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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춤·국가제례… 우리 가락 풍성한 가을

    탈춤·국가제례… 우리 가락 풍성한 가을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청명한 가을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다채롭고 풍성한 중요무형문화재 공개 행사를 개최한다. 중요무형문화재 공개 행사는 중요무형문화재 대중화와 보존·전승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월부터 매월 개최해 오고 있다. 이달에는 24종목 27건의 공개 행사(예능분야 17종목 19건, 기능분야 7종목 8건)가 예정돼 있다. 예능 분야에선 농악, 놀이, 탈춤에서부터 국가제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오는 4일 국가의 안녕과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국가의례인 중요무형문화재 제111호 사직대제(종로구 사직단)를 시작으로 9일 제12호 진주검무(진주성 남강 유등축제 특설무대), 10일 제11-4호 강릉농악(강릉농악전수회관), 24일 제11-1호 진주삼천포농악(사천시 남양동 임내숲) 등 멋과 흥이 넘치는 무대가 마련됐다. 제5호 판소리, 제16호 거문고산조, 제20호 대금정악,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제45호 대금산조 등 구성진 우리 가락의 향연도 펼쳐진다. 기능 종목에선 제53호 채상장, 제74호 대목장, 제96호 옹기장, 제47호 궁시장, 제86-3호 경주교동법주, 제108호 목조각장, 제120호 석장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장인들이 전통 방식으로 펼치는 공예 기술 시연도 직접 볼 수 있고, 전시를 통해 장인들이 만든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우리 삶을 한층 더 풍요롭고 윤택하게 해주는 무형문화유산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국민 모두가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며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장인들의 활동 지원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서 대학생 탈춤, 농악 최고수 겨룬다

    한국문화재재단은 ‘2015 전국 대학생 마당놀이 축제’를 오는 29일 서울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한다. 탈춤, 농악을 전승하고 있는 대학 동아리 26개 팀, 890여명이 참가해 신명나는 경연을 펼친다. 탈춤 부문과 농악 부문의 대상 팀에는 각각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상금 300만원을 수여한다. 관람 문의 02-3011-2167.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판소리·인형극으로 만나는 친숙한 전래동화

    판소리·인형극으로 만나는 친숙한 전래동화

    친숙한 전래동화가 판소리와 탈춤, 전래동요, 인형극 등이 어우러진 소리극으로 재탄생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국립국악원의 어린이 소리극 ‘깨비 깨비 또깨비’다. 2006년 초연 이후 9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깨비 깨비 도깨비’는 전래동화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 이야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판소리 창법을 중심으로 전래동요에서부터 창작음악까지 어린이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꾸몄다. 신명나는 연희와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인형, 각종 탈들이 등장하는 춤까지 풍성한 볼거리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내용은 전래동화의 주요 흐름을 그대로 따랐다. 혹부리 총각(영감)은 늙어서도 장가를 가지 못해 놀림을 받는다. 예쁜 각시를 만나 혼례를 올리지만 혹을 보고 놀란 각시는 바로 줄행랑을 친다. 혹부리 총각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 나무들이 말려 세상 등지는 것을 포기한 혹부리 총각은 열심히 일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며 착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산에 올라 땔감나무를 하던 혹부리 총각은 우연히 도깨비 형제를 만나 혹도 떼고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도깨비 방망이도 얻게 된다. 도깨비 방망이로 많은 재물을 얻게 된 그는 점차 욕심 많은 사람으로 변해가다 결국 벌을 받게 된다. 송인현 극단 민들레 대표의 원작 대본을 토대로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이 각색·연출했다. 평생 어린이 연극에 매진해온 송 대표는 ‘연극계의 방정환’으로 불린다. 지 감독은 지난해 창작국악극대상에서 연출상을 받으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작곡가 지원석이 음악 작곡을 맡았고, 창극을 통해 다져진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들이 참여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 감독은 “기존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내용과 음악으로 구성된 어린이 공연에서 벗어나 친근한 전통 소재와 국악기로 연주하는 자연스러운 음악을 통해 어린이들의 감성과 창의력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달 8~16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2만~3만원. (02)580-330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메르스·홍콩독감아 물럿거라…춤으로 벌이는 굿판 ‘처용무굿’

    메르스·홍콩독감아 물럿거라…춤으로 벌이는 굿판 ‘처용무굿’

    전 국민을 공포로 떨게 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종식을 고하고 홍콩독감 등 온갖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굿판이 벌어진다. 한국문화재재단의 특별기획 공연 ‘처용무굿’이다. 처용무는 용왕의 아들 처용이 역신(疫神)으로부터 아내(인간)를 구했다는 신라 헌강왕 때 설화에 바탕을 둔 것으로, 처용 가면을 쓰고 추는 춤을 말한다. 197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로 지정됐고 2009년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됐다. 하지만 이런 위상과 달리 처용을 신으로 모시는 굿거리는 전혀 없다. 부적이나 지푸라기 인형 같은 단순한 액막이 풍습으로 존재할 뿐이다. ‘처용무굿’은 처용을 본래의 위상인 신으로 상정하고, 그의 위력인 춤으로 벌이는 굿판이다. 굿판인 만큼 실제 무당이 등장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82-라호 남해안 별신굿 인간문화재 정영만, 중요무형문화재 제90호 황해도평산소놀음굿 이수자인 이용녀다. 특히 이용녀는 ‘솟을굿’을 하면서 작두를 탄다. 시퍼런 작두에 올라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초등학생은 입장할 수 없다. 박영수 춤터 새마루 대표는 ‘처용 퇴송무’를 열연한다. 역신을 보내는 퇴송무는 봉산탈춤과 궁중무용 처용무를 엮어 박영수가 만든 춤이다. 여성농악단의 맥을 잇는 만능 광대들인 ‘연희단 팔산대’도 나선다. ‘판굿’ 중 동서남북 중앙을 돌면서 사악한 것을 몰아내는 주술성이 돋보이는 장면을 선보인다. 기획·연출을 맡은 진옥섭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은 “구성의 치밀함에 얽매이지 않고 다짜고짜 맛있는 부분만을 골라 엮겠다”며 “당대 최고의 꾼들이 펼치는 춤의 굿이니 확실히 ‘굿 is Good’”이라고 말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인 오는 29일, 다음달 26일, 9월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문화의집(KOUS). 전석 5000원. (02)3011-172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스타뷰] 명창 안숙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스타뷰] 명창 안숙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영상, 기구 등 화려한 볼거리가 판을 치고 판소리가 중심이 되는 공연이 없으면 우리의 소리가 사라져요. 수십년 걸려도 완성되지 않는, 죽을 때까지 해도 완성을 볼까 말까 하는 판소리를 누가 하려 하겠습니까. 멋있게 보이고 화려한 조명을 받는 공연을 하려 하지. 나이가 들면서 걱정이 돼 어떨 때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납니다.” 안숙선(66) 명창은 열변을 토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그는 대형화·서구화만 추구하는 최근 공연 풍토에 대해 작심하고 할 말을 했다. 작은 체구에서, 온화한 미소 속에서 격정적인 울림이 퍼져 나왔다. 22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판소리가 명맥을 유지하는 건 예술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빈부귀천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다 들을 수 있는 판소리가 없어진다는 건 우리나라 정신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명창 타이틀 부담감 커…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 또 연습” 안 명창은 1986년 남원 춘향제의 전국명창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뒤 ‘명창’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명창으로 일컬어지면서 소리를 하는 게 더 어려워졌다. 부담감과 책임감 때문이다. “명창으로 불리기 전엔 자유자재로, 내 마음대로 소리를 했어요. 명창을 꿈꿨지만 막상 명창이 되고 나니 어디서 소리를 하려고 하면 ‘명창이 저 정도밖에 안 돼’ 하는 말을 들을까 봐 상당히 신경 쓰였습니다. 명창에 걸맞은 소리 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소리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죠. 늘 무거운 등짐 하나를 짊어지고 다니는 듯합니다. 한편으론 소리를 좇으며 반복적으로 소리를 하다 보니까 소리 속에 숨겨져 있는 비의를 깨닫게 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요즘도 하루 한 시간 이상 연습한다. 제자를 가르칠 땐 더 많은 시간을 소리에 들인다. 지속적으로 소리를 하지 않으면 필름 끊어지듯 소리가 끊어지고 만다. “기계가 녹이 스는 것처럼 하루라도 소리를 하지 않으면 제대로 소리가 나오지를 않아요. 소리를 넓혀 주고 조여 주고 해야 하는데 제가 원하는 대로 소리가 안 나와요. 쉬지 않고 연습해야 관객들이 행복해하고 눈을 떼지 못하는 소리를 할 수 있습니다.” 판소리는 안 명창의 운명이었다. 그는 국악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외삼촌은 동편제 판소리 인간문화재 강도근이고, 이모는 가야금 명인인 강순영이다. 대금산조 인간문화재 강백천은 어머니의 사촌이다. 태어나고 자란 전북 남원은 국악의 성지다.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춘향가와 흥부가의 배경지이고 동편제 판소리를 확립한 가왕(歌王) 송흥록이 태어나 활동한 곳이다. 집안 배경이든 지역 전통이든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국악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 아홉 살 때 주광덕 명창의 문하로 들어가 소리 기초를 배웠다. 열아홉 살 때 상경해 김소희, 박봉술, 정광수, 성우향 등 여러 명창들에게 판소리 다섯 바탕을 배웠다. “국악인 집안에서 태어난 것도, 소리를 택해 지금의 자리까지 온 것도, 인생 끝까지 더 연구하고 가야 하는 것도 모두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명이 아니고서는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안 명창은 창극의 본모습을 늘 고민하고 되살리려 한다. 열한 살 때 창극을 처음 접했다. 동네 마당에 포장을 쳐놓고 하는 남녀 혼성단체 공연이었다. 당대 명창들이 판소리를 중심으로 사도세자 같은 역사극과 춘향전, 심청전 등을 열연했다. “창극은 판소리가 중심이 되는 음악극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전 음악극이죠. 어렸을 때 봤던 게 창극의 원 모습이 아닌가 싶어요.” 안 명창은 창극의 역사는 짧지 않다며 1902년 서양식 국립극장인 협률사(원각사 전신)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창극이 비롯됐다는 통설을 반박했다. “혼자 노래를 하다가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극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오래전부터 음악극의 명맥이 이어졌다고 봐요. 남사당도 있고, 탈춤도 음악극이지 않습니까. 조금씩이라도 남아서 전해졌기 때문에 옛사람들이 계속 이어온 거죠. 원각사에서 중국의 경극이나 일본 가부키 영향을 받아서 시작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997~2000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을 할 때도 어린 시절 봤던 창극의 원형을 복원하고 유지하는 데 힘을 쏟았다. 해외 어디를 내놔도, 누가 보더라도 ‘저 공연은 한국적인 음악극이다’ 하고 말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을 하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우리 것의 원형을 보전하면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어요. 요란스러운 조명을 쓰지 않고 우리의 소리, 우리의 몸짓으로 우리의 색깔을 보여 주는 공연을 무대에 많이 올리려 합니다.” ●판소리 세계화 고무적… “외국인들의 심금 울려” 판소리 대중화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안 명창은 “옛날 어른들은 판소리가 사라지지 않고 전수되는 데만 매진했다”며 “이제는 훼손되지 않고 보존돼 온 판소리를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춘향가는 한 바탕을 하는 데 아무리 짧게 잡아도 6시간 30분에서 7시간 걸린다. 박동진 명창은 9~10시간도 걸렸다. 흥부가, 수궁가 등도 보통 3~4시간 걸린다. 일반인들이 다 듣기에는 힘들다. 판소리의 가장 감동적인 대목을 ‘눈대목’이라고 부른다. 눈대목을 중심으로 한 공연을 활성화하는 게 관건이다. 아이들을 위한 창작 판소리 제작도 시급하다. 판소리에는 한자 표현이 많아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춘향의 의복을 원전대로 녹의홍상으로 표현하면 아이들은 알아듣지 못합니다. 붉은 치마에 연두색 저고리로 풀어야 합니다. 판소리 다섯 바탕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풀어서 어릴 때부터 우리 장단과 박자에 익숙하게 해야 합니다.” 안 명창은 남원 비전마을을 시작으로 산간벽지 아이들에게 국악을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다. 그는 “우리 음악에는 아이들이 훌륭한 사람으로 커나가게 하는 자양분이 모두 들어 있다”며 “우리 음악에 담겨 있는 그런 가치관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안 명창은 앞으로 ‘퓨전’ 공연도 하려 한다. 대금, 바이올린 등 동서양 악기에 맞춰 판소리를 하고 무용도 곁들이려 한다. “대중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려 한다는 미명 아래 퓨전 공연을 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우리의 정체성이 없어서는 안 돼요. 우리 음악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다른 것과 어울리는 작업을 해보려 합니다.” 판소리 세계화의 가능성을 본 것은 고무적이다. “외국인들은 판소리의 엄청난 변화에 감탄합니다. 쪼였다 터뜨렸다 하는 걸 한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느냐며 놀랍니다. 문화가 좀 다를 뿐이지 판소리에 들어 있는 희로애락은 외국인의 심금도 울립니다.” 후배들 중에는 판소리 소질을 타고난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후배들이 다른 곳에 힘쓰지 않고 소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안 명창의 남은 과제다. “제 선생님들이 마음속에 감춰뒀던 것까지 모두 끄집어내 제게 가르쳐줬듯 저도 후배들에게 저의 모든 걸 다 내주고 싶어요.”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탈북민, 트라우마부터… 경제력은 그다음 문제”

    “탈북민이 한국에 적응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에 대한 트라우마에 있습니다. 경제적 문제는 오히려 부수적이에요.” 탈북민 첫 상담학 박사 유혜란(51·여)씨는 “불안과 공포로 가득한 북한 체제에서 온 탈북민들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일종의 정신장애에 시달리기 쉽다”며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높은 자살률과 범죄율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평양에서 태어나 경성의대를 졸업한 뒤 의사로 6년을 일했다. 북한 사회에서는 나름대로 선택받은 삶을 살았던 셈이다. 그런데도 탈북을 결심한 건 대학교수로 재직하던 삼촌이 정치범으로 체포되고 유씨 가족들까지 지방으로 추방되는 과정에서 체제에 대한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1998년 남편, 두 딸과 함께 그는 힘겹게 두만강을 건넜고, 중국을 거쳐 한국땅을 밟았다. 서울에 도착한 첫날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그는 “보슬비가 내리는 밤거리에 차들이 물결을 이루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가능한 일인가 싶었다”고 회상했다. 2002년 한신대에서 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2013년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탈북민들을 통하여 본 북한체제-트라우마 불안’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씨는 자신이 한국에서 만난 탈북민들은 대부분 이질적인 체제에 적응하는 데 따른 어려움뿐 아니라 북한 체제에 대한 트라우마로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북한 체제 트라우마’란 말은 유씨가 박사 논문에서 처음 쓴 표현이다. 그는 “예측불가하고 신뢰할 수 없는 국가인 북한은 조작된 공포로 주민에게 두려움을 갖게 한다”면서 “부부 사이라도 정치적 문제는 솔직하게 말할 수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오더라도 왜곡된 대인관계를 갖기 쉽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2013년 서울 강서구에 ‘북한체제 트라우마 치유상담센터’를 열었다. 대인기피와 불안에 시달리는 탈북민이 하루에도 여러명씩 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는다. 유씨는 트라우마의 대표적 증상으로 편집증 성향을 들었다. 그는 “타인에 대한 의심이 일상화된 삶을 살아온 탓에 일단 부정적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상대가 선의로 다가와도 ‘왜 나한테 잘해 주지?’란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씨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트라우마 치유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담받으러 오면 일단 문제가 된 상황과 자신을 분리시키는 작업을 한다”면서 “꾸준히 치유프로그램에 참가시키기 위해 소그룹을 맺어 집단 상담을 받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탈춤을 추며 불안, 슬픔, 두려움 등의 감정을 털어내는 프로그램도 인기가 좋다. 유씨는 “탈북민들의 정신 상태가 건강해야 통일 과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향후 심리적 통일에 이르는 데 북한 체제 트라우마 치유 사업이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글로벌 시대] 영국 신사는 케이팝을 좋아해?/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글로벌 시대] 영국 신사는 케이팝을 좋아해?/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이달 초 런던을 방문한 방송통신위원장은 영국 위성방송 사업자 SKY를 만나 한국의 아리랑TV를 연내 론칭하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NHK 월드, CCTV 뉴스, RT 등 우리 주변국 방송사들이 영국 내에서 자국에 우호적인 여론 조성 경쟁을 벌이고 있는 터라 그간 한국 방송이 전무(全無)했던 영국에 한국 정보·문화 교류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문화계에서 영국이 지닌 비중과 영향력은 매우 크다. 문학, 철학, 건축, 미술, 연극, 음악 등 여러 분야에서 전 세계적인 영향력과 존경을 받고 있는 문화 슈퍼파워다. 1800개에 이르는 박물관과 미술관은 대부분 입장료를 받지 않고 정부 지원과 기부가 활성화돼 시민들이 자유롭게 예술품과 문화재를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대영 제국 역사로 기인해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를 비롯해 인도·파키스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영어권 국가에 폭넓은 문화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한편 공영방송 BBC로 대표되는 영국 방송은 글로벌 방송계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해 왔으며, TV 산업의 미래변화를 평가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핵심 시장으로 고도의 경쟁력과 영향력이 입증됐다. 방송 콘텐츠 시장 규모는 세계 4위로 약 2조원 규모다.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자동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탑기어’,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를 현대 영국으로 끌어온 기발한 설정으로 인기를 모은 ‘셜록’을 비롯해 엔델몰, 프리맨틀 등 대형 제작사들이 제작한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 ‘닥터 후’(Doctor Who), ‘딜 오어 노 딜’(Deal or No Deal) 등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콘텐츠 포맷이 전 세계로 팔려 나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이렇듯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영국인들에게 어떤 콘텐츠를 보여 줄 것인지 고민이 남는다. 영국에는 아직 한국 드라마가 수출, 방영된 사례가 없고 케이팝도 동호회를 중심으로 이제 시작되는 단계다. 동유럽에는 루마니아·헝가리 등에 한국 드라마가 수출돼 한류 확산의 거점이 만들어지고 있으나, 서유럽에서는 아직 특정 거점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 중남미까지 퍼져 나간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이 과연 영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영국에서 성공하려면 검증된 한류 콘텐츠들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영국인들의 관심사를 먼저 살펴볼 일이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현지 수요가 높은 첩보·범죄 수사 장르를 중심으로 런던에서 한국 드라마 쇼케이스가 열리기도 했다. ‘아이리스’, ‘싸인’, ‘쓰리데이즈’ 등을 선보이며 한국 드라마의 영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가늠해 본 시도다. 한 종편 방송사는 BBC와 공동기획으로 날씨의 비밀을 다룬 4부작 자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다큐멘터리는 한류의 경쟁력이 미진한 분야다. 그런데 방송 콘텐츠와 국제문화 교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유럽의 여론 주도층은 대중문화보다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선호한다. 판소리·도자기 등 전통 음악과 공예, 그리고 DMZ, 해녀, 갯벌 등 독특한 소재로 한국의 철학과 생활상을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가 유럽 방송사들의 주요 관심을 끌었다. 한국에 체류하는 서구인들이 한결같이 감탄하지만 정작 우리는 한류 수출에 쏠려 그 가치를 잊고 사는 한옥, 탈춤, 서예도 있다. 세계 문화 슈퍼파워인 영국에 한류를 보내고 싶다면, 세밀한 시장 조사를 통해 ‘틈새’를 먼저 파악하고,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조명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영국뿐만 아니라 서유럽 주류 사회의 높은 장벽에 도전하기 위한 전통문화 한류 전략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다.
  • 범인 김기종은 누구

    범인 김기종은 누구

    5일 범행 현장에서 체포된 김기종(55)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의 이력을 보면 ‘반일’과 ‘반미’의 두 축이 존재한다. 김씨는 평소 ‘독도지킴이’를 자처하며 반일 감정을 드러냈고, “미국의 방조와 협력으로 분단에 이르게 됐다”며 반미 활동도 펼쳤다. ●‘우리마당’ 회원 10명도 안돼… 생활고 시달려 ‘우리마당’은 1982년 성균관대 법대에 다니던 김씨의 주도로 “‘7000만이 우리 되어 전 반도를 마당으로 만들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이후 연극, 국악강좌, 탈춤·풍물교실 등을 주최하는 한편, 각종 시국사건에도 참여했다. 1984년에는 서울대, 고려대 등 5개 대학 총학생회 집행부와 함께 민정당사를 점거했고, 1985년 8월에는 미 대사관에 들어가 성조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2010년 7월 김씨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특별강연회 중 시게이에 도시노리 당시 일본 대사에게 “왜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하느냐”며 시멘트 덩어리 두 개를 집어던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2006년에는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하자 독도로 본적을 옮기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내용의 시민강좌 등에 몰두했다. 독도를 북한에 개방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우리마당’은 회원이 10명도 안 되는 등 사실상 ‘1인 단체’로 전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우리마당 습격사건’(1988년 우리마당 사무실을 괴한이 습격해 여성 회원을 성폭행한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뒤에는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홀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까지는 통일부 장관 위촉 통일교육위원으로 활동했지만 최근에는 몇 달치 임대료가 밀리는 등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도 전해졌다. 지인들에게 자신의 활동이 평가받지 못하는 데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수차례 폭행·상해… 박원순 시장에게 고성도 김씨는 수차례 폭행과 상해 혐의로 처벌받는 등 돌출 행동을 일삼았다. 지난해 2월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을 앞두고 창천교회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고성을 지르고, 제지하는 관계자들을 밀쳐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 1월 말에는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아이돌그룹 ‘엑소’(EXO) 팬클럽이 공연 행사를 위해 붙인 전단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소동을 부리는가 하면 행사 점검차 나온 공무원을 폭행하고, 도로로 뛰어들어 시내버스를 막아서기도 했다. 한편 통일부에 따르면 김씨는 2006년 11월~2007년 4월 나무 심기 명목으로 정부 승인을 받아 8차례 방북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3기 과다이용 치유과정

    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3기 과다이용 치유과정

    여성가족부는 인터넷·스마트폰 과다 사용 청소년에 대한 상시 맞춤형 치유전문기관인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에서 올해 새 학기 첫 프로그램으로 제3기 과정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제3기 프로그램은 7일 입교식을 시작으로 22일까지 16일 동안 진행된다. 새학기를 맞아 인터넷과다이용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중인 전국 중·고등학교 남자 청소년 16명이 참가한다. 드림마을은 학생들의 학기 중 참가를 위해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과 협조, 대안교육 위탁기관으로 지정받고 참가 기록이 학교생활기록부에도 남지 않아 참가 희망 학생들은 학교 수업일수 등 걱정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참여 청소년은 인터넷·스마트폰 과다사용 정도에 따라 개인, 집단별 심층상담과 함께 대안활동, 체험활동, 부모교육, 가족 상담 등 다양한 맞춤형 통합 치유서비스를 받으며, 관계 증진과 자기 관리 능력을 키우게 된다. 특히 그동안 참가 청소년들은 한지 및 전주비빔밥 만들기, 탈춤·장구 배우기 등 활동 프로그램에 높은 호응을 보였다. 이번 참가 학생들도 직접 만들고 배우며 인터넷·스마트폰 외에도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드림마을은 부모상담, 교육, 가족캠프 등 부모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가 자녀의 든든한 지원자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족캠프 시 ‘편지 읽기 프로그램’의 경우 가족 간 의사소통의 물고를 트게 해 자녀와 부모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 2기 프로그램에는 총 40명이 참가, 평균 83.3점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특히 프로그램 기간 중 실시한 1박2일의 가족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의 부모는 아이가 많이 밝아졌고, 오랜만에 가족들과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었다며 매우 만족해 했다. 박길수 드림마을 센터장은 “스마트폰 없이는 절대 생활 못한다고 캠프 참여를 거부하던 학생이 이곳에서는 스마트폰 없이도 프로그램에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 면서 “앞으로 보다 효과적인 프로그램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드림마을 프로그램은 금년도 총13회(1주 2회, 2주 5회, 3주 5회, 5주 1회) 계획돼 있다. 2월까지 2회(1주 1회, 2주 1회) 실시됐다. 드림마을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는 청소년(보호자, 교사 등 포함)은 드림마을(063-323-2285) 또는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국번없이 1388)로 신청하면, 상담과 심리 검사, 면접을 통해 최종 참가 여부가 결정된다. 참가비용은 식대보조금만 부담(기간에 따라 10만~20만원)하면 되며, 차상위계층 이하는 무료이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장충체육관, 50년 만에 재탄생… 스포츠·문화 복합공간으로

    장충체육관, 50년 만에 재탄생… 스포츠·문화 복합공간으로

    1963년 국내 최초 실내 경기장으로 문을 연 장충체육관이 50년 만에 복합문화체육시설로 부활했다. 여자배구팀 GS칼텍스가 리모델링 이전처럼 홈구장으로 이용하게 된다. 서울시는 오는 17일 2012년 5월 시작한 장충체육관의 리모델링 공사를 2년 8개월 만에 마치고 재개장한다고 13일 밝혔다. 체육관은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로 지하 2층을 새로 지었다. 전체면적은 8385㎡에서 1만 1429㎡ 규모로 커졌고 관람석은 4507석이다. 새로 조성된 지하 2층(546.7㎡)은 보조 경기장과 헬스장 등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공간으로 만들었다. 외부 디자인은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도입했다. 지붕은 부채춤, 창문은 강강술래의 원을 형상화했고 전체적으로 탈춤의 역동성을 반영했다. 안전을 위해 돔의 지붕을 철거하고 현대적 공법을 이용해 파이프트러스(파이프를 삼각형 그물 모양으로 짜서 하중을 지탱시키는 구조)로 교체했다. 철골 구조인 H빔도 파이프로 강도를 높여 50t 규모의 무대도 견디도록 했다. 주경기장의 바닥 길이는 36m에서 47m로 늘려 모든 구기 종목을 열 수 있게 했다. 공사 전과 달리 바닥을 가장 길게 쓰는 핸드볼 경기(세로 40m, 가로 20m)도 가능하다. 관람객 좌석은 고정식에서 접이식으로 개선했고 장애인석과 가족·연인석도 만들었다. 체육경기뿐 아니라 뮤지컬 등 문화행사도 열 수 있도록 했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체육관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게 연결로를 만들었고, 연결로에는 갤러리를 설치해 김일 선수의 프로레슬링 경기, 한국 최초의 복싱 세계 챔피언 김기수 선수의 사진 등을 전시한다. 오는 17일 개장식에는 왕년의 스포츠 스타 100명과 시민, 사회적 약자, 체육단체 관계자들을 초청했다. 박원순 시장은 시민과 함께 ‘장충의 부활’을 붓으로 쓰고, 가수 부활과 청춘합창단이 축하 공연을 선보인다. 시는 개장식 날과 개장 주간(18∼25일)에 체육관을 무료로 개방하고 전국노래자랑(23일), 프로배구 올스타전(25일), 체험학습 프로그램(21일) 등을 운영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안동 하회마을 작년 관광객 100만 찾아

    안동 하회마을 작년 관광객 100만 찾아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이 지난해 세월호 참사 여파를 딛고 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경북 안동시는 12일 “지난 한 해 동안 하회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모두 105만 5153명(외국인 4만 1614명 포함)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회마을 관광객 100만명 돌파는 2011년에 이어 3년 만이다. 이용필 하회마을관리사무소장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여파로 한때 관광객이 줄었으나 이후 전국 각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관광객들이 하회마을을 많이 찾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특히 각종 사회단체 및 시설, 가족 단위 단체 관람객이 많이 다녀갔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해 5월 연휴(3~6일)에는 하회마을이 문을 연 이후 최대 인파인 9만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하회마을은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방문 특수로 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11년 만에 또다시 관광객 100만명을 넘어섰다. 2011년에도 102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 2년 연속 ‘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맞았다. 하지만 2012년과 2013년엔 관광객이 96만여명과 98만여명에 그쳤다. 이 소장은 “하회마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꾸준히 주목받으면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며 “하회별신굿탈놀이 정기 공연과 전통혼례 시연행사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한옥 숙박 체험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행사로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고 밝혔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국의 몸짓에 빠지다

    한국의 몸짓에 빠지다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외국인 전통연희교실 발표회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그동안 배운 탈춤을 선보이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축제가 된 치맥·FTA 파고 넘을 브랜드 쌀 ‘명품의 탄생’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축제가 된 치맥·FTA 파고 넘을 브랜드 쌀 ‘명품의 탄생’

    서울신문과 연세대는 25일 1단계 전문가 패널 조사와 2단계 실체평가를 마치고 축제, 특산물, 살고싶은지역 3개 분과별 각 50대 브랜드를 선정했다. 이달 말까지 3단계인 전국민인식조사를 거쳐 다음달 18일 우수 16개 브랜드를 발표하고 2014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시상식을 할 예정이다. 이번 1·2차 평가 결과는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가 주축이 된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지수개발 연구진’이 개발한 지역 브랜드 평가 지수(SNI·Seoul Newspaper Indicator)를 바탕으로 축제 555개, 특산물 736개, 살고싶은지역 227개를 평가·분석한 것이다. 특히 각계 전문가의 분석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등을 통해 보다 정확하고 현실적인 조사로 지역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지역을 상징하는 브랜드에 대해 무분별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또 평가 잣대가 없어 곳곳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예산만 낭비하는 등 잡음을 빚었다. 경제성은 고사하고 다른 데서 베끼다시피 하는 통에 숱한 축제와 브랜드 등이 중복되기도 했다. 현재 정부 부처 등에서 우수 지방자치단체를 선정하거나 특산품 적합성 검사 등으로 지역 브랜드를 평가하지만 일시적이어서 파급 효과를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종수 총괄위원장은 “올해로 두 번째인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평가는 국민인식조사는 물론 통계 작성 등 객관성을 높였다”면서 “올바른 지역 브랜드 평가는 예산 낭비와 선심성 행정을 막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차 평가를 끝내고 축제·특산물·살고싶은지역 부문에서 각각 50개의 3차 평가(전국민인식조사)후보를 선발한 ‘2014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은 지난해에 이어 2회를 맞이하면서 4가지의 큰 변화를 나타냈다. 명품의 탄생, 축제의 다변화, 살고싶은지역의 지방화, 특산물 부문에서 과실류의 약진 등이다. 우선 지역 브랜드 대상이 2회를 맞으면서 2년 연속 선발되는 비율이 높았다. 지난해에는 3개 부문에서 각각 20개씩 총 60개의 3차 평가 후보를 선발했는데 이 중 올해 또다시 후보에 오른 것은 42개로 70%에 달했다. 특히 특산물의 경우 지난해 후보 중 올해 다시 선정된 것이 16개로 10개 중 8개꼴이었다. 한 마디로 명품의 탄생이다. 특산물, 살고싶은지역, 축제 등이 브랜드화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축제부문에는 강릉단오제, 광주비엔날레,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 무주반딧불축제, 보령 머드축제, 안동국제탈춤 페스티벌, 얼음나라화천산천어축제, 울산고래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진해군항제, 하이서울페스티벌, 함평나비축제 등 12개가 2년 연속 선발됐다. 대부분이 한번쯤은 이름을 들었을 만한 유명 지역축제들이다. 특히 진해군항제는 52년에 이르는 전통을 자랑한다. 특산물은 강화인삼, 대왕님표여주쌀, 무안갯벌낙지, 순창고추장, 안동간고등어, 안흥찐빵, 양양송이, 영광법성굴비, 울릉도호박엿을 포함해 지난해 후보 20개 중 16개가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이미 오래전부터 구전으로 브랜드를 구축한 유명 특산물들은 신흥 특산물에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살고싶은지역 부문은 지난해 후보 20곳 중 14곳이 2년 연속 선발됐다. 이 중 강원도가 3곳(강릉시·춘천시·평창군)을 올려 가장 많은 후보가 선발됐고, 경기(가평군·양평군)와 대전(대덕구·유성구)이 각각 2곳씩 선정됐다. 부문별로 보면 축제는 전통문화뿐 아니라 치맥(치킨+맥주), 재즈, 마임, 오페라, 걷기 등 특색 있는 주제를 보여주는 축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역 축제가 지역 특유의 특산물이나 문화를 알리는 것을 넘어서 사람이 모이고 즐기는 축제 본연의 의미를 담아내는 것으로 보인다. 깜냥이 안 되는 지역 특산물임에도 반 억지로 축제를 만들어 실패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흥미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노력이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7월 16일부터 5일간 열린 대구치맥축제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방문객은 지난해 27만명에서 올해 63만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중 외국인만 5만명이 찾았다. 내년에는 기간을 연장하고 축제를 담당할 별도 법인을 만들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곳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퍼진 치킨 프렌차이즈가 많고 분지의 특성상 더우니 한여름에 맥주를 찾는 이들이 많아서 시청 내외에서 치맥에 대한 이벤트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탄생한 축제”라면서 “인기가 너무 많아 향후 행사장인 두류공원 일대에 상시적으로 운영하는 치맥거리를 만드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원 춘천마임축제는 불모지에서 유진규 전 예술감독이 25년간 키운 의지의 산물로 세계 3대 마임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고수부지에서 유채꽃축제를 열려다가 당시 이석형 군수의 주장에 따라 주제를 변경해 열게 된 함평나비축제는 이제 16주년을 맞으면서 특별한 축제의 원조격이 됐다. 이외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 부천국제만화축제 등도 특색 있는 축제로 꼽힌다. 살고싶은지역 부문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수도권 및 광역시보다 지역이 다소 많이 선발됐다. 지난해 수도권 및 광역시 비율은 20곳 중 9곳으로 45%였지만 올해는 50곳 중 21곳으로 42%에 그쳤다. 이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에 따라 복잡한 도시보다 여유로운 농·어·산촌 생활을 선호하는 추세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체 후보 50곳 중 강원과 전남이 각각 6곳씩을 올려 가장 많았다. 산맥과 동해를 끼고 있어 청정지역으로 불리는 강원에서는 강릉시, 동해시, 속초시, 영월군, 춘천시, 가평군 등이 이름을 올렸고 넓은 평야와 남해의 다도해가 아름다운 전남의 구례군, 담양군, 순천시, 여수시, 완도군, 화순군 등이 선정됐다. 이외 서울 용산구·중구·종로구, 경북 경주시, 충남 공주시 등 전통이 깃든 곳들도 후보에 들었다. 특산물 부문은 과실류가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20개 후보 중 단 한 개의 브랜드도 올리지 못한 과실류는 올해 50개 중 9개(18%)나 선발됐다. 공주알밤, 껍질째먹는청송솔사과, 씨없는감 청도반시, 안동사과, 영천포도, 진영단감, 청송사과, 하동청매실, 황토복숭아 등이다. 특산물 브랜드 중에는 지역의 이름을 그대로 명칭으로 쓴 곳이 많았다. 의성마늘, 강화인삼, 신안천일염 등이다. 지역마다 유명한 특산물에 대해 소비자의 인지도를 그대로 이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 중 축제부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제공한 555개 지역 축제 중에 전문가들의 투표에 따라 50개를 선정했다. 올해 개최했고 3일 이상 지속된 곳이 대상이었으며 특정계층만 참여하는 행사나 단순 주민위안 행사는 배제됐다. 특산물 부문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제공한 736개 중 50개를 선정했고, 살고싶은지역 부문은 227개 지역 중 50곳이 뽑혔다. 지난해 안전행정부 장관상을 수상한 제주시와 부산국제영화제, 횡성한우, 서울시 강남구는 올해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1단계와 2단계 평가에 각각 20%의 가중치를 적용했고, 향후 진행되는 전국민인식조사(3단계 평가)에 60%의 가중치를 둔다.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이 3개 부문의 각각 50개 후보에 대해 인지도, 호감도, 선호도 등을 투표하게 된다. 특산물 브랜드는 최근 3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에서 부적합이나 행정처분 등을 1회 이상 받은 적이 있는지, 축제는 최근 5년간 정기적으로 개최했는지 등도 점검한다. 마지막 결과는 12월에 발표하며 대상(1개), 최우수상(3개), 우수상(9개), 특별상(3개) 등 16개에 대해 시상한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新 국토기행] 멋:유교문화의 보고

    [新 국토기행] 멋:유교문화의 보고

    안동은 유교문화의 보고다. 보유한 지정 문화재만도 307점에 이른다. 국가지정 문화재 87점(국보 5점, 보물 39점 등), 경북도도지정 문화재 220점(유형 69점, 무형 5점 등) 등이 있다. 이 때문에 안동을 찾는 많은 관광객은 무엇을 돌아봐야 할지를 몰라 난감해한다. 하지만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봉정사와 한국국학진흥원의 유교목판, 하회별신굿탈놀이 등이 하회마을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돼 이들 문화재만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회마을 연간 100만명이 찾는 명실상부한 안동 관광의 1번지이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방문과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강이 곡선을 그리며 감싸는 하회는 풍산 류씨가 600여년간 살아온 동성마을이다. 마을에는 조선 5대 명재상으로 이름 높은 서애 류성룡(1542~1607) 선생이 7년 동안 겪은 임진왜란의 전황을 기록한 징비록(국보 제132호) 등 많은 보물급 유적이 있는 충효당(보물 414호), 풍산 유씨의 대종가 양진당(보물 36호) 등 중요문화재 18점이 있다. 1984년 마을 전체가 국가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됐다. 160여채의 전통 기와집과 210여채의 초가집이 끊어질 듯 연결되는 길, 돌담과 어울려 있다. 마을 서북 쪽에는 해발 64m의 절벽인 부용대가 있다. 하회마을은 물 위에 핀 연꽃처럼 보이는데 그 연꽃을 보는 자리라 해서 이름 붙여졌다. 마을에는 서민들의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선비들의 ‘선유줄불놀이’가 전승되고 있다. ■도산서원·병산서원 도산서원은 사적 제170호로 조선 최고의 유학자였던 퇴계 이황(1501~1570)의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동서재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맞배집으로, 전체적으로 간소하다. 당초 퇴계가 1561년에 도산서당을 건립, 후학양성에 힘썼던 ‘성리학의 성지’였으나 선생이 타계하자 후학들이 서당이 있던 자리에 서원을 건립했다. 서원 안에는 400여종에 달하는 4000권이 넘는 장서와 장판 및 이황의 유품이 남아 있다.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살아남았다. 선조는 도산서원이란 현판을 사액했는데 그 편액은 명필가인 석봉 한호(1543~1605)의 글씨다. 도산서원 앞에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른다. 강 건너편에는 과거시험을 보던 곳인 시사단이 있다. 서원 인근에는 퇴계가 태어나고 묻힌 태실과 묘소, 종부가 손님을 맞는 퇴계종택, 제자 금난수(1530∼1604)가 지은 고산정, 퇴계의 14대 후손으로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시인인 이육사(1904~1944)의 묘소와 문학관이 있다. 병산서원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권율 등 명장을 등용한 문신 겸 학자 서애 선생이 후학들을 양성하던 곳이다. 제자들이 ‘존덕사’를 지어 위패를 모셨다. 사적 제260호이다. 서원의 만대루나 입교당에 올라서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병산이 이름 그대로 병풍처럼 자리하고 낙동강이 그 앞을 잔잔하게 흐른다. 고미술연구가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 건축의 백미로 꼽는 이유다. 두 서원은 2011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됐으며 유네스코 실사를 거쳐 2016년쯤 등재가 확정될 전망이다. ■봉정사 신라 문무왕 12년(672)에 의상대사(625~702)의 제자 능인 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천년고찰이다. 우리나라 목조 건축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인 극락전으로 유명하다. 하회마을처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다녀간 뒤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사찰 입구 솔 숲길은 여왕이 다녀간 길이라고 해서 ‘퀸스로드’로 이름 붙여졌다. 1987년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동승’ 등 영화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고려 태조와 공민왕이 다녀간 곳으로 국보와 보물이 가득하다. 극락전(국보 제15호)을 비롯해 대웅전(국보 제311호), 화엄강당(보물 제448호), 고금당(보물 제449호), 대웅전 후불탱화(보물 제1614호),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1620호), 영상회 괘불도(보물 제1642호), 아미타설법도(보물 제1643호) 등 14점이 있다. 경내 영산암은 사찰이라기보다 사대부가의 아름다운 정원처럼 뛰어난 미를 갖춰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가까이서도 아름답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더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은 절집이다. 안동시는 2018년까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다는 계획이다. ■국학진흥원 유교목판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쓴 책을 찍어내기 위한 목판 기록물로 우리나라 유교문화를 대표하는 기록유산 중 하나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2월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하는 718종의 유교책판 6만 4226장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내년 6월쯤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이들 목판의 유형으로는 문집류가 583종(81.2%)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성리서 52종, 족보류 32종, 예학서 19종, 역사·전기류 18종, 몽훈·수신서 7종, 지리 3종, 기타 4종으로 유학자들이 만든 기록물이 대부분이다. 유학 집단의 사회적 공론을 거쳐 후손이나 후학이 자발적으로 경비를 모아 책을 인쇄하기 위해 목판을 제작했다는 점과 주요 등재 기준인 진정성, 독창성, 세계적 중요성이 뛰어나 등재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목판은 현재 자동통풍시스템, 자동항온항습시설, 가스식 자동소방시스템, 출입통제 및 도난방지시스템 등 첨단시설을 갖춘 목판 전용 수장 시설인 장판각에 보관 중이다. 사전 예약(054-851-0764)해야 관람할 수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 하회마을에서 800여년의 긴 역사를 이어 전승돼 온 탈에 담긴 웃음, 풍자, 해학으로 민중의 희로애락을 대변한다. 지배계층인 양반과 선비의 허위성을 폭로하는 서민들의 애환을 풍자적으로 그려 내는 게 특징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에 사는 허 도령이 제작했다는 하회탈은 모두 14개였으나 3개가 분실되고 현재 10종 11개가 국보 제121호로 지정됐다. 탈놀이 전 과정은 모두 10개 마당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상설공연(1~2월 매주 토~일, 3~12월 매주 수·금·토·일요일)에서는 6개 마당만 무료 공연된다. 영국 여왕이 하회마을을 방문했을 당시 직접 관람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 대표 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근간이기도 하다. 예술성과 민중성이 뛰어난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新 국토기행] 안동시

    [新 국토기행] 안동시

    경북 안동은 국토의 동쪽에 있으면서도 유독 긴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광복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정부의 성장 위주 정책에서 소외돼 개발에서 밀려나고 댐 건설로 하류 지역 발전의 억울한 희생양으로 서러움을 달래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암흑의 도시에 신경북도청 시대 개막을 앞두고 동이 트고 있다. 하지만 어둠의 잔영(殘影)은 아직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우리나라 유교 문화의 본향이자 경북 북부 지역의 중심인 안동은 전국이 한나절 생활권인 지금도 KTX 한 대 다니지 않는다. 1942년에 단선으로 개통된 중앙선 철로는 70년이 넘도록 그대로다. 하늘길은 물론 없다. 그나마 중앙고속도로가 났지만 서울과 대구를 오가는 데 3~6시간 걸린다. 지역 발전의 필수 요건인 교통 인프라가 아직도 형편없다. 이 때문에 사람과 기업이 제대로 찾지 않는다. 안동은 1963년 경기 의정부, 충남 천안 등과 함께 시로 승격됐지만 이후 댐 건설 등으로 오히려 인구가 갈수록 감소했다. 한때 30만명에 육박했던 인구는 17만명 이하로 감소해 거의 반 토막 났다. 전국 83개 시 가운데 인구 45위,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권인 10%대의 초라한 중소도시로 전락했다. 면적(1520㎢)은 서울보다 2배 크지만 속은 텅 빈 안동의 초라한 모습이다. 하지만 2008년 6월 신경북도청 소재지로 안동(예천)이 확정되면서 도시가 급변하고 있다. 1974년 27만 188명을 최고로 계속 감소하던 인구는 30여년 만에 지속적인 증가세로 돌아섰고 기업들도 몰려들고 있다. 향후 발전 가능성을 예상한 사람과 기업들이 안동을 선호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시년(54) 안동시 기획예산실장은 “안동으로 도청 이전이 결정된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인구가 증가했고, 대기업을 비롯한 유망 중소업체들도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면서 “빈사 상태였던 도시에 전례 없이 생기가 돌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안동은 댐이 건설되기 전만 해도 유교의 원형이 고스란히 보존된 문화유산의 보고이자 편안한 전통 도시임을 자랑했다. 하지만 1971년부터 대규모 안동댐(높이 83m, 길이 612m, 유역 면적 1584㎢) 공사가 추진되면서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안동이 자랑하던 유교문화의 주요 현장이 무참히 수몰됐고 2만여명의 수몰민들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을 등지고 뿔뿔이 흩어졌다. ‘편안하다’ 해서 안동으로 이름 붙여졌다는 도시는 파괴와 혼돈으로 소용돌이쳤다. 1984년엔 임하댐(높이 73m, 길이 515m, 유역 면적 1361㎢) 건설까지 추진되면서 지역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인구 이탈 가속화와 각종 자원의 수몰로 인한 지방세수 감소, 개발행위 제한구역 확대, 안개 일수 증가로 인한 농작물 수확 감소 등의 각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영남권 주민 1000만명에게 생명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안동·임하댐이 정작 안동 주민에게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상이자 지역 발전의 족쇄가 됐다. 머지않아 안동은 전국 최고의 낙후 지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고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급기야 안동시와 지역 주민들은 정치권과 정부에 생존권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1991년 3월 노태우 대통령이 안동 풍산국가공단(990만㎡) 조성을 약속했고, 이듬해 제14대 대통령 선거 민자당 김영삼 후보까지 나서 이를 우선 공약으로 제시해 사업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주민들도 환호했다. 하지만 잠깐이었다. 결국 수질 문제가 걸림돌이 됐고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에 그치고 말았다. 그런 안동에 김대중 대통령이 구세주가 됐다. 김 대통령은 1999년 10월 안동시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안동을 비롯한 경북 북부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유교문화권 개발 사업 건의를 받아들여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토록 했다. 안동은 이런 덕택에 2010년까지 11년간 유교문화 관광 기반 조성과 축제 및 이벤트 사업 개발 등 38개 사업에 국비 등 총 6165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수 있었다. 특히 유교문화권 개발 사업은 정부가 2019년까지 경북 북부권과 고령, 경주 등지에 총 3조 5000억원을 투입하는 3대 문화권(유교·가야·신라) 개발 사업의 발판이 됐다. 안동은 2001년 말 대구~춘천 간 중앙고속도로가 완전히 개통되면서 그나마 막혔던 숨통이 터졌다. 관광개발 사업이 계기가 됐다. 종전 5시간 걸리던 안동~서울 간은 3시간으로 줄었고 대구까지는 2시간대에서 1시간대로 좁혀졌다. 박문서(53) 안동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은 “중앙고속도로 개통은 안동 발전에 하나의 큰 사건이었다. 인구를 비롯한 관광객 및 농공단지 입주 기업 증가, 부동산 가격 상승, 물류 비용 감소 등 엄청난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안동은 새로운 도청 소재지로 확정된 이후 경북의 신성장 거점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북 천년 도읍지 건설과 관련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애물단지’였던 안동·임하댐과 주변 낙동강은 4대 강 살리기 선도 사업으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한 생태 하천 조성이 마무리되고 안동대교 구간(4.07㎞)이 시민 휴식 공간으로 돌아왔다. 제방을 보강하고 자전거길과 산책로, 생태학습장, 실개천, 강수욕장을 조성하는 한편 나무 심기 등으로 강은 생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강변에는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 음악분수, 탈춤공원 등의 문화 공간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또 안동댐 주변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이 조성되고 시가지를 가로질러 흐르는 낙동강 주변에는 수상레포츠 시설과 수상레저타운, 민물고기 자연사박물관, 경정장 등 다양한 물 관련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사통팔달의 도로망 구축 사업도 활발하다. 2019년까지 안동~서울 간을 1시간 20분에 도달할 수 있는 중앙선 복선 전철화 사업이 한창이다. 내년에는 상주~안동~영덕을 잇는 동서4축 고속도로 개통도 예정됐다. 중부내륙철도 고속 복선화 사업과 행정중심도시인 세종시 및 도청 신도시를 연결하는 동서5축 고속도로 건설 사업도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선정돼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다. 기업과 인구가 몰리면서 도시는 역동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2011년 SK케미칼㈜ 백신공장을 시작으로 SK바이오 제2공장, 천연가스발전소 등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안동 바이오산업단지에 둥지를 틀었다. 인근 풍산농공단지에도 ㈜예안촌과 ㈜웰츄럴, ㈜태원F&C, ㈜평해식품 등의 기업 입주가 잇따르면서 포화 상태다. 덩달아 안동을 비롯한 인근 예천, 문경은 물론 멀리 대구의 젊은이들까지 일자리를 찾아 안동으로 몰리고 있다. 안동시는 2017년까지 57만여㎡ 규모의 바이오2산업단지를 추가 조성하며 도청 신도시 자족 기능 강화를 위한 안동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안동의 많은 학교도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인 대학교수와 연구 인력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기업이 필요로 하는 현장 실무형 인력 양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안동에는 안동대와 안동과학대, 가톨릭상지대 등 3개 대학과 13개 고교가 있다. 2020년 1000만 관광객을 목표로 한 안동시의 관광 인프라 구축도 탄력을 받고 있다. 복합휴양단지인 안동문화관광단지가 2011년 전망대, 가족 호텔을 개장한 데 이어 골프장과 유교랜드도 문을 열면서 숙박 거점 휴양단지로 자리 잡고 있다. 3대 문화권 사업으로 추진 중인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과 한국문화테마파크 조성 공사는 활기를 띠고 있다. 안동은 내년이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1314년 고려 충숙왕 원년에 ‘경상도’라 불린 지 701년 만에 경북도청이 안동에 둥지를 튼다. 또 안동은 119년 만에 경북의 중심인 ‘부’(府)의 지위도 되찾게 된다. 안동은 1895년 안동관찰부로 잠시 승격됐지만 이듬해 관찰부가 폐지되면서 부의 지위를 잃었다. 안동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경북도청과 도의회 신청사는 내년 2월 준공을 앞두고 88% 공정률을 보이며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신청사는 24만 5000㎡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7층의 한옥 형태다. 이와 함께 2027년까지 총 2조 7000억원을 들여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10.96㎢ 면적에 인구 10만명을 수용하는 신도시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남치호(69) 안동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도청 이전은 미래 경북의 백년대계를 여는 역사적 과업을 수행하는 동시에 안동, 포항, 구미를 중심으로 하는 경북 균형 발전의 새로운 삼각축을 구축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그동안 개발에서 소외돼 낙후됐던 북부 지역이 새로운 국가 성장 축으로 형성돼 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여느냐, 닫느냐” 안동 백조공원의 고민

    “여느냐, 닫느냐” 안동 백조공원의 고민

    최근 전남 영암 오리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전국 유일의 경북 안동 백조공원이 불안에 휩싸였다.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열자마자 AI가 덮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던 영암 오리 농장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고병원성 AI(H5N8형)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AI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경계’로 2단계 높이는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처럼 또다시 AI가 발생하자 안동시가 지난달 23일 국내 처음으로 개장한 백조공원에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마리당 평균 150여만원에 네덜란드에서 수입한 백조가 AI에 감염될 우려 때문이다. 백조공원은 당초 올 3월 개장 예정이었지만 전북 고창에서 발생한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개장 시점이 한 차례 미뤄졌다. 이어 6월에도 강원 횡성에서 AI가 발견돼 또다시 개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백조공원은 현재 짝짓기 중인 백조 8쌍과 흑고니 3마리를 공원에서 사육하지만 나머지 10마리는 전국에서 몰려든 인파와 차량 출입이 많은 탈춤축제장 앞 방사장에 풀어놔 AI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이에 안동시는 이날 백조공원을 수탁 운영 중인 안동시설관리공단과 긴급 대책 회의를 했다. 회의에서는 당장 방사된 백조를 사육장에 가두고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자는 방안이 제시됐으나 AI 사태 추이를 좀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안동시가 2011년부터 3년에 걸쳐 낙동강 지류인 남후면 무릉유원지 인근 2만 64㎡ 부지에 49억원을 들여 조성한 백조공원은 부화장을 비롯해 검역장, 생태연못, 관찰로 등을 갖췄다. 시 관계자는 “공원을 어렵게 개방한 지 불과 열흘도 안 돼 AI가 발생해 몹시 당혹스럽다. 사실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백조를 AI로부터 지켜 내기 위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등 사태가 악화될 경우 철저히 격리시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독자의 소리] 지역민이 만족하는 지역축제돼야/신상철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전국이 지역축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3년 기준 750여개의 지역축제가 있었는데, 하루에 2개 이상의 축제가 전국에서 열렸다는 것이다. 1995년 지방자치제 출범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상품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10년 사이에 무려 500여개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결과다.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를 만들자는 명목으로 급조하다 보니 주제나 특성이 비슷한 것이 다른 지역에서도 동시에 열리고, 음식박람회나 연예인 초청공연 등 사람을 쉽게 모을 수 있는 전시성 행사 위주의 축제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결국 지역축제는 수익성에 따라 평가받게 되고 수익이 나지 않는 경우 존폐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수많은 외국인이 찾아 오는 보령머드축제처럼 지역경제에 보탬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같이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전파한다는 지역민의 사명감과 애향심을 고취시키는 것이 축제의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지역축제 기간 중의 교통 불편, 소음 등 지역민의 희생도 무시할 수 없으며 지역민이 즐겁지 않고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인식한다면 지역축제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지역민들의 만족이야말로 지역축제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다. 오는 10월에만 전국에서 100여개의 축제가 열린다. 지역민이 고향에 자부심과 애향심을 가질 수 있는 축제로 만들었으면 한다. 신상철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콘텐츠 결과물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 대거 선봬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콘텐츠 결과물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 대거 선봬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김준한)은 오는 9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열리는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 2014’에 참가해 경북의 다양한 문화콘텐츠 등 그간의 성과물을 전시하고, 축제 참가자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안동시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엄마까투리를 비롯해 청도군의 변신싸움소 바우, 제비원 이야기, 궁-안동편 등 애니메이션 및 웹툰과 경북 지역의 콘텐츠를 활용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기념사진 무료 인화 서비스, SNS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단순 홍보와 판매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축제에 참여하여 참가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진흥원은 각종 상품의 판매로 조성된 수익금과 이벤트 참가자들이 쾌척하는 기부금을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 아동들을 위해 사용하여 나눔의 기쁨을 전하게 될 예정이다.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축제에서 전통 문양, 캐릭터 공모전 등의 결과물들을 전시하고, 진흥원이 지원하는 각종 사업과 그 결과물을 선보여 축제 참가자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번 홍보 부스 운영을 통해 잠재적인 고객을 확보하고 창작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해외입양인 17명, 명예 강남구민 됐다

    강남구가 22일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호텔에서 우리나라를 찾은 해외 입양인 17명에게 명예구민증을 수여한다. 지난 16일 입국한 해외 입양인 모국방문단은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해외에 입양됐던 이들로 성인이 돼 한국을 찾은 것이다. 1954년 설립된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입양한 아이는 3만여명이다. 이번에 초대된 이들은 현재 미국, 스웨덴, 벨기에, 독일, 캐나다 등에서 변호사, 교사, 설계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동안 한식 만들기, 탈춤 등을 배우고 경북 안동, 경주 등을 2박 3일간 자유롭게 여행하게 된다. 구는 지난해 15명의 해외 입양인에게 처음으로 명예구민증을 수여했다. 올해부터 입양인의 한글 이름을 새긴 수제 도장도 증정한다. 스웨덴에서 온 요한나 린드버그(29)는 “한국 문화에 접할 수 있어 좋았고 명예구민증까지 받게 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이처럼 값진 시간을 만들어 준 한국에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구 관계자는 “명예구민증을 받은 입양인들이 모국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했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입양인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제2의 하회마을·한국판 스타벅스 키운다

    정부가 관광, 음식, 숙박업 등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서비스업에 이야기를 입히는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관광지와 관련된 설화(說話), 역사, 유명인 이야기 등을 발굴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음식·숙박 업체의 전통, 특징 등을 상품화해 ‘제2의 하회마을’, ‘한국판 스타벅스’ 등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5일 “서비스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를 발굴, 가공해서 새로운 관광명소와 명품 서비스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라면서 “최근 발표한 유망 서비스산업 투자활성화 대책에 넣지 않았지만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미 지난달 ‘서비스일자리 창출을 위한 스토리자산 구축 및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그동안 관광 등 서비스업에 이야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문화융성위원회에서 최근 관광명소로 부상한 대구 근대골목을 예로 들며 “관광국으로 입지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스토리를 입히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관광산업도 어떤 스토리를 발굴해 입힐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잘 알려지지 않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이야기 자산을 발굴해 서비스업에 접목하기로 했다. 관광산업의 경우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모범사례로 꼽았다. 하회마을은 고려시대 중기에 허 도령이 하회탈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설화와 함께 하회탈춤, 별신굿 탈놀이, 조선 양반들의 관혼상제 등 유무형 전통유산이 600년간 이어져 왔다. 1999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방문하면서 외국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2010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발돋움했다. 정부는 하회마을과 같이 지역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이야기를 다른 관광지에도 입혀서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관광 코스로 만들 계획이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영화, 드라마의 촬영 장소를 관광 상품화하는 등 한류 콘텐츠도 적극 활용한다.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음식, 숙박 업소도 만든다. 기재부는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를 좋은 예로 보고 있다. 스타벅스 고객들이 커피의 맛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스타벅스 커피의 변천사, 로고의 의미 등에도 많은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 서비스 업체들도 스타벅스처럼 자신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고객들에게 홍보하면 친근감과 함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잘 활용한 업체의 모범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에는 전통시장을 비롯해 재미난 이야기가 많은 서비스업종이 많아 상품화시키면 새로운 수요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서 “다만 스토리를 남발하고 너무 억지로 만들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 스토리 발굴의 양보다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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