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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입지만회” 잇단 방문외교/당정고위급 동남아·아주 등 파견

    ◎비동맹권과 실질협력관계 구축 주력/“부족한 원자재 확보” 경제측면도 고려 북한이 올들어 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동남아국가들과 아프리카권에 당정고위인사를 파견하는 등 방문외교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 1월초 노동당 국제부부장 김양건이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당국제담당비서 황장엽이 3월7일부터 베트남·라오스를 잇따라 방문한데 이어 18일부터 당외교부부부장 김창규가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를 순방할 예정이다. 외교부부부장들인 김영일·강경구등도 최근 서아프리카 및 동아프리카권 국가들을 차례로 방문한 바 있다. 정부당국은 북한이 정치적으로 비동맹권과 사회주의권 및 친서방권이 혼재된 이들 동남아 및 아프리카권 국가들에 대한 파상적인 외교공세를 펴고 있는 것은 한국의 「북방외교」에 대항하는 「남방외교」의 일환으로 파악하고 있다. 통일원의 한 당국자는 이와 관련,『북한은 이들 아시아·아프리카국가들과의 실질 협력관계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소련 및 동구권의 변혁에따른 외교·경제적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북한이 필요로 하는 쌀·고무·원유 등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94 지구촌/무한 「경제전쟁」 돌입 UR체제 대응 총력

    ◎미국/“시장개방” 고성… 새 무역질서 주도/아시아 중시속에 대한 방위공약 불변 미국의 클린턴행정부는 새해 들어서도 아시아중시정책을 계속 추진하고 대량살상무기의 확산방지를 외교정책의 우선과제로 견지할 것이다. 미국은 새로운 세계질서의 재편을 냉전시대의 군사력에 의한 힘의 균형으로부터 자국경제안보를 중심으로한 자유무역주의의 신경제질서로 강력히 끌고나갈 것으로 전망된다.이 과정에서 미국은 무역상대국에 대한 시장개방을 그 어느때 보다 강도 높게 요구할 것이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무역고가 이미 유럽지역의 대서양 쪽을 앞지른 데다 특히 중국·동남아등 국가의 급성장으로 인해 이들 아시아국가들과의 이해관계가 훨씬 많아지고 있다.또한 지난해 11월 시애틀 APEC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아시아중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클린턴대통령이 강조했듯이 군사목적의 플루토늄이나 농축우라늄의 생산금지조약,미사일기술통제체제의 확립등을 추진하면서 특히 북한의 핵개발을 절대 용납치 않음으로써 동북아의 핵비확산체제붕괴방지에 적극 대응할 것이다.이러한 대외정책의 틀에서 한·미,미·북한관계를 조망해볼때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역시 북한의 핵문제로 귀결된다. 북한의 핵문제는 결국 지난해에 이어 신년에도 한·미,나아가 동북아 안보의 최대현안으로서 계류될 것으로 예상된다.북한핵문제가 풀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한 녕변의 7개 핵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사찰이 이뤄져야 하고 이에 따른 반대급부로 한·미양국도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 미·북한 3단계 고위급회담이 열리더라도 빨라야 1월하순이나 2월이 될 가능성이 많다.가령 북한의 통상사찰수용­올해 팀스피리트훈련중단의 주고받기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풀어야 할 많은 과제들은 남아있다. 예를 들어 미국으로서는 당연히 녕변의 미신고 핵폐기물저장소 2곳에 대한 특별사찰을 요구할 것이고 동시에 한반도비핵화선언에 의거,남북한상호사찰을 위한 구체적인 사찰계획을 한국측과 협의할 것을 촉구할 것이다.이에 반해 북한측은 팀스피리트훈련은 물론 여타 한미합동훈련의 중단을 주장할 것이고 미국과의 외교관계수립을 요구하며 동시에 경수로건설지원을 비롯한 경제지원문제도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전망은 북한핵문제가 일단 외교적 해결을 통해 풀려나간다고 보는 긍정적인 견해를 전제로 한것이다.그러나 가능성은 작지만 만에 하나,제재쪽으로 갈 경우에도 내년 2∼3월까지는 절차상의 문제로 시간을 끌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양국관계는 안보면에서 북한핵사찰에 대한 공동대응을 중심축으로 하여 전개 되어나갈 것이다.지난해 11월23일의 김영삼­클린턴대통령간의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핵문제에 대한 양국의 시각차가 조율되었기 때문에 2인 3각식 협력은 유지될 것이다. 양자간 안보협력은 올연말까지 평시작전통제권이 미군으로부터 한국군에 이양됨으로 해서 한국방위의 한국주도가 점차 기반을 다져나갈 것으로 평가된다. 클린턴대통령은 북한의 한국에 대한 공격은 바로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듯이 미국의 대한방위공약은 계속 확고할 것이다. 한·미양국의 경제관계는 올해도 기본적으로 무역의 균형을 바탕으로 통상·산업·과학·기술등 분야에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우루과이 라운드협상의 결과와 관계없이 미국의 대한시장개방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물론 지난해 7월 클린턴대통령의 방한시 출범된 「경제협력대화기구」가 마찰의 소지를 사전에 제거하는 노력은 할것이다. 미국이 무역상대국의 시장개방을 위해 슈퍼 301조 등을 강력히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우루과이 라운드협상을 전후로 하여 보여준것 처럼 쌀시장과 함께 금융시장에 대한 개방압력을 배가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미국이 새해 중국이나 일본과의 경제관계에 있어 매우 긴장될 소지가 많은데 비하면 한국과의 관계는 대소로울 것이 없다고도 할수 있을 것이다. ◎일본/「21세기 대국」 겨냥 정계개편 가속/소선거구제 도입땐 공산·사회당 몰락할듯/ 일본은 지금 역사적 전환기에 있다.냉전종결이라는 세계사의 변화와 함께 전후 냉전형 「일본시스템」도구조적 대전환을 하고 있다.1994년에도 일본개조라는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자민당 장기집권과 관민협조체제라는 이름의 「일본주식회사」는 냉전대응형 국가체제였다.냉전시대의 「공포의 균형」을 배경으로 경제개발에 전념해온 관민협조체제는 전후 일본경제신화를 창조했다.그러나 냉전시대에 유효했던 이러한 일본시스템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폐쇄성의 상징으로 국제마찰의 원인이 되고 이를 지원해온 자민당은 정권에서 밀려났다. 전후 38년간 일본정치를 지배해온 자민당 장기집권의 종언은 일본의 변혁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1994년엔 이러한 변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어사회각분야의 개혁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할지 모른다.호소카와(세천호희)총리는 정치개혁뿐만아니라 경제·행정개혁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소카와총리는 그러나 정국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 12월14일 최대현안중의 하나인 쌀시장의 부분개방을 결단,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그러나 결단의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는 국익을 위해 쌀시장의 개방을 수용하지않을수 없었다고 강조하지만 농민들의 호소카와정권에 대한 불신은 높아가고 있다.쌀시장의 부분개방을 반대한다면서도 연립정권의 유지를 위해 호소카와총리의 결단을 받아들인 사회당도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다. 1994년 새해 최대의 초점은 그래도 정치개혁이 될것이다. 호소카와총리는 정권의 운명을 담보로 정치개혁의 실현을 공약했다.정치개혁은 현행 중선거구제를 소선거구·비례대표 병립제로 바꾸는 선거제도의 개혁등 일본의 정치구조를 바꾸는 것이다.정치개혁법안은 지난 11월 중의원을 통과했으나 참의원 통과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정치개혁법안이 성립될 경우에는 자민당이 재분열 될지 모른다.중의원에서 정치개혁법안에 찬성한 일부 의원을 비롯,소선거구의 지역구를 갖지못하는 자민당의원들의 탈당이 예상되기때문이다.정치개혁법안은 이같이 일본정국의 중대한 변수를 내재하고 있으며 올해는 또다른 정계재편의 한해가 될지도 모른다. 소선거구제 도입은 일본정계의 막후 실력자 오자와이치로(소택일낭) 신생당대표간사가 추구하는 보수양당제 정계개편 시나리오의 한 부분이다.일본정국이 「오자와 시나리오」대로 움직일지 호소카와총리가 지향하는 「완만한 다당제」로 재편될지는 미지수이다.그러나 소선거구제가 될 경우 공산당과 사회당좌파의 몰락은 확실하다. 오자와는 선거를 통해 낡은 좌파를 제거하는 일본정치의 보수화를 지향하고 있다.좌파는 오자와가 그리는 「일본개조」의 걸림돌이다.오자와는 헌법의 개정등을 통한 자위대의 적극적인 해외파견등 일본의 국제공헌 강화를 추구하고 있으나 좌파들은 헌법의 준수를 강조하고 있기때문이다. 오자와의 일본개혁구상의 완결편은 「21세기 대국」이다.호소카와총리는 오자와의 개혁구상과는 다른면이 있다.그는 군사대국화를 지향하고 있지않다.그러나 호소카와총리도 일본의 적극적인 국제공헌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의 50대 뉴리더들은 전쟁을 직접 체험한 원로 지도자들과는 달리 경제력에 어울리는 국제무대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을 추구하고 있다.일본은 「21세기 대국」을 향해 가고 있다. ◎중국/「사회주의 시장경제」 착근에 주력/개혁 구체안 시행… 강택민입지 더 강화될듯 중국은 올해에도 고도 경제성장을 향해 줄기차게 나아가면서 지금까지 구호차원에 머물던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뿌리내리는데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 같다. 지난 한햇동안 눈코뜰새 없이 준비해온 시장경제를 위한 각종 제도나 법률을 올해부터는 실제로 시행해가면서 현실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사회주의 정치체제에다 자본주의 경제를 접목시키는 역사적인 시험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공당은 지난해말 14기3중전회를 열고 금융·재정세제·투자·무역·국유기업운영등 5개 분야를 중점 개혁해나가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50개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추진 기본방안을 선언 했었다.이를 근거로 마련된 소득세법·부가가치세임시조례등 수많은 법안 조례들을 이미 공포,연초부터 시행에 들어가고 있다. 최근 이붕총리가 밝힌 94시정방침담화에서도 『전국경제사업의 중심과업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의 개혁 속도를 가속화하고 국민경제의 지속적이고 쾌속적이며 건전한 발전을 유지하는것』이라고 밝혔다.이는 개혁과 고도성장이 양대 국정지표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지난 92년에 12.8%라는 놀라운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이래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13%선의 성장을 이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고도성장추세는 올해에도 지속돼 3년 연속 두자리 숫자의 성장이라는 보기드문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도성장을 추진할 수 밖에 없는 이유중의 하나로 최고지도자 등소평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고도성장을 추진하라』는 당부를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그는 심지어 『발전이 더딘 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다.빠르게 발전하는 것이 제일의 도리이다』고까지 강조하며 고도성장을 채근해오고 있다. 내정문제와 관련해서는 강택민총서기와 이붕총리의 이른바 강리체제가 별다른 저항세력이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더욱 굳어져 등소평 사후의 후계불안문제를 크게 줄여갈 것으로 보인다.강의 정치적 입지는 지난해 3월 8기 전인대출범과더불어 국가주석직까지 맡아 전권을 장악한데다 거의 모든 혁명원로들마저 일선에서 은퇴함에 따라 더욱 강화돼 왔다. 이들 원로들의 퇴장 때문인지 개혁파와 보수파간의 갈등도 거의 사라진 가운데 강의 독무대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오는 8월로 90세에 접어드는 등의 건강이 금년 한 해만 무사히 넘길수 있게되면 강체제는 확고부동한 기반을 잡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은 올해 들어 외교적으로도 눈에 띄게 중대한 현안은 없어 보인다.그동안 6·4천안문사태 이후 계속돼온 서방선진국들의 각종 제재도 지난해 11월 강택민국가주석이 시애틀에서 클린턴 미대통령과 미중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사실상 완전 해제된 것으로 볼수 있다. 유혈사태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지도자들과는 상면조차 않겠다던 서방지도자들이 다시 악수를 청하고 있어서 중국지도자들로서는 그동안 가슴을 무겁게 짓눌러온 압박에서 해방되고 있는 것이다.그렇다고 외교분야의 태평성대가 다가온 것만은 아니다.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앞으로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인권탄압을 내세워 중남해지도자들의 심사를 괴롭힐게 뻔하다. 오는 97년 넘겨받게될 홍콩을 둘러싸고도 민주화를 고집하는 크리스 패튼총독때문에 계속 티격태격할 것이고 북한핵문제가 깨끗이 풀리지 않을 경우에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할 처지이다. 사회·문화 방면에서는 내년에도 돈벌이를 위해 본래의 직장을 이탈,시장경제에 뛰어든다는 이른바 「하해」현상이 줄을 잇는 가운데 순수문학과 순수예술이 상업주의에 밀려 더욱 침체현상을 보일 것이다. 매스컴분야에도 상업주의가 판을쳐 지난해부터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 황색신문·잡지들이 이를 단속하려는 정부 당국과 숨바꼭질을 계속할 것이지만 이 분야에도 개방물결이 어쩔수 없이 스며들수 밖에 없는게 대세인 것 같다. ◎독일/불황 탈출·콜총리 재집권에 암운/구동독인 “홀대” 반발… 상호반목 치유 난제 94년 새해를 여는 독일인들의 마음은 밝지 못하다.오랫동안 그들의 머리속을 지배해온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를 새해라고 쉽게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이들의 관심은 온통 독일경제의 회생및 콜총리정권의 교체여부에 집중돼 있다. 연일 경신되는 실업자 수로 상징되는 독일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실업에의 공포는 독일인들의 마음을 짓누르는 가장 큰 문제가 됐다.폴크스바겐사에서의 주4일 근무제 도입결정,휴일축소논쟁,각종 사회보장혜택의 삭감논의 등 독일에선 지금 일자리를 보장하고 긴 침체의 터널에서 빠져나갈 방안들이 활발히 논의·모색되고 있으나 여전히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독일경제가 불황의 밑바닥을 벗어났는지 여부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서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의견은 기술개발의 부진,계속되는 국제경쟁력의 약화 등을 감안할때 독일경제가 빠른 시일내에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쪽에 모아지고 있다. 실업의 증가와 경기침체는 독일뿐 아니라 유럽전체가 안고 있는 공통된 문제이기도 하다.미·유럽간 무역전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유럽통합의 가속화작업에 더욱 박차가 가해질게 틀림없다.그러나 유럽각국들이 자신들의 상충되는 이해에 묶여 있어 협조체제를 얼마나 잘 구축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시되고 있다. 오는 3월 니더작센주에서 열리는 지방의회 선거를 시작으로 독일에선 94년 한햇동안 유럽의회선거를 포함해 19개의 각종 선거가 줄을 잇고 있다.그러나 최대의 관심은 아무래도 오는 10월 치러질 총선에서 집권 12년이 된 콜총리 정권이 교체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93년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콜총리의 재선은 거의 확실할 것으로 여겨졌었다.콜총리자신도 총선에서 다시한번 승리,콘라드 아데나워총리의 14년 기록을 깨고 독일의 최장수총리가 되고 싶다는 개인적 야망을 숨기지 않았었다.그러나 통일이후 독일경제에 팬 주름살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어 경제가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콜총리에 대한 지지도가 급락,집권후 최저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콜총리의 독단으로 연방대통령후보에 지명됐던 스테펜 하이트만의 자질을 둘러싼 논란과 하이트만의 후보직 전격사퇴,집권 기민당이 집권하고 있는 작센 안할트주에서의 서독출신각료 봉급을 둘러싼 스캔들 등으로 기민당에 대한 여론마저 나빠져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내년 총선에서 기민당 재집권은 힘들 것으로 점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루돌프 샤르핑 사민당당수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오르고 있다.샤르핑은 처음 사민당당수로 선출됐을 때만 해도 지방정치인 이미지를 완전히 벗지 못했었다.그러나 그는 신중한 정책접근으로 독일유권자들의 마음속에 믿을수 있는 정치지도자란 인식을 심는데 성공,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콜총리를 큰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지난 12월초 브란덴부르크주 지방선거에서 사민당의 급부상으로 확연히 드러난 구동독인들의 구서독에 대한 반발이 94년 각종 선거에선 어떻게 나타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통일후 4년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높기만 한 동서독인간의 심리적 분단의 벽은 독일의 내적 통합 완수를 가로막고 있어 구동독인들의 투표성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럽의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동구국가들의 94년은 더욱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지난해 폴란드총선에서 다시 좌파정부가 들어선데서 알수 있듯이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꾀하는 동구의 노력은 아직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이에따른 부작용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형편이다. 유럽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더해 독일을 비롯한 많은 유럽국들이 세계경제에서 가장 활기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지역과의 관계 강화에 큰 관심을 보임으로써 서유럽의 동구에 대한 경제지원은 더 줄어들지도 모른다.더욱이 대부분의 서구국가들이 동구로부터의 난민에 대한 문호를 계속 좁히고 있어 동구 각국의 어려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 한반도 안보정세 심상치않다(사설)

    북핵대응의 미국태도가 심상치않다.대화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그것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하기 시작한것 같다.경제제재나 그에 반발하는 북한의 도발을 응징한다는 정도가 아닌것 같다.선제공격의 군사제재에 의해서라도 북한 핵개발은 기어이 저지하고야 말겠다는 강경분위기가 느껴진다. 그것은 미국이 협상실패 가능성을 하나의 현실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북한의 핵보유를 용납하지 않을수없는 상황이 벌어질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그러나 그러한 상황은 절대 용납않겠다는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며 전쟁수단의 동원도 불사하겠다는 단호한 자세다. 물론 미국정부가 드러내놓고 그런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최근 일련의 행동과 발언들이 그것을 느끼게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클린턴대통령이 한반도 안보상황을 점검하고 핵협상결렬후의 대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도되었다.상원군사위원장이 북한공습가능성을 거론했으며 한 여론조사는 미국인의 51%가 대북 군사력사용을 지지했다는 결과를발표했다. 더욱 불길하고 기분나쁜 것은 미국언론들의 보도태도다.뉴스위크,워싱턴 포스트등 중요언론들이 연이어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걸프전을 세계에 중계했던 미 CNN­TV방송을 비롯한 미국및 세계언론사들이 서울주재 특파원들의 수를 늘리고 있는것도 불길한 가능성의 조짐이 아닐수 없다.심상치않은 안보상황을 예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대통령들은 레이건의 파나마 공격과 부시의 이라크 응징등에서 보듯이 새로이 취임하면 한차례 힘의 과시를 하는 경우가 많다.소말리아 출병에 실패한 클리턴은 아직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그가 북한의 버릇을 가르치려들지 모른다는 사실도 잊어선 안될 대목이다.세계경제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중요한 위험요인의 하나다. 한마디로 세계는 지금 북한핵개발 곡예의 한반도를 가장 심각한 위험지대로 지목하고 있다.그럼에도 우리는 안보불감증 만으로는 설명이 안될만큼 너무도 태평이다.물론 북한이나 미국에의해 전쟁이 나서는 절대 안되고 실제로 안날것으로 믿는다.그렇더라도 경계를 늦추어선 안될 일인데 걱정이 아닐수 없다. 한반도의 전쟁으로 미국이 손해볼것은 없다.승패와 상관없이 망하는 것은 남북이요 한민족일 것이다.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그러자면 우선 북한이 미국을 오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우리도 즉각응징태세 뿐아니라 전쟁예방및 억제에 최선을 다해야 할것이다.
  • APEC 정상회의 중간점검과 각료회의 결산

    ◎신외교 역량 발휘한 “성공작”/김대통령 발제연설서 아·태비전 제시/정상회의 정례화 기틀 마련도 큰 성과 이번 미 시애틀에서 열린 아·태경제협의체(APEC) 첫 정상회의와 제5차 각료회의는 아·태지역에서 우리의 위상과 외교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자리였고,새정부의 신외교와 신경제를 시험하는 무대였다.그 결과는 한마디로 「성공작」으로 평가되고있다. 특히 20일 블레이크섬에서 치러진 APEC 첫 정상회의는 이번 회의의 성과를 포괄적으로 묶는 강한 고리로 작용했고 우리가 아·태지역의 중심국가임을 보여줬다. 새 정부의 외교지표는 ▲세계화 ▲다원화 ▲다변화 ▲태평양 시대의 지역협력 ▲미래지향의 통일외교등 5개 지표로 압축된다.신경제도 개방화와 국제화,두축을 지향하고 있다.이것은 외부세계에서,특히 태평양을 「마당」으로 탈출구를 찾을 수 밖에 없는 우리의 경제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태평양시대의 지역협력」이라는 구체적 지표를 외교목표로 설정한 것만을 봐도 이를 쉽게 알수있다.우리에게 있어 APEC는 바로 이 국제마당으로 우리를 연결하는 유일한 고리이며,「APEC 외교」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날로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외교적 수사들을 한데 묶으면 새정부의 신외교가 6공의 「대륙지향적 북방외교」에서 벗어나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태평양을 축으로 하는 「해양지향적 아·태외교」임을 반증한다.이러한 외교의 첫 시험무대가 블레이크섬 정상회의였고,김영삼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크게보면 APEC정상회의는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한편의 「드라마」였고,김대통령은 명실상부한 이 드라마의 주연이었다.자유복장의 10개국 정상들은 배를 타고 회담장인 블레이크섬 통나무집에 도착하는 모습이 「기」라면,김대통령이 제1회의 첫번째 발언자로서 전체회의의 윤곽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고,제2회의에서 한국의 개혁정책과 국제화 전략을 소개한 것은 「승」이었다.「새로운 태평양시대의 개막」이라는 주제의 첫 발제에서 김대통령은 『아·태지역의 지도자들이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실로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자유와 번영이라는 인류의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여기 모인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그의 비전은 「협력없는 경쟁에서 협력있는 경쟁으로의 아·태경제공동체 건설」로 요약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이어 지난 2월 취임후 부정부패의 척결을 최대의 과제로 삼은 개혁정책을 소개하고 금융실명제,공직자재산공개,정치관계법개정 추진등 그동안의 추진내용을 설명했다.이는 강택민중국국가주석,라모스필리핀대통령등이 무척 듣고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김대통령은 또 외국인 투자가능 분야 확대,토지소유 허용,지적재산권 강화등을 내용으로 한 신경제의 골자를 설명했다.APEC가 궁극적으로 가야 할 자유무역의 길을 한국이 앞서 가고있음을 웅변으로 보여준 것이다. 마지막 제3회의에서는 역내 국가들의 현안인,그러나 APEC의 역학관계상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내년도 인도네시아 방콕 정상회의를 제안했다.김대통령은 마지막 발언을 통해 『역내 국가간 경제협력 문제를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APEC정상회의가 자주 열릴 필요가 있다』고지적하고 『내년에도 APEC 의장국인 인도네시아가 이러한 모임을 다시 마련하는 것을 고려해 보자』고 제안한 것이다.예상외의 일대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이에대해 많은 정상들이 지지를 표명함으로써,APEC가 창설 5년만에 「정상회의 정례화」라는 초석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멋진 결론이었다는게 준비를 맡아온 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이처럼 정상회의는 외교적 측면에서 우리의 역량과 아·태지역에서의 지위를 강화한 회의였다고 볼수있다.나아가 조정국인 한국의 역량이 강화됨으로써,또 그 역할이 보다 확대됨으로써 APEC가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다 굳건해지는 발판을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정상회의의 정례화 기틀이 마련되고,정상들의 공동성명을 통해 아·태지역의 비전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아직은 난제가 많다.4개국 정상이 불참,또는 참석치 못하고 18∼20일 이틀동안의 각료회의 결과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각료회의가 저명인사그룹(EPG) 보고서 채택문제,우르과이라운드(UR) 성명등 이른바 쟁점들을 원만하게 수습,타결하긴 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미봉의 성격이 짙다.이해관계를 해소했다기 보다는 피해간 측면이 크다.APEC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 생기띠는 민자…당내해빙 오는가/김 대통령 국정연설이후 변화 움직임

    ◎핵심인사,“사정등 개혁정책 전환” 시사/청와대 만찬에선 민정계도 소신 피력 민자당이 생기를 띠기 시작했다.재산공개 파문의 와중에 속수무책이던 상황에서 회생의 탈출구를 찾은 듯한 모습이다.핵심인사들은 개혁의 방향전환을 시사하고 있고 이에 맞춰 스스로가 사정의 대상이라는 자괴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직접적인 계기는 김영삼대통령의 21일 국회 국정연설이었다.김대통령은 취임이후 일관되게 강조해 온 「변화와 개혁」에다 「전진」이란 표현을 첨가했다.그 의미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지금까지 정치권을 움츠리게 했던 개혁과 사정의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이에 덧붙여 민자당은 재산공개파문과 관련,당차원의 조치는 종결되었음을 공식 선언했다.김종필대표는 22일 열린 당무회의에서 김동권의원에 대한 6개월 당원권정지 조치를 추인한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민감한 사안에 대한 김대표의 이같은 확언은 김대통령과의 사전교감에 따른 것으로 밖에 볼 수없다. 이 자리에서 김덕용정무장관은 향후 정국운영과 관련,『미래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규정해 사정강도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김장관은 김대통령의 연설이 과거보다는 금융실명제,실리외교등 미래지향적인 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계 실세인 강삼재정조실장은 『개혁의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제,『그 바탕위에 부분적으로 보완작업을 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해 개혁정책의 일부 방향전환을 예상했다. 한 민정계 중진의원은 이에 대해 『과거청산과 미래지향이라는 공조체제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김대통령 재임 5년동안 이대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한 민주계 의원은 『김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 비추어 언제 돌발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현시점에서 사정이 「물 건너갔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라며 사정완화로 보는 시각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김대통령은 당내의 민정·공화계등 개혁정국의 소외세력에 대해 「달래기」를 시작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김대통령은 국정연설뒤 당소속 당무위원 전원과 국회 상임위원장및 간사단 65명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함께 했다.23일에는 이들외의 나머지 소속의원 모두와 청와대에서 만난다. 이같은 모임이 처음은 아니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날 만찬에서는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민정계 인사들 상당수가 기탄없다고 할 정도로 말문을 열었다.금융실명제,경기활성화,전향적인 외교등에 무게를 실어 앞으로의 과제를 역설했다.『지난 일에 그만 집착하고 앞으로 나가자』는 간접적인 요구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를 놓고 개혁을 주도해 온 민주계가 수적 열세 극복을 위해 재산공개등의 검증과정을 통과한 소외세력에 대해 등용의 폭을 확대하는 수순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국정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서는 자율을 전제로 한 정치권의 동참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소외 다수세력을 껴안을 수 밖에 없다는 정황론이 이를 뒷받침한다. 반면 정국의 안정을 겨냥한 일시적인 무마책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만찬에서 개진된많은 의견은 스스로가 원해서라기 보다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김종필대표의 지명에 따라 이뤄졌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즉 상당수의 민정·공화계 인사들은 여전히 불만내지 침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정가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보수대 혁신」 구도의 정계개편설도 이같은 계파간의 갈등 맥락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하튼 민자당내에서 해빙의 기운이 엿보이고는 있지만 속단은 금물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그러나 기대는 해볼만 하다는 적극적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으며 그만큼 정국상황과 연관된 자기주장과 움직임도 다소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 실명제/초기충격 벗어나“궤도순항”(실시1개월 성과와 과제점검:상)

    금융실명제가 오는 12일로 실시 한달을 맞는다.초반에 나타난 국민들의 불안감은 눈에 띄게 가라앉고 있다.금융시장이 온통 마비되고,국부가 해외로 유출되며,경제는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은 빗나갔다.약 한달 간의 경험을 돌아보고 실명제의 조기 정착을 위해 필요한 보완책 등을 짚어본다. ◎현황·보완점/금리·여수신 정상회복… 추석이 최대고비/부동산투기 억제,자금탈출구 봉쇄 긴요 실시 한달을 맞는 금융실명제는 예상보다는 순조로운 항진을 계속하고 있다.그러나 자금의 성수기인 추석 및 실명전환 의무기간 만료일인 10월12일 등 실명제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 넘어야 할 고비는 아직도 남아 있다. 금융시장은 초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금리나 여수신 등이 점차 안정돼 가는 모습이다.은행권과 단자사등 제도금융권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이탈 사태는 다행히 나타나지 않았다.은행권의 여·수신은 당국의 통화공급 확대에 힘입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단자사도 수신 쪽이 다소 위축됐지만 여신은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어음중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반면 투신사는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들어와 있던 자금들이 지속적으로 빠지고 있다. 차·가명 계좌에 거액이 묶인 큰손들은 대부분 아직까지 실명전환을 하지 않은 채 실명제의 그물을 빠져나갈 틈새만 엿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는 실명전환 의무기간이 끝나고 거액 현금인출이 자유롭게 허용되더라도 대규모 자금이탈 현상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실명제 아래서는 거액의 자금을 움직이면 금방 당국의 레이더에 포착된다.차명계좌인 경우라도 명의 대여자의 신분이 곧바로 드러날 것이고,자금출처만 조사하면 실제 예금주를 찾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전문가(큰손)일 수록 이런 내막을 속속들이 잘 알기 때문에 섣불리 예금계좌에서 돈을 꺼내는 「실수」를 범하지는 않는다.그대신 이들은 실명제에 관한 정부 의지가 약화되기를 기다렸다가 슬금슬금 금융기관으로부터 빠져나가 부동산이나 골동품 등으로 옮겨갈 궁리를 할 가능성이 더 크다.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정부가 부동산 투기억제 시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것이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라고 말하고 있다. 금융기관 또는 금융상품 간의 자금이동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투신사의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수탁고는 1조5천억원이 줄었고,은행의 금전신탁은 같은 규모 만큼 늘어났다.기관투자가들도 하루 평균 5백억원씩 투자대상을 장기 금융상품인 채권에서 단기 상품으로 바꾸고 있다.자금을 장기적으로 운용하기에는 현재의 금융시장 여건이 너무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것이다.실명제가 정착되려면 투자자들의 이런 불안감을 시급히 해소해 주어야 한다. 양도성 정기예금 증서(CD)와 자기앞 수표는 실명제 실시 이후 두드러지게 퇴조하고 있다.CD의 경우 지난 한달간 6천억원어치가 현금으로 인출돼 금융기관을 빠져 나갔다.자기앞 수표 사용액도 실명제 이전에 비해 30% 가량 줄었다.반면 현금통화는 1조3천억원이 늘었다.시중 현금을 다시 금융기관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실명제에 적합한 새로운 금융상품과 지급수단이 시급히 개발돼야 할 것이다. 실명제로 인한 최대의 부작용은 통화증발이다.총통화 증가율은 지난달말 21.3%로 위험수위를 훨씬 넘어 인플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통화는 총알과 같아 한번 풀려 나가면 거둬들이기가 지극히 어렵다.실명제도 정착시키고,금융시장과 물가를 동시에 안정시키는 정책의 묘를 찾아야 한다. ◎은행권/현금통화·화폐발행액 감소세로 돌아 고객들의 자기앞 수표 및 어음거래 기피와 현금선호 경향으로 현금통화가 급격히 늘었다.8일 현재 현금통화 잔액은 9조9천7백억원으로 실명제 직전인 지난 달 12일의 8조7천7백억원 보다 한달 만에 1조2천억원이 증가했다.이달 1∼8일에는 1천억원이 줄어들어 급증세는 크게 둔화되고 있다. 화폐발행액도 8월13∼31일 중에는 1조4천7백억원이 늘어났으나 이달 들어서는 지난 8일까지 1천1백억원이 줄어 감소세로 돌아섰다.지난 한달간의 누계는 1조3천5백억원이 늘었다. 자기앞 수표 사용을 기피하는 경향도 뚜렷해졌다.지난 7월에는 하루 평균 3조4천억원어치의 자기앞 수표가 교환됐으나 8월13∼31일 사이에는 2조5천억원으로 실명제 이전보다 27%가 줄었다.이달 1∼8일에도 하루에 2조9천억원어치가 교환돼 실명제 전보다 15%가 줄었다. 가명계좌의 실명전환 실적은 부진하다.은행권의 총 가명계좌 수는 1백17만개이며 이중 7일 현재 22만8천개가 실명으로 전환했다.실명전환 의무기간 두달 중 절반이 흐른 시점의 실명전환율은 계좌기준 19.4%,금액기준 39.6%이다.그 이유에 대해서는 큰손들이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벌이며 관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가명계좌의 50%가 사실상 휴면계좌이기 때문이라는 양론이 있다.차명계좌는 전체 계좌 수(93만5천개)의 10%(9만3천5백개)로 추정되나 7일 현재 7만2천개만 실명으로 전환됐다. 은행 수신은 요구불예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저축성 예금도 증가세가 지속돼 지난 한달간 1조5천억원이 늘었다.7월중 수신 증가액 1조원 보다 5천억원이 많다.이는 한국은행이 통화공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자금사정의 경우 은행권 거래기업들은 좋은 반면 사채자금에 의존했던 영세 기업과 상인들은 사채시장 마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서울 지역 부도율은 8월13∼31일 중 0.08%로 지난 7월중의0.06%보다 다소 높아졌다가 이달 1∼7일 중에는 0.05%로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부도업체 수는 지난 한달 간 하루 평균 13.8개로 7월의 10.3개보다 3.5개가 늘었다.부도율에 큰 변화가 없는데도 부도업체 수가 늘어난 것은 영세업체의 소규모 부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채시장은 한달째 거의 마비된 상태이다.최근에는 3천만원 이하의 소규모로 종전(A급기준 월 1.2%)보다 크게 오른 월 1.5∼1.6%에 드문드문 거래되는 등 다소 살아나는 기색도 보인다. ◎단자·신금/콜금리 12% 안팎… CD수신고도 감소 단자사는 초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고 있다.실명제 직후 하루 2백억∼3백억원씩 줄던 수신고는 지난 달 말을 고비로 증가세로 돌아섰고 14% 대까지 치솟던 콜금리도 통화공급의 확대로 12% 안팎에서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기업어음 등 어음매출을 뺀 CD(양도성 정기예금)와 CMA(어음관리계좌)등 주력 상품의 수신고가 감소하고 가·차명에서 실명으로 전환한 계좌수도 전체의 0.4%인 6백50여개에 불과해 영업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단자사의 총 수신고는 실명제 전날인 지난 달 12일 25조2천2백억원에서 7일 현재 25조5천4백억원으로 3천2백억원이 늘었다.초단기 차익을 노린 유동자금이 연리 13%인 기업어음으로 이동,매출어음이 4천4백억원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명제 이전 단자사를 통해 하루에 1백60억원 정도 팔리던 CD는 무기명의 이점이 없어지자 70억원 수준으로 줄었고 CMA 잔고도 지난 달 12일 5조8천7백억원에서 7일 현재 5조8천억원으로 7백억원이 감소했다.단자사 발행어음도 6백억원 감소해 어음할인 매출을 빼놓고는 전반적으로 영업이 부진하다. 실명 전환율은 50%를 넘지만 거액 계좌는 관망세이다.전체 16만4천8백여계좌 중 실명을 확인한 계좌는 52.2%인 8만6천여개이고 가명에서 실명전환한 계좌는 3백개이다.실명 확인 및 전환된 금액은 수신고의 60%에 이르는 15조4천7백억여원이다.나머지 40%인 10조원 중 상당액은 가·차명 계좌로 이 자금의 향방이 주목된다. 영세 상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호신용금고는 지난 달 말까지 수신고가 크게 줄었으나 융통어음의할인이 허용된 이 달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총 수신고는 8월 12일 16조7천9백41억원에서 한때 8백16억원이나 줄었다가 7일 현재 16조7천5백33억원으로 4백8억원 정도만 빠져 나갔다. 총 계좌수 3만2천3백54개 가운데 44.8%인 1만4천5백여건이 실명으로 전환했으며 금액으로는 16조8천8백억원 중 52.7%인 8조9천억여원이다.가명계좌 1천8백70개 중 실명전환한 계좌는 26.9%인 5백60개이다. 신용금고는 사채업자의 단기 예치가 줄어드는 데다 자금난을 겪는 상인들의 예금 인출이 많아 단기적으로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그러나 진성어음 중 비적격 어음에 대한 할인 매출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융통어음에 대한 할인 업무도 추가돼 장기적으로는 단자사의 뒤를 이어 사채시장을 대신할 창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증시·채권/주가 빠른 회복… 공사채거래는 위축 증시는 빠른 속도로 정상을 회복한 반면 채권시장은 매수세가 끊겨 동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시는 다른 금융 분야와는 달리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로 일반 투자자들의자금이 예상 밖으로 몰려들며 가장 먼저 충격에서 벗어났다.6백60선까지 주가지수가 등락을 거듭하고,아직도 실명제 전에 비해 지수가 30포인트 가량 밑돌고 있으나 시장의 수급사정은 거의 본 궤도에 올랐다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얘기이다.특히 당국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나도는 화폐교환설도 증시를 부추기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실명제의 포위망을 피해 주식을 현물로 인출하는 사례가 약 1.5배 가량 늘었고 예탁은 약 20%가 줄었다.또 전체 경제규모와 비교해 볼 때 요즘의 하루 평균 거래량 1천5백만∼2천만주는 결코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3천만원 이상 현금인출시 국세청 통보」라는 조항에 걸려 가·차명 등 큰 손과 대주주의 위장분산 주식의 현금 이탈이 막혀있다.이에 따라 매수 여력을 나타내는 고객예탁금은 지난 7월부터 계속 줄어들다가 7일 현재 2조7천3백24억원으로 실명제 전에 비해 도리어 2천9백9억원이 늘었다.이에 비해 채권시장의 수급을 좌우하는 대표적인 기관투자자인 투신사는 실명제로 채권시장이 위축되면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올해 초 공금리가 10% 선까지 떨어지면서 13∼14%인 투신사의 공사채로 대거 유입됐던 금융기관의 자금 중 6개월 만기분이 실명제와 겹쳐지면서 급속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더구나 투신사는 지난 6일 국고에서 빌린 대여금 1천5백억원을 갚은 데 이어 오는 연말까지 추가로 8천5백억원을 갚아야 하고,또 오는 20일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보장형 펀드의 상환자금도 비축해야 하기 때문에 채권시장에서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다. 여타 금융기관도 실명전환 의무기간이 끝나는 오는 10월12일 이후의 자금이탈에 대비,자금의 장기운용을 기피하고 있어 채권 유통시장의 매수세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결국 회사채 발행물량을 주간사인 증권사가 떠맡았다가 발행사에 다시 떠넘기는 「리턴」현상이 발행물량의 40%를 넘는가하면 발행 자체를 연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매수세 실종으로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도 실명제 전의 13.55%에서 14.45%로 0.9% 포인트가 뛰었다.당초 15%대를 훨씬 상회하리라던 최악의 상태는면했으나,유통시장의 기능 자체가 거의 마비됐다는 점이 큰 문제이다.
  • 「검은 돈」차단… 금융거래 정상화/실명제 실시의 파급효과

    ◎증시 일시 혼란·사채시장 크게 위축/부동산도 전산망 가동 숨을 곳 없어 금융실명제는 장기적으로는 금융질서의 정상화를 유도해 경제안정화에 기여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지하경제가 붕괴되는 등 부작용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30조원 빠져나갈듯 한 민간연구소의 분석처럼 전체 금융자산의 10%에 가까운 25조∼30조원이 일시에 통장에서 빠져나가면서 금융권의 자금흐름에 일대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지금까지 가명이나 차명으로 얼굴을 감췄던 돈이 실명제라는 햇살을 피해 증발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경제단체나 민간경제연구소 등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명거래 규모는 32조9천6백억원으로 총 통화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이들 「검은 돈」은 실명거래에 비해 소득세율이 3배나 높은데도 가명을 고집하고 있다. 은행권보다 가명·차명계좌수가 더많은 증권계도 자금노출을 꺼리는 큰 손들의 투매로 매물이 일시에 쏟아지면서 증시붕괴 조짐까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특히 지분확보의 수단으로 차명·가명계좌로 주식을위장분산했던 대주주들이 묘수 마련에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또 급전·검은 돈 유통의 온상역할을 해온 사채시장도 큰 손,즉 대형 전주의 이탈로 급속도로 위축되며 일시적인 마비현상에 빠져들 수 있다. ○금·골동품시장 찾아 이들 뭉칫돈은 실명제의 충격으로 갈 곳을 찾지 못해 환금성이 높은 부동산이나 금·골동품 등으로 몰리거나 현금으로 사장되면서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리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이와 함께 무기명이 가능하고 상속에 필요한 조세시효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국민주택채권·지하철공채 등 장기 국·공채로 흘러들거나 원화로도 교환할 수 있는 해외로 탈출구를 찾아나설 가능성도 크다.특히 전산망 미비로 불가피해진 종합소득세 과세유보의 허점을 이용,가명 대신 차명이 일시적으로 폭증할 수도 있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질 경우 은행·증권·단자사 등 금융권은 대형 전주의 이탈로 신탁자금이 격감하면서 자금수급 및 상품운용에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으로 보이며 기업운영에 필요한 급전을 사채시장에 의존해온 중소기업들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사회악 근본치유 길 그러나 이같은 부작용과 혼란에도 금융실명제는 금융거래를 정상화하고 검은 돈의 흐름을 차단함으로써 부정부패와 음성 불로소득,상속세 탈루를 통한 부의 세습 등 지금까지 독버섯처럼 퍼진 각종 사회악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전기가 될 수 있다.적은 액수의 돈이라도 수표나 어음으로 받아 자기 예금계좌에 넣었거나,소득을 올리고도 이를 은폐했다간 즉시 세무당국에 발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과거처럼 부동산으로 흘러들더라도 이미 전국의 주택과 부동산이 모두 전산망에 입력됐기 때문에 자금은닉이나 탈루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없다.가명을 벗어난 검은 돈이 숨을 수 있는 공간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결국 금융권에서 빠져나와 사태진전을 관망하던 돈이 종국에는 불법유통을 포기,정상적인 루트로 고개를 내밀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 통폐합설속 맞은 우울한 생일/성장 견인차/기획원 32돌

    ◎개발시대 지나 위상 하락/“새 역할 찾기” 변신 안간힘 경제기획원이 22일 개원 32주년을 맞았다.그동안 6차례의 경제발전5개년계획을 입안해 이끌어오는 등 기획원은 성장의 견인차역할을 톡톡히 해왔다.그러나 개발경제의 시대가 지나고,성장뿐 아니라 안정과 균형이 강조되면서 새로운 변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한국경제를 주도하던 기획원의 위상저하는 위로는 이경식부총리부터,아래로 말단직원에 이르기까지 공통으로 느끼고 있다. 이부총리는 이날 기념사에서 『기획원이 과거의 영광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련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새로운 위상정립과 역할의 수행을 강조했다.그는 80년대후반에 대두된 정치민주화로 개발경제시대의 정부의 통제와 지시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정부의 경제정책조정방식이 새로운 정치·사회적 여건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시련을 겪는다는 설명이다. ○…문민정부 들어 기획원사람들을 가장 우울하게 하는 것은 기획원의 통폐합설.최근에 수그러들기는 했으나 정부가 공약한 신경제정책의 경제행정조직개편이 가시화되면 언제든지 재론될 공산이 큰 「시한폭탄」의 성격을 갖고 있다. 때문에 기획원관료들은 요즘 기획원폐지설에 「기획원 필수론」으로 정면대응한다.이부총리가 이날 『지난 32년동안의 경이적인 경제발전은 기획원의 존재와 역할이 없었던들 불가능했다』고 목청을 높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획원사람들도 『경제규모의 확대와 질적인 변화에 발맞춰 자체변신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다만 과거의 화려한 업적을 정부주도경제운영의 부산물로 치부하고,기획원을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조직으로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응이다. ○…기획원의 자체변신 노력은 여러 군데에서 나타난다.이부총리는 지난달부터 계속된 김영삼대통령과의 격주 독대회동을 자신의 입지확보와 기획원의 위상강화를 위해서 십분 활용한다. 기획원이 경제부처 가운데에서도 최고의 엘리트집단인 것은 주지의 사실.그러나 인사적체가 심각하다.이부총리는 하위직 승진의 물꼬를 트기 위해 두달 전 김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1급 두명을 용퇴시키는 과감한인사를 단행했다.또 유난히 적체가 심한 사무관들의 인사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부처의 과장급으로 「시집보내기」를 시도하는등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기획원에는 공정거래위나 예산실·대조실처럼 규모가 작은 부처만큼 큰 실·국들이 많다. 복잡다기한 여러 조직과 기능을 추스리고 사기를 높이는 것은 국가경제의 활성화와 관련해서도 새로은 과제가 되고 있다.
  • 피고인석에 선 「가인의 손자」(현장)

    ◎김종인씨,「동화은」혐의 부인 급급 22일 하오 서울형사지법 318호 법정.안영모전동화은행장(67·구속중)으로부터 행장연임등을 도와주는 대가로 2억1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 김종인피고인(53)에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교수출신으로 3선의원에다 6공시절 노태우대통령의 경제브레인으로 실물경제를 이끌어왔다는 화려한 경력외에도 「대쪽판사」로 법조계의 전설로 남아있는 초대대법원장 가인 김병로선생(작고)의 친손자가 법정에 섰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안행장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것은 사실이지만 연말 인사치레나 14대 국회의원선거의 정치성금으로 알고 받았을 뿐 어떤 대가에대한 반대급부는 아니었습니다』 김피고인은 재판초반부터 떨리는 음성으로 자기변명으로 일관했다. 그는 경제수석비서관이란 대통령의 보좌직에 불과하며 동화은행 업무에 개입한 일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금융계에서 로비의 귀재로 알려진 안피고인도 『돈은 인사비로 주었을뿐 로비자금이 아니다』라고 설득력없는 진술을했다.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선 『명분없는 돈을 받아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께 실망을 끼쳐 드린 점을 부끄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재판부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그러나 돈은 업무와 관련된 것이 아니므로 뇌물수수 혐의는 부당하다』고 강변했다. 평소 업무에 관한한 엄격하고 자존심이 강한 원리원칙주의자로서 주위의 오해를 살정도로 외부의 청탁에 꼿꼿했다는 항간의 소문을 무색케 하는 진술은 계속됐다. 이날 재판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도 90년 5·8부동산특별대책으로 재벌의 땅투기를 잠재우고 국회의원들에게 금융기관인사에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를 하는등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장본인이 바로 김피고인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않는 표정이었다.김피고인은 받은 돈을 CD(양도성예금증서)로 돈세탁해둔 부분에 이르러 『증식이나 은닉이 아닌 보관상 편의를 위해서였다』라는 말로 탈출구를 찾느라 힘겨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믿을 사람 없군』 『사람이 초라해졌군』 『뼈대있는 집안에 망신살이 뻗쳤군』. 1시간여 재판을 마친뒤 법정을 빠져나가는 김피고인을 바라보는 방청객들은 가인의 고운 기억을 퇴색시킨 이날재판을 지켜본 안타까움을 한마디씩 내뱉었다.
  • 과제로 떠오른 영변 실질조사/미­북 제네바회담 합의 안팎

    ◎IAEA로 넘어간 「북핵사찰」/양쪽 기준 달라 지루한 협상될듯/미,핵개발 일단중지에 의미 부여 이번의 미·북한간 제2단계 고위급회담은 한마디로 미진한 느낌이 많다. 미국이 결렬을 피하기 위해 알맹이 없는 협의로 시간만 연장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대목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회담이 끝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문제의 핵심인 「영변 2곳에 대한 사찰」에 합의했다는 부분은 나타나 있질 않다. 강석주 북한수석대표도 이날 회견에서 IAEA사찰 수락여부를 묻는 질문에 『성명 그대로다.북한에 대한 핵위협의 정도와 IAEA의 편협성이 어느정도 제거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이는 북한이 IAEA측과 대화는 재개하되 공정성등을 문제삼아 언제든 핵사찰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음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공정성의 척도」를 가릴 기준이 현재로선 분명치 않다는 사실에 유의해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우려되는 대목은 지난 3월 북한이 NPT탈퇴선언을 하면서 언급했던 한미간의 팀스피리트훈련,주한미군의 핵시설문제(이 문제는 논의됐으나성명에는 제외됐음)를 다시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 IAEA와의 사찰협상 도중 그들의 필요에 따라 회담이 교착상태에 이를 가능성 또한 없지 않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을「윽박지르지 않고」국제사회의 장에 계속 머물게 한 합의대목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고도 볼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핵문제를 포함한 남북수뇌회담을 제의했는데 이제까지 경험에 비춰 남북대화가 북한에 하나의 탈출구를 제공할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즉 북한은 이제까지의 「핵외교」에서 국제사회와의 대화,남북대화라는 두개의 채널을 이용해왔다.북한은 국제사회와의 대화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 남북대화를,반대로 남북대화가 교착에 빠지면 국제사회와의 대화에 눈을 돌리는 2중적 행동양식을 보여왔다. 따라서 북한의 이같은 행동을 막을 장치가 없다면 북한은 다시 남북대화를 내세워 국제사회의 대북한 핵개발 포기압력이라는 초점을 흐리려는 시도를 하려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강수석대표가 북한의 핵투명성을 명백히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원자로의 형태전환문제도 당장 그들의 핵개발 의혹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흑연감속원자로를 경수로 원자로로 전환하는 것은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미국은 경수로 원자로로의 교체에 따른 시간의 지연,자금,법적인 문제등을 이유로 북한을 계속 「묶어두려는」의도도 없지 않을 것이다. 원자로 형태를 전환하는 데 있어서 미국의 지원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북한의 새 제의는 별다른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앞서 합의된 내용들은 북한의 사찰수락을 확실하게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로버트 갈루치 미수석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으로 하여금 IAEA와 협의를 재개하도록 한 자체가「작지만 중요한」진전을 이룩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이같은 말은 북한에 대해 IAEA와의 대화의무를 다시 지움으로써 북한을 일단 핵개발 중지상태에로 묶어놓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는 미국측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 의혹을 해소함에 있어 점진적·단계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이번 회담에서 『특별사찰의 수락은 해결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핵개발 의혹을 둘러싼 문제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는 갈루치 차관보의 말이 이같은 미국측의 접근 행태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회담결과에 따라 북한과 IAEA와의 협상은 오는 8월쯤 본격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북한은 이 회담에서 영변주변 미신고 핵시설 두 곳에 대한 추가 정보제공과 핵사찰단 방문등을 일단 의제에는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다.그러나 강석주 수석대표는 IAEA와의 협상은「공정성을 중심으로」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특별사찰 수락을 둘러싼 북한과 IAEA간의 밀고당기기는 상당기간 지루한 회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많다고 봐야할 것이다.
  • 다국적농업(외언내언)

    학명이 「ORYZA SATIVA」인 1년생 초본의 식물을 우리는 「벼」라고 부른다.쌀이다.원산지는 동남아 몬순지대로 야생의 순화가 이루어진 것이 약5천년전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3천년전의 탄화미가 발견되고 있다.삼국사기에 첫기록이 나온다. 지금은 온세계에 보급되어 서양의 밀과 함께 인류의 주식량이 되고있다.50억인구의 30%가 넘는 17억이 쌀을 먹고 산다.생산량은 연간 6억t의 밀에 못미치는 5억2천만t이다.1억9천만t으로 38%를 생산하는 중국이 최대생산국이다.우리는 1.5%의 7백80여만t이며 일본은 1천3백만t 그리고 미국이 7백만t을 생산하고 있다. 한·일등 아시아국가들은 주식용이기 때문에 자급자족이 최대관심사지만 그렇지 않은 미국등 서양은 수출상품으로서의 가치에 보다 관심이 많다.쌀시장개방압력가중의 배경이다.쌀생산비는 일본이 10단보당 1천2백93달러로 가장 비싸며 한국이 4백35달러로 두번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1백22달러의 미국에 비해 10∼4배씩이나 비싼데도 왜 자급자족만 고집하느냐는 것이 미국의 논리요 불만이다. 그러나 다른것도 아닌 식량을 외국에 의존한다는 것은 유사시의 목숨을 맡기는 것과 다를게 뭐냐는 것은 개방해야 하는 쪽의 걱정이다.지루한 줄다리기가 계속될 수 밖에 없으나 대세는 개방쪽으로 기울고 있다. 일본이 중국에서의 쌀생산을 준비중이라는 소식도 그런 배경의 발버둥이라 할 수 있다.값싼 생산비를 찾아 나가는 제조업처럼 쌀생산농업도 마침내 해외에서 경쟁력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인가.비상한 주목거리다.일본은 이미 중국남부에서 양파등 야채의 해외생산에 착수하고 있다.중국의 넓은 토지와 값싼 노동력에 일본의 풍부한 자본과 기술의 결합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다국적농업」시대도 멀지않았는지 모른다.그것이 우리의 탈출구가 될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보게도 된다.
  • 야의 궁색한 「이동근카드」/양승현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27일 격론의 의원총회가 끝난뒤 민주당의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잊혀진 여인」이란 시에 비유했다.『버림받은 여인보다 더 불행한 여인은 잊혀진 여인이다』.어제 오늘의 행동을 국민에게 잊혀지지 않기위한 몸부림으로 이해해달라는 주문이었다.겸연쩍게 웃으며 던진 얘기였지만 절박함이 배어있었다. 그렇더라도 이동근의원 석방결의안을 「전략고리」로 건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않는다.범법사실이 엄연한 의원을 「고리」로 삼은 자체가 문민정부 출범후 첫 국회라는 시대적 역할에 맞지 않는다.그만큼 이번 국회는 국민에게 한발짝 더 다가서야할 책무가 있다.재산공개 파문으로 인한 의원들의 권위 실추,보선의 낮은 투표율등은 이 책무가 얼마나 시급한가를 보여준 사례들이다. 물론 민주당은 이의원의 석방결의안에 대해 『도주의 우려가 없으니 불구속 수사하라는 뜻』이라고 누차 강조하고 있으며 이기택대표도 기회있을 때마다 비슷한 뜻을 천명하고 있다. 민주당이 요즈음 취하고 있는 역공의 최대 논리는 법과 절차이다.박전국회의장의 신상발언도그렇고,이의원의 구속 부당성 지적도 이 논리에서 출발하고있다.그렇다면 이의원의 문제도 법절차에 따라야 마땅하다.구속적부심,석방결의안,보석신청등이 그것이다.법적 절차에 맞게 당당하게 싸우면 되는 것이다.역사는 정도를 걷는 자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민주당이 『사정의 칼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문민정부의 개혁도 실상은 이것이며,국민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도 이 평범한 진리의 실천에 있지 않은가. 이번 국회는 개혁정책에 대한 시시비비와 경제회생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따져야 한다.민주당은 법과 제도에 의한 「신개혁」의 비전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국회를 당내 위기의식의 탈출구로,범법이 엄연한 동료의원을 빌미로 한 당리의 장으로 삼아서는 국민의 마음을 당길수 없다.이것이야말로 시대적 당위이자 국민의 준엄한 요구인 것이다. 지금은 민의가 선택한 개혁의 시대이다.민주당도 경선총무를 가지고있다.얼마전 전당대회를 통해 극적으로 현 지도부를 구성한 자랑스런 과거도 있다.좋은 자산이 풍부한 민주당은 전략이 아닌 「개혁국회」「경제국회」를 보일때 잃었던 지지의 복원이 가능할 것이다.
  • 4·23보선 민자당 압승이후의 정국

    ◎“국민은 개혁 편”… 여 추진력 가속/민주계 등 실세 정치권풍토개선 박차/여/임시국회 대여공세로 “완패희석” 모색/야 민자당의 완승으로 끝난 「4·23보선」결과는 향후정국의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민자당은 이번 보선을 그간 김영삼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한 개혁정책에 대한 국민의 폭넓은 지지로 해석하며 정국주도권 확보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보선후유증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 이번 임시국회를 계기로 대여공세 강화를 통한 국면전환을 시도할 태세이다. ▷민자당◁ 김 대통령의 지속적인 개혁추진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표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하며 매우 흡족해 하고있다.더불어 그동안 사정정국에 다소 움츠렸던 집권여당의 능동적인 역할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재산공개파문에 따른 당내 일부의 동요가 진정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한다. 사실 여야 모두가 이번 보선에 중간평가적인 성격을 강하게 부여했고 그만큼 정치적 비중 또한 컸다는게 정치권의 중론이다.때문에 민자당이 이처럼 고무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최형우전총장의 도중하차로 개혁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렸던 여권핵심부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개혁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덕용정무제1장관이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춰야 할것』이라며 『나비가 탄생하려면 오랜 세월을 고치로 보내야 하듯이 개혁작업에서 일부가 희생되고 고통을 당했다고 해서 중단할 수는 없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재섭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이번 결과는 우리 당이 개혁에 앞장서달라는 준엄한 분부』라고 풀이하며 『우리의 잘못된 정치관행과 제도를 고치는데 진력할 것』이라고 향후방향을 제시했다. 여하튼 민자당은 이번 보선결과에 힘입어 당장 26일 열리는 임시국회부터 정국주도권을 잡아나갈 것이 분명하다.박준규국회의장의 의장직사퇴및 신임의장선출등 5건의 표결에 있어서도 원만한 처리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사안의 성격상 국민들의 시선을 의식,부표를 던지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자당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보선완승이 당의 국민적 인기와 주도적 역할에 의해 이뤄졌기 보다는 김대통령의 개혁정책에 따른 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민주계를 비롯한 김대통령의 측근인사를 중심으로 더욱 정치권 풍토개선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고 이럴경우 안그래도 소외의식이 강한 민정,공화계가 더욱 왜소해질 수밖에 없다고 보여진다.그만큼 당의 단합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광명에서 손학규후보의 당선은 앞으로 공천자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짐작된다. 손후보는 부천서성고문사건의 권인숙씨가 지지연설을 할 정도로 재야핵심인사였음에도 낙승을 거둔 것은 국민들이 얼마나 개혁을 원하고 있는지 단적인 증거라는 관측이고 보면 앞으로 있을 6월말쯤의 4개지역 보선에서도 참신한 개혁인사를 다수 공천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리고 이것은 정치권을 개혁대 보수의 구도로 재편하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전멸」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자 겉으로는 『예상했던 일』로 치부하면서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기택대표도 『전당대회후 당체제가 정비되지않은 상황에서,또 신정부가 들어서서 국민적 지지가 쏠리고 있는 때에 보선이 실시돼 부담이 컸다』고 토로했다.문민정부의 개혁열풍에 맞서기는 역부족이었다는 얘기이다. 그만큼 이번 보선은 민주당에 힘겨운 싸움이었던 셈이다.지도부의 선거전략 부재,당의 무기력등이 집중 거론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날의 최고위원 회의가 자성의 분위기속에서 공동책임론으로 조용히 끝난 것도 이러한 공통된 현실 인식때문이다.다소 비판적인 정대철 이철의원등이 『지금 당내문제를 제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는 겉모습일뿐 심각한 위기의식에 휩싸여 있는게 사실이다.무기력의 국면을 타개할만한 마땅한 묘책을 찾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만일 이같은 무기력증세가 지속된다면 오는 6월의 보선도 장담할 수 없는 절박한 처지에 놓이게 되고,그 이후의 사태 또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의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민주당이 최고위원회가 끝난뒤 곧바로 원내대책회의와 이대표 연설문안 초안작성에 돌입한 것도 「보선후유증」에서 탈출,국면전환을 위한것으로 해석된다.보선 투표율 저조만을 크게 부각시키면서 이를 정치권전체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나선 까닭도 여기에 있다.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를 무기력에서의 탈출구로,입지확보의 계기로 적극 활용할 것같다.김대식총무는 『국회활동이 보선결과에 영향을 받지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따라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과 이동근의원 석방결의안 처리와 이대표연설을 통한 대여 공세수위는 어느때 보다 높을 전망이다.
  • 신엔화강세와 경쟁력 강화노력(사설)

    최근 일본 엔화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에서 우리상품의 수출증대가 얼마나 이뤄질수 있느냐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과거 3저호황때 엔화강세의 이득을 적지않게 보았던 우리로서는 수출부진에서 벗어날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최근의 신엔고바람이 언제까지 지속되고 과거의 3저시대와 상황이 어떻게 달라져 있느냐,또 기회활용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어느만큼이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일본 엔화는 최근 60여일동안 8.9%가 상승,1달러당 1백13엔대에 들어섰으며 1백엔대의 진입을 시간문제로 보는 견해도 있다.예측대로 엔화강세가 장기화되면서 상승률이 커질 경우 우리수출경쟁력은 상당한 효과를 얻을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엔고의 영향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쪽으로만 해석할 수도 없게끔 상황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지난 3저때에는 동남아국가중 우리만이 집중적으로 엔고의 득을 보았으나 지금은 중국·태국·대만이 동시에 나눠갖지 않으면 안된다.또 일본이 그동안 엔고탈출구로 동남아에 해외현지공장을 집중적으로 건설했다는 점이다.연간 2천억달러로 추산되는 이 해외공장의 생산물량은 우회수출의 통로가 될뿐아니라 일본부품의 중요한 수출시장의 하나가 되고있다. 특히 일본상품의 특이성이다.일본상품은 가격보다는 품질경쟁력이 강해 해외시장에서 가격에 의한 수요탄력성이 극히 낮다.이렇게 볼때 엔고에 따른 한국상품의 수출증대 효과는 떨어질수 밖에 없다. 무역협회는 엔화가 10% 절상할때 수출효과는 8억4천만달러,수입효과는 4억달러로 무역수지효과가 4억4천만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하고 있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5억2천만달러의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있다고 전망했다.외부적인 영향에 의한 이러한 효과가 얼마나 지탱될수 있느냐는 것인데 이 문제는 전적으로 우리의 무역구조 개선과 경쟁력 강화노력에 달려 있다.그것은 자력에 의한 가격경쟁력의 강화와 함께 품질경쟁력의 향상이다.과거 3저의 효과를 우리경쟁력의 강화탓으로 잘못 인식됐던 아픈 경험을 딛고 이번 엔고가 실질적인 경쟁력강화의 모티브가 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우선 대일수입의존도가 크다는 점에서 엔고가 자칫 수출제품의 원가상승요인이나 대일무역역조의 심화로 작용되지 않도록 수입선다변화를 획기적으로 추진하면서 수입대체산업의 육성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또한 품질만이 최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 신기술에 의한 제품의 고급화 노력이 이어진다면 신엔고의 영향은 최대한 활용될수 있을 것이다.
  • 이인모송환의 결단과 이후과제(사설)

    정부는 논의의 대상이 되어온 비전향장기수출신 이인모씨(76)를 북한으로 송환한다는 결단을 내렸다.남침인민군의 일원으로 내려왔다가 돌아가지않고 빨치산활동을 했으며 체포되어 옥살이를 했는가하면 석방후 간첩활동을 하다 재투옥되고 전향을 거부하며 보호감호조치를 감수했던 사람이다.엄밀히 따져 송환의 의무도필요도우리에겐없는그런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정부는 그를 조기에 무조건 돌려보내기로 한것이다.인도주의차원의 이 결단은 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진전의 중요장애의 하나가 되어온 이씨 문제를 과감히 제거함으로써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사표시라 할수 있다.이씨의 사정은 국내잡지보도로 91년 처음 알려졌으며 이후 북한은 그의 송환을 남북회담의 중요현안으로 삼아왔다.북한은 이씨 송환을 조건삼아 이산가족 노부모등의 교환방문합의를 파기하는 구실로 삼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 국내에서도 인도주의 뿐아니라 남북관계개선의 중요장애제거차원에서도 돌려보내야 한다는 견해와 북한의 정치적 의도를 경계하면서 다른 좌익사범과의 형평이나 보안법상의 문제 그리고 북한의 동시호혜주의필요성등을 내세운 반대견해의 대립으로 논란이 많았다.양쪽주장이 모두 일장일단의 측면을 갖는 것이어서 통치권차원의 정치선택의 결단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그것이 무조건 송환으로 낙착된 것이다.그것도 새대통령의 정부가 내린 첫대북정책결정인 것이다.대북정책방향의 유연성있는 온건화를 예고하는 것이 아닌가 주목된다.김영삼대통령은 당선후 이제부턴 북의 인권도 거론하겠으며 핵문제는 안되면 유엔안보리제소를 해서라도 막겠다는 등의 수차례 강성발언으로 주목을 받은바 있다.이번 결단은 그런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것이다.결국 줄것은 과감히 주고 찾고 지킬 것은 철저히 찾고 지키겠다는 김영삼대통령 특유의 자신감에 찬 적극대응의 의사표시로 보인다.새정부가 추구하는 변화와 개혁이 대북정책에도 구체화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 할수 있다. 우리는 이번 대북화해조치가 정부의 희망대로 남북관계발전의 새돌파구가 되기를 바란다.북한은 돌아가는 이씨를 새로운 정치선전도구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다.새한국정부의 무조건송환의 선의를 순수하게 받아들여 적극호응의 성의를 보여야 할것이다.작년의 8차고위급회담에서 이씨송환이 이루어지면 이산가족상호방문및 판문점면회소설치운영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북측의 의사표시도 있었다. 북한의 대응이 비상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이산가족문제등에 대한 성의있는 호응은 경협등 보다 전향적인 화해협력의 새돌파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북한의 선택과 대답의 차례다.
  • 한국과 통일독일 두 정상의 만남 (사설)

    헬무트 콜독일총리가 1일부터 3일간 한국을 공식방문한다.인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을 거쳐 서울을 방문하는 것이며 김영삼우리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관심사를 논의한다. 패전의 폐허에서 라인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기술대국을 건설한 독일이다.우리와는 이데올로기분단의 아픔을 함께했으며 탈냉전의 기회를 맞아 신속한 흡수통일을 이룩했다.콜총리는 그 통일을 주도한 독일지도자다.그가 독일총리로선 처음으로 방한한다.우연의 일치지만 때마침 우리는 32년만의 문민정부를 탄생시킨 직후다.콜총리는 이례적으로 미·일아닌 독일정상으로서 김영삼새한국대통령의 첫정상외교상대가 되는 것이다.여러가지로 주목되며 특별한 관심을 갖게하는 콜총리의 방한이 아닐수 없다. 그동안 독일은 경제건설과 통일기반조성에 몰두하면서 대외관심의 초점을 구미에만 집중해온 감이 없지 않았다.아시아는 관심밖에 있었으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콜총리의 이번 아시아순방은 그러한 독일관심의 세계화를 의미한다.통일후유증으로 금년의 경우 제로성장이 예상될만큼 심각한 경제부진의 돌파구마련과 통일독일의 국제정치적 역할확대모색에 가장큰 목적이 있는 순방이다. 한국방문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 할수있다.한국은 91년현재 독일에 대해 37억달러수입에 32억달러수출 적자무역고의 세계5위 교역상대국이다.우리에게 있어 독일은 미·일다음가는 세계3위의 교역국이기도 하다.당장의 경제현안으로 독일은 한국고속전철 건설사업참여를 놓고 일본·프랑스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있다.이경쟁의 유리한 고지확보가 이번 콜총리방한의 최대관심사란 관측도 있다. 경제회복과 분단의 완화·해소가 가장 중요한 국가적과제로 등장하고 있는 오늘의 우리상황에서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찾아오는 독일총리의 방한은 충분히 활용해야할 좋은기회라 생각한다.우리가 지금 독일에게서 가장 필요로하는 것의 하나는 기술일 것이다.우리에게 결정권이 있는 고속전철등 중요사업 참여조건중 가격보단 기술전수의 정도에 최대비중을 두는것도 어려운 선진기술획득의 효과적 방책의 하나일 것이다.독일이 원하는 중국등 아시아대상 공동경제진출을 통한 기술획득의 길을 여는 방법도 생각해봄직할 것이다. 경제와 기술뿐 아니라 통일의 지혜와 경험도 중요한 관심사다.콜총리는 판문점도 방문하고 국회연설도 한다.통일을 위해서는 물론 독일과 같은 조기흡수통일의 후유증을 방지할수 있는 바람직한 통일방안마련을 위해서도 독일통일경험자의 충고와 조언은 큰도움이 될수있을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콜총리의 이번 방한이 우리경제회복과 통일의 신한국건설은 물론 독일경제의 탈출구 마련에도 도움이 되는 호혜의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 김영삼대통령과 김일성주석(사설)

    오늘의 우리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김영삼대통령이 지적하듯이 부정부패척결이요 경제회생이며 국가기강확립이다.그보다 중요할수 있는 근본적 과제가 있다면 그것은 통일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그것은 당장의 국가적차원을 초월하는 민주적·역사적 과제요 비원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시대상황은 바로 그러한 민족적 비원의 역사적과제를 풀고 해결할수있는 분단50년만의 처음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것이 우리는 물론 세계의 인식이요 판단이다.그런 의미에서 민주화합의 대통일이야말로 25일 취임한 김영삼대통령과 새정부가 달성해야할 가장 중요한 역사적과제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김영삼대통령도 그점 충분히 인식하고있음을 보여주고있다.그리고 그 소임을 다할 각오와 자신에 차있음을 대통령의 취임사는 보여주고있다. 새대통령은 역사와 민족이 맡겨준 책무를 다해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전심전력할것임을 7천만남북동포에게 다짐했다.어떤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수없으며 어떤 이념이나 사상도 민족보다 큰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고 강조하면서 김일성주석이 진정 화해와 통일을 원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만나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자고 제의했다.우리는 물론 김주석도 이점 이의가 있을수없으며 있어서도 안될것이라 생각한다.통일은 남북한의 문제가 아닌 민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적극적이고도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하며 촉구한다.북한은 지금 붕괴직전의 경제와 국제고립이라는 창건이래 최악의 위기에 처해있다.통일밖엔 위기극복의 탈출구가 있을것 같지않다.사회주의 고수를 선언하고 있으나 세계유일의 공산국가란 환상이며 있을수없다.지금 다해야할 김주석의 역사적·민족적 소임이 있다면 그것은 민주평화통일의 길을 여는것이며 통일된 조국의 신한국건설에 동참하는것 뿐이라는것이 우리의 인식이다. 그러한 결단의 시작은 핵의 포기에서 시작될수있으며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우리대통령은 김주석이 진정 민족을 중시하고 화해와 통일을 원하는가 묻고있다.그것을 증명할수있는 길은 핵의 포기뿐이라는 사실을 김주석도 알고있을 것이다. 김영삼대통령은갈라진 민족이 하나되어 같이 사는 통일된 조국이 바로 완성된 신한국의 참모습임을 강조했다.북한의 위기나 우리의 한국병이나 따지고보면 근본적인 병근의 하나는 분단에 있다고 할수있다.그것을 함께 치유할수있는 근본적인 처방의 하나가 바로 질서있는 민주평화통일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것이다.통일아닌 공존의 달성만으로도 많은것을 치유 또는 완화할수있을 것이다.김영삼대통령은 충분한 의지를 보였다.김주석의 고르바초프식 발상전환의 결단을 촉구한다.
  • 콜 총리,경제활로찾기 나들이/아주5국 순방 왜 나서나

    ◎스케줄 대부분 기업인과 회담에 배려/한국선 고속전철 입찰문제 거론 확실/판문점도 방문… 「한반도통일」 언급할듯 헬무트 콜 서독총리가 18일 한국을 비롯,인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등 아시아 5개국 순방길에 오른다.그는 독일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오는 3월1일부터 3일사이 우리나라를 방문,김영삼 차기대통령의 취임후 첫번째 국빈이 된다.콜총리의 아시아순방은 당초 지난해 10월말로 예정돼 있었으나 유럽통합문제를 둘러싼 이견의 해소를 위해 긴급소집된 에딘버러 EC 정상회담때문에 연기됐었다. 2주간으로 짜여진 순방 일정의 상당부분이 상공회의소등 방문국 경제인들과의 회담인데서 엿보이듯 콜총리의 이번 아시아방문은 경제부문에 중점을 두고 있다.세계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세계 제2의 인구대국 인도,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선진국으로의 발돋움을 시작한 한국등으로 방문국이 짜여진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할수 있다.결국 통일이후 독일이 겪고 있는 경제침체로부터의 탈출구를 아시아에서 찾아보려는데 주목적이 있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독일은 「유럽경제성장의 견인차」로 불려왔으나 통일이후 막대한 통일비용의 부담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더욱이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부진에다 지난해말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한 미국과 유럽,일본과 유럽의 무역마찰등 전세계적 무역전쟁의 조짐으로 독일은 유럽통합을 통해 성장을 추구하는 길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콜총리의 한국방문은 김영삼 차기 대통령과의 첫인사를 겸한 것이기도 하지만 세계최대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한국과의 공동진출을 모색하려는데도 중점이 두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독일은 뛰어난 기술과 풍부한 자본을 갖고 있고 한국은 우수한 노동력 외에 이미 개척된 판로망등 아시아시장에서 어느정도의 기득권을 갖고 있다고 할수 있다.독일로선 특히 일본과의 경쟁에 대비해 한국,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등과 협조체제를 마련해 놓아야 할 형편이다. 콜총리의 한국방문에서 또 주목되는 점은 그의 판문점방문이다.한국을 찾는 외국국가원수의 상당수가 판문점을 찾는 것은 사실이지만 콜은 한국과 같이 분단국이었던 독일의 재통일을 이룩한 인물로서 그의 판문점방문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그는 또한 어떤 형태로든 한반도의 통일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독일의 통일에 대해 통일이후에 대비한 사전연구와 준비가 거의 없이 너무 성급히 추진됐다는 비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콜총리가 이룩한 독일의 재통일은 위대한 역사적 성과임에 틀림없다.독일통일을 주도한 인물로서 독일이 통일이후 겪고있는 많은 시행착오들을 스스로 비판하는 것은 물론 어렵겠지만 그같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느낀 콜총리의 경험에는 우리가 귀기울여야 할 대목이 상당부분 있을게 틀림없다. 그밖에도 한독간 쌍무무역문제와 프랑스·일본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속전철 건설문제도 이번 한국방문때 함께 논의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그러나 김영삼차기대통령으로선 취임하자마자 대형사업을 성급히 결정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므로 이번 방문을 통해 고속전철 문제가 해결되기는어려울 것이라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 “대학 기여입학제 허용”/조 교육장관/내년부터 단계적 도입

    ◎입학생 2%이내 별도정원 책정/학사모범교 모집정원 자율결정/교육부,기여입학규정 제정키로 교육부는 최근의 입시부정의 해결책의 하나로 학사관리를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는 사립 대학에 한해 94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기여입학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또 대학의 자율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대학부터 점차 입학정원 책정을 대학에 맡기기로 했다. 조완규 교육부장관은 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제17차 정기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정부는 학사행정제도가 확립되어 엄정한 성적관리로 입학보다 졸업하기가 어려운 대학부터 기여입학제 도입을 1향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장관은 또 이날하오 기자간담회에서 이와관련,『기여입학제 실시 승인을 요청해오는 사립대학에대해 교육부가 마련할 평가기준에 따라 「입학=졸업」이라는 허술한 학사관리의 틀이 바로 잡혔다고 판단되는 대학부터 기여입학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조장관은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해 대학을 운영하기 때문에 학교재정에 어려움을겪고 있는 사립대학에 기여입학제와 같은 재정난을 해결할 수있는 탈출구가 마련됐더라면 이번과 같은 대규모의 입시부정은 막을 수 있었다』며 『사립대학에 대한 기여 입학제 허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장관은 『기여입학생을 대학의 학과별 모집정원이외에 모집정원의 2%정도로 한정해 대학입학을 허용한다면 국민의 교육정서와도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여 입학생수를 대학입학정원과는 별도로 제한할 방침임을 밝혔다. 교육부는 이에따라 대학입학 사정방법과 체육특기자와 외교관자녀등의 특레입학을 규정한 교육법시행령(대통령시행령 13284호)제71조의 2 대학입학방법조항을 개정하거나 「기여입학에 관한 규정」(가칭)를 새로 제정,대학입학의 특혜인 「기여입학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밖에도 대학의 자율능력이 있다고 판정되고 학사행정제도가 확립되어 성적관리가 엄정하다고 판단되는 대학부터 단계적으로 입학정원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있도록 학생선발권을 확대시켜 주기로 했다.
  • 사학 재정난 타개 탈출구 마련/대학 기여입학제 허용 안팎

    ◎“검은돈 입학” 등 입시부정 근절 포석/성적관리 강화… 부작용 해소 급선무 교육부가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온 기여입학제를 전격 도입키로 한것은 사학 재단의 재정난 해결을 위한 탈출구를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다. 교육부는 우리 대학생들에게 학점이 너무 후하게 주어지는등 학생들의 성적관리가 허술해 「입학=졸업」이라는 등식이 통용되는 현 대학풍토속에서 기여입학제를 도입할경우 「돈으로 대학 졸업장을 살 수 있다」는 등식이 성립되고 이같은 결과는 국민정서에 크게 어긋난다고 보아 그간 기여입학제 도입을 주저해왔다. 교육부는 사학재정형편으로보아 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여입학제를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면서도 과소비 풍조등 잘못된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여론이 고조되면서 교육계뿐만아니라 정치권등의 반발에 부딪혀 지난 92년2월이후 기여입학제 도입을 교육정책입안과정에서 뒷전으로 미뤄왔었다. 그러나 교육부는 광운대의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부정입학 동기가 바로 재정난이었다는 사실에서 보듯 재단전입금과 국고보조이외에 재원마련의 길을 터주지 않는한 사학들에 대한 부정입학행위 유혹이 근절될 수없다고 보아 기여입학제를 허용해주기로 전격 태도를 바꾸었다. 이에따라 교육부는 기여입학제 도입의 걸림돌이 되어온 대학의 성적관리체계의 확립등 기여입학제의 전제조건을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기여금을 내고 입학한 학생이 대학시절 열심히 공부해 다른 학생들과 동등의 학력을 갖추지 않으면 졸업할 수없게하는 제도적 장치마련여부등 기여입학 허용 평가기준을 올 상반기중 마련키로 했다. 교육부는 또 평가기구도 설치해 기여입학제를 실시하고 하는 대학의 신청을 받아 교육부의 평가기준을 근거로 실사를 거쳐 기여입학제 실시대학을 엄격히 선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교육부는 기여입학생 선발방법으로 정원내에서 일정비율로 허용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이럴경우 기여입학생대신 낙방한 학생은 결국 「돈」때문에 고배를 마신셈이 돼 더 심한 거부감을 불러온다고 보아 정원외로 기여입학생을 선발하는 방법을 채택키로 했다. 교육부는 현재 정원외로 신입생을 선발할 수있는 외교관등 자녀의 특례입학처럼 정원의 2%정도의 범위내에서 선발하고 내신성적등을 기준으로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기여입학제는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돈으로 대학졸업장까지 사겠다는데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따랐던 만큼 앞으로 이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따라 이 제도의 실시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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