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탈원전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노원구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이수진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줄넘기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사망자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51
  • “탈원전이 포항 지진 촉발”… 시민단체, 문 전 대통령 검찰 고발

    “탈원전이 포항 지진 촉발”… 시민단체, 문 전 대통령 검찰 고발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한 정부의 피해배상 소송을 주도한 시민단체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진 발생 책임자로 지목해 검찰에 고발했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범대본)는 16일 오전 문 전 대통령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살인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탈원전 정책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이 포항 지진과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는 게 범대본 주장이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문 전 대통령은 정권의 최정점에서 포항지진 발생에 대한 전문가들 경고를 무시하고 지열발전 물 주입을 승인하거나 묵인했다”며 “백 전 장관은 잘못된 선거공약을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가 포항지진을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지진 당일 아침에도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견했는데, 버젓이 지열발전 주입공에 물을 주입하다가 엄청난 사상자와 함께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말았다”며 “수사기관은 물 주입 작업을 누가 재개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 “文정부 탈원전 정책은 국익 후퇴시킨 결정”

    “文정부 탈원전 정책은 국익 후퇴시킨 결정”

    “조상들이 내렸던 잘못된 정책 결정들을 우리가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역사를 곱씹고 다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중경(67) 한미협회장은 17일 서울 중구 한미협회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지난달 출간된 ‘당신이 몰랐던 반쪽짜리 한국사: 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의 집필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행정고시 22회를 거쳐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과 기획재정부 1차관, 청와대 경제수석,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엘리트 경제관료 출신인 그는 최근 ‘전공’과 무관한 듯 보이는 역사서를 펴내 화제를 모았다. 최 회장은 조선의 ‘은광석 제련 기술 포기’와 ‘해금 정책’(해상 교통·무역 제한 정책)을 국익을 후퇴시킨 정책 결정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그는 “연산군 시절 은광석 제련 기술을 발명했지만 ‘은이 많아지면 사치 풍조가 생긴다’는 이유로 기술을 포기했다”면서 “이후 제련 기술이 일본으로 넘어가 그들이 국제무역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명나라(의 정책)를 쫓아 왜구 침입을 막는다며 해금 정책을 취한 탓에 동아시아의 제해권을 일본에 넘겨 줬다”면서 “일본은 동남아시아와 인도까지 진출해 아시아 무역의 중심에 섰다”고 진단했다. 두 사건 모두 국가 경쟁력과 실리를 놓친 채 명분과 정치적 이해만 고려한 결정으로 국가 발전 시기를 놓쳤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더 큰 문제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몇 년 전까지도 실수를 반복했다는 것”이라며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원자력 산업을 포기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을 갖고 있다. 원자력은 수출과 국가 발전은 물론 환경보호까지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 에너지원이지만,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조상들의 실수를 되풀이했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주요 싱크탱크들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상황에서 최 회장은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재래식 무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면서 “창원에 몰려 있는 방산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속세와 법인세로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제 혜택과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새 발전시스템·가격 추이 등 고려… 신재생 확대 속도 결정해야”[K이슈 플랫폼]

    “새 발전시스템·가격 추이 등 고려… 신재생 확대 속도 결정해야”[K이슈 플랫폼]

    K이슈플랫폼은 사단법인 싱크탱크인 K정책플랫폼(이사장 전광우, 공동원장 정태용·박진)과 세종로라운드테이블(대표 정구현)이 공동 개최하는 월례 토론회이다. 다툼만 있고 해결이 없는 우리 사회에 합의를 통한 정책 방향 제시를 목표로 기획됐다. 의제 : 2050년의 주력 에너지원은 신재생인가 원자력인가 신재생 : 조상민(에너지경제연구원 재생에너지정책연구실장) 원자력 : 이영준(한국원자력연구원 정책연구부장) 사회 : 정태용(K정책플랫폼 공동원장·연세대 교수) 원고 : 박진(K정책플랫폼 공동원장·KDI대학원 교수)1. 문제 제기 현재 우리의 주력 에너지원은 화력 발전이다. 2022년 발전량의 60%를 차지한다. 이어 원자력 발전이 29.6%에 이른다. 반면 신재생에너지는 9.0%에 불과하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국제사회와 약속한 우리는 향후 화력을 급격히 감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를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로 메워야 한다. 그렇다면 2050년엔 원전과 신재생 중 어느 쪽이 주력 에너지원이 돼야 할까? 문재인 정부는 2030년의 신재생 발전 비중 목표를 30%로 설정하며 신재생이 답이라고 외쳤다. 그러나 현 정부는 목표를 21.6%로 낮추었다.(상단 그림) 그러나 이마저도 비현실적이라며 2050년의 주력은 원전이어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다. 어느 쪽이 옳은가? 양측을 대표하는 두 전문가는 에너지원 결정이 달성해야 할 정책목표가 안전을 포함한 환경보호,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전기요금 안정, 에너지 산업의 발달이라는 데에 사전 합의했다. 2. 쟁점 분석 [사회] 먼저 어떤 에너지원이 안전과 환경에 유리한가요? [신재생] 신재생에너지는 연료가 필요 없어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은 에너지원도 풍력이지요. 원전은 운영은 물론 사용후핵연료 관리에도 위험이 있어 안전성을 자신할 수 없는 에너지원입니다. [원자력] 요즘 나오는 3세대 원전은 만일의 사고로 인한 사망자 발생 확률이 어떤 신재생보다 월등히 낮게 나옵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도 최근에는 지하 500m 땅속에 묻는 기술이 등장하는 등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신재생이 더 친환경적인 것도 아닙니다. 태양광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원전보다 높지요. 풍력이나 태양광 모두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인간을 포함한 생태계를 교란하기도 합니다. [신재생] 향후 친환경적인 소재 개발 등으로 신재생 폐기물 문제는 극복할 수 있습니다. [사회] 두 에너지원의 환경영향에 대한 과학기술적 평가가 진전돼야 하겠습니다. 다음 쟁점으로, 어떤 에너지원이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전기요금 측면에서 유리한가요? [원자력] 가장 낮은 단가로 1년 내내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은 단연 원자력이지요. 원래 풍력과 태양광은 자연에 의존하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이 되기 어렵습니다.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어렵지요. 지금도 원자력은 어떤 재생에너지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하단 우측 그림) [신재생] 최근 12년간 신재생의 가격은 9분의1로 낮아졌습니다. 그 결과 많은 국가에서 신재생이 이미 가장 저렴한 전원이 됐습니다. 신재생 원가가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향후 신재생의 기술발달은 공급 안정성과 비용 하락을 가져올 것입니다. 더구나 신재생은 원료수입이 필요 없어 에너지 안보에서도 우월합니다. [사회] 현시점에선 원전이 전력 공급에서는 유리하나 미래에는 신재생이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정도로 정리되겠네요. 끝으로 에너지산업의 해외 진출이라는 측면에서는 어느 대안이 유리할까요? [원자력] 미국, 프랑스, 일본이 원전 사업에서 손을 떼어 선진국 중에는 우리가 독보적인 공급자입니다. 현재로선 개도국의 수요가 높으나 과거 탈원전을 추진했던 유럽국가들도 정책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구나 소형모듈원전(SMR)의 기술발전은 새로운 시장을 열 것으로 기대됩니다. [신재생] 이미 전 세계 전력투자의 반 이상이 신재생에 집중되고 있습니다.(하단 좌측 그림) 앞으로 이 추세는 강화될 겁니다. 우리의 신재생 공급능력도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반면 원전은 주요 시장인 개도국이 원전 건설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사회] 공급 역량은 원전이, 수요는 신재생이 유리하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3. 합의 단계 [사회] 원자력은 성숙기술로서 포화 상태에 이른 반면 신재생은 여전히 단가를 낮추어 가고 있는 신산업에 해당되네요. 그렇게 보면 아주 장기적, 예컨대 50년 후에는 신재생이 주력이겠지요? (모두 동의) 그렇다면 27년 후인 2050년의 모습은 결국 신재생 기술의 발전 속도에 달려 있겠군요? [신재생]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에너지 저장 및 변환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기관들은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게 되면 신재생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신재생의 발전비중이 지금은 29%이나 2030년 43%, 2050년 65%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세계 추세에 발을 맞추어야 합니다. 신재생의 2050년 목표를 정하기는 어려우나 최소 50%를 넘겨 주력 에너지원이 돼야 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원자력] 지금의 전력산업으론 신재생이 주력 에너지원이 되기 어렵습니다. [사회] 전력산업에 어떤 변화가 필요합니까? [원자력] 전력 도소매시장에서 지역별 가격차별 등 유인체계가 작동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발전과 판매에 경쟁을 도입하는 등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필요합니다. 김대중 정부에서 그 방안이 마련됐으나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없던 일이 됐죠. [신재생] 전력시장의 가격기능 회복과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신재생 확대에 매우 중요하지요. 전력시장에서의 가격 신호가 명확해야 신재생의 효율성을 높이고 변동성을 낮추는 각종 기술이 도입될 수 있습니다. [원자력] 만약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전제되고 원자력의 비중을 최소 지금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2050년에 신재생을 주력으로 한다는 데에 동의할 수 있습니다. 다만 2030년의 신재생 21.6% 목표는 현실성이 낮습니다. 너무 급격한 변화는 전기요금 상승 등 높은 부담으로 귀착됩니다. 재생에너지의 가격 하락 추이와 SMR 등 새로운 발전시스템의 진입 속도 등을 고려하면서 신재생 확대 속도를 결정해야 합니다. [신재생] 현실적인 여건을 면밀히 고려해 단기 목표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사회] 그러면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전제로 신재생을 2050년의 주력 에너지원으로 하되 2030년의 목표는 신재생 공급여건과 전력시장 여건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으로 합의하겠습니다. [원자력] 이와 함께 정부 정책의 일관성도 필요합니다. 5년 단임 대통령마다 에너지 정책이 달라지면 2050년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불필요하지요. [사회] 일리 있는 말씀이네요. 에너지원 결정 과정에 입법부의 동의 절차를 추가하면 어떨까요? 여야가 2050년의 에너지원에 대해 합의한다면 대통령이 바뀐다 해도 합의는 유지되지 않을까요? (모두 동의) 합리적인 토론을 보여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 국힘 윤재옥 “12·12 하나회 척결한 것은 우리 당 뿌리인 문민정부”

    국힘 윤재옥 “12·12 하나회 척결한 것은 우리 당 뿌리인 문민정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더불어민주당이 영화 ‘서울의 봄’을 이용해 군부독재의 부정적 이미지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덮어씌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서울의 봄’을 이용해 정치공세를 펴는 건 대중영화를 정치권의 선전영화로 변질시키는 것이며, 또다시 국민을 선동해 분열을 일으키고 표를 얻어보겠다는 술책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2·12를 일으킨 하나회를 척결한 것은 우리 당의 뿌리인 문민정부(김영삼 정부)였다”며 “민주당은 언제까지 과거에 매달려 국민을 선동하고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는 길에 훼방을 놓을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사실이나 논리에 기반하지 않고 이미지만을 이용한 정치적 주장은 책임 없는 포퓰리즘으로 이어지기 쉽다”며 “선거 때마다 민주당은 친일, 독재, 북풍의 이미지를 우리 당에 덧씌우려고 끈질기게 시도하는데. 일본 오염수 사태에서 확인했듯이 확고한 진실 앞에서는 거센 선동도 힘을 잃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앞으로 우리 당은 민주당의 문화 콘텐츠를 이용한 정치 공세에 팩트를 기반으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일종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위선의 민주당 여러분에 분명히 가르쳐 드리겠다”며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과 하나회를 척결한 것은 우리 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 소속 김영삼 대통령이었다”라고 적었다. 성 의원은 “보수진영이 만들어 놓은 세계 최고의 원전기술을 (문재인 대통령이) ‘판도라’ 영화 한 편을 보고 탈원전 정책으로 전환해 국가 경제를 망쳐놓은 세력이 ‘서울의 봄’을 품평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정치적 이득 얻고자 창작물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창작물에 대한 모독이다. 좋은 영화는 좋다고 하면 된다”라고 밝혔다.한편, 윤 권한대행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정무위에서 단독으로 ‘민주유공자법’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21대 국회 마지막 시점까지 강행하는 입법 폭주에 깊은 탄식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권한대행은 “(민주유공자법은) 국민의 따가운 눈총이 두려워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때 다수 의석을 가지고도 적극 추진하지 않았던 악법”이라며 “국회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지, 운동권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지 민주당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에서 민주유공자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핵심 세력은 운동권 출신들로, 이들은 민주화 운동 경력을 내세워 정치권에 진입하고 입신양명했던 사람들”이라며 “민주화보상법도 모자라 민주유공자법까지 만들려는 것은 민주화를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오만한 발상이며, 민주화를 기득권과 특권으로 사유화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윤 권한대행은 “그들은 더 이상 민주화 세력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빨리 청산되어야 할 기득권 세력”이라며 “민주화 운동의 참된 정신을 훼손하며 586 운동권의 기득권을 법으로 못 박아두려는 민주유공자법을 단호히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 [황비웅의 열린 시선] “탈원전, 에너지 다변화 원칙 어겼다… 野, 원전 예산 전액 삭감 안 돼”/논설위원

    [황비웅의 열린 시선] “탈원전, 에너지 다변화 원칙 어겼다… 野, 원전 예산 전액 삭감 안 돼”/논설위원

    내년 정부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극한 대치가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이미 법정 처리 시한(2일)과 정기국회 종료일(9일)을 넘긴 예산안 협상은 여전히 교착 국면이다. 특히 지난달 20일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내년도 원자력발전 관련 예산 1814억원을 전액 삭감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주도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을 4500억원가량 늘린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 여야가 협상 중이지만 원전 예산이 다시 증액되지 않으면 정부의 원자력 생태계 복원 노력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월 제36대 한국원자력학회장에 취임한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앞장서 알려 온 것으로 유명하다. 정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국인데 에너지원의 다변화라는 원칙을 어겼다”면서 “원전 건설을 중지해 일종의 생태계 붕괴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지난 5일 정 교수를 한국프레스센터 9층 서울신문 라운지에서 만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최근 민주당의 원전 예산 삭감 사태의 문제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에너지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전기 공급과 사회적 비용 최소화 두 가지다. 이를 위해 에너지 믹스(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거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자력과 석탄발전을 빼고 재생에너지를 넣은 것으로 수단과 목적이 바뀐 함량 미달의 정책이다. 에너지원의 다변화라는 중요한 원칙을 어긴 것이다.” -그렇다면 탈원전 정책이 낳은 부작용에는 무엇이 있나. “문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사항이 이행되는 과정에서 전문가 집단과 공무원의 기능이 없어져 버렸다. 문재인 정부에선 원자력과 석탄 대신 액화천연가스(LNG)에 의존을 했는데 에너지 정책이 가스에 의존하게 되면 취약한 정책으로 간다. LNG 마켓은 섬나라처럼 고립된 일본이나 우리나라처럼 특별한 곳에서만 거래하는 시장이라서 굉장히 작다. 문 전 대통령이 당선되던 해에는 LNG값이 굉장히 쌌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원자력 가격은 떨어졌지만 LNG 가격은 두 배로 올랐다. LNG는 폭등과 폭락이 굉장히 심한데 이게 에너지 정책의 기능부전을 가져온 거다.”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 생태계가 붕괴됐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에 값싸게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했는데 적기에 지었고 예산도 초과하지 않았다. 최근에 지은 원자력발전소 가운데 공사기간을 맞춘 건 우리나라가 UAE에 지은 바라카 원전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신한울 3·4호기가 건설 중지된 상태로 5년이 지나갔다. 그러면 원전에 납품하는 부품회사가 업종 전환을 하거나 문을 닫는 수밖에 없다. 부품 중에서 미국에서 인증(라이선스)을 받아야 하는 품목들이 있는데 매년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가니까 라이선스를 포기해 버린다. 이게 일종의 생태계 붕괴다. 원자력을 100년 산업이라고 하는데 시스템이 중지됐다가 다시 가는 상황에서 어떤 문제들이 불거질지 알 수 없다. 우수한 학생들이 원자력계로 안 들어오게 되는 것도 문제다.” -윤석열 정부가 2030년까지 원전 비율을 30% 이상 확대하는 등 원전 생태계 복원에 나섰다. “원자력 발전 비율 30%는 기후변화와 관계없이 언제나 넘어야 된다. 그건 굉장히 안전한 공약이었다고 볼 수 있다. LNG는 가격의 등락이 너무 빠르고 재생에너지에 의존하게 되면 주파수나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50% 이상이 원자력 발전이어야 된다고 본다.” -윤석열 정부에서 2030년까지 해외에 원전 10기를 팔겠다는 계획이 가능할까. “지금 어떻게 보면 앓아누웠던 환자에게 퇴원시켜 줄 테니 수출해 오라는 것과 똑같다. 원전 생태계는 되살아나고 있는 중이지만 5년 동안 신나게 얻어터진 산업한테 수출해 오라고 하는 거는 굉장히 어려운 주문을 정부가 하고 있는 거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을 위해 원자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나온 물량 몇 개에 승부를 거는 것보다는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 한다.” -탈원전을 선언했던 유럽 국가들이 속속 원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원전의 위험성을 간과하는 건 아닌가. “원자력발전소는 도입된 지 60년이 되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다. 그런데 그걸 못 받아들이고 위험하다고 여겨서 탈원전을 선언하는 건 일종의 정치다.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원자력은 완벽한 에너지인데, 공격할 부분은 안전밖에 없는 거다. 그런데 국민들이 안전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게 많다. 대표적으로 최악의 원전사고라는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보면 1~4호기 중 4호기에서 사고가 났고 1·3호기는 사고 이후에도 그대로 운전했다. 직원들 수천 명이 들어가서 운전도 하고 정비도 했다는 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도 방사능으로 사람들이 죽은 게 아니라 쓰나미 때문에 죽었다. 몇 가지 잘못된 팩트로 원전이 위험하다는 판단을 한 거다.” -국회 얘기로 넘어가 보자. 민주당이 정부의 내년도 원전 생태계 복원 예산 1814억원을 전액 삭감해 논란이 일었는데. “정부에서 원전 생태계를 살려야 하는 상황이고 이를 위해 예산을 잡아 놨는데 그걸 전액 삭감했다는 건 생태계 복원을 해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 정책을 이어 가겠다는 거다. 이렇게 되면 신한울 3·4호기 건설에도 영향이 있을 거다. 그런데 기억해야 할 것은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연구개발 예산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에 만들어진 것이다. 집권당이 아니라고 지워 버리는 게 말이 되나. 전기요금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고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텐데 거대 야당이 그렇게 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경쟁이 뜨겁다. SMR의 미래는. “SMR이 대형 원전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앞으로 가야 될 길이다. SMR이 가격이 비싸다고 폄하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그래도 석탄이나 LNG, 재생에너지 등 다른 발전소보다 여전히 싸다.” -한빛, 한울, 고리 등 다수 원전에서 10년 안에 핵폐기물 저장량이 포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준위 핵폐기물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가. “사용후핵연료에 대해 오해가 많다. 핵연료 위로 10m 정도를 물로 채우면 그 위 지상에선 일상복을 입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방사선밖에 나오지 않는다. 오래된 것은 미국처럼 건식저장시설에 보관하는 식으로 관리할 수 있다. 관리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그런데 인간의 관리 능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영구처분시설을 만들어서 관리를 안 해도 되는 상태로 가겠다는 거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이 표류하고 있다. 법의 취지와 문제점은 뭔가. “이 법안의 취지는 고준위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분명하게 알려 국민들에게 정부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보여 주자는 것이다. 그런데 야당의 법안 가운데는 건식저장시설을 어느 정도 지은 뒤에는 짓지 말자는 독소조항이 있다. 그렇게 되면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장소가 없어져 원전 가동을 중지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원자력업계를 대표해 하고 싶은 말씀은. “원자력계가 굉장히 힘들다. 탈원전 정책 이후로 정신적 후유증이 있다. 다음 대통령이 또 탈원전하자고 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 때문에 젊은 학생들이 원자력계로 잘 오지 않는다. 다른 과학 분야는 자기 것만 잘하면 되는데 원자력계는 국민 설득도 해야 하기 때문에 불안이 있다. 정부와 국민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전문가에 대한 불신도 차차 해소됐으면 한다.” ■ 정범진 학회장은 ▲1965년생 서울 ▲한성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석·박사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 사무관 ▲제주대 에너지공학과 부교수 ▲지식경제부 전력수급계획 수립위원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정책자문위원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원자력단 단장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미래창조과학부 정책조정위원회 위원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정책심의회 위원 ▲한국원자력학회 부회장·회장
  • [사설] 예산 난도질하는 野, 국정 훼방이 목적인가

    [사설] 예산 난도질하는 野, 국정 훼방이 목적인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무기로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사업 예산을 무차별적으로 삭감하고 있다. 그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정부의 핵심 에너지 정책인 원전 생태계 복원 예산 1889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은 3900억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사실상 윤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무력화시키고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부활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윤 정부에 대한 견제 수준을 넘어 “예산 테러”, “대선 불복”이라는 여당의 주장이 과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나라 원전산업 생태계를 망가뜨렸다. 탄소중립이 절박한 우리로선 고사 직전의 원전 생태계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탈원전에 앞장섰던 유럽 등 세계 주요 국가들도 원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에너지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여전히 탈원전에 매달린 채 보복성 예산 칼질을 일삼는 민주당이 과연 공당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원전뿐이 아니다. 민주당은 그제까지 완료된 11개 상임위의 내년도 예산안 예비심사 중 6개를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윤 정부가 청년 일자리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한 사업 예산 2382억원을 통째로 삭감했고, 글로벌톱전략연구단 지원 사업과 첨단 바이오 글로벌 역량 강화 등에 필요한 예산 1조 1600억원을 잘라 냈다. 반면에 새만금 관련 예산 4300억원,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7053억원 등 ‘문재인·이재명 예산’은 대폭 올렸다. 이 정도면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무력화해 국정을 마비시키겠다는 심보로밖에 볼 수 없다. 국회 예결위와 본회의에서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
  • 野, 원자력발전 예산 1814억 전액 삭감… 與 “예산안 테러”

    野, 원자력발전 예산 1814억 전액 삭감… 與 “예산안 테러”

    더불어민주당이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814억원에 이르는 내년도 원자력발전 관련 정부 예산안을 전액 삭감하기로 의결했다. 거대 야당의 예산 독주로 정부의 원전 생태계 복원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당은 “예산안 테러”라며 반발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국회 산자중기위 전체회의에 불참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내년도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예산안을 단독 의결했다. 향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논의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원전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체적으로 원전 생태계 금융 지원 사업(1000억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개발사업(333억원), 원전 수출 보증 사업(250억원), 원자력 생태계 지원사업(112억원), 현장 수요 대응 원전 첨단 제조 기술 개발사업(60억원), 원전 기자재 선금 보증보험 지원사업(58억원), SMR 제작지원센터 구축사업(1억원) 등이다. 반면 민주당의 중점 사업인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안은 4500억원가량 증액됐다. 구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금융 지원(2302억원), 보급 지원(1620억원), 핵심기술개발(579억원) 등이 각각 늘었다. ‘탈원전’ 성격의 원전 해체 연구개발(R&D) 사업도 256억원 증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생에너지 예산을 최소 지난해 수준으로 증액하고,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구축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산자중기위 소속 여당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는 소위에서 원전과 태양광 등 에너지 분야 사업들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여야 이견을 부대의견에 담아 전체회의에 보내고자 했지만 (민주당이) 갑자기 단독 처리 의도를 드러내며 여야 협의를 깡그리 무시하는 횡포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거대 야당은 정부안을 예결특위로 회부하는 것을 막고자 겉으로는 국회 기능 등을 운운하며 재심사를 주장했지만 결국 ‘원전 무조건 삭감’, ‘재생에너지 묻지마 증액’ 목적의 단독 처리를 위해 무소불위의 의석수를 앞세워 비겁한 정략을 계획했던 것”이라며 ‘군사작전과 같은 예산안 테러’로 규정했다.
  • [사설] 신재생 목표 부풀리고 이권까지 챙긴 공직자들

    [사설] 신재생 목표 부풀리고 이권까지 챙긴 공직자들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을 맞추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을 알고도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무리하게 상향해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고서도 이에 필수적인 인프라 구축 등은 임시방편으로 그쳤다.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논란과 관련해선 당초 40% 인상 가능성을 보고했다가 청와대의 재검토 요청에 10.9%로 입장을 바꿨다. 감사원이 어제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 문 전 대통령의 NDC 상향 지시에 따라 에너지 주무 부처인 산업부가 오락가락하며 정책 혼선을 자초한 상황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짜 농민 행세를 하거나 가족 명의로 태양광 사업을 벌여 이권을 챙긴 공직자와 공공기관 임직원 수백 명도 적발됐다. 2017년 7월 국정 과제로 ‘2030년까지 신재생 발전 비중 20%’를 채택한 문 전 대통령은 2021년 4월 NDC를 연내에 상향하라고 지시했다. 산업부는 내부적으로 신재생 목표 최대치를 24.2%로 잡고 있었지만 결국 30%까지 올리겠다고 보고했다. “숙제로 할당된 상황이어서 실현 가능성을 고려할 수 없었다”, “정무적으로 접근했다”는 산업부 관계자들의 진술이 감사로 확인됐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신재생 목표를 21.6%로 낮췄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세계 인류의 거스를 수 없는 과제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논의나 근거 없이 목표를 턱없이 부풀리거나 우격다짐으로 강행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특히 에너지 정책은 국민 실생활과 나라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감사 결과는 더욱 참담하다. 이런 왜곡된 에너지 정책 혼선의 배경은 두말할 것 없이 전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기조 탓이다. 원전 확대가 어려우니 “이행 방안은 나중에 찾자”며 현실성 희박한 신재생 목표 확대에 매달린 것 아닌가. 탈원전과 신재생 확대로 한전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누적되는 동안 산업부와 지방자치단체 공직자, 한전 등 공공기관 임직원 250명은 태양광을 돈벌이로 삼았다. 내부 정보를 빼내 겸직 허가도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했다. 태양광 기업의 편의를 봐준 뒤 재취업한 공무원도 있었다. 태양광 사업에 지원했던 온갖 정부 혜택이 엉뚱하게 흘러갔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기가 막힐 뿐이다.
  • [마감 후] “전기요금, 총선 이후는요?”/강주리 세종취재본부 차장

    [마감 후] “전기요금, 총선 이후는요?”/강주리 세종취재본부 차장

    한국전력과 산업통상자원부가 9일부터 대기업들이 주로 쓰는 산업용(을) 전기요금만 ㎾h당 평균 10.6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주택용과 소상공인·중소기업용 전기요금은 물가 인상 등에 따른 서민경제 부담을 이유로 동결했다. 전기료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약 40% 올랐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이번 인상과 관련해 “(내년 4월 총선 등) 정치적 상황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민심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전기요금이 동결돼 사실상 인상 부담이 대기업에만 쏠렸는데도 ‘세모눈’이다. 왜 그런 걸까. 산업용(을) 전기료를 내는 기업들은 전체의 0.2%(2487만호 중 4만 2000호)에 불과하지만 전체 전기판매량의 48.9%(산업용의 95.5%)를 차지한다. 한전은 이번 인상으로 올해 4000억원, 내년 2조 8000억원의 추가 판매수익을 예상했다. 대상 기업들이 적게는 월 200만원에서 많게는 2억 5000만~3억원의 전기료를 더 내는 것이다. 계약 전력 300㎾h 이상을 쓰는 산업용(을) 기업들의 전기 사용량은 가정(3㎾)보다 최소 100배 많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첨단산업 기업들의 전기료 부담은 이미 만만치 않다. 업종 특성상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제철,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전기요금으로만 기업당 연간 5862억원에서 1조 7461억원을 냈다. 최다 전력사용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2조원 이상을 낸 데 이어 내년엔 3조원을 전기요금으로 내야 할 판이다. 정부는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지난 주말 고위 당정협의회 이후 한전과 정부가 대기업 위주로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한 것은 전기판매량에서 비중이 적고 여론에 민감한 주택용(14.8%)과 자영업자들이 많은 일반용(23.2%)을 건드리는 것보다 0.2%의 기업들이 재원 마련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후폭풍이 덜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먹거리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공공요금마저 인상되면 내년 4월 총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온·오프라인에서는 “총선 지나면 또 엄청 올리지 않겠나”라는 의심과 우려가 쏟아진다. 일시적 여론 악화를 무마하기 위해 ‘포퓰리즘’으로 위기를 넘겼던 순간들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탓이다. 이전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과 함께 발전 단가가 몇 배는 비싼 신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할 때도 위정자들은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그 결과 국제 연료 급등기에도 제값을 받지 못한 한전은 출혈 영업을 이어 가다 결국 ‘대표 흑자 기업’에서 올 상반기 201조원의 부채와 47조원의 적자를 떠안은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기업에 청구된 전기료는 제품에 전가돼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돌아와 서민경제를 더 짓누를 수도 있다. 모두의 진정성이 필요하다. 한전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내놨다는 자구 대책을 가능한 것부터 속도감 있게 처리해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정부와 국회 역시 에너지의 효율적 소비 진작에 대한 다각도의 정책 마련은 물론 전기요금 정상화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국가의 리더십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국민들은 더이상 바보가 아니다.
  • “기후 위기 극복 에너지 전환… 원전 동행은 필수적·절대적”

    “기후 위기 극복 에너지 전환… 원전 동행은 필수적·절대적”

    “우리나라와 같이 지리적 여건에서나 기후 환경적 측면에서 취약성을 갖고 있는 나라는 원전과의 동행이 필수적이고 절대적입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9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앰배서더에서 ‘넷제로 2050 기후재단’ 주최로 열린 2030 국제기후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의 모든 노력은 과학에 기반해야 한다. 지난 정부가 이른바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였는데, 과학의 영역에 정치와 이념이 섞여 버렸던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우수한 원전 기술은 사장될 뻔했고, 탄소 중립 진정성도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장대식 넷제로 2050 기후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기후 위기는 그간 극복해 온 위기와 질적으로 다르다”며 “위기를 극복하려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경제체제 역시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하고, 기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저탄소·탈탄소 경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내 탄소 중립 정책과 기업의 이행 현황, 탄소 중립 로드맵을 점검하고 해외 사례를 통해 향후 탄소 중립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스벤 올링 주한 덴마크 대사를 비롯해 모로코와 노르웨이, 독일 대사 등이 각국의 탄소 중립 사례를 발표했다. 포럼은 외교부와 ㈜호반건설, IBK기업은행 등 15개 기관이 공동 후원했다.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고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상 축사를 했다.
  • 野 “尹정부 들어 한전 부채 35조 늘어”… 與 “文정권 정책 엉터리로 재무 악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국정감사에서는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과 대규모 적자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치열했다. 야당은 현 정부 들어 한전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며 전기료 인상을 단행하자고 압박한 반면 여당은 한전 적자의 근본 원인이 탈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펴면서도 제때 전기요금을 안 올린 문재인 정부에 있다고 반격했다. 이 와중에 태양광 발전 비리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한전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도마에 올랐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19일 국감에 출석해 “전기요금은 잔여 인상 요인을 반영한 단계적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원가주의에 기반한 요금 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면서 “천문학적 부채와 적자 해결을 위해 전기요금 정상화에 앞서 한전이 해야 할 최대한의 자구 노력은 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 한전 부채가 35조원이나 늘었다”고 따져 물었다. 이어 “산업부 장관은 선 구조조정, 후 요금조정이라니 한전 사장은 정치적 방탄 사장이냐. 한전 살리러 왔나, 총선 살리러 왔나”라고 따졌다. 김 사장은 “국민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선 한전도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최근 내놓은 희망퇴직, 인상분 임금 반납 등의 자구책은 노조 반발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대책 마련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뒤이어 나왔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권 때 (전기요금 인상) 안 하다가 대선에 지고 한 번 올렸다. 전력 정책을 엉터리로 가니까 한전 적자가 많아지고 재무 상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전기료를) 인상하기 전에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소위 ‘전력 카르텔’을 혁파해 줘야 국민적 수용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한전 직원의 내부 정보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와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선 “앞으로 태양광 비리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적발 시 즉시 해임 등 최고 수위로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2014년 이후 한전과 자회사 직원들이 겸직금지 위반, 금품수수 등의 행태로 저지른 태양광 관련 비리 총 112건이 적발됐다.
  • 반기문 “文 말씀 거짓말”…“오염수, IAEA가 안전하다니 믿어”

    반기문 “文 말씀 거짓말”…“오염수, IAEA가 안전하다니 믿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9일 “원자력발전소는 가장 깨끗한 에너지”라며 문재인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성북구 고려대 과학도서관 대강당에서 공과대학 설립 60주년을 기념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반 전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 폐쇄 결정을 내렸을 때 반대했다”며 “원전은 잘못되면 치명적이라는 공포심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368명이 사망했다’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전직 대통령이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건 거짓말이다. (그 사람들은) 쓰나미 때문에 물에 휩쓸려 죽은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원전은 1kWh당 10g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지속 가능한 에너지’라는 태양광은 57g을 배출한다. 원전이 태양광보다 거의 6배 더 깨끗하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6월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2016년 3월 현재 총 1368명이 사망했다”며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전이 안전하지도 않고 저렴하지도 않으며 친환경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한 바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강연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해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안전하다고 했으니 믿는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강연에서 온실가스 감축 합의를 이룬 2015년 파리기후협정 체결 당시를 떠올리며 범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 취임 직전에는) 유엔이 기후변화를 꼭 막야 한다고 말만 하고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며 “취임 이후 파리기후협정이 체결되기까지 9년 11개월 동안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반 전 총장은 원전 없는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며 탈원전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 [사설] ‘황제숙박’ 채희봉 전 가스公 사장, 세상이 우습던가

    [사설] ‘황제숙박’ 채희봉 전 가스公 사장, 세상이 우습던가

    채희봉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지난해 4월 재임 중 영국 런던을 방문하면서 하룻밤 숙박비가 260만원인 호텔 스위트룸에 사흘간 묵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장관급 공무원의 해외 숙박비 상한이 95만원인데 그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펑펑 썼다. 이런 ‘황제숙박’이 가능했던 이유는 가스공사가 자체 ‘여비 규정’에 임원과 고위 간부의 해외 출장 숙박비를 무제한으로 허용하고 있어서다. 채 전 사장의 몰염치한 행동도 놀랍지만 사기업도 아닌 공공기관이 해외 출장 숙박비 상한 규정을 두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가 막힌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8조 6000억원의 미수금을 기록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문재인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가스 요금 인상을 유보하면서 손실이 급증했다. 채 전 사장은 문 정부에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지낸 뒤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가스공사 수장을 맡았다. 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주역으로 월성 원전 조기 폐쇄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인물이다. 그릇된 정책으로 나라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안겨 놓고도 자신은 하룻밤 자는 데 수백만 원씩 펑펑 써댄 것이다. 채 전 사장만 나무랄 일도 아니다. 감사원이 그제 발표한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및 경영 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보면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참담하다. 한국농어촌공사는 77억원어치 노트북 5690대를 3급 이하 직원 모두에게 지급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직원 12명만 다니는 사내 대학을 운영하며 퇴직자 57명을 시간강사로 고용해 제 식구를 살뜰히 챙겼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불법·갑질 행태도 여럿 적발됐다.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아울러 신속한 혁신 실행이 필요하다.
  • 방문규 “한전 대규모 적자, 文정부 탓” [막 오른 국감]

    방문규 “한전 대규모 적자, 文정부 탓” [막 오른 국감]

    “尹정부에 전기료 인상 부담 떠넘겨25원 인상… 국민경제 감당 어려워”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적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적기에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전임 정부가 현 정부에 전기료 인상 부담을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환율과 유가 상승으로 현 정부 들어 한전의 재무 구조가 악화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국감에서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2027년까지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 한전의 적자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상반기에만 8조 5000억원 적자인데 하반기 유가가 더 올라가면 대체 얼마까지 적자를 내며 전기요금 정상화를 미룰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방 장관은 “그러한 적자 구조의 원인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느냐”고 받아쳤다. 양이 의원이 “환율과 유가가 (적자의) 핵심”이라고 짚자 방 장관은 “전기요금을 낮게 유지해 와서 지금 (적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한전 적자의 원인이 탈원전 정책에 있다고 봤다. 이 의원은 “근본적인 전기요금 해결을 위해 경제성 있는 원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믹스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방 장관은 “합리적인 원전 산업 생태계를 조기에 복원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방 장관은 “김동철 한전 사장이 최근 언급한 ‘◇당 25원 인상’에 동의하느냐”는 김회재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국민 경제가 감당해 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에너지 공기업의 방만 경영부터 바로잡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며 한전의 인상 방안에 제동을 걸었다. 산업부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과 관련한 국제 유가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 장관은 “정부와 민간 비축량을 종합하면 석유 8개월치가 비축돼 있어 일시적인 시장 요동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 ‘한전 대규모 적자’ 책임론 놓고 여야 충돌···산업부 “이전에 전기요금 안 올린 탓”

    ‘한전 대규모 적자’ 책임론 놓고 여야 충돌···산업부 “이전에 전기요금 안 올린 탓”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적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적기에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전임 정부가 현 정부에 전기료 인상 부담을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환율과 유가 상승으로 현 정부 들어 한전의 재무 구조가 악화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국감에서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2027년까지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 한전의 적자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상반기에만 8조 5000억원 적자인데 하반기 유가가 더 올라가면 대체 얼마까지 적자를 내며 전기요금 정상화를 미룰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방 장관은 “그러한 적자 구조의 원인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느냐”고 받아쳤다. 양이 의원이 “환율과 유가가 (적자의) 핵심”이라고 짚자 방 장관은 “전기요금을 낮게 유지해 와서 지금 (적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종배 국힘 의원은 한전 적자의 원인이 탈원전 정책에 있다고 봤다. 이 의원은 “근본적인 전기요금 해결을 위해 경제성 있는 원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믹스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방 장관은 “합리적인 원전 산업 생태계를 조기에 복원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방 장관은 김동철 한전 사장이 최근 언급한 ‘㎾h당 25원 인상’에 동의하느냐는 김회재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국민 경제가 감당해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에너지 공기업의 방만 경영부터 바로잡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답했다. 산업부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과 관련한 국제 유가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 장관은 “정부와 민간 비축량을 종합하면 석유 8개월치가 비축돼 있어 일시적인 시장 요동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기고] 원전 생태계 복원, R&D가 관건/이원희 삼신 전무

    [기고] 원전 생태계 복원, R&D가 관건/이원희 삼신 전무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7일 오후 5시 전력수요가 83.6GW로 역대 여름철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음에도 원자력발전 가동 확대로 올여름 전력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신한울 1호기가 가동을 시작한 이후 피크시 발전량(21.9GW)·가동기수(21기) 모두 역대 여름철 최고치를 달성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편안한 일상생활과 첨단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매우 중요한 일이다. 탈원전을 추진했던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전력 부족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산업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탈원전이 야기한 에너지 공급 불안정 문제가 가시화되자 유럽을 비롯한 각국은 친원전 정책을 다시 꺼내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정부 들어 기존에 백지화했던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다시 추진하며 전체 발전량 중 원전 비중을 2036년까지 34.6%로 늘리겠다고 한다. 원자력발전소에 기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주량이 감소한 결과 원전 기자재를 공급하는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미 웨스팅하우스가 건설하는 원전에도 밸브를 수출하는 등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던 폐사 역시 수주 급감으로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상당수의 기자재 공급업체 또한 경영 악화는 물론 많은 숙련 기술자들이 타 업계로 이직하는 상황이다. 고도의 안전·검증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서 숙련자들이 이탈함에 따라 원전 기자재 공급업체의 기술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원전산업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 하나는 신규 원전을 조속히 건설하는 것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에 차질이 없도록 국민의 응원과 정치권의 협조가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원전 기자재 업체가 기술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R&D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도 폐사를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정부 R&D 과제와 생태계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아 기술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아직도 많은 중소·중견기업에는 이를 복원할 기회가 절실하다. 엄격한 안전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설계와 제작에 고도로 훈련된 인력이 필수인 원전산업에 인재를 다시 불러들이려면 첨단기술을 개발할 기회가 필요하다. 고정밀 가공, 정밀 해석, 고신뢰성 부품·소재 등 R&D 수행을 통해 잃었던 기술경쟁력을 복구하는 동시에 개발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가동원전 수명 연장, 안전한 신규 원전 건설, 해외 수출과 미래 시장을 선도할 소형모듈원전(i-SMR) 개발 등 당면 과제를 완수하기 위한 원전산업 생태계의 복원은 요원하다. 원전 기자재 업체들은 국민의 응원과 R&D 지원이 필요하다.
  • [데스크 시각] ‘낮은 수준’의 국민연금 개혁/김경두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낮은 수준’의 국민연금 개혁/김경두 사회부장

    개혁이 혁명보다 어려운 건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온몸으로 이겨내고 설득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지극한 노력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기득권 세력이 전 국민이라면 더 그렇다. 지난한 설득 과정에서 조정과 타협으로 목표보다 크게 후퇴할 수도 있다. 성에 차지 않는다고 덮어 버리는 것보다 다 함께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나을 수 있다. 국민연금 개혁의 시간이 왔다. “인기가 없어도 반드시 해내겠다”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돌아가는 분위기가 싸하다. 국회는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만 축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15개월째 이름만 내걸고 휴업 상태다. 내년 5월까지 활동 기한만 두 차례 연장한 게 성과라는 비꼼마저 나온다. 총대를 메야 하는 정부는 간만 보다 이달 말에서야 마침내 ‘국민연금 정부안’을 내놓는다. 다들 뒷짐 지고 전문가 그룹이 방안을 내놓으면, 정부안이 나오면, 국민 여론이 수렴되면 논의해 보자는 식이다. 소는 누가 키울지 답답한 상황이다. 전문가 그룹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을까. 전문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더 내고, 늦게 받는’ 초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보험료율 현행 9%→12%, 15%, 18% 점진적 인상 △연금 지급 개시 연령 65세→68세 단계적 상향 △연평균 기금투자 수익률 0.5% 포인트 또는 1% 포인트 상향을 조합해 18개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더 받는’ 소득대체율(40%) 상향 방안은 빠졌다. 위원회는 이 중 보험료율 15% 인상과 지급 개시 연령 68세, 기금투자 수익률 1% 포인트 제고 방안을 추천했다. 개혁의 눈높이를 낮춰야 할 때다. 이상적인 개혁의 당위도 좋지만 발은 땅을 디뎌야 한다. 재정건전성 강화에만 맞춘 방안을 어느 국민이, 어느 국회의원이 흔쾌히 찬성할 수 있을까. 그나마 사회적 합의에 나설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가 소득대체율을 1~3% 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건 어떨까. 설사 보험료율 인상 효과를 상쇄해 연금 고갈 시점이 크게 늘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지금은 입으로 외치는 100점짜리 개혁보다 행동으로 옮기는 50점짜리 개혁이라도 필요하다. 국민연금 35년 역사에서 개혁은 두 차례 있었다. 조금씩 아쉬웠다. 1998년 국민의정부는 소득대체율을 기존 70%에서 60%로 낮추고, 연금 개시 연령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늦췄다. 2007년 참여정부는 기초연금이라는 ‘빅딜 카드’로 소득대체율을 40%로 더 낮췄다. 하지만 보험료율 인상은 넘사벽이었다. 한 방에 연금 고갈 시점을 늦추는 게 간단치 않음을 보여 준다. 국회 일정을 보면 개혁에 우호적이지 않다. 3개월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21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나면 여야는 22대 총선 체제로 개편된다. 선거를 앞두고 표 떨어지는 정책에 누가 앞장서겠나. 22대 새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을 기대하기엔 정치적 불확실성과 변수가 수두룩하다. 그런 점에서 개혁의 골든타임을 허송세월한 문재인 정부의 행보는 아쉽기만 하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보험료율 인상안에 퇴짜를 놓고, 단일안도 아닌 ‘4지선다’를 내놓은 건 무책임의 극치였다. 미래세대에게 살길을 스스로 찾으라는 것과 다름없다. ‘아마추어 정부’라고 비난했던 참여정부와 ‘국정농단 사태’로 일찍 무대에서 내려온 박근혜 정부가 각각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뤄낸 건 아이러니하다. ‘표’보다 국정의 책임감을 우선시했다는 의미였으리라. 할리우드액션만 취한 문재인 정부와 비교하면 박수받을 대목이다.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뒤집고 있다. ‘지연된 개혁’ 국민연금도 꼭 그랬으면 좋겠다. ‘낮은 수준’의 연금 개혁이라도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백번 낫다. 3차 개혁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 김동철 “전기요금 kWh당 25.9원 더 올려야”

    김동철 “전기요금 kWh당 25.9원 더 올려야”

    김동철 신임 한국전력 사장이 재무 위기에 빠진 한전이 제 기능을 못 하면 전력 생태계 붕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이번(4분기)에 전기요금(kWh당) 25.9원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1·2분기 인상분(21.1원)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역대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 전기료를 인상한 전례가 없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김 사장은 4일 세종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제 연료가격 폭등과 탈원전으로 인해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고환율까지 겹쳐 발전원가는 대폭 상승했는데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다 보니 한전 부채는 200조원이 넘고 누적 적자는 47조원을 넘은 상태”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김 사장은 이어 “사채를 비롯한 차입도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한전의 모든 일들이 중지되고 전력 생태계도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한전에 필요한 인상폭으로 제시한 ‘kWh당 25.9원’은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제출한 ‘한전 경영 정상화 방안’에서 제시된 올해 필요 인상분 총 51.6원(기준 연료비 45.3원, 기후환경요금 1.3원, 연료비 조정요금 5원)에서 전기료의 핵심인 기준 연료비의 올해 인상분(19.4원)을 빼고 남은 수치다. 김 사장은 “당초 정부 약속대로 이행한다면 올해 (kWh당) 45.3원을 인상했어야 하는데, 인상한 금액은 (목표에) 못 미쳤다”며 “이 선(기준 연료비 25.9원 인상)에서 최대한 전기요금을 올리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한전도 뼈를 깎는 경영 혁신과 내부 계획을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2~3주 안에는 자구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전은 25조 7000억원 규모의 1차 재무구조 개선안을 발표한 데 이어 임직원 인력효율화 등의 내용을 담은 ‘2차 특단의 자구안’을 준비 중이다. 인력효율화 안건에 대해 김 사장은 “1990년대 한전이 시가총액 2위였을 때와 비교하면 (최근의) 한전 연봉 수준이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 김동철 한전 사장 “올해 전기료 25.9원 더 인상해야”

    김동철 한전 사장 “올해 전기료 25.9원 더 인상해야”

    “전기료 인상 없으면 한전 재정 악화”“회사채 한계시 전력 생태계 붕괴”역대 총선 6개월 전 전기료 인상 없어“2~3주내 추가 자구안 발표”임금 삭감엔 “한전 연봉 크지 않아”한전공대 지원엔 “학사 지장 없게 축소” 200조원의 부채를 떠안고 임기를 시작한 김동철 신임 한국전력 사장이 4일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고서는 한전의 재무 상황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4분기)에 전기요금 (㎾h당) 25.9원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1·2분기 인상분(21.1원)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역대로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전기료를 인상한 전례가 없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당초 정부 약속대로 45.3원 올렸어야”“뼈를 깎는 경영혁신, 내부계획 추진” 김 사장은 이날 세종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연료가격 폭등과 탈원전으로 인해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고환율까지 겹쳐 발전원가는 대폭 상승했는데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다 보니 한전 부채는 200조원이 넘고 누적적자는 47조원이 넘은 상태”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김 사장이 “언젠가 회사채를 비롯해 차입에도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한전의 모든 일들이 중지되고 전력 생태계도 결국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언급한 한전에 필요한 인상폭 ㎾h당 25.9원은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제출한 ‘한전 경영 정상화 방안’에서 제시한 올해 필요한 인상분 총 51.6원(기준연료비 45.3원, 기후환경요금 1.3원, 연료비조정요금 5원)에서 전기료의 핵심인 기준연료비의 올해 인상분(19.4원)을 빼고 남은 수치다.김 사장은 “당초 정부 약속대로 이행한다면 올해 (㎾h당) 45.3원을 인상했어야 하는데, 인상한 것은 (목표에) 못 미쳤다”며 “이 선(기준연료비 25.9원 인상)에서 최대한 전기요금을 올리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에 전기료를 인상하지 못할 경우 2021년 이후 지속된 대규모 적자(누적적자 47조원)로 인해 하루 118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의 추가 증가 등 전기료에 반영될 국민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5차례에 걸쳐 ㎾h당 40.4원(39.6%)의 전기료를 인상했다. 그 결과 한전은 전년보다 30%가량 전기판매수익이 늘었지만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증가로 올해 상반기 8조 45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지난 5~7월 역마진 구조가 일시적으로 해소됐지만 최근 국제 연료가가 급등하면서 다시 역마진의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한전은 최소 전기 판매단가가 구입단가보다 22원 정도 더 높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미 수차례 인상으로 인해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두 자릿 수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한전 안팎의 분석이다. 김 사장은 “한국은행 총재도 말했지만 전기요금을 안 올려서 물가 부담을 덜 주는게 아니라 전기요금이 적정하지 않으면 에너지 과소비가 일어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수입해 국제수지에 부담을 줘 물가에 압박을 주게 된다”며 적정 수준의 전기료 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사장은 “한전도 국민 협조를 구하기 위해 뼈를 깎는 경영 혁신과 내부 계획을 추진해나가겠다”면서 “2~3주 안에는 자구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전은 이와 관련, 서울의 한전아트센터 3개층 임대와 올해 임금인상분 전직원 반납 등에 대해 빠른 시일 내 실적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전은 지난 5월 비상경영 선포와 함께 자산 매각 등 25조 70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특단의 2차 추가 자구안’ 검토 인력효율화·추가 매각자산 포함임금삭감엔 “노조 대화 엄청 중요”“금통위 같은 전기료 독립 기구 필요” 김 사장은 인력효율화, 추가 매각가능 자산 등을 담은 ‘특단의 2차 추가자구안’와 관련해 “한전이 지금까지 해온 조직 축소와 인력 효율화보다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인력 축소, 임금 삭감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노조와 수십차례 협의를 했고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언급한 뒤 “다만 급여나 인력규모 축소 등은 노조와의 대화가 엄청나게 중요하다”면서 “한전 연봉 수준이 90년대까지 한전이 시가 총액 2위였을 때랑 비교하면 그동안 임금인상이 이뤄지지 못해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한전 직원 1인당(임원 제외) 평균 연봉은 8024만원이다. 김 사장은 정치권 등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전기요금이 원가를 반영할 수 있도록 독립된 규제기관 설립 등 요금 결정 체계의 개편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사장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처럼 전기요금도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기관에서 원가에 연동해 (결정)하는 것이 어떤 정부가 됐든 국정 운영 부담도 덜고 국민 수용성도 높일 것”이라면서 “그런 노력과 관련해 정부나 국회 쪽에 주의를 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른바 ‘한전공대’로 불리는 한국에너지공과대(켄텍·KENTECH)의 출연금 삭감과 관련해서는 재정 위기에 따른 출연금 축소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김 사장은 “켄텍의 육성·지원이 에너지공대법에 규정돼 있지만 그건 한전이 정상적인 상황일 때 얘기”라면서 “부채 누적과 적자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켄텍에 당초 약속한대로 지원을 해줄 수는 없고 학사 일정이나 연구 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지원 규모도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지연된 개혁’ 국민연금…‘낮은 수준’의 개혁이라도 하자

    ‘지연된 개혁’ 국민연금…‘낮은 수준’의 개혁이라도 하자

    개혁이 혁명보다 어려운 건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온몸으로 이겨내고 설득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지극한 노력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기득권 세력이 전 국민이라면 더 그렇다. 지난한 설득 과정에서 조정과 타협으로 목표보다 크게 후퇴할 수도 있다. 성에 차지 않는다고 덮어 버리는 것보다 다 함께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나을 수 있다. 국민연금 개혁의 시간이 왔다. “인기가 없어도 반드시 해내겠다”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돌아가는 분위기가 싸하다. 국회는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만 축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15개월째 이름만 내걸고 휴업 상태다. 내년 5월까지 활동 기한만 두 차례 연장한 게 성과라는 비꼼마저 나온다. 총대를 메야 하는 정부는 간만 보다 이달 말에서야 마침내 ‘국민연금 정부안’을 내놓는다. 다들 뒷짐 지고 전문가 그룹이 방안을 내놓으면, 정부안이 나오면, 국민 여론이 수렴되면 논의해 보자는 식이다. 소는 누가 키울지 답답한 상황이다. 전문가 그룹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을까. 전문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더 내고, 늦게 받는’ 초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보험료율 현행 9%→12%, 15%, 18% 점진적 인상 ▲연금 지급 개시 연령 65세→68세 단계적 상향 ▲연평균 기금투자 수익률 0.5% 포인트 또는 1% 포인트 상향을 조합해 18개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더 받는’ 소득대체율(40%) 상향 방안은 빠졌다. 위원회는 이 중 보험료율 15% 인상과 지급 개시 연령 68세, 기금투자 수익률 1% 포인트 제고 방안을 추천했다. 개혁의 눈높이를 낮춰야 할 때다. 이상적인 개혁의 당위도 좋지만 발은 땅을 디뎌야 한다. 재정건전성 강화에만 맞춘 방안을 어느 국민이, 어느 국회의원이 흔쾌히 찬성할 수 있을까. 그나마 사회적 합의에 나설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가 소득대체율을 1~3% 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건 어떨까. 설사 보험료율 인상 효과를 상쇄해 연금 고갈 시점이 크게 늘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지금은 입으로 외치는 100점짜리 개혁보다 행동으로 옮기는 50점짜리 개혁이라도 필요하다. 국민연금 35년 역사에서 개혁은 두 차례 있었다. 조금씩 아쉬웠다. 1998년 국민의정부는 소득대체율을 기존 70%에서 60%로 낮추고, 연금 개시 연령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늦췄다. 2007년 참여정부는 기초연금이라는 ‘빅딜 카드’로 소득대체율을 40%로 더 낮췄다. 하지만 보험료율 인상은 넘사벽이었다. 한 방에 연금 고갈 시점을 늦추는 게 간단치 않음을 보여 준다. 국회 일정을 보면 개혁에 우호적이지 않다. 3개월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21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나면 여야는 22대 총선 체제로 개편된다. 선거를 앞두고 표 떨어지는 정책에 누가 앞장서겠나. 22대 새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을 기대하기엔 정치적 불확실성과 변수가 수두룩하다. 국정 하반기에는 개혁 동력조차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개혁의 골든타임을 허송세월한 문재인 정부의 행보는 아쉽기만 하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보험료율 인상안에 퇴짜를 놓고, 단일안도 아닌 ‘4지선다’를 내놓은 건 무책임의 극치였다. 미래세대에게 살길을 스스로 찾으라는 것과 다름없다. ‘아마추어 정부’라고 비난했던 참여정부와 ‘국정농단 사태’로 일찍 무대에서 내려온 박근혜 정부가 각각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뤄낸 건 아이러니하다. ‘표’보다 국정의 책임감을 우선시했다는 의미였으리라. 할리우드액션만 취한 문재인 정부와 비교하면 박수받을 대목이다.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뒤집고 있다. ‘지연된 개혁’ 국민연금도 꼭 그랬으면 좋겠다. ‘낮은 수준’의 연금 개혁이라도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백번 낫다. 3차 개혁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