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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사실상 붕괴된 北 보건의료체계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사실상 붕괴된 北 보건의료체계

    지난해 3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평양시 류경구강병원과 옥류아동병원을 현지지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제1위원장은 “당에서 류경구강병원을 일떠세운 것은 세계적 수준의 구강병원이 있다는 것을 소개, 선전하자는 것이 아니라 인민이 건강한 몸으로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자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열악한 북한 내 보건·의료 상황에서도 평양 중심에 일부 호화병원을 세운 것이 김 제1위원장의 ‘치적용’, ‘과시용’이라는 내부의 불만이 나오자 이를 의식한 언급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정은 인권 문제 상쇄·민심 장악 의도” 북한에는 최근 김 제1위원장의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특수목적의 병원이 신·중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건설된 평양시 류경구강병원과 옥류아동병원, 군인 전용 병원인 대성산 종합병원 등 최신의 의료 기기와 장비를 구비한 대형병원이 늘어나고 있다. 이 밖에도 상대적으로 사회적 관심이 못 미치는 고아와 노인을 위한 보육시설 및 양로원에 대한 현지지도가 활발해진 것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과 비교할 때 파격적인 행보라는 지적이다. 특히 김정은 체제 들어 고아와 무의탁노인, 장애인에 대한 배려 정책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관련 복지시설도 잇따라 건설하고 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난해 평양 육아원·애육원이 완공된 데 이어 올해에는 전역에서 고아원 건설이 진행 중이며 북한 조선중앙TV에서 장애인 여성의 삶을 소개하는 등 취약계층 보호정책을 적극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국제사회의 인권 압박을 의식해 취약계층이 충분히 보호받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민심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도 최근 북한 내 분위기에 대해서 “북한인권문제가 대두되면서 북한 당국 나름대로 이를 상쇄할 계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김정은의 대표적 업적처럼 선전하기 위해서도 당분간 보건·의료·복지 부문에 집중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남한보다 체제 우월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단골 구호는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다. 북한 헌법 제56조에서도 “국가는 전반적 무상치료제를 더욱 공고히 발전시키며 예방의학적 방침을 관철해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고 근로자의 건강을 증진시킨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의 보건정책은 전반적 무상치료제와 의사담당구역제 그리고 예방의학 등 크게 세 분야로 구분된다. 하지만 열악한 보건 의료 상황에서 이런 체계가 사실상 붕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의료기관에는‘1회용’이란 용어를 쓰기 힘들 정도로 주사기, 주삿바늘, 침, 붕대, 약솜 등을 거의 재활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주사기는 일반적으로 멸균이 된 플라스틱 제품이 아니며, 환자 1명에 한 번만 사용하고 버리는 것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재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사기는 90% 이상이 유리로 되어 있으며 주삿바늘도 쇠로 되어 있다. 대형병원 외에는 주사기, 주삿바늘, 침을 100℃ 물에 30분간 끓여 소독하여 재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 병원에서는 링거·포도당수액의 약병은 계속 재생해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용기마저 부족해 때로는 의사에게 빈 맥주병을 구입하도록 할당량도 정해진다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았다. 또 2000년 중반부터는 유엔이나 남한에서 인도적 지원을 통해 전달된 플라스틱 주사기와 주삿바늘을 물에 끓여 소독해 재활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김정은이 대표적인 치적 사업으로 내세우려 했던 평양시내 주택 10만호 건설사업이 좌초되자 일부 호화병원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를 상쇄시키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 평양을 중심으로 대형병원들이 즐비한 대신 지방은 의약품과 의료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고 낙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가 어려웠던 1995년 이후 북한 내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종사자들은 생계가 최우선 선택사항으로 여겨졌다. 최근에는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의사들도 의식주가 보장되는 군(軍)병원에 군의관으로 가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다. 특히 북한 인민보안성 병원은 경쟁이 치열한데, 이유는 이 병원에서 리비아 등 해외로 파견직 의사를 보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北 의학교육의 산실은 ‘평양의학대학’ 해외에서 급여를 달러로 받을 수 있고, 이곳에서 몇 년 만 고생하면 북한에서 나름대로의 한 밑천을 마련할 수 있어 매우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 보통강구역에 자리 잡은 보안성병원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탈북한 박성일(가명)씨는 이 병원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일단 군인신분이기 때문에 식량이 배급되고 약품도 일반병원보다 우선 제공받는다”고 전했다. 그는 “상급자에게 줄을 잘 서고 진료, 치료 능력이 있고 적절히 뇌물을 쓰면 해외 병원에 3년 정도 파견 나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병원 내 의료기기 역시 중앙과 지방 간의 격차가 크다. 그나마 지방의 경우 전력사정으로 갖추고 있는 의료기기조차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체에 투영제를 주입해 종양 등을 찾아내는 컴퓨터 단층촬영(CT)의 경우 평양의학대학병원과 조선적십자병원, 김만유병원 등 평양시내 대형병원에만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이러한 진단 장비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해 신축된 대성산종합병원의 경우 첨단 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일반인보다는 군인위주로 혜택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정책에서 의료시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유능한 의료종사자를 양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1948년 설립된 평양의학대학(약칭: 평의대)은 대표적인 북한 의료인의 산실로 평가받고 있다. 평양 중구역에 자리하고 있는 이 대학은 부속 병원을 포함 의학부, 기초의학부, 고려의학부, 위생학부, 구강학부, 약학부 등 여러 학부와 90여 개의 강좌가 설치되어 있다. 또 수백명의 학위·학직소유자와 교원, 연구사, 의사가 교육과 의학연구, 전문과의사 양성, 치료예방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가장 선호하는 결혼상대자는 여성 한의사 2010년 5월부터 김일성종합대학 단과대학으로 편입됐다. 이 밖에도 지방에는 종합대학의 형태로 함흥의학대학, 사리원의학대학, 청진의학대학 등 의학종합대학이 각 도에 1개씩 있으며, 단과대학으로는 함흥약학대학, 평양외과단과대학, 사리원동약대학 등이 있다. 하지만 일반 주민의 의료혜택과 의료진의 처우 측면에서 중앙과 지방의 차이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의대나 약대를 졸업한 경우 중앙병원으로 진출하기가 불가능하고 어렵게 진출했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 차별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남성들이 결혼상대로 가장 선호하는 계층은 여의사인데 그중에서도 고려의사(한의사)가 인기다. 이는 응급환자를 담당하지 않고 침과 뜸, 부황 등을 수단으로 장기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직업인 데다가 위험한 진료행위도 적은 편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남북은 모두 ‘한의사’를 동일어로 사용했지만 북한이 1992년 한의학을 고려의학으로 변경하면서 현재의 호칭으로 바뀌었다. 고려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학대학 고려의학부를 졸업하고 한국처럼 ‘국가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YWCA-씨티은행, 다문화청소년 직업교육 협약식

    YWCA-씨티은행, 다문화청소년 직업교육 협약식

    한국YWCA연합회(회장 차경애)는 24일 한국씨티은행(은행장 박진회)과 2015년 다문화청소년 직업교육 프로그램 ‘다래교실’ 협약식을 가졌다. ‘다문화시대 청소년의 미래를 위한 교실’이라는 뜻의 다래교실은 결혼이민여성의 자녀뿐 아니라 탈북청소년,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에게 직업교육을 제공, 다문화시대 청소년들의 직업역량을 높이고, 자존감을 향상시키며 글로벌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씨티은행은 올해 20만 달러(약 2억 2000만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2014 다래교실’ 활동 교사 중 다문화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청소년의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학교생활 적응에 기여한 우수교사 10명의 노력에 감사하는 ‘다래교실 우수교사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우수교사로 선정된 진주YWCA 박순이 교사는 “웹툰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모르던 다문화가정 자녀가 다래교실을 통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한 세부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어 뿌듯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편 2012년부터 운영돼 온 다래교실은 그동안 방과후 학습지원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면서 진로 멘토링을 함께 했으나, 올해부터는 비전교육, 직업기술교육 및 인턴십 기회를 제공, 다문화 학생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계획이다. ‘2015 다래교실’은 광주, 김해, 안산, 의정부, 진주 등 전국 13개 지역의 회원YWCA에서 총 3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경기경찰청, 탈북주민 자문단 등 신설

    경기경찰청이 범죄 피해를 입은 북한이탈주민들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보안협력위원회 산하에 ‘범죄피해자 분과위원회’를 신설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보안협력위원회를 북한이탈주민들의 요구에 알맞게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탈북 후 각계에서 활동 중인 인사 10명으로 자문단을 구성했다. 둘 다 전국 최초다. 김종양 청장은 “탈북 동포의 입장을 따뜻한 마음으로 배려하고, 진심으로 돕는 경기경찰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박상학 탈북자단체 대표 “대북 전단 살포 중단할 것”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오는 26일로 예정된 대북 전단 살포를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23일 “천안함 폭침 5주년을 맞아 대북 전단을 북으로 보낼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앞으로도 대북 전단을 살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북한에서 한 행위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앞으로 다시는 천안함 폭침 같은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국민행동본부,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보수단체와 함께 천안함 사건 5주년인 26일을 전후해 대북 전단 50만장을 북측으로 날리겠다고 공언해 왔다. 특히 전단과 함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 편집분을 담은 USB와 DVD를 5000개씩 날려 보낼 계획이었다. 한편 여야 대표에게 취임 인사를 하러 국회를 찾은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만나 “대북 전단을 뿌리는 단체는 정부가 지원을 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탈북 한의사 김지은의 고려의학 이야기] (49) 매콤한 달래로 춘곤증 떨쳐요

    봄이 오면서 ‘봄의 불청객’ 춘곤증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봄에는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자연이 크게 기지개를 켜고 양기를 곳곳에서 끌어올린다.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자연에 몸이 적응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 에너지를 충족하는 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춘곤증이다. 몸이 나른하고 쉽게 피로해지며 식욕이 저하되고 심하면 충분히 잠을 잘 수 없어 다음날 더 피로해진다. 춘곤증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봄에는 조깅이나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푸는 것이 좋다. 신선한 아침공기를 들이마시면 혈관 내 산소포화도가 높아지고 몸속 노폐물이 빠져나가 낮시간 업무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춘곤증은 식욕을 떨어뜨려 피로감을 가중시키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입맛을 돌게 하는 봄나물이 좋다. 겨울을 이겨내고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나물로는 매콤한 달래가 있다. 달래의 매콤한 맛은 입맛을 자극한다. 특히 달래는 이른 봄 양(陽)의 기운을 듬뿍 담고 있어 기운이 떨어지는 춘곤증에 가장 적합한 식품이다. 또 매운맛은 몸의 나쁜 기운을 발산하고 정신 기능을 좋게 한다.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춘곤증을 이겨내는 방법의 하나다.
  • 北 “대북 전단 무력 대응”… 합참 “단호 대처”

    北 “대북 전단 무력 대응”… 합참 “단호 대처”

    북한은 22일 탈북자단체가 천안함 사건 5주년을 전후로 예고한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무력으로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인민군 전선부대들의 공개통고’를 내고 탈북자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계획을 비난하며 “모든 타격수단들은 사전 경고 없이 무차별적인 기구소멸작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은 이어 “반공화국 삐라 살포 수단이 풍선이든 무인기이든,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화력타격수단의 과녁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영공·영토·영해에 대한 그 어떤 ‘침범’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만약 북측이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빌미로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도발적 행동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은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한 탈북자단체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 5주년인 26일을 맞아 대북 전단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하한 미국 영화 ‘인터뷰’를 살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0일 탈북자단체가 경기도 연천에서 날린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총 10여발을 발사했으며, 우리 군도 이에 응사하면서 한때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北에 모바일 바람…손전화기 프러포즈 선물 인기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北에 모바일 바람…손전화기 프러포즈 선물 인기

    지난 1월 북한 보안당국은 휴대전화 수입을 전담했던 평안북도 도체신관리국 문모 국장을 전격 체포했다. 그가 체포된 이유는 무역허가증을 받아 중국에서 휴대전화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이윤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에서 싼 가격에 휴대전화기를 들여다 북한 가입자에게 높은 가격으로 팔아 막대한 차익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보안당국은 또 문 국장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가택 수색도 병행했다. 문 국장의 집에서 100만 달러가 넘는 돈이 발견됐으며 사무실 금고에서 3만 8000달러를 찾아냈다. 국제 사회와 완전히 차단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역시 이렇듯 휴대전화를 둘러싼 각종 부패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전 국민의 10%가 이미 휴대전화를 보유했을 만큼 휴대전화는 이미 북한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中서 작년 ICT기기 등 수입액 전년의 2배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휴대전화나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기기 수입액은 모두 8284만 3000달러(약 93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4402만 9000달러의 두배에 달하는 액수로 무역협회가 해당 항목 통계치를 작성한 2007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이와는 별도로 노트북을 포함해 ‘10㎏ 이하 무게의 휴대용 자동정보처리 기기’의 지난해 수입액도 2336만 9000달러로 2013년보다 16% 증가했다. 이 또한 통계치가 나오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최대치다. 더욱 관심을 모으는 것은 북한과 중국 간 관계가 불편해 북·중무역액의 경우 지난해 3%가량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ICT 수입액은 늘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인지 북한의 휴대전화 서비스 업체인 고려링크에 가입한 북한 주민수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24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 주민의 10%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의 젊은 층 사이에서는 결혼 프러포즈 선물로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커플링’에서 ‘휴대전화’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2008년 12월 3G 서비스를 시작한 뒤 1년 만에 1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12년 2월에는 100만명, 2013년 100만명이 추가돼 2014년 6월에는 가입자가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 그렇지만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전 주민의 10%를 넘어섰다는 것은 북한 역시 외부 세계와 접촉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요금은 12센트로 월 200분 통화 ‘공짜 수준’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서 휴대전화 요금도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요금은 한달에 북한돈 1000원으로 한달에 200분가량 통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환율이 달러당 8200원인 점을 감안하면 겨우 12센트(약 129원)에 불과한 돈이다. 특히 쌀 1㎏이 6000원에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휴대전화 기본요금은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수준이다. 다만 기본요금을 다 사용하고 추가로 100분을 사용할 경우 요금은 중국 돈 80위안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다른 사람 명의로 휴대전화를 한 대 더 개통해 사용하는 수법을 많이 쓰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휴대전화 요금을 저렴하게 유지하는 이유는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하면서 당시 중앙과 지방의 당 간부와 정권기관 책임자, 보위부와 보안부 요원에게 업무용으로 무료로 배포했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했다. 북한 역시 휴대전화를 이용한 각종 원격 학습 대중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과학인재 육성 및 지식경제 성장을 위한 ‘교육의 실용화, 종합화, 현대화’를 강조하면서 스마트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 관련, 노동신문은 지난해 10월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판형콤퓨터(태블릿PC)와 손전화기를 이용한 원격교육과 과학기술봉사를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짧은 기간에 완성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스마트 교육·원격 학습 대중화에도 힘 기울여 이 밖에도 휴대전화 보급이 늘면서 한국 음악과 같은 콘텐츠가 급속도로 북한 주민에게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1월 “북한 주민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전화통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 문서, 음악을 듣는 플레이어로 사용한다”면서 “중국을 통해 들어온 한국의 콘텐츠도 몰래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강도에 사는 최모씨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소설이나 잡지기사 등의 문서를 휴대전화에서 읽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면서 “예전에는 컴퓨터에서 몰래 볼 수밖에 없었지만 컴퓨터를 사면 정기적으로 ‘검열’을 받아야 해서 번거로운 반면 휴대전화로는 어디서나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양에 사는 김모씨도 “젊은이들이 휴대전화에 이어폰을 꽂고 무엇인가를 듣고 있으면 보안원이 가끔 검열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다짜고짜 저장된 사진이나 음악, 문서 등을 확인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사용이 늘다 보니 예기치 못한 일도 벌어진다. 휴대전화 사용을 위해서는 기지국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데 전력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 실제로 지난 1월 남포시의 한 기지국에서는 정전이 너무 자주 돼 휴대전화 기지국이 예비전원으로 태양광 충전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RFA가 보도했다. 이들은 100W짜리 태양광 배터리 30개를 묶어 정전 시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태양광 배터리는 계속 충전해야 하고 흐린 날에는 충전이 힘들기 때문에 평양과 같은 큰 도시를 제외한 중소도시에서는 기지국의 전원이 없어 휴대전화가 불통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신의주의 한 주민은 RFA에 “신의주에만 기지국이 18곳이 된다”며 “전국적으로 이런 기지국이 수천개나 되기 때문에 태양광 배터리를 설치하자고 해도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신분·권력의 상징… 부패·범죄 부작용 속출 휴대전화가 신분과 권력의 상징이 되면서 부작용도 속출했다. 휴대전화를 빼앗기 위한 강도가 늘어난 것. 한 탈북자는 “휴대전화 도둑이 실수로 인민보안부 지역 소장 자택에 몰래 들어갔다가 총에 맞아 죽은 일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북한 주민들이 강도를 당할까 봐 남들이 보는 앞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장사 상대를 만날 때는 과시용으로 가지고 다니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080상무’ 조직 신설… ‘합법 전화’도 단속 휴대전화 사용이 늘면서 북한 역시 보안을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국가안전보위부는 지난해 11월 ‘1080상무’라는 조직을 신설해 지난달부터 주민들의 휴대전화 사용 내용을 단속하고 있다. 합법적으로 등록된 휴대전화에 대한 감시가 주 업무로 이 조직은 당 기관과 간부를 제외한 사법, 행정기관 간부, 일반 주민의 휴대전화를 임의로 검열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080상무라는 명칭은 김 제1위원장의 생일인 1월 8일에 평온과 안전을 상징하는 숫자 ‘0’을 조합해 만든 것으로 이 조직의 최우선 임무는 김정은 정권의 보위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1118상무’나 ‘109상무’를 조직해 중국기지국을 이용하는 불법 휴대전화를 단속해 왔지만 합법적인 휴대전화로까지 단속 범위를 넓힌 것이다. 임순희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20일 “북한 주민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늘면서 통제됐던 정보가 유통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자연스럽게 정보취득으로 이어지면서 의식변화를 수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귀순 북한군 장교, 아내 살인미수 혐의 재판 앞둬

    귀순 북한군 장교, 아내 살인미수 혐의 재판 앞둬

    이른바 ‘노크귀순’으로 유명한 전 북한군 장교가 아내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 수원지법 등에 따르면 2008년 4월 귀순한 북한군 보위부 중위 출신 이철호(35)씨가 살인미수 혐의로 다음 달 7일 국민참여재판을 받는다. 이씨는 2012년 같은 탈북자인 A씨와 결혼하고 방송에서 북한의 실상 등을 전하며 얼굴이 알려졌지만 한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벨기에로 이민을 갔다. 그러나 벨기에에서 사기를 당해 정착금을 포함한 전 재산을 날리고 귀국한 뒤부터 A씨를 흉기로 협박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참다 못한 A씨가 이혼을 요구해 소송 절차를 밟던 지난해 11월 27일 오후 9시 40분쯤 이씨는 경기도 평택의 집에서 “살고 싶지 않다. 같이 죽자”며 A씨를 목 졸라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기소된 이씨는 현재 살해 의도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보위사령부 장교 출신 최초의 귀순자인 이씨는 탈북 당시 자신의 위치를 알리려고 권총을 7발을 쏜 뒤 전방초소(GP)로 걸어와 노크를 해서 ‘호출귀순’, ‘노크귀순’ 등 유명세를 탔다. 특히 그가 꾸준히 방송에 출연해 북한 공작원의 실태와 귀순 군인에 대한 북한 당국의 태도를 알려왔다는 점에서 이번 살인미수 기소는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도입국청소년 진로지원‘무지개Job아라’시작

    중도입국청소년 진로지원‘무지개Job아라’시작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무지개청소년센터/이사장 김교식)은 중도입국청소년들을 위한 진로지원 프로그램 ‘무지개Job아라’를 오는 23일부터 6월 12일까지 운영한다. 이번 상반기 프로그램은 무지개청소년센터와 안산이주아동청소년센터, 두 곳에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진로를 고민하는 만 16~24세의 중도입국청소년 및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자녀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센터 홈페이지(www.rainbowyouth.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여 신청과 문의는 전화 070-7826-1546으로 하면 된다. 올해로 3년째 운영되는 ‘무지개Job아라’는 중도입국청소년 및 제3국 출생 탈북자녀 청소년의 안정적 한국사회 정착을 위한 진로지원 프로그램이다. 자신과 환경을 이해해 스스로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진로탐색과정(6주)과 개인의 욕구와 특성을 반영한 직업체험과정인 진로설계과정(4주)으로 구성된다. 진로탐색과정은 직장생활을 위한 중급 한국어교육, 경제생활의 이해, 컴퓨터 활용, 직업세계의 이해, 자기이해, 직업현장체험활동 등으로 구성된다. 진로설계과정은 단기직업체험 및 교육, 자격증 취득 교육, 진로 멘토링 및 상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상반기 무지개Job아라 수료생에게는 2단계 프로그램으로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직업훈련프로그램 ‘내-일을 잡아라’에 참여, 전문 직업훈련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지난해 무지개Job아라 수료생 강세군(20, 중국)군은 “처음에는 한국생활이 막막하고 힘들었지만 무지개Job아라를 통해 한국어 실력도 많이 향상되고 직장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배우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무지개Job아라’를 통해 목표가 생겼다. 지금은 바리스타 훈련을 받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고 앞으로 나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선혜 무지개청소년센터 소장은 “중도입국청소년이 제대로 한국 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진로지도와 취업교육에 더욱 힘쓸 계획이며, 더 많은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37세 교장의 작은 꿈… 탈북학생 어깨 펼 ‘운동장’

    37세 교장의 작은 꿈… 탈북학생 어깨 펼 ‘운동장’

    “오, 도철이 연습 많이 했는데? 영화씨도 연습 많이 했어요?” 17일 서울 관악구 신사동의 탈북 다문화 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 책상 12개가 다닥다닥 놓인 아담한 교실에서 기타를 쥔 선생님과 학생들은 ‘코드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연습곡은 윤도현이 이끄는 밴드 YB의 ‘나는 나비’. 앳된 얼굴의 백도철(가명·16)군이 칠판에 적힌 코드 순서에 맞춰 기타줄을 튕기자 자원봉사 선생님인 최진수(26·수원대 무역학과 3학년)씨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도철이가 다음 순서로 지목한 이는 한참 누나뻘인 허영화(가명·27·여)씨. 쑥스러운 듯 조심스럽게 기타를 퉁기는 영화씨에게 최씨는 “편하게 하면 된다”며 격려했다. 최씨가 몇몇에게는 반말을, 영화씨처럼 나이가 많은 학생에게는 존댓말을 쓴다는 점만 제외하면 ‘까르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평범한 교실이다. 우리들학교에서는 북한 출신 부모가 중국 등 제3국에서 낳은 아이를 뜻하는 ‘비보호 청소년’ 3명을 포함해 탈북민 24명이 함께 공부한다. 이들은 각자 학력 수준에 맞게 검정고시 공부를 하고, 합격 후에는 상급학교로 진학한다. 2013년 3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이래 지난해 4명, 올 2월에는 1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한세대 신학과에 다닐 때부터 탈북자 지원 활동을 한 윤동주(37) 교장이 2010년 10월 설립했다. 윤 교장이 가장 큰 목표로 삼은 것은 탈북민의 학업 능력 향상이다. “국정원 조사 단계부터 학력을 부풀려 말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런 상태에서 특례입학으로 대학에 쉽게 진학하다 보니 학업을 따라가지 못해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90% 이상입니다.” 우리들학교에서는 오후 3시까지 진행되는 정규수업 이외에도 일반 고교처럼 오후 9시까지 야간 자율학습도 있다. 학생들 연령대도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하다. 다른 탈북민 대안학교와 달리 연령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윤 교장은 “점점 탈북민이 중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추세라 남한에 오는 아이들의 나이도 많아지고 있다”며 “스무 살을 훌쩍 넘겨서 고교에 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한곳에서 공부하는 것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성미옥(53·여) 교감은 “나이 많은 친구들이 친언니·친형처럼 동생들을 이끌어 더 편하다”고 설명했다. 비인가 학교인지라 재정적 어려움은 있다. 한 해 운영비만 3억여원에 이르지만,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공모사업에 지원해 받는 돈과 약간의 후원금이 전부다. 윤 교장은 “건물 4층과 지하 1층에 120평(397㎡) 공간을 임대해서 한 달 월세만 400만원”이라며 “운동장 등도 있으면 좋겠지만, 당장 이번 달 임대료가 걱정되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탈북민 대상으로 기숙사와 장학금을 제공하는 학교도 있지만, 학생들은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다. 올 3월 입학했다는 영화씨는 “진짜 ‘학교’처럼 다정다감하며 자유로운 분위기가 장점”이라고 말했다. 고입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양지혜(가명·18·여)양은 “남쪽에 온 뒤 적응을 못했는데 이곳에 와서 선생님,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마음을 터놓고 지내게 됐다”며 “얼른 고졸 검정고시까지 마치고 대학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절도범 된 탈북 여의사

    절도범 된 탈북 여의사

    함경북도 청진시 청진의과대학 구강내과를 졸업한 지모(44·여)씨는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엘리트였다. 북한에서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자신처럼 대학을 졸업한 후 번듯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나름대로 윤택한 삶을 살고 있다는 철석같은 믿음이 깨진 것은 2000년대 초 중국 여행 때다. 휴가를 받아 친구와 함께 중국을 찾은 지씨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북한에서 아무리 치과의사라도 흰 쌀밥에 고기 반찬을 먹는 일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화이트칼라가 아닌 노동자들도 풍족한 밥상을 자연스럽게 여겼다. 지씨는 ‘북한에 속았구나’라고 생각했다. 지씨는 중국에 그대로 눌러앉았다. 친구는 강제 송환됐지만 지씨는 운이 좋아 중국에 남았다. 치과 보형물을 만들거나 수선하는 치기공사로 2년간 일하며 돈도 어느 정도 모았다. 처음부터 중국을 떠날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남한은 중국보다 훨씬 잘 산다’는 말을 하도 듣다 보니 동경심이 생겼다. 2005년 도착한 남한은 지씨에게 신세계였다. 지씨는 “대형마트를 처음 둘러보고 물건이 하도 많아 깜짝 놀랐다”고 했다. 입국 직후 지씨는 의사자격면허시험에 도전했다. 계속해서 낙방하자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옷, 가방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돈은 잘 모이지 않았다. 하지만 마트에 갈 때마다 물건들을 갖고 싶다는 욕심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지씨의 절도 행각은 그렇게 2007년 1월부터 시작됐다. 거주지 인근의 대형마트를 찾아 밥솥, 공기청정기, 고무장갑 등 주로 부엌 용품에 손을 댔다. 수법은 간단했다. 마트 입구를 지키는 보안요원에게 사전에 준비해 온 짐 꾸러미를 보여주며 ‘계산완료’ 스티커를 챙긴 뒤 훔친 물건에 붙여 나왔다. 하지만 경찰에 덜미를 잡혀 어느새 전과 14범이 됐다. 지난해 5월부터는 서울 강서구 한 내과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전문의약품 2200여만원어치를 훔치기도 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씨에 대해 절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병원 동료는 “주경야독하는 야무진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깜짝 놀랐다”며 “평소 ‘북한은 죽어도 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지씨가 사는 임대연립주택에서는 400만원 상당하는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가방과 옷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탈북 한의사 김지은의 고려의학 이야기] (48) 나른한 봄, 끼니 잘 챙기세요

    어느덧 따스해진 햇살에 몸과 마음의 긴장이 누그러진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에는 겨우내 움츠렸던 기운이 솟아나고 순환이 빨라지며 에너지 소모가 증가한다. 하지만 그만큼 피로감도 커진다. 피로감을 빨리 씻어내려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 기능을 활발하게 해 자연의 변화 속도에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은 필수이고, 무엇보다 끼니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 아침밥은 반드시 먹어야 하며 밥과 봄 나물을 골고루 챙겨 먹는게 좋다.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면 낮시간 혈당량이 충분히 유지돼 집중력이 향상되고 업무 능력이 높아진다. 특히 단백질이 부족하면 체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저녁에 폭식을 하게 될 수도 있어 아침은 충분히 먹는 게 좋다. 고기는 되도록 지방이 적은 쪽으로 하루 80g 정도 먹는 게 적당하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수분 보충도 중요하다. 봄에는 기운이 위로 뻗어올라가 양기가 북돋아지기 때문에 수분이 부족해지고 각종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 소화기관도 활성화돼 몸의 노폐물을 잘 배출시킬 수 있다. 수분섭취는 오로지 물로 해야 한다. 커피 등 카페인 음료는 오히려 수분을 빼앗고 이뇨작용을 촉진해 탈수를 일으킨다. 식욕이 떨어지면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과일을 먹는다. 과일의 비타민 성분은 피로도 가셔준다.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돈 떼일라” 은행 기피…月 20% 고리대금 성행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돈 떼일라” 은행 기피…月 20% 고리대금 성행

    김천균 북한 조선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3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건설에서 제기되는 자금 수요를 국내 자금을 원활하게 회전시키는 방법으로 충족시켜 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그 일환으로 새 금융상품 개발과 인민 생활 영역에서 카드 이용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일성종합대학은 지난해 학보 논문을 통해 “유휴 화폐자금 동원 형태를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이용하는 데서 중요한 것은 현실 발전의 요구에 맞게 현금카드 등을 적극 개발해 이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카드 사용을 장려해 시중에 숨어 있는 돈을 끌어내고 국고를 풍성하게 채우려는 시도로 보인다. 북한에서 현금 카드는 자신의 은행 계좌에 미리 돈을 넣어 놓고 그 예금 범위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직불카드 개념이다. 이는 그만큼 북한 신흥 부유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어나고, 개인 간의 사(私)금융도 활성화돼 있음을 반영한다. 북한에서 금융이란 “국가은행을 중심으로 화폐 자금을 계획적으로 융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경제관계”로 정의된다. 따라서 북한에는 공식적으로 금융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국가와 같은 단기 자본시장, 증권시장도 없다. ●당국 카드 사용 장려… 지하 자금 양성화 북한의 금융 체계는 중앙은행의 강력한 통제와 감독에 의해 움직이는 단일은행제도를 기본 축으로 한다. 대내 금융 사업을 관장하는 조선중앙은행을 포함한 은행과 국가보험기관, 협동적 신용기관, 투자기관 등의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은행은 조선중앙은행뿐 아니라 전문 분야 업무를 수행하는 무역은행 등 몇 개의 특수은행으로 구성됐다. 특히 1946년 설립된 조선중앙은행은 발권뿐 아니라 시중은행 업무도 겸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 간의 금전 거래는 허용하지만 이자나 이자 형태의 물건을 주고받는 대출 계약은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이 서로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고리대금업 같은 비공식 사금융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 북한은 2007년 형법에 ‘고리대죄’를 신설해 고리대를 통해 이익을 얻은 자에게 2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을, 이익의 규모가 크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까지 받도록 했다. ●조선중앙은행 통제·감독… 단일은행 체제 사금융의 성행은 기본적으로 북한 은행이 국가에 의해 관리·통제되고 개인의 재산을 믿고 맡길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심화됐다. 사적 자본이 지하경제로 숨어들고 있는 셈이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13일 “북한 은행은 국가적인 의미로만 필요한 것으로 주민의 실제적 이용과는 별 관련이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주민에게 저축을 권장하지만 돈을 은행에 맡기면 맡긴 돈의 출처에 대한 의혹이 생기고 필요할 때도 마음대로 찾아 쓰기 어려워 은행 이용을 기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주민의 현금을 은행에 집중시켜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12년 평양의 민사협조은행이 소개한 외화저금 안내문을 입수해 북한 은행의 이자율에 대해 밝혔다. 일반 예금을 의미하는 보통저금은 연 이자율이 1%, 일정 기간 계속 돈을 입금해야 하는 정기저금은 1년에 6%, 10년에 9%의 연 이자율이 제공됐다. 하지만 주민의 호응은 미지수다. 탈북자 출신인 김영희 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은 “은행 이자율이 과거에는 연 3.5% 정도였고 당국도 저축을 유도하려 하지만 은행에 맡기는 것보다 개인에게 빌려주면 10~20%의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굳이 저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시중의 화폐를 금융기관에서 환수하는 것이 어렵자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축적한 돈을 국가로 귀속시키는 ‘몰수형’ 화폐개혁을 했다. 북한은 해방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 화폐개혁을 했지만 가장 최근인 2009년 11월 30일부터 1주일에 걸쳐 단행한 제5차 화폐개혁은 실패한 것으로 판명 났다. ●5차 몰수형 화폐개혁 실패 주민 원성도 북한은 국영기업의 자금이 고갈되자 사영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구화폐와 신화폐를 100대1로 교환하도록 했다. 하지만 교환 가능한 금액을 가구당 10만원으로 한정하고, 나머지 금액은 국가에 바치거나 은행에 맡겨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특히 주민 중 일부 특권층은 북한 화폐를 믿지 못해 진작 금, 미국 달러, 유로화, 중국 위안화 등으로 재산을 축적했지만 북한 돈을 많이 보유한 시장 장사꾼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화폐개혁 이후 사적 시장의 인플레이션은 가속화됐고 국영 유통망의 공급 능력이 확대되지 않은 채 시장 거래가 위축돼 주민의 생계가 위협받게 된 것이다. 장사꾼이나 돈이 있는 주민이 북한 돈 대신 외국 돈(미국 달러, 중국 위안화)을 선호하게 된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북한 돈(내화)은 별 가치가 없다고 ‘국돈’, ‘똥펄’, ‘종이장’ 등으로 비하됐다. 일반 인민은 여전히 북한 돈을 사용하지만 장마당 등에서는 웬만한 물건을 달러로 거래한다. 달러를 교환하는 ‘돈장’이 장마당 주변에 형성돼 있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에서는 ‘돈데꼬’라고 불리는 돈 장사꾼이 배회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1998년 개정 헌법을 통해 가축, 살림집(주택)을 비롯한 주택 외 일반 건물에 대한 개인 소유를 허용했다. 텃밭 경작이 확대되는 등 개인 소유가 나름대로 늘어났고 식당, 오락실을 겸한 컴퓨터 상점, 비디오 관람방, 목욕탕, 안마소, 노래방 등의 개인 사업도 확대되는 추세다. 어느 정도 마련된 자본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돈 장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달러 교환 ‘돈장’·환전상은 ‘돈데꼬’로 불려 북한은 2005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실리’라는 이름의 현금 카드를 처음으로 발행했다. 이를 통해 평양호텔, 창광외국인숙소식당 등 10여개의 가맹점에서 사용하게 했다. 2010년에는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첫 현금 카드 ‘나래’를 발행하고 이듬해 고려은행이 ‘고려’ 카드를 발행했다. 나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평양의 호텔과 외화상점 등 12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당국으로서는 카드를 사용하면 돈의 흐름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게 이점”이라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카드 사용이 편리하고 부를 과시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활성화 가능성을 평가했다. 북한 전역에는 월 20%의 높은 이자를 받고 빌려주는 고리대금업이 보편화돼 있다. 이는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 이후 배급 제도가 중단되자 주민 대부분이 장사로 생계를 해결하면서 장사 밑천이 부족한 주민들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이자가 높은 이유는 고리대금이 불법이라 위험비용(리스크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다. ●고위관리, 부하에 돈놀이… 직원은 서민에 사채 돈주들은 개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 반드시 그 사람이 소유한 재산을 고려하며 지급할 수 있는 능력 한도에서 빌려준다. 만약 10만원을 6개월 단위로 빌려줄 때는 한 달에 20%씩 계산해 원금 외에 12만원을 이자로 돌려받는 식이다. 화폐개혁 이전까지는 북한 고리대금업자가 한 달에 15%라는 이자를 붙여 개인에게 돈을 빌려줬고 하루에 1%씩의 이자를 붙인 사례도 있다. 특히 상당수의 고급 관리도 자신의 돈을 불리기 위해 부하 직원을 상대로 이자놀이를 하기도 한다. 자칫 돈을 빌려줬다가 떼일 염려가 있기 때문에 돈을 떼일 염려가 없는 부하 직원이 대상인 것이다. 고위 관리로부터 돈을 빌린 직원도 다시 이 돈을 잘게 쪼개 다른 서민에게 이자를 붙여 돈놀이를 할 수 있다. 돈놀이를 하는 사람 중에는 현직에 있을 때 모아 놓는 돈으로 이자놀이를 해 돈을 불리는 퇴직 관리도 많다. 임 교수는 “사금융을 공적 금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고 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한 경제주체들의 사채 의존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면서 “북한의 사금융 확산은 금융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탈북 한의사 김지은의 고려의학 이야기] 현미는 해독과 지방간 예방

    현미는 남북한을 통틀어 대표적인 장수 식품이다. 북한에서도 현미를 건강식품으로 선전한다. 현미의 쌀겨에 들어 있는 식물성 기름은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 동맥경화증과 지방간을 예방한다. 또한 쌀겨층에 있는 섬유는 위장관을 자극해 위와 장이 잘 움직이게 하고 변을 편안하게 배출시킨다. 따라서 해독을 하는 데는 현미가 좋다. 우리 몸의 장내 온도는 보통 37도다. 음식이 따뜻한 장에 오래 머물면 당연히 부패가 일어나고 이 과정에서 독소가 발생한다. 이런 독소는 근육과 신경을 자극해 통증과 대사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결국 비만, 당뇨병, 뇌혈관 질환 등에 걸리기 쉽다. 현미밥을 먹으면 이런 독소가 몸에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 이유는 보통 식사를 빨리 하기 때문인데, 현미밥을 먹으면 오래 씹게 되고 천천히 삼키게 돼 살이 덜 찌게 된다. 현미는 식감이 까끌해 소화가 잘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오히려 침에 있는 효소에 의해 씹는 단계에서부터 밥이 충분히 분쇄돼 소화가 잘 된다. 현미에는 이 밖에도 필수아미노산이 든 단백질이 풍부하다. 현미밥을 할 때는 기호에 따라 찹쌀이나 고구마, 감자, 콩을 조금 섞는다. 그래야 밥이 좀 더 부드러워 먹기 편하다.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북한 부유층 주택 사유화 열기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북한 부유층 주택 사유화 열기

    북한 당국은 소수 주택을 제외한 주거 시설의 개인 소유와 매매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당 관료, 외화벌이 관계자, 재일교포, 화교, 무역업자 등 부유층 사이에서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사적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난의 행군’ 등 겪으며 집 안전 자산 인식 늘어 1990년대 들어 ‘고난의 행군’과 같은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주택이 안정적 자산으로 각광받으며 북한 주민 사이에서 음성적 거래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북한 부동산 시장 거래의 대부분은 아파트 건설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신축 아파트는 지역에 따라 약 1만 5000달러에서 고급 주택의 경우 10만 달러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살림집은 국가 소유나 사회협동단체 소유, 개인 소유로 나뉜다. 개인 소유는 1958년 사회주의제도 수립 이전에 국가에 몰수되지 않고 개인의 소유권이 인정된 살림집이 시작이다. 개인 소유의 주택을 이용하려는 주민은 인민위원회나 해당 기관으로부터 주택 이용 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사유 거래는 금지하고 있지만 같은 관할 구역 내에서 주민 간의 직장 출퇴근, 육아, 교육 등에 한해 제한적 주택 교환을 법적으로 허가하면서 음성적인 뒷거래가 늘어났다. ●집 교환 빌미 뒷거래… 간부에 뇌물로 무마 편법을 통한 주택 교환 과정에서 웃돈을 주거나 사실상 금전을 주고 아예 주택을 사는 행위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북한은 2009년 살림집법을 제정하고 제43조에서 기관·단체·개인은 이기적 목적이나 부당한 목적으로 주택을 교환하는 행위, 돈·물건을 받거나 부당한 요구 조건으로 주택을 거래하는 행위 등을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 법은 시장에서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개인 간 주택 거래를 막기 위해 제정됐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개인 간 주택 거래를 규제하고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문성을 가진 중개업자인 ‘집데꼬’들이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택 거래에 나섰다. 이들은 당국에 뇌물을 주고 주택이나 주택 이용·사용 허가증의 거래, 중개를 용인받는 방식으로 부동산 시장의 ‘통로’로 자리했다. 이들은 대개 주택 허가증의 명의 이전 단계에서 담당 간부에게 뇌물을 건네면서 사실상 정부의 묵인 아래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을 탈출해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강원철(33)씨는 “북한에서 간부와 거간군(중개인)의 결탁으로 주택 매매가 이뤄지며 이 교환 과정에서 뒷돈 등 뇌물 수수가 발생한다”면서 “대부분 부유층은 당국의 비호 아래 법의 허점을 이용해 주택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한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평양 등 대도시에서 주택 매매가 활성화 되면서 2000년대 들어 주택 가격이 급상승했다. 2000년대 초반 건설된 지 20~30년 된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은 약 3000~5000달러 정도였지만 2010년부터는 새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한 채당 5만~10만 달러에 거래됐다. 특히 평양 중심가의 고급 아파트와 교외의 2층 단독주택은 15만~20만 달러에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 당국이 아파트 매매 등 부동산 거래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서면서 10~13년 사이 가격이 30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평양 집값 다른 지역보다 2배 이상 비싸 또 북한 내 신흥 부유층들이 생기면서 투자 목적의 부동산 거래와 고급주택에서 살려는 ‘과시욕’적 소비도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렇다 보니 신축 아파트에 대한 리모델링 사업도 덩달아 살아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 산업이 붕괴되면서 변변한 타일이나 벽지, 건설용 부·자재 등이 생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 보니 중국산 수입품을 이용한 고급 리모델링 사업이 인기다. 리모델링 견적에 따라서 몇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까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서도 부동산 투자와 주택 건설에서 역시 위치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양 시내 주택의 가격이 기타 지역보다 배 이상 높은 것은 수도라는 특징과 ‘평양 시민’이라는 특권 때문이다. 평양은 다른 도시보다 교육, 의료, 교통, 주거, 전력, 난방 등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 특히 이동의 자유가 없는 지방 주민보다 상대적으로 평양 인접 도시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 또 가장 중요한 식량 배급도 기타 지역보다 우선권이 보장되면서 ‘국가 안의 국가’처럼 묘사된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박사도 “북한 전역뿐만 아니라 평양 시내에도 위치에 따라 주택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면서 “지하철역, 병원, 학교 등 인구 밀집 지역이 특히 비싸다”고 설명했다. 북한 전역을 놓고 보면 당연히 평양이지만, 국경 지대의 경우 최신 트렌드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인기가 있다. 또 대부분의 수입 물건이 중국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 CD 같은 경우에도 제일 빠르게 전파되며 더불어 밀수를 통해 들어오는 물건도 내륙 지방보다 운반비가 덜 들어 상대적으로 값이 싼 것도 이점이다. 결국 북한 주민은 소비 측면에서 국경 지대를 선호한다. 다음으로는 장마당 주변 주택을 꼽을 수 있다. 도시마다 쉽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장마당’(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시장 접근성이 좋으면 물건을 보관하기도 용이하고 다른 사람보다 더 일찍, 더 오래 상품을 팔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탈북자들은 장마당을 통해 각종 입소문을 빠르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 획득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철도 복선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북한에서는 기차가 역에서 하루 이틀 지연되는 일이 다반사다. 이 때문에 철길 주변에는 항상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주요 기차역일수록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 또한 결국 철도역 주변에서 장사를 통해 수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데서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학가 주변도 마찬가지로 대학생이라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다. 배급제가 제 기능을 잃어 가면서 대학 기숙사에서 제대로 된 식사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학생들은 학교 주변에서 하숙하는 일이 늘어난다. 대학생이라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다는 것은 결국 안정된 상권이 유지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노리는 ‘돈주’(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지역 중 하나다. ●北·中 관계 소원해지자 국경 지역 집값 거품 빠져 외부 정보가 차단된 북한 주민들 사이에 평양 시내에 자리한 외국 공관 주변에 가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대사관 인근 집값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 공관에서 와이파이(무선인터넷망)가 연결돼 한국 드라마 등 외부 정보를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북한이 평양 주재 외국 공관에 공문을 보내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열기도 다소 시들해졌다. 북한의 부동산 가격도 대외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국경 지역의 주택 가격도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몇 년간 중국을 통한 무역, 밀수 등으로 자금이 국경 근처에 모이면서 주택 가격이 급등했으나 최근에는 가격 붕괴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과 중국을 왕래하는 대북 사업가들에 따르면 지난해 8~9월 신의주에서 6000~8000달러 정도 했던 중저가 아파트들이 최근에는 3000~5000달러에 거래된다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주배경청소년 대상 무료 바리스타 직업훈련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무지개청소년센터(소장 강선혜)는 오는 9일부터 이주배경청소년의 진로 지원을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 ‘2015 내-일을 잡아라’ 바리스타 자격과정의 운영을 시작한다. ‘내-일을 잡아라’는 자신의 일을 찾아 미래를 준비한다는 의미다. 이주배경청소년에게 직업훈련과 취업연계를 지원하여 안정적 사회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바리스타 자격과정은 IBK기업은행의 후원과 바리스타 전문교육기관인 커피MBA의 협력으로 운영된다. 교육훈련비는 전액 무료다. 바리스타 2급 자격 취득을 목표로 한다. 교육과정은 카페운영 실습과 서비스 교육 및 직업 한국어 교육을 포함 총 10주간 진행된다. 교육시간은 평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다. 지원 대상자는 바리스타자격 취득을 원하는 만 16~24세의 이주배경청소년으로 탈북청소년(제3국 출생 탈북자녀 포함), 다문화가정자녀, 중도입국청소년 등이다. 지난해 무지개청소년센터의 바리스타 직업훈련과정을 수료한 강철수(가명, 24세, 탈북청소년)군은 “무지개청소년센터의 직업 훈련과정을 통해 바리스타 자격을 취득했고 원하는 직장도 얻을 수 있었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취업이 쉽지 않았는데 무지개청소년센터의 지속적인 취업지원이 큰 도움이 되었다. 나 같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다른 이주배경청소년들도 많이 도움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문의와 참여 신청은 무지개청소년센터 진로개발TF팀으로 하면 된다. 전화 070-7826-1547, 1501. 김주혁 기자 happyhome@seoul.co.kr
  • [뉴스 플러스] 특성화高 탈북학생 특별전형 확대

    교육부가 5일 탈북학생의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특별전형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2015년 탈북학생 교육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입시부터 이들 학교는 탈북학생을 정원 내 특별전형으로도 선발할 수 있다. 그동안 탈북학생을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만 선발했다. 교사에게 1대1로 ‘멘토링 교육’을 받는 탈북학생은 지난해 2000명에서 올해 2200명으로 늘어난다. 올해 교육부의 탈북학생 교육지원 사업으로 특별교부금 41억원이 편성됐다. 지난해 기준 탈북학생은 초등학생 1128명, 중학생 684명, 고등학생 371명 등 모두 2183명이다. 마이스터고에 재학 중인 탈북학생은 5명, 특성화고에 다니는 학생은 70여명이다.
  • 디자이너 꿈 찾은 ‘28세 탈북 새내기’

    디자이너 꿈 찾은 ‘28세 탈북 새내기’

    “학교에 들어가면 화려한 옷을 마음껏 만들어 볼 거예요. 환상적인 웨딩드레스를 만드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입니다.” 그녀의 고향은 함경남도 함흥. 1990년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 그곳의 삶은 비참했다. 그래도 그녀는 인형을 좋아했고, 인형 옷처럼 예쁜 웨딩드레스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 20여년이 흘러 꿈은 현실로 다가왔다. 4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문혜지(28·가명)씨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오는 16일 서울 동숭동에 있는 한국패션디자인전문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 1995년 여덟 살이던 문씨는 3살 터울의 남동생, 어머니와 함께 두만강을 건넜다. “아버지가 오래 병을 앓다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우리 남매를 먹여 살리셨어요.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탈북하겠지만, 저희는 생존을 위해 떠나야만 했어요.” 중국에 와서도 ‘없이 사는 삶’은 이어졌다. 생존을 위해 중국동포 남성과 결혼한 어머니는 문씨 남매를 지린성(吉林省)의 한 교회에 맡겼다. 세 식구가 합친 것은 10여년이 지난 2008년. 그러나 행복은 1년도 지속되지 않았다. 이듬해 1월 어머니가 공안에 끌려가 북송된 것. “통곡을 했죠. 돈이 있었더라면 벌금을 내더라도 ‘옴마’를 변방대(출입국관리소) 가기 전에 구해 낼 수 있었을 텐데….” 문씨의 눈가에 금세 눈물이 고였다. 문씨에게도 위기가 닥쳐왔다. 마을 주민의 밀고로 공안에 잡혀간 것. 함께 잡혀 온 탈북민들은 “중국동포 행세를 하라”고 충고했다. 그 말을 듣고는 밤낮 중국말만 했다. 그 덕분일까. 문씨는 보름 만에 기적처럼 풀려났다. “그때 한국행을 결심했어요. 중국에서 14년을 살았지만 한국에 가야 마음 놓고 살 수 있겠더라고요.” 그해 4월 문씨는 태국을 경유해 한국으로 왔다. 중국에서 헤어졌던 동생도 2011년 한국에 들어오면서 남매는 다시 한 지붕 아래 살게 됐다. 2012년부터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우리들학교에 다니며 3년 만에 4개 검정고시(초졸·중졸·고입·고졸)를 통과했다. 졸업 즈음 진로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교내 밴드에서 보컬을 맡아 지역 축제에서 공연을 할 만큼 노래를 잘했기 때문.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난 북한 억양을 고치기도 어렵고….” 고민 끝에 어린 시절 꿈을 떠올렸다. “남쪽에 온 뒤로 어깨에 ‘뽕’이 들어간 드레스를 자주 입고 다녔어요. 좋아하는 드레스를 마음껏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 신이 났어요.” 이론보다 실무를 배우고 싶어 4년제 대학이 아닌 2년제 직업전문학교를 선택했다. 입학을 앞둔 지금 설렘과 함께 걱정이 앞선다. 정부와 학교에서 학비를 지원해 주지만, 다른 비용은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쪽에서 나고 자란 나이 어린 동기들과 지낼 일도 걱정이다. 하지만 “죽을 고비만 수차례 넘겼다”는 문씨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노래방 18번’이라는 ‘혼자가 아닌 나’의 가사를 흥얼거렸다. ‘힘이 들 땐 하늘을 봐~ 나는 항상 혼자가 아니야~.’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유엔서 남북 ‘인권 격돌’

    남북 외교 고위 당국자가 유엔인권이사회에 나란히 참석해 북한 인권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3일(현지시간)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8회 유엔인권이사회의 기조연설자로 나서며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 북한 외무상이 유엔인권이사회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리 외무상이 유엔인권이사회에 참석한 것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이후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개선 요구의 강도가 북핵 문제와 비교될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엔인권이사회 결의로 설치된 COI는 지난해 2월 1년간의 활동을 마치고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엔안보리는 같은 해 11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북한인권침해 책임자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한다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인권 문제와 관련해 국제적 수세에 몰린 북한은 결의안의 발단이 된 유엔인권이사회에 참석해 자신들의 입장을 직접 밝히며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리 외무상이 연설을 마친 뒤 1시간 30분쯤 뒤에는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이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조 차관은 연설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고,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며 “북한당국은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북자 신동혁씨의 증언 번복을 이유로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가 무효라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는 “증언 내용을 바꾼 탈북민 한 사람의 고백을 빌미로 진실을 덮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조 차관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는 건강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당사국 정부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원정화, 중학생 딸에게 유리컵 투척 “같이 죽자” 아동학대 불구속입건..누구?

    원정화, 중학생 딸에게 유리컵 투척 “같이 죽자” 아동학대 불구속입건..누구?

    원정화, 중학생 딸에게 유리컵 던지며 “같이 죽자” 아동학대 불구속입건..누구? 탈북 간첩 원정화 씨가 중학생 딸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2일 경기 군포경찰서는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원정화 씨를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원정화씨는 지난 1월 27일 오후 10시 25분께 군포시 자신의 집에서 술을 먹고 딸 A(14)양에게 유리컵을 던지고 욕설을 하며 “같이 죽자”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긴급 임시보호조치를 발동, 우울증을 앓고 있는 원정화 씨를 정신과병원에 입원시키고 A양을 임시 보호시설에 맡겼다. 앞서 원정화 씨는 1월 22일 자신이 일하는 군포시 한 식당에서 사장 B씨와 말다툼을 하다 B씨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고 이날 경찰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지받고 격분해 딸에게 화풀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7일 원정화 씨는 의사 소견과 검사 지휘를 받아 퇴원한 뒤 이달 28일까지 통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원정화 씨가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예민했던 것 같다. 현재는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정화 씨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지시에 탈북자로 가장해 국내에 잠입한 뒤 군 장교 등에게 접근, 군사기밀과 탈북자 정보를 빼내 북한에 넘긴 혐의로 2008년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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