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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세월호 수습 민간 잠수사의 안타까운 죽음

    세월호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참여한 민간 잠수사 이광욱(53)씨가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베테랑 잠수사인 그는 어제 오전 6시 7분쯤 바닷속에 들어간 뒤 5분 만에 통신이 두절됐고, 20여분 만에 바지선 위로 끌어 올려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씨를 비롯한 민간 잠수사와 해군 및 해경 소속 잠수사들은 사고 후 20여일 동안 밤낮없이 생존자 구조 및 실종자 수색 현장의 최일선을 지켜왔다. 탈진과 잠수병에 시달리면서도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을 헤아리느라 정작 자신들의 고통은 토로하지도 못하고 있다. 험한 파도와 세찬 조류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로지 실종자들을 가족들의 품으로 조속히 돌려보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죽음은 그래서 더욱 고귀하고 안타깝다. 이번 사고는 한주호 준위가 희생된 4년 전과 판박이처럼 닮았다. 한 준위 역시 천안함 폭침 사태 당시 극한의 환경 속에서 실종자 구조에 혼신을 기울이다 잠수병으로 희생됐다. 최악의 자연조건과 체력적 한계로 인해 잠수를 제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여망에 부응해 바닷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잠수사들은 늘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기 마련이다. 이번에도 여러 차례 경고음이 울렸지만 결국 희생을 막지 못했다. 차제에 실종자 가족들의 절박한 상황에 편승해 잠수사들의 구조활동을 폄훼한 일부 인터넷 매체 등의 작태도 비판받아야 한다. 더욱 화가 치미는 것은 과거 교훈을 외면하는 당국의 무모함 때문이다. 서해훼리호나 천안함 등 대형 해난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잠수사들이 실종자 수색 및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지만 정작 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지원시스템은 제자리걸음 아니,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한 준위의 희생을 안타까워했지만 4년 후에도 이씨의 희생을 막지 못했다. 대책본부는 이제야 잠수사들의 작업 공간인 바지선에 의료진 투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잠수사들을 바닷속에 들여보내기 전에 혈압, 맥박 등을 정밀검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에는 잠수사 스스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했다니 당국의 무신경에 말문이 막힐 뿐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고질병은 도대체 언제쯤 사라질 것인가. 사고가 나면 대책을 만들고, 몇 년 지나 잠잠해지면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뒤 비슷한 사고가 나면 또 대책을 만드는 악순환이 더이상 되풀이돼서는 안된다. 대형 참사 예방 대책 못지않게 구난 안전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확실한 시스템 구축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 200여명 매트 깔고 집단생활… 밤새 뜬눈에 탈진 줄이어

    200여명 매트 깔고 집단생활… 밤새 뜬눈에 탈진 줄이어

    세월호의 구조·수색 작업이 지연되는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은 열흘째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애를 태우고 있다. 앞으로 수색 작업이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돌보는 것은 물론, 임시 거주 대책도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25일 실내체육관에는 200여 명의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바닥에 고무 매트를 깐 채 열흘째 숙식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체력이 바닥난 듯 누워서 이불을 덮고 있거나 가만히 앉아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식사와 간식을 챙기지만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기엔 부족하다. 24시간 내내 체육관 불이 켜져 있는 데다 많은 사람이 수시로 드나들어 숙면을 취할 수 없는 탓에 가족들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탈진한 사람들이 있는 것은 물론, 상당수의 가족이 감기와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현장에서 의료 지원을 맡은 보건복지부 재난의료지원단 관계자는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과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몸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 사람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체력이 떨어지고 심신이 지쳐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함께 생활하다 보니 사생활 침해는 물론이고 위생적으로 좋지 않은 상태이다. 예민한 탓에 사소한 일에도 고성이 오가기 일쑤다. 의료지원단은 지난 23일부터 의료지원 인력을 확충하고 하루에 두 번 가족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건강과 심리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정부는 체육관 내 칸막이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임시 숙소의 형태가 바뀌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개선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생활이 지속되면 가족들이 몸과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건강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홍진표 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많은 사람과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항상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 탈진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서 “주변의 슬픈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휩쓸리게 되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위기관리 전문가인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가족들에 대한 지원이 현장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면서 “체육관에서 집단생활이 길어지면서 아이들과 여성의 인권, 노인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별도 공간을 마련해 피해자 가족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복지 구호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씨줄날줄] 집단 우울증/문소영 논설위원

    ‘세월호 침몰’ 뉴스를 일주일간 지켜본 시민들이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난뉴스로 도배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서 훌쩍거리며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구토와 탈진 등 신체적 증상과 함께 정신적 허탈감과 무기력증, 죄의식, 분노 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16일 오전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할 때부터 생방송을 지켜본 사람들의 정신적 충격은 심각한 수준이다. 반드시 구조될 것이라고 믿고 지켜봤던 생방송은 결과적으로 어린 학생들이 수장되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고스란히 목격한 참사였기 때문이다. TV 앞에 있었던 시청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라면 실시간으로 그 상황을 지켜봤다. 게다가 사고 당일 탑승객 477명 중 단원고 학생들 대부분을 포함해 370여명이 구조됐다는 뉴스를 접한 뒤 안도했던 사람들은 한 시간 뒤쯤 구조자 숫자가 실종자 숫자로 뒤바뀌면서 ‘멘붕’에 빠졌다. 정부의 우왕좌왕과 무능력함을 지켜보는 일주일 동안 속이 새까맣게 탔다. 결국,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채 시신을 수습하는 쪽으로 반전되자 더 큰 무력감과 우울증이 찾아온 것이다. 생환한 안산 단원고 학생과 재학생·교사·학부모들이 받은 충격은 헤아리기 어렵지만, 국민이 받은 충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침몰하는 대한민국’이니 ‘이게 국가냐’라는 한탄은 그래서 나온다. ‘세월호 침몰’ 이전에도 한국의 집단적인 우울증은 세계적인 수준이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1위의 자살률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꼴찌 수준으로 행복하지 않은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평가를 해왔다.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10대, 취업으로 고민하는 20대와 30대, 한창 일할 나이에 명예퇴직으로 집에 들어앉은 40대와 50대, 가난·질병에 시달리는 60대 이후까지 모든 연령에서 최고의 자살률을 자랑한다. 자살예방센터 실무자는 “한국 사회에 자살(自殺)이 어디 있습니까. 다 타살이지요” 라고 한다. 생존을 위해 아등바등해 ‘한강의 기적’을 이뤘지만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일상적인 구조조정의 시대가 됐다. 그 결과 우리는 더불어 사는 법을 잃어버렸고 좋은 일자리 확대라는 거짓말에 속아 기업의 비도덕적인 이윤 확대를 허용했다. 극소수만 행복하고 절대 다수는 불행하고 위험한 사회에서 살게 된 것이다. 기업만 성장하고 국민은 어려우면 비정상이 아닌가. 높은 자살률과 집단 우울증, 참사의 재발을 막으려면 기업의 몰염치한 이윤 추구에 제동을 걸고, 정치·관료·기업의 유착을 근절해야 한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6·4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 시장

    [6·4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 시장

    “복사하다가 쓰러져 봤나요?”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측근인 기동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박 시장의 인물평을 묻는 기자에게 대뜸 이렇게 말했다. 박 시장이 1992년 하버드대 법대 객원 연구원 시절 대학 도서관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면 닥치는 대로 복사하는 게 일상이었다고 한다. 박 시장의 부인 강난희씨는 당시 하버드대 도서관에서 박 시장이 가져온 책을 복사하다가 탈진해 병원에 실려가기까지 했다고 한다. 박 시장과 함께 시민운동을 하며 15년 동안 지켜봤다는 한 지인은 “박 시장의 장점은 집요하고 끈질기다는 것”이라면서 “어떤 사안을 마주했을 때 필요한 에너지의 두 배를 투입해 ‘디테일’까지 철저히 챙긴다”고 했다. 박 시장이 당선된 이후 보수단체들의 우려를 불식시킨 과정 역시 그의 집요함을 잘 보여 준다. 보수단체들이 처음에 박 시장을 보는 시선은 삐딱했다. 좌파 성향의 시장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박 시장은 취임 이후 보수단체를 수시로 방문하고 지자체 최초로 ‘보훈종합계획’을 만드는 등 보수단체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박 시장에 대한 보수단체의 편견이 상당부분 사라졌다는 게 박 시장 측의 주장이다. 이런 집요함은 추진력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박 시장은 취임 후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시민단체 또는 시민들과 얼마나 소통했는지 실적을 담은 ‘체크 리스트’를 만들도록 했다. 일선 공무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체크리스트를 꾸준히 이행한 일선 공무원이 실제로 승진을 한 사례가 나오면서 지금은 박 시장의 ‘현장 중시 및 소통형’ 업무 스타일이 많이 정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시장의 책상은 그야말로 서류철들의 무덤이라고 할 만하다. 사람 키를 훌쩍 넘을 정도로 서류들이 쌓여 있다. ‘꼼꼼 원순’이라는 별명답게 박 시장이 취미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서류철 펀칭’이다. 기 부시장은 “(박 시장은)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 차곡차곡 모아 둔 신문을 빠짐없이 읽은 뒤 중요한 기사는 전부 스크랩해 둔다”고 했다. 놀라운 것은 스크랩해 둔 내용을 전부 기억한다는 것이다. 손님들이 방문하면 시장실에 스크랩해 둔 내용들을 설명하면서 2~3시간 넘게 얘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고 한다. 박 시장은 다변(多辯)에 메모광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박 시장이 주재하는 회의의 별칭은 ‘받아 회의’다. 박 시장이 수시로 메모한 것들을 비서관 회의 등에서 쏟아 놓으면 직원들이 전부 받아 적느라 기진맥진한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직원이 보고하러 한번 시장실에 들어가면 수첩 한 권분의 추가 지시사항을 받아 온다는 말이 있을 만큼 직원들 사이에서 ‘지시사항의 홍수’라는 악명을 떨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 본인도 하도 많은 얘기를 해서 정작 기억을 못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제는 요령이 생긴 서울시 직원들이 박 시장의 지시를 못 들은 척 시치미를 떼다가 두번 정도 지시가 반복됐을 때야 비로소 챙기기 시작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박 시장은 ‘워커 홀릭’(일 중독자)의 면모도 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서울시장직을 맡은 현재에도 해외에 나가는 일이 잦다. 하지만 측근들은 “아무리 먼 곳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와도 시차 때문에 힘들어하는 박 시장의 모습을 본 일이 없다”고 한다. 박 시장은 해외 출장 때 비행기 안에서는 잠을 안 자고 출장 업무를 정리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집무실에 샤워실까지 구비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24시간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박 시장의 이런 성향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인색한 평가를 내린다. 한마디로 “답답하다”는 것이다. 아이디어들을 행정에 계속 반영하면서 기존 안들이 수정되는 작업이 반복되다 보니 일처리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천구에서 여의도로 연결되는 도로 건설이 1년째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것도 박 시장의 행정 스타일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현시욕이 강해 실무진을 곤혹스럽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2의 서울 촬영이 논의되던 지난달 중순. 영화 촬영 유치를 주도했던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진흥위원회와 경찰청, 서울시 등이 최종 촬영지 선정 및 교통통제 등에 대해 ‘극비리에’ 논의 중이었다. 논의 결과는 정부와 경찰이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서울시 소관 부서에서 올린 관련 보고서를 박 시장이 그대로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면서 두 기관은 김이 새버렸다. 발끈한 두 기관이 서울시에 강력 항의하는 바람에 해당 실무 부서에서는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올해 초 국장급 및 주요 과장에 대한 보직 인사 때에는 부시장 회의까지 통과한 인사안을 시장이 모두 뒤집는 ‘소동’이 있었고, 이에 실무진은 ‘패닉’에 빠졌다고 한다. 박 시장의 화법이 지나치게 직설적이라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주변 인물들은 박 시장에 대해 정치인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화법을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고언한다. 최근에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과의 설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의원이 “서울시장이 되면 연봉 1만원만 받겠다”고 하자 박 시장은 “나는 그렇게 받으면 부도난다”고 직설적으로 받아쳐 감정 대립이 격화된 적이 있다. 지난 10일 출입기자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는 공공개발정책을 한참 설명하다가 불쑥 “정 의원에게 이런 걸 물어보면 아무 내용이 없을걸요. 서울의 어디를 딱 짚어서 얘기하라면 하겠나요”라고 했다. 그래 놓고는 바로 “아, 이거 얘기하면 네거티브인가요? 그럼 취소해야겠네요”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정치인으로서 주변 인맥을 만드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있다. 과거 인연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한다. 조직과 출신 성분을 나눠서 분파를 만들지 않다 보니 새정치민주연합 내에 특별히 친한 인사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나는 굳이 말하자면 시민파”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서울시장 재선 이후 대권 도전 가능성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 박 시장이 정치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주변 인맥 관리가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아웃도어 특집] “더 편하고 더 화려하게”… 워킹족을 잡아라

    [아웃도어 특집] “더 편하고 더 화려하게”… 워킹족을 잡아라

    힐링 바람을 타고 걷기 열풍이 거세다. 덩달아 워킹화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5년 전인 2009년만 해도 3000억원 수준이었던 워킹화 시장 규모는 2012년에는 1조원, 지난해에는 1조 500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한 셈이다. 올봄에는 착화감을 높이고 색상이 화려해진 제품들이 전면에 나섰다. 9일 한 업계에 관계자는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워킹화를 찾는 20~40대 직장인 고객층이 많아졌다”면서 “신발 본연의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실속 있는 워킹화를 많이 찾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전통적으로 워킹화의 주도권을 잡아온 스포츠 브랜드에 이어 등산화를 전문으로 생산하던 아웃도어 업체들까지 적극적으로 워킹화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벼운 워킹화를 선보였던 블랙야크는 올해 착화감을 앞세운 워크핏 시리즈를 선보였다. 발 곡선에 맞춰 발등 압박을 최소화하고 발 쏠림을 방지했다. 특히 회사가 독자개발한 루프그립 밑창을 적용해 뒤틀림을 잡고 가벼우면서도 접지력을 높였다. 충격 흡수 기능도 우수해 단시간, 장시간 보행 모두에 알맞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제품은 모두 15종 37가지로 가격은 21만 9000원이다. 레드페이스는 기능성을 강조한 페더라이트 워킹화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 해당 제품은 가벼운 산행에 적합한 트레킹화로 외부 충격에 의한 신발 변형을 줄이기 위해 자체 개발 소재인 콘트라 릿지 프로 아웃솔을 사용했다. 또 합성피혁 대신 프린트 기법을 사용해 무게를 줄였다. 또 땀의 배출을 도와 주는 오소라이트 인솔(깔창)을 사용했다. 오소라이트 인솔은 오염에 강하고, 탈취기능이 우수하다. 끈을 당기기만 하면 조임과 풀림이 가능한 퀵 레이스 시스템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9만 2000원. 노스페이스 초경량 등산화 다이나믹 EX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부위별 충격흡수 기술인 에어볼 시스템을 적용한 것으로, 다양한 크기의 76개 독립형 에어볼과 쿠셔닝 효과가 좋은 이중 구조의 밑창으로 산행 시 발에 가해지는 충격과 피로도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24만원. 골프 브랜드에서도 워킹족들을 사로잡기 위해 천연가죽 등산화 등 트레킹화를 출시했다. 잔디로가 출시한 산야로 브레이크 등산화는 천연가죽(누벅) 제품으로 오소라이트 인솔을 사용해 향균과 탈취 기능을 높였다. 또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밑창 돌기 패턴을 다양화했고, 전면부에 4개의 교체형 스파이크를 부착해 비탈진 길, 자갈길 등 다양한 조건에서도 안정감 있게 걸을 수 있게 했다.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 예약판매 제도를 통해 중간유통 마진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한다. 21만원.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눈 감옥에 발 묶이고 비닐하우스·지붕은 폭삭

    눈 감옥에 발 묶이고 비닐하우스·지붕은 폭삭

    강원 영동 지역에 최고 1m를 웃도는 폭설이 내려 곳곳이 고립되고 학교들이 휴교령을 내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나흘에 걸쳐 정선 임계면 백복령에 115㎝가 쌓인 것을 비롯해 고성~인제 미시령·양양 현북면 면옥치리 105㎝, 진부령 98.5㎝, 강릉 왕산면 90.5㎝, 평창 대관령면 횡계리 87㎝, 속초 57㎝, 삼척 60㎝의 적설량을 보이는 등 영동 지역에 3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이날 오후 5시쯤 미시령 도로 상행선 미시령터널 전방 300m 지점 도로변 경사면에서 3t 정도의 눈이 쏟아져 내리는 등 크고 작은 눈사태가 잇따라 발생해 양방향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강릉 왕산면, 강동면, 성산면, 구정면, 연곡면 등의 산간을 잇는 도로 대부분도 이번 눈에 갇히고 말았다. 시내에서도 버스가 비탈진 곳이나 좁은 도로 구간을 지나지 못하고 회차해야 했다. 삼척 미로면∼하장면을 잇는 댓재 구간에도 차량이 나흘째 전면 통제됐다. 특히 강릉과 속초, 동해, 삼척, 고성 등 5개 시·군의 시내버스 28개 노선도 사흘째 단축 운행하고 있다.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양양 고속도로 건설현장 사무실 지붕과 강릉 비닐하우스 양식장 1동이 무너지는 등 건축물 피해도 컸다. 동해안 5개 시·군 초·중·고교 및 유치원 등 41개 학교는 10일 휴교한다. 양양 5개교와 강릉 18개교, 속초 10개교(유치원 1곳), 삼척 5개교, 고성 3개교 등이다. 강릉 율곡중과 삼척 장원초교 등 10개교는 졸업식과 개학을 11일 이후로 미뤘다. 7일부터 9일 오후 11시 현재까지 강원도 소방본부에 접수된 눈길 교통사고는 모두 18건이며, 사고로 32명이 구조·구급 조치를 받았다. 빙판길 낙상사고는 22건, 등산객 구조는 5건이 접수됐다. 기상청은 태백산맥이 동풍을 타고 동해안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던 눈구름을 막는 댐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강원 영동에 눈이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교순 강원기상청 예보관은 “남쪽에서 수증기를 품고 올라온 저기압과 북쪽에서 몰려온 찬 기운의 고기압이 동해에서 만나 만든 눈구름이 태백산맥에 오래 머물며 눈폭탄을 쏟아내고 있다”며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며 10일 밤부터 11일 새벽 사이 10~30㎝ 더 내리겠다”고 말했다. 봉화 석포면 86㎝ 등 경북 북부 산간지역에도 폭설이 쏟아졌다. 포항 북구 성법리∼죽장면 상옥리 921번 지방도 6㎞, 봉화군 문화마을∼삼척 경계 8㎞, 칠곡군 동명면∼군위군 부계 한티재 7.7㎞ 등 7곳의 교통이 통제되고 축사 4채, 퇴비사 3채, 농산물 창고 4채 등 농업 시설 피해도 속출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삼성물산 ‘4면 테라스아파트’ 선보인다

    동서남북 사방에 테라스를 갖춘 아파트가 첫선을 보인다. 삼성물산은 아파트 단지 4면 모두에 테라스가 적용되는 ‘동서남북 테라스 하우스’를 개발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 분양분부터 적용한다고 3일 밝혔다. 테라스 하우스란 비탈진 경사면을 이용해 계단식으로 지은 집을 말한다. 기존 테라스 하우스가 남향 전면으로만 테라스를 두는 방식이었다면 동서남북 테라스는 정면, 뒷면, 측면으로 용도에 맞는 개별 테라스를 둘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다. 전면 테라스는 텃밭·원예, 측면 테라스는 운동·휴식, 뒷면 테라스는 취미·조리 활동에 유용하다. 삼성물산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었던 1층 가구에 복층 구조로 지하층을 주고 지하연결 통로를 통해 전용 주차 공간 및 마당으로 연결되는 독립동선을 제공해 마치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것과 같은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물산이 지난해 6월 분양한 ‘위례 래미안’의 테라스 하우스는 최고 37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9년간 주인 무덤 지킨 충견 사망... 주인과 함께 묻혀

    9년간 주인 무덤 지킨 충견 사망... 주인과 함께 묻혀

    세상을 떠난 주인의 묘를 끝까지 지키던 충견이 숨져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로사리오의 한 공동묘지를 떠나지 않던 충견 ‘콜리’가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공동묘지의 개’라는 애칭을 얻었던 ‘콜리’의 충견 스토리는 9년 시작됐다. 다른 지방도시에서 숨진 그의 주인이 로사리오의 피에다드 공동묘지에 묻히면서 콜리는 공동묘지를 집으로 삼고 줄곧 주인의 무덤을 지켰다. 주인이 묻힌 날 무덤 곁에서 꼬박 밤을 샌 콜리를 유족들이 집으로 데려가려 했지만 개는 주인의 무덤을 떠나려하지 않았다. 며칠 뒤 유족들은 밧줄을 갖고 다시 공동묘지를 찾아갔다. 묶어서라도 콜리를 데려가려 했지만 충견은 완강히 거부했다. 두 손을 든 유족들이 콜리를 데려가길 포기하면서 공동묘지는 콜리의 집이 됐다. 이후 콜리는 줄곧 주인의 무덤 곁을 지키며 공동묘지에서 생활했다. 콜리는 묘지관리소에서 주는 밥을 먹으면서 직원들과도 친구처럼 지냈다. 그런 콜리는 현지 언론에 소개되면서 큰 화제가 됐다. 콜리는 죽기 전 몸에 심한 통증이 있는 듯 신음을 흘리며 앓았다.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낀 묘지 관리인들이 콜리를 동물병원으로 데려갔지만 결국 숨졌다. 수의자는 “콜리가 12-14살 정도 된 것 같다.”면서 “최근의 폭염 탓인지 심한 탈진에 신장기능이 약화돼 있었다.”고 말했다. 죽은 콜리는 저세상에서도 주인의 곁을 떠나지 않게 됐다. 공동묘지 측은 “콜리가 주인과 함께 묻히고 싶었을 것”이라며 콜리를 화장해 주인의 무덤에 뿌렸다. 한편 9년간 한결같이 주인의 무덤을 지키던 콜리가 죽자 시의회는 콜리가 죽은 날을 ‘충직한 친구의 날’로 제정하기로 했다. 시의원 카를로스 코시아는 “콜리를 기념해야 한다는 주민들과 동물보호단체의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면서 “견공의 충성심은 사람도 본받을 만한 것으로 기념일 제정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라카피탈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데스크 시각] 동계올림픽과 남산의 추억/최병규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동계올림픽과 남산의 추억/최병규 체육부장

    5년 만에 가장 따뜻하다는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40년 전쯤의 서울이라면 어림도 없는 얘기다. 이젠 서울의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인 남산타워가 생기기도 훨씬 이전인 1970년대 초반, 기자가 살던 곳은 남산 자락이 북쪽으로 흘러내린 회현동이었다. 기자는 그곳에서 나고, 14살 되던 해까지 살았다. 그래서 서울 한복판에서 태어난 주제에 고향이 웬 말이냐는, 핀잔에 가까운 주위의 눈초리에도 기자는 “회현동은 틀림없는 내 고향이오”라고 거침없이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다. 회현동의 겨울은 추웠다. 남산에 부딪힌 겨울바람이 돌개바람으로 휘몰아쳐 내려오는 곳이었다. 영하 15도쯤은 우습게 내려가던 그때, 까까머리 꼬맹이들에겐 남산이 놀이터였다. 할머니가 끓여준 시래깃국에 밥 한 뭉텅이 말아 먹고는 빨간 내복에 점퍼랄 것도 없는 윗도리를 척 걸친 뒤 시범아파트 옆 비탈진 언덕길을 뛰어올라가면 온통 눈 세상이었다. 참 눈도 잦았다. 나중에 백범 광장이 됐다가 그마저 말끔히 밀어버린 야외음악당 터는 대나무를 반쪽 내 신발 바닥에 친친 동여매고는 누가 더 빨리 가는지 겨루는 대나무스키 경기장이었다. 큰 눈에 턱마저 메워져 계단의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어린이회관 옆 가파른 돌계단 비탈은 그럴 듯한 알파인 스키장의 슬로프 같았다. 압권은 어린이회관에서 지금의 힐튼호텔로 이어지는 구부러진 내리막길이다. 이미 발목까지 쌓인 눈 위에서 또 내리는 눈을 맞으며 포대 자루 썰매를 대 여섯 차례 타고 나면 다져진 눈밭은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며 이내 반질반질한 얼음판으로 바뀌곤 했다. 그 속도가 또 굉장해서 쌩~ 하고 내려가다 뒤집히기라도 하는 날엔 멀리 찻길로 나동그라지기 일쑤였다. 하긴 70년대라면 어디 남산뿐이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자리는 원래 당시 전국에서 가장 크다던 3만평 넓이의 스케이트장이 있었는데, 본디 논이었다. 스케이트가 없으니 손으로 만든 썰매가 탈 거리였다. 굵은 철사를 망치로 곧게 펴서 널빤지 밑바닥에 젓가락 붙이듯 못으로 고정시키면 지금의 스켈레톤이나 루지 못지않은 훌륭한 썰매가 됐다. 여기에 코끼리 코처럼 긴 막대를 달고 발을 얹어 좌우로 움직이면, 그게 영락없는 봅슬레이였다. 설 연휴가 끝나고 엿새 뒤면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의 막이 오른다. 메달 하나에 울고 웃는 드라마가 틀림없이 또 펼쳐질 것이다. 겨울 스포츠 하면 우리네하고는 상당히 거리감이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이건 그동안의 변변치 않았던 메달 성과에서 비롯된 착시일 따름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李瀷)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 ‘함경도 삼갑(삼수갑산)에서는 한겨울 썰매를 타고 곰과 호랑이를 찔러 잡았다. 나무로 만든 그 모양은 흡사 배와 같다. 사람이 그 위에 타고 가는데 매우 빠르다’고 썼다. 수백년 전 이미 봅슬레이처럼 나무 보호막을 갖춘 배 모양의 썰매를 타고 사냥을 했다는 기록이다. 또 해방 전후 백두산과 금강산, 한라산 등에서 진보적 등반을 펼쳤던 백령회(白嶺會) 회원들이 이름도 낯선 ‘오름 스키’를 즐겼다는 기록을 보면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데 동서양이 따로 없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어릴 적 남산 자락의 겨울 이야기 속에도 함경도 삼갑의 ‘겨울 유전자’가 유유히 흐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웃고 만다. cbk91065@seoul.co.kr
  • [씨줄날줄] 팝콘 브레인/정기홍 논설위원

    휴대전화 제조사인 노키아가 스마트폰 중독증후군 사례들을 내놓은 적이 있다. 스마트폰을 하루 16시간 동안 150번 들여다보는가 하면 열에 일곱은 울리지 않는 단말기에서 진동이나 벨소리를 느끼기도 한다고 한다. 이른바 ‘유령진동 증후군’이다. 수면 중에도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고, 심지어 공포감까지 갖게 되는 ‘노모포비아’ 현상의 단면들이다. 스마트폰 신조어는 더 있다. 지적 능력은 갖췄지만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사회적응력이 떨어지는 ‘아스퍼거 증후군’, 옥수수 튀김 팝콘이 곧바로 튀어오르는 것처럼 스마트폰의 즉각적이고 강한 신호에만 반응을 보이는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 현상’도 그런 예다.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이 뇌의 피로도를 높여 기억력 감퇴 등 업무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실험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어린이에게 깜빡이는 불빛에 맞춰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도록 했더니 반응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한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자의 뇌를 연구해 봤더니, 좌우 뇌 활동의 불균형으로 시각과 청각반응이 일반인보다 현저히 낮았다는 결과도 있다. 뇌 기능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 생각과 인지, 예측과 행동을 지시하는 우측 뇌의 기능이 지극히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신년 벽두에 ‘스마트폰 감옥’에서 탈출하자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첨단 스마트기기 사용으로 인한 독을 빼자는 ‘디지털 디톡스’가 금주와 금연, 살빼기와 더불어 화두로 등장했다. 스마트폰의 편리함에 밀려 뒤편으로 밀려난 아날로그 감성을 되찾는 한편, 탈진한 뇌를 쉬게 하자는 것이다. 디지털 금식 혹은 단식운동인 셈이다. ‘잃어버린’ 2G(2세대)폰을 손에 다시 쥐어야 한다는 움직임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런 흐름 때문인지 최근 지하철과 버스에서는 책을 든 승객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요약해 메모하고, 인물 등의 관계도를 그리는 등 좀 더 깊고 길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자는 움직임이다. 미국 CNN 방송은 ‘팝콘 브레인 퇴치법’으로 스마트폰 내려놓고 최소 2분간 창밖 응시하기, 업무가 끝난 오후 6~9시 온라인에서 해방된 자유시간 갖기, 문자와 메일 대신 전화걸기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아날로그적인 것과의 조화로운 교류만이 첨단 스마트 시대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역설적인 뜻이 담겼다. ‘역사는 아(我) 비아(非我) 간 투쟁’이라는 명제는 비단 역사이론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님을 실감케 하는 요즘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살이 찐다고요? 스트레스와 잘 싸운다는 증거!

    살이 찐다고요? 스트레스와 잘 싸운다는 증거!

    다이어트의 배신/아힘 페터스 지음/이덕임 옮김/에코리브르/288쪽/1만 5000원 #1.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여성상은 산드로 보티첼리가 그린 ‘비너스의 탄생’(1485년 작)에 담겨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 3층에 걸려 있는 이 작품에는 회화 역사상 가장 우아한 여성이 등장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너스는 요즘 기준과는 좀 거리가 있다. 엉덩이는 지나치게 풍만하고 배는 볼록하며 팔과 허벅지는 두툼하다. 비너스가 오늘날 환생해 모델 에이전시라도 찾아갔다가는 당장 퇴짜 맞을 몸매다. 과학자들은 비너스의 나이를 19세, 키를 175㎝로 가정할 경우 체중은 77㎏ 안팎이라고 추정한다. 이때 체질량지수(BMI)는 25 안팎으로 20~25를 오가는 21세기의 또래 여성과 비교해 과체중 상태라는 진단이 내려질 만하다. 이 기준은 타당한 것일까. #2. 181㎝의 키에 체중 75㎏인 50대 남성 외르크의 BMI는 23에 불과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간 높은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문제도 없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일주일에 세 차례 이상 조깅하는 등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규칙적인 생활방식까지 갖고 있다. 반면 동갑내기 스벤의 BMI는 32에 달한다. 176㎝의 키에 99㎏의 체중을 지닌 그는 35세 때부터 의사로부터 과체중에 따른 심장과 동맥의 위험을 경고받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심근경색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두 사람 중 무사히 걸어서 병원을 나선 사람은 ‘뚱뚱보’인 스벤이다. 외르크는 안타깝게도 중환자실에서 목숨을 잃는다. 신간 ‘다이어트의 배신’은 단순히 살찐 이에게 보내는 위로가 아니다. 일종의 ‘논리적인’ 비만 분석서란 표현이 알맞다. 독일 뤼베크대 교수로 세계적인 뇌과학자이자 내과의학자인 저자는 비만이야말로 인체가 가장 자연스럽게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성공적인 전략이라고 역설한다. ‘이기적인 뇌’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고, 이는 음식의 섭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살찌는 것이 질병의 신호라는 견해는 애초부터 잘못된 연구 가설이란 반론이 나올 법하다.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뚱뚱한 채로 산다는 것은 인종차별보다 더한 주위 편견과 무시를 견뎌야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살찐 사람에 대한 사회의 평가는 “게으르고 의지가 약하다”로 압축된다. 그런데 다이어트 책과 치료법이 넘쳐나는데도 정작 비만이 3배가량 더 증가한 현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저자는 21세기 신장 전문의들이 제시한 ‘비만 패러독스’를 들고나온다. 과도한 지방이 신장질환의 발병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증상 악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이는 뇌졸중이나 뇌출혈, 심근경색, 폐·간 기능 장애 등에도 적용된다. 저자의 관점에서 다이어트는 뇌의 심각한 에너지 위기와 같다. 다이어트로 몸 안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고 뼈나 근육의 감퇴, 심혈관계 질환,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영화 ‘타이타닉’으로 알려진 월드 스타 케이트 윈즐릿이 대표적인 사례다. 20년 이상 BMI 21을 유지하느라 ‘섭식 억제자’로 살아오면서 탈선과 방종, 이혼, 탈진과 재활센터 입원 등의 소식으로 가판대 잡지의 표지를 장식했다는 극단적인 분석까지 내놓는다. 저자의 주장에 방점을 찍는 것은 1944년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실시된 악명 높은 ‘굶주림에 관한 실험’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 36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진행된 굶주림 체험에서 참여자의 대부분은 공포와 우울증, 자살충동에 시달렸다. 뇌로 가야 할 포도당 공급이 급감한 탓이다. 그는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현대사회의 심각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들이 왜 뚱뚱할 수밖에 없는지를 의학적으로 설명한다. 나아가 영국의 학자 피켓과 윌킨슨의 스트레스 연구를 인용, 사회적 불공정과 체중이 상관관계를 드러낸다는 결론에 이른다. 빈부격차가 심한 미국에는 뚱뚱한 사람이 많은 반면 스웨덴과 핀란드에선 비만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비만을 벗어나기 위한 가장 좋은 치료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스트레스 조절을 첫손에 꼽으며 무방비 상태에 노출된 아이들을 먼저 돌보라고 강조한다. 가난의 비참함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사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 그녀’ 전도연

    ‘열린 그녀’ 전도연

    영문도 모른 채 말도 통하지 않는 대서양 외딴섬의 감옥에 갇힌 한 주부가 있다. 언제 나간다는 기약도 없이 불안감과 지독한 고독감에 홀로 떨었던 그녀가 마침내 법정에서 했던 말은 “저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였다. ‘집으로 가는 길’은 지난 2004년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운반범으로 오인돼 프랑스의 섬 마르트니크 교도소에 2년여간 수감된 한국인 주부의 실화를 다룬 영화. 전도연(40)은 이 사건의 주인공인 송정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영화는 개봉 첫날인 지난 11일 9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극중 정연은 넉넉지 못한 형편에 딸 하나를 두고 사는 평범한 엄마다. 남편 종배(고수)가 친구의 빚보증을 잘못 서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하자 고민 끝에 원석을 운반해주면 돈을 주겠다는 남편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가방 안에는 마약이 들어 있었고 그녀는 마약 사범으로 몰린다. 최근 만난 전도연은 결혼 이후에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는 정연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영화 ‘밀양’을 찍을 때는 제가 엄마가 아니었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지금은 다섯 살짜리 딸이 있어서 생활에서 얻은 감정들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되죠. 처음 시나리오를 통해 이 사건을 접하고는 화도 나고 답답했어요. 하지만 결국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죠.” 영화 속 정연은 주불 한국대사관의 무관심 속에 재판도 받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수감 생활을 이어간다. 현지 대사관 직원들은 서울에서 온 국회의원들의 뒷수발을 드는 데만 정신없고 정작 자신들의 임무인 재외국민 보호는 안중에도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그런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죠. 물론 이 작품도 처음에는 재외국민 보호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비판에서 시작됐지만 피해자를 가리는 것이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크게 보면 오히려 가족 영화에 가깝죠. 집으로 가고 싶은 여자, 아내를 데려오고 싶어하는 남자,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 등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으니까요.” ‘밀양’, ‘너는 내 운명’, ‘하녀’ 등에서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역할을 많이 했던 그는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 도미니카 공화국의 나야요 교도소에서 여성 수감자와 교도관 250여명이 엑스트라로 참여한 가운데 촬영을 마쳤고, 구타 장면은 물론 배고픔에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장면도 실감나게 연기했다. “주로 살인, 마약으로 수감된 사람들이었는데 절대 혼자 다니면 안 된다는 주의 사항을 들었고 스태프들끼리 꼭 뭉쳐서 다녔어요. 그런데 자기들끼리 리허설도 할 정도로 굉장히 촬영에 협조적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감정 표현이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정연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지쳐가고 감정이 무뎌진 것을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거든요. 특히 마지막 법정 장면에서는 제대로 서 있기 힘들 정도였고 결국 촬영 후 탈진했죠. 철 모르던 아줌마였던 정연이 2년 동안 고통스럽게 성장한 순간을 표현하는 그 순간이 정말 떨렸거든요.” 지난 2007년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전도연. 하지만 그녀는 그 이후 오히려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더 줄어들었다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 ‘카운트다운’의 흥행 부진으로 마음고생도 컸다. “전도연이 그렇게 부담스러운 여배우가 되어 있는 것이 힘들고 속상했어요. 큰 상을 받으면 좋은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더 많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죠. 저는 그 상을 제 연기 생활 중 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그 상을 절정이고 끝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국내외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만큼 늘 기대 이상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을 터. 그녀는 “그런 부담감 때문에 연기를 더 잘하려고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갖는다고 달라지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주름살이 그대로 보이고 초췌한 얼굴이 한눈에 드러나지만 연기에 대한 집중력은 뛰어나다. “이젠 모니터할 때도 연기 외적인 것들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아요. 그전에 아등바등했던 것들이 살면서 점점 중요하지 않게 느껴져요. 오십이 되는 것도 크게 두렵지 않고 나이 드는 것이 오히려 편안해지고 좋아요.” 딸아이에게는 엄한 엄마라는 전도연은 “쉴 때는 장 보고 아이 유치원 보내고 평범한 아줌마처럼 지낸다”면서 “아이를 통해서 성숙해지고 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작품 운이 좋은 자신을 ‘행복한 여자’라고 말하는 전도연. 그는 현재 이병헌과 액션 사극 ‘협녀:칼의 기억’을 촬영 중이다. “코미디를 비롯해 아직 해보지 않은 장르가 많아요. 앞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어요. 저는, 정말 열려 있는 배우니까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단식 보름째… 김미희 진보당 의원 탈진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정부의 정당해산 심판 청구에 반발해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 보름째인 20일 김미희 의원이 탈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재연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지난 며칠간 극심한 위염을 호소했던 김 의원이 결국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면서 “건강이 몹시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진보당 소속 의원 5명은 지난 6일 삭발을 한 뒤 국회 본청 앞에서 물과 소금만 먹으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다른 의원들도 몸무게가 8~9㎏씩 빠지고 저혈당, 고혈압 증세를 보이는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탈진 등에도 진보당 의원들은 단식농성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한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앞 농성장을 찾아 진보당 의원들에게 “건강을 조심하라”고 위로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김 대변인을 만나 위로의 말을 건넸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데스크 시각] 닭의 새끼가 발 벗었다고…/송한수 사회2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닭의 새끼가 발 벗었다고…/송한수 사회2부 부장급

    기억이 오롯하다. 1983년 요맘때다. 어느 여자대학교에 갔다. 비탈진 곳이었다. 꽤 많은 계단을 세며 올라갔다. 그러나 즐거웠다. 금남(禁男)의 철문을 뚫었다는 생각에 더했다. 이른바 도강(盜講)을 하러 옮긴 발길이다. 딴 여대에 몸담은 L 교수가 강사였다. 당대 최고의 지성으로 불렸다. 행동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따랐지만 나중에 문화장관까지 지냈다. 강의는 ‘덤’을 실마리로 풀어갔다. 우리 전통적 정서엔 ‘덤 문화’가 깊숙이 자리했다고 운을 뗐다. 그래서 정(情)이 그득한 민족이란다. 하나라도 더 얹어주려는 마음 씀씀이다. L 교수는 사례도 손꼽았다. 백화점 사탕 판매원 얘기다. A는 됫박에 불룩하게 담았다가 덜어냈다. B는 조금 적은 듯하게 담았다가 채웠다. 실제론 같은 양이다. 저울로 달아야 한다. 그런데 매출이 사뭇 달랐다. B가 손님을 더 모았다. 더 퍼줬다는 인상을 남긴 것이다. A는 거꾸로다. 올렸다가 깎은 셈. 고약한 이미지만 안겼을 터다. 당시 언론엔 기초질서 문제가 불거졌던 듯하다. 군사정권이 국민을 길들이느라 ‘질서, 질서’ 외쳤다. L 교수는 칼날을 세웠다. 짜맞춘 듯한 질서는 아예 우리네에겐 없단다. 적당한 무질서 또한 ‘덤 문화’가 가진 장점이라고 했다. 눈치껏 사정을 살펴 서로 양보하는 마음가짐, 웬만한 것엔 융통성을 발휘하는 여유를 사례로 들었다. 뾰족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덤 문화’가 나랏일에 얽히면 매우 나쁜 결과를 낳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공(公)과 사(私) 구분에 커다란 걸림돌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30년이 흘렀다. L 교수 얘기를 불러낸 까닭은 이렇다. 엊그제 취재원을 만났다. 식사하러 가는 길이었다. 낯선 교량인데 새로 지었냐고 물었다. “우리나라 높은 사람들은 예로부터 표시를 남기려고만 해요” 돌아온 대답이다. “무슨 뜻이죠” 되물었다. “글쎄, 바로 옆에 다리가 있는데 또 만들었지 뭡니까. 그러니 돈이 남아나지 않죠. 역대 대통령도 마찬가지예요. 자기 이름 석 자 새기려고, 돈을 마구 쓰니 결국 국민만 딱해집니다. 미래 대비는 헛말입니다. 복지를 둘러싼 난리 보세요.” 속담에 “닭의 새끼가 발을 벗으니 오뉴월만 여긴다”고 한다. 병아리가 맨발로 다니니 따뜻한 때로 안다는 뜻이다. 세상물정에 어둠을 뼈아프게 꼬집는다. 정부에선 경제가 좋다지만 국민 체감은 전혀 아니다. 무책임한 선심성 정책이나 예산 편성이 빚는 폐해는 덤 문화 때문에 생기는 개인적인 비리에 견줘 한층 크다. 심각성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정책 최일선인 기초지자체마다 심각한 재정난을 앓는다. 그런데 정부 예산은 광역자치단체로, 광역단체에선 기초단체로 흐르지 않는다. 따로 노는 꼴이다. 자신들의 이름을 빛내려는 것인가. 무엇이 불요불급하며 무엇이 필수불가결인지 순위를 잘 매겨야 함은 물론이다. 진짜 국민을 웃게 하려면 일만 벌일 게 아니라 정책을 잘 알려 제대로 구현해야 한다. 기왕 벌인 일을 잘 갈무리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한 가지 이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한 가지 해로운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고, 한 가지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한 가지 일을 줄이는 것만 못하다(興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800년 전 몽골 제국의 한 재상이 남긴 말이다. onekor@seoul.co.kr
  • 내연남과 여경의 ‘어긋난 사랑’

    내연남과 여경의 ‘어긋난 사랑’

    내연남의 은행빚을 갚아주기 위해 직접 사건을 꾸며 ‘셀프 수사’를 진행한 40대 여성 경찰이 직권 남용죄로 징역을 살게 됐다. 13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내 한 경찰서 소속 여경 A(47)씨는 지난해 말 지인의 소개로 알게된 인터넷매체 기자 B(40)씨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B씨는 5년 전에 이혼한 아내가 브로커 소개로 지방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경기도에 빌라 2채를 샀는데 재개발 지연으로 손해를 봤다며 A씨에게 털어놨고 이들은 곧 범행을 공모했다. A씨는 대담하게 자신이 직접 수사를 진행하면서 과다 대출로 비싼 이자를 받아간 은행 직원에게 합의금을 받아내기로 했다. 지난 1월 말 B씨는 가짜 주소를 기재한 진정서를 만들어 A씨에게 건넸고 A씨는 윗선에 보고조차 하지 않고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에 무단 접속해 내용을 입력한 뒤 사건을 자신에게 배당하는 ‘셀프 수사’를 감행했다. 이들은 2개월 후 B씨 전 처에게 돈을 대출해 준 은행 여직원들을 찾아갔고 A씨는 “감정평가도 없이 대출한 건 잘못이다. 업무상 배임이다”라고 으름장을 놓았다.B씨도 은행원들에게 자신을 중앙일간지 기자로 속이고 “이 정도 사건이면 언론에 나간다”며 진정서를 낸 사람과 합의하라고 옆에서 종용했다. 이틀에 걸쳐 조사를 진행하며 은행원들이 탈진에 이르기도 했다고 세계일보는 보도했다. 이들의 범행은 A씨가 서울 구로동 일대에서 보도방 불법영업을 단속하면서 노래방 도우미 등에게 수백만원을 뜯어낸 사실이 업주 신고로 적발되면서 들통이 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상호 판사는 공동공갈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B씨에게는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기업 탐방-국립공원관리공단] “내년 10월 원주로 청사 이전땐 직원복지 향상”

    [공기업 탐방-국립공원관리공단] “내년 10월 원주로 청사 이전땐 직원복지 향상”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원공단)은 출범 26년 만에 숙원이던 단독청사를 갖게 됐다. 직원들이 더욱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에 신경을 쓰겠다.” 국내 21개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공원공단 박보환 이사장은 재임기간 동안 본부의 차질없는 지방 이전과 직원들의 복지 향상에 힘쓰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취임 한 달(10월 25일)을 맞은 박 이사장을 서울 마포구 공덕동 공원공단 본부 집무실에서 만나 대담을 가졌다. 취임 후 국립공원 현장을 둘러봤지만 아직도 못가 본 곳이 더 많다며 바쁘게 보낸 일상도 소개했다. 한 해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이 400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재임 중 탐방객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잘못된 탐방문화를 바로잡는 데도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무등산이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추가로 또 어떤 곳이 될 수 있고,국립공원이 되면 어떤 장점이 있나. -현재 광양 백운산, 대구 팔공산, 강화 갯벌 등에 대한 국립공원 지정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생태 지역이면서 국민들이 즐겨찾는 여가·휴양 장소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탐방객이 늘어나고 정부 차원에서 탐방 기반시설을 확충하게 된다. 지역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게 되고 사회·경제적인 수익 창출도 활발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에 ‘입산시간 지정제’를 시행 중인데 효과는. -탐방객의 안전과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1998년부터 국립공원의 야간 산행을 금지했다. 과거에는 일몰부터 일출 두 시간 전까지 출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탐방로 구간별로 왕복시간과 숙박이 가능한 대피소까지의 이동 시간을 고려해 입산 시간을 정했다. 특히 고산지대에 위치한 대피소를 예약하지 않은 탐방객들에게는 입산 제한시간이 더욱 빨라졌다. 지난 3년간 지리산에서 연평균 28건의 안전사고가 야간에 발생했다. 그런데 입산시간 지정제 덕분에 올해는 현재까지 7건에 그치고 있다. →전체 국립공원의 사고 발생 건수와 예방대책은 무엇인지. -국립공원은 험준한 산악 지형이 많아 사고 위험이 높다. 지난해 전국 국립공원에서 248건의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했고, 이 중 16명이 사망했다. 체력을 생각하지 않은 무리한 산행으로 탈진과 부상 사고도 많다. 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은 추락사와 심장마비였다. 설악산이나 지리산과 같은 험준한 곳을 안전하게 탐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와 일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달부터 전국 국립공원 탐방로 1700여㎞에서 ‘탐방로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매우 쉬움’부터 ‘매우 어려움’까지 5단계 등급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사전에 참조하면 좋다. 지리산 천왕봉이나 설악산 대청봉처럼 탐방객이 몰리는 고산지대 69곳에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환자를 소생시킬 수 있는 ‘심장제세동기’를 설치했다. 또한 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조를 위해 추락 위험지구나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구간에 안전요원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올가을부터는 안전 모니터 봉사단도 운용 중이다. 탐방객들이 산행 중에 위험 요소를 발견해서 신고하게 되면 봉사시간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공원공단 직원들이 순찰 중에 발견하지 못한 위험 요인을 찾아내고 대처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원공단 본부가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들었는데 언제 어디로 가는지. -현재 계획으로는 내년 10월까지 강원도 원주로 이사를 할 예정이다. 전국 20개(한라산 제외) 국립공원에 28개 사무소를 두고 있는 공원공단 조직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단독 청사를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자긍심도 크다. 원주 혁신도시 1만 2200㎡ 부지에 연면적 9300㎡의 건물을 세워 165명의 본부 직원이 근무하게 된다. 단독청사는 직원들의 복지·휴식 공간도 충분히 확보돼 근무 여건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준정부기관 가운데 공원공단의 평균 임금이 하위권인데 개선 방안은. 전국 국립공원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임금 수준도 낮지만 자녀 교육이나 생활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 가족들은 주변 도시에 거주하고 본인만 근무지 근처에서 방을 따로 얻어 생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집 살림을 하기 때문에 주거비 지출이 많아져 급여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따라서 급여를 인상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별도 생활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전용관사를 늘리는 것도 절실하다. 오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재임기간 중 최우선적으로 할 생각이다. →‘생태나누리 사업’은 무엇이고 수혜 대상은 어떤 사람들인가. -국립공원은 모든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지만 생활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찾기란 쉽지 않다. 생태나누리 사업은 저소득층이나 다문화가정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국립공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태복지 서비스의 하나이다. 이 사업은 숙식이나 이동에 따른 교통비 등을 기업이 후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2009년 처음 제도가 시행될 때 230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올해는 후원금이 9억원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131개 기업이 18억원을 후원했고 5만명이 넘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었다. →연차적으로 ‘생태탐방 연수원’을 건립한다는 계획은. -청소년들이 국립공원의 자연생태를 체험하고 환경성 질환자(아토피 등)들이 자연 치유의 기회를 갖도록 주요 국립공원에 생태탐방 연수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미 2011년에 북한산 도봉지구에 연면적 3000㎡ 규모로 연수원이 완공돼 문을 열었다. 올해 9월에는 지리산 화엄지구에 두 번째 연수원을 착공했다. 2015년까지 설악산과 소백산, 한려해상 거제·통영 지구에도 연수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국립공원 지정 명품마을이 여러 곳 있는데 어떤 효과가 있나. -명품마을 조성은 국립공원 지역 주민들에게 자연을 잘 보전하면 이익이 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도록 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과거에는 규제 중심의 공원관리 행정으로 인해 국립공원 직원들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컸던 게 사실이다. 명품마을 지정을 통해 주민들이 국립공원에 살면 자랑스럽고 소득도 올릴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해 주고 있다. 2010년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관매도 명품마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9곳을 조성했다. 2017년까지 명품마을을 18곳까지 늘릴 예정이다. →국제적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노력이 활발한데 공원공단의 역할은. -생물다양성 확보는 자연환경보전이 절대적이고 국경을 초월해서 국제적인 협력도 필요하다. 공원공단은 2004년 코스타리카 공원관리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핀란드, 뉴질랜드, 호주, 인도네시아 공원관리청과도 협약을 맺었다. 외국의 공원관리청과 활발한 교류를 위해 각 나라의 공원관리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명품마을 조성이나 종 복원사업 등과 같은 업무에 대해서도 협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유엔환경개발기구(UNEP)에 직원을 파견해서 생물다양성 업무를 지원하고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도 협약을 맺었다. 올해부터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생태 보호지역을 인증해 주는 ‘녹색목록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국내 멸종위기 동물들에 대한 복원 사업은 어떻게 돼 가나. -2004년 지리산에서 처음으로 대형 포유류인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이 시작됐다. 2020년까지 자체적으로 서식이 가능한 개체수인 50마리까지 늘리는 것이 1차 목표인데, 현재 새끼를 포함해 29마리가 잘 적응하며 살고 있다. 방사된 반달곰들의 자연 출산이 이어지면서 나름대로 성공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산양 복원 사업은 설악산, 오대산, 월악산 등 백두대간을 따라 자유롭게 왕래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서식지 보호와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역 간 교환·방사도 하고 있다. 여우 복원사업은 지난해 처음으로 한 쌍을 소백산에 방사했는데 실패했다. 올해 다시 세 쌍을 방사했고, 자연 적응 상태를 모니터링 중이다. 한 번 멸종된 생물종을 복원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는 점을 이해하고 인내하며 기다려줄 것을 당부드린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박보환 이사장은 ▲1956년 경북 청도 출생 ▲경북고,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18대 국회의원(경기 화성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원내 부대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분과 위원
  • [공기업 탐방-국립공원관리공단] 山 타는게 이젠 편해… 느낌 아니까

    [공기업 탐방-국립공원관리공단] 山 타는게 이젠 편해… 느낌 아니까

    ‘탐방로 등급제’는 경사도, 거리, 노면상태, 소요시간 등에 따라 ‘매우 쉬움’, ‘쉬움’, ‘보통’, ‘어려움’, ‘매우 어려움’ 등 5개 등급으로 분류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빈번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탐방객 스스로 신체 조건과 체력에 적합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공원공단은 지난 2년간 1700여㎞의 탐방로에 대한 위성위치추적(GPS) 측량을 통해 경사도와 폭, 거리, 노면상태 등을 조사했으며 이를 근거로 난이도를 분석해 탐방로의 등급을 매겼다. 국립공원에서 발생되는 사고의 대부분은 무리한 산행 때문이다. 심장 돌연사나 골절, 탈진과 같은 사고도 빈번하다. 공원공단은 ‘탐방로 등급제’ 시행으로 등산객들이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도록 안내함으로써 안전사고 발생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탐방로 등급 정보는 공단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주요 탐방로 입구에 설치된 안내 표지판을 참고하거나 탐방지원센터와 공원지킴터 등에 문의해도 알 수 있다. 전체 탐방로 중 가장 많은 등급은 ‘보통’으로 전체 탐방로의 69%인 1170여㎞, 교통 약자도 무난히 이용할 수 있는 ‘쉬움’ 등급 이하의 탐방로는 전체 탐방로의 13%인 220여㎞로 분석되었다. 또한 등산 숙련자에게 적합한 ‘어려움’과 ‘매우 어려움’ 등급의 탐방로는 각각 15%, 3%인 250여㎞, 50여㎞로 나타났다. 공단 환경디자인부 이진범 부장은 “‘매우 어려움’과 같은 난이도가 높은 탐방로를 산행할 때는 땀을 너무 많이 흘리지 않도록 중간중간 적절한 휴식을 취하며 수분을 보충해 주고, 탈진하지 않도록 걸어가며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면서 “특히 급변할 수 있는 고지대 기상상황을 고려해 등산복이나 등산화를 여벌로 준비해 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지역색 살린 둘레길 브랜드화 열풍

    지역색 살린 둘레길 브랜드화 열풍

    인천의 ‘쇠뿔고개길’, 부산 동구 ‘이바구길’, 충북 제천 ‘청풍호 지드락길’, 대전 서구 ‘갑천누리길’…. 전국에 ‘둘레길’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관광 산업 육성 방안으로 지역특성을 반영한 둘레길 조성 및 브랜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1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자체의 ‘둘레길’ 관련 상표는 지난 2009년 경기도 시흥의 ‘늠내길’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년간 모두 97건이 출원됐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1~9월 모두 42건에 달한다. 지난해 출원건수(23건)를 벌써 82.6% 초과했다. 9월 현재 등록건수는 합천군의 해인사 소리길 등 75건이다. 둘레길 조성 및 관련 상표 출원이 활발한 것은 제주 올레길이 성공한 데 따른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가를 즐기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자 하는 웰빙과 힐링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지역의 관광명소로 활용하려는 전략이 더해졌다. 조성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도 활성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둘레길 명칭은 지역의 지리적 또는 역사적 특성 등을 반영하고 있다. 여수의 금오도 비렁길은 금오도의 비탈진 해안절벽에 설치된 길이고, 부산의 갈맷길은 갈매기를 보며 걷는 길을 의미한다. 역사적 특성을 반영한 둘레길로는 충북 괴산군의 ‘양반길’, 경남 김해의 ‘허왕후 신행길’ 등이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야생동물·지뢰밭 피해서… ‘황제’ 상황버섯 찾는 험난한 여정

    야생동물·지뢰밭 피해서… ‘황제’ 상황버섯 찾는 험난한 여정

    악산(惡山)이라 불리는 곳에서 맨몸으로 부딪혀 자연과 싸우는 이들이 있다. 바로 상황버섯 채취꾼들이다. 1000m가 넘는 고지대, 그중에서도 서늘하고 습도가 높은 곳에서만 서식하는 상황버섯은 산삼보다도 더 발견하기가 어렵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가야만 겨우 만날 수 있는 야생 상황버섯. 그러다 보면 산 곳곳에서 뱀과 마주치기도 하고 깊숙한 산을 헤매다 지뢰밭을 만나기도 한다. 이들은 오로지 밧줄 하나에 의지해 수십m 높이의 나무에 오르기도 하고 한 발짝만 잘못 디뎌도 목숨을 잃을 만큼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해야 한다. 그래도 7일간의 여정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온 몸이 탈진 상태에 이른 이들 앞에 드디어 버섯의 황제라 불리는 상황버섯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30일과 31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되는 EBS ‘극한직업’에서는 하늘이 허락한 자연의 선물이라 불리는 야생 상황버섯 채취를 위한 험난한 여정을 따라가 본다. 해발 1400m 인적이 드문 곳을 향해 출발하는 버섯 채취꾼들. 이들에게 하루 평균 10시간의 산행은 기본이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지만 상황버섯은 좀처럼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상황버섯을 채취하던 이들은 습도가 높은 북쪽을 찾아갔다가 뜻하지 않게 독사를 만난다. 그러나 시련을 뚫고 이들은 기회를 거머쥔다. 마침내 상황버섯을 발견하게 된 것. 천신만고 끝에 큰 수확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첫날밤, 멧돼지의 흔적을 발견하고 또다시 위험에 휩싸인 이들은 야생동물을 피해 겨우 쉴 자리를 만든다. 그제야 두 다리를 뻗고 볶은 쌀로 끼니를 때운다.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상황버섯 채취에 나선 사람들은 점점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가다 또다시 예기치 못한 위기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이들이 들어선 곳에는 지뢰 위험 지역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자연과의 싸움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상처 가득한 몸으로 산행하던 도중 그들은 또 하나의 상황버섯을 발견한다. 이처럼 자연이란 때로는 시련을, 때로는 기쁨을 안겨주는 존재다. 산을 헤매다 1000m 절벽 위에 도달한 이들은 습기를 머금고 자란 야생 석이버섯을 발견한다. 석이버섯 채취를 위한 외줄타기가 시작되고, 고생한 이들 앞에는 더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산삼과 15년생 상황버섯이다. 자연과의 길고 긴 숨바꼭질 속에서도 포기를 모르는 끈질긴 삶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희망버스 등 100여명과 몸싸움… 경찰, 11명 연행

    희망버스 등 100여명과 몸싸움… 경찰, 11명 연행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가 반대 주민들과 경찰이 대치하는 가운데 이틀째 진행됐다. 곳곳에서 충돌이 일어나 10여명이 다치고 1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한국전력은 3일 밀양시 4개 면에 건설할 송전탑 52기 가운데 전날 공사를 재개한 5곳에서 작업을 이어 갔다. 이날도 경찰의 보호 아래 한전 직원과 시공사 직원 등 286명이 오전 6시부터 부지 정지와 방호 울타리 설치, 기초 굴착 등을 진행했다. 단장면 단장리 등에 있는 현장사무소 및 야적장에서 헬기를 이용해 자재 등을 공사 현장으로 공중 수송하는 작업도 병행됐다. 경찰은 단장면 고례리 84, 89번과 사연리 95번, 상동면 도곡리 109번, 부북면 위양리 126번 등의 송전탑 건설 현장 5곳에 1~3개 중대씩 모두 11개 중대 1000여명을 배치했다. 밀양시는 전날 철거하려다 실패한 단장리의 송전탑 공사 사무소 앞 움막에 대한 철거를 시도해 주민 등 100여명과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일반 시민과 대학생, 사회단체 회원 등 30여명이 희망버스를 타고 이날 새벽 밀양에 도착한 뒤 움막 근처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활동에 참여했다. 움막에서 밤샘을 한 주민들과 외부 단체 활동가 등 100여명은 움막 앞 공사 자재 야적장에서 헬기가 자재를 수송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로에 드러눕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위양리 126번 송전탑 현장 인근에서는 주민 김영자(57·여), 성은희(52·여), 신난숙(50·여)씨 등 3명이 단식 농성을 벌였다. 김씨는 호흡곤란과 탈진 등의 증세로 병원에 이송됐다. 상동면 금오마을 이장 박정규(52)씨도 상동역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한전 직원이 야간작업을 위해 현장으로 진입하던 오후 6시쯤에는 이를 저지하려던 주민, 사회단체 회원과 경찰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한전 직원 김모(42·여)씨가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공사를 재개하지 않은 화악산 중턱 127번 송전탑 건설 현장 주변에는 지난 추석 전부터 주민 10여명이 무덤으로 삼겠다며 깊이 2m의 구덩이를 파 놓고 서로 쇠사슬로 몸을 묶은 상태로 움막에 머물며 공사 저지를 준비했다. 화악산 중턱에 있는 평밭마을로 가는 진입로 입구에서도 주민 20여명이 농기계와 노끈 등으로 도로를 막아 놓고 접근을 통제했다. 이날 경찰은 공사 현장 주변 자재 야적장 울타리를 뜯고 안으로 진입을 시도한 김모(35)씨 등 사회단체 회원 7명을 포함, 모두 11명을 업무방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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