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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수능] 대입 정시 지원전략

    [2005 수능] 대입 정시 지원전략

    이제부터 중요한 것이 지원 전략을 짜는 일이다. 이번 수능은 언어와 탐구 영역을 중심으로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됐다. 이에 따라 수능의 변별력은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논술과 면접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음달 22∼27일 실시되는 정시 원서접수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자신의 예상점수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되, 대학별 전형 방법과 논술·면접에 대한 유·불리를 꼼꼼히 따져본 뒤 지원 대학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획부터 세워라 대입 전형이 복잡한 만큼 지원 범위를 차근차근 좁혀나가는 것이 좋다. 지원 대학을 정하기 전에 각 입시기관이 발표하는 배치표를 참고하되 지원 가능 점수 기준이 크게 다를 수 있는만큼 되도록 많은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정시에 자신 없다면 아직 끝나지 않은 2학기 수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단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수능 이후 원서접수를 하는 대학은 강릉대와 여수대, 전북대, 서강대 등 모두 44개대에 이른다. 정시에 지원한다면 희망 대학이나 모집단위를 입시 군별로 2∼3개씩 압축해 지원 희망 순위를 정한 다음 전략을 짜는 것이 효율적이다. ●논술·면접 유·불리를 따져라 수능이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상대적으로 논술과 면접의 비중이 커졌다. 특히 올해 수능에서 인문계 모집단위에서 주로 반영하는 언어와 수리 ‘나’형이 쉬웠기 때문에 인문계 수험생들은 논술과 면접에서 당락이 갈릴 가능성이 높다. 중·상위권은 지원하려는 대학 대부분이 논술과 면접을 치르기 때문에 좀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수시 1·2학기 논술·면접 유형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은 필수다. 중대부고 전병삼 진학진로부장은 “지원하려는 대학의 특성을 잘 파악한 뒤 그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대학과 학과에 따라 수능에서 잃은 점수를 논술에서 평균 3점 정도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전형 분석 필수 지원하려는 대학을 몇 개로 압축했다면 전형의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영역별 반영 영역과 가중치 반영 여부,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떤 것을 반영하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대학별로 전형이 복잡한 만큼 별도의 공책을 만들어 자료를 정리해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복수지원 기회를 활용한다 정시에서는 최대 세 차례의 복수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 차례는 합격 위주의 안전지원, 또 한 차례는 적정 수준의 지원, 나머지 한 차례는 소신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단 서울 주요 대학들은 대부분 ‘가’‘나’군에 포함돼 있어 실질적인 복수 지원 기회는 두 차례로 제한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2005 수능] 사고력 중시 통합교과문제 많았다

    [2005 수능] 사고력 중시 통합교과문제 많았다

    2005학년도 수능시험에서는 교과서와 기본적인 사고력을 중시하면서도 실생활과 접목시키거나 창의성을 요구하는 통합교과적인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언어영역은 쉽게 출제됐지만 수리 ‘가’와 외국어영역은 지난해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따라서 입시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의 성적은 수리와 외국어영역에서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어영역 언어는 4년 만에 쉽게 출제됐다. 지문 길이가 짧고 익숙한 지문이 많이 나와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시교사들은 평가했다. 특히 듣기평가는 쉬워졌다는 평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이황의 ‘도산십이곡’, 이용학의 ‘낡은 집’ 등 눈에 익은 작품과 조지훈의 ‘멋설’, 곽재구의 ‘은행나무’‘최고운전’ 등 비교적 생소하게 느껴지는 작품이 고루 나왔다. 경복고 현상길 국어 교사는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쉽다는 느낌을 받았고 지문들도 평소 많이 다뤘을 익숙한 지문이었다.”면서 “점수가 예년보다 조금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특히 상위권 학생은 상대적으로 점수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분야 등 비문학 제재, 쓰기와 어휘 문제가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에듀토피아 중앙교육은 고전소설에서는 자료를 주고 두 문제를 풀게 한 작은 ‘세트’ 형식의 문제가 눈에 띄었으나 이 역시 모의고사에서 다뤄본 것이어서 수험생이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리 영역 인문계는 평이했으나 자연계는 다소 어려웠다. 종로학원은 “9월 모의고사나 지난해 수능과 비교할 때 자연계 응시생이 치르는 수리 ‘가’형은 약간 어려웠고 수리 ‘나’형은 대체로 평이했다.”고 밝혔다.‘가’형이 ‘나’형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은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로 평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학원측은 “사회적 이슈인 ‘고령화 문제’를 소재로 한 문제를 내는 등 수학을 생활화하는 태도를 중시했다.”고 덧붙였다. 대성학원 김종문 수학과 학과장은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들은 제외되었으며 복합적인 개념이나 통합교과적인 문제들이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위해 출제됐다.”고 밝혔다. 대성학원측은 “작년보다는 좀 어렵게 출제됐고 9월 평가원 시험에 비해 단순한 원리와 개념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적고 지문이 길어 체감 난이도는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어 영역 듣기는 전과 같이 13문항, 말하기는 4문항 출제됐다. 전반적으로 기존 출제 유형과 거의 비슷했다. 어법과 어휘가 많이 출제됐다. 체감 난이도는 지난해보다 조금 높았다는 평이다. 대성학원 최종순 영어과 학과장은 “어휘 문제가 신유형으로 출제돼 수험생들이 다소 까다롭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중위권학생은 성적이 다소 떨어지고 상위권 수험생은 별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에듀토피아 중앙교육 조헌섭 수석 연구원은 “작년보다는 어려웠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쉽거나 비슷했다.”고 말했다. 중앙교육측은 “듣기는 속도가 느렸고 신유형이 없었으며 읽기영역에서 어휘 문제(23,24번)가 문법 문제와 결합돼 까다롭고 새로운 유형이었다.”고 밝혔다. ●사회·과학탐구 출제본부는 변별력 제고를 목적으로 한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을 출제했다고 밝혔다. 종로학원측은 전반적으로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과탐은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고, 사탐은 지난해와 난이도가 비슷하며 교과서 수준으로 평이했다고 평가했다. 가장 응시자가 많은 사탐의 국사, 한국지리, 사회문화는 평이한 수준이었고 근·현대사는 특히 상위권 학생에게는 쉬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1(생물, 지구과학, 화학, 물리)은 쉬웠고 과학2는 9월 모의평가보다 조금 어려웠다는 것. 탐구 영역의 가장 큰 문제는 과목별로 난이도가 들쭉날쭉할 경우 표준점수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지만 올해 시험은 과목별 난이도가 비슷했다고 종로학원측은 설명했다. 또 대체로 문제가 쉬워서 1∼2문제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나길회기자 whoami@seoul.co.kr
  • [문학이 머문 풍경]현기영 ‘지상에 숟가락 하나’

    [문학이 머문 풍경]현기영 ‘지상에 숟가락 하나’

    현기영(玄基榮)의 자전적 장편소설인 ‘지상의 숟가락 하나’는 현기영만의 문학세계를 있게 한 그의 유·소년기의 총체다. 작가의 성장과정에서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상처깊은 곳을 서사구조로 엮은 이 책은 그가 4·3작가로, 저항작가로, 민족작가로 일컬어지게 된 것이 그의 유·소년기의 시대상황이나 성장배경과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의 고향 척박한 땅, 화산도 제주는 아득한 수평선으로 둘러싸인, 오래전부터 귀양섬으로, 외세 강점기에 수탈의 섬으로 천대받아온 오지 변방이었다. 그러나 역사의 질곡마다에서 민초들이 억압과 수탈에 맞서 분연히 들고 일어나 ‘이재수의 난’,‘해녀항일운동’,‘4·3항쟁’의 섬이기도 했다. 1941년 1월생인 그는 이 섬에서 해방기부터 6·25때까지의 격동기 파란을 몸소 겪으며 유·소년기를 보냈다. 특히 2만 50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1947년 4·3당시는 일곱살 나이로 고향인 제주시 노형동 ‘함박이굴’에서 해변마을인 삼도2동 ‘무근성’ 외가댁으로 피란가야 했고 그가 직접 접한 봉화봉기, 가택수색, 토벌작전…, 그리고 ‘함박이굴’의 초토화와 살육 등이 그의 어린 눈에 여과없이 수렴되면서 후일 그의 작품세계의 근간이 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작가는 소설 ‘지상‘에서 “고향마을의 초토화 장면은 검게 타버린 폐허를 배경으로 한 완벽한 구도의 목탄화로 내 의식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술회하면서 “인간의 경험, 상상력을 훨씬 능가해 버린 그 엄청난 살육과 방화를 놓고 어떻게 무자비하다, 잔인무도하다 하는 따위의 빈약한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부연하고 있다. ●4·3작가, 저항작가로 그의 글쓰기는 70년대,80년대,90년대로 옮겨 오면서 유사하지만 각기 다른 고랑을 일군다.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아버지’가 당선되면서 등단한 그는 얼마 동안 현대 도시인의 좌절감 등을 일반화한 모더니즘적 경향을 보이다 78년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중편 ‘순이삼촌’을 발표하면서 저항작가로의 옷을 갈아입는다. 이 소설로 제주도 민중사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문제작가로 주목받아,‘필화’의 고통까지 겪었으나 결국 이 글은 1970년대 최고의 문제작으로 평가받으면서 향후 4·3작가로 자리매김하는 단초가 됐다. 그는 계속해서 ‘도령마루의 까마귀’‘해용 이야기’‘길’‘어떤 생애’ 등 4·3을 화두로 한 작품들을 잇달아 냈고 제주4·3연구소장과 제주사회문제협의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4·3과 관련한 사회활동도 왕성히 펼쳤다. 그의 제주 민중사에 대한 탐구정신은 80년대 들어서도 계속돼 ‘이재수의 난’을 다룬 장편 ‘변방에 우짓는 새’와 인간의 꿈이 역사의 힘 앞에 무참히 좌절되는 단편 ‘마지막 테우리’를 잇달아 발표했고 서사와 서정이 조화를 이룬 글 ‘지상에‘로 1989년 만해문학상,1994년 오영수문학상에 이어 1999년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현기영은 80년대부터 민족문학작가회의에 관계해 오다 지난해 2월 지금의 제11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으로 발탁됐다. ●개운치 않은 변화들 그래도 소설 ‘지상에‘는 휴전 이듬해 한라산 금족령이 풀릴 때까지 그가 여전히 해맑은 소년의 자리에 있었음을 그리고 있다. 밀기울범벅과 고구마를 식사 대용으로 삶아 먹는 궁핍 속에서도 오줌싸개였고,‘땜통’과 ‘똥깅이’라는 별명을 가진 개구쟁이였고, 신주머니를 곧잘 잃어버리는 철부지였고, 팽나무와 먹구슬나무를 사랑했던 순돌이였다. 이제 그의 생가가 있던 ‘함박이굴’은 4·3으로 불타 없어졌지만 고향 노형동은 제주 최고의 상권지로 우뚝 커졌고 그가 친구들과 벌거숭이로 물장구치던 병문천은 지금 말끔히 복개돼 왕복 5차선도로와 상가 주차장으로 변했다. 다이빙질을 하던 용연에서는 매년 음력 4월 보름 ‘용연야범 축제’가 열리고, 내년 2월까지는 동에서 서로 현수교식 구름다리도 놓아질 참이다. 친구들과 탄피 주우러 다녔던 도두봉까지의 현무암 해안길은 어느새 야간 조명시설까지 갖춘 해안도로로 단장돼 영화나 TV에 나올 정도로 세련된 카페촌으로 둔갑했다. 그러나 작가의 속내는 이런 치장들이 도저히 편하고 개운치 않다. 작가는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아름다운 풍광의 배후에 아직도 진혼되지 않은 수만 원혼들이 음산한 기운으로 깃들어 있고, 그 검은 현무암지대가 그 시절의 초토화 불길에 타버린 숯더미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제 나는 용두암 근처 현무암의 바닷가에서 부산스레 들락날락하는 호사한 관광객 무리를 밀어내고 거기에서 놀던 옛 아이들을 다시 등장시켜 놓아야 하겠다.”고 넋두리한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인문계 논술·자연계는 수능성적이 판가름

    인문계 논술·자연계는 수능성적이 판가름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전국 73개 지구 912개 시험장에서 실시됐다. 올 수능시험의 난이도는 지난해와 거의 비슷했다. 지난 6월과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했던 모의고사와도 비슷하거나 쉬운 수준이었다. 교육방송(EBS) 강의와 교재에서도 상당 부분 출제됐다. 출제 경향은 지난 두차례 모의고사 경향이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 출제위원장인 노명완(국어교육) 고려대 교수는 이날 “올해 수능시험은 지난해와 달리 7차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됐기 때문에 지난해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큰 차이는 없다.”면서 “지난해보다는 이번 수능시험과 똑같은 방식으로 치러진 6월 및 9월 모의고사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6·9월 모의고사 수준 출제 영역별로는 언어와 수리 ‘나’형이 약간 쉽게 출제된 반면 수리 ‘가’형과 외국어(영어)는 비교적 어렵게 출제됐다. 이에 따라 언어와 수리 ‘나’형을 주로 반영하는 인문계는 변별력이 낮아져 논술과 면접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비해 자연계는 수능의 변별력이 커져 상위권은 물론 중·하위권 수험생들까지 수능 성적이 대입 전형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는 점수가 다소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해부터 7차교육과정의 도입에 따른 선택형 수능이 처음 실시되면서 원점수의 변동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 대신 대학별 전형에 따른 표준점수와 백분위 성적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언어 영역의 경우 듣기 문항이 쉬워지고, 비문학 부문에서 지문 길이가 짧아져 전체적으로 쉬웠다. 수리 영역의 경우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가’형이 ‘나’형에 비해 비교적 어렵게 출제됐다. ●EBS강의 대폭 반영 외국어(영어) 영역도 지난해에 비해 어려워졌지만 지난 9월 모의평가에 비하면 평이한 수준이었다. 특히 어법에서 다소 까다로운 문제가 일부 출제돼, 그동안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었던 수험생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사회탐구 영역은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반면 과학탐구는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이에 따라 올해 입시에서는 수리와 외국어 영역의 성적이 당락을 결정하는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적으로는 문제 수준이 평이했기 때문에 중·상위권 수험생들에게는 논술과 면접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고교 교사 및 입시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올해는 중상위권의 경우 선택 영역과 과목에 따라 수험생층이 두꺼워져 논술과 면접의 비중이 커진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2005 수능] 선택과목 ‘나홀로 교실’ 많아

    [2005 수능] 선택과목 ‘나홀로 교실’ 많아

    7차 교육과정에 따라 선택형 시험이 처음 실시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선택과목별로 ‘나홀로 시험’을 치른 수험생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수험생 1명에 감독관 2명 17일 34개 시험실이 마련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중대부고의 경우 교실 2곳에서는 수험생 1명씩,1곳에서는 2명이 시험을 치렀다. 처음 시도된 직업 탐구영역의 선택과목 시험에서 시험실 이동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과목별로 수험생이 따로 시험을 치르게 한 것. 상근예비역 근무자로 수능에 재도전한 방경석(21)씨는 “컴퓨터 일반과목을 선택했는데 시험실에 와서야 혼자 시험을 보게 된 것을 알았다.”면서 “감독관은 2명이나 되는데 혼자 시험을 치르려니 어색했다.”고 말했다.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에서도 제2외국어로 유일하게 한문을 선택한 정모(23·여)씨가 혼자 시험을 치렀다. ●30대 뇌성마비 여성과 구족화가의 포부 어려운 신체조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수능에 도전한 수험생들의 의지도 돋보였다. 뇌성마비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른 종로구 경운동 서울경운학교에서는 생후 3개월 만에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고 10년째 왼쪽발로 동양화를 그리고 있는 김경아(37·여)씨가 시험을 치렀다.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를 하고 싶다는 김씨는 “대입검정고시를 통과한 지 3개월밖에 안 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웃었다. 뇌성마비 1급의 장애를 딛고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 이현정(30·여)씨도 “대학에서 서양화를 깊이있게 공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업계 수험생의 고전 강남구 도곡동 중대부고에서 시험을 치른 일부 실업계 수험생은 고전을 면치 못해 획일적인 대입제도의 단면을 드러냈다.S공고 이모(17)군은 “실업계 학생에게는 외국어나 수리 영역이 너무 까다롭다.”면서 “내가 속한 교실에서 32명이 시험을 치렀는데 절반 정도가 한두번 시험지를 훑어보고는 일찌감치 포기한 채 엎드려 잤다.”고 말했다. K공고 신모(17)군은 “외국어영역 50문제 가운데 확신을 갖고 푼 것은 20문제 정도로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K공고 현모(17)군은 “EBS에서 출제된다고 해도 기본 공부가 어려워 수리 문제를 풀기 힘들었다.”면서 “시험 시작 5분도 되지 않아 20여명이 잠을 자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수험생도 많았다.S전자고 고모(18)군은 “EBS로 공부하며 문제집을 모두 풀었는데 EBS보다 쉬웠고 내용도 많이 반영됐다.”면서 “점수가 올라갈 것 같다.”고 신중하게 내다봤다. ●차량추돌로 병원행 ‘불운’ 시험장으로 가다 차량추돌사고로 중상을 입어 시험을 치르지 못한 수험생도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쯤 경남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국도에서 사천고 3년 천모(19)군이 운전하는 마티즈 승용차가 길 옆에 서있던 레간자 승용차 등 차량 3대를 차례로 들이받는 바람에 함께 타고 있던 같은 학교 수험생 최모(18)군이 크게 다쳐 고사장이 아닌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허모(18)군은 상처가 가벼워 택시를 타고 고사장으로 가 시험을 치렀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천군은 친구인 최군과 허군을 시험장까지 태워주다 사고를 냈다. ●신풍속 ‘막간휴식’ 언어, 수리, 사회탐구, 과학탐구, 외국어 등 대학 지원때 해당 영역이 필요없는 수험생은 시험을 치르지 않고 대기실에서 휴식하는 것도 새로운 풍경이었다. 자연계 여학생 1153명이 시험을 치른 서울 개포고에서는 1교시 언어영역시간에 7명의 학생이 시험을 치르지 않고 대기실이나 양호실에서 기다렸다. 이들은 1교시가 끝난 오전 10시10분 종이 울리자 2교시 수리영역을 치르기 위해 배정된 교실로 들어갔다. 인문계 남학생 1034명이 시험을 치른 서울 경기고에서는 오전 10시40분부터 시작된 2교시 수리영역시간에 23개반 715명의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지 않고 감독관 입회하에 각 반에서 대기했다. 유지혜 홍희경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도토리’ 발음 가상문자로? 수능 이색문제들

    ‘도토리’ 발음 가상문자로? 수능 이색문제들

    17일 치러진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창의성을 요구하거나 실생활과 연관된 문항들이 보였다. 타성적인 공부습관에 허를 찌르는 이색 문제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지만, 착실히 공부한 수험생이라면 당황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퇴계 이황이 조지훈 수필에 발문(跋文)을 쓴다면? 언어영역의 ‘생활·언어’지문에서는 ‘도토리’의 발음을 가상의 새로운 문자로 표기하는 방법을 묻는 문항이 나왔다. 기하학적인 도형을 도, 토, 리 라는 발음에 따라 문자로 배열하는 것이 과제였다. 음운 문자와 자질 문자의 특성을 반영해 새로운 가상문자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창의적 사고를 요구하는 과학고 입시문제와 비슷했다. ‘도산십이곡’을 지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성리학자 퇴계 이황이 조지훈 시인이 쓴 수필 ‘멋설(說)’을 추천하는 글을 써보게 한 문항도 눈길을 끌었다. 또 ‘메밀꽃 필 무렵’을 쓴 작가 이효석의 특성이 드러날 수 있는 문학제 초청장을 선택하는 문항은 새로운 형식의 출제라고 평가됐다.‘판유리 생산공정의 혁신과정’을 서술한 기술 관련 지문도 제시됐다. 사회 지문에서는 언론사가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 미국 대선의 선거보도 효과를 묻는 문항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듣기 평가 지문에서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로 시작되는 만화영화 ‘들장미 소녀 캔디’의 한·일 양국 가사를 비교하는 문제가 나와 수험생을 잠시 웃음짓게 했다. 수리영역은 인문계인 ‘나형’에서 총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의 예측 시기를 묻는 시사 문제가 나왔다.‘나’형 22번은 수열의 규칙성을 찾고 행렬을 만드는 일반적인 문제에 비해 행렬의 성분의 합이 수열을 이룬다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 ●남편은 면도기, 딸은 리모컨, 엄마의 정체는? 외국어영역은 사고력과 창의력을 측정하는 통합교과형과 시사적인 문제가 나왔다.‘태풍 피해’와 ‘화성 대접근’이 출제됐다. 듣기 문항에서는 대화를 듣고 거스름돈을 계산하는 문제가 나왔다. 기존의 언어영역에서 많이 출제됐던 글의 순서를 배열하는 문항도 나왔다. 두 지문을 하나의 지문으로 요약하는 문제는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이다. 어휘력과 문법 지식이 동시에 필요했던 23,24번 문항도 까다로웠다. 특히, 지문에서 ‘adopt/adapt’‘economic/economics’ 등 철자가 비슷한 단어의 의미와 올바른 문법적 쓰임새를 파악하고 있는지를 동시에 요구했다. 충전지를 의인화해 면도기(shaver) 남편과 사진기(snapshot)인 아들, 리모컨(remote)인 딸을 소개한 뒤 정체를 맞히는 문제도 출제됐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지난해처럼 도표와 지도, 그래픽을 활용한 시사 문제가 많이 눈에 띄었다. 정치에서는 올해 4·15 총선에서 처음 실시된 정당명부제와 관련된 문제가 전체 20문항에서 2개나 출제됐다. 한국지리는 지역별 대표 산업을 예시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특화산업 육성의 장점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세계지리는 이라크 전쟁을, 한국 근·현대사는 동북공정과 간도 문제 등 중국과 영토분쟁이 시의적절하게 출제됐다. 윤리는 인간 배아 복제 실험과 양성 평등, 법과 사회에는 호주제가 출제됐다. 화학Ⅰ은 수돗물의 정수 과정을 수영장의 물의 소독이나 두부의 제조 방법과 연관시켰고, 생물Ⅰ은 생활하수처리, 물리Ⅱ는 컴퓨터 자판의 원리를 묻는 등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도 꽤 출제됐다. ●수험생들 “이런 문제 까다로웠다” 오산고 서모(18)군은 “고전을 연계시킨 이황과 조지훈의 복합지문이 철학적이어서 어려웠다.”고 말했다.EBS 언어영역에서 다뤄진 최치원의 ‘최고운전’도 2개의 지문을 제시해 특이했다는 반응이다. 서울고 장보성 국어교사는 “척추동물의 호흡계 진화과정을 물은 과학지문도 다소 까다로웠다.”고 지적했다. 수리영역인 ‘가형’에서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안타까워하는 수험생들이 많았다. 재수생 김모(20)군은 “새로운 유형으로 느껴지는 문제가 전체의 20%정도 됐고 난해한 계산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고 유충균 수학교사는 “가형에서 연속함수와 가우스를 다룬 10,11번 문항은 평소 수험생들이 접하기 어려운 문제로 미적분, 함수, 급수 개념을 정확히 알아야 하는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배화여고 이철희 진학부장은 “가형에서 새로운 유형이 등장했지만 난이도가 아주 높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중경고 박모(18)군은 “외국어 영역은 문법과 어휘 문제가 특히 어려웠고 지문 전체에서도 낯선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서울과학고 이모(18)군은 “개념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가 아닌 단순 암기성 문제도 있었다.”면서 “열 경화성 수지의 재활용을 묻는 문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당혹스러워했다. 안동환 박지윤기자 sunstory@seoul.co.kr
  • [오늘의 수능] EBS플러스1

    07:00 뉴포트리스 과학, 수학10-나 08:40 출제유형분석 외국어영역 09:30 오답노트 탐구영역 10:20 뉴포트리스 국사 11:10 수능초이스 수학Ⅱ 12:00 수능초이스 한국근현대사 12:50 뉴포트리스(재)과학, 수학10-나 14:30 뉴포트리스(재)국사 15:20 출제유형분석(재)외국어역역 16:10 오답노트(재)탐구영역 17:00 2005수능 집중분석 수학(나)1,2부 19:30 2005수능 집중분석 수학(가)1,2부 22:20 2005수능 집중분석 수학(가)선택 23:40 수능초이스(삼) 정보기술, 컴퓨터 02:10 뉴포트리스(삼) 수학10-나, 수학Ⅱ 04:40 수능초이스(삼) 한국근현대사 05:30 출제유형분석(삼) 외국어영역 06:20 기획특강
  • 美, 386의원들 ‘집중탐구’

    열린우리당 ‘386’의원들이 미국 정·관계 인사들의 집중 탐구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일부 386 의원들이 마이클 그린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과 비밀리에 회동했는가 하면, 미 국무부의 핵심 실무자들도 만났다. 미 국무부의 핵심 실무자인 래리 윌커슨 국무장관 비서실장과 파이겐 바움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보좌관 등은 16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원과 송영길·신중식 의원, 한나라당 송영선·황진하 의원 등과 만나 한·미 관계와 북핵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국무부 관계자들은 “부시 2기 행정부에서는 그동안 국무부에서 주로 다뤄온 북핵문제를 부통령실이 다룰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국무부 관계자들은 부통령실이 북핵문제를 주도할 가능성의 근거로 대북특사 파견 등 북핵문제에 관해 딕 체니 부통령 등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고 부연했다. 유 의원은 “미국 국방부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의회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여야 의원들을 만나고 싶다.’는 제안을 받고, 통역 없이 대화가 가능한 여야 의원 각각 2명을 추천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만찬 참석자 중 재야 출신 ‘386의원’으로 분류되는 송영길 의원이 포함됐다. 그는 이라크 파병 반대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침략전쟁’이라고 부를 만큼 미국 정부에 비판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이같은 평가를 의식한 듯 송 의원은 “미 국무부 측 인사들과 만날 때 부시 행정부에 비판적인 기조를 변화시킬 생각은 없다.”면서도 “부시 대통령의 재선 등 현실을 인정하고, 양국간의 현안에 대한 입장을 상의하고, 견해 차이를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지난 10월19일 마이클 그린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과도 비공개로 만나기도 했다. 당시는 주한 미대사관측에서 유재건 의원을 통해 ‘386의원’들과의 만남을 부탁했고, 송 의원은 이광재·서갑원 의원과 주한미대사관의 막스 민트 부대사가 함께 자리했었다. 마이클 그린은 40대 후반으로 부시 미 대통령이 신임하는 인물이라고 송 의원은 전했다. 송 의원은 “서로간의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상식적으로 북핵문제와 용산기지문제, 주한미군 재배치 등 한·미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역시 386 세대인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은 “최근 미국 정·관계 인사들은 1997년과 20002년 대선 결과 예측에서 두차례나 실패한 이후로 자신들의 정보라인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열린우리당의 젊고 개혁적인 의원들과 접촉을 꾸준히 시도하고,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대변인 자격으로 지난 7월 신기남 당시 의장과 함께 방미했던 임 의원은 부시 정부와 공화당 등 의회의 변화된 태도가 엿보였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17일 수능일 “시험 잘 보세요”

    17일 수능일 “시험 잘 보세요”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73개 시험지구,91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수험생들은 오전 8시10분까지 시험실에 들어가야 한다. 수험표와 주민등록증 또는 학생증 등 신분증을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수험표를 잃어버렸을 때는 응시원서에 붙인 사진과 같은 사진을 시험 당일 오전 8시까지 시험장 관리본부에 내면 임시 수험표를 받을 수 있다. 시험은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6시15분까지 언어-수리-외국어(영어)-사회·과학·직업탐구-제2외국어·한문 영역 등 5교시가 순서대로 실시된다. 수능이 치러지는 17일은 구름이 많이 끼는 가운데 평년과 비슷한 기온분포를 보이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춘천 영하 1도, 수원·충주 2도, 서울·전주 4도, 강릉·광주 5도, 부산 6도 등으로 예상된다. 낮 최고기온 역시 평년과 비슷한 11∼16도의 분포가 되겠다. 김재천 홍희경기자 patrick@seoul.co.kr
  • 눈물의 골든벨 울린 지관순양

    눈물의 골든벨 울린 지관순양

    지난 7일 오후 텔레비전을 지켜본 사람들은 좀처럼 경험하지 못한 감동을 느꼈다. 전국 고교를 순회하며 퀴즈 실력을 겨루는 ‘도전!골든벨’ 프로그램에서 50문제를 모두 맞혀 골든벨을 울린 한 여고생 때문이었다. 주인공은 경기도 파주 문산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지관순(20)양. 사람들은 골든벨을 울린 지양의 실력에 놀라워하면서도 뒤늦게 알려진 그의 노력에 또 한번 놀랐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뒤 사교육 한번 받지 않고 꾸준히 실력을 쌓아왔다. 지양은 어떻게 공부했느냐는 질문에 “책을 많이 읽었다.”고만 했다. 지양을 만나 그의 공부 비결을 들어봤다. 지난 10일 만난 지양은 수줍음 많은 여고생이었다. 체구는 작았지만 눈은 항상 뭔가를 생각하는 듯 초롱초롱 반짝였다.“축하한다.”는 말에도 얼굴만 붉히던 지양은 책 이야기가 나오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얘기 보따리를 쏟아냈다. 대뜸 “골든벨을 울린 것도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을 건넨다. 그의 공부법은 누구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꾸준하면서도 엄청난 양의 독서’였다. 지양이 스스로 터득한 독서법은 ‘연계시켜 읽기’였다. 책을 읽다가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관련 도서를 찾아서 읽고, 그 책을 읽다가 궁금한 것은 또 다른 책을 찾아 읽어나가는 식이다. 양서목록에 따라 책을 골라 읽는 여느 학생들과는 달랐다. 그는 “책을 연계해서 읽다 보면 책끼리 서로 연관되고 결국에는 하나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독서법은 ‘추측하며 읽기’다.“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 다음 내용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잖아요. 책도 마찬가지예요.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생각하면서 읽으면 깊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책을 읽다 보니 책 읽는 속도도 점차 빨라졌다. 그는 “속독법을 배우진 않았지만 친구들보다 책 읽는 속도가 1.5배는 빠른 것 같다.”면서 “소설의 경우 주인공 이름을 혼동하는 경우는 있지만 내용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했다. 지양이 책을 가까이 하게 된 것은 남들이 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인 8살 때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했지만 아버지가 갖다준 헌 책을 읽으며 학교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처음에는 전래동화부터 시작했다. 위인전에서 세계 민담, 국내외 장편소설까지,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읽었다. 친구들이 학교에 다닐 동안 지양은 책에 빠져들었다. 처음에 버린 헌 책을 모아주던 아버지는 아예 자전거로 파주 시립 도서관에 출퇴근하다시피 하며 책을 실어날랐다. 마을 경로당에 기부된 책들은 모두 지양 차지였다.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무리인 전집류, 역사책도 지양의 손을 거쳐갔다. 지양은 “학교에 다니지 못해 친구들이 없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독서의 세계에 빠진 계기가 됐다.”고 했다. 지양이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는 역사다. 역사적 사실이란 게 다 거미줄처럼 연관되고 역사적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다. 특히 중국사에 관심이 많다. 지양은 “중국 역사와 관련된 웬만한 책은 다 읽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4대 기서인 삼국지·수호지·서유기·금병매도 중학교 1학년 때 다 읽었다. 역사에 대한 관심은 사극으로 옮아갔다. 아버지와 함께 사극을 보면서 얘기를 나눈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아버지는 사극 한 회가 끝날 때마다 그 다음 얘기를 알려달라고 숙제 아닌 ‘숙제’를 내고, 지양은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 답을 했다. 또래 아이들이 보통의 드라마에 빠져 있을 때 지양은 점차 사극에 매료됐다. 검정고시로 입학한 중학교에서 그는 ‘교실 한 편에서 조용히 책 읽는 아이’로 통했다. 대신 질문은 많았다. 궁금한 것을 그 자리에서 물어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지양은 “평소 조용하다가도 유독 역사 시간만 되면 질문을 하느라 시끄러워졌다.”고 돌이켰다. 현재 고3인 그는 “수능이 다가왔지만 책은 계속 읽는다.”고 했다. 언제 공부하느냐고 물었더니 “공부와 독서가 어떻게 다를 수 있느냐.”는 야무진 반박만 들어야 했다. 지양의 설명인즉 “학교 공부는 학교에서 끝낸다.”고 했다.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 점심, 자율학습 시간에 학교공부를 다 끝내고 새벽 1시쯤 잠 들기 전까지 한두 시간씩 책을 읽는다. 현재 그의 성적은 학교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 그는 “언어와 사회탐구는 독서 덕분에 자신 있지만 수학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지양은 “친구들이 책을 빌려달라고 할 때 가장 곤혹스럽다.”고 했다.“친구들이 내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을 알고 집에도 책이 많은 줄 알아요. 하지만 집에는 책을 놓아둘 곳도 없고 책도 별로 없어요. 대부분 더이상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낡은 책이라 이사할 때마다 버렸거든요.” 책을 많이 읽는 지양이지만 독후감은 쓰지 않는다. 대신 심심할 때마다 공책 한 장을 반으로 접어 최근 읽은 책과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적는 것이 전부다.“오래된 습관”이라는 지양은 “책 제목을 쓰는 그 자체의 즐거움에 빠져든다.”고 했다. 책을 좋아하지만 정작 서점에는 잘 들르지 않는다.“서점에 가면 사고싶은 책이 너무 많아 갈등만 하다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컴퓨터와도 별로 친하지 않다. 종이만의 독특한 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책이 주는 느낌과 부피감, 무게, 종이 냄새, 이런 것들이 그냥 좋아요.” 지양의 꿈은 앞으로 동양사를 연구하는 학자가 되는 것. 이를 위해 앞으로 대학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할 계획이다.“남들은 배고픈 직업이라고 하는데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양의 목소리는 다부졌다. 파주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관순양 아버지 지의준씨-헌책 모아주고 늘 함께 이야기 지양이 어려서부터 책과 가깝게 지내게 된 데는 아버지 지의준(60)씨의 영향이 컸다. 지씨는 “내가 한 일은 책을 읽도록 헌 책을 모아다 준 것과, 얘기를 나눈 것밖에 없다.”고 했다. “5살 때였습니다. 주 기도문을 한 번 외워줬더니 곧바로 혼자 외웠습니다.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초등학교에 입학시킬 형편은 되지 못했다. 지씨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어렵게 구한 막노동 일자리를 그만두기 일쑤였고, 어머니 곽계숙(45)씨도 한 쪽 팔이 불편해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학교에 가고 싶다는 딸을 달래기 위해 남이 버린 헌 책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함께 있는 동안에는 대화도 많이 나눴습니다.” 지씨는 “책을 읽다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게 하고 서로 답을 찾다 보니 나중에는 스스로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서 보더라.”면서 “해준 것은 없는데 혼자서 열심히 공부한 관순이가 대견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지양이 골든벨을 울린 데 기뻐하면서도 “사람되는 일보다는 공부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 같다.”며 걱정부터 했다. 공부를 잘 한다고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평소 소신 때문이다. 최근 부쩍 늘어난 주변의 관심도 부담스러운 듯했다. 지씨는 “관순이에게 한번도 공부하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학교 자율학습도 고3이 되어서야 담임 교사의 끈질긴 설득 끝에 저녁 7시까지만 시키고 있다. 지양은 대신 집에 돌아가 집안 일은 물론 마을 이웃 일을 돕는다. 지병에 시달리는 이웃 어르신들을 위한 빨래도 관순이의 몫이다. 오리를 기르는 지씨는 자신도 생활보호대상자인데도 사육장에서 나오는 오리알은 몇년 전부터 인근 의료원과 요양소 등지에 수용된 오갈곳 없는 환자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지씨는 “관순이가 학자보다는 의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동안 살면서 공부 좀 했다 하는 사람 치고 곡학아세(曲學阿世)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세상에 대학생은 많지만 의인은 없습니다. 본인이 공부를 계속하겠다면 막지 않겠지만 어떤 일을 하더라도 묵묵히 봉사하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딸에 대한 지씨의 부탁은 여느 부모와는 다른 것이었다. 파주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교사들이 기억하는 관순양-호기심·질문 많은 학생 ‘성실, 책임감, 집중력, 고집’. 교사들이 전하는 지관순양의 모습이다. 지양을 가르쳤던 문산여중·여고 교사들은 한결같이 ‘책임감이 강한 학생’으로 기억했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지만 자신이 맡은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끝마치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현재 담임을 맡고 있는 김진희(33·여) 교사는 “칼 같은 성격 때문인지 자기 관리에도 철저한 것 같다.”면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사인 나도 고집을 꺾을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원리·원칙을 중시해 교칙은 물론 스스로 정한 원칙에 어긋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설명이었다. 학교 공부에 집안 일까지 도와야 하는 힘겨운 생활일 법도 하지만 전혀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지양의 출석부에는 지난 3년간 개근에 독감으로 딱 한 번 지각한 것이 전부다. 학교 성적은 현재 최상위권이다. 김 교사는 “학교 수업시간이나 자율학습 때에는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는 눈빛이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중학교 2·3학년 담임이었던 이인자(47·여) 교사는 “중학교에 입학할 때만 해도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해가 바뀔수록 성적이 올라 3학년 때에는 상위권으로 올라섰다.”면서 “뭘 하든지 성실하게 하는 것이 성적 향상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교 당시 국사를 가르쳤던 이범기(40) 교사는 지양을 ‘질문이 많은 아이’로 떠올렸다. 그는 “보통 학생들은 시험에 나오는지에만 관심을 가지지만 관순이는 정말 알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묻는 질문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얘기를 참고로 얘기해주면 수업이 끝난 뒤 찾아와 ‘더 알고 싶은데 어떤 책을 보는 것이 좋겠느냐.’고 물었다는 것. 이 교사는 “질문이 거의 없는 요즘 아이들 같지 않았고, 무엇보다 역사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무척 많았던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파주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식지않는 과학고 열기’ 서울과학고 24시 르포

    ‘식지않는 과학고 열기’ 서울과학고 24시 르포

    과학고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입시제도 변경으로 외국어고는 경쟁률이 하락한 반면 같은 특목고인 과학고는 오히려 입학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내년도 서울지역 6개 외고 일반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6.8대 1보다 크게 낮은 3.8대 1을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특목고인 과학고는 2.1대 1에서 4.2대 1로 오히려 높아졌다. 이공계 기피 현상 속에서도 세계 최고 과학자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과학고를 찾아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밀착 취재했다. 과학고의 경쟁률이 높아진 것은 외고가 사실상 이과반을 만들지 못하게 돼 이과를 지망하는 우수 학생들이 과학고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는 2008학년도부터는 특목고 출신이 대학의 동일계열에 진학하지 않을 때 불이익을 주는 새 입시제도가 시행된다. ●프리미엄 감소불구 경쟁률 되레 높아져 지난 11일 오전 서울과학고 본관 3층 강당에서는 신입생 입학시험이 치러졌다. 응시생 70여명이 탐구력 구술시험을 치르려고 긴장된 표정으로 문제집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장선희(15·서울 상계동 온곡중 3년)양은 “앞으로 생물의 뇌파를 공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14명 모집에 90여명이 몰린 정원외 영재전형에 응시한 이재원(15)군은 “기초과학이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의사가 아니라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군은 중학 2학년생 가운데 수학과 과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을 모아 고급과정을 가르치는 연세대 영재원 출신이다. ●“자율에서 창의력이 나온다” 지난 12일 오전 본관 3층 지학실에서는 1학년 6반 학생 24명이 지구과학 수업을 받고 있었다. 지형도에 나온 경사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용준 교사의 설명을 듣던 학생들은 “왜 그렇습니까.” “이렇게 하면 더 쉽지 않습니까.”라는 등 질문을 계속했다. 이 교사는 “동작이나 말을 해야 다양한 사고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6·7교시 2학년 컴퓨터 실습시간에도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여느 학교와 달라 보였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프로그램 작성 실습을 했다.‘컴퓨터 도사’로 통하는 박상일(17)군은 이리저리 다니며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박군은 “물리나 화학은 내가 친구들에게 물어본다.”고 했다. 오후 4시부터는 자유시간이 주어져 학생들은 농구시합을 하거나 관현악반, 탁구반, 풍물반, 합창단 등에서 특별활동을 했다. 박완규 물리과 교사는 “학력평가, 진단고사, 경시대회, 중간·기말고사 등 한 해 10여차례의 시험과 학기별 논문, 실험보고서를 준비하느라 쌓인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푼다.”고 말했다. ●불꺼지지 않는 도서관·실습실 전체 330명인 학생들은 일부만 빼고는 기숙사 생활을 한다.12일 저녁식사를 마친 1학년 박인성(16)·김동권(16)군은 물리실습실에서 노끈, 나무막대 등으로 현수교를 만드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 박군은 “교각과 케이블 간격을 변경해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인 다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화학실습실에서는 2학년 김경훈(17)·이하섭(17)군이 액체질소를 이용해 이온액체를 얼려 얼음 상태에서의 이온활동을 살펴보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이군은 “대학논문에서 본 실험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한 번 확인하고 싶었다.”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군은 3학년에 진학, 국제올림피아드에 출전할 생각이다. 김군은 2학년을 마친 뒤 조기 졸업시험에 합격하면 카이스트 물리과에 진학하기로 돼 있다. 이들은 밤 11시30분이 되어서야 기숙사로 향했다. 자정이 넘어서도 기숙사 불은 꺼지지 않았다. 야간 점호가 끝난 뒤에도 조기졸업을 하는 2학년 김재현(17)군은 밤늦게까지 수능 시험 공부를 했다.10여명은 룸메이트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휴게실로 나와 공부를 했다. 양교석(62) 교장은 “우수한 인재가 의대 등으로만 몰리지 않도록 정부에서 연구인력을 늘리고 이공계 우대 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보이/저메인 그리어 지음

    보이/저메인 그리어 지음

    대중문화의 아이콘인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축구 신동 오웬, 그리고 한류 열풍의 핵인 ‘욘사마’ 배용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미소년 타입의 순수한 이미지가 아닐까. 마릴린 먼로나 마돈나 같은 성적 매력을 풍기는 섹시한 여성이 20세기 대중문화의 키워드였다면,21세기 대중문화의 중심인물은 단연 ‘꽃미남’으로 대변되는 중성의 미소년들이다. 람보 스타일의 근육질 영웅과 미녀들의 시대가 가고 바야흐로 ‘소년들의 전성기’가 도래한 것이다. 최근 출간된 ‘보이’(저메인 그리어 지음, 정영문ㆍ문영혜 옮김, 새물결 펴냄)는 서구 예술사와 문화사를 수놓은 소년의 이미지를 파고든 책이다.‘여성 내시’ 등의 저서를 통해 성(性)에 관한 도발적인 견해를 밝혀온 저자는 이 책에서 ‘소년’이라는 전인미답의 대륙을 탐험하며 남성과 여성에 대한 환상과 편견, 오해와 무지를 벗겨낸다. 소년이란 더 이상 아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직 어른도 아닌 남자를 가리키는 말. 사실 아름다운 소년의 몸은 고대부터 미의 전형으로 간주됐다.19세기 들어 자본주의가 승리의 나팔을 불면서 벌거벗은 여성의 육체는 미의 이상으로 규범화하기 시작했을 뿐, 그 이전까지만 해도 미의 상징은 중성의 소년들이었다. 저자는 동물의 세계에서 아름답게 치장하는 것이 수컷이듯이 자본주의 이전의 문화에서 아름다워야 하는 것은 남성들 쪽이었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지적대로 소년들은 항상 사랑과 관련된 담론의 중심을 차지해 왔다. 사랑의 신인 큐피드(에로스)는 왜 항상 어린아이로 나올까. 이 신은 왜 사랑을 모르도록 거세돼 있을까. 이런 무의식적인 역설을 인간의 문화는 어떻게 극복해 왔을까. 저자는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 아름다운 소년의 모습을 담은 그림과 도상 등을 종횡무진 누비며 남자와 여자의 특성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소년에 대해 탐구한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대립을 해소하고 두 성 사이의 화해의 길을 찾기 위해서다. 이 책은 이제 예술사에서도 젠더적 관점을 도입해야 할 때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서구 미술사 전체에서 뽑아낸 200여개의 도판과 170여개의 컬러 화보가 읽는 이들에게 안복(眼福)을 안겨준다.3만 9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오늘의 수능] EBS플러스1

    07:00 뉴포트리스 과학, 수학10-나 08:40 출제유형분석 외국어영역 09:30 오답노트 탐구영역 10:20 뉴포트리스 국사 11:10 수능초이스 수학Ⅱ 12:00 수능초이스 한국근현대사 12:50 뉴포트리스(재)과학, 수학10-나 14:30 뉴포트리스(재)국사 15:20 출제유형분석(재)외국어역역 16:10 오답노트(재)탐구영역 17:0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외국어영역 17:50 선택 일본어 18:4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국사 19:3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지구과학Ⅰ 20:20 수능초이스(재)수학Ⅱ, 한국근대현사 22:0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재) 외국어영역 22:50 선택(재) 중국어 23:40 실전모의고사(재) 국사, 지구과학Ⅰ 01:20 오답노트(삼) 탐구영역 02:10 인터넷강의 핵심정리특강 언어-문학, 비문학, 쓰기, 독해, 문법 06:20 기획특강
  • 애주가라면 이런 직업도…

    “술을 좋아하면 술을 직업으로 가져보세요.” 연세대 취업상담실에서 일하는 김농주씨가 술과 관련된 미래의 유망 직업 21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음주문화가 발달하고 술과 관련된 경제 규모가 무시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 술과 관련된 직업을 파고들면 유능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알코올 네이미스트(Namist)는 술 이름을 짓는 직업이다. 술 이름이 주는 어감이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각광을 받는다. 주세(酒稅)는 국가의 주요 수입원이지만 전문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주세법 전문가도 전망이 있다. 술 때문에 직장생활에 애로를 겪는 사람이 많은 만큼 알코올 치료인도 생각해 볼만 하다. 알코올의 부정적 영향과 긍정적 효과를 연구해 술로 고생하는 사람을 돕는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술 원산지 관리 증명인은 유럽에서는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 주류의 원산지는 술의 가치와 가격을 결정하는 절대적 요인이라는 점에서 와인이 일반화될수록 평가받는 직업이다. 와인 티처(teacher)도 웰빙 열풍을 타고 전망이 밝다. 와인 마실 때의 매너, 와인 제조법 등을 가르칠 수 있으며 미국 등 해외 취업도 가능하다. 술과 관련된 칼럼 등을 쓰고 다양한 콘텐츠를 분석하는 알코올 평론가와 저널리스트도 각광을 받을 것이다. 다양한 술을 시음하고 술에 대한 에피소드를 탐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대와 국가, 경기 움직임에 따른 술 소비 실태를 분석, 주류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주류 소비자 조사 전문가도 주류업계에는 꼭 필요한 직종이다. 김씨는 이밖에 와인 상점을 미학적으로 꾸미는 주류점 전문 인테리어, 술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인터넷에 제공하는 알코올 웹사이트 경영 등도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추천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6人6色 공간해석…가나아트 ‘공간유희’展

    미술에서 공간은 이미지를 담는 그릇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수학적 선원근법으로 시작된 공간에 대한 예술가들의 끝없는 탐구는 오늘날 무한한 공간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평면회화에서 3차원의 공간을 표현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고, 특히 동양미술에서는 여백을 통해 무한한 사유의 공간을 재창조하며 독특한 공간감각을 연출해왔다. 이제 공간은 더이상 작품의 배경에 머물지 않는다.2차원의 평면성이나 조각의 폐쇄성에서 탈피, 실제 공간으로 튀어나와 공간을 점령하고 새로운 의미의 공간을 창조하며 창작의 유희를 누리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공간유희 INDOOR&OUTDOOR’전(12월5일까지)에서는 미술과 공간의 역전된 관계 혹은 조화를 보여주는 여섯 작가의 독특한 공간 해석을 만날 수 있다. 박은선 박충흠 박선기 황인기 황혜선 이동재 등의 작가가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사용해 공간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박은선은 이탈리아에서 발전한 선원근법에 정통한 작가. 테이프의 정교한 선으로 정확한 3차원의 입체 공간을 그려내고 여기에 거울이나 홀로그램 스티커, 라이트 박스를 활용해 공간의 의외성을 재미있게 시각화했다. 박충흠은 20년째 동판을 오리고 두들기고 용접해 이어붙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대형 조각은 그 안에 전구를 집어넣어 하나의 설치작품처럼 보인다. 틈새로 새어나오는 빛이 작품이 놓인 공간을 가득 채우면서 신비하고 따뜻한 세계를 연출한다. 숯을 재료로 작업해온 박선기는 숯덩어리를 낚싯줄로 공간에 매달아 신전기둥, 창문, 계단, 책상, 의자 같은 모양을 만들어냈다. 이 이미지들은 모두 공중에 떠다녀 무중력 상태를 연상시킨다. 황인기는 전통 산수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전통적인 평면회화를 추구하면서도 크리스털 알갱이나 레고 같은 독특한 매체들을 적절하게 사용해 단순한 평면성이 갖는 고요함을 뛰어넘는다. 황혜선은 유리판에 선으로 사물을 그린 뒤 사각의 틀 속에 여러 장을 겹쳐놓는 방법을 통해 회화적 평면과 조각적 3차원이라는 전통적인 공간을 해체, 작품에 운동감과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동재는 쌀을 재료로 초상화를 제작해온 작가. 캔버스에 질서있게 놓인 쌀 알갱이들의 둥근 입체감이 거리와 각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이번 전시는 예술에 있어서 공간은 단순히 작품이 놓이는 장소가 아니라 작품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작품임을 보여준다.(02)720-1020.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정보뱅크] 쪽지통신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수능시험 전 최종 전국 단위 모의평가를 12일(금) 실시한다. 서울 노량진 한샘학원 등 전국 시험장에서 치러지며 응시를 원하는 학생은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응시료는 1만 2000원.(02)825-2451∼2. ●온라인 전문 교육기업 이투스(www.etoos.com) 지난 5일부터 내신 대비 강좌인 ‘기말고사 속전속결 특강’을 제공하고 있다. 언어와 수리, 외국어,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 모두 30여개 강의로 이뤄졌으며 각 강의마다 진단평가를 실시한다. 과목별로 꼭 알고 넘어가야 할 공식과 중요 사항들을 정리한 ‘핵심암기노트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자신만의 효율적인 내신 공부법과 노하우를 공개하는 ‘내신공부 비법공개 이벤트’도 개최한다. 이달 30일까지 회원들의 추천을 많이 받은 학생들에게는 MP3플레이어와 장학금 등을 준다. ●인천시교육청(www.ice.go.kr) 2004학년도 중학생 영어캠프 지도교사를 모집한다. 인천의 중·고교에 재직 중인 영어교사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시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고교 교사는 시교육청 중등과에, 중학교 교사는 지역교육청 중등과에 9일(화)까지 접수하면 된다. 영어캠프는 내년 1월5∼18일,1월20일 ∼2월2일 두차례에 나누어 진행된다. 캠프 장소는 영종도 인천광역시교육연수원이다. 참여 교사들은 원어민 강사와 협력해 수업을 진행하거나 기타 캠프활동을 지원하게 된다.(032)420-8288. ●인터넷초등학습지 와이즈캠프(www.wisecamp.com)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13일(토)까지 인터넷 수학경시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교 1∼5학년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전국 단위 순위를 알 수 있어 수학 실력을 점검할 수 있다. 특강은 18일(목)까지 진행되며 아무 때나 홈페이지에 접속해 들을 수 있다. 경시대회는 13일까지 홈페이지에 접속해 문제를 풀면 된다. 특강과 경시대회에 참여하려면 유료 또는 무료로 회원에 가입해야 한다. 무료회원은 2주 동안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한동대 올 겨울방학을 맞아 내년 1월10∼29일 3주 동안 호서대 천안캠퍼스에서 ‘한동 패로스 영어캠프’(www.pharos camp.co.kr)를 개최한다. 레벨 테스트를 거쳐 11개반을 편성한 뒤 수준에 맞는 교재로 강의한다. 학생들은 읽기·쓰기·듣기·말하기 등 전반적인 영어 능력을 익히게 된다. 영어소설책과 영어성경 읽기, 영어 드라마 만들기, 미술과 음악활동, 외국 문화와 매너 배우기, 동아리 활동, 컴퓨터로 영어 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날마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영어일기를 쓰며 숙제도 내준다.35명의 외국인 강사가 강의를 하며,35명의 재외국민 스태프들이 학습·생활 도우미로 참여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3까지이다. 초등학교 1·2학년은 상담을 거쳐 참가할 수 있다. 모집 인원은 408명이며 참가비는 195만원이다. 접수 마감은 다음달 20일(월)까지 인터넷으로 접수하면 된다.(054)261-2124,260-1962.
  • [수능 D-10] 언어영역 ‘시사 현안’ 챙겨라

    [수능 D-10] 언어영역 ‘시사 현안’ 챙겨라

    ‘2005학년도 수능시험 D-9’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와 출제경향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7차 교육 과정으로 바뀐 후 첫 시험인 동시에 정부가 ‘2·17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EBS-수능 연계 방침을 밝힌 탓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난이도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아질 것으로, 외국어 영역은 다소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올해 수능 난이도와 출제경향 예측을 소개한다. ●언어 영역 최근 3년간의 경향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언어 영역은 100점 만점 환산 점수로 57∼59점(인문계 기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비교과영역에서 다소 출제된 것과 달리 올해는 교과서 지문이 많이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복합적인 사고 능력 측정을 위해 여러 교과 과정이나 여러 단원이 연관된 소재가 나올 수 있다. 지난 6·9월 모의고사에서 언어 지문의 길이가 예년보다 짧아진 점에서 수험생에게 익숙한 짧은 교과서 지문이 나올 수 있다. 안인숙 에듀토피아중앙교육 부장은 “교육과정평가원의 출제경향을 보면 각종 도표와 벤 다이어그램, 그래프로 답지를 구성하는 문항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면서 “대통령 탄핵 및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헌법재판소 판결 등 시사 문제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리 영역 예년과 난이도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의 기본 공식과 원리, 계산능력 등을 이해할 경우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다만,‘가형’의 원점수 평균이 ‘나형’의 원점수 평균보다 높아 상대적으로 ‘가형’ 응시자들이 표준점수에서 불이익을 당한 점을 감안해 ‘가형’이 다소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2005학년도 수능부터 ‘가형’과 ‘나형’으로 구분되는 수리영역은 ‘나형’의 출제범위가 수학Ⅰ로 제한된다. 따라서 8개 단원에서 30문제가 출제돼 단원별로 3문제 이상 출제된다. 즉,‘나형’은 수학Ⅰ의 모든 개념이 두루 출제된다고 봐야 한다. ●외국어 영역 전문가들은 지난해보다 난이도가 다소 높아질 것이라는 공통된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영어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수능까지 외국어 영역의 어휘수가 1300단어 내외였지만 올해부터 2000단어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유병화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실장은 “지난 6월 모의고사부터 지문이 길어지고 단어수가 많아지는 등 어려워지는 경향을 보여 수능에서 외국어 영역의 난이도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듣기에서 하나의 대화나 담화를 듣고 두 문제를 답하는 세트 문항이 출제될 수 있고, 소재면에서 시사적인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사탐·과탐 영역 사회탐구영역의 경우 난이도는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예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로 교과서 내에서 도표와 지도, 사진, 그래프를 변형한 문제가 많이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모의고사의 경우도 단순 암기식보다는 사진과 지도, 도표를 이용해 답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학탐구영역은 실험·실습 도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심화선택과목이라는 특성상 2005학년도 문항 난이도는 지난 6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개념형 문항, 결론 도출 및 평가형 문항이 많이 출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능 D-9 유의사항 전문가들은 기존의 오답노트와 요점정리 등 스스로 만든 노트를 차분히 점검하면서 컨디션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신영 정일학원 이사는 “새로운 문제집을 학습하기보다는 하루에 1과목씩 그동안 본 모의고사와 오답노트, 요점정리를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은 “실제 수능 시간과 똑같은 연습시험을 2차례 보고, 고사 당일 스케줄에 맞춰 신체리듬을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5)금강산 삼일포의 매향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5)금강산 삼일포의 매향비

    고려 충선왕 원년(1309년). 금강산 삼일포에 강릉도 존무사(存撫使·관찰사) 김천호를 비롯, 강릉부사 박흥수, 판관 김관보 등 동해의 지방관리들이 승려 지여(志如)와 함께 모였다. 의관 정제한 이들이 먼길 마다않고 이른 아침에 모인 것을 보면 필경 곡절이 있을 법하였다. 석수장이가 지게에 비석을 지고 다가왔다. 김천호는 아무 말없이 눈길로 배를 가리켰다. 비석이 먼저 배에 실렸다. 이어 김천호를 비롯해 박흥수 등이 차례로 배에 올랐다. 다행히 날씨는 좋았다. 지여가 “날짜 하나는 참으로 잘 잡았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으나 좌중은 묵묵부답이었다. 응답할 분위기가 아닌 듯했다. 배는 삼일포를 향해 노를 저어갔다.“단서암에 배를 대게나.” 김천호는 단호히 말했다. 삼일포에 있는 4개의 섬 중에서 단서암(丹書岩)을 택한 것이다. 단서암을 선택한 데는 연유가 있었다. ●고려 충선왕 원년, 단서암에 매향비를 세우다 신라 화랑들이 삼일포를 다녀간 기념으로 남겼다는 기록,‘영랑 일행이 남석을 다녀가다.’(永郞徒南石行)는 여섯 글자가 전해지고 있음을 이들은 잘 알고 있었다. 예로부터 미륵의 당래하생(當來下生)을 서원하면서 은밀하게 찾아들던 비밀스러운 곳임도 또한 잘 알고 있었다. 매향비를 세우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 아닌가.“호숫물이 가로막고 미륵도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곳이니, 누군들 이 매향비를 함부로 옮기지는 못하리라.”라고 내심 확신하면서. 이상의 기록은 삼일포 매향비의 40행,369자를 풀어서 매향비 세우던 광경을 재구성해본 것이다. 당시 강원도 각 포구에 향나무를 베어 물 속에 넣은 뒤 그 증표로 삼일포에 매향비를 세웠다. 매향비가 건립된 1309년으로부터 40년이 지난 1349년 가을, 이곡(李穀)이 삼일포를 다시 찾았다.‘죽부인전’의 작가로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올라 있는 이곡은 ‘동문선’에 전해지는 동유기(東遊記)에 이렇게 썼다.‘초사흘에 일찍 일어나 삼일포에 이르렀다. 성에서 북쪽으로 5리쯤에 있는데, 배에 올라 서남쪽 조그만 섬에 이르니, 덩그런 큰 돌이 있다. 그 꼭대기에 돌벽장이 있고 석불이 있으니, 세칭 미륵당이다.’ 이곡이 찾을 당시에는 매향비는 물론 석불까지 있었고 미륵당도 현존해 이곳이 미륵신앙의 ‘메카’였음이 틀림없다. 그 뒤로도 매향비를 직접 보았다는 기록은 곳곳에 있다. 농암 김창협(1651∼1708)은 1671년 여름에 금강산을 유람한 뒤 삼일포에서 배를 타고 호수의 섬으로 들어갔다가 이런 글을 남겼다.‘배를 옮겨대고 사선정 남쪽의 작은 바위 봉우리에 오르니 짤막한 비석이 있는데 마멸되어 글자를 볼 수가 없었다. 이를 세상에서 말하기를 미륵 매향비라고 한다.’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김상성 주관하에 1746년부터 1748년 사이에 그려진 시화첩 ‘관동십경’에는 매향비가 선명하게 나타나며,‘매향비 아래에서 짐짓 배를 돌리네.’라는 시구까지 확인된다. 박종(1735∼1793)은 1767년 경주 구경을 떠났다가 삼일포에 들러서 쓴 ‘동경기행(東京紀行)’에서 이 비를 침향비(沈香碑)라고 하여 향을 묻었음을 분명히 하였다.‘단서암에 올라 침향비를 보고는 배를 타고 오른쪽 언덕에 이르러 걸어서 솔숲을 빠져나와 돌아보니, 중은 노를 저어 돌아가고 있는데 풍경이 한적하기로는 그만이다.’ 이처럼 삼일포 매향비는 후대인들의 인구에 회자되던 비석이었으며 금강산 순례의 필수 코스였다.20세기에는 위당 정인보 선생이 금강산을 다녀오며 기록을 남겼다.‘관동 해안에 향을 묻은 곳이 많으니, 이는 불사(佛事)라. 미륵하생할 때 같이 용화회(龍華會)에 나게 해달라는 발원이라 한다. 호수 위에 매향비가 있었는데 근재(謹齋)의 단갈사제(斷碣沙際)라는 시어가 이를 이름이다.’ ●향 묻고 미륵 오기를 바란 민중들 매향비가 세워지던 충선왕 원년이면 고려가 저물어가던 때가 아닌가. 숫처녀와 내시를 공물로 바치는 등 원나라의 횡포가 자못 극심하였고, 불교의 타락상도 극에 달하고 있었다. 당대 불교가 보여주었던 그릇된 행실을 새삼 탓해서 무엇하랴. 그러한 시대에 동해의 변방에서 지방관리들에 의해 매향의례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당시 민중의 염원을 형식적으로나마 풀어주려는 노력의 일환은 아니었을까. 삼일포 매향비는 1926년에 일본인 등전량책(藤田亮策)에 의해 소개되었다. 그런데 그 뒤로 매향비가 간 곳 없이 사라지고 탁본한 비문만이 전해지고 있을 따름이다. 어떤 경로로 이 매향비가 사라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높이 60㎝에 불과한 작은 비였으니 집어가려고 마음만 먹는다면야 손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어디선가 박복한 여생을 쓸쓸히 보내고 있든가, 아니면 그 누군가가 미륵의 당래하생을 서원하면서 향을 묻듯 비 자체를 삼일포 깊은 물 속에다 던져버렸는지도 모른다. 수많은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서원이 담겨 있는 매향비(埋香碑)란 무엇일까. 매향비란 글자 그대로, 향을 묻고 미륵이 오기를 기원하면서 세운 비석을 말한다. 그러나 그 실체에 대한 해석은 구구하다. 불교사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가 하면 금석문의 숨겨진 비밀 혹은 글씨로 새겨진 비밀문서라고 하는 이들도 있고, 미륵세상을 찾아가는 해법이라고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모든 의문의 열쇠가 매향비에 있다. 나라가 좁다보니 비밀스러운 것이 별반 없는데, 매향비만큼은 우리들의 지적 호기심과 궁금증을 더해주기에 충분한 탐구 대상이 된다. 금강산 매향비문을 보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현장을 찾아 나선다면 실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삼일포 매향비문에는 삼척현 맹방촌(孟方村)에 향나무 150그루를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 맹방촌은 지금의 동해안 맹방해수욕장에 해당되며, 산봉우리가 아름답게 솟고 백사장이 좋아 예로부터 명승지로 알려진 곳이다. 삼일포 매향비에서 지적한 맹방에 가면 지금도 매향의례에 대한 촌로들의 증언을 들을 수 있다. 그야말로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는 매향비의 신화다. ●‘침향’은 새로운 세상에의 희구 상징 매향비는 흡사 해적들이 남긴 ‘보물지도’처럼 미륵신앙의 비밀과 맞닿아 있다. 그들은 왜, 무슨 마음에서 그런 비의(秘儀)를 열려고 했을까. 지금까지 발견된 매향비는 모조리 바닷가, 그것도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대에 자리잡고 있다. 그 비밀은 향을 바다에 묻는 침향(沈香)에 있다. 사찰에서 피우는 향은 그을음이 생기므로 해마다 불상을 닦아주어야 한다. 그러나 침향은 그을음이 없어 귀하게 치며 약재로도 쓰인다. 부적에 영험이 있다고 믿듯이, 침향의 신성성에 기대어 고급 약재로 인정되었던 것 같다. 침향이 얼마나 소중했던가는 사리함에서 잘 드러난다. 금동으로 감싼 사리함 안에는 옥함이 있는데, 그 옥함 속 사리와 직접 닿는 부분만큼은 침향으로 만들었을 정도다. 명품이라고 부를 만한 불상 중에도 딱딱한 침향을 파서 조각한 것이 다수 있다. 침향을 예사롭지 않게 대한 옛사람의 경외심이 배어나온다. 갯펄에 묻은 향목은 침향이 되면 물 위로 떠오른다고 한다. 이무기가 천년이 되면 용이 되어 승천하듯, 단순한 향목도 침향이 되면 이런 ‘승천의식’을 거친다고 믿었던 것. 미륵하생을 기다리는 민중들에게 침향의 부상은 바로 새로운 세상의 떠오름이 아니었을까. 매향비는 반드시 강물과 바닷물이 합수하는 바닷가에 세워졌다. 한반도 최고의 절경으로 불리는 해금강에 연한 삼일포는 석호의 으뜸으로, 신라시대 화랑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아름다운 삼일포 안에 세워진 매향비는 미륵을 기다리며 집단적으로 서원하던 당대 민중들의 장엄, 그 자체를 웅변해준다. 미륵을 기다리는 민중의 서원은 하나의 운동 양상으로 발전하곤 하였다. 가까운 중국에서도 미륵에 의탁한 ‘동양식 천년왕국운동’이 자주 벌어졌다. 청조를 타도하고자 한 ‘백련교의 난’ 따위가 그것이다.‘천하가 난(亂)하면 미륵불이 강생한다.’,‘미륵불이 바로 천하를 지킬 것이다.’,‘천지를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반란의 해, 미결(未決)의 해’ 같은 슬로건에서 새 세계의 열망과 미륵신앙과의 관련성이 잘 드러난다. 우리의 경우에도 궁예가 스스로 미륵불을 자칭하였고, 강증산도 미륵불에 의탁하였다. 불교가 시작된 이래로 미륵신앙은 하나의 운동, 미래불의 기다림 그 자체였다. 무슨 확신이 민중들로 하여금 미륵의 당래하생을 서원하게 만들었을까. 그만큼 현실의 고통이 심했다는 증거이리라. ●통일시대 오면 비밀스러운 자태 드러내려나 남쪽 사람들이 연일 금강산 관광에 나선다. 관광에 나선 남쪽사람들에게 삼일포와 해금강은 필수 코스이지만 정작 안내문에는 매향비에 관한 기록이 없다. 남한은 물론이고 북쪽의 안내자들도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매향비를 설명하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삼일포의 가장 신비로운 대목인 매향비의 내력을 전혀 모르고 돌아오기 마련이다. 마음 속으로만 삼일포를 그리워하다가 실제로 삼일포에 갔을 때, 필자는 삼일포 호수 안의 섬들을 바라보면서 매향비 생각에 가슴이 벅차 잠시 숨이 막혔던 적이 있다. 사라진 삼일포 매향비가 혹시나 말법의 상징처럼 존재하는 분단상황이 종식되고 통일시대가 오면 비로소 그 비밀스러운 자태를 세상에 드러내지 않을까.
  • [눈도귀도 즐거워]무슨 영화 볼까

    ■ 콜래트럴 장르/예매율스릴러·액션/1.10%(15세) 감독/배우는 마이클 만/톰 크루즈·제이미 폭스 어떤 줄거리청부살인업자를 태운 뒤 하룻밤 운명이 바뀐 택시기사 이래서 좋아극단적인 인물 캐릭터의 충돌로 인간성 탐구 이래서 별로 사건 자체의 역동성은 별로 홈피 반응은 “톰 크루즈의 악역 멋져요.”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장르/예매율 멜로/1.34%(15세) 감독/배우는이누도 잇신/쓰마부키 사토시·이케와키 치즈루 어떤 줄거리 장애인 소녀와 대학생의 풋풋한 사랑과 이별 이래서 좋아담담한 사랑과 성장통이 어우러져 남기는 긴 여운 이래서 별로사랑의 환상을 품고 싶다면… 홈피 반응은 “절제된 연출과 신선한 스토리” ■ 비포 선셋 장르/예매율멜로/1.87%(15세) 감독/배우는 리처드 링클레이터/에단 호크·줄리 델피 어떤 줄거리 ‘비포 선라이즈’이후 9년만에 파리에서 재회한 두 남녀 이래서 좋아 지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대사의 맛은 여전 이래서 별로 그립엽서 같은 파리의 풍경을 기대했다면… 홈피 반응은 “엔딩은 황당하지만 은은하게 재밌음” ■ S다이어리 장르/예매율 코미디/5.25%(15세) 감독/배우는 권종관/김선아·김수로·이현우·공유 어떤 줄거리 한 여성이 겪는 세 번의 사랑과 세 번의 배신과 세 번의 복수 이래서 좋아적당히 웃으면서 사랑을 되돌아볼 수 있다. 이래서 별로 자아찾기와 황당 복수극의 어정쩡한 동거 홈피 반응은 “뒤로 갈수록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 레지던트 이블2(5일 개봉) 장르/예매율 SF·액션/10.33%(18세) 감독/배우는알렉산더 윗/밀라 요보비치·시에나 걸로리 어떤 줄거리 좀비들과 여전사 앨리스의 전투 이래서 좋아 SF의 음울함, 액션의 화려함, 공포물의 오싹함이 동거 이래서 별로 쌀쌀한 초겨울에 보기에는 좀. 홈피 반응은 “새 정보가 있어서 속편임에도 신선해요.” ■ 이프 온리 장르/예매율 멜로/10.70%(15세) 감독/배우는 길 영거/폴 니콜스·제니퍼 러브 휴잇 어떤 줄거리 연인이 죽고 난 다음날, 어제가 다시 반복되는데 이래서 좋아긴장감과 달콤한 감성을 적당히 버무린 솜씨 이래서 별로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옆구리가 시릴 영화 홈피 반응은 “올 가을 최고의 데이트 무비” ■ 내머리속의 지우개 장르/예매율멜로/45.08%(12세) 감독/배우는 이재한/정우성·손예진 어떤 줄거리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아내와의 애틋한 사랑 이래서 좋아 그림처럼 아름다운 화면과 정우성의 변신 이래서 별로 눈물 펑펑 쏟는 뻔한 멜로의 감성 홈피 반응은 “가슴 찡해요. 부부나 연인에게 강추” ■ 주홍글씨 장르/예매율 멜로·스릴러/22.29%(18세) 감독/배우는변혁/한석규·이은주·성현아·엄지원 어떤 줄거리살인사건과 불륜을 둘러싼 욕망에 관한 보고서 이래서 좋아 감각적 영상과 네 배우의 연기 앙상블 이래서 별로 작위적인 구조 안에 숨어버린 현실감 홈피 반응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한석규를 보게될 것”
  • [오늘의 수능] EBS플러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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