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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영화] 실종된 딸을 찾기위한 사투 ‘플라이트 플랜’

    할리우드 지성파 여배우 조디 포스터의 개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또 한편의 화제작이 기다린다.‘플라이트 플랜’(Flight plan·11일 개봉)은 이색적인 공간 설정이 구미를 당기게 만들고 보는 스릴러물이다. 상상해 보자. 고공비행 중인 대형 비행기 안에서 어린 딸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비행기 내부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은 확실한데, 아이의 행방은 도무지 찾을 길이 없다. 기내의 소동이 계속되자 승객들의 시선은 점점 차가워지고, 승무원들의 도움조차 받지 못하게 되자 엄마는 전사가 돼간다. 영화는 ‘낯섬’과 ‘익숙함’을 배합해 감정의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비행기를 무대로 삼았으되 하이재킹 테러극이 아니란 점만으로도 신선미가 돋보인다. 탈출구 없이 완벽하게 밀폐된 공간에서 주인공(그것도 여주인공)과 범인이 지능게임을 벌인다는 참신한 상황설정에, 모두의 감성 아킬레스건인 모성을 자극하려는 기획의도가 선명하다. 조디 포스터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삶의 질서를 송두리째 잃어 버린 여자 프랫 역. 탑승자 명단에서 6세 딸의 이름이 지워져 버린 기막힌 음모 앞에서도 기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영화는 극중 그녀의 직업을 비행기 설계사로 설정했다. 여유있는 관객이라면 촘촘한 시나리오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챙길 수 있을 듯. 처음부터 모녀의 주변을 맴돌던 기내 보안관(피터 사스가드), 냉랭한 승무원들, 수상한 눈초리의 아랍인 등이 유괴 용의자로 동원된 드라마는 미스터리 상황극의 묘미까지 살렸다. 조디 포스터의 전작 ‘패닉 룸’, 올 초 개봉한 비행스릴러 ‘나이트 플라이트’와 오버랩되는 부분들이 감상의 선도를 떨어뜨릴 여지는 있다. 인디영화를 찍어온 독일 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지성 “맨U 운명 내 발끝에”

    지성 “맨U 운명 내 발끝에”

    ‘신형엔진’ 박지성(24)이 ‘맨체스터 일병 구하기’에 나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위기에 빠졌다. 탈출구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LSOC릴과 갖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D조 4차전 원정경기다. 위기 탈출의 막중한 역할이 ‘예비 캡틴’ 박지성에게 주어진 것. 맨체스터는 지난달 29일 중위권 미들즈버러에 1-4의 충격적인 참패를 당하며 리그 6위로 추락했다. 이후 맨체스터 팬들은 퍼거슨 감독의 후임을 공공연히 거론하는가 하면 리오 퍼디난드, 대런 플레처 등을 싸잡아 비난의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박지성은 이날 평점 6으로 팀 평균 이상의 활약을 보이긴 했지만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는 비판에서 비켜나기는 힘들다. 만약 릴에마저 패할 경우 퍼거슨 감독의 퇴임 압박은 거세질 터이고, 퍼거슨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는 박지성도 한묶음으로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는 물론, 유로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위해서도 프랑스 명문팀 릴을 반드시 잡아야 할 처지다. 맨체스터는 현재 1승2무로 벤피카(포르투갈·1승1무1패), 비야레알(스페인·3무)을 근소하게 앞서 조 1위다. 릴에 패할 경우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지난달 19일 홈경기에서는 라이언 긱스의 광대뼈 부상, 폴 스콜스 퇴장 등 악재가 겹치며 0-0으로 힘겹게 비겼다. 맨체스터로서는 스콜스와 긱스의 미드필드 공백을 메워줘야 할 박지성과 2경기 출장정지 징계가 풀리며 복귀하는 ‘천재 악동’ 웨인 루니(20)에게 팀 운명을 맡겼다. 특히 박지성은 릴과 1차전에서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던 경험이 있어 선발 출장해 개인과 팀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게다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 행진(11승1무)중인 ‘공공의 적’ 첼시와 오는 7일 맞닥뜨려야 한다. 시즌 개막 전 첼시의 유일한 ‘대항마’로 지목됐던 맨체스터가 첼시에 첫 패배의 수모를 안기며 일어서기 위해서는 박지성의 활약이 절실히 요구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10·26재선거 與 전패] 10·26재선거이후 정국전망

    [10·26재선거 與 전패] 10·26재선거이후 정국전망

    10·26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한나라당이 4곳을 싹쓸이함으로써 여야 지도부의 위상을 비롯, 향후 정국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지난 4·30 재·보선에서 ‘23대0’ 참패에 이어 또다시 전패(全敗)한 열린우리당은 심각한 민심 이반을 재확인했다. 여권으로서는 향후 정국 운영 방식에 궤도 수정을 하든지, 아니면 또다른 ‘탈출구’를 모색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당장 문희상 의장 등 지도부 책임론이 강하게 몰아닥칠 전망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박풍(朴風)’의 위력이 건재함을 재확인했다. 박근혜 대표의 위상이 한층 강화되면서 ‘정체성 논란’ 등에서 대여 공세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여야 지도부 명암 교차 여야 지도부의 앞길에는 명암이 교차하게 됐다. 이는 여야 대권주자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한나라당에서는 대선 예비주자들간의 대권 경쟁이 점차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대리전’ 성격인 대구 동을에서 자신의 ‘복심’인 유승민 후보가 당선됨으써 당 운영을 비롯, 대권 가도에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공천 결과에 반발, 홍사덕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기 광주에서도 승리, 공천 후유증을 ‘간신히’ 잠재우며 지도부 비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호재에 힘입어 박 대표는 최근 ‘상한가’를 달리는 이명박 서울시장을 견제할 토대를 마련, 대권가도에서도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문희상 체제’에는 적신호가 울렸다. 물론 지도부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거전 초반부터 선거결과와 당체제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 안팎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불거질 것이 뻔하다. 이에 따라 여권 내부에서는 ‘인책론’과 ‘대안부재론’을 놓고 치열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예비 대선주자들의 조기 복귀론과 맞물려 치열한 당내 세력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노무현 대통령이 수세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포스트 연정 구상’을 내놓을 지가 주목된다. 지도체제 개편 시기와 관련해 오영식 공보 부대표는 “선거 결과가 안 좋을 경우 내부에서 인적 체제정비론의 필요성이 제기되더라도 국민의 생각을 저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대여 공세 수위 높일듯 한나라당은 잇단 재선거 완승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향후 정국 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를 ‘민의의 심판’으로 해석하면서 ‘정체성 논란’과 관련,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전여옥 대변인이 논평에서 “참패한 열린우리당은 민심을 읽고 국민의 심판에 무릎 꿇어야 할 것”이라고 압박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정기국회에서 국가보안법과 사립학교법 등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사안에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여권의 대응 여부에 따라 정국이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이번 재선거가 일시적 ‘마취제’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종수 박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스포츠 포커스] 위기의 씨름, 스모서 배우자

    |도쿄(일본) 이재훈특파원|닮은꼴 스포츠 일본의 스모와 한국의 씨름이 처한 대조적인 현주소다. 내분과 KBS의 중계 취소로 넉달 동안 국내 대회를 열지 못하며 고사 위기에 내몰려 있는 씨름이 나아갈 길을 스모를 통해 찾아본다. ●기업의 지원과 스포츠마케팅으로 위기 탈출구 찾아야 스모에도 위기는 있었다.1990년대 중반 일본 경제의 거품이 빠지면서 심각한 불황이 찾아와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 이때 스모협회는 기업의 지원을 호소하는 것으로 탈출구를 찾았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용과 거래처 선물용 등으로 스모 입장권을 구입하길 적극 장려한 것. 기업은 기업대로 전통 문화를 선물하며 체면을 세우고 스모협회는 협회대로 불황을 이기는 치유책이 됐다. 스포츠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스모협회는 ‘리키시’(스모 선수)들의 초상권을 모두 확보하고 있어 수건과 과자, 도자기와 부채 등 리키시들의 얼굴이 새겨진 기념품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수익을 창출한다. 때문에 스모협회는 1927년 출범 이후 단 한번도 적자운영을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재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젊은 층 관심 이끌어야 전통 문화에서 멀어져 가는 젊은 세대의 관심은 어린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식으로 이끌어냈다. 스모협회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자주 방문해 스모가 어떤 스포츠인지 직접 시범을 보이고 학교에 ‘도효’(씨름판)를 기부하거나 국기관에서 무료로 대회를 열어줘 자연스레 미래의 팬을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중·장년층 관중이 대부분인 씨름과 달리 스모장을 찾는 팬층은 젊은 세대까지 고루 분포돼 있다. ●존경받는 스모 선수, 무시당하는 씨름 선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씨름과 스모에 대한 인식의 차이. 고리타분하다는 편견 탓에 모래판을 외면하는 한국의 씨름팬들과 달리 일본에서는 스모가 소중한 문화 유산이라는 인식과 함께 스모 선수들에 대한 존경심도 높다. 때문에 운영비의 대부분을 국기관을 찾는 팬들의 입장권 판매 수익으로 충당,54개 팀을 직접 먹여 살리는 스모협회와 달리 씨름연맹은 TV 중계권료에 운영비의 40%가량을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씨름 관계자는 “스모 선수를 존경하는 문화를 가진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씨름 선수들은 둔하다고 지레짐작하거나 씨름은 촌스럽다며 은근히 무시되는 점 등이 씨름 발전을 막는 가장 큰 장애”라며 안타까워했다. #장면 1. 전국 54개 팀에 소속 선수 750∼800명.1만 1000명 수용 규모의 전용 경기장이 있고 1만 1300엔(약 10만 3000원)이나 하는 입장권이 평균 70% 정도 꾸준히 팔리는, 식을 줄 모르는 인기. 문화 유산이라는 이름으로 지원을 요청하면 기업이 다량의 입장권 구입으로 ‘지킴이’에 앞장서는 공동 책임의식. 시간당 2000만엔(약 1억 8000만원)의 중계료를 꼬박 지불하며 전세계 안방에 경기 장면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공영방송. #장면 2. 프로 팀 2개에 연맹 소속 선수 40여명. 전국의 지자체가 운영하는 체육관을 떠돌아 다니며 경기를 열고 단돈 5000원 짜리 입장권도 제대로 팔리지 않는, 달아오를 줄 모르는 관심. 경기 불황을 이유로 있던 팀도 책임감없이 해체하는 기업과 연간 12억원의 중계권료를 내지 못한다며 중계를 포기한 공영방송. nomad@seoul.co.kr
  • [프로농구 2005] 김승현 맹활약 동부에 85-62 대승

    길고 긴 방학을 끝내고 6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05∼06시즌 프로농구 첫 승의 영광은 오리온스에 돌아갔다. 오리온스는 21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05∼06시즌 KCC프로농구 개막전에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한 ‘매직핸드’ 김승현(27·15점 9리바운드 9어시스트)을 앞세워 ‘디펜딩 챔프’ 동부를 85-62로 대파, 산뜻한 출발을 했다. 지난시즌 TG삼보(동부의 전신)에 1승5패로 열세를 보인 것을 비롯,2002년 12월28일 이후 치악체육관에서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던 오리온스는 지긋지긋한 원정 7연패의 사슬을 끊고 달콤한 복수를 했다. 경기전 예상처럼 승부는 포인트가드 싸움에서 갈렸다. 오리온스가 김승현의 감각적인 킬패스로 골밑에서 손쉬운 득점을 차곡차곡 쌓아나간 반면, 동부는 KTF로 옮긴 지난시즌 최우수선수(MVP) 신기성의 공백을 절감해야 했다. 전창진 동부 감독은 이적생 김상영과 강기중, 외국인선수 마크 데이비스를 번갈아 세웠지만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공배급이 원활하지 못하자 리그 최강의 ‘더블포스트’ 김주성(18점 7리바운드·205㎝)과 자밀 와킨스(204㎝)도 빛을 잃었다. 공을 받기 위해 페인트존을 벗어나다 보니 골밑은 오리온스의 ‘용병듀오’ 아이라 클라크(23점·195㎝)와 안드레 브라운(28점 15리바운드·200㎝)의 세상이 됐다. 리바운드 수 43-27로 오리온스의 압도적 우위. 오리온스는 ‘매직핸드’ 김승현을 중심으로 짜임새있는 조직력을 선보이며 초반부터 동부를 압박했다.2쿼터 중반 김주성에게 연속득점을 허용해 30-27로 쫓겼지만, 이내 브라운의 골밑득점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오리온스는 4쿼터 중반 양경민(11점)과 이상준에게 연속 3점포를 두들겨 맞아 66-55까지 추격당했지만, 이후 4분여 동안 연속 11점을 몰아쳐 22점차로 벌리며 승부를 사실상 마무리지었다. 동부는 설상가상으로 종료 2분여를 남기고 ‘대들보’ 김주성이 목부상으로 쓰러져 그늘을 드리웠다. 원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최·강·동·부’ 염원… 타오르는 원주 ‘대한민국 농구수도 원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05∼06시즌 KCC프로농구 개막전이 열린 21일 치악체육관에 걸려 있던 대형 플래카드에는 프로농구 최고 명문팀 동부를 지역에 품고 있다는 원주시민들의 자부심이 역력히 묻어났다. 늦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3400석의 치악체육관은 2시간 전에 일찌감치 매진됐고, 통로까지 가득 메운 3500여명의 관중들은 목이 찢어질 듯 “최강 동부”를 외쳐댔다. 지난시즌 평균관중 2671명을 훌쩍 뛰어넘는 뜨거운 열기. 김지우 동부 사무국장은 “3600명까지 입장이 가능하지만, 사고를 우려해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수백명의 농구팬들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발길을 돌린 것은 물론이다. 바깥의 스산한 날씨와는 달리 치악체육관의 수은주가 치솟은 것은 6개월여 동안 농구에 목말랐던 것도 있지만,TG삼보(동부의 전신)의 매각이 지연되면서 연고지팀의 경기를 볼 수 없다는 우려가 많았던 탓. 지지부진한 매각 탓에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사채까지 쓰는 등 마음고생이 심했던 동부 프로미 선수들이 팬들의 염원대로 ‘최·강·동·부’로 거듭날지 궁금하다. 원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오늘의 눈] 기러기 아빠와 살트쇼바덴 협약/박찬구 정치부 차장

    10평 남짓한 월세 원룸에서 숨을 거둔 50대 기러기 아빠는 마지막 순간 무엇을 고민했을까. 그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 부인과 두 자녀를 미국으로 보냈다.6년간 수입의 대부분을 유학비로 보낸 고인은 최근 외로움과 금전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교육계에선 기러기 아빠가 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고 하니, 한 가장의 죽음이 갖는 의미는 개인에 그치지 않고 자못 ‘사회적’으로 와닿는다. 공교육 붕괴와 살인적인 사교육비, 가족 해체, 경제난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일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잠재 성장률의 하락 전망, 덤프·화물연대의 파업에 따른 물류대란 예고, 이공계 출신의 의·치의학 쏠림 현상 등 어제, 오늘 쏟아진 언론 보도는 가슴 한 쪽에 체증을 일으킨다.90년대 자본시장 개방과 외환위기로 심화된 양극화와 공동체의 붕괴 현상이 교육, 복지, 노동, 취업, 학문 등 우리의 실생활과 주변에서 고스란히 노정되는 셈이다.‘위기’는 생각보다 깊숙이 우리 사회에 스며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탈출구가 없다는 게 아니라, 출구를 찾기 위한 프로세서를 우리 사회가 상실했다는 데 있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사태에서 보듯 정치권이나 사회의 갈등 해결 능력은 이미 ‘용량 과잉’이 돼 버렸다.‘지휘권 파문’사태를 둘러싸고 색깔론과 정체성 공방을 주고 받는 정치권의 이전투구 행태도 이같은 한계를 보여준다. 유럽의 빈국(貧國)으로 노사 갈등이 치열했던 스웨덴은 지난 1938년 정부와 노·사가 살트쇼바덴(Saltsjobaden)협약을 체결, 갈등을 극복하고, 경제 발전과 사회 안정을 실현했다. 파업과 직장 폐쇄, 국유화와 소득세 인상 반대를 포기하는 대타협으로 ‘새로운’갈등 해결구조를 만들었다. ‘살트쇼바덴 정신’을 2005년 한국의 위기 상황에 접목하기 위해 정치권이 더 늦기 전에 나서야 한다. 재선거나 지방선거 한두곳에 목을 맬 일이 아니다. 뿌리부터 우리 공동체를 위협하는 난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각계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박찬구 정치부 차장 ckpark@seoul.co.kr
  • 美유학생 위험한 계약결혼

    미국 유학생 사회에서 병역과 취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약결혼’이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16일 미주중앙일보에 따르면 한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남가주 대학가에는 시민권을 가진 동포여성과 계약결혼을 하는 남자 유학생이 많으며 이는 공공연한 비밀로 통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결혼 대가로 1만∼3만달러의 돈까지 주고받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인 유학생들이 주변의 따가운 눈총에도 계약결혼을 하는 이유는 체류신분 해결을 위한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대학원생인 김모(27)씨는 3개월 전 시민권자인 같은 과 한인 여자친구와 3만달러를 주고 계약결혼을 했다. 귀국 후 군 입대를 걱정했던 그가 영주권 취득을 위해 이런 편법을 택한 것이다. 김씨는 “졸업 후 취업비자를 받으려면 과정도 복잡하고 기간도 너무 오래 걸린다.”며 “시민권자와 결혼하면 길어도 1년 내에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어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로스앤젤레스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박모씨는 “병역·취업 문제 등으로 졸업 후 귀국 여부를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심리적 부담감은 크지만 계약결혼을 ‘탈출구’로 선택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고 말했다. 귀국을 꺼리는 여학생들의 계약결혼 사례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역시 합법적인 체류신분 취득이 목적이다. 대학생 서모양은 “지금 사귀고 있는 미국인 남자친구가 체류신분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며 “졸업 후 미국 체류가 결정되면 우선 서류상으로 결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민법 변호사 등 전문가들은 이런 행태에 대해 자칫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업 중인 서경석 변호사는 “위장 결혼은 중범죄에 해당한다.”며 “나중에라도 불법적으로 영주권을 취득한 사실이 밝혀지면 당사자는 영주권 박탈 및 추방조치를 당하며 이에 가담한 시민권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광명 음악밸리축제’ 성공 이끈 음악평론가 박준흠씨

    ‘광명 음악밸리축제’ 성공 이끈 음악평론가 박준흠씨

    지난 주말, 경기도 광명시는 음악에 흠뻑 취했다. 강렬한 록 비트와 감미로운 포크 선율이 하루종일 광명의 하늘에 넘실거렸다. 전국에서 모여든 20만 관객들은 30여년을 아우르는 한국 음악의 성찬 앞에서 내남없이 한데 어울렸다. 척박한 음악환경에서 피어난 한송이 꽃이라고나 할까. 광명을 ‘음악도시’로 색칠한 광명음악밸리축제를 이끈 주인공은 바로 음악평론가 박준흠(39)씨다. 음악팬들에게 ‘전설’로 남아 있는 대중음악전문지 ‘서브’의 편집장이자 웹진 ‘가슴’을 이끌고 있는, 국내에 몇 안되는 음악평론가다. 이번 축제의 예술감독으로 기획과 진행 등을 도맡으면서 대중음악사를 새롭게 썼다. ●20만명 음악축제에 빠지다 광명음악밸리축제는 사경을 헤매고 있는 대중음악계로서는 ‘기이’하면서도 ‘축복’ 같은 행사였다.‘음악도시 광명 3일간의 음악축제’라는 부제로 7일부터 사흘동안 ▲싱어송라이터 전문 음반사인 하나뮤직 스페셜과 밸리초이스 ▲인디뮤직 10년사 ▲민중음악 30년사라는 큰 줄기로 치러졌다. 출연진은 우리의 대중음악 역사를 모두 아울렀다. 한국 포크의 역사 한대수·조동진과 민중음악의 뿌리깊은 나무 노래를 찾는 사람들, 기타리스트 이병우, 인디밴드 허클베리핀 등 80개 팀이 함께했다. 전국에서 모인 20만명의 다양한 관객들은 이에 화답하듯 인근 찜질방을 전전하면서 주무대가 있던 광명시민운동장을 매일 가득 메웠다. 이번 축제의 부제는 ‘한국 음악창작자의 역사’다.‘좋은 음악창작자는 좋은 앨범을 만든 사람’이라는 당연한 명제가 통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아프게 반영한다. 박씨는 “존중받아야 할 음악가들이 걸맞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한 자리에 모셨다.”면서 “음악인들도잘 모르는 노동음악가 연영석씨의 노래에 사람들이 감동을 받는 것을 보고 ‘진정성 있는 기획은 통하는구나.’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떠올렸다. ●지역 문화축제의 모범 이번 축제는 음악 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천판타스틱영화제와 더불어 지역 문화축제의 모범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광명을 음악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건 백재현 광명시장의 의지도 큰 몫을 했다. 광명음악밸리축제는 대공연장과 음악 유통·교육·기획시설, 클럽 등을 갖추게 될 광명의 ‘음악밸리’ 사업을 알리는 행사다. 이 목표는 이미 달성됐다. 이번 축제를 통해 광명이 어디 붙어 있는지 모르던 사람들도 광명시의 ‘팬’이 됐다. 더구나 하이서울페스티벌 등의 행사비용보다 적은 5억원밖에 들지 않았다. 어려움도 만만치 않았다. 사람 수가 아닌 행사의 질로 승부하는 도시 이미지 마케팅을 경험하지 못한 시의회와 관료들을 설득해야만 했다. “‘민중음악이나 인디음악을 하루종일 공연하면 누가 오겠냐.’는 비난이 많았다. 지역 예술단체를 앞세워야 한다는 ‘외압’도 있었으며, 예산 문제로 심야 음악영화제를 열지 못한 것도 아쉽다. 그러나 문화기획의 전문성에 대한 주위의 신뢰가 있었기에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음악은 삶을 위로할 수 있어야 박씨의 이력은 음악애호가에서 전문가로 변한 전형이다. 음악을 좋아하던 형과 누나를 둔 덕분에 초등학교 때부터 록의 ‘세례´를 받았다. 광운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것도 음향 엔지니어를 꿈꿨기 때문. 결국 LG정보통신연구소, 케이블TV 등을 거쳐 95년 음악기획자 겸 평론가로 들어섰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접한 고교 시절은 암흑의 80년대였다. 어렸을 때부터 사회의식에 민감했던 그에게 음악은 유일한 탈출구였다. 박씨는 “독재정권과 억압적인 학교 시스템을 견디는 창구가 음악이었다.”고 회상했다. 그에게 있어 음악은 삶의 일부다. 때문에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창작행위도 예술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번 축제 때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공공미술 프로그램 등을 포함시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상을 외면한 음악은 장식물에 불과하다. 나 역시 ‘왜 이렇게 생계가 힘들까.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구나.’라는 위기의식을 느낀다. 음악은 사회·경제·문화적으로 척박한 우리나라를 정상적으로 바꾸는 데 일조해야 한다. 훈장처럼 과거의 경력을 들먹이는 사람들은 허클베리핀이나 연영석의 노래를 듣고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화려한 생활만을 노래하는 ‘엔터테이너’들이 점령한 가요판을 비판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인디음악을 이번 축제의 중심인 토요일에 배치했다. 작품성과 삶에 대한 진정성을 겸비한 인디음악의 10주년을 그냥 넘길 수 없다는 신념에서다. 최근 물의를 일으켰던 펑크밴드 럭스를 공중파에 추천한 것도 그다. 앞으로의 목표는 음악 배급, 행정, 정책 등 제작인력을 키우는 것. 한국 음악계는 ‘산업’이라는 말을 붙이는 게 부끄러울 정도로 낙후돼 있다. 박씨는 “문화정책은 구호가 아닌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음악인프라 구축과 함께 대중음악이 바람직하게 성장할 수 있는 문화시스템 기획자로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명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1966년 서울 출생 ▲85년 광운대 전자공학과 입학 ▲95년 LG정보통신연구소, 케이블채널 GTV 등에서 근무하다 음악평론가로 전업 ▲98년 1월∼99년 3월 대중음악 전문지 서브 편집장 역임 ▲99년 8월 음악전문서 ‘이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교보문고) 출간 ▲99년 10월 대중문화 비평 전문웹진 ‘가슴’ 창간 ▲2000년 3월∼2002년 1월 인터넷방송국 쌈넷 방송국장 역임 ▲2005년 3월 광명음악밸리축제 음악감독 취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 최진실 ‘장밋빛 인생’으로 컴백

    최진실 ‘장밋빛 인생’으로 컴백

    술주정뱅이 친정아버지와 심술쟁이 시어머니 틈바구니에서 악착같이 살아보려는 또순이. 그러나 젊은 애와 눈 맞아 버린 남편은 이혼을 요구한다. 동생은 첫사랑 유부남을 못 잊어 위험한 사랑놀이에 빠진다. 게다가 본인에게는 암 선고가 기다리고 있다.24일 KBS 2TV서 첫 회를 선보인 24부작 미니시리즈 최진실·손현주 주연의 ‘장밋빛 인생’의 스토리다. 대강만 봐도 젠장맞을 인생인데 제목은 ‘장밋빛 인생’이다. 왜? PD와 작가는 후반부의 반전이 눈물을 줄 것이라 자신하고 있어서다. 마침 김종창PD와 문영남 작가는 ‘애정의 조건’으로 그 실력을 입증한 적 있다. 장밋빛 인생, 쓸쓸한 가을에 어울리는 최루성 드라마 제목 같기도 하다. ●최진실,“나, 복귀해도 될까요?” 한동안 젊은 여성 연예인의 탈출구가 ‘누드’였다면 최진실에게는 철저한 ‘망가짐’이 탈출구였던 모양. 짧은 파마머리에 아무렇게나 쿡 찔러넣은 머리집게, 남편 트렁크 팬티는 자신의 반바지이고, 낡은 러닝셔츠는 내복이다. 버려진 옷 주워입는 것도 예사고 제사상에 올릴 문어가 아까워 주꾸미를 산다. 사실 웬만한 가정의 자식들이라면 누구나 어머니에 대해 이런 기억 한두가지쯤은 가지고 있을 터. 놀라운 것은 그 ‘맹순이’ 역할을 다름 아닌 ‘최진실’이 맡았다는 점이다. 능력있고 새침발랄한 여성의 이미지로 드라마·영화·CF를 휩쓸었던 그 때와는 천양지차다. 어렵게 자라 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꾸렸건만 남편은 이제 자신을 나 몰라라 한다는 스토리도 최진실의 사생활과 비슷하다. 어찌 보면 ‘자폭’에 가까운 출연결정일 수도 있다. 제작진들은 “그렇게만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면서 ‘인간’ 최진실과 ‘배우’ 최진실을 구분해달라지만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최진실 본인조차도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라고 인정할 정도다. 이 때문에 드라마 자체가 최진실 복귀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조성민과의 불화 과정에서 추락된 이미지를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 것인가.‘철저하게 망가지라.’는 제작진의 요구를 받아들여 ‘장밋빛 인생’에 출연키로 한 것이 바로 최진실의 대답인 셈이다. ●손현주 “나 또 욕먹어야 돼?” 최진실이 눈물을 준비하고 있다면 다른 한쪽에서는 깊이 쌓인 내공에서 뿜어져 나오는 웃음을 준비하고 있다. 맹순이의 남편 ‘반성문’ 역의 손현주. 이 남자, 또 찐득찐득하게 군다. 이제까지는 좀 덜 떨어진 바람둥이였다면 이제는 제법 구색을 갖췄다는게 차이라면 차이다. 그래도 극중 이미지가 어디로 갈 턱 있나. 상대역 조은숙과의 식사신이나 베드신에서 코믹스러운 모습은 연기가 물 올랐다 싶다. 손현주 자신은 바람피우는 역할이기에 “찬바람 불 때까지 욕 먹을 각오 단단히 하고 있다.”지만 워낙 능청스럽고도 재밌게 역할을 소화하는 바람에 ‘각오만큼 욕을 먹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피디한 전개, 눈물바다의 전주곡? 드라마로서 장밋및 인생은 스피디한 전개가 눈에 띈다. 상황이나 인물 설정을 위한 뜸벅뜸벅 들어가는 신들은 간략하게 처리된 채 줄거리를 쭉쭉 이어나가는 점이 돋보인다. 출연 배우들 모두 연기력이 받쳐주는 사람들이다 보니 쉽게 눈과 귀에 들어오는 측면도 있다. 이런 스피디함은 극 후반부 감동을 위해 준비된 것이기도 하다. 손현주가 무언가를 깨닫고 다시 가정으로 되돌아 오게 되면서, 그 때부터 ‘눈물의 향연’이 벌어진다는게 제작진의 귀띔.“다소 통속적이고 뻔한 스토리이지만 가족이 뭔지 묻고 싶었다.”는 제작진의 말은 극 후반부 내용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X마스 카드 12만장을 그린 인간 옵세트

    X마스 카드 12만장을 그린 인간 옵세트

      『인간이란 초극(超克)되지 않으면 안될 그 무엇이다』란「니체」의 말에 심취, 바로「초극」을 위해 만 1년 동안에 정확히 12만 3천 장의「크리스마스·카드」를 그려낸 사나이가 있다. 그러니까 하루 평균 337장의 그림을 그려낸 셈. 가위「니체」도 혀를 내두를 만한 초인적 작업량이다. 무념무상(無念無想)의 경지에서 선을 하는 자세로 그려 이 초인의 이름은 한 국(韓 國)(30) - 본명은 봉호(鳳浩)였으나「세상에 나와보니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아예 한 국으로 고쳐버렸다는 이 초인의 고향은 전북 완주군 용진면 산정리. 지금도 어머님이 고향에 계시다. 딸 없는 5형제 중 넷째. 국민학교 5학년 때 만화를 그려 친구들에게 회람을 시키고 학교 환경정리를 도맡을 만큼「그림 재주는 남에게 알려진 것」이란다. 그러다 철이 들면서부터는「동서고금, 각종각색의 만권서적」을 독파하고 비로소「문학이란 신천지가 눈앞에 보여」시를 쓰기 시작했다. 자신의 말을 빌면「일찍이 19살 때 전북대에서 특강을 한 바 있으며 지방방송국에서 장자(莊子), 노자(老子), 논어(論語) 등을 강론」했다는 것. 그리고 전주에서 20세 전후 해 시화전을 두 번 가졌다고. 『지금도 시작(詩作)은 계속하고 있다』며 빽빽이 앞뒤로 시가 쓰여진 대학「노트」10여권을 풀어 내놓는다. 나이가 들면서부터 동양철학에 깊은 흥미를 느껴 법혁경(法革經), 열반경(涅槃經), 화엄경(華嚴經) 등 불경을 읽고 다음엔 노·장 철학, 그러다 27세 되던 해 달마선사(達磨禪師)가 소림사(小林寺)서 9년 동안 면벽(面壁)하고 난 후에 쓰여진「선문염령(禪問拈領)」을 읽고 선(禪)에 심취하게 됐다고. 그림 그리는 자체가 선(禪), 하루에 10시간씩 작업 「정신과 육체의 고도의 조화」가 즉 선이라는 이 청년은 이때부터「무념무상의 경지에서」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좌선(坐禪)이 앉아 견디는 것」이듯「선화(禪畫)란 그림 그리는 자체가 선」이라는 것. 12만 3천 장이란 어마어마한 양의 그림을 그려내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지난해 모 주간지에 4만여 장의「크리스마스·카드」를 손수 그려냈다는 사람의 기사를 읽고 나서부터. 새벽 4시쯤 일어나 호롱불 밑에서 시작, 5시간 그리고 아침을 먹고 나서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 낮에는 충분히 쉰 뒤 밤 9시부터 시작, 12시까지 작업을 계속했다. 그러니까 하루에 10시간을 그림 그리기에 소비한 셈. 최고로 많이 그려 본 것은 하루 820장. 좀「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3, 4백장을 그렸단다. 물론 가끔 쉬는 날도 있지만. 이렇게 해서 서울, 전주, 산정, 세 곳을 1년 동안 전전하며(장소를 옮긴 건 새로운 분위기를 위해서) 그려낸 그림이 모두 12만 3천 장. 가위「인간 옵세트」라 불릴 만하다. 몸엔 온통 채색 투성이고 여름이면 손바닥에 물집이 생겨 한지(韓紙)를 손바닥에 붙이고 그려야 했다. 붓을 쥔 손가락마다 굵은 못이 박히고 온몸이 돌덩이처럼 굳어져 버렸다. 그래도 새 기록을 세우고 싶어 작업을 계속했다. 붓을 놓은 건 11월 초순. 한간방 가득히 그림이 쌓이고서야 붓을 멈췄다. 세어보니 12만 3천 장. 처음엔 흰 종이에 동양화 소재들을 골라 그리고 때때론 추상화나 구상화도 그렸다. 그러나 묵화(墨畵)로 돌아 매란국죽(梅蘭菊竹)만 그렸다. 물론 그림마다 전혀 다를 수야 없고 비슷하게 50~60점. 그러나 가다 싫증나면 또 바꾸곤 했다.「동양화에 입체감을 준 건 내가 사상 최초」라는 이 사나이는『죽(竹)은 곧고 바른 애정의 불변성, 란(蘭)은 유현한 우정과 깨끗한 사랑, 국(菊)은 서릿바람에도 싱싱·굳은 절개, 매(梅)는 눈 속에서도 피는 깊고 높은 사랑』을 의미한다고 한바탕 자랑. 「동양화에 입체감」이란 건 매(梅)에 붙은 눈송이를 짙은「화이트」로 점묘(點描), 양감(量感)을 주었다는 얘기. 게다가 이 사나이는「창조만이 예술이라고 할 때 올 데까지 다 온 현대 미술의 마지막 탈출구는 양(量)의 미학」이라며 인간「옵세트」화가 지상의 미학임을 주장하기도. 어쨌든 엄청나게 그려놓고 보니 마음이 달라졌다. 이것들을 상품화해 볼 생각이 난 거다. 그래서 시골처녀 20명을 40여 일간 동원해「예쁘게 상품화」했다.「크리스마스·카드」로 판매하겠다는 것. 이래서 4만 7천 장의「카드」가 모여졌다. 나머지 것들을 모두「카드」화 하고 싶었지만「돈이 모자라서」고향인 산정에 남겨두었다. 머리 뜨거워 쇠베개 베고 선화(禪畵)라면 그림 그린 것으로 족하지 판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으냐니까. 『그림 팔아 공공사업에 쓸 수 있지 않느냐?』며 이익금으로 고향에 도서관을 마련하고픈 게 현재로선 지상의 욕심이라고. 자신을 평해「비비파(非非派)」라고 부르는 이 인간「옵세트」는 아직 미혼-. 『현실세계에 처음 부딪쳐 본 것이 첫 사랑이었는데 결국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결혼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노라고. 학력을 밝히길 굳이 거절하는 이 청년은『「사르트르」가「노벨」상 수상을 거부한 것과 같이 그런 류의 권위를 인정하기 싫어』안 밝히는 것이라고. 장차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니까『어렸을 땐「예수」가 되고 싶었는데 이젠 한국의 장자(莊子)가 되고 싶다』 한시(漢詩)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황혼녘의 산책을 좋아한다. 체중 57kg, 키 172cm. 다소 마른 편인 이 인간「옵세트」는 뒷머리가 뜨거워 베개를 베고 자지 못하고 칼등이나 쇠붙이를 베고 자야만 잠이 든다는 괴짜. 그래도 잠이 오느냐니까『그래야만 잠이 온다』며 아예 베개마저 철제(鐵製)로 특별주문해 만들어 두었으니 올 겨울부턴 푹 단잠을 자게 되었다고-. 이 괴짜의 정신세계를 엿보기 위해 자작시 일부를 소개하면-. 심측(深測)으로 매혹(魅惑)하는 그대 눈 바라보면 악마(惡魔)도 뉘우치게 할 어떤 힘에 이끌려 아름다히 만물(萬物)을 치장하는 맑은 햇살 대하듯 천심(天心)의 원광(元光) 사위게 할 가슴속 진홍(眞紅)의 장미(薔薇)! …… 죽은 자를 되살리고 간 자 죽이던 가이없는 사랑이여! 그 고운 눈의 비밀(秘密)이란 색채(色採)짙은 내 환상(幻像) 빼고나면 그 미쳐난 화인(畵人)이여! 해골(骸骨)쪽들 어수선히 웃고 있을 뿐인가? (『반역자(叛逆者)』첫 연(聯)과 마지막 연 ) [ 선데이서울 68년 12/15 제1권 제13호 ]
  • [MLB] 찬호, 또 ‘오클랜드 저주’

    ‘오클랜드 징크스’는 깰 수 없는 벽인가.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가 25일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서 3과3분의1이닝 동안 9안타를 얻어맞고 6실점, 패전의 멍에를 썼다. 시즌 첫 3연패로 5패(8승)째를 기록했고, 방어율은 5.33에서 5.66으로 나빠졌다.LA 다저스 시절이던 1998년 6월10일 승리를 거둔 뒤 7년여 동안 12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8연패의 수모를 겪었다.85개의 공을 던졌고 최고구속은 148㎞에 그쳤다. 섭씨 36도의 찜통더위 속에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평소보다 반박자 빠른 퀵모션과 투구패턴을 바꿔가며 ‘천적’을 무너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하지만 실투는 놓치지 않을 뿐더러 스트라이크존에서 빠지는 공도 툭툭 건드려 안타로 연결시키는 오클랜드 타자들에게 손쓸 도리가 없었다. 그 결과 1회에만 무려 30개의 공을 뿌리며 2실점, 패전의 무덤을 팠다. 상대한 21타자 가운데 초구에 방망이를 내민 선수는 단 2명뿐. 사냥감이 지치기를 기다리며 포위망을 좁혀오는 야수처럼 오클랜드 타자들은 박찬호의 숨통을 조였다. 탈출구는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승부를 벌이는 것이지만, 이날 따라 제구력은 물론 운도 따르지 않았다.7과3분의1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친 20일 양키스전과는 달리 ‘미끼’ 역할을 하는 투심패스트볼이 한복판에 몰리거나 높게 형성돼 박찬호는 무너졌다. 송재우 Xports 해설위원은 “톰 글래빈 같은 특급투수도 친정팀 애틀랜타에 2∼3년간 뭇매를 맞을 만큼 천적관계는 자신감의 문제”라면서 “박찬호가 최상의 컨디션을 뽐내는 날, 타선지원까지 맞아떨어져 오클랜드를 한번 짓누르기 전에는 별 도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책꽂이]

    |유아·아동|●길 잃은 무지개 물고기(마르쿠스 피스터 글·그림, 조경수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조약돌을 모으러 나왔다가 파도에 휩쓸려 혼자 남게 된 무지개 물고기 이야기. 남을 배려하는 마음,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 등을 일깨우는 그림책.5세 이상.1만 1000원.●엄마가 그린 새 그림(조미자 글·그림, 마루벌 펴냄) 아빠새, 엄마새, 아기새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일상의 이야기. 서툰 듯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아주 크다.3세 이상.7600원.|초등·청소년|●102가지 질문으로 읽는 성서(데니스 도일 지음, 김경은 옮김, 다섯수레 펴냄) 신약과 구약 성서의 핵심주제와 사건들을 골라내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 ‘성서 입문서’. 성서 원문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주는 진중한 색채감의 그림들이 인상적. 초등생.1만 3000원.●너는 쓸모가 없어(카렌 쿠시맨 지음, 배미자 옮김, 다른 펴냄) 14세기초 영국이 배경. 거름더미에서 한뎃잠이나 자던 떠돌이 소녀가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자기애를 갖고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이야기. 초등5년 이상.8500원.|실용경제|●초우량 기업의 조건(톰 피터스·로버트 워터먼 지음, 이동현 옮김, 더난출판 펴냄) 20세기를 대표하는 3대 경영서중 한권으로 선정된 경영의 바이블. 저자들은 초우량 기업이란 평범한 기업에서 발견할 수 없는 특성을 가진 것이 아니라 평범한 기업에서도 하고 있는 활동을 전혀 다르게 하고 있다고 강조.2만 5000원.●서른살 경제학(유병률 지음, 인물과 사상사 펴냄) 실물경제를 이해할 30대를 위한 경제서. 고령화, 저성장, 양극화 시대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세대인 30대에게 새로운 경제 환경에 대응하는 실천적인 전략과 안목을 키워 준다.1만 2000원.●미인은 치과에서 만들어진다(류호성 지음, 사이버 덴탈 펴냄) 치과의사의 치아교정 이야기. 고운 치아는 예부터 미의 필수조건. 치아의 건강관리, 치아배열 및 교정, 턱의 성장과정 등 얼굴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치과 파트를 자세하게 연구해 놓은 책.1만 2000원.●내 치즈는 내가 옮긴다(리처드 템플러 지음, 황정연 옮김, 한국경제신문펴냄) 성공을 향해 달리고 싶은 이들을 위한 가이드 북. 좋은 직업, 원만한 인간관계, 경제적 여유 같은 ‘치즈’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데도 왜 여전히 탈출구가 잘 보이지 않을까?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무작정 치즈를 찾아 떠났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9000원.●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녹색연합 엮음, 북센스 펴냄) 친환경 요리 북. 생명을 파괴하는 화학조미료와 가공식품에서 벗어나 자연의 맛과 영양을 고스란히 담은 소박한 밥상을 위한 요리법이 자세하게 정리됐다.1만 2000원.
  • 대조동 꿈나무어린이 도서실

    대조동 꿈나무어린이 도서실

    ‘우리 동네만의 어린이도서관이 있답니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사는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이 생겼다. 이 동네 어린이들을 위한 전용 도서관 ‘대조동 꿈나무어린이 도서실’이 지난달 22일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6000여권 가득찬 어린이 세상 대조동 214의48, 옛 대광 파출소 건물을 새로 고쳐 만든 ‘꿈나무 도서실’은 건물 내·외부가 모두 원목으로 만들어져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대지 60여평에 연면적 40여평에 불과한 2층짜리 건물이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6000여권의 도서와 아기자기한 시설로 가득차 있다. 1층은 주로 취학전∼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공간으로,2층은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온돌바닥에 작은 책상들이 놓여져 있어 집에서처럼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을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건물 안팎을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이용해 아기자기하게 꾸민 것도 이 도서실의 자랑. 넓지는 않지만 도서관 앞마당에는 벤치와 놀이기구 등이 있어 어린이들이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놀 수도 있다. 특히 미끄럼틀을 응용해 만든 놀이기구는 2층과 이어져 비상탈출구 역할을 해준다. ●전국 유일의 주민자치센터 부속 어린이도서관 대조동 ‘꿈나무 도서실’이 의미가 깊은 이유는 주민자치센터에서 진행하던 프로그램이 ‘진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부터 대조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시작된 어린이 도서실 프로그램은 주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이 지역 주부들이 대조어린이도서실 운영회를 만들어 도서실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해왔다. 운영회에서는 도서 수집 및 정리부터 어린이들의 도서지도까지 직접 도맡았다. 방학 때나 방과후 시간을 이용해 주부들은 특강, 어린이문화제 등을 직접 기획해 운영했다. 주민들로부터 반응도 좋아 프로그램을 보다 확대할 것을 요구받기도 했다. 권원혁 대조동장은 “도서실 운영회 활동이 자리를 잡아가자 자치센터 도서실 운영을 보다 확대할 필요를 느껴 별도 건물로 운영할 것을 구청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마침 대조동에는 파출소로 사용됐던 빈 건물이 남아 있었다. 게다가 이 건물은 비행 청소년들의 소굴로 전락해 작은 화재까지 발생한 터였다. 권 동장은 청소년들의 우범지대로 변한 파출소 자리에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이를 구청·시청 등에 건의했다. 권 동장의 건의가 결국 받아들여져 지금의 도서실 건물이 새로 신축됐다. 지난해 1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지난 6월 개관했다. 총 공사비는 약 4억원이 투입됐다.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 노재동 구청장은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은평구 지역에 한 동네만을 위한 어린이도서실이 지어진 것을 두고 관련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며 “일본의 한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도서실은 현재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토요일과 일요일·공휴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하지만 주민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운영시간 및 요일 등을 연장할 계획이다. 글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연정대상 민주? 민노? 우리당 의원들 ‘동상이몽’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연합정부) 구성’ 발언으로 4일 정치권은 술렁거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날 “일반적 수준의 발언”이라고 진화했지만, 소속 의원들은 연정 대상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을 드러내는 등 ‘동상이몽’을 보였다.‘러브콜’의 대상인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으며,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 특유의 오기 정치가 발동됐다.”고 비판했다.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은 상임중앙회의에서 “그동안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이나 연설 등에서 ‘소연정’, ‘대연정’ 등 구체적인 이야기도 했는데 이번도 그런 선에서의 발언”이라며 “(연정에 대한)당과의 협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전날엔 노 대통령의 지난달 24일 연정발언 여부에 대해 기자가 확인에 들어가자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었다.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도 “연정은 현실성이 없다. 대통령이 여소야대에서 답답해서 한 소리이며, 사안별 정책연합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신기남 국회 정보위원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다 하는 연정을 해야 한다.”면서 “지역정당인 민주당보다는 이념이나 가치관이 잘 맞는 민주노동당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연정의 방법론으로 “장관직 주는 것 말고 다른 것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오기정치 시동”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연정구상’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을 위해서 연정을 한다면 좋은 일이지만, 지금처럼 정권 이익을 늘리는 차원에서 연정을 추진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여옥 대변인도 논평에서 “여소야대 상황에서 절대로 밀릴 수 없다는 노 대통령 특유의 오기 정치의 실천전략”이라며 “현재의 바닥 지지율로는 힘들다고 생각해서 나온 발상인데 국민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역설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의 당 정체성이 흔들릴지도 모르는 도박을 할 이유가 없다.”며 “실현가능성이 없는 카드”라고 일축했다. ●민노·민주당 “가능성 없다” 일축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민노당이 연정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누구보다 노 대통령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정책연대·연합이라면 모를까, 열린우리당과는 코드가 근본적으로 안 맞는다.”고 연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논평을 내 “연정론은 국면전환을 위한 성동격서식 ‘생뚱정치’의 일환”이라며 “연대를 하려면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민생파탄으로 신음하는 서민들과 연대하라.”고 힐난했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국정실패에 대한 탈출구로 연정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보다는 열린우리당 당적을 이탈하고 초당적 국정운영을 하는 것이 현 난국의 해결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종수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0&30] 해외취업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1%’

    [20&30] 해외취업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1%’

    극심한 청년실업이 몇년째 이어지면서 해외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생활의 터전을 찾기 힘든 2030세대들에게 나라 밖 일자리는 그야말로 매력적인 탈출구다. 하지만 외국기업의 입사관문을 뚫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황금의 땅 ‘엘도라도’에 안착하는 것도 아니다. 해외취업을 앞둔 예비직장인들이 전하는 ‘성공에 필요한 1%’를 알아봤다. 강호식(32)씨는 다음달부터 일본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일한다. 지난 6개월 동안 10여차례 이상 해외취업의 문을 두드린 결과다. 이은실(사진 왼쪽·27·여)씨도 외국항공사 승무원이 되겠다는 결심을 한 지 6개월 만에 아랍에미레이트항공사에 합격, 출근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5군데를 지원한 끝에 얻은 결실이다. 국내에서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마친 구성은(오른쪽·31)씨는 곧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 수강생들 앞에 서게 된다. ●원어민 수준의 회화실력보다는 명확한 의사전달 능력 해외취업과 어학능력은 불가분의 관계다. 하지만 능숙한 회화실력을 갖췄다고 해서 100% 해외 일자리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회화실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해외취업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강씨는 일본 IT업체에 취업하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일본어 실력이 별로 없어 고민했다. 그래서 영어권 기업을 공략해볼까 마음 먹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일본인과 이메일을 주고 받는 펜팔을 하면서 어학의 약점을 차츰 보완할 수 있었다. 또 회화보다는 독해능력 향상에 신경을 썼다.IT쪽에서는 능숙한 말솜씨보다는 독해능력이 더 중요할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씨는 “정확한 의사전달 능력만 갖고 있다면 영어면접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회화능력에 집착하다 보면 해외취업은 영원히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구성은씨는 6개월 과정의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밟는 동안 우리말 실력에 전력을 다했다. ●실무능력은 팀을 짜서 길러라 실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학원에 다니면서 수업을 듣는 게 좋지만 더불어 스터디그룹이나 팀을 짜서 공동으로 능력을 키우고 정보도 교환해야 한다. 강씨는 “인터넷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같은 분야에 취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쉴새 없이 일본기업이 원하는 자바(java·인터넷프로그래밍언어) 연계 웹프로젝트를 일본형 시스템에 맞추어 수없이 실행해 봤다.”고 전했다. 이씨도 “국내취업에서도 그렇지만 해외취업에 있어서는 특히 스터디그룹을 짜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기의 현재 위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해 정확히 알 수 있고 단점을 보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씨도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듣는 90여명이 서로 의견을 모으고 실력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면접에서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라 해외취업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은 자기를 과대포장하기보다는 인생에서 고난을 이겨온 점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성공한 사람들은 말한다. 또 자신이 갖고 있는 아르바이트 등 경력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씨는 “내 인생에서 고난에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 왔는지를 설명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화려한 인생경력도 중요했지만 어려웠던 경험, 나만의 인생설계 방법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수”라고 했다. 이씨는 또 어설픈 수식어구로 자기를 홍보하기보다는 자신에 대한 예상질문을 100개 정도 뽑아놓고 그에 맞는 영어표현을 오랫동안 거르고 골라냈던 것을 회상하며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구씨는 “우리나라에서 인도네시아인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 현지인과의 면접준비가 쉽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내가 솔직함으로 무장하고 면접에 임하자 현지기업의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보수와 생활여건이 한국과 같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마라 해외취업은 해외로 떠나는 배낭여행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지의 문화와 관습에 적응하지 않고서는 현지적응에 실패한 채 씁쓸한 귀국을 맞을 수도 있다. 구씨는 인도네시아 취업을 준비하면서 인도네시아인들의 시간관념과 사고방식 때문에 상당한 마음고생을 했다. 높은 임금을 받을 것으로 무조건 기대해서도 안된다.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이 높아져 해외취업으로부터 높은 노동의 대가를 꿈꾼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해외에서 거주한다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숙소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스스로 머물 곳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글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권영선 산업인력공단 차장 “한국인의 해외취업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붐은 사실상 지난해부터 조성됐다고 봐야 합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권영선 해외취업지원부 차장은 28일 “70년대 해외취업이 단순 노무인력 송출의 성격이었다면 현재는 전문기술인의 세계 진출이 주류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해외 취업자는 571명. 올해는 5월말 현재 582명으로 작년 한해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분야도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설계기술, 관리직, 의료분야, 교사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이 분석한 해외취업 시장의 규모는 고통스러운 국내 청년실업의 현실과 비교하면 무궁무진하다. 미국은 향후 10년 동안 매년 25만여명의 IT인력을 원하고 있다. 또 초·중·고교 교사 가운데 수학·과학·이중언어 교사의 수요도 15만∼25만명으로 어림된다. 일본은 3만여명의 IT 인력 채용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의 한국인력 수요는 3만여명에 달한다. 동남아에서도 한국어 강사, 한국진출 기업 관리직 등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권 차장은 “해외취업의 경우 일자리보다는 오히려 능력을 갖춘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만여명의 해외취업 신청자 가운데 자격요건을 충족시킨 지원자가 1%도 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 기업인들은 한국인의 기술수준이 일본인보다 10% 이상 뛰어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국내 연수를 통해 언어와 직무능력, 기술을 갖춘 맞춤형 인재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황슈셍 中동방항공 한국지점장 “지금의 한국 젊은이라면 어느 나라, 어떤 기업에 취직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동방항공사 황슈셍 한국지점장은 28일 “중국 본사와 지점마다 한국 젊은이에 매기는 만족도와 평가점수가 매우 높다.”면서 한국인 채용을 적극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동방항공은 전체 3만 2000여명의 직원 중 320명이 한국인이다. 이 가운데 210명이 승무원으로 전체 외국인 승무원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 승무원 2500명과 비교해도 10분의1에 이르는 적잖은 규모다. 이는 한국인에 대한 평가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황 지점장은 “미국과 유럽 출신의 승무원들은 조직 적응도 등 전체적인 평가가 떨어지는 반면 한국인은 진취적이고 성실해 외국 승무원 가운데 평가가 1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올 1월 채용 시험에서도 전체 지원자 1만 4000여명 중 70명을 한국인 승무원으로 선발했다. 내년에는 안전요원 분야에도 한국인을 채용할 계획이다. 그가 말하는 승무원으로서 한국인의 가장 큰 장점은 미소. 황 지점장은 “중국인 승무원은 단체의식은 뛰어나지만 미소와 서비스 능력이 떨어진다.”면서 “한국인 승무원은 다소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있지만 서비스 정신만큼은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매주 107편의 한·중 노선이 편성될 정도로 한국은 큰 시장이지만 채용에 있어서 한국 젊은이의 공급은 부족하다고 한다. 황 지점장은 무엇보다도 언어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이유로 지적했다. 그는 “중국어와 영어 등 필수적인 언어 능력이 떨어지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한 지원자가 의외로 많다.”면서 “꾸준히 한국인을 채용할 계획인 만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춰 달라.”고 주문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남북 장관급회담] 南北 경협은 활짝… 北核은 제자리

    [남북 장관급회담] 南北 경협은 활짝… 北核은 제자리

    북한이 13개월 동안 닫아뒀던 남북교류를 전면 재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음이 23일 마무리된 남북장관급회담에서 확인됐다. 이는 남한을 탈출구로 삼아 미국으로부터의 체제안보 위협에서 벗어나는 한편, 식량과 경제지원을 얻으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남북 양측이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분야는 이산가족·경제협력·역사·군사분야 등 거의 전방위적이다. 남북이 마주 앉아 머리를 맞대기로 합의한 일정이 무려 11개나 된다. 일정은 물론 내용도 비교적 구체적으로 명시함으로써 신뢰면에서 과거와 차별화를 기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하지만 북측이 ‘열어야 할’ 문을 완전히 다 열어젖힌 것은 아니다. 특히 체제안보와 관련된 분야에 있어 북측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버리지 못했다. 특히 우리측이 제의한 ‘서울∼평양간 직선항로 개설’에 대해 북측은 기술적인 문제점을 들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북측으로서는 영공을 개방하는 게 못내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장성급회담 재개에 합의했으면서도 날짜를 못박지 못한 것도 군사분야의 민감성을 보여준다. 우리는 7월로 회담시기를 재촉했지만, 북측은 “군부가 직접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무엇보다 북핵 문제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지 못한 게 우리로서는 가장 아쉬운 점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6·17면담’에서 7월 중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날짜를 받아내려 총력을 기울였지만 북측은 끝내 ‘선물’을 주지 않았다. 공동보도문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적 해결’ 등 원론적 문구만 실려야 했다. 북측으로서는 미국의 의사를 타진할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여부는 추후 다른 루트를 통해 밝혀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와 함께 우리측이 6·17면담에서 제의했다는 ‘중대 제안’의 내용이 끝내 공개되지 않은 점도 궁금증을 가시지 않게 하는 대목이다. 일정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잡힌 이산가족과 경협 등의 분야도 완전 정상화로 낙관하긴 이른 상황이다. 과거에도 이런 일정들은 이런저런 정치적 이유로 중단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양측이 16,17차 장관급회담의 일정은 잡았지만, 회담 정례화에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도 불안한 정상화를 대변하는 부분이다. 우리측이 북한에 지원할 식량 규모는 쌀 40만t 수준이 될 전망이다. 최근 3년간 우리측은 매년 쌀 40만t씩을 북한에 보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주택대출 늘리기 ‘비상’

    주택대출 늘리기 ‘비상’

    “요즘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의 십중팔구는 금리와 상관없이 ‘최대 얼마나 대출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실수요자라면 대출금과 금리를 최소화하려고 할 텐데 그런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높은 금리에 떼일 염려가 없고, 설령 떼여도 경매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데 어떤 은행이 이런 고객을 마다하겠습니까.” 경기도 분당의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22일 주택담보대출을 둘러싼 고객과 은행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우리 지점의 고객 가운데는 3억원을 대출받아 5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고,7억원에 되판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면서 “이들은 또 대출을 받아 제2, 제3의 아파트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대책 나오기 전에 대출 늘려라” 시중은행들은 정부와 여당이 오는 8월말까지 내놓겠다는 부동산종합대책에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어떤 식으로든 포함될 것으로 판단하고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막판 열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최근 고객들이 은행 대출금을 갚은 뒤 대출한도가 은행보다 많은 상호신용금고, 보험사, 단위농협 등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하고 있어 ‘대출 지키기’에도 혈안이 됐다. 은행 본점에서는 금융감독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대출 확대 지시를 공식적으로 내리지는 않았지만 일선 영업점들은 실적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금융감독원의 지도를 무시하고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최근 상호저축은행 등 2금융권과 주택담보대출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으려다 금감원이 제동을 거는 바람에 포기했다. 은행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60%로 제한됐기 때문에 그 이상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에게 우선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부족한 부분은 LTV가 80% 이상인 2금융권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골자였다. 그러나 이는 일종의 대출 중개 행위여서 금감원의 승인을 받아야 했고, 대출 경쟁을 자제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워낙 강해 협약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일선 영업점들은 고객관리 차원에서 2금융권과의 연계를 암암리에 시도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치동 지점 관계자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데 어떻게 중개 행위가 되느냐.”면서 “고객들에게 일단 금리가 싼 은행 대출을 LTV 범위 내에서 최대한 받고 나머지는 2금융권에서 받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식의 대출을 유도하지 않으면 많은 고객이 한꺼번에 2금융권을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시세 상한가 적용, 대출금 확대 일부 영업점들은 담보물의 감정가를 최대한 높게 잡아 대출 규모를 늘려주기도 한다. 금감원은 지난달 서로 다른 아파트 시세표를 적용하는 은행들에게 국민은행 시세표로 통일하고, 상한가와 하한가의 중간값을 적용해 대출 규모를 결정하라고 지도했다. 그러나 강남, 분당, 용인 등 아파트가격 급등지역에서는 여전히 시세표의 상한가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시중은행 강남지점 관계자는 “LTV가 60%로 제한됐어도 시세표 상한가에 맞추면 70%를 적용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모든 대출에 상한가를 적용하지는 못해도 감독당국이 눈치채지 못하는 선에서 감정가를 높게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오래전부터 주택담보대출 ‘미끼 금리’를 폐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하나은행을 제외한 모든 시중은행들은 여전히 초기 3∼6개월 동안 0.5∼0.9%포인트의 금리 감면혜택을 주고 있다. 우량고객에게는 지점장 전결로 0.2∼0.3%포인트 더 할인해 주기도 한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힘들어질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영역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시중에 풍부한 부동자금이 흘러갈 탈출구가 생기지 않는 한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녹색공간] 바다가 육지라면/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포말이 부서지는 파도와 하얀 백사장이 그리워지는 계절, 문득 7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이란 노래가 떠오른다.“파도가 길을 막아 가고파도 못갑니다. 바다가 육지라면…” 바다에 가로막혀 뭍으로 가지 못하는 신세를 애달파한 노래다. 바다는 고립된 섬과 그리운 사람이 숨쉬고 있는 머나먼 땅 사이에 가로놓인 장애물로 묘사된다. 모더니즘 시인 김기림의 ‘바다의 향수’에서 바다는 애써 외면하고 싶은 열악한 현실을 상징하고 있다. 시인은 “날마다 푸른 바다 대신에 / 꾸겨진 구름을 바라보러 / 엘리베이터로 / 5층 꼭대기를 올라간다.” 대표작 ‘바다와 나비’에서도 바다는 “나비를 받아들이지도, 삼월에 꽃이 피지도 않는 무생명의 불모지”일 뿐이다. 바다는 현실과 피안의 세계 사이의 거리가 멀다는 것을 뜻하는 유력한 수단인 것이다. 생명은 바다에서 시작되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자라게 하는 비와 눈의 근원도 바다에서 증발한 물이다. 하지만 바다는 원초적인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무질서와 혼돈의 세계이기도 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바다에 얽힌 신화나 전설이 많은 것은 그 한없는 넓이와 깊이 때문이다. 사나운 폭풍우, 짙은 안개, 배를 삼키는 괴수… 역사 속에서 깊은 바다는 언제나 ‘악마의 도메인’이었다. 불과 300년 전만 해도 바다에서 수영하는 일은 서양에서조차 금기였다고 한다. 바다는 신비한 베일에 싸인 지하세계로 통하는 관문이었다. 해일을 막기 위해 제방을 쌓을 때면 고양이와 개, 때로는 집시의 자식들이 산 채로 제물로 바쳐졌다. 해난(海難)에 따른 희생을 막기 위해 바다에 미리 제물을 바치는 역설은 바다를 ‘위해의 근원’으로 보는 관념을 빼면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바다는 언제나 정복의 대상이기도 했다. 바다를 지배하려는 욕망은 바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결국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은 문화사의 관점에서 ‘바다가 육지라면’과 다르지 않다. 바다는 때로 ‘꽃피지 않는 무생명의 불모지’가 아니라,‘육상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탈출구’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바다가 여전히 알 수 없는 세계로 남아 있기 때문에 오히려 천대받는 예는 무수히 많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바다에 폐기물을 버리는 행위다. 바다를 폐기물 투기장소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 초기로 추정된다. 그 배경에는 바다가 인간의 생활 근거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폐기물을 무한대로 희석시킬 수 있다는 얄팍한 계산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넓고 깊은 심연의 바다라지만 증가하는 폐기물 양과 독성을 버텨낼 재주는 없었다. 핵폐기물까지 내다버리게 되면서 물고기와 물개들이 떼죽음당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진 것이다. 결국 폐기물의 투기로부터 바다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런던협약이 1972년 제정되었고,1996년에는 의정서를 채택하여 투기허용물질의 종류를 대폭 줄였다. 이 의정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발효될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동해안과 서해안에 버리는 폐기물의 종류는 양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분뇨, 축산폐수는 물론 하수처리찌꺼기와 폐수처리찌꺼기까지 내다버리고 있다. 처리시설에서 기껏 많은 돈을 들여 걸러낸 오염물질이 대부분 바다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런던협약의 홈페이지에는 “당사국 가운데 오직 한국, 일본, 필리핀만이 하수처리오니를 바다에 버리고 있다.”는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바다에 내다버리는 폐기물 양의 증가 속도는 실로 놀라울 정도다. 작년 말 약 975만t을 내다버려 1990년에 비해 10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하수처리찌꺼기와 축산폐수는 같은 기간 45배에서 154배까지 증가했다고 한다. 해양수산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육상에서의 직매립을 금지해 해양투기 증가에 한 몫을 담당한 환경부의 반발 때문이다. 폐기물을 바다에 내다버리는 것은 ‘바다가 육지라면’이라는 열망의 비틀린 단면에 불과하다. 바다가 육지라면 거대한 온풍기와 에어컨이 사라져 지구의 기후조절기능이 마비될 수밖에 없다. 투기장으로 변한 바다에서 휴식과 낭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더위를 식히러 바다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北, 南활용 美압박 벗어나기 ‘카드’?

    北, 南활용 美압박 벗어나기 ‘카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7일 전향적인 입장을 무더기로 쏟아냈다고 해서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하긴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의 숨은 의도는 남한을 탈출구로 활용해 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현 단계에서는 우세하다. 지난 1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측이 ‘북한이 6자회담에 신속히 복귀하지 않을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를 비롯한 강경조치를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우리 정부에 최후통첩으로 전달했고, 이번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이것을 북측에 전달한 데 따른 즉각적인 반응이라는 것이다. 실제 북측으로서는 최근 미국이 취한 일련의 조치들에 위협을 느꼈을 만한 정황이 다분하다. 무엇보다 6·15 통일대축전을 통해 민족공조를 과시하려는 때에 부시 대통령이 직접 탈북자 강철환씨를 백악관으로 불러 북한내 인권문제를 주제로 40분간이나 면담한 것은, 북한 입장에선 찬물을 뒤집어 쓴 수준을 넘어 충격을 받을 만한 ‘사건’이었다. 또 한·미 정상회담 때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예정에 없이 배석한 사실도 북한을 긴장시킬 법하다. 며칠 전부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이 북한 인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도 심상찮은 변화다. 앞서 미국은 스텔스기 12대를 남한에 배치했으며, 지난 10년간 북한에서 활동해온 미군 유해발굴단 25명을 전격 철수시켰다. 이러한 사례들은 이라크 후세인 정권이 결국 부시 행정부의 집요한 압박 끝에 무너졌던 경험과 맞물려 북한에 위기감을 불어넣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일단 6자회담 복귀와 함께 남북대화를 전면적으로 재개하는 등의 대화 제스처를 통해 미국의 압박 명분을 누그러뜨리려는 계산을 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성민(세계와 동북아포럼 대표) 전 의원은 “북한이 느끼는 체제전복 위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면서 “북한은 6자회담과 남북대화를 통해 시간을 끌면서 부시 행정부의 임기가 끝날 때만을 기다리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도 호락호락할 리가 없다. 북한의 속셈을 꿰뚫고 있는 미국은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면서 한편으로 한국정부를 채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위기를 중재해야 하는 힘겨운 부담을 안게 됐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오늘 나온 북한의 입장은 별로 진전된 게 없다.”면서 “우리 정부가 중심을 잘 잡지 않으면 북·미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월드이슈] 동성결혼 법적인정 확산…亞州선 여전히 ‘금기’

    [월드이슈] 동성결혼 법적인정 확산…亞州선 여전히 ‘금기’

    동성간 결혼이 인정되고 법적 보장이 강화되는 등 구미지역에선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법적 보호가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동성애자의 ‘커밍 아웃’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냉대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합법화한 스위스의 국민투표를 계기로 전세계 동성애자들의 처지를 살펴봤다. 국민투표로 스위스의 동성 부부는 연금, 재산상속, 조세 등에서 다른 이성 부부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단 입양 권리만 인정받지 못할 뿐이다. 스위스도 과거엔 동성애자들에게 호의적이진 않았다. 올 65살인 마틴 프리히 동성애 인권운동가는 1970년대를 회고하며 “당시 스위스에서 게이로 산다는 것은 미국에서 흑인으로 사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동성애자들을 감시하는 풍기 단속 경찰관까지 있었다.1968년 유럽에서 학생운동이 번져 나가면서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반대가 확산됐고, 이후 동성애자들의 운동은 반정부 저항이 아니라 보다 큰 평등운동으로 전환됐다. ●영국 엘튼 존도 동성연인과 결혼계획 미국은 지난해 동성결혼 허용문제로 시끄러웠다. 각 주마다 동성결혼의 법적허용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청교도 전통이 남아있는 미국에선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주에 소도미법(Sodomy Act·비역법)이 있어 구강과 항문을 이용한 성적 행위를 범법행위로 규정했었다.2003년 소도미법은 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다. 미국 코네티컷주에서는 오는 10월부터 동성 커플이 ‘세속 결합’(Civil union)으로 법적 인정을 받게 된다. 오리건,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매사추세츠, 버몬트 등 5개 주는 세속 결합이나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12월5일부터 동성간의 세속 결합이 허용된다. 가수 엘튼 존도 이 법률에 따라 11년간 연인으로 지낸 동성 연인과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가 2000년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했고,2003년 벨기에가 뒤따랐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4월 게이 부부의 입양까지 허용한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됐다. 프랑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사회적으로는 동성애자들을 받아들이지만 법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는 동성 커플의 ‘이민 천국’이다. 새 이민법은 일년 이상 ‘안정되고 진실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증명만 있다면 이성 부부든 동성 부부든 상관없이 이민 자격 심사를 한다. 호주 이민법은 동성 커플을 결혼 관계로 인정하지 않으며 개정 계획도 없다.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남아공, 핀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이민법은 동성커플을 인정하나 이성커플과 똑같이 취급하지는 않는다. ●게이왕국 태국엔 동성애 단체 없어 아시아는 동성애자의 권리가 아직 유럽이나 구미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 중국의 경우 4년 전까지 동성애가 정부에 의해 정신 질환으로 규정됐다. 중국 정부는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자 숫자를 84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유엔은 실제 숫자가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에이즈 감염사례 가운데 11%는 남성간 동성애로 인한 것이다. 태국은 ‘모순된 게이왕국’이다. 크루즈바, 호스트바, 사우나, 마사지숍, 커피숍, 카바레 등 게이를 위한 장소가 넘쳐난다. 하지만 이 왕국에 게이 잡지는 없고, 게이 정치인이나 게이 언론인도 없다. 어떤 동성애 단체도 없으며 게이 서점도 없다. 일본은 사무라이가 숭앙받던 전국시대에 동성애가 성행했으나 현재 동성애자의 존재를 전제로 한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1960∼70년대 다양한 인권운동이 전개되었지만 동성애자의 인권을 위한 운동은 거의 없었다. 일본 역시 게이가 살기에 쉬운 환경은 아닌 것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게이커플 겨냥 대리모 급증 ‘사랑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부모가 되고 싶다.’ 미국에서 아이를 갖는 게이 커플이 늘고 있다. 일부 주(州)에서 동성연애자의 결혼을 허용한 것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14개 주는 동성연애자들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했지만 ‘부모’가 되고 싶은 게이 커플들의 강한 ‘욕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입양도 있지만 법률적으로 제약이 많아지면서 게이 커플에게는 아이를 갖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대안으로 대리모를 찾는 게이 커플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게이 커플에게 아이를 낳아준 대리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미국 전역에 대리모를 주선해주는 기관이나 법률회사 60여곳 가운데 절반 정도가 게이 커플을 고객으로 ‘모신다’는 광고를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그로잉 제너레이션’이란 대리모 주선단체는 대리모를 통해 부모가 된 게이 커플이 지금까지 300명이 넘으며,1998년 4명에서 지난 17개월동안 108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최근의 대리모들은 대부분 익명 기증자의 난자와 아이의 아버지가 될 남성의 정자를 수정시킨 수정란을 이식받아 임신하며 출산비용을 빼고 한 번에 2만달러(약 2000만원)를 보수로 받는다고 전했다. 어지간한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엄두도 내지 못할 비용이다. 그러다 보니 대리모들의 주요 고객은 의사·변호사·컴퓨터 전문가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게이 커플이다. 게이 커플을 기피해왔던 대리모들도 최근에는 오히려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이성 부부에 비해 정신적 부담이 덜 하기 때문이다. 수년간 불임에 따른 스트레스를 경험한 불임 여성들은 대리모들에게 일종의 질투와 절망감, 무관심 등의 반응을 보인다. 대리모들은 임신기간 내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고, 아이를 낳은 뒤에도 상실감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반면 게이 커플의 경우 대체로 정서적으로 대리모와 친숙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게이 커플 부모와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일치하는지는 지켜봐야 할 숙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아시아의 동성애 핍박 사례 “파트너를 못 본 지 한달이 넘었어요. 삶이 예전같지 않아요.” BBC 인터넷판은 지난 6일 남아시아에서 동성애는 여전히 금기라며 인도 레즈비언 커플 우샤 야다브(20)와 실피 굽타(22)의 사연을 소개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컴퓨터 강사로 일했던 야다브는 일년전 굽타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야다브는 “나는 다르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남성에게는 한번도 친근함을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굽타의 부모가 굽타를 결혼시키려 하자 이들은 함께 도망쳤다. 굽타의 부모는 야다브가 딸을 ‘납치’했다고 주장했고, 치안 판사는 레즈비언 커플에게 부모한테 돌아갈 것을 명했다. 이제 굽타는 한달 넘게 집에 갇혀있고 전화도 쓸 수 없다. 야다브와 굽타가 고통에 허우적대는 사이 그들이 사는 알라하바드에서 동쪽으로 150㎞떨어진 칸푸르에서는 레즈비언 커플이 자살을 시도했다. 가족들이 이 레즈비언 커플을 각각 남성에게 결혼시켜 떼놓으려 하자 절망에 빠져 죽음을 택한 것이었다. 인도의 법 전문가들은 정부가 동성 결혼 문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조언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그들의 파트너를 고르는 것은 민주적 권리로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문제란 것이다. 야다브는 “자살을 시도한 소녀들은 겁쟁이예요. 굽타와 나는 훨씬 강하지요. 굽타가 결혼을 강요당하더라도 사회가 우리를 받아들일 때까지 우리의 관계를 이어갈 겁니다.”라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인도의 레즈비언 커플들이 강요된 결혼으로 고통받는 동안 중국의 동성애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이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제외한 것은 겨우 4년전이다. 중국의 게이 활동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게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동성애자인 실비아(23·가명)는 “인터넷이 없을 때는 동성애자들은 세상에 혼자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이제는 인터넷으로 친구를 만나고 새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게이란 것을 밝힌 뒤 15년 동안 강의를 할 수 없었 던 베이징 영화 학교의 추이 젠 교수는 “모두 똑같아야 하는 획일적인 중국 사회에서 게이는 여느 사람들과 다르니까 전적으로 거부당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에서는 지난해 동성애에 대한 강의가 처음으로 진행됐다. 중국 남성 대학생의 16%가 동성애 경험이 있다는 한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일부에선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도 추진중이지만, 전인대를 통과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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