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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연차 로비 수사] APC계좌 ‘봉하’로 흘렀다?

    [박연차 로비 수사] APC계좌 ‘봉하’로 흘렀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밝히는 줄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박 회장의 입을 통하는 방법이다. 검찰은 주로 박 회장 또는 돈을 건네받은 당사자들을 추궁해 혐의를 입증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계좌 추적이다. 진술보다 신빙성이 높고, 꼼짝없이 혐의를 추궁할 수 있다. 여기에는 로비 저수지로 불리는 태광실업 홍콩법인인 APC 계좌가 그 중심에 있다. 이 계좌는 해외계좌여서 그동안 눈속임으로 해왔던 로비 정황, 또는 탈세 비리 등이 다 들어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봉하마을’에 태풍의 눈이 될 것이란 점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APC 계좌는 지난해 박 회장의 탈세 등 개인비리 수사 이후 줄곧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수사팀은 6746만달러라는 거액의 비자금을 보관하던 APC 계좌를 계속 주목해 왔다. 검찰이 이 계좌를 주목하는 것은 박 회장의 로비 진술을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계좌의 흐름을 추적해가면 여야 정치권 인사들에게 건네진 불법 정치자금의 돈세탁 과정이 어김없이 드러날 전망이다. 검찰은 박 회장의 진술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APC계좌를 통해 500만달러를 투자금 명목으로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측근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검은 돈이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연씨에게 흘러들어간 돈이 어떤 돈인지 APC계좌를 통해 밝힐 수 있다고 자신한다. 검찰에 APC 계좌는 ‘잔인한 4월’ 시나리오의 종착역 봉하마을을 향한 열쇠인 셈이다. 대검 홍만표 수사기획관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계획에 대해 “계좌가 들어오면 확인하겠다.”고 말해 수사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검찰은 500만달러가 상식적으로 연씨에게 건네져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달리 말하면 박 회장의 돈이 제3자를 통해 연씨에게 전달됐고, 제3자는 봉하마을의 핵심 인물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따라서 500만달러의 출처와 사용처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돈의 흐름이 파악되고, 결국 누구를 위해 이같은 흐름이 이뤄졌는지를 알 수 있다. 다만 검찰은 연씨가 해외의 이곳저곳에 투자를 했고, 나머지 돈을 갖고 있다면 다소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더구나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와 관련, “투자와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이같은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이를 확인해 낼 수 있는 단서를 어느 정도 확보해둬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의제설정·대안제시에 심혈 쏟길/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의제설정·대안제시에 심혈 쏟길/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 서울신문은 3월31일자 ‘정치 & 정책’면에서 ‘잔인한 4월’ 정가를 한마디로 이렇게 진단했다. 추경예산을 비롯, 각종 경제·민생 현안이 즐비한 임시국회를 앞두고 검찰의 사정바람과 재·보선에 따른 계파 갈등에 휩싸인 여의도에선 확실히 봄을 체감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냉기마저 느껴지는 이 계절에 봄꽃 소식이 그리운 심사가 어디 여의도에만 국한될까. 김연아 선수의 낭보로 열린 월요일 아침의 흥겨움에 가슴이 훈훈했던 것도 잠시. 지난 한 주 서울신문의 지면은 우울하고 불안한 소식들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박연차 로비와 배우 장자연 관련 소식, 개성공단 직원 억류, 청와대 행정관 성매매 적발, 학력진단평가 갈등 재연, 석면 검출 공포, 북한의 로켓 발사 등 우울하고 불안한 소식들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나쁜 소식이 곧 좋은 뉴스(Bad news is good news)’라는 역설은 언론매체가 쫓는 뉴스가치가 원래 그런 부정적인 것이라는 보도관행을 쉽게 설명하려는 방편으로 대학의 언론학 수업에서 종종 인용하는 대목이긴 하지만,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 사정에 해도 참 너무한다는 긴 한숨이 절로 나올 법하다. 그나마 연중기획 ‘나눔 바이러스’를 통해 전하는 전국의 미담 소식(3월31일자 10면)이나 히말라야 오지에 학교를 세우는 산악인 엄홍길 기사(4월2일자 29면)가 조금이나마 언 손과 발을 녹여준다. 하지만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공익에 부합하는 공적 논쟁 사안이라면 의당 언론이 의제 설정에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책진단’ 면을 통해 화급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지지부진한 속사정을 취재한 기사(3월30일자 5면)나 인권위원회 조직 축소 결정 논란(3월31일자 2, 9면)에 눈이 간다. 다만 두 논란 모두 대립되는 의견을 너무 균형 있게 다루려 한 나머지 양쪽의 입장을 피상적으로 전달하는 기계적 중립에 머문 인상이 짙다. 대안이나 해결방안을 발굴해서 제시하지 못한 점이 아쉽게 다가온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면을 장식하는 박연차 로비 사건이나 고 장자연 관련 후속 보도에 독자들은 벌써 신물이 날지도 모른다. 제대로 해결된 것은 하나 없으면서 날 바뀌면 새 의혹이 꼬리를 물고 사태가 급변하다 보니 신문 제작진의 입장에선 이 문제를 부각시키지 않을 수도 없다. 그러나 연일 보도가 집중된다고 해서 매번 독자들에게 그 정보가 속속들이 인지된다는 보장도 없다. 과도하고 무분별하게 집중되는 보도 사안에 대해 수용자들은 오히려 ‘으레 그럴 것’이라는 스키마적 해석이나 ‘또 이런 식이냐’는 주변적 단서를 통해 피상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국의 발표에만 의존하는 소방수적 보도태도나 너무 앞서가는 추측성 보도를 지양해야 하는 이유다. 그래선지 비록 3회에 걸친 짧은 기획이었지만 여성주의 관점을 바탕으로 관계 전문가의 견해를 다각도로 소개하면서 장자연 사건을 진단하고 평가한 사회비평 연작기사(3월30일∼4월1일)는 참신하게 느껴진다. 이에 비해 해외 재산 은닉 적발 및 추징 관련 보도(3월31일자 1, 4면)의 경우, 오히려 그 비중이 낮게 처리된 느낌을 준다. 물론 박연차 로비 사건과의 개연성이 드러나는 대목을 강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세포탈은 탈세액 규모나 관련자가 누구인가의 문제보다 국가기강을 흔드는 중범죄라는 근본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그 심각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고 본다. 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與실세에 박연차 세무조사 무마 청탁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사업 근거를 두고 있는 경남지역이 폭풍전야다.검찰이 박 회장으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경남지역의 전·현직 지자체 단체장 등을 이번 주부터 본격 소환한다. 여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가 박 회장 등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통해 정치권으로 로비를 벌였다는 사실이 새로 불거지면서 박 회장의 세무조사 관련 비리 의혹도 전방위로 파헤쳐질 전망이다. 대검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회기 중인 국회의원과 달리 지자체장들은 소환에 별다른 제약이 없다.”면서 “지금까지 해 왔듯 박 회장의 계좌추적을 통해 나온 결과를 두고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지자체장들을 차례로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검찰은 지자체장들의 금품 수수가 주로 박 회장이 지역에서 추진하던 사업과 관련한 로비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앙정치인들은 보험의 성격이었지만, 지자체장들은 특정 사안에 대해 편의를 봐주거나 특혜를 주고 돈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의혹은 검찰이 박 회장을 소환할 때부터 이 지역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 회장의 사업 근거지이자 주무대가 경남지역이기 때문에 사업 추진과정에서 지역 관가의 도움이 절실했고, 따라서 지자체장들과 지역 고위 관료 등이 박 회장의 꾸준한 ‘관리’ 아래 있었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정산개발 등 태광실업 계열사들의 본사가 있는 김해와 정산개발 소유의 땅이 있는 진해 등의 지자체는 이미 초긴장 상태다. 지자체들은 각종 건설 및 개발사업 관련 인·허가 과정에서 박 회장에 대한 특혜로 받아들여질 만한 것들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특히 박 회장의 탈세 부분에도 주목하고 있다. 박 회장의 탈세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보다 더 많을 수 있고, 이 과정에 지자체장은 물론 정치권, 세무 관련 공무원들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광실업의 홍콩법인인 APC 계좌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박 회장의 탈세 전모를 밝혀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가 “이번 소환조사는 지역 기업인의 공직부패 행위라는 차원에서 접근하지만, 나중에 탈세도 있으니까 박 회장이 이를 막기 위한 행동도 있었다.”고 밝혀 박 회장의 탈세 부분도 주요 수사 대상임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여권의 한 실세 의원이 박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건평씨가 추 전 비서관에게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혀 박 회장의 사업 관련 로비뿐만 아니라 세무조사 무마 비리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김해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박연차회장 로비 스캔들] 박연차회장 입 연 이유는

    검찰과 정치권이 주목해 온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입’이 열렸다. 검찰은 잇달아 구속된 송은복 전 김해시장, 이정욱 전 열린우리당 김해 갑 국회의원 후보 등과의 대질신문에서 박 회장이 금품제공 사실을 명확하게 기억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신문 상대를 압도,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박 회장은 조사를 받을 때 절대 입을 먼저 열지 않는 방어적 태도로 일관해 검찰의 애를 먹여왔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이 최근 조사에서 구체적 물증이 제시되면 자신이 금품을 제공한 명단과 금액은 물론 당시 상황까지 매우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997년 한보사태 당시 입이 무거워 검찰로부터 ‘이중자크(지퍼)’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정태수 회장보다 입이 무겁다는 칭찬 아닌 칭찬까지 받았던 박 회장이 입을 연 이유는 무엇일까. 검찰 안팎에서는 올 초 박 회장의 장녀 등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자 ‘자식사랑론’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피의자 본인을 추궁해도 입을 열지 않을 때 우회적으로 후계자를 출국금지·소환조사하는 것은 검찰이 종종 쓰는 압박용 카드로, 정태수 회장도 경영 후계자로 지목한 셋째아들을 검찰이 전격 체포·구속하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었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탈세 및 횡령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전지검이 시그너스 골프장 이사를 맡고 있는 강 회장의 아들(30)을 최근 소환조사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이 검찰이 제시한 플리바게닝을 받아들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검찰이 현 정권 초부터 줄기차게 정치권 뇌물 수사에서 플리바게닝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고, 이를 시도하기에 ‘박연차 게이트’가 적격이라는 것이다. 또 지난 2개월 동안 박 회장의 주 활동 무대였던 부산·경남 일대를 누비고 다니는 대검 중수부 수사팀이 태광실업이 제공한 차량과 기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과 이광재 의원이 검찰의 수사망에 걸려든 것도 앞서 박 회장의 진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해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인천 법인택시 LPG보조금 120억 횡령”

    인천지역 상당수 법인택시들이 임시직인 미등록 운전기사에게 주지도 않은 차량 연료(LPG가스)를 지급한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20 03∼2008년 인천시 보조금 120여억원을 횡령하고, 3740억원을 탈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전국 운수산업노조 민주택시본부’는 19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천시내 법인택시 사업주들이 충전소와 담합해 시로부터 20 03년 12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받은 보조금 612억원 중 120여억원을 횡령했다.”며 “이같은 내용은 인천시가 지난 5년간 법인택시들에 지급한 LPG 유가보조금을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고 주장했다.민주택시본부는 “택시회사는 등록 운전기사에게 1일 평균 30∼50ℓ의 차량 연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미등록 기사에게는 연료를 주지 않아 기사 스스로 연료를 구입하고 있다.”며 “사업주들은 미등록 기사에게도 연료를 지급한 것처럼 속여 시에서 지급한 보조금을 가로채고 있다.”고 폭로했다. 민주택시본부는 또 “시가 지난해 말 인천시내 택시회사 노조와 함께 미등록 운전기사 실태조사를 벌여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가 갑자기 조사를 중단했다.”며 “인천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인천시의원의 압력으로 조사가 중단된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택시회사들은 미등록 기사의 차량운행 수입금은 차량운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매출액을 허위로 작성하는 방법으로 연간 평균 748억원의 세금을 탈루했으며, 인천시내 대부분의 택시회사가 차량을 불법 증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시 관계자는 “유가보조금은 법인택시에서 노사협의 하에 지출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있을 수 없고, 택시회사에서 채용한 기사 명단만을 시에 통보하기 때문에 미등록 기사수를 파악할 수 없다.”며 “실태조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강금원 회장 회사돈 10억 허위변제 포착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56) 창신섬유 회장의 횡령 탈세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강 회장이 회사 돈 10억여원을 허위 변제처리한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 관계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4일 대전지검 등에 따르면 강 회장은 2004년 이후 창신섬유나 충북 충주 S골프장의 자금 100억여원을 가불 등의 형식으로 가져갔다가 이중 10억여원을 채워넣지 않았지만 회계 장부에는 모두 갚았다고 기재해 놓았다. 검찰은 강 회장이 허위 변제 처리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수일째 경리 책임자인 강모(48)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강 회장이 장부상 ‘가불금 0원’으로 회계 처리하라고 지시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하지만 강씨는 강 회장의 관련성을 대부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강 회장측 관계자는 “강 회장은 개인 돈이나 퇴직금으로 가불금을 대부분 갚았고, 경리 책임자에게 부당하게 회계 처리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며 “2007년부터 ㈜봉화에 투자한 70억원은 창신섬유 등의 이익잉여금을 정당한 절차를 거쳐 처리했고, 감사보고서에도 명확하게 기재했다.”고 해명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2월 정국 이번 주가 고비

    2월 정국 이번 주가 고비

    2월 임시국회가 이번 주 최대 고비를 맞는다. 현인택 통일부장관·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각각 9·10일 실시되고, 용산 참사 관련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이 11일로 예정돼 있다. 9일에는 용산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가 나온다. 용산 참사의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가 재점화되고, 각종 의혹에 둘러싸인 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까지 겹치면서 정국 긴장도는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여야간 극한 대치가 예고되면서 국회에는 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 현인택 ‘의혹 늪’ 탈세·연금미납·위장전입 등 논란… 9일 청문회 현인택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9일 인사청문회의 쟁점은 도덕성과 대북 정책으로 모아진다. 현 후보자에게는 세금 탈루, 편법 증여, 논문 이중게재, 연금 미납, 위장 전입 등 각종 의혹이 몰려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비핵개방 3000’을 입안한 점도 야당의 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은 현 후보자에 대해 ‘자격 미달’이라며 검증의 칼날을 벼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책 비전과 대안을 확인하는 청문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문회를 통해 현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민주당의 정치공세가 한풀 꺾이겠지만, 정반대의 경우에는 여권의 정국 운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청문회에서 야당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이 부적격 의사를 보인다고 해서 대통령의 장관 임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여권에는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현 후보자에 대해서는 부친 소유 제주시 연동 S운수의 대지 165㎡를 제3자를 통한 매매형식으로 시가보다 훨씨 싸게 샀다는 편법 증여, 2002년 마포구 염리동 주택의 매각시 실거래가 허위 신고 및 양도소득세 탈루, 논문 이중게재 및 학술진흥재단 등록 논문 무더기 삭제, 자녀의 위장전입과 부인의 국민연금 미납 등의 의혹이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8일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의 제2단계 두뇌한국(BK)21사업에 참여한 후보자가 자기 표절한 연구 논문 한 건을 실적으로 등록했고, 2건의 논문 실적을 허위 등록했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현 후보자는 “학계의 일반적인 기준과 전문영역을 이해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라고 일축했다. 제주도 땅에 대해선 “과표 기준상 증여세나 매매에 따른 취·등록세나 별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고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해선 “자녀의 학기 시작에 맞추느라 불가피했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한편 경찰청은 현 후보자가 2002년부터 모두 12차례 교통법규 위반으로 경찰에 적발됐다고 밝혔다. 현 후보자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 속도 위반 6건, 신호 위반 2건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아 납부했다. 2002년에는 안전띠 미착용, 2007년에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지난해에는 인명보호장구 미착용과 중앙선 침범으로 범칙금을 냈다. 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과속 등으로 8차례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경찰청은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김석기 ‘용산 늪’ 11일 현안질문 등서 참사 책임론 정면충돌 예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가 금주 정치 일정과 맞물려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9일 검찰의 용산 참사 수사결과 발표에 이어 10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국회 정보위 인사청문회, 11일 용산 참사 관련 국회 본회의 긴급 현안질문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2월 국회를 ‘용산 국회’로 규정한 야권의 파상 공세와 여권의 공세 차단이 정면 충돌하면서 김 내정자의 거취 문제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게 되는 셈이다. 원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용산 참사 관련 증인과 참고인이 다수 참석해 여야간 공방전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 참사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았던 원 후보자에게도 책임론의 화살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문회 하루 전날 이뤄지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는 야권의 공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수사결과가 미흡할 경우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8일 김 내정자와 함께 원 후보자에 대해서도 용산참사의 책임을 물어 파면을 요구하기로 했다. 원 후보자 청문회가 ‘용산 청문회’로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은 용산 참사의 여진을 차단하기 위해 원 후보자가 이번 참사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나아가 공직사회 사기 진작과 법치 확립에 방점을 찍으며 야당의 공세를 막아낸다는 생각이다. 11일 용산 참사 관련 긴급 현안질문도 김 내정자 거취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당 용산참사 대책위원장인 김종률 의원과 용산참사 공세에서 활약한 김유정 의원, 언론인 출신인 장세환 의원 등 검증된 공격수를 질문자로 내보낸다. 이들은 당시 경찰진압 과정에서 무전기를 꺼놓았다는 김 내정자 주장의 진위와 직무유기 가능성을 추궁할 예정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O-라인 탈세의혹… 클린 정치 위기에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의 주요 각료 지명자들이 탈세 의혹 등으로 줄줄이 하차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깨끗한 정치가 시험대에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정치적 스승’인 톰 대슐 보건장관 지명자와 백악관 최고 성과관리책임자(CPO)에 임명됐던 낸시 킬퍼가 탈세 의혹과 관련, 사퇴한 것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이날 저녁 NBC 등 5개 방송과의 전격 인터뷰에서 일부 각료 후보들에게 엄격한 윤리기준을 적용하지 않으려 했던 것은 “잘못”이라면서 “유명 인사든, 평범한 시민이든 모두에게 똑같은 잣대가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사태수습에 나섰다. 경기부양법안의 상원 통과 전망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등 경기회복에 ‘올인’을 해도 부족한 마당에 각료들의 탈세 의혹으로 발목을 잡힐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 재건을 위해 국민들의 책임감을 강조했으나, 정작 탈세 의혹이 드러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나 이번에 지명을 철회한 대슐 등 각료 후보들에 대해서는 ‘실수’라며 지지 입장을 밝혀 이중잣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오바마 측은 몰랐거나 실수로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경제위기를 해결하고 의료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적임자라는 점을 들어 이들의 잘못을 덮고 넘어가려다 오히려 그의 정치개혁 의지에 대한 의혹만 키운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취임 직후 로비활동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 클린 정치를 표방했으나 기업의 로비스트로 활동했던 일부 고위직 인사들에 대해서는 예외를 적용해 논란이 돼왔다. 대슐은 정치적 후원자로부터 승용차와 운전기사를 제공받고 이에 대한 세금 14만 6000달러(약 2억원)의 납부를 미뤄 오다 상원 청문회 직전 뒤늦게 납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논란 속에서도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으나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전격 사퇴를 선택했다.이에 앞서 불과 수시간 전에는 백악관 CPO에 임명됐던 킬퍼가 자신의 탈세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 대슐의 용퇴에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킬퍼는 지난 1995년 자신이 고용했던 가정부에게 실업보상세를 지급하지 않아 주택에 946달러의 ‘차압’이 들어간 사실 등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각료 후보들의 줄사퇴 파문으로 오바마 행정부는 고위직 인선과 관련한 검증시스템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런가 하면 ‘민주주의 21’과 ‘의회 감시’ 등의 단체들은 대슐 등의 중도 사퇴는 기존의 워싱턴 정치문화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신호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kmkim@seoul.co.kr
  • 오바마 첫 시련딛고 두 토끼 잡을까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취임 3주째를 맞은 버락 오바마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지난주 미 하원에서 8190억달러(약 1138조원)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이 공화당 의원 단 한 명의 찬성도 없이 통과된 데 이어 이번주부터 상원이 본격 심의에 들어가지만 공화당 표를 얼마나 얻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게다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 대한 상원 인준이 가까스로 통과된 뒤 보건장관 지명자인 톰 대슐에 대한 상원 인준이 세금 미납 문제로 궁지에 몰리면서 내각 구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오바마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오후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와 회동, 경기부양법안의 상원 통과에 초당적 지지를 얻는 문제 등을 협의했다. 상원은 이날 하원에서 통과된 것과는 별개의 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가 이르면 4일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보다 기업들에 대한 세제혜택 등이 추가돼 일부 중도 성향 공화당 의원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표로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초당적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공화당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하원에서 법안이 처리되기 전, 이례적으로 의회로 찾아가 공화당 상·하원 지도부를 만나 협조를 당부했다. 단 한 명의 공화당 의원 찬성 없이 경기부양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된 뒤에도 백악관으로 양당 지도부를 초청, 칵테일 파티를 여는가 하면 1일 저녁에는 백악관에서 함께 슈퍼볼 경기를 관람했다. 이르면 2일 공화당의 저드 그레그 상원의원을 상무장관으로 지명할 예정이다.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노력을 환영하면서도 진정한 초당적 행보와는 거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경기부양법안에 대해서는 감세 규모를 늘릴 것과 당장의 경기부양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중장기적 재정투입 규모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말로만 초당적 정치를 외칠 게 아니라 민주당 내 지도력을 발휘해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그런가 하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초당적 정치에 매달려 공화당의 의견을 너무 많이 수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말하는 초당적 정치는 공화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을 뜻하며, 공화당 주장의 수용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경기부양법안 처리로 정신이 없는 가운데 불거진 대슐 보건장관 지명자의 탈세 기도 의혹은 오바마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대슐은 12만 8000달러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가 청문회 직전 납부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보험회사와 병원 등을 위해 자문과 강연을 해준 대가로 520만달러를 받은 사실도 새롭게 나타났다.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부양법안의 초당적 지지 확보와 대슐 지명자의 상원 인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kmkim@seoul.co.kr
  • 영진위 “고의 누락” CJ “전산망 노후탓”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업체인 CJ CGV가 유료관객 수를 줄이는 수법으로 탈세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관객 수 오차를 두고 ‘전산시스템 노후’와 ‘고의 누락’이라는 CJ측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앞서 유료관객 수에 따라 건물 임대료를 차등지급하기로 김해CGV와 계약한 건물주가 지난해 6월 이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부장 황인규)는 지난해 11월 CJ CGV 본사, CGV 발권 정보를 관리하는 CJ시스템즈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CJ CGV는 2005년 3월부터 2년여 동안 경남 김해CGV의 유료관객 수를 실제보다 9만 8497명 줄여 신고하는 방식으로 약 5억원의 매출을 누락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입장권 통합전산망을 운영하는 영진위의 기록과 CJ시스템즈 자료상의 관객 수에 차이가 나는 사실을 확인하고 전국 59개 CJ CGV 극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 CGV 관계자는 “영진위 전산망이 낙후되고 불안정해 취소·환불 관객 수가 제때 집계되지 않을뿐더러 관객 수가 중복 또는 누락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영진위 산업지원팀 관계자는 “네트워크상 오류로 오차가 발생할 경우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영화업체에서 수정 요구가 들어와 곧바로 바로잡기 때문에 중복 또는 누락되는 일은 없다.”면서 “CJ 주장대로라면 오차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에게 수정 요청을 안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강아연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부자 증세하고 삽질 예산 깎아 교육재정 확충”

    “부자 증세하고 삽질 예산 깎아 교육재정 확충”

    “진보진영이 부자 증세와 ‘삽질(건설) 예산’ 축소를 통해 교육재정을 확대해야 한다는 슬로건으로 하나가 되면 국민에게 의미있는 정치세력으로 비칠 것입니다. ”  2000년 삼성그룹 증여세 포탈을 규탄하며 국세청 앞에서 국내 최초로 1인 시위를 벌였던 윤종훈(48) 회계사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법무법인 씨엘 회의실에서 만난 그는 소액주주운동의 성과와 한계로 말문을 열었다. ●“감세와 재정개혁 미진 끔찍한 결과 부를 것”  “재벌 총수의 전횡을 막고 IMF(국제통화기금)체제 이전 시절 관행화 됐던 비자금 조성과 분식회계의 문제점을 파헤친 것은 의미가 컸습니다.하지만 기업과 재벌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공공성으로 담론을 확대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실책으로 부자 감세와 재정 개혁 등한시를 꼽았다. 윤 회계사는 “대공황 이후 경기 불황 극복 방법으로는 서민과 중산층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해 공공투자를 늘리는 것이 유일한데 이명박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 부자 감세로 이명박 정부 기간 90조원 가까이 날아갈 것인데 그 혜택은 5%의 부자와 대기업들 주머니로 들어간다.그로 인한 재정적 충격은 고스란히 서민과 중산층이 안게 된다. ”고 우려했다.  오바마노믹스도 이런 보편적인 길을 좇고 있는데 유독 현 정부만 역주행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 윤 회계사의 주장. 특히 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4%나 7%로 보고 70조원 정도의 재정적자는 감수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마이너스 성장에 그친다면 끔찍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분노했다. 1인시위 이후 8년여가 흐른 지금, 그는 보편적 복지를 겨냥한 북유럽식 복지국가 모델, 즉 사회민주주의를 사회경제적 대안 이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보편적 복지란 극빈층 구제를 뛰어넘어 광범위한 근로계층과 서민층, 나아가 중산층까지 복지 혜택을 누리게 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세금 징수에 민감한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 윤 회계사는 진보진영 일부에서 거론되는 선복지 후증세 전략에 공감했다. 그러나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의미있는 정치세력으로 성장하는 게 더 급선무일 터 ●“국민에게 의미있는 정치세력 인정받는 게 중요”  “지금까지 진보진영은 ‘쌈빡한’ 논리나 정책이 없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정치역량이 부족했습니다. 거대담론보다 지역적 생활정치 의제가 부각되는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부의 ‘건설족’에 맞선 정책의제를 발굴해 후보를 단일화하거나 표를 몰아주면 의미있는 정치 공간이 확보될 것입니다.”  그는 종부세 감소와 SOC 예산 증액으로 교육이나 아동복지에 주름살이 졌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 심플하게 ”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예를 들어 교육에 대한 투자를 핀란드 수준인 GDP의 2~3% 정도 확보하려면 20조원 정도가 더 필요하다. ”고 밝힌 그는 “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에 맞는 정책의제를 개발해 하나의 요구로 엮어나갈 때 진보진영이 믿음직한 세력으로 인식될 것 ”이라고 결론내렸다.  작은 차이를 뛰어넘자는 말도 거듭했다.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이라면 한나라당과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 그는 “ 집권 1년 만에 역사를 20년 이상 후퇴시킨 이명박 정부보다 우리 안의 차이와 감정의 골이 더 크고 더 밉다는 말이냐고 되묻고 싶다. ”는 말로 절박함을 대신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다음은 인터뷰 전문.200자 원고지 50장 가까운 분량이어서 둘로 나눠 싣는다. 살아온 이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자랑하고 내세울 일이 아니어서 밝힌 적이 별로 없다.1982년 초 대학 재학 중 시국사건에 연루돼 강제징집돼 그날로 대학에서 제적당했다.제대한 뒤 먹고 살기 위해 1984년부터 88년 복학할 때까지 노동현장에 있었다.처음 2년은 정비공으로,나중에 2년은 택시회사에 다녔다.박노해(본명 박기평) 시인은 버스였고 난 택시였다.  1988년 노태우 정권때 이른바 ‘운동권 장학생’으로 복학했다.등록금 1학기 분이 장학금으로 주어진 파격적인 조건이었다.1990년 졸업과 동시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평범한 공인회계사로 삼일과 산동 같은 대형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며 지냈다.그러다 1994년 개인사무실을 내면서 참여연대와 인연을 맺어 장하성 교수와 함께 소액주주운동을 하게 됐다.조세 문제가 앞으로 사회의 큰 쟁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국가의 미래를 논할 때 경국 조세와 재정에서 방향이 잡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장하성 교수는 소액주주운동에,난 일종의 역할 분담으로 참여연대 조세개혁팀 초대 팀장을 맡아 경제개혁센터를 세우는 등의 일을 하면서 삼성그룹의 탈세 의혹을 파고들었다.민형사 소송 외에 조세포탈을 걸고 넘어져야 겠다는 판단 아래 삼성그룹의 증여세 포탈 증거를 찾아내야겠다고 결심,1999년 초 결국 찾아냈다.  같은 해 4월 말에 안정남 국세청장 등을 만나 삼성그룹의 증여세 포탈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검토하겠다는 말을 듣고 기다렸으나 시간만 끄는 듯해 11월부터 행동에 들어갔다.국세청 앞에서 일인시위(국내 1호였다)를 벌인 것이다.그러면서 회계사로서 내 생명은 끝났고 힘든 생활이 이어졌다.생활은 찌들어졌다.  (2004년 16대 4·15총선에서는 총선연대 조사팀장으로 후보자들의 납세실적을 공개하는 등 의미있는 활동을 전개해왔다.현재 그는 법무법인 씨엘 소속 회계사 일을 하면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진보진영의 단결과 미래를 모색하는 활동에 주력하는 한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기획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소액주주운동의 성과와 한계라면.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높이라고 주장한 것은 역사에 분명한 한 획을 그은 것이라고 평가한다.재벌 총수의 전횡을 막고 IMF 이전 관행이 되다시피 했던 비자금 조성과 분식회계의 문제점을 파헤친 것 또한 간단찮은 성과다.난 회계사로서 기업의 잘못된 행태를 뼈저리게 느꼈던 처지다.소액주주운동이 비자금 조성 관행을 차단하고 주주로서의 권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기업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든 것은 분명하지만 기업과 재벌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공공성으로 담론을 확대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 얘기는 스웨덴식 사회와 재벌의 대타협론으로 확장하지 못했다는 반성으로 들린다. =섣불리 우리 사회에서 대타협을 얘기해야 하나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스웨덴의 발렌베리 같은 재벌의 기업가 정신과 삼성그룹의 그것이 대등한 것인가 의문이다.협약 당사자로서 재벌이 사회를 바라보는 정신과 관점 등이 많이 다르다.그래서 재벌 해체를 주장하는 이들 입장에선 어림없다는 얘기가 나온다.경향성과 자세,국가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노동운동을 바라보는 시선 등에서도 스웨덴과 우리의 재벌은 많이 다르다.충분히 재벌기업이 과거 행태를 반성하고 형사상 민사상 책임을 진 다음 그런 협약으로 나갈 수 있지 않느냐 생각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내가 알기에 스웨덴에 연구팀을 보내 할렌베리 사례를 연구했다.우리(진보진영)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이 선제적으로 치고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그럴 경우 재벌의 책임은 온데 간데 없어질 우려가 있다.재벌이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전제가 중요하다.이건 진보진영 안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재벌옹호론자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진보진영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이점은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진보진영이 대타협론을 관철시킬 역량이 있다고 보는지. =지금은 없다고 본다.현재 진보진영의 문제점이라면 쌈박한 담론이나 정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치력 부재다.참여정부에 참여했던 분들조차 정책이 없어 실패한 것으로 보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하지만 진보진영의 정치적 역량,소통과 통합의 능력 부재,또는 마인드가 아예 없는 것이 진짜 문제다.진보진영은 백가쟁명식으로 논쟁하고 국민들 앞에 심각한데 정작 대중들이 잘 모르는 문제 갖고 싸우느라 시간만 허비하곤 한다.이론적으로 정치해지고 다양해지는데 국민들 눈높이에서 승부하는 것은 영 부족하다.국민들의 표를 모으는 역량이 부족하다.’골방 진보’로 무엇을 하겠느냐.  이렇게 하면 일본식 고립된 진보로 전락하고 돌연변이 진보,비정상적 진보로 안위하는 처지로 떨어질 수 있다.  현재 진보진영은 여러 갈래로 찢겨져 있다.내년 지방선거가 굉장히 중요하다.대선이나 총선처럼 거대담론이 맞부딪히는 게 아니라 지역현안들을 놓고 생활정치를 실현하는 좋은 싸움판이다.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주민들과 밀착할 수있는 좋은 기회다.중앙도 중앙이지만 지역에서 진보진영의 분열로 인한 감정의 골은 정말 심각할 정도다.참여정부때 친노와 반노로 갈려 싸우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합치지 못하면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정권이 아무리 개판을 쳐도 진보진영에게 영영 기회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우리끼리 심각하게 물어봐야 한다.우리가 이명박을 미워하는 만큼 우리 사이의 의견 차이가 그렇게 대단한가 라고.  우리가 역사를 20년 후퇴시키는 이명박 정권 만큼 우리를 서로 미워해야 하는 가 말이다.공동의 적을 설정하고 그를 막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다.중국을 통일한 마오저뚱처럼 국공합작 과정과 논쟁 과정을 깊숙이 연구해볼 것을 권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1980년대 사회운동 이후 진보진영이 자기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의견이 많다.진보진영이 성찰하고 돌아보아야할 일은. =IMF까지 오게 된 것은 필연이다.역량이 그것밖에 안 됐으니.과거 워낙 혹독한 정치환경에 있었기 때문에 진보진영이 사회주의 논리에 심취해 있었다.사회민주주의란 대안이 설 자리가 없었다.그런 와중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민생과 관련된 사회경제적 대안에 대해선 진보진영의 담론이 형성되지 않은 마당에 외환위기를 맞아 신자유주의 물결이 급속하게 들어왔다..마치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사회민주주의 이념인 것처럼 오해되는 일이 벌어졌다.주주의 권익확보,경영 투명성 증대,정경유착을 차단해야 한다는 절박감 등이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마치 진보처럼 비치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진보진영은 대안 없이 신자유주의 비판만 수차례 지적하는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사회민주주의라는 담론이 형성되기 시작해 새로운 진보진영의 모델로 심각하게 나오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세력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민주주의 담론,유럽식 복지국가의 담론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다가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한 번 놓쳤다.2004년 민주노동당의 지지율,부유세 지지율,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식 자본주의보다 유럽식 복지국가를 선호하는 여론이 폭발적으로 형성된 한해였다.국민들에게 대안을 제시하고 국회라든가 공개적인 정치의 장에서 적절히 제시했더라면 그 흐름들이 더 굳건히 자리잡을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내부적인 논쟁과 분열,감정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쳐왔고 지금 진보진영이 사분오열된 모습으로 귀결된 것이 아닌가 본다.  이때 적어도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세력과 자유주의 구도에 안주하는 보수 정당,그리고 박정희 향수를 기억하고 의존하는 세력으로,소위 3강 구도만 유지했더라도 지금처럼 역사가 후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민주노동당은 강기갑 대표 개인의 이미지에만 의존하고 있지 정당한 정치세력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지금 진보신당도 노회찬,심상정 두 분의 개인적 퍼스낼리티만 있지,그 뒤에 든든한 세력이 보이질 않는다.노회찬 심상정 두 분은 지금 대중들이 연예인 보듯하는 것이다.시간이 지나면 관심은 멀어진다.지금 갖고 있는 자산을 조그마지만 소중한 것으로 가꾸기 위해선 대단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과거는 어쩔 수 없고 지금이라도 분열된 모습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겠는가를,국민들은 아무리 자기가 똑똑해도 분열된 사람은 믿지 않고 표를 주지 않는다.분열되지 않고 국민들을 위해 조금씩 양보해서 하나가 되는 모습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아닌가 이렇게 본다.  타협하지 않으려면 혼자 운동하지,당이란 것은 왜 만드나.지리산에서 화염병 던지는 연습이나 하면 된다.정치의 기본은 적을 최소화하고 우군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거다.반한나라도 넓다.반MB로 좁혀야 한다.박근혜와 이명박을 갈라서게 만들어야 한다.그 둘을 가깝게 만들어놓아서 좋을 게 뭐 있겠나.한나라나 민주나 다 똑같은 놈들이라면 무슨 싸움을 하겠는가.  논란과 전선을 동일시하지 않아야 한다.전선은 전선대로,논쟁은 논쟁대로 벌여 나가야 한다.2010년 지방선거를 맞아 정책연합을 거쳐 선거연합을 이뤄내야 한다.국민들은 똑똑한 놈을 원하지 않는다.그보다는 믿음직한 정치세력을 바란다.시민사회단체와 민주당이 연대하면서 통 크게 양보하고 진보신당과 민노당이 서울시장 공동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를 뽑아야 한다.휴대전화 투표 방식도 개발돼 있지 않은가.이런 방법으로 두 당이 후보단일화하고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들로부터 표를 모을 수 있지 않을까.<계속>
  • 다복회 자금관리 총책 구속

    강남 귀족계 ‘다복회’의 공동계주 박모(52)씨가 1일 구속됨에 따라 다복회 수사가 활기를 띨지 주목된다.박씨의 구속은 지난해 10월28일 계원들의 고소장이 접수되고,수배된 지 2개월여 만이다. 박씨는 다복회의 자금관리 총책으로 곗돈의 거래 내력을 적은 장부와 다복회 구성원 명단,채권채무관계 서류 등을 갖고 달아났었다.장부와 명단 등에는 2200억원대의 곗돈 흐름과 정치권·정부 고위직·재벌가 인사와 그 부인,친인척의 이름이 총망라돼 있다.이 때문에 다복회가 사회지도층의 탈세 등 자금세탁 통로로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이 사건을 재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계원들과 시민단체 등이 다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일 “지난달 29일 박씨를 체포,1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면서 “계원들의 고소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계주 윤모(52·여·구속)씨와 공동으로 계를 운영해오던 중 지난해 10월15일 계원 박모씨를 계에 가입하게 한 뒤 곗돈 3억 5500여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148명으로부터 총 371억 5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모두 윤씨가 꾸민 일이고,나는 단순 종사원으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과 경찰은 의혹의 실마리를 풀 박씨를 검거했지만 여전히 고소 이외의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검·경 관계자들은 “사회 지도층의 탈세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됐지만 고소하지 않은 내용을 수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복회 계원들과 시민단체 등은 수사 의지가 문제라고 비판했다.계원 L씨는 “윤씨처럼 대충 조사하며 흐지부지 덮으려 하지 말고,그동안 불거진 의혹들을 속시원히 밝혀야 한다.”면서 “그래야 강남 일대의 고위층·부유층들이 계를 통해 검은돈을 조성하는 등 비리 행위가 근절된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계현 정책실장은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은 뇌물 등 부정적인 데 돈을 사용했을 개연성이 높다.”면서 “다복회가 자금세탁 통로로 악용됐다고 알려진 만큼 계주는 물론 계원들의 자금 축적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친노 비리 정치권 커넥션은 못밝히나

    검찰이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을 구속기소함으로써 친노 권력형 비리에 대한 수사를 일단 마무리했으나 기대에는 못 미쳤다.그나마 노건평씨에 대한 수사에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겠다.정원토건의 실소유주인 노씨는 아들에게 주식을 증여해 1억 4000만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가 새로 드러났다.법인세 등 3억 8000만원을 포탈하고,회사 돈 15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추가 적용됐다.세무공무원 출신인 노씨가 탈세와 횡령을 몰랐을 리는 없을 것이다.노 전 대통령이 두둔한 것처럼 ‘시골의 별 볼일 없는 노인’은 아닌 것이 입증된 셈이다.하지만 노 전대통령의 고교동기인 정화삼씨 형제와 공모해 세종증권이 농협에 매각되도록 도와주고 29억 36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선 더이상 구체적인 물증이나 연결고리를 찾아내지 못했다.박 회장에 대해서도 290억원을 탈세하고,농협 자회사 휴켐스를 인수하게 해달라며 20억원을 건넨 혐의가 적용됐지만,세종증권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시세차익 및 정치권 로비 의혹은 밝혀내지 못했다. 정대근 전 농협 중앙회장이 세종증권 인수 대가로 받은 50억원의 사용처도 아직 석연치 않다.수감 중인 정 전 회장을 전·현직 국회의원 30명이 특별면회한 것이 단순한 인사치레였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검찰은 이제라도 ‘박연차·정대근 리스트’와 거액의 사용처 등 정 관계 커넥션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서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한다.그래야 수사에 신뢰를 얻을 수 있다.
  • ‘세종증권 비리’ 밝혀야 할 3가지 진실

    ‘세종증권 비리’ 밝혀야 할 3가지 진실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으나 주요 수사 대상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정대근 전 농협 회장은 각자의 혐의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검찰은 충분히 입증했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유무죄의 최종 판단은 법원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억원 박 회장이 인정하는 부분은 290억원의 탈세 혐의와 정 전 회장에게 20억원(100만원짜리 수표 2000장)을 건넨 사실이다.그러나 세종증권이나 농협 자회사 휴켐스 주식 거래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니라고 강변한다. 또 홍콩 법인을 이용한 탈세는 법을 몰라 내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이 추가 적용된다면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박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정 전 회장에게 건넨 돈은 대가성이 없다는 것이다.박 회장은 구속될 당시 “뇌물공여가 아니다.말하기 어렵지만 법정에서 단계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이와 관련해 박 회장의 측근은 20여년 전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에게 아무 조건 없이 5000만원을 줬을 때와 비슷한 경우라고 하고 있다. 물론 검찰 생각은 다르다.20억원은 휴켐스 인수 로비 성격이 있으며 나아가 농협의 또 다른 자회사 남해화학 인수까지 겨냥했다고 보고 있다.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과 관련해선 휴켐스 부분은 입증이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세종증권 부분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0억원 정 전 회장은 세종캐피탈로부터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돈을 받아 관리한 남경우 전 농협 축산경제 대표에게 책임을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검찰은 정 전 회장이 남 전 대표를 통해 세종증권 인수 대가로 매매대금의 5%를 받기로 협의했고,합법적인 거래인 것처럼 꾸미기 위해 자문수수료 형식으로 남 전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 IFK 명의의 계좌로 돈을 받았다고 판단하고 있다.검찰은 이미 정 전 회장에게 50억원을 건넨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검찰은 이번 사건을 마무리하며 정 전 회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30억원 건평씨는 정화삼·광용씨 형제와 함께 세종증권이 농협에 매각되는 것을 도와주고 받은 29억 6300만원 가운데 3억원가량 챙긴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그는 검찰 조사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혐의 전체를 부인했으나 구속되며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시인하는 게 있다.”고 말하는 등 입장이 달라졌다. 검찰은 건평씨가 일부를 인정하든 전부를 인정하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검찰 관계자는 “전체 액수 가운데 얼마를 나눠 받았는지에 상관없이 법률적으로 보면 공동책임이다.”면서 “29억 6300만원을 받은 공범인 점은 달라지지 않고 받은 액수에 따라 양형 문제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정·관계로비 ‘박연차 뇌관’ 터지나

    정·관계로비 ‘박연차 뇌관’ 터지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사법처리가 임박하며 정·관계 로비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지,억측으로 끝날지 주목된다.검찰은 “이번 수사는 정·관계 로비 수사가 아니다.관심도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고,박 회장도 “일부 탈세 혐의는 인정하지만 다른 의혹은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박 회장이 운영하는 정산컨트리클럽 이용객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박 회장이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들과 자주 골프를 쳤다는 이야기가 부산 쪽에 파다하기 때문이다.박 회장의 측근은 “골프장에 다녀간 사람들의 명단은 컴퓨터로 관리하는데 압수수색 당시 수사관들이 서버를 모두 검색하며 필요한 부분을 복사해갔다.”고 말했다. ●구속영장 청구로 사법처리 임박 이번 수사가 개인 비리에서 정·관계 로비로 자연스럽게 옮겨갈 것으로 예상됐던 까닭은 박 회장이 막대한 자금을 굴리는 사업가였고,여·야를 가리지 않는 마당발 인맥을 유지하는 등 정치권과 끈끈한 관계인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실제 그는 노무현 정부의 실세로 알려졌던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2002년 7억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해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고,2006년에는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 20명에게 부인과 태광실업 임직원 명의로 1인당 300만∼500만원씩 모두 9800만원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되기도 했다.이보다 앞서 2000년 한나라당 재정위원을 맡았고,2002년 대선 때는 한나라당에 10억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남·부산에서 사업을 키워온 터라 애초 한나라당 쪽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웠다는 후문이다.이 지역의 검찰·경찰 등 사정당국의 고위 관계자들과도 유대관계를 가져왔다는 게 박 회장 주변의 얘기다.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동창이자 후원자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의 각별한 인연이 부각되기도 했다.또 새 정부의 일부 전·현직 청와대 수석들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부터 있었던 국세청 세무조사는 정·관계 로비 의혹을 더욱 부채질했다.국세청은 당시 참여정부 비자금을 찾을 목적으로 박 회장을 조사했고,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를 넘겼다는 이야기가 정치권에 떠돌았다.그러나 “국세청에서 넘어온 리스트도 없고,갖가지 리스트가 떠도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입수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는 게 검찰 반응이다. ●한나라쪽 인사들과도 친분 두터워 검찰의 강한 부정은 현재까지 자금 추적 결과,정치권과 연결시킬 수 있는 뚜렷한 단서를 포착하지 못했고,앞으로도 이렇다 할 단서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당장 단초가 없는 상황에서 로비 수사를 언급하면 그만큼 수사의 순수성이 왜곡될 수 있고,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선을 긋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뭉칫돈의 행방을 쫓다가 의외의 소득이 나오면 불씨는 언제든지 살아날 수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중론이다.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범죄 혐의가 있고 단서가 있으면 수사를 해야만 한다. ”면서 “하지만 (정치권 로비와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그런 상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단서가 포착되면 수사를 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통상 로비나 뇌물 사건에서 현금이 직접 오갔을 경우 직접적인 물증을 찾아내기가 힘들다고 한다.준 쪽에서 입을 열지 않으면 입증이나 처벌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검찰이 로비 의혹을 해소하려고 한다면 앞으로 박 회장의 ‘입’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홍지민 오이석기자 icarus@seoul.co.kr
  • 추가로 밝혀야 할 의혹

    추가로 밝혀야 할 의혹

    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탈세 혐의만으로 사전구속 영장을 청구한 것은 박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뒤 남은 의혹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검찰은 세종증권 주식을 차명으로 거래하며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은 부분은 영장에 넣었지만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는 포함시키지 않았다.세종증권 인수에 대한 결재라인에 있던 내부자에게 직접 정보를 얻어야 처벌할 수 있는 이 혐의에 대한 입증이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미공개 정보이용 부분은 당초 검찰이 수사를 시작했던 혐의인 만큼 끝까지 수사해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다.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이번 수사의 단초가 된 미공개 정보 이용이 (여러 의혹 중)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보강수사를 통한 의혹 규명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정대근 전 농협 중앙회장에게 건넨 20억원이 휴켐스 인수와 관련해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뇌물공여 혐의를 영장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휴켐스의 헐값 인수 의혹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이 돈이 농협의 또다른 자회사 남해화학에 대한 인수 추진과 얽혀 있다는 의혹도 마찬가지다. 휴켐스 인수과정에서 가격이 낮아진 부분에 고의성과 불법이 있다면 정 전 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박 회장에게는 그 공범 혐의를 추가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이와 함께 휴켐스 인수 당시 태광실업 컨소시엄의 계약 관계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아파트 부지 위장 거래 의혹도 검찰이 뒤늦게 점검하는 부분이다.검찰은 태광실업의 자회사인 정산개발이 시행사 2곳에 아파트 부지를 팔아 100억원을 남겼고,시행사도 아파트 개발로 300억여원의 이익을 봤는데 시행사가 사실상 박 회장 소유일 경우 배임이나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박연차씨 11일 영장

    박연차씨 11일 영장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10일 소환조사한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에 대해 탈세 및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11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피의자 신분인 박 회장을 상대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세종증권 주식 거래 의혹,농협 자회사 휴켐스 저가 인수 의혹,국세청이 고발한 200억원대 소득세 탈루 혐의 등 3대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검찰은 15시간가량 조사 끝에 오후 11시쯤 박 회장을 일단 돌려보냈다.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탈세 관련 혐의는 인정했으나 나머지 의혹은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 회장은 귀가하며 취재진에게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앞으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면서 “세법을 잘 몰랐다.탈세 혐의는 인정하지만 휴켐스나 로비와 관련한 다른 의혹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박 회장이 2005년 6∼12월 세종증권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팔아 20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리는 과정에서 정대근(64·별건으로 수감 중) 당시 농협 회장 등으로부터 확보한 세종증권 인수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닌지 조사해 왔다.또 2006년 박 회장이 입찰가보다 322억원 싸게 휴켐스를 인수했는데 이 과정이 적법했는지,모종의 로비가 있지는 않았는지 등을 살펴왔다.특히 검찰은 휴켐스 인수를 앞두고 박 회장이 정 전 회장에게 20억원을 건넸고,이후 오가는 과정이 반복됐다는 점을 중시해 대가성이 있었는지,박 회장이 농협의 또 다른 자회사인 남해화학 인수 추진과 연관이 있는지를 수사해 왔다. 이와 함께 검찰은 홍콩에 현지 법인을 세운 뒤 수백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기고도 200억원대의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는 혐의 등으로 국세청이 박 회장을 고발해옴에 따라 조세포탈이나 외환관리법 위반 등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한지 법리 검토를 벌여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단독] 박연차씨 300억대 시세차익 챙겨

    대검중수부(부장 박용석 사장)가 9일 박연차(63) 회장의 태광실업 등과 함께 농협 자회사 휴켐스 인수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자금을 댔던 은행들이 지난해 9월 이후 휴켐스 보유 주식을 당시 시가보다 30%가량 낮은 가격(1만 6000~1만 7000원)에 박 회장에게 판 사실을 확인했다. 박 회장은 싼 값에 인수한 주식을 곧바로 시가에 맞춰 비싼 값에 한국투자증권(한투)에 되팔았고,한투는 이를 수차례에 걸쳐 인수 때보다 낮은 가격에 기관투자가에게 되팔아 큰 손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박 회장은 금융기관과 한투를 연결만 해주고 300억원대 시세차익을 챙겼다. 검찰은 이런 비정상적인 주식거래에 대해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9일 “은행들의 휴켐스 저가 매도는 박 회장 사건과 관련한 휴켐스 저가 인수 의혹의 연장선상에 있는 부분”이라면서 “휴켐스 주식이 왜 그렇게 거래됐는지 경위와 배경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조만간 한국투자증권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휴켐스 인수에 앞서 정대근(64·별건으로 수감중) 당시 농협 회장에게 건넨 20억원이 농협의 또 다른 자회사 남해화학 인수 시도와 관련됐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 회장이 (남해화학) 매각을 강행하려다 실무진의 반대에 부딪쳤고,뇌물사건으로 다시 구속되는 바람에 좌절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의심할 만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66)씨가 실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진 경남 김해의 정원토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각종 서류를 확보했다. 건평씨가 정원토건의 회사 자금을 빼돌려 박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옛 패스21) 주식을 차명으로 매입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건평씨에게 횡령 및 배임,탈세 혐의를 추가 적용할 예정이다. 홍성규 홍지민 오이석기자 icarus@seoul.co.kr
  • 박연차·천신일씨 돈독한 관계 주목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정·관계 로비의혹 규명보다는 탈세 혐의 입증 등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8일 “요즘 ‘박연차 리스트’에 관한 소문이 떠돌고 있는데 국세청이 제출한 적도 없고 검찰이 확보하고 있지도 않다.”면서 “정·관계 로비는 이번 수사에서 관심 밖”이라고 잘라 말했다.이에 따라 검찰의 박 회장 소환수사는 크게 세 갈래로 이뤄질 전망이다.박 회장은 이르면 이번 주말 소환될 예정이다. 우선 검찰은 국세청이 고발해온 200억원대 소득세 탈세 혐의를 점검하고 있다.해외 법인을 통해 배당금을 받는 형식으로 마련한 거액의 자금 등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은 부분이라 일각에서는 이 돈이 국내로 유입돼 정·관계 로비에 쓰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하지만 검찰은 이는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또 세종증권이 농협으로 넘어갈 당시 이 회사 주식거래로 박 회장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둔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박 회장 쪽은 당초 178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시인했다.하지만 검찰은 세종증권 거래와 연관된 박 회장의 차명계좌를 추가로 발견해 차익 규모가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관련,박 회장은 지난 7일 한 방송사 시사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규모가 200억∼220억원 정도라고 달리 말했다.검찰은 이와 함께 2005∼2006년 초 세종증권 주식 대량 매매 현황도 조사 중이다.박 회장 외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고 의심할 만한 인물이 있는지 가리기 위해서다.현재 절반 이상 점검한 상태다. 휴켐스 저가 인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저가 인수 배경과 경위,정대근 당시 농협회장에게 건넨 돈의 대가성 여부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검찰은 박 회장이 세종증권 시세차익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인수 대금과 휴켐스 주식 매입에 썼고,정 당시 농협 회장에게 건넨 20억원도 여기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박 회장의 정산개발로부터 지역 아파트 건설용 부동산을 넘겨받은 회사 두 곳이 300억원대 이익을 남겼는데,이 회사들이 실제 박 회장 소유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편 ‘박연차 리스트’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가며 박 회장의 ‘마당발 인맥’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휴켐스 사외이사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그렇다.고려대 교우회장이기도 한 천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 동기이자 복심,후원자로 알려져 있다.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대한레슬링 협회장을 역임할 당시 협회에 입성해 현재 이곳의 회장과 부회장으로 각각 있는 천 회장과 박 회장은 동향 선후배로 오랫동안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천 회장이 휴켐스 이사로 등재된 것은 2006년 8월로 박 회장의 강력한 권유가 작용했다는 관측이 있다.박 회장도 천 회장쪽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다.겉으로만 보면 정치적 지향점이 전혀 다른 전·현직 대통령의 후원자들이 사업상으로는 협력 관계인 셈이다. 홍지민 오이석기자 icarus@seoul.co.kr
  • [박연차 게이트] 의혹의 ‘박연차 리스트’ 언제 열리나

    대검 중수부가 수사하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얽힌 의혹이 ‘박연차 리스트’의 존재 여부와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박 회장 개인 자금이나 회사 자금의 입·출구를 살펴보는 게 검찰의 당연한 수사 수순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불법적인 성격의 돈이 정·관계로 흘러갔다는 단서가 포착되면 수사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게 검찰 안팎의 전망이다.검찰이 박 회장 사건에 집중적으로 화력을 쏟아 붓고 있는 만큼 본질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이득금은 어디로? 박 회장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사실은 2005년 세종증권이 농협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실·차명으로 이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 팔아 178억원의 시세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특히 차명으로 인한 탈세는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했다.그런데 검찰은 최근 박 회장이 차명거래했다고 의심되는 계좌를 추가로 발견했다.이 계좌가 차명이라는 사실이 확정되면 시세차익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박 회장은 휴켐스 인수 과정에서도 차명 주식 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검찰 수사의 초점은 이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다.하지만 검찰은 이 시세차익이 어디에 쓰였는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이미 수십억원가량은 휴켐스 인수 자금으로 썼다는 사실을 검찰은 포착했고,나머지 자금의 용처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차명계좌 주인이 박 회장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정·관계 인사가 박 회장을 통해 공돈(?)을 관리했을 가능성이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제3자의 돈을 관리해 줬을 가능성과 증권선물거래소에 보이지 않는 손(?)을 뻗쳤을지도 모를 정·관계 인사의 존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이는 증권거래소의 무혐의 결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휴켐스 인수,또 다른 로비는? 휴켐스 헐값 인수 의혹과 관련해 현재까지 검찰에 꼬리를 밟힌 로비는 2006년 1월 정대근 당시 농협 회장에게 건너간 20억원이다. 또 매각 승인권을 쥐고 있던 농림부도 로비 수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박 회장에게서 건너간 20억원의 최종 목표점이 노건평씨가 아니겠느냐는 의혹도 있다. 20억원이 정 전 회장이나 건평씨 선에서 끝나는 것인지,또 다른 줄기가 있는지,20억원 외에 더 큰 금전 거래가 제3의 인물에게 이어졌는지가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더욱이 휴켐스가 태광실업 등으로 넘어갈 때 가격 결정의 중요 요소였던 2005년 재무제표의 경영이익이 급감했고 매각뒤 정상으로 회복된 점 등을 고려하면 큰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휴켐스가 매각된 게 아니냐고 검찰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해외에서 조성한 자금,국내 유입? 국세청 고발 내용에 담겨 있는 홍콩 법인을 통한 자금 조성도 의문을 증폭시킨다.일단 탈세 혐의가 걸려 있는 이 부분에서 박 회장이 해외에서 조성한 수백억원대 자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도 검찰이 수사해야 하는 부분이다. 박 회장 쪽은 대부분 해외사업 확장과 현지 정부 고위 관계자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썼다고 해명하고 있고,검찰도 현재까지 국내 유입 흔적은 찾지 못했다.이 자금이 해외에서만 돌아다녔다면 검찰 수사는 가로막히는 셈이지만 박 회장이 다른 유력인물을 위한 자금 관리를 했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의혹이 더 증폭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물론 국내에 들어온 정황이 포착되면 폭발력은 클 수밖에 없다.해외 연결계좌 추적의 어려움,수사의 방대함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수사가 아니더라도 장기적인 검찰의 추적이 병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성규 홍지민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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