서 목재가 늘어지거나 부러질 수 있으며, 석조 문화재도 붕괴 과정에서 석재가 추가로 부서져 원형 손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분 보수를 통해 무너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그것마저 한계에 다다르면 해체·복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미륵사지 동탑 등 충분한 조사와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해체복원의 결과물은 유 청장의 지적대로 문제가 적지 않음을 시인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특별관리중인 문화재-석가탑 해체·복원 보수유지로 전환 현재 논의의 중심이 되는 문화재는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국보 제21호)과 다보탑(국보 제20호), 감은사지 서삼층석탑 및 동삼층석탑(국보 제112호), 미륵사지 서탑(국보 제11호), 경주 첨성대(국보 제31호) 등 6개다. 이들은 모두 7∼8세기 건립된 우리나라 최고의 석조 문화재로, 오랜 세월이 경과함에 따라 균열과 풍화, 내부 공동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어 ‘특별관리’에 들어간 지 오래됐다. 지난 21일 국립문화재연구소 배병선 건조물연구실장은 이들 석조문화재의 현재 상태와 보존관리 대책을 브리핑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은사지 서삼층석탑은 맨 꼭대기층을 덮은 옥개석의 탈락 우려가 있고 옥개 받침석이 파손되는 등 옥개석 구조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연구소측은 최소한 꼭대기층인 3층의 해체보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국사 3층석탑은 당초의 해체복원 계획에서 장기계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균열 및 이격 부위 등 위험 부위에 각종 계측장치를 부착해 실시간 모니터링에 들어가기로 했다. 모니터링 도중 안전상 도저히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해체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벌어지거나 파손된 부위를 석재로 메우는 방법(의석 처리)을 쓰고, 표면강화제 처리로 더 이상의 부식이나 파손을 막는 방식으로 보수를 진행하게 된다. 다보탑은 누수가 석탑 훼손의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난간부 해체후 누수경로를 파악해 누수를 막고, 균열된 부재를 접합·강화처리할 계획이다. 미륵사지 서탑은 4년 전부터 해체조사가 시작돼 이미 1층만 남기고 모두 해체된 상태다.1층까지 해체조사가 완료되면 이를 바탕으로 보수 및 복원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전철타고 떠나는 천안삼거리 여행

    전철타고 떠나는 천안삼거리 여행

    ●서울~천안 수도권 전철 20일 개통 천안을 아시나요? 과거급제 꿈을 품은 남도 사람들이 서울을 향해 가던 중, 잠깐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 아래 땀을 씻고 갔던 곳이지요. 그후 기차가 주요한 교통수단이던 시절에는 그 유명한 호두과자를 사기위해 지폐 두어장을 들고 기다리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일반화된 후 천안은 지나가는 곳이 됐습니다. 그러나 1월20일, 오늘 충남 천안까지 전철이 개통되면서 천안은 새로워졌습니다.2300원짜리 전철 표 한장이면 서울에서 천안나들이가 가능합니다. 민족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숨쉬는 역사교실, 천안을 가볼까요. 숨어있는 맛도 다양한 ‘맛있는 도시’ 천안을 추천합니다. 천안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와~~~ 맛나는 천안 ●천안명물 호두과자 고속도로 휴게소 어디든 있는 호두과자의 원조는 역시 천안에 있다.70여년 역사의 구성동 천안소방서옆 학화 할머니 호두과자(www.hodoo1934.com,041-567-3370)가 효시. 가게에 들어서면 맛있는 호두과자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부드럽고 고소한 뒷맛을 여운으로 남기는 호두과자는 씹히는 호두의 크기가 틀리고, 흰팥의 껍질을 제거해 쓰는 흰색 소는 기품이 느껴질 정도로 적당한 단맛이다. 천안역에서 택시로 2000원 거리. ●오리의 모든 것 다양한 오리 요리를 코스로 즐기는 신토불이는 천안에서 유명한 집이다. 한 가족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금상첨화 정식(4인·5만 9000원)은 생오리로스구이, 오리훈제 바비큐, 양념꽃게장, 오리양념주물럭, 영양죽에 이어 후식으로 팥빙수까지 나온다. 맛깔스러운 백김치와 밑반찬들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다. 얇게 저민 식초에 절인 무에 싸 먹는 오리로스는 아작아작 씹히는 무와 담백한 오리고기의 조화가 절묘하고, 훈제로스는 머스터드 소스에 찍어 입에 넣으면 그냥 녹는다. 서산에서 직접 가져온 꽃게장은 꽉 찬 게살과 양념 고추장의 조화가 일품이다. 본점(584-4477)은 직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양당리 신토불이로 가면된다.4000원 정도. 천안분점은(553-5292)은 천안역에서 택시를 타고 새터마을 신토불이로 가자면 된다.4500원정도. ●순대의 본고장을 찾아 순대는 ‘병천’이 원조다. 병천에서도 원조를 찾는다면 충남집(564-1079)이다. 당면 마늘 양파 등과 돼지피를 살짝 섞어 만든 속을 깨끗하게 씻은 창자에 꾹꾹 눌러 넣은 다음 푹 쪄낸 순대는 보기만 해도 먹음직하다. 또 돼지사골에 생강 마늘 양파 등 특유의 재료를 넣고 은근한 불과 센불을 교대로 24시간 이상 곤 국물에 순대와 머릿고기 등을 담아내는 순댓국은 천안을 찾으면 반드시 맛봐야 한다. 순댓국 특유의 냄새는 전혀 없다.40년이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충남집은 김치부터 순대까지 전통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순대 한 접시 5000원, 순댓국은 4000원. 천안역에서 병천행 버스는 많다.30분 정도 소요.950원. 대부분 독립기념관을 거쳐 병천의원 앞이 종점이다. 종점에 내려 걸어가면 3분. ●장금이 솜씨도 맛보세요 ‘메밀총떡’ 들어보셨나요. 천안 유창동에 있는 봉평장터(556-6272)가 자신있게 내놓는 별미다. 다진 고기와 호박 배추 당근 등 갖은 야채를 볶은 다음 얇게 부친 메밀에 넣고 말아 놓았다. 아작아작 씹히는 야채와 고기, 쫄깃쫄깃한 메밀의 맛이 잘 어울린다.4개에 4000원. 막국수도 특이하다. 커다란 냉면 그릇 하나에 고추장 다대기가 올려져있는 메밀 국수 사리와 아무것도 없는 메밀사리, 두개가 가지런히 담겨있다. 일단 다대기에 면을 비벼 먹는다. 다대기의 매콤달콤함을 입안 가득 느끼고 그 다음에 시원한 육수를 부어 나머지 면을 먹는다. 시원하고 산뜻한 육수와 약간 남아있는 다대기가 어우러져 정말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5000원. 천안역에서 택시를 타고 유장동 천성중학교 맞은편으로 가자고 하면된다.15분 정도 걸리고 3000원 정도 나온다. ●너희가 돼지를 알아 신부동의 고기(563-9233)는 정말 맛있는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는 집이다.‘가브리살’과 ‘볼살’전문점. 돼지 등심의 안쪽을 일컫는 가브리살은 한마리에 300g, 말 그대로 돼지 볼살은 한쪽에 100g씩 200g밖에 나오지 않는 귀한 부위다. 비계가 전혀 없는 돼지 살코기인 볼살(7000원)은 입에서 살살 녹는다. 가브리살(8000원)은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최고. 날치알을 얹은 알밥(2000원)은 된장찌개와 함께 식사로 든든하다. 천안역이나 두정역에서 택시를 타고 신부동 갤러리아 주차장 맞은편 제일은행 앞에 내리면 된다.2000원. ●떡볶이도 천안에선 달라 ‘떡볶이 맛이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신안동 떡볶기 나라(562-2677)로 가봐야 한다. 테이블이 5개뿐, 젊은이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쫄깃한 떡과 진한 국물맛이 ‘끝내준다’. 아주 매콤하면서 뒷맛은 달콤하다. 떡볶이 2500원. 천안역에서 신부동 국민은행 뒤 먹자골목으로 가자고 하면 된다.2000원정도. 힐튼장 여관옆에 있다. ●이탈리아의 맛을 천안에서 천안 봉명동에 있는 쿠치나(578-5556)는 이탈리아 정통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주인이자 주방장인 이종철(47)씨가 직접 식재료를 사고 음식을 만든다. 해산물샐러드(1만 5000원), 안심스테이크(3만 2000원), 해산물 스파게티(1만 4000원)가 주메뉴. 천안역에서 서부역쪽 출구로 나와 택시를 타고 봉명동 전자랜드로 가자고 하면 된다.2000원. ●맘씨좋은 아저씨가 만들어주는 초밥 맛있는 초밥을 무한정 먹을 수 있는 곳이 쌍용동 스시 이찌방(572-9288)이다. 오후 1시30분까지는 어른 1만 5000원이면 각종 초밥과 우동, 캘리포니아롤 등을 실컷 먹는다. 저녁에는 어른 3만원 천안역에서 서부역쪽 출구로 나와 택시를 타고 쌍용동 컨벤션센터로 가면 된다.3000원정도. ●세계의 꼬치요리도 천안에서∼ 다양한 꼬치요리를 맛볼 수 있는 두정동 화투(563-5292). 멕시코 타코(1만 5000원), 도리쿠시 야키(1만 2000원) 등 세계 각국의 꼬치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멕시코 타코는 베이컨, 피망, 소고기 등을 꼬치에 구워 토르티야에 살사 머스터드 등 소스를 발라 싸서 먹는다. 천안역에서 택시로 두정동 부경아파트 정문 앞에 내리면 된다.3500원정도. ■ 야~~~ 신나는 천안 ●민족의 혼을 느끼고 일제 강점기의 항일 투쟁사와 아픈 민족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있는 독립기념관과 유관순열사 사적지가 있다. 독립기념관을 가는 버스는 천안역에서 320,350,410번 등 12개가 있다.20분 거리,950원. “엄마 저거 뭐야?”하는 아이의 물음에 눈길을 들어보니 어마어마하게 높은 탑이 눈을 끈다. 가까이 가보니 무려 높이가 51m나 되는 겨레의 탑이다. 수덕사 대웅전을 본떠서 지은 겨레의 집은 높이 45m, 길이 126m로 웅장하다. 겨레의 집 뒤편에 있는 전시관으로 가보자. 시대별·주제별로 근대민족운동관, 일제침략관,3·1운동관 등 7개관으로 나뉘어져 있다. 자세히 보려면 4시간이나 걸린다. 어른 2000원, 어린이 700원.(041)560-0114. 유관순열사 사적지는 1919년 3월1일 3000여 군중과 함께 만세를 불렀던 아우내장터에서 300m 떨어져 있다. 유관순열사기념관(564-1223)으로 들어간다. 기념관에서는 열사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와 아우내만세운동을 묘사한 부조물 등을 볼 수 있다. 기념관 뒤편으로 유관순 열사 생가도 있다. 입장료 무료. 천안역에서 병천가는 버스를 타면된다. 병천순대마을에서 걸어서 15분.950원. ●온천행궁(溫泉行宮)의 본고향 유명한 온천도 많지만 온양온천은 조선의 왕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곳이란 점에서 남다르다. 천안역에서 90,91번 버스로 35분 정도 가면 온양온천역에 도착.1450원. 그중에서도 온양관광호텔(540-1201)이 유명하다.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온양온천역에서 걸어서 5분. 이밖에도 태조산 각원사(561-3545)는 거대한 청동대불로 유명하다. 높이 15m, 귀의 길이만도 175㎝,60t 무게의 청동좌불 미소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또한 인근 태조산 조각공원(550-2522)도 인기다. 산책로와 정상 전망대, 눈썰매장까지 갖추고 있어 아이들이 있다면 들러볼 만하다. 버스가 1시간에 한대씩 다니므로 택시가 낫다. 천안역에서 4500원 거리. 천안시는 매주 일요일 한 차례씩 무료 순환관광버스를 운행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천안역광장을 출발, 우정박물관~태조산조각공원~각원사~유관순열사 유적지~조병옥 박사 생가~ 독립기념관 등을 도는 코스. 천안시 문화관광과 (041-550-2032).
  • 부패방지팀 가동 1년만에 ‘클린 한국전력’

    부패방지팀 가동 1년만에 ‘클린 한국전력’

    한국전력이 ‘깨끗한 회사’로 확 바뀌었다. 한전은 그동안 전기공사 시공업체와 각종 민원인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금품수수 등 불미스러운 일이 적지 않았으나 지금은 말끔히 사라졌다. 부패근절을 위한 1년간의 ‘치밀한 작전’ 덕분이다. ●수년째 하위권에서 획기적인 변신 지방도시에서 전기시설 시공업을 하는 A씨는 지난해 초 한전의 지방사업소로부터 5000만원짜리 공사를 수주하면서 사업소의 중간 간부에게 200만원을 사례비로 전달했다. 지난해 설 명절을 앞두고 30만원짜리 선물에 30만원어치 상품권을 보태 선물한 적이 있다. 그런데 자신의 사업장 근처에 있는 전신주에 문제가 생겼다. 신고를 받고 나온 현장 직원이 신속한 처리를 대가로 웃돈을 요구했다. 그는 답답한 노릇이었지만 5만원을 건넬 수밖에 없었다고 한전 중앙본부의 부패실태 조사반에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같은 부패 사례는 이미 옛일이 되고 말았다. 한전은 국무총리실 산하 부패방지위원회가 민원인 7만 5317명을 대상으로 2004년 공공기관 청렴도를 조사한 결과,1년 사이에 가장 많이 향상된 기관 1위로 선정됐다. 한전의 종합청렴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8.92점. 전년도에 비해 2.92점이 올라 향상도가 313개 정부부처·자치단체·공기업 등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청렴도 점수는 조사대상 평균보다 0.26점 높았다. 한전은 2003년엔 5.80점,2002년엔 4.47점으로 수년째 하위권을 맴돌던 처지에서 종합 4위로 올라섰다. ●투망식 부패방지 작전 한준호 한전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직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깜짝 놀랐다. 한전이 해마다 실시하는 부방위의 청렴도 조사에서 바닥을 헤매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인허가 업무가 그리 많다고 이렇게 썩었단 말인가.’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직원은 부패의 실상에 대해 무감각한 모습이었다. 부패를 뿌리뽑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 지경이었다. 한전은 전국 사업소에서 가장 청렴하다고 소문난 과장급 직원 18명을 뽑아 감사실에 배치하고 부패방지팀을 만들었다. 전권을 부여받은 18명은 1주일 동안 합숙하면서 아이디어를 짜냈다. 우선 의식을 바꾸고 제도를 보완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전국 239개 사업장을 돌면서 1만 7000여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패방지에 대한 정신교육을 했다. 소장급 간부 271명은 추가로 불러 거래업체와의 관계 등에 대해 별도교육을 했다. 일반 연수에도 부패방지 시간을 배정했고, 사이버교육도 수시로 했다. 이쯤되자 직원들의 입에서는 “부패라는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이어 청렴계약 규정을 만들었다. 이를 어긴 입찰업체에는 2년 동안 입찰자격을 제한했다.300만원 이상의 공사에 대해서는 전자입찰을 실시했고, 수의계약의 범위를 200만원 이하로 줄였다. 모든 공사에는 표준집을 만들어 그대로 시행하도록 했다. 표준집은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도 채택할 정도로 우수하게 만들어졌다. 부패방지 활동이 활기를 띠면서 부패에 취약한 업무에 대해 집중적인 감찰활동을 했다. 한전에서 부패에 취약한 업무는 신규 전기공사를 한 건물 등을 대상으로 한 사용전 점검 업무다. 한전의 인증이 떨어져야 전기계량기를 설치하고 전기를 사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사업주들은 점검을 나온 한전 직원에게 1만∼15만원의 수고비를 주고 서둘러 인증을 부탁하곤 한다. 암행감찰반은 전국을 돌면서 4건의 부패현장을 적발했다. 부조리 신고전화에 신고하면 포상금도 지급했다. ●단돈 10만원에 목숨 걸지 말자 직원들도 변하기 시작했다. 높은 강도의 부패방지 교육이 효력을 나타냈다. 우선 ‘단돈 10만원에 목숨 걸지 말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다. 회사는 직원들의 고소득을 보장하는 대신에 그에 걸맞은 능력과 품위를 요구했다. 이어 불우이웃돕기, 헌혈행사, 자원봉사 등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직원들도 ‘봉사참여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했다. 한 사장은 앞으로는 직원들이 글로벌 에너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깨닫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부패방지팀 관계자는 “기업부패의 폐해를 직원들 스스로 느끼고 깨닫게 함으로써 회사 방침 때문에 참여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치밀한 계획을 짠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서해 관광명소로 변모 한국전력은 지난해 서해상에 세계적인 볼거리 하나를 만들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도에 국내 최대용량의 화력발전소 2기를 지었고, 발전소에서 경기도 시흥까지 세계최대 규모의 해상 송전선로를 완공했다. 영흥발전소는 해마다 전력부족으로 공급 중단의 위험에 놓이는 수도권 지역에 차질없는 전력공급을 책임지게 됐다. 기존의 50만㎾급 화력발전소에 비해 출력을 60% 이상 향상시켜 국내 최대용량인 80만㎾급 발전소로 건설됐다. 그러면서도 연료는 석탄을 사용, 액화천연가스(LNG)에 비해 연료가격을 3분의1로 낮췄다. 연간 5873억원의 외화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첨단공법으로 친환경시설도 잘 갖춰 1999년 착공 당시 온수 배출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깨끗이 잠재웠다. 한국전력과 발전소 운영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은 1716억원을 들여 선제대교와 영흥대교도 지어 지역주민들로부터 대환영을 받고 있다. 영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까지 공급하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해상송전 선로도 일반인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발전소에서 대부도와 시화호를 거쳐 신시흥변전소까지 78㎞ 구간에 600m 간격으로 송전탑 137기를 세운 것이다. 대부도에서 바라보면 바다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높이 솟은 탑이 장관을 이룬다. 해상구간 송전탑의 높이는 세계 최고인 170m에 달한다. 송전탑에 겹겹이 걸쳐져 지나는 전선의 길이는 자그마치 1900㎞로, 서울과 제주(452㎞)를 네번 왕복할 수 있다. 이같은 규모의 송전탑 건설을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에 자랑할 만한 기술로 꼽힌다. 우선 송전탑의 간격이 일반 송전탑의 간격(350m)보다 훨씬 길다.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고장력 내열전선’ 덕분이다. 또 태풍이나 지진, 파도, 염해 등 해상의 악조건에도 송전탑이 바다 속에서 끄떡없이 지탱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신공법과 특수자재의 역할이 크다. 시화호의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철 구조물의 겉은 모두 특수코팅 처리했다. 영흥발전소와 해상선로 건설은 5년4개월이나 걸린 난공사였다. 총 사업비는 2조 3174억원, 연간 작업인원만 275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발전설비의 효율성을 높이고, 해상을 관통하는 놀라운 건설공법으로 연간 9623억원의 외화를 절감했다. 한국전력 홍혁 홍보실장은 “한마디로 신기술 개발과 환경보호, 외화절약의 3박자를 모두 만족시킨 대역사(大役事)”라면서 “우리나라와 한전의 큰 자랑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공기업의 윤리경영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한준호(59) 한국전력 사장은 요즘 공기업들 사이에 불고 있는 윤리경영과 구조조정 바람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올해 초 부패방지위원회의 청렴도 조사에서 한전이 높은 평가를 받은 데 대해 “한전의 모든 가족들과 함께 축하받고 싶다.”며 뿌듯하게 여겼다. 한 사장은 이어 “한전은 수년 안에 글로벌 에너지그룹으로 발전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걸맞은 모습으로 변신해야 한다.”면서 “우선 윤리경영과 열린경영을 정착시켜 구태의 이미지를 벗는 것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지역사업소에도 책임경영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사장은 최근 과장에서 부장으로 세 직급을 파격적으로 승진시킬 수 있는 권한을 사업소장에게 위임했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기초생활수급자 가구의 경우 2개월 이상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도 혹서기(7∼8월), 혹한기(1∼2월)에는 일반 가구와 달리 단전을 하지 않고 있다. 한전은 지난 5년을 끌어온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배전(配電)분할 추진의 중단’으로 가닥이 잡히자 필리핀, 중국 등 해외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 사장은 “한전이 현재 필리핀 전체 발전의 14%를 책임지고 있다.”면서 “세부(Sebu)섬에 지을 20만㎾급 화력발전소를 세계 신혼부부들의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재임 중 그의 꿈은 중국 전역에 건설될 30기의 원전 사업을 한전이 주도할 수 있는 기틀을 세우는 것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天上 그곳, 앙코르와트에 가 볼까

    天上 그곳, 앙코르와트에 가 볼까

    앙코르는 ‘느낌’이다. 형언할 수 없는 뭔가 특별한 느낌이 배어 있다. 보는 순간마다, 보는 장소마다, 보는 기분에 따라 각각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유적지의 웅대함에 놀라고, 고색창연한 건축물의 신비로움과 인류의 위대함에 매료된다. 캄보디아인의 인자한 미소가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 그러나 어딘지 모를 슬픔이 느껴진다.13세기 인도차이나 반도를 지배하던 앙코르 왕조의 몰락과 폐허로 변해버린 유적지는 삶의 허망함을 느끼게 만든다. 또 유적지 곳곳에서 구걸하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앙코르 유적은 아는 만큼 보인다. 사전 지식없이 무작정 찾았다가는 가도가도 끝이 없는 ‘돌무더기’의 지루함만을 느낄 수도 있다. 신들이 사는 세계를 이땅에 재현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 왕조가 멸망된 뒤 수세기동안 역사의 어둠속에 묻혀있다가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앙코르의 느낌속으로 들어가 보자. # 설렘 앙코르 유적과의 만남은 설렘으로 시작됐다. 캄보디아 시엠레압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신들의 땅을 직접 본다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 가슴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늦은 밤에 도착한 탓에 유적지 인근 호텔에서 들어가 잠을 청했지만 뒤척임 속에 새벽을 맞아야 했다. 호텔을 출발해 처음 찾은 곳은 ‘거대한 도시’라는 뜻의 앙코르톰. 시엠레압 주변 1000여개 유적지 가운데 앙코르와트와 함께 최고로 손꼽히는 걸작이다. 유적지 매표소에서 3일 동안 자유롭게 유적지를 볼 수 있는 앙코르 패스(40달러)를 끊은 뒤 앙코르톰의 관문인 남문에 도착하자 장엄한 건축물이 눈앞에 펼쳐졌다. 불교도로는 처음 왕위에 오른 자이야바르만 7세(1181∼1201)때 지은 정사각형 도성이다. 입구에는 벌써부터 관광객들이 몰려 사진을 찍느라 복잡했다. 각 변이 3㎞로 돌벽과 해자(성곽 주변의 못)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힌두교의 창조신화인 유해교반(乳海攪拌)이 형상화돼 있다. 다리 난간에는 일곱개의 머리를 가진 뱀의 몸통을 부여잡고 있는 54개의 반인반수의 나가(크메르인이 믿었던 뱀 신)상과 입구인 남문에 새겨진 관음보살의 얼굴, 코끼리 조각과 비슈누 등 화려한 장식물이 먼저 발길을 사로잡았다. #웅대함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를 가르는 다리를 건너 남문을 통과하자 본격적인 신들의 안식처가 눈앞에 펼쳐졌다. 앙코르 톰의 중심에 있는 바이욘 사원은 ‘크메르의 미소’라고 불리는 관음보살의 얼굴이 새겨진 사면 돌탑이 있는 곳. 보는 각도와 시간에 따라 표정이 변한다. 수백m에 이르는 회랑 벽화에는 다른 앙코르 유적과 달리 당시의 생활상과 위대한 왕의 전투장면이 관광객을 맞는다. 벽화에는 창을 들고 전쟁에 나서는 크메르인과 밥을 짓느라 분주한 여성의 모습, 투견과 투계에 빠져있는 남자들의 모습 등 당시의 생활상을 그대로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복원 공사를 잘못해 무너져 내린 수많은 석축물들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했다. 바이욘 사원 북쪽에 있는 바푸온 사원은 복원공사가 한창이다.13세기 이 곳을 방문한 원나라 사신이 쓴 ‘진랍풍토기’에 ‘아침에 해가 떠서 해가 질 때까지 도성을 비추던 곳’으로 묘사된 힌두 사원이다. 바로 위에는 3층 피라미드 형식으로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피미야나카스(천상의 궁전) 사원이 버티고 서있고,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열병식을 거행했던 광장과 코끼리 테라스, 라이왕 테라스를 볼수있다. 앙코르 톰 동쪽에 있는 타프롬 사원(왕의 수도원)은 복원이 어려워 발견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1861년 프랑스 탐험가 앙리 무어에 의해 발견될 당시 ‘앙코르 유적은 거대한 나무뿌리로 뒤덮여 있었다.’는 말 그대로 스퐁(열대 무화과 일종)이라 불리는 나무가 사원 곳곳을 뒤덮고 있다. 나무 뿌리가 돌틈 사이를 파고 들어가 사원이 무너져 내렸다. 현재로서는 나무를 베어낼 수도 벽돌을 다시 세우기도 어려워 유네스코에서도 복원보다는 현상을 유지키로 했다는 후문이다. 이 곳은 영화 ‘툼레이더’의 매력적인 여주인공 ‘라라 크로프트’(안젤리나 졸리)가 사원에서 나오는 장면을 촬영한 장소로 알려져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다. # 경외로움 그동안의 앙코르 유적은 서막에 불과했다. 다음날 새벽 5시. 짙은 어둠을 가로질러 앙코르와트로 향했다. 숨죽일 만큼 아름답다는 앙코르와트의 일출을 보기 위해서다. 해자를 지나 본당으로 들어가는 폭 12m, 길이 540m의 참배도로 주변에는 일찌감치 관광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길은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를 가르는 갈림길. 죽음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잠시 뒤 수미산(세계 중심에 있는 산)을 상징하는 중앙탑 등 5개의 탑 뒤로 장엄한 일출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사원이 시시각각으로 붉게 물드는 장면은 마치 신들이 자신의 세계를 인간들에게 조금씩 내어주는 듯했다. 앙코르와트는 앙코르 건축과 예술이 집대성돼 있으며 앙코르의 유적 중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장엄한 규모와 균형, 조화 그리고 섬세함에 있어 최고로 꼽힌다. 이 사원은 동쪽을 향하고 있는 다른 사원과 달리 서쪽을 향하고 있는데 이는 왕의 사후세계를 위한 고려인 듯하다. 수리야바르만 2세(1112∼1152)때 3만명의 숙련된 장인들이 30여년에 걸쳐 완성했다.7t짜리 돌기둥 1800개, 높이가 67m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거대한 석조 건축물이다. 3개의 회랑 벽면과 기둥에 새겨진 정교한 벽화는 힌두교 2대 경전인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의 이야기. 라마야나 이야기는 비슈누(힌두교 3대 신 중 우주를 관장하는 신)의 화신인 라마 왕자가 팔이 스무개인 악마 라바나에게 강탈당한 아내 시타 왕비를 되찾기 위해 싸우는 내용으로 캄보디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표적인 신화다. 3층으로 된 앙코르와트의 중앙탑에 오르는 길은 70도 경사도. 손과 발을 이용해 기다시피 해야 올라설 수 있다. 신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어찌 인간이 두발로 걸어 갈 수 있겠는가. # 아쉬움 앙코르 유적지에서 북쪽으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쿨렌산은 앙코르의 발원지. 앙코르의 건립자 자야바르만 2세(802∼850)가 최초로 도읍을 정했던 곳. 돌무더기 유적에 질린 관광객들이라면 꼭 한번 다녀와 볼 만한 코스다. 정상에서 약 10m크기의 와불상과 함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또 툼레이더가 촬영된 멋진 폭포도 구경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반테아이스레이 사원도 볼 만하다. 이 사원은 왕들이 세운 다른 사원과 달리 고위 관료가 지은 사원. 붉은 색 사암으로 지어진 핑크빛의 사원은 규모가 작지만 다른 사원과 비교해 어느 한군데 빠지지 않는 화려한 조각품들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 곳은 프랑스 문화장관을 지낸 전위작가 앙드레 말로가 1923년 사원내에 있는 데비상을 밀반출하려다 체포돼 실형을 받은 일화도 있다. 앙코르 관광의 마무리는 프놈바켕의 일몰. 앙코르와트와 바이욘의 중간지점에 있는 높이 60m의 작은 언덕으로 오르는 길이 힘들고 가파르지만 수평선 너머로 지는 석양을 바라볼 수 있다. 길고도 짧은 앙코르 관광이 끝났지만 신들이 새겨놓은 장엄한 잔상들은 쉽게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원들을 돌아보느라 밀려드는 피곤함보다는 다시 보고 싶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특히 9∼15세기에 걸쳐 인도차이나 반도 중앙에서 번성하던 앙코르 왕조와 내전으로 피폐해진 현재의 캄보디아 모습이 복잡하게 교차한다. 사원 곳곳에서 구걸하거나 물건을 파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은 여행 내내 마음을 무겁고 아프게 했다. 과연 역사란, 삶이란 무엇일까. 알고가면 편해요 앙코르와트 여행은 겨울철이 가장 좋다.11∼2월이 건기로 이 기간이 가장 시원해서 유적을 둘러보기 적합하다. 고온 다습한 열대몬순 기후지만 하루에 몇번 스콜이 지나가는 정도일 뿐 금방 푸른 하늘이 펼쳐진다. 반면 3∼4월은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가는 혹서기이며,5∼10월은 고온다습한 우기다.시차는 2시간으로 한국이 오전 10시면 캄보디아에서는 오전 8시다. 화폐는 리엘(Riel)이지만 시엠레압 등 대도시에서는 달러가 유통돼 환전할 필요는 없다. 소규모 상점에서는 거스름돈이 부족하므로 1달러짜리 소액권을 많이 준비해야 한다.1달러는 약 4000리엘 정도. 입국에는 비자가 필요하다. 여행을 떠나기전 캄보디아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거나 현지 도착후 공항에서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여권과 여권용 사진 1장, 비용 20달러가 필요하다. 종교는 상좌부불교(소승 불교)이며, 인종은 크메르족이 80%를 차지한다. 유의 사항으로는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위생사정이 좋지 않다. 반드시 생수를 사먹는 편이 좋다. 관광지에서는 돌 하나도 가져가면 밀반출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으며, 하루종일 햇볕이 강하게 내려쬐므로 모자는 필수다. 전화가 거의 없으며, 호텔에서도 1분당 6달러 정도로 비싸다.전압은 220V로 우리나라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유적지에 들어 가려면 앙코르 패스를 구입해야 한다.1일권 20달러,3일권 40달러,7일권 60달러이며,1일권 외에는 사진을 찍어 함께 코팅해 준다. ‘쏙 싸바이’(안녕하세요),‘쭙닙수’(반갑습니다),‘옥꾸운’(감사합니다) 등 기본적인 캄보디아어를 외워두면 편하다. 가는 길은 시엠레압까지는 직항편이 없어 태국 방콕이나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인천에서 방콕까지는 4시간 20분, 방콕에서 시엠레압까지는 1시간이 걸린다. 이르면 3월부터 아시아나항공에서 주 2회 직항편을 준비하고 있다. 숙박은 공항과 앙코르 유적지에서 각각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르 메르디앙호텔’이 있다. 지난해 9월 개관한 리조트형 5성급 호텔로 223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www.lemeridien.com, (02)794-4011. 여행 상품으로는 가야여행사(www.kayatour.co.kr·(02)536-4200)에서 앙코르 문화유적지를 충분히 둘러보는 3∼5일 여행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공항서 급행료 주지마세요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는 연간 10만여명의 우리나라 관광객이 찾는 곳. 그러나 이에 걸맞지 않은 부끄러운 모습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시엠레압 공항에서 한국 단체관광객들은 다른 외국인들과 달리 입국심사를 제대로 받지 않고 통과하는 특권을 누린다. 공항 직원에게 일종의 ‘급행료’(?)를 지불했기 때문. 실제로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우리 일행에게 공항직원이 “10달러를 주면 빨리 통과시켜 주겠다.”는 요구를 했다. 거부하자 한명에 5∼10분가량의 까다로운 입국심사를 거쳐야 했다. 급행료를 만든 것은 한국인. 좁은 공항에서 다소 오래 걸리는 입국 시간을 줄이기 위해 뇌물을 건넨 것이 관행화됐다는 게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설명이다. 유적지를 훼손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이 때문에 현지 한국인 관광안내원이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은 유물을 훼손하지 말라는 말이다. 얼마전 한국인 관광객이 유적지내 돌탑을 흔들며 심한 장난을 치다 부숴뜨려 벌금 800만원과 함께 한달간 실형을 산 뒤 영구 추방조치되기도 했다. 캄보디아인들은 평소에는 좀처럼 화를 내지 않지만 앙코르 유적지를 모독하거나 훼손, 파손할 경우 엄하게 처벌한다. 또 현지인들이 우리보다 못 산다고 무시하거나 종교적으로 모독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신들의 세계를 관광하기에 앞서 좀더 차분하고 경건한 마음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 시엠레압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장일의 바스켓 굿] ‘매직히포’ 현주엽 재기에 큰 박수

    프로농구 04∼05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TF의 간판스타 현주엽은 이번 시즌을 대비해 체중을 무려 20㎏이나 줄였다. 몸무게뿐만 아니라 과도했던 자존심까지 줄여 ‘독불장군’식 플레이보다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플레이를 펼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완전히 바꾼 현주엽의 노력은 그야말로 ‘환골탈태’이다. 휘문고를 졸업한 현주엽은 고려대 1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될 정도로 실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았다.SK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을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큰 기대를 했다.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대형스타로 클 것이라는 데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대는 빗나갔다.SK에 입단한 뒤 서장훈과의 포지션 중복으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않았다. 강한 승부욕과 자존심은 오히려 동료들과의 불협화음으로 이어졌다. 결국 KTF의 전신인 코리아텐더로 조상현과 트레이드되는 수모를 겪었다. 과체중으로 인한 무릎부상까지 장기화되면서 현주엽은 평범한 선수도 아닌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마음 고생을 하던 현주엽은 급기야 군복무를 선택, 상무에 입대하게 된다. 여기서 현재 KTF 사령탑인 추일승 감독을 만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2년 동안 현주엽은 추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고민을 함께 했다. 정신적으로 한층 성숙한 현주엽은 모든 문제가 본인에게서 비롯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뼈를 깎는 고통의 재활훈련을 통해 부상을 이겨내는 한편 리더로서의 마음가짐도 배웠다. 많은 시련을 통해 단련된 현주엽은 KTF의 핵심선수로 거듭났고, 본인의 플레이 변신은 물론 전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용병들의 감정조절까지 책임지는 역할도 너끈히 해내고 있다. 현주엽을 정점으로 한 KTF의 조직력은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고 있으며, 그 어떤 팀도 KTF를 쉽게 넘보지 못한다. KTF가 상승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현주엽은 데뷔 5시즌 만에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꿈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현주엽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는 우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현주엽의 ‘인고의 세월’을 보며 필자는 진정한 스타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가를 여실히 느꼈고, 진정한 스포츠정신이 무엇인지도 새삼 깨닫게 됐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터뜨리는 폭발적인 야투, 용병들의 틈바구니를 뚫는 파워 넘치는 골밑 플레이, 웬만한 포인트가드를 능가하는 패스워크….‘매직히포’ 현주엽의 재기에 큰 박수를 보내며, 시즌 마지막까지 이런 모습을 계속 보여주길 기대한다. 중앙대 감독·KBS해설위원 jangcoach2000@yahoo.co.kr
  • [월드이슈-쓰나미 구호체계 현주소] ‘밀물지원’ 효율배분 지휘탑이 없다

    [월드이슈-쓰나미 구호체계 현주소] ‘밀물지원’ 효율배분 지휘탑이 없다

    지구촌은 지금 지난달 26일 아시아 남부를 폐허로 만든 지진해일(쓰나미) 피해자들을 돕고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하나가 되고 있다. 사망자 규모로만 볼 때 역사상 자연재해 가운데 네번째로 기록된 이번 남아시아 쓰나미 재앙은 그러나 피해 지역과 피해 국가 수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피해 규모만큼이나 국제사회의 지원도 기록적이다. 쓰나미 발생 열흘 만에 구호금액은 50억달러에 육박했고,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군대를 파견해 구호를 돕고 있다. 피해 국가들을 돕기 위한 ‘구호정상회담’이 열렸거나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밀물처럼 밀려드는 구호금과 구호 물품, 인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체계적인 국제구호시스템과 중장기적 재건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쓰나미 대재앙을 계기로 국제구호의 현주소와 문제점, 과제 등을 짚어본다. ■ 문제점·과제 ●국제기구와 NGO 발벗고 나서 쓰나미 발생 12일째인 6일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이 제공한 군용 헬리콥터와 수송기 등의 도움으로 피해가 가장 큰 인도네시아 아체와 스리랑카에 대한 구호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도로와 다리가 거의 붕괴돼 육로를 통한 구호품 전달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공중 수송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창고에 쌓여가는 식수와 비상식량 등 구호물품을 피해주민들에게 제때 제공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국제구호단체들은 일단 한시름 덜었다는 표정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태국, 인도 등 피해지역에는 옥스팜, 국경 없는 의사회, 세이브 더 칠드런, 케어, 월드비전 등 비정부기구(NGO)와 유니세프, 세계식량계획, 유엔개발계획,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들이 구호활동을 펴고 있다. 각국에서 지원자들이 쇄도하고 있어 구호인력의 정확한 규모는 파악조차 어렵다. 참사 초기 구호체계 미비로 비난을 받았던 유엔은 현재 로마와 자카르타·수마트라에 구호품을 집결·배분하는 물류센터를, 태국의 공군기지에는 종합통제센터를 각각 세워 국제구호체계의 틀을 갖춰가고 있다. 재해 구호는 일반적으로 ▲의약품·식량·식수·옷·대피소 등을 제공하는 1단계 ▲재건·재활을 지원하는 2단계 ▲재해 후 사회적·정신적 문제를 다루는 3단계로 추진된다. 현재 상황은 1단계, 그것도 초기에 해당한다. ●곳곳에서 드러나는 문제점 구호의 핵심은 적시성과 중복지원 방지를 위한 구호체계 확립이다. 국제적십자사는 이번만큼은 예외적으로 초기부터 미군 등과 공조체제를 구축했지만, 전통적으로 인도적 지원과 군사적 지원을 명확히 구분해왔다. 따라서 이번 구호작업은 국제적십자사 등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해온 구호단체들에는 새로운 도전이다. 또 밀려드는 구호물품을 적절히 배분하고 구호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도 만만찮다. 중복 구호를 막기 위해서는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거기다 국제구호단체들과 피해국 정부, 국내 구호단체들간의 공조 및 원활한 역할 분담도 과제다. 쓰나미 발생 초기 미국이 일본과 호주, 인도 등 4개국으로 피해 복구를 위한 ‘핵심그룹’을 결성한다고 발표, 구호 주도권을 놓고 유엔과 마찰을 빚는 모양새를 초래했다. 하지만 6일 구호국 특별정상회담을 계기로 핵심그룹을 해체하고 구호노력을 유엔 주도로 일원화하기로 해 이에 따른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되는 분위기다. 유엔은 인권지원 담당 사무차장을 두고 재난 지원 등을 총괄하고 있으며, 재난 발생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으로 하여금 유엔 관련기구와 NGO들을 아우르는 국제적 구조망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에는 다른 조직을 총괄할 실질적 권한이 없고, 권위적인 유엔 문화도 효율적인 구호체계 구축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다. 구호작업의 주도권 다툼도 적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한다. 강대국들의 재정적·군사적 지원 없이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도 국제구호의 현주소다. 여기에 민간기업이나 개인들이 구호금의 전용을 막기 위해 용도를 적시하는 것도 효율적 구호활동에 장애가 되고 있다. ●대안은 없나 앞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재해신속대응군 창설을,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몇몇 국가가 특정국가를 책임지고 지원하는 책임지원체제 운영을 각각 제안했다. 클레어 쇼트 전 영국 국제개발장관은 유엔 주도 하에 긴급구조와 중장기 복구지원체계 등 구호의 이원화를 주장했다. 잇단 국제회의에서 어떤 대책들을 도출해낼지 주목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파리클럽’서 어떤대책 나올까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쓰나미 피해국 지원을 위한 특별 정상회담이 개최된 데 이어 11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국제 채권국들의 모임 ‘파리클럽’이 피해국 채무 유예 방안을 논의하는 등 피해국들에 대한 국제적 지원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인도, 태국 등 11개국에 걸쳐 사망자를 낸 유례없는 ‘범세계적 참사’에 국제사회가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쏟아지는 제안들이 ‘립서비스‘에 그칠 수도 있지만 이례적인 관심과 협력 움직임으로 볼 때 상당부분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책은 파리클럽의 ‘채무 유예·탕감’ 방안이다. 프랑스와 일본, 미국 등 19개국의 주요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의 의장국인 영국의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이 최근 제시한 것으로, 피해국들의 채무 상환을 유예하거나 채무를 탕감해주자는 제안이다. 상환을 유예하자는 제안엔 프랑스 등도 동조하고 있어 11일 회동에서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채무 탕감에 대해선 일본 등 주요 회원국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채무 상환을 유예할 경우 인도네시아가 가장 큰 혜택을 누린다. 아시아 쓰나미 피해국들이 올해 상환해야 할 50억달러 가운데 30억달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 채무를 탕감해줄 경우엔 스리랑카의 혜택이 가장 크다. 유럽연합(EU)은 아시아 쓰나미 참사와 같은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5000명 규모의 위기관리단 창설을 검토하고 있다. 위기관리단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구조와 소방, 긴급복구 등이 즉시 가능토록 하기 위한 것으로 각국 정부로부터 신원이 확인된 요원들로 구성해 필요시 소집, 교육과 훈련을 한다는 구상이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과 유엔에 제안한 신속대응군의 개념도 이와 비슷하다. 유엔은 향후 10년 동안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인다는 취지로 국제적 조기경보체제와 정보네트워크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에겔란트 유엔 사무차장 ‘추락하던 유엔의 위상을 다시 드높였다.’ 얀 에겔란트(46) 유엔 인도지원 담당 사무차장에게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진해일(쓰나미)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 대한 구호활동을 총지휘하고 있는 그는 거침없는 발언으로 강대국들을 자극,50억달러에 육박하는 엄청난 구호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외신들은 “수단 다르푸르 사태 등 국제적 문제 해결에 유엔이 별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유엔의 존재 이유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번 참사에서는 충분히 제몫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이 당초 피해 복구 지원금으로 1500만달러를 내놓겠다고 하자 그는 “부자나라들이 구두쇠처럼 인색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후 미국이 반발하자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결국 미국은 지원액을 3억 5000만달러로 늘렸다. 지난 4일에는 지원금을 내기로 약속한 국가들이 구체적 행동을 보이지 않자 “유엔은 아직도 2003년 이란 밤시의 지진과 관련, 여러 국가들에 지원 약속을 지킬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구호기금 납부 약속을 지켜달라.”고 일침을 놓았다. 에겔란트는 노르웨이 적십자 사무총장이던 2003년 6월 인도지원 담당 사무차장으로 임명된 뒤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우간다 북부와 수단 다르푸르 등 분쟁 지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노르웨이 외무차관이던 1993년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의 평화를 위한 오슬로협정의 막후 실무역할을 맡았다.97년에는 대인지뢰 금지를 다룬 오타와협약 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하며 외교 협상가로서 주목을 받았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빌딩 X파일]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빌딩 X파일]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서울 남산 주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우리은행 본점이다. 지하 6층, 지상 24층 규모인 이 빌딩은 1995년 공사가 시작돼 4년 만인 1999년 완공됐다. 서울 중구 회현동 1가 203번지에 위치해 있으며,4개의 탑으로 표현된 건물 외관은 남산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오르는 힘찬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사실 ‘웅장한 외관’보다 더 특별한 것은 가운데를 텅 비어 놓은 특이한 방식의 건물 구조다. 즉 우리은행 본점은 위에서 보면 ‘ㅁ’형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은행 본점은 ‘가운데 면적×24층’만큼의 ‘엄청난 공간’을 손해본 것 같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니다. 시공사인 ㈜삼환기업의 한 간부는 “어차피 이 지역에 대한 용적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중앙을 비우지 않았다면 자연히 층수가 내려오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 당시부터 층수를 높이기 위한 고려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ㅁ’구조를 택한 것이 층수를 높이기 위한 ‘전략’만은 아니다. 우리은행 본점이 가진 장점은 다른 건물보다 자연채광이 월등하게 유리하다는 점이다. 특히 옥상은 햇빛이 통과할 수 있는 투명재질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정오에 태양이 가장 높이 올라올 때는 햇빛이 1층까지 곧바로 도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 본점은 다른 건물에 비해 밝은 게 특징이다. 또 인공광을 적게 사용해 전력 절감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햇빛이 건물 전체에 은은하게 퍼져 있다 보니 직원들의 정서 순화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우리은행 본점은 우리금융지주와 아이마켓코리아가 사용하는 3개층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두를 우리은행 10개 본부와 48개 부서 1800여명이 사용하고 있다. 진도 6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로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 강화에도 신경을 썼다. 지하 1층에는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은행사 박물관’이 있다. 지난해 7월20일 개관했다. 이곳에서 개항 이후 현재까지 한 세기가 넘는 한국 은행의 역사를 다양한 사료, 영상자료 및 모형 등을 통해 쉽고 재밌게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하고 희귀한 저금통 500여개로 ‘저금통 갤러리’와 ‘저금통 테마파크’를 만들어 놓아 어린이들도 지루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 관람료는 없으며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글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마라도 등대지기 김석천 항로표지관리소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마라도 등대지기 김석천 항로표지관리소장

    지난 풍진(風塵)세상의 먼지를 털고 새 옷을 입어 보자. 어디로 갈까. 산사(山寺), 바다, 아니면? 파도가 거칠고 바람이 몹시 부는 곳이면 어떨까. 처음 시작되는 이름이 ‘마(麻)’에서 ‘마(馬)’로 바뀐 곳, 최남단이 좋겠다. 맞다, 그 섬이구나. “산다는 일이 싱거워지면 제주 들녘으로 바다로 나간다. 그래도 간이 맞지 않으면 섬 밖의 섬 마라도로 간다.(∼)산다는 것이 싱겁다, 간이 맞지 않는다, 살맛이 나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것은 마음의 장난이다.” 20년 동안 제주에서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김영갑씨의 ‘그섬에 내가 있었네’가 문득 생각난다. 또다름의 풍진세계가 다가온다. 올해는 아픈 역사를 되새길 일도 유난히 많다. 을사조약 100주년, 광복 60주년, 한일협정 40주년…. 굵직한 화두다. 어이해야 하나. 생각의 나침반을 우선 저 멀리 돌려 보자. 국토의 한 점밖에 안되는 낮은 그 곳으로. 마라도는 우리 땅의 막내이자 맨끝. 어쩌면 오랜 세월 동안 줄을 잘못 서서 홀대를 받아왔다. ●90년째 국토 시작의 불 밝힌 마라도 등대 마라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반도의 허리가 삭둑 잘린 상황에서, 마라도는 반도 시작의 불을 밝히는 곳이다. 그렇다, 마라도의 등대. 온갖 선박의 항로를 밝혀주는 생명의 길잡이가 있는 곳이다. 거친 파도에도 결코 굴하지 않고 90년째 묵묵히 걸어왔다. 처음에는 미약했으나 지금은 세계 각국의 해도(海圖)에 어김없이 표기될 정도로 창대해졌다. 마라도 등대는 을사조약 체결 10년 뒤인 1915년 3월 첫불을 밝혔다. 일본군이 태평양 전쟁을 염두에 두고 주위 작은 섬들과 교신하기 위해 군사통신기지를 설치하면서 시작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말.50여명을 태운 마라도행 유람선이 제주 남제주군 송악산 선착장을 막 출발했다. 겨울바다여서 그런지 파도가 꽤 높았다. 유람선 오른편 창가너머로 얼굴을 돌렸다. 바다와 맞닿은 송악산 절벽자락에 뻥 뚫린 동굴들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들어왔다. 유람선 안내원이 선내 방송을 통해 “보다시피 송악산 해안가에는 모두 25개의 인조동굴이 있다.”면서 “저 동굴은 일본군이 연합군 함대가 인근을 지날 때 어뢰공격이나 가미카제식 공격을 하기 위해 어선을 숨겨 놓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일제는 10m 간격으로 해안을 돌며 동굴을 파놨으며 공사에는 인근 주민들이 강제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20여분후 저 멀리 마라도 등대가 보였다. 마라도의 전체 둘레는 4.2㎞, 가장 높은 곳이 해발 30m. 그 위에 마라도 등대탑이 16m 올라가 있었다. 한폭의 풍경화 같았다. 외부인의 침입(?)에 대한 경고일까, 아니면 홀대받아온 막내의 ‘몽니’일까. 배가 마라도 해안가에 가까워질수록 파도는 더욱 거세졌다. 잠시후 배는 가까스로 접안했고 관광객들은 ‘와’하는 탄성을 지르며 발을 내디뎠다.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풍진의 먼지를 털어내려는 듯 사방팔방에서 바람이 세차게 몸을 감았다. ●등대 대표로 보신각 ‘화합의 종’ 울려 등대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제주지방해양수산청 마라도항로표지관리소’라는 문패가 있었다. 좌우로 살폈다. 아무리 둘러봐도 발 아래에는 망망대해뿐. 뒤로는 한라산, 동으로 대마도와 일본열도 구나카이현, 서쪽으로는 중국 남쪽 상하이와 마주하는 북태평양이 펼쳐진다. 아, 이곳이 시작이구나. 누가 국토의 끝이라 했던가. “마라도 등대는 올해부터 ‘바다로, 세계로, 미래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됩니다. 최근 이곳에 해양문화공간을 완공했거든요. 이는 곧 세계로 뻗어 나가는 대한민국 해양문화의 시발점을 상징합니다.” 김석천(43) 항로표지관리소장. 등대근무 경력만 20여년째의 베테랑. 그는 섬(우도)에서 자라 고교를 졸업한 뒤 곧장 등대원의 길을 걸었다. 우도에 3년, 추자도에서 5년 등 주로 제주의 섬 등대에서 근무했다. 마라도에는 1년여 전에 부임했다. 등대원들은 옛날과 달리 공무원 신분으로 2년마다 순환근무를 하게 된다. 을유년(乙酉年) 새해를 맞는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우선 31일 서울 보신각 ‘화합의 종’ 제야 타종 인사 16명 가운데 한명으로 선정됐다. 개인적으로는 등대원 생활 20년 만에 처음이지만 전국 유인등대 43개소 가운데 대표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159평 해양문화공간 최근 완공 또 있다. 다름아닌 타종식이 있던 날 마라도 등대시설에 새로운 해양문화 공간이 들어선 것. 그는 “마라도가 결코 국토의 끝이 아닌 광복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장소가 될 것”이라고 흥분된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이 공간에는 대지 159평에다 100여평의 전시실 외에도 휴게공간 ▲사진촬영 코너 ▲거꾸로 보는 세계 지도 ▲광파의 시초인 장작불 모형의 조형물, 특히 마라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꿈을 보관할 수 있는 타임캡슐까지 만들어 먼훗날 후손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등대 탄생 90년 만에 동방의 새로운 불을 밝히는 국토사랑의 장소로 탈바꿈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10초마다 한번씩 깜박이는 마라도 등대의 불빛은 최장 40㎞까지 뻗어 나간다. 등대에는 태양과 풍력 에너지로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기가 끊겨도 불빛은 결코 꺼지지 않는다는 것. 최근에는 위성항법 장치까지 설치돼 마라도 주위를 항해하는 모든 선박에 기상 상태 등을 실시간 제공해 주고 있어 한차원높은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새해 소망요? 마라도는 1년내내 아무리 많은 파도가 쳐도, 알아주는 이 없어도, 불이 한번도 꺼지지 않는 곳입니다.2004년의 괴롭고 어두웠던 풍랑은 이미 지나갔지요. 올해는 다들 힘든 일이 있어도 등대처럼 어두운 길에 불을 밝혀주는 그런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또 “관광객들 중에는 마라도를 어떤 낙도의 외딴섬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면서 “마라도를 국토사랑의 순례지로 아끼고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아울러 피력했다. 김 소장과 함께 일하는 등대원 고성봉(39)씨는 “이곳 30여가구의 주민들이 마라도에 오래오래 살 수 있도록 희망을 안겨주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김춘광(34)씨는 “경제난의 여파가 마라도에도 불어닥쳤다.”면서 마라도를 떠나는 주민이 생겨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의미있는 지적을 했다. 전교 학생수가 3명이 고작인 마라분교의 김혜지(4학년)양은 “요리사가 꿈”이라면서 “컴퓨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올해 소망을 얘기했다.3학년의 김영일군과 2학년의 김은영양은 열심히 공부해서 장차 선생님과 변호사가 되겠다며 활짝 웃었다. 마라도 김문기자 km@seoul.co.kr ■ 마라도 등대에 얽힌 사연 ‘군인집’으로 불렸던 마라도 등대는 한때 파괴될 뻔한 위기가 있었다. 마라도 주민들에 따르면 1948년 4·3사건 때 서북청년단들이 쳐들어와 등대를 부수려고 했다는 것. 그러나 당시 나봉필이라는 주민이 서북청년단들을 겨우 설득시켜 위기를 면했다고 한다. 그후 나씨는 자진해서 등대지기가 됐고, 또 마을 주민들과 조를 짜서 밤마다 등대에 올라가 손으로 직접 불을 밝혔다고 한다. 나씨는 정부수립때까지 무료봉사로 등대를 관리했으며 정부수립 후에 밀가루와 구호물자 등으로 3년 동안의 보수를 한꺼번에 받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후 등대운영은 정부측으로 넘겨졌다. 한편 ‘마라’란 명칭은,1702년(조선 숙종 28년) 제작된 ‘탐라순력도’에 ‘麻羅島’로 표기돼 있다. 칡넝쿨이 우거진 섬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그 이후 언제부터인가 ‘馬羅島’로 표기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어부들 사이에는 남쪽에서 부는 바람인 ‘마파람’에서 유래됐다는 해석도 있다.
  • [신년 사설]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들자

    을유(乙酉) 첫 아침에 ‘함께 가는 사회’를 꿈꾼다. 남북한을 묶은 겨레의 명운이 동해의 아침 해처럼 솟구치고, 국민 모두에게 살 만한 나라가 되는 바람을 갖는다. 오랜 염원들이 희망의 싹을 틔우도록 큰 것과 작은 것, 강한 것과 약한 것이 어우러지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올해로 광복 60주년, 남북정상회담 5주년이 된다. 외환위기의 곡절이 있었지만, 지난 1995년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은 지 10년이 되기도 한다. 민족의 앞길을 막고, 선진국 진입을 방해하는 낡은 것, 찢어진 것들을 올해는 걷어내야 한다. 그 자리에 통일과 선진의 기운이 충만해야 한다. 그 힘은 국민단합일 것이고 상대에 대한 인정이어야 하며, 상부상조(相扶相助)가 나라운영의 기본축이 될 때 가능하다. 우리의 여건은 올해도 냉엄하다. 북한 핵은 오랜 신산(辛酸)에도 요지부동이다. 해결방식이 민족의 장래를 가를 만큼 중대하기에, 속내 다른 열강들과 변하지 않는 북한 사이에서 인내와 고통으로 평화적 해결을 이뤄내야 한다. 국제질서는 급성장한 중국과, 혼돈에서 벗어난 러시아가 새로운 맹주를 자처하면서 다극화로 재편되고 있다. 재편이 불러올 지각변동의 중심에서 생존하고, 선진국 진입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올해 경제는 최악의 체감(體感)으로 우리를 시험하고 위협할 것이다. 정부가 성장률 5%를 달성해 체감수준을 지난해에 묶겠다고 하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3%안팎으로, 냉정하다. 고용없는 성장은 고착화되었다. 아시아 최저의 낮은 성장률은 그나마 한계상황에 달한 서민생활을 파탄으로 몰고갈 조짐이다. 빈부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사회의 안전성은 위험수위를 넘을지도 모른다. 성장 자체가 무의미해진 국민이 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고금을 통틀어 모두가 살 만한 땅으로 여길 때만 국민은 단합한다. 하물며 사람이 경쟁력의 원천인 지식경제시대가 아닌가. 단합을 저해하는 낡은 패러다임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혁신이 우리 사회의 전반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2만달러를 넘어설 신경쟁력이 창출될 수 있다. 정치에서의 참여확대가 생산과 소비 분야로 확대되어야 한다. 산업과 계층간에 깊게 파인 골을 줄이는 것이 참여를 높이는 전제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모든 국민에게 향유되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성장동력을 키우고 나라를 단합되게 하는 길이다. 성장·분배의 선택이 아니다.‘함께 가기’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일이며, 국민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전략의 요체다. 몇 개의 세계일류 기업과 생존을 위협받는 나머지 대다수 기업이 함께 갈 지혜를 찾는 것이 급하다. 큰 것이 작은 것과 공존네트워크를 만들 책임이 있다. 삼성과 포스코가 지난 연말 시행한 현금결제는 쉽고 효과가 큰 중소기업 진흥책이다. 현금지급을 관행화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기업들은 자금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금난이 없어야 품질향상과 새로운 기술개발이 가능하다. 대기업이 하청기업에 원가부담을 전가시켜 이들의 희생위에 이익의 현금탑을 쌓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윤이 있어야 하청업체의 저임금이 해소되고, 지식경제시대의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같은 이유로 비정규직의 근로조건개선은 올해 우선 다뤄야 할 정책과제다. 가족해체의 상당부분이 가장들의 희망없는 근로조건에 기인할 만큼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사회의 시한폭탄이다. 같은 라인에서 같은 자동차 바퀴를 끼우는데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이 두배이상 차이가 난다면, 그런 나라에 정의와 활력이 살아날 리 없다. 비정규직 법안은 조속히 처리되어야 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공존, 임금격차 해소를 통해서만 국민경제의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 크고 작은 것이 어우러질 때만 희망의 패러다임을 만들수 있다. 정치만큼 함께 가는 지혜가 아쉬운 곳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국정의 중심을 정치가 아닌 경제에 두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의 약속이 우리 정치에 오래 내면화한 증오와 편가름의 정치를 끝내는 계기가 되리라 믿고 싶다. 여야가 국민생활 향상을 위한 방책을 놓고 싸우는 모습이 함께 가는 정치다.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상호간에 증오심을 키우도록 한 것은 상당부분 집권자들에게 책임이 있다. 대통령은 정파의 수장이 아닌 국민 모두의 대장으로서 나라와 국민의 경쟁력 향상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미 자신의 모든 선거를 끝낸 대통령이 정파의 수장으로 역할과 위상을 축소시켜, 나라를 편가르게 할 이유는 없다. 단임 대통령이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여야를 공정하게 아우른다면, 생산정치는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외교와 안보분야에서도 함께 가기를 기조로 삼도록 주문한다. 우리 경제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인 대외의존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 우리만큼 외국과의 공존공영을 추구할 필요성이 큰 나라도 없는 셈이다. 북한 핵문제 역시 남북과, 국제사회가 공존공영을 추구한다는 전제 아래서만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닌가. 사회안전망은 투입 예산과 상관없이 효율성을 높일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정성과 애정이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 같이 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쪽, 힘있는 편의 양보가 절실하다. 모두가 살 만한 나라, 그 힘으로 통일과 선진국 진입을 앞당기는 한해가 되어야 한다.
  • 이장수 ‘서울의 별’ 뜬다

    이장수 ‘서울의 별’ 뜬다

    ‘충칭의 별’이 ‘서울의 별’로 다시 뜬다. 프로축구 FC서울은 30일 재계약을 고사한 조광래 감독의 후임으로 이장수(48) 전 전남 감독을 선정,2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FC서울 관계자는 “스타성은 물론, 뚜렷한 소신과 카리스마를 가진 점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힘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압박과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이 감독이 팀을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FC서울에는 젊은 선수층이 많은 만큼, 강력한 선수 장악력을 발휘할 지도자가 필요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감독도 위기의 순간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베테랑을 보강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외국인 감독 선임으로 가닥을 잡았던 서울은 셰놀 귀네슈, 로타르 마테우스, 게오르그 하지 등 유럽의 스타 감독과 접촉했지만 여의치 않자 국내로 눈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8∼81년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이 감독은 프로축구 유공(현 부천)을 거친 뒤 지도자로 변신했다.93∼95년에는 천안(현 성남) 코치로 박종환 현 대구 감독을 도와 K-리그 사상 첫 3연패를 일구기도 했다. 98년부터 중국으로 건너가 충칭, 칭다오의 지휘봉을 잡고 FA컵에서 2차례 우승하는 등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중국 축구계에서 보기 드물게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 전남 사령탑으로 K-리그에 돌아와 통합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연착륙했지만, 구단 프런트와 마찰을 빚으면서 지난 7일 전격 해임되는 시련을 겪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동남아 대지진] 은희춘씨 부부 印尼서 연락끊겨

    “삼촌(항공대 고 은희봉 교수)도 지난 8월에 돌아가셨는데…. 제 속이 탑니다.” 동남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지역 가운데 하나인 인도네시아 북부 수마트라 아체 주에서 사고 발생 직후 연락이 끊긴 것으로 확인된 은희춘(61)·이상록(59)씨 부부의 아들 현기(35)씨는 27일 이틀 동안 부모의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은희춘씨는 지난 8월27일 경기도 고양시 항공대학교 활주로에서 국산 경비행기 ‘보라호’ 시험운항 중 사망한 고(故) 은희봉(당시 47세) 교수의 친형이기도 하다. 은씨는 부인 이씨와 함께 지난 2002년 5월 인도네시아 아체 주에 있는 프랑스계 시멘트업체 ‘La farge amblas’에서 생산담당 부장으로 근무해왔다. 아들 현기씨는 “지난 25일 저녁 크리스마스 안부 전화를 한 것이 마지막”이라면서 “삼촌이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까지 사고를 당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터질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현지 인도네시아 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27일 현재 은씨의 회사와 차로 30∼40분 걸리는 아체 비행장까지 나가는 메인 도로가 온통 물에 잠겨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은씨와 함께 근무하다가 지난 14일 집안 행사 때문에 일시 귀국한 같은 회사 김홍기(57) 부사장은 “직원 450여명 가운데 한국 사람은 나와 은 부장 등 단 2명이어서 서로 형제처럼 의지하면서 지냈다.”면서 “오지에서 묵묵히 일하며 외로움을 달랬던 은 부장 부부가 그저 무사하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초조한 심경을 전했다. 구혜영 이재훈기자 koohy@seoul.co.kr
  • 케이블TV, 색다른 연말 특집

    케이블TV, 색다른 연말 특집

    연말 시상식과 새해 맞이 연례 행사 등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식상함을 느낀다면, 채널을 케이블과 위성에 맞춰보자. 다양한 송년·신년 특집이 준비돼 있다. ●음악 축제 m·net은 28일 오후 8시 30분 ‘제32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를 방영한다. 알리샤 키스와 어셔의 듀엣 무대, 그웬 스테파니와 레니 크래비츠의 솔로 무대가 꾸며진다.31일 오후 9시에는 ‘2004 빌보드 뮤직 어워드’를 편성했다. KmTV는 29일 그룹 플라워의 ‘폭탄선언 콘서트’를 준비했다. 솔로로 나선 고유진 외 멤버 고성진과 김우디의 마지막 공연 모습을 볼 수 있다. ●신나는 영화 MBC MOVIES는 액션 특집을 마련했다.31일 오후 11시에는 ‘트위스터’를, 새해 1일 새벽 1시부터는 ‘13고스트’,‘에일리언 헌터’,‘포인트 맨’을 연속 방영한다. 홈CGV는 시청자 투표를 통해 선정된 5편의 영화를 연속 방영한다.27·28일 오전 1시에 ‘지구를 지켜라’와 ‘동갑내기 과외하기’,29∼31일 자정에는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살인의 추억’,‘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이 차례로 선보인다. OCN은 31일 오후 7시30분에 패러디 영화제 ‘오방 오버 영화제’를 마련했다. 영화 패러디 프로그램 ‘패러디 오방불패’에서 지난 두달 동안 소개됐던 영화를 엄선해 시상하는 영화제로, 개그맨 배칠수와 전영미가 사회를 맡는다. ●이종격투기 영화오락채널 XTM은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리는 이종종합격투기 대회 ‘프라이드FC 남제 2004’를 처음으로 생중계한다. 한국의 최무배 선수가 238㎏의 거구 ‘자이언트 실바’와 겨룬다. MBC ESPN은 1월3일부터 7일까지 5일 동안 오후 10시에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펼쳐진 ‘K-1월드 그랑프리(WGP) 파이널 경기’를 매일 한 회씩 방영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레미 본야스키, 어니스트 후스트, 제롬 르 밴너 등 ‘쌈짱’들이 총 출동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새 청계천 내년 10월1일 준공식

    청계천 복원공사 준공식이 내년 10월1일 열린다. 서울시는 24일 내년 5월 청계천에 놓일 다리 22개가 모두 완공되는 등 구조물 공사가 매듭되고, 같은해 6∼9월 주변 조경작업과 장마철 방재시스템을 점검 등을 거쳐 10월1일 준공 기념식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준공일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려주는 ‘홍보 탑’을 복원공사 출발점인 중구 태평로 입구에 설치했다.‘D-280’이자 성탄절인 25일 자정부터 LCD(액정표시장치) 전광판을 통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원통형으로 만든 카운트다운 탑 기둥은 새해인사와 각종 시책사업을 알리는 홍보 전광판으로 이용된다. 현재 청계천 복원공사는 8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소득이 소망 1위’인 새해 국가경영

    새해를 열흘 앞두고 잿빛 전망을 담은 보고서와 설문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성장률 낮추기 경쟁을 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할 정도로 국내외 기관들이 발표하는 내년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이나 정부의 목표치보다 훨씬 낮은 4%내외를 맴돌고 있다. 산업현장 사령탑인 CEO들은 성장률을 3% 수준으로 전망할 만큼 비관적이다.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수출마저도 세계적인 경기 하강, 가파른 환율 상승, 원자재값 폭등 등으로 더이상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갤럽조사에서 새해 소망 1위가 ‘본인·가족 건강’에서 ‘가계소득 증가와 경제 안정’으로 1년만에 순위가 뒤바뀐 것도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우울한 전망치처럼 국민 개개인의 살림살이가 더욱 빠듯해졌다는 증거다. 정부는 틈만 나면 한국경제가 위기국면이 아니라고 강조했는데 왜 기업과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갈수록 싸늘해지는 것일까. 왜 국민들은 잘사는 반듯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정부가 쏟아낸 수많은 ‘로드맵’들을 신뢰하지 않는 것일까. 때마침 여권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새해 국정기조를 경제 활성화와 국민통합, 평화번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는 개혁이란 결국 뿌리없는 나부낌에 불과하다는 평범한 진리에 생각이 미친 듯하다. 그렇다면 정부 인식지수와 체감지수간의 간극 해소, 실추된 신뢰감 회복에서 새로운 출발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에서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이고, 가장 효과적인 소득분배 방안”이라며 국정 최우선과제를 일자리 창출에 둘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이 약속은 정쟁에 파묻혀 전혀 힘을 받지 못했지만 소득이 1순위인 국민여망에 부응하려면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 실용주의 노선’이다.
  • [성공시대] 트렌드 꿰뚫면 길이…

    [성공시대] 트렌드 꿰뚫면 길이…

    시장은 항상 ‘싸고 질 좋은 제품’으로 쏠린다. 때문에 트렌드를 읽는 ‘감각’에 ‘서비스’,‘저렴한 가격’ 등 3박자가 갖춰지면 수요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늘어나기 마련이다. 달랑 장사 밑천 1000만원을 들고 아동복 인터넷 쇼핑몰에 뛰어들어 월 매출 2500만원, 순이익 500만원을 올리는 ‘베리베리(www.iberryberry.com)’의 처녀 사장 이효선(27)씨는 기본에 바탕을 둔 ‘나홀로 인터넷 소매상’이다. ●자금 모자라 재고품으로 창업… 이젠 월 500만원 순익 “창업자금이 부족해서 처음에는 부담을 더는 방안으로 재고품을 취급했습니다. 대신 모델에게 의상을 입힌 뒤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띄웠죠. 전공이 의상학이어서인지 상하의 옷 배치가 남달리 좋아 보였나봐요. 출발은 순조로웠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프리랜서 의상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녀는 일에 가위눌리듯 꽉 짜여진 직장생활을 피해 창업을 결심했다. 장사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2002년 5월 답십리의 한 구석진 상가에 3평짜리 아동복 가게를 열었다. 페인트칠부터 모든 것을 직접하며 초기 투자비용을 줄였다. “프리랜서로 일할 때 원단부터 납품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인터넷 쇼핑몰도 학원에서 6개월동안 웹디자인을 배운 뒤 30만원짜리 프로그램을 사서 직접 만들었어요.” 인터넷 쇼핑몰의 매상이 점차 오르기 시작하자 오프라인 가게는 온라인에서 생긴 재고 처리매장으로 용도를 바꿨다.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진열대에 올려 놓아 상호 보완작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실 창업은 우연한 계기에 시작했다. 잡지에 소개된 아동복 쇼핑몰을 보고 ‘이것이다’ 싶어서 가게를 열었고, 인터넷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감각’ 익히느라 1년간 ‘쩔쩔’ “의상 디자이너가 희망사항 현실을 고려해서 실제 가능한 일을 택했어요. 숱한 아동복 가운데 반응을 일으킬 제품을 찾아내는 ‘감각’을 가지는 일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동복에도 트렌드가 있다. 장사 초기에는 수입품이나 유명 브랜드의 짝퉁을 즐겨 팔았다. 최근에는 심플한 스타일의 아동복이 수요가 많다.“인터넷 쇼핑몰은 경쟁이 치열해서 신상품을 올리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반영하면 이웃 인터넷 사이트에서 카피합니다.‘호피자켓’을 호프자켓으로 잘못 써서 사이트에 올렸더니 다른 사이트에서 모두 ‘호프자켓’으로 올렸더군요.” 베리베리는 가입회원이 25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안정기에 진입했지만 물건을 사려고 남대문시장에 처음 왔을 때는 숨이 턱턱 막혔다. 어떤 제품을 취급해야 할지 모르는 탓에 가게에 걸린 모든 아동복을 사야 할 것만 같았다.1년 정도 경험이 붙자 아동복의 추세를 읽는 ‘눈’이 생겼다. 또 경쟁사이트조차 살피지 않던 막무가내에서 벗어나 주요 거래처를 여럿 둘 정도로 바뀌었다. 판매 방식도 먼저 구매한 뒤 인터넷에 되파는 ‘선구매 후판매’에서 샘플을 전시한 뒤 주문을 받는 후구매방식을 택했다. 이 방식은 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창업 비용은 매장 설치비 300만원을 비롯해 물건값 400만원, 인터넷 검색 광고비 300만원 등 모두 1000만원이 들었다.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말자” “옷장사는 계절을 탑니다. 봄, 가을에 비해 겨울과 여름은 상대적으로 비수기죠.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아동복은 특히 ‘입소문’이 중요해요. 유치원에서 한 아이가 좋은 옷을 입고 오면 학부모들의 경쟁심리에 무더기 구매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장사 노하우도 생겼다. 물건을 파는데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서비스’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채득했다. 하루 100통 이상의 전화상담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같은 친절 상담은 1만∼8만원선인 아동복을 한꺼번에 70만∼80만원까지 구매하도록 만든다. “반품 비율은 대체로 10%선인데 다량으로 사는 손님들은 특이하게 한 번도 교환한 적이 없어요. 옷 크기가 맞지 않으면 친지들에게 나눠준다고 하더군요. 옷 소매상에 불과하지만 장래에는 디자인숍을 여는 것이 꿈이에요.”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에펠탑 스케이트장 새 명소로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에펠탑 스케이트장 새 명소로

    |파리 함혜리특파원| 파리의 관광명소 에펠탑에 올겨울부터 스케이트장이 문을 열어 파리 시민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방학이 시작된 지난 18일 주말 저녁 에펠탑 스케이트장을 찾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흥겨운 음악과 화려한 조명 속에서 추위를 잊은 채 신나게 스케이트를 즐겼다. 형제·자매들과 빨리 달리기 내기를 하는 어린이들, 손을 꼭 잡고 스케이트를 타는 연인들, 어린 자녀에게 스케이트 타기를 가르쳐 주는 아빠 등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의 연령은 다양했지만 한결같이 즐거운 모습이었다. 지난 10일부터 문을 연 스케이트장은 총 324m 높이인 에펠탑의 하단 지상 57m 지점에 설치돼 있다. 탑 중간에 설치된 탓에 면적은 200㎡로 최대 수용규모 8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인 에펠탑에서 스케이트를 즐긴다는 점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매력이다. 방학을 맞아 파리에 올라 온 사촌들과 스케이트장을 찾은 마농(9·여)은 “자꾸 미끄러지고 넘어져서 무섭지만 스케이트 타는 맛을 느끼고 있다.”며 “에펠탑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것이 너무 신나고 재밌다.”고 말했다. 13살된 아들 케빈과 함께 온 엘리자베드(45)는 “에펠탑을 매일 보고 살지만 올라 갈 일이 별로 없었는데 스케이트장 덕분에 30년 만에 에펠탑을 찾았다.”고 말했다. 에펠탑 관리소 관계자는 “주로 외국 관광객이 찾는 에펠탑에 내국인 이용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스케이트장을 만들었다.”며 “파리의 2012년 올림픽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69년 모스크바 서커스단의 곰 스케이트 묘기 공연을 위해 에펠탑에 스케이트장이 설치된 적이 있지만 일반인을 위해 스케이트장을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케이트장은 내년 1월23일까지 운영되며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탑 1층 입장권만 사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에펠탑 스케이트장의 규모가 너무 작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몇해 전부터 매년 겨울시즌 문을 열고 있는 파리시청 앞과 몽파르나스 타워 앞의 스케이트장을 찾으면 된다. 두 군데 모두 무료이며 장애인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췄다. 스케이트 대여료는 5유로(약 1500원). 시청앞 광장 스케이트장은 1260㎡ 면적의 메인 링크에 올해부터 294㎡ 면적의 어린이 전용 링크를 추가해 규모를 대폭 늘렸다. 얇은 냉각 파이프를 설치해 만든 링크의 얼음 두께는 4∼5㎝ 정도. 매일 3∼4 차례씩 물을 붓고 급속 냉각시켜 표면을 매끄럽게 유지시킨다. 올해에는 스케이트 대여소와 휴게소를 에스키모인들의 이글루 모양으로 만들어 겨울 스포츠다운 분위기를 살렸다. 몽파르나스 타워 앞의 스케이트장은 770㎡로 시청앞의 것보다 작지만 파리시민들에겐 역시 인기다. 그런가 하면 지난 1998년 월드컵 축구경기가 열렸던 축구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에는 각종 동계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눈공원’이 만들어졌다. 인공 눈으로 스키 슬로프, 눈썰매장, 봅슬레이장을 만들고 한 가운데에는 스케이트장을 설치했다. 스타디움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은 9∼10유로를 내고 입장하면 모든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lotus@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48)울산의 처용과 박제상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48)울산의 처용과 박제상

    ●악귀 내쫓는 처용은 해양문화의 소산 지금은 사라졌지만 연말이면 악귀를 쫓는 나례 풍습이 있었다. 붉은 탈을 썼으니 처용이 그 원조이다. 동지에는 붉은 팥죽을 쑤어 악귀를 내쫓았다. 이러한 유풍의 근원에 처용이 늘 버티고 서있다. 그 처용이 해양문화의 소산임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처용을 만나려면 울산으로 가야 한다. 경주가 신라의 본향임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지만, 또 하나의 본향인 울산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저 공해에 찌든 땅으로만 알고 있는 울산이야말로 경주 감포와 더불어 신라가 동해로, 세계로 나아가던 출구였다. 울산에는 동해를 굽어보던 유서깊은 절터가 남아 있다. 오늘날 울산항으로 엄청난 국제적 물동량이 오고감을 생각해볼 때, 신라 천년의 출구 역할이 지금껏 이어진다고나 할까. 호젓한 문수산(옛 영취산)을 오르다보면 망해사지(望海寺址)를 만난다. 글자 그대로 바다를 바라보는 절. 솔잎 냄새 풍기는 숲속에 부도 2기가 의연하게 서 있는데, 이 절이 세워진 내력은 삼국유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너무도 유명한 망해사지와 처용설화가 그것이다. 신라 49대 헌강왕이 개운포(開雲浦)에서 놀다가 돌아오는 길에 바닷가에서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졸지에 길을 잃어버렸다. 왕이 괴상하게 여겨 측근에게 물으니 일관이 답하되,‘동해 용의 장난이니 좋은 일을 하여 풀어버려야 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왕이 명령하여 그 용을 위해 세죽나루 근처에 절을 세우라 하였더니 홀연히 구름이 걷히고 안개가 흩어졌다. 동해 용이 기뻐하여 곧 일곱 아들을 데리고 임금 수레 앞에 나타나 춤과 노래를 연주하였다. 그의 아들 하나가 임금을 따라와 국정을 보좌하였는데 이름을 처용이라 하였다. 왕이 그를 미인에게 장가들게 하였는데 역병 귀신이 밤마다 그 집에 가서 몰래 처용의 아내를 품고 잤다. 어느날 처용이 동경 밝은 달밤에 이슥히 노닐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었다.‘둘은 내해었고, 둘은 뉘해인고. 본디 내해다마는 빼앗는 것 어쩌리!’ ●처용의 아버지 ‘용’에 대한 해석 분분 용은 누구일까. 학자들마다 해석이 구구하다. 조금이라도 이 분야에 조예가 있는 학자들은 저마다 구구한 해석을 내놓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용이 해상 세력과 관련있음이 분명하다. 울주에서 조금만 북상하면 문무대왕이 동해 용왕이 되길 꿈꾸었던 동해구(東海口)가 나오고, 동해 용왕이 드나들던 감은사지가 지척이다. 혹자는 용을 외국인, 보다 정확하게는 아라비아 상인으로 보기도 한다. 당시 개운포가 국제무역항이었음을 고려할 때, 설득력이 없는 것도 아니나 증거는 없다. 혹자는 울산 바닷가에 기반을 잡고 있던 해상 호족세력으로 보기도 한다. 세종실록지리지 울산군 처용암 조에도 ‘고을 남쪽 37리 개운포 가운데에 있다. 세상에 전하기를 신라때 동해 용왕의 아들이 거기서 나왔으며, 모양이 기괴하고 가무를 좋아하여 사람들이 처용옹이라 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까지 전설처럼 처용암과 설화가 전승되었다. 고려시대에 학연대합설처용무 춤이 추어졌으니 역병을 쫓는 전통은 천년을 뛰어 넘어 이어진 셈이다. 설화 속의 역병도 단순한 전염병이 아닐 것이다. 당대의 ‘사회적인’ 역병을 은유한 것은 아닐까. 헌강왕조라면 신라가 돌이킬 수 없이 기울었던 때 아닌가. 처용은 역병을 물리치는 춤을 추고 있다. 처용의 춤은 흡사 무속의 악귀물림과도 같은 것이리라. 훗날 처용춤은 궁중정재로 편입되고, 민중 사이에서 제융의 역할을 도맡게 된다. 문헌기록상 무당으로 간주되는 신라 남해차차웅, 악귀를 쫓는 처용, 제액을 물리치는 제융 등은 한 가지를 뜻하는 다른 표현이 아닐까. 처용은 분명히 이두식으로 표현된 한자임에 틀림없다. ●공해 찌든 처용암에도 상록수는 우거져 망해사 바로 옆에는 늠름한 청송사 3층탑이 있다. 너무도 당당하고 의연하여 감히 어찌해 볼 도리가 없이 장중한 석탑이다. 거기서 더 올라가면 문수사가 있으니 울산이나 부산 사람들이 영험하다 하여 쉬도 때도 없이 찾아든다. 삼국유사 전편을 통하여 영험한 문수보살은 노파로 변신해 기행을 일삼는다. 처용과 문수보살, 신라인이 창조한 인물군이 영취산을 점령하고 있는 셈이다. 청송사지와 문수사 가는 길은 지금이야 경관이 가려져서 바다가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그 옛날 신라인들은 국제항 개운포 풍경을 굽어보면서 이 산을 올랐으리라. 망해사지를 보았다면, 반드시 처용암을 찾아야 할 터인데, 아서라, 그냥 지나칠 수도 없고, 차마 찾아갈 수도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황성동 세죽리 앞바다의 처용바위는 신라 천년의 역사를 고증하고 있건만 석유화학단지의 공해로 바다는 찌들고, 보상금을 받아 쥔 마을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없다. 제를 지내는 당집의 나무도 시들어 처용바위의 처지를 말해주고 있다. 시비(詩碑)도 세워 두었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나마 매립이 되어 처용바위 자체가 사라질 판인 것을.“매립이 되더라도 처용암만큼은 반드시 보존하는 방향으로 지킬 것”이라는 김광오 울산시 공보관의 말에서 그나마 작은 희망을 얻는다. 처용암이 있는 세죽나루는 한적한 어촌에 불과했다. 공단이 들어서면서 근로자를 상대로 하는 횟집들이 번창하기 시작했다.90년대 초반까지 동해의 온갖 횟감이 팔리던 횟집도 이제 서서히 문을 닫는 판국이다. 더 이상 지독한 냄새를 견디지 못해서다. 그러나 생명의 힘은 그토록 무서운 것일까. 처용암 위에 빽빽하게 들어선 팽나무 사철나무가 사철 상록의 잎그림자를 바다에 드리운다. 처용암 지척에는 상록수림으로 유명한 춘도도 있어 동백나무숲이 그대로 전해진다. 바다 경관이 무너졌음에도 나무들은 제 역할을 다하며 마지막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해마다 10월이면 처용암에서 울산의 문화축제인 처용문화제도 열린다. 처용제의를 비롯하여 처용콘서트, 처용합창제, 처용얼굴 그리기 등등 처용을 기리는 행사가 열려서 글 모르는 아이들도 울산에서만큼은 처용을 알고 있다. 공장으로 둘러싸인 개운포에 포로처럼 갇혀 있는 처용암을 보노라면 근대산업화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결단낸 그늘진 면을 보는 것 같아 무척 마음 아프다. ●박제상 그리다 돌이 된 치술령의 슬픈 전설 처용암에서 천년 전설의 현장이 무너졌음을 보상받고 싶거들랑 반드시 은을암(隱乙庵)으로 방향을 잡기 바란다. 왜국에 볼모로 잡힌 내물왕(柰勿王)의 미해왕자를 구출하고 대신 죽음을 당한 박제상을 그리다가 망부석이 된 전설이 전해지는 치술령 자락의 그 은을암이다. 공단의 매캐한 공해바람에 컥컥이다가 은을암으로 오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신비로운 숲속에 들어서 있음을 알게 된다. 경주 남산으로 이어지는 치술령 능선에서 박제상의 아내는 세 딸을 데리고 일본으로 배가 떠난 율포(栗浦)를 바라보면서 남편을 그리워하다가 끝내 돌이 되었다. 넋은 새가 되어 은을암의 동굴로 날아들었다. 사람들은 그 동굴에 제각을 짓고 용왕당이라 이름하여 모시고 있다. 국제항 율포와 용왕당이란 이름에서 바다와의 인연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울산은 신라의 대외 창구로, 중국의 명주, 양주 등으로 곧장 도항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들 중국지역은 동남아에서 무역 주도권을 장악한 대식국(아라비아)상인들이 동진하여 붐비던 곳이었으니, 이들 아라비아인을 통하여 일찍이 신라의 존재가 세계에 알려졌다. 이들이 울산지방을 통하여 입국했을 가능성이 높아 처용이 이슬람상인이라는 가정법이 등장한 것이다. 박제상 일가의 충효는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두고두고 운위되어 삼강행실도에 등장하는 등 ‘따라야 할 모범’으로 규정됐다. 당대 지방장관 정도의 높은 직위에 있었을 박제상이 왜국에까지 가서 볼모를 빼내와야 했던 기록은 끊임없이 왜구의 약탈을 받아야 했던 신라의 어려움을 잘 말해준다. ●“일본을 바라보니 하늘에 닿은 고래물결 가이없네” 일본의 규슈는 한반도에서 가까웠기에 그들은 뻔질나게 한반도 해안을 들이쳤다. 선진 문물에 목말라했던 왜인들은 신라에서 문화 약탈의 원정을 꿈꾸었던 것이다. 해류상으로 규슈의 북단인 하카다(博多)나 시모노세키(下關) 등지에서 배를 들이밀면 고스란히 울산쪽에 닿았다. 울산은 신라의 왕도인 경주를 침략하는 해상 루트였으며, 임진왜란때 왜군이 울산 학성에 왜성을 쌓고 버틴 것도 이런 역사문화적 배경을 지닌다. 오죽하면 문무대왕이 동해 용왕이 되길 자청했을까. 지배집단에서 박제상 일가의 충효는 시대의 사표로 선전되었으며, 치술신사에 배향되기도 했다. 신중동국여지승람을 보면 한때 울주에 벼슬살이 하러 내려왔던 김종직이 한역했다는 치술령가가 나온다. 당시 울주에서 들은 노래를 다소간 윤색했을 것이다.‘치술령 머리에서 일본을 바라보니, 하늘에 닿은 고래물결 가이 없네. 낭군이 가실 때에 다만 손만 흔들더니, 살았는가 죽었는가 소식이 끊어졌네. 길이 이별함이여, 죽은들 산들 어찌 서로 만날 때 있으랴. 하늘을 우러러 부르짖다가 문득 무창의 돌로 화하니, 열녀의 기운이 천추에 푸른 하늘을 찌르는구나.’ 그렇지만 반드시 지배층의 의도대로만 박제상의 행적이 활용되었을 것으로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그의 부인은 치술신모가 되어 모권적인 무속신으로 재창조되었으며, 오늘날까지 민중들에게 ‘치술령의 영험한 어머니’로 추앙받고 있다. 은을암에서 굽어보니 경주 남산까지 이어진 치술령 산자락 아래로 운무가 비끼고 어디선가 새가 날아들고 있다. 무심한 저 새의 혼에도 치술신모의 넋이 깃들어 있지 않을는가.
  • 미륵사지 석탑 국보급 유물 나올까

    미륵사지 석탑 국보급 유물 나올까

    국내에서 현존 최고(最古), 최대(最大)의 석탑으로 알려진 익산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을 완전히 해체하고, 이를 정비해 다시 복원하는 대역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98년 구조안전진단 결과 그대로 둘 경우 보존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2001년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작업에 나서 현재 2층까지 해체조사가 완료된 상태. 연구소측은 16일 800여명의 문화재·미술사·건축학계 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그동안의 해체조사 현황을 보고하는 현장 설명회를 가졌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에 있는 미륵사지석탑은 백제 무왕 때(600∼640년 추정) 세워진 높이 14.24m, 좌우폭 각 10.6m의 다층석탑이었으나 서남쪽 부분은 무너지고 북동쪽 6층까지만 남아 있었다. ●전문가 초청 현장설명회 김봉건 소장은 “일제 때 덧댄 콘크리트를 제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석재 하나하나를 손상이 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수십년의 경험과 기술을 축적한 드잡이공 홍정수(65·드잡이 기능자 190호)씨가 해체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덧댄 콘크리트는 석재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전통 석조각공이 정으로 일일이 깨뜨리는 수작업으로 185t에 이르는 양을 모두 제거했다. 해체된 석재 하나하나에 대해 실측도를 작성하고, 사진 촬영과 함께 3D 스캔을 실시해 원형복원에 대비하고 있다. 조사작업을 마친 석재는 미륵사지 내에 조성된 적재장으로 옮겨 쌓아 관람이 가능케 했다.1층만 남겨놓고 지금까지 해체한 석재의 양만 해도 어마어마하다.1∼2.5t 무게의 석재가 2000여점에 달할 정도. ●해체 석재량 지금까지 수천톤 미륵사지석탑은 1915년 일인들에 의해 콘크리트로 보강하는 수리가 있었다. 그 이전에 탑을 보수했다는 기록은 ‘혜거국사비문’에 922년 미륵사 개탑(開塔)에 관한 기록이 단편적으로 나올 뿐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해체된 석재들을 조사한 결과 치수와 형태가 일정한 규격을 보이지 않고 서로 혼재되어 있으며, 고려청자 조각들과 기와조각, 엽전(상평통보) 등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1915년 이전에도 2층까지는 최소한 1차례 이상 수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구소측은 전체적인 해체복원은 아니고 흩어진 석재를 대충 끼워맞추는 수준이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덕문 연구관은 “미륵사지탑의 현재 모습은 백제 시대의 원형으로 보기 어려우며 이후 몇 차례 변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 연구관은 “1400년 동안 탑에 일어난 현상들은 단순한 변형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따른 역사적 사건이므로, 이후 보수 정비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하나의 실마리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차례 원형개조 확인 해체과정에서 아직 별다른 유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탑 1층에 유물을 봉안하는 관례로 미루어 남아 있는 1층을 해체하면 특별한 유물이 나오지 않을까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문화재연구소는 당초 해체조사 및 정비사업을 2007년까지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진행이 생각보다 더뎌지면서 복원도 늦어질 전망. 김봉건 소장은 “2005년까지 1층 해체작업을 끝내고, 이후엔 정비 및 설계작업에 들어가 2008년 말 또는 2009년께나 사업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