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로 읽는책] 미국역사 허울을 벗기다
노암 촘스키와 더불어 ‘미국의 양심’으로 통하는 실천적 지식인 하워드 진.1922년 뉴욕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조선소 노동자로 떠돌다 2차 세계대전 때는 공군 폭격수로 직접 전쟁의 참화를 겪기도 한 그는 현재 여든네살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역사학자, 급진적 사회운동가로 맹렬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도 적잖은 그의 저서들(‘오만한 제국’‘달리는 기차에 중립은 없다’‘전쟁에 반대한다’‘불복종의 이유’등)이 번역돼 있어 낯설지 않다. 여기에 다시 두 권의 책이 목록에 올랐다. 평전 ‘하워드 진’(데이비스 조이스 지음, 안종설 옮김, 열대림 펴냄)과 역사서 ‘미국 민중사1·2’(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시울 펴냄).
‘하워드 진’이 민권운동과 반전운동에 초점을 맞춰 하워드 진의 ‘지사적’ 삶을 조망한 책이라면,‘미국 민중사’는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추구하는 저자의 관점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방대한 볼륨의 역작이다. ‘미국민중사’는 미국에서 100만부가 넘게 팔렸고 수많은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고전적인 저작. 이 책에는 역사학자 하워드 진의 입장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나는 아라와크 인디언의 시각으로 본 미국, 노예의 입장에서 본 미국 헌법, 체로키 인디언의 눈에 비친 앤드루 잭슨, 뉴욕의 아일랜드인들이 바라본 남북전쟁, 스코트 부대 탈영병의 관점으로 본 멕시코 전쟁…남부 농민들의 시각에서 본 ‘도금시대’, 할렘 흑인들의 눈에 비친 뉴딜의 역사, 라틴아메리카 날품팔이 노동자들이 느낀 전후 미 제국의 역사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렇게 함으로써 비록 제한된 시각으로나마 남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일이 가능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역사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일관된 자세를 지켜온 비판적 지성. 그의 책은 ‘역사는 곧 관점이다.’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