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탈진
    2026-06-08
    검색기록 지우기
  • 장면
    2026-06-08
    검색기록 지우기
  • 폐점
    2026-06-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59
  • [천안함 함미인양 이후] “그이는 불사조라 믿었는데 희망이 점점 사라지네요…”

    [천안함 함미인양 이후] “그이는 불사조라 믿었는데 희망이 점점 사라지네요…”

    ‘010-5087-××××’ “지금이 가장 힘들어요. 점점 희망이 사라지네요…” 휴대전화로 들려오는 박경수 중사의 부인 박미선(29)씨의 목소리는 맥이 풀려 있었다. 평택 2함대 사령부 안 숙소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는 박씨는 남편이 살아 돌아오리라는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며 절망감에 넋을 놓고 있었다.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울먹였다. “함수에서 시신을 찾을지도 모른다.”는 가족들의 위로도 박씨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얼굴이 많이 상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박씨는 함미가 인양될 때만 해도 ‘제2연평해전’ 때처럼 남편이 꼭 살아올 것이라는 믿음의 끈을 놓지 않았다. ‘불사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동갑내기로 서로 끔찍이 아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박씨는 함미를 인양할 당시 겪은 스트레스 때문에 현재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할 만큼 탈진 일보직전이다. 당시 그는 겉보기에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독도함에서 가족에게 전화가 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등 긴장이 극에 달했다고 한다. 다음날 새벽까지 수색이 이어졌지만 결국 “시신을 찾지 못했다.”는 박 중사의 형 경민(33)씨의 전화통화에 그는 끝내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가족들은 현재 “제발 끼니를 챙겨 먹으라.”는 말조차 스트레스가 될까봐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가족들은 아직도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앞으로 일주일 안에 함수를 인양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가족들은 한가닥 희망에 마음을 의지하고 있다. 박 중사의 사촌형 경식(36)씨는 “함수에서 시신이 발견될 확률이 해군 함정이 바다 한가운데서 갑자기 침몰할 가능성보다는 높지 않겠나.”라면서 “제수씨도 함수 인양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현용 윤샘이나기자 junghy77@seoul.co.kr
  • [천안함 함미 인양]“차디찬 바다서 이제서야 돌아오느냐” 가족들 통곡

    [천안함 함미 인양]“차디찬 바다서 이제서야 돌아오느냐” 가족들 통곡

    “아들아~ 내 아들아. 차디찬 물속에서 얼마나 추웠니….” 통곡의 바다였다. 어머니와 아버지들은 아들의 ‘마지막 신고’에 가슴을 치며 목놓아 울었다. 15일 오후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시신이 잇따라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오자 경기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숙소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참았던 울음을 한꺼번에 터뜨렸다. 삼삼오오 모여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가족들은 팽팽했던 20일간의 긴장이 일시에 풀린 듯 허공을 응시하며 눈물을 훔쳤다. 장병들의 시신은 군(軍)이 제공한 헬기에 실려 속속 2함대 영내로 도착했다. ☞[사진]우리는 영웅들을 기억한다…천안함 순직·희생자 오후 6시9분 방일민·이상준·서대호 하사의 시신을 운구한 헬기가 2함대 헬기장에 내렸고, 곧 대형 태극기가 덮인 서 하사의 시신이 첫 번째로 의무대에 도착했다. 서 하사의 어머니 안민자씨는 시신을 향해 손을 뻗으며 “내가 우리 아들을 보면 안다. 아들을 봐야 돼.”라고 절규해 주변의 눈시울을 붉혔다. 안씨는 “우리 애가 기름 속에 있었나봐. 기름 범벅이다. 시신이 왜 새파라냐.”며 흐느꼈다. 곧이어 이상준 하사의 시신이 들어오자 아버지 이용우씨와 어머니 김미영씨도 “상준아!”라고 외마디 비명을 지른 뒤 얼굴을 감싸고 쓰러져 통곡했다. 오후 7시10분 이상민(88년생)·박동혁 병장, 임재엽 하사 등 3명이 헬기에 실려 2함대로 들어오고 25분 뒤 강현구 병장, 박정훈 상병, 신선준 중사 등 3명을 실은 헬기까지 도착하자 2함대 영내는 거대한 울음바다로 변했다. 오후 11시50분까지 발견된 박석원 중사, 서승원·차균석 하사 등 27명의 시신도 뒤따라 도착했다. 의무대까지 시신을 운구하는 18명의 장병들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동료들을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다 고개를 떨궜다. 시신을 찾았다는 소식을 듣지 못한 나머지 가족들은 애끓는 심정을 토로했다. 박경수 중사의 사촌형 경식씨는 “함미가 물 위로 올라왔을 때 크게 부서진 것을 보고 희망을 잃었다.”면서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오늘 하루가 지금까지 보낸 시간보다 훨씬 더 힘들다.”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일부 가족들 사이에는 대화가 끊겨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시신으로 돌아온 문규석 중사의 사촌형 강석씨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만 흐르고 있다.”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가족들이 더 이상 울지도 못할 정도로 탈진했다.”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심영빈 하사의 동생 영수씨는 “어머니를 비롯해 누구도 말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심정을 밝힐 만한 여지조차 없다.”고 슬퍼했다. 2함대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야간 응급진료 서비스가 도입됐다. 경기도립의료원 관계자는 “의료진이 15일부터 야간진료를 시작했다.”면서 “구급차도 5대 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현용 윤샘이나기자 junghy77@seoul.co.kr
  • 콘크리트 대신 나무계단으로

    콘크리트 대신 나무계단으로

    광진구가 삭막한 콘크리트 계단을 없애고 ‘그린 디자인’ 개념을 도입한 목재 계단 등을 설치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정송학 광진구청장은 7일 “올해 말까지 지역 내 이면도로 등에 설치된 콘크리트 계단 39곳에 30억원을 투입해 목재 데크와 경관 조명, 디자인 펜스, 조경 등을 접목한 ‘향기가 있는 그린 스텝(Green Step)’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크리트 계단은 관절이 약한 노인이나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이 걷기에 좋지 않다. 이에 따라 콘크리트 계단을 걷어내는 대신 친환경적이고 따뜻한 느낌의 목재데크를 입히고, 철제 펜스 대신 계단 옆에 초목류와 화초류를 심어 감성이 묻어나는 그린 스텝을 만든다는 것이다. 또 계단 높이는 25㎝ 이하로 낮추고 계단 폭은 넓혀 노약자 등이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하는 한편, 기존에 실치돼 있는 어두운 가로등을 환한 경관 조명으로 교체해 동네 골목길의 운치를 살려줄 예정이다. 구가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아차산 자락에 위치한 중곡동과 구의동 일대는 비탈진 계단이 많은 데다, 1970~1980년대 이후 환경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보행자 안전은 물론 도시 경관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구가 지난 한달 동안 이 일대 이면도로 계단을 점검한 결과 전체 39곳 중 경사도가 30도를 넘는 곳이 18곳으로 중곡 2·3·4동 일대에 주로 밀집돼 있었다. 중곡3동 290의5 등 3곳은 경사도가 무려 70도에 이르러 보행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 구청장은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동네 미관을 해치던 계단에 그린 디자인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칙칙한 뒷골목 풍경이 감성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늪에 빠진지 사흘만에 구조된 中임산부 화제

    중국의 임산부가 진흙에 빠진지 무려 나흘만에 가까스로 구조돼 ‘기적의 여성’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2일 늦은 밤, 임신 7개월째인 정(郑)씨는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가던 중, 정류장을 착각하고 엉뚱한 곳에 내렸다가 길을 잃었다. 길을 잃었다는 두려움 속에 걷던 정씨는 우연히 진흙탕에 발을 딛었다가, 발이 빠져 꼼짝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씨가 빠진 진흙탕은 후베이성 우한시 인근의 채석장으로, 깊이가 50m에 달해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정씨는 큰 소리로 구조를 요청했지만 워낙 인적이 드문 곳에서 사고를 당한 탓에, 결국 사고를 당한지 만 이틀이 지나서야 행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틀간 음식물을 전혀 섭취하지 못한 임산부는 매우 허약한 상태여서 구조가 시급했으나, 구조대원의 손길이 닿을수록 정씨의 몸이 진흙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게다가 구조대원도 늪처럼 깊은 진흙에 빠질 우려가 있어 구조는 난항을 겪었다. 결국 나무 판자와 막대를 이용해 ‘특수’ 구조 도구를 급히 제작했고, 그 사이 의료진이 와 임산부에게 우유 등을 제공해 탈진을 막았다. 정씨는 4일이 지난 뒤인 지난 6일 이른 새벽에야 가까스로 구조됐고, 다행히 뱃속의 아이는 무사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임신한 몸으로 진흙속에서 나흘을 보낸 여성이 기적적으로 생존했다며, 구조과정을 자세히 보도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천안함 침몰 이후] 수색난항·정보갈증·추측보도… 세 번 우는 가족들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지 6일을 넘기면서 실종 승조원 가족들의 몸과 마음이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악천후로 난항에 부딪친 구조작업, 시원찮은 군 당국의 해명, 각종 추측성 보도 등 ‘3중고’가 실종자 생환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는 가족들에게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1일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내 실종자 가족들 숙소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가득했다. 250여명의 가족들은 지쳤지만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멍한 표정에 한숨만 내쉬는 이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식사를 거르다 탈진하거나 심신쇠약 등으로 병원으로 실려가는 가족들도 속출했다. 이날 새벽 실종자 가족 한 명이 탈수증상을 보여 평택안전병원으로 후송됐다. 전날엔 지역 방송사의 ‘사망자 발견’이란 오보에 놀란 가족들이 오열하다 가슴 통증을 느껴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30여명이 두통, 복통, 우울증, 극심한 스트레스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박경수 중사의 사촌형 경식(36)씨는 “모두 탈진 상태다. 나이 든 어르신들은 허리가 아파서 제대로 잠도 못 주무시고, 다들 몸을 돌보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민간 의료진 관계자도 “직접 와보니 이렇게 환자가 많을 줄 몰랐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에 해군2함대는 민간 의료단체를 비롯해 군의관 2명과 간호장교 2명, 의무 부사관 등 8명으로 구성된 비상 응급진료팀을 대기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가족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언제 들려올지 모르는 실종자의 생환소식이다. 주말까지 함미 수색 해역에 돌풍과 거센 조류 등 궂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가족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급기야 이날 실종자 가족들은 자체적으로 민간 잠수팀과 접촉해 구조작업에 힘을 보태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해군 측으로부터 침몰 원인과 구조작업 진행상황 등의 정보를 제대로 얻을 수 없는 점도 가족들의 가슴을 태우고 있다. 한 실종 가족은 “해군 측에 여러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해 신문에 정보를 의지하며 힘겨운 기다림을 이어가는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천안함 실종자가족협의회’는 이날 오전 평택 제2함대 취재 기자들과 만나 추측성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이정국 협의회 대표는 “우리가 꺼낸 적도 없는 (보상) 협상 관련 얘기가 보도됐고, ‘돈 벌고 싶어서 그러냐.’는 댓글이 달렸더라.”며 “끝까지 실종자의 생환을 기다릴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백민경 정현용 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함교서 피흘리는 하사 등 배로 후송”

    [천안함 침몰 이후] “함교서 피흘리는 하사 등 배로 후송”

    민간인으로서는 가장 먼저 천안함 침몰 현장에 달려가 구조작업을 펼친 옹진군 어업지도선 227호(45t급) 김정석(56) 선장이 전하는 당시 상황은 영화 ‘타이타닉’을 연상시킨다. 김씨는 사고 당일 대청도선착장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오후 10시쯤 옹진군청으로부터 사고소식을 듣고 곧바로 출동했다. 20분 뒤 대청도에서 6㎞가량 떨어진 현장에 도착했을 때 천안함은 이미 선체가 90도가량 기울어진 채 침몰 중이었다. “군인 10여명이 함교 옆 벽 위에 서 있었습니다. 배가 기울어지는 바람에 벽이 마치 평지처럼 된 것이지요.” 다른 어업지도선 2척과 대청면 행정선도 잇따라 도착했지만 배의 높이가 맞지 않아 사고함정에 접근하지 못했는데 227호만 접근할 수 있었다. 절반 이상 침몰된 함정의 함교와 227호의 해수면 높이가 대략 2m로 비슷했던 것이다. 함교에 있던 하사 한 명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신음하자 김씨는 담요를 들것처럼 이용해 하사를 어업지도선으로 옮겼다. “나머지 군인들은 구명정으로 탈출을 시도했는데 구명정이 잘 설치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었습니다.” 다급해진 상사 한 명이 구명정 쪽으로 헤엄쳐 가자 김씨는 로프를 던져 구명정에 묶어 끌고 올 수 있도록 지원했다. “다른 군인들은 구명정을 타고 탈출했습니다. 그처럼 긴박한 상황에서도 군인들이 민간 선박보다 구명정에 의존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김씨는 구명정 설치작업으로 탈진한 상사와 부상당한 하사를 백령도 용기포선착장으로 이송한 뒤 사고현장으로 돌아왔을 때 사고 함정은 앞 바닥만 수면 위에 남긴 채 침몰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육군 7사단 양승현병장 78세 실종 할머니 구조

    군부대 장병들이 강원도 화천에서 실종됐던 70대 할머니를 이틀만에 무사히 구조했다. 28일 화천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4시쯤 육군 7사단 양승현(23) 병장이 동촌리 마을 인근 운봉골 숲 속에서 전날 낮에 실종됐던 이모(78) 할머니를 발견, 병원으로 후송했다. 할머니가 실종되자 마을 주민, 공무원, 경찰, 소방대 등 400여명이 수색에 나섰고 육군 7사단도 병력 100여명을 투입해 수색을 도왔다. 당시 이 지역은 밤사이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는 추운 날씨여서 자칫하면 할머니의 생사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양 병장은 “1박2일 동안 산속을 헤매던 할머니를 본 순간 콧등이 찡해졌다.”면서 “할머니를 업고 병원 후송차로 모셨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약간의 탈진 증세 이외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행복해지려면 달리고 달려라

    그들의 사슴 사냥 방식은 이렇다. 사슴을 발견하면 일단 달린다. 네 발 달린 짐승의 폭발적인 순간 속도를 따라잡기는 물론 어렵다. 그러나 사슴의 뒤를 쫓아 달리기는 계속된다. 며칠이건. 그러다 사슴의 발굽은 너덜너덜해지고 결국 탈진한다. 그때 손쉽게 사로잡는다. 매의 둥지보다도 높은 절벽 비탈에서 무리를 이뤄 사는 멕시코의 원시부족 타라우마라족 이야기다.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게 달리는 종족들이다. 얇은 샌들 하나 신고서 하루에 100㎞를 훌쩍 달릴 수 있다. 음식이라고는 그저 옥수수 가루죽에 옥수수 맥주를 마시고, 가끔 구운 쥐를 별미 삼아 먹는다. 이들의 마을을 봤다는 이방인은 ‘거의’ 없다. 오지 중의 오지인 데다 타는 듯한 더위와 재규어, 독사, 높은 계곡의 열병 등은 바깥에서 들어오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들은 왜 이렇게 험준한 협곡 오지에 숨어 살고 있을까. 이들이 처음부터 은둔하거나 외부를 배척한 것은 아니다. 지극히 평화를 사랑하며 바깥 세상과 자신의 달리기 능력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베리아에까지 나타나기도 했던 이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마음 속에 공포를 키운 것은 외부인들이었다. 아주 오래전 은을 찾아 나선 스페인 사람들은 타라우마라 족장의 머리를 베었고, 이들에게 광산에서 노예 노동을 시켰다. 또 서부 개척 시대에는 현상금이 걸린 아파치 인디언 대신 비슷한 외모의 타라우마라족을 죽였다. 게다가 영생을 약속하며 이 부족을 찾은 선교사들은 아무런 항체도 없는 이들에게 스페인 독감을 퍼뜨려 대부분 부족을 말살시키기까지 했다. 타라우마라족이 오지로 꼭꼭 숨어 들어간 것은 필연적 결과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세상에 알려질 수 있게 됐을까. 타라우마라족과 그들의 자연이 받아들인 한 남자, ‘카바요 블랑코(흰 말)’에 의해 가능했다. 카바요와 타라우마라족을 하나로 묶어준 것은 바로 ‘달리기’다. 이를 매개로 기록이 남겨질 수 있었다. 바로 ‘본 투 런(Born To Run)’(민영진 옮김, 페이퍼로드 펴냄)을 쓴 전직 AP통신 종군기자이자 현재 유명 스포츠잡지의 칼럼니스트인 크리스토퍼 맥두걸에 의해서다. ‘본 투 런’은 단순한 달리기 입문서, 인문서와는 궤를 달리 한다. 발바닥부터 허벅지까지 걸핏하면 부상을 입기 일쑤인 ‘초보 울트라’ 달리기 선수 맥두걸이 현대 과학의 산물이라는 첨단 운동화가 아닌, 타라우마라족과 같은 맨발 달리기를 주장한다. 오히려 운동화가 부상을 낳는다는 얘기다. 또한 달리기는 경쟁의 승리·돈·명예를 위해서가 아닌, 기쁨과 행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가 직접 참가한 울트라마라톤 경기도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하다. 지극히 평화로우면서도 겁많고 순박한, 자연을 고스란히 빼닮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행복 그 자체다. 저자는 현장의 생생함과 사람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문장을 구사하고 있다. 더욱 쉽고 편안하게 읽히는 요인이다. 책의 말미에서 카바요는 울트라 마라톤 달리기 선수로서 유명 기업으로부터 스폰서 제안을 받지만 이를 거부한다. 그리고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는 함께 달리고 먹고 마시고 춤추고 어울릴 사람만 원해. 달리기는 물건을 파는 일이 아니야. 달리기는 자유로워야 해.” 타라우마라족의 본래 이름은 ‘라라무리’족이다. 달리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문명에서 온 이들이 멋대로 부른 이름이 굳어진 것이다. 이들의 행복한 달리기만 배울 것이 아니라 남의 이름을 존중하는 법도 함께 배워야겠다. 1만 48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꺼내주세요!”… 맨홀에 빠진 말 포착

    “꺼내주세요!”… 맨홀에 빠진 말 포착

    도로를 내달리던 말 한 마리가 맨홀에 빠지는 황당한 사고가 일어났다. 독일 일간 빌트에 따르면 최근 조에스트 도심을 관통하는 도로를 달리던 찰리라는 수말이 뚜껑이 열린 맨홀에 빠져 두 시간이나 좁은 공간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찰리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주인 보리스 프레츠(27)는 “갑자기 우당탕 소리가 나더니 찰리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면서 “맨홀에 머리만 뺀 채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겁이 많은 찰리는 점점 더 흥분해 자꾸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몸이 점점 더 깊숙히 맨홀로 빠져 위험한 순간이 여러 차례 벌어지기도 했다. 맨홀에 빠진 지 2시간 만에 찰리는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소방관들은 생후 12년 된 찰리의 몸을 빼내기 위해 자동차 견인에 쓰이는 기계 등을 조심스럽게 이용해 구조에 성공했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찰리는 2시간 넘게 흥분해 탈진상태였다. 근처 동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다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주인은 “찰리의 몸상태는 사고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왔다. 하지만 놀란 기억 때문에 당분간 도로를 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오스트리안 타임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꺼내주세요!”… 맨홀에 빠진 말 포착

    도로를 내달리던 말 한 마리가 맨홀에 빠지는 황당한 사고가 일어났다. 독일 일간 빌트에 따르면 최근 조에스트 도심을 관통하는 도로를 달리던 찰리라는 수말이 뚜껑이 열린 맨홀에 빠져 두 시간이나 좁은 공간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찰리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주인 보리스 프레츠(27)는 “갑자기 우당탕 소리가 나더니 찰리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면서 “맨홀에 머리만 뺀 채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겁이 많은 찰리는 점점 더 흥분해 자꾸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몸이 점점 더 깊숙히 맨홀로 빠져 위험한 순간이 여러 차례 벌어지기도 했다. 맨홀에 빠진 지 2시간 만에 찰리는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소방관들은 생후 12년 된 찰리의 몸을 빼내기 위해 자동차 견인에 쓰이는 기계 등을 조심스럽게 이용해 구조에 성공했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찰리는 2시간 넘게 흥분해 탈진상태였다. 근처 동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다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주인은 “찰리의 몸상태는 사고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왔다. 하지만 놀란 기억 때문에 당분간 도로를 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길섶에서] 야~호/박대출 논설위원

    지난 주말 청계산에 올랐다. 103년만의 폭설이 내린 산은 맑았다. 백설을 모처럼 즐겼다. 산 아래의 불편함은 잠시 잊혔다. 발바닥엔 뽀드득 감촉이 와닿았다. 영하의 날씨에도 땀이 흘렀다. 내친김에 야~호를 외쳤다. 어릴 때 새벽 약수터 다니면서 배운 야~호였다. 백설에 매료돼 오랜만에 내질렀다. 묵은 때를 벗는 상쾌감을 맛봤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이런 무식을 일깨웠다. 산에선 야~호가 금지란다. 지리산 반달곰 15마리가 동면에 들어갔다. 야~호는 곰들을 깨우는 행위다. 자칫 깨어나 탈진할 수도 있다. 야~호는 야생 동물에 스트레스를 준다. 불임 원인까지 된다. 인간이 제생각만 하면 자연이 다친다. 뒤늦게 알았다. 동료가 위로해준다. 후지산에서 일본 사람들도 야~호를 외치더라고. 아파트 마당은 아직도 온통 눈이다. 출입문 쪽에 길을 낸 게 내가 한 일의 전부다. 응달이라 녹을 조짐이 안 보인다. 구내 방송에서 주민 협조를 구한다. 주말엔 잠시 짬을 내야겠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길섶에서] 착한 군인/이춘규 논설위원

    서울에 103년만의 폭설이 내린 4일 현장확인을 위해 걸어서 귀가했다. 오후 9시 태평로 사무실을 나서 남대문, 남산, 후암동 길을 지났다. 간신히 사람 다닐 정도의 길만 뚫려 있었다. 사무실이나 집앞 눈을 치운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면도로는 차가 다니지 못했다. 조심조심 걸었다. 오후 10시 용산동2가 비탈진 이면도로. 수십명의 군인들이 눈을 치우고 있었다. 취침점호가 끝나고 잠잘 시간인데. 제설용 플라스틱 삽과 빗자루 등으로 벌써 수십m를 깨끗이 정비했다. 전투복을 단정하게 입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다. 한참을 지켜봐도 요령 피우는 군인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착한 군인들. 믿음직했다. 얼었던 몸이 스르르 풀렸다. 이들이 없었다면 1시간반 귀갓길은 온통 황량했을 것이다. 다설지역 고향마을 사람들은 “눈 온 날 집앞 길은 그 집 사람들의 얼굴”이라고 해 신경썼다. 길이 100m가 넘어도 식구들이 나서 수시간씩 눈을 쓸었다. 눈 치우기는 생활이었다. 왜 서울시민들은 제 집·가게앞 눈을 방치할까. 해결책은 없는가.
  • 윤하, 신종플루 증세로 입원

    윤하, 신종플루 증세로 입원

    가수 윤하가 1일 신종플루 증세인 고열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하 소속사 측에 따르면 “윤하는 지난 12월 31일부터 감기 증상을 보이며 고통을 호소해오다 1일 고열을 동반한 몸살로 쓰러져 서울의 모 대학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열이 심한데다가 피로까지 누적돼 탈진해있는 상태”라며 “병원에서는 신종플루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진단했고, 이에 윤하는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뒤 지금 안정을 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현재 윤하 소속사 측은 신종플루 감염 여부 결과는 기다리고있는 상태이다.윤하의 갑작스런 입원에 따라 당초 1일로 예정됐던 KBS 2TV ‘뮤직뱅크’의 출연은 불참하게 됐다. 또한 오늘(2일)로 잡혀 있는 MBC ‘쇼! 음악중심’ 출연도 신종플루 감염 여부 결과에 따라 가부를 결정할 예정이다.한편 윤하는 최근 신곡 ‘오늘 헤어졌어요’로 인기몰이 중이다.사진 = 서울신문NTN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권익위 이동신문고 밀착취재] 그의 해법은 ‘전화 한방’이 아니라 ‘현장’이었다

    [권익위 이동신문고 밀착취재] 그의 해법은 ‘전화 한방’이 아니라 ‘현장’이었다

    허름한 대문 너머에서 여명(黎明)을 등지고 나타난 그는 무슨 전사(戰士) 같았다. 점퍼와 모자, 목도리, 청바지, 운동화를 갑주로 두르고 한 손에 서류가방을 든 그에게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고관대작의 아우라(aura)는 포착되지 않았다. 그는 허연 입김으로 검은 공기를 가르며 집 앞에 대기중인 은색 카렌스 승용차에 올랐다. 이 시퍼런 전사를 실은 차의 요란한 시동 소리에 서울 은평구 구산동의 궁벽한 골목길이 전율했다. “올 들어 가장 춥다.”는 위협적인 뉴스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시계는 아침 7시1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과의 ‘고난의 여행’은 지난 17일 이렇게 시작됐다. 이 위원장이 지역 민원을 직접 듣는 ‘이동 신문고’ 행사에 나선 건 이날이 취임 후 세번째였다. 1박2일 동안 경기 화성과 안산을 도는 일정이었다. 2시간여를 달린 이 위원장의 차가 화성시청에 진입하는 순간 기자는 지금 얼마나 힘센 인물을 취재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시민들이 추운 날씨에 ‘실세’에게 호소하는 민원을 적은 현수막을 들고 줄지어 서 있었던 것이다. 시청 대회의장에서 펼쳐진 이동 신문고는 ‘암행어사 출두’의 현대판이라 할 만했다. 10여명의 조사관이 이미 ‘출두’해서 시민들의 개별민원을 상담하고 있었다. 바인더형 수첩을 든 이 위원장은 단상 앞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이윽고 집단민원을 제기한 쌍방이 위원장의 양 옆으로 모였다. 시장은 긴장한 표정으로 위원장 옆에 자리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의 ‘영광’은 여기까지였다. 민원의 대문을 여는 순간 ‘아수라’가 펼쳐졌다. 지역 민원은 대개 개발에 대한 찬반과 같은 외피를 입고 있었지만, 결국 본질은 ‘돈’이었다. 재산권이나 보상금, 생계라는 원초적 욕망을 좇아 달려드는 이들에게 ‘실세 권익위원장’은 최후의 희망이자 동아줄이었다. 처음엔 자못 예의를 지키던 민원인들은 결국 자제력을 잃고 벌떡 일어나 이 위원장의 머리 위에서 고성을 주고 받았다. 다행히 여의도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이 위원장은 거친 민원의 파도 위에서 몸의 균형을 잡았다. “이것은 여기서 당장 결론낼 사안이 아니다.”거나 “이것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곧 결과를 알려주겠다.”는 맞춤식 ‘판결’로 아비규환을 갈무리하고 매듭지었다. 말로만 듣던 ‘전화 한방의 즉석 해결’은 없었다. 난해한 민원은 “현장을 가보자.”는 제안으로 출구를 모색했다. “말만 듣고 서류만 보면 느낌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그의 일성에 일정에 없던 현장 방문이 추가됐다. 그의 차가 비포장 도로를 털털거리며 달릴 때 그 뒤로 이해관계자 수십명이 탄 차량 14대가 줄지어 따르는 장관이 펼쳐졌다. 시화 방조제 공사로 생계가 막힌 어민 50여명과의 회동은 이날 그에게 던져진 가장 난감한 일정이었다. 연탄난로가 놓인 비닐하우스에 몰려든 주민들의 눈엔 인간성을 결여한 관료주의에 대한 불신과 원망이 미만(彌滿)해 있었다. 그 압도적인 민원의 군단에 둘러싸인 위원장은 몇몇 직원들만 옆에 거느린 채 위태로운 ‘일자진’(一字陣)으로 맞섰다. “다른 편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통과하는 것뿐이다.”라는 헬렌 켈러의 말은 이럴 때 소용되는 것일까. 숨막힐 듯한 긴장을 이 위원장은 다음과 같은 말로 통과해 나갔다. “억울한 거 있으면 오늘 다 말씀하세요.” 단단히 품고 있던 ‘억울’이란 단어를 위원장이 먼저 꺼내자 표정이 누그러진 주민들은 봇물처럼 민원을 쏟아냈다. 같은 얘기가 수없이 반복됐지만, 위원장은 말을 끊지 않았다. 비닐하우스를 나와 바로 차에 오를 줄 알았던 이 위원장이 “주민들이 사는 집을 직접 보고 싶다.”면서 발걸음을 달동네로 돌리자, 반신반의하던 주민들은 그제서야 믿음이 가는 눈치였다. “그냥 가버릴 줄 알았는데 정말 잘됐다.”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도 보였다. 제도나 시스템이 미처 어루만지지 못하는 변화무쌍한 인간사는 결국 사람이 그 허점을 보완할 수밖에 없다는 엄중한 진리가 그들의 눈물이 담고 있는 의미라 할 만했다. 추운 날씨에 살인적인 강행군으로 저녁 6시쯤 어촌의 한 마을회관에 도착했을 때 기자는 거의 탈진상태였다. 5000원짜리 저녁을 먹으면서 이 위원장은 기자에게 “힘들어요? 그럼 지금 서울로 올라가든가.”라고 약을 올렸다. 오기가 발동해서 “이왕 시작한건데, 끝을 봐야죠.”라고 응수했다. 밤 9시 모든 일정을 마친 이 위원장은 마을회관 2층에 마련된 숙소에 손수 이부자리를 깔았다. 숙박료가 2만원인 이 곳엔 공동샤워장이 있었지만 기자는 으슬으슬한 외풍에 엄두가 안나 고양이 세수에 발만 씻었다. 요를 깔고 누웠는데 방바닥은 펄펄 끓고 이불 위로는 외풍이 쌩쌩 틈입했다. 등에선 땀이 났고 코에선 콧물이 났다. 18일 아침 7시에 식당에서 만난 이 위원장은 “추워서 자다가 깨서 이불을 2개 덮고 잤다.”고 했다. 이날 안산시청 상담장에서 이 위원장은 단체민원을 해결했다. 하지만 ‘전화 한 방의 힘’이 아니라 사전에 숱하게 협상이 오간 끝에 이날 최종 결론이 난 사안이었다. 그는 이어 반월공단과 사할린 동포 거주지, 빈곤아동센터 등 다양한 현장을 돌며 민원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권익’의 영역은 ‘국민’의 그것과 똑같은 면적이었다. 오후 5시 마지막 일정을 끝내고 귀경하는 이 위원장이 작별의 악수를 건네며 “어때요. 따라와 보니까.”라고 물었다. 이렇게 답했다. “꼭 군대 전역하는 기분입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정책진단] 올무에 걸려든 새끼 곰 야생으로 가는 좁은 문

    [정책진단] 올무에 걸려든 새끼 곰 야생으로 가는 좁은 문

    지리산국립공원에 2004년부터 반달가슴곰이 방사됐다. 하지만 야생에서 활동하는 숫자가 적어 추가 방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복원 프로젝트는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전문가들은 반달가슴곰의 추가 방사를 위해 적합한 원종의 확보와 증식시설 마련, 인공증식 기술 개발 등에 대한 보완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리산에 살고 있는 반달가슴곰은 올해 태어난 새끼 1마리를 포함, 17마리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추가 투입이 안 된다면 복원사업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방사한 29마리 중 9마리 숨져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는 1990년대 중반부터 검토됐다. 환경부는 당시 자연환경조사와 서식 실태조사 등을 토대로 여러 차례 토론회를 개최했다. 본격적으로 복원사업에 들어간 것은 2004년 러시아산 반달가슴곰 6마리를 들여오면서부터다. 당시 국립환경연구원에서 연구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복원기술개발 사업’은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의 토대가 됐다. 러시아산 반달가슴곰은 우수리아종으로 한반도에 서식하는 품종과 동일하다는 판단에서 도입이 결정됐다. 이후 북한산도 추가돼 5년간(2004~2008년) 총 26마리가 국내로 들어왔다. 환경부는 당초 2012년까지 자체적으로 생존 가능한 수준까지 개체수를 늘린다는 복안을 세웠다. 지금까지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은 총 29마리(도입 26마리, 새끼출산 3마리)다. 하지만 야생에 남은 반달가슴곰은 러시아산 9마리, 북한산 7마리, 올해 2월 지리산에서 출산된 새끼곰 1마리 등 17마리에 그친다. 환경부는 지리산에 5마리 정도의 야생곰이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22마리에 불과한 셈이다. ●자연적응 55%로 절반의 성공 복원 적응 기간 중 9마리는 올무, 자연사, 원인불명 등으로 죽었다. 4마리는 현재 지리산종복원센터 시설에서 증식용으로 키워지고 있다. 폐사된 원인으로는 자연사(급성심부전, 동면기 탈진, 복강출혈, 원인불명)가 55%로 가장 높았다. 무엇보다 방사된 곰의 최대 적은 올무다. 방사된 곰이 올무에 걸린 비율이 55%나 됐다. 만약 위치추적 장치 등으로 사전에 감지돼 구해 주지 않았더라면 반달곰의 생존율은 24%로 떨어질 뻔했다. 하지만 지금도 올무는 복원사업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생물다양성 확보차원에서 진행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절반의 성공에 머물러 있다. 5년간 방사된 곰의 생존율은 68%이지만 자연 적응률은 5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추가방사·꾸준한 모니터링 필요 복원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최근 이와 같은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문제점과 발전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을 불러모았다. 전남 구례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지난 11~13일 개최된 심포지엄에 국제곰협회 전문가팀 의장을 비롯해 노르웨이·일본·타이완·중국 등에서 8명의 국제 야생동물 전문가들도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반달가슴곰 복원 성공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개체수 유지를 위해 추가방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두대간 연결 생태통로 시급 환경과학원도 지리산에서 덕유산까지 백두대간의 서식지 단절이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 걸림돌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평가팀은 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공동으로 반달가슴곰의 활동지역을 분석한 결과 침엽수림과 88고속도로가 있는 지리산 북부의 인월·운봉 구간이 반달가슴곰 이동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환경과학원 양병국 연구관은 “무분별한 선형의 도로건설이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단절시키는 주된 원인”이라며 “남원 운봉읍 신기리와 가산리를 연결하는 이동로를 조성할 경우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덕유산까지 이동이 수월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지리산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 1마리는 임천강을 건너 지리산 북쪽의 오도재(삼봉산과 법화산 사이 고개)를 넘나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88고속도로를 건널 수 있는 생태통로만 마련된다면 덕유산까지 반달가슴곰의 활동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종복원센터는 전문가들의 의견수렴 등을 통해 보완된 반달가슴곰 프로젝트 추진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환경부는 반달가슴곰 외에도 산양, 황새, 따오기와 백두산 호랑이 생태복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윤종찬감독표 고통의 예술 속으로

    최영미의 시 ‘인생’은 ‘…바깥 세상은/ 졸리운 눈 속으로 얼키설키 감겨오는데/ 전선 위에 무심히 내려앉은/ 저걸, / 하늘이라고 그러던가.’라는 읊조림으로 끝난다. ‘나는 행복합니다’ 주인공 만수가 약국을 나오며 바라본 곳에도 ‘여기저기 얽힌 전깃줄과 하늘’이 있다. 사는 데 지친 만수는 편히 잠도 자지 못하는 처지다. 하늘에 대고 세상살이를 한탄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어떤 사람에게 하늘은 무심한 벽이다. ‘나는 행복합니다’는 과대망상증 환자 만수와 정신병동의 수간호사 수경의 고통과 슬픔이 아로새겨진 이야기다. 시골길 옆에서 정비가게를 운영하던 만수에겐 가족이 있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도박에 미친 형을 뒤치다꺼리하느라고 만수는 자기 삶을 챙길 겨를이 없다. 어머니의 실종, 형의 자살, 폭력배의 빚 독촉은 마침내 착한 남자의 정신을 빼앗는다. 직장암에 걸린 아버지를 홀로 돌보는 수경도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얼마 전 연인에게 버림받은 그녀는 세상에 남은 유일한 끈인 아버지에게 미치도록 매달린다. 만수와 수경이 막막한 세상과 싸우는 방식은 다르다. 비록 허구 속이지만 백만장자의 삶을 빌린 그는 현실과 등질 수 있어 행복하다. 빈 종이를 이용해 수표를 발행하고, 주변인들의 고민을 해결할 때면 그의 얼굴에 미소가 넘친다. 그러나 깨어 있지 않은 자의 행복이 과연 진실한 것일까. 반대로 수경은 무턱대고 붙잡고 늘어지기만을 계속한다. 주변 사람에게 억지를 부리고, 돈이 모자라면 여기저기서 빌리면서 회복되지 못할 아버지의 병세를 애써 잊으려 한다. 그녀는 삶에 탈출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산다는 게 온통 고통으로 가득하기만 한 걸까. 윤종찬의 영화는 고통의 예술이다. ‘소름’은 사회의 밑바닥 삶을 유지하는 존재들의 본질을 고통에서 찾았고, ‘청연’은 식민지 시대를 사는 조선인이 필연적으로 감내해야 했던 고통을 직시한 작품이었다. 그런데 그 고통이 현실과 부딪힌 결과는 줄곧 ‘죽음’이다. 모두가 윤택한 삶과 미래의 행복을 추종하는 시대에 그는 다독거려야 할 고통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런 이유로 그의 영화를 본 다음엔 숨을 고르게 될 정도로 몸과 정신이 탈진에 이른다. ‘나는 행복합니다’도 여지없이 고통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이번의 결말은 전작 두 편과 사뭇 다르다. 원작소설 ‘조만득씨’를 쓴 이청준은 “미쳐 버리거나 했으면 싶은 심사를 좋이 참으며 산 사람들이 많았던 지난 한 시절, 그 암울스런 현실 속에 ‘우리’의 모습을 대신 비춰줄 한 사내의 이야기를 썼다.”고 밝혔다. 어쩌면 소설의 결말 -만득이 퇴원 후 어미와 동생을 목 졸라 죽인다-이 윤종찬의 영화에 더 어울릴 테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현실로 돌아오되 삶을 택한다. 고민은 거기서 시작된다. 그가 돌아온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할 사람은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만수가 돌아온 집엔 외등 하나만 켜 있을 뿐 주변은 온통 컴컴하다. 오토바이가 밤길을 달리면서 영화는 끝난다. 오토바이의 머리등 앞으로 난 길을 보며 우리는 기도한다. 그의 앞길이 이제는 평안하기를. 그리고 희망한다. 우리가 삶의 방식을 조금만 바꿀 수 있다면 그 빛이 더 환해지고, 그 빛이 비추는 공간이 더 커질 것임을. 26일 개봉. <영화평론가>
  • 前나치 친위대 60년만에 역사의 심판

    90세의 전직 나치 친위대원 소속 전쟁범죄자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독일 검찰에 기소돼 60년 만에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됐다. 한 오스트리아 대학생의 끈길긴 과거사 추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AP와 AFP 등에 따르면 아돌프 슈토름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계 헝가리인 강제노역자 58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그동안 전범 추적 단체 등에서도 실상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슈토름스가 이름 철자 일부를 바꿔 과거를 숨긴 채 살아왔기 때문이다. 슈토름스는 지난 1945년 3월 다른 친위대와 히틀러 유겐트(소년단) 대원들과 함께 최소 57명의 강제수용소 수감자들을 오스트리아 도이치 슈첸 마을 인근 숲으로 데려가 무릎을 꿇게 한 뒤 등 뒤에서 머리에 총을 쏴 살해했다. 다음 날에는 수감자들을 강제이동시키다가 탈진한 수감자를 같은 방법으로 죽였다. 슈토름스는 전후 미군 전범교도소에 수감됐다가 1946년 풀려났다. 이런 사실을 밝혀낸 건 오스트리아 빈 대학 학생인 안드레아스 포스터(28). 그는 오스트리아 유대인협회가 1995년에 피해자 유골을 발굴했던 ‘도이치 슈첸 학살 사건’ 관련 자료를 조사하다가 슈토름스의 이름을 발견했다. 베를린 연방문서보관소에서 관련 파일을 더 입수한 포스터는 독일 뒤스부르크에 살던 슈토름스를 방문했다. 며칠 동안 12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하는 동안 슈토름스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죄 사실을 부인했다. 포스터는 지난 7월 독일 검찰에 관련 정보를 통보했고 검찰 기소가 이어졌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전자랜드 박종천 감독 사의

    프로농구 전자랜드는 11일 “박종천 감독이 10연패 등 팀이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알려왔다. 구단에서는 사퇴보다 2선에서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해 총감독으로 직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도훈 코치가 13일 오리온스전부터 감독대행을 맡아 잔여 시즌 팀을 이끌게 된다.”고 설명했다.박종천(49) 감독은 지난 8일 8연패에 따른 스트레스로 몸무게가 10㎏이나 빠지면서 탈진 증세를 보여 인천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다. 유도훈 코치는 2006~08시즌 KT&G 감독을 맡은 바 있다.
  • [씨줄날줄] 하나의 유럽/함혜리 논설위원

    20세기 초반 두 차례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유럽은 탈진 상태에 이르렀다. 2차 대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프랑스는 독일의 재도발을 막기 위해 전쟁물자인 석탄과 철강산업을 통제하는 초국가적 감독기구 창설을 제안한다. 국제적 신뢰도 회복이 급선무였던 독일은 프랑스의 제안을 무조건 받아들였고 유럽의 안정을 희망했던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이탈리아가 이에 동참하기로 한다. 이들 6개국은 1951년 4월 파리조약을 맺고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출범시켰다. 파리조약에서 출발한 유럽통합 작업은 여러가지 조약들을 통해 진행돼 오늘날에 이른다. 조약은 유럽연합(EU) 내 정책결정과정에서 만들어지는 1차적 규범으로 국내법에 우선해 적용된다. EU통합이 유지되고 공동정책이 일관되게 적용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1957년 3월 로마조약을 통해 원자력 분야, 농업, 수산, 교통, 에너지 등 경제 전반으로 협력이 확대됐으며 유럽경제공동체(EEC) 조약은 유럽단일시장의 주요한 원칙들을 규정했다. 1985년 6월 프랑스, 독일, 베네룩스 3국간 처음 체결된 솅겐조약에 의해 체결국 국민간 별도의 비자나 국경검색 없이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해 졌다. 1993년 발효된 EU 창설조약, 일명 마스트리히트조약으로 경제공동체 외에 외교안보 및 내무사법 분야의 유럽통합이 가능해졌다. 2001년 2월 체결된 니스조약은 향후 EU확대에 대비한 내부개혁의 기반을 마련했다. EU는 정치적 통합을 강화하기 위해 2004년 6월 정상회의에서 정치적 통합을 위한 헌법조약을 마련하지만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부결되면서 폐기되고 만다. 유럽통합 작업에 잠시 브레이크가 걸린 듯했으나 2007년 12월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헌법조약을 대체하는 리스본조약을 체결, 정치공동체로 한 단계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체코가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마지막으로 리스본조약에 서명하면서 ‘하나의 유럽’ 탄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유럽통합은 유럽이라는 문화적 정체성에 기반해 회원국들간 공통분모를 찾아내면서 의견대립을 해소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다. 동북아공동체를 추구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배워야 할 대목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용산참사 단식 문규현신부 의식불명

    용산참사 단식 문규현신부 의식불명

    용산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11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던 문규현 신부가 22일 새벽 탈진 증상으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용산 철거민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부터 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건물 앞에서 단식농성을 해온 문 신부는 전날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서울 신월동 성당으로 잠자리를 옮긴 뒤 이날 새벽 화장실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전했다. 성당 관계자가 발견한 뒤 이대 목동병원으로 옮겨진 문 신부는 두 차례 심폐소생술을 받고 현재 여의도 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위험한 고비는 넘겼지만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병원 측은 “극심한 전해질 불균형 증세”라면서 “하루가 지나봐야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