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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은들 상여’ 장식품 되찾았다

    ‘남은들 상여’ 장식품 되찾았다

    조선시대 흥선대원군의 부친인 남연군(1788∼1836)의 장례때 사용됐던 ‘남은들 상여’(중요민속자료 31호)의 장식품들이 도난된 지 3개월만에 회수됐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도난 신고된 ‘남은들 상여’의 주요 장식부재 8종 41점을 최근 전량 회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 장식부재는 용수판 2점과 용마루 1점, 용두 2점, 봉두 5점, 정자용 4점, 개구리 4점, 유소 20점, 보개 3점 등으로 이뤄졌다. ‘남은들 상여’는 남연군 장례때 시신을 옮기기 위해 사용됐으며, 왕실에서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광천리 주민들에게 하사했다. 이후 광천리 마을 입구에 보호각을 마련, 보관해 왔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10일 오후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익명의 남자로부터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신탄진 휴게소 주변에 관련 조각품들이 있을 것”이라는 제보 전화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결과 도난문화재 모두를 회수했다. 사범단속반은 그동안 서울 인사동·장안동 등에서 불법문화재 취급이 의심되는 매매업자를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였으며,‘남은들 상여’의 장식부재와 비슷한 조각품을 대구 모처에 은닉시키고 판매책을 물색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관련자를 내사 중이었다.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되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낀 은닉범이 증거 인멸을 위해 신고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이 상여가 조선왕실에서 제작한 것으로 조각사와 의례 풍습연구에 매우 귀중한 민속문화재임을 감안, 이에 대한 안전한 보존관리 및 학술 연구 등을 위해 예산군 및 지역주민들과 협의, 이달 중 국립고궁박물관이 기탁받아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사범단속반은 도난문화재 불법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도록 전국 매매업체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도난문화재를 조기 회수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또 대전에 ‘발바리’

    ‘원조 발바리’에 이어 대전에서 전국을 무대로 연쇄 성폭행을 저지른 다른 발바리가 나타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대전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전 4시45분쯤 서구 갈마동 S빌라에 괴한이 침입, 방안에서 잠자던 최모(23)씨 등 자매 2명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뒤 현금 18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은 출입문 잠금장치를 부수고 침입해 흉기로 피해자들을 위협하는 등의 수법이 2004년부터 최근까지 대전 3건, 천안 3건, 경주 2건 등 주택가에서 발생한 13건의 성폭행 사건과 비슷한 점으로 미뤄 동일범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갈마동과 경주 등 4건의 피해 여성에게서 채취한 범인의 DNA가 모두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사건 전후로 피해자 집 주변에서 사용된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동일수법 전과자를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수사에 숨은 과학적 원리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수사에 숨은 과학적 원리

    형사 개인의 직감에 의한 주먹구구식 탐문수사가 아니라, 첨단 과학기법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학수사의 현장을 보여 주는 TV 프로그램이 최근 등장했다.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방영된 MBC ‘현장기록 형사’가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과거에 벌어졌던 사건을 재연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첫회 ‘길 위의 죽음’에서는 지난해 태풍 ‘메기’가 강타했을 당시 새벽 기도를 가던 70대 할머니가 당한 뺑소니 사건을 되짚어 봤다. 당시 현장에는 아무런 단서도 남아 있지 않았고, 목격자의 진술로 범행 차량이 흰색 승용차라는 정도만 드러난 상태였다. 그러나 형사들은 뺑소니범들이 반드시 차량 수리를 통해 증거를 없애려 한다는 심리를 고려해 끈질긴 수사 끝에 범인을 검거하게 된다. 이 사건 수사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살펴 보자. ●과학을 알면 범죄가 보인다 교통사고가 나면 운전자는 조건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타이어와 도로면의 마찰에 의해 ‘스키드마크’라고 불리는 흔적이 남는다. 스키드마크를 분석하면 사고 차량의 종류와 급제동하기 직전의 속도, 충돌지점, 주행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태풍으로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는 스키드마크가 생기지 않는다. 비로 인해 도로에 수막이 생겨 마찰력이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잔유물이나 흔적도 비에 씻겨나가 현장에는 아무런 단서가 남지 않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용의자의 진술과 차 유리창의 파손 상태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카센터 주인이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했다. 자동차와 충돌한 사람의 움직임은 자동차의 종류와 속도, 사람의 신장 등에 따라 달라진다.(그림1)예컨대 사람의 무게 중심이 충돌 지점보다 높으면 충돌 후 자동차 쪽으로 쓰러지게 된다. 이때 사람이 앞 유리창에 부딪힐 경우 유리창이 파손되면서 자체 탄성에 의해 벌어진 틈 사이로 머리카락이나 살점 등이 낄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승용차 앞부분이 할머니의 다리 부위를 쳤다. 이에 할머니는 자동차 쪽으로 쓰러져 머리를 유리창에 부딪힌 것이다. 카센터 주인은 사고 당시의 유리창을 그대로 보관했으며, 경찰은 틈 사이에 낀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발견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이처럼 머리카락이나 혈흔, 타액, 정액, 땀, 모발, 살점 등 신체조직의 일부가 발견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범인이나 피해자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숨길 수 없는 증거,DNA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유전정보를 지닌 DNA는 당, 인산, 염기가 하나로 결합한 ‘뉴클레오타이드´가 새끼줄 같이 이중나선 구조로 이어진 것이다.DNA를 이루는 염기에는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 등 4가지가 있다.(그림2) DNA에는 개인차를 나타내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를 구성하는 유전자를 ‘유전자마커’라고 부른다. 유전자마커의 특성을 분석한 뒤 이를 나타낸 각각의 DNA형을 ‘DNA 프로필’이라 하며, 이것이 바로 개인을 식별하는 표지가 된다. DNA형 검사를 하려면 먼저 증거물에서 DNA를 분리, 정제해야 한다. 이어 DNA에서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법’에 의해 증폭시킨 뒤 표준대립 유전자마커와 비교해 유전자형을 확인하게 된다. 예컨대 살인사건이 발생, 피해자 상의에 다른 사람의 혈흔이 묻어 있고 용의자가 2명이라고 치자. 이 경우 용의자들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혈흔과 일치하는 DNA형을 가진 사람이 범인임을 알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사건에서는 차량에서 발견된 머리카락과 할머니가 사고 당시 끼고 있던 귀고리에 묻은 혈흔이 동일한 DNA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연방수사국(FBI)의 경우 13종의 유전자마커를 선정, 유전자 자료은행에서 식별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유전자 자료은행이 설치되지는 않았으나 다양한 DNA형 검사를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 대한민국 형사들의 수사는 발로 이뤄지지만, 범죄를 입증하는 과정에는 각종 과학적인 원리들이 활용되고 있으니 TV 프로그램을 통해 재미와 지식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한문정 서울 숙명여고 교사
  • 20년친구 초등생 딸 사업원한 납치살해

    사업을 망하게 했다며 초등학교 동창의 딸을 납치, 살해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나 피해자가 살해되기 전 이들 중 한 명이 검문에서 적발돼 경찰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나 수사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13일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모(34)씨의 딸(8·초등학교 1년)을 살해한 노모(33)·정모(33)씨에 대해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10일 오후 3시30분쯤 강동구 상일동에서 음악학원에 가는 김양에게 접근,“아버지 주유소에서 함께 일하는 삼촌”이라며 차에 태워 납치했다. 노씨는 김양을 경기도 이천시로 데려가 목졸라 살해했으며 정씨는 김양 부모에게 9차례 협박전화를 걸어 1억 5000만원을 몸값으로 요구했다. 노씨는 김양 아버지와 초등학교 동창으로 3년 전 김씨로부터 5000만원을 빌려 조명기기 판매점을 열었다 빚을 지고 도피했으며 “김씨 때문에 사업이 망했다.”고 원망해오다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노씨는 경찰에서 “김씨가 가게를 빼앗다시피 해 아버지가 이를 수습하다가 결국 돌아가셨다.”고 진술했다. 노씨와 정씨는 2년 전 전북 익산에서 인터넷게임을 하다 친해졌으며 지난달 초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공중전화 발신지 근처 은행 현금지급기 폐쇄회로(CC)TV에서 이들의 인상 착의를 확인, 인천의 한 PC방에서 붙잡았다. 한편 경찰이 용의자를 찾기 위해 탐문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정씨를 경찰서까지 임의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정씨는 경찰에서 “친구와 술 약속이 있어 가는 길”이라고 둘러댔고 이를 증명하겠다며 경찰 앞에서 노씨에게 전화를 해 상황을 암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화를 받은 노씨가 발각된 것으로 알고 김양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씨는 “전화를 받은 직후 정씨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직감, 휴대전화를 끄고 이천시의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숨어 있다 소리를 지르며 우는 김양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특히 정씨는 “공중전화를 찾아다니다 주차된 자동차에서 정복 경찰관이 사복으로 갈아 입고 내려 공중전화 부스를 주시하는 것을 보고 이상한 낌새를 챘다.”고도 말해 수사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애초 노씨는 김양의 부모가 지목한 용의자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면서 “김양을 구하지는 못했지만, 정씨의 인적사항을 기록해 놓은 것이 노씨 등을 검거하는 단초가 됐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유부남 재미교포 ‘사기 人生’

    해외 유명 펀드회사 아시아지역 총책임자를 사칭해 사기행각을 벌이고 고급 사교클럽에 가입, 대학 여교수와 사기 결혼한 40대 유부남 재미교포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1일 재미교포 토머스 리(46)를 사기와 유가증권 위조 등 혐의로 구속했다. 토머스 리는 지난해 1월부터 “미 보스턴의 펀드회사 아시아 총책인데, 제주 골프텔 건설, 미군 동두천 기지와 오대산 인근 부지 개발, 기업 인수합병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모 벤처회사 대표 이모(35)씨 등 벤처기업인과 부동산 임대업자, 회계법인 관계자 등에게 접근, 해외자본 유치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6명에게 11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토머스 리는 미국 소재 은행이 발행한 것으로 기재된 1억 5000만달러 상당의 가짜 잔고 증명서와 액면가 15만달러 짜리 위조 수표 3장 등을 보여주며 피해자를 안심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피해자에게 받은 돈으로 벤츠·랜드로버 등 고급 외제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국내 대학원 출신 직원 10여명을 고용, 서울 아셈타워 외국인 전용동에 사무실을 차리는 등 호화생활을 했다. 그는 또 교포 출신 재력가를 자처, 고급 사교클럽에 가입해 전직 고위관료·정치인·대학교수 등에게 접근하기도 했으며, 지난달 초에는 10년 연하의 여교수와 사기결혼까지 했다. 경찰은 재미교포가 해외자본 투자유치, 부동산 개발 등을 미끼로 사기행각을 벌인다는 첩보를 입수, 탐문수사 끝에 토머스 리를 붙잡았다. 경찰은 “토머스 리는 지난 1994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뒤 2000년 이후 한국에 체류하며 사기 등으로 5차례 형사처벌된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4) 변산 태진스님과 정감록 사건(中)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4) 변산 태진스님과 정감록 사건(中)

    뜻밖에도 ‘정감록’에 경도됐던 사람들 가운데는 부자가 적지 않았다. 영조 때 남원의 부자 김영건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평소 유복해 보였던 김씨 일가가 비결에 쏠리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남원의 벽보 사건을 좀더 밀도 있게 그려보면 그 답이 보일 것 같다. ●남원성에 나붙은 벽보 영조9년 7월 하순. 그믐날이 가까워 달빛조차 희미한 깊은 밤, 김영건의 두 아들은 괴문서를 남원성벽에 붙였다. 장남 원팔이 문서를 내거는 동안 아우 원하가 망을 보았다. 출입이 가장 빈번한 남문 근처에 한 장의 대형 벽보를 붙이는데 실제 소요된 시간은 극히 짧았지만, 그들 형제에게는 견딜 수 없이 긴 시간이었다. 당시 남원은 호남 굴지의 대도회라서 날마다 성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수백 명이 성안을 드나들었다. 그들의 눈에 띈 벽보 내용은 삽시간에 호남 일대로, 그리고 지리산 너머 영남 지방으로도 퍼져나갈 것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튿날 오전 남원부중은 괴문서 이야기로 들썩였다. 그날따라 몸이 불편해 좀 늦게 출근한 최정도 이방(吏房)은 이미 사령들이 수거해온 벽보를 훑어본 다음 한숨을 길게 내뿜었다. 조정대신을 강도 높게 비난한 구절도 그랬지만 ‘자미진주(紫微眞主)’ 운운한 것이 영락없는 반역자의 소행이었다. 이방이 알기로, 자미성(紫微星)은 자미원(紫微垣)에 속한 큰 별이다. 그것은 북두칠성의 북쪽에 있는데 천제(天帝) 또는 국왕을 상징한다. 그런데 벽보에 ‘진주’라고 했으니 한양성안 구중궁궐에 엄숙하게 앉아계신 상감께선 왕도 아니고, 자미성 정기를 받은 진짜 왕이 곧 나온다는 얘기다. 벽보엔 상감이 무도하다는 둥 동궁(사도세자)이 미쳤다는 둥 흉악한 언사가 끝없이 이어졌다. 그 내용을 자세히 살핀 이방은 새파랗게 질렸다. 잠시 후 어느 정도 마음을 가다듬은 이방은 도호부사 조호신에게 긴급사태를 보고하는 한편, 많은 정탐꾼을 풀어 성 안팎에 떠도는 온갖 소문을 즉각 수집토록 했다. 평소 성품이 침착하고 판단력이 있는 이방이었다. 그는 엄하기로 이름난 이 형방, 실무경험이 가장 풍부한 박 호장 등과 함께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그들은 시시각각으로 들어오는 소문들을 비교 종합해 믿을 만한 것을 추려내어 계통별로 분류했다. 범인을 바로 잡아들이지 않으면 어떤 변고가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일이라, 수사는 신속히 진행돼야 했다. 최 이방은 진행중인 수사에 관해 남원부의 우두머리인 조 부사에게 여러 차례 보고했다. 그러나 서울 명문대가 출신인 부사는 실무에 워낙 어두워 한숨만 내쉴 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많은 정보를 비교분석해 보니 성안에 거주하는 김영건과 세 아들이 용의선상에 떠올랐다. 이방은 사령들을 급파해 우선 그들을 잡아들이고, 김씨 집안에 소장된 모든 문서(文書)를 철저히 수색했다. 그날 해질 무렵 김씨의 문갑에서 두 장의 수상한 문서가 발견됐다. 큰아들 원팔의 필체가 분명했는데, 놀랍게도 벽보의 초안이었다. 두 장 가운데서도 큰 종이에 적힌 문건은 벽보보다 언사가 훨씬 과격했다. 반역자만이 쓸 수 있는, 대역무도한 ‘불온문서’였다. ●정 노인이 일으킨 해프닝 김영건에 대한 남원 사람들의 평판은 무척 좋았다. 그는 성품이 부드럽고 공손하고 단정한 데다 재산도 많았다. 여느 부자와는 달리 가난한 이웃은 물론, 집 앞을 지나는 거지들에게까지 후했다. 최 이방은 소문으로 그런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기 때문에 섣불리 김영건에게 혐의를 둘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문수사 결과를 무시할 수 없어 망설이다가 사령들을 내보냈던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김영건의 집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나오는 바람에 이방은 기가 막혔다. 김영건에게는 김원팔, 김원하, 김원택 등 세 아들이 있었는데 셋 다 글 잘하고 글씨도 잘 쓴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모두 아버지를 닮아 인물도 훤칠했다. 특히 큰아들 원팔은 과거시험에도 여러 차례 응시했을 정도다. 그는 남원은 물론 호남의 수부(首府) 전주를 비롯해 각지의 선비들과 두루 사귀고 있었다. 최 이방은 사실 김영건 일가와 친한 편은 아니었지만, 마음속으론 늘 김영건의 유복함을 부러워했다. 그런데 김영건 일가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하나 있었다. 수사에 동참한 이 형방이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김영건의 ‘근본’ 즉, 신분을 둘러싼 의혹이 있다고 했다. 형방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나서 이방은 여러 해 전에 있었던 정 노인 사건을 다시금 뇌리에 떠올렸다. 하루는 남원 성 밖에 사는 가난한 양반 정 노인이 읍내에 시장구경을 나왔다가 만취한 상태에서 김영건을 노비의 자손이라고 비방하는 시비가 벌어졌다. 그러나 문제의 정 노인은 평소 행동거지가 단정하지 못해 세인의 평판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노인의 말을 곧이듣지 않았다. 그 뒤 정 노인은 다시 그런 ‘망령된’ 말을 꺼내지 않아 사건으로 비화되진 않았다. 기억력이 비상한 최 이방조차 이 사건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게 된 데는 그런 이유가 있었다. 그때 정 노인이 입을 다문 것은 김영건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서 그런 것이었다. 영건은 노인과 다투지 않고 도리어 그를 살며시 회유했다. 그는 노인을 정중히 자기 집으로 모시고 가서 약주를 대접했다. 싫은 노릇이었겠지만 그 뒤에도 길가에서 노인을 마주치면 먼저 반색을 했다. 남원 사람들의 눈엔 마치 도량 있는 김영건이 철없는 주정뱅이 노인을 너그러이 용서한 것으로 보였다. 이 사건은 영건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몇 년 뒤에 일어났는데, 적어도 아들인 그만은 진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김영건의 비밀 사실 김영건은 노비나 별 다름 없이 천한 사람이었다. 남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경상도 함양에 노씨 성을 가진 한 양반이 살았는데, 그 집에 막산이란 사내종이 있었다. 그 아내는 이름을 분금이라 했다. 본래 가난한 농사꾼의 딸이었다. 그리고 김영건으로 말하면 분금의 아들이 분명했다. 분금은 어릴 적부터 유달리 영리했고 행실도 조심스러웠다.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그녀의 미색이 너무 뛰어났다는 점이다. 노씨네 행랑것이었던 그녀를 주인양반은 물론 그 집에 드나든 여러 양반들이 다투어 탐을 냈다. 분금은 물론 영건도 이런 집안내력을 꽁꽁 숨기며 살았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영건은 어머니가 세상을 뜨기 직전에야 그 내력을 알게 됐다. 종 막산은 영건이 아직 젖먹이였을 때 돌림병에 걸려 갑자기 죽었다. 그러자 양반들은 아예 마음 놓고 분금에게 집적거렸다. 조선시대 양반들은 대체로 취미삼아 그런 불륜을 저질렀다. 분금은 자신이 노리갯감으로 전락하는 것이 너무 원통했다. 엄밀히 말하면, 분금은 본래 노씨 집안의 여종이 아니었으므로 종살이를 계속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공공연히 노씨네 종으로 간주되는 실정이었다. 한탄으로 나날을 보내던 분금은 남편을 묻은 지 1년 만에 젖먹이 영건을 등에 업고 몰래 주인집을 빠져나와 지리산 쪽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이틀 동안 산길을 헤매던 분금은 지리산의 서쪽 자락에 있는 운봉을 지나 대도시 남원성으로 들어갔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옛말도 있지만, 뼈대 있는 양반집에서 수년 동안 종 아닌 종살이를 한 분금은 양반들의 예의범절에 거의 통달한 편이라 누구도 그녀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그녀는 질병으로 온 가족이 몰살한 어느 한미한 시골선비의 청상과부라고 했다. 영건의 성은 김씨가 됐다. 마침 그 얼마 전 역질이 남원성을 강타했던 탓에 성안엔 주인 없이 텅 빈 집이 여럿이었다. 분금은 그 가운데서도 시장 쪽으로 얌전히 앉은 초가집 하나를 골라 거처로 삼고서 오직 삯바느질에만 매달렸다. 분금은 나이 일흔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시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다. 원체 부지런해 해마다 조금씩 재산이 늘어났다. 과부 허리춤엔 은이 서 말이란 속담 그대로였다. 영건이 스무 살쯤 됐을 때 어머니 분금은 논을 네댓 마지기나 장만했다. 영건은 어려서 서당을 몇 년 다녀 까막눈은 아니었다. 그는 홀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안타까워 일찌감치 공부를 그만두고 농사일에 전념했다. 잘 모르는 것은 이웃의 경험 많은 노인에게 물었고, 가끔 시장에 들러 쌀, 콩, 면화, 무명 등의 가격을 조사해 비망록에 꼼꼼히 기록해 두었다. 만일 콩 한 되라도 팔라치면 반드시 시세가 가장 비쌀 때 내놓았다. 이런 식으로 살림을 하다 보니 영건은 곧 동네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됐다. 그런 아들인데도 늙은 어머니는 영건에게 늘 하는 말이 있었다.“누구에게든지 공손해라! 가난한 이웃을 잘 보살펴 주고,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 우리가 이만큼이나 살게 된 것은 모두 부처님의 크신 원력 덕택이다. 절간에 시주를 게을리 하지 말라!” 영건은 그 가르침을 묵묵히 따랐고, 이웃사람들이 모두 영건을 존경했다. 어머니는 세상을 뜨기 전날 밤, 아들을 머리맡에 불러 앉혀 놓고 나직이 말했다.“지금까지 네 아버님의 기일(忌日)이라 믿어온 것이 실은 함양 양반 노씨네 종 막산의 제삿날이다. 나는 그 아내 분금이다. 네 아버지는 경상도 하동 사는 김 선비인데, 이름도 모르고 아무 것도 더는 모른다. 부디 죄 많은 이 어미를 용서해라. 이제 비밀을 네게 털어놓으니 내 가슴이 후련하구나!” ●김영건과 예언서의 만남 김영건은 아무에게도 자신의 비밀을 말할 수가 없어 혼자 그저 답답한 심정이었다. 그랬는데 정 노인 사건까지 터져 마음을 안정시키기가 어려웠다.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천도를 핑계 삼아 절간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는 평생 동안 뭐든 그저 열심히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던 것인데, 갑자기 하늘이 무너진 것도 같고 인생과 세상에 대한 회의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나는 과연 전생에 무슨 큰 죄가 있어 평생 아버지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는가. 종 아닌 종이 되어 제 근본을 숨기고 가슴을 졸이며 살아야 되는 내 인생은 도대체 얼마나 불쌍한가. 언젠가 이 비밀이 세상에 알려질 경우 자식들의 장래는 또 어찌 될 것인가. 이 놈의 세상이 아주 송두리째 바뀌어야 한다. 나같이 천한 사람도 가슴 펴고 떳떳이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와야 된다. 도무지 세상이 원망스럽기만 하구나!” 김영건이 제기한 질문들은 누구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정 노인 사건 이후 영건은 사람이 달라졌다. 그의 왕성했던 식욕은 오간데 없어졌고, 일할 마음도 사실은 거의 사라졌다. 세상이 허무하다는 한 생각만이 온종일 영건의 머리에 가득했다. 영건은 그런 자기의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지 못해 더욱 고민이었다. 그나마 큰 다행은 그가 가끔은 절간에 들러 스님들과 문답을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영건은 태연한 척 여러 가지 사소한 질문을 던졌다. 스님들 가운데는 더러 영건의 깊은 고민을 눈치 채는 경우도 없지 않아 찻잔을 마주한 승방 문답이 해질 때까지 오래 이어지기도 했다. 절간을 오가는 횟수는 점점 많아졌고 영건은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인연설은 물론 장차 미륵부처가 다스릴 용화세계가 지상에 실현된다는 신기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밖에 승려 태진이 소지했던 것과 같은 ‘남사고비기’라든지 ‘정감록’에 관해서도 말을 많이 들었다. 정말 그 비결의 내용처럼 세상이 뒤집어져 상놈이 양반도 되는 그런 세상이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 해도 좋았다. 하지만 과연 그런 세상이 올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당시 조정에선 일체의 ‘위험한’ 비결의 독서, 소장, 유포 및 출판을 엄금했다. 금지가 심할수록 비결은 더욱 유행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내용을 알게 됐다. 영건도 절간에서 객승이 소지한 ‘남사고’를 한두 번 구경한 적이 있었다. 영건은 비결을 베껴 곁에 놓고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졌다. 그는 점차 비결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비결을 직접 소장하지 못했고, 비결대로 세상을 바꾸려는 ‘불온한’ 사람들의 무리에 섞이지도 못했다. 그러기엔 영건의 성격이 너무도 소극적이었고 그는 이미 늙었다. 하지만 큰아들 원팔은 달랐다. 영리한 아들은 아버지의 불안과 고민을 대강 눈치 채고 있었다. 아들에겐 최봉희란 약빠른 친구도 있었는데, 그 친구는 이미 ‘남사고’를 소장하고 있었다. 아들은 최의 책을 필사해가지고 아버지에게 드렸다. 아들은 위험천만한 ‘비결’ 조직에 점차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남원 양반 이유성의 문제제기 김영건 일가에 정체성의 위기가 다시 찾아온 것은 1733년이었다. 이미 칠순에 접어든 정 노인과 다시 문제가 생긴 것인데, 정확히 말하면 정 노인의 외손녀사위인 이유성과 다툼이 벌어졌다. 어느 날 술 취한 정 노인이 이유성이 듣는 데서 김영건의 비천한 출신에 관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정 노인의 친구 가운데는 젊은 시절 분금을 유독 탐낸 양반이 하나 있었다. 그 양반이 참으로 우연히 남원 읍내 길가에서 이미 노인이 다 된 분금을 마주친 것이 화근이었다. 친구로부터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정 노인은 김영건을 노씨네 종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김영건의 비밀을 들은 이유성은 반드시 그것을 폭로하겠다고 별렀다. 스스로 양반의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혈기 방장한 양반 이유성에게는 신분이 뒤섞이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근본을 뒤흔드는 범죄행위였다. 그는 가짜 양반 김영건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이유성의 적의를 느낀 김영건 일가는 극도로 긴장했다. 양측의 대립은 갈수록 심각해져 마침내 상대방을 관가에 고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제출된 양측의 문건을 검토한 이 형방은 그들의 주장에 애매한 점이 많은 데다, 시급히 처리해야 할 다른 사건들이 많은 관계로 그에 대한 심리를 뒤로 미뤄놓고 있었다. 김영건의 큰아들이 남원성벽에 붙인 벽보에는 게시자가 이유성의 아버지 이여매라고 적혀 있었다. 김씨들은 자기들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이유성 집안에 역모 죄를 뒤집어씌울 계산이었던 모양이다. 정말 그런 단순한 계산에서 김원팔 형제는 위험천만한 벽보를 붙였을까. 아니면 혹시 어떤 비밀집단이 그들의 배후에서 벽보사건을 기획했던 것일까. 도승 자명과 변산 승려 태진, 최봉희, 김원팔 등의 관계는 정확히 무엇인가. 다음 호에서 따져볼 것이다.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세상에 이런일이]거친 손이 거칠어

    “손이 거칠었어요.” 지난달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A씨는 경찰 앞에서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피해자 A씨는 범인의 인상착의를 상세히 이야기했지만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아 경찰은 당혹스러웠다. 경찰은 피해자의 진술에서 ‘당시 범인의 손이 유난히 거칠었다.’는 부분에 착안해 인근 일용직 노동자의 범행일 수 있다고 보고 일대 용역회사 10여곳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진행했다. 다행히도 한 용역회사에서 최근 일을 나오지 않는다는 김모(28)씨가 범인과 인상착의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11시10분쯤 대구 동구 신암동 A(23·여)씨의 집에 흉기를 들고 침입, 현금 4만 5000원을 빼앗은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특수강도 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뺑소니 꼼짝마” 경찰청 자동차부품 DB구축

    경찰청은 17일 뺑소니 교통사고의 범인을 쉽게 붙잡기 위해 현대모비스,GM대우,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4개사의 협조를 얻어 자동차부품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4개사의 자동차부품 관리망이 경찰전산망에 통합되면 사고조사 경찰이 현장에 떨어진 전조등과 백미러 등 자동차 부품의 고유번호를 온라인으로 분석, 차종과 생산연도 등 차량정보를 알아내 탐문수사에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현장에 떨어진 부품을 정비소에 가져가거나 자동차회사에 문의해 차량 정보를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DB가 구축되면 뺑소니 사고조사 기간을 평균 이틀 정도 단축시킬 수 있다.”면서 “범인은 보통 하루나 이틀이 지나기 전에 차량 부품을 교체, 증거 인멸을 꾀하므로 뺑소니범 검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상가 연쇄살인…비디오방 종업원등 2명 피살

    대낮에 서울 대로변에 있는 상가내에서 동일인의 소행으로 보이는 연쇄 피살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오후 1시쯤 서울 송파구 석촌동 가락시영아파트와 이웃한 상가 3층에 있는 S비디오방 종업원 신모(22)씨와 맞은편의 H전당포 주인 고모(57)씨가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비디오방 손님인 송모(25)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송씨는 “비디오방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데 비명소리가 들려 나가 보니 카운터 앞에서 20대 남자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다.”면서 “건너편 전당포 문턱에도 한 남자가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씨는 등과 가슴 등 17곳을, 고씨는 5곳을 흉기에 찔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 전당포 내에는 금품 등을 뒤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인이 신씨를 먼저 살해하고 우연히 범행 장면을 목격한 고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그대로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지문과 족적 여러점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송씨가 키 165∼170㎝에 검정색 점퍼를 입고 황급히 달아나는 짧은 머리의 30대 남성을 목격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근처 상가 외벽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하는 한편 주변인물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CCTV에 범인과 비슷한 인상착의를 가진 사람이 또다른 사람과 동행하는 장면이 찍힌 점을 중시, 공범 가능성에 대해 수사중이다. 경찰은 그러나 상가 주변이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인데다 CCTV 화면이 워낙 흐려 정밀 분석을 거쳐야 공범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은 동일한 흉기에 찔려 숨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당포 금품을 노린 강도일 수도 있으나, 신씨가 훨씬 많은 상처를 입은 점으로 미뤄 신씨와 원한을 가진 주변인물 등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앞일 모른 앞니

    8년 전 성폭행한 초등생의 행방을 쫓아 또다시 성폭행한 40대 파렴치한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모(44)씨는 지난해 11월 여고생 A양이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는 것을 기다려 자신의 화물차로 납치, 농로에서 성폭행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임씨가 8년 전에도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A양을 성폭행했고, 그간 행방을 쫓아오다 다시 인면수심의 짓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그는 검거 당시 또 다른 초등학생 B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쫓기고 있었다. 임씨는 지난 10월31일 안동시내에서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초등학생 B양을 성폭행한 뒤 달아났다. 당시 B양을 유인하던 임씨의 얼굴을 본 친구들은 “범인의 앞니가 빠졌다.”는 결정적인 진술을 했고, 경찰은 탐문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낸 임씨 체액의 DNA가 여고생 성폭행 미제사건의 용의자 DNA와 일치해 추가 범행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미혼인 그는 성적욕구를 풀기 위해 어린 여학생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경찰서는 11월28일 임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또 ‘비오는 목요일’…독산동서 20대여성 납치돼

    부녀자 연쇄살인이 잇따랐던 서남부지역에서 납치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번 사건 역시 서남부 연쇄살인사건 발생 당시 괴담처럼 퍼졌던 ‘비오는 목요일’에 발생,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25일 오후 6시20분쯤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마트 근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 승합차 창문을 열고 도움을 청하는 것을 반대편 인도에서 걸어가던 박모씨가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조금 열려 있는 차 창문 사이로 여성이 ‘아저씨,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하듯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 급히 쳐다보니 차가 이미 출발하고 있었다.”면서 “어두워진 뒤라 얼굴은 자세히 못 봤지만, 차 안에는 다른 남성들이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납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변에서 탐문수사를 벌이는 한편 신고자 박씨가 기억하고 있는 차량종류와 차량번호 네 자리를 토대로 차적조회를 하고 있다. 유지혜 홍희경기자 wisepen@seoul.co.kr
  • 이번엔 같은학교 학생 피살

    지난달 9일 충남 천안에서 여고생이 실종된 지 한달여 만에 같은 학교 여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10일 오전 9시20분쯤 천안시 두정동 K아파트 111동 1층 뒤 난간 밑에 이 아파트에 사는 이모(17·고2)양이 흉기에 목이 찔린 채 숨져있는 것을 순찰 중이던 아파트 경비원 이모(65)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양은 하의가 모두 벗겨져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숨진 이양은 전날 오후 10시30분쯤 집에서 나와 학교 인근에 있는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다 이날 0시50분쯤 나갔고, 오전 1시40분쯤 친구에게 전화를 했으나 곧바로 끊긴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9일에는 같은 학교 박모(16·고1)양이 수업을 마친 뒤 유흥가인 천안시 성정동 골목길에 책가방, 교복, 안경, 휴대전화, 속옷 등을 남긴 채 실종돼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경찰은 이양이 귀가하다 집 근처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현장감식을 의뢰하고 주변 인물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하는 한편 실종된 박양과 같은 학교 학생인 점을 미뤄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화성 실종여대생 수사 버스 함께내린 남자 신원 추적

    화성 여대생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화성경찰서 수사본부는 1일 여대생 노모(21)씨가 버스에서 하차할때 여성외에 또 다른 남자 1명이 내린 사실을 추가로 확인하고 이 남자의 신원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시내버스 CCTV를 정밀분석한 결과, 여대생이 하차할 당시 형상이 뚜렷하지 않은 남자 1명이 와우리공단 정류장에서 여성 1명과 함께 내려 여대생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찍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또 노양의 수배전단 7만부를 제작해 배포하기로 하는 등 공개 수사에 들어갔다. 전단에는 173cm의 큰 키인 노양이 실종 당시 입고 있던 옷차림새를 한 3가지 모습의 마네킹 사진과 짧은 머리와 긴 머리의 얼굴 사진 2장이 실려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는 친구들에 대한 조사와 함께 실종당일 통화한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또 여대생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수원시 영통 그랜드백화점 앞에서 승차한 뒤 노양과 함께 와우리공단정류장에서 내린 2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여자의 신원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노양이 와우리공단정류장에서 집까지 택시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고 이 일대 택시 116대중 사건당일 운전사를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이는 한편, 자가용콜 영업기사 13명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31일 12시30분쯤 보통리저수지 둑에서 정남면사무소 방향으로 1.2㎞ 떨어진 편도 1차로 도로변에서 발견한 노양의 수영복과 물안경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7개 중대 750여명을 동원해 유류품 발견장소 주변 등에서 수색작업을 벌이는 한편, 노양 가족의 요청에 따라 보통리저수지 바닥을 살펴보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저수지 물을 빼고 있다. 물빼기에는 6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화성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메트로 탐방]우리署 명물-박호상 경사

    [메트로 탐방]우리署 명물-박호상 경사

    “완전범죄는 없습니다.범죄자가 현장에 남겨둔 1%의 단서를 근성과 의지로 찾아내야죠.”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과 강력1반 박호상(49) 경사는 ‘킬러 잡는 킬러’로 통한다.강력계에서만 18년을 근무하면서 해결한 살인사건만 20건에 이르기 때문이다.다른 범죄까지 합하면 모두 450여명의 범인을 검거했다.지난해 서울경찰청이 선정하는 강도 부문 ‘베스트 형사’로 뽑혔다. 많은 해결사건 가운데 의경 살인사건이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새해를 사흘 앞둔 지난 2000년 12월28일 강남 일대에서 30여차례에 걸쳐 강도·성폭행을 저지른 30대 남성이 불심검문을 하던 의경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박 경사는 “인파로 붐비는 출근길 지하철역에서 어이없이 한 식구의 생명을 빼앗긴 참담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고 떠올렸다.용의자의 몽타주가 담긴 수배전단을 10만장 넘게 뿌리면서 여관마다 탐문수사를 벌이던 박 경사는 사건 발생 나흘 만에 서초동의 한 여관에서 용의자를 붙잡았다. 그는 “수갑을 채워 경찰서에 들어설 때 서장님을 비롯,전직원이 박수를 보냈다.”면서 “강력반 형사로서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압구정동 여대생 납치 살인사건처럼 범인을 잡고도 안타까움이 남는 사건도 있다.당시 피해자 가족은 “돈을 주면 딸을 돌려보내주겠다.”는 범인들의 말만 믿고 1억원을 건넸으나,끝내 피해자는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박 경사는 “피해자 가족이 조용히 해결하려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다.”고 안타까워했다.그는 “납치범들은 대부분 돈을 받으면 얼굴을 본 인질을 살려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살인사건 해결사’답지 않게 유순한 인상이라 애를 먹은 적도 많다는 박 경사는,그런 인상조차도 조사의 기술로 활용한다.그는 “경찰서는 죄없는 사람도 들어오기 무서워하는 곳인데 피의자는 오죽하겠느냐.”면서 “웃는 얼굴로 가족같이 대해주면 조사도 더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귀띔했다. 박 경사는 경찰도 의사와 같은 일을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한순간의 판단으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도,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는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 제복을 벗는 날까지 강력계를 지킬 것”이라고 듬직한 웃음을 날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농약음료’ 피해자 5명 추가확인

    대구 음료 살충제 투입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수사본부를 구성,본격 수사에 착수했지만 주목할 만한 증거나 단서를 찾지 못해 수사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9일 “범행의 목적이나 동기가 불분명하고 용의자와 관련해서도 아직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공원 주변과 농약 판매상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인이 플라스틱 음료병에 살충제 ‘메소밀’을 주입할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사기와 주사 바늘을 구매한 사람이 있었는지와 최근 원예용 살충제 메소밀을 구입한 사람들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자 8명 이외에 살충제 음료와 연관이 있는 피해자가 5명이 더 있는 것을 확인,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는 모두 7건에 사망 1명,식중독 증세 12명 등 13명으로 늘어났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공원음료 노인사망은 농약탓 50대 남녀 용의자 탐문수사

    대구 달성공원 벤치에 놓여 있던 음료를 마신 노인들이 숨지거나 식중독을 일으킨 것은 농약성분 때문으로 밝혀졌다.두류공원에서도 같은 종류의 음료를 마신 3명이 식중독을 일으킨 것으로 밝혀져 불특정다수를 노린 계획 범행으로 추정돼 충격을 주고 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3일 국과수로부터 성분감정 결과 변사자 전모(63)씨의 위 내용물과 주삿바늘 자국이 있는 음료 용기 1개에서 진딧물 등 원예용 살충제 ‘메소밀’이라는 농약성분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난 9일 오후 두류공원에서도 달성공원에서 발견됐던 음료와 유사한 유산균 음료를 주워 먹은 이모(67)씨 등 3명이 식중독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달성공원에서 사건이 발생한 지난 9일 50대 남녀가 앉아 있던 벤치에 문제의 음료가 놓여져 있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일단 이들을 용의자로 보고 탐문수사에 들어갔다. 대구에서는 유해성분의 음료를 마신 뒤 이상 증세를 보인 사건이 달성공원에서 지난 5일과 9일 1명과 3명,19일 1명,두류공원에서 지난 9일 3명 등 8명으로 확인됐고,이중 전모씨는 지난 19일 2시간여 만에 급사했다. 연합
  • 공원서 음료마신 뒤 식중독 잇따라

    공원 벤치에 놓인 음료를 마신 노인들이 숨지거나 식중독 등의 증세를 보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대구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쯤 대구시 중구 달성공원 내 벤치에서 노숙자인 전모(63)씨가 복통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며 쓰러진 것을 주변 사람들이 발견,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2시간여만에 숨졌다. 경찰은 숨진 전씨가 벤치에 놓인 음료를 마셨다는 당시 목격자들의 말과 음료를 담았던 병 3개 중 2개에 바늘구멍이 뚫려 있었던 점 등을 중시,누군가 유해 성분을 주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전씨의 사인규명을 위해 탐문수사를 벌이던 중 지난 5일과 9일에도 70대 노인 4명이 달성공원에서 벤치에 놓인 같은 종류의 음료를 마신 뒤 복통 등 식중독과 장염 증세를 일으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은 공원에서 발생한 연이은 사건들이 불특정인을 겨냥한 무차별적 위해행위일 수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美진출 야구선수등 2명 추가검거 ‘병역비리’ 70명 조사·29명 구속

    소변 조작 병역비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은 14일 미국 프로야구 선수 정모(25)씨와 회사원 김모(23)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탐문수사를 벌여 정씨와 김씨를 각각 서울과 부산에서 붙잡았다고 밝히고 H대 야구선수 4명,Y대 야구선수 1명,회사원 1명 등 모두 6명은 자진출석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현재까지 모두 70명을 조사하여 29명을 구속하고,28명을 입건하는 한편,5명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또 비오는 목요일…새벽길 부녀자 연쇄피습

    또 비오는 목요일…새벽길 부녀자 연쇄피습

    새벽 주택가에서 혼자 귀가하던 여성이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19일 오전 3시41분쯤 서울 강북구 미아9동 주택가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다 귀가하던 원모(18)양이 집 앞에서 팔과 옆구리 등을 4,5차례 찔려 신음하는 것을 주민 이모(36·주부)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새벽에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나서 창밖으로 보니 20대 후반의 남자가 지나가고 있었다.”고 말했다.이씨는 “키 160∼165㎝의 호리호리한 체격에 검정색 반팔티를 입고 있었다.”면서 “짧은 머리에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갸름한 얼굴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 3시31분쯤 이곳에서 1㎞가량 떨어진 강북구 미아4동 주택가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귀가하던 채모(20·여)씨가 집 현관 앞에서 흉기로 복부와 팔 등을 여러 차례 찔린 채 신음하는 것을 같은 집에 사는 윤모(32·여)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채씨와 원양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종암경찰서 김성환 수사과장은 “동일범인지,아닌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목격자와 인근 불량배를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 이번 사건을 목격한 한 네티즌이 글을 올리자 대글 100여개가 달렸다.미아9동에 사는 ‘큐브’라는 네티즌은 “비명소리,살려달라는 소리,죽어가는 여자 소리,다신 듣기 싫어요.어머니가 놀라서 쓰러지시고 본인도 놀라서 청심환을 먹고 있다.”고 적었다. 일부 네티즌은 “‘비오는 목요일’에 일어난 사건”이라면서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의 재판이나 모방이 아니냐.”고 우려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경남 마산서 토막 시신 발견

    등산로 텃밭에서 토막난 남자 시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일 오전 9시40분쯤 경남 마산시 산호1동 용마산공원 등산로 주변 텃밭에서 양팔과 둔부·가슴·복부가 잘려진 시체를 정모(66·마산시 산호2동)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은 토막 시체의 부패정도를 미뤄 2∼3일 가량 지난 것으로 보고 최근 행방불명자를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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