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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선 탈북자 “한국 드라마 보고 결심”

    목선을 타고 한국으로 향하다 일본에 표류한 탈북자가 한국의 드라마 등을 보고 북한 탈출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13일 목선을 타고 일본에 표류한 탈북자 9명 가운데 남성 한 명은 일본 당국의 조사에서 “한국의 TV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한국의 삶을 동경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탈북의 직접적 계기와 관련, “한국의 거리와 시민의 생활을 알 수 있는 영상을 보고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군에 소속돼 오징어잡이를 했다. 생활은 어려웠지만 먹고 살기가 곤란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는 탈북자 9명은 두 가족과 단신 탈출자 1명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모두 한국으로의 망명을 희망하고 있다. 일본 법무성과 경찰, 내각 관방은 나가사키의 입국관리센터에서 합동으로 이들을 상대로 탈북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탈북에 사용한 소형 어선에 180ℓ의 경유를 실었다. 배에는 쌀 등의 식료품도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탈북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 정부와 협의해 이르면 이번 주내로 이들을 한국으로 보낼 방침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9인 탈북자 “한국 드라마 보고 탈북 결심”

     목선을 타고 한국으로 향하다 일본에 표류한 탈북자가 한국의 드라마 등을 보고 북한 탈출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13일 목선을 타고 일본에 표류한 탈북자 9명 가운데 남성 한 명은 일본 당국의 조사에서 “한국의 TV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한국의 삶을 동경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탈북의 직접적 계기와 관련, “한국의 거리와 시민의 생활을 알 수 있는 영상을 보고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군에 소속돼 오징어잡이를 했다. 생활은 어려웠지만 먹고 살기가 곤란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는 탈북자 9명은 두 가족과 단신 탈출자 1명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모두 한국으로의 망명을 희망하고 있다.  일본 법무성과 경찰, 내각 관방은 나가사키의 입국관리센터에서 합동으로 이들을 상대로 탈북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탈북에 사용한 소형 어선에 180ℓ의 경유를 실었다. 배에는 쌀 등의 식료품도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탈북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 정부와 협의해 이르면 이번 주내로 이들을 한국으로 보낼 방침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체류 중 탈북자 9명 이르면 주내 한국 입국

    일본 나가사키현 오무라 입국관리센터에 수용 중인 탈북자 9명이 이르면 이번 주중 한국으로 입국할 전망이다. 법무성은 18일 탈북자 9명에게 일시 상륙허가를 인정하고 이들이 입국을 희망하는 한국에 이르면 이번 주중 이송하기 위한 수속을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일시 상륙허가는 모국의 위험으로부터 피해 온 외국인을 특례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입국 심사관이 탈북자 9명을 청취 조사한 결과 상륙허가를 인정했다. 탈북자 9명은 두 가족과 단신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고, 여가 시간에 트럼프를 하고 텔레비전으로 자신들의 뉴스를 시청하는 등 여유를 보이고 있다고 법무성은 전했다. 일행 중 책임자는 조사에서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북한 인민군에 납입하는 돈이 워낙 많아 해마다 생활이 어려워졌다.”며 탈북 경위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탈북자 가족 한국행 빨라질 듯

    일본 당국은 15일 목선을 타고 표류해 온 9명의 탈북자에 대해 나가사키현 오무라시에 있는 입국 관리센터에서 본격 조사를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9명의 한국행 의사를 확인했고, 이들이 원하는 대로 한국으로 직접 보낸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한국 정부와 구체적인 절차 등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탈북자들의 한국행이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탈북자 9명과 한국 정부 관계자의 면회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7년 6월 아오모리에 표류해 온 탈북자 4명을 한국에 보내기 전에도 주일 한국대사관의 영사가 탈북자들을 만난 점을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만나서 탈북자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게 원칙이긴 하지만 아직 면회 일정 등을 일본 측과 협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탈북자 9명은 지난 8일 목선을 이용해 북한을 떠났고, 13일 오전 약 750㎞ 떨어진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앞바다에서 일본 어선에 의해 발견됐다. 이들은 입국관리국이 특례를 인정해 상륙이 허가되는 ‘일시비호’를 신청해 오무라시 입국관리센터에 체류 중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탈북자 9명 한국 인도 검토

    일본 정부가 자국 해역에 표류한 탈북자들을 본인들의 희망에 따라 한국으로 인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당국은 14일 목선을 타고 표류해온 9명이 갖고 있던 서류 등에 대한 1차 검토 결과 이들을 탈북자로 판단하고 나가사키현 오무라시의 입국관리국 관련 시설로 옮겼다. 해상보안본부는 자체 시설에서 탈북자들을 보호하면서 탈북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탈북자들의 망명 의사가 확실해지면 외무성은 한국 측과 협의하며, 이 기간 동안 탈북자들은 입국관리국이 지정한 시설에서 머물게 된다. 일본 정부가 이들을 나가사키로 보내는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가능한 한 이목을 끌지 않고 빨리 한국으로 보내려는 의도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나가사키는 부산과 가깝고, 오무라시에는 나가사키공항이 있다. 탈북자 9명 중 책임자를 자처한 남성은 13일 자신이 조선인민군 부대 소속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14일 해상보안청 조사에서는 “어부였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탈북자들의 신상 정보는 여전히 정확하지 않은 상태다. 아사히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탈북자들이 이용한 어선이 상당량의 경유와 엔진으로 움직였고, 쌀과 김치 등을 준비한 것으로 미뤄 그다지 가난한 계층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추측했다. 또 어업은 외화벌이 수단으로 군이 이권을 쥐고 있어 어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디선가 구입하거나 훔치는 방법밖에 없어 탈북자들의 어선 확보에 군 관계자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탈북자 9명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3일 밤 가나자와항 부근에 정박한 순시선에서 하루를 보냈다. 이들 가운데 어른 6명은 14일 오전 5시쯤, 어린이 3명은 오전 6시쯤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들은 해상보안본부에서 아침 식사로 준비한 오니기리(주먹밥)와 김치를 먹었으며 왕성한 식욕을 보였다. 한·일 외교 소식통은 “탈북자들의 한국행이 결정되면 가능한 한 조용하게 보내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해상서 탈북자 9명 발견

    日해상서 탈북자 9명 발견

    일본 해상에서 4년 만에 탈북자가 발견됐다. 일본 해상보안청(해양경찰)은 13일 오전 7시 30분쯤 동해에 접한 일본 이시카와현의 노도반도 앞바다 나나쓰섬 부근에서 탈북자로 추정되는 9명을 태운 어선이 표류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신병을 인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배 안에는 남성 3명과 여성 3명,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 3명이 타고 있었다. 일본 언론은 ‘책임자’라고 밝힌 남성이 “우리는 북한에서 왔고, 9명은 가족과 친척이다.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자신을 조선인민군 부대 소속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는 길이 약 8m의 목조 어선으로 선체에 한글이 적혀 있다. 배 안에는 쌀과 김치가 있었고, 위성항법시스템(GPS)이나 구명조끼는 없었으며, 발견 시에는 엔진으로 운항 중이었다. 해상보안청 제9관구 해상보안본부(본부 니가타)는 이들을 가나자와항으로 데리고 가 자세한 탈북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탈북자가 탄 어선이 표류하기는 2007년 6월 이래 4년 만이다. 2007년 6월 2일에 일가 4명이 청진항을 떠나 약 900㎞를 항해한 끝에 아오모리현 후쿠우라항에 도착했다.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과거의 예를 참고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탈북자들의 한국행 의사가 확인되면 이를 존중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한편 외교부 관계자는 탈북자 9명을 태운 배가 이시카와현에서 발견됐다는 보도에 대해 “이들이 진짜 탈북자인지를 포함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5)통일부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5)통일부

    이명박 정부에서의 통일부 정책은 남북 교류·협력에서 통일 대비 준비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천안함 사건으로 취해진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남북 간 경제·문화 교류는 중단됐고, 대신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 이후 착수된 통일 재원 마련 사업에 통일부가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통일부 장관이 교체됨에 따라 통일부의 이 같은 정책 방향도 다소간 수정될 전망이다. 통일 문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관된 대북정책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회의적이라는 지적도 동시에 하고 있다. 통일부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이후 일관되게 북한을 제재하는 정책을 취해왔다. 2010년 취해진 5·24 조치는 남북 간 교역과 신규 투자를 금지하는 한편 문화 교류를 위한 방북도 제한해 사실상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대북 접촉을 차단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진정성 있는 자세와 비핵화를 유도한다는 구상이었지만 오히려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강산 관광은 통일부 내부에서조차 원상회복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이미 법(정령)까지 발표한 상황에서 이를 무르고 남한 측을 사업 파트너로 한 관광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고 말했다. 인도적 지원 사업 분야에 대한 북한과의 대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단 두 차례 실시됐다. 반면 고령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위로 방문·정책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2009년 3월 ‘남북 이산가족 생사 확인 및 교류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이산가족 실태를 조사하고 민간 차원의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지지부진했던 북한 인권 분야에서는 북한 인권법 제정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유엔에 북한 인권 결의안 채택을 제안하는 등 국제사회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 언급으로 시작된 통일 재원 마련 사업은 세계 경제 위기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황이다. 통일부는 2030년 통일이 이뤄진다는 가정 아래 초기 1년간 통합 비용으로 55조~249조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사전에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남북협력기금 출연 ▲통일세 납부 등의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당초 8월을 목표로 했던 정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점도 크다. 이와 함께 올해 탈북자가 2만 2000명을 넘어서면서 이들에 대한 정착 지원 문제도 통일부가 풀어가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잠룡의 연휴는

    잠룡의 연휴는

    “2012년은 추석 민심에 달려 있다.” 여야 잠룡들에게 올 추석 연휴는 여느 때와 달라 보인다. 대선 1년 전 명절이라서도 그렇지만 특히나 올해는 ‘안철수 회오리’가 휘몰아쳤기 때문이다. 추석 이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고, 곧바로 19대 총선과 대선 정국이 시작된다. 잠룡들의 올 추석은 ‘특별히’ 고단한 것 같다. 안풍(安風)으로 ‘대세론’에 빨간불이 켜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현장 행보를 강화하면서 반전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9일 “국민이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 좋은 답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현장에도 많이 가면서 잘 다듬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이후 복지, 외교·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를 방문했다. 지난 7월 지역구에 수해가 발생했을 때 복구 지원에 나서준 데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다. 정 전 대표는 이번 연휴 동안 지역 재래시장을 방문한 뒤 가족들과 조용히 보낼 예정이다. 연휴가 끝나면 국정감사를 통해 외교·안보에 대한 구상을 다지는 등 잠재 주자에 걸맞은 행보를 넓혀 갈 계획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10일 하나원 양주분원을 찾아 북한 이탈 주민들과 1박 2일 동안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명절에도 고향을 찾지 못하는 탈북자들의 고충을 위로하겠다는 취지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특별한 일정 없이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큰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경기 파주의 선산을 찾기로 했다. 손 대표 측은 “지난해 추석은 전당대회 준비로 정신 없었는데 이번 추석도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위한 구상에 주력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당 후보 및 야권 단일후보 확정까지 통합 리더십을 세우는 방안에 몰두할 것이라고 한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경남 양산 자택에서 추석을 지낸다. 차기 대선 주자로서 처음 맞는 명절인 만큼 지역 민심을 파악하는 활동이 중요해졌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은 “혁신과 통합을 중심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와 야권 통합을 이뤄내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 대권 도전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나는 학교로 돌아가 학교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혜영·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능라전통음식교육원 여는 탈북 여성박사 1호 이애란

    [김문이 만난사람] 능라전통음식교육원 여는 탈북 여성박사 1호 이애란

    서울 한강에 여의도가 있다면 평양 대동강에는 능라도가 있다. 비단 같은 능수버들이 그물처럼 펼쳐진 듯 아름답다고 해서 능라(綾羅)라 했다. 능라도에서 바라보는 부벽루와 을밀대의 경치가 무척 빼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럴 것이 경기민요 ‘양산도’에 보면 ‘대동강 굽이쳐서 부벽루 감돌고 능라도 저문 연기 금수산 어렸네’라고 노래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나훈아의 ‘대동강 편지’에서도 ‘대동강아 내가 왔다 을밀대야 내가 왔다/우표 없는 편지속에 한 세월을 묻어놓고~/대동강아 내가 왔다 부벽루야 내가 왔다~’라고 한이 서리도록 불러댄다. 그만큼 능라도는 실향민들에게 ‘꿈에 본 고향산천’이기도 하다. 이 같은 ‘능라’의 향수를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는 공간이 서울 한복판에 들어선다. 다름 아닌 ‘능라전통음식문화평생교육원’(능라교육원)이 다음 달 1일 종로구 종로3가에서 정식 개원되는 것. 능라교육원은 국내 최초의 탈북자 전문 직업학교로 북한 특선 요리과정, 북한 연회 요리과정, 냉면과 온면 제조, 북한식 건강요리 등을 개설했다. 특히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위한 특별 코스로 생활문화 정착 및 스피치 강좌 등도 마련했다. 이 교육원은 기관이나 단체가 아닌 탈북 여성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탈북자 전문 직업학교 탈북 여성박사 1호로 알려진 이애란(48)씨는 3년전부터 북한전통음식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국내에 정착하지 못해 방황하는 탈북자들을 보면서 일자리를 마련해 줄 방도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식품영양학 박사)를 살려 탈북자들의 취업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능라교육원’을 개원하게 됐다. 경인여대 식품영양조리학과 겸임교수이기도 한 이씨는 앞으로 탈북자들은 물론 북한요리를 배우고 싶은 남한 사람들에게도 문호를 적극 개방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오후 이씨를 만나기 위해 종로3가 국악로 입구에 위치한 북한전통음식연구원을 찾았다. 때마침 연구원 직원들이 추석을 맞이해 요리를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한 연구원에게 무슨 요리냐고 물었더니 “개성약과입네다. 추석때 쓰겠다고 주문이 왔습네다.”라고 대답했다. 요리실 안에는 여러 개의 싱크대가 진열돼 있었고 4~5명의 요리사들이 북한요리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잠시 후 이씨와 마주앉았다. 먼저 추석 얘기가 오고 갔다. 그는 “추석이 가까워서인지 북한음식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많이 온다.”면서 그중 개성약과를 가장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개성약과는 북한에서 알아주는 고급약과라는 설명이다. “평양에서는 추석무렵이 되면 노티떡을 잘 해먹습니다. 찹쌀과 기장쌀을 섞어서 엿기름을 반죽시켜 삭힙니다. 그걸 5㎝ 크기로 동글납작하게 참기름에 노릇노릇하게 지져서 완전히 식힌 다음 사기항아리에 조청이나 꿀을 발라서 차곡차곡 담아두었다가 먹는 평안도의 음식으로 이름 나 있습니다. 노티는 겨울까지 간식으로 먹는데 주로 부잣집에서 만들어 먹습니다. 건강에 좋은 당을 쓰는 발효음식이기때문에 인기가 아주 좋지요. 추석때면 온 가족이 모여 노티를 만들었던 추억이 지금도 아련합니다.” 하지만 가난한 함경도 지방에서는 추석때 주로 감자를 재료로 한 음식을 많이 만든다고 했다. 개마고원, 부전고원 등 고원지대에서 나는 감자를 캐서 녹말국수를 비롯해 감자떡, 감자 오그랑죽 등을 주로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이 밖에 수수요리도 많이 한다는 그는 “추석 전날 여자들은 잠을 안 자고 요리를 하는데 남자들은 뒷짐만 지고 알건달처럼 편안히 지낸다. 이런 것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비슷한 것 같다.”며 웃는다. 그는 이번 추석연휴가 끝나면 연구원 자리에 이 같은 북한음식을 맛볼 수 있는 카페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라이스토리’라는 상표등록을 마쳤으며 해주비빔밥, 평양비빔밥, 평양식 샌드위치인 녹두지짐떡, 순대, 북한의 상류층만 먹는 꼬부랑국수(수프 없는 라면) 등 남한에서는 맛볼 수 없는 것들을 요리해 아주 저렴하게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쯤해서 얘기를 능라교육원으로 돌렸다. 교육원은 연구원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이어서 자리를 옮겨 인터뷰를 계속했다. 그는 “탈북자들이 남한에 와서 일자리를 얻겠다고 하지만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면서 먼저 와서 나름대로 정착한 탈북자로서 나중에 온 이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교육원을 개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저도 대학에서 조리실습을 할 때 믹서나 티스푼 같은 용어조차 못 알아들어 실습팀에서 왕따가 된 경험도 있지요. 제 전공이 음식인 만큼 음식을 통해 탈북자들의 취업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음식은 남과 북이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알아가는 데 가장 좋은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북한은 식량난을 겪으면서 전통요리의 맥이 끊기고 있습니다. 남한에 온 탈북자들이 그 맥을 잇는다면 장차 명품 관광산업으로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거든요.” 그러면서 평양의 옥류관에 버금가는 북한 전통 음식점을 남한에 생기게 할 만큼 단단히(?) 교육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인다. 남한에서 유명하다는 북한 음식점을 돌아봤지만, 북한 음식 고유의 맛을 간직한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있다고 했다. ●“탈북자 입장에서 탈북자 도울 것” 그는 북한 전통음식 외에 제과와 제빵과정 코스도 마련했다. 얼마전 인기 드라마였던 ‘제빵왕 김탁구’처럼 제빵왕을 배출시키는 것 또한 목표로 삼고 이미 탈북자 둘을 은밀히(?)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내년 4월 대전에서 열리는 국제요리올림픽에 출전시켜 제빵왕은 물론 요리왕까지 탄생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사진은 이씨를 비롯해 북한에서 요리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몇명 있다고 말했다. “교육원은 서울문화와 평양문화가 만나는 곳입니다. 통일문제를 이념적으로만 접근하게 되면 비인간적인 측면이 많게 되지요. 제 생각에는 생활문화적으로 다가가야 인간적인 통일을 이룰 수가 있습니다. 제가 교육원의 캐치프레이즈를 ‘통일은 밥상에서’라고 내건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지요.” 통일 얘기가 나오자 열변을 토하듯이 말을 이어나간다. “통일문제와 관련, 방송에 출연한 사람들이 마치 점령군 같은 입장에서 얘기를 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예를 들어 통일되면 북한의 땅값이 얼마이며, 또 자원은 얼마나 나갈 것이며 등등을 얘기하는 것은 북한주민을 자극하는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식민지’라는 말을 무척 싫어합니다. 그들의 마지막 자존심 또한 식민지가 아닌 것이지요. 만약 북한 사람들이 우연히 남한 방송을 볼 때 이런 얘기를 들으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침략자, 또는 점령군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또한 남한이 우월적 지위에서 통일이나 통일비용을 자꾸 거론하는 것도 북한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썩 달갑지 않게 느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탈북자들에게도 이와 비슷하게 대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 문제와 갈등만 일으킬 뿐이지요.” 그는 이어 “배고픈 북한 주민들이나 탈북자들을 위해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탈북자의 경우 먼저 온 탈북자가 나중에 온 탈북자들에게 이러한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가장 좋다. 탈북자들이 정부에서 주는 기초생활비만 받아본들 아무 소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제가 아는 탈북자 중에 용접일을 하면서 연봉 7000만원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를 만났을 때 가장 큰 고충이 언어의 소통이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말귀를 알아듣기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용접을 배우고 싶은 후배 탈북자가 있어서 직접 가르친다면 7년이 아닌 3년만에 비슷한 연봉을 받게 하겠다’고 자신하더군요. 우리 교육원도 바로 이런 점을 중요하게 여길 것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문의전화가 여러번 걸려왔다. 궁금해 하자 “남한사람들은 냉면집 차리는 것에 대해 어떤 로망을 가졌나봐요.”라고 말했다. 그에게 추석때 어떻게 지낼 것이냐고 했더니 “중학생인 아들을 데리고 부모님댁에 가서 함께 노티를 만들어야지요.”라고 하면서 웃는다. 그의 어머니(72)도 북한 고급 요리사 2급 자격증을 가졌으며 북한 진달래식당과 압록강각 등에서 오랫동안 일해왔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이애란은 1964년 능라도를 바라보는 평양에서 맏이로 태어났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6·25때 월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상검증에 의해 가족과 함께 양강도 삼수군 산림지역으로 추방당했다. 인민학교를 졸업하고 5년제 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하자 과학자가 되기 위해 수학공부에만 전념했다. 졸업 당시 7만여명이 참여하는 수학경시대회에서 2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출신성분으로 기대했던 김일성대학 진학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할 수 없이 1981년 혜산고등경공업학교에 들어가 졸업한 뒤 신의주경공업대학에 편입해 1989년 졸업했다. 이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혜산시 품질감독원으로 일했다. 그러던 1997년 미국에서 소설가로 활동하던 사촌 여동생의 소설이 문제가 돼 정치범으로 몰리게 되자 그해 8월 4개월된 아들 등 가족과 함께 압록강을 건넜다. 3개월동안 중국과 베트남을 전전하다 한국에 도착한 그는 호텔 청소부, 신문배달, 보험 설계사 등 닥치는 대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고 틈틈이 모은 돈으로 건강음식점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던 2003년 9월 이화여대에서 북한 관련 강의 요청이 온 것이 계기가 돼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석사학위에 이어 2008년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때 평소 꿈이었던 사단법인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을 설립했고 2010년 경인여대 겸임교수에 지원해 47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현재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 외에 (사)하나여성회 대표, 능라교육원 원장, 경인여대 겸임교수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수상으로는 통일부장관상 (2008), 미 국무부의 ‘용기있는 국제 여성상’(2010), 국제 소롭티미스트 ‘루비상’(앞서가는 여성상·2010), 한국여성단체협의회 ‘2010 1호 여성상’ 등이 있다.
  • “다문화 갈등 해소 대안 적극 제시를”

    “다문화 갈등 해소 대안 적극 제시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31일 제46차 회의를 열어 다문화 및 사회 갈등에 대한 보도 내용을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위원들은 서울신문이 최근 다문화 사회를 겨냥한 노르웨이 테러 사건과 영국의 폭동을 심층적이고 다양하게 보도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고 평가했다. 위원들은 이어 국내 외국인 집단 거주지를 깊이 있게 취재해 다문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 제시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일부 위원들은 공공외교 시리즈와 시내버스 100년 변천사 등을 의미와 재미를 더해주는 기획 기사로 꼽기도 했다. ●“유럽 다문화정책 실패 심층보도를” 권성자(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위원은 “유럽 다문화정책의 실패 원인을 다각도로 심층 보도해 줄 것”을 주문하고 “특히 서울 이태원과 동대문, 경기 안산 등 외국인 집단 거주 공간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살펴 비전과 대책을 세우도록 촉구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 위원은 “다문화 정책은 통일 이후의 정책과 맞물린다.”면서 “탈북자라는 용어보다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중립적인 용어의 선택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호(행정안전부 윤리복무관) 위원은 “일회성, 단기적 접근보다 제도, 예산까지 종합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외국인 명예기자를 활용하면 다문화 현상을 심도 있게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주민의 5%가 외국인인 지자체 15곳, 1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지자체 34곳 등의 사례를 제시한 다문화 분석은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하고 해당 지자체들의 대책도 보도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형진(변호사) 위원은 “서울신문이 영국 폭동과 관련, 소셜네트워크가 폭동의 파수꾼이자 선동 역할을 했다고 구체적으로 분석했을 뿐 아니라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현 총리의 폭동 원인에 대한 시각을 대비시켜 독자들의 판단을 도왔다.”고 평가했다. 이문형(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장) 위원은 “다민족 갈등이 크게 노출되지 않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 다문화 문제를 짚어보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공공외교 시리즈는 재미있는 기획” 고진광(인간성회복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대구국제육상경기 보도와 관련, “선수촌 객실과 자원봉사자 부족 등의 문제를 과감하게 지적한 점이 돋보였다.”고 짚었다. 표정의(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은 극우 일본 의원들의 공항 농성에 대해 “생떼, 궤변, 망동 등의 용어를 써가며 많은 지면을 할애한 자체가 일본 의원들의 ‘쇼’에 부응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남북여성 손잡고 평화·화합 노래한다

    남북여성 손잡고 평화·화합 노래한다

    “저기 저 산 어딘가에 아리랑이 있겠지….” 28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정동 대한성공회 프랜시스홀에는 30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합창단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몇 시간 뒤에 초청 공연할 ‘(사)평화를일구는사람들’의 발기인 총회를 위한 리허설이었다. 한쪽에서는 낮고 차분한 화음이, 다른 한쪽에서는 높고 간드러지는 화음이 뒤섞여 조화를 이뤘다. 노래하는 자세도 사뭇 달랐다. 한편에서는 고개를 가볍게 흔들며 부드럽게, 다른 한편에서는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노래했다. ●지난 5월 첫 연습… 새달 거제대회 도전 합창단은 다름아닌 탈북여성들의 인권을 신장시키고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설립된 ‘(사)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여인지사)이 결성한 남북여성합창단이다. 남북 여성들이 노래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평화를 위해 연대한다는 취지에서다. 뜻을 같이하는 단체들을 통해 알음알음 소개받은 탈북여성 15명과 남윤인순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장명숙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대표, 소설가 이경자, 최영실 성공회대 신학과 교수 등 15명이 모였다. 합창단은 지난 5월 첫 연습을 시작으로 격주 토요일마다 노래를 위해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지난 4개월간은 남북 여성들이 서로를 체감하고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단원들은 창법, 자세는 물론 말투, 표현력 등의 차이 때문에 적잖은 에피소드도 만들었다. 지난 7월 지휘자가 솔로 부분을 부를 단원을 선발할 때, 남한 여성들은 선뜻 나서지 못하고 쑥스러워했다. 반면 탈북 여성들이 앞다투어 “제가 할게요.”라며 손을 들고, 노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부를게요.”라며 떼(?)를 써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탈북여성들에게 합창단은 남한 여성들과의 공동체에 발을 내딛는 계기이기도 했다. 탈북여성인 하옥주(36)씨는 “남한에서 생활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가정과 직장에 매여 살면서 남한 여성들과 가깝게 지낼 기회가 없었다.”면서 “서로 친하게 지내면서 개방적인 태도를 접하고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그동안 전국 규모의 합창대회 출전을 목표로 노력한 끝에 27일 KBS 전국민합창대회 예선무대를 처음 밟았다. 예선 탈락했다. 그러나 다음 달 1일 열릴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 예선이 있어서 다시 연습을 게을리할 수 없다. 꿈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법 등 달라 이야기 만발… 내년 2기 선발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가 끝나면 일단 해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에 2기를 선발, 남북 여성들의 아름다운 노래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여인지사’의 계획이다. 최영애 여성지사 대표는 “탈북여성들은 탈북자와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다.”면서 “합창단의 활동이 탈북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남북 여성들이 화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열린세상] 건강불평등 해소에 정부가 나서야 할때다/강대희 서울대 예방의학 교수

    [열린세상] 건강불평등 해소에 정부가 나서야 할때다/강대희 서울대 예방의학 교수

    이명박 대통령은 얼마 전 광복절 경축사에서 ‘더불어 사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회, 창조적 혁신이 흘러 넘치는 사회, 책임을 공유하는 사회’를 이루자고 했다. ‘격차를 줄이는 발전이 되어야 하고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는 따뜻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공생발전’과 ‘동반성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우리는 지난 50년간 압축 경제성장을 통해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나라가 되었다. 수명도 늘어 우리는 적어도 80세까지는 살 수 있게 됐다. 이쯤에서 2011년 한국은 과연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인가 자문해 본다. 해묵은 지역 간 갈등에다 최근 들어 세대 간, 소득계층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갈등은 사회 전체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사회경제적인 차이가 바로 건강의 불평등과 불형평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 주민은 부유한 지역 주민들보다 건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대학교 손미아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사회계층이 자녀들의 발육, 학생들의 흡연율, 시력 및 근골격계 질환의 유병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직업수준보다 교육수준의 차이에 의한 사망률의 차이, 만성질환 유병률의 차이가 더 크다고 한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영아 의원이 공개한 ‘2010 학교별 비만율 내역’에 따르면 서울에서 비만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중구였고 동대문구, 중랑구 등이 뒤를 이었다. 비만율이 가장 낮은 자치구는 서초구였고 이어 양천구, 강남구, 송파구 등의 순이었다. 서울 시내 초·중·고 중 비만학생이 많은 ‘뚱보 학교’는 대부분 강북 지역이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학생 비만율이 가장 낮았다. 가정형편이 어려울수록 부모가 자녀의 건강을 보살피기 어려운 것과 무관치 않다. 비만이 개인 책임인지, 국가가 돌봐야 할 사회적 질병인지를 놓고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고도비만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정책을 장기 과제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 외국인근로자, 다문화가정, 탈북자,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건강관리도 문제다. 전통적으로 산업재해나 직업병은 외국인근로자가 주로 근무하는 소규모 유해 작업장에서 훨씬 높게 발생한다.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정신질환 발생률이 높다고 한다. 탈북자 건강을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결핵, 간염 등의 전염성질환뿐 아니라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유병률도 훨씬 높다고 한다. 노숙인 2만 2000명을 대상으로 일반인과의 사망률 차이를 조사한 한림대학교 주영수 교수의 연구결과도 노숙인의 사망률이 일반인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나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시스템 개발이 시급함을 말해준다. 우물쭈물하다 보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은 뻔하다는 얘기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이 운영하는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이 전국의 시·도 공립병원 중 최초로 간 이식에 성공했는데, 비급여 진료수가가 다른 병원보다 60%가량 저렴해 취약계층의 건강불평등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좋은 사례가 될 듯싶다. 의사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고 한다. 질병을 치료하는 소의(小醫), 환자를 치료하는 중의(中醫), 사회를 치료하는 대의(大醫). 사회역학(social epidemiology)은 이런 사회경제적인 요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즉, 대의가 하는 학문이다. 문제의 규모를 파악하고 무엇 때문에 잘못되었는지를 알아야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 시급히 해야 할 일은 가장 기본적인 보건지표(사망률, 발생률, 유병률 등)를 국가차원에서 만들어내고 지역별, 계층별 차이와 그 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대규모 조사연구이다. 건강불평등 해소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건강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 권리이기 때문이다. 건강하지 못한 것을 조상 탓으로 돌리거나 잘못된 개인 습관으로만 치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 김정일 “평안도는 자본주의 날라리판”

    김정일 “평안도는 자본주의 날라리판”

    북한이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지시로 주민 통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증가와 외부사조 유입에 따른 체제 이완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일관성 없는 검열과 지시로 주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신의주를 시찰한 자리에서 현지 주민의 옷차림과 무질서 등을 지적하며 “평안북도가 자본주의의 날라리판이 됐다.”면서 검열을 지시했다. 김정은도 지난 2월 “주민들을 달래던 때는 지났으니 일탈행위는 무조건 법으로 처벌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부자가 직접 나서 체제 감시를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은 올 초 중동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열풍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공안기관과 중앙당은 ‘남한풍’, ‘황색바람’(자본주의 사조) 등 외부사조 유입을 김정은 후계구도의 위해요소로 지목한 바 있다. 이 같은 외부사조가 중국 접경지역이나 해외 파견 근로자를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등 공안기관들은 신의주, 양강도 혜산 등 접경지역에서 탈북자, 행방불명자 가족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이고, 가족들을 오지로 추방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국경경비대나 공안요원들의 비리 혐의에 대해서도 별도 검열을 시행하고 ‘내부 간첩’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평북 삭주 등에는 탈북자 감시를 위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한편 철조망도 보강했다. 한편 일부 지역에서는 서로 ‘김정은의 지시를 받았다’는 검열기관들이 충성경쟁을 벌여 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함경도에 새로 조직된 검열기관인 ‘폭풍군단’과 지난해 말 조직된 국가보위부 산하 검열조직 ‘1118상무’가 서로 경쟁하다가 마약사범 1명이 공개처형되고 주민 16명이 징역형에 처해지는 등 주민들이 무더기로 처벌받는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 소식통은 “김정은의 지시로 만들어진 검열조직들이 서로 경쟁하다 마찰을 빚으며 사법기관들 간의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北 젊은층 소녀시대 춤바람

    北 젊은층 소녀시대 춤바람

    평양 한복판에서도 ‘소녀시대’를 비롯한 한국 아이돌그룹의 춤을 배우려는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5일 북한에 수시로 드나드는 중국인 무역상의 말을 인용해 “요즘 평양 젊은이들 속에서 한국 댄스 바람이 불었다.”고 전했다. 이 무역상은 “얼마 전 한 부유층 아줌마가 ‘소녀시대’의 CD를 얻어 달라고 부탁했다.”면서 “평양 중구역이나 대동강구역의 10대, 20대 부유층 자녀들 속에서 ‘디스코를 출 줄 모르면 아이들 축에 끼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열광적”이라고 말했다. 이 방송은 ‘소녀시대’, ‘빅뱅’ 같은 한국 댄스그룹이 북한에서도 낯설지 않다면서, 일부 부유층 자녀들은 월 20달러의 교습비를 내고 개별 댄스 수업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중국이나 장마당을 통해 한국 드라마나 가요 등을 거의 한국과 실시간으로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탈북자들 가운데에는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발전상을 접했다거나, 탈북 당시 이미 한국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남북 대결구도를 다룬 드라마 ‘아이리스’도 북한에서 시청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에 침투한 한류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한류를 말하다’(강동완·박정란 저)에 따르면, 탈북자들은 “‘가을연가’를 보았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3일 연속을 잠도 자지 않고 보았다.”, “생활수준이 전혀 다른 것을 보며 신기한 느낌과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배우들의 옷을 보면 집 안에서 외출할 때 심지어 잠잘 때 옷이 모두 달랐다.”, “영화를 보고 한국에는 거지가 없구나 생각했다. 드라마를 보고 지금까지 속아 살았다고 생각했다.”는 등의 증언을 했다. 한국드라마가 탈북을 결심하게 된 주요한 계기로 작용한 것을 알 수 있다. 평양 출신의 한 탈북자는 “20대, 30대들이 남한 드라마에서 나온 머리스타일을 그대로 하려고 한다.”면서 “당국에서는 자본주의 수정주의 날라리풍이라고 통제하지만 그래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북한 소녀시대 열풍… “자본주의 날라리” 통제 안먹혀

    북한 소녀시대 열풍… “자본주의 날라리” 통제 안먹혀

    북한에서도 소녀시대 열풍이 불고있다. 미국 자유아시아(RFA) 라디오 방송은 15일(현지시각) 북한 젊은이들이 소녀시대 열풍에 빠져있다고 보도했다. RFA는 요즘 평양 젊은이들에게 한국 댄스 열풍이 몰아쳐 소녀시대 CD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북한 왕래 중국 무역상인의 말을 전했다.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녀시대(Girls’ Generation), 빅뱅(Big Bang) 등 한국 댄스 그룹 이름이 이제 북한에서도 낯설지 않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평양 중구역이나 대동강구역의 10~20대 부유층 자녀들이 특히 열광적이며 심지어 학교에도 가지 않고 한 달 미화 20달러를 내고 개별 댄스 교습을 받고 있다. 집과 훈련실 등 비공개 장소에서 댄스 CD에 맞춰 안무와 노래를 가르치는 댄스 강사들도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배운 젊은이들은 친구생일이나 동창회 같은 모임에서 춤을 추며 즐기기도 한다. 한편 최근 입국한 한 탈북자는 북한당국이 한류를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자본주의 날라리 풍이라고 통제하는 데도 불구하고, 젊은 20~30대들이 한국 드라마 스타의 머리 스타일을 따라하는 등 10대와 20대들 속에서 한류는 중독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 소녀시대 열풍이 이끄는 K팝 커버댄스 한류는 이제 세계를 넘어 북한의 ‘철의 장막’을 녹이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남한서 보내준 쌀 한 톨도 먹어본 적 없어”

    “남한서 보내준 쌀 한 톨도 먹어본 적 없어”

    “남한은 쌀과 밀가루를 (북에) 보내주지만 우리는 한 톨도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28년간 수감됐던 탈북자 김혜숙(49)씨가 12일 국회에서 수용민들의 인권 침탈상을 생생히 공개했다. 김씨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주요당직자 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증언하고 “1997년부터 2002년까지 공개 총살이 가장 많았으며 한 달에 70∼80명이 총살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수감돼 있던 평안남도의 18호 북창 정치범수용소 내부 시설과 함께 수감자 공개처형 모습 등을 담은 대형 그림들과 자료집을 준비해 당시 생활을 10여분간 자세히 설명했다. 김씨는 “1975년 2월 말 부친이 월남했다는 이유로 정치범으로 몰려 어머니와 여동생 둘, 남동생 한 명과 함께 수용소로 끌려갔다.”면서 “13살에 들어간 이후 2002년 8월까지 갖은 천대와 멸시를 받으며 28년간 살았다. 그곳에선 아직도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들이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용소에선 보위원 안전원들이 뱉은 가래침을 입을 벌려 집어넣고는 삼키지 않으면 있는 매 없는 매를 다 맞아야 했다.”고 증언했다. 극심한 식량난의 실상도 전했다. 그는 “강냉이 몇 알에 산나물, 나무뿌리를 먹고 살았다.”면서 “남한에서는 새 쌀을 보내주는데 보위원들이 빼앗아 먹고 남은 건 시장에 판다는 걸 다 안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동생 셋은 아직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이날 회의 참석은 당 북한인권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은재 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심상찮은 北 대남 움직임 철저 대비하라

    북한의 대남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또다시 북방한계선(NLL)에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 정권이 김관진 국방장관을 암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첩보를 몇달 전 우리 정보기관이 입수해 청와대와 국방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김관진 장관에 대한 경호도 강화되고 차량에도 방탄유리가 부착됐다고 한다. 만일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이 의도적이거나 사실이라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이미 1983년 10월 9일 아웅산 테러 사건, 1987년 11월 29일 KAL 858기 폭파 사건을 저지른 바 있다. 또 1997년 2월 15일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처 성혜림의 조카인 이한영씨를 자택 앞에서 암살했으며, 지난해에는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를 암살하기 위해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2명을 탈북자로 위장해 남파했던 것으로 우리 정부 당국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김 장관 암살설도 개연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북은 어제 오후에는 북방한계선(NLL) 남측 연평도 인근 해상에 세 발의 해안포 사격을 했고 이 가운데 한 발이 NLL 남쪽에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취임한 김 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강력한 응징 방침을 밝혀왔다. 북한은 이런 김 장관을 ‘전쟁 미치광이’ ‘민족 반역자’라고 비난했으며 “괴뢰 국방장관은 즉시 처형당해야 한다.”고 극언을 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들어 북한 정권 내부에서도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결은 물론 정찰총국 등 권력기관들 간의 충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극단적인 행동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만일 북한이 어떤 이유로든 NLL에서 다시 도발하거나 남한의 주요 인사에 대한 테러 등을 감행한다면 남북관계는 회복할 수 없는 파국 단계에 접어들 것이며, 그것은 북한 정권에도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 당국도 만에 하나 발생 가능한 암살이나 테러 사건은 물론 북한의 무력 도발이나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대해 면밀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공조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밤이면 밤마다…北서 구글 접속 사이버맨은 누구?

    밤이면 밤마다…北서 구글 접속 사이버맨은 누구?

    주민들의 인터넷 사용이 철저히 통제돼 있는 북한에서 최근 미미하지만 주목되는 변화가 포착됐다. 밤이면 누군가가 검색사이트인 구글에 접속해 남북관계나 북·미 관계 같은 뉴스를 검색하는 일이 늘기 시작한 것이다.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담장 너머로 남 몰래 내다보는 모습이다. 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북한 지역에서 누군가가 검색사이트인 구글을 통해 이 방송의 홈페이지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접속에는 IP 6개가 사용됐다. 접속횟수는 점차 늘어 지난 6월에는 24차례 방문했다. RFA는 이 IP를 역추적했다. 그 결과 이 IP의 주소가 정보기관이 아닌 일반 학교와 또 다른 교육기관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도 북한이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운영체제(OS)인 ‘붉은 별’ 대신 사실상 사용이 금지된 윈도XP를 통해 이뤄졌다. 사실상 사용이 금지된 OS로 열람이나 검색이 금지된 정보를 들여다 보고 있는 셈이다. 접속은 대부분 밤 9시 이후에 이뤄졌다. 북한 주민과 관련된 기사나 이산가족 상봉 관련 기사,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 등에 대한 소식들을 클릭했다. 이 IP주소 가운데 2개는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북한이 주로 사용하는 ‘net.kp’가 아니라 학교나 교육기관이 사용하는 ‘edu.kp’가 사용됐다. 북한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대남기구나 당 총정치국 정도다. 그러나 최근에는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대 등에서도 학습을 목적으로 한 인터넷 사용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한글을 러시아어로 번역한 기록이 남아있는 점을 근거로 북한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이러한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일성대 등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지급받은 카드의 번호를 입력해야 하고 이 번호에 검색기록이 남기 때문에 단순한 호기심이나 개인적인 목적으로 검색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상황이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감안하면 서핑 주체가 북한주민일 수도 있다. 최근 평양에 종합지국을 개설한 AP통신은 지난달 25일 김일성 종합대학의 물리학도인 김남일(21)씨를 소개하면서 “전 세계 다른 젊은이들처럼 책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온라인에서 배우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전한 바 있다. 김군은 학교 컴퓨터 실습실에서 3∼4시간을 보내며 이메일을 쓰고 온라인으로 음악을 듣기도 한다고 했다. 국내의 한 탈북자는 2일 “지난해부터 북한 IP가 탈북자 홈페이지에 접속한 흔적들이 발견됐다.”면서 “북한 당국이 언제까지 외부세계에 대한 주민들의 호기심을 통제할 수 있을지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北 수용소에 갇힌 ‘신숙자 모녀’ 비극 공개

    경남포럼21(대표 최효석)이 주최하고 경남지역 보훈단체가 후원하는 ‘북한 인권 바로알기 강연회’가 26일 오후 3시 경남 창원 늘푸른전당 공연장에서 열렸다. 강연회에서는 탈북자 강철환·안혁씨의 증언을 통해 통영여중 9회 졸업생인 신숙자(69)씨와 두 딸 오혜원(35)·규원(33)씨가 북한 요덕수용소에서 수감 중인 사연이 공개됐다. 증언에 따르면 독일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신씨는 1976년 유학 중이던 오길남 박사를 만나 결혼, 두 딸을 낳았다. 이후 신씨는 교통사고와 간염으로 휴직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오 박사에게는 교수직을, 아내에게는 치료를 보장한다.’는 북측의 제안을 받고 85년 입북했다. 오씨 가족은 북한에 도착한 뒤 3개월간 세뇌교육을 받았으며, 이후 오 박사는 대남 선전방송에 동원되는 등 김일성과 북한 체제에 대한 충성을 강요당했다. 1년 뒤 ‘독일 유학생 2명을 덴마크로 유인해 입북시키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독일로 되돌아온 오 박사는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지만 가족들과는 마지막이었다. 이후 오 박사는 가족을 인질로 잡은 북한 측으로부터 재입북을 강요당하기도 했으나 우리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92년 입국했으며, 지금까지도 가족 송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프랑스 기자가 본 북한 영상물, 김정일의 감춰진 진실에 대한 안보영상물 등도 시청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나와 통일] (26)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나와 통일] (26)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2001년 어느 날. 나는 평양의 한 연습실에서 리처드 클레이더만의 ‘가을의 속삭임’을 연주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들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로부터 며칠 뒤, 나는 보위부에 불려 가 자기비판서 10장을 써내야 했다. 누군가 ‘김철웅이 반동적인 음악을 연주한다’고 신고한 것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나는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었다. 피아니스트인 내가 피아노를 쳐서 보위부에 불려 갔다면 내 인생이 앞으로 별 볼 일 없겠구나, 유학 가서 배운 것도 하나도 쓸모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내가 탈북한 계기였다. 평양에서 나는 매우 흡족한 생활을 했다. 고위당원인 아버지와 교수인 어머니 아래에서 벤츠도 몰고 어려울 것 없는 생활을 했다. 그런 내가 2004년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열린 ‘북한 인권 국제대회’에 참석해 들은 북한 주민들의 실상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아버지가 굶어 죽고, 언니는 중국에 팔려 가고, 살아남기 위해 정치범 수용소를 탈출했다는 얘기를 듣고 ‘설마…, 북한에 그런 사람들이 있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많은 탈북자들이 공통된 증언을 하는데 어찌 거짓말이겠는가. 북한에서 편안한 삶을 살았던 내가 그들을 착취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그 뒤로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됐고, 공연차 외국에 나갈 때마다 세계인을 상대로 북한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내가 피아노를 자유롭게 치지 못해 북한을 떠난 것도 인권의 문제다. ●‘반동음악’ 연주했다고 보위부 끌려가 남한에 처음 왔을 때 기자들로부터 ‘북한에도 클래식이 있느냐.’는 ‘무식한’ 질문을 들었다. 북한에서는 최소한 연주할 때 한 악장 끝났다고 박수를 치진 않는다. 북한의 음악 수준은 매우 높다. 음악인의 숫자를 비교하면 적을지 몰라도 정예 멤버의 실력은 수준급이다. 서울대 음대보다 평양음대의 수준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남북 통일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문화적 차이를 어떻게 해소하느냐다. 나는 북한 사람들이 어떤 교육을 받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들의 문화를 안다. 그들의 생각을 남한에 알려줘서 통일이 되기 전 남한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연주회 때마다 꼭 들려주는 자작곡 ‘아리랑 소나타’에는 남북한의 문화를 연결하는 끈이 되고 싶다는 내 꿈이 담겨 있다. 통일이 된다면 북한 사람들은 남한 문화에 금방 적응해 따라가겠지만, 남한 사람은 북한 문화를 이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지금부터 남한이 북한의 문화를 배우기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최소한 통일에 대한 예의가 있어야 한다. 남북이 합치는데 상대방의 문화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통일을 하겠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남한 사람들은 너무 노력을 안 한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신문, 뉴스, 영화, 음악 등 북한에 대해 알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통일 이전에 문화부터 배워야 남한에 ‘북한문화원’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 영화, 북한 음악, 북한 책을 볼 수 있는 문화원 하나쯤 있다고 해서 남한 사람들이 빨갱이 물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통일은 서로가 동등한 출발선에서 시작해야 한다. 나는 요즘 중국을 통해 북한의 악보책을 모으고 있다. 북한 영화 음악 1000여곡, 피아노 연주곡 400여곡 정도를 모았다. 김일성, 김정일을 찬양하는 가사라는 게 흠이지만 북한의 역사이고 유물이다. 가사를 바꿔 한 곡씩 녹음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 통일이 됐을 때는 이미 없어져 버리거나 남한 문화에 흡수돼 흔적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고유의 문화를 잘 지켜오고 있다. 지금이라도 북한의 음악을 들어보기 바란다. 그 곡이 촌스럽지 않게 느껴진다면 우리는 곧 통일을 해야 한다.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김철웅은 ▲36세 ▲평양음대 졸업 ▲평양 국립교향악단 피아니스트 ▲러시아 차이콥스키음악원 유학 ▲2002년 탈북 ▲2009년 뉴욕 카네기홀 공연 ▲영화 ‘김정일리아’ 출연 ▲현 백제예술대학 음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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