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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호텔 8억달러 관광진흥탑 수상

    롯데호텔(사장 장경작)은 27일 제 33회 관광의 날 기념식에서 호텔업계 최초로 8억달러 관광 진흥탑을 수상했다.
  • [딸자랑] 梨大 金用濟씨 막내 따님 金東惠양

    [딸자랑] 梨大 金用濟씨 막내 따님 金東惠양

    이대(梨大) 법정대(法政大) 교수 김용제(金用濟)씨는 여성전유(女性專有)의 「캠퍼스」에서 뿐만 아니라 자택에서도 소녀들 틈에서 시간을 보내는 행복한 신사(紳士)다. 여러방면으로 서로 다른 재능을 보여 흐뭇하게 해 주는 딸만 4공주를 둔 아버지다. 모두 아버지를 숭배하지만 막내따님 동혜(東惠)양은 제일 대단한 숭배자란다. 『딸만 넷이니까 누구를 내 후계자로 삼겠다 하고 기르질 않아서인지 성격들이 같질 않고 취미나 좋아 하는 것들도 다 달라요』 막내인 동혜양은 식품영양학이 전공. 새 봄에 2학년이 되지만 아직은 「프레시맨」. 그위로 셋째따님 동윤(東允)양은 생활미술과 전공. 원래가 조소(彫塑)방면에 취미가 있는 금년 졸업의 학사. 둘째따님 동실(東實)양은 졸업한 독문학사(獨文學士). 시집가서 미국에 살고 있는 맏따님 동진(東眞)양은 가정과(家政科) 전공. 『전공도 이렇게 다른 아이들이 취미도 가지 가지예요. 동혜 이 녀석은 음악을 좋아하고 소질도 있어 보여요. 「피아노」도 곧잘 치고 「기타」를 잘 탑니다. 학교에서 「채플」시간에 「기타」 연주를 하기도 하고…. 이 방면으로 꽤 파고 들어가 보고싶은 의욕을 느끼고 있는가봐요. 그런가 하면 무용에도 소질과 흥미가 있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공부는 물리 화학 수학에 재미를 붙였거든요. 이공과(理工科) 계통을 전공하겠다는 막연한 결심은 그때 벌써 하고 있었어요. 졸업 임시해서 어른이 되더라도 영양(營養)사같은 직업을 가지면 좋겠다고 하면서 식품영양학과를 택하더군요』 그런데 세째는 음악에는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고 다른 자매(姉妹)들이 악기를 만지는 일을 부러워 하지도 않은채 손으로 만드는 것에만 몰두를 해 왔다는 것. 둘째는 서도(書道)를 하는 독문학사다. 따님들의 다채로운 재능과 취미를 소개하는 아버지를 동혜양은 정말 숭배자답게 자랑스러운 말투로 가로 막는다. 『저희들의 취미가 그렇게 다채로운 것도 아버지 덕택이에요. 아버진 굉장히 하시는게 많으세요. 승마도 하셨죠. 「펜싱」도 하셨고 권투도 하셨대요. 미술, 서도, 음악, 전부 하세요. 셋째 언니가 아마 제일 아버지 닮았나봐요. 재주가 제일 있거든요. 큰 언니들은 아버지 따라서 승마도 하고요』 무척 양순한 표정으로 언니와 아버지 자랑이 끝없다. 딸 넷 모두가 한결같이 이화가족(梨花家族) 『같은 것은 모두 이화(梨花)가족이라는 거에요. 첫째는 이대(梨大)사대부속중고등학교가 생기기 전이어서 이화여고(梨花女高)를 나왔지만 나머지는 모두 「이화부속」에 대학도 이대니까요』 『시중도 곧잘들 들어 주는데 해 주고는 꼭 손을 내밀거든요. 구두 닦았다고, 유리 닦았다고…』 여름이면 아름다운 녹지대(綠地帶)가 되는 넓은 정원을 가꾸는 어머니 李여사를 따님들은 또 열심히 돕는다. 『아버지는 여행도 좋아 하세요』 『68년에는 아버지 어머니 단 두분만의 세계1주 여행을 3개월이나 했어요』 3개월 세계일주끝에는 미국에 있는 맏이 동실씨 집에 엄마만 2개월 더묵었다. 『그동안에 이녀석들 셋이 살림하고 있었죠. 둘째는 은행에 다니는 중이었기 때문에 셋째 넷째가 살림을 맡아 주었습니다』 『셋째 언니는 워낙 살림을 잘 해요. 전 그때 별로 한 일도 없는 걸요』 [선데이서울 70년 2월 1일호 제3권 5호 통권 제 70호]
  • [종교건축 이야기] (13) ‘법이 머무는 곳’ 법주사 팔상전(捌相殿)

    [종교건축 이야기] (13) ‘법이 머무는 곳’ 법주사 팔상전(捌相殿)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사내리 209, 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주지 도공 스님). 신라 진흥왕조인 553년 의신 스님이 창건했고 혜공왕조인 776년 진표 율사가 중창한 ‘호서제일가람’이다. 정유재란때 불타 없어졌지만 사명대사와 벽암대사에 의해 1624년에 복원된 사찰.‘법이 머문다.’란 뜻의 법주(法住)는 불법을 구하기 위해 인도에 유학했던 창건주 의신 스님이 흰 노새에 불경을 싣고 와서 후학을 양성할 절터를 찾기위해 머물렀다는 연기설화로 인해 붙여진 이름이다. 고려시대에 왕실의 보호를 받으며 법상종 종찰의 면모를 유지해 왔으며 지금은 국내 대표적인 미륵도량이자 화엄사찰이기도 하다. 산내암자 11개, 말사 80개를 거느린 주요 본사답게 이런저런 사연이 많지만 아무래도 법주사의 핵심은 국내 유일의 목조탑인 팔상전(국보 제55호)이다. 흔히 사찰의 탑이라면 화강석으로 만든 석탑을 떠올릴 만큼 나무로 세운 목탑은 생소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원시불교 이래 탑전은 목조의 전통을 유지해 왔으며 ‘삼국유사’ 등에도 탑의 시원이 목조였음을 보여주는 기록이 전한다.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시대까지도 목탑이 세워진 사실이 만복사지 탑지에서 밝혀졌고 조선시대까지 전해져왔음이 각종 유적들에서 확인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법주사 팔상전으로, 이 팔상전은 현재 목조 탑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1984년까지만 해도 전남 화순 쌍봉사 대웅전이 법주사 팔상전과 함께 목조탑의 쌍벽을 이뤘으나 아쉽게도 소실됐다. 법주사 경내의 중심에 선 팔상전은 사방에 계단이 설치된 석조 기단위에 5층으로 올린 5층 목탑이지만 내부는 가운데 벽을 중심으로 한 통간 건물로 되어 있다. 정사각형 모양의 사찰 전각 기단은 사제(四諦)와 팔정도(八正道)를 상징한다. 특히 동서남북에 배치된 계단은 구도자에게만 허락된 수행의 경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통한다. 기단에 올라서 안으로 들어가면 사방 네 벽에 두 폭씩의 팔상도가 모셔져 있음을 보게 된다. 그 벽면 앞에 불단을 만들어 불상을 봉안했고 불상 앞에 납석원불과 나한상이 모셔져 있다. 전체 5층 가운데 1·2층은 5칸,3·4층은 3칸,5층은 1칸으로 구성한 것도 특이하다. 팔상전이란 석가여래의 일생을 8단계로 나누어 표현한 그림인 팔상도를 모신 전각. 쌍계사. 통도사. 운흥사. 선암사. 범어사 등의 팔상전에서도 이같은 팔상도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 사찰의 팔상전에 모셔진 팔상도가 불단을 향해 평면적으로 나열되어 한꺼번에 전체를 볼 수 있지만 법주사 팔상전의 경우는 사뭇 다르다. 한가운데 조성된 네 벽을 돌아가면서 각 벽면에 두 폭씩을 배치했기 때문에 한 곳에서 전체를 다 볼 수가 없다. 팔상도의 8폭을 전부 보기 위해선 팔상전 안을 한 바퀴 돌아야 하는데 팔상도를 따라 돌다보면 결국 가운데 벽 심초석(心礎石)에 봉안된 불사리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탑돌이를 하게 되는 셈이다.(지난 1968년 팔상전을 해체수리할 때 심주(心柱) 밑에서 사리장치(舍利裝置)가 발견되어 이곳이 불사리를 봉안한 장소임이 확인되었다. 목탑에서 사리장엄구가 발견된 것은 법주사 팔상전이 처음이다.) 팔상도를 따라 탑돌이를 한 뒤 문을 나서서 지붕을 올려다보면 2층 처마 아래 모서리에 새겨진 난쟁이 모습의 인물과 용 형상이 눈길을 끈다. 이 가운데 연꽃 봉오리 위에 쪼그려 앉아 두 팔과 머리로 추녀를 받친 모습의 난쟁이상이 흥미롭다. 왕방울 눈에 나선형 눈썹과 짙은 수염을 갖고 있는데 부처님을 공양하고 불전을 수호하는 불교 외호신 중 하나라고 한다. 법주사 팔상전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 해도 불사리를 봉안한 탑에 더해 예배 공간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탑의 내부를 예배공간으로 썼던 기록은 삼국유사 권5 ‘월명사도솔가(月明師兜率歌)’조의 “동입내원탑중이은(童入內院塔中而隱)”이라는 구절에 처음 나타나는데 “동자가 탑 속으로 숨어들었다.”는 내용이다. 학계에서는 사람이 탑 안으로 숨어든다는 것은 탑 내부에 큰 공간이 있었음을 의미하며 법주사 팔상전이 바로 동자가 숨어들었다는 그 탑 형식의 목탑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 팔상전은 지난 1968년 해체 보수공사 이후 내부 통풍이 안되고 벽면에 습기가 심하게 차오르는 등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 법주사 주지 도공 스님은 “미륵신앙과 화엄사상을 함께 담은 법주사의 중심건물인 팔상전은 불사리 봉안처로서의 탑 성격과 예배장소의 기능을 동시에 갖춘 유일한 탑전인데 예산과 보존 처리의 어려움 때문에 훼손되어 가는 문화재를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kimus@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 법주사의 명물들 법주사 경내 곳곳에는 크고 작은 명물들이 들어서 있다. 팔상전을 비롯해 석련지, 쌍사자석등이 국보로 지정됐고 보물도 12점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국보·보물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마애여래의상(磨崖如來倚像)과 사천왕상, 석련지, 대웅보전, 금동미륵대불은 신도와 관람객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받는 문화재들이다. 우선 일주문을 지나 팔상전과 대웅보전을 가기 위해 통과하는 천왕문의 사천왕상은 국내 사찰중 가장 큰 규모. 천왕문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조선 후기 맞배지붕 건물인데 중앙 통로 양쪽 2칸에 높이 5.7m, 둘레 1.8m 크기의 사천왕상을 2구씩 배치해 천왕문을 통과하는 이들의 시선을 제압한다. 사리각 옆 암벽에 조각된 전체 높이 6.18m 크기의 마애여래의상도 독특한 불상. 둥근 얼굴과 감은 듯 뜬 눈에 잘록한 허리 등 비사실적인 추상이 인상적이다. 연꽃 잎이 불상 주위를 둘러싼 연봉이 불상을 둘러싸고 발 아래엔 반쯤만 조각된 연화문상석이 놓여 있다. 석련지는 원래 법주사의 본당이었던 용화보전의 장엄품을 설치했던 것. 신라 성덕왕조때 화강석으로 조성됐는데 8각 지대석 위에 3단의 굄을 만들고 다시 굄돌을 올려 그 위에 구름을 나타낸 동자석을 끼워 무량수의 감로천을 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신라 진흥왕때 창건된 대웅보전 안의 불상 3구는 국내 사찰 법당에 봉안된 소조불 좌상중 가장 큰 것. 중앙에 비로자나불, 좌측에 노사나불(아미타불), 우측에 석가모니불을 모셨는데 각각 마음, 덕, 육신을 뜻한다고 한다. 최근 개금불사를 마치고 점안식을 가졌다. 팔상전 왼편, 미래 미륵부처님의 현존을 의미하는 금동미륵대불은 국내 최대의 규모.8m 높이의 기단 위에 25m높이로 조성됐는데 소요된 청동만도 160t이나 된다고 한다.
  • [부고] ‘비목’ 작곡가 장일남씨 별세

    가곡 ‘비목’의 작곡가인 장일남 한양대 음대 명예교수가 24일 오전 3시30분 별세했다.74세. 1932년 2월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평양음악대학을 졸업한 뒤 창덕여고, 숙명여고 음악교사를 거쳐 한양대 음악과 작곡과 교수로 30여년간 재직했다. ‘비목’ ‘기다리는 마음’ ‘바다의 소곡’ 등 가곡을 많이 남겼을 뿐 아니라 오페라 작곡가로도 유명하다. 오페라 ‘원효대사’ ‘춘향전’ ‘불타는 탑’ 등은 미국, 일본, 프랑스에서 여러 차례 공연된 바 있다. 이외 무용조곡 ‘허도령의 죽음’, 국악 ‘가야금병창’ ‘대금협주곡’, 교향시 ‘조용한 아침의 나라’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대한민국방송음악상(1975), 대한민국 최우수작곡상, 예술문화대상(1988), 백상예술대상, 영평 음악상(1992), 한국작곡상(2000), 서울정도 600년 자랑스러운 서울시민상(1994)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문희자(62)씨와 딸 순(38), 아들 훈(33), 사위 백종수(41)씨가 있다. 발인 26일 오전 8시, 서울아산병원.(02)3010-3114.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최남단 마라도서 149㎞거리… 中선 247㎞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남쪽에 있는 이어도는 파랑도로도 불린다.. 이어도는 꼭대기가 수면 4.6m 아래에 있는 수중 암초로 한반도 최남단 섬 마라도에서 149㎞ 정도 떨어져 있다. 중국 동부 장쑤(江蘇)성 앞바다에 있는 저우산(舟山)군도의 가장 동쪽에 있는 퉁다오(童島)에서는 직선거리로 247㎞이다. 마라도에 가까운 데다 역사적으로 제주도 어민들의 어장이었다. 이청준의 동명소설로도 유명하다. 현재 이어도에 있는 한국 해양연구소는 1995년 착공됐다.2003년 6월 수중 암반에서 76m(수상 36m) 높이로 완공됐다. 총면적은 400평이며 헬리콥터 착륙장, 등대·관측탑, 태양광과 풍력발전장치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중국은 한국이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 건설에 착수한 후 수차례 이의를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도는 1900년 부근 해역을 지나던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에 의해 처음 발견돼 이 배의 이름을 따 세계 해도에 올라 있다. 중국은 이어도를 ‘쑤옌자오(蘇岩礁)’로 부르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光州 ‘어등산 관광지’ 내년 2월 착공

    光州 ‘어등산 관광지’ 내년 2월 착공

    수십년간 군 포탄 사격장으로 사용돼 온 광주 어등산이 서남권 관광중심지로 거듭난다. 광주시는 연말까지 ‘어등산 관광단지조성계획’ 승인과 편입토지 보상절차 등을 거쳐 내년 2월 착공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1997년 개발계획을 수립한지 10년만이다. ●개발 대상지는 광주시 광산구 운수동 일대 84만평 규모이다. 영산강의 지천인 황룡강변을 따라 광주 서쪽 관문에 자리한다. 인근에 광주공항과 송정리역이 있다. 이곳은 지난 1951년부터 44년간 육군포병학교 사격장으로 사용돼 오다 1995년 상무대가 장성으로 이전하면서 방치됐다. 탄착지인 어등산의 한복판은 빨간 황토색을 드러낼 만큼 황폐화됐고, 이를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시는 당시 개발을 통해 환경복원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계획을 수립했다. 훼손된 환경복원과 관광인프라 구축의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다. ●그린벨트 해제돼 시는 당초 포탄착지 일대 265만평에 각종 관광시설을 설치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이어 건설교통부에 그린벨트 해제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안된다.’였다. 개발계획 수립과 백지화 위기, 환경단체의 반발 등 우여곡절이 이어졌다. 시는 정부와 줄다리기 끝에 지난 2001년 건교부로부터 개발면적을 84만평으로 조정키로 합의했다. 급기야 지난해 7월 그린벨트가 해제됐다. 도시공사 등이 참여한 삼능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돼 오는 2012년까지 모두 3205억원을 들여 어등산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불발탄 제거와 토지보상은 시공사가 예정부지에 대한 현장실사에서 터지지 않은 105㎜ 야포탄 등이 대량 발견됐다. 불발탄 처리가 새로운 난제로 떠올랐다. 시는 현재 국방부와 불발탄 처리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탄착지가 골프코스·클럽하우스 예정지, 가족호텔 등에 집중돼 공사를 강행할 경우 사고위험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단지 내 40여만평의 사유지 보상가격 문제로 보상절차가 잠정 중단됐다. 도시공사가 추천한 토지 감정평가기관과 주민 추천기관간의 가격차가 너무 커 건교부가 재평가를 의뢰해놓고 있다. 재감정이 늦어질 경우 공사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개발 방안은 관광단지는 크게 ‘유원지시설’과 ‘체육시설지구’로 나뉜다. 12만 700평 규모의 유원지에는 ‘빛과 어울림’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를 비롯,‘LED 백년생명탑’ ‘빛의 전망대’ ‘빛과 예술센터’ ‘워터파크와 생물원’ 등 광주의 특성을 살린 빛과 예술의 테마파크가 조성된다. 48만 8000평인 체육시설지구에는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스포츠센터, 숙박시설 등이 조성된다. 나머지 24만평은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녹지공간으로 유지될 계획이다. 내년 1월 세부실시설계가 끝나면 배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같은 테마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관광산업이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생산파급효과가 1조 4172억원, 소득파급효과 3039억원, 고용효과 1만 5466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사제 혈투’ 이천수·최성국, 코엘류와 8강전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축구팀 알 샤밥의 움베르투 코엘류(56) 감독과 이천수 최성국(이상 울산 현대). 그들이 그라운드에 다시 선다.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13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울산-알 샤밥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홈앤드어웨이) 1차전 무대에서다.2년전까지는 한솥밥을 먹던 ‘사제지간’이었지만 이번엔 ‘적’으로 만난다. 경기 일주일 전 일찌감치 한국땅을 다시 밟은 전 한국대표팀 코엘류 감독은 지난 독일월드컵 얘기를 하면서 “조재진이 많이 달라졌다.”며 칭찬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조재진은 코엘류 감독이 발굴한 공격수다. 사령탑에서 물러날 때까지 그에게 쏟은 애정과 각별한 출전 기회 때문에 “조재진은 코엘류호의 황태자”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반면 당시 이천수와 최성국은 ‘들러리’나 다름 없었다. 물론 이천수는 스페인프로축구(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에 몸을 담고 있던 터라 대표팀 소집에 불참한 적이 많았고, 최성국 역시 대부분 교체멤버로만 그라운드를 밟았다. 선발 기회가 많지 않았으니 당연히 단 1개의 골맛도 보지 못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 따라서 이천수와 최성국은 ‘적군의 사령탑’으로 마주할 코엘류 감독 앞에서 골로 ‘코엘류호’에서의 섭섭함을 달랠 참이다. 둘은 올시즌 K-리그(컵대회 포함)에서 각각 7골1도움과 9골2도움으로 물오른 골감각까지 다져놓은 터. 대회 조별 그룹 예선에선 1골씩을 터뜨렸고, 더욱이 지난달 한·중·일 3개국 클럽 대항전인 A3챔피언스컵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오만쇼크’를 비롯한 한국축구대표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지난 2004년 자신의 생일인 4월20일 한국을 떠난 코엘류 감독 역시 둘의 플레이엔 누구보다 익숙하다. 경기 일주일 전 일찌감치 ‘적지’에 도착한 필승의지도 각별하다. 2년 4개월 만에 만난 세 사람. 각자의 서러움과 섭섭함을 어떻게 달랠지가 관전 포인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붓끝으로 살린 천년 고도 경주

    붓끝으로 살린 천년 고도 경주

    “독학은 힘들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어느 누구보다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한국화가 소산(小山) 박대성(61)은 공식적인 미술교육을 받은 적도, 특정 스승을 사사한 적도 없는 순수 독학 화가다. 경북 청도의 두메산골에서 태어나, 어릴적 제사 때 병풍에 그려진 사군자를 보고 흉내내던 것에서 시작,50년 이상 혼자 그림을 배우고 그렸다.6·25때 왼쪽 손마저 잃은 절망적 상황에서도 그림에 매달린 그는 70년대 국전에 8차례 수상하고,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차지하면서 화단에 돌풍을 일으켰다. 학맥을 중시하는 한국 미술계에서 이는 기적 같은 일이었다. 겸재와 변관식, 이상범에 이어 실경산수의 맥을 잇는 작가로 명성을 얻은 박대성은 지난 몇 년간 신라의 고도 경주를 현대적으로 조형화하는 작업에 힘을 쏟아왔다.8일부터 10월1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6년만의 개인전 ‘박대성-천년 신라의 꿈’전이 바로 그 결실이다. 이미 6년째 경주의 솔숲 인근에 화실을 짓고 작업해온 그는 “한국화가 서양화에 밀려 위기라고 하지만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다보면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20여년간 표현기법과 재료를 다양화하는 실험을 해왔어요. 먹과 종이가 바로 만나면서 느껴지는 왜소함을 어떻게 떨쳐버릴까 하는 고민도 많이 했고요.” 이번에 그는 다양한 기법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많이 선보인다. 이중 가로 4.4m, 세로 2.5m 크기의 ‘천년 신라의 꿈-원융의 세계’는 마치 탁본을 하듯 먹을 눌러 찍는 기법을 시도했는데, 표현된 형상이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한 힘을 느끼게 한다. 경주 남산의 여러 구릉을 따라 불국사와 다보탑, 석가탑, 황룡사9층탑, 포석정, 미륵불 등 신라의 대표적 문화유산들이 자리잡고 있다. 신라 벽화에서 나온 듯 뛰노는 사슴 모습이 생동감을 더한다. 길이가 12m에 달하는 대작 ‘법열’은 석굴암 본존불과 십대제자상을 그린 작품. 먹을 머금은 바탕 위에 색채를 전면으로 떠오르게 하는 새로운 방식의 작품으로, 화강암의 질박한 느낌이 나게 했다. 마치 막대 숯을 세워놓은 것 같은 ‘현율’은 자유로움과 힘이 넘쳐나는 작품이다. 원근법을 완전히 무시, 눈에 보이는 자연의 모습이 아닌 자연의 본질과 기운을 담고 있다.“나의 그림은 내 마음 속에 갖고 있는 것을 시각화한 것이다.”란 작가의 말이 실감나는 작품이다. 총 50점.10월1일까지.(02)720-1020.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자치구 공동브랜드 名品선언

    자치구 공동브랜드 名品선언

    자치구 공동브랜드 사업이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자치구에선 특별한 노력으로 판매가 조금씩 늘며 브랜드 이미지를 다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서울지하철 2호선 용두역 이스코(EASTCO) 매장. 지하철을 이용한 승객들이 지갑·구두 등을 고르고 있다. 매장 유리벽에는 ‘파격적 가격’ 등의 문구도 보인다. 물건을 고르던 한 주부는 “얼마전 남성용 벨트를 하나 샀는데 생각보다 품질이 좋아 이번엔 핸드백을 사려고 일부러 들렀다.”면서 “중소기업 공동브랜드라는 사실은 몰랐으나 광고도 하고 아줌마들 입소문도 많이 난 유명 브랜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5평짜리 이 매장은 아산모드㈜ 등 동대문 관내 13개 중소기업의 제품을 이스코라는 브랜드로 공동 판매하는 곳이다. 지갑, 벨트, 양말, 모자, 등산복, 구두, 전구, 칫솔 등 판매하는 제품도 다양하다. 서울메트로로부터 매장을 임대하면서 보증금은 동대문구청이 내고, 월세는 입주 기업들이 공동으로 부담한다. 이스코란 동쪽 하늘에 떠오르는 샛별 회사라는 의미다. 품질은 우수하지만 아직 뚜렷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장래에는 소비자가 알아주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동대문구는 이스코의 홍보를 위해 지난 2월 중랑천 체육공원에 시계탑을 세운 뒤 이스코라는 브랜드를 탑 위에 크게 써 붙였다. 지역방송을 통해 광고도 한다. 구민에게 알리는 현수막에는 어김없이 한쪽 구석에 이스코를 적었다. 포스터도 만들어 배포했다. 마을버스와 구청 차량에도 광고를 하고 있다. 구민들은 제품을 만나기 전에 이미 브랜드를 알고 있을 정도다. 은평구의 공동브랜드는 ‘파발로(PAVALO)’다. 구파발의 유래가 된 옛 파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영어식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9개 업체 13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은평구는 내년 10월 구청 별관을 완공하면 파발로 상설전시장을 만들기로 했다. 2004년부터 자치구가 도입한 공동브랜드는 9개구 13개이다. 강동구는 ‘케이디’(KD), 용산구는 ‘가비앙’(GAVIANT), 중랑구는 ‘더조아’(THEZOA) 등이다. 서울시의 공동브랜드는 ‘하이 서울’(HI SEOUL)이다. 각 자치구는 관할구역에 본사를 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브랜드를 만들었다. 지방세를 내는 기업들이 잘 성장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래 취지만큼 홍보가 제대로 안된 게 현실이다. 구민들조차 해당 브랜드를 모른다. 자치구가 브랜드만 만들었지, 애정을 갖고 알리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대문구와 은평구의 노력이 돋보인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동대문 평화시장은 동대문구의 관할구역이 아니어서 중구청에 세금을 낸다.”면서 “하지만 동대문구엔 상업구역이 많다는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구청이 앞장 서서 공동 브랜드를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사회·생활상징(중)

    한·중·일 삼국의 문화를 비교할 때 일본은 날(生)문화, 중국은 불(火)문화, 한국은 비빔밥 문화라 할 수 있다. 일본은 날 것을 주로 먹는다. 대표적인 것이 생선회이다. 소나 돼지처럼 네발 달린 동물을 주로 먹기 시작한 것은 메이지(明治)유신 이후라 한다. 중국 음식은 거의가 높은 온도에 순간적으로 데치거나 튀겨 먹는다. 물론 이는 기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 비빔밥- 조선 3대음식중 하나로 멋·맛 듬뿍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일본처럼 날 것을 먹거나 그렇다고 중국처럼 전적으로 튀겨 먹거나 데쳐 먹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특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 음식은 비빔밥처럼 여러 가지를 섞었을 때 본래의 재료와는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 그래서 한국 문화를 비빔밥 문화라 한다. 이 같은 삼국의 문화 차이는 집과 탑들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일본은 날 것을 주로 먹듯이 집들의 재료도 하나같이 나무를 써 집도 깔끔하고 반듯하다. 그래서 탑도 목탑이 주류를 이룬다. 중국의 전통 집들은 거의가 불로 구운 벽돌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탑도 구운 벽돌로 만든 전탑이 주류를 이룬다. 반면 우리나라 집은 일본이나 중국과는 달리 나무, 돌, 벽돌을 두루 써 탑도 목탑, 석탑, 전탑 등 종류가 다양하다. 우리문화는 한마디로 다양한 문화가 섞인 비빔밥 문화라 할 수 있다. 우리 문화의 특징처럼 비빔밥은 쌀과 달걀, 참기름, 나물, 쇠고기, 김 등 온갖 재료를 넣어 고추장에 비벼 먹는 복합음식이다. 비빔밥의 특징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가격에 비해 영양과 내용물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거기에 특별히 저항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없고 또 저 열량이면서도 맛과 멋의 흥취를 느낄 수가 있어, 기능성 식품 또는 다이어트식품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비빔밥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주비빔밥이다. 전주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의 하나로 꼽힌다. 그 이유는 천혜의 지리적 조건하에서 생산된 질 좋은 농산물의 사용과 거기에 장맛과 깊은 정성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전주비빔밥에 포함되는 자료는 무려 30여 가지에 이르며, 모두 음양오행에 근거를 두고 오색오미의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후기 고추가 들어오면서 우리의 음식문화에 혁명을 가져온다. 강렬하고 매운 맛의 고추장은 김치와 함께 한국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고추와 소스는 여러 나라에서 먹지만 고추장은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음식이다. 정작 고추를 우리나라에 전한 일본도 먹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도 부족해 매운 고추장에 고추를 찍어 먹는다. 맛 중 가장 오래 기억되는 것이 매운맛이라 한다. 그래서 고추장과 김치는 중독성이 강해 한번 맛을 들이면 쉽게 잊지 못한다. 고추장은 강렬한 맛으로 그 자체로도 훌륭한 반찬이 된다. 이를 이용한 비빔밥은 물론 각종 반찬과 국, 찌개, 심지어 떡볶이에 이르기까지 사용범주는 반찬 가지 수 만큼이나 무한하다. ■ 된장 - 식물성 단백질 문화의 정수 김치와 밥처럼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된장이다. 거기에 항암효과까지 있다하여 웰빙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마디로 된장은 식물성 단백질문화의 정수이다. 장맛은 그 집안 음식 맛의 척도다. 그래서 ‘광속에서 인심 나고 장독에서 맛 난다.’,‘장맛 보고 딸 준다.’고 했다.‘동의보감’에 의하면 “장은 모든 어육·채소·버섯의 독을 지우고, 또 열상과 화독을 다스린다.”고 하였다. 된장의 주원료는 콩이다. 우리는 콩으로만 된장을 만드나 일본에서는 콩과 쌀누룩으로 빚는다. 만주어로는 장을 미순이라 하고, 우리는 메주라고 하며 일본에서는 이를 미소라 부른다. 장은 고구려 때부터 있어와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우리의 장은 현해탄을 건너가 일본의 된장, 미소가 된다. 우리가 즐겨먹는 청국장은 삶은 콩을 짚에 감싸서 온돌 방의 뜨끈한 아랫목에 모셔놓고 발효시킨 ‘즉석된장’이다. 볏짚에 붙어 있는 야생 고초균이 번식하여 실 모양의 끈끈한 점물질을 생성하여 일종의 항생물질이 된다. 장기적으로 먹는 저장식품인 된장과는 달리 즉석된장이지만 그 영양가와 항암효과는 대단하다고 하겠다. ■ 김치 - 한국문화 상징 ‘미래의 식품’ 이제 김치를 빼놓고 한국문화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김치하면 한국, 한국인하면 김치라 할 정도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상징이 되었다. 김치는 배추김치를 비롯해 무김치, 오이김치, 해조류 파김치 등 가지 수가 무려 187종이나 된다. 김치의 독특한 맛과 영양학적 가치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많은 국내외의 영향학자들에게 ‘미래의 식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더욱이 조류독감이나 다이어트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빠른 속도로 세계인의 음식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김치는 무, 배추, 오이 등을 소금에 절여서 고춧가루, 마늘, 파, 생강, 젓갈 등의 양념을 버무려 담가놓고 먹는 반찬이다. 김치에 있는 고추를 먹으면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에 의해 몸의 많은 에너지를 사용토록 하여 체지방을 분해시킨다. 고춧가루가 범벅인 김치를 오래 먹으면 자연히 다이어트가 된다. 또한 김치는 담근 직후보다도 완전히 익었을 때 비타민이 가장 많이 함유된다고 한다. 그래서 김치는 채소가 나지 않는 겨울철 비타민 A,B,C 등의 공급원으로, 김치에 첨가된 부재료와 함께 다양한 영양성분을 공급해 주는 한마디로 종합 영양식품이라 할 수 있다. 불고기는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자극적이지도 않으면서 맛이 있어 누구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불고기는 일반적으로 고구려 때 고기구이인 맥적(貊炙)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어 역사가 아주 길다. 고기를 불에 구워 먹는 음식문화는 세계 여러 나라에도 있지만 우리처럼 양념에 저민 고기를 불로 연기를 내며 구워 먹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 삼계탕- 여름철 보양식의 백미 우리나라처럼 음식종류가 다양하고 철에 따라 체질에 따라 달리 먹는 나라도 없다. 여름철의 보양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100일쯤 자라 볏이 돋아 제 빛을 띠어갈 무렵에 영계를 잡아 뱃속에 수삼, 마늘, 대추, 찹쌀 등을 넣어 배를 실로 아물려놓고 푹 끓여 먹는다. 삼계탕에는 허한 기를 보충해주는 인삼, 몸속의 혈액을 보족해주는 보혈(補血)식품인 대추, 양(陽)이 허한 것을 보해주는 보양식품인 닭고기 같은 요소들이 음양조화를 이루면서 서로 궁합을 맞춰 몸에 더 좋다. ■ 냉면 - 담백·고상한 민족적 풍미 삼계탕 못지않게 사랑을 받는 것이 냉면과 자장면이다. 냉면은 겨울철에는 이열치열의 음식으로, 여름철에는 그 자체 시원한 국수 맛으로, 가히 사계절음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국수틀로 뽑은 면발을 펄펄 끓는 물에 넣어 삶아 찬물에 바로 씻어내 국수사리를 만든다. 여기에 육수를 부으면 물냉면, 비벼서 먹게 되면 비빔냉면이 된다. 소고기, 돼지고기, 김치, 배, 파, 마늘, 깨소금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냉면은 뛰어난 맛과 높은 영양가, 고상한 민족적 풍미로 입맛을 돋운다. 국수를 주재료로 한 음식은 이웃 중국이나 일본에도 많지만 냉면처럼 영양가가 복합적이고 담백한 맛을 내는 국수는 많지 않다. 소주와 막걸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술로 대중·서민문화를 상징한다. 소주는 태워서 만든 술이라는 뜻으로 증류방식에 의해 만든 술로서 노주(露酒)·화주(火酒)·한주(汗酒)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는 고려 충렬왕 때 칭기즈칸의 손자 쿠빌라이가 일본 원정을 하기 위해 고려 왔을 때 전해졌다고 한다. 소주는 특히 몽골의 주둔지이던 개성, 전진 기지가 있던 안동, 제주도에서부터 소주 제조법이 발달하였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막걸리는 한국에서 개발된 전통술로 빛깔이 뜨물처럼 희고 탁하며, 도수가 낮으며 탁주(濁酒)·농주(農酒)·재주·회주라고도 한다. 고려 때에는 이화주(梨花酒)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이는 배꽃이 필 무렵 누룩을 만든데서 유래되었다. 막걸리는 술밥에다 누룩을 섞어 빚은 술을 오지그릇 위에 #자 모양의 체다리를 걸치고 체로 막 걸러 만들었다. 막걸리라는 이름은 ‘막걸렀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라 한다. 정종수 국립춘천박물관장 협찬: 삼성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세계 최고층 ‘버즈 두바이’ 설계한 삼성물산 상무 아메드 압둘라자크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세계 최고층 ‘버즈 두바이’ 설계한 삼성물산 상무 아메드 압둘라자크 씨

    인간이 하늘을 향해 벽돌을 쌓으면 얼마만큼 올라갈까. 이집트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사람은 시간을 두려워하고 시간은 피라미드를 두려워한다.’ 4600년 전의 일이다. 고대 이집트인 10만명이 3개월 교대로 20년 동안 돌을 쌓았다. 훗날 역사가들이 헤아려 보니 2.5t에서 10t 무게의 돌이 무려 230만개나 쌓아올려졌다는 것을 알았다. 높이가 오늘날 42층 건물과 비슷한 146m에 이르렀고, 넓이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 축구장 10개 크기였다. 이는 수천년 세월이 흘렀어도 사람의 손으로 빚은 세계 최고이자 최대의 석조 건물로 인정되고 있다. 현대인을 뺨치는 건축공법 등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전 세계인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현대 최첨단 기술과 이슬람건축 접목 시계바늘을 2008년 12월로 돌린다. 중동지역에 피라미드 이후 최고 높이의 건물이 들어선다. 아라비아 반도의 동쪽끝,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새로운 신화가 창조된다. 지상 160층, 높이 700m, 대지 3만 2000평, 연면적 15만평…. 얼핏 계산해도 우리나라 63빌딩보다 무려 3배에 달한다. 세계 최고층이 될 ‘버즈 두바이’(두바이의 탑)의 위용이다. ‘버즈 두바이’는 현재 60층까지의 골조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사흘에 한 층씩 착착 순조롭게 올라가고 있다.1층부터 39층까지는 호텔,40∼108층은 아파트, 그 이상은 사무실과 전망대로 사용된다. 현대 최첨단 기술과 두바이 고유의 사막꽃 ‘블루딕’ 모양의 이슬람건축을 접목, 형상화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마천루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세기의 작품’이자 인간도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물음표를 던져본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지만 두바이는 석유로 돈을 벌여들여 불모지의 사막을 오아시스로 개조하고 있다. 말 그대로 ‘중동의 홍콩’식이다. 이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바로 ‘버즈 두바이’. 금세기 최고의 야심작으로 자부하는 ‘버즈 두바이’는 피라미드, 바벨탑, 사마라의 첨탑 등 끝없이 하늘로 향하는 중동인의 기질을 엿볼 수 있어 흥미를 끈다. 뿐만 아니라 ‘버즈 두바이’가 우리에게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8억 8000만달러에 이르는 공사 수주를 우리나라의 삼성물산이 따냈다는 점이다. 지난 2004년 12월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 30여개국의 내로라하는 건설업체들이 참여한 경쟁에서 승리, 침체에 빠진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마천루가 될 ‘버즈 두바이’를 과연 누가 설계했을까. 중동계 미국인 아메드 압둘라자크(47) 삼성물산 상무가 주인공이다.‘버즈 두바이’ 수주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숨은 주역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상하이의 진마오타워(88층), 우리나라의 타워팰리스 3차(69층) 등을 설계해 초고층계의 세계적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비(非) 미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토목공학회 구조설계부문 초고층학회 회장으로 선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런 그가 어떻게, 무슨 연유로 한국에 왔을까. 지난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삼성물산 초고층팀 사무실에서 만났다. 먼저 한국생활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2년 전 한국에 왔을 때 미국과는 다른 문화적 차이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극복됐다.”고 입을 열었다.“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일부터 언어문제, 생김새, 행동, 커뮤니케이션 등이 그렇다.”고 부연했다.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이며 좀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단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는 제주도이며 풍경이 매우 아름답고 편안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는 비빔밥, 바비큐, 불고기를 예로 든 뒤 고추장, 고춧가루, 매운 김치가 들어간 음식은 아직 소화해내기가 쉽지 않다며 빙그레 웃는다. ●인상 깊은 여행지 ‘제주도´ 좋아하는 음식 ‘비빔밥´ 그의 가족들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부인과 자녀 둘은 한국에 살고 있다. 부인은 잡지사 기자였을 만큼 글솜씨가 뛰어나 한국에 머무는 지난 2년 동안의 경험, 즉 만난 사람과 이웃들, 방문했던 곳 등을 매일 기록하고 있다는 것. 자녀들은 서울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경쟁이 치열해 중압감을 느낀다고 했다. 주말과 휴일에는 아이들과 함께 비원, 한국민속촌,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음악회, 박물관 등을 찾는다고 했다. 서울 외곽을 드라이브할 때도 있고 서울국제학교 학생 부모들과의 모임에도 참석한다. 아메드 상무는 짬을 내 서울대 전임강사 자격으로 대학원생들에게 초고층 건물 설계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학생들은 매우 영리하고 수업을 잘 따라온다. 설계의 개발단계를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도전과제를 자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끔 학생들의 기발한 생각에 놀라기도 한다면서 “다양한 기회와 실전훈련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하면 탁월한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에 오게 된 이유를 묻자 “미국에 있으면서 엘지 강남타워, 엘지 아트센터,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타워팰리스3차와 인천송도타워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낯설지가 않았고 만났던 사람들 또한 느낌이 좋았다.”고 전제했다. 삼성물산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타워팰리스3차 시공 때.“당시 현장에서 한국 건설인력의 엄청난 근면성을 발견했고 또 스스로도 모든 지식을 쏟아부어 지었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아울러 삼성측이 보유한 건축응용 전자기술에 감동했다. 타워팰리스 곳곳에 전자시스템을 설치해 놓고 각종 데이터로 건물의 상태를 파악·진단하는 첨단공법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사람으로 치면 매일 건강검진을 받는 식이다. 이를 계기로 삼성물산 이상대 CEO는 ‘신삼고초려’라고 할 만큼 아메드 상무에게 많은 공을 들였다. 당시 최경렬 건축본부장 등 10여명의 관계자를 시카고에 보냈고, 스카우트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를 거듭 약속했다.“삼성측의 연구 및 설계에 대한 관심, 부서 관리, 전문성, 기술력 등은 매우 인상 깊었다.”면서 설계 아이디어를 시공에 결합시키는 좋은 업무환경이 한국행을 선택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한국의 구조설계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대부분의 건설회사들이 초기 설계나 아이디어 창조에 대해서는 국제 설계 회사에 많이 의존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구조설계 분야는 건축 평면설계, 감리, 시공을 통틀어 세계 건축업계의 핵심분야로 통한다. ●한국의 초고층 기술력·경험이 수주의 힘 그는 한국에 오기 전 마천루의 본고장이자 세계 3대 구조설계회사 중 하나인 미국 시카고의 SOM사에서 17년 동안 근무했다. 또한 1991년부터 2003년까지 일리노이 테크놀로지 인스티튜트 겸임교수로 몸담아 학자로도 명성을 얻었다. ‘버즈 두바이’ 수주역할과 관련,“SOM에서 쌓은 인맥도 도움이 됐지만 뭐니 뭐니 해도 뛰어난 시공 제안서, 삼성이 가지고 있는 초고층 기술력과 경험이 중요했다.”면서 지금 생각해도 정말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구조설계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을 했겠느냐고 하자 “어렸을 때부터 무엇인가 조립하고 만드는 일을 좋아했으며 건축가가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대신했다. 아메드 상무는 어린 시절을 레바논에서 보냈다. 팔레스타인인 부모 아래 1981년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베이루트에서 생활했다.“고교 시절에는 교내 축구선수까지 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지만 미국으로 간 이후에는 멀리하게 됐다.”고 웃는다. 부모는 현재 시카고에 살고 있으며 가끔씩 조국을 찾는다. 친척들 대부분이 베이루트에 살았는데 얼마 전 이스라엘 폭격 이후에는 트리폴리로 이사했다.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입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지요. 또한 가족의 일원이 된 것도 저에겐 큰 행복입니다.” 그는 이제까지 설계했던 작업들을 모아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쉼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뒤를 돌아볼 기회를 갖고 자신처럼 구조설계가의 꿈을 안고 사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고대문명의 발상지인 중동 사막의 후예 아메드.‘버즈 두바이’라는 세기의 작품으로 분명 마천루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아울러 좀더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아라비안나이트’에 새로운 얘기를 덧붙이고 있다.“처음 한국땅에 발을 디뎠을 때 마음먹은 것처럼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건축물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km@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5) 님의 기도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5) 님의 기도

    지난번(34회 글)처럼 인격적 정신보다 자연적 사실의 진리를 더 설파하면, 기도하는 종교적 마음이 생길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부처님’,‘하느님’ 같은 개념은 인격적 개념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한국어의 님은 오로지 존칭적 인격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해님, 달님, 별님처럼 자연적 사물에 대해서도 사용된다. 민간신앙에서 한국인들이 기도하고 귀의하는 일체존재가 다 님이 된다. 님은 한국인의 심리에 거의 무의식적으로 깊이 새겨져 있는 것 같다. 예컨대 주자학은 매우 합리적 도리를 탐구하는 학문인데, 한국주자학은 이런 이지적 탐구의 학문을 넘어 다사로운 기도의 의미를 은연중에 안고 있다. 특히 퇴계유학이 이런 님의 종교성을 풍긴다. 주희가 아주 소극적으로 쓰던 상제(上帝=님)라는 개념을 퇴계는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주리(主理)유학의 거봉 퇴계는 만년에 상제개념을 상징하는 이능자도설(理能自到說=理가 스스로 내림함)을 제창한다. 퇴계의 태극지리(太極之理)는 우주의 추상적 원리보다 오히려 우리의 경배대상이 되는 인격적 상제를 더 짙게 함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는 퇴계의 유학이 자연적 신학사상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퇴계의 유학사상은 한국사상사에서 저 인격적 정신주의의 전통이 가볍지 않음을 생각하게 한다. 퇴계가 어느 유학자보다 더 경(敬)공부를 강조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의 경사상은 초월적 인격과 합일하기 위한 마음의 수의성(隨意性=상제의 뜻을 따름=disposability)과 다름없겠다. 그러나 인격적 정신주의의 철학은 그것이 지닌 고상한 이념에도 불구하고, 은연중에 인간과 신처럼 인격적인 것이 아닌 비인격적 사물들을 늘 주인인 정신이 소유가능한 도구로 여기는 인간중심주의적 생각에서 해방될 수 없다. 인격적 정신주의는 본의 아니게 이 우주를 주인과 손님으로 이분화하고 주인의 소유주의를 정당화하는 철학을 잉태한다. 이번 글은 자연적 사실주의에서도 님의 존재와 종교적 기도의 의미가 우러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한국사상사에서 님의 존재는 인격적 정신의 존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기서 나는 만해스님의 유명한 장편시 ‘님의 침묵’의 몇 구절을 인용하련다.“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님의 존재가 오동 잎, 푸른 하늘, 고요한 하늘의 향기, 작은 시내의 노래 소리 등으로 다양하게 구체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님은 인격적 존재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미학적 모습을 담고 있다. 님은 한국사상에서 사랑하는 존재를 상징한다. 사랑하는 존재가 오직 인격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대체로 사랑이란 말을 감상적, 낭만적 차원에서 사용하기를 즐긴다. 이런 사랑을 ‘낭만적 거짓말’(romantic lie)이라고 프랑스의 20세기 철학자인 지라르가 그의 ‘낭만적 거짓말과 공상적 진실’에서 언급했다. 남녀간의 애욕은 본능에서 자발적으로 우러나는 소유욕의 은유법에 불과하고, 그 애욕에는 경쟁과 질투와 환멸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그런데 인간사회가 그런 애욕을 불멸의 사랑이란 이름으로 애드벌룬처럼 붕 띄우는 ‘낭만적 거짓말’을 지라르는 냉혹하게 분석한다. 만해의 님은 낭만적 애욕의 상징이 아니다. 그 까닭을 다음의 시구들이 말해준다.‘님의 침묵’의 한 절구에서 만해는 ‘달콤하고 맑은 향기를 꿀벌에게 주고 다른 꿀벌에게 주지 않는 이상한 백합꽃이 어데 있어요/자신의 전체를 죽음의 청산에 제사지내고 흐르는 빛으로 밤을 두 조각으로 베히는 반딧불이 어디 있어요/아아 님이여 정(情)에 순사(殉死)하려는 나의 님이시여 걸음을 돌리서요 거기를 가지 마서요 나는 싫어요/(…)’라고 묘사했다. 또 다른 한 절구에서는 ‘님의 얼굴을 어여쁘다고 하는 말은 적당한 말이 아닙니다/어여쁘다는 말은 인간사람의 얼굴에 대한 말이요 님은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가 없을 만치 어여쁜 까닭입니다/(…)’라고 묘사되어 있다. 만해의 시를 이해하기 위하여 잠깐 우회의 길을 가자. 하이데거가 인격적 정신주의와 연관된 존재자학(ontic science)과 자연적 사실주의와 일맥상통하는 존재론(ontology)을 각각 구분하였다.(15회 글) 그가 다시 재래의 서정시(poem=Poesie)와 존재론적 시(ontological poetry=Dichtung)를 역시 구분했다. 서정시는 시인의 자아적 감정에 느껴지는 모든 것을 노래하는 낭만적 시다. 그런데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론적 시는 그런 주관적 자아의 서정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감정이 비워진 무아의 평온한 마음에 비쳐지는 존재의 사실을 그대로 현시한다. 서정시의 주체는 서정시인인 ‘나’(I)인데, 존재가 계시하는 말은 ‘그것’(It=Es)의 말(17회 글)이다. 자아의 주관적 감정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법인 사실의 존재가 삼인칭 단수로 말한다. 존재의 말을 받아 모시는 시인과 철학자를 ‘존재의 목자(牧者)’(shepherd of Being)라고 하이데거가 그의 저서 ‘숲길’에서 언급했고, 또 존재의 시와 존재의 사유는 존재의 진리를 보호하는 ‘존재의 집짓기’에 해당한다고 언명했다.14세기 독일의 신학자 에카르트가 특이하게 신(神)을 ‘그것’(Isness)이나 ‘무’(nothingness),‘존재가 없는 존재’(beingless Being=존재자가 아닌 존재) 등의 개념으로 천명했다(17회 글). 이 에카르트의 신학은 한국에서 통용되는 인격적 하느님의 신학과 아주 다르다. 그의 신은 인격적 절대자가 아니고, 우주의 사실적 존재 자체와 같다. 에카르트가 말한 신의 존재로서의 ‘그것’은 16세기 조선의 서산대사가 부처를 우주적 사실로서 지적한 ‘그것’(渠)과 다르지 않겠다. 에카르트에게 신은 ‘그것’이다. 그가 말한 ‘그것’은 신을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는 우주의 근원적 사실과 힘으로서 텅 빈 무(無)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신에 대한 기도도 인격신에 대한 소유적 갈구가 아니라, 무심하게 마음을 비우는 행위로 이해된다. 그가 ‘명상록’에서 남긴 말이다.“우리는 무심하게 신을 사랑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너의 영혼이 마음의 정신적 활동도 영상이나 표상도 없이 존재하도록 해야 한다. 너의 영혼이 모든 마음에서 벗어나라.” 영혼을 무심지심(無心之心)의 상태로 유지하라는 뜻이겠다. 또 에카르트는 ‘나는 신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신에게 기도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무심하게 마음을 비움으로써 영혼이 우주의 ‘그것’과 합일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 공자가 ‘장자’ 속에서 설파한 심재좌망(心齋坐忘=마음이 재계해서 온갖 것을 잊고 만물과 일체가 됨)의 경지와 다르지 않겠다. 서산대사와 에카르트, 하이데거가 공통으로 언명한 ‘그것’의 의미는 곧 우주의 진리가 인간중심으로 소유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겠다.‘그것’이 곧 우주의 본성으로서의 법성(法性)이고, 그리스도성이고, 천성이고, 양지(良知)고, 불성이다. 존재론적으로 ‘그것’은 우주의 일심(一心)이다.(30회 글) 이 말은 우주가 죽은 추상적 법칙의 세계가 아니라, 무한대의 고갈되지 않는 태허기(太虛氣)를 바탕으로 하여 생멸하는 존재론적 욕망의 표현임을 말한다. 우주가 기(氣)의 욕망이고, 마음도 기(氣)의 욕망이니 우주와 마음이 하나다.(1·16·23회 글) ‘그것’은 일심의 우주가 스스로 지닌 지혜다. 우주의 일체가 다 동기(同氣)로 엮어져 있다. 서로 존재하게끔 동기로 엮어져 있는 우주가 어찌 지혜없이 제멋대로 지리멸렬할까? 만약 그렇다면, 일체 동기하는 일심은 불가능하겠다.‘그것’은 지혜일 뿐만 아니라, 또한 자비이기도 하다. 지혜와 자비(사랑)가 바로 우주의 진리다. 일체 동기가 서로 존재하게끔 천을 짜나가는(34회 글) 지혜는 동시에 일체가 일체에게 복락을 주려는 자비와 같다. 이 우주를 소유론적으로 보면 지옥이 되나, 존재론적으로 보면 우주는 바로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이 자리에서 바로 천국이 된다. 외경으로 취급되는 도마복음(113절)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천국은 언제 오느냐 하고 물었다. 예수님이 가로사되 천국은 오지 않을 것이다. 너희가 그곳을 기다린다면, 여기를 보라든가 저기를 보라든가 하는 식으로 아무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나라가 이 지상에 이미 퍼져 있으나, 아무도 그것을 보지 않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인간이 나중심이나 인간중심을 버리지 않는 한에서 인간은 소유욕의 차원을 뛰어넘을 수 없다. 인간이 소유주의를 초탈할 때에, 인간은 우주의 ‘그것’(지혜와 자비)과 하나가 된다. 존재론적 기도는 소유론적 기도처럼 나중심의 소유적 갈구가 아니라, 무심한 마음이 우주적 지혜와 자비와 하나가 되기를 욕망하는 것과 같다. 기도는 나중심과 인간중심을 해체시킨다. ‘님의 침묵’은 불승이자 망국의 정한(情恨)을 지닌 시인이 조국의 산하와 역사를 님으로 모시면서 그 님과 하나가 되기를 갈망하는 존재론적 기도의 노래다.‘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이다’로 시작하는 님의 노래는 끝에 가서 ‘네네 가요 지금 곧 가요’로 대미를 장식한다. 일제강점기에 조국의 역사와 산하대지가 다 훼손되는 현실에서 만해는 한국인의 님이 떠난 부재를 보았고 그 슬픔을 탄식했다. 그러나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그는 돌아오려는 님을 마중하러 급히 떠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글로 장편시의 막을 내린다. 님과의 이별과 그 님을 간절히 기다리는 사이에 그는 님과 하나가 되어지게 해달라는 기도를 올린다. 우리는 기도하자. 기도하되 나의 소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공동 존재의 복락을 위하여 님에게 기도하자. 그 님은 바깥에 있는 초월적 존재자가 아니고, 바로 사심을 버린 우리 마음이다. 그 님은 우주적 지혜와 자비로 변한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만해가 찾던 님은 바깥에 있지 않고 우리 안에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명소 출입금지?

    “명소로 지정을 하면 뭐해 절반이 ‘그림의 떡’인데….” 충남 계룡시의 8개 명소 가운데 수용추, 암용추, 신도안 주초석, 통일탑 4개가 군사보호구역인 계룡대 안에 있어 시민들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29일 계룡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들과 함께 계룡산 천황봉과 향적산 국사봉, 금암동 천마산, 사계 김장생 고택인 은농재를 명소로 지정했다. 수용추와 암용추는 폭포가 있는 계룡산 속의 연못으로 용 한쌍이 도를 닦아 승천했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신도안 주초석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신도안을 도읍지로 정하고 1년여간 대궐건립 공사를 벌였던 흔적이 남아 있어 의미가 크지만 접근이 어렵다. 계룡시는 2003년 논산시에서 분리돼 특례시로 승격됐으나 3군본부가 있는 계룡대를 중심으로 시 전체 면적의 절반 가까이가 군사보호구역이다. 시 관계자는 “군사보호구역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조그만 시여서 홍보차원에서 명소로 지정했다.”면서 “이들 군사보호구역내 4개 명소를 묶어 주당 1∼2회쯤 ‘안보견학지’로 개방하는 방안을 계룡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부동산·고유가로 경기하강 현실화 되면…

    부동산·고유가로 경기하강 현실화 되면…

    세계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미국의 주택경기가 빠르게 둔화되면서 경기침체 신호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민간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높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기패턴은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을까. 경제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기는 동조화돼 있고, 그 가운데 중국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경기침체의 위기가 올 때 미국은 시장의 자율 기능에 의해 회복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경기대응 능력이 크게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미국이 같은 점은 경제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의 경기 상황은 중국의 경기 상황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수년간 중국발(發) 인플레이션에서 자유로웠다는 점을 예로 든다. 최근까지만 해도 중국은 디플레를 걱정했을 정도로 물가가 안정됐었다. 중국의 저가품 수출은 세계경제의 인플레를 유발할 요인이 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이 덕분에 한동안 저금리 구조를 지속할 수 있었다. 미국의 정책금리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1∼2%대를 유지했고, 우리나라도 2001년부터 올초까지만 해도 3%대였다. 저금리 구조가 집값 상승(부동산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도 우리나라와 미국은 비슷했다. 우리나라는 저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부동산값(자산가격 상승)을 올렸다. 강남 등 일부 지역은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했다. 미국 역시 저금리 덕분에 주택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주택가격이 서부와 동부쪽의 도시를 중심으로 대폭 상승했다. 그러나 근년 들어 중국이 과열경기 억제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인플레를 우려한 우리나라와 미국은 다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미국은 2004년 6월부터 지금까지 17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연 5.25%까지 끌어올렸다. 우리나라도 콜금리를 지난해 10월 3.25%에서 올리기 시작한 이후 지난달에는 4.5%까지 올렸다. 중국발 인플레 우려 여부에 따라 경기를 운영해온 방식이 비슷했다. ●한국과 미국이 다른 점 하지만 현안이 되고 있는 경기하강 우려에 대한 시각과 대처 방식은 전혀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반기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는 건설경기 침체와 투자 부진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값이 떨어지더라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이자비용 부담을 제외하면 큰 어려움은 없다. 미국처럼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쓰는 예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가처분소득 범위 내에서 소비를 해왔기 때문에 부동산값 하락이 급격한 소비 위축으로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부동산값 하락이 심각한 위기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미국은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쓰는 가구들이 대부분이어서 집값 급락은 자산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소비 위축은 물론 투자 및 고용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대응 능력 경제전문가들은 경기 하강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됐을 때 미국과 우리나라와의 차이는 대응 능력 여부라고 말한다. 미국은 대응 능력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대응 수단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금융통화위원회의 한 위원은 “과거에는 경기 상황이 안 좋을 때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대응이 분명했었다.”면서 “지금은 누가 총괄하는지조차 알수 없고, 설령 경기가 좋지 않아 이를 진작하려고 해도 각종 집행 수단이 코드정책에 묶여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부동산 세제, 수도권 공장 증설 등은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단단히 묶어 놓았기 때문에 정책적 수단으로서의 기능이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정부보다는 시장의 자율조정 기능이 원활하기 때문에 위기관리가 쉽다고 말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큰 틀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정해주면 시장의 각 주체들은 각자의 방식에 따라 생존전략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경제 규모가 작은 국가일수록 정부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부 정책의 신뢰도가 떨어져 있는 데다 지휘탑도 명확하지 않고, 정책적 수단도 없어 대응 능력이 사실상 마비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Book Review ] ‘신음하는 지구’ 희망은 없는가

    태평양의 아름다운 환초섬 투발루. 지금 이 시간에도 이 섬은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해수면 상승률은 1년에 몇㎜ 정도였지만, 이제 가속이 붙어 섬의 생명을 앗아갈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에서는 주민들을 ‘노아의 방주’에 태워 뉴질랜드로 대피시킬 계획까지 짜놨다. 지구온난화의 최전선에서 위협받는 건 알래스카도 마찬가지. 일년 내내 얼어붙어 있어야 할 땅이 녹아버리면서 집과 도로 곳곳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나 북극곰 등 오랜 친구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슬퍼하면서도 석유를 얻기 위해 북극 야생동물보호구역을 개발해야 한다고 외친다. 이 ‘지속불가능한’ 개발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마크 라이너스 지음, 이한중 옮김, 돌베개 펴냄)은 투발루에서 알래스카까지 지구온난화의 최전선을 누비며 쓴 책이다. 피지 출신의 환경운동가인 저자는 3년 동안 투발루의 어민, 알래스카 에스키모, 미국의 허리케인 헌터, 그리고 수많은 과학자들을 만났다. 책은 기후과학이 밝혀낸 다양한 재앙의 징후들을 보여준다. 페루의 웅장한 열대 산악빙하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 페루와 인근의 남미 국가들은 이로 인해 심각한 물부족 사태가 우려된다. 강수량이 적은 이 지역의 물순환과 생태계는 전적으로 안데스 산맥이라는 자연의 급수탑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의 빙하에 의존하고 있는 인도나 톈산산맥의 빙하에 의존하는 중앙아시아 건조지역 국가들도 물부족은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다. 열대성 폭풍이나 태풍, 허리케인은 지구온난화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대서양 연안 국가들의 분류체계에 따르면 허리케인은 처음에 열대성 저기압으로 시작됐다가 세력이 강해지면 ‘열대성 폭풍’이 되고 풍속이 시속 120㎞에 이르면 비로소 ‘허리케인’이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같은 폭풍이지만 태평양 서부에서는 ‘태풍’으로, 인도양에서는 ‘사이클론’으로 불린다. 책은 미국 프린스턴에 있는 지구물리유체역학연구소의 기후 시뮬레이션 연구를 소개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이산화탄소의 비중이 높은 기후에서는 폭풍의 강도가 5∼10%까지 더 세진다. 또한 폭풍으로 인한 피해는 풍속이 높아짐에 따라 거듭제곱으로 늘어난다. 저자는 지구가 이전에도 지구온난화 때문에 참화를 겪은 적이 있음을 상기시키며 지구의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2억년 전 페름기 말 다양한 동식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지구는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 화산 폭발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간 데 따른 재앙이었다. 이후 10만년 동안 하늘에서는 매일같이 검붉은 산성비가 내렸고 바다는 지독한 메탄가스를 내뿜었다. 저자는 이런 지옥의 묵시록 같은 암울한 이야기를 전하는 한편 “아직도 희망은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책의 마지막 장은 2000년 헤이그 회담과 2001년의 본 회담을 중심으로 교토의정서가 거의 휴지조각으로 폐기되기 직전까지 갔다가 구사일생으로 되살아난 과정을 다룬다. 미국과 ‘우산그룹’(호주·캐나다·일본 등 미국의 반환경 정책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그룹), 석유자본의 치열한 로비가 교토의정서를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초라하게 만들어버린 내력을 살피며 강자의 논리에 휘둘리는 국제 현실을 고발한다. 미국은 여전히 교토의정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하고, 호주는 투발루인들보다 30배나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호주는 ‘환경난민’들이 자국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수용소를 지어달라는 몰상식한 요구까지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투발루는 전기를 일으키는 데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등 ‘탄소중립적(carbon-neutral)’ 경제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면서 파손된 도로, 해수면 상승으로 밑동이 파헤쳐진 나무, 초목지대까지 집어삼키고 있는 중국의 사막화…. 이런 풍경은 이제 더이상 낯설지 않다. 이 책은 이같은 지구온난화의 최전선을 추적 소개, 그것을 우리의 구체적인 고통과 슬픔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자원봉사 지원시스템

    [세이프 코리아] 자원봉사 지원시스템

    “어렵사리 자원봉사단을 꾸렸지만 어디에 보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수해복구가 한창이던 지난달 중순. 한국의사협회는 의사와 간호사 등 100여명으로 10개팀의 의료 자원봉사단을 꾸렸다. 하지만 출발하기 직전,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생겼다. 의료봉사단이 가려고 했던 상당수 지역에는 이미 다른 봉사단이 활동하고 있었다. 재난 관련 자원봉사 단체에 자원봉사가 필요한 지역이 어디인지 문의했지만 소용없었다. 피해 규모와 자원봉사의 수요를 바탕으로 한 재난안전 자원봉사 지원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뒤늦게 봉사단이 나갔지만 가장 의료지원 인력이 필요한 시기는 놓친 뒤였다. ●시스템 봉사 절실한 때 강원도의 집중호우 현장. 이곳의 주역은 생업을 포기하고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이 있었기에 주민들은 큰 고통을 줄일 수 있었다. 고통 받는 이웃들을 위해 음지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착한 사마리아인’이다. 그렇지만 재난안전 자원봉사 지원시스템은 여전히 미비해 효율적인 봉사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원봉사자 사전 교육과 민간 네트워크에 대한 정부의 지원 부족도 개선 과제로 손꼽힌다. 재난안전 자원봉사 지원시스템이란 각 지역의 피해 규모를 바탕으로 얼마 만큼의 자원봉사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지를 산출하는 체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형 재난은 피해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시스템 부재로 자원봉사가 피해 정도가 아니라 언론 노출 빈도를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에 따르면 올해 수해 복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30만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강원도 평창군에만 7만여명이 몰렸다. 인제군에도 1만명 이상 모여들었다. 두 지역은 물론 피해 규모가 컸다. 하지만 수해가 전국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다.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 오현 조직팀장은 “각 단체들이 수해 정보를 언론에만 기대다 보니 특정 지역은 봉사자들의 일손이 남아도는 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시스템 부재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자원봉사 시점도 늦어진다. 대부분 재해대응이 끝날 때쯤 이뤄진다. 수요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 관점의 지원체계가 없는 탓이다. 초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 복구 기간과 피해복구 예산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시스템이 미비한 상황에서는 재해복구비도 그만큼 많이 책정된다. 지원이 늦어지게 되고, 복구가 늦어지면서 또다시 피해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시민 참여가 원칙돼야 재난안전 자원봉사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재난 관련 정보를 종합 관리하는 국가재난관리정보통신 시스템(NDMS)이 먼저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가 NDMS 정보 입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부실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NDMS가 민관 합동으로 운영되고, 재난안전 자원봉사 지원에 필요한 기초 정보로 활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연세대 공학대학원 방재안전관리전공 이태식 지도교수는 “이장 등 지역 자원봉사 리더가 참여해 NDMS의 필수 정보가 되는 핵심 응급복구 시설 목록을 재해대응지도 형식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후 재해 피해 정보를 자원봉사자가 직접 입력하고, 이 정보가 전국적인 자원봉사 수요와 공급 균형을 맞추는 자료로 활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굴착기나 덤프트럭 등 자원봉사에 필요한 자원을 사전에 조사·확보하는 것을 비롯해 ▲자원봉사단체와 시·군·구의 1촌 맺기 ▲자원봉사 보상 마일리지 ▲이동형 통신송수신기 등 재해경감·예방을 위한 안내시스템 등도 자원봉사 지원 시스템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꼽히고 있다. 이 교수는 “재난 관리는 다양한 조직이 연계·통합되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관료제적 위계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기업, 연구기관 등이 각자 기능과 임무를 조정하고 중재할 수 있는 재해관리 통합구호조직체계가 확보되어야 재난안전 자원봉사 지원 시스템이 완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재난안전 네트워크 기관·단체 15곳 참여 활동 출범 2년째 ‘걸음마’ 단계 재난안전 자원봉사 지원시스템은 미비하지만, 그 필요성은 정부나 민간부문 모두 일찍부터 절감하고 있었다. 이런 인식에 따라 2004년 만들어진 것이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www.kdsn.or.kr)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는 하지만 재난·재해가 일어났을 때 복구와 지원에 참여하는 기관·단체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조정·협력이 이뤄지도록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단체는 15개에 이른다.▲대한적십자사와 ▲새마을운동중앙회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대한민국의용소방대연합회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한국구조연합회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한국자원봉사협의회 ▲해병대전우회중앙회 등 10개 기관·단체가 정회원으로 참여한다. 또 ▲소방방재청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연세대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 ▲한국산업안전공단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등 5개 기관·단체는 협력회원으로 힘을 함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한완상 총재를 상임대표로 정회원인 10개 기관·단체의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네트워크는 지난달 수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종합상황실을 꾸리고 ‘자원봉사 사령탑’으로 역할을 수행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범국민 안전기원 걷기대회, 지난 1일에는 여름철 물놀이 사고예방 캠페인도 펼쳤다.9월과 11월에는 각각 재난안전 시민포럼과 안전한국 한마당 행사를 갖는다. 재난안전관리를 위한 협력 회의와 함께 합동 훈련·교육도 한다. 아직은 참여 기관·단체의 활동을 집계는 하지만 역할 조정은 미흡하다. 국가의 예산지원도 별로 없다. 사무국도 참여 기관·단체가 추렴해서 운영한다.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 관계자는 “최소한 종합상황실을 운영할 수 있을 만큼은 정부 예산이 지원됐으면 좋겠다.”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좀 더 원활히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특수법인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자원봉사자 실태 2002년 9월, 경남 김해의 수해 현장에 부산의 종교단체가 나흘 동안 80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보냈다. 그러나 이들은 장화나 장갑 등 수해 현장의 기본 장비조차 갖추지 않았다. 이들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전염병 예방접종을 해달라.”고 상황실에 요구하는 바람에 도리어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각종 재난재해 현장은 정상적인 상황일 수 없다. 따라서 사전 안전교육과 자원봉사 교육은 상식에 속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재해지역 자원봉사의 실태는 이런 상식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2003년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의 적십자봉사원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는 사전 교육도 받지 못하고 준비도 없이 재해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전교육이 없는 원인은 자원봉사 활동 자체가 무계획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무계획적 자원봉사는 최악의 경우 통제 불능 상태로 이어진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도움이 무엇인지 상관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는 ‘과시형’ 봉사 활동에 그치곤 한다. 반면 미국 등 자원봉사 선진국에서는 교육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미국적십자사는 대형재해에 따른 ▲구호요령 ▲구호사업 ▲급식 ▲구호품 관리 등 모두 73개 강좌를 운영한다. 기간도 최대 4일까지 이뤄진다. 미국적십자사의 교육으로 전문봉사자가 되는 인원은 해마다 2000명이 넘는다. 적십자사 소속이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다. 자원봉사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교육에 참여한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성기환 재난구호팀장은 “재해구호교육을 이수하면 일정 시간 민방위 교육을 면제해 주는 등의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을 이수 정도에 따라 현장 활동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자원봉사자 비상연락망 확충 등의 국가 차원의 사전 준비체계를 갖추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광장] 기업을 자유롭게 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기업을 자유롭게 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제단체에 이어 노동계 탐방에 나선다. 경제계에 대해서는 ‘가려운 곳을 긁어줄 테니 쌈짓돈을 풀라.’는 주문이고, 노동계에 대해서는 ‘대신 때려줄 테니 주먹질을 삼가 달라.’는 식이 될 것 같다. 당·정·청 엇박자니 뒷말도 많지만 그래도 손을 맞잡고 사진도 찍고 머리를 맞대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김 의장과 접근방식은 다르지만 권오규 경제부총리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획기적인 기업환경개선책을 내놓겠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기업에 대해 ‘요람부터 무덤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현장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보고서에 담으라고 닦달하는 모양이다. 이쯤 되면 기업인들로서는 반색할 만도 하건만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 여당 대표나 경제사령탑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하던 통과의례로 치부하는 듯하다. 왜 그럴까. 재계가 기다렸다는 듯이 김 의장에게 시시콜콜한 민원까지 모두 쏟아내자 노동계나 시민단체 등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손가락질이다. 김 의장에게는 ‘친기업’과 ‘기업 지상주의’조차 분간하지 못한다며 돌팔매질이다. 재계 역시 김 의장의 실력으로 저런 ‘막가파’들을 제압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앞으로 김 의장의 탐방보고서와 권 부총리의 TF팀 보고서가 어느 정도 접점을 찾느냐에 따라 평가와 기대치는 달라지겠지만 갈수록 동력이 떨어지는 듯하다. 김의장이나 권 부총리가 겨냥하고 있듯이 경기 활성화든 일자리 창출이든 해답은 기업의 투자 확대밖에 없다. 하지만 그 방법론은 손을 맞잡거나 직원들을 들들 볶지 않더라도 캐비닛만 열어보면 수북이 쌓여 있다.‘이런 규제를 완화해주면 어떤 업종에 얼마를 신규 투자할 수 있다.’는 제안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방치돼 있을 것이다. 기업에 대한 요구도 민주노총이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 요청하면 팩시밀리가 고장날 정도로 들이댈 것이다. 진단은 모두 나와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선택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사령탑이 바뀔 때마다 찾아와 ‘이런 것이 있었습니까.’하면 속으로 ‘어디 있다가 오셨습니까.’하고 반문할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가 수출과 내수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양극화돼 흐름이 단절된 1차적인 원인은 낙후된 서비스부문에 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체에서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경쟁력을 뒷받침해줄 만큼 하부 연관산업의 서비스경쟁력이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낙후된 서비스부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대규모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 철폐가 선행조건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런 맥락에서 규제 완화를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지금처럼 기업의 손과 발을 묶어둔 상태에서 규제완화 해법을 찾아봐야 백약이 무효다. 규제를 풀어선 안 될 이유만 보고서를 빼곡히 채울 것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왜 안 되느냐.’는 역발상에서 출발해 재임 4년만에 114개 외국첨단기업을 유치했다. 관(官)이 치(治)한다는 망상은 폐기돼야 한다. 앞으로는 민간에 제공한 서비스의 질과 양으로 공무원의 존재 가치도 평가돼야 한다. 기업은 세계를 향해 뛰는데 과거 산업화시대의 낡은 동아줄로 옭매려 해선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통큰 결단’이 필요한 때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아줌마 부대’가 조합원에 매일 10만원씩 뿌려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 재개발구역 주민들은 뜬금없이 10만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 자신을 ‘OS요원’이라고 소개한 40대 여성들은 “재개발시공사에 I건설이 선정되도록 조합원 투표 때 도와달라.”며 돈 봉투를 건넸다. 협조하겠다고 답한 주민들은 그날 이후 매일 10만원씩 뒷돈을 챙길 수 있었다.●아줌마 60명 한조 활동… 부패 연결고리 속칭 OS요원이란 대형 건설업체들에 고용돼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활동하는 ‘바람잡이’들이다.OS는 아웃소싱을 의미한다. 통상 60명 정도가 한 팀을 이뤄 금품을 살포하는 핵심조와 온갖 입소문을 내며 바람을 잡는 외곽조로 나눠 활동한다. 시공사 선정과정에 주부들의 입김이 강하다는 점에서 주부들로 주로 구성된다. 이번에 적발된 G컨설팅사는 재건축시장에서는 유명한 ‘아줌마부대’로 여러 기업들에 고용돼 지방 원정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I건설로부터 식비, 일당 등 하루에 20만원 내외를 받고 한 달간 뿌린 돈은 3억여원. 총공사비로 990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을 따낸 I건설이 공식적으로 사용한 홍보비용은 22억여원. 돈을 받은 주민들은 ‘공돈’을 받았다고 좋아했지만 이 비용은 고스란히 조합원 부담금으로 되돌아왔다.●조합장·고문변호사 110억 챙겨 재건축 현장은 비리로 얽힌 복마전이었고 재건축 분양가는 ‘뇌물탑’이었다.D주택개발조합의 조합장 유모씨와 김모 고문변호사는 600억원대의 상가를 270억원에 파는 대가로 Y종합건설로부터 무려 110억원을 챙겼다.U재개발조합장인 서울시 의원 한모씨는 철거공사비를 늘려주고 업체로부터 1억 2000만원을 받았다.서울 양천구 도시계획위원인 S대학 교수 김모씨는 I건설 이사로부터 건축심의를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고급승용차 등을 받았으며 부천지역 한 브로커는 공무원에게 로비를 해달라는 명목으로 아파트 재건축조합장으로부터 1억 600만원을 받아 적발됐다. 지난 5월 재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시공사와 조합간의 유착을 막고자 사업시행 인가 후에 시공사를 선정토록 했다. 하지만 우위를 점하려는 시공사들은 조합이 만들어지기 전인 추진위 단계부터 금품로비를 벌이는 등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초대석] 이위준 부산 연제구청장

    [초대석] 이위준 부산 연제구청장

    “연제구를 반드시 풍요롭고 희망찬 도시로 만들겠습니다.”이위준(62) 부산 연제구청장은 2일 “동장으로 일했던 행정경험과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22만여 구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연제구의 구정목표는 ‘힘찬 도약, 밝은 미래, 행복도시 연제’이다. 이를 위한 4대 실천방안으로는 ▲미래 지향적인 으뜸도시 건설 ▲만족하는 자치행정 ▲특색있는 지역 문화·예술 육성 ▲나누며 도움주는 생활복지 실현 등을 설정했다. 이 구청장은 “도시규모와 경제력이 크다고 해서 세계적인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작은 도시라도 환경·복지 등 주민들이 만족하는 도시를 만들자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에 역점을 두고 구정을 펼쳐갈 계획이다. 으뜸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낙후된 지역에 대한 재개발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연제구에서는 거제2동 등 14곳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면서 “이 가운데 적어도 2곳 이상은 임기내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인 체육 및 문화센터 건립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가급적 임기내 건립할 방침이며 현재 조선견직 자리 등 4곳에 대한 부지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또한 일반상업지역을 확대해 지역발전을 유도하고 재래시장과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도시건설도 이 구청장의 목표 가운데 하나다. 그는 “항상 푸른 숲과 꽃이 가득한 아름다운 구를 만들기 위해 중앙로 등 19곳에 꽃길을 조성하고 연산로터리에는 꽃탑을 설치할 계획”이라며 “연산동 배산 주변에 대한 공원화 사업과 부산의 대표적 생태하천으로 자리잡은 온천천을 자연친화적 시민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공약과 관련, 이 구청장은 “공약은 구민들과의 약속인 만큼 5개 분야 50개 사업에 대해서는 임기내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챙겨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부산 동아대 출신으로 연제구에서 동장과 연제구의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노조 불법쟁의 손배訴 사례와 인정범위

    노조 불법쟁의 손배訴 사례와 인정범위

    포스코는 지난달 21일까지 8일 동안 포항 본사를 점거농성했던 포항지역건설노조 및 노조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손배 청구액은 재물손괴 등 직접적인 피해액만 산정해도 대략 18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이를 계기로 노조나 노조원들의 불법적인 쟁의행위로 인한 배상책임의 인정범위와 사례, 의미 등을 짚어본다. ●포스코 손배 청구액 18억원 될 듯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단체교섭이나 쟁의로 인한 손해에 대해 사용자가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가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이번의 쟁의행위가 불법적이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법당국이 현재 노조원 58명을 무더기로 구속, 수사하고 있는 등 불법성이 충분히 인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노조의 정당한 쟁의에 대해서는 민사책임을 면제해주고 있지만 불법쟁의로 인한 책임은 철저히 묻고 있다. 특히 노조와 함께 노조원 개개인에 대한 책임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993년의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91년 6월 발생한 불법쟁의에 가담한 대구의 한 병원노조 간부들에게 500만원의 공동 손해배상 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불법 쟁위행의를 주도한 조합의 간부들 개인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로 인한 배상액의 범위는 불법 쟁의행위와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는 모든 손해로 했다. 서울고법은 지난 2004년 판결에서 서울시지하철공사 노조와 노조간부 68명에게 “노조는 물론, 간부들도 개인자격으로 연대해 4억 7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불법 쟁의행위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25일에도 철도노조의 2003년 불법파업에 대해 40%의 손해배상 판결을 확정했다. 법원의 확정 판결이 이어지면서 불법 노사분규와 관련, 노조 또는 노조원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가 지난 2004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2004년에는 7개사가 67억 22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데 비해 2005년에는 16개사가 187억 2500만원을 청구한 상태다. 특히 노조위원장 등 개인을 상대로 186억 4000만원을 손배 청구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울산건설플랜트노조와 이번 포항지역건설노조 등 사례처럼 특정 분규사업장이 장기간 불법 점거되는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판결은 법적근거 불과” SK㈜ 울산컴플랙스는 현재 울산건설플랜트노조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울산건설플랜트노조는 이번 포항지역건설노조원들과 유사한 이유로 지난해 3월17일부터 5월27일까지 SK정유탑 등을 점거하며 71일간 농성을 벌였다. 이에 회사측은 정유탑 점거자 3명에게 2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노조간부 3명과 집행부 4명에게는 22억여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는 “당사자들의 경제적 능력으로 볼 때 실제 배상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법적 책임을 묻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하다.”고 말했다.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에도 불구하고 실제 집행까지는 어려움이 많다. 노조원 대부분이 배상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도 실제로 배상을 받은 사례를 찾지 못했다. 가압류 조치가 전부였다. 가압류 신청은 14개사 30억 1100만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형 사업장 노조의 경우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노동조합비를 압류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확정판결을 받을 때쯤이면 노사관계가 원만하게 변해 회사측은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노조를 상대로 24억 4000만원의 손해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철도공사 관계자도 “판결은 법적 근거에 불과하다.”면서 “가압류 문제 등을 노조와 다시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동교육원 원창희 박사는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이 노사양측의 협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위해서도 법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하루빨리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구·박경호기자 yidonggu@seoul.co.kr ■ 손배訴 보는 노사 입장 법조계 일각에서는 노조 또는 노조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법원이 확정하는 추세에 반발하고 있다. 엄격히 규정돼야 할 파업권 등 노동기본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재야 법조계의 상당수 변호사들은 법원이 무분별하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주고 있어 파업권 등 노조원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권두섭 변호사는 “손해배상 판결이 원래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는데 회사측이 판결 자체를 노조활동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내고도 실제로 집행하지 않고 노조원의 재산을 가압류 상태로 묶어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정길오 한국노총 선전본부장은 “90년대 후반부터 불법쟁의에 대해 형사소송 이외에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면서 “쟁의행위의 원인과 배경을 같이 고려해야 하는데 단순히 노조의 불법성만 강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문숙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일용직 노동자들인 포항지역건설노조원에게 배상능력이 있겠느냐.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노조를 압박하려는 것이다.”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사용자측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입장은 다르다.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민사,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이 법치주의 국가에서 너무나 당연한데 유독 노사관계 분야에서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노조와의 막판협상 단계에서 당장의 손실 때문에 기업이나 정부가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협상조건에 동의해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경총 관계자는 “합법적인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 노조, 정부 모두가 법과 원칙을 엄격히 지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회적 지지 이끌어내는 노동운동으로 변화하라 노동조합은 법으로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는 조직이다. 노조활동에 회사측이 개입하려 하거나, 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처벌받도록 돼 있다. 또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파업을 하더라도 노동조합은 파업피해를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 법은 전적으로 노동조합 편이다. 노사 간 힘의 균형을 위해 국가가 법이라는 수단을 통해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노사관계의 법치는 오히려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매우 불편한 환경변화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노동조합에 이는 최상의 활동조건이다. 미국과 일본의 노조가 한가한 이유 중에 하나는 노동자들의 개별소송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법제도를 통한 갈등조정이 단체행동을 대체해 가는 추세인 것이다. 유럽의 노동조합들이 매우 강력한 교섭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음에도 노사관계가 안정돼 있는 이유는 노사가 모두 법과 제도의 테두리 내에서 행동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 이해다툼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우리 노사관계가 아직 선진화되지 못한 하나의 증거는 법치가 확립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정해진 법과 원칙이 노동계에 매우 불리한 때가 있었다. 한때 법과 원칙이 공안적 대처를 의미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법과 제도는 정비되었고 이제 활용하기에 따라 노동운동의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 왜 재계와 정부만의 바람이어야 하는가를 노동계는 잘 따져 보아야 한다.OECD국가 중 유일하게 많은 구속자와 손배·가압류가 매년 발생하지만 우리 노사관계는 아직도 불법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포항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포스코 본사건물 점거농성 사건은 불법을 불사하고 힘의 논리로 요구를 관철하려고 하는 행동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잘 보여 준다.1500명이 넘는 결코 젊지도 않은 노동자들이 10여일씩 좁은 건물 내에서 농성할 때는 무엇인가 절박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보도는 이들이 왜 분노하고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침묵했다. 절차와 방식 면에서 불법과 폭력이 수반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법적인 여러 구제수단을 갖고 있는 노동조합이 절차와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할 때 이를 지지하고 변호할 사람은 많지 않다. 불법과 폭력이 수반되는 집단행동에 대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관용하려 하지 않는다.1987년 이후 국민들은 그런 행동에 너무나 지쳐 있다. 짜증내고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을 상대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노동운동은 이제 좀 낯설고 익숙하지 않더라도 정책역량과 사회적 지지를 동원해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그리고 여러 법·제도적인 보호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에 “논리의 힘”을 믿지 않고 “힘의 논리”에 계속 매달려 있을 때 그 조직은 발전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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