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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이 안전? 전부 거짓말” 고이즈미, 아베에 직격탄

    “원전이 안전? 전부 거짓말” 고이즈미, 아베에 직격탄

    일본이 지난달 11일 센다이 원전 1호기를 시작으로 원전 재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 내각의 원전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승으로 불리는 고이즈미 전 총리는 13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전은 안전하고 가장 비용이 싸고 깨끗한 에너지’라는 정부와 전력회사, 전문가들의 말은 전부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민당이 공약과 다른 방향(원전 재가동)으로 가는 것은 유감이며 전력회사, 철강, 건설업계의 이해관계를 넘어설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정치”라면서 아베 정권이 원전 추진론자들의 영향을 받은 것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일본의 대형 지진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원전의 안전성 유지와 핵폐기물 처리에 막대한 비용이 들며 원전 가동은 대체에너지의 확산을 막는다”고 말했다. 또 “지난 2년 동안의 정전 사태 없는 원전 가동 중지 경험은 원전 제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총리 재임 중 원전 정책에 대해 그는 “앞서 원전을 추진했던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논어에서도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총리 경험자로서 달아날 일이 아니며 원전 반대 운동을 다짐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올 3월 전직 총리들이 아베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아베 총리에게 원전 제로를 결단하라고 촉구했으나 “아베 총리가 쓴웃음을 지으며 듣기만 했다”고 전했다. 2013년 가을부터 ‘탈원전’을 주장하는 공개 강연을 하는 등 원전 반대 운동을 벌이는 그는 “강연 등을 통한 원전 반대 운동은 가치가 있으며 계속해 나가겠지만 정계 복귀는 절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가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2006년 9월 총리 퇴임 후 처음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원전 13개 수명 임박… 경제성 타격 우려

    한국수력원자력이 16일 이사회를 열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수명 연장을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산 기장군 원전 고리 1호기 폐로는 최종 확정됐다. 고리 1호기는 2017년 6월 18일 남은 수명 기간까지만 가동하고 이후 해체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하지만 원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지난 12일 국가에너지위원회의 폐로 권고 결정과 이에 따른 한수원의 판단이 합리적 결정이었느냐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도하는 원전 해체기술센터를 유치하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한수원은 이날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재적위원 10명 가운데 8명의 찬성으로 고리 1호기의 계속 운전 신청을 하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2017년 6월까지 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영구 정지와 해체 준비 태스크포스도 구성하기로 했다. 부산·울산 등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들은 “국민 안전을 위한 당연한 결과”라며 조기 가동 중단을 촉구했지만 폐로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상당수 원전 전문가들은 고리 1호기가 계속 운전에 있어 안전성·경제성에 문제가 없는데도 폐로를 결정한 것은 앞으로 다가올 월성 1호기(2022년), 고리 2호기(2023년) 등 설계수명이 다하는 원전들이 향후 20년간 13개나 나오는 상황에서 경제성 하락과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현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요즘 원전들은 대부분 설계수명이 60년으로 기술적 이상이 없다”면서 “기술적 안전성, 사고 시 대처능력 등 합리적인 의사 결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고리 1호기와 똑같은 미국 키와니, 포인트비치 원전의 설계수명을 40년에서 추가 20년 연장해 60년까지 가동을 승인했다. 한수원은 2007년 당시 계속운전을 승인받기 위해 설비투자비 2976억원을 쏟아부었으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에도 281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정부가 밝힌 원전 한 기당 해체 비용은 최소 6000억원으로 향후 수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가 원전산업 발전을 위한 해체산업 투자를 공개 천명하자 지방자치단체는 너도나도 ‘탈원전’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원전해체센터 유치전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미래부에 ‘원자력 시설 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 건립 의향서를 제출한 지자체는 부산, 울산, 대구, 광주, 경북, 강원, 전북, 전남 등 8곳이나 된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 정치권도 일제히 원전해체센터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 것으로 보여 지역 간 ‘핌피’(PIMFY) 현상은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日 정치 거물들 ‘아베 역사관’에 돌직구

    日 정치 거물들 ‘아베 역사관’에 돌직구

    최근 일본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아베 신조 정권의 과거사 대응에 일침을 가한 가운데 일본 정치계의 거물들도 잇따라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에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승’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지난 11일 후쿠시마현에서 탈원전을 주제로 강연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베 총리가 패전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아베 담화’에 대해 “특별히 10년마다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소란스럽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아베 담화가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라는 역대 담화의 키워드를 포함할지를 놓고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베 담화가 국제사회의 반발을 낳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총리가 다양한 방면의 의견을 들으면서 판단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총무회장도 같은 날 도쿄에서 열린 강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도 아주 할 말이 많지만 해결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독일의 메르켈 총리에게서도 ‘제대로 하라’는 말을 들었다. 모든 기관과 협력해서 하루빨리 정상적인 모습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니카이 총무회장은 자민당 11선 중의원으로 경제산업상을 3차례 역임한 바 있으며 당내에서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인사로 꼽힌다. 니카이 총무회장은 또 지난달 서울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을 때 위안부 문제가 거론됐다고 언급하며 “지금 시대에 빨리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통령에게 ‘(이 문제는) 해결됐다’고 외교관처럼 말해서 길이 열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니카이 총무회장의 이날 발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사실상 반박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한편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 등 일본 정계 원로 10여명은 지난 11일 모임을 발족하고 아베 총리에게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라고 촉구했다고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원전사고 예측 불가…동일본대지진 계기로 탈원전 결정”

    9일 오전 7시 일본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곧바로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메르켈 총리는 도쿄 고토구에 있는 일본과학미래관을 방문해 혼다가 개발한 2족보행로봇 ‘아시모’를 만났다. 메르켈 총리는 아시모가 “총리는 축구를 좋아한다고 들었습니다”라고 영어로 말을 건넨 뒤 공을 차고 달리자 웃는 얼굴로 박수를 보냈다. 또 차세대 태양전지를 연구하는 과학자를 만나 설명을 들었다고 NHK는 보도했다. 물리학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메르켈 총리는 과학기술 정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흥 단결하는 日 국민에 감명” 메르켈 총리는 이후 도쿄 쓰키지에 있는 하마리큐 아사히홀에서 강연회를 가졌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대해 “(사고의 영상이) 지금도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며 “일본 국민이 단결해서 부흥에 임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종전 에너지 정책을 바꿔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고 대체에너지 개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메르켈 총리는 “나는 오랜 세월 평화적인 핵 이용을 지원해 온 입장이었다”며 탈원전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훌륭한 기술 수준을 지닌 일본에서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정말로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독일 언론들은 메르켈 총리의 일본 방문 보도에서 원전 폐기 이슈를 비중있게 다뤘다.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메르켈 총리가 원전의 단계적 철수 정책을 선전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강연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오늘 日 여성 리더와 의견 교환 메르켈 총리는 10일에는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 대표와 면담을 하고 일본의 여성 리더와 만나 의견 교환의 자리를 갖는다. 또 독일 자동차 생산업체 다임러벤츠의 자회사인 미쓰비시후소 트럭·버스제작소를 시찰한 뒤 오후 하네다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오른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씨줄날줄] 석유 부국의 원전과 창조경제/구본영 논설고문

    며칠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이 스마트 원전 수주에 사실상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우리 기술로 중소형 원자로 2기를 열사의 땅에 짓게 된다는 것이다. 세계적 경기 불황 국면에서 박근혜 정부가 2조 2000억원 규모의 원전을 수출한다니 ‘제2의 중동붐’을 점화시켰다는 차원에서의 의미도 작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석유 부국 사우디의 행보다. 축적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는 역발상의 자세를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우디가 당장 뭐가 아쉬워 원전을 세우려 했겠는가. 어디든 시추공만 뚫으면 석유가 펑펑 쏟아지는 마당인데 말이다. 그런데도 사우디가 원전 건설에 팔을 걷어붙인 데는 더는 석유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절실함이 배어 있는 셈이다. 사실 사우디 정부의 이런 위기 의식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을 지낸 자키 야마니 전 석유장관은 “석기시대가 돌이 모자라서 끝난 게 아니다”라며 탈석유시대에 대한 대비를 입에 달고 다녔지 않는가. 물론 우리는 이번에 ‘원전 강국’의 위상을 재확인하긴 했다. 지난 정부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에 이어 현 정부가 전력 생산과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기능을 겸비한 스마트 원전으로 사우디 정부의 조달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성공하면서다. 하지만 모처럼 ‘세일즈 외교’에 개가를 올렸다고 우쭐하고만 있을 때도 아니다. 엊그제 북한이 섬뜩한 대남 메시지를 보내왔다. 대남 선동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전쟁이 나면 3일 만에 속전속결할 것이고 원전이 많은 남한은 폐허가 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다. 다만 이는 짐짓 불안감을 조성해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둘러싼 남남 갈등을 부추기려는 심리전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되긴 한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은 차치하고 여하한 상황에서라도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기술 혁신의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도 천재지변이 도화선이었지만, 기술적 허점이 화를 키웠지 않는가. 더 나아가 지금이야말로 언젠가는 올지도 모를 ‘탈원전시대’에도 미리 대비할 때인 듯싶다. 적어도 ‘창조경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정부라면 말이다. 물론 현재로선 원전보다 더 경제적인 에너지원이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원전은 한 번 만들면 30∼60년밖에 쓸 수 없기에 폐로 문제는 이미 인류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우리의 경우 월성 1호기는 한 차례 수명 연장이 결정됐지만,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풍랑이 잔잔할 때는 돛을 고쳐야 한다는 격언이 있다.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발족 등을 서둘러 원전 해체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그야말로 창조적 발상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떠도는 피난민 23만명… 부흥주택 완공률 14%

    떠도는 피난민 23만명… 부흥주택 완공률 14%

    규모 9.0의 강진, 쓰나미, 뒤이은 원전 사고…일본 최악의 재해로 기록된 동일본대지진이 오는 11일로 4년째를 맞는다. 일본은 2016년까지 5년간을 ‘집중 부흥 기간’으로 삼고 피해 지역인 미야기·이와테·후쿠시마 3개현의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동일본대지진의 상처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3일 일본 부흥청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현재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피난민은 전국에 약 22만 9000명이다. 이 중 당초 2년 기한이었던 가설주택에 아직도 살고 있는 사람이 8만 9327명(지난해 9월 기준)에 달한다. ‘집중 부흥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피해 복구는 요원하다. 재해 폐기물 처리만 99% 완료됐을 뿐 주택 등 인프라 재건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국가와 지자체가 지어주는 부흥주택의 경우 완공률이 14%에 그칠 정도다. 정부는 당초 2만 1895호(후쿠시마현 제외)를 지으려 했으나 지난해 9월 말 현재 완공된 것은 3057호에 불과하다. 지난 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부흥주택 건설을 위해 피해를 입은 3개현과 62개 시초손(기초자치단체)에 할당된 부흥교부금 1조 4000억엔(약 12조 8000억원)이 택지 조성과 주택 건설의 지연으로 아직도 사용되지 않고 있다. 미야기현의 한 담당자는 신문에 “용지 매수가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 지역의 주요 산업인 농·어업도 복구율이 각각 70%와 55%에 머무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지역에서 난 농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됐을지도 모른다는 ‘풍문 피해’다. 부흥청에 따르면 재해지의 약 90%에서 어획이 가능해져 재해 전 어획량의 약 70%를 회복했지만, 방사능 오염 우려 때문에 판로가 막혀 피해 3개현의 수산물 가공업자 중 매출이 재해 직전 수준으로 오른 비율이 8%밖에 되지 않는다. 인프라 구축같은 ‘하드웨어’도 문제지만,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같은 ‘소프트웨어’의 복구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동일본대지진이 가져온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계기로 일본 내에서는 탈원전과 원전 재가동 주장이 첨예하게 맞붙고 있다. 아베 신조 정권은 ‘아베노믹스’ 성공을 위해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원전 재가동’을 명시하는 내용을 담은 새 에너지기본계획을 각의(국무회의) 결정하며 원전 재가동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9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가고시마현 센다이원전 1·2호기에 재가동 합격 판정을 내린 데 이어 지난달 12일에는 후쿠이현 다카하마원전 3·4호기에도 합격 판정을 내렸다. 일본 내의 원전 54기는 2013년 9월 15일 이후 단 1기도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이르면 올해부터 원전이 재가동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원전 사고 4년이 지난 지금도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도 세우지 못하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반면교사로 삼아 일본을 ‘탈원전 국가’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지난 2일에는 원전 사고로 큰 피해를 본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가 ‘탈원전 도시’를 선포해 주목받기도 했다. 사쿠라이 가쓰노부 시장은 “원전 사고의 과실을 확실히 역사에 새기고 새로운 미나미소마시를 만들도록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는 도시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면서 2030년까지 시내에서 소비되는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에서 얻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북쪽으로 약 10㎞ 떨어진 미나미소마시는 원전 사고로 인해 주민 6만명 이상이 피난 생활을 했다. 또 지난해 5월 탈원전을 주장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자연에너지 추진회의’를 설립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도 동일본대지진 4주년을 맞는 11일 후쿠시마현 기타카타시에서 ‘일본이 걸어야 할 길’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계획하고 있는 등 탈원전을 주장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설] 고리 원전 1호기 수명 재연장 신중해야

    고리 원전 1호기 수명 재연장 논란이 뜨겁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처음으로 상업 운전을 시작한 이후 2007년 설계수명(30년)이 만료됐지만 2008년 다시 운영 승인을 받아 가동 수명이 10년 연장된 상태다. 설계수명 연장 만료 시한을 앞두고 있는 만큼 수명 재연장을 둘러싼 원전 당국과 시민사회의 힘겨루기도 한층 거세지는 양상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 수명 재연장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지만 오히려 논란의 불씨는 더욱 커지고 있다. 고리 1호기가 가동 중 무려 130차례나 고장 사태를 빚었다는 점은 예사로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고리 1호기가 폐쇄로 가닥이 잡힐 경우 원전폐쇄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기도 한다. 최근 신규 원전 건설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는 등 탈원전 흐름이 뚜렷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원전정책의 생명은 국민의 안전이다. 고리 1호기 자체의 구조적 취약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원전 사고·고장 건수의 20%가 고리 1호기에서 발생했다. 2013년에는 계획예방정비를 받고 재가동에 들어간 지 50여일 만에 또 말썽을 일으켜 불안감을 더해 주기도 했다. 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조차 하기 어려운 위태위태한 노후 시설인 것이다. 이쯤 되면 폐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핵심 부품을 교체하고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수준에서 수명을 재연장하는 것이 과연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고리 원전 위험 반경 30㎞ 안에는 300만명이 넘는 인구가 밀집돼 있다. 만약에 사고라도 난다면 그 치명적인 위험성은 가히 재앙 수준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원전 주변 주민은 물론 각종 안전사고에 가위 눌리듯 살아가는 국민의 일상적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섣불리 수명 재연장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 전력 수급 문제가 제일의적(第一義的)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설비용량이 58만㎾인 고리 1호기의 전력수급률은 0.7%로 폐쇄된다 해도 전력 수급에 별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부산·울산·경남 지역 국회의원 27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7명 중 16명이 고리 1호기 수명 연장에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주목할 만하다. 원전 문제는 정치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원전정책은 안전 사회를 염원하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처리해야 마땅하다.
  • 여름 전력피크 넘긴 日… ‘원전제로’ 100% 입증

    여름 전력피크 넘긴 日… ‘원전제로’ 100% 입증

    일본 내 48개 원전이 가동을 정지한 지 15일로 1년이 됐다. 일본에서 원자력 발전이 시작된 1966년 이후 처음으로 ‘원전 제로’ 상태로 여름 전력 수요 피크를 넘기며 탈원전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정부가 원전 재가동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원전을 둘러싼 갈등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해 9월 15일 후쿠이현의 오이원전이 점검을 위해 가동을 정지하면서 원전 제로 상태에 돌입했다. 전력 수요가 절정에 다다르는 여름을 맞아 일본의 10개 전력회사 중 원전 의존도가 높은 간사이 전력과 규슈 전력에서 전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에너지 절약과 화력발전소의 활용 등으로 전력 수급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수도인 도쿄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도쿄전력만 해도 지난 7~8월 전력 사용률을 보면 ‘약간 심각’ 수준인 90%를 넘은 날은 단 8일에 불과했고, ‘심각’ 수준인 95%를 넘는 날은 하루도 없었다고 가나가와신문이 보도했다. 시민단체인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의 이다 데쓰야 소장은 “실온 28도 설정을 철저히 지켜 큰 절전 효과를 얻었고, 각 기업이 열병합발전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대처를 했다”면서 “원전 없이도 전력 수급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지난 2월 새 에너지 기본계획 정부안에 ‘원전 재가동’을 명시하는 등 정부와 집권 자민당이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어 이르면 올겨울 원전 제로 상태가 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원자력규제위원회가 가고시마현 센다이원전 1, 2호기의 안전대책이 동일본대지진 이후 새로운 규제 기준에 적합하다고 인정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의 동의 등을 얻으면 재가동이 가능해졌다. 규제위는 센다이 원전에 이어 후쿠이현의 다카하마 원전 3, 4호기 등의 심사를 추진하는 등 원전 재가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성에 대한 뿌리깊은 우려와 지진 등과의 복합 재해에 대한 대응 같은 피난 계획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설] 지자체 ‘탈원전’ 주민투표 시비 걸 일 아니다

    또다시 원전 논란이다. 강원 삼척시가 원전 유치 신청 철회를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하자 정부가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삼척시는 2012년 경북 영덕군과 함께 정부의 신규 원전 예정지로 지정 고시됐다. 삼척시 의회가 엊그제 주민투표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에 따라 삼척시가 오는 10월 1일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안전행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 유치 신청철회도 국가사무인 만큼 주민투표의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주민투표법(제7조)에는 ‘국가사무는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라고 규정돼 있다. 이 같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정면 충돌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후보 시절 삼척 원전 백지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김양호 삼척시장은 “이미 법률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받아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한 것”이라며 주민투표 등 제반 절차를 진행해 나갈 뜻을 밝힌 바 있다. 최문순 강원지사 또한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시설에 도민을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제2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체 전력설비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금의 26.4%에서 29%로 늘리는 것으로 돼 있다. 앞으로 에너지 소비 규모는 매년 평균 0.9%, 전력 평균 수요는 2.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다소비 국가인 우리로서는 원전 건설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우리는 원전수출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원전이 아무리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뛰어나다 해도 다른 어떤 전원보다 잠재적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해양도시인 삼척시의 경우 원전보다는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창출 쪽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삼척시는 선관위가 주민투표를 거부할 경우 시 자체 또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민간기구 주도로 주민투표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유권해석을 내세워 주민투표 자체를 막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또 다른 형태의 저항만 부를 뿐이다. 그동안 간단없이 터져 나온 원전 사고와 복마전을 방불케 하는 비리를 감안하면 그 어떤 이유와 명분을 들이대도 국민을 설득하기엔 힘이 부치는 게 사실이다. 원전 르네상스를 외치기에는 원전 강국 신화는 이미 상당 부분 빛이 바랬다. 원전 의존도를 점차 줄여 나가는 방향에서 국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해 나가는 게 답이라고 본다.
  • [특파원 칼럼] 현해탄 너머의 ‘먹고사니즘’/김민희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현해탄 너머의 ‘먹고사니즘’/김민희 도쿄 특파원

    지난 수요일. 일본의 관청이 밀집한 가스미가세키를 걷고 있었다. 네모 반듯한 건물 사이로 ‘탈원전 텐트’라는 간판을 단 천막 하나가 빼꼼히 보였다. ‘센다이 원전을 가동하지 말라’고 휘갈겨 쓴 붓글씨에 분노가 서려 있었다. 그날은 마침 원자력규제위원회가 가고시마현에 있는 규슈전력 센다이원전의 안전대책이 새로운 규제 기준에 적합하다는 보고서 초안을 낸 날이었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원전이 재가동될 수 있는 첫 걸음을 뗀 것이었다. 텐트 앞에 앉아 있는 남자는 무슨 말을 할까. 호기심이 생겨 다가갔다. 원전 재가동뿐 아니라 집단적 자위권 행사, 무기수출 3원칙 폐기 등 아베 총리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정책을 다 추진하고 있다고 그는 일갈했다. 아베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지지율의 배경에는 ‘아베노믹스’가 있다고 했다. 경제가 살아나서 자신들의 살림살이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모두들 아베 총리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만 살린다면 뭘 해도 좋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아베노믹스는 일부 돈 있는 사람들의 배를 불려주는 정책이니 ‘낙수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그의 말이 이어지는 30분 남짓 그 텐트를 방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가 무력감을 느낄 법도 했다. 왕년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나서 ‘탈원전’을 외쳐도, 총리 관저 앞에 1만명이 모여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반대해도 아베 총리는 견고하다. 아베 총리의 뒤에는 말 없는 다수가 버티고 있는 탓이다. 그와 얘기를 나누면서 기시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국과 일본의 ‘먹고사니즘’은 닮은꼴을 하고 있었다. IMF위기를 기화로 빠르게 퍼진 한국의 양극화는 모든 이데올로기를 블랙홀처럼 먹어 삼킨 ‘먹고사니즘’을 탄생시켰다. 가뜩이나 교육, 육아처럼 국가가 할 일을 개인이나 가족이 대신 하는 것에 익숙한 한국의 문화에서 ‘먹고사니즘’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야만적인 룰을 더욱 깊숙이 체화시켰다. 공공선이나 인권 같은 모든 사회적 담론은 점점 빈약해지고, 중요한 잣대는 ‘나에게 손해가 되는지’가 돼 버렸다. 가혹한 노동환경에 시름하는 노동자도 사회적 안전망 밖에서 연명하는 사람들도 나와는 상관없는 이들이다. 만약 그런 이들이 나의 안녕에 손해를 끼치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먹고사니즘’의 신봉자들을 무조건 비난할 일도 아니다. 문제는 그들의 부박함이 아니라 그들을 그렇게 만든 한국 사회의 정치적 빈곤함이다. 1년 남짓 생활하면서 일본이 부러웠던 것은, 아직 한국처럼 각자도생·약육강식의 논리에 익숙해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20년간 계속된 디플레이션하에서 많이 무너졌다지만 ‘다함께 살자’는 일본의 공동체 의식은 아직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다. 도쿄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공사 현장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였다면 마네킹으로 대체했을 안전 요원이 일본에는 대여섯명이나 있다. 일본은 적은 봉급의 비정규직일지라도 가능한 일자리를 나누고 또 나눈다. 비용 절감이 사람보다 우선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랬던 일본도 이제는 변해가는 것일까. 조금 씁쓸해졌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 퇴근길의 직장인들은 바쁜 걸음으로 텐트를 지나치고 있었다. haru@seoul.co.kr
  • [사설] ‘원전 확대’ 국민적 공론화 절차 강화해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3주년과 6·4 지방선거를 계기로 박근혜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부산·울산·삼척 등지에서는 여야의 지방선거 후보들이 탈원전이나 원전 확대 반대, 원전 확대 정책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 등을 제각각 주장하고 있다. 탈핵 법률가 모임인 ‘해바라기’와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등 3개 단체는 현 정부 들어 처음 건설되는 신고리 5, 6호기 전원개발사업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권과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 관련 고시 내용 등을 문제 삼아 법원에 실시계획승인 취소소송을 낼 계획이다. 후쿠시마 여고생이 ‘아이를 무사히 낳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며 원자력의 위험성을 경고한 편지도 국내에 공개됐다. 각종 원전비리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원전 확대 정책에 대한 논란까지 불거져 국민 불안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원전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하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다. 정부는 지난 1월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요지로 하는 제2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2035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원전의 비중을 현재 26%에서 29%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가동 중이거나 건설·계획 중인 원전 34기 이외에 7~10기를 더 짓겠다는 것이다. 갈수록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저렴하고 실효성 있는 대체에너지 개발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원전 확대는 불가피한 정책적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행보에서 보듯 국민 불안과 불신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정책 결정에 이르기까지 국민이 신뢰할 만한 기제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반대 의견이 상존하는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부가 정책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설득하고 토론하며 합의해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국민의 안전이나 생명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일방향적인 정책 설명이나 공청회, 홍보만으로 원전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안이하고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아직 늦지 않았다. 실질적인 공론의 장을 마련해 원전확대 정책을 둘러싼 찬반양론을 경청하고, 최대 공약수를 수렴해 나가는 절차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 한 번의 안전사고도 되돌릴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음을 후쿠시마의 비극에서 배우지 않았던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원전확대 정책을 되짚어보기 바란다.
  • [동일본 대지진 3주년] 탈원전 가물가물

    [동일본 대지진 3주년] 탈원전 가물가물

    일본의 원자력발전소는 2014년 3월 3일 현재 단 1기도 가동되지 않고 있다. 일본의 원전 44기가 ‘가동 제로’가 된 것은 2013년 9월 15일부터다. 간사이전력의 오이 4호기가 가동을 멈춘 뒤 일본에 공급되는 전기는 화력·수력발전소에서 생산한 것들이다. 원전의 위험성을 전 세계에 생생하게 보여 준 동일본대지진으로 원전 반대의 물결이 높아지는 것에 비례해 일본의 원전은 하나둘씩 꺼져 갔다. 2011년 여름 정부가 전력부족 사태를 호소하자 일본인들은 절전에 적극 동참했다. 사상 최고의 더위로 전기 수요도 덩달아 치솟은 2013년 여름 블랙아웃(대정전사태) 없이 지냈다. 하지만 2012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이 대승을 거두면서 원전 재가동이 구체화되고 있다. 막대한 돈을 퍼부은 원전을 가동하지 못하고 화력 발전에 의존하는 바람에 적자에 시달리는 일본 전력회사를 주축으로 재가동을 추진하는 세력이 힘을 얻어 가고 있다. 지난달 9일 실시된 도쿄도지사 선거는 원전 재가동과 탈원전의 역학구도를 여실히 보여 준다. 탈(脫)원전을 내세운 전직 총리 호소카와 모리히로(95만 6063표) 후보와 변호사 출신의 우쓰노미야 겐지(98만 2594표) 후보의 득표가 자민당·공명당의 지원을 받은 마쓰조에 요이치(211만 2979표) 당선자의 득표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10일 국회에서 “재생에너지 도입 상황, 원전 재가동 상황 등을 고려해 가능한 한 빨리 에너지의 최적 구성 목표를 설정하겠다”고 밝혀 작심한 듯 원전 재가동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5일 원전을 ‘중요한 베이스 로드 전원’으로 하는 에너지기본계획안을 결정했다. 현재 재가동이 신청된 원전은 도쿄전력을 비롯한 전국 7개 전력회사의 16기. 도쿄전력의 경우 니가타에 있는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6, 7호기의 재가동을 올 7월 이후로 잡고 있다.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에서 재가동 여부를 가르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처럼 대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원전이 받게 될 타격이다. 일본 정부에서 재가동의 열쇠를 쥐고 있는 부처는 경제산업성이다. 얼마 전 아사히신문은 원전 마피아로 불리는 아마리 아키라 경제산업상이 전력회사들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일부 정치인과 관료, 전력업계의 원전 재가동 3각 구도가 힘을 얻으면서 일본 탈원전의 꿈이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중간평가 압승’ 아베 폭주 계속된다

    ‘중간평가 압승’ 아베 폭주 계속된다

    9일 치러진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집권 자민·공명당이 지원한 마스조에 요이치(65) 전 후생노동상이 ‘탈(脫)원전’을 내세운 호소카와 모리히로(75) 전 총리를 제치고 당선됐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신조 정권의 중간평가 역할을 한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함으로써 ‘자민당 1강’ 체제는 굳건해질 것으로 보인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이날 오후 출구조사 결과 당선이 확실시되자 “어떤 후보보다 많은 유권자와 대화하고 정책에 집중한 것이 평가받았다. 도쿄를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들겠다. 복지·방재·경제에 신경 쓰고 무엇보다 6년 후의 도쿄올림픽을 성공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마스조에 후보는 이로써 13조 3000억엔(약 140조원· 2014년도)의 예산을 집행하는 일본 수도의 행정과 2020년 도쿄올림픽의 준비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임기는 4년이다. 대학교수, 정치 평론가 등을 거쳐 2001년 참의원으로 중앙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마스조에는 2007년 재선에 성공하며 지난해 7월까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2007년 8월 제1차 아베 내각의 개각 때 입각, 2년간 후생노동상으로 재임했다. 이번 선거 기간에 2020년 도쿄올림픽의 성공, 수도권 직하 지진 등에 대비한 방재 대책 강화, 사회보장 대책 등을 강조했다. 탈원전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호소카와 후보는 자민당 출신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전면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아베 총리가 직접 지원 연설까지 하며 뒷받침한 마스조에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당분간 대형 선거가 없는 상황에서 아베 정권의 국정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원전에 대한 찬반이 중요 쟁점이었던 이번 선거에서 사실상의 여당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 정책도 탄력을 받게 됐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 vs 反아베 도쿄도지사 선거 본격화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중간평가 역할을 할 도쿄도지사 선거전이 23일 후보 등록 마감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다음 달 9일 실시되는 선거의 판세는 ‘탈(脫)원전’ 기치를 내걸고 고이즈미 준이치로(72) 전 총리의 지원까지 등에 업은 호소카와 모리히로(76) 전 총리와 집권 자민당이 지원하는 스에조에 요이치(66) 전 후생노동상의 2파전으로 요약된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원전을 없애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활력 있는 일본을 만들지, 지금까지대로 고비용·고위험의 원전에 집착할지를 결정하자”면서 탈원전을 역설했다. 스에조에 후보는 2020년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탈원전 논의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원전 의존을 없애야 하지만 바로 없애면 대체 에너지를 어떻게 할지 문제가 생긴다. 재생 가능 에너지의 비율을 높이면 원전 의존도가 낮아진다”며 점진적인 원전 감축을 주장했다. 공산당·사민당의 추천을 받은 우쓰노미야 겐지(68) 전 변호사연합회장은 “원전 재가동이나 수출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탈원전을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원전 문제만으로 호소카와 전 총리와 단일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일각의 ‘탈원전 단일화’ 여론을 잠재웠다. 우익 성향의 다모가미 도시오(66)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은 “제대로 된 국가관·역사관을 가진 교사를 길러 아이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번 선거는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는 아베 총리와 ‘탈원전’파의 대리전 양상을 띤 가운데 의료 복지 정책, 고용대책, 수도 직하지진에 대비한 방재 대책 등이 논의될 전망이라고 NHK는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두 前 총리의 반격… 원전 없는 日 꿈꾸며 아베와 정면 대결

    두 前 총리의 반격… 원전 없는 日 꿈꾸며 아베와 정면 대결

    전직 일본 총리들의 ‘반(反)아베’ 전선이 형성됐다. 호소카와 모리히로(76) 전 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72) 전 총리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다음 달 9일 치러지는 도쿄도지사 보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두 전직 총리는 1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회담을 열고, 아베 신조 총리의 자민당이 추진하는 원전 재가동 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해 ‘탈(脫)원전’을 기치로 초당적 연대에 합의했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이번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단했다. 고이즈미로부터 지원 의향을 확인해 매우 든든하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호소카와의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15일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한다. 신문기자 출신인 호소카와 전 총리는 자민당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한 뒤 1992년 정치 개혁을 내걸고 일본신당을 결성, 이듬해 8월 출범한 비(非)자민 연립정권의 첫 총리를 지냈다. 그는 일본 정계 최대의 불법 자금 스캔들 중 하나인 리크루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 등으로 1993년 4월 사임한 뒤 오랫동안 야인 생활을 했지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재임 시절 노선이 달랐던 두 총리가 힘을 합친 것은 원전 재가동을 막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지금 일본의 여러 문제, 특히 원전 문제는 국가의 존망과 관련이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도 “도쿄가 원전 없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면 반드시 일본을 바꿀 수 있다. 호소카와가 당선되면 에너지·원전 문제로 국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탈원전 노선을 분명히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고이즈미 전 총리가 몇 번이나 가두연설차에 탈 것인지 같은 세부 사항도 이미 논의가 다 됐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두 전직 총리가 현직인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정책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선거에서 자민당 측 후보인 마스조에 요이치(66) 전 후생노동상이 패배한다면 아베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자민당 출신으로 2008년 정계 은퇴 후에도 국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전 총리의 ‘파워’를 감안하면 패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자민당 내 인식이다. 호소카와 전 총리의 출마로 이번 도지사 선거는 마스조에 후보와의 ‘2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이 밖에도 공산·사민당 공동 후보로 우쓰노미야 겐지(68) 전 변호사연합회장, 일본유신회의 이시하라 신타로 공동대표가 개인적 지지를 표명한 다모가미 도시오(66)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 등이 출마할 예정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脫원전·反아베” 日 전직 총리들 세 모을까

    “脫원전·反아베” 日 전직 총리들 세 모을까

    호소카와 모리히로(왼쪽), 고이즈미 준이치로(오른쪽) 일본 전직 총리가 2월 9일 열리는 도쿄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아베 신조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힘을 합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쿄도지사 선거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호소카와 전 총리의 부인 호소카와 가요코는 지난 11일 구마모토에서 열린 강연에서 “호소카와, 고이즈미 전 총리가 14일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은 “두 사람의 회담에서 고이즈미 전 총리가 지원을 표명할 공산이 크다”고 보도해 두 전 총리가 ‘탈(脫)원전, 반아베’로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1993~94년 일본 정치 사상 첫 비(非)자민당 출신 총리를 지냈던 호소카와 전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탈원전을 기치로 내걸 것으로 보인다. 이미 ‘탈원전’ 등을 담은 공약을 만들고 있으며 선거 사무실도 마련한 상태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전직 총리가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일본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호소카와 전 총리는 최근 사석에서 한 언론인에게 “일본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말하는 등 이번 선거는 아베 정권에 대한 야권의 심판 성격을 띠게 됐다. 야권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자민당의 한 간부는 “호소카와, 고이즈미 전 총리가 뭉치면 꽤 인기를 끌지 않겠는가”라며 당 내부의 긴장감을 전했다. 마스조에 요이치 전 후생노동상을 지원할 방침인 자민당은 당 간부를 동원해 고이즈미 전 총리가 호소카와 전 총리를 지원하는 것을 단념하도록 설득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 ‘원전 제로’ 선언땐 반대자 없을 것”

    정치인으로서 고이즈미 준이치로(71) 전 일본 총리를 대표하는 수사는 ‘원 프레이즈’(One Phrase)다. 그는 단 한마디로 정국을 뒤흔들곤 했다. 총리 퇴임 후 7년이 지난 지금, 고이즈미 전 총리는 ‘탈원전’이라는 한 마디로 또다시 일본 정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아베 신조 현 총리의 정치적 스승이자 자민당의 거두였던 그가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원전 재가동’ 정책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고이즈미는 자민당의 같은 파벌 안에서 정치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지던 아베의 보호자 역할을 맡았다. 2001년 총리가 되면서 아베를 관방부장관으로 발탁해 자민당 간사장, 관방장관에 임명했다. 12일 일본기자클럽 주최로 도쿄 지요다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가 ‘원전 제로’를 선언한다면 반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아베 총리의 결단을 촉구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재임 시절을 연상케 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자신의 주장을 설파했다. 핀란드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방문한 일, 독일과 브라질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용 현장을 둘러본 일화를 소개하며 “수년내 수소연료전기차가 현실화된다고 들었다. 이런 기술이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또 “아베 총리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권력을 썼으면 좋겠다”면서 “원전에 대한 찬반 여론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판단하게 만드는 환경을 총리가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이런 모습은 자민당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인데다 후쿠시마현 지역 회복을 위해 아베 정권의 부흥담당 정무관으로 일하고 있는 차남 신지로(32) 역시 곤란한 입장에 놓였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脫원전 국민감정 의식… 전기소비 억제 의도

    脫원전 국민감정 의식… 전기소비 억제 의도

    원전 확대 포기와 전기 사용 억제를 뼈대로 한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안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원전비리로 비등해지고 있는 탈(脫)원전 국민감정을 의식한 무리한 계획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전력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제1차 기본계획에서 제시된 원전 비중 41%를 22~29%로 감축하는 데에 따른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사실 원전만큼 경제적이면서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은 친환경 에너지원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발전원별 원가(원/㎾h)를 보면 석탄이 65.1원, 액화천연가스(LNG)가 125.2원인 데 반해 원전은 47.08원에 불과하다. 온실가스 배출 수준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버금간다. 때문에 2008년 제1차 계획에서 원전 역할 강화를 명시했고 ‘원전 르네상스’가 예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원전 비중 목표를 설정할 때 경제성·환경성 못지않게 안전성과 국민 수용성을 고려했다는 김창섭 민관워킹그룹 위원장의 말대로 2차 계획은 원전 확대 정책이 더는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측면을 반영했다. 문제는 전력 사용량이 갈수록 는다는 점이다. 워킹그룹은 에너지 수요 전망에서 전력 사용량이 연평균 2.5%씩 증가해 2035년에는 28%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원전 대체제와 수요관리를 통한 전력수요 억제를 들고 나왔다. 현재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상용화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고려하면 석탄과 LNG가 유력한 원전 대체제로 꼽힌다. 하지만 환경문제와 높은 생산 원가를 고려할 때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핵심 방향은 에너지 소비의 과도한 전기화를 억제함으로써 발전소나 송·변전시설 증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반발을 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원전 비중을 1차 계획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였음에도 대체 에너지 공급 계획이 부실하다는 점에서 2차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전 비중이 1차 계획보다 줄어드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무책임하게 줄였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고 부작용은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이번 계획을 아무리 뜯어봐도 원전 비중 축소에 대한 대안이 없다”면서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는 1차 계획과 동일하고, 결국 석탄 활용과 수요 관리로 잡겠다는 건데 수요 관리라는 말 자체가 굉장히 추상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전 비중 축소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점진적으로 줄여야 하는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국내 원전 비리에 따른 국민들의 ‘반원전·탈원전’ 감정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며 “이번 계획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은 산업계뿐만 아니라 민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국민적 반발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원전 비중 축소는 마치 원전 건설계획을 중단하는 것 같은 착시효과일 뿐 내용을 살펴보면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전력소비 증가가 예측된 상황에서 원전 설비 비중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그만큼 원전 발전 용량을 늘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日 “韓과 원전 오염수 공동조사 추진”

    한국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흘러나오는 오염수 문제를 공동조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다나카 순이치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7일 참의원 경제산업위원회에 출석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가 해양에 미치는 영향을 한국 정부와 함께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나카 위원장은 “외무성을 통해 함께 조사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창구가 될 것이며 특히 우려가 큰 한국이나 동남아시아 각국도 가능하면 참가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IAEA 총회에서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으로부터 한국을 비롯한 관계국이 참가하는 형식으로 감시하는 것이 좋다는 제언이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이병기 주일 한국대사도 일본 8개 현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둘러싸고 양국 간 갈등 조짐이 있는 것을 고려해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 상황과 수산물 오염 정도를 공동조사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 한편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산업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탈원전을 주장하는 것에 관해 “국민들 사이에 여러 가지 논의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확실한 정책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미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비해야/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미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비해야/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뉴욕증시에서는 지난 15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다우지수(-1.47%), S&P500지수(-1.43%), 나스닥지수(-1.72%)가 크게 하락하였다. 그 이유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고 물가상승세가 이어짐에 따라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미연방정부(노동부)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32만건)가 2007년 10월 이후 5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하였다. 한편 지난 7월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3개월 연속 상승하며 6월보다 0.2% 올랐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경기회복의 신호가 확산되고 있는 데도 미국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이 지난 7월 17일 양적완화 조치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당초 6월에 있었던 출구전략 일정을 제시한 이후 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발언이었음이 점점 명백해지고 있다. 문제는 미국경제의 단기경로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실업문제가 더 이상 개선되지 않고 경기 위축이 계속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이와 같이 금년도 하반기 중에 미국경제가 단기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의 방향으로 움직이며 양적완화의 축소가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할 때, 우리는 하반기 경제운용에 어떻게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고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제는 정치권이나 정부 모두 이와 같이 다가오고 있는 ‘양적완화 축소의 위기’를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사실 지난 한달여 동안 진행되어 온 복지-증세의 논쟁은 단기적인 위기관리정책의 범위를 벗어난 중장기적인 정책과제이며 단기적으로는 해결할 방법이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여야는 잘 인식하고 있다. 다만 정권 초기의 당리당략에 밀려 출구 없는 소모적 논쟁을 계속해 왔다. 이제는 여야가 한 발씩 물러나 실현가능한 복지와 실현가능한 증세계획을 내놓아야 할 때다. 대선 전의 공약을 볼모로 삼을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선에서 복지규모의 축소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증세를 병행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중장기정책을 여야가 합의하고 정부가 구체적인 방안들을 성안하는 것이야말로 ‘출구전략’이 가시화되는 단계에 대비한 가장 확실한 위기관리정책이다. 복지 규모는 계속 팽창해야 하므로 증세밖에는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나, 복지 규모는 묶어두고 증세도 생각할 수 없다는 주장은 전부 다가오는 출구전략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포기하자는 주장과 같다. 만일 미국경제가 금년 하반기 중으로 출구전략이 가시화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행된다면 먼저 우리의 수출전선은 크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브릭스(BRICS)를 중심으로 한 신흥공업국가들과 한국·타이완·싱가포르 등에 대한 미국의 투자가 U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시에 중국을 비롯한 신흥공업국들의 경기 위축은 우리의 가전제품·반도체·조선·철강·자동차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전 세계적인 탈원전 추세에다 중동정세의 악화 등으로 유가 상승이 이루어지면 수입인플레 압력의 상승으로 국내에도 스태그플레이션적인 상황이 도래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2013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2분기(99)보다 2포인트 하락한 97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1년 4분기(94) 이후 8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한편 출구전략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4대 은행들은 1년 새 순익이 30% 감소하는 사이에 감원을 비롯한 구조조정은 강성노조의 ‘금년도 8.1% 임금인상 요구’에 묶여 엄두도 못 내고 있으며, 직원 총수는 오히려 863명이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조선·해운·건설산업에서 부실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과 퇴출 조치를 시행하지 못하고 이들에 대한 부도 연장에 모든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들이 볼모로 잡혀 있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해서 정부와 기업은 물론 금융권 전체가 뼈아픈 구조조정을 수행하지 않는 한 한국경제의 출구는 보이지 않는 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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