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정책 「자유화」로 본격 선회/외환제도 개혁안 의미·내용
◎대외지급 제한항목 백9개중 48개 해제/해외광고비 등 현지차입 은행 인증으로
외환제도개혁안은 우리경제의 국제화를 위해 필요한 광범위한 자유화조치들을 담고 있다.지금까지의 외환정책은 일단 국내로 들어온 외환을 해외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데 역점을 두었다.개인의 외환소지를 금하고 모두 중앙은행으로 모아 운용했다(외환집중제).한푼이라도 외환이 아쉽던 시절의 정책이었다.
그러나 경제발전으로 외환이 풍족해지고 경상 및 자본 등 각종 대외거래가 빈번해지며 까다로운 규제는 민간의 대내외경제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이에 발맞춰 외환정책의 방향이 규제에서 자유화로 크게 선회하는 셈이다.
외환제도는 외환관리법과 관련규정으로 돼있는데 이번에는 법개정없이 손질할 수 있는 외환관리규정을 자유화라는 새 잣대에 맞춰 전면 개편하는 것이다.재무부는 올 하반기중 외환관리법의 5년내 폐지를 목표로 자유화에 부합되도록 현행 법체계를 대폭 손질할 계획이다.
외환규제는 규제의 강도에 따라 네가티브 리스트(제한항목)와 자유화항목으로 구분된다.네가티브 리스트는 다시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금지되는 한은허가 사항과 일정한 요건과 서류를 갖출 경우 허용되는 은행인증사항으로 구분된다.이같은 제한들이 크게 줄어듦으로써 수출입거래와 이전거래 등 경상거래의 자유화 폭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넓어진다.
지난 2월말에 시행된 1단계 외환규제완화는 주로 기업에 관한 것이었다.반면 이번 2단계 조치는 국민의 편의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2단계 자유화 조치의 내용을 요약한다.
▷외환집중제 완화◁
▲개인이 소지할 목적으로 원화를 가지고 외화를 매입하는 것을 허용한다.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해 매입한도는 최근 3개월간 외국환매각실적의 범위에서 1인당 하루 5만달러로 제한했다.▲국내 정유사와 외항운송업자·원양어업자간의 연료공급계약,석유수입업자와 국내 거주자간의 석유매매계약 등 7건의 거래에 대해 외화결제를 허용한다.
▷경상거래 자유화◁
▲대외지급 제한항목(네가티브 리스트)1백9개중 기업과 국민의 일상적인 대외거래관련 지급으로 건당 지급액이 소액인 48개가 자유화된다.외자도입법에 의한 기술도입 계약대가,상업서류 송달업체의 외국 송달업체에 대한 지급,정보·전기통신관련 용역대가,제조 및 수리관련 용역대가,시장조사관련 용역대가 등의 지급에 관한 것이 31건,학술조사용 또는 연구용 외국정기간행물·도서·필름의 구입대금,저작권·번역권·도서출판권대가,공업소유권·저작권 등의 외국등록비용,해외연구논문·창작작품발표경비 등의 지급에 관한 것이 17건이다.▲외항운송업자·원양어업자의 운임·보험료,2만달러를 초과하는 국외인사초청경비,수출입관련이외의 중개·알선 수수료 등 13건은 한은 허가없이 은행인증만으로 대외지급이 가능해진다.▲탐정·경호·경비 용역대가,전기·통신관련 용역대가 등 12건의 대외지급이 완전자유화된다.▲영화상영권과 연예관련 TV방영권대가,라디오·TV중계관련 용역대가,국제박람회·상품전시회 참가비용,해외자원 조사 및 탐사비,거주자의 외국기관에서의 연구·개발경비 등의 지급은 주무부장관의 추천없이 은행인증만으로가능해진다.
▷자본거래자유화◁
10만달러이하인 거주자간 자본거래,기업의 해외광고·선전비와 해외자원조사 및 개발비의 현지차입을 은행인증만으로 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