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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계에서 복지까지/보훈처의 국가유공자 보상정책(국정탐방)

    ◎18만 보훈가구의 실질생활 보장/무주택 4천가구 올 2백억 지원/유공자·유족 1만명에 직장 알선/병원증설·휴양시설건립 등 노후대책도 펴기로 보훈처는 61년 5·16 직후인 8월5일 당시 박정희대통령에 의해 「군사원호청」이라는 이름으로 창설됐다. 우리나라의 보훈제도는 국가의 존립과 유지를 위해 공헌하거나 희생한 국가유공자의 △생활안정을 위한 각종 보상지원과 △그들을 위한 예우시책으로 구분된다. 특히 보상지원은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의 영예로운 생활이 유지·보장되도록 지원하는 제도로서 보훈제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 처지이지만,창설 당시에는 국가재정이 빈약해 기본연금이 월5백원으로 쌀 한말이 채 되지않았다.그야말로 보훈제는 명목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후 정부는 기본연금 수준향상을 기하기 위해 80년까지는 쌀 반 가마니,85년까지는 한 가마니를 목표로 인상에 노력했다. 쌀을 기준으로 했던 것은,당시까지의 시대상황이 먹고 입는 데에만 온 신경을 집중시켜 왔기 때문이다. ○「원호청」으로 발족 그러나 85년 「국가유공자 예우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이후에는 보상금을 현실적으로 생계에 도움이 되는 수준으로 인상을 추진,86년부터는 도시근로자 가계비의 40% 수준을 목표로 추진해왔다. 87년 이후 기본연금은 월3만원이었으나,93년 현재는 28만2천원까지 인상되었다.장족의 발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국가에 공헌한 보훈대상자들은 아직 흡족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보훈처의 93년도 세출예산은 6천2백54억원.이중 87%인 5천3백70억원이 보상에 쓰여진다. 국가유공자및 유족은 현재 △애국지사 3천8백53가구 △전몰·전상군경 12만3천2백33가구 △무공·보국수훈자 4만2백48가구 △4·19혁명 희생자 1만2천4백가구등 모두 17만9천7백34가구에 이른다. 이들에 대한 주요 보상내용은 보상금 지급·교육지원·직업보도·의료지원·주택지원·대부지원사업등 크게 여섯가지로 대별된다. 이중 보상금 지급은 국가유공자의 공헌과 희생에 대해 국가가 지급하는 금전적 보답으로,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한 보훈제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갖고있다. 지급대상 인원은 11만5천여명.1인당 월지급액은 최저 28만여원에서 최고 1백18만여원에 이른다. ○외국보다 나은편 교육지원은 대학까지 각급학교에 재학중인 유공자및 자녀에게 공납금을 면제하고 학자금·장학금을 지급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육성하는데 쓰여진다. 현재의 취학인원은 4만2천여명.창설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졸업자는 45만5천여명에 이른다. 직업보도는 근로능력이 있는 유공자와 그 가족에게 직장을 알선해 생활안정을 도모케 하는 것으로 현재까지의 취업인원은 7만7천여명이다.올 직업보도계획인원은 1만명. 의료지원은 상이군경·공상공무원에게 보훈병원을 통해 의료시혜를 해주는 것이다. 보훈병원은 현재 서울 부산 광주 대구등 4개소에 있으며 이들의 병상규모는 총1천6여 베드.올해 대전에도 병원 건립을 할 예정으로 부지를 물색중에 있다.보훈병원이 없는 여타 지역들은 일반병원에 위탁가료를 시키고 있다. ○노령화추세 대비 주택지원은 집없는 보훈대상자에게 아파트 특별공급·주택구입자금및 신축자금 지원으로 주거안정을 도모케 하는 것으로 4만1천여가구가 대상이다.보훈처는 올해 4천2백여가구에 2백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부지원은 근로능력은 있으나 취업이 부적당한 대상자에게 장기저리로 생업자금을 대부해 주거나 각종 금융자금 알선을 지원하는 것이다.대부한도는 1백만원∼1천만원에 연리는 3% 또는 6%에 지나지 않는다.올해 7천8백여가구에 3백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같은 우리나라의 보상제도는 예산상 빈약한 형편이긴 하나,다른 나라에 견주면 좀 나은 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외국에서는 대부분 지원내용이 보상금지급·상이자 진료에 한정되고 있으나,우리나라는 부수적으로 교육·취업·대부지원등을 병행하여 미흡한 보상금 수준을 보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일종의 복합지원체제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앞으로 보상금의 인상은 국가재정이 허락하는 한 수준향상을 기하도록 노력하되,최소한 현수준의 실질가치가 하락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특히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한 중상이자와 무의탁자등에 대한 보상에 역점을 두고,앞으로 점차 「보훈가족」이 노령화되는 추세를 감안해 보훈병원 증설과 휴양시설 건립등 노후복지대책에 보다 중점을 둘 계획이다. 보상금은 국가유공자및 그 유족의 희생에 대한 보은적 성격으로,어느 정도가 적정수준이냐를 객관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다.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에도 각각 현재와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두었지만,그 당시에도 보상금 지급기준은 들쭉날쭉했다는 기록이 있다.그만큼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이 어려웠다는 점이다. ○조직도 활대 전망 또 정부가 지난 30여년동안 보훈대상자의 생활지원과 병행해 공훈선양등 보훈이념을 확산시켜 왔으나,일반인은 아직도 보훈업무를 6·25이후 대량으로 발생한 전사상자에 대한 사후관리 기능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애로사항의 하나이다. 그리고 「원호」라는 이름 아래 생계지원을 위한 수단으로 사회보장적 방법을 사용함에 따라,구휼이 목적인 사회정책의 일환으로 인식되는 것도 장애가 되고 있다. 생활지원 측면에서도 보상모델을 확립치 못하고 임시적 욕구 관리에 급급함으로써,경제발전과 보훈대상자의 여건변화에 적합한 능동적 대응력도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보훈대상자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매년 배출되는 직업군인에 대한 사회정착 지원시책도 펴나갈 방침이다. 이같은 정책추진에 따라 행정대상및 업무량이 대폭 증가하면,이에 발맞춰 보훈처 기능과 조직도 확대 개편될 전망이다. ○편견불식 따라야 또 독립운동사등을 통한 민족정기 선양시책에 있어서는 독립운동과 6·25 관련 유공자의 감소에 대비해 예우의 당위성을 계속 부각시킬 계획이다. 한편 일반국민들의 국가유공자에 대한 인식은 「국가유공자 예우등에 관한 법률」제정과 예우시책 개선으로 많이 개선되었으나,일부에서는 존경보다는 국가의 지원을 받아야 할 계층으로 인식하는 과거 편견이 남아있어 이를 불식시키는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캐나다등은 보훈업무를 독자적 영역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영국·독일등 유럽국가들은 일반사회보장 부문에 포함시켜 관리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의 보상제도 발전에 참고가 될 수 있다. 우리의 보훈정책은 국가안보와 사회보장의 한가운데 놓여진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상금인상기준 제도화에 최선”/재정난으로 충분히 지원못해 아쉬워/장귀호 보상지원국장(인터뷰) 보훈처 보상지원국장은 4계절중 봄에만 마음이 가장 넉넉하다. 예산안 편성에서 확정단계에 이르기까지 보훈대상자들로부터 해방되기 때문이다. 『저희들로선 18만여 가구에 이르는 국가유공자및 그 유족분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드리는게 소망입니다.그러나 국가재정이 어려워 수준향상이 생각처럼 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울산생인 장귀호국장은 투박한 사투리를 쓰며 연신 줄담배를 피워댄다. 보훈처 올 세출예산중 87%나 되는 5천3백여억원을 집행하는 주무국장으로서,그의 고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지난달 직제개편에 따라 보상지원국에 온 이래 일찍 귀가해본 적이 드물다.업무파악을 못해서가 아니다. 경제기획원에 「구걸」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보상예산을 많이따내는 궁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매년말 예산국회 때도 마찬가지다. 정부내 다른 부처도 마찬가지이겠으나 예산확보 때문에 공무원들은 1차로 기획원이 무섭고,2차론 국회가 두려운 것이다. 더욱이 광복회관에 세들어 있는 보훈처는 코앞에 국회의사당이 있어 직원들은 항상 오금이 저린다. 『보훈처가 창설된 이후 30여년동안 보상지원 수준이 많이 향상된 것은 사실입니다.그러나 지원을 받는 입장에선 아무래도 미흡하게 느껴지기 마련이죠.그점이 저희 보훈처 직원들의 고민이랄 수 있습니다』 기획원이나 국회가 무섭긴 하지만,보상지원국장이 그보다 더 무서워 하는 사람은 보훈대상자들이다. 어떤 형태로든 국가에 공을 남긴 「그 분들」이,보훈처를 향해 『실질적으로 공무원 봉급인상 수준에도 못미치는 지원액을 따내면서 매번 국가재정만 들먹인다』고 힐책하기 때문이다. 지난 75년 제1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줄곧 보훈처에서만 근무해온 장국장은,「우리 대한민국의 오늘은 순국선열을 비롯한 국가유공자의 공헌과 희생 위에 이룩된 것이므로 이런 희생이 우리들과 우리의 자손들에게 숭고한 애국정신의 귀감으로 항구적으로 존중되고,그에 대응하여 유공자와 유족의 영예로운 생활이 유지·보장되도록 실질적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된다」는 보훈이념을 길게 설명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보상금의 획기적 수준개선은 어렵다고 보여집니다.그래서 저희는 매년 보상금 인상과 관련해 대상자와 예산당국간의 불필요한 행정력과 시간소모등 문제점을 개선키 위해 보상금 인상기준에 관한 사항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장국장은 그같은 기준설정은 당연히 물가등 사회지표와 연동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라가 발전할수록 보훈업무 영역도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본 그는,또다시 라이터를 집어 들었다.
  • 압록강 발원지는 백두산 「부석돌짬」(북한 이모저모)

    ◎“병사봉 남서쪽 수백m”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강인 압록강의 정확한 발원지는 백두산 병사봉에서 남서쪽으로 수백m 아래에 있는 「부석돌짬」이라고 평양에서 발간되는 화보 「조선」최근호가 밝혔다. 「조선」지는 「압록강의 시원」제목의 특집 탐방기사에서 『백두산의 장군봉(병사봉)에서 남서쪽으로 수백m 내려가면 부석돌짬에서 천지의 맑은 물이 새어 나오는 곳이 있다.이곳이 바로 압록강의 시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화보는 이어 압록강은 그 길이가 8백여㎞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강으로 중국과 국경을 이루면서 북부지역 양강도 자강도 평안북도를 거쳐 서해로 흘러든다고 소개했다. 압록강은 또한 하천강 장진강을 비롯하여 한반도에서만 9백여개의 크고 작은 지류를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는 어족자원과 수력자원이 풍부하며 강의 유역일대에는 지하자원이 많고 산림이 울창하다고 전했다. 압록강의 유역면적은 6만4천7백39.8㎦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 강을 사이에 둔 북­중간에는 3개 다리가 부설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1가구 1주택」 2000년대초 실현/건설부의 주택정책(국정탐방)

    ◎추진방향과 현황/소형중심,해마다 50만호씩 건립/민영업체 건축규제 단계적 완화 주택 2백만호 건설 계획안이 한창 추진중이던 지난 89년 4월. 청와대 문희갑 경제수석에게 대통령으로 부터 엄명이 떨어졌다.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부터 먼저 잡으시오」 당시 자고나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때문에 전세금을 구하지 못한 자살자가 속출하는등 서울의 주택사정이 최악으로 치닫자 당시의 노태우대통령이 문수석에게 내린 특별지시 였다. 노사분규로 인해 가뜩이나 어수선했던 사회분위기인데다 집값마저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니 이 상태가 몇달만 더 지속되면 폭동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았다. ○신도시계획안 발표 문수석과 관련 경제장관들이 긴급회의를 열고 92년까지 분당등 수도권 신도시에 30만호의 주택을 짓기로 결론,27일 이른바 「신도시 건설 계획안」을 발표한다. 이 안은 정부가 폭등하는 집값을 잡기위해 고육지책으로 시행한 주택정책으로 추진과정에서 수많은 부작용도 낳았지만 서울을 비롯,전국의 집값을 안정시킨 결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받고있다. 정부의 주택정책은 82년을 분수령으로 양분화 된다. 제1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 시행 첫해인 62년부터 4차 마지막 해인 81년까지는 이른바 보릿고개등 빈곤탈피를 위한 경제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사실상 주택부문에 대한 연평균 투자는 GNP 3.5%로 미흡했었다.특히 60년대에는 6·25전쟁으로 파괴된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전쟁에 따른 인구의 급격한 이동과 급증으로 인한 실업률증가등으로 국가경제는 미국등의 원조물자에 의해 겨우 유지되고 있는 상태였다.이와함께 70년대에 들어서도 정부가 중공업개발및 수출우선주의로 정책을 펼치면서 60년대의 39.1%이던 도시화율이 50.1%로 급등,상대적으로 주택보급률도 84.2%에서 78.2%로 떨어졌다. 그러나 5공 출범이후인 82년 5차경제개발계획명칭이 경제사회발전계획으로 바뀌면서 정부는 사회복지부문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82년 우리국민의 1인당 GNP는 1천8백24달러,연평균 성장률도 12%가량으로 경제규모가 상당히 커 져있었다.또 정부의 공업화 정책에 따라 도시화율이 70%였다. ○사회복지쪽에 관심 이에따라 주택보급률도 71.2%로 급격히 낮아지면서 주택과 땅이 투기의 대상으로 떠오르게 됐다.정부는 83년부터 GNP의 5.2%를 주택부문에 투자,86년까지 전국에 1백15만5천호의 집을 지었으나 인구증가및 핵가족화에 따라 주택보급률은 오히려 69.7%로 감소했다. 특히 다음해인 86년부터 88년까지 1백42억달러의 경상수지흑자가 발생하면서 해외여행자율화,야간유흥업소 영업시간 무제한 실시등으로 과소비현상이 사회전반에 걸쳐 크게 나타나자 89년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값이 평균 23%가 오르는등 부동산값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6공 출범후 정치적 민주화와 더불어 소득계층간 분배개선및 복지증진요구등 경제적 민주화도 함께 분출되는 시기여서 주택가격의 안정은 대단히 중요한 정책이었다. ○의무화비율제 계속 이에따라 정부는 88년부터 GNP의 6.5%를 주택건설에 투자하기로 하고 지난해까지 2백만호를 건설,결국 집값을 안정 시키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오는 2000년대 초까지 92년 현재의 주택보급률 76%를 1백%로 끌어 올리기위해 해마다 50만호 가량 주택을 건설키로 했다. 특히 도시근로자등 저소득층을 위해 해마다 20만호의 공공부문은 상당수를 18평이하로 건설하고 민영아파트 업자의 소형주택건설 의무화비율제도도 계속 시행키로 했다. ◎주택국과 뒷얘기/77년 독립… 88년 2백만호 건설 주도/이해집단 많아 투서 등 모함도 일쑤 건설부 9개국 1개실중 1개부서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주택사정과 성쇠를 같이하고 있다. 주택국은 우리나라 주택문제를 총괄하는 부서로서 주택정책의 입안·관리·택지개발및 공급·주택기금의 관리등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정책수단을 결정하는 곳이다. 60년대 주택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시기만해도 주택도시국에 주택과로 속해있었으나 70년대들어 주택수요의 증가와 이에 따른 부작용이 사회문제로 나타나자 77년 주택국으로 독립했다. 주택국은 업무의 비중에 따라 주택정책과등 5개과가 있다. 주무과인 주택정책과는 정부의 주택정책을 입안하는 부서로서 주택건설종합계획수립과 시행·공공주택건설계획및 정부재정지원·임대주택건설계획수립및 지원정책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6공최대의 역점사업이었던 2백만호주택 건설계획을 진두지휘했던 사령탑이었다. 주택관리과는 무주택서민에게 주택분양시 적용하는 「주택공급규정」을 운용하고 있으며 국내 1백17개 주택건설지정업체와 8천여개의 주택사업등록업체에 대한 관리와 지도·감독권한을 갖고 있다. 이때문에 각종 이해집단들로부터 투서등 모함을 많이 받는 곳으로 알려져있는 부서다. 주택기금과는 청약저축·청약부금등에 의한 국민주택기금의 조성과 주택건설및 자금지원·국민주택채권발행등에 대한 업무를 관장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주택사업특별회계운용에 관한 지도·감독등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주택건설에 따른 자금지원·금융지원등 주택재정에 대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재인자 주택개발과는 주택건설에 따른 건축기술부문을 담당하며 주택구조및 건설기준등 공법개발과 표준설계도서의 작성·보급·주택자재생산업자에 대한 감독권을 가지고 있다. 택지개발과는 주택건설에 필요한 택지에 대한 개별계획의 수립,조정과 이에 대한 연구·택지개발에 관한 법령제도 등을 관장하는 부서이다. 분당·일산등 수도권 5개 신도시 건설계획과 둔산신시가지와 같은 대단위 택지개발계획도 이 부서에서 추진한 업무중의 하나이다. 이같이 주택에 관한 광범위한 업무를 취급하는 주택국의 국장자리는 건설관료들이 한번쯤 맡아보고싶은 건설부의 노른자위이다. 따라서 이자리를 거쳐간 국장들 중에서는 건설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물도 많지만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사람들도 있다. 제10대 주택국장이던 유상열씨는 현재 제1차관보로 국장재직시절 원만한 인간성으로 타기관과 협력이 잘돼 부하직원들이 다소 무리가 가는(?)기안을 작성해와도 대부분 정책에 반영시켜 상당히 인기가 높았다. 6대국장이던 김한종씨는 차관급인 주택공사사장을 역임했으며 12대국장이던 조덕규씨는 현재 민자당 건설전문위원으로 재직중이며 14대국장이던 허상목씨는 현재 도시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3대국장이던 김창곤씨는모건설회사의 수뢰사건에 연루돼 사법처리를 받았으며 11대국장이던 서병기씨도 고위공직자 부조리사건에 휘말려 옷을 벗었다. 주택국은 앞으로도 오는 2000년대에 대비,주택보급률 1백%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고 있다.
  • “절약 통한 제2생산”에 동자부 골몰(국정탐방)

    ◎실태와 추진방향/에너지정책/공급위주서 수요관리로 전환/87년후 소비증가율 연 10% 웃돌아/산업체 중점 관리… 효율성제고 역점 지난 70년대 초,집권 여당은 「소비가 미덕이 되는 풍요한 사회」라는 미래상을 국민 앞에 제시했었다.의식주 모든 분야에서 궁핍을 면치 못하던 시절이라 제법 국민들의 가슴을 들뜨게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낭비는 악덕이고 절약은 미덕이다.비는 많이 내리는데도 수자원이 모자라고,에너지와 기타 지하자원은 더더욱 모자라는 현실에서 소비가 미덕이 되는 날은 꿈꿀 수도 없다. 에너지는 오늘날 산업은 물론 일상 생활에서 공기나 물같은 존재이다.그러나 국내의 에너지 자원은 질이 떨어지는 무연탄 뿐이다.어쩔수 없이 필요한 에너지를 외국에서 들여오다 보니 올해 에너지의 수입의존도는 95%에 이르게 됐다.절약이 미덕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수입의존도 95%선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경제규모가 작기 때문에 1인당 소비량에서 선진국들을 따라가지 못한다.지난 9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2.39t(석유환산)이다.일본은 3.54t,프랑스는 3.83t,미국은 무려 7.72t이다.이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량도 선진국들 수준까지 계속 늘어날 것이며,그렇기 때문에 보다 더 알뜰하게 써야 한다는 두가지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지난 91년 기준으로 볼 때 국민총생산(GNP) 1천달러 생산에 투입된 에너지량은 우리나라가 0.63t(석유환산)인데 비해 일본은 0.25t,미국은 0.43t,프랑스는 0.34t이다.제일 못 사는 나라가 에너지는 가장 헤프게 쓰는 꼴이다.특히 일본의 에너지 효율은 우리나라의 두배를 넘는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경제대국 일본과 우리나라를 수평으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이다.그러나 지난 90년 기준으로 제조업의 에너지 원단위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0·66,일본은 딱 절반인 0·33이다.86년의 이 수치는 0·61대 0·38이었다.시일이 지나며 일본의 효율은 개선된 반면 우리의 효율은 악화된 것이다. ○가장 헤프게 쓰는꼴 그러나 우리나라의 절약시책이 느슨한 것은 아니다.지난 해 겪었듯이 섭씨 30도가넘는 한더위를 에어컨을 끄고 견뎠던 것처럼 나름대로 애를 써 온 것은 사실이다.절약에도 돈이 들기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의 논리가 적용되는 것이다.효율이 높고 값비싼 기계가 있는 줄 알면서도 돈이 모자라 그보다 못한 기계를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80년대 후반부터 국민소득이 많아지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며 가전제품과 승용차 보급이 크게 확대돼 에너지 소비가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GNP 증가율에 대한 에너지 증가율을 말하는,이른바 GNP에 대한 에너지 탄성치는 지난 80년대 초반 0·7에 불과했으나 86∼88년 0·8로,89년 1·2로,90년 1·5로 높아졌다.경제성장보다 에너지소비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는 반증이다.이 수치는 91년 1·3으로 낮아진 뒤 지난 해에는 다시 1·4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폭발적인 에너지 소비증가율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지난 90년대 초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동력자원부에 서신을 보내 『당신들이 보내준 통계자료에 오류가 있는 것 같으니 다시 한번 확인해 달라』는 서한을 보내온 적이 있었다.깜짝 놀랄 정도의 높은 소비증가율이 이해가 되지 않아 혹시 자료에 착오가 있지 않았느냐는 반문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증가율은 지난 87년 이후 거의 해마다 10% 수준을 웃돌고 있다.86년의 9.2% 이후 87년 10.4%,88년 11%,89년 8.4%,90년 14.1%,91년 11.2%,92년에도 역시 1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미국의 경우 88년의 4%가 최대 증가율이고 그 이후 1% 수준을 넘은 적이 없으며 프랑스 역시 91년의 5.3%가 이례적으로 높았을 뿐 매년 2% 내외이다.일본은 88년의 5.7%가 최고치로 거의 3% 수준이다. ○국제기구서도 놀라 다만 대만이 87년 13.6%,88년 9.6%,91년 13.3%로 우리와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대만 역시 우리보다 훨씬 더 착실한 경제성장을 하는 점을 상기하면 마땅히 우리가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다. 지난해 에너지 수입액은 1백43억달러,이 중 석유를 사오는데 쓴 돈이 1백20억달러이다.총 수입액에서 에너지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7.5%,지난 90∼91년의 15%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에너지의 소비급증이 국제수지 관리 및 경제운용에 주는 부담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다.절약은 제2의 생산이고,절약만이 살 길이다. ◎시책 변천과 성과/자동차10부제 등 묘안 총동원/시설자금도 2조692억 지원 우리나라의 절약시책은 동력자원부가 설립된 이듬해인 지난 79년 에너지이용합리화법을 제정하면서 비로소 체계적인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TV 방영시간의 단축,사치성 광고의 규제등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행정조치가 고작이었다.에너지이용합리화법은 단순절약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쓰느냐는 점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시도였으며 절약시설 투자에 대한 금융 및 세제 지원제도도 처음으로 규정했다. 몇 차례의 개정을 거치며 에너지 소비효율 표시제도,승용차의 연비표시 의무화,냉장고·에어컨·승용차·조명기기에 대한 에너지 효율등급 표시제,대규모 공공사업에 대한 에너지 사용계획 협의제도 등이 도입됐다.건축물의 냉·난방 온도 제한은 국민생활에 불편을 준다는 점 때문에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법적으로 의무화됐다. 중앙난방식 아파트의 개별 열량계 설치 의무화,다소비형 사치성 건물의 신축제한,사우나의 주 1회 휴일제,에너지 절약기술 개발지원등의 제도도 도입됐다. 지난 해에는 「에너지 절약의 원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소비절약 종합대책도 마련해 시행했다.자동차 운행 10부제도 이의 일환이다. 지난 80년 이후 에너지절약 시설자금으로 융자해 준 자금은 지난 연말까지 모두 2조6백92억원에 이른다.재원별로는 ▲석유사업기금에서 1조4천7백50억원 ▲은행 자금 5천5백81억원 ▲에너지이용합리화기금 2백61억원 ▲정부의 재정투융자특별회계 1백억원등이다.서민들이 낡은 주택에 단열 공사를 하는데 드는 자금도 80년 이후 총 5백11억원을 지원했다. 폐열회수,보일러나 요로,열병합발전,보온 및 단열시설,연료대체 설비 등의 절약투자시에는 세제지원을 해 주는데 그 대상이 되는 투자액도 87년 1천8백88억원,88년 4천3백99억원,89년 4천3백99억원,90년 2천5백25억원,91년 3천2백31억원·지난해 약 2천억원에 이른다. 전기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열도 함께 이용하는 열병합발전도 제법 보급돼 열을 이용하는 지역난방 가구는 21만4천호,열과 전기를 함께 이용하는 공업단지는 반월공단등 7개소에 이른다. ◎“자동차주행세 꼭 실현돼야”/벙커C유 등 저가공급 재고할때/남궁견 에너지정책실심의관(인터뷰) 동력자원부 에너지정책실 남궁견심의관.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실무 책임자이다.며칠 뒤면 부처가 폐지될 운명이지만 에너지 정책의 중요성 때문에 에너지 행정의 기능은 더 강화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 ­절약시책을 추진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최고경영자들이 절약에 관심을 갖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절약시설에 투자를 하면 그 회수에 5∼6년이 걸리는데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는 해마다 이루어지니까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어렵지요. ­절약시책의 성과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절약의 필요성과 절약을 실천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공감대가 상당히 이루어져 있다고 봅니다.그러나절약의 중요성이,에너지의 수급이 불안정할 때만 일시적으로 크게 부각됐다는 반성도 하고 있습니다.민생안정 또는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에너지가격을 낮게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에너지의 이용효율을 떨어뜨렸다는 자책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값이 싸다는 얘긴가요. ▲그렇습니다.예를 들자면 85년도의 에너지가격을 평균 1백으로 할 때 87년은 87.2로,89년에는 72.1로,91년에는 71.7로 계속 그 가격이 떨어졌습니다.벙커C유의 값은 85년 1백에서 91년 43.9로 싸졌습니다.벙커C유가 산업체에서 쓰는 연료라는 점을 감안한 정책적인 결정이지요.보통 휘발유의 값도 85년 1백에서 70.7로,전기 역시 74.5로 각각 하락했습니다. ­그래도 외국보다는 비싸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지난해 9월을 기준으로 비교할 때 한국의 휘발유 값을 1백이라 한다면 일본은 1백33,프랑스는 1백37,미국이 1백8로 모두 우리나라보다 비쌉니다.다만 대만이 82로 우리보다 쌀 뿐입니다.등유 역시 일본이 1백33,대만 1백60이고 경유는 일본이 1백68,대만 1백11,프랑스 1백9입니다. ­절약정책의 중점은 어디다 두고 있습니까. ▲전체 에너지의 절반을 산업체에서 쓰기 때문에 산업체의 절약에 중점을 두어야지요.산업체 가운데에서도 1백94개의 다소비업체에서 전체 산업체 에너지의 60%를 씁니다.이들의 절약에는 투자가 앞서야 합니다.결국 에너지절약 시설자금과 연구개발 자금을 더 많이 확보해서 지원하는 일이 시급합니다.수송 분야의 경우 보유세 성격인 현재의 자동차세를,더 많이 굴릴 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는 방식의 주행세로 개편해야 하는데 부처간에 생각이 달라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입니다.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수요관리로 바꾸었다면서요. ▲에너지 소비량이 미미할 때는 넉넉하게 공급하기만 하면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그러나 워낙 소비량이 늘어난데다 국제적인 움직임도 달라져 수요 쪽을 합리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졌습니다.예컨대 전에는 오직 필요하다면 발전소를 짓는 일은 매우 간단했습니다.그러나 요즘은 자금이 확보됐다 하더라도 발전소 입지를 구할 수 없게 됐습니다. 더구나 탄소배출량의 동결등 환경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무역규제도 에너지절약을 강화하는 쪽으로 바뀔 전망입니다.결국 앞으로 산업의 경쟁력은 에너지절약 여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수요관리가 불가피하지요.
  • 「한가락 시조모임」/두번째 시조집 펴내

    ◎옛 선비들 풍류 즐겼던 유적지 탐방/현장서 읊은 13명회원의 작품 실어 조상들의 숨결이 남아있는 전국의 정자들을 찾아다니며 시조문화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는 「한가락 시조 모임」이 두번째 시조모음집 「한가락」을 펴냈다.13명이라는 많지 않은 회원들이 매달 한번씩 전국에 흩어져있는 유적지중 옛 선비들이 시조를 지어 불렀던 정자를 골라 답사하고 현장에서 즉석으로 지어 읊은 시조들을 다듬어 현장 사진과 함께 한데 모아놓은 책이다. 우리 조상들의 문화유산인 시조를 원형 그대로 가사와 창,문학과 음악이 조화를 이뤘던 모습으로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한가락 시조 모임」이 발족한 것은 지난 90년 4월.매주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모여 시조공부를 하고 또 매달 한번씩 전국의 유적지를 탐방하면서 풍류를 즐겼던 선조들의 멋을 체험하는 것이 이들의 주요활동이다. 지난 91년 첫번째 시조모음집을 낸데 이어 얼마전 나온 두번째 시조집 「한가락」에는 포천 왕방산에 자리한 고려말 선비 이헌 성여완의 묘소를 시작으로 지난 7일 경북 군위군 효령면 삼영정에 이르기까지 모두 34회에 걸친 전국 유명 정자탐방결과가 담겨있다. 시조시인 중관 최권흥씨의 지도아래 진행되는 이들의 「역사탐방」은 정자주변에 둘러앉아 현장에 대한 역사공부와 함께 토론을 벌인뒤 선비들의 정신을 되새기는 시조를 지어 그 자리에서 읊어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근대화과정을 거치면서 물밀듯이 들어온 서구문물과 사상의 와중에서 우리 조상의 문화유산이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는 안타까움에서 모인 「한가락 시조 모임」.20대에서 60대까지 세대차를 넘어서 고르게 분포된 뜻깊은 문화사랑공동체이다.
  • 보사부의 검역·검사·관리정책(국정탐방)

    ◎감시체제의 선진화/다양해지는 식품 안전성확보 총력/수입업자 녹색카드제 7월 시행/올 42억 들여 첨단검사장비 도입 보사부의 유통관리과는 최근 6개월간에 걸친 추적조사끝에 최근 남양·매일·파스퇴르우유등 국내대표적인 제유업체의 허위·과대광고,유통기한표시위반,허가외첨가물사용등,불법행위를 적발,45일까지의 품목제조정지처분을 내렸다.그러자 이들제품의 매출액이 평균 10%이상 떨어졌다. 비록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었음에도 소비자들은 식품업체의 위법행위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던것이다. ○식품산업 급격 팽창 지난 91년의 식품산업 생산액은 국민총생산(GNP)대비 5.8%인 12조2백40억원에 이를 정도로 그 규모가 급속도로 팽창했다.또 농산물을 비롯한 식품의 수입량도 89년의 35억9천2백만달러,90년 38억2백만달러,91년 45억1천만달러,92년 상반기중에는 31억4천7백만달러로 연평균 10%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식품산업의 양적인 팽창과 더불어 산업화·도시화·개방화로 인한 환경오염이 가속화되면서 식품의 안정성과 품질관리에대한 국민의 우려와 기대욕구 또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호주산 수입밀에서 다량의 맹독성 농약이 검출된데 이어 올해에는 미국산 수입밀에서도 다시 허용기준치를 1백30여배나 초과한 농약이 검출되는 등 중금속이나 맹독성 농약이 함유되거나 부패변질된 농산물이 검역소에서 잇따라 적발되면서 식품의 안정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식품의 안정성 관리는 국내 식품의 경우 20개 식품군의 1백16개 식품에 대해 원료배합 비율·함량·첨가물·유통기한등 규격을 규정한 식품공전과 이들 식품군에 해당되지 않는 식품을 생산할 때 생산업자가 국립보건원의 사전 심의를 받아 규격으로 활용하는 자가규격에 따라 사후관리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의 식품안정성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날로 급변하는 식품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위생·검역제도를 도입하는가 하면 검역 인원과 장비를 대폭 보강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연내 일본수준으로 우선 국내식품의 경우 올해중으로 식품의 안정성관리수준을 일본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아래 햄·소시지등 어육제품과 냉동식품에 대해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을 제정하기 위해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정부가 식품원료의 채취·보관·제조·유통·판매등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위해요인이 개입될 수 있는 부분을 상세하게 명시,생산자에게 사전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제도이다. 또 수산물·축산물에 대한 중금속과 농약의 잔류허용기준을 새로 제정하고 타알계 색소등 첨가물의 사용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의 선택을 돕기위해 함량이나 배합성분등에 대한 표시기준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특히 새로운 환경오염물질로 나타난 다염화비페닐(PCB)의 위해를 사전에 막기위해 잔류허용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쌀을 제외한 식량자급률이 3분의 1에 불과한 현실을 고려할 때 농산물의 수입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수입식품과 농산물에 대한 검역에 향후위생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대부분의 농산물에 대해 각각 3백87종과 45종의 잔류농약 허용치를 설정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수준과 걸맞게 올해중 대부분의 농산물에 대해 1백여종의 잔류농약 허용치를 설정,수입품의 위해요인을 최소화시킨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또 지난 90년 이후 서울·부산·인천등 주요 검역소에 수입식품 검사업무를 전담하는 과를 신설하고 매년 20∼30명의 검사인원을 보강하고 있으나 수입물량의 폭주로 1인당 하루 7·2건씩 검역해야 하기 때문에 평균 검사 소요기간이 25일 소요되는 등 검사대기물량이 증대하는 문제도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이에따라 장기적으로 식품안전관리청의 신설을 추진한다는 방침아래 우선 식품안전관리원을 설치할 예정이다.수입식품의 90%이상이 반입되는 부산항에 식품검사국과 사무국등으로 구성된 식품안전관리원을 설치,현재 국립검역소에 배치돼 있는 수입식품 검사관련 인원과 장비를 흡수할 경우 검사능력은 지금보다 약 5배가량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외정보망 등 확대 이와함께 서울·인천에 국립식품검사소를 설치하고 동해안과 서해안 수입항의 정밀검사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정밀검사센터 2개소를신설,운영하는 한편 정밀검사능력이 없는 수입항에도 식품검사원을 파견,「전방위검역체계」를 갖춘다는 것이다. 또 오는 7월1일부터 수입업자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검역부담을 덜기위해 수입업자가 수입농산물의 재배·수확·운송중에 사용된 농약의 종류와 양을 수입에 앞서 미리 제출토록 하는 「녹색카드제」가 도입된다. 그리고 날로 새로워지는 오염물질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지능화되고 있는 미국등 선진국의 오염농산물의 유입을 막기위해 주재관을 늘리고 외국의 소비자단체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등 해외정보망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식수용관리과 역할/상수 독도 등 6항목 매일 체크/전국 약수터수질도 정기점검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물의 수요 역시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오염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들이 매일 마시고 사용하는 물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환경처,내무부(지방자치단체),건설부와 보사부가 각각 영역을 분담,나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이중 보사부 위생국의음용수관리과는 최종수비단계인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과 전국에 산재한 2천5백18개의 옹달샘(약수터·하루 50인 이상 이용기준)의 수질기준을 제정하고 검사를 통해 수질의 적합성여부를 확인,공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위해 우선 1천78개 정수장에 대해 색도·탁도·냄새·맛·PH·잔류염소등 6개 항목을 매일 점검하고 있으며 매주 단위로 대장균·일반세균·암모니아성질소·질산성질소·과망간산칼륨소비량·증발잔류물등 6개 항목을 점검한다.또 월별로 수질기준으로 설정한 37개 전 항목에 걸친 점검을 하며 2천5백21개 수도전에 대해서도 월별로 일반세균·대장균·잔류염소등 3개 항목의 적합성여부를 점검한다.이와는 별도로 연 2회에 걸쳐 수질기준 전 항목에 대한 점검이 따로 진행된다. 그런가하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도시주변의 사찰·등산로·유원지등에 위치한 옹달샘을 찾는 이용자가 증대됨에 따라 6개월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실시,그 결과를 안내판에 게시하는 한편 이용자를 중심으로 관리위원회를 구성,옹달샘 주변의 위생관리를 맡기고 있다. 현재 보사부가 수질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는 37개 항목은 WHO(세계보건기구)와 미국의 47개,영국의 52개,프랑스의 50개,호주의 44개 항목에 비하면 다소 부족하나 일본의 35개,독일의 30개 항목보다는 많으며 이들 국가보다 원수의 질이 상대적으로 월등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보사부는 지난 89년부터 91년까지 24개 항목에 대한 수질검사를 실시,90년에 THM,91년에 유기인계 농약 4종과 세레늄에 대한 기준을 설정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농약중 제초제 5종,다핵방향족 탄화수소 6종과 WHO에서 규제하고 있는 유해물질중 국내기준이 없는 유해물질 22종등 33종에 대해 조사를 실시,카바메이트계 농약 1종,유기용제 3종에 대한 기준을 새로 설정했다.또 올해도 미국의 환경보존기구등 외국에서 규제하거나 모니터링중인 신물질에 대해 조사를 계속,새로 기준에 포함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수질조사결과 정수장과 간이급수시설은 불합격률이 각각 2.04%,1.4%로 91년의 2.2%,2.4%보다 다소 향상이 됐으나 수도전과 옹달샘은 도시화에 따른 오염의 확산으로 불합격률이 각각 1.5%,19.8%로 91년의 1.3%,15.3%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잔류농약검사 1백종으로 확대”/위해요소관리기준 등 연내 제정/임인철 보사부위생국장(인터뷰)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식품의 안정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국내외 식품이 과연 국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정도로 철저하게 위생점검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사부의 임인철위생국장(사진)에게 들어본다. ­지난해의 호주산 수입밀이라든가 이번의 미국산 수입밀에서 인체에 유독한 맹독성 농약이 다량 검출된 사실에서도 드러났듯이 식품의 위해요인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보는데. 『도시화·산업화가 진전될수록 새로운 오염요인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식품산업의 규모도 급격히 증대,위해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또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그러나 정부에서도 이러한 점을 감안,위해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을 올해중 제정한다든가 수입농산물과 수산·축산물에 대한 농약·중금속·방사선잔류허용기준을 제정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따라서 국민들이 염려하는만큼 식품의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국내 식품의 경우 제조과정에서는 비교적 엄격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나 판매·유통단계에서는 여전히 위해요인이 발생할 소지가 큰 것으로 보는데. 『제조부문보다 유통·판매단계가 취약한 것이 사실입니다.그러나 올해부터 위생관리대상에 편의점까지 포함시키는 등 구멍가게를 제외한 모든 식품판매업소를 점검할 계획으로 있기때문에 유통·판매부문의 위생관리도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올해부터 위생정책을 과거의 품격관리 위주에서 위생관리 위주로 전환한다는데 그 내용은. 『제조공정에서의 성분배합비율이라든가 함량점검등에 치중해온 위생정책을 앞으로는 제조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요인을 분석,이를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것이 정책 전환의 핵심내용입니다.이를 위해 조금전에도 말한 바있는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제정하겠다는 것인데 우선 올해중 일본처럼 햄·소시지등 어육식품과 냉동식품에 대해 위해점검기준을 마련할 계획입니다.그러나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91년도의 경우 국내 식품제조업의 규모가 12조원에 이르고 농산물과 식품의 수입량이 45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양적으로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기때문에 행정력으로 이를 통제하고 감시하기는 어렵습니다.결국 생산에서 유통·소비에 이르기까지 생산업자의 책임이 강조될 수 밖에 없습니다.정부도 불량식품이 유통되거나 생산될 경우 과거처럼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생산업자의 탈법·부도덕한 내용을 대외적으로 알려 경제적인 제재를 받도록 할 계획입니다』 ­국내 농산물도 해마다 사용농약이 증대함에 따라 국민들이 무공해식품을 선호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과연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지. 『보사부는 농수산부와 합동으로 몇년전부터 국내 생산농산물을 대상으로 위해요인을 계속 점검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기준치를 훨씬 밑돌고 있습니다.국내 농수산물은 어떤 것이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지난 91년부터 수입식품이나 농산물에 대한 검역이 실시되고 있으나 장비나 인원이 부족한 등 허점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보는데. 『올해 예산에 반영된 42억원으로 첨단 검역장비를 도입하고 현재 56종의 농산물에 대해 38종 농약의 잔류허용치를 규정하고 있으나 올해중 농약의 종류도 1백여종으로 늘리고 대상 농산물도 모든 농산물로 확대할 경우 선진국수준의 검역체계를 갖추게 됩니다.다만 수입 농산물이나 식품의 위해요인 점검은 생산지역의 정보수집이 중요한데 정보 모니터링 대상을 확대하고 전산망작업도 계속 강화해 나갈 방침입니다』
  • 한국무용가 최현씨(이세기의 인물탐구:14)

    ◎절제된 몸짓… “여백의 미” 표현 일품/고고한 기품 넘치는 타고난 재능의 예인/김해랑문하서 승무·태평무 등 두루 이수/완벽주의적 성격… 대선배와의 불화 “천추의 한”으로 갓쓰고 도포입고 부채들고 최현이 무대에 나타나면 이도령이 광한루에 나선듯 화사하고 눈부시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헌칠하고 단정한 매무새,운신의 폭이 조용하면서도 민첩하다.삭풍이 이는 한겨울에도 그의 분위기에는 오월 단오같은 싱그러운 신록이 묻어있다. 부채끝으로 오작교(오작교)를 가리키고 부채를 펴서 얼굴을 가리면 그때마다 한양의 풍류와 선비의 기품이 동시에 엇갈린다. 무용계에서 「푸르름을 몰고다니는 예인」으로 불리는 것처럼 그는 20대 미장부의 멋과 미를 변치않는다.나이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젊고 기개에 넘쳐있다.언제 어디서나 누구앞에서나 당당하다. 우선 그의 춤솜씨부터가 그렇다.타고난 재능과 기량으로 그는 빠르고 느린 어떤 곡조에도 절묘한 춤의 경지를 보여준다. 정중동이 절제된 그의 「승무」나 「살풀이」등 그의 춤의 매력은 그 움직임마다에 여백의 미를 살리는데 있다.뿌리치고 내뻗는 손짓하나에도 선과 배경을 치밀하게 계산하여 마치 한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는듯 하다.힘이 들어가지 않은,몸속으로부터의 흥취가 절로 살아나 어느땐 멈추고 어느땐 다시 흐른다.그리고 조각처럼 푸르고 흰 얼굴에는 한과 슬픔을 자제한 인고가 담겨있다. 그는 춤뿐아니라 춤과 관련된 영화와 연극,창극과 뮤지컬을 두루 섭력한 예술가다. ○춤관련 영화·연극 출연 완벽주의자인만큼 한가지를 알아도 끝까지 파고들어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쌓고있다.대강대강 그럭저럭은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사람을 사귀어도 한번 사귄 사람은 절대로 놓지않는다. 이렇게 흑백이 분명하기때문에 무용계에서의 그의 위치는 자칫 외롭기 십상일수가 있다.그러나 서로서로 인맥·학맥,제자 스승으로 얽히고 설킨 속에서 그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타고난 재능,탁월한 춤솜씨 하나뿐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춤추는 사람이 춤잘추는데야 누가 뭐라하겠는가.위로는 막강한 선배들이 기라성처럼 좌정하고 이리저리 끈이 닿는 무용풍토에서 최현자신은 그런 자부심과 오기 하나만으로 고고하게 버티어왔다 할수 있다. 그가 춤으로 무용계에 어필하기 시작한 것은 65년 그가 안무·출연한 무용극 「초라니」에서다.조택원이후 송범 김진걸 이매방으로 이어지는 남자무용수중 수려한 춤과 미모마저 갖춘 그의 출현은 무대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다. 51년이후 한때 영화에 심취하여 조미령 김승호 허장강 등 당대 스타들과 영화 「춘향전」「시집가는날」등에서 주연,이후 그가 안무·출연한 무용극 「춘향전」「마의태자」「황진이」등은 노련미 넘치는 춤기교와 함께 영화에서 닦은 연기솜씨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작품들이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비상」은 그 자신이 끊임없이 추어왔고 지금도 무용인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의 하나다. 소매가 긴 백삼에 상투관 차림,부채 하나만으로 무대를 누비는 이 「비상」은 희로애락의 일상사를 살고있으나 저 하늘을 향한 끝없는 의지,꿈을 잃지않으려는 인간의 끈질긴 열망이 춤속에 담겨져 「마음을 비운 춤」「생의 환희와 승리를 득도의 경지로 이끈 춤」「아무도 비상을 최현만큼 출수 없다는 경계선을 확실하게 그을수 있다」고 시인이며 무용평론가인 김영태가 쓴적이 있다. 영화·연극 못지않게 그의 음악취미또한 광적이다. 76년 호암 이병철회장의 도움으로 독립문쪽에 무용연구소를 개설하고 최현무용단을 창단했을때 그의 연구소는 무용연구소라기보다는 마치 음악연구소처럼 사방벽이 온통 오리지널 디스크로 둘러싸여 있었다.그의 오디오 취미는 「마니아」급으로 오디오전문지들은 걸핏하면 드보르자크에서 수재천에 이르는 그의 음악취미·오디오기기들을 탐방취재하고 있다.이 방면에서는 특히 김영태와 의기투합하여 두사람은 충무로에서 용산전자상가를 곧잘 기웃거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음악취미도 “광적” 최현은 마산에서 성장했지만 본래 부산사람이다.본명은 최윤찬,후에 영화계에 데뷔하면서 최현이란 예명을 가졌다. 16세때 전국가요경연대회에서 특상한 것을 계기로 「천재소년가수」가 되어 지평선 가극단을 쫓아 마산에 정착,마산의부호이자 한량으로 소문난 김해낭문하에 입문하여 그곳에서 궁중무에서 승무·살풀이·태평무·탈춤·기방무를 고루 이수했다. 그러나 스승이 초기엔 장작이나 패게하고 집안청소를 하게 할뿐 도무지 춤을 가르쳐주지 않아 그때도 당돌했던 그는 『왜 춤을 가르쳐주지 않느냐』고 스승에게 항의하곤 했다. 『예술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네가 보고 느끼고 깨달아라』그는 머리속에 꽉 찼던 안개가 걷힌 듯 스승의 이 말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그때부터 춤이 몸속에서 피돌기처럼 돌고 흥이 기운처럼 솟구치기를 기다렸다.스승은 그제서야 그에게 춤 한자락씩을 지도해나갔다. 예술의 겸손을 엄숙하게 익히고도 인격수양이 덜 됐거나 춤을 잘 춘다는 주변의 칭찬에 우쭐한 나머지 지금까지도 가슴에 남아 잊히지 않을 큰 「잘못」을 하나 저지른 적이 있다. 58년 서울 명동 시공관에서 스승 김해랑 안무로 「독무」를 출때였다. 당시 명고수인 지영희씨가 장단,그의 부인인 성금련씨가 가야금을 연주,진양조에서 중머리 중중머리로 넘어가는 대목에서 지영희씨가 그만 잦은몰이 장단을 잘못친 것이다. 박자와 호흡,시간조절에 의해 손의 움직임을 감을 수도 펼수도 있는 그로서는 리듬이 맞지않아 크게 당황했고 무대는 막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물불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지영희씨에게 덤벼들었다. 『무대는 생명입니다.단 한번의 실수도 있어선 안돼요.관객에게 손가락질 받으면 나는 이것으로 끝납니다』 지영희씨는 『최선생 내가 정말 잘못했네.큰 실수였다』고 백배사죄했으나 그로서는 이를 용납할 수 없었다.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망발.당대의 명인이자 대선배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자신의 방만함을 후회했다고 탄식한다. 이제 그는 참다운 예술가가 되고 싶다.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고 진지하게 나를 점검하여 「몸짓」하나 「소리」하나에도 자연의 질서가 깃든 지혜와 노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그리고 내 춤속에 관객을 끌어들여 나의 한과 정취와 풍류의 빛,내가 살아온 춤의 굽이굽이를 함께 향유하고 싶다고 말한다. 최현의 많은 이야기중에서 그가 54세때 27세 연하의 신부를 맞아들인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화제중 하나다. ○54세때 27세 신부 맞아 84년 12월,일밖에 모르던 까다로운 성품의 최현이 갑자기 결혼을 발표,더구나 신부는 서울예고를 졸업,그가 지도위원으로 있던 국립무용단 단원이라고 해서 주변의 놀라움은 한층 컸다. 신부인 원필녀씨는 나이보다 깊고 의젓한 성품으로 춤추는 스승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혼자서 그를 사모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두사람의 결혼은 올해로 만 9년.제자로서 스승으로서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결혼초기때의 사랑과 정성과 존경을 변함없이 나누고 있다. 최현씨는 그동안 부인을 한성대와 이대대학원에 다니게 했고 지금은 한성대에 출강.『내가 아프면 밤새 내 머리맡에 앉아 나를 지켜준다』고 자랑한다. 지난해 6월엔 제1회 원필녀개인무용발표회를 주선해 주었다.그리고 그가 사랑해마지않던 그의 춤 「비상」을 부인에게 추게 했다. 그는 88올림픽 폐막식때는 10만군중과 수천명의 출연자들에게 청사초롱 「안녕!」을 추게 하여 방대한 스케일로 각계의 시선을 모았었다.지난해엔 청소년예술제에 「파란풍선」에 이은 「비단안개」를 안무,서울예고 무용단을 이끌고 일본 도쿄 무장야시민문화회관에서 「시집가는날」을 공연,올해는 문예진흥원 창작지원기금을 받아 그의 개인발표회를 준비중이다.작품은 정철의 「사미인곡」. 차범석극본·최종원음악의 이 작품은 그의 춤 60평생을 정리한 집대성의 일환으로 그의 특기인 「춤에서의 여백의 미」를 유장하게 전승시킨다는 집념을 담고 있다. 그는 아무리 춤을 잘추어도 훈련된 춤,숙련된 춤은 단호하게 부정한다.긴 세월 스스로 깨달아 마음속에서 몸속에서 자연스러운 율동으로 우러나오는 극미(극미)에 이르러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리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기를 축적시키면서 이를 어느 한순간 우주의 무한한 공간속에 힘차게 내뿜는다.장삼자락을 낙화로 흩날리며 탄식의 숨결을 하공에 흩뜨려놓듯,그래서 그의 춤의 한끝은 결국 끝없는 비상임을 그는 알고 있다. □연보 ▲1929년12월 부산 영도 출생.최재용씨와 이말념씨의 2남5녀중 장남 ▲1946년 마산으로 이사 ▲1953년 마산상고졸업 ▲1959년 서울대 사대 체육과 졸업 ▲1988∼1990년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예술학과 수학 ▲1946∼1953년 마산 김해랑 무용연구소 입문 전통무용 유형과 기법사사 ▲1953년∼ 오광대일인자 장재봉,민속춤의 김숙자씨등에게 승무·살풀이·태평무·탈춤·기방무 등 이수 ▲1955년 최윤찬무용연구소 개설 ▲1961∼1962년 서울대 음대 무용강사 ▲1965∼1985년 서울예고 강사 ▲1967∼1974년 서울대 사대 체육과강사 ▲1976년 최현 무용단 창단 ▲1980∼1981년 중앙대 예대 무용과 강사 ▲1981∼1985년 서울예전 무용과 주임교수 ▲1982년 최현 무용연구실 개설,한국무용협회이사,한국문화예술단체 총연합회(예총)이사,문공부 문화재 전문위원,국립무용단지도위원,한국무용협 부이사장,대한민국 무용제 심사위원 문예진흥원 지원기금 심사위원역임 (영화)「삼천리의 꽃다발」 「시집가는날」 「춘향전」 「불멸의 성좌」 (무용·안무출연)무용극 「초라니」 「춘향전」 「시집가는날」 「마의태자」 「황진이」국립창극 「심청가」 「강릉매화전」 「광대가」 「변강쇠타령」 「시집가는날」 「대춘향전」 「허생전」 「심청」 「서동가」 「이춘풍전」 「놀부전」 「소태산」 「아리랑」 ▲1970년 일본 EXPO70 한국의날 안무·출연 ▲1971년 국립무용단 유럽지역 10개국 순회공연 안무·출연 ▲1975년 국립무용단 일본 10개도시 순회공연 안무·출연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예술제 「녹」 「비상」안무·출연 ▲1980년 국립무용단 동남아 9개국 순회공연 안무·출연 ▲1982년 시립무용단 「한국 명무전」에 「비상」출연 ▲1985년 호암아트홀 개관 초청공연 「헌화가」안무·출연 ▲1987년 88서울예술단 창단공연 「새불」구성·안무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안무총괄 「안녕」 ▲1990년 국제문화협 주최 일본 지역 공연 창극 「심청전」안무 ▲〃 동아일보창간70주년기념 모스크바지역등 5개국 순회공연 창극 「아리랑」안무·출연 ▲1991년 국립극장주최 청소년예술제 「파란풍선」안무 ▲1992년 국립극장주최 「비단 안개」안무 ▲〃 서울시립무용단 무용극 「춘향전」객원안무 ▲현재 문화부 문화재 보호협회 「한국의집」예술총감독,서울예고 무용과장 서울올림픽 안무총괄 공로 대통령 표창
  • 폰트 센터(과학계/희망탐방:5)

    ◎한글자체 다양하게 컴퓨터로 개발·보급/한국형 디자인도구 제작·「폰트」 표준화 모색/독창적 글꼴 올 1백여종 등록 받아/대중화·대외경쟁력 강화에 주력 컴퓨터에서 쓰이는 다양한 한글 글꼴의 개발과 폭넓은 유통보급을 위해 설립된 폰트개발보급센터가 제몫을 하고있다. 지난해 12월11일 한국과학기술원 시스템공학연구소안에 설치돼 운영에 들어간 이 센터(소장 박동인박사·40)에는 지금까지 서울시스템·삼성·포스데이터등 10여개 회원에 70여종류의 폰트가 등록됐다. 폰트(FONT)는 컴퓨터기기의 입출력을 위해 표현이 가능한 활자체 한벌을 가리키는 말이다. 『컴퓨터의 대중화에 따라 폰트의 기능뿐만아니라 모양새에서도 아름다움이 요구되는등 비중이 점점 커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센터의 기능정착에 대한 박실장의 설명이다. 센터는 우리의 독창적인 글꼴의 개발과 함께 폰트의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설립됐다. 지금까지 폰트개발차원에서 질서유지를 위한 구심체가 없어 개발기술 부진은 물론 정보교류의 부족으로 중복개발등 엄청난비용과 오랜 개발기간등 낭비가 많았다. 이때문에 국내 컴퓨터업계는 외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취약성을 면치못하고 있다. 따라서 센터는 고품위 폰트 개발을 위한 폰트디자인도구의 개발을 통해 폰트를 표준화하는 한편 개발자에게 저작권을 주고 필요한 사람은 언제든지 마음놓고 쓸수 있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박실장은 『우리나라의 폰트개발은 80년대 중반에 와서야 비교적 본격화됐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업계나 대학등에서 폰트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더욱이 미국·일본·대만등에서 해마다 10억여원어치의 폰트디자인도구를 수입해 한글의 폰트를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어 독창성은 물론 한글꼴마저 기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비교적 사용빈도가 높은 활자체는 50∼70여종에 이르나 가장 많이 쓰는 것은 명조·고딕계열등 2종류에 불과하다. 이에비해 미국의 경우 1천여종,일본은 3백여종의 폰트를 등록,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센터는 현재 서체전문가·폰트사용자·폰트개발자등14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와 개발분담금을 내는 회원사를 위원으로 한 개발위원회를 두고 폰트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함께 일반인들과 관련업계들의 관심과 정보제공을 위해 폰트기술의 조사와 학술대회,전시회등을 준비하고 있다.센터는 올해 1백여종류의 폰트를 등록받는등 앞으로 95년까지 3백여종류의 폰트를 등록받을 계획아래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실장은 『사람의 글씨체가 시대에 따라 변하며 문화를 이루듯 이제 한글의 아름다움을 컴퓨터를 통해 표현할수 있도록 폰트개발에 힘써 새로운 컴퓨터문화를 형성해야 한다』면서 『오는 95년에 폰트의 개발및 유통질서가 확립되면 민간자율에 의해 센터를 운영하게 할것』이라고 밝혔다.
  • 강력범·무질서 발본/경찰청의 올해 방범대책(국정탐방)

    ◎문민시대 민생치안 확립에 전력투구/전경 1만여명 일선 순찰활동 투입/5대사범 집중단속… 「체감안전」 제고 최근의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경찰의 통계를 보면 한가지 공통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전체 발생집계수치가 90년과 91년을 고비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시위건수 크게 줄어 우선 강·절도등 5대 범죄통계를 보면 해마다 일정한 비율로 증가해왔던 범죄가 91년부터 감소추세로 돌아선 것이다. 범죄와의 전쟁 1년만인 지난 91년에는 발생건수가 처음으로 5.4% 줄어든 26만6천7백28건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감소율이 더 높아져 5.9% 준 25만1천68건을 기록했다. 특히 강도는 90년 4천7백60건에서 지난해 3천1백12건으로,절도는 90년 9만5천4백27건에서 지난해 7만7천8백61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또 대학가 시위를 포함한 전체 시위건수가 90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 88년에 6천9백21건의 시위가 발생한데 이어 89년 1만1천9백35건의 시위가 발생,72%나 늘어났다가 90년과 91년에는 뚜렷한 감소추세를 나타냈다.이같은 현상을불러온 원인들을 대체로 3가지정도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우선 사회의 민주화에 따라 최근 몇년동안 범죄발생요인을 비교적 적게 제공했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경제가 발전되고 국민의 준법정신 또는 질서의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다른 하나는 범죄와 시위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이다. 이 원인분석과 통계수치만으로 볼 때는 우리의 국민의식은 점차 선진국수준으로 들어서고 있고 거기에 걸맞게 정부의 행정력도 높아져 치안유지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치안」은 여전히 과거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민생치안확립을 위해서는 경찰이 더욱 전력을 투구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발범죄는 증가세 이에대한 경찰의 분석은 양적으로는 시위나 각종 범죄가 줄었다고는 하나 질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더 흉포화·연소화·집단화되고 있으며 우발범죄가 늘고 있다는 점이 그 원인일 것이라는 것이다. 다른 범죄가 감소하는데도 살인·강간등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그 예이다. 경찰은 따라서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가시적인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범죄와의 전쟁」과 「교통사고줄이기운동」을 보다 강력히 추진하고 불법시위의 사전예방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특히 새정부출범에 따른 정치적 전환기에 편승해 되살아날 우려가 있는 강력범죄와 무질서를 제압하기 위한 갖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는 시위감소에 따라 남아도는 전투경찰인력을 민생치안으로 돌리는 계획이다. 다음달 초부터 일선경찰서와 전국 3천3백여개 지서·파출소에 배속되게될 전경은 총 1만7천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만여명으로 이들은 경찰서장의 직접 지휘아래 방범활동에 투입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과중한 일선경찰관의 업무를 덜어줌은 물론 범죄예방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찰은 이와함께 순찰차 1백71대를 전국경찰에 추가로 보급,순찰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범죄발생신고에 즉각대응하는 C3체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첨단장비를 도입해 현장에서 활용할 방침이다. 또한 날로지능화·광역화·기동화돼가는 범죄에 대응코자 거액의 예산을 들여 유전자순서배열기등 1백여종과 지문자동분류검색시스템이 도입된다. 경찰자질향상을 위한 경찰연수소도 문을 열었으며 지하철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지하철범죄수사대도 발족됐고 경찰관서와 경찰인력도 대폭 보강할 예정이다. 이같은 바탕아래서 앞으로 모든 경찰력을 민생치안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에 따라 경찰은 범죄를 유발하는 유흥업소와 불법무기류소지자,성폭력등 여성상대범죄,음란전화,학교주변 폭력배,수배된 조직폭력배 84명 등의 검거와 퇴치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사기진작대책 마련 그러나 경찰의 치안유지노력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들이 있다. 차량방화와 주차장납치등 신흥범죄들이 활개를 치는가하면 유흥업소의 감소추세와는 달리 퇴폐·향락문화가 정도를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조직폭력배의 국제연계와 주요조직폭력배의 대거출소로 재규합이 우려되고 있고 불법체류 외국인증가에 따른 외국인범죄가 증가하고 있으며 외국산마약류의 밀반입이 급증하는등 범죄가 국제화현상을 띠고 있는 점도 경찰이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열악한 근무조건과 낮은 보수로 인한 사기저하와 예산절감에 따른 인력확보차질이 큰 문제점이라하겠다. 경찰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친절경찰상확립에 공이 큰 경찰관등에게 특진과 포상을 적극 실시하는 등의 사기진작대책도 마련해 놓고 있다. ◎112신고출동 현황/접수후 3분이면 현장 도착/작년 강폭력범 22만명 검거/응급환자 후송 봉사활동도 『여보세요,카페에 강도가 들어왔어요 강도가』 지난해 2월4일 하오11시15분쯤.서울경찰청종합지령실에는 한 여성시민의 다급한 112신고가 접수됐다. 총을 든 강도가 카페에 침입했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는 곧바로 송파경찰서 순찰차와 형사기동대차,가락파출소에 무전으로 연락돼 범인은 격투끝에 붙잡혔다. 신고후 순찰차가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3분이었고 「총을든 강도는 M16소총과 실탄90발을 휴대한 탈영병이었다. 112지령실은 범죄현장과 경찰이 직결되는 곳이다. 1년전의 이 무장탈영병사건과같은 강력사건이 매일 신고되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에만 하루 1천2백여건의 급한 범죄신고가 접수된다. 범죄예방과 함께 발생즉시 현장에 출동해 범인을 검거하고 제2의 범죄를 차단하기 위한 112신고제도는 민생치안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제도이다. 신고만 하면 빠르면 1분안에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범인을 검거하게된다. 지난해 112신고를 통해 현장에서 붙잡힌 살인·강도·폭력등 중요5대사범은 12만8천6백59건에 21만7천9백29명이나 됐다. 112신고에 의한 범죄즉응대처능력을 강화한 결과 3분안에 경찰이 범죄현장에 도착한 사건은 54.2%였고 5분안에 도착한 것도 전체의 80.1%였다. 경찰은 이제도가 국민과 경찰의 협력체제를 통해 범인의 현장검거율을 높임은 물론 불안감해소에 크게 기여해 체감치안향상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12는 범죄신고뿐만 아니라 응급환자 후송등 국민생활불편신고도 접수한다. 서울경찰청에는 경찰관 82명이 10대의 지령·접수대에서 3교대로 24시간 신고를 받아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범죄가발생했을때는 순찰중인 순찰차 6백58대와 사이카 1천1백44대,형사기동대차 86대가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고 파출소의 경찰관들도 동원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범죄를 당했을 때의 112 이용률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또 허위·오인신고도 경찰력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접수된 45만4백2건가운데 54%는 범죄신고였고 10%는 안전사고신고,36%는 허위·오인신고인 것으로 집계됐다. ◎장비 첨단화 계획/인공위성까지 활용 과학수사 펼친다/전화 한통화면 신고자위치 등 컴퓨터 화면에/AVL 등 곧 전국에 확대… 범죄즉응기능 강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A씨(40)는 어느날 새벽 거실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잠을 깼다. 강도의 발자국소리임을 직감한 A씨는 급히 전화기를 들어 112를 누르고 안방문을 잠근뒤 마음을 졸이며 경찰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목소리가 들릴까봐 집의 위치와 위급한 상황을 알려주지도 못했지만 112신고가 접수된 서울경찰청종합지령실접수대에는 김씨의 전화번호는 물론 집의 주소와 위치까지 컴퓨터화면에 나타났다.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지령실에서는 순찰차의 위치가 표시되는 컴퓨터모니터의 지도를 통해 A씨의 집에서 5백m 떨어진곳을 순시하던 경찰순찰차량을 찾아내 112신고접수상황을 무전으로 알린뒤 즉각 출동하도록했다. 신고접수후 단 2분30초만에 A씨집에 도착한 경찰은 즉시 A씨집안으로 들어가 집안을 뒤지고 있던 범인 2명중 1명을 검거했다. 그러나 다른 1명은 창문을 열고 집밖으로 뛰쳐나가 미리 대기시켜두었던 승용차를 타고 남부순환도로쪽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경찰은 미처 범인의 차번호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순환도로입구에 설치한 차량번호자동판독장치를 통해 서울1가25××번호임을 알아내 부근 검문소에 연락해 체포하도록 했다. 아울러 순찰차안에 설치된 컴퓨터단말기를 통해 차량번호와 범인의 신원을 조회해 인적사항을 밝혀내 검문소와 다른 순찰차에도 알렸다. 차를 몰고 달아나던 범인은 1㎞도 못가고 다른 경찰에게 붙잡혔다. 이 사건은 꾸며낸 것이지만 실현될수없는 영화속의 얘기는 결코 아니다. 경찰청은 이같은 경찰장비첨단화계획을 이미 세워놓고 있고 일부는 시범운용하고 있어 가까운 장래에 일반화될수 있는 경찰의 범죄대응체제이다. 112만 누르면 신고자의 전화번호가 컴퓨터화면에 자동으로 나타나는 것은 ANI(Automatic Number Identification)시스탬이고 위치까지 표시되는 것은 ALI(〃 Location 〃)시스템이라 불린다. 순찰차위치자동표시장치인 AVL(Automatic Vehicle Location)은 인공위성에서 발사되는 전파를 이용해 순찰차위치를 정확히 감지해(GPS방식)지령실컴퓨터에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동중에도 차량및 인적사항을 컴퓨터로 직접 조회해 볼수 있는 순찰차량용컴퓨터단말기는 MOT(MobileDataTerminal)라 불리며 간선도로에 설치되는 차량번호자동판독장치는 AVNI(Automatic Vehicle Number Identification)이다.이밖에 휴대용 컴퓨터 단말기(HDT)도 있다. 이가운데 ANI,ALI,AVNI는 서울에서 시범운용되고 있고 AVL과 MDT는 오는 6월 시범운용을 거쳐 전국에 확대 실시될 예정이다. 이 첨단정비들이 전면 도입되면 범죄현장도착시간의 단축은 물론 범인검거율을 높여 치안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 항공우주연(과학계/희망탐방:4)

    ◎한국 첫 과학관측로켓 6월 발사/한반도 상공 대기오염상태 탐사/독자적으로 우주환경연구 가능/원격오존측정기·송신기 등 장비 자체개발 탑재 오는 6월쯤 우리나라의 첫 과학관측로켓이 발사된다. 국내 기술진에 의해 제작 발사되는 이 로켓은 고도75㎞까지 올라가며 한반도 상공의 고층 대기권의 오염상태,특히 오존층에 대한 탐사를 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우리나라도 이제 그동안 미국,러시아등으로부터 넘겨받은 우주환경자료등에 의존해오던 때와는 달리 독자적인 우주환경자료를 얻어 한반도상의 우주환경을 연구할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8월11일 인공위성 우리별1호가 발사된 이후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우주과학연구시대를 맞게 됐다. 대덕 연구단지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소 우주기술연구부 유장수박사팀은 요즘 이 과학관측로켓 KSR420제작의 마무리작업을 하느라 휴일도 없다. 25명의 연구원으로 이루어진 유박사팀은 전자장치개발·구조설계·추진기관·성능해석·발사준비등 5개분야에 4∼7명씩을 1개조로 배치,조끼리 협의하며제작일정에 맞춰 일을 하고 있다. 연구원들 가운데 일부는 마무리된 로켓의 부분들을 지상실험이나 환경실험등을 통해 기능을 보완하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이 로켓의 개발에는 항공우주연구소 뿐만아니라 표준과학연구원·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연세대·한국대기오존연구회 등이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한국화약이 로켓추진기관을,삼성항공이 정밀가공을,두원중공업이 기체조립및 발사대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밖에 한국타이어와 두원중공업,대성정밀 등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90년 7월부터 이 로켓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유박사는 『로켓은 단지 연구소에 의해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항공,기계,화공,물리등의 모든 분야기술의 복합체』이라면서 『산학연이 함께 참여해 만들낼 최초의 과학로켓이라는데 뜻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의 로켓제작에 대한 어려움은 현재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만들고 있는 우리별2호의 제작에서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무엇보다도 제작기술이 부족하고 국내에서의 부품구입이 어렸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연구원들은 짧게는 15일 길게는 1∼2개월씩 일본의 우주과학연구소나 미국의 맥도널드 더글러스사,프랑스 국립우주센터등에 나가 세미나및 현장작업에 참여하며 직접 필요한 기술을 배우고 돌아와야 했다. 오존및 온도를 측정하는 원격측정장치를 담당한 이재득선임연구원(33)은 『우리나라에서는 생산하지 않는 각 탑재물등의 부품을 구입하는데 어려웠지만 이제 모든 것이 마무리단계에 있다』면서 『오래지 않아 우리가 만든 로켓이 발사된다고 생각하면 뿌듯하다』며 즐거워했다. 이 로켓은 분리되지 않는 1단형으로 무게가 1.3t,직경이 42㎝,길이가 6.8m이다. 또 개발중인 발사대는 편리한 운용을 위해 이동식이며 길이가 12m나 된다. 이 로켓은 로켓에 미치는 힘을 측정하는 응력계·오존측정감지기·온도계·가속도계등의 원격측정장치와 송신기·안테나·전원제어장치등 보조시스템을 포함,1백50㎏의 탑재물등을 싣는다. 특히 원격측정장치는 초속1천m로 비행하는 로켓이나 비행체에 실려 6백㎞까지 갔을 경우에도 1초에 1백60만비트의 데이터를 오차없이 완벽하게 실시간에 처리할수 있는 기능을 가졌다는 것이다. 유박사는 『우리 힘으로 개발한 원격측정장치는 물론 송신기등의 보조시스템은 우주개발 선진국들이 기술이전을 회피하는 품목으로 자체개발하지 않으면 우주개발사업에 큰 어려움을 가져오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유박사는 『우주산업은 위성통신이나 무중력상태의 신소재및 의약품개발등 미래산업을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오는94년부터는 개발중인 이 로켓보다 더 성능이 우수한 로켓의 개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 현황과 추진방향/내무부의 지자제발전 중기계획(국정탐방)

    ◎「신한국」 걸맞는 지방시대 연다/중앙권한 위임,효율행정 극대화/복권 등 발행… 올 재정자립 70%로/지역이기주의 등 문제점 보완에도 역점 풀뿌리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주민들의 대표로 구성된 지방의회가 출범한지 1년6개월여. 햇수로 2년이 흘렀다(기초의회 91년4월 광역의회 91년7월 구성). 제1기 지방의회의 회기를 절반정도 넘긴 현시점에서 평가해볼때 우리의 지방자치수준은 어느정도일까. 특히 지방의회가 구성된 이후 지방의회관계자와 자치단체공무원·주민들의 자치의식은 어느정도이며 단체장선거를 앞두고 지방화시대에 걸맞는 법적·제도적 정비작업은 어디까지 이뤄진 것일까. ○“가능성 제시” 중평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의회는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초기단계임에도 불구,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지방화시대를 꽃피울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제시했다는게 정치권은 물론,관계·학계등의 일반적인 평가다. 행정의 독선·오류등을 지방의회에서 감시·견제·비판함으로써주민의 의사를 행정에 반영토록한 사례나 중앙의존적행정을 지역성을 고려한 자율행정으로 전환시켜 각종시행착오를 해소하고 지역주민의 동참을 통해 지역활성화를 도모한 케이스등을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행정편의위주의 사고와 관행에 쐐기박은 것으로 평가되는 청주시의회의 행정정보 공개요구조례안 제정이라든가 청소년들에게 흡연동기를 차단시키는 방안으로 고안돼 신선한 충격을 준 부천시의회의 담배자판기철거조례등도 이같은 실례로 꼽을 수 있다.반면 각종 혐오시설을 자기지역에 설치하지 않으려는 지역이기주의 심화현상이라든지 지방의회의 월권적 조례제정파동,지방공무원의 지방의회에 대한 비협조에 따른 비능률,비효율의 역기능이 표출되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지자제주무부서인 내무부는 이같은 평가와 인식을 바탕으로 자치단체장선거에 대비한 중기발전계획을 마련중이다. 지방의회와 더불어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또다른 한 기둥인 단체장선거에 앞서 모든 제도를 정비하고 자치여건조성작업을 완료,각종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내무부는 이와함께그동안 지방의회운영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점등을 보완하기 위한 법령및 제도정비작업과 자치단체의 재정확충방안 마련등을 서둘러 새정부의 「신한국건설」구상에 걸맞는 지방화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지방의회 위상정립을 위한 법제정비=지난해 정기국회때 문제가 된 지방자치 단체등에 대한 국회감사권은 시도의회로 이양토록 지방자치관련법규를 개정,국회에 상정해 놓고 있다. ○일부 감사권 이양 중복감사·이중감사 등의 폐단을 없애고 지역의 주요사안에 대한 감사는 지역사정에 밝은 지방의회에서 실시토록 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기본원리에도 부합한다는 지역정서 등을 대변했다. 또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효과적인 조정을 위해 상급 자치단체나 중앙정부가 조정토록 돼있던 것을 관계부처·사계전문가·당해단체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분쟁조정위에서 협의해 결론을 내리도록하고 이 결정에 강제력을 부여토록 해 분쟁조정의 실효성을 확보토록 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각시·도 의회에서지방의회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은 공무원등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등을 골자로한 「지방의회에서의 증언및 감정에 관한 조례안」을 잇따라 처리한 것과관련,이같은 조례제정의 근거가 된 지방자치 관련법규의 삭제를 추진중이다. 조례로써 3월이하의 징역·금고 등을 벌칙 규정할 수 있도록 한 지방자치법 20조는 「누구든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헌법12조의 죄형법정주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법조계 등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또 무보수명예직인 지방의회의원이 직무를 수행하는동안 상해를 입을 경우 보상토록 하는 상해보상금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행정감사기간의 연장과 관련,5일(광역의회)과 3일(기초의회)의 현행감사 기간으로는 수박겉핥기식의 겉치레 감사밖에 할수없는만큼 행정과 각급 기관 등의 근원적인 비리와 부조리 등을 깊이있게 파헤칠수 있도록 하기 위해 7∼10일로 늘리는 방안 등을 의회관계자들과 함께 강구중이다.또 사무처기구를 보강하고 활동경비를 지원,원활한 의정활동을 할수 있도록 하는 방안등도 연구하고 있다. ◇자치기반조성을 위한 행정·재정지원=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사무를 중앙으로부터 위임·이양받도록함으로써 자치능력을 키울수 있도록 하고 지방재정능력의 확충을 유도,자치기반의 확대를 모색토록 하고 있다. 지자제실시를 본격적으로 준비한 지난88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앙권한을 시도·시·군·구등에 위임한 건수는 사무위임 5백10건,사무이양59건등 모두 6백5건으로 건국이후 87년까지의 전체위임·이양건수 1천1백34건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양곡매매업허가권과 유·무료직업소개사업 승인·허가의 취소권등 17건에 대해서는 현재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이양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자치제실시에 따른 행정수요등을 반영하기위해 그동안 시·군·구의 경우 기획·예산등을 맡는 기획실과 법제기구인 법무계등을 새로 설치했다.또 1차산업기능을 축소하고 2·3차산업기능을 보강하기위해 군의 농산과와 식산과를 산업과로 통합하는한편 각시·군·구에 환경보호과·청소과·상수도사업소·교통행정과등을 새로 만들었다. 지방재정확충을 위해 지난 88년부터 자치구세를 신설하고 자치구재원조정제도를 도입,시행하고 있다. 재산세·면허세·사업소세·종합토지세등으로 구성되는 자치구세는 지난89년 3천4백억원규모였으나 92년에는 8천1백99억원에 이르렀고 올해는 9천3백46억원에 달할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담배소비세는 올해 1천7백70억원,컨테이너 입출항,채광,수력발전,지하수개발등때 징수하는 지역개발세는 올해 4백58억 규모가 될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엑스포복권등이 사라지는 올하반기에 2천억원규모의 지방복권을 발행,지방재정확대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세원개발에 주력 ◇단체장선거에 대비한 지방자치 중기발전계획 수립·추진=지난해 가을 구성된 지방자치제도발전심의회(회장 노륭희)에서 행정구역의 개편,지방선거제도의 개선·발전방안 등을 포함 중장기 발전프로그램을 마련중이다. 단체장직선이 실시되면 지역간 이해대립이나 지역내 주민 사이의 갈등요인 등 때문에 접근이 어려운 각종 제도개선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본격적인 지방화시대가 열려도 혼란과 부작용을 최대한 막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2월말쯤 내용이 구체화되면 전국순회공청회 등을 열어 각계 의견등을 수렴,정부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자치 및 행정계층 구조개편과 관련해서는 중앙­시·도­시·군·구­읍·면·동의 계층구조를 축소,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선진외국의 경우처럼 특정한 권한과 특정한 업무를 담당하는 특별자치단체를 설립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도로·교통·주택·교육 등 특정지역의 전문분야를 담당하는 특별자치단체 등의 설립을 모색한다는 지적이다. 오랜 중앙집권체제가 계속되면서 전문성이나 창의력·자율성이 크게 떨어진 지방행정능력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지방공무원제도의 개선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 ◎“신명나는 사회 자치 통해 건설”/95년 장선거 앞서 제도·법령 정비/허태열 지방기획국장 『지방화시대를 통해 지방에 활기가 넘치면 결국 우리나라전체에 활력이 솟구치게 됩니다』 지방자치관련업무를 총괄 기획하는허태열 내무부지방기획국장(48)은 『국민모두가 자신이 서있는곳에서 열심히 신명나게 일하는 사회,경제의 활력이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것이 곧 지방화시대를 꽃피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부가 표방하는 「신한국건설」의 요체 역시 신명나는 사회의 건설이라는 해석이다.허국장은 단체장선거를 앞두고 각종제도와 법령등을 깔끔하게 정비,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지방자치제도를 뿌리내리도록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장선거시기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정치권에서 최종 결론을 내려야할 사안이지만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한 정부의 지방자치법개정안에는 95년 실시할것을 제안하고 있다.지방의회1기는 지방자치의 시험기인 만큼 2기때부터 지방의회나 단체장 선거를 함께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에서 95년실시안을 마련한것이다. ­지방자치중기발전계획의 기본방향은. ▲진정한 민주화·지방화시대를 꽃피우는데 초점을 맞춰 백지상태에서 모든 작업을 벌이고 있다.따라서 신정부의 행정개혁작업의 일환으로 볼수있다.경제기획원·건설부·총무처등 지방관련중앙부처의 이해와 협조속에 추진하려 하는것도 이같은 성격때문이다.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과 지방공무원등의 인식이 아직도 낮은 편인데. ▲지방자치는 주민과 지방의회의원·공무원등이 삼위일체가 될때 좋은 결실을 맺을수 있다.지방의회는 알뜰한 주부처럼 지역주민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복지증진방안등을 강구해야한다.전시적인 활동등에 치우치면 오히려 주민의 부담을 높이는 낭비를 가져오게 되고 지역내·지역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킬수 있게된다. 또 주민들은 애정을 갖고 지방의회의 활동을 감시·비판·격려 해야하고 지방공무원은 비판자가 생겼다고 거북해 하지말고 지방의회와 조화속에 주민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의회·지방자치단체사이의 바람직한 관계는. ▲우리 인구의 4분의3이 지방에 살고있고 공장의 99%가 지방에 흩어져있다. 지방에서 진정 활기가 넘쳐야한다.지방의회나 지방자치단체의 신선한 시각이나 행정시책등이 역류돼 중앙정부에 충격과 자극을 주고 이것이 또다시 피드백기능을 통해 지방에 환류될때 활력있는 국가건설이 이뤄질 수 있다.
  • 해본 행정실장 황영건씨(봉사하는 삶:1)

    ◎소외된 빈민 치료사업 앞장 20여년/환자 무료치료 행정뒷받침 자원/그들 가슴아픈사연 상담역 함께/“고귀한 인명살리는 일은 당연”… 사회의 관심 절실 세상 인심이 각박한듯 싶지만 우리 주위엔 조건없이 남을 돕는 사랑의 실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자신이 가진 시간과 돈과 정성을 아낌없이 남에게 주는 그들의 삶은 이 사회의 따뜻한 등불이 되고 있다.조용히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의 삶을 소개하는 「봉사하는 삶」을 시작한다. 밤이면 달빛이 가장 먼저 찾아든다는 서울 봉천5동 산동네 새세대어린이집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화기애애한 만남의 장이 열린다. 카톨릭의대 카톨릭학생회 진료팀과 가난한 환자들이 만나는 이곳에는 아픈 사람들이 모인곳같지 않게 웃음과 희망이 가득찬다.바로 이곳에서 자원봉사하는 해군본부 인사참모부 행정실장 황영건씨(54) 때문이다.일명 「빈민가의 대부」로서 20여년간 빈민치료를 돕고있는 황씨는 고통으로 일그러진 환자들의 마음을 가벼운 대화와 농담으로 쉽게 풀어준다.기자가 탐방한 날에도 그는치료중 아픈체하는 할머니에게 『지난주에 온 손자도 안하는 엄살을 피운다』고 말해 진료받으러 온 사람들의 팍팍한 가슴에 웃음꽃을 피워올렸다. 『육신의 치료 못지않게 마음의 치료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무엇보다 환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이곳을 나가는게 저로서는 가장 기쁜 일입니다』 이같은 마음가짐으로 환자들과 같은 입장이 돼서 일일이 그들의 가슴아픈 사연을 들어주는 상담역까지 황씨는 마다하지 않는다.환자들을 접수하고 진료카드를 관리하는 일도 맡아보고 있는 그에게선 군공무원의 딱딱한 인상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황씨가 매주 토요일 퇴근후 하는 일은 무료 빈민치료사업을 행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일로서 구체적으로 빈민치료를 위한 장소와 관의 허가 확보,그리고 환자와 의사가 만나게 주선하는일 등이다.이밖에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병원을 소개해주고 때에 따라 치료비를 마련하는데 힘을 써주기도 한다.20여년간 그의 따뜻한 손길을 거쳐간 사람은 신생아부터 아흔 넘은 할머니·할아버지까지 수천명에 이른다. 『고귀한생명을 살리는 일은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 선행의 대상이라고 할수는 없지요.실제로 생명을 살리는일은 의사선생님들이 하시고 저는 심부름만 할뿐인데…』 그는 자신을 내세우기 싫어하지만 빈민치료에 헌신하는 사람들은 그가 우리나라 초기 빈민치료사업을 정착시키는데 큰역할을 한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황씨가 소외된 이웃에 대한 20여년간의 사랑실천의 길로 접어든 것은 73년 서울 신월동 철거민단지에서였다.당시 천막생활을 하며 아파도 돈이 없어 치료를 못받는 빈민들을 보다 못한 그는 독실한 카톨릭신자로서 한강성심병원과 진료팀을 조직해서 구제에 나섰다.이와함께 새마을학교를 설립해서 가난한 아이들과 넝마주이를 대상으로 중학과정을 가르치기도 했다.이어 고려병원및 카톨릭의대팀과 함께 신림동·영등포역전·안양천변·봉천동 등으로 옮겨 다니며 빈민뿐만 아니라 알코올중독자 마약중독자 윤락여성에게까지 사랑의 인술을 펼쳤다.무리해서 코피를 쏟을때도 여러번 있었다. 『그동안 가장 안타까웠던 때는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가 보호자가 없어 수술 받지 못하고 죽어 가거나 고통을 당하는것을 지켜 볼 때였습니다』 그는 『빈민들도 세상이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용기있게 살아가도록 각계의 조그만 도움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 병무청의 징병행정 과학화(국정탐방)

    ◎설비 첨단화/징병검사 등 과학화로 공정·신뢰성 높인다/종합병원급 정밀신검장비 확충/민원ARS 5개 직할시로 확대 병무청은 한때 『부조리의 온상』이라는 오명으로 불리기도 했다.『돈 있고 빽 있으면 군대 안가도 된다』는 말이 유행처럼 나돈때도 있었다. 그런 병무청이 지난해 「병무부조리 제로」라는 기록을 세웠다.창설 23년만의 일이니 대단한 경사로 쳐줄만도 하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일인데도,부조리 척결이 그만큼 어려웠다는 얘기도 된다.그래서인지 요즘 병무청 직원들의 어깨가 활짝 펴진 느낌이다.. 부조리가 없어지게 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그중 첫째는 뭐라해도 직원들의 척결의지였을 것이다. ○23년만에 첫 기록 그러나 의지가 아무리 강하다해도,그를 뒷받침해주는 것들이 필요하다.병역의무자와 그 가족들의 인식전환·제도개선·장비확보등등…. 이 모든 것이 부조리를 없앤 요소들이다.이중 특히 병무행정의 과학화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병무청이 지난 2년동안 전산화에 투입한 예산은 고작 1백10억여원에 지나지 않는다.앞으로 투입액이 더 늘어날 것이지만,적은 돈으로 효과를 극대화시킨 것이라 하겠다. 아직 완벽한 시스템이 구축된건 아니지만,예비군업무·징병검사·현역입영·방위소집·국외여행허가자 관리등 거의 모든 업무가 전산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산·과학화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니다.이를 다루는 사람이 얼마나 엄정한가도 중요하다. 병역문제의 시발점이랄 수 있는 징병검사가 병무행정의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징병검사는 크게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신체검사 담당군의관을 비롯한 징병검사 종사원,검사 시설및 장비,그리고 병역의무자와 가족이 그것이다. 즉,군의관은 군에서도 모범적인 전문의로 엄선돼야 한다.검사종사원도 마찬가지다. 서울청에만 우선 설치되었지만 뇌파·병리검사기등 최신의료장비도 검사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에 큰 보탬이 된다. 여기까지 잘 되더라도,병역의무장정이나 그 가족이 판정결과를 믿으려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병역판정기준의 적극공개로 믿음을 줘야할 필요가 있다. 병무부조리가 없어졌다는 것은 이들 3요소가 박자를 잘 맞췄다는 걸 의미한다. 병무청의 전산업무는 컴퓨터로 병역자원을 관리하고,통지서를 발부하는 단순한 차원을 뛰어 넘어야한다. ○모든 업무 전산화 징병검사 결과의 판정,입영일자와 입영부대의 결정,병력동원 소집대상자의 지정과 소집통지서 작성등 핵심적 일들까지 처리돼야 한다. 이에따라 전지방병무청의 컴퓨터를 본청 중앙전산망으로 연결시켰다.그래서 지방병무청간의 병적조회·병적이관등의 업무가 빨라졌다. 또 군복무필자도 각종 증명서를 떼려할 경우,굳이 본적지까지 가지 않더라도 아무 지방병무청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지난해 우선 서울청에 병무민원 자동안내전화(ARS)를 설치,서울에 병적이 있는 사람이면 전국 어디서든 02-754­3911만 누르면 24시간 연중무휴로 입영일자등 궁금사항을 안내받을 수 있다. 이 전화는 설치 이후,폭발적 인기를 얻어 월평균 16만건 이상 벨을 울려댄다.병무청은 올해 이를 부산 광주 대구 인천 대전등 직할시 지역병무청에 설치할 계획. 올해 징병검사를 받게되는 대상자는 만19세가 되는 74년생들.검사는 오는 26일부터 전국적으로 일제히 시작되어 11월30일까지 계속된다. 이들 50여만명은 「지난해 선배」들보다 더 큰 공정성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병무부조리 제로」를 기록한 병무청이,신바람 나서 더욱 공정성·엄정성을 내세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징조는 여기저기서 나타난다.우선 정밀검사를 위해 일일검사인원을 축소,지난해 2백50명 수준이던 것을 올해엔 1백50명∼2백명으로 끌어내린다. 또 징병검사장수준을 종합병원급으로까지 높인다는 「욕심」아래,직할시지역 병무청에 각종 최신의료장비를 설치한다. ○판정기준 등 공개 병무행정의 공개와 관련해서는 ▲질병정도에 따른 판정기준이 수록된 「징병검사 이렇게 합니다」라는 팸플릿 60만부를 징병검사통지서에 동봉·배포하고 ▲신문·방송·잡지등에 검사판정기준을 완전공개해 병역의무자 주변의 악덕브로커 접근을 차단하며 ▲병역판정에 불만이 있을 경우,판정현장에서 징병관에게 이의를 제기하면 전원 재정밀검사를 받도록 해두었다. 여하튼 적은 예산으로 과학화를 이뤄 23년간의 고질적 부조리를 없애버린 병무청의 경우는,한때 유행했던 말처럼 「성공사례」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정부부처에서 일부 발견되는 「2000년대의 ○○행정 구현」이라는 낡은 표어는,병무청에선 굳이 필요없어 보였다. ◎병역특례제/산업체 인력난 덜게 편입자격 대폭 완화/올부터 농어민후계자도 4천여명 혜택 병역특례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는 병역의무에 대한 과거의 「부조리」때문이다.한마디로 누구는 군대에 가고,누구는 안가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86년부터 특례제를 시행했다.그동안 어려움은 물론,오해도 많이 샀다. 정부 부처간 갈등도 많았다.예컨대 국방부는 현역이 많이 들어오길 바랐지만,교육·상공·노동부등은 인력확보 차원에서 견해를 달리 했다. 『후진외국의 저급노동인력까지 유입되는 판에,고급화된 국내인력까지 꼭 군대에 가야되는 것이냐』는 논리였다. 그래서 정작 병력을 동원해야하는 병무청은,그동안 특례보충역 확대를 위해 관계부처와 티격태격할 수 밖에 없었다.이는 날로 심각해지는 산업체 기능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특례제란 한마디로 군소요 병력충원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산업체 기능인력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 병무청은 지난해 병역특례법을 손질,기능요원 특례보충역의 편입자격을 대폭 완화했다. 이와관련,병무청 신용욱징모국장(사진)은 『한국과학기술원등 특정연구기관의 육성과 기초과학연구집단및 광부·선원·농어촌후계자등 근무여건이 열악한 계층들을 지원하는데 역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신국장의 말처럼 실제 특례업체는 지난 90년까지 평균 6백50여개이던 것이 91년 1천4개,92년 3천7백63개로 늘어났고 올해는 무려 4천9백75개로 확대됐다.채용실적 또한 지난 91년까지 연평균 3천여명에 지나지 않았으나 92년엔 1만3천2백여명으로 엄청나게 늘어났다. 특히 농어민후계자등을 특례보충역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개정법안이 올부터 시행됨에 따라 4천7백여명이 혜택을 받게된 것은 특기할만 하다. 병무청은 앞으로도 과학기술의 진흥,국가산업의 육성등을 위해이 제도를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예·체능분야등 특정분야의 병역특례 요구는 들어주지않을 방침이다. ◎“병무부조리 제로 영속화”/기피의심사 2천명 별도관리/이대희 병무청장(인터뷰) 서울 후암동 병무청장실은 별 꾸밈없이 수수하다. 소파와 원탁테이블, 자스민과 난이 한분씩 있을 뿐 흔한 표어같은 것도 걸려있지 않다.방주인의 성격이 방분위기를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병무행정의 과학화·공개화를 조용히 추진해온 이대희청장의 마음은 넉넉해 보였다. ­취임 2년을 넘기셨는데,새해 병무행정을 어떻게 펼치실 작정입니까? 특히 「병무부조리 제로」라는 지난해의 기록에도 불구하고,아직 사회일각에선 「돈과 권력만 있으면 군대 안가도 된다」는 생각이 없어지지 않고 있는데요…. 『병무행정의 근간은 현역·면제등의 병역처분을 하는 징병검사인데,이 징병검사가 잘되느냐 못되느냐에 따라 병무행정의 성패가 좌우되는 것입니다.군특명검열단장 재임시의 경험을 살려 「단 한점의 의혹도 없애겠다」는 각오로 그간 문제가 많았던 방위병제를 폐지하고,병역판정 기준을 공개하는등 나름대로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일부 유명연예인과 프로운동선수의 무릎수술등 말썽이 있었잖습니까? 『솔직히 재임2년간 가끔 제친구들을 만나도 병무청을 「부조리의 온상」으로 인식하고 있어 불쾌하기 짝이 없었습니다.하물며 국민일반은 어떠했겠습니까? 그래서 현재는 소위 선망직종으로서 병역면탈기도가 우려되는 사람들 2천1백여명에 대해서는 별도명부를 작성,계속 추적관리를 하고 있습니다.아무튼 올해는 기필코 「병무부조리」라는 단어가 병무행정사에서 지워지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징병검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은 무엇입니까?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이상적 징병검사란 군에서 엄선한 훌륭한 군의관들이 최첨단 의료장비를 이용해 정확하게 신체검사를 실시,공정한 판정을 하고 병역의무자나 그 가족이 판정을 적극 신뢰하는 상태를 말합니다.이를 위해 지난해에 우선 서울청에 초음파·뇌파·병리검사기등 최신의료장비를 도입한데 이어 앞으로 이를 전지방청에 설치할 계획입니다』 ­우리의 징병검사제가 아직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 아닙니까? 『그렇습니다.모든게 예산과 직결됩니다만,우리가 현재 노력을 경주하는 것도 선진국과의 격차를 최소화하자는 것이지요.유럽국가는 하루 30명꼴이지만 우리는 현재 하루 징병검사인원이 2백50명이나 됩니다.올해는 이를 최소 2백명 수준으로 끌어 내리고,최신장비 구입도 점차 늘려 징병검사를 진료차원으로 시행할 작정입니다』 ­병역의무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일부 젊은이는 군생활을 마치 「허송세월」또는 「잃어버린 시간」으로 인식하지만 이는 근시안적 생각입니다.긴 인생여정을 놓고 볼 때,군복무기간은 참으로 값진 체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입니다.저는 국가관을 강조하지 않겠습니다.자립심과 인내심·협동심을 갖춘 튼튼한 청년­그것이 군생활을 마친 우리들 젊은이의 모습 아니겠습니까?』
  • 공주 중호마을 반촌 탐방(한국정신의 원류를 찾는다:3)

    ◎민족 정체성 확립을 위한 캠페인/“기개가 첫 덕목” 3백년 이어온 선비정신/효종때 거유 이유태선생 후손 모여살아/“학문·덕 갖춘뒤도 때아니면 불출사” 일관/12대 종손 등 일제때도 한학공부… “학교교육보다 도리·예절이 중요” ○노인들은 상투 틀고 계룡산 산자락이 북으로 금강에 치달아 곰나루를 향해 넉넉하면서도 온화하게 팔을 벌린곳에 자리잡은 충남 공주시 상왕동 중호마을의 용문서원.등용의 옛마을로 계룡의 서기를 이어받은 우리의 선비정신이 아직도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다. 조선 중기 당대의 거유로 명성을 높였던 초려 이유태(1607∼1684년)의 후손들이 오순도순 마을을 이룬지 3백년.반촌의 긍지를 이어온 경주 이씨 집성촌으로 20여가구가 모여 산다.공주시내가 지척이지만 아직도 노인들은 대부분 상투를 틀고 있으며 철저하게 예의범절을 지키면서 선비의 기개를 가정교육 최고의 덕목으로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초려정신의 핵심은 선비로서 불출사의 기개를 강조하는데 있다.선비는 우선 학문과 덕식을 갖추고 그 다음일단 나가면 때를 좌지우지 할수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고향에 돌아와 은거해야 한다는 정신이다.이를테면 진퇴를 분명히 할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그는 이를 몸소 실천,인효현소종 4대왕에 걸쳐 능참봉부터 사조참판·대사헌까지 모두 39가지의 벼슬이 주어졌지만 실제로 관직생활을 한것은 28세때 5개월과 30세때 6개월이 고작이었다. 그같이 짧은 관직생활에도 불구,그는 학문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당시 정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경세가로서 당대 호서산림 오현의 한사람으로 추앙받았다.그는 금산 노동 태생으로 18세에 사계 김장생의 문하에 들어가 장년이 된후에는 사계의 아들 집과 교류하며 그들 부자로부터 예학의 법통을 이어받았으며 치국경세에 있어서는 율곡이이를 숭상했다.그에 학문세계를 율사연원으로 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초려는 병자호란후에는 덕유산중에 은거,모든 벼슬을 사양하였다.그후 효종이 북벌의 큰뜻을 품고 산림학자들을 불러모으자 결연히 상경하였다.그러나 조정은 시배들의 반목과 질시속에 온갖 주의주장만분분할뿐이었고 또한 청나라 사신의 위세는 극에 달해 있었다.그같은 분위기에서 친청파의 척결을 알리는 그의 논소는 조정을 소용돌이로 몰아넣었고 마침내 그는 다시 낙향했다. ○대사헌벼슬 물리쳐 그후 효종이 말년에 다시 밀지로 초려를 부르니 그는 북벌을 위한 구체적 국정개혁안으로 2만여언의 장문상소인 「만언봉사를 거의 완성해 가고 있을 때였다.그러나 그해(1960년) 효종은 승하하고 뒤이어 즉위한 현종은 왕명으로 만언공사를 제출케 했다.그 내용은 위민정치를 근간으로한 군사및 내정개혁사상을 삼고있다.그후에도 현종은 초려의 경륜을 사기 위해 벼슬을 높여 불렀으며 숙종때는 대사헌에 제수됐지만 불출사의 뜻은 완강했다.『나의 뜻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 벼슬길 보다는 땅을 일구며 사는 것이 옳다』는 것이 그의 공직관이었던 것이다. 초려의 강직한 정신은 오늘날 후손들에까지 그대로 전수돼왔다.노인들은 상투등 과거의 관습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 가운데 후손들에게는 현대식 학교교육도 애써 가르치고 있다.단지 일제때 일본식교육은시키지 않는다는 고집으로 종손인 12대손 정우씨(52)와 그 또래의 집안 사람들은 학교에 가지 못했다.그는 『우리 형제 다섯중 위로 셋은 학교를 가지 못했고 비슷한 나이의 사촌이나 육촌형제 가운데도 학교를 간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회상했다.대신 그는 15세때 대학을 떼는등 한학을 공부했으며 초려의 책을 비롯,집에 보관중인 3천여권의 서책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있다. 자식들에게는 초려가 남긴 유일한 친필족자글씨인 「징분항선 복례」(분한 생각을 경계하고,나쁜것은 고쳐 착하게 하고,예를 따라 좇으라)를 가훈으로 가르치며 학교공부를 시켰다.학교공부중에도 사서는 반드시 익히도록 했는데 이같은 집안 분위기에서 큰아들 상익씨(30)는 철학교수로,둘째아들 상욱씨(28)는 한문교사로 후학을 가르치는 교단에서게 됐다. 공주향교의 전교를 지낸 정우씨의 당숙 종언씨(70)도 이웃에 산다.그가 해석하는 오늘날 선비정신의 의미는 이러했다. 『선비가 박력이 약하고 경제능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고하고 고집불통으로 비쳐지는 것은 잘못입니다.현대식 교육을 받기는 받되 인간의 도리를 먼저 알아야 하고 잘살아야 하되 나혼자만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그것은 이웃과 국가가 함께 잘살아야 한다는 인간의 행동철학을 먼저 배우자는 것으로 요약될 수도 있습니다.부모나 국가지도자는 이신교자지종(몸으로 행해 가르치는 사람을 따른다)으로 자식과 백성을 가르쳐야 하고 숭조사상의 강조도 교육의 한 방편입니다.선비는 부자가 돼도 부자티를 안내고 빈궁해도 빈궁한 티를 안내야 하는 것이지요』 용문서원은 이같은 초려의 선비정신을 구현하는 도장으로 오늘날 활용되고 있다.제사가 올려지는 사우인 명덕사를 제외하고는 일반에게 공개돼있다.강당인 중화당(17평)과 재실인 존성재(〃)는 초려학연구를 위해 강의실과 침실로 제공된다.연구활동을 돕기위해 현대식 입식 부엌도 설치돼 있고 이동식 화장실,난방도 완비됐다. ○내사책 등 유품 전시 또 유물전시관인 징원당(16평)에는 초려의 저서와 함께 임금이 내린 내사책,이씨 가문의 재산분금록,9대손 성암철영의 항일옥중일기등과 초려의 상아호패와 제사날을 기록해 놓는 기일첩,과거문제 요약집인 강경첨통등 많은 유품들도 전시,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용문서원 건립및 유지 보수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이초로 기념사업회의 이종철회장(73·전공주교대회장)은 올해의 역점사업으로 장서각 건립을 꼽고 있다.현재 3천건에 달하는 책들이 그대로 창고에 쌓여있기 때문에 이의 분류,정리가 시급하기 때문이다.이를 위한 1억원의 충남도예산중 4천만원의 삭감으로 나머지 재원마련이 가장 큰 현안이기도 하다.국역작업등 서둘러야할 과제는 많지만 현재 1백66명의 회원들이 연회비 5천원씩 내는것으로 충당하는 기념사업회의 예산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회장은 『많은 학자들이 초려사상에 대해 자발적인 관심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그러면서 『지난 연말 부산대에서 다섯명의 교수·학생들이 와서 나흘동안 목록작업을 하고 갔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어려운 형편에 있으면서도 기념사업회측은 연구를 위해 오는 학생들에게 시설을 무료료 사용케하고 있다.3년째 겨울이면4,5일씩 초려학 연구를 위해 이 서원을 찾고 있는 20여명의 한남대 대학원생들이 이달 중순 올 것이라는 전갈을 받고 중화당과 존성재는 벌써 깨끗이 치워 놓았다.형편이 넉넉하다면 그들이 여유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식사까지 제공했으면 좋겠지만 형편상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장손 정우씨의 마음을 늘 안타깝게 하고 있다. ◎「만언대사」 상소한 당대경세가/후손들이 서원열어 초려정신 대이어/박성수 정신문화연구원 교수 조선시대 최대의 국란,병자호란을 만난 것이 1636년(인조14년) 초려 이유태가 29세 되던 해였다.임진왜적이 물러나 대위국교가 재개된지 겨우 30년,또 다시 북쪽의 외적이 몰려와서 나라 안이 쑥밭이 되고 국왕이 삼전도에 나아가 수모를 당하는 그런 역사를 만나게 되었다.국론은 크게 양분되고 당쟁의 고질병이 온 몸을 덮치는 그러한 시대이기도 하였다.치국경세가 그 어느때보다도 시급한 때에 초려는 평소 품었던 뜻을 만언소라는 글로서 국왕에게 구민·구국책을 건의하였다. 그는 이 상소문에서먼저 농촌경제를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농촌을 떠난 농민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여 황폐화된 토지를 일구게 하여야 오늘의 정치혼란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제의하고 고른 세제의 확립과 면세특권층의 일소를 역석하였다.또 농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하기 위해 향약을 실시하여 서로 돕고 사는 사회를 만들고 오가작통으로 범죄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교육제도의 일대쇄신을 주장하여 양반의 자제들만 교육하는 제도를 고쳐서 모든 양인의 자제를 학문기관에 보내게 하여 그 능력에 따라 직업과 신분을 선택하도록 하자는 획기적인 제언을 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고루한 지도층은 자신의 권익만을 생각하고 그의 개혁안을 묵살하였다.묵살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를 탄핵하여 유배하고 말았다.이 유태는 그 뒤 스스로 초가집(초려)이라는 자신의 호와 같이 모든 관직(이조참판·요즘의 내무차관직)을 마다하고 향리에 웅거하여 나가지 않았다.그 유명한 초려의 불출사 선비정신이 여기 있는 것이다. 그가 남긴 「초려집」 26권은 이유태의 선비정신을 담은 귀중한 문화유산이며 오늘에 되살려야할 국민정신문화이다.다행히 최근 충남 공주 향리에 그 후손들이 용문서원을 세워 자제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하니 외래문화에 질식할 것도 같은 오늘의 세대에 이보다 더 참신한 청량제는 없다 할것이다.
  • 고등기술연구원(과학계/희망탐방:3)

    ◎21세기로 이륙… 「산기의 활주로」 자임/산업기술 개발·학위수여 기능 등 함께/로봇·신엔진개발 등 올 4대과제 수행/연구인력·기술키워 생산현장에 직접 공급 우리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세계 시장에 상품화할만한 우리기술을 못가진 탓이다.최근 「21세기로 이륙하기 위한 한국 산업기술계의 활주로」를 내세우며 설립된 민간기업연구소가 있다. 「고등기술연구원」(원장 정근모). 이 연구원은 「새로운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한 문제중심의 학제적인 연구」를 내세우고 있어 주목을 끈다. ○지난해 7월 개원 대우센터안에 있는 고등기술연구원은 지난해 7월 대우그룹이 과학기술처와 교육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아 개원,11월 54명의 연구원을 선발했으며 올해를 본격적인 연구활동의 원년으로 잡고 있다. 이 연구원은 다른 민간 연구소들과는 달리 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대학원과 산업및 과학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원으로서의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다. 지난71년 한국과학기술원 설립에 참여했던 정근모원장은 『실제 국내의과학기술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들의 산·학협동이 비교적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연구인력과 기술을 키워 직접 생산현장에 공급하는 산학협동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실험연구원』이라고 설명했다. 고등기술연구원은 대우그룹산하 대우자동차,대우전자,대우조선등 10개 계열사와 아주대학등이 출연한 연구비등으로 운영되는 「연구조합」이다. 따라서 이 연구원은 조합사들에 기술개발성과를 이전하거나 인력교육을 시켜주며 아주대에도 연구및 교육참여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대우그룹 계열사들은 자체 연구소에서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연구를 위해 연구원들을 이곳에 파견,사기를 높이며 연구분위기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2년동안 파견나온 대우전자 영상연구소 연구원 김한수씨(32)는 『회사 연구소에서의 연구는 한 분야에 한정되기때문에 폭넓은 연구가 어렵다』면서 『이곳에서는 영상기술은 물론 관련부문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자료를 얻고 배울수 있어 기술개발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산학협동 첫 모델 더욱이파견연구원들은 연구실적을 수시로 회사 생산현장에 쓰는 한편 박사등의 학위를 받기를 희망하면 학위과정을 거칠수도 있다. 연구원들은 학위를 받거나 연구를 마치면 소속 회사로 돌아가 일한다. 이것이 포항제철이 설립한 비영리재단법인인 산업과학기술연구소나 석·박사과정 대학원인 한국과학기술원과 다른점이다. 정원장은 『생산현장에서 경험이 풍부한 연구원과 교수들로 구성된 이 연구원은 산학협동의 첫 모델로서 우리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등기술연구원은 정보통신,자동차기술,생산기술,전력에너지연구실,기술정보센터등 5개의 연구실과 연구지원실로 구성됐다. ○국내외 석학 초빙 특히 본격적인 연구활동을 위해 올해는 지난해 연구심의위원회에서 확정한 영상처리기술,로봇,신엔진개발,석탄가스화 복합발전시스템등 4대 연구과제를 관련 기업들과 공동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선발한 54명의 전임연구원은 연수를 마치면 파견,초빙연구원들과 함께 곧바로 이 연구과제를 수행에 참여하게 된다. 또 고등기술연구원은 대학원의 기능으로 시스템공학과를 개설,오는3월 석·박사과정의 학생 25명씩을 모집할 계획아래 추진하고 있다. 학생연구원 선발은 국제화 시대에 맞는 전공시험 이외에 토플성적도 반영한다. 이 연구원은 국내외의 석학들을 초빙,강의를 할 계획아래 현재 미국 과학재단의 해젤리기박사와 캐나다 원자력공사의 메닐리박사를 이미 교수진으로 확보했으며 예일대와 MIT대의 교수들도 접촉하고 있다.해외까지 나가지않고 국내에서 세계적인 석학들을 불러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함으로써 사간등을 크게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원격영상시스템을 마련,연구원에서 이루어지는 강의내용은 대우 계열사와 아주대등에 화상으로 전송,동시에 볼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학생연구원들은 학위를 받으면 모두 대우그룹 계열사에 취업시킴에 따라 고급두뇌들의 적체현상을 막는다는 계획도 있다. 고등기술연구원은 기초이론연구및 고등연구의 세계적인 메카인 미국 프린스턴에 있는 고등연구소를 모델로 하고 있다. 지난 30년설립된 고등연구소는 상대성원리로 유명한 아인슈타인같은 수학,물리학,역사학,인문학등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들로 교수진이 구성돼 63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운영되고 있다. 정원장은 『앞으로 이 연구원이 제구실을 할때에는 일반 중소기업들의 연구원들도 받아 교육을 시킬 방침』이라며 『오는 93년중 착공,95년까지 건립될 경기도 용인연구원단지에 대한 계획이 이미 짜여진 상태』라고 밝혔다. 정원장은 또 『이제 우리 과학기술계는 스스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세계의 과학기술계를 선도할 제3세대를 육성해야 할때』라면서 『국민 모두가 과학이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깨닫고 과학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방위­내실화 함께/외무부의 올해 대외통상정책(국정탐방)

    ◎실속찾기 경제외교에 전력량 결집/쌀시장 개방예외화 최대역점/EC 등 블록권과의 경협 증진/유엔경사회이사국 진출 등도 적극 추진 외무부는 93년을 지금까지의 수적 팽창에서 벗어나 질적 내실화를 기하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지난 6공 5년간 44개국과 국교를 수립,전세계 1백70개국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음으로써 확립된 전방위외교체제를 바탕으로 실질협력의 정도를 높이고 국제사회에서 국력에 상응하는 지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제력이 나라의 힘을 나타내는 지표로 부각된 현실을 감안,유엔경제사회이사회 이사국진출등을 통해 경제·통상면에서 우리의 이익을 적극 대변할 계획이다. ○국제적 지위 확보 외무부는 올해를 냉전붕괴후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되는 과도기 가운데의 한 해로 규정하고 있다. 올해도 미·EC간의 갈등 증폭,일본의 대국화 노력가속,냉전아래 잠복해있던 지역·종교·민족간 갈등 표출이라는 국제정세가 그대로 이어지리라는 분석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구의 탈미경향이 두드러져 2차대전이후 유럽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밀월을 유지해온 미·EC관계의 균열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상대적 국력약화와 일본의 부상,EC의 위상 강화,중국의 약진 같은 요소들이 국제질서에 불안을 안겨줄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외무부는 이같은 초강대국이 뒷전으로 밀리는 힘의 공백에 기인한 자연스런 국제관계의 양상이 새로운 국제질서가 확립될 때까지는 큰 혼란을 일으키지 않겠지만 적어도 불안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EC 갈등 증폭 즉 올해가 낙관보다는 비관적 요인들이 더 많아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가 넘치는 한 해가 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외무부는 특히 통상면에서 국제적 갈등이 심화돼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상당한 여파를 몰고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외무부는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과 지역간 경제블록화 추세 강화등에 대응키 위해 이제까지 정무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통상부문의 외교적 강화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차관을 한명 더 늘려 통상차관직을 신설하는 내용의 직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이다. 외무부는 우선 UR타결이후의 국제통상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무부는 UR가 미행정부의 최종안 의회제출 마감시한인 2월말까지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타결이 지연돼 협상이 장기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에도 눈을 떼지 않고 있다. 미국내 환경·노동등 특수이익집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클린턴행정부가 예외없는 관세화라는 원칙아래 상품·서비스·지적재산권등 각분야를 망라하고 있는 둔켈안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정치적 결단을 유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관적요인 많아 외무부는 미국내 UR집행기구의 권한은 약화시키고 반덤핑조치를 강화한다는 클린턴행정부의 방침이 특수집단의 이익에 손상을 주면서까지 관철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외무부는 그러나 각국 지도자들이 보호주의의 태동을 막기 위해 UR의 규범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어 최소한 94년 중반까지는 UR가 각국의 비준절차를 거쳐 발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외무부는 UR협상에서 쌀시장개방 불가라는 우리의 입장을 고수하기 위한 노력에 외교의 우선을 둘 계획이다. 외무부의 UR협상에 임하는 자세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후퇴한 듯 보이지만 쌀에 관한한 끝까지 시장을 열 수 없다는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쌀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관세화의 예외로 인정을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특히 UR이 미국 국내사정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최종 순간까지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무부는 지난해봄 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에 제출한 쌀을 비롯한 쇠고기·마늘·깨등 시장불가품목 15개 고수가 UR현실과 다소 동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지금은 「쌀+○」정도로 입장 관철의 정도를 새로 정해 농림수산부,경제기획원,대외경제조정실 등과 대책을 협의중이다. 외무부는 2월말 제네바에서 UR이 1백8개 회원국의 의견 통일로 전격 타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관부처와 협조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외무부는 UR과 함께 NAFTA(북미자유무역지대),EEA(유럽경제지역),AFTA(동남아자유무역지대),MERCOSUR(라틴아메리카자유무역지대)등 블록화추세 분위기를 뚫고 우리 대외경제가 헤쳐나가야 할 길을 찾는데 전력 투구할 예정이다. ○94년께 발효예상 특히 UR이 실패할 경우 이같은 지역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또 미·EC·일본등 서방 강대국들의 일방주의,즉 미국의 슈퍼 301조,상계관세,반덤핑 등이 보다 강력한 모습을 띨 것으로 분석,UR의 타결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UR타결을 지향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지역주의가 역내 법규단일화,표준 마련등으로 교역의 활성화를 가져오는 동시에 시장확대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판단아래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중이다. 외무부는 또 오랜 과제인 대일 무역역조 시정및 기술이전을 위해 계속 노력한다는 방침이지만 당분간의 해결 전망에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타결에 적극 참여 외무부는 지난해 1월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일본총리의 방한때 노태우대통령과 합의한 바에 따라 지난해 서울과 도쿄에 각각 설립된 산업기술협력재단을 통해 일본의 앞선 기술을 받아들이고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보고 이 재단의 기금확충과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외무부는 이밖에 현재 미국과 EC·일본과 같은 선진시장에 대한 수출이 격감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이들과의 통상협력분위기 증진에 외교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외무부는 상대적으로 동남아 개도국에 대한 수출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선진시장 수출 감소분을 상쇄할만한 수준이 못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외무부는 선진국들의 시장개방및 지적재산권 보호요구등에 있어 일단 약속한 사항은 성실하게 지켜나갈 계획이다. □UR협상 주요일지 연월 회의명칭 내용 86·9 에스테각료회의 UR협상 출범 88·12 몬트리올 농산물·섬유·지적재산권·긴급수입제 한 각료회의 등 4개분야 제외한 나머지 분야중간평가 완료 89·4 고위급무역협상 농산물·섬유·지적재산권·긴급수입제 위원회회의 한에 대한 중간평가 90·12 브뤼셀각료회의 UR협상 종결위한 전체회의 91·1 고위급무역협상 UR협상 재개 합의 위원회회의 91·12 〃 최종협정초안(둔켈초안)제시 93·3·2 미행정부 최종안 의회제출 마감시한 (예정) 94·1 UR협상 발효시기(전망)
  • 사회단체들 「예비대학」 개설/지성인의 자세 미리 체험한다

    ◎서울Y 등 이달말부터 한달간 강좌 잇따라/교수직강·특별활동 등 유익한 내용 구성 예비대학생들에게 대학생활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주고 나아가 의미있는 대학생활을 해나가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예비대학」프로그램이 잇따라 개설된다. 지난 84년 예비대학 프로그램을 개설,올해로 10회째인 서울YMCA는 92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안양·인천·수원·천안Y까지 확대해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주고 있다. 교육내용은 크게 강의와 특별활동으로 나뉘어지는데 강의는 오늘의 대학·대학인,학문의 본질과 지식인의 역할,대학인의 지적활동 등을 주제로 대학교수들이 직접 참가해 강연을 맡는다. 특별활동으로는 풍물·민요·영화상영·등산 등의 문화활동과 예비대학캠프·축제,신문발간 등의 행사가 있으며 이밖에 대학의 구심체인 학생회를 미리 경험해 보게 함으로써 대학인으로서의 자세와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키워준다는 취지로 예비대학 학생회 선거도 갖는다. 개설기간과 장소를 보면 서울Y는 오는 28일부터 2월8일까지서울Y 강당에서,안양·수원·인천·천안Y는 오는27일부터 2월7일까지 각 회관 강당에서 열린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5개지역이 거의 비슷하고 2월5일과 6일 1박2일 일정으로 속리산 유스타운에서 열리는 「대학캠프」에는 5개지역 학생들이 공동으로 참가한다. 서울 YWCA도 제8기 예비대학을 오는 25일부터 2월2일까지 서울 YWCA강당에서 연다. 교육내용은 「대학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를 주제로 대학의 이념과 본질에 대한 강연,인간관계 훈련 등의 프로그램과 함께 ▲탈춤강의와 실습 ▲유적지 탐방여행 ▲독서와 토론 ▲모의 총학생회장 선거와 학회지 제작 ▲젊음의 축제 등으로 구성된다. 이밖에 지난해 예비대학 캠프를 마련했던 「또 하나의 문화」도 예비대학생과 대학생들이 함께 참가하는 형태로 1월말이나 2월초 「대학생 캠프」를 마련할 예정이다.
  • 전 고려대교수 김정흠박사댁(과학계/희망탐방:2)

    ◎화상전화시대를 앞서 산다/미국 사는 딸 세배모습 보며 전화/추석땐 보름달 비춰 달맞이통화/정지화면 전송,6초후 나타나… “정보화시대 실감” 새해가 밝은 지난 1일 하오10시(미국 뉴욕시간 1일 상오8시)쯤 서울 정릉의 김정흠박사(66·전 고려대 물리학과교수)댁. 따르릉,따르릉.여보세요(김박사) 「여보세요 아버님이세요,저 순희예요.그이와 진아랑 같이 새해 세배를 드릴께요.정지화면TV전화기를 켜고 어머님과 나란히 앉아주세요」 그래 알았다.기다려라. 「아버님,어머님 새해에도 복많이 받으시고 내내 건강하세요」 그래 너희들도 새해에 건강하고 하는 일이 잘되기를 바란다(김박사내외). 6초쯤 흘렀을까.미국 뉴욕에서 살고 있는 김박사의 큰딸인 순희씨와 부군 정광현 뉴저지대 회계학과 교수,외손녀 진아양이 나란히 큰절로 세배하는 모습이 김박사의 집에 설치된 정지화면TV전화기를 통해 나타난다. 이어 김박사는 부인 황신영씨(61)와 함께 나란히 앉은 모습을 정지화면TV전화기를 이용,미국으로 보낸다. 정보통신이 발달함에 따라 사람들은 시골에 있는 부모님이나 외국및 지방의 지사에 근무하는 남편,외국에 유학간 아들·딸들의 얼굴을 매일 전화를 하면서 만나 볼 수 없을까하는 의문을 가져왔다. 이에 대한 해답을 김박사가 일본 등에 널리 보급된 정지화면TV전화기를 이용,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지난 64년 미국의 벨테론이 처음 개발한 정지화면 TV전화기는 전화회선을 이용,음성 뿐만 아니라 화상까지 보낼수 있는 전화기로 아직 국내에는 시판되고 있지 않다. 이는 전화기에 딸린 TV카메라로 송신자의 얼굴을 비추고 이리저리 표정을 바꾸다가 가장 좋은 순간의 표정을 포착,촬영단추를 눌러 고정시킨다.이어 송신 단추를 눌러준 후 약6초가 지나면 원하는 상대방에게 자기의 모습을 전송해준다.반대로 수신자의 얼굴을 송신자에게 보낼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상의 송수신이 몇번이고 가능하다. 김박사 집안의 경우 3년전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간의 유대를 돈독히 하기 위해 일본에서 정지화면 TV전화기를 구입해 집과 연구실,강남에 살고 있는 맏아들 순찬씨(38·서울위생병원비뇨기과장)집,미국 뉴욕에 사는 맏딸 순희씨(37·성악가)집,텍사스 오스틴시에 있는 둘째아들 순욱씨(30·천문학박사과정)집등 5대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추석날 밤의 경우 김박사 집안은 정지화면 TV전화기를 이용,멋진 달맞이 행사를 마련했다.서울에서 미국의 뉴욕,텍사스에 있는 아들과 딸에게 8월 대보름달을 보여준 것. 그런데 아쉬운 일은 김박사가 가지고 있는 정지화면 TV전화기로는 화상을 포함한 2인통화만 가능할 뿐 3인통화가 불가능해 한꺼번에 달맞이행사를 하지 못한 것.따라서 김박사는 할수 없이 뉴욕의 맏딸 가족과의 달맞이 통화가 끝난후 다시 텍사스에 있는 둘째아들 순욱씨와 달맞이통화를 해야 했다. 김박사는 『우리 집안에서 1대에 35만원정도하는 이 정지화면TV전화기를 5대나 가지고 있는 것은 과소비처럼 보일수 있다』고 전제한 후 그러나 『설날이나 추석,생일 등에 멀리서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인사도 하고 축하의 말도 전한다는 것은 정보화시대에 사는 실감을 느끼게 하고 돈으로 환산할수 없는 기쁨』이라고 자랑한다. 그러나이 정지화면 TV전화기에도 단점은 있다.얼굴을 남에게 비치기를 싫어하는 사람·밤에 잠을 자다가 잠옷차림으로 전화를 받을 경우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등 프라이버시 침해·이 TV전화기를 이용하려면 상대방도 이 전화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등. 김박사는 『현재 미국의 경우 정지화면TV전화기도 구식이 되고 대역압축기술(전체화면은 그대로 있고 주로 움직이는 부분인 입 등의 부문만 전송해주는 것)을 이용한 1초에 10번정도 동작이 바뀌는 동화상전화기의 하나인 슬로스캐닝(SS)TV전화기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미국처럼 동화상전화기시대가 열리려면 가입자선로가 광케이블화된 이후에나 가능하므로 지금상태로는 정지화면TV전화기밖에 사용할수 없다며 며 동화상화기등 문명의 이기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발된 이기를 이용하고자하는 배경문화가 성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광주과기원/광주 과기원설립추진위장 나정웅박사(과학계 희망탐방:1)

    ◎“21세기 싱크탱크” 올 봄에 기공/95년 신소재·환경 등 14학과 개설/대덕과 함께 「한국두뇌」메카 기대/“산학연계 최적조건 구비,연구비 지원이 성패 가름” 과학기술계가 새해를 맞아 각종 사업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중요 움직임을 전망해 보는 「과학계 희망탐방」을 시리즈로 엮는다. 올해 과학계는 오랜 숙원을 푸는 힘찬 삽질로 시작된다.그것은 21세기 우리가 선진 과학기술국으로 가기 위한 희망을 담고 또 한편으로는 국토의 균형 발전을 다지기 위해 광주직할시에 광주 한국과학기술원 설립의 첫삽을 뜨기 때문이다. 광주 과학기술원 설립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지난 87·88년 부터 시작되어 착수가 조금 때늦은 감마저 있다. 13대 대통령 선거때 노태우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이 지역에 첨단과학기술의 요람이 될 일류공과대학을 세우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간 타당성 검토등을 거쳐 올해 본격착수에 들어선 것이다. 광주직할시 북구 대촌동,광산구 비아동­광주시의 초입에 있는 광주 첨단과학산업단지와 이웃해 과기원은 세워진다. 광주과학기술원이 세워지면 중부권 대덕의 한국과학기술원과 영남권의 포항공과대학,그리고 호남권의 광주 과기원이 축을 이뤄 국가의 과학기술을 이끌어갈 싱크탱크를 키워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광주과기원」은 구랍24일 도로·하수구등의 토목공사를 시작으로 본격화되었다.그리고 올봄 땅이 풀릴때를 기다려 기공식을 가지며 95년까지 1단계공사로 대지 25만평 규모에 교육·연구·지원·주거시설등을 포함,7만4천8백50평의 건물이 세워진다. 이미 「광주과기원」의 개설학과및 학생규모·교수등에 대한 학사 기본계획은 확정됐다. 「광주과학기술원」설립을 위해 이 지역의 대표적 기업인 금호그룹의 박성용회장등을 중심으로한 설립위원회가 구성되었으며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전자공학과의 나정웅박사(51)가 설립추진위원장으로 지휘한다. 『20여년동안 과기원에서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며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광주 과기원의 운영에 활용할 것』이라는 설립추진위원장 나박사는 이 지역이 배출한 세계적인 두뇌이다.그는 이 분원을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대학원으로 만드는데 헌신적 사명감과 창조적 사고로 몰두하고 있다. 『광주과기원은 첨단과학산업단지안에 위치해 연구의 결과를 곧바로 생산현장에 응용할 수 있어 산학 연계의 최적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도 스탠퍼드대학이 전자측정기기 개발로 이름난 휴렛과 패커드에게 전자회사를 학교안에 세워 주고 함께 연구한 것이 그 유래라는 것이다. 학문은 이제 자신의 독자적 영역만을 고집할 수 없는 시대에 와 있다. 각 분야가 조금씩 전문영역속에서 정보를 나누며 연관속에서 상호작용을 할때 새로운 창조가 이뤄진다며 산학 협동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앞서 실천하고 보여주는 곳이 될것이라고 한다. 나박사는 학사기본계획도 이같은 원칙에서 결정되었다면서 『산업체가 언제든지 학교에서 연구하고 실제 실험할수 있도록 개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기업의 연구원이 학생들을 강의하고 학교 연구원들이 기업의 연구를 도울수 있도록 상호교류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광주과기원」은 기본적으로 교수와 학생의 비율을 1대 5로 유지,교수와 학생이 함께 연구하는 대학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오는 95년 3월 우선 석·박사과정 5백80명을 모집,학사운영에 들어간다.뒤이어 97년에 학사과정도 개설한다. 정보통신,신소재,생명및 환경,자연과학등 4개공학부에 전자,컴퓨터,전기,산업,전자재료,고분자재료,무기재료,환경,생의(생의)등의 공학과 생명과학,물리화학,수학등 14개 전공학과로 세분되어 있다. 특히 생명및 환경공학부의 편성은 오존층의 파괴,공기의 오염등 세계적으로 인간의 생명과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21세기의 환경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대비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광주에 대학원 수준의 과학기술원을 세운다고 할때 일부에서는 반대도 있었다.즉 이 지역의 기존 대학들이 위축될 것을 우려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소외감이나 폐쇄성을 극복하고 기기공동이용이나 정보 교류등으로 각 대학이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적극 호응을 하고 있다.그러나 나박사는 한편에서는 우려도 갖고 있다. 그것은 『우수한학생들의 모집은 별 문제가 안되지만 교수 확보에 있어 각종 생활 보장과 연구비 지원등이 관건』이라는 것이다.포항공대의 경우 포항제철이라는 세계 굴지의 기업이 연간 수십억원씩의 연구비를 학교에 투자해 왔지만 호남지역의 경우 지역의 경제 여건등에서 뒷받침할만한 곳이 그리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이제는 이 지역을 위해 투자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여론이 전국민적으로 강하게 일고 있어 더 이상 미룰수 없는 것.나박사는 지난71년부터 과기원과 인연을 맺은뒤 77년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자요리기를 개발한 것을 비롯,89년에는 전자파를 이용해 땅속의 공간 크기를 알아내는 장비를 개발,제4호 땅굴을 찾아내기도 했다. 『앞으로 과기원설립추진과 함께 현재 진행중인 땅속의 공간을 영상화하는 연구를 마칠 계획』이라고 계유년 새해 자신의 연구 계획도 밝혔다.
  • 공개협의로 바뀐 재무부의 금융정책(국정탐방)

    ◎금리낮춰 개방경제 활력 부축/규제에서 자율화로/12%선까지 내려 기업경쟁력 제고/2단계 자유화 빠르면 3월께 실시 금리인하문제가 우리경제 최대의 현안과제가 되고 있다. 하반기 성장률과 설비투자증가율이 예상밖으로 둔화되는등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급격한 임금상승·기술개발 부진·금융기관 차입증가에 있으며 특히 과도한 금융비용부담이 큰 몫을 차지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1단계 금리자유화가 시행된 이후 시장실세금리는 정부의 꾸준한 노력에 따라 올초 연19% 수준에서 현재 13%대로 떨어졌다. ○연 19%서 13%대로 그러나 정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실세금리를 12%이하로 낮춘뒤 2단계 금리자유화를 조속히 실시할 계획이다. 요즘 이같은 금리낮추기는 거의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크게 다르다. 관계자들은 금리인하 절차가 비밀작업에서 공개적 협의로 바뀐 분수령을 80년대 후반으로 보고 있다. ○밀실작업이 대부분 그 전까지 금리문제는 재무부·한국은행의 일부직원이 장관들의 밀명을 받고 대개 공휴일 하오에 호텔방을 빌려 실무작업을 펼쳤고 다음날 전격적으로 발표하는 극비사항이었다. 80년 후반까지 모두 30여차례에 걸친 금리조정이 대부분 그랬다. 지난 81년 11월9일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할 때에도 현 재무부차관인 이수휴 당시 이재국장이 혼자서 과장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호텔방에서 비밀작업을 끝마치고 장관의 결재를 받았다.또 현 이재국 정건용금융정책과장은 지난 89년 11월14일 대출금리를 1%포인트 내릴때 금리와 관계없는 산업금융과장으로 있으면서도 장관의 지시로 몰래 실무작업을 펼쳤다.정과장은 『재무부에 들어온 이후 서너차례 밀실작업을 했다』면서 『보통 하오5시쯤 위의 지시를 받아 밤샘작업을 하고 다음날 임시 금통위를 열어 처리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같이 비밀작업을 하게된 것은 모든 금리가 철저히 규제돼 미리 소문이 날 경우 몇몇 사람만 금리차·증시차액 등을 거둬 큰 이익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밀실작업 시대는 90년대 들어 끝나고 요즘은 거의 공개화됐다. 다만 실세금리와 1단계로 자유화된 1년미만 단기공금리에 대해 관련 금융기관과의 업무협의,간접적인 행정지도를 통해 금리에 영향력을 행사할 뿐이다. ○간접적인 행정지도 실제로 올해 꾸준히 내린 실세금리는 단자사등 2금융권이 담당임원회의를 열어 인하폭을 결정했다. 최근 재무부와 한은의 대립양상으로 비쳐졌던 공금리인하 논쟁은 재할인등 현재까지 규제되고 있는 금리를 대상으로 일어난 것으로 이런 논쟁도 2·3단계 자유화가 시행되면 사라질 운명에 놓여 있다. 정부는 2단계 금리자유화를 올 3월이전에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재국과 역대국장/한은감독 등 「돈줄관리」파워 막강/재무장관 7명 배출… 거물 수두룩 재무부 이재국.조직상으로는 재무부의 7개국 2개실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한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은 대단하다. 60년대까지 재무부에는 국고·이재·세제등 3개부서만 있었고 이재국은 은행·증권·보험·국제금융업무를 모두 맡고 있었다.그러나 70년대 들어 경제가 발전하면서 증권·보험·국제금융업무가 독립하고 금융의 자율성이 부각됨에 따라 권한이 많이 축소되긴 했지만 아직도 이재국은 우리나라 돈줄을 맡고 있어 막강한 힘을 자랑하고 있다. 얼마나 힘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은 이재국 소속 5개과의 업무내용을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주무과인 금융정책과는 정부의 통화신용정책을 책임지는 부서로 재정·금융자금 및 국외금융의 운용 조정기능과 통화관리·금리정책·여신관리등의 업무를 맡고 있으며 특히 한국은행과 은행감독원의 업무지도 감독권한을 갖고 있다. 업무가 중요한 만큼 금융정책과의 현안은 우리 경제의 과제나 다름없다. 재정융자과는 재정융자계획을 세우고 정부의 각종 기금을 관리하며 농축수산금융을 총괄한다. 산업금융과는 산업·주택은행과 각종 특별지원자금을 맡고 있다. 은행과는 시중은행의 경영지도와 은행제도·대출관련제도의 조사·연구를 수행한다. 끝으로 중소금융과는 중소기업 및 서민금융지원 업무를 맡고 있으며 국민은행 금고협동조합등을 지도 감독한다.요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이 과의 소관이다. 이같이 방대한 업무를 취급하는 이재국의 국장 자리는 모든 경제관료들이 한번쯤 앉고 싶어하는 「꿈의 자리」이다. 따라서 이 자리를 거쳐간 사람들중에는 거물이 많다. 역대 이재국장 출신중 재무장관이 7명이나 나왔으며 다른 부처장관도 상당수다. 현재의 이정재국장까지 32대인 이재국장 중 재무장관이 된 람은 김유택(작고)송인상 김정렴 김원기 김용환 정영의씨와 현재 이용만장관 등 7명에 이른다. 재무부 고참직원들이 기억하는 이재국장중 대표적인 사람은 장덕진씨와 김용환씨다. 당시 박정희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장국장은 은행장들을 마음대로 주무른 파워와 저돌적인 추진력으로 아직까지 고참직원의 뇌리에 생생하다.그가 축구를 좋아하자 은행들이 다투어 축구부를 창설했을 정도였다. 김용환씨는 쓸만한 직원들을 자기 사람으로 키운 「재무부사단」의 창설자로 전해진다. 현 이용만장관도 이재국장 시절 이치에 맞지않는 상부의 지시를 끝내 따르지 않는등 대단한 뚝심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장관은 80년 당시 세도가인 이규광씨의 면회요청을 거절했다가 옷을 벗었으나 끝내 장관으로 되돌아왔다. 앞으로 이재국은 금융자율화가 진행됨에 따라 차차 역할과 권한이 많이 변화할 수밖에 없따.한 관계자는 『이재국은 금융제도와 금융산업개편에 치중하고 통화신용정책의 추진은 한국은행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통화량 신축적 하향조정”/“중기엔 신용대출 적극 확대”/이용만 재무부장관(인터뷰) 『최근 우리 경제는 많은 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그만큼 재무부의 책임이 무거워지고 있습니다.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재무부는 앞으로 현재의 경제적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삼기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1년7개월 동안 우리나라 돈줄관리를 맡아온 이용만재무부장관은 『한국경제라는 거대한 선박의 엔진』이라며 재무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현재 우리 경제가 받고 있는 도전은. ▲우리경제는 안팎으로 변화를 맞고 있다.대외적으로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체결,미 클린턴의 신경제정책,미·EC간 무역마찰등으로 경제전쟁이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국내적으로도 거품경제가 해소되는 가운데 성장률,설비투자증가율등이 둔화되고 금융시장개방,금리자유화의 시행일정이 잡혀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추진할 금융정책방향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안정기조를 계속 다지되 경제에 다소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접근이 필요하다.이를 위해 내년 통화증가율을 올해보다 하향조정하되 통화증가율 목표범위를 넓게 설정,통화를 신축적으로 운용하겠다.또 설비투자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최근 13%대인 시장실세금리를 12%대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각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하도록 유도해 2단계 금리자유화 시행여건을 조속히 조성하겠다.금리자유화 여건은 실세금리가 12%대면 어느정도 이루어졌다고 본다.개인적으로는 10%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중소기업 부도가 늘고 있는데 그 대책은. ▲중소기업은 산업의 저변이며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육성이 필수적이다.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내년에 담보대출 대신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보증기관의 신용보증 규모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기업 외에 근로자와 서민을 위한 지원책은 무엇인가. ▲소득의 계층간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에 국민은행을 통해 가계대출자금을 2조5천억원 공급하되 저소득층에 중점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또 무주택서민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주택은행의 주택자금도 2조3천5백억원을 공급하고 세제를 개편해 근로소득자의 세금이 자산등 비근로소득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겁지 않도록 하겠다. ­어려운 경제 현실을 헤쳐나가기 위해 기업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술개발에 힘써야 한다.우리 기업의 자금차입의존도는 대만의 24%,일본의 33%에 비해 훨씬 높은 46%에 이르고 있다.따라서 금리가 같더라도 금융비용부담이 크게 된다.특히 국가경쟁력의 75%가 기술능력에 달려있다는 분석 처럼 기술개발애 노력해야 한다.또 은행들도 규모축소등경영합리화를 통해 예대마진을 줄여 금리를 낮추어야 한다. ­최근 새로운 경제여건에 맞춰 경제부처 기능조정에 대한 논의가 일고 있다.이에 대한 견해는. ▲지난 30여년간 정부 주도로 경제발전을 이룩해왔으나 이제는 개방화,민주화,다원화 추세로 종전의 정부조직을 바꾸는 것도 의미가 크다.즉 정부조직의 비효율·저생산성을 제거해 경제전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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