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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초밥집에만 400번 넘게 갔죠”

    “한 초밥집에만 400번 넘게 갔죠”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은 일본 요리만화 ‘미스터 초밥왕’의 저자 데라사와 다이스케가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일본국제교류기금의 한·일 문화교류사업 행사에 초청돼 4일 오전 기자들과 만났다. “초밥은 일본만의 독자적인 음식 문화인데 한국에서 ‘미스터 초밥왕’이 인기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솔직히 놀랐다.”는 그는 “주인공인 ‘쇼타’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초밥집을 운영하는 효심이 지극한 아들로 나오는데 그런 정서적인 부분이 공감대를 이룬 것이 아닌가 한다.”고 분석했다. 요리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얻기 위해 웬만한 요리는 다 섭렵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취재를 위해 같은 초밥집을 400번 이상 들락거렸다.”며 “어쩔수 없이 입맛이 까다로워졌는데 이것도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그는 맛있는 음식과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기준을 ‘취향 문제’로 봤다.“물론 재료가 신선할수록, 만드는 사람의 솜씨가 좋을수록 음식값은 비싸지만 비싸다고 맛있는 것도 아니고 남이 맛없다고 해서 꼭 그런 것도 아니다.”라며 “때문에 힘들지만 (만화에서는)내 취향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평균적인 입맛에 맞추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1985년 만화 ‘이슈쿠’로 데뷔한 뒤 ‘미스터 초밥왕’을 비롯해 ‘미스터 맛짱’‘절대미각 식탐정’ 등 히트작을 내놓고 있는 그가 일본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미스터 초밥왕’에서 좋은 밥은 이쑤시개로 밥알을 콕 찍어 올릴 수 있으면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것이라고 했는데 독자들이 초밥집에서 모두 그렇게 하는 바람에 주인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가 맛본 한국의 초밥은 어떨까. 시각적인 면에서 아쉬운 점을 꼽았다.“대부분 흰살 생선만 쓰기 때문에 보기에 단조롭다.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이나 붉은살 생선을 쓰면 더욱 색감이 풍부해질 것”이라면서 최근 신김치를 짜서 올린다거나 수삼을 올린 초밥도 나왔다면서 독특한 ‘한국식’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에 앞서 3일 서울 종로구 운니동 주한 일본 대사관 공보문화원에서 ‘식객’의 허영만씨와 만나 두 나라의 음식문화에 대한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5일 개봉 장편애니 ‘ … 여우비’ 이성강 감독

    25일 개봉 장편애니 ‘ … 여우비’ 이성강 감독

    해마다 여름이면 납량특집으로 브라운관에서 되풀이되던 ‘구미호 전설’. 천년 묵은 여우의 요상한 재주 덕인지 식지 않는 인기에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맡는 여배우마다 스타가 되는 신비로운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들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구미호 이야기가 가진 ‘영험한’ 매력이다. 이성강(44) 감독도 이 점에 착안했고 그의 예감은 적중했다.3년반 동안 공을 들여 오는 25일 내놓는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 모든 연령대에게 재미와 웃음 그리고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지난번 ‘마리 이야기’ 시사 후에는 다들 우울해했었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아서 다행(웃음)”이라는 그. 시나리오 작업을 포함한 기획단계에만 2년을 넘게 쏟아부었다는 사실에서 얼마나 이야기의 치밀함에 신경썼는지 알 수 있다. 아직 어려 다섯 개의 꼬리만 지닌 구미호 소녀 여우비.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요요와 함께 숲속에서 살던 여우비는 우연히 인간 세계에 내려갔다가 소년 황금이를 만나 친구가 된다. 그러나 여우비를 따라다니는 그림자 탐정 때문에 황금이는 영혼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하고, 여우비는 그를 구하기 위해 아름다운 모험을 감행한다. “어린 아이가 어른이 되는 것처럼 인간이 되고픈 여우비를 통해 그린 성장 영화라고 할 수 있죠.” 또래 딸의 모습에서 깜찍한 여우비의 생각과 행동을 구상했다는 그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외모에 대한 관심,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여우비를 통해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호기심이 왕성한 여우비가 인간 세상에 적응하려 애쓰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는 여느 코미디 영화보다 더 큰 웃음을 자극하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캐릭터들이 무릎을 치게 만든다. 삽살개를 닮은 외계인들에서부터 방귀가스로 가는 우주선, 그림자 탐정, 영혼들의 호수인 ‘카바나’, 여우비를 돕는 날아다니는 욕조 ‘구릉영혼’ 등은 신선하고 기발하다. 일일이 수작업을 거쳐 탄생한 배경은 사진을 보는 듯 사실적이고 색감도 깊어 보는 내내 눈이 즐겁다. “‘마리 이야기’가 유화였다면 이번 작품은 수채화죠.‘마리’ 때는 아주 세밀하게 그렸지만 이번엔 물감을 풀어 붓질을 한번 쓱 해주는 것처럼 많이 생략해서 그렸습니다.” 손예진, 류덕환, 공형진 등 인기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 그는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목소리 캐스팅과 관련해 논란이 있다는 것에 대해 “솔직히 인기를 고려해 순수 성우만으로 갈 수만은 없다.”면서 “아름다운 사진 같은 배경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성우들의 과장된 목소리보다 배우들의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목소리 연기를 원했다. 결과는 대만족이다.”고 말했다.‘마리 이야기’의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수상으로 해외에서도 꽤 이름이 알려진 터라 이번 작품도 중국과 프랑스에 일찌감치 팔렸다. 1년에 장편 애니메이션이 한 편 나올까 말까 한 메마른 환경에서 이같은 성과는 대단하다. 과거에 비해 제작 및 투자환경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또 앞으로도 그러리라고 본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희망을 건다. “단편 작가들의 층이 두터워지고 있어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나올 수 있는 토대가 형성되고 있는 거죠. 프랑스에서 크게 성공한 ‘프린스 앤 프린세스’와 같은 독톡한 장르를 개척하는 게 한국 애니메이션이 나가야 할 길이라고 봅니다.”앞으로도 ‘바리데기’ 등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한 우리나라 전설·신화에서 재료를 찾을 생각이다. 그의 머릿속은 이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가득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대중문학이 바로 민중문학 아닌가요”

    “대중문학이 바로 민중문학 아닌가요”

    에르네스트 만델. 스탈린에게 밀린 트로츠키가 결성한 4차 인터내셔널의 지도자급 인물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가운데 한명이다. 그런 그가 ‘즐거운 살인-범죄소설의 사회사’라는 책을 썼다. 골수 좌파 경제학자가 생뚱맞게 소설이라니? 그는 추리소설을 분석해 플롯이나 캐릭터의 변화가 근대 자본주의의 발달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을 밝혔다. 이 외도에 대한 그의 설명은 간단했다. “추리소설 읽기는 사회적 현상이고, 사적유물론은 모든 현상에 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이런 작업은 낯설다.‘즐거운 살인’이 2001년에야 번역된 사정도 여기에 있다. 경제학이나 문학쪽 모두 이 책을 자기영역 밖의 일로만 여겼던 것이다. 이 와중에 조성면 평택대 겸임교수가 ‘한국문학 대중문학 문화콘텐츠’(소명출판 펴냄)라는 책을 냈다. 통념에 비추자면 이 책은 기괴(?)하다. ‘삼국지’에서는 ‘원소스 티유즈’를 보더니 신세대 무협만화 ‘열혈강호’에서 ‘상호텍스트성’을 읽어낸다. 탐정소설이나 SF소설에다 컴퓨터 게임 ‘리니지’가 분석 대상이다.‘금서’를 주제로 하면서 정치적 금서가 아니라 ‘반노’ 같은 외설 대중소설을 소재로 삼았다. 이런 작업은 우리 문단이 지나치게 엄숙하다는 진단에서 시작됐다. 조 교수는 유교적인 문사(文士)의 전통에다 강압적 근대화에 억눌린 심성이 문학으로만 분출되다 보니 지나치게 리얼리즘 문학에만 치우쳤다고 봤다. “그러면서 대중문화를 자본에 순치된 문학이라 낮게 보는데, 거꾸로 보면 대중문학이야말로 바로 민중문학이 아닙니까.” 이는 ‘인문학의 위기’에도 연결된다. 그는 되물었다.“주변에 널린 온갖 문화현상에 왜 학자들은 침묵합니까. 인문학의 위기도 결국 대중과 소통하지 않아 생기는 겁니다.” 영화·TV드라마·대중소설·인터넷문화 등에 무관심한 기존 학자들에 대한 질타로까지 들린다. 조 교수는 탈출구로 ‘문화경제학’을 제시했다.“소설은 출판업자의 이해관계에 기대고 있습니다. 소설 안의 논리만 분석하면 한계에 부딪힙니다.” 그가 겨냥하는 대목은 대중문학을 통한 한국의 근대성 규명이다. 추리·SF물은 한국의 창작물이 드물어 ‘컴퓨터 게임’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 주변 환경이 호의적이진 않다. 그러나 그는 이게 바른 길이라 확신한다.“기존 지식권력 상층부도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시인 김지하는 몰라도 인터넷 작가 귀여니는 아는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거든요.”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佛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 받아

    |파리 이종수특파원|미국 작가 조너던 리텔(39)이 프랑스의 권위있는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2차대전 시절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다룬 ‘호의적인 사람들’.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26일(현지시간) 절대 다수의 찬성으로 리텔의 작품을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상금은 7500유로. 리텔은 미국인이지만 프랑스어로 소설을 쓴다.‘호의적인 사람들’은 나치 친위대 장교가 지난날의 만행을 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 8월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나온 뒤 20만부 이상 팔리며 출판가에 돌풍을 일으켰다. 미국의 탐정소설가 언론인인 로버트 리텔의 아들로 뉴욕에서 태어났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프랑스에서 자라고 학교를 다녔다. 현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사는 그는 수상작을 쓰기 전에 15년간 인도주의 단체의 일원으로 보스니아, 체첸, 민주콩고공화국 등 분쟁지역에서 활동했다. ‘호의적인 사람들’은 공쿠르상을 포함한 프랑스의 다른 권위있는 문학상 최종 후보에도 올라 있다. 페미나상과 메디치상 수상작은 30일, 공쿠르상과 르노도상 수상작은 11월6일에 각각 발표된다.vielee@seoul.co.kr
  • 만화·소설 원작 영화들 잇따라 흥행 ‘대박의 새 법칙’

    “원작을 옮겨 올 것!” 만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최근 극장가에서 잇따라 흥행하면서 새삼 충무로를 흔드는 제작 매뉴얼이다. 원작에 대한 영화가의 관심이 부쩍 더 커진 계기는 허영만의 인기만화와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타짜’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의 연속 흥행. 지난달 27일 개봉한 뒤 20일 만에 전국관객 500만명을 돌파한 ‘타짜’는 이번 주말로 600만명선을 넘을 전망이다.18세 관람등급을 고려한다면 이 성적은 기록적이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우리들의….’도 지난 주말까지 전국관객 315만여명을 불러모았다. 이 역시 국산 멜로장르로는 최고 흥행기록이다. # 흥행은 원작을 타고… 이처럼 원작을 각색한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먼저 “원작이 가진 탄탄한 드라마의 힘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압축한다.“대부분의 감독들은 원작 인지도에 대해 심한 부담감을 갖게 마련인데 ‘타짜’와 ‘우행시’의 경우 각각 최동훈·송해성 감독의 연출특장과 원작의 묘미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라는 해석도 많다. 두 작품 모두 복잡하게 얽힌 원작의 캐릭터와 사건들을 영화의 특성에 맞도록 압축해낸 게 흥행포인트로 직결됐다는 것.‘우행시’의 제작사 프라임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오리지널(순수창작)시나리오를 힘들게 발굴하기보다는 완성도와 대중성을 검증받은 원작을 대중의 구미에 맞게 각색하는 쪽이 흥행의 지름길로 통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국산 순수소설로 눈 돌릴 충무로? 충무로 제작자들이 만화나 소설 원작 시장으로 소재발굴에 나선 것은 2∼3년 전부터.“국내외 인기만화나 소설(특히 일본)을 몇번씩 안 읽어본 제작자는 간첩”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한 제작자는 “일본 만화원작의 ‘올드보이’가 국제적 대박을 터뜨린 이후로 일본 작품들의 판권이 급상승했다.”며 “한국영화 제작자들이 원작 판권사재기 경쟁에 나선 분위기를 감지한 일본시장에서 턱없이 판권을 높여부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 연말에 이어 내년까지 개봉할 주요작 목록만 봐도 소설·만화 원작이 줄줄이다. 일본 TV드라마를 영화화한 ‘사랑따윈 필요없어’와 전은강의 동명소설 원작의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당장 새달 9일과 16일 개봉한다. ‘우행시’의 흥행 이후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국산 (순수)소설 원작의 영화화는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무기의 그늘’, 홍석중의 ‘황진이’, 이청준의 ‘선학동 나그네’를 각색한 ‘천년학’,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 김탁환의 ‘리심’‘방각본 살인사건’ 등이 한창 제작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타짜’를 제작한 싸이더스FNH의 조윤미 마케팅 실장은 “스타와 트렌드에 의존하는 기획영화 시대가 가고, 드라마의 힘으로 승부하는 영화가 충무로에 새 흐름을 이루는 분위기”라며 “그런 만큼 탄탄한 이야기 짜임새를 갖춘 국산소설에 주목하는 경향은 앞으로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화시장도 지금 원작 리메이크 중 원작을 스크린용으로 리모델링하는 추세는 특히 소재 고갈에 허덕여온 할리우드 쪽에선 더하다. 최근 극장가에는 베스트셀러 소설·만화 원작을 다듬은 외화들이 유난히 많다. 화려한 패션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Devil Wears Prada)는 로렌 와이스버거가 쓴 동명소설이 원작.2003년 발간된 뒤 지금까지 27개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 베스트셀러의 힘으로 미국 현지에서만 1억2000만달러의 흥행수익을 냈다. 영화의 최고 미덕은 눈앞에 펼쳐지는 휘황찬란한 패션스타일.‘섹스 앤 더 시티’‘프렌즈’ 등을 접하며 패션 스타일에 민감한 세대에게 어필하기 딱 좋은 눈요깃감이다. 큰 인기를 끈 두 편의 일본만화도 각기 다른 모양새로 스크린에 걸린다.‘데스노트’(새달 2일 개봉)는 일본 현지에서만 단행본이 1500만부가 팔린 오다 츠구미의 동명만화가 원작. 이름이 적히면 죽음에 이르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손에 넣어 어긋난 정의를 실현하는 대학생과 그를 막는 사설탐정의 두뇌싸움이 촘촘하고 긴장감있게 묘사됐다. 만화를 그대로 재현해 사설탐정 ‘L’이나 사신(死神) ‘류크’는 원작의 캐릭터와 닮았다. 원작을 보며 “만약 이 장면을 영화로 만든다면…”이라고 생각해본 팬이라면 영화에서 한층 더 큰 재미를 챙길 법하다.1,2편으로 나누어진 영화의 후편은 내년 1월에 개봉한다. 현재 상영중인 ‘원피스’는 오다 에이치로의 동명만화를 옮긴 애니메이션.7편의 극장판 중 가장 최근판인 ‘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편이다. 원작과 다른 새로운 에피소드로 꾸며졌다. 케이블TV에서는 심의 때문에 가려졌던 칼싸움이나 액션이 생생히 살아있다. 황수정 최여경기자 sjh@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말타의 매(EBS 오후2시20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간의 욕망과 그것의 허무함을 다루는 필름 누아르의 걸작. 필름 누아르의 ABC가 담겼다. 신사 숙녀들은 이제 더 이상 점잖치 않은, 욕망의 노예이자 남들을 등쳐 먹는 요부다. 모두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부딪쳐 허둥대고 배신과 속임수에 능숙하다. 그 와중에 주인공의 쓸쓸한 뒷모습이 클로즈업되지만 그렇다고 주인공이 착한 것만도 아니다. 이렇게 펄펄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을 음울하고도 비관적인, 그야말로 누아르적 연출로 뒷받침한 20세기 대표영화를 꼽으라면 절대 빠지지 않는 영화가 됐다. 이 영화 덕분에 감독 존 휴스턴과 배우 험프리 보가트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새뮤엘 해밋의 유명한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스토리는 탄탄하다. 탐정 샘은 어떤 여자로부터 남자에게 빠져 사라져버린 여동생을 찾아달라는 사건을 의뢰받는다. 동료를 보내 해결하려 하지만 외려 동료는 물론, 여동생을 꼬여냈다는 남자마저 살해당한다. 자초지종을 알고자 의뢰인 브리짓을 찾아간 샘은 의뢰 자체가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기다 수상한 남자로부터 ‘말타의 매’ 조각상을 찾아달라는 새로운 의뢰가 들어온다. 고대 말타 섬의 기사단이 스페인 국왕에게 바쳤다는 이 매 조각상은 그 안에다 엄청난 보물을 품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샘은 이 의뢰를 처리하면서 ‘말타의 매’에 얽힌 놀라운 비밀을 하나씩 풀어간다. 그리고 뭔가 위험한 낌새를 알아차리면서도 브리짓에게 점차 빠져들기도 한다. 마침내 밝혀진 진실은? 알고 보니 모두가 한 사람의 손에 놀아나고 있었다.1941년작,100분. ●프리즈 프레임(KBS1 밤12시30분) 괴기스럽다고 할 정도로 실험성이 돋보이는 스릴러물. 살인범으로 몰렸다가 겨우 풀려난 숀은 그 뒤 자신의 모든 것을 비디오 카메라로 기록해둔다. 그 어떤 사태가 닥쳐도 비디오테이프를 무죄 증거로 내놓겠다는 생각에서다.10년 동안 찍은 비디오 테이프는 산처럼 쌓이지만, 한순간 도로아미타불이 된다.5년 전 살인사건을 쫓던 경찰이 숀을 의심하는데 그 때 찍은 비디오테이프만 사라져버린다. 코미디언 리 에번스가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프리즈 프레임(Freeze Frame)이란 잠깐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들여다보는, 정지화면을 뜻한다.2004년작,99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추석연휴 색다른 영화] 4부작 시리즈로 즐거움 4배

    [추석연휴 색다른 영화] 4부작 시리즈로 즐거움 4배

    케이블·위성채널의 추석영화들은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원래 영화를 편성해왔던 채널이기 때문에 특집을 편성하더라도 그다지 눈길을 끌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도 솔깃한 대목은 있다.1편짜리 영화보다는 ‘시리즈’라는 색다른 형식으로 방영하는 영화다. ●로보캅4(채널CGV 5∼8일 오전11시) 화끈한 액션으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을 뿐 아니라 사이버펑크 장르의 고전으로 탄탄한 마니아층까지 갖춘 영화 ‘로보캅’의 후광을 업고 캐나다에서 제작된 4부작 영화.2001년 미국 SF 전문채널 ‘SCI-FI’에서 방영됐다. 각각 ‘어둠의 심판’,‘반란’,‘돌아온 로보캅’,‘사이보그의 최후’의 제목을 달고 있다. 시리즈는 열번째 생일을 맞은 로보캅의 우울함에서 시작한다. 델타시의 평화를 이뤄냈지만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비난과 이젠 낡았다는 평판 때문에 고민한다. 온전한 사람이던 시절의 기억까지 차츰 되살아나면서 자신의 과거와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도 더해진다. 그래도 처리해야 할 일은 생긴다. 델타시를 장악하기 위해 비밀리에 만들어진 새롭고도 강력한 뉴-로보캅에다 전 세계를 위기에 빠트릴 수 있는 바이러스를 개발하는 미친 천재 과학자를 저지해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연스러운 움직임. 전작 영화에서는 사이보그임을 강조하기 위해 육중하고 딱딱한 느낌을 부여,‘로보캅춤’ 같은 유행을 만들어 냈었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물에서는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행동이 돋보인다. ●다이노토피아(MGM 5∼7일 오후6시20분)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로 유명한 소설가 코난 도일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SF명작 ‘잃어버린 세계’ 이래, 멸종한 공룡들이 지구 어느 한 구석에서 멀쩡하게 살고 있더라는 얘기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좋은 소재였다. 다이노토피아 역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런 공룡 이야기를 다루는 4부작 영화다. 비행기 추락사고로 공룡과 인간이 공존하는 다이노토피아에 도착하게 된 형제 칼과 데이비드가 다이노토피아의 평화를 지켜주는 ‘신비의 빛’을 두고 벌이는 모험담을 담았다. 다이노토피아를 보는 형제간의 관점의 차이, 그리고 매리언 공주를 두고 벌이는 사랑싸움도 곁들였다.CG 등 기술력은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지만, 그렇다고 작품의 완성도까지 낮진 않다.5∼6일 이틀은 1·2부와 3·4부를 몰아서 방영하고 마지막 7일에는 다이노토피아의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를 방영한다. 방영 다음날 오전 9시10분에는 재방영도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HP 던 회장 18개월만에 낙마

    ‘피오리나의 저주’일까. 미국 재계의 대표적 여성 주자인 패트리샤 던(53) 휼렛패커드(HP) 회장이 끝내 낙마했다. 지난해 2월 칼리 피오리나 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사임한 후 잇단 퇴진 행렬이다. 던 회장은 라이벌인 피오리나 전 회장을 축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크(leak·누설) 스캔들’로 거센 사임 압력을 받아온 던 회장은 12일(현지시간) 퇴진을 발표했다. 회장에 오른 지 18개월 만이다. HP는 현 CEO인 마크 허드가 내년 1월18일 회장직을 승계하게 될 것이며 던은 이사직만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캘리포니아주 빌 로키어 검찰총장은 13일 “HP의 범죄행위가 확인됐다.”면서 “HP와 외부기관을 모두 사법처리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반응은 냉정했다.HP 주가는 퇴진 발표 후 56센트 오른 36.92달러로 장을 마감해 지난 52주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던 회장은 사설탐정을 고용, 불법적으로 이사들과 기자들의 통화기록 조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던 회장은 이날 자신의 행동을 사과했지만 엎질러진 물이 됐다. 그녀는 당장 연방법으로 금지된 프리텍스팅(pretexting·신분을 위장해 개인정보를 입수하는 기법)을 지시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프리랜서 기자 출신인 던 회장은 1998년부터 HP 이사회에 재직했다. 지난해 전격 사임한 피오리나 전 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았다.피오리나의 영입과 몰락 과정을 지켜봤던 그녀도 정작 쫓겨난 신세가 된 것이다. 던 회장은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파워여성 100위 중 17위에 오른 바 있다. 한편 미국 재취업 알선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는 이날 올 들어 현재까지 교체된 미 기업들의 CEO가 96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늘어난 수치다. 이 추세라면 1355명의 CEO가 교체된 지난해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탐정 고용 임원들 뒷조사 HP 던 회장 위기

    세계 최대 PC제조사인 휼렛패커드(HP)가 사설탐정을 고용, 임원들과 기자들을 뒷조사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패트리샤 던 회장 사퇴 여론이 거세지면서 여성인 칼리 피오리나 전 최고경영자(CEO) 이후 미 여성 경영자의 대표적 인물인 던 회장의 축출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통신, 포천 등 미 언론들은 7일(현지시간) HP에 대한 캘리포니아주 검찰 수사가 이뤄지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발단은 지난해 초 피오리나 전 CEO의 축출 과정에서 비롯됐다. 언론에 피오리나가 이사회와 갈등을 겪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누군가 회사 내부정보를 누설(리크)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장기 전략’ 등이 잇따라 유출되면서 던 회장이 내부조사를 지시했다. 이른바 ‘실리콘밸리의 리크게이트’ 사건이 막을 연 것이다. 문제는 이사들의 개인통화 기록 등을 불법적으로 조사한 데 있다. 연방법으로 금지된 ‘프리텍스팅’이라는 기법으로 이사들의 통화기록과 이메일, 사회보장번호를 입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의 통화 기록에도 접근했다. 결국 HP 자체 조사에서 정보 유출자로 20년 동안 이사로 재직해 온 조지 키워스가 범인으로 드러났다. 그는 정보 누설 혐의를 인정하고 사임했지만 지난 5월 벤처투자가인 톰 퍼킨스 이사가 자신의 통화기록이 해킹을 당했다면서 크게 반발했다. 그는 불법이라고 비난하며 사임했다. 사건 전말은 HP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드러났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와 함께 박물관에 가본 부모라면 한번쯤 난감함을 느꼈을 것이다. 역사교과서에서 본 듯한 유물들인데 어떻게 설명하고 감상해야 할지 갑갑하기만 하다. 그러다 보니 “여기 고려청자 있네. 교과서에서 봤지?”라며 얼렁뚱땅 넘어가기 쉽다. 15년째 역사를 가르쳐온 장콩선생(장용준 함평고 역사교사)이 쓴 ‘박물관 속에 숨어 있는 우리 문화이야기’(살림 펴냄)는 박물관에서 느끼는 이같은 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하다. 정치·사회사 중심으로 서술된 역사교과서에서 벗어나 실제로 접하는 유물·유적을 중학생 수준의 눈높이로 바라본다. 박물관의 어려운 설명문을 보며 지루해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저자는 ‘옛 그림편’‘옛 도자기 금속공예편’으로 나눠 박물관 체험을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를 재미있게 풀어낸다.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2학년인 ‘참치’와 ‘늘보거북’의 질문에 ‘장콩선생’이 대답하는 형식이다. 유물로 선정된 과정과 발굴 당시 이야기, 모양과 색깔 등 미적인 부분까지 친절한 답변을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선사시대 반구대 바위그림에서 김정희의 세한도까지,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에서 삼국시대 금동반가사유상, 조선시대 달항아리까지 풍우한 실물 사진들과 함께 퀴즈를 푸는 형식의 대화가 눈길을 끈다.특히 유적이나 유물의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나도야! 역사탐정’ 코너도 상상력을 발휘하게 한다. 저자는 “문화유산을 볼 줄 아는 눈을 키우면 자연스럽게 우리 정신과 문화를 아끼게 된다.”면서 “유물은 고리타분하며, 국사는 지루한 암기과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밝혔다. 각 1만 2000원.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책꽂이]

    ●누가 사악한 늑대를 두려워하는가(카린 포숨 지음, 김승욱 옮김, 들녘 펴냄) ‘범죄소설의 여왕’으로 통하는 노르웨이 출신 저자의 작품. 노르웨이 숲 속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추적해 가는 이야기다. 살인 용의자인 주인공은 내면의 목소리하고만 대화를 나누는 정신병자. 저자의 소설은 범죄소설의 공식을 뛰어넘는다. 잔혹한 살해장면이나 스릴 넘치는 추격장면, 치열한 두뇌싸움이 없는데도 숨막힐 듯한 긴박감에 빠져들게 한다. 저자의 또 다른 대표작 ‘돌아보지 마’는 북유럽 최고의 탐정소설에 수여하는 ‘유리열쇠 상(The Glass Key, 진짜 유리열쇠를 수상자에게 준다)을 받았다.1만원. ●매혹(크리스토퍼 프리스트 지음, 김상훈 옮김, 열린책들 펴냄) 이언 뱅크스, 그레이엄 스위프트 등과 함께 영국 문단의 신경향을 대표하는 저자의 대표작. 장르소설과 순문학의 경계점에 위치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열린책들의 ‘경계소설’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영국 데번 주의 한 요양원을 배경으로 단조로운 나날을 보내는 주인공의 기이한 심리적 여정을 그렸다.“에세르의 판화처럼 현실을 초월한 현실성을 획득한 작품”이란 평. 저자는 시간여행소설 ‘세뇌자(Indoctrinaire)’,‘어두워지는 섬을 위한 푸가’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독일 쿠르트 라스비츠상 수상작.9800원. ●기황후(제성욱 지음, 일송북 펴냄) 기황후는 ‘고려양’이라는 한류의 씨앗을 최초로 중국 대륙에 퍼뜨리고 꽃을 피웠던 인물. 그녀는 세계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복왕조였지만 100여년 만에 수명이 끝난 원나라의 짧은 역사에서 30여년 동안 제국을 실제로 통치했던 ‘군주’였다. 공녀의 불운을 극복하고 무력한 황제를 대신해 원제국을 경영한 기황후의 일대기를 그린 대하소설. 전4권. 각권 9500원. ●한국 소설의 분단 이야기(유임하 지음, 책세상 펴냄) 반공 이데올로기는 분단과 전쟁, 제주 4·3사태와 여순사건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를 ‘장악’했다. 모든 사상을 반공주의와 반(反)반공주의의 틀 안에 가두며 이분법적 선악의 논리로 재단한다. 그 결과 해방 직후부터 1980년대 초반에 이르는 냉전시대의 작품은 분단의 원인이나 본질은 은폐한 채, 동족학살의 참상에 초점을 맞추거나 좌익세력을 부정적으로 형상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 소설의 흐름 속에서 분단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돼 왔는가를 고찰.4900원. ●나나 누나나(김비 지음, 해울 펴냄) 저자는 1998년 국내 최초의 동성애 월간지 ‘버디’에 단편소설 ‘그의 나이 예순넷’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온 커밍 아웃 트랜스젠더 작가. 전작인 장편소설 ‘개년이’가 거칠게 살아가는 한 소녀의 일반적으로 레즈비언 성정체성을 다뤘다면, 이 작품은 트랜스젠더의 성정체성을 정면으로 다룬다. 보통 트랜스젠더는 ‘여자보다 더 여자다운’ 존재로 알려져 있다. 남자이면서 여자이고 여자이면서 남자인 주인공들은 때론 남성으로, 때론 여성으로 삶의 위기에 대처한다.9500원.
  • 보르헤스의 미국문학 강의/보르헤스 지음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눈먼 도서관장 호르헤의 모델인 ‘도서관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그는 조국 아르헨티나의 독재자 페론에 대해 작가연맹 대표로 반독재 선언문을 발표했다는 이유로 시립도서관 서기직에서 쫓겨난다. 그런 상황에서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그의 영미문학 강의는 지성에 굶주린 부에노스아이레스 청중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는다. 나아가 미국 대학 순회강연을 통해 미국 청중까지 사로잡는다. 그의 독특한 시각과 다양한 독서편력이 청중을 열광케 한 것이다.‘보르헤스의 미국문학 강의’(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김홍근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는 바로 그 강연의 결실이다. 질서정연한 유럽과 달리 중남미의 현실은 순진한 사실주의로는 잡아낼 수 없는 복잡한 미로와도 같다. 그래서인지 중남미에서는 유난히 환상문학이 발달했다. 중남미 작가들은 그들의 현실을 표현하는 방법을 미국문학에서 배웠다. 보르헤스가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을 읽고 중남미판 환상문학 장르를 만들어낸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보르헤스 이전까지만 해도 세계문학의 변방에 머물고 있던 중남미문학은 20세기 들어 비로소 환상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문학계에 당당히 등장했다. 그 뿌리가 에드거 앨런 포다. 그런 점에서 보면 20세기 중남미 문학의 대표작가 보르헤스가 미국문학에 관심을 보인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미국 문학사를 정리한 책은 많다. 미국 문학사는 심리학, 사회학,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돼 왔다. 이 책에서는 미국문학의 미학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만큼 “작품 자체의 매력”에 충실하다. 책은 17세기 미국문학의 기원이라 할 조너선 에드워즈와 필립 프리노의 청교도주의 정신, 에머슨과 소로로 대표되는 초월주의, 서부에서 나타난 새로운 세대의 작가 마크 트웨인과 잭 런던,19세기의 세 시인 시드니 라이어·존 그린리프 휘티어·에밀리 디킨슨 등 고전적인 작가들의 사상과 작품세계를 통해 미국문학의 정신을 살핀다. 184쪽에 불과한 얄팍한 분량이지만 이 책은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 탐정소설, 공상과학소설(SF), 웨스턴(서부문학), 흑인문학, 아메리카 인디언 시 등 기존의 문학사 책에선 좀처럼 취급하지 않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해리포터 죽으면 전세계가 슬퍼요”

    세계적 인기 작가인 존 어빙과 스티븐 킹이 ‘해리 포터’ 탄원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3억권이 팔린 시리즈로 단숨에 베스트 작가 반열에 오른 조앤 롤링에게 주인공인 해리 포터를 죽이지 말아달라는 공개 청탁이다. 존 어빙과 스티븐 킹은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조앤 롤링과의 합동 낭독회에서 해리 포터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을 쏟아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공포 소설의 대가이자 영화 ‘쇼생크 탈출’,‘미저리’,‘그린마일’ 등의 원작자인 스티븐 킹은 “해리 포터가 (코넌 도일이 창조한 명탐정 셜록 홈스처럼) 라이헨바하 폭포로 떨어지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롤링이 탄생시킨 영웅(해리 포터)에 대해 공정하게 대할 것으로 믿는다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가아프가 본 세상’ 등 주목할 만한 소설을 쓴 어빙도 “해리의 행운을 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롤링은 딱 부러진 약속은 하지 않고 있다. 그녀는 마지막 완결편을 향해 가고 있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 대해 “해방감을 느끼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해리 포터의 결말에 좋아하는 독자와 싫어하는 독자가 있을 것”이라면서 “살아 남을 것으로 생각했던 두 명의 작중 인물이 죽고 한 명은 유예를 받았다.”고 말했다. 롤링은 독자들의 관심이 폭증하자 마지막 편에서 주인공 중 두 명이 죽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캐치온 밤 12시)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이 SF 작품은 1978년 더글러스 애덤스가 쓴 영국 BBC 라디오 쇼로 출발했다. 이후 애덤스가 소설로 옮겨 SF문학 최고 권위의 휴고상을 받기도 했다. 또 1981년에는 TV 미니시리즈로도 만들어져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구가 우주의 신적인 존재가 만들어낸 실험실 정도에 불과하다는 설정 등 천진난만한 유머와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철학적인 메시지도 담겨 있다.CF 등에서 활약했던 가스 제닝스 감독의 데뷔작이다.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지구가 외계인이 갖고 노는 구슬이라든가, 케비닛 정도에 불과하다는 반전을 갖고 있는 ‘맨 인 블랙’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한다. 은하계 초공간 개발위원회의 우주인들은 초공간 이동용 우회 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도로 부지에 위치한 지구를 철거키로 한다. 지구 폭발에 앞서 영국인 아서 덴트(마틴 프리먼)는 가장 친하게 지내던 포드 프리펙트(모스 데프)에 의해 구출된다. 사실 포드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개정판을 만들고 있던 우주인이었다. 이들은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가 되고, 은하계 대통령 출신이자 포드의 사촌인 자포드 비블브락스(샘 록웰), 또 다른 지구인 트릴리언(주이 디샤넬)과 여행하게 된다. 아서는 지구가 우주와 생명의 신비를 밝혀내기 위해 슈퍼 컴퓨터가 프로그래밍한 일종의 컴퓨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2005년작.110분.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위성MGM 오전 11시10분)서부극, 전쟁영화, 스쿠르볼 코미디, 뮤지컬, 누아르 등 다양한 장르에서 돋보였던 초창기 할리우드 거장 하워드 혹스 감독이 만든 뮤지컬 코미디.1928년에도 영화로 옮겨졌던 브로드웨이 연극이 원작이다.‘세기의 연인’ 마릴린 먼로가 ‘다이아몬드는 여자들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유명하다. 로렐라이(마릴린 먼로)는 멍청하지만 금발의 미모를 자랑하는 쇼걸이다. 반면 로렐라이의 절친한 친구 도로시(제인 러셀)는 검은 머리에 똑똑한 쇼걸로 상반된 이미지와 성격을 갖고 있다. 이들은 파리로 가는 배에서 백만장자의 아들 에스몬드(토미 누난)를 만나고, 로렐라이는 그와 결혼하게 된다. 에스몬드의 아버지(테일러 홈즈)는 로렐라이가 돈만 노리는 여자인지 알아보려고 사립탐정 말론(엘리엇 라이드)을 고용하는데….1953년작.92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깔깔깔]

    ●홈스와 왓슨 명탐정 셜록 홈스와 콤비인 왓슨 박사가 캠핑을 떠났다. 맛있는 식사를 하고 술도 한잔씩 걸친 뒤 누워서 잠을 청했다. 몇 시간 뒤 잠에서 깬 홈스가 갑자기 왓슨을 깨웠다. “왓슨, 하늘에 뭐가 보이지?” 졸린 눈을 비비며 왓슨이 말했다. “별들이 엄청 많구먼.” “그게 무슨 의미지?” 왓슨이 잠깐 생각하더니 말을 술술 이어갔다. “천문학적으로 하늘에는 수백만 개 은하와 아마도 수십억 개 행성들이 있지. 점성술 측면에서 보면 토성은 사자자리에 있다네. 신학적으로 신은 너무 위대한 반면 인간은 작고도 미미한 존재라네. 기상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내일은 아주 날씨가 좋을 거야. 자네는 무슨 생각이 드는가?” 홈스가 주저없이 말했다. “한심한 친구야. 누가 우리 텐트를 훔쳐갔잖아!”
  • ‘박대표 피습 자작극’ 동영상 수사 의뢰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는 대폭 강화된 선거법 등으로 위반행위가 크게 줄었으나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사례도 줄을 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이 한나라당의 자작극이라는 내용의 인터넷 동영상과 게시글에 대해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박 대표 피습 사건이 현재 수사 중인 사안임에도 선거일을 눈앞에 둔 시기에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인터넷에 유포시킨 것은 선거법 제250조의 허위사실공표죄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이와 관련, 각 포털사이트 등을 대상으로 해당 동영상을 삭제하도록 조치했다. ID가 ‘소년 탐정’인 네티즌이 29일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 게시판에 올린 ‘커터칼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플래시 애니메이션 동영상은 탐정인 주인공이 박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된 용의자들을 만나본 뒤 사건의 배후가 한나라당임을 밝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관위는 이와 함께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열린우리당이 배후’라는 내용으로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 17건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선거운동기간에 발생한 선거법 위반행위는 2002년 제3회 지방선거 당시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18∼29일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한 건수는 모두 968건으로 2002년 2145건에 비해 54%가 감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조치건수가 감소한 주요인은 2004년부터 도입된 ‘과태료 50배 규정’과 최고 5억원의 포상금 제도로 일반인의 신고가 증가한 때문으로 선관위는 분석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회플러스] ‘박대표 피습 자작극’ 동영상 유포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이 한나라당의 자작극이라는 내용의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인터넷 상에 유포돼 논란이 예상된다. 아이디 ‘소년 탐정’은 29일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 게시판에서 ‘카터칼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통해 “이번 지방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을 만들어 준 것은 박 대표 피습 사건”이라고 주장했다.28일 게시된 이 동영상은 탐정인 주인공이 박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된 용의자들을 만나본 뒤 모든 정황을 고려, 이번 사건의 배후가 한나라당임을 밝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동영상이 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살피는 중이며 중대한 선거법 위반이 발견될 경우 고발이나 수사 의뢰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한국형 공안탐정제도 도입’ 세미나

    한국민간경비학회(회장 이상원)는 19일 오후 1시 동국대 문화관에서 ‘한국형 공안탐정제도의 도입방향’을 주제로 춘계학술세미나를 갖는다.
  • [진화하는 韓流 꿈틀대는 日流] 저변 넓혀가는 일본문화

    [진화하는 韓流 꿈틀대는 日流] 저변 넓혀가는 일본문화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문화가 일본에 급속히 유입되는 동안에 일본문화도 한국에 조용히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일본 대중문화가 1차로 개방된 1998년 이후 문학과 영화, 대중음악 등을 중심으로 저변을 넓혀온 일본문화는 최근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수면 위로 떠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문학·애니메이션 등 최고 문학을 비롯한 출판분야는 문화부문에서 한·일 역조가 가장 심각하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출간된 일본 소설은 391권으로,2004년 252권,2003년 208권에 비해 급증했다. 지난 10년간 연간 집계한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1996년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지난해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등 매년 2∼4권의 일본 서적이 20위권에 들었다. 올들어서도 매월 소설 베스트셀러에 3∼5권씩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 소설 바람을 타고 ‘플라이, 대디, 플라이’(가네시로 가즈키)‘어깨 너머의 연인’(유이카와 게이) 등이 영화로 제작, 개봉될 예정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극장과 방송, 단행본으로 나뉘어 한국 만화시장을 휩쓸고 있다. 케이블·위성 애니메이션채널에서 일본 작품은 50∼60% 정도를 차지하며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80년대 후반부터 불법복제물로 유입된 단행본은 지난해 점유율이 70%에 육박했으며, 해외 번역물 중에서는 98.7%로 절대적이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올들어 전면 개방돼 본격적인 수입이 이뤄질 전망이다.2004년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전국 300만명을 넘어서며 일본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폭풍우 치는 밤에’‘개구리중사 케로로’ 등에 이어 ‘원피스’‘게도전기’ 등이 잇따라 개봉한다. ●일본문화, 조용히 확산된다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J-POP), 격투기 등도 젊은 층을 공략하는 장르다. 지난해 10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이어 올들어 관객 9만명을 돌파한 ‘메종 드 히미코’와 ‘박치기’‘스윙걸스’‘나나’ 등이 잇따라 개봉하며 호평을 받자 감독·배우들이 방한, 눈길을 끌었다.98년 이후 ‘러브레터’ 등이 화제를 모았지만 최근처럼 일본 영화에 관심이 쏠린 적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일본 드라마는 지상파까지 개방되지 않아 케이블·위성채널에서 방송되고 있지만 다양한 작품들이 들어와 잔잔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118편이 방송됐으며,‘고쿠센’‘소년탐정 김전일’‘춤추는 대수사선’‘러브 제너레이션’‘서유기’ 등이 마니아층을 형성했지만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은 편. 일본전문 채널J 관계자는 “최근 방송된 일본 대하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등이 고학력층에 어필하고 있다.”면서 “잠재된 마니아층이 많기 때문에 작품 수준에 따라 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80년대부터 불법 복제음반으로 들어온 J-POP은 2004년 전면 개방 이후 마니아층 위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나카시마 미카의 ‘러브’, 희데의 ‘666’,‘하울의 움직이는 성’OST 등이 2만∼3만장 정도 팔리며 팝음반 판매 10위권을 넘봤다.2000년부터 아무로 나미에, 각트 등 스타들이 한국에서 개최한 공연이 흥행하면서 J-POP 가수들의 내한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JVC 송은아 과장은 “대형 음반사는 한달에 10개 이상의 일본 타이틀을, 작은 음반사는 인디 아티스트를 위주로 1∼2개 타이틀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나카시마 미카 등 한국 입맛에 맞는 발라드는 팬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사주팔자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일본에 공급하는 드림젠 박종욱 사장은 “일본 파트너들이 역(逆)한류를 이용, 다양한 콘텐츠를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일본문화를 즐겨온 마니아층이 있기 때문에 일본문화는 계속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홍지민기자 chaplin7@seoul.co.kr ■ “반일감정 때문 日문화 성공못할것” 67% 서울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일본 속 한국문화와 한국 속 일본문화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본 문화가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 같은 이유로 반일 감정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한류가 일본에서 약화될 것 같은 까닭은 한류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한류가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고(88.4%), 한국에 대한 일본사람의 호감을 늘렸다(86.5%)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향후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 전망을 묻는 항목에서 ‘얼마간 지속되겠지만 약화될 것’(55.2%),‘10년 이상 지속’(35.2%),‘조만간 약화’(6.0%) 순으로 나타나 부정적인 전망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류 약화 이유로는 ‘한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32.0%) ‘반한 감정’(24.9%) 등이 꼽혔다. 한국에서의 일본 문화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류 정도의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67.7%)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 같은 이유로는 ‘반일 감정’(67.1%)이 가장 높았고,‘정치 외교상 한계’(13.3%)‘일본 문화 수준이 높지 않아’(10.3%) 순으로 나타나 한류 약화 이유를 묻는 항목과는 대비되는 결과가 나왔다. 일본 문화를 접하는 이유로 ‘별다른 이유는 없다.’(38.9%),‘참신하고 기발해서’(18.9%) 순이었다.‘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7.8%)는 상대적으로 낮았다.‘참신하고 기발해서’는 29세 이하에서 33.4%로 집계되는 등 일본 문화의 신선함은 젊은 연령층에 매력요인이었다. 일본 문화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가 45.7%,‘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가 50.2%로 집계됐다. 특히 능동적인 향유층인 29세 이하에서는 긍정 응답이 53.0%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1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95% 신뢰 수준에 표집오차는 ±3.1%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알찬 日영화 수입해놓고 정치적 상황 신경 곤두서” “‘일본 문화’는 ‘일본’이 아닌 ‘문화’입니다.” 조성규(37) 스폰지 대표는 일본 문화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진정한 문화 교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폰지는 작은 규모라도 탄탄한 내용을 갖춘 유럽·일본 영화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중견 영화사. 특히 일본 영화 소개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가장 선두에 있다.130편가량 되는 라이브러리에서 일본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편 정도. 올해만해도 이미 개봉한 작품을 포함해 15편 이상의 일본 영화를 극장에 걸게 된다. 일본 영화가 잇따라 개봉되고 감독·배우들이 한국을 찾으면서 60∼70년대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에 빗대 ‘일본의 침공(Japan Invasion)’이라는 표현도 나왔지만, 그는 호들갑이라고 봤다. 국내 영화처럼 200∼300개 이상 극장에 거는 와이드릴리스 방식을 써 일본 영화 성공을 가늠하는 리트머스지로 꼽혔던 ‘나나’와 ‘스윙걸즈’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 것. 한국에는 ‘일본 영화 마니아 1만명’이라는 좁은 시장만 있기 때문에 10개 미만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게 적당하다고 본다. 더구나 일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은 강한 걸림돌이다. 일본 영화를 수입하면, 경쟁작보다는 일본 정치인의 망언에 더 신경이 쓰이는 판국이다. 그러니 ‘붐’이란 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조 대표는 영화든 음악이든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지만 알찬 일본 영화는 많은데 정치적 상황 때문에 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게 한두번이 아니어서다. 거꾸로 일상의 잔잔함을 비추는 일본 영화들을 보면, 일본 망언의 배경을 알 수 있다고 충고했다. 특히 독도,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만 나오면 일본하고는 모든 걸 다 끊자고 열내던 국내 젊은이들이, 정작 만화나 게임은 일본 것을 즐기는 이중적 태도에 비하면 이들 영화를 보는 게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또 ‘한류’라는 이름 아래 한국이 일본을 문화적으로 압도하고 있다는 생각도 좋은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방적인 것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도호·도에이·쇼치쿠 같은 일본 3대 영화사가 한국 영화를 수입하지 않는 배경에는 ‘한국이 사지 않는 마당에 우리가 살 필요 있느냐.’라는 자존심이 깔려 있다는 설명. 그는 문화 교류는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통해 서로 배울 점은 배우고 고칠 점은 고치는 것이 진정한 문화 교류라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단테의 빛의 살인(줄리오 레오니 지음, 이현경 옮김, 황매 펴냄) ‘신곡’의 시인 단테를 탐정으로 부활시킨 이탈리아 추리소설가 줄리오 레오니의 소설. 중세시대 피렌체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연쇄살인을 파헤치는 단테의 활약상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전작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은 이탈리아 ‘올해의 베스트셀러상’을 수상했다.9800원. ●뷰티풀 네임(사기사와 메구무 지음, 조양욱 옮김, 북폴리오 펴냄) 2004년 도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계 일본인 작가의 유작집.1987년 열여덟의 나이로 ‘문학계 신인상’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단한 사기사와 메구무는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세차례나 오르는 등 유미리, 이양지와 함께 대표적인 한국계 작가로 이름을 날렸다. 유작집에는 재일동포들이 이름 때문에 겪는 고뇌와 갈등을 다룬 ‘안경 너머로 본 세상’등 4편이 실렸다.8500원. ●떠나보낼 수 없는 세월(최숙렬 지음, 윤성옥 옮김, 다섯수레 펴냄)미국에서 전업작가로 활동중인 저자의 자전소설. 외세의 침탈, 강제징용의 아픔, 이산과 분단의 비극을 고스란히 겪어왔던 저자의 고통스런 가족사를 이야기한다.1938년 평양에서 태어나 아홉 살 때 월남한 저자는 이화여대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도서관협회 최우수 도서선정작.9000원. ●레바논 감정(최정례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밀도높은 언어를 구사하는 시인’이란 평가를 받아온 최정례 시인이 이수문학상 수상작 ‘붉은 밭’이후 5년 만에 펴낸 네번째 시집.‘옛 애인들은 왜 죽지 않는걸까요/죽어도 왜 흐르지 않는 걸까요’(‘레바논 감정’중)처럼 기억과 시간을 통해 자아의 결핍을 치유하는 존재론을 담은 시편들을 묶었다.6000원. ●칸트의 동물원(이근화 지음, 민음사 펴냄) 200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 나쓰메 소세키의 산문, 릴케의 시 등 다양한 텍스트를 차용하고, 일상의 묘사에 신화와 동화적 모티프를 뒤섞는 독특한 언어구사가 인상적이다.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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