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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도발 행위… 삐라 살포지역 전면사격”

    민간단체가 대북 전단지를 살포한 지난 15일 경기도 연천 최전방부대에서 북측을 향해 오발 사고를 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사고에 대해 북한은 우리 군의 도발이라며 22일 대북전단 살포지역에 대해 ‘전면 격파 사격’을 가하겠다는 통지문을 보내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지난 15일 중부전선 연천 지역에서 우리 군부대가 상황 조치 훈련 중 K6 기관총(12.7㎜) 3발을 발사하는 오발사고가 있었다.”면서 “해당 부대에서 즉각 대북방송을 통해 오발 사실을 두 차례에 걸쳐 북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은 우리 군의 오발사고에 대해 ‘도발’이라면서 전면 격파 사격하겠다고 전통문을 통해 위협했다. 이날 보도된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측은 남북 장령급(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의 명의로 서해 군통신선을 통해 보낸 통지문에서 “삐라살포 행위는 심리전의 한 형태이고 그것은 곧 교전상대방에 대한 숨길 수 없는 전쟁도발 행위”라며 “삐라살포 지역에 대한 직접 조준 격파사격은 교전일방인 우리 군대가 정전협정 파기자에게 가하는 정정당당한 징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이 우리 군대의 대응이 두려워 남측이 교활한 방법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삐라살포 행위에 매달리는 조건에서 우리 군대는 이미 선포한 조준 격파사격 범위를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지역에 가하는 전면 격파사격으로 넓히게 된다는 것을 정식으로 통고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북측은 우리 군의 오발 사고에 대해 “군사적 도발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임진각 등 심리전 발원지를 ‘조준사격’하겠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탈북자 단체와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전단살포가 이어지자 북한이 한 단계 강도를 높여 ‘전면 사격’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 2월 표류해 남측으로 귀순한 4명의 송환문제를 협의할 적십자 실무 접촉을 하자고 이날 재차 요구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이 주장하는 대면방식은 적절하지 않으며 인도주의와 자유의사에 따라 귀순을 결정한 4명의 송환문제를 협의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면서 이 같은 제의를 거부했다. 한편 강원도 철원에서 민간단체에 의해 대북전단 30만장이 또다시 살포됐다. 대북풍선단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부터 2시간 동안 철원읍 대마리 백마고지 인근의 농경지에서 대북전단 30만장을 풍선 5개에 넣어 북쪽으로 살포했다. 오이석·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김문수 지사 “핵 도입·개발 검토해야”

    김문수 지사 “핵 도입·개발 검토해야”

    나란히 미국 방문 길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한국의 전술핵 도입과 관련해 상반된 견해를 보여 주목을 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19일(현지 시간) “한국이 핵을 도입하거나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 대해 보다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뉴욕 해럴드 플랫하우스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에서 “정몽준 의원 등이 공식적으로 우리가 핵을 보유하거나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고, 연평도·천안함 사건을 겪은 국민은 이런 주장에 대해 과거와 달리 그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이는 6자 회담에 대해 국민이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6자 회담이 진행되면 될수록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는커녕 더욱 발전시키기에 6자 회담보다는 더욱 실질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강연에서 “우리나라의 전술핵 도입은 현실적,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미동맹과 관련, 김 지사는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 대통령 취임 후 광우병 시위에서 보듯이 한국에 반미 세력이 아직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미군기지가 (경기남부 끝인) 평택으로 내려간다는 것은 북한이 경기북부를 공격해도 괜찮다는 신호가 될 수 있어 군사적으로 상당히 위험한 요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며 “무엇보다 중국이라는 강력한 힘이 존재해 상대적으로 미국의 힘이 약화되는 것으로 국민적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민주화운동이 북한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김 지사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국가로 미디어를 통해 중동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북에 알려질 것이라고 보면 안 된다.”며 “틈새전략으로 탈북자들을 통해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운 것이 북의 실수라고 보는지에 대해서는 “세습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열린세상] 굶주리는 북한 동포를 돕자/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굶주리는 북한 동포를 돕자/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

    북한이 또다시 극심한 식량난에 빠져들고 있다. 북한은 많은 주민이 아사할 위험에 처해 있다며 공개적으로 국제사회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지난해와 올해 북한을 탈출한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대 다수가 북한의 식량 사정이 심각하다고 답했다는 탈북자 단체의 보고서도 공개되었다. ‘고난의 행군’ 시대라는 1990년대에는 약 200만명의 북한 주민이 기아로 숨졌다고 한다. 이런 비극이 다시 되풀이되는 걸까. 유엔은 지난 3월 600만명 이상의 북한 주민이 긴급히 식량지원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세계식량계획 등 유엔 기구들이 발표한 북한 식량상황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은 100만t을 상회한다. 여름철 홍수와 혹독한 겨울 등 일련의 충격파가 북한을 식량위기에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5월쯤 북한의 식량이 바닥날 것으로 보고 어린이와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43만t의 식량을 긴급 지원할 것을 국제사회에 권고했다. 유엔의 권고 이후 존 케리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지원 식량의 엄격한 분배 모니터링 실시를 전제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제구호단체들도 북한 취약계층 수백만명이 아슬아슬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긴급 식량지원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국내 종교단체들도 이명박 정부 들어 중단된 대북 식량 지원을 재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대북 식량 지원 문제가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대북 식량 지원이 급하지 않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은 온갖 구실을 달아 유엔 기구의 보고서가 북한의 식량 사정을 과장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북한 측 자료만을 일방적으로 활용하거나 곡물 도정비율을 잘못 계산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최근 북한 식량 문제가 불거진 것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해를 앞두고 식량을 비축하기 위한 목적 때문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의 주장은 대단히 모순적이다. 우리 정부는 2010년 2월에 2009년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411만t으로 추산, 소요량에 비해 129만t이 부족할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2년 전인 2009년에도 비슷한 판단을 했다. 2010년과 2009년 우리 정부의 평가는 유엔 기구의 최근 조사 결과와 거의 비슷하다. 북한의 식량난은 이미 지난 수년간 지속되고 있었던 셈이다. 내년에 강성대국 건설의 큰 잔치를 치르기 위해 올해 주민들을 굶기고 있다는 주장은 참으로 황당하다. 우리 정부가 과연 북한 문제를 이성을 갖고 다루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한 지원에 반대하는 것을 넘어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 움직임을 방해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우리를 더욱 참담하게 한다. 우리 국민과 정부는 독도 문제, 과거사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대일 문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진해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일본 국민을 돕고 있다.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로 한·일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지만 우리는 인도적 지원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과 정부는 북한 핵, 연평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대북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굶주리는 북한 동포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우리는 북한 정부가 계속 남북관계를 긴장시킨다 해도 굶주리는 북한 동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체제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길이다.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포애이기도 하다. 북한의 식량난은 후쿠시마 지진해일 참사에 비해 수천배는 더 큰 재앙이다. 600만명에 달하는 북한 동포가 겪고 있는 이 거대한 재난을 외면하는 것은 인도에 반하는 범죄행위이다. 말 안 듣는다고 북한 동포를 굶어죽게 한다면, 식량을 무기로 사용한다면, 역사는 이 죄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 임관·입영선서문서 ‘민족’ 뺀다… ‘국민’으로 대체

    앞으로 군(軍)의 임관선서 등에서 ‘민족’이란 단어가 사라지게 된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한민족이란 개념을 담고 있는 ‘민족’보다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국민’이란 표현이 현실적이란 이유에서다. 군 관계자는 17일 “군인복무규율에 명시된 입영선서와 임관선서문 속의 ‘민족’이란 단어를 ‘국민’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군 입대자와 장교 임관자는 “대한민국의 군인으로서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충성을 다하고…(생략)”로 시작하는 선서문을 낭독하게 되어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 가운데 입영 연령이 되는 청소년들의 입영에 대비하고 있는 데다 외관상 명백한 혼혈인도 현역병으로 입영하도록 병역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선서문에 나타난 ‘민족’이란 단어가 다문화 가정과 입영자가 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병무청은 다문화시대에 걸맞게 외관상 명백한 혼혈인을 제2국민역으로 편성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전원 징병검사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서 병역의무를 이행하도록 병역법을 개정해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이다. 현재 아시아계 다문화가정 출신 100여명이 군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김일성 생일날 대북전단 30만장 살포… 진보단체와 충돌 없어

    탈북자단체와 보수단체가 각각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15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전단 살포를 반대하며 대립했던 주민단체와의 충돌은 없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20여개 탈북자단체 회원 10여명은 오전 6시쯤 대북 전단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 보냈다. 전단에는 3대 세습 등의 북한 체제를 비난하고 리비아 사태 등 중동의 민주화 열풍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탈북자단체는 전단과 함께 1달러짜리 지폐 1000장을 풍선에 넣어 띄웠다.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회원 4~5명도 이날 전단 9만장을 대형 풍선 9개에 매달아 날려 보냈다. ‘북 동포에게 보내는 1달러 담은 자유편지’라는 제목의 전단은 6·25 전쟁의 피해상과 함께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의 실상을 주민들에게 알리면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양말 300켤레를 풍선에 함께 넣어 보냈다. 이 단체의 최우원 대표는 “풍향이 좋지 않아 보내지 못한 전단 1만장은 특정 일에 임진각에서 가까운 제3의 장소에서 날려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북한 떠올리며 밤잠 뒤척인 그들… 별칭으로 본 속사정은

    북한 떠올리며 밤잠 뒤척인 그들… 별칭으로 본 속사정은

    ■ Mr. Concern(걱정) 샤프 주한미군사령관 美 청문회서 밝힌 고민거리 3가지 12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한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반도 안보상황과 관련해 ‘걱정’이라는 단어를 유난히 많이 입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2008년 6월 부임 이후 3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우라늄 핵개발 등 역대 어느 주한미군사령관보다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겪었다. 샤프 사령관은 현안 보고에서 “나의 첫 번째 걱정은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이라면서 “황폐한 산업과 식량부족, 영양실조로 인해 북한이 불안정 상황으로 급속히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제난으로 인한 체제붕괴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샤프 사령관은 이전에도 급변사태 가능성을 언급하긴 했지만, ‘급속히’라는 표현을 쓰기는 처음이다. 그는 이어 “나의 두 번째 걱정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이라고 말했다. 샤프 사령관은 “북한은 현재 800개 이상의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며 세간의 추측을 확인하고, “이 미사일들은 한국과 일본은 물론 괌과 알류샨열도까지를 사정권으로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09년 대포동 미사일 실험은 과거보다 훨씬 성공적이었다.”면서 “그대로 둔다면 북한은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개발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향후 5년 안에 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의견에도 동감을 표시했다. 샤프 사령관은 “북한은 여러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의원이 “가장 걱정되는 것을 하나 꼽아 보라.”고 하자 샤프 사령관은 “핵과 미사일도 걱정이지만 주된 걱정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라고 답했다. 지금은 북한이 양보와 식량을 요청하고 있지만 과거의 행태를 봤을 때 다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추가 도발에 대한 대책은 있느냐는 질문에 샤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이후 미군과 한국군은 도발을 억지하기 위한 확고한 계획을 갖추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의 한민구 합참의장은 북한의 추가 도발 시 즉각 응징하라는 지침을 (한국군에) 내렸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Mr. Release(석방) 한국계 미국인 북 억류… 카터 이달말 방북으로 푸나 미국인 1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다고 미 국무부가 12일 밝혔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브리핑을 통해 “억류된 미국인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석방해 주기를 북한 정부에 촉구한다.”면서 “북한이 이 미국인을 국제인권법에 맞게 존중하고 처우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억류 미국인에 대한 영사적 접근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억류 미국인의 신원 등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구체적인 억류 경위나 시기 등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하면서 “이 미국인의 북한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이 미국인이 수개월 전부터 억류돼 있었다.”고 전했다. ABC 방송은 익명의 국무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 미국인이 지난해 11월 북한에 억류됐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억류 미국인이 한국계 미국인 남성 기업인이며, 북한의 입국사증(비자)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은 억류 미국인에 대한 정례적 방문을 허용해 줄 것을 북한 당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된 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네 번째다. 2009년 3월 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이 탈북자 관련 취재 중 중국과 북한 간 국경을 넘었다가 체포된 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5개월 만에 석방됐고, 12월에는 대북인권 활동을 하던 미국 국적의 재미교포 로버트 박이 북한에 무단 입국했다가 억류된 뒤 추방됐다. 2010년 1월에는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스가 북한에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억류된 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7개월 만에 풀려났다. 토너 대변인 대행은 이번 억류 미국인이 이달 말 방북할 예정인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해 석방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카터는 이런 분야의 전문가”라고 언급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탈북자 출신 북한학 박사 1호 김병욱씨 “탈북자는 북한 연구 도구 아닌 주체”

    탈북자 출신 북한학 박사 1호 김병욱씨 “탈북자는 북한 연구 도구 아닌 주체”

    “탈북자야말로 북한을 가장 잘 아는 사람입니다.” 2002년 탈북한 김병욱(49)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인권분과위원회 보좌위원이 최근 탈북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동국대에서 ‘북한의 민방위 무력중심 지역방위체계에 관한 연구’로 북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사실이 12일 알려졌다. 이날 김 박사는 “한국 연구자가 탈북자를 증언 자료로만 취급하는 것이 안타까워 직접 북한 연구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이유를 외국에 무기를 판 돈으로 국내 경제를 이끌어 가는 군사복합경제의 한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박사는 “북한은 현재 무기를 팔 수 있는 길이 모두 막혀 있다. 돈은 들어오지 않고 군대는 유지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민간 산업을 모두 군수화한다. 결국 경제가 막히게 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탈북자를 활용한 북한 연구가 아니라 탈북자가 하는 북한 연구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나와 통일] (7) 한승대 동국대 박사과정 “탈북자 포용 못하면 통일 힘들다”

    [나와 통일] (7) 한승대 동국대 박사과정 “탈북자 포용 못하면 통일 힘들다”

    처음 북한학을 접했던 것은 학부 교양수업에서였다. ‘남북한 관계와 통일문제’라는 수업을 듣고 북한 문제에 호기심을 갖게 됐다. 대학 졸업 후 회사를 다니다가 정치학을 배우기 위해 대학 편입을 했고, 2년간 주경야독한 끝에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밟게 됐다. 북한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편견을 갖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지하철에서 북한 책을 보고 있으면 “저런 걸 왜 공부하지?” 하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북한학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정책 위주이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은 많이 의아해하는 것 같다. 우리 사회에 북한에 대한 고민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뜻일 것이다. 북한학은 블루오션이다. 당장 눈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통일이 되면 시장은 무한하게 열린다. 어떤 사람은 통일이 되면 북한학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그런데 신라·고구려가 멸망했다고 해서 역사학이 없어진 건 아니지 않은가. 미술 전공자라면 남북한의 미술을 비교하고, 정치·역사학자라면 남북한 현대사에 대한 비교 등 통일이 되면 역사의 서술을 새로 해야 한다. 할 일이 무척 많은 분야다. 시대의 흐름과 정부의 정책, 북한의 변화에 따라 부침이 많은 학문이 북한학이다.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잘되었다가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위축되기도 한다. “이거 하나로만 평생 먹고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후배들 가운데에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북한학뿐 아니라 전반적인 대학의 모습인 것 같다. 북한학을 공부하는 선후배들끼리는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지금이 공부에 집중하기에는 더 좋은 환경”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나는 북한 사회가 유지되는 작동 원리에 관심이 많다. 남들은 북한이 곧 무너질 것 같다고 말하지만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도 북한이 곧 망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2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고,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도 이뤄지고 있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북한 사회의 ‘아래로부터의 변화’다. 정치, 당, 군인, 관료 등 위로부터의 변화와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따로가 아닌 그 접점을 찾고자 한다. 기존 정부 관료들에 의한 정치·외교·안보적 대화에서 탈피해 사회 전반적인 통합을 만들어내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어떤 통일이 돼야 하는가. 이 질문은 북한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늘 하게 되는 고민이다. 가장 좋은 통일은 북한 내부의 균열을 최소화하고 남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통일이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통일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 얼마나 될까. 남남 갈등의 간격을 메우고 이견의 폭을 좁히는 것이 북한학을 연구하는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는 100만명의 다문화 가정 인구가 살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살자고 한다. 그러나 북한 이탈 주민 2만명에 대해서는 아직도 차별적인 시선이 있다. 언론에서도 이들이 정착하는 모습보다는 기획 탈북, 성매매, 체제 모순 등 자극적인 주제만 다루는 측면이 있다. 이런 것들이 북한 이탈 주민을 사회구성원으로 보지 않고 ‘2등 국민’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통일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통일도 힘들다. 북한 이탈 주민과 조화를 이루는 것은 일종의 통일 예행 연습이다. 이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사회 안정을 이룰 것인지, 국민, 기업, 정부는 북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접근할 것인지 시야를 넓혀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 기업에서는 대화와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정부와 언론은 국민들에게 사고의 틀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국민들에게는 통일이 당위적이기보다는 나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되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통일에 따른 이익을 강조하다 보면 남한만의 이익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약력 ▲31세 ▲2004~2006년 정유회사 근무 ▲2007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졸업 ▲2007년 동국대 대학원 북한학과 석사과정
  • 美 “北인권 열악→개탄→암울”

    美 “北인권 열악→개탄→암울”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여전히 암울하다.”며 정보 소통, 적법 절차, 언론·표현의 자유 등 보호받아야 할 전 분야의 인권적 가치가 북한에서 유린되고 있다고 ‘2010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통해 평가했다. ●“北 임신한 女수감자 낙태 강요도”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해마다 세계 각국의 인권 실태를 평가하는 것으로 올해는 194개국의 실태를 담았다. 2009년 보고서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열악하다.”고 했고, 지난해에는 “개탄스럽다.”고 하는 등 꾸준히 혹평을 하고 있다. 올해 보고서는 북한 체제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겸 국방위원장의 절대적 통치 아래에 있는 독재국가”라고 정의했다. 특히 탈북자 등의 증언을 인용, “임신한 여성 수감자들이 낙태를 강요당하거나 아기들이 수용소에서 태어나자마자 죽임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에 대해 전반적으로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병영 내 집단 따돌림, 양심적 병역 거부자 수감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소수 민족에 대한 차별을 거론하면서 지난해 정신병자 남편에게 살해당한 베트남 신부 사건을 사례로 제시했다. 여성 인권을 분석하면서 “한 국회의원이 여대생들에게 성희롱으로 여겨질 수 있는 발언을 해 출당 조치됐다.”고 소개했다. 인터넷 관련 법규정을 정부가 광범위하게 해석하는 데서 비롯되는 문제점을 거론하며,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미네르바’를 비롯해 47명의 블로거에 대한 기소가 헌법재판소 결정을 바탕으로 취하됐다.”고 했다. ●“中 상황 악화” 혹평… 中 “내정 간섭” 보고서는 중국의 인권 실태도 혹평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보고서 관련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올 들어 인권 상황이 더 악화되는 부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자유로운 표현을 이유로 구금된 인사들을 전원 석방하고 인터넷 등의 표현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인권 훈장님’을 자처해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자신의 인권 문제나 많이 반성하길 충고한다.”고 반박했다. 국무부 인권 보고서는 해마다 중국 인권 문제를 비판해왔고, 그때마다 중국은 반발했다. 올해 보고서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언론인 피살과 공격이 계속되고, 정부가 표현·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박홍환·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탈북자 적대계급 규정 가족들 산골로 강제 이주” 美 RFA 보도

    북한이 외부소식의 통로 역할을 하는 탈북자를 ‘적대계급’으로 규정하고 그 가족을 산골로 강제이주시키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5일 전했다. RFA는 북한 당국이 탈북자들을 적대계급으로 분류하고 행방불명자로 처리된 탈북자들의 가족까지 재조사해 강제 이주시키고 있다며 탈북자 김모(32)씨의 사례를 들었다. 평안북도 국경지역에 거주하는 김씨의 어머니가 최근 국가안전보위부에 6차례나 불려가 딸의 실종 경위와 탈북 여부에 대해 조사받았다는 것이다. RFA는 조사에서 탈북자의 가족으로 드러나면 산골로 추방되고 있으며, 후계자 김정은이 등장한 이후 탈북자 가족에 대한 박해가 한층 심해졌다고 전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이런 탈북자도 신변보호해야 하나…

    ‘그’는 고속도로 갓길에서 차량을 후진시켜 뒤에 서 있던 사복 경찰관의 승용차를 고의적으로 세번이나 들이받고 달아났다. 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 2명은 전치 3주의 상처를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도주 3일 만에 검거돼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입건됐다. 하지만 검거 22시간 만에 풀려났고, 경찰은 여전히 그의 신변을 보호해 주고 있다. 정권 실세나 재벌 2세 이야기가 아니다. 대북 전단 살포로 북한 접경 지역 주민들과 마찰을 빚은 한 탈북자의 이야기다. 30일 경기 의정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9시쯤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의정부IC 인근 갓길에서 기독북한인연합 대표 이민복(54)씨가 자신의 승용차를 세 차례나 후진시켜 평소 자신의 신변 보호를 위해 파견된 서울 노원경찰서 보안과 소속 두모·고모 경위가 탄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이 바람에 차에 타고 있던 이들 경찰관은 전치 3주의 중상을 입었고, 이씨는 곧바로 도주했다. 이씨는 이후 사흘이 지난 23일 오후 11시에 서울 서초서 경관들에게 검거돼 의정부경찰서로 넘겨졌다. 하지만 의정부서는 이씨를 넘겨받은 지 22시간 만에 풀어줬다. “이씨가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주거가 일정해 도주 우려가 없다.”는 것이 놔 준 이유였다. 이씨는 지난 18일 강원 철원에서 대북 선전용 전단을 매단 풍선을 날리려다 주민들에게 저지당하자 자신의 신변을 보호 중이던 두 경위 등 노원서 소속 형사들에게 “경찰이 정보를 팔아먹었다.”고 강력히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는 불만이 많다. 한 경찰관은 “이미 도주한 적이 있는데도 도주 우려가 없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또 특수공무집행방해는 징역 3년 이상의 징역형이 주어지는 중죄인데도 검사에게 ‘불구속 수사 의견’을 전달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며 불만을 표했다. 의정부서 관계자는 “적법하게 처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 사건 이후에도 노원서 보안과는 이씨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 두 경위는 “자신을 지켜주는 경찰을 고의적으로 해친 사람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킨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靑·軍 이렇게 손발 안맞아서야

    ■정보공유 안되고…서해 탈북자 해경만 인지 지난 24일 서해상을 통해 귀순한 탈북자 6명과 조선족 3명에 대해 청와대와 군이 언론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관계와 관련, 민감한 사안인 탈북자 귀순조차 정부 기관 간에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28일 군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해양경찰은 24일 낮 공해상에서 우리 영해로 진입한 괴선박을 나포했다. 이 선박에는 탈북자로 추정되는 남녀 9명이 타고 있었으며 오후 7시쯤 군산항에 도착해 해경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이보다 앞서 이들이 서해상을 통해 군산항으로 이동 중이던 이날 오후 4시 무렵 ‘서해를 통해 9명의 탈북자가 귀순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부 언론이 진위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청와대와 국방부, 군은 해경이 선박을 나포한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오히려 기자들로부터 소문을 전해들은 국방부와 군 일부 관계자들이 합참과 해군, 군 정보기관 등을 통해 관련사실을 확인했지만 금시초문이란 답만 돌아왔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을 비롯한 위기관리반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렇다 보니 일부 군 관계자는 “중국 어선과 관련된 사안이 있는데 오해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했다. 하지만 3시간 뒤 서해상에 배를 타고 귀순한 탈북자 9명에 대한 소문은 사실로 확인됐다. 해경과 국정원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주면서다. 결국 해경이 선박을 체포해 이동 중인 상황을 알고 있던 건 당사자인 해경과 국정원뿐이었으며 위기관리의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청와대와 국방부는 관련 사안을 전혀 알지 못했던 셈이다. 국방부 등은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뒤늦게 사실 확인에 나섰다. 또 청와대도 기사가 나오기 직전 관련 정보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군과 국정원은 앞으로 대북정보를 공유키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정부 기관임에도 그동안 대북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발생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 영해를 통해 들어온 탈북자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앞으로 민감한 대북 정보를 어디까지 공유할지 주목된다. 김성수·오이석기자 hot@seoul.co.kr ■국방개혁 신경전 靑 “반대하면 인사 조치” 청와대가 ‘307 국방개혁안’에 대해 군 일부가 반대 의사를 나타내는 것과 관련, 현역 군인들을 인사조치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가 이미 난 국방개혁안에 대해 군 일부와 예비역 장성들이 뒤늦게 반대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며 격앙된 분위기다. 역대 정권에서 국방개혁이 임기 후반기에 가서는 추진력을 잃고 용두사미 격으로 끝났지만, 이번만큼은 흐지부지 끝내지 않겠다는 결기마저 읽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참모총장과 국방장관이 이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재가까지 받은 국방개혁안에 대해 일부 현역들이 반대하는 조짐이 여러 채널로 확인되고 있어 주목하고 있다.”면서 “국방개혁을 방해하거나 지연하는 세력은 그 자리에서 인사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 원로인 예비역장성들이 30년 동안 해 오던 것을 갑자기 바꾸기가 쉽지 않고, 충정도 이해는 하지만 그들은 ‘관중’의 입장이고 ‘운전대’를 잡은 (군)개혁의 주체가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이 국방개혁의 의지를 다시 밝히겠지만, 당장 예비역 원로들을 대통령이 만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천안함, 연평도 사건을 겪으면서 국가와 국민은 ‘군이 어떻게 바뀔 것이냐’라는 질문을 던졌고 이제는 군이 대답할 시점이 됐다.”면서 “일부 반대 세력들의 목소리가 나오긴 하지만 수십조원의 국방예산을 쓰는 군이 천안함, 연평도 사건 이후에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당장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비역 장성들은 30여년 전 경험을 토대로 자신들만 옳다고 우기고 있고, 일부 현역들은 정권 말기인 만큼 그냥 넘어갈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매달 군수뇌부로부터 보고를 받고 직접 챙기는 핵심 과제인 만큼 국방개혁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3일 국방부가 예비역 장성 40여명을 상대로 307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군 원로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합참의장의 권한이 세져 정치권이 눈치를 보는 이상한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육·해·공군 총장에게 작전권을 부여하면 총장의 권한이 세져 합참의장의 지휘가 이뤄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김성수·오이석기자 sskim@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무산일기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무산일기

    몇 년 전 박정범의 단편영화 ‘125 전승철’을 보았다. 남한에 정착한 한 탈북자의 고된 삶을 다룬 영화였다. 방바닥에 가로누운 장롱 안으로 기어 들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 있는 건지, 죽어 있는 건지’ 묻고 있었다. 탈북 청년 전승철과 실제로 가깝게 지낸 박정범은 영화 끝에서 고인이 된 그에게 영화를 바친다고 써 놓았다. 그리고 한 인터뷰에서 ‘125 전승철’을 장편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 호평을 들었다고 해도 과연 장편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나는 그의 꿈을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그는 기어코 장편영화를 완성했고, 유수의 영화제들이 그의 데뷔작에 찬사를 보내는 중이다. 제목은 ‘무산일기’로 바뀌었으나 이번에도 죽은 친구에게 영화를 바쳤다. 전승철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125’로 시작한다. 탈북자에게 꼬리표처럼 붙은 숫자는 그의 생활을 제약하곤 한다. 온순한 성격에다 도무지 약삭빠르지 않은 탓에 승철은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아무리 “잘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 봐도 그의 진심은 버림받는다. 거리에 벽보를 붙이며 근근이 살아가는 그에게 한 가지 낙이 있다면 교회에서 숙영을 보는 것이다. 승철은 숙영의 가족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지만, 그의 속마음을 알 리 없는 그녀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 한편 북에서 같이 건너온 친구 경철이 사기를 치는 바람에 함께 살던 승철이 엉뚱하게 휘말린다. 외로움의 궁지에 몰린 남자는 길에서 주운 강아지 ‘백구’에게 마음을 쏟는다. 오래전부터 카메라는 월경하는 자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영화가 특히 관심을 기울인 대상은 먹고살려고 국경을 건너는 하층민이었다. 동서를 막론하고 수많은 작가가 월경의 삶을 조망해 온 가운데, 근래 한국에서도 독립영화 진영을 중심으로 경계를 넘어온 사람들을 주제로 삼은 영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조선족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더는 낯설지 않은 요즘, 탈북자는 여전히 멍울이 맺힌 대상으로 남았다. 목숨을 걸고 월경한 그들을 볼 때마다 남한 사람들은 역사와 정치의 상처를 고스란히 되새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쟁 이후 세대가 탈북자를 정면으로 바라보기를 계속 시도하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데, 그중 ‘무산일기’와 차후 개봉할 ‘댄스타운’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편이다. ‘무산일기’는 탈북자의 현실과 남한 사회의 배타성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영화가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보호받지 못한 순수의 슬픔’이다. 백구가 담긴 박스에는 3만원이라는 가격이 매겨져 있다. 마찬가지로 승철과 주변의 인간들 모두 경제적인 가치로 평가된다. ‘무산일기’는 살아남으려고 아등바등 애써 봐야 결국 몇 푼의 돈으로 환산되는 인간을 애달프게 바라본다. 깡패가 난도질한 승철의 옷에선 깃털이 터져 나온다. 피가 흘러내릴 장면에서 대신 나부끼는 깃털은 백구의 하얀 털을 닮았다. 과거의 고통을 딛고 순백의 마음을 지키려던 남자는 내내 외면당하거나 얻어터지고, 얼얼한 엔딩에 이르러 어떤 순수는 세상과 작별을 고한다. 그 순간 영화는 ‘순수를 잃으면 당신은 이미 죽은 것’이라고 선언한다. ‘무산일기’는 뚝심 넘치고 사려 깊은 데뷔작이다. 다음 달 14일 개봉. 영화평론가
  • MB “천안함 진실 왜곡한 사람들 잘못 고백 없어 더 슬퍼”

    MB “천안함 진실 왜곡한 사람들 잘못 고백 없어 더 슬퍼”

    “여러분은 칠흑 같은 한 밤에 나라(대한민국)를 지키다 순국했습니다. 여러분은 분단된 조국에 태어난 죄밖에 없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여러분을 지키지 못한 우리에게(나에게) 있습니다.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만나면 여러분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용서를 빌고 싶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희생 장병들에게 이런 메모를 남겼다. 천안함 피격 1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 비서관회의에서다. 회의에서 직접 낭독하지는 않았지만 ‘떠나간 46 천안함 용사들에게’로 시작하는 메모를 통해 이 대통령은 희생장병들에 대한 비통한 심정을 진솔하게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선임 행정관급 이상 100여명과 함께 천안함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회의를 시작한 뒤 사건의 시작부터 진상조사, 그리고 마무리까지 담은 동영상도 시청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당시 북한의 주장대로 진실을 왜곡했던 사람들 중에 그 누구도 용기 있게 잘못을 고백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1년 전을 되돌아 보면 46명의 젊은이들이 칠흑 같은 밤에 나라를 지키다 순국했다.”면서 “그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느냐. 억울한 죽음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 전 우리는 가해자인 적 앞에서 국론이 분열됐었다.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그들을 지켜 주지 못한 우리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자성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은 더 이상 아픔이나 비극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그것이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임을 자각하고 새로운 각오로 철저히 대비해 더욱 강건한 국가로 거듭나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오늘 우리가 천안함 46용사의 죽음을 애도하고 기억하는 진정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金국방 “전투형 군대 되살리자” 김관진 국방장관은 천안함 사건 1주년을 맞아 전군에 지휘서신 3호를 하달했다. 김 장관은 ‘천안함 46+1 용사의 위국헌신 혼(魂)을 전투형 군대의 모습으로 되살려 나갑시다’라는 제목의 지휘서신을 통해 “북한은 천안함 폭침과 같이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제2, 제3의 도발을 획책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또다시 도발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참의장 “北, 내년 도발 가능성 커” 한편 천안함 1주년을 맞아 열린 제5회 북한군사포럼에 참석한 한민구 합참의장은 “북·중 접경지역에서 탈북자가 늘어나는 등 불안정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의장은 “군사도발 양상도 과거에 자행하던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 발사, 수사적 위협 등의 방식에서 벗어나 영해를 침범해 군함을 공격하고 우리 영토 내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포격 등 군사적 모험주의로 전환했다.”면서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은 내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핵안보 정상회의와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국내 정치일정, 그리고 미·중 권력교체기 등을 맞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수·오이석기자 sskim@seoul.co.kr
  • 탈북자 9명, 中서 배타고 집단 입국

    탈북자 9명, 中서 배타고 집단 입국

    탈북자 9명이 24일 중국에서 한 배를 타고 우리나라로 입국했다. 탈북자가 중국에서 배를 타고 직접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남북 대화 분위기를 모색하는 상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오후 탈북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서해를 통해 군산항에 도착했다.”면서 “국가정보원과 해경 등 관계 기관이 군산항에 정박한 해경 경비함에서 1차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9명 가운데는 어린이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중국 어디에서 출항했고, 어떤 경로로 밀입국하려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들은 국내의 한 종교단체를 통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중국에서 직접 배편으로 들어오는 일이 흔치 않은데 오늘 9명이 탄 배가 입국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종교 단체가 관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탈북자들은 통상 중국으로 들어간 후 제3국을 거치거나 위조 여권을 갖고 밀항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내에 입국하고 있다. 탈북자 구조 활동을 벌이는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탈북자들이 배로 한국에 들어오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단속될 위험이 굉장히 크다.”면서 “한두명이 밀항해 입국하는 경우는 드문드문 있는 일이지만 9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옌타이항에서 밀항선을 타는 식으로 한국 입국을 시도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체포돼 북송되는 일이 자주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탈북자 집단 입국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는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물론 국방부, 통일부, 국정원 모두 이 사안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번처럼 민간 단체에 의해 이뤄지는 기획 탈북은 한해 2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대개 공개되지 않는다. 탈북자의 안전과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서다. 그러나 이번에는 탈북이 공개되면서 정부의 입장이 다소 난처하게 됐다. 안 그래도 지난달 북방 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주민의 송환 문제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가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조준 사격 위협이 계속되고 있어 이번 사안은 남북관계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 특히 북한이 우리 측에 백두산 화산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전문가 간 접촉에 응하는 등 모처럼 조성된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당장 북한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31명의 북한 주민이 NLL을 넘어온 문제가 발생한 지 불과 두달 만에 비슷한 일이 반복됨에 따라 북한 정권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따라서 지난번보다 비난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민간 종교단체에 의한 기획 탈북을 우리 정부의 탓으로 몰 가능성이 크다. 김용현 동북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에 플러스가 되는 요인은 아니다. 북한의 반발 강도가 세질 수 있다.”면서 “천안함 1주기를 앞두고 어려운 국면을 만드는 데 활용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입국 방식이 제3국을 통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외교 마찰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북 소식통은 “탈북자들의 입국 과정은 주로 중국이 추방하는 형식이거나 중국에서 베트남 등 제3국을 통해 오는 것이 일반적이다.”라면서 “중국과의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 경색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백두산 화산 문제 협의는 민간 전문가 간의 협의인 만큼 예정대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대북전단 25~26일 백령도서 살포

    북한의 임진각 조준사격 발언 등으로 한동안 중단됐던 대북전단 살포가 한달여 만에 재개된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20여개 탈북자 단체는 22일 “천안함 폭침 1주년을 맞아 오는 25~26일 이틀간 백령도 삼청각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대북전단 20만장과 동영상을 담은 DVD, USB, 1달러짜리 지폐 1000장 등을 북쪽으로 날려보낼 예정이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서풍이 불어 위도상 위쪽에 있는 백령도에서 전단을 날리면 평양 쪽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12일 임진각에서 공개적으로 대북전단 20만장을 날려 보낼 예정이었으나 10일 한 단체의 간부 어머니가 살해되면서 전단 살포를 잠정 연기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무산일기’ 도빌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상

    ‘무산일기’ 도빌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상

    영화 ‘무산일기’가 제13회 프랑스 도빌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의 ‘시’에 조연출로 참여했던 박정범 감독의 데뷔작인 ‘무산일기’는 지난 9~13일 도빌에서 열린 영화제에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오른 데 이어 심사위원상까지 거머쥐었다. 박 감독은 이 영화의 각본과 주연도 함께 맡았다. ‘무산일기’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과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시작으로 모로코 마라케시국제영화제 대상, 네덜란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타이거상 등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었다.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었지만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한 탈북자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새달 14일 개봉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두만강’ -희망으로 건너는 마음의 경계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한 옌볜의 조선족 마을. 그곳에 할아버지, 말 못하는 누이와 함께 창호가 산다. 먹을 것을 찾아 도강한 북한 주민들이 마을에 하나둘씩 나타난다. 북한 소년 정진도 그중 한명이었다. 창호는 공차기에 능한 정진과 축구를 하는 게 즐거웠고, 정진은 주린 배를 채울 음식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조선족 마을에 소소한 피해를 입히면서 갈등이 싹트기 시작한다. 창호 집에도 불행한 일이 벌어지는데, 탈북 남자가 누이를 겁탈한 걸 알아차린 창호는 정진을 다른 태도로 대한다. ‘두만강’은 재중 동포 장률의 여섯 번째 장편영화다.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제작지원 작품으로 선정되면서 세 번째 작품이 될 뻔했으나, 작품에 대한 그의 각별한 애정 때문에 이후 4년여의 기간을 더 필요로 했다. ‘두만강’ 시사회에서 한 관객은 “북한의 비참한 현실을 더 극적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따졌다. 염두에 두어야 할 건 ‘두만강’이 경제상황을 포함한 북한의 현실을 고발하는 유의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장률은 한쪽 체제의 입장에서 상대편을 공격하거나 포섭하는 행위를 오히려 저어하는 편이다. 장률의 세 번째 장편영화 제목이기도 한 ‘경계’는 그가 화두로 삼는 주요한 주제 중 하나이며, 그런 점에서 ‘두만강’은 경계의 동의어다. 장률 영화의 인물은 경계를 사이에 두고 산다. ‘벽과 벽, 민족과 민족, 국경과 국경, 체제와 체제, 시골과 도시, 과거와 현재, 남성과 여성’은 점점 더 거대한 경계를 형성해 인간과 인간을 분열시킨다. 장률의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인물인 ‘순희’와 ‘창호’는 동북아시아의 공간을 넘나들면서 인간이 그어놓은 경계를 쓸모없게 만든다. 문제의 본질에 두려움 없이 뛰어드는 순수한 자들에게, 참견하기 좋아하는 어른들은 ‘현실을 먼저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두만강’에서 오누이로 재등장하는 순희와 창호는 그런 인간들에게 절규의 목소리로 저항한다. 경계에 대한 거부감을 품으면서도 장률의 입장은 신자유주의의 기치 아래 국경 없는 시장을 꿈꾸는 인간들의 그것과 정반대에 위치한다. 그의 영화 가운데 가장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데뷔작 ‘당시’에서조차 장률은 ‘인간의 욕심’을 문제로 삼았다. 장률의 영화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마음과 마음의 연결이다. ‘두만강’에서 장률은 ‘우표를 모으는 소년과 소녀, 북한과 중국의 샛길로 탈북자를 안내하는 남자, 상상 속의 다리를 공유하는 소녀와 할머니’를 여러 차례 비추며 자신의 희망을 노출한다. 우표와 길과 다리는 본디 인간과 인간을 잇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던가. ‘두만강’은 가슴이 먹먹한 클라이맥스와 그것에 이어지는 감탄할 만한 판타지로 끝을 맺는다. 조선족 할머니는 타향으로 건너올 때 그랬듯 다시 다리를 건너 북한에 가기를 바라지만, 다리는 오래 전에 없어졌기에 소원을 이루기란 불가능하다. 그런데 ‘두만강’은 기어코 상상의 다리를 시선 앞으로 불러낸다. 몸을 가누기 어려운 노파가 눈보라 치는 다리 위로 위태롭게 발걸음을 옮기다 마침내 다른 쪽에 도달한다. 영화의 판타지가 매서운 현실을 이기는, 실로 감동적인 순간이다. 17일 개봉 영화평론가
  • [김문이 만난사람]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김문이 만난사람]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상황1. 2008년 3월 1일. 북한 당국은 ‘김정은 청년대장 동지의 위대성을 체득시키자.’는 제목의 긴급 전문을 각 시·도당에 내려보냈다. 일반 주민들이 아닌 당 간부들만 보도록 하는 전문이라는 점에서 비밀 문건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문건의 주요 내용은 ‘김정은의 영도 업적을 깊이 학습시키기 위해 토론과 강연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당 차원에서 ‘김정은’이란 이름 석자가 처음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저녁 일본의 NHK 방송은 국내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서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상황2. 2009년 11월30일 오전 10시. 북·중 국경지역의 통신원으로부터 남한의 한 지인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낮 12시를 기해 화폐개혁을 실시한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이 주민들의 동향파악과 함께 화폐개혁 단행으로 인한 불평 불만자들을 색출하라는 명령까지 받았다고 했다. 너무나 큰 뉴스거리여서 지인은 한 시간동안 국내의 몇몇 단체를 통해 황급히 크로스체크를 했다. 북한의 정권기관과 연줄이 닿는 다른 통신원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중대발표’가 있을 것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지인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오후 1시에 북한의 화폐개혁과 관련된 소식을 독점뉴스로 올렸다. 하지만 오보이면 어떡하나 싶어 30분 후 그 소식을 내렸다. 결국 이날 오후 3시 북한방송을 직접 청취한 중국내 통신원을 통해 확인한 뒤 종합적으로 다시 올려 화폐개혁 사실을 국내외에 알렸다. 위 ‘상황1’과 ‘상황2’에 등장하는 ‘국내의 한 소식통’과 ‘남한의 한 지인’의 주인공은 바로 김흥광(51·전 북한공산대학 컴퓨터강좌장) NK지식인연대 대표이다. 그는 북·중 국경지역에 있는 통신원들로부터 전해들은 북한 내의 따끈따끈한 소식을 시시각각 인터넷 등을 통해 국내외에 알리고 있다. 또한 계간지 ‘탈북 지식인들이 말하는 북녘마을’을 통해 북한 내의 생활뉴스를 계절별로 종합해 전하고 있다. 2003년 10월 탈북한 그는 북한 이탈주민 중에 컴퓨터 전문가와 석·박사급 인사를 주축으로 2년 전 ‘사단법인 NK지식인연대’를 설립했다. 아울러 서울 구로동에서 ‘삼흥학교’라는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이달 초 문을 열었다. 지난 9일 오전 구로동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인터뷰 도중에도 미국과 중국 등 여기저기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우선 북한 소식을 전해주는 통신원은 어떤 사람들로 이루어졌는지 물었다. “대개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역을 오고 가는 상인들이나 비즈니스맨들입니다. 주로 휴대전화를 통해 연락을 받고 있지요. 자원봉사자도 있고 중국으로 출장 나온 북한의 관리나 유급 당일꾼도 더러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내에서는 어디까지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하며 통신원의 활동범위는 어느정도일까. “두만강과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반경 5㎞ 내에서는 중국 기지국을 이용해 얼마든지 통화가 가능합니다. 통신원들은 신의주를 포함 수개 지역에서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각자의 권한과 범위안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소식들을 그때그때 전하고 있지요.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직·간접적으로 운용되는 휴대전화 숫자는, 통신원들이나 또 통신원들과 평소 알고 지내는 제2, 제3의 여러 파트너(북한주민 등)들 것까지 모두 합쳐 아마 5000대 정도 되지 않을까 추산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다른 단체나 조직에서 운용하는 통신원들과 그 파트너들도 포함되겠지요. 정보내용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극비자료나 중앙당에서 하급당으로 내려보내는 지시사항 등도 있지만 주로 일상의 정보가 많습니다.” 김 대표는 수시로 이들과 통화를 하면서 북한의 바닥부터 상급기관에 이르기까지의 정보를 수집한다. 고급정보인 경우 한달에 10여건이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열린 북한방송’ 등의 단체와 양해각서(MOU)를 맺어 정보를 서로 체크한 뒤 2~3건을 선별해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하지만 고민도 많다. 정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그렇지만 북한 당국에서 일부러 역정보를 흘려 통신원을 잡아들이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2년 전에는 한 남자 통신원이 이 같은 공작에 걸려들어 모진 고문을 받았다고 했다. 그저 단순한 사람들의 얘기를 전했을 뿐인데 북한 당국에서 간첩으로 몰아세웠다는 것. 김 대표는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최근들어 통신원들이 전해오는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생각은 어떠한지를 물었다. “북한 주민들의 정서는 김일성 왕조라는 체제 아래에서 3대세습까지 가는 것에 대한 논의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왜 하필이면 장남이 아닌 3남이냐.’는 얘기를 종종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요즘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시민혁명 소식을 북한 주민들이 어느정도 알고 있을까. “국경 안쪽의 내륙지방 주민들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양은 좀 다릅니다. 외화벌이꾼들은 일반 상인들과는 달리 머리회전이 아주 빠르지요. 군부대 외화벌이꾼도 있고 정권의 외화벌이꾼도 있습니다. 따라서 평양에서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소식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중동’이라고 하면 이집트의 무바라크와 리비아의 카다피를 대표적으로 떠올립니다. 김일성 주석 당시부터 가까운 친구의 나라로 여기고 있지요. 이집트와 리비아는 북한보다 잘사는 나라로 알고 있는데 그 나라에서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독재자를 무너뜨렸다면 그보다 훨씬 못한 북한은 어떻게 되느냐 하는 의구심을 갖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북한이 북아프리카나 중동에서 일고 있는 시민혁명의 불길을 차단하기는 쉽겠지만 만약 중국의 국경도시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다면 북한으로의 확산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북한보다 훨씬 잘사는 나라로 인식하는데다 국경을 수시로 드나드는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화제를 바꿨다. 북한에서는 남한의 TV프로그램이나 영화를 즐겨본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지체없이 김 대표의 대답이 돌아온다. “한해에 탈북자가 3000명이 됩니다. 이들이나 북한주민에게 남한의 영화를 봤느냐고 물어보면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우습게 여깁니다. ‘요새 무슨 영화봤니.’ ‘어느 배우를 좋아하니.’라고 물어보는 것이 유행이지요. 작년에는 ‘천국의 계단’(2004년 2월 종료된 SBS 수·목 드라마)이 인기를 끌었으며 올해에는 ‘풀하우스’(2004년 9월 종료된 KBS2 수·목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주민들은 요즘 ‘풀하우스’에 나오는 송혜교를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여기고 있지요. 이전에는 송승헌을 꼽았습니다. 북한에 ‘소년장수’라는 인기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이 송승헌처럼 눈썹이 짙고 잘생겼기 때문이지요.” 북한에서는 어떤 경로로 남한 영화나 드라마를 접할 수 있을까. 북한 주민들이 실시간으로 남한의 방송을 볼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김 대표의 대답이 흥미롭다. “중국과 북한 국경지역에서 CD나 DVD의 밀거래가 성행합니다. 예를들어 두만강이나 압록강가에서 주로 이루어지는데 중국쪽에서 CD나 DVD를 비닐봉지에 담아서 끈을 길게 매달아 북한 쪽으로 던져줍니다. 물론 국경 경비병들 몰래 은밀하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지요. 옛날에는 중국에서 싸구려 CD플레이어를 엄청나게 들여보냈고 지금은 DVD플레이어가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때였다. ‘통신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잠시 후 전화를 끊은 김 대표가 내용을 간략히 설명해준다. “요즘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통제는 어느 정도인가 하고 물었더니 통제가 심해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CDR집’에서 은밀히 볼 수 있다고 합니다. ‘CDR집’은 간판을 달지 않고 몰래 영업하는 집을 말합니다. 그곳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고 하는군요. 주로 어떤 것을 보는가 하고 물었더니 70부작으로 된 ‘영웅시대’(2005년 3월 종료된 MBC 월·화드라마)를 많이 본다고 합니다. 맨 밑바닥에서 최고의 기업가로 커가는 과정에 많이 흥미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계속 걸려오는 전화로 더 이상의 인터뷰는 무리였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그는 “우리 NK지식인연대는 북한 소식을 생생하게 국내외에 알리면서 북한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어 개방을 촉진시키고 기아위기에 빠져 있는 무고한 주민들을 구하는 일을 계속하겠다.”면서 “매년 늘어나는 탈북자 자녀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대안학교를 통해 프로그램을 운용하겠다.”고 다짐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김흥광은 누구 1960년 함흥에서 태어나 1984년 평양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함흥 컴퓨터기술대학에서 9년동안 컴퓨터를 가르쳤고 1994년부터 탈북 직전인 2003년 8월까지 함흥 공산대학 컴퓨터강좌장(학과장)을 지냈다. 공산대학에서 한국 드라마 CD, 외국 도서들을 단속하는 조직에서 기밀자료 관리를 맡았다가 회수물품 몇 개를 친구에게 빌려준 것이 적발돼 집단농장으로 쫓겨나면서 그는 탈북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2003년 10월 두만강 쪽 국경을 넘어 탈북해 중국에서 3개월 동안 지내다가 남한으로 와 한신대에 출강하면서 경남대북한대학원에서 경제·IT분야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6년 (재)북한이탈주민후원회에 몸담으면서 그는 북한의 민주화를 앞당기려는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탈북자 중에서 고등교육 수료자들을 만나 동참을 호소했고 2008년 12월 500여명의 회원들을 모아 탈북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를 출범시키는 데 앞장섰다. NK지식인연대에는 현재 수학, 철학, 과학 등 다양한 전공자 250여명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 공덕동에 북한 전통음식점 ‘류경옥’을 사회적 기업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그는 최근 탈북자 청소년학교인 ‘삼흥학교’도 열었다. 같은 연령대의 학생들과 정규교육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은 물론 음악, 미술, 태권도 등의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기숙형태의 학생만 33명이며 교사진은 상근 교사 외에 자원봉사자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저서(공저)로는 ‘북한 엘리트들이 보는 10년후의 북한’(2006, 한울)이 있으며 부인과 함께 슬하에 1녀를 두었다.
  • 대북전단 20만장 살포 돌연취소

    12일 임진각에서 공개적으로 대북 전단 20만장을 살포하려던 탈북·보수단체의 행사가 돌연 취소됐다.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하는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10일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고 조만간 적당한 시점에 전단 살포 행사를 갖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당초 행사를 강행하려다 경기 파주시 상인들이 행사 저지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대북전단 공개 살포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임진각에서의 대북전단 살포 행사는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보수단체인 납북자가족모임 및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 함께 주최해 왔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었던 지난달 16일부터는 20여개 탈북자단체도 동참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우리 군과 민간단체의 심리전에 대해 “임진각 등 심리전 발원지에 대해 조준격파 사격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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