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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한권의 책] 서양문명에 숨겨진 암호의 세계

    댄 브라운의 스릴러 소설 ‘다빈치 코드’가 경이적인 판매기록을 달성한 것이나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가 거둔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은 뭘까? 이는 무엇보다 종교 미술품 속에 이단적 사고가 암호화되어 삽입되어 있다는 그럴듯한 가설에 독자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책들은 둘 다 픽션이지만 ‘숨겨진 상징’에 관한 진실은 어떤 픽션보다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아일랜드의 의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팀 월레스-머피의 저서 ‘심벌코드의 비밀’(김기협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은 매혹적인 영적 세계에 대한 길고 오래고 고된 탐구 속에서 상징이 견지해온 의미와 역사에 대한 설명을 담은 책이다. 지은이는 심리학 연구활동과 함께 개인적으로 30여년간 문명 속에 숨은 신비로운 사실들을 좇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로 네 권의 책을 냈는데, 그중 ‘성배의 비밀을 품고 있는 로슬린 예배당’은 ‘다빈치 코드’의 중요한 모태가 되기도 했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먼저 기독교 상징체계의 발달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단적 아이디어들이 억압적 교회당국의 엄혹한 눈길로부터 왜 그리고 어떻게 감춰져 왔는지 파고든다. 이를테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암굴의 성모’ 2점 중 두번째로 그린 그림은 그림 의뢰자와 작가가 체결한 계약에 의해 뒷날 엄청난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되었음을 밝혀낸다. 그림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성모의 손이 보호적인 자세로 걸쳐져 있는 아기가 예수일 것으로 추측하지만, 실은 세례 요한이고, 천사 곁에서 축복을 주고 있는 아기가 예수이다. 여기서 저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그림을 의뢰하고 계약을 체결한 성직자가 ‘세례자 요한의 이단’을 비밀리에 따르던 인물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프랑스 렌 르 샤토 마을에도 기독교와 관련된 신비의 수수께끼가 있다. 매년 수많은 순례자들이 몰려드는데, 그들이 마을에서 처음 만나는 것은 아이를 안고 있는 막달라 마리아 상과 아이를 안고 있는 예수의 상이다. 언뜻 보기에 앞의 것은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로, 뒤의 것은 요셉과 아기예수로 해석이 가능하다. 두 동상은 소니에르라는 가난한 신부가 이 마을로 좌천되어 온 뒤 세운 것인데, 이 신부는 그 후 군주 못지않게 호사스럽게 살았다고 한다. 이 돈의 출처에 대해 저자는 템플기사단이나 막달라 마리아의 전통을 따른 카타리파에서 남긴 보물, 면죄부 판매 등 추측이 난무함을 지적한다. 책은 이밖에도 교회에서 제작을 맡긴 그림이나 건축물 속에 남겨진 비밀 상징들을 하나하나 파헤쳐 나간다. 그리고 이같은 상징을 남기는 과정에서 일어난 음모와 획책, 부패한 권력과 영웅주의, 배신과 기사도 정신이 뒤얽힌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또 이러한 상징을 남긴 이들은 기존의 기독교 역사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는 점도 밝혀낸다. 놀라운 것은 이같은 상징의 역사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 미국 돈 1달러 지폐에 있는 ‘호루스의 눈’은 프리메이슨이 세상을 지배하리라는 상징이고, 프랑스 렌 르 샤토 마을에 모여드는 순례자들은 막달라 마리아를 숭배하는 이단의 무리라는 것이다. 근세 이전의 서양사를 지금까지 묶어온 기독교적 관점에 정면으로 도전, 그 질곡을 꿰뚫어보는 시각이 다소 무모한 듯하면서도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책이다.1만 48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수능 수리 ‘가’ 선택 1만5000명 ‘뚝’

    오는 11월16일 치러지는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리 ‘가’형에 응시자가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13일까지 응시 원서를 접수한 결과 2006학년도 지원자 59만 3806명보다 4916명이 감소한 58만 8890명이 지원했다. 영역별 지원자 수는 ▲언어 58만 6427명 ▲수리 53만 3036명 ▲외국어(영어) 58만 7085명 ▲탐구 58만 5278명 ▲제2외국어/한문 10만 1000명이다. 수리영역은 ‘가’형 선택자가 12만 3884명,‘나’형 선택자가 40만 9152명이다. 수리 ‘가’형 응시자는 전년도 13만 9169명에서 1만 5285명이나 준 반면 ‘나’형 응시자는 전년도 39만 3812명에서 1만 5340명이나 증가했다. 이는 자연계 전형에서 수리 ‘가’,‘나’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학들이 늘면서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쉬운 ‘나’형을 많이 선택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탐구영역은 사회탐구 34만 1344명, 과학탐구 21만 468명, 직업탐구 3만 3466명이고 선택과목 수로는 영역별로 최대 과목 수인 4과목(사탐·과탐) 또는 3과목(직탐)을 선택한 지원자가 52만 1758명으로 전체 지원자의 88.6%를 차지했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 지원자는 전년도보다 5161명이 줄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한국우주인 선발 17일 필기시험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한국인 첫 우주인 선발을 위한 영어·상식 필기시험을 17일 오후 1시 전국 8개 고사장에서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평가에서는 지난 2일 전국 6곳에서 실시된 3.5㎞ 달리기 테스트에 통과한 지원자 3176명을 대상으로 영어와 종합상식 시험을 치르게 된다. 영어의 경우 청취력을 강화한 TEPS로, 종합상식은 과학상식이 포함된 판단력·탐구력·수리력·창의력·사고력·응용력·이해력·논리력 등 8개 영역으로 구성된 적성검사 형식으로 진행된다. 필기시험 결과는 1차 선발을 위한 종합평가 자료로 활용되며 이후 기본신체검사 등을 거쳐 10월 중순쯤 300여명으로 추려진다. 이후 2,3,4차의 선발과정을 통해 내년 1월쯤 최종 우주인 후보 2인이 확정되며, 이중 1명이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에 탑승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니체의 지독한 사랑·절망 그리고 치유

    니체의 지독한 사랑·절망 그리고 치유

    “여자는 최량(最良)의 경우에도 한 마리 암소에 불과하다.”고 일갈한 극단적인 여성경시주의자 프리드리히 니체. 그러나 그것이 과연 니체의 진정한 여성관이라 할 수 있을까. 그가 정신병원에서 쓴 자서전 ‘나의 누이와 나’에서의 고백을 보면 그것은 니체의 진심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니체는 여성이야말로 진짜 구원의 여신임을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나는 정녕코 나의 자랑스러운 고독을 애지중지해온 것이 아니었다. 나는 내가 신의 죽음을 목격한 이 세계의 공포로부터 나를 구제해줄 여성의 사랑을 열렬히 갈구했다.” 이어 니체는 자신의 절대 고독에 대한 비탄과 떠나가버린 연인 루 살로메에 대한 그리움을 절망적으로 토로하고 있다. ●“아라비아 열풍보다 더 지독한 루 살로메” 심리치료의 세계적 권위자인 어빈 얄롬(스탠퍼드대 정신의학과 명예교수)이 쓴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임옥희 옮김, 리더스북 펴냄)는 한 여인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이 불러온 끔찍한 고통과 절망을 그린 강렬한 소설이다. 니체에게 있어 그 여인은 루 살로메다.1882년 니체는 루 살로메를 만나 두 번 청혼하지만 거절당한다. 훗날 니체는 루 살로메가 아라비아사막에서 불어오는 시로코 열풍보다도 더 지독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도대체 니체의 사랑은 얼마나 치명적인 것이었던가. 소설에는 니체 외에 네 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프로이트의 스승이자 멘토로 ‘정신분석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제프 브로이어, 인간의 ‘무의식´을 처음 발견한 프로이트, 니체·릴케·프로이트 등 당대 최고의 지성들을 죄다 실연의 늪에 빠뜨린 팜므파탈 루 살로메, 페미니즘의 대모 베르타 파펜하임. 서구사상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이들은 각자 본래의 모습을 간직한 채 소설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소설은 브로이어가 루 살로메의 부탁으로 대화요법을 통해 니체의 ‘절망’을 치료하는 과정이 큰 뼈대를 이룬다. 자존심 강한 니체와 유명 의사 브로이어. 브로이어는 니체로 상징되는 철학을 정신분석하고, 니체는 브로이어로 상징되는 정신분석학을 철학화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심리적 공격과 이성적 방어를 되풀이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내면의 실체에 다가서며 자기 치유의 길을 찾는다. 니체의 눈물이 떨어지는 지점은 바로이쯤이 아닐까. ●대화 형식 통해 니체 핵심사상 건드려 소설은 두 사람의 대화 형식을 통해 니체의 핵심사상을 건드린다.“우리가 신을 창조했다가 지금은 우리 모두 합심해 신을 죽여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거룩한 것은 진실 자체가 아니라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입니다. 자기를 탐구하는 것보다 더 신성한 행위가 있습니까.” 독자들로서는 니체가 던진 수많은 실존적 질문들과 자연스레 마주하며 지적 스릴을 느낄 수 있다는 데 이 소설의 미덕이 있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인 팩션 소설이다. 팩션 장르의 소설은 실제 이야기에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가미돼 현장의 생생함과 상상의 즐거움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특성을 지닌다.19세기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지적 상상력을 동원해 그린 이 소설은 그런 점에서 전혀 빠지지 않는다. 이 시대 최고의 지성소설.‘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는 1992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래 10여년 동안 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화제작으로, 현재 이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2007년 개봉 예정)가 미국에서 제작 중에 있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EBS 교육위원들이 말하는 올 수능 예상

    EBS 교육위원들이 말하는 올 수능 예상

    올해 수능시험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6월과 9월 두 차례의 수능 모의평가도 끝나고 이젠 그동안 공부한 것을 차분히 마무리할 때다. 교육방송 전문위원과 강사에게 올해 수능 영역별 출제 예상 포인트를 들었다. 꼭 한번쯤 다시 짚어볼 부분들이다. ● 언 어 어휘에서는 홑문장과 겹문장 등 문장의 갈래와 단일어, 합성어, 파생어를 구별하는 단어의 구조, 시제, 높임법 등이 다시 봐야 할 대목이다. 어법은 교과서 학습활동에 나와있는 부분을 정리하고, 부록의 맞춤법·표기법을 정리해야 한다. 비문학에서는 실용적인 제재가 많이 나오지만 한·미FTA 등 논란이 일고 있는 민감한 소재보다는 학생인권이나 컴퓨터 자판기술 등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가벼운 내용이 출제될 것이다. 고전문학 가운데 기출작품은 다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시가에서는 가사작품, 사설·연시조, 고려속요 등 세 장르가 중요하다. 향가에서는 찬기파랑가, 안민가, 제망매가 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시집살이 노래나 잡노래 등 민요나 정약용의 한시 등도 주목해야 한다. 문학에서도 체제 비판 성향의 작품보다는 서정적인 작품이 출제된다. 교과서 외 지문은 교육방송 교재에 나온 지문 가운데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것을 중심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 수 리 ‘나’형의 경우 과학 지식과 관련된 지수나 로그를 포함한 수식에 관한 문제 등 지수로그 계산형 문제가 전통적으로 출제되고 있다. 행렬에서는 행렬과 역행렬의 성질 추론 문제가, 수열에서는 여러가지 수열에 관련해 답을 모두 고르라고 요구하는 합답형 문제가 출제 가능성이 높다. 덧셈정리와 곱셈정리에 관한 확률 문제나 이산확률 분포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통계 문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도형과 관련된 무한등비급수의 활용 문제나 지수로그함수의 그래프 추론과 부등식에 관한 내용, 실생활과 관련된 경우의 수를 구하는 문제도 꼭 확인해야 한다.‘가’형에서는 미적분이 다른 과목과 난이도를 맞추기 위해 지난해에 비해 조금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간단한 계산문제와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 특히 함수의 그래프와 관련된 추론형 유형은 어렵게 출제되는 편이다.2차곡선은 타원과 쌍곡선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묻는 문제가 까다롭게 출제될 전망이다. 공간도형과 벡터 관련 문제는 공간도형 관련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해야만 풀 수 있는 어려운 문제가 출제될 것이다. ● 외 국 어 새로운 유형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모의평가를 보면 기존 유형을 조금 변형한 수준에서 출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듣기에서는 도표나 그래프, 좌표를 주고 묻는 공감각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 대화내용과 일치하지 않은 내용을 고르는 독해 문제 유형도 최근의 듣기 출제 경향이므로 대비해야 한다. 어법과 어휘에서는 동사의 시제와 태, 수의 일치가 항상 출제된다. 준동사에서 부정사, 동명사, 분사 가운데 고르는 법, 대명사나 관계사의 구별법을 정리해둬야 한다. 작문에서는 4개의 지문 순서를 바로잡는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때는 내용보다는 접속사와 관사, 대명사 등 연결고리를 이용해 순서를 잡는 연습을 해야 한다. 대명사가 지칭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문제나, 대립되는 의견을 주고 찬반과 쟁점의 요지를 파악하는 문제, 글을 읽고 빈칸을 채우는 추론능력 문제도 반드시 다시 짚어봐야 한다. ● 사 탐 법과 사회에서는 친일파 재산환수와 관련된 법 정의와 안정성의 충돌과 관련된 내용이나 미성년자 아르바이트를 둘러싼 근로기준법, 청소년보호법 관련 내용, 양심적 병역거부 논란과 종교의 자유와 병역의 의무간 갈등을 소재로 한 기본권이나 대립되는 가치를 묻는 문제가 출제 가능성이 높다. 정치에서는 최근 헌법재판소장 임명 논란과 관련해 헌재의 권한과 5가지 재판청구 요건, 의결 정족수를 묻는 문제,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 비교, 비례대표제와 소수대표제 등의 개념 이해 등이 출제 가능성이 높다. 국사는 교과서의 유적·유물 사진 문제, 조선 후기 경제발달과 신분제 등을 사회변동과 연관짓는 문제, 동북공정과 관련해 고조선과 발해가 우리나라 역사임을 입증할 수 있는 유적과 문화 등 근거를 묻는 문제가 점검 포인트다. 한국근현대사에서는 조선의용대와 의열단, 조선민족혁명당과의 연계성, 조선의용대가 조선의용군과 한국광복군으로 분리, 통합되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세계사에서는 한·당·명·청 왕조의 정치적 특징을 통합적으로 묻는 중국사 문제를 점검해야 한다. 한국지리에서는 축척이나 기호를 묻거나 거리나 면적을 계산하는 문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문제가 반드시 출제될 것이다. 백지도에 점을 찍어 지역의 특징에 맞는 지역 이름을 찾는 문제도 출제 가능성이 높다. 경제지리에서는 입지 이론을 구체적으로 묻는 문제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특징 분석 문제, 각종 자원의 분포와 특성을 묻는 문제가 단골 소재다. 세계지리에서는 중국이 최근 완공한 싼샤댐, 칭짱 철도와 그 영향을 묻는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 윤리에서는 의무론적 윤리설과 목적론적 윤리설을 현대의 생명윤리와 연관짓거나 자본주의의 변천에 따른 정부 역할의 변화를 묻는 문제도 시사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많다. 사회문화에서는 사회·문화현상의 연구방법, 기능론과 갈등론적 관점을 구분하는 문제의 출제가 확실시된다. 경제에서는 수요와 공급 문제가 매년 출제된다. 최근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환율하락과 영향, 환율변동 요인 등 외환시장 부분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 과 탐 물리에서는 빛의 굴절 정도를 주고 임계각을 비교하거나 전반사 현상이 일어나는지 여부를 묻거나, 광전효과의 실험 결과를 해석하고 옳은 결론을 도출하는 문제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속도-시간 그래프의 해석을 통해 물체의 운동을 파악하는 문제도 단골 대상이다. 저항의 연결에 따른 전력 소비를 비교하거나, 전구의 밝기를 비교하는 문제, 도선의 굵기 또는 길이 변화에 따른 전력의 대소 관계를 묻는 문제나, 전류의 자기작용과 전자기 유도를 결합한 단원통합형 문제도 출제 가능성이 높다. 화학Ⅰ에서는 매년 빠지지 않고 출제되는 금속과 금속염 수용액의 반응성 문제가 실험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알데히드의 환원성 문제는 올 모의평가에서 계속 출제됐지만 아직 수능에 출제된 적이 없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화학Ⅱ에서는 분자구조와 인력 문제, 용액의 성질에서 농도 계산과 관련해 희석용액 만드는 법 등을 정리해야 한다. 생물Ⅰ에서는 영양소와 소화 단원에서 실험내용을 주고 탐구설계와 수행을 묻는 문제의 출제가 유력하다. 자극과 반응 단원의 ‘항상성 유지’는 신경과 호르몬이 작용해 혈당량이나 삼투압을 조절하는 과정에 대한 자료를 주고, 관련 개념을 묻는 형식으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유전 단원에서는 단일 유전현상과 다인자 유전현상에 대한 조사 자료를 제시, 분석하는 문제나 두 유전현상의 특징을 제시하고 이를 비교하는 형식으로 출제될 가능성이 많다. 생물Ⅱ에서는 광합성 암반응에 대한 반응식, 유기호흡과 무기호흡 과정을 비교하는 문제 등에 대비해야 한다. 지구과학에서는 온실효과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내용이 기후변화와 연계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흑점과 관련된 태양활동이나 지구의 자전축 경사변화, 지구공전 궤도의 이심률 변화 등 기본적인 기후변화 요인은 그동안 나오지 않아 다시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 일기도 해석 문제는 매년 출제된다. 올해에는 장마와 폭우, 태풍 등 시사 관련 일기도 해석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 기호의 분석법과 전선·기압의 배치, 일기 속담, 예보 내용까지 철저히 알고 있어야 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방송교재로 마무리 학습 이렇게 수험생들의 고민 가운데 하나가 교육방송 교재다. 방송교재에서 일정 부분이 출제된다고 하는데 종류도 많을 뿐 아니라 다시 복습하기에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교육방송 입시분석 전문위원들은 이에 대해 “오답노트 중심으로 보되, 최종 정리 교재는 꼭 보라.”고 조언한다. 정리 교재는 수능특강과 파이널,10주완성 등 3가지가 대표적이다. 본 수능에 대비해 만든 것으로 비슷한 지문이나 문제 유형이 출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입시분석 전문위원인 차순규 중동고 교사는 “방송을 들었다면 강사가 강조했던 부분을, 문제지만 봤다면 틀린 문제 위주로 복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면서 “파이널 강의로 실전문제 풀이 연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잠실여고 김인봉 교사도 “언어 영역에서 문학은 많이 읽을수록 좋지만 비문학은 독해 원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단락별로 핵심어를 찾아서 소주제, 전체 주제를 찾는 연습을 하면 충분하다.”면서 “300제나 파이널,10주완성 등 최근의 방송교재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우택 화성고 교사도 “모든 교재를 다 볼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교재에 나와있는 어휘 정도는 책 끝부분에 있는 어휘를 정리해 두는 식으로 보는 것이 좋다.”면서 “문제 풀 시간이 없다면 해설서를 같이 놓고 내용만이라도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도움말 주신 분 언어영역 김인봉(교육방송 입시분석 전문위원·잠실여고 교사) 수리영역 차순규(〃·중동고 교사) 외국어영역 김우택(교육방송 수능강사·경기 화성고 교사) 법과사회, 정치 권한상(교육방송 입시분석 전문위원·명덕외고 교사) 국사 조연(〃·중앙여고 교사) 한국 근·현대사 김범석(〃·중산고 교사) 한국지리, 경제지리 최유진(〃·강남 청솔학원 강사) 윤리 배세희(〃·정명고 교사) 세계지리 이희용(〃·경기고 교사) 사회문화 이찬규(〃·문산고 교사) 경제 김동일(〃·노량진 대성학원 강사) 세계사 김동린(〃·보성고 교사) 물리 박완규(〃·서울과학고 교사) 화학 최한욱(〃·과학전문사이언스 락 대표) 생물 송점석(〃·부평세일고 교사) 지구과학 정원종(〃·덕소고 교사)
  • [이 한권의 책] ‘혼세의 삼국’ 균형을 잡다

    요즘 TV사극들의 턱없는 민족주의와 사실왜곡에 황당한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김춘추-외교의 승부사’(박순교 지음, 푸른역사 펴냄)는 영웅을 그리되, 어깨에서 힘을 뺀 담백한 서술이 돋보이는 책이다. 문장이 밋밋하고 재미없다는 뜻이 아니다. 저자는 김춘추의 집권과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역사학자다. 그만큼 사실(Fact)과 상상(Fiction)을 구분해 보이고 있다. 과장과 오류로 독자를 오도하는 흔한 팩션(Faction)이 아니라, 독자에게 생각할 여백을 돌려주고 있다는 뜻이다. 책은 얼핏 태종 무열왕 김춘추의 외교 활동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비친다. 김춘추는 약소국 신라가 백제·고구려를 제압하고 통일대업을 달성하는 밑거름이 됐던 당(唐)과의 연합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죽음을 무릅쓰고 고구려와 왜(倭)를 방문해 외교담판을 시도하고 당 태종을 찾아 나당동맹을 완성해 내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오직 생존만이 지상과제였던 당시 상황에서 실리주의 외교는 유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외교관으로서 김춘추 조명에만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진골에 속해 숨을 죽이며 살아야 했던 한맺힌 가족사와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마침내 왕위에 오르고 통일의 초석을 놓는 인간 김춘추의 모습에 더 많은 애정을 보인다. 책은 김춘추의 인간적 고뇌와 열정을 사랑하는 딸의 죽음 장면에서부터 풀어나간다. 문희와의 숙명적 인연의 결과 출생한 딸 고타소는 백제 의자왕이 일으킨 침략군에 의해 일가가 몰살한다. 수급(首級)이 잘려나간 처참한 주검 앞에 격분한 김춘추는 고구려행을 결심하며 통일의 의지를 불태운다. 조부 진지왕의 폐위와 가문의 몰락, 아버지 비형의 아들을 위한 희생 또한 김춘추가 절치부심하는 배경이 됐다. 비형은 아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치고 신라와 왜의 당 유학생을 집안에 초치하여 국제감각을 키워주는 데 전력하는 ‘선진적’ 인물이었다. 진지왕과 유부녀 미도부인의 사랑, 집권 후 소원해진 김유신을 회유하기 위해 예순이 넘은 그와 어린딸을 혼인시키는 장면 등은 제도와 권력의 모순을 보여주기도 한다. 당시는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비견되기도 하지만, 개별 국가의 내부사정 또한 물고 물리는 권력다툼의 연속이었다. 동생과 아비를 죽이고 집권하는 당태종, 쿠데타를 일으켜 영류왕을 죽이고 보장왕을 옹립한 연개소문, 친백제 정부를 제거하고 개혁을 추구하던 중대형 등이 모두 김춘추의 협상 상대자였다. 이들과의 조우 과정에서 드러나는 각국 이야기도 대중에겐 새롭다. 전반을 통하여 적절히 삽입되는 당시의 생활상은 배경에 불과한 듯싶지만 현대 역사학이 추구하는 중요한 탐구 목표이기도 하다. 대략의 둘레만 1023보에 이르렀다는 왕궁 월성의 풍경과 신라군단의 직능·계급별 군장 묘사, 온돌과 바둑·공차기가 등장하는 고구려 풍속 묘사 등은 당시 사람들이 눈앞에 오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삼국사기’‘삼국유사’‘송서’‘양서’‘구당서’‘일본서기’‘동경잡기’ 등 사료를 인용한 각주 때문에 무조건적 몰입보다는 거리두기가 유지된다. 까다로운 문장과 어려운 단어들이 눈에 띄지만 이는 지식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다. 또한 고대 분위기 재현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김춘추 개인에 초점이 맞춰져 그의 죽음과 함께 삼국통일의 여정이 끝나버리는 것은 조금 아쉽다. 에필로그 하나쯤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1만 5000원. 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yshin@seoul.co.kr
  • [책꽂이]

    ●욕조가 놓인 방(이승우 지음, 작가정신 펴냄) “우리 문학으로서는 드물게 형이상학적 탐구의 길을 걸어온 작가”라는 평을 듣는 저자의 신작 소설.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검열하고 명분을 세운 뒤에야 비로소 행동의 문턱에 이르는, 함량 미달의 열정을 지닌 한 남자의 이야기. 그는 바로 삶의 순간순간을 피에로처럼 연기하는 현대인의 슬픈 초상이기도 하다.7000원.●평화를 위한 글쓰기(김우창 엮음, 민음사 펴냄) 2005년 열린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논문집.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 터키의 오르한 파묵 등 세계 문학 거장들의 주제별 발표문과 토론문을 모았다. 다국가적·다문화적·다성적인 공론의 장을 만들어낸 문인들의 거침없는 목소리가 담겼다.2만 5000원.●체르노빌의 아이들(히로세 다카시 지음, 육후연 옮김, 프로메테우스출판사 펴냄) 세계 최악의 원전사고인 1986년 체르노빌 참사 후유증을 다룬 르포 소설.1990년 신초사에서 출간돼 100만부 이상 팔려나가며 일본 사회에 반핵운동 바람을 일으켰다. 저자는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반전·평화운동가.8000원.●책 속에 갇힌 문학, 책 밖으로 나오다(강춘진 지음, 가교출판 펴냄) 소설 ‘태백산맥’의 벌교 들판,‘칼의 노래’의 경남 통영,‘타오르는 강’의 영산강, 작품(이순원의 ‘은비령’) 속에 나오던 상상의 공간이 공식 지명으로 채택된 은비령 등 우리 문학 속 현장을 찾았다.9500원.●독일비평사(김주연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4·19세대 비평그룹의 핵심으로 활동해온 저자의 비평집. 계몽주의 극작가이자 문학이론가로 독일 문학이론 형성기의 첫번째 주자로 꼽히는 레싱,“성서 또한 시(詩)일 따름이며, 시 또한 성서”라는 말로 집약되는 18세기 최초의 독일 순수문학이론가 헤르더 등의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살폈다.2만 5000원.●목소리의 무늬(황인숙 지음, 샘터 펴냄) ‘새와 나무, 고양이의 시인’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3년 만에 펴낸 신작 산문집.‘모든 첫사랑은 연약하다’‘변태식욕자’‘체리주빌레’‘장미의 벼락 속에서’등 50여편의 글이 실렸다.9500원.
  • 올 수능 작년보다 어려울 듯

    올해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6일 치른 모의수능 성적이 잘 나왔다고 안심해서는 안될 것 같다. 본 시험인 올해 수능에서는 지난해보다 조금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는 지난 6월 수능 모의평가에 비해 쉽고, 지난해 수능과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교육방송을 비롯한 종로, 대성, 중앙 등 주요 입시전문 기관들은 이날 실시된 2007학년도 대입 수능 9월 모의평가를 분석한 결과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 영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조금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전체적으로는 종합적 사고능력을 필요로 하는 통합교과형 문항과 시사나 실생활과 관련된 문항이 비중 있게 출제됐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해 어려운 문항이 다수 출제됐지만 아주 어려운 것은 없었다. 언어 영역에서는 지문도 평범하고 사실적 사고를 중심으로 한 문항이 다수 출제된 반면, 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문항은 거의 없었다. 수리 영역은 ‘나’형에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 유형인 ‘보기’형 문항 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외국어 영역에서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유형의 문항이 출제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수능 문제 유형을 심화시킨 형태다. 수험생들의 골칫거리인 듣기는 속도가 빠르지 않고 구성도 전형적인 형태로 다소 쉬웠다.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주어진 문제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문항이 주로 출제됐다. 화학은 상당히 까다로운 문항이 출제돼 피상적인 공부보다는 다양하고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생물Ⅰ은 기본적인 지식의 암기를 요구하는 문항이 많은 반면, 생물Ⅱ에서는 깊이 있는 지식을 묻는 문항이 출제돼 대조를 이뤘다. 지구과학에서는 천체와 관련된 내용과 교과서에 나온 도표나 그림을 변형시킨 문항이 많았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빅2 ‘TK텃밭의 결투’

    빅2 ‘TK텃밭의 결투’

    한나라당 ‘빅2’의 경쟁구도가 달아오르고 있다. 대권 주자들은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경북(TK) 공략에도 열심이다. ‘여름 방학’을 마친 박근혜 전 대표는 4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아케이드 준공식에 참석한다. 오후엔 대구시청에서 열리는 한나라당과 대구시의 당·정 협의에도 얼굴을 비칠 계획이다.5·31지방선거 때 투표하기 위해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을 찾은 뒤 3개월 만에 방문하는 것이다. 한 측근은 3일 “4·15총선 때 공약으로 내걸었던 일이 성사된 기념으로 참석하는 것”이라면서도 “사무실 오픈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대권 가도에 시동을 거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1차 정책 탐방’을 벌인 결과를 설명하며 향후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방을 다녀 보니 지금 대선 후보가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국민 감정과 맞지 않더라.”면서도 현안에 대해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특히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는)철저하게 국익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면서 “정권 말기에 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작통권 환수를)논의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일각에서 제기된 노 대통령과의 연대설에 대해서는 “음해 세력들에 의한 정치공작”이라고 일축했다. 박 전 대표가 별도로 사무실을 열 계획인데 이 전 시장도 사무실을 옮길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계속 사무실을 옮기고 하는 게 국민 정서에 안 맞다고 본다. 먼 훗날 한참 후에 생각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불편한 것은 불편한 대로 지나가야 한다.”면서 “(제가)지금 사무실을 크게 차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최근 보름 사이에만 TK 지역을 3번씩 방문하는 등 공을 들였다. 그는 내륙운하 탐사 과정으로 지난달 18일 대구 달성군 화원읍을 찾았고,30일에는 경북 구미공단에 들렀다가 박 전 대표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했다. 새달 초부터는 아시아와 유럽 7∼8개국을 ‘테마 방문’해 정책을 탐구할 계획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선으로 사색한 예술가, 뒤러

    독일의 화가이자 판화가인 알브레히트 뒤러는 예술가이기 이전에 마르틴 루터를 추종한 진보적 인문주의자였다.그는 가장 친한 친구인 뉘른베르크의 지성 빌리발트 피르크하이머와 함께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에라스무스의 인문주의 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탐구했다. 몇 년씩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세례를 받았고 자신이 터득한 인체비례와 기하학, 원근법을 북유럽에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인문주의 예술가 뒤러1·2’(에르빈 파노프스키 지음, 임산 옮김, 한길아트 펴냄)는 지적 인문주의자 뒤러의 작품을 도상학적 관점에서 해석한 책이다.20세기 최고의 미술사가로 꼽히는 저자의 도상해석학적 방법론은 수수께끼 같은 알레고리와 복잡한 도상들이 가득한 뒤러의 작품을 분석하기에 안성맞춤.뒤늦게 르네상스 대열에 합류한 독일이 판화를 통해 미술대국의 반열에 올라선 데는 뒤러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영국의 시인 키츠가 산문이 아니라 시로 사색했듯, 뒤러는 선으로 사색을 했다. 각권 1만 70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대입 수시2학기 지원전략] 특별전형 ‘최저학력’ 적용 많아

    [대입 수시2학기 지원전략] 특별전형 ‘최저학력’ 적용 많아

    2007학년도 대입 수시2학기 모집전형에 나타난 학생선발 사정방법과 학생부 요소별 반영 방법, 최저학력기준 적용 여부를 살펴본다. ●서울대 등 35곳, 단계별 전형 학생선발 사정방법은 일괄합산, 단계별, 혼합 전형으로 나뉜다. 일괄합산 전형은 가장 일반적인 전형으로, 학생부와 논술, 면접·구술, 전공 적성검사 등 전형 요소를 모집단위별 지원자 전체를 대상으로 일괄합산해 총점 순에 따라 모집 인원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올해 수시2학기 모집에서는 고려대와 성균관대, 중앙대 등 102개대가 활용한다. 단계별 전형은 모집 정원의 일정 배수 이상을 미리 뽑은 뒤, 단계적으로 모집 정원을 최종 선발하는 방식이다. 이번 수시2학기 모집에서는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 35개대에서 적용한다. 단계별 전형의 1단계에서는 주로 학생부 성적만을 반영하며, 사정 비율은 대학별로 2∼10배수까지 다양하다. 혼합 전형은 일괄합산 전형과 단계별 전형을 혼합한 방식으로, 숙명여대 단 한 곳에서만 이를 활용한다. 모집 인원의 5배수를 1단계에서 학생부만으로 선발하되 이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20%를 학생부 성적으로 우선 선발하고, 나머지 80%는 학생부와 논술 및 면접·구술고사로 최종 선발한다. 한편 건양대와 동국대(경주), 대구가톨릭대 등 10곳은 의·약학 계열이나 사범대 등 일부 모집 단위에 따라 사정 방식을 달리 적용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계명대, 상지대, 세명대는 의·약학 계열의 경우 단계별 전형을 적용하지만, 나머지 모집 단위는 일괄합산 전형을 적용한다. 때문에 수험생들은 지원하려는 대학의 모집계열·단위별로 사정방법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고려대 등 57곳, 교과성적 100% 반영 학생부는 크게 교과 성적과 비교과 성적으로 구분해 반영한다. 교과 성적은 국·영·수 등 고교에서 배운 교과목 학업 성적을 가리킨다. 비교과 성적은 출결 상황, 자격증 및 수상 경력, 창의적 재량활동, 특별·체험 활동 실적 등의 결과를 말한다. 학생부는 대학 자율로 반영 내용과 비율을 정할 수 있어 천차만별이므로, 지원하려는 대학의 학생부 반영 요소를 꼼꼼히 알아둬야 한다. 올해 수시 2학기 모집에서는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교과 성적과 비교과 성적의 출결 상황만을 반영하는 대학이 경원대, 순천향대, 창원대 등 58곳으로 가장 많다. 이 가운데 37개대는 교과 성적과 출결상황을 9:1로 반영한다. 고려대와 중앙대, 한양대 등 57곳은 교과 성적만을 반영한다. 덕성여대, 서울대, 연세대 등 10곳은 교과 성적과 출결 상황뿐만 아니라 봉사 활동 등 기타 비교과 성적도 함께 반영한다. 단국대(천안-의예과, 치의예과)와 영동대는 교과 성적과 출결 상황을 제외한 비교과 성적을 반영한다. 영동대는 교과 성적 80%에 봉사활동 실적을 20% 반영하고, 단국대는 교과 성적 70%에 자격증 및 수상 경력 30%를 반영한다. ●62개대에서 최저학력기준 적용 수시2학기 모집에서 일반전형 인문·자연계 모집 단위를 기준으로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 62개대다. 이 가운데 금오공대와 대전가톨릭대만 학생부 성적을 적용하고, 나머지 대학은 수능 성적을 적용한다. 최저학력기준은 대학별로 서로 다르지만 같은 대학이라도 모집 계열과 모집 단위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세종대의 경우 호텔경영학부는 수능 시험 언어·외국어·탐구 영역 모두 2등급 이내, 나머지 인문계 모집 단위는 언어·외국어·탐구 영역 가운데 2개 영역 이상 3등급 이내, 자연계 모집 단위는 수리·외국어·탐구 영역 가운데 2개 영역 이상 4등급 이내를 최저학력기준으로 삼고 있다. 최저학력기준을 모집 단위 전체에 적용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특정 모집 단위에 한해 적용하는 대학도 있다. 광운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46개대는 인문·자연계 전 모집 단위에서, 아주대, 원광대, 중앙대 등 26개대는 의·약학 계열이나 사범대 등 일부 모집 단위에 한해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일반전형에 비해 특별전형에서 최저학력기준을 더 많이 적용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학교장 또는 교사추천자 특별전형과 수능성적우수자 특별전형, 교과성적(내신)우수자 특별전형 등 학력 사항과 관련 있는 특별전형의 경우 최저학력기준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들의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해당 모집 단위에 관한 정보를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정확히 알아둬야 한다. 특히 수능 시험 최저학력기준 때문에 불합격되는 일이 없도록 수능 대비에도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 도움말 SK커뮤니케이션즈 이투스 유성룡 입시정보실장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우리대학 이렇게 뽑아요] 동덕여자대학교

    [우리대학 이렇게 뽑아요] 동덕여자대학교

    모두 356명을 모집한다. 원서접수는 9월19∼22일이다. 특기자 전형 및 독립유공자 손·자녀 전형은 1단계에서 지원자격 서류심사를 거쳐야 한다.2단계에서는 특기자 전형의 경우 학생부와 면접(문학, 외국어) 또는 실기고사(예·체능)를, 독립유공자 손·자녀 전형은 서류심사와 학생부 성적을 반영한다. 학교장 추천자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반영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과 심층면접 성적을 반영한다. 예·체능계 실기우수자 전형은 학생부와 실기고사 성적을 반영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학교장 추천자의 경우 언·수·외·사탐(과탐) 중 2개 영역 이상이 3등급 안에 들어야 한다. 특기자와 독립유공자 손·자녀는 4등급 이내여야 한다. 단 약학과는 외국어와 수리 ‘가’형, 과학탐구 등 3개 영역이 2등급 안에 들어야 한다. 특기자 전형의 면접은 기본소양과 전공능력 평가에 중점을 둔 지필·구술고사 방식으로 실시한다. 학생부는 인문·자연·예·체능계열의 경우 모두 6과목을, 약대는 7개 과목을 반영한다. 과목 반영은 지정한 교과 안에서 학기 구분 없이 가장 우수한 성적의 과목을 반영한다. 김병일 교무처장
  • [우리대학 이렇게 뽑아요] 연세대학교

    [우리대학 이렇게 뽑아요] 연세대학교

    서울과 원주 캠퍼스에서 각 1626명,575명을 선발한다. 올해는 모집단위가 지난해와 달라졌기 때문에 잘 살펴서 지원해야 한다. 일반우수자 전형은 교과성적(60%), 서류평가(15%), 면접구술시험(25%)을 반영한다. 교과와 서류평가 성적으로 면접구술시험 대상자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세 영역을 종합평가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모든 합격자에게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탐구 영역의 경우 2등급인 경우에 한해 상위 2개 과목의 평균 등급을 적용한다. 캠퍼스별 기준은 모집요강을 확인해야 한다. 교과성적은 내신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영·수·사회·과학 관련 과목은 석차백분위로 반영하고, 그 외 과목은 평어가 ‘양’,‘가’일 경우에만 일정 점수 감점한다. 서류평가는 자기소개서와 교외 수상경력과 자격증, 공인외국어 성적 등 기타 자료를 활용한다. 올해부터 일반우수자 전형 지원자는 추천서를 내지 않아도 된다. 면접구술시험은 인문, 사회, 자연 등으로 구분해 전공적성 평가로 시행한다. 본교 홈페이지에서 관련 자료와 예시문항을 볼 수 있다. 면접은 10∼20분 전에 제시문을 주고, 면접관 앞에서 10∼20분 동안 개별 면접하는 방식으로 치른다. 이재용 입학관리처장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5) 님의 기도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5) 님의 기도

    지난번(34회 글)처럼 인격적 정신보다 자연적 사실의 진리를 더 설파하면, 기도하는 종교적 마음이 생길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부처님’,‘하느님’ 같은 개념은 인격적 개념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한국어의 님은 오로지 존칭적 인격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해님, 달님, 별님처럼 자연적 사물에 대해서도 사용된다. 민간신앙에서 한국인들이 기도하고 귀의하는 일체존재가 다 님이 된다. 님은 한국인의 심리에 거의 무의식적으로 깊이 새겨져 있는 것 같다. 예컨대 주자학은 매우 합리적 도리를 탐구하는 학문인데, 한국주자학은 이런 이지적 탐구의 학문을 넘어 다사로운 기도의 의미를 은연중에 안고 있다. 특히 퇴계유학이 이런 님의 종교성을 풍긴다. 주희가 아주 소극적으로 쓰던 상제(上帝=님)라는 개념을 퇴계는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주리(主理)유학의 거봉 퇴계는 만년에 상제개념을 상징하는 이능자도설(理能自到說=理가 스스로 내림함)을 제창한다. 퇴계의 태극지리(太極之理)는 우주의 추상적 원리보다 오히려 우리의 경배대상이 되는 인격적 상제를 더 짙게 함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는 퇴계의 유학이 자연적 신학사상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퇴계의 유학사상은 한국사상사에서 저 인격적 정신주의의 전통이 가볍지 않음을 생각하게 한다. 퇴계가 어느 유학자보다 더 경(敬)공부를 강조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의 경사상은 초월적 인격과 합일하기 위한 마음의 수의성(隨意性=상제의 뜻을 따름=disposability)과 다름없겠다. 그러나 인격적 정신주의의 철학은 그것이 지닌 고상한 이념에도 불구하고, 은연중에 인간과 신처럼 인격적인 것이 아닌 비인격적 사물들을 늘 주인인 정신이 소유가능한 도구로 여기는 인간중심주의적 생각에서 해방될 수 없다. 인격적 정신주의는 본의 아니게 이 우주를 주인과 손님으로 이분화하고 주인의 소유주의를 정당화하는 철학을 잉태한다. 이번 글은 자연적 사실주의에서도 님의 존재와 종교적 기도의 의미가 우러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한국사상사에서 님의 존재는 인격적 정신의 존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기서 나는 만해스님의 유명한 장편시 ‘님의 침묵’의 몇 구절을 인용하련다.“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님의 존재가 오동 잎, 푸른 하늘, 고요한 하늘의 향기, 작은 시내의 노래 소리 등으로 다양하게 구체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님은 인격적 존재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미학적 모습을 담고 있다. 님은 한국사상에서 사랑하는 존재를 상징한다. 사랑하는 존재가 오직 인격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대체로 사랑이란 말을 감상적, 낭만적 차원에서 사용하기를 즐긴다. 이런 사랑을 ‘낭만적 거짓말’(romantic lie)이라고 프랑스의 20세기 철학자인 지라르가 그의 ‘낭만적 거짓말과 공상적 진실’에서 언급했다. 남녀간의 애욕은 본능에서 자발적으로 우러나는 소유욕의 은유법에 불과하고, 그 애욕에는 경쟁과 질투와 환멸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그런데 인간사회가 그런 애욕을 불멸의 사랑이란 이름으로 애드벌룬처럼 붕 띄우는 ‘낭만적 거짓말’을 지라르는 냉혹하게 분석한다. 만해의 님은 낭만적 애욕의 상징이 아니다. 그 까닭을 다음의 시구들이 말해준다.‘님의 침묵’의 한 절구에서 만해는 ‘달콤하고 맑은 향기를 꿀벌에게 주고 다른 꿀벌에게 주지 않는 이상한 백합꽃이 어데 있어요/자신의 전체를 죽음의 청산에 제사지내고 흐르는 빛으로 밤을 두 조각으로 베히는 반딧불이 어디 있어요/아아 님이여 정(情)에 순사(殉死)하려는 나의 님이시여 걸음을 돌리서요 거기를 가지 마서요 나는 싫어요/(…)’라고 묘사했다. 또 다른 한 절구에서는 ‘님의 얼굴을 어여쁘다고 하는 말은 적당한 말이 아닙니다/어여쁘다는 말은 인간사람의 얼굴에 대한 말이요 님은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가 없을 만치 어여쁜 까닭입니다/(…)’라고 묘사되어 있다. 만해의 시를 이해하기 위하여 잠깐 우회의 길을 가자. 하이데거가 인격적 정신주의와 연관된 존재자학(ontic science)과 자연적 사실주의와 일맥상통하는 존재론(ontology)을 각각 구분하였다.(15회 글) 그가 다시 재래의 서정시(poem=Poesie)와 존재론적 시(ontological poetry=Dichtung)를 역시 구분했다. 서정시는 시인의 자아적 감정에 느껴지는 모든 것을 노래하는 낭만적 시다. 그런데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론적 시는 그런 주관적 자아의 서정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감정이 비워진 무아의 평온한 마음에 비쳐지는 존재의 사실을 그대로 현시한다. 서정시의 주체는 서정시인인 ‘나’(I)인데, 존재가 계시하는 말은 ‘그것’(It=Es)의 말(17회 글)이다. 자아의 주관적 감정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법인 사실의 존재가 삼인칭 단수로 말한다. 존재의 말을 받아 모시는 시인과 철학자를 ‘존재의 목자(牧者)’(shepherd of Being)라고 하이데거가 그의 저서 ‘숲길’에서 언급했고, 또 존재의 시와 존재의 사유는 존재의 진리를 보호하는 ‘존재의 집짓기’에 해당한다고 언명했다.14세기 독일의 신학자 에카르트가 특이하게 신(神)을 ‘그것’(Isness)이나 ‘무’(nothingness),‘존재가 없는 존재’(beingless Being=존재자가 아닌 존재) 등의 개념으로 천명했다(17회 글). 이 에카르트의 신학은 한국에서 통용되는 인격적 하느님의 신학과 아주 다르다. 그의 신은 인격적 절대자가 아니고, 우주의 사실적 존재 자체와 같다. 에카르트가 말한 신의 존재로서의 ‘그것’은 16세기 조선의 서산대사가 부처를 우주적 사실로서 지적한 ‘그것’(渠)과 다르지 않겠다. 에카르트에게 신은 ‘그것’이다. 그가 말한 ‘그것’은 신을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는 우주의 근원적 사실과 힘으로서 텅 빈 무(無)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신에 대한 기도도 인격신에 대한 소유적 갈구가 아니라, 무심하게 마음을 비우는 행위로 이해된다. 그가 ‘명상록’에서 남긴 말이다.“우리는 무심하게 신을 사랑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너의 영혼이 마음의 정신적 활동도 영상이나 표상도 없이 존재하도록 해야 한다. 너의 영혼이 모든 마음에서 벗어나라.” 영혼을 무심지심(無心之心)의 상태로 유지하라는 뜻이겠다. 또 에카르트는 ‘나는 신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신에게 기도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무심하게 마음을 비움으로써 영혼이 우주의 ‘그것’과 합일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 공자가 ‘장자’ 속에서 설파한 심재좌망(心齋坐忘=마음이 재계해서 온갖 것을 잊고 만물과 일체가 됨)의 경지와 다르지 않겠다. 서산대사와 에카르트, 하이데거가 공통으로 언명한 ‘그것’의 의미는 곧 우주의 진리가 인간중심으로 소유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겠다.‘그것’이 곧 우주의 본성으로서의 법성(法性)이고, 그리스도성이고, 천성이고, 양지(良知)고, 불성이다. 존재론적으로 ‘그것’은 우주의 일심(一心)이다.(30회 글) 이 말은 우주가 죽은 추상적 법칙의 세계가 아니라, 무한대의 고갈되지 않는 태허기(太虛氣)를 바탕으로 하여 생멸하는 존재론적 욕망의 표현임을 말한다. 우주가 기(氣)의 욕망이고, 마음도 기(氣)의 욕망이니 우주와 마음이 하나다.(1·16·23회 글) ‘그것’은 일심의 우주가 스스로 지닌 지혜다. 우주의 일체가 다 동기(同氣)로 엮어져 있다. 서로 존재하게끔 동기로 엮어져 있는 우주가 어찌 지혜없이 제멋대로 지리멸렬할까? 만약 그렇다면, 일체 동기하는 일심은 불가능하겠다.‘그것’은 지혜일 뿐만 아니라, 또한 자비이기도 하다. 지혜와 자비(사랑)가 바로 우주의 진리다. 일체 동기가 서로 존재하게끔 천을 짜나가는(34회 글) 지혜는 동시에 일체가 일체에게 복락을 주려는 자비와 같다. 이 우주를 소유론적으로 보면 지옥이 되나, 존재론적으로 보면 우주는 바로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이 자리에서 바로 천국이 된다. 외경으로 취급되는 도마복음(113절)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천국은 언제 오느냐 하고 물었다. 예수님이 가로사되 천국은 오지 않을 것이다. 너희가 그곳을 기다린다면, 여기를 보라든가 저기를 보라든가 하는 식으로 아무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나라가 이 지상에 이미 퍼져 있으나, 아무도 그것을 보지 않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인간이 나중심이나 인간중심을 버리지 않는 한에서 인간은 소유욕의 차원을 뛰어넘을 수 없다. 인간이 소유주의를 초탈할 때에, 인간은 우주의 ‘그것’(지혜와 자비)과 하나가 된다. 존재론적 기도는 소유론적 기도처럼 나중심의 소유적 갈구가 아니라, 무심한 마음이 우주적 지혜와 자비와 하나가 되기를 욕망하는 것과 같다. 기도는 나중심과 인간중심을 해체시킨다. ‘님의 침묵’은 불승이자 망국의 정한(情恨)을 지닌 시인이 조국의 산하와 역사를 님으로 모시면서 그 님과 하나가 되기를 갈망하는 존재론적 기도의 노래다.‘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이다’로 시작하는 님의 노래는 끝에 가서 ‘네네 가요 지금 곧 가요’로 대미를 장식한다. 일제강점기에 조국의 역사와 산하대지가 다 훼손되는 현실에서 만해는 한국인의 님이 떠난 부재를 보았고 그 슬픔을 탄식했다. 그러나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그는 돌아오려는 님을 마중하러 급히 떠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글로 장편시의 막을 내린다. 님과의 이별과 그 님을 간절히 기다리는 사이에 그는 님과 하나가 되어지게 해달라는 기도를 올린다. 우리는 기도하자. 기도하되 나의 소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공동 존재의 복락을 위하여 님에게 기도하자. 그 님은 바깥에 있는 초월적 존재자가 아니고, 바로 사심을 버린 우리 마음이다. 그 님은 우주적 지혜와 자비로 변한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만해가 찾던 님은 바깥에 있지 않고 우리 안에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희망大 맞춰 영역·과목 선택

    희망大 맞춰 영역·과목 선택

    29일부터 2007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선택한 영역 및 과목은 나중에 고칠 수 없는 만큼 지원하려는 대학의 전형요강을 잘 따져본 뒤 결정해야 한다. 자연계 모집단위 중 수리 ‘가’형을 지정한 대학은 경북대, 경희대(서울), 고려대, 국민대, 단국대(서울), 부산대, 상명대(서울),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아주대, 연세대(서울·원주), 이화여대, 인하대, 전북대, 충남대, 포항공대, 한양대(서울·안산), 한국정보통신대, 홍익대(서울·충남) 등 30곳이다. 수리 ‘가’형의 심화선택 과목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 자연대(의예·수의예 포함)와 공대는 미분과 적분 과목을 지정해 놓았다. 의예·치의예·한의예·수의예·약학 계열에서 수리 ‘가’형을 지정한 대학은 의예과는 가톨릭대와 계명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아주대, 연세대, 한양대 등 21곳이다. 치의예과는 강릉대와 단국대(천안), 연세대, 원광대 등 4곳이다. 한의예과는 경원대와 경희대, 대구한의대, 대전대(나군), 우석대, 원광대 등 6곳이다. 수의예과는 강원대와 건국대, 서울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등 7곳, 약학과는 경희대와 덕성여대, 동덕여대, 부산대, 서울대, 숙명여대, 영남대, 우석대, 이화여대, 조선대, 중앙대, 충남대 등 18곳이다. 자연계 모집단위 중 수리 ‘가’형과 ‘나’형에 관계없이 지원 가능한 대학 가운데는 수리 ‘가’형에 일정한 가산점을 주는 경우가 많다. 가톨릭대와 경희대 등은 자연계 지원자 중 ‘가’형 응시자에 대해 수능 취득 성적의 3%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인문계 모집단위 중 수리 ‘나’형을 지정한 대학은 고려대(서울)와 부산대, 서강대, 아주대, 연세대(서울), 전북대, 중앙대(서울·안성), 충남대, 한양대(서울·안산) 등 12곳이다. 사회탐구영역 과목은 대부분 대학에서 별도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서울대의 경우 국사를 포함,4개 과목을 선택해야 하고 연세대 지원자는 4개 과목을 봐야 한다. 상위 3개 과목이 반영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인간의 지성은 인류의 희망

    대부분의 지구생물과 인간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무엇일까? 인간 이외의 생물들은 주로 신경계에 내장된 유전정보에 의존하여 살지만 인간은 긴 유년기를 통하여 환경과 문화로부터 학습하는 능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바로 뇌 덕분이다.‘에덴의 용’은 해부학, 생리학, 고생물학, 심리학, 인지과학, 정신분석학적 연구성과를 총동원하여 뇌가 형성하는 인간 지능의 본질과 진화 과정을 탐구한 책이다. 세계적인 과학 베스트셀러 ‘코스모스’ 저자와 SF영화 ‘콘택트’의 원작자로 유명한 천문학자가 웬 뇌과학 연구서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의도는 명백하다. 전대미문의 속도로 변화하는 위험천만한 이 세계는 인간 지능의 빠른 진화가 원인 제공자이기도 하지만, 지능에 대한 깊은 이해, 지식의 발전만이 인류의 미래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저자는 우주와의 소통을 염두에 둔다. 인간의 지식이 보편성을 띤 것이라면, 만의 하나 외계 어딘가에 생물체가 있을 때 그들이 이룩한 지적 성과를 우리와 교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천문학자적 믿음에서다. 저자는 지구에서 일어난 진화 전체의 역사는 점차 지능이 발달하는 쪽으로 진보되어 왔음을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서의 생명체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만일 외계에 생명체가 있다면 해부학적으로나 생리학적으로 우리와 전혀 다른 뇌를 갖고 있겠지만, 지구에서와 같은 진화의 체로 걸러져 지능적 기계를 이용해서 지적 능력을 외부적 수단으로 확장했을 거란 얘기다. 따라서 지구와 외계 생명체는 기계를 통해 메시지를 교환할 수 있고 이러한 소통은 인류가 당면한 심각하고 실질적인 자기파괴 위험을 피해가게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책은 이렇게 거창한 전망을 바탕에 깔고 있지만 재치와 상상력, 재미있는 우화로 가득 차 어렵지 않게 읽힌다. 특히 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철학, 문학, 신화를 교직해 지식의 교향곡을 엮어낸 솜씨는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유를 짐작케 한다. 예를 들면 ‘에덴의 용’이란 제목 자체가 신화에서 차용한 메타포이다. 저자는 뇌의 진화는 새로운 것이 종전 것에 덧붙여지는 형태로 진화한다고 보며 이렇게 형성된 뇌의 세 부분이 R복합체, 변연계, 신피질이라고 설명한다.R복합체는 관습적, 공격적, 위계적 행동을 지배하는 파충류의 뇌단계이고, 변연계는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다음 단계이며, 신피질은 깊이 있는 사고와 반성, 추론 기능을 담당하는 가장 최근에 진화된 부분이다.300만∼400만년 전 에덴동산에서 인간에게 선악과를 따먹게 한 것은 파충류인 뱀(용)이다. 파충류의 유혹과 신피질의 선·악 판단 기능이 오늘도 인간의 뇌에서 충돌하고 있다는 기술은 저자의 간단찮은 통찰력을 느끼게 한다. 책은 뇌의 크기와 지능의 관계, 뇌의 부분별 기능, 돌고래·침팬지같이 지능이 높은 동물의 언어 및 추상능력, 잠과 꿈의 기능, 언어의 발달 등에 관한 궁금증을 자세하게 풀어준다. 10년 전 작고한 작가의 30년 전 저작이지만 세월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지식에 대한 열린 자세, 인간복제·뇌개조·인공지능 등 기술발전에 대한 정확한 예측,‘변치 않는 삶의 진실’을 추구하는 자세 등은 지금 읽어도 경탄할 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 이성에 대한 막연한 낙관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이런 믿음마저 없다면 인류에게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1만 5000원. 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yshin@seoul.co.kr
  • [난 이렇게 공부했다] (1) 서울대 농업생명공학계열 안현주씨

    [난 이렇게 공부했다] (1) 서울대 농업생명공학계열 안현주씨

    공부를 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 같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특별히 열심히 하는 것 같지 않은 학생이 성적은 우수하고,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는 학생이 성적은 제자리걸음인 경우가 많다. 자기만의 방법으로 효과적으로 공부해 대학 진학에 성공한 선배들의 공부 노하우를 ‘난 이렇게 공부했다’ 시리즈로 소개한다. “예습보다는 복습이 중요합니다.” 2006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 농업생명공학계열에 합격한 안현주(19)씨는 후배들에게 “무리한 선행학습 대신 배운 것을 철저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것에 치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씨는 서울 대원여고를 졸업하고 2006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에 합격,1학년에 재학 중이다. 고교 시절 그의 공부 방법을 들어봤다. ●자연스레 속독·통독 능력 생겨 고1,2때 책을 많이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짬을 내서 읽는 편이었다. 주로 국내외 소설과 문학작품을 읽었는데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학교 쉬는 시간, 주말을 활용했다. 공부 스트레스가 쌓이면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풀었다. 자연스럽게 속독과 통독을 하는 능력이 생겨 언어 영역 공부에 도움이 됐다. 수능 기출문제에 나온 지문 출처의 책을 찾아 읽기도 했다. 자연계열이라 독서 외에 국어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고3 때도 하루 1시간 정도만 투자했다. 문법은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을 따로 정리해 두면 편하다. 국어 공책은 수업 시간 외에 자습 시간이나 학교 시험을 치를 때마다 별도로 정리했더니 나중에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문학 지문은 독서로 해결했지만 비문학 지문은 문제집으로 공부했다. 특히 인문·사회 분야 지문에 약해 문제집을 많이 풀었다. 학교 시험을 최대한 활용했다. 특히 주관식 문제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식으로 다양한 생각을 해보는 연습을 했다. 직접 관련 없는 부분이라도 관련성을 유추해보는 습관을 들였더니 선생님이 가르쳐준 내용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연습이 됐다. ●독해 안에 길이 있다 영어는 독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문법이나 단어, 어휘, 구문 등이 모두 독해 안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독해 문제집은 상당히 많이 풀었다. 수능이 가까워지면서는 매주 한 권씩 풀 정도였다. 하지만 고1,2때는 한 두달에 한 권을 꼼꼼히 분석하면서 공부했다. 독해는 속도가 중요한데 빠른 독해의 관건은 지문에 대한 배경지식이다. 평소 문제집을 풀 때 지문의 주제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나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이를 찾아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공부를 병행했다. 고2 때부터 시작한 나만의 방법인데 독해 공부도 되고 관련 교양 지식도 쌓을 수 있어 효과적이었다. 단어도 독해를 중심으로 했다. 중요한 필수 단어는 학교 쪽지시험을 통해 평소 외우는 수준으로만 공부했다. 문장을 통째로 외우기보다는 문제집을 풀 때 일단 단어를 찾지 않고 맥락 속에서 단어 뜻을 이해하려고 시도한 뒤 정 모르는 단어만 사전이나 해설을 찾아 확인하는 식으로 공부했다. 남들처럼 단어장도 만들었지만 철저히 반복학습을 했다. 모르는 단어는 단어장에 정리해 외운 뒤 1주일 뒤 다시 확인하고, 한 달 뒤에 다시 확인하는 식이다. 문법도 독해에 나오는 문법을 중심으로 대비했다. 독해 문제집 해설지에 문법 관련 사항이 나오면 해당 내용을 문법책에서 찾아 집중적으로 공부했더니 효과적이었다. 평소 공부한 문법은 고3 여름방학 때 문법책 한두 권을 골라 확실히 정리했다. ●교과서에서 개념·원리의 실마리를 찾아라 수학은 기본 원리만 알면 다 해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본은 교과서다. 공식이나 개념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이해하는 데 내게는 교과서가 가장 좋은 교재였다. 문제집을 풀다가 어려운 내용은 교과서의 해당 내용을 찾아서 꼼꼼히 봤더니 실마리가 풀리더라. 고1,2 때는 문제집을 거의 풀지 않았다. 대신 정석이나 개념원리 등 기본 수학교재를 반복해서 풀면서 기본원리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뒀다. 그렇다고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은 아니다. 필요한 부분이나 취약한 부분을 중심으로 찾아가며 보는 방식을 택했다. 수능 문제를 보면 여러 원리와 개념이 혼합된 문제가 있는데 고2 때까지는 기본 원리를 중심으로 공부하고, 고3 때에 혼합문제를 다뤘다. 탐구영역은 화학Ⅰ·Ⅱ와 생물, 지구과학을 택했다. 본격적인 수능 대비는 2학년 후반부터 시작했다. 평소에는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과학 교양 서적을 보면서 즐기면서 공부했다. 어떻게 그 원리가 나왔는지 일화나 과학상식 등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부가 된다. ●철저한 복습이 훨씬 효과적 학원은 다니지 않았다. 고1 때 조금 다녔는데 체질에 맞지 않아 그만뒀다. 대신 고3 때는 학교 자율학습을 마치고 독서실에서 밤 12시∼새벽 1시까지 공부했다. 잠은 고3때 5시간 정도 잤다. 잠을 참고 공부하기보다는 잠이 오면 조금이라도 자고 일어나서 맑은 정신으로 공부하는 스타일이다. 선행학습은 이미 배운 것을 완전히 소화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 좋다. 학원 진도와 학교 진도를 따로 맞추느라 고생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 나는 학교 진도에 맞춰 공부하되 철저하게 알고 넘어가는 공부 방식을 택해 성공했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儒林(674)-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20)

    儒林(674)-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20)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20) 이 구절에서 대학의 팔조목은 다음과 같이 규정되었다.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 이중 격물에서 수신까지의 다섯 조목은 ‘명명덕(明明德)’, 즉 천부의 밝은 덕을 밝히는 방법이요,‘제가’에서 ‘평천하’까지는 ‘신민(新民)’, 즉 ‘백성을 새롭게 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문과 수양의 근본적인 방법으로 ‘격물(格物)’과 ‘치지(致知)’가 특히 송대 성리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수기치인(修己治人)의 핵심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격물’과 ‘치지’가 합쳐져서 마침내 ‘격물치지(格物致知)’란 고사성어가 탄생된 것. 특히 성리학의 완성자라 할 수 있는 주자는 대학의 내용을 설명한 그의 저서 대학장구(大學章句)에서 ‘격물치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격물은 사물에 이르러 그 이치를 궁구하는 것이고, 치지는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을 더욱 끝까지 미루고 궁리하는 것이다.” 사물의 이치를 하나하나 철저히 궁구하여 그 극처(極處)에 도달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이 천하의 사물의 이치와 활연관통(豁然貫通)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되면 내가 본래부터 갖고 있는 심지(心知)를 밝힐 수 있고, 그 작용에 의해 성의(誠意)와 정심(正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후부터 ‘격물치지’는 성리학에 있어 학문을 연구하는 정법(正法)이 되었으며,‘격물’은 ‘사물에 나아간다’는 뜻이고,‘치지’는 ‘지(知)’를 이룬다는 뜻이니, 각각의 사물에 나아가 그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게 되면 마침내 앎(知)을 완성하게 된다는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즉 사물이나 현상 속에 내재하고 있는 이치를 탐구하여 나의 지식을 완전히 이룬다는 뜻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자의 해석에 반기를 든 사람이 바로 육구연(陸九淵). 그는 이미 주돈이의 태극도설에 나오는 ‘無極而太極’이란 구절을 ‘무극이면서 태극이다.’라고 해석한 주자의 학설에 정면으로 도전하였다. 그는 ‘무극으로부터 태극이 생겼다.’라는 도가적인 해석을 하였는데, 마찬가지로 육구연은 ‘격물치지’에 대한 주자의 해석에도 정면으로 비판을 가했던 것이다. 주자가 주장한 학문의 기초로서의 ‘격물치지’는 사물이 무한한 이상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완성할 수 없는 것이며, 아무리 주자처럼 광범하고 치열한 평생의 연구를 한다 하더라도 도저히 지식을 완전히 이루기에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주자가 ‘인간의 본성이 곧 이(性卽理)’라고 주장하였다면, 육구연은 ‘인간의 마음이 곧 이(心卽理)’라고 주장하면서 진리의 탐구로부터 실천원리의 발견에 이르기까지 모든 학문의 바탕을 자기 개인의 본심(本心)의 자각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학문은 심학(心學)이라고도 불리는데, 그의 방법은 마치 불교의 심법(心法), 즉 선(禪)의 방법과 비슷하였던 것이다
  • [책꽂이]

    ●교육기계 안의 바깥에서(가야트리 스피박 지음, 태혜숙 옮김, 갈무리 펴냄) 해체론적 마르크스주의적 페미니즘의 입장에서 서술한 문화연구서. 인도 출신으로 포스트식민주의 이론의 거장인 저자는 초국가적 문화연구를 통해 미국의 다원주의 또는 다문화주의가 유포하는 새로운 오리엔탈리즘을 비판한다. 저자는 오늘의 지구촌 현실에서 영어를 매개로 한 문화접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번역의 필요성과 효과를 집중 조명하는 ‘번역의 정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비판의 정치학에서 이제 번역의 정치학 또는 협상의 정치학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3만원.●성서의 역사(크리스토퍼 드 하멜 지음, 이종인 옮김, 미메시스 펴냄) 13세기에 이르러 커다란 자이언트 성경 대신 휴대용 성서가 주류를 이루고 역사 속 언어가 돼버린 라틴어 대신 일상 언어로 성서를 번역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하지만 기존 교회는 이런 움직임을 엄격히 제지했다. 특히 잉글랜드에서는 위클리프 성서라고 불리던 영어 번역본은 이단으로 간주돼 책을 소유한 사람들은 모두 화형됐다. 성서의 다양한 판본을 중심으로 2000년에 걸친 성서의 기술적, 문화적, 역사적 변천과정을 재구성했다. 저자는 25년 간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서 중세 채색필사본 경매를 담당한 채색필사본·고문서 분야의 권위자.4만 5000원.●페르낭 브로델(김응종 지음, 살림 펴냄) ‘역사학의 교황’으로 불리는 페르낭 브로델의 저서 ‘지중해’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분석했다. 브로델은 마르크스주의 역사학과 함께 현대 역사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프랑스 아날학파의 대표적 역사가. 개인, 정치, 연대(年代)만을 중시하는 기존 역사학에 반대해 집단, 사회, 구조를 탐구했다.‘지중해’는 16세기 지중해 역사를 다룬 책. 전통적 역사학이 단기적인 시간 속에 매몰된다는 점을 비판하며 장기지속·중기지속·단기지속이라는 시간의 세 층위에 입각해 역사를 바라본다. 자본주의를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 ‘필요악’으로 비판하는 브로델은 불평등은 그 자체로 악이지만 불평등하지 않으면, 즉 위계가 없으면 흐름이 없어 정체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한다.1만 900원.●세계사를 바꿀 달러의 위기(빌 보너 등 지음, 이수정 등 옮김, 돈키호테 펴냄) 미국이 영국에서 독립할 당시 미국은 공화국이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전 세계 120곳에 군사기지를 둔, 로마제국 이래 가장 강력한 제국이 됐다. 이 책은 하나의 제국이 어떻게 성장과 발전, 절정과 쇠퇴기를 거쳐 붕괴에 이르는가를 역사와 경제를 접목시켜 살핀다. 고대 로마제국 쇠퇴기에 제국의 통화인 아우레우스의 금 함유량이 계속 감소했던 것처럼 달러도 가치가 하락하면서 종국엔 휴지조각으로 전락할지 모른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점에서 제국은 영원할 수 없다.1만 7000원.●라인강변에 꽃상여가네(조병옥 지음, 한울 펴냄) 동백림사건에 연루됐던 공광덕 박사의 부인인 저자의 수기. 이화여대 교수로 촉망받는 음악가였던 저자가 동백림사건으로 전과자가 된 공 박사와 결혼하기까지의 과정, 독일에서 부부가 벌인 민주화투쟁, 암 선고를 받은 남편이 암세포를 굶겨 죽이기 위해 42일간 단식하며 투병생활을 했을 때의 심정 등이 담겼다.1만 1000원.
  • [열린세상] 본고사와 대학 경쟁력의 함수관계/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내신 중심의 대입제도에 부담을 느낀 고등학생들이 지난해에는 촛불시위를 열더니, 올해에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란 동영상을 통해 2008 대입제도에 항거하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새 대입제도가 학생들을 내신과 수능, 논술의 삼중고로 몰아넣고 있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그냥 본고사로 뽑자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엊그제 만난 선배 교수도 이유는 조금 다르지만 본고사 부활을 주장하였다. 외고를 그만두고 의대에 가려는 딸을 직접 가르쳤다는 그는, 요즘 학교가 아이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면서 그 원인을 쉬운 수능에서 찾았다.60만명을 상대하는 수능의 속성상 어려운 문제는 내기 힘들고, 학교도 학생도 수능수준에 맞춰 공부하다 보니 아이들 수준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대학 본고사가 고등학교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는 손쉬운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몇몇 명문고가 서울대 신입생을 주로 공급하던 때를 기준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을 바라보면 곤란하다. 일류고 몇 개가 대한민국 고등학교를 대표하던 시절에는 학교에서 서울대반, 연고대반으로 나누어 본고사 지도를 할 수 있었지만, 그때조차 나머지 학교의 학생들은 본고사 준비를 위해 서울의 학원에 유학왔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본고사에 대한 요구는 흔히 대학 자율이라는 명분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우수학생을 마음대로 뽑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본고사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본고사는커녕, 자체 면접도 거의 없는 미국 대학들의 경쟁력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 미국의 명문대학이 간편한 본고사 대신 복잡한 다면평가를 하고 있음은 익히 알려져 있으며, 그런 노력은 그들이 추구하는 우수 인재상과 무관하지 않다. 전통적 의미의 우수학생은 주요 교과의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러나 지식과 문화의 변화주기가 짧아지고, 무한 경쟁이 일상화되면서 대학이 주목해야 할 인재는 창의성과 뛰어난 상황주도력을 가진 학생이 됐다. 그런데 본고사라는 제한된 시험으로 이처럼 역동적이고 다방면에 뛰어난 인재를 가릴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우리사회에서도 우수인재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으며, 그 변화를 거부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본고사가 인재 선발의 도구가 되기 힘들다면 대학은 무엇을 가지고 학생을 뽑아야 할까? 비록 현재의 학교 교육이 불만족스러워도 대학이 원하는 우수자원은 고등학교에서 찾아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고등학교의 내신기록은 가장 중요한 전형자료가 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시험점수뿐 아니라 교과 안팎의 학습과정과 체험활동이 포함되어야 한다. 내신이 핵심 전형요소가 될 때 대학은 무엇으로 자율권을 행사해야 하는가? 대학은 내신기록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고 적극적으로 가공함으로써 자기 대학, 전공영역에 맞는 학생을 찾아내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대학관계자들은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 정통해야 하며, 개별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실제와 학교특성을 파악하는 데 힘써야 한다. 나아가 모집단위별 선수과목과 수능 탐구영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고등학교가 진로지도를 체계적으로 하도록 이끄는 한편, 전공공부를 위한 준비와 충성심이 강한 학생들을 뽑는 데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고등학교 또한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고등학교 교육에 대한 조롱과 질타라는 점을 깨닫고 진학지도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내신은 강한데 수능은 약하다.”는 말이 무색하도록 수업과 평가의 질을 끌어올려야 하며, 수업과 수행평가 등에서 논리적 사고를 훈련시켜 ‘내신 따로 논술 따로’라는 핑계가 통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대평가 중심의 9등급제 내신표기가 시정되어야 한다. 공정한 내신관리를 전제로, 절대평가의 원칙을 회복하여 학생구성의 차이에 따른 평가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고등학교 나름의 색다른 교육과정이 제대로 기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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