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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정부 때 ‘경찰 댓글 3만건’ 모두 사실로

    위법성 인지하고도 천안함 등 여론 조성 조현오 전 청장 등 12명 檢송치·4명 수사 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이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자 인터넷 게시판에 3만여건의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15일 댓글 조작 지시 혐의로 구속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과 함께 당시 경찰지휘부 등 11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추가로 확인된 관련자 4명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중이다. 조 전 청장의 지휘로 움직인 경찰 1500여명의 댓글 조직은 2010년 2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정부에 우호적인 온라인 댓글과 트위터 글 등 3만 7800건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단은 압수물 등을 통해 1만 2800여건의 댓글을 실제로 확인했다. 여기에 계정 탈퇴로 사라진 댓글, 여론 활동 결과보고서에 적힌 건수 등을 더해 전체 댓글 규모를 파악했다. 당시 경찰은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반값등록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제주 강정마을 사태 등 각종 이슈에 전방위 대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전 청장의 발언과 경찰에 대한 비판에도 댓글 대응이 이뤄졌다. 경찰은 또 신분 노출과 추적을 피하려고 가족, 지인의 가명·차명 계정을 도용하고, 해외 인터넷 프로토콜(IP)과 사설 인터넷망을 별도로 구축해 사용했다. 접속할 때마다 IP 주소가 바뀌는 무선 모뎀도 활용했다. 특히 수사단이 확보한 ‘비공식 조직 운영 문건’에 ‘공식 운영하면 여론 비난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었다는 점에서 당시 경찰도 댓글 작업의 위법성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경찰이 2010년 4월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530단)으로부터 정부 비판 성향의 네티즌(일명 ‘블랙펜’)들의 닉네임과 ID 등 자료를 넘겨받아 내사 또는 수사에 활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다만 공소시효가 지나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수사 과정에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이었던 민모 경정이 2004년 12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영장 없이 보안 사범들을 불법 감청한 사실이 확인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감청프로그램 업체 대표 등과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한시적 관세동맹’ 유지 메이의 브렉시트 승부수

    ‘한시적 관세동맹’ 유지 메이의 브렉시트 승부수

    ‘결별에 앞선 잠정 동거?’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조건들을 담판 짓는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이 난항을 겪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예와 잠정적 조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15일 영국과 EU는 17·18일 예정된 정상회의가 아닌 오는 11월 별도의 브렉시트 EU 정상회의를 열어 최종 합의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당초 14일(현지시간) 브렉시트 초안을 마련키로 했던 영국과 EU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17일까지 협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메이 총리는 주요 쟁점들의 타협안을 물밑에서 제시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메이 총리가 그동안 추진해 온 절충안을 내세워 EU와 브렉시트 잠정합의를 결국 끌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메이 총리는 협상 타결을 가로막아 온 3대 걸림돌 가운데 관세 문제와 관련해 잠정 기간 EU 관세동맹 규정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절충안으로 내놓았다. 이는 아일랜드 국경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영국이 관세동맹을 이탈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삽입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당분간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과 사법관할을 인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브렉시트 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혀 온 아일랜드 국경문제도 자국령인 북아일랜드의 특수 지위를 인정하고 영국 내에서 북아일랜드와 타 지역과의 법적 경계를 일부 설정하는 양보안을 넣었다. 이 과정에서 영국과 타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무역자주권 문제가 또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양측은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이른바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더타임스 등은 영국 고위 공무원들이 장관들에게 협상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적절히 대처하려면 늦어도 이달 말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실행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준비 없이 EU와의 합의나 의회 비준을 기다리기보다는 의약품 등을 비축하는 한편 기업들에 새로운 통관절차에 대비토록 경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브렉시트 협상 타결 실패…이번 주 합의는 어려울 듯

    브렉시트 협상 타결 실패…이번 주 합의는 어려울 듯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협상에서 EU와 영국이 15일 막바지 조율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이번 주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U와 영국은 전날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의 국경 문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EU는 밝혔다. 양측은 오는 17, 18일 열리는 EU 정상회의 이전에 추가로 만날 계획이 없어 브렉시트협상이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타결되는 것은 어렵다고 EU 관계자들은 밝혔다. 다만 양측은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상태여서 내달로 예상되는 임시 EU 정상회의 이전에는 타결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EU 외교이사회에 참석 중인 EU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브렉시트협상을 이끌어온 EU의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와 영국의 도니미크 랍 수석대표가 전날 브뤼셀에서 만나 최종 타결을 시도했으나 절충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특히 양측은 내년 3월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간에 사람과 상품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시 통관 절차를 까다롭게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이른바 ‘노 딜’(no deal) 가능성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실행을 위한 준비도 계속 해 나가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영국 고위 공무원들이 장관들에게 이번 주 협상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노 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달 말부터는 ‘컨틴전시 플랜’이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준비없이 EU와의 합의나 의회 비준을 기다리기 보다는 의약품 등을 비축하는 한편 기업들에 새로운 통관절차에 대비토록 경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EU 고위 외교관계자를 인용, 11월 EU 정상회의가 ‘노 딜’ 준비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 EU 외교관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준비가 거의 모든 회원국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EU 집행위원회는 이를 위한 팀을 보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이번주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더라도 협상이 최종 단계에서 결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계속해서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잠정 동거로 승부수 건 메이 총리

    잠정 동거로 승부수 건 메이 총리

    ‘결별에 앞선 잠정 동거?’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조건들을 담판 짓는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이 난항을 겪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예와 잠정적 조� 굡遮� 승부수를 던졌다. 영국과 EU는 17·18일 예정된 정상회의가 아닌 오는 11월 별도의 브렉시트 EU 정상회의를 열어 최종 합의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당초 14일(현지시간) 브렉시트 초안을 마련키로 했던 영국과 EU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17일까지 협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메이 총리는 주요 쟁점들의 타협안을 물밑에서 제시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메이 총리가 그동안 추진해 온 절충안을 내세워 EU와 브렉시트 잠정합의를 결국 끌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메이 총리는 협상 타결을 가로막아 온 3대 걸림돌 가운데 관세 문제와 관련해 잠정 기간 EU 관세동맹 규정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절충안으로 내놓았다. 이는 아일랜드 국경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영국이 관세동맹을 이탈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삽입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당분간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과 사법관할을 인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브렉시트 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혀 온 아일랜드 국경문제도 자국령인 북아일랜드의 특수 지위를 인정하고 영국 내에서 북아일랜드와 타 지역과의 법적 경계를 일부 설정하는 양보안을 넣었다. 이 과정에서 영국과 타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무역자주권 문제가 또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셸 바르니에 EU 측 협상대표는 이날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여권과 통관 등의 인적·물적 교류를 제한하는) ‘하드 보더’를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 등 몇몇 핵심 쟁점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MB 정부 경찰의 방대한 ‘댓글 공작’…경찰관 1500여명 동원

    MB 정부 경찰의 방대한 ‘댓글 공작’…경찰관 1500여명 동원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이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댓글 공작을 벌인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수사단)은 조현오(구속) 전 경찰청장과 당시 경찰 지휘부 등 11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고, 추가로 확인된 관련자 4명을 계속 수사하고 있닥고 15일 밝혔다. 수사단은 2010년 2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경찰이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와 경찰청 정보국·보안국·대변인실 소속 경찰관 1500여명을 동원해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3만 7800여건의 댓글과 트위터 글 등을 올렸다고 보고 있다. 이 중 수사단이 압수수색 등을 통해 실제로 확인한 댓글과 트위터 글은 1만 2800여건이다. 수사단은 그동안 계정 탈퇴로 사라진 댓글이 있고 기간이 오래 지난 점, 여론 활동 결과보고서에 댓글 활동 건수 등이 명시된 점 등을 고려해 전체 규모를 3만 7800여건으로 추산했다. 당시 경찰의 댓글 공작은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구제역, 김정일 사망, 유성기업 등 여러 노동조합 파업, 반값 등록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제주 강정마을 사태, 정치인 수사 등 여러 사안에 걸쳐 방대하게 이뤄졌다. 그때 경찰은 여러 비공식 조직을 구성했고, 경찰관 신분을 감추려고 지인이나 가족 등 가명·차명 계정과 해외 인터넷 프로토콜(IP)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관서에 설치된 공용 인터넷망 대신 사설 인터넷망을 별도로 설치해 이용하기도 했다. 이런 공작 활동의 지휘·실무라인에는 조현오 전 청장을 정점으로 당시 경찰청 정보국장·보안국장·정보심의관·대변인과,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집회에 대응한 부산경찰청의 청장·차장, 그리고 경찰청 보안국 소속 총경·경정급 간부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단은 또 당시 경찰이 정부 비판 성향 누리꾼인 이른바 ‘블랙펜’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영장 없이 이들을 불법 감청한 사실도 확인했다. 당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는 2004년 12월 감청 기능을 탑재한 ‘보안사이버수사시스템’을 한 업체로부터 납품받아 사용하면서 2010년 11월까지 영장 없이 7개 단체 게시판과 누리꾼 2명의 게시글, IP, 이메일 수·발신 내역을 불법 감청했다고 수사단은 밝혔다. 당시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이던 민모 경정은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530단)으로부터 인터넷에 대통령과 정부, 군을 비난한 누리꾼들의 닉네임과 ID, 댓글 주소 등 자료를 넘겨받아 내사 또는 수사에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단은 민 경정과 감청프로그램 업체 대표, 기술이사 등 3명에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고, 사이버사령부에서 블랙펜 작업을 지시하고 관리한 당시 530단 소속 전직 군인 2명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수사 중이다. 수사단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과 방대한 증거, 일부 대상에 대한 계속 수사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이후에도 일정 기간 공조수사팀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英·EU 2년간의 이혼 마침표 ‘체커스 구상’에 달렸다

    英·EU 2년간의 이혼 마침표 ‘체커스 구상’에 달렸다

    이혼 합의금·아일랜드 국경 절충안 마련 공산품 동일 규제, 서비스는 산업별 협약 ‘소프트 브렉시트’ EU 수용이 최대 관건 합의돼도 의회 승인 남아…최종 사인 먼길영국과 유럽연합(EU)이 어떤 조건으로 갈라설까. 영국이 EU로부터 탈퇴하는 ‘브렉시트’의 주요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막판 쟁점 줄다리기가 뜨겁다. 양측 정상들은 오는 17~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혼’ 조건과 절차를 놓고 최종 담판을 벌이게 돼 ‘포스트 브렉시트’의 유럽 미래가 나올지 주목된다. 영국의 브렉시트 발효일은 내년 3월 29일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영국과 EU가 ‘전환협정’ 없이 이혼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의 파국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양측은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지난 2년 동안 이혼 조건을 협의해 왔지만, 타협 시한인 10월 말 시점까지 몰렸다. EU는 이번 회의의 파국을 우려해 11월 특별 정상회의를 열 수 있다는 복안도 마련해 놓았다. 그렇지만 데드라인에 봉착한 양측의 절충안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했다. 핵심 관건은 EU 측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놓은 ‘체커스 구상(계획)’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 여부이다. 메이 총리는 지난 7월 총리 별장인 체커스에서 EU 탈퇴 이후에도 공산품·농산물 등에 EU와 동일한 상품 규제체계를 유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실상 EU 관세동맹에 잔류하겠다는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이다. 그러면서도 금융 등을 포함한 서비스업에서는 산업별로 각기 다른 협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프랑스 등은 이에 대해 유리한 규정만 적용하고 필요한 측면만 챙겨가는 ‘체리 피킹’이라고 반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탈퇴한) 영국이 EU 회원국만 갖는 권리를 골라 선택하려는 시도를 막는 것이 남은 협상의 우선순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뤼셀에서는 15~16일 EU 27개국 회원국 담당 장관들이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브렉시트 관련 안건을 최종 정리한다. 마크롱 대통령 같은 강경 입장은 수그러들고, 절충안이 힘을 얻는 추세이다. 이혼 합의금 격인 영국의 EU 재정분담금 400억~450억 유로(약 52조~58조 5000억원) 지급도 타결됐다. 영국과 EU의 협상 타결을 가로막은 쟁점 중 하나였던 아일랜드 국경 문제와 분쟁해결 절차 등도 절충안을 마련했다. 영국은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이동하는 제품에 대한 규제·점검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유럽사법재판소(ECJ) 분쟁해결 중재자 역할 여부에 대한 이견도 양측은 분쟁해결 공동위원회 출범으로 의견을 좁혔다. 그러나 여전히 EU 전체 회원국들의 최종 입장이 어떻게 조율될지는 미지수이다. 또 이번 회담에서 합의를 이뤄도 영국 및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브렉시트 협상이 최종 합의돼 갈 길은 멀다. 체커스 계획에 반발해 사임한 스티브 베이커 전 영국 브렉시트부 정무차관도 “보수당 하원의원 중 최대 80여명이 체커스 구상에 반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해 영국 내 반발도 만만치 않은 사정을 보여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힐러리 “브렉시트는 역사상 가장 큰 자해행위”

    유럽연합(EU)과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막바지 국면에 이른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브렉시트가 역사상 가장 큰 자해행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쓰라린 패배를 당한 클린턴 전 장관의 입장에서 합리적 가치 판단보다 대중 분노에 영합한 고립주의 정책이 유럽 평화에 미치는 악영향을 지적한 발언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영국령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퀸스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 자리에서 “브렉시트는 (찬반) 국민투표 이전에 나쁜 구상이었고 지금은 더 나빠진 것”이라며 “현대 역사상 가장 크고 불필요한 자해 상처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그는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인 ‘굿 프라이데이’ 협정을 언급하며 “이곳에서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평화와 번영을 브렉시트가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협정은 1998년 북아일랜드의 신·구교 유혈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관련 정파들이 체결한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이 협정의 막후 해결사 역할을 했다. 이는 내년 3월 29일 브렉시트가 발효하면 그동안 개방됐던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에도 관세장벽이 생기고 출입국 통제가 강화돼 북아일랜드 경제에 타격을 주고 정파 간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와도 일맥상통한다. 한편 영국을 제외한 EU 27개국 대표들은 오는 17~18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12일 룩셈부르크에 모여 브렉시트 협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G2 갈등·신흥국 위기에 ‘공포 투매’…“금융시장 불안 2~3개월 이어질 것”

    G2 갈등·신흥국 위기에 ‘공포 투매’…“금융시장 불안 2~3개월 이어질 것”

    “코스피 2100선 지지력… 반등 요인 없어” 무역전쟁 부메랑… 美증시·기업 실적 휘청 원달러 환율도 10.40원 급등한 1144.40원 미국 증시 폭락이 11일 아시아 증시를 끌어내렸다. 미·중 무역갈등, 미국 달러화 강세, 신흥국 경제 우려, 외국인 수급 불안 등 대외 악재가 널려 있어 금융 시장에 공포 심리가 확산된 만큼 당분간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환시장 역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모양새다.이날 코스피의 낙폭(-4.44%)은 2011년 11월 10일(-4.94%) 이후 7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 낙폭(-5.37%)은 2016년 2월 12일(-6.06%) 이후 1년 8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48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8거래일 연속 ‘셀 코리아’에 나섰다. 코스닥에서는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쌓인 개인이 27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시장 불안이 2~3개월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돼 미국 시장도 부메랑을 맞았고 미국 기업 실적과 세계 경기가 꺾이고 있어서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중국의 스파이 칩 이슈로 미·중 갈등이 옮겨 붙어 다음달 미국 중간선거 전에 유화적 움직임이 나온다는 기대가 깨졌다”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더 오른다고 보고 신흥국이 미국 국채를 사지 않는 움직임도 부정적”이라고 짚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대부분 나라 증시가 떨어졌지만 미국 증시는 탄탄한 경제와 실적이 오를 것이란 기대에 강세 흐름으로 버텨 왔다”면서 “그러나 지난 10일 여러 변수에 영향을 받기 시작해 미국 주식도 더는 안전자산이 아님을 시사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보수적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코스피가 210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2230선 위로 반등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외부 변수의 영향이 크다”며 “이달 안에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될 가능성도 낮아 당분간 시장에 순응해 위험을 관리할 때”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4원 급등해 달러당 1144.4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9월 29일(1145.4원) 이후 최고치다. 7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이달 들어 오름 폭만 35.1원에 이른다. 오는 15일쯤 발표될 미국의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6.90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보다 위안화 가치가 0.04% 하락한 것으로 1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타결이 임박했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가시화되고 있어 증시 조정만 마무리되면 원·달러 환율은 다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이 달러당 1150원까지 오를 수 있고 시장이 적응하면 연말까지 1110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면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 일시적으로 원·달러 환율도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류 팀장은 “달러당 1150원선이 무너지면 138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美 의회,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통상 연계, 한·미 동맹 균열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안보와 통상 문제 연계 전략이 한·미 동맹의 불확실성과 긴장을 가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브록 윌리엄스 연구원 등은 10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보고서에서 한·미 동맹 사이에 긴밀한 대북정책 공조가 요구되는 가운데 ‘만족스러운 변화가 없을 경우 FTA 협정 탈퇴’를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 논쟁을 불러일으킨 한·미 FTA 개정 과정으로 인해 한·미 양국 간 안보 관계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했다. 다만 FTA 개정안 합의로 이러한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CRS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무역·통상과 안보 이슈 연계 전략, 특히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가 전반적인 양국관계의 불확실성과 긴장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과 안보 연계 방침에 대한 미 정부 내 우려는 지난달 발간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 밥 우드워드의 저서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5675곳 파헤쳐진 ‘지구의 허파’… 앞날이 더 캄캄하다

    아마존 열대우림에 마구잡이 광산개발 브라질 1위 대선 후보, 벌목업자와 유착 “그가 대통령 땐 아마존 파괴 빨라질 것” 지구 산소의 30%를 공급하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우림 5675개 지역이 광산 개발 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마구잡이로 파헤쳐졌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7일(현지시간) 브라질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46%의 표를 얻은 ‘브라질의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사회자유당(PSL) 대선 후보가 광업 및 벌목업자와 유착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대통령이 되면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암담한 전망도 나온다. 브라질 국영 아젠시아브라질통신은 9일 세계야생동물기금(WWF) 브라질 지부 보고서를 인용해 아마존 열대우림 중 브라질에 속하는 지역 ‘아마조니아 레가우’에서 현재 5675개의 광산이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WWF에 따르면 광산 개발은 대부분 열대우림 보호구역에서 진행된다. 불법 벌목 등에 따른 대규모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 브라질의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아마존 인간·환경연구소(Imazon)는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8월부터 지난 7월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이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88년부터 지금까지 파괴된 열대우림 면적은 42만 8399㎢에 이른다.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의 주요 원인으로는 농지를 확보하고 가축 사육용 목초지를 늘리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자행하는 벌목, 지역 경제 발전을 명목으로 강행하는 광산 개발 등이 꼽힌다. 이와 관련,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은 “광업 종사자, 벌목업자, 대규모 토지 소유자가 보우소나루 후보 주위를 맴돈다. 그는 거의 모든 환경보호 관련 법안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걸어 브라질 중서부 및 아마존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엄청난 지지를 받았다”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이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브라질을 기후협약에서 탈퇴하게 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는 오는 28일 열린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파헤쳐진 지구의 허파... 아마존 5675곳서 광산 난개발

    파헤쳐진 지구의 허파... 아마존 5675곳서 광산 난개발

    지구 산소의 30%를 공급하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우림 5675개 지역이 광산 개발 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마구잡이로 파헤쳐졌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7일(현지시간) 브라질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46%의 표를 얻은 ‘브라질의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사회자유당(PSL) 대선 후보가 광업 및 벌목업자와 유착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대통령이 되면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암담한 전망도 나온다. 브라질 국영 아젠시아브라질통신은 9일 세계야생동물기금(WWF) 브라질 지부 보고서를 인용해 아마존 열대우림 중 브라질에 속하는 지역 ‘아마조니아 레가우’에서 현재 5675개의 광산이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WWF에 따르면 광산 개발은 대부분 열대우림 보호구역에서 진행된다. 불법 벌목 등에 따른 대규모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 브라질의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아마존 인간·환경연구소(Imazon)는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8월부터 지난 7월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이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88년부터 지금까지 파괴된 열대우림 면적은 42만 8399㎢에 이른다.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의 주요 원인으로는 농지를 확보하고 가축 사육용 목초지를 늘리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자행하는 벌목, 지역 경제 발전을 명목으로 강행하는 광산 개발 등이 꼽힌다. 이와 관련,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은 “광업 종사자, 벌목업자, 대규모 토지 소유자가 보우소나루 후보 주위를 맴돈다. 그는 거의 모든 환경보호 관련 법안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걸어 브라질 중서부 및 아마존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엄청난 지지를 받았다”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이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브라질을 기후협약에서 탈퇴하게 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는 오는 28일 열린다. 강신 기자 xin@seoul.com
  • 관광公 운영 호텔체인 ‘베니키아’ 5곳 중 1곳 함량 미달

    관광公 운영 호텔체인 ‘베니키아’ 5곳 중 1곳 함량 미달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호텔체인 브랜드 ‘베니키아’ 5곳 중 1곳이 함량 미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맹호텔 전체 평균 점수는 70점에 못 미쳤고, 반드시 이수해야 할 서비스 교육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호텔이 전체 57곳 가운데 21곳이나 됐다.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관광공사에서 받은 지난해 ‘베니키아 체인호텔 성과관리제(BPI) 평가 현황’에 따르면 전국 57개 가맹호텔의 평균 점수는 69.6점이었다. 13곳이 계약 유지 최저 하한선인 60점에 미치지 못했고, 이 중 2개 호텔은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기준 이하 판정을 받아 올해 초 퇴출당하기도 했다. 나머지 11개 호텔은 앞으로 3년간 재평가에서 60점을 넘기지 못하면 체인 계약이 자동 해지된다. 90점 이상 획득한 우수호텔은 7개뿐이었다. BPI는 가맹호텔 서비스 품질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마다 암행 모니터링, 고객 만족도, 서비스 교육, 사업 참여도 등 항목별로 평가해 3년간 2회 이상 60점에 못 미치면 자동 퇴출되는 제도다. 세부 항목별로는 고객 만족도 평가가 50점 수준인 곳이 27곳, 가맹호텔 종사원들이 반드시 이수해야 할 서비스 교육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호텔도 21곳이나 됐다. 관광공사가 호텔을 대상으로 각종 프로모션과 이벤트, 공동구매를 했지만 한 번도 참여하지 않거나 저조한 호텔이 26곳이나 됐다. 특히 올해에만 무려 10개 호텔이 베니키아 체인에서 자진 탈퇴하는 등 부실한 관리 실태를 드러냈다. 한국관광공사는 앞서 ‘한국 대표 비즈니스 체인호텔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며 올해까지 모두 130억원을 투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북핵 국제사찰단에 한국도 첫 공식 포함 가능성”

    북·미 모두 한국 참여 거부할 이유 없어 6자회담 당사국인 중·러·일 참여할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찰단의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사찰을 허용하면서, 한국 전문가가 사찰단에 공식적으로 포함될지 관심이 쏠린다. 국제참관단은 미국이 중심이 되겠지만, 그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해온 데다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라는 점에서 한국의 포함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사찰단 면면은 북한이 누구를 초청하느냐가 관건인데 최근 남북 관계를 감안할 때 한국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실화되면 한국 전문가가 공식적으로는 처음 북핵 사찰에 참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2007년 영변 5㎿e 원자로의 불능화 조치를 위해 미사용 연료봉을 구매하려는 목적에서 북한을 찾은 적은 있다. 하지만 연료봉 구매로 역할이 국한돼 있어 사찰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또 과거에 한국 전문가가 비공개로 사찰에 간접 참여했다는 소문이 외교가에서 나돌고 있지만 공식 확인된 바는 없다. 비핵화 협상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기대하는 북·미 모두 한국의 참여를 거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북측은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을 때도 원활하지 않았던 남북 관계를 이유로 5개국 국제기자단 중 미국·중국·영국·러시아 기자만 방북을 허용했지만, 결국 폭파 전날 한국 기자단을 합류토록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노하우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IAEA는 여러 차례 북핵 사찰에 관여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북한이 IAEA에서 이미 탈퇴하는 등 ‘악연’이 있다는 점에서 드러내놓고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이외 6자회담 당사국인 중국, 러시아, 일본의 참여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와 함께 5대 공식 핵무기 보유국(P5)인 영국, 프랑스 등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아베 “트럼프, 북핵협상 수단으로 주한미군 철수할 생각 없다”

    아베 “트럼프, 북핵협상 수단으로 주한미군 철수할 생각 없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일(현지시간)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 핵무기를 제거하는 협상의 한 방안으로서 주한미군을 철수할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아베 총리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무기 제거를 위한 협상의 일부로서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면서 “미국 측이나 트럼프 대통령도 그럴 생각이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주한미군은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북·일 관계에 대해 아베 총리는 “개인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얼굴을 맞대야 한다고 느낀다”며 김 위원장을 향해 “우리 둘 다 상호 불신의 껍데기를 깰 준비를 해야 한다”고 북·일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재확인했다. 평화헌법 개정과 관련,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고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그는 “일본 헌법은 70여년 동안 한 번의 개헌 국민투표도 없었고 변화하지 않았다. 나는 (개헌을) 나의 개인적인 책임, 개헌 논란을 끝내기 위한 내 세대의 책무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투표와 관련한 정치적 부담에 대해 “영국과 이탈리아 경우를 알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몇몇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앞둔 영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한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밝혔다. TPP는 아베 정부가 경제활성화의 한 방안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해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탈퇴로 유명무실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일본이 주도하는 TPP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캐나다 멕시코, 호주 등 11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3월 체결됐다. 한편 아베 총리는 지난 9월 26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매우 성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일본과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자동차 관세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이 체결한 다른 무역협정과 비교해 더 많은 농업 개방을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IAEA 사찰 직전 수차례 거부해 타격론까지… 北비핵화 협상 ‘악마의 디테일’ 고비 넘을까

    IAEA 사찰 직전 수차례 거부해 타격론까지… 北비핵화 협상 ‘악마의 디테일’ 고비 넘을까

    북한 핵사찰 문제는 번번이 비핵화 협상의 발목을 잡아온 매우 민감한 문제다. 따라서 이번에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한 것은 의미가 크다.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한 것도, 1994년 한반도 전쟁위기도 핵 사찰에서 비롯됐다.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이행되지 못한 것도 미신고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사찰 요구와 관련이 있다. 북한 비핵화의 ‘디테일의 악마’가 핵사찰인 셈이다. 다만 풍계리에는 핵사찰 전문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신 미국이 꾸린 독자적인 사찰단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IAEA의 핵 사찰 시작은 핵 시설의 ‘좌표’를 찍는 것과 다름없는 핵 신고 논의가 곧 뒤따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이제 막 비핵화 초기단계를 걷는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다. 북한과 IAEA의 갈등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 IAEA가 전면적이고 완전한 사찰을 의미하는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북한은 이에 반발해 1993년 3월 NPT 탈퇴를 선언했다. 그해 12월 북·미는 고위급 대화에서 IAEA에 신고한 7개 시설 가운데 5개 시설은 무제한 사찰을 받아들이고, 5MW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해선 제한 사찰을 허용하기로 합의해 사태를 봉합했다. 그러나 IAEA는 7개 시설 모두에 대한 무제한 사찰을 요구했다. 게다가 이를 미국 내 강경파들이 지지하면서 클린턴 행정부도 대북 강경노선으로 기울어 북한에 대한 ‘외과수술적 타격’을 검토하기에 이른다. 1994년 6월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을 만나 협상국면으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한반도 전쟁위기가 현실화됐을 수도 있다. NPT 탈퇴를 유보했던 북한은 2002년 부시 행정부가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한 핵개발 의혹을 제기하자 2003년 1월 NPT를 실제로 탈퇴하고 IAEA 사찰관을 추방했다. 2005년 9·19 공동성명, 2007년 2·13 합의가 이뤄지고 나서도 IAEA의 특별사찰이 문제가 돼 흐지부지됐다. 결국 북한은 2009년 2차 핵실험을 감행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8일 “IAEA는 핵 신고 논의가 본격화될 때야 비로소 IAEA사찰단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남북 화해시대의 문화재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남북 화해시대의 문화재

    지난해 말 이스라엘은 ‘헤브론(알칼릴) 구시가지’가 팔레스타인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문제 삼아 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했다. 유네스코 헌장의 규정에 따라 이스라엘은 올해 12월 31일 유네스코 회원국 자격을 상실한다. 이 사건에서 보는 것처럼 문화재가 종종 국제관계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이와 반대로 문화재를 촉매로 화해와 평화가 진전되는 경우는 없을까. 그런 사례가 많지 않을까 하는 기대 섞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런 실례, 특히 상당 기간 동안 적대 관계에 있던 두 사회가 문화재를 매개로 평화의 길로 들어선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 문화재를 둘러싼 국제적 교류는 주로 이른바 선진국이 후진국의 문화재 조사나 보호 활동을 돕는 차원에서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드문 사례, 문화재가 평화 진전의 촉매가 되는 일이 바로 이 땅에서 일어나려고 한다. 최근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거치며 다시 논의되고 있는 개성의 고려시대 궁궐터 만월대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 말이다. 이미 남북한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만월대를 함께 발굴한 경험이 있다. 남북 관계의 악화로 지난 3년간은 그 일이 중단됐었다. 한편 2013년에는 만월대를 포함한 ‘개성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경사도 있었다. 지금부터 1100년 전 고려를 세운 왕건은 다음해인 919년 개성에 도읍을 정하고 그 북서쪽에 솟은 송악산 남쪽 기슭에 궁궐을 건축했으니 그곳이 만월대다. 그 뒤 고려시대(918~1392)의 대부분인 442년 동안 그 궁궐은 고려 왕조의 중심점이었다. 본래 한 켜의 성벽이 만월대를 감싸고 있었으나 세 차례에 걸친 거란의 침략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바깥으로 성벽을 한 켜 더 쌓아 방어력을 높인 결과 오랜 세월 궁궐을 보전할 수 있었다. 만월대는 1361년 홍건적의 침입으로 지상의 건물들이 불타 지금은 주초 이하의 구조물만 땅속에 남아 있다. 조선의 만월대라 할 경복궁이 임진왜란으로 소실돼 300년 넘게 문을 닫음으로써 사용 기간이 200여년임을 생각할 때 만월대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장소의 지속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문화재라 할 만하다. 우리가 만월대 남북 공동조사의 재개에 기대를 거는 것은 그곳에서 깜짝 놀랄 만한 유물이 발견되거나 새로운 역사적 사실이 드러나기를 바라서라기보다 작은 교류와 협력이 남북의 화해와 평화 그리고 나아가 통일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촉매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문화재 보호의 가장 큰 보답은 그것이 개인과 사회의 정체성을 알려 준다는 점이다. 통일 국가 고려가 땅속에 남겨 준 문화재를 남북이 함께 조사하고 보호 방법을 찾는 과정은 우리가 하나의 민족임을 강하게 인식하고 재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만월대 공동 조사가 다시 시작되면 발굴을 넘어서는 많은 일들이 진행되리라 기대된다. 사실 발굴은 문화재와 관련된 모든 것이 아니다. 문화재는 우리에게 발굴, 정비·복원, 활용으로 이어지는, 세대를 잇는 장기적인 과업을 부과한다. 순서는 그렇지만 생각은 그 반대로, 곧 활용부터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필요한 복원이나 정비 그리고 발굴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문화재 활용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문화관광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문화관광의 의미는 경제적 측면도 있지만 방문자들이 그 지역과 장소, 그곳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에 있다. 만월대 공동조사가 우리 민족의 문화재를 넘어 전 인류의 유산인 만월대를 북한 관광의 중요한 목적지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우리는 물론 전 세계인이 역사도시 개성과 한민족을 이해하는 통로를 열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 “향군, 비핵화 위한 대화 지지…진영 논리 벗어납시다”

    “향군, 비핵화 위한 대화 지지…진영 논리 벗어납시다”

    올해 남북 정상회담 때 성공 기원 행사 강경 정치색 배제한 안보단체 탈바꿈 美 향군에 한반도 평화 정책 지지 요청 쌓인 부채 5500억, 구조조정으로 줄여“재향군인회(향군)가 과거에는 지나치게 강경 보수로 인식돼 온 게 사실입니다. 이제는 여야, 진보·보수, 진영논리, 이념논쟁에서 벗어난 안보단체가 돼야 합니다.” 김진호(77·전 합참의장·학군 2기) 향군 회장은 향군 창설 66주년 기념일(10월 8일)을 하루 앞둔 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과거 핵개발과 관련해 북한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북한과 진행 중인 비핵화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아예 진영논리로 막아서면 안 된다는 것이 향군의 확실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 안보상황은 북핵을 없애고 평화·번영의 미래로 가느냐, 아니면 남북대결 구도로 계속 가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며 “올해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향군이 회담성공을 기원하는 한마음대회를 연 것이나 9월 3차 남북 정상회담 때 성공기원 환송행사를 한 것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바라는 마음에서 한 것”이라고 했다. 향군은 보수정권에서 보수단체들과 정치활동 성격의 집회를 참가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김 회장이 취임하면서 정치적 색체를 배제하고 순수 안보단체로 탈바꿈하는 혁신이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보수단체 10여곳과 함께 열던 안보집회에서 빠졌고, 주로 단독행사를 한다. 김 회장은 “지난해 창설 65주년을 맞아 향군 정체성이 안보단체임을 선포했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정치성향이 짙은 단체에서 탈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군의 안보 활동은 안보 실상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고, 국군의 최상 전력 유지를 위해 적극 지원하며,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하는 등 3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미국의 청년 179만명이 6·25전쟁에 참전했고, 3만 6940명이 전사하고 9만 20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올해 8월에는 미국 재향군인회 100차 총회에 참석해 한국의 오늘이 있도록 도운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 등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무리한 투자와 경영부실로 전임 회장 때까지 누적된 5500억원의 부채에 대해서는 “우선 구조조정으로 고정비용을 대폭 줄였고, 본회와 산하업체 4개를 이전하고 사업 통폐합 등도 진행했다”며 “지속적으로 부실자산 매각, 안정적인 수익사업 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군은 14개 공법단체 중 하나로 국가보훈처가 감독기관이다. 1952년 전시 전쟁지원을 위한 준군사조직으로 설립됐다. 정회원 자격은 군복무를 마친 예비역이다. 다만, 향후 여성의 경우 군 경력과 관계없이 희망가입이 가능케 할 예정이다. 13개 시·도회, 221개 시·군·구회, 3244개 읍·면·동 조직, 13개국 22개 해외지회를 두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英 타협안 동의?…EU상임의장 “연내 브렉시트 협상 타결할 것”

    英 타협안 동의?…EU상임의장 “연내 브렉시트 협상 타결할 것”

    메이, 英 전체 EU관세동맹에 잔류 제안 본토·북아일랜드 국경 자유 인정 가능성 융커 위원장도 “11월까지 협상 끝낼 것”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6일(현지시간) 교착 상태에 빠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올해 말까지 타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딜 브렉시트’(브렉시트 협상 무산)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 최근 영국 정부가 북아일랜드와의 국경 문제에서 타협안을 제시한 사실과 맞물려 영국과 EU가 모종의 합의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우리는 10월까지 (협상을) 시도할 것이며 (안 되더라도) 연말까지 합의를 이룰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전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이달 중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11월에는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내년 3월 29일 EU 탈퇴를 앞두고 있지만 그 전까지 EU 회원국과 국경 이동 절차 등을 포함한 협정을 맺지 못하면 관세장벽이 생기고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도 제한돼 대규모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던 가장 큰 문제는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맞닿아 있는 아일랜드의 국경 개방 문제다. EU는 영국이 EU를 탈퇴해도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의 자유를 인정하고, 북아일랜드도 EU 단일시장 및 관세 동맹에 잔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영국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는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관세장벽이 생겨 영국이 분열할 수 있다고 반대해 왔다. 하지만 최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내각이 브렉시트 협상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영국 본토 간 세관 검사에 동의하는 대신 북아일랜드뿐 아니라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제안을 내놓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일 전했다. 이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을 현재처럼 개방한다는 점에서 영국이 국경선 문제에 있서 한발 양보한 것이다. EU와 영국은 오는 17~18일과 내달 17~18일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브렉시트 이후 양측의 관계 설정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EU도 영국을 EU의 관세동맹에 한시적으로 잔류시키는 영국의 타협안에 사실상 동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ICJ 판결에 뿔난 美… 63년 된 이란과의 친선 조약 깼다

    폼페이오 “ICJ, 명령 내릴 권한 없다” 외교특권 ‘빈 조약’도 탈퇴… 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63년간 이어 온 ‘미·이란 친선·경제관계 및 영사권 조약’을 파기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 같은 결정은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미국에 인도주의 분야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를 철회하라고 명령하자 미국이 발끈하며 내놓은 조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은 두 나라 사이의 경제 관계와 영사권을 확립하는 1955년 협정을 끝낼 것”이라면서 “이란은 ICJ를 정치적 선전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사실상 이 조약은 39년 전에 끝났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 이슬람혁명 직후 강경파 대학생들이 테헤란의 미국 대사관을 점거한 1979년 친선조약을 폐기했어야 했다는 의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우리는 ICJ가 제재와 관련된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게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지난 5월 일방적으로 탈퇴한 후 복원한 경제 제재가 양국 친선조약에 위배된다며 ICJ에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8월 1차 항공기 및 관련 부품·서비스 수출을 금지하면서 제재를 복원했고, 다음달 4일부터 석유 수출금지 등이 포함된 강력한 2차 제재에 돌입한다. ICJ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재판부의 만장일치로 미 행정부는 의약품, 의료장비, 식료품, 농산품, 안전한 민간 비행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장비와 교체 부품을 이란으로 수출하는 데 장애가 되는 제재의 재개를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미국은 아울러 1961년 세계 81개국이 조인한 ‘외교관계에 관한 빈 조약’에서도 탈퇴하기로 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 특히 팔레스타인이 ICJ에 미국을 고소하는 데 이 조약이 이용될 수 있다”면서 “근거 없는 정치적 주장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미국은 가만히 두고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인터뷰] 피폐해진 게임 덕후들… 노동조건 대규모 ‘업데이트’하겠다

    [인터뷰] 피폐해진 게임 덕후들… 노동조건 대규모 ‘업데이트’하겠다

    지난 3일 게임업계 최초로 넥슨에서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이틀 후인 5일 스마일게이트에서 제2호 노동조합이 생겼다. 지난 18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1·2호 노조의 주인공 ‘넥슨 스타팅포인트’ 배수찬(33), ‘SG길드’ 차상준(35) 지회장을 함께 만났다. ‘게임 덕후’에서 ‘노동 덕후’가 됐다는 이들은 “노동자를 위한 ‘취업규칙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만들어 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노조와 함께 비상식의 벽을 ‘레이드’(다수의 게이머들이 힘을 합쳐 능력치가 높은 ‘몬스터’를 공략하는 말)하자”고 제안한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넥슨이 게임업계 1호, 이틀 후에 스마일게이트가 2호를 신고했다. -차 지회장: 전략적이었다. 게임산업에서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흐름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넥슨이 더 유명하다는 점도 출범 순서를 정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 같다. 노동조합을 만든다고 했을 때 어떤 공격이 들어올지 몰라 비밀스럽게 진행했다. -배 지회장: 저희가 제일 빨리 나간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두 분 모두 주 52시간 관련 노사 협의를 하다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차 지회장: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으나 근로자 대표가 된 지 이틀 만에 사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자괴감이 몰려왔다. 이때 노동조합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배 지회장: 노사위원회에서 포괄임금제는 논의 대상도 아니었다. 일종의 선이 그어져 있었다. 그들이 그어 놓은 선을 넘어서고 싶어서 노조를 만들었다. →도대체 어떤 분들이기에 노조 만들 생각을 실행에 옮겼는지 궁금하다. -배 지회장: 애니메이션, 만화책, 소설 덕후였다. 이젠 주제만 노동으로 바뀌어 ‘노동 덕후’가 된 것이다. 2015년에 재미 삼아 1인 개발로 노동자를 착취하는 게임을 만든 적이 있다. 착취를 더 하려면 법을 잘 알아야 하더라. 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착취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법을 모르는 이들은 착취하기 쉬웠다. 노동자를 착취하는 게임을 만들다가 노동에 관심이 생겼다. -차 지회장: 저도 게임과 음악밖에 모르는 덕후였다. 한 번 빠지면 끝까지 판다. 게임 스타트업 대표로 있는 친한 형에게 노조 만들었다고 하니까 처음에는 욕을 하더니 이내 “너니까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 →‘빨간 머리띠’ 민주노총과 IT의 만남이 어색하다는 의견도 있다. -차 지회장: 1980년대에 노동운동을 하셨던 분들과 우리가 단절된 상황인 것은 맞다. 그분들의 업적을 존중하면서 우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 지회장: 민주노총은 한국 최고의 노동 전문가 집단이다. 비전문가가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힘들다. 노동법을 알아야 하고 재무제표도 볼 수 있어야 하며 노동자를 조직해야 한다. 민주노총 전문가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차 지회장: 우린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로 조합원을 받는다. 네이버 노조도 경쟁사인 카카오톡 플친을 이용하더라. 우리는 그런 세대다. 저희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오면 고양이 ‘움짤’(움직이는 사진)이 나온다. 민주노총에 보여 줬더니 “홈페이지 잘못 들어온 거 아니냐”고 반응하시더라.(웃음) →두 분도 가혹한 노동 조건을 경험했을 텐데. -차 지회장: 일주일에 100시간씩 일한 적도 있다. 흔히 게임회사에 들어온 사람을 ‘덕업일체’ 했다고 말한다.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구조가 너무 심하다. 골방에서 라면 끓여 먹으면서 성공해 경영진이 된 1세대 개발자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테지만, 시대와 게임산업의 위상이 변했다. 열정을 갖고 온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다. -배 지회장: 일주일에 출근을 한두 번만 한 적도 있다. 집에 안 갔다는 의미다. 원래 친한 사이끼리는 이름을 부르는데 회사 내에 이름 부를 수 있는 친구가 없어졌더라. →게임노동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차 지회장: 노조 설립 후 처음 만든 카드뉴스가 ‘권고사직’에 대한 내용일 정도로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회사에 20개 프로젝트가 있으면 20개의 작은 회사가 있다고 보면 된다. 10명 미만도 있고 300명 이상 모인 팀도 있다. 2~3년짜리 개발을 하다가도 다음날 없어질 수 있다. 정년을 보장한다는 것이 정규직인데, 게임회사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배 지회장: 인사팀이 강제로 나가라고 하지는 않지만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된다. 때론 전환배치를 신청해 사내에서 구인·구직이 이뤄지기도 한다. 성공하면 다른 팀으로 이동하지만 남는 사람들은 자괴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거 못 버틴다. 그때 권고사직 제안이 오면 다들 받아들인다. →포괄임금제에 대한 지적이 많다. -차 지회장: 20년 넘게 야근수당 없는 야근을 당연한 것으로 알아서 포괄임금제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도 많다. 그래서 권고사직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든 카드뉴스가 포괄임금제였다. 포괄임금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주 52시간도 당연히 지킬 수 없다. -배 지회장: 포괄임금제는 추가 노동시간 근무를 보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구조를 만든다. 직원에게 일을 더 시키고 돈은 안 줘도 되는 제도인데 어떤 사용자가 마다하겠나. →조합원은 몇 명이고 구성은 어떻게 되나. -배 지회장: 저희는 20대가 거의 없고 30대 이상 엄마·아빠들이 많다. 고용불안이 심한 업계이고, 넥슨은 그래도 가장 괜찮은 곳 중 하나이니까 이 생활을 지키려고 한다. 4000명 중에 900여명 정도가 가입했다. -차 지회장: 저희는 오히려 부부가 싸워서 탈퇴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노조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 가정의 평화를 위해 못하겠다는 분들이다. 그런가 하면 “내가 뿌린 씨앗, 내 원죄를 내가 거두겠다”며 나서는 선배들도 많다. 2000여명 중에 340여명이 가입했다. →스타팅포인트, SG길드 등 노조 이름도 특이하다. -배 지회장: 스타팅포인트는 게임 시작할 때 캐릭터가 서 있는 자리다. 게임업계 최초의 노조, 게임업계에 없었던 노동자의 권리를 세우는 시작점을 만들자는 의미다. 노조 간부가 아니라 운영진이라는 용어도 사용한다. 게임 운영자, 카페 운영진처럼 저희한테 가장 익숙한 용어가 운영진이다. -차 지회장: 길드는 게임 용어이기도 하고 산업시대 이전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같은 역할을 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저희는 운영진이 아닌 GM(길드 매니저)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노조랑 게임이 닮은 점도 있나. -차 지회장: 게임에 사업적 전략들이 있는데 노조에도 있더라. 게임도 처음에는 ‘오픈발’이라고 해서 가입자 수가 확 튀었다가 잠잠해진다. 올라가는 곡선을 만들려면 ‘업데이트’를 해 줘야 한다. 노동조합으로 치자면 간담회도 하고 설명자료도 만들어야 한다. 그러다가 아이템도 줘야 하고.(웃음) 그래서 지금 ‘굿즈’도 준비 중이다. 어느 순간이 되면 정체기로 갈 거다. 언제 다시 한 번 튈 거냐면 교섭에 성공했을 때다. 게임으로 치면 바로 대규모 업데이트다. ‘취업규칙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배 지회장: 이런 과정을 몇 번 하다 보면 안정화가 된다. 이걸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때는 작은 부분들을 세심하게 보면서 유저 친화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 →시민들과 회사 구성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차 지회장: 게임을 바라보는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다. 저도 아이들을 위해서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 우리 이권만 생각하는 노조가 아니라 사회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촛불로 시대를 바꾼 세대의 노동조합 모습을 보여 주겠다. -배 지회장: 선입견 품지 말고 지켜봐 주시고, 저희가 제대로 움직인다면 믿고 들어와 주시면 고맙겠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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