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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위 동반 사퇴 불사” 노동계, 벼랑 끝 전술 나서나

    “최저임금위 동반 사퇴 불사” 노동계, 벼랑 끝 전술 나서나

    법정 심의기한을 넘긴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이 파행 위기에 처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저임금 결정 협상 자리에서 공익위원들이 시간에 쫓겨 수정안 제출 압력을 가하거나 턱없이 낮은 인상률로 무리하게 조정을 시도한다면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대 결심은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이 전원 동반 사퇴하는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노총 김동만 위원장과 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이 모두 참석했다. 최저임금 막판 협상 과정에 양대 노총 수장이 근로자위원 전원 사퇴를 공언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27명으로 구성돼 있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주장했지만, 올해 실제 목표는 두 자릿수 인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0년 2.75%에서 올해 8.1%로 꾸준히 증가했다.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4월 총선에서 노동계 출신 인사들이 20대 국회에 대거 진출해 올해 특히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최근 대형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노동계의 긴장감도 고조됐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일자리 유지가 시급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최저임금 인상론이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계는 6030원 동결을 고수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이 법적 효력을 가지려면 고용부 장관 고시일(8월 5일) 20일 전까지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최저임금 의결을 위해서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체 위원의 과반 투표에 참여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짐 싸는 외국기업 ‘법인세 인하’ 카드로 붙드는 영국

    인하책 주변국 반발 불러올 수도 FTA 체결 등 후속 조치도 내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보따리 싸는 기업을 붙들기 위해 영국이 법인세를 인하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기업들의 영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현행 20%인 법인세율을 주요 국가들보다 낮은 15% 이하로 끌어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2017년 4월 19%, 2020년 4월 17% 등 단계적 인하 로드맵을 제시했다. 오즈번 장관은 “영국은 앞으로의 지평과 여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 카드는 영국이 직면한 리스크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현재까지 파운드화 가치는 11% 곤두박질쳤고, 유럽연합(EU) 회원국 기업들은 금융 중심가인 런던에서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후임을 둘러싸고 여당인 보수당 내 당권 투쟁과 야당인 노동당의 내분에 따른 정치 불안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에릭 닐슨 유니크레디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EU 탈퇴를 되돌리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경제가 앞으로 몇 분기 경기 침체에 빠질 공산이 크고 그 충격은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즈번 장관은 법인세 인하와 함께 영국과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각국과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신속히 추진하고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투자자금도 유치하는 한편 ▲은행 대출 지원 ▲노던 파워하우스(Northern Powerhouse·북부지방을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바꾸는 계획) 투자 확대 ▲재정신뢰도 유지 등 브렉시트 후속 조치도 내놓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즈번 장관의 제안이 실현되면 영국 법인세율이 아일랜드의 12.5%에 바짝 근접하게 돼 독일 등 주변국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기업세제센터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법인세율은 평균 28.7%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朴대통령, 14~18일 ASEM 참석 위해 몽골 방문

    박근혜 대통령은 제11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과 몽골 공식 방문차 오는 14∼18일 몽골 울란바토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4일 밝혔다. 이번 ASEM 정상회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브렉시트) 이후 열린다는 점에서 브렉시트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5∼16일 ASEM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지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EU에서는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보여 박 대통령과의 조우가 예상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박 대통령 간 조우도 관심이다. 다만 한·중, 한·일 정상 간 별도 회동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ASEM 정상회의 이후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의 초청으로 17∼18일 몽골 공식방문 일정을 진행한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5년 만인 이번 방문을 통해 박 대통령은 몽골과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요한 슈나이더 암만 스위스 대통령이 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13~14일 한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스위스 대통령의 방한은 1963년 양국 수교 이래 처음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브렉시트로 인한 독일 급부상 두고 유럽 내 논란

    브렉시트로 인한 독일 급부상 두고 유럽 내 논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역내 제2 경제대국인 영국이 EU에서 떠나기로 하면서 독일의 목소리가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이자 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차 대전 전범국인 독일의 재부상에 대해 유럽 국가뿐만 아니라 독일 내에서도 우려가 있지만 독일이 ‘보통 국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WP는 일부 유럽인들이 독일의 ‘원죄’ 때문에 독일이 EU 주도 세력으로 부상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이 위기에 부닥쳐 흔들리는 상황에서 강력한 경제력과 안정성을 지닌 독일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WP는 진단했다.  현재 유럽에서 영국은 EU 탈퇴를 결정했고 프랑스는 경기 침체와 테러,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대량 실업과 정치적 불안으로 고통받는 처지다.  이 같은 독일의 급격한 부상을 둘러싸고 가장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는 곳은 독일 내부다.  한쪽에서 나치의 망령을 떠올리며 민족주의의 재부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제 보통 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독일 만하임 대학에 재학 중인 제니퍼 베르드바인은 녹색당 청년 조직 500여명과 함께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에 독일 국기를 내걸지 말자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벌였다.  이는 독일 내 논란을 일으켰으나 일부 학생 조직들도 동참하며 호응을 받았다. 베를린과 다른 지역의 일부 바와 식당에서는 이와 관련한 문구가 내걸렸다.  베르드바인은 2차 대전의 악몽을 겪은 유럽 대륙에서 독일이 독보적인 위치를 다시 차지해서는 안 된다면서 “독일이 유럽 내 정치적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 경제적 힘을 사용하면서 너무 앞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기민당의 자매 보수 정당인 기사당의 한스-페터 프리드리히 연방하원 의원은 독일이 영국의 EU 탈퇴를 맞이해 더 많은 짐을 어깨에 져야 한다며 ‘보통 국가론’을 주장했다.  프리드리히 의원은 “브렉시트 때문에 독일은 명백히 더 많은 책임을 얻었다”면서 국기를 반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일부 독일 사회가 여전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독일 외부에서는 독일이 EU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을 때 혼란스러운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리더십을 의심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난민 정책이 대표적 사례이며 크림반도 병합을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계속되는 갈등도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메르켈 총리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유럽이 겪고 있는 사안이 지금보다 훨씬 더 나빠졌을 거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20대 국회 첫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구조조정, 추경안 등 질의 예상

    20대 국회 첫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구조조정, 추경안 등 질의 예상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어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실시한다. 20대 국회 개원 이래 국회의 첫 대정부질문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충격,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 해운·조선산업 구조조정 등 현안이 많아 여야의 열띤 질의가 예산된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브렉시트 이후 요동치는 세계 경제 상황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집중 점검이 이뤄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브렉시트를 포함한 대·내외적 악재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현 상황을 진단하면서 경제 회복과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서비스산업 육성과 규제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을 주장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함께 추진해온 서비스산업발전법과 노동개혁 4법 등의 조속한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10조원 규모 추경 방침과 관련 구체적인 로드맵을 따져 묻는 한편 청년실업, 전셋값 폭등 등을 포함하는 경제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 현상에 대한 해법을 촉구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한국은행 발권력 동원, 대우조선해양 지원방안을 논의한 청와대 ‘서별관회의’(비공개 거시경제정책협의회)의 존속 여부 등의 현안을 놓고 야당 의원들과 장관들의 논리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새누리당에서는 이종구·김한표·정유섭·정종섭·송석준 의원이, 더민주에서는 김진표·이언주·윤호중·민병두·홍익표 의원이, 국민의당에선 유성엽 채이배 의원이 질의자로 나선다. 정부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미래창조과학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금융위원장 등 총 9명이 답변대에 설 예정이다. 또 이날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비교섭단체 발언을 한다. 국회 대정부질문은 19대 국회까지는 ‘정치’, ‘통일·외교·안보’, ‘경제’, ‘교육·사회·문화’ 등 4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으나 지난 5월 국회법 개정에 따라 이번부터는 경제와 비경제 분야로 나눠 이틀간 실시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대 국회 첫 대정부 질문…구조조정·추경 등 경제분야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어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실시한다. 이번 대정부질문은 3당 체제인 20대에서 처음 열리는데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충격,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 해운·조선산업 구조조정 등 현안이 많아 여야의 열띤 질의가 예산된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브렉시트 이후 요동치는 세계 경제 상황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집중 점검이 이뤄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이같은 대내외적 악재로 경제상황이 엄중하다고 진단하면서 경제회복과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서비스산업 육성과 규제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을 주장한다는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확대균형 달성과 고용양극화 해소 등 각종 경제·민생 현안 해결을 해결하려면 정부·여당이 추진해온 서비스산업발전법과 노동개혁 4법 등의 조속한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10조원 규모 추경 방침과 관련 구체적인 로드맵을 따져 묻는 한편 청년실업, 전셋값 폭등 등을 포함하는 경제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 현상에 대한 해법을 촉구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한국은행 발권력 동원, 대우조선해양 지원방안을 논의한 청와대 서별관회의의 존속 여부 등 이슈를 놓고 의원들과 장관들의 논리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새누리당에서는 이종구·김한표·정유섭·정종섭·송석준 의원이, 더민주에서는 김진표·이언주·윤호중·민병두·홍익표 의원이, 국민의당에선 유성엽 채이배 의원이 질의자로 나선다. 정부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미래창조과학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등 총 9명이 답변대에 설 예정이다. 또 이날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비교섭단체 발언을 한다. 국회 대정부질문은 19대 국회까지는 ‘정치’, ‘통일·외교·안보’, ‘경제’, ‘교육·사회·문화’ 등 4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으나 지난 5월 국회법 개정에 따라 이번부터는 경제와 비경제 분야로 나눠 이틀간 실시된다. 연합뉴스
  • [글로벌 시대] 브렉시트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글로벌 시대] 브렉시트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이 30여년 만에 삐걱거리고 있다. 최근 유럽연맹을 탈퇴하기로 한 영국의 결정이 신호탄이다. 브렉시트로 알려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이 유럽의 일부 국가들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의 주장과 맞물리면서 향후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의 향방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는 독일이 중심이 돼 가는 EU 체제에 대한 불만, 이민자 급증과 이로 인한 자국민들의 일자리 감소, 그리고 국제 테러에 대한 불안감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브렉시트는 그러나 무엇보다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내재하고 있던 문제점이 곪아 터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영국과 미국이 중심이 돼 전개한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한계로 치달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잘 알려진 대로 영국의 대처 총리와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1980년대 초반부터 전개한 국제 정치경제 질서다. 신자유주의 이론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미국 시카코대학의 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주장에 따라 국가의 역할을 축소하고 사기업들의 이윤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시장 개방과 공기업의 사유화, 그리고 탈규제를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자유주의 이론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전 세계가 단일시장과 단일 문화권으로 상호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글로벌라이제이션 현상과 맞물리면서 전 세계를 지배하는 핵심 이론으로 역할하게 된다. 문제는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근본적으로 미국과 영국의 이익을 위해 실현된 국제 정치경제 질서라는 점이다. 미국과 영국은 겉으로는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 인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동일하게 경제적인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 대국인 미국과 영국이 전 세계 기업들에 시장을 개방하는 만큼 개발도상국가들도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국가는 탈규제와 개방화를 주도해야 하며, 기업들을 지원하는 역할만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과 영국은 그러나 실제로는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익이 자기들에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예들 들어 1993년부터 시작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서명하는 자리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은 NAFTA를 통해 1995년까지 미국 내에서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멕시코가 얻는 것은 경제적인 이익이 아니라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결국 경제적 이익은 미국이 가져가겠으니, 멕시코는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식 민주주의를 배우면 좋지 않으냐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의 핵심을 극명하게 보여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브렉시트는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한동안은 미국과 영국의 혜택을 위해 존재했지만, 앞으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자신들이 당초 주장했던 국제정치 결제 질서를 스스로 뒤집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미 대선 후보인 트럼프가 날마다 주장하는 바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브렉시트는 결국 국경 없는 국제 정치경제 질서는 자국 이익이 우선하지 않는 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브렉시트는 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가 향후 국제 정치경제 협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고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교훈을 던져 주고 있다.
  • 브렉시트·대출 규제·금리 인하… ‘눈치 모드’ 주택시장

    브렉시트·대출 규제·금리 인하… ‘눈치 모드’ 주택시장

    중도금 대출 보증 요건 강화에 영국발 악재… 재건축 거래 위축 “정부가 강남 재건축과 분양권 시장이 과열됐다고 판단하고 조치를 취한 만큼 한동안 시장의 눈치 보기는 심해지지 않겠어요?”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최근 과열 진단을 받은 강남 재건축의 청약경쟁률은 빠지겠지만 시장을 근본적으로 흔들지는 않을 것 같아요. 브렉시트가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반면 금리 인하는 장기적으로 주택거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겁니다.”(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주택시장도 눈치 보기에 들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최근 아파트 집단대출 규제를 발표하자 부동산 시장을 이끌던 고가 재건축 아파트들이 주춤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주택가격과 관계없이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발급했지만 이제는 분양가격 9억원 이하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1인당 보증건수도 최대 2건으로 줄고 보증한도는 수도권 6억원, 지방 3억원으로 한정된다. 변경된 보증요건은 7월 1일부터 입주자 공고를 실시하는 주택에 대해 적용된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재건축 아파트다.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A공인중개사는 “강남 재건축이 인기를 끌면서 목동 아파트도 한 번 보고 거래를 하는 사람들이 제법 됐는데 1주일 사이에 분위기가 달라졌다”면서 “지난달 24일 목동 재건축 아파트를 보고 간 손님이 다시 온다고 했는데 소식이 없다. 뭔지 모르지만 국제적으로 큰 사건이 터지고,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과열 논란이 일고 있는 강남 재건축도 마찬가지다. 서초구 반포동 부동산 한 관계자는 “시장에 물건이 더 많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매수 문의는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브렉시트가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고, 정부가 강남 재건축을 타깃으로 중도금 대출규제를 내놓은 상황에서 급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강남의 돈이 묶이는 이유 중 하나는 정부의 정책 의지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강남 재건축 시장 분양가에 거품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분양권 전매) 현장을 단속하고 금융결제원 자료를 통해 거래내역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 사람들은 생각 이상으로 정부 정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중도금 대출 규제를 두고도 정부가 재건축·분양권 과열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중도금 대출 규제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개포3단지 재건축 조합은 중도금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일정보다 서둘러 6월 말 분양승인을 신청했으나 보류되면서 다소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7월 1일 이후 모집 공고를 내게 되면 새로 적용되는 중도금 대출 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에 이를 피해 앞당겨 승인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강남구에서 분양 승인을 해주지 않아 보류 상태에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을 필두로 재건축 아파트가 주춤해지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보는 분위기도 엇갈리고 있다. 당초 하반기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의 강세를 전망했던 전문가들도 “돌발 악재가 단기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브렉시트와 중도금 대출 규제는 분명 악재”라면서 “1998년 외환위기 때와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때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냉각됐다. 단기적으로 거래가 얼어붙는 상황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매수자들의 심리까지 얼어붙으니 오르기 어렵다”면서 “단기·중장기 모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브렉시트 사태가 실물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고,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어 오히려 주택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어들어 우리도 금리 1% 시대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풍부해진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몰려 시장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도금 대출 규제의 영향도 제한적일 수 있다. 9억원 이상 주택을 보증 대상에서 제외하고, 수도권과 광역시의 보증한도를 1인당 6억원(지방은 3억원)으로 제한했지만 해당 범위에 드는 주택의 수는 올해 서울 분양 아파트 1만 2525가구 중 858가구로 전체의 6.85%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최근 강남 재건축에 투기 수요가 몰리고 있고, 이런 분위기가 서울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분양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강한 규제인 것 같지만, 1인당 2건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현재 살고 있는 주택 이외에 아파트 4채를 더 청약할 수 있다”면서 “강남 재건축은 영향을 받겠지만, 다른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줄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소외당했던 기존 아파트들이 관심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피스텔도 중도금 대출 규제를 받게 되면서 임대사업도 쉽지 않게 됐다. 오피스텔 여러 채를 분양받아 임대사업을 하면 이자비용 등을 빼고도 연 5% 정도의 수익률을 낼 수 있어 최근 인기를 끌었다. 이런 이유로 2013~2014년 연평균 4만여실이던 건축 허가 물량이 지난해에는 두 배가 넘는 10만여실로 급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이 주일의 정가 포커스] 20대 첫 대정부질문… 與 경선룰 확정

    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4~5일 이틀간 열린다. 청와대는 대정부질문 일정을 고려해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열리는 국무회의를 하루 앞당겨 4일 열기로 했다. 4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조선·해운 구조조정과 추가경정 예산 편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등이 주요한 질문 주제가 될 전망이다. 5일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세월호 참사 보도 압력 논란, 세월호 특위 활동시한 연장 문제, 야3당의 경질 압박을 받고 있는 박승춘 보훈처장의 거취 등을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국정조사특위 등의 의결이 있을 예정이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이슈는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에 서영교 의원에 대한 징계 방안을 확정할 가능성이 있다. 서 의원과 비슷한 ‘가족 채용’ 사례가 계속 적발되고 있어 친인척 보좌진의 면직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도 보인다. 6월 국회 본회의 직후 확정되는 새누리당의 8·9전당대회 경선룰과 주초에 윤곽을 드러낼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회’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당 비대위원은 1차적으로 당내 인사를 중심으로 꾸려지고, 당이 정비되는 대로 외부 인사 영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에 대한 정부의 대응도 계속된다. 외교부는 지난달 말 구성한 브렉시트 대응 테스크포스(TF)팀 첫 회의를 4일 갖는다. TF팀은 이태호 경제외교조정관을 팀장으로 유럽국장, 양자경제외교국장 등이 참여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파운드 세일’에 몰린 외국인… 사고친 英증시, 되레 고공행진

    ‘파운드 세일’에 몰린 외국인… 사고친 英증시, 되레 고공행진

    달러 환산 땐 주식도 싸져 매력… 양적완화 기대감도 상승 배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의 진원지인 영국 증시가 올해 최고 수준까지 오르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와 일본 증시 등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사고’를 친 영국이 유독 잘나가는 배경에는 환율 효과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한 주간 전 세계 증시는 브렉시트 여파에서 벗어나며 일제히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영국 FTSE 100 지수는 지난 1일(현지시간)까지 나흘 연속 크게 오르며 브렉시트 국민투표 가결 직전인 지난달 23일보다 오히려 3.78% 상승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반면 독일 DAX 지수는 같은 기간 4.69% 내렸고 프랑스(-4.30%)와 이탈리아(-9.30%) 등도 브렉시트 공포로 인한 주가 폭락의 절반가량만 되찾는 데 그쳤다. 브렉시트 후유증이 가장 커야 할 영국 증시의 이상 강세는 파운드화 추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영국 증시만 보면 브렉시트 충격에서 벗어난 것 같지만 환율은 전혀 회복되지 못했다”며 “달러 환산 시 값이 싸진 영국 주식에 외국인이 일제히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달러화 대비 영국 파운드화 환율은 지난달 23일과 27일 사이 11.1%나 폭락해 여전히 그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14년 7월 4일 고점과 비교하면 22.7% 하락했다. 파운드화 가치가 30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고 주가도 급락하면서 외국인으로서는 절호의 ‘세일 기회’를 얻은 셈이다. 영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의 또 다른 배경이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까지 재정 흑자를 달성하기로 한 목표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며 재정 적자를 감수하면서라도 경기 둔화를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브렉시트 현실화까지는 최대 10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진단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유럽 대륙의 경우 남유럽 재정 위기와 은행권 부실 등이 여전히 악재로 남아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우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추가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데 이는 은행권 부실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은행의 경우 유로존 전체 보유분의 3분의1에 해당하는 3600억 유로(약 462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열린세상] 브렉시트가 부럽다/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브렉시트가 부럽다/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누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립된 국제질서는 미국의 리더십 아래 대서양과 태평양 두 축으로 움직여 왔다. 굳건해 보이던 미국 주도 질서의 균열은 의외로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왔다. 영국은 경제 부담과 난민 문제로 더이상 미국의 유럽연합(EU) 대리인이 되길 거부했다. 영국의 ‘먹튀’에 미국과 EU 모두 열 받을 만하지만, 필자는 그래도 자국의 이익과 미래를 스스로 결정한 영국의 독자적 판단과 결정 능력은 부럽다. 미국의 또 다른 축 태평양에서도 현 질서의 탈퇴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히스토렉시트(History Exit), 일본이 탈취한 지역 일체를 반환하기로 한 카이로선언을 포함한 역사적 합의들의 불이행에 대한 후속 갈등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일 간 댜오위다오(센카쿠)의 동중국해에 이어 중국과 일부 아세안 국가들이 난사군도의 남중국해에서 대립하고 있다. 하지만 보기엔 영토 분쟁이지만 실상은 역사의 후유증이다. 전후 처리 과정에서 청산되지 못한 역사 문제들이 국제질서의 혼란을 틈타 다시 부딪치고 있다. 차이넥시트(China Exit), 중국의 전후 질서에 대한 변경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1943년 카이로선언 때 중국은 미국에 의해 국제무대에 복귀했지만 21세기 들어서는 자력으로 세계 중심에 등장했다. 이제 중국은 미국에 신형대국 관계를 요구할 정도로 덩치와 힘이 커졌다. 중국은 안보적으로는 신안전관과 군 현대화, 경제적으로는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국가 전략의 두 날개로 삼고 있다. 미국이 역내 질서의 안정과 원칙을 얘기하면 할수록 미국의 불안감과 불만족이 두드러진다. 대신 중국의 자리가 묵직함이 느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재팩시트(Japan Exit), 일본의 전열 재정비가 빨라지고 있다. 일본이 지난 ‘잃어버린 20년’에서 잃어버린 것은 경제침체보다 국가전략이었다. 2010년을 기점으로 경제마저도 중국에 추월당하면서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었다. 아베의 2차 집권 이후 한판 겨루겠다는 사무라이의 결기가 느껴진다. 댜오위다오(센카쿠) 갈등은 영토 분쟁이 아니라 중·일 간 본격적 경쟁의 파열음이다. 시진핑과 아베 집권의 겹치는 시기는 중국이 역내 리더십을 굳히기 전 일본이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리밸렉시트(Re-balancing Exit), 재균형의 미래가 불확실해지고 있다. 재균형은 미국이 자국에 불리해진 역내 전략적 불균형 상황을 다시 유리하게 만들려는 정책이다. 재균형의 성과는 동맹 네트워크의 강화였다. 일본 같은 전통적 동맹국들은 물론 베트남 등 국가들과의 우호관계로 중국을 효과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미국도 팍팍한 밑바닥 민심이 표면화되면서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 성향 외교의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됐다. 브렉시트로 동력을 받고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재균형 정책은 약화 또는 변형될 가능성이 크다. 클린턴이 돼도 어떤 식으로든 트럼프 현상을 반영해야 한다. 코렉시트(Korea Exit), 한반도 문제의 해결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의 독립을 약속한 카이로선언과 포츠담선언이 그대로 이행됐다면 동북아의 평화가 실현됐을 수 있다. 강대국들은 카이로선언에서 한국의 독립을 적당한 시기에 실시한다고 애매하게 결의했다. 그 결과 한반도는 오늘날 분단 상태로 남게 됐고 남북 대결과 핵 위기로 불안정하다. 비록 남북 갈등이 다시 격화됐지만 불가피한 역사적 진통으로 이해된다. 이제 한국은 통일을 주도할 힘과 능력을 가진 미들파워가 됐다. 그러나 문제는 의지와 자세다. 현재 우리는 문을 열고 나가고 싶어도 우리 마음대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위한 단호한 신념과 실천적 행동이 요구된다. 아쉬운 미국엔 문을 함께 열고 나간다. 견제에 시달리는 중국엔 편안하게 문을 잡아 준다. 예민해진 일본엔 대범하게 문을 열어 준다. 고립무원의 북한엔 문 자체가 돼 준다. 그래야만 우리의 미래와 통일의 문을 스스로 열 수 있다.
  • 英 중앙은행 “올여름 양적완화 필요할 것”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예상되는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조만간 통화정책 완화 조치를 내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마크 카니 잉글랜드은행 총재는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경제 전망이 악화되고 있어 일부 통화정책 완화 조치가 올여름 필요할 것 같다”며 추가 금리인하 및 양적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브렉시트 결정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계와 기업, 금융시장에 경제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키고 있다”며 “잉글랜드은행은 향후 몇 달간 경제 성장을 지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재가 추가 통화정책 완화를 시사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파운드화는 이날 전일 대비 2.0% 하락해 파운드당 1.3235달러로 마감했다. 국채 가격은 상승해 2년 만기 영국 국채 금리는 사상 처음 마이너스대에 진입했다.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지난달 28일 이후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점인 6504.33을 기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하반기 수출 기지개 펴나…6월 감소폭 2%대로 좁혀

    하반기 수출 기지개 펴나…6월 감소폭 2%대로 좁혀

    산업부 “8월 이후쯤 수출 회복” 전망 6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줄었다. 18개월 연속 최장기 수출 감소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6월(-2.7%) 이후 가장 좋은 ‘성적표’이다. 정부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이 있겠지만 8월 이후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수출이 453억 달러, 수입은 337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7%, 8.0%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무역흑자 규모는 116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2년 2월 이후 53개월째 흑자 행진이다. 지난달 수출은 감소폭이 크게 줄어드는 등 긍정적 신호를 보였다. 지난 1월 -19.1%까지 내려갔던 수출 감소율은 4월 -11.2%, 5월 -6.0%를 찍었다. 특히 지난달 일평균 수출액은 19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원화 기준 수출은 1년 전보다 2.4% 늘어나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선박(29.6%)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됐고, 컴퓨터(19.8%)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철강(-2.3%), 반도체·차 부품(-0.5%) 부문의 감소폭도 완화됐다. 산업부는 하반기 수출과 관련해 7월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1.5일 줄어 곧바로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어렵겠지만, 수출 단가가 상승하고 있어 8월 이후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와 철강 단가가 중국의 구조조정 등으로 상승세”라면서 “하루 평균 수출액과 원화 기준 수출액이 증가세인 만큼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경상수지 흑자는 103억 6000만 달러로 올 들어 최대 규모였다. 2013년 3월 이후 51개월 연속 흑자행진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33억 7000만 달러로 급감했던 경상수지 흑자가 5월에는 100억 달러선을 회복했다”면서 “수출 감소율이 낮아진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다시 늘었다”고 밝혔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남중국해 분쟁 기름 부을 ‘중재 판결’ 12일 나온다

    남중국해 분쟁 기름 부을 ‘중재 판결’ 12일 나온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중재 판결 날짜가 정해졌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는 7월 12일 오전 11시에 남중국해 분쟁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지난 28일 밝혔다. 중재 신청은 필리핀이 했지만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보는 중국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재판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련의 재판 과정을 모두 부정해 왔다. 예상대로 판결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면 중국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 탈퇴, 남중국해 일대에 방공식별구역 설정 등 극단적인 방식으로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재판 결과를 강제할 방법이 없어 오히려 갈등만 더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필리핀은 2013년 중재 신청을 내면서 중국이 주장하는 ‘9단선’ 내 일부 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유엔해양법협약과 맞는지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중국이 1947년 설정한 9단선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9개의 선으로 중국은 9단선 안쪽 약 80%가 자국 영해라고 못 박았다. 필리핀은 또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미스치프 환초(메이지자오), 수비 환초(주비자오), 파이어리크로스 환초(융수자오) 등은 간조기에만 드러나는 산호초여서 영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당사국이 존재하는 남중국해 분쟁은 유엔해양법협약상 PCA 관할이 인정되지 않는 ‘주권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필리핀이 양자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한 양국 간 협약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제소한 것 자체가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히고 있다. PCA가 필리핀의 손을 들어 주면 미국, 일본 등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은 “판결을 존중하라”며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재판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국은 국제사회의 리더가 될 수 없다”는 논리로 외교전을 펼칠 게 뻔하다. 그러나 중국은 연 5조 달러의 상품이 오가는 남중국해 질서권을 미국에 빼앗기면 해양 진출이 좌절돼 ‘대국 굴기’가 요원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등 47개국을 우군으로 만들어 놓았다. 특히 중국이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면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브렉시트 이끈 존슨, 총리 경선 사퇴… ‘제2의 대처’ 메이 힘받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혼란에 빠진 영국을 이끌 보수당 새 대표 겸 차기 총리 경선이 29일(현지시간) 시작됐다. 하지만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되던 보리스 존슨(왼쪽·52) 전 런던시장이 출마 선언 하루 만에 경선을 포기하면서 정국이 예측 불허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존슨 전 시장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가 새 총리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며 집권 보수당 차기 대표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그와 함께 EU 탈퇴 진영을 주도한 마이클 고브(48) 법무장관이 자신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총리 후보에 직접 도전하겠다고 밝힌 뒤 이뤄졌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24일만 해도 존슨이 차기 당 대표와 총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압도적이었다. 이 때문에 영국 정가는 그가 총리에 당선되면 브렉시트 진영을 함께 이끈 고브와 권력을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부 보수당 의원들이 “EU 탈퇴론자가 아니었던 존슨이 개인적 욕심을 채우려고 (자신의 신념과 다른) 브렉시트를 밀어붙였고 당 대표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까지 낙마시켰다”고 비판하면서 평판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당 대표 선거에서 존슨을 도우러 모인 이들 대부분이 정치적으로 ‘함량 미달’인 것으로 드러나 그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됐다. 여기에 고브 장관의 부인이 고브에게 “존슨에게 확실하게 자리 약속을 받지 못하면 공개적인 총리 후보 지지 선언을 미루라”고 요구한 이메일이 29일 공개돼 파문이 커졌다. 이는 보수당 리더들이 ‘자리 거래’ 과정에서 뭔가 갈등이 불거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동시에 존슨 전 시장의 강력한 동반자인 고브조차도 그의 정치력을 믿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결국 고브 장관은 존슨에 대한 지지를 접고 “경선에서 그와 맞붙겠다”고 선언했다. 충격을 받은 존슨은 고브 장관의 출마가 사실상 보수당 주류 세력의 암묵적 동의하에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용퇴 결정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테리사 메이(오른쪽) 장관이 존슨 전 시장 반대파를 중심으로 지지세를 넓히며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여성인 메이 장관은 보수당 지지자들에게 전 총리인 마거릿 대처(1925~2013)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다 ‘EU 수장’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보수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차기 당 대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메이 장관이 31%로 1위를 차지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잔류 진영이던 메이 장관은 “새로 만들어질 브렉시트 담당 부처를 탈퇴 진영 인물들로 채우겠다”는 ‘탕평 인사’를 주요 선거 공약으로 내놓았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브렉시트 세력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보수당 대표 선거는 30일까지 입후보한 후보들 가운데 보수당 하원의원(331명) 투표에서 2명으로 압축한 뒤 모든 당원이 참여하는 투표를 통해 최종 선출한다. 새 대표는 9월 9일까지 선출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런던에 집 살 기회”… 英으로 몰리는 차이나머니

    “런던에 집 살 기회”… 英으로 몰리는 차이나머니

    “그동안 일본에 집을 사려고 알아봤지만 브렉시트로 일본 엔화 가치가 폭등하고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해 마음을 바꿨어요. 지금이야말로 영국 런던에 부동산을 살 기회가 온 것 같습니다. 친구들도 아이 교육을 위해 영국이나 미국에 부동산을 사고 있고 장기적으로 런던은 돈을 묻어 두기에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사는 한 거액 투자자의 말이다. 중국인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에 흔들리는 영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인들이 파운드화 가치가 31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런던 고가 주택이 갑자기 저렴해지자 영국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영국에서 저렴한 관광을 하고 쇼핑에도 나선 까닭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영국 파운드화와 주식 등 자산을 팔아 치우고 있지만 중국계 자금은 도리어 파운드화 가치 하락을 틈타 영국 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중국 최대 해외 부동산 웹사이트 중 하나인 상하이 쥐와이닷컴에 따르면 지난주 영국 부동산을 찾는 중국인 투자자는 전주보다 2배로 급증했다. 파운드화 가치 폭락으로 갑자기 주택 가격이 떨어지는 반사이익을 얻게 된 덕분이다. 쥐와이닷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매물인 런던 카나리워프 금융지구의 93㎡ 크기의 방 3개짜리 콘도 가격은 브렉시트 결정 전과 같은 89만 9950파운드(약 13억 9579억원)이지만 파운드화 폭락으로 값이 10% 이상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부터 런던에 투자해 온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런던 전망에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시장에 변동이 있을 때 우량 부동산에 투자할 기회도 생긴다”고 강조했다. 버버리 등 명품 쇼핑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둥 출신인 셰즈하오는 파운드화 가치가 내리면서 27일 런던에서 버버리 트렌치코트와 코치 핸드백을 샀다고 귀띔했다. 마이클 워드 영국 해러즈백화점 이사도 “파운드화의 단기적인 하락이 런던을 찾는 관광객 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체관광과 자유여행 상품 가격이 하락해 중국인의 영국 관광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온라인여행사의 경우 브렉시트 이후 영국 관광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30~4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온라인여행사 씨트립에 명품 쇼핑과 휴가를 즐기려는 유커들의 예약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비싸진 엔화에 일본 대신 영국행을 고려하면서 도쿄의 쇼핑 명소 긴자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연금 줄고 개미 울고 美 중산층 지갑 닫나

    연금 줄고 개미 울고 美 중산층 지갑 닫나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했을 때 미국인들이 하루 새 (퇴직연금인) 401(k)에서 1000억 달러(약 11조 7000억원)를 잃었는데도 그는 이번 붕괴로 자신의 골프장이 수익을 더 얻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미국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하며 이렇게 비난했다. 트럼프는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난 24일 스코틀랜드 턴베리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브렉시트로) 파운드 가치가 떨어지면 솔직히 더 많은 사람이 여행이나 다른 일로 턴베리로 올 것”이라며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클린턴을 비롯한 미 언론 등의 질타를 받았다. 브렉시트의 악영향에도 자신의 골프장 홍보에만 열을 올린 것이다. 클린턴이 언급한 401(k)는 미국 직장인 등 중산층의 상징인 퇴직연금으로, 브렉시트 여파로 상당한 피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렇다면 브렉시트는 미국인들의 지갑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 워싱턴포스트(WP), CNBC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미국의 금융·부동산 등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면서 미국인들이 울고 웃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뱅크레이트닷컴 그레그 맥브라이드 수석금융분석가는 WP에 “브렉시트로 인해 저축하는 사람들은 돌려받는 것이 늦어지게 될 것이고 개미 투자가들도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좋은 점은 유럽으로 휴가를 떠나는 비용이 훨씬 저렴해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 발표 직후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진 글로벌 증시 하락은 주식 직접 투자는 물론 주식과 연계된 401(k)의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쳐 월급의 상당수를 은퇴에 대비해 401(k) 계좌에 묻어 놓은 일반인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가 앞으로 몇 주간 불안한 상황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401(k) 투자자 중 곧 은퇴를 앞둔 경우라면 401(k) 이외에 보험 등 다름 금융상품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편안한 상황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에 대한 생각을 시작함으로써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렉시트 결정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등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상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은행에 돈을 넣어 놓은 예금자들은 당분간 별다른 희망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맥브라이드 분석가는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까지 기다리면서 예금자들은 금리를 더 주는 소규모 은행이나 신용조합 등을 쇼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브렉시트가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모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지연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집을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에게는 모기지 이용에 적기일 수 있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브렉시트 발표 직후 0.1% 포인트 떨어졌다. 물론 미국 내 부동산 가격은 경기 호조로 오름세여서 모기지 금리만 내려간다고 해서 집 장만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브렉시트로 해외 투자자들이 영국을 떠나 미국에서 집을 장만하면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 부동산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브렉시트로 인한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파운드·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미국인들의 영국 여행이 그만큼 저렴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발표 후 10% 이상 급락하면서 30년 만에 달러 대비 가장 큰 가치 하락을 보였다. 미 여행업계는 영국 여행뿐 아니라 향후 영국 외 유럽국들의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라 유럽으로 가는 항공료가 대폭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행업체 관계자는 “시카고에서 런던행 왕복 항공료가 500달러대로 내려갔다”며 “영국 등 유럽인들이 경제적 이유로 미국 여행을 줄일 경우 유럽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좌석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항공료 할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달러화 급등은 미 경제에 전체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 부진은 국내총생산(GDP)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는 앞으로 1년간 달러화 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GDP는 1년간 0.4% 포인트, 3년간 1.5% 포인트까지 내려간다고 예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북미3국 “고립주의는 선동정치가의 처방”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3국 정상들이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부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거세진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선동 정치가의 잘못된 처방”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세 정상이 트럼프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가 지난 28일 유세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롯한 FTA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보호무역주의 공약을 전면에 내건 데 대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AP 등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생계를 위해 고생하는 사람들은 세계화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게 타당하다”면서도 “그렇다고 무역협정에서 빠져나와 국내시장에만 집중하자는 처방은 잘못된 것이다.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니에코 대통령도 “고립주의는 진보로 가는 길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웃이고, 친구다. 이 우정은 강력한 협력과 팀워크에 기초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트뤼도 총리 역시 “캐나다, 미국, 멕시코 간 무역협정은 3국과 세계경제뿐 아니라 3국 국민에게도 좋다”며 “함께하는 것은 언제나 혼자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반(反)이민 정서를 부추기는 트럼프와 유럽의 극우 정치인들을 ‘선동 정치가’로 깎아내렸다. 그는 “과거에도 우리 역사에는 반이민 감정이 선동 정치가들에게 이용된 때가 있었다”며 “그들의 주장은 외국인을 배척하는 토착주의(nativism)나 외국인 혐오증 아니면 냉소주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니에토 대통령도 “우리는 수십년에 걸쳐 이룬 것들을 파괴하고 없애려는 대중영합적이고 선동적인 정치인과 정치적 행동을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세 정상은 NAFTA를 강화하고 TPP를 가속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캐나다통신 등이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우리는 유럽!”…英병원 의사들, 반브렉시트 사진 화제

    “우리는 유럽!”…英병원 의사들, 반브렉시트 사진 화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곧 브렉시트(Brexit)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온라인상에 공개된 한 장의 사진이 긴 글보다 더 큰 힘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인디펜던트지 등 현지 언론은 런던의 호머튼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한 장의 사진을 보도했다. SNS을 통해 순식간에 공유된 이 사진에는 7명의 의료진들이 각자의 업무와 국적을 표기한 종이를 들고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 속 주인공들은 모두 영국 출신이 아니다. 스페인 출신의 수술실 간호사 3명, 아일랜드의 방사선 촬영기사, 독일 마취과 의사 등등으로 국가는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유럽'(We are Europe)이라고 외쳤다.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파키스탄계 이민자 출신의 의사 주나이드 마스드는 "우리는 NHS의 척추"라면서 "오늘도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힘든 일을 했다. 여기 이 사람들은 NHS를 위해 유럽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라고 적었다. NHS(National Health Service)는 영국이 자랑하는 국가보건서비스로 특히 이번 브렉시트 투표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민자들도 NHS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 수준은 떨어지고 오히려 세금만 더 낸다는 불만이 영국민 사이에 만연했던 것. 이에 이들 유럽 각지에서 온 의료진들이 그 실상을 몸으로 항변한 셈이다. 마스드는 "이민자는 의료 서비스의 수혜를 받을 뿐 아니라 공급하기도 하는 이들"이라면서 "NHS는 우리 사회 그리고 ‘우리 나라’를 위해 소중하고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손성진 칼럼] 이념 아닌 이익을 좇은 영국, 우리는?

    [손성진 칼럼] 이념 아닌 이익을 좇은 영국, 우리는?

    이념 호사가들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해 왈가왈부하기가 몹시 껄끄러운 모양이다. 왜냐하면 브렉시트는 영국의 극우파와 좌파, 서민, 노동자가 손을 맞잡고 만들어 낸 희한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민자를 배척하는 인종차별적 극우파와 유럽 통합이라는 세계화에 반대하는 좌파가 결과적으로 동상이몽의 합작을 했던 것이다. 정통 좌파로 불리는 영국 노동당 당수 제레미 코빈은 브렉시트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지만 보수당이나 노동당이나 모두 당론으로 잔류를 지지했다. 사정이 이러니 적어도 브렉시트를 놓고 일률적으로 이념적 재단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의 구분이 없다. 영국민들은 좌파, 우파가 아니라 잔류파, 탈퇴파로 구분할 수밖에 없다. 영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념이 아니라 각자 영역에서의 이익이었다. 탈퇴로 결론이 나자 극우파와 좌파가(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며 서로 자신들이 승리를 주도했다고 우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국민들은 이념과는 크게 상관없다. 유럽의 통합으로 자신들의 삶이 피폐해졌다는, 어쩌면 단순한 생각에서 고립주의, 반세계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본디 세계화는 선진국들이 밀어붙였다. 금융·투자 개방과 자유로운 노동 이동, 자유무역 등을 앞세운 세계화로 선진국들이 챙긴 이익을 모두 계산해 낼 수도 없다.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이 이끈 세계화로 착취를 당했다고 여기며 반세계화 운동을 벌여 왔다. 그러나 막상 피해자는 개발도상국만이 아니었으며 선진국들도 이민자의 급증에 따른 값싼 노동력의 유입으로 임금이 깎이고 결국은 양극화라는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이며 주요 선진국인 영국이 반세계화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 몸을 지키겠다고 자해를 하는 모순을 선택한 영국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까. 국제통화기금(IMF)은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몇 년 안에 5.5% 줄어들 것이라 했다. 영국 재무부는 일자리 52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 대가를 치르며 영국민들은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자기들끼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로마 가톨릭과 결별하고 고립된 채 대영제국의 기반을 닦았던 16세기 헨리 8세 때와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세계화의 혜택을 많이 입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좌파와 반세계화 세력이 그토록 반대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잃은 것도 있겠지만 얻은 것도 많다. 도리어 미국의 대선 후보 트럼프는 FTA로 “대(對)한국 무역적자가 두 배로 늘었고 미국 내 일자리도 10만개나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탈퇴파’처럼 세계화에 반대하고 신고립주의를 지지하는 미국 내 극우 층이 세를 넓히고 있다. 혼란스러운 세계 정세 속에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우리도 이제는 개개인의 이익, 국익을 우선으로 판단하는 도리밖에 없을 듯하다. 그러자면 이념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계화가 이익이면 세계화를 택하고 반세계화가 득이면 그것을 좇으면 될 일이다. 철저한 탈이념, 자국 이기주의를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들은 여전히 허울 좋은 이념의 틀에 갇혀 있다. 세계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명분만 앞세운 싸움에 몰두하며 좌정관천(坐井觀天)하는 중이다. 양극화로 따지면 한국은 세계 1등이다. 양극화 해소를 외치지 않은 역대 정부가 없지만 대선이 다가오자 정치인들이 또 일제히 흔드는 ‘정치 상품’이 있다. 바로 양극화 해소다. 영국 정치인들이 단순히 포퓰리즘에 편승해 브렉시트를 주창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 정치인들이 대선 국면에서 대중을 선동하고 편을 가르는 엉뚱한 정책을 또 들고 나서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신공항’ 공약 따위를 보면 기우만도 아닐 것 같다. 설마 양극화 해소를 이유로 트럼프를 추종하는 공약을 내놓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믿지만.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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