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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인권·사회약자 보호 이념 뛰어넘는 가치”

    안철수 “인권·사회약자 보호 이념 뛰어넘는 가치”

    안철수 서울대 융학과학기술대학원장은 4일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탈북자들을 위로했다. 안 원장은 이날 밤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11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탈북 여성 1호 박사’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을 방문해 “인권과 사회적 약자 보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며 “여기에 있는 다른 분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권과 사회적 약자 보호는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는 가치”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많이 힘들겠지만 조그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방문했다.”면서 “전부터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편지를 받아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방문 동기를 설명했다. 안 원장의 방문은 이 원장이 지난 2일 이메일을 통해 “북한 주민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집회 현장을 방문해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보낸 데 따른 것이다. 안 원장이 서울대 졸업식과 강의 등 서울대 관련 행사를 제외하고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은 지난달 6일 안철수재단 발표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안 원장은 “기자들이 없을 시간이라 왔는데 물러나겠다.”며 정치 참여 여부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고 차량에 올랐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탈진’ 박선영 링거치료… 황우여 대표에 특위구성 요청

    ‘탈진’ 박선영 링거치료… 황우여 대표에 특위구성 요청

    중국 내 탈북자의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하며 단식을 해오다 탈진해 사흘째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4일 링거 주사에 의존해 수분 등을 섭취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부터 단식을 해 온 박 의원은 단식 기간 물과 소금 외엔 일절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선진당에 따르면 병원 측은 박 의원의 백혈구 수치가 정상인의 절반 이하여서 세균 등의 감염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외부인 면회를 금지했다. 앞서 박 의원은 입원 당일인 지난 2일 병문안 온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탈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차원의 특위를 구성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3일엔 심대평 선진당 대표가 박 의원 병실을 찾아 “거대 정당들이 총선 정략에만 매달리는 동안 작은 정당의 한 국회의원이 국민과 정부, 그리고 세계에 북한 이탈 주민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고 격려했다. 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박 의원을 비례대표로 내보내는 방안을 적극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우리가 흘리는 눈물 한 방울이 모여 그들을 죽음에서 삶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흘리는 눈물 한 방울이 모여 그들을 죽음에서 삶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여러분, 탈북자들을 위해서 대신 울어 주세요. 우리가 흘리는 눈물 한 방울이 모여 그들을 죽음에서 삶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4일 오후 7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탈북자 문제를 걱정하는 연예인들의 자발적 모임인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우리와 함께 울어요)가 중국 내 탈북자 북송을 반대하는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에는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와 개그우먼 이성미·박미선, 가수 노사연·이무송 부부, 윤복희, 김범수 등 연예인 30여명과 관객 900여명이 함께했다. ‘크라이 위드 어스’ 모임에는 차인표씨 등이 지난달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가진 탈북자 송환 반대 집회를 계기로 탈북자 문제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에 공감한 연예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콘서트 준비 비용 전액은 참여한 연예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부담했다. 입장료도 받지 않았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콘서트에서 연예인들은 탈북자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한국어, 중국어, 영어로 낭독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탈북자들, 그들은 울 힘조차 없는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들이다. 울어도 아무도 듣는 이가 없기에 암흑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빈천지교 불가망(貧賤之交 不可忘·가난하고 천할 때 사귄 친구를 잊어서는 안 된다)이라 했듯이 전 세계는 여러분의 친구 됨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소문 낭독 후 연예인들은 “나 OOO는 탈북자를 위하여 함께 울겠습니다.”라고 선언했다. 이어 17살 때 탈북하다 북송된 적 있는 연세대생 이경화씨가 북한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이씨는 울먹이며 “잡히고 힘들었을 때 스스로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나 생사도 알지 못했던 엄마를 7년 만에 만나는 기적이 일어났다.”면서 “기적이 여러분에게도 일어날 수 있으니 부디 용기를 잃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객석에 있던 탈북자들도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콘서트의 마지막에는 연예인들과 탈북 청소년들이 모임명이자 2008년 탈북자 문제를 다룬 차씨 주연 영화 ‘크로싱’의 주제곡 ‘크라이 위드 어스’를 함께 불렀다. 콘서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계획이다. 차씨는 “이 콘서트가 전 세계 사람들이 북한 난민들에게 관심을 갖고 돕는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국내 연예인은 물론 해외의 연예인들과도 연대해 탈북자를 위한 국제적인 콘서트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사설] 한·중 탈북자문제 해결 더 적극성 띨 때다

    중국 내 탈북자들의 운명이 갈림길에 섰다. 어제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에게 탈북자 강제 북송 중지를 요청했다. 중국은 굶주림과 폭정을 피해 사선(死線)을 넘은 탈북자들의 절박한 처지를 제대로 헤아려야 한다. 양 부장의 방한이 중국이 보편적 국제 규범에 맞게 이 문제를 다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금까지 중국은 탈북자는 난민이 아니라 경제적 이유로 국경을 넘은 ‘불법 월경자’라는 인식을 보여 왔다. 이에 따라 양 부장은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탈북자들을 적법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측의 인식 자체가 국제적 표준에 어긋나고 있다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도대체 탈북자들이 중국을 향하는 까닭이 뭔가. 북한의 세습체제 하에서 차별 대우와 극심한 배고픔에 시달리다 못해 목숨을 걸고 강을 건너고 있는 게 아닌가. 탈북자들을 국제법상의 난민으로 보고 해법을 찾아야 할 이유다. 그런데도 중국은 최근에도 탈북자 30여명 중 일부를 가혹한 처벌과 강제수용소가 기다리는 북으로 되돌려 보냈다. 그러면서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적절히 처리하고 있다며 “탈북자 문제의 국제화·정치화를 반대한다.”고도 했다. 본말이 전도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중국도 가입한 유엔난민협약·고문방지협약을 위반하는 탈북자 송환을 강행하면서 국제여론에 호소하려는 우리 정부를 겨냥했다는 점에서다. 정부는 얼마 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의 반인권성을 거론하면서 ‘조용한 외교’를 탈피하기 시작했다. 쉬쉬하면서 커튼 뒤에서 조율하는 방식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우리로선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어제 양 부장을 통해 공을 넘겨받은 중국 측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할 때인 셈이다. 물론 중국 측은 탈북자 문제로 북한 김정은 체제가 흔들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소리에 연연해 보편적 인권 문제라는 대의를 덮는 것은 주요 2개국(G2)이라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갉아먹는 일일 게다. 이를 인식시키는 것은 이제 우리 외교의 당면 과제다. 한·중이 북핵은 물론 탈북자 문제에도 국제적 표준에 맞게 협력하면 중국의 장기적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
  • 韓·中, 50분간 탈북자 문제 대화… 결론은 없었다

    韓·中, 50분간 탈북자 문제 대화… 결론은 없었다

    한국과 중국 외교장관이 2일 오전 서울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열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 1시간 가까이 협의했다. 그러나 회담은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한·중은 이달 말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이 문제에 대한 추가 협의를 계속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장관과 대사 등 양국 4명씩이 참석한 회담이 70분 동안 진행됐는데 그중 50분 동안 탈북자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고 전하고 “그동안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주로 북핵 문제를 협의했었는데 탈북자 문제 협의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회담이 30분이나 연장되면서 탈북자 문제에 관한 협의가 이어진 것은, 우리 측이 최근 불거진 탈북자 북송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우리 측 입장을 강하게 제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성환 장관은 “탈북자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가족이 한국에 있는 경우는 특별히 국제법상 강제 송환 금지 원칙에 따라 북송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힌 뒤 “(탈북자들의) 여러 개별 케이스를 좀 더 면밀하고 깊이 있게 고려하고 심사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도주의적 측면에서의 고려가 이뤄져아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내 한국 총영사관에 2~3년간 억류된 국군포로·납북자 가족 등을 조속히 풀어 달라는 요청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김 장관은 또 탈북자 중 미성년자에 대해서도 인도적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우리 측 입장을 경청했지만 “중국은 탈북자 문제를 국제법·국내법·인도주의에 따라 처리해 왔으며, 이 문제가 국제화·정치화·난민화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은 특히 탈북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남북 관계가 진전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양측은 “탈북자 문제가 양국 관계에 부담이 되거나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양국 간 긴밀히 협조해 조속히 해결하도록 노력하자.”는 원론적 수준에서 봉합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 후 오찬에서도 양국 실무자들 간 탈북자 문제의 해법을 고민해 보자는 얘기를 나눴다.”며 “그만큼 중국 측도 탈북자 문제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으니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중국 대사 출신인 류우익 통일장관은 오전에 개최된 통일부 창설 43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북한의 경제난으로 인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탈북자 문제는 북한 인권 문제와 함께 국제 이슈가 되고 있다.”며 “탈북자 문제는 인도적 차원에서 인류 보편적 가치와 원칙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탈북자 증언 들은 새누리 “야당은 왜 침묵 지키나”

    새누리당이 2일 중국에 억류 중인 탈북자 문제를 놓고 야당에 집중 공세를 펼쳤다. 강제 북송을 경험했던 탈북자 김춘애(가명)씨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 불러 증언을 청취했다. 김씨는 지난 1999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친 강제 북송 경험을 전달했다. “처음 탈북했다가 붙잡혀 북송될 때에는 고향이기 때문에 설마했는데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당했다.”면서 “이후 살 곳이 아니라는 생각에 남한행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딸이 대한민국 상표가 붙어 있는 가방을 가져가자 ‘한국 사람을 만났다’고 종합지도원이 주먹으로 때려 앞니가 두 개나 부러졌다. 임신 6개월 된 여성의 배를 ‘중국 씨를 받아 왔다’며 군홧발로 차는 것도 봤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송돼 보낸 시간들이 “짐승만도 못한 고문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탈북자들이 북한에 끌려가게 되면 어떤 일을 겪게 되는가를 똑똑히 알고 있고, 김정일 사망 애도기간이기 때문에 더 엄정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면서 “여러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탈북자들을 구원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탈북자 강제 북송은 명백히 인권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잔혹한 형벌이 기다리는 사지로 어찌 한 생명을 돌려보낸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제주 해군기지 문제에는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목청을 높이던 야당이 탈북자 문제에 대해선 침묵을 지키고 있다.”면서 “그 많던 촛불과 희망버스가 탈북자들을 위해서는 나설 수 없는지 야속하다.”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탈북자문제 中정부 협력해 달라”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청와대를 예방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최근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내 탈북자 북송문제와 관련, 중국 정부의 협력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탈북자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기 위해서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협력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양 외교부장은 이에 대해 “한국 측의 관심을 중요시할 것이며, 오늘 예방 내용을 후진타오 주석에게 전하겠다.”고 말했다. 양 외교부장은 앞서 가졌던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과의 회담내용을 이 대통령에게 설명한 뒤 “앞으로 있을 핵 안보정상회의, 여수엑스포 등에서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지난 20년간 양국 간의 관계증진에 대해서 평가하고 향후 20년을 위해서 후진타오 주석이 핵 안보정상회의에 오면 한·중 관계에 대해 적극 논의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방은 40분간, 순차통역으로 진행됐다. 양 부장은 이 대통령 예방에 앞서 오전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가진 회담에서도 “탈북자 문제가 한·중 양국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 부장은 그러나 탈북자들이 강제 북송되지 않도록 중국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 달리 탈북자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피력해 명백한 온도차를 보였다. 한편 이 대통령과 양 외교부장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중단과 대북 영양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북·미 고위급 회담 합의와 관련, 6자회담 재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또 이달 말 서울에서는 열리는 핵 안보정상회의의 협력 방안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양국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성수·김미경기자 sskim@seoul.co.kr
  • 집권 5년차 MB ‘인권’에 소리 높인다

    집권 5년차 MB ‘인권’에 소리 높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1일 3·1절 기념사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직접적으로 꺼내 든 것은 최근 탈북자 문제에 대해 발언 수위를 높여 온 것과 함께 다목적 포석이 담긴 것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에서는 “탈북자가 범죄자가 아닌 이상 중국 정부가 국제규범에 의해서 처리하는 것이 옳다.”며 중국 정부를 향해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탈북자 북송 중단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모두가 해야 할 일을 혼자 하고 있어서 미안하고, 좋은 계기를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지금껏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인권’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일은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 모두의 일이자, 양심을 가진 세계 모든 사람의 일”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는 ‘군위안부’라는 표현을 쓰면서 일본 정부에 강도 높게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한 뒤 두달여 만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3·1절과 8·15 광복절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를 직설적으로 거론한 적이 없었다. 2009년과 2010년엔 대일 메시지가 아예 빠졌고, 지난해 3·1절에도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일본이 진정성 있는 행동과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는 선에서 그쳤다. ●위안부 할머니에 편지·화장품 이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를 비중 있게 지적했다. 대신 교과서 왜곡이나 독도 문제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 문제를 외면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위안부 할머니들이 대부분 고령으로 여생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급한 상황임을 감안, 양국 현안의 초점을 위안부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한·일 관계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촉구한 것”이라면서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태세를 이달 안에라도 보이면 사전조율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8·15 광복절은 너무 늦고, 지금이 지적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영토문제는 우리가 굳이 먼저 꺼낼 필요가 없고, 교과서 문제 역시 일본 쪽의 결과가 안 나온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거론할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영토·교과서 문제 먼저 거론안해 이 대통령이 이처럼 탈북자, 위안부 문제 등 인권문제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라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글로벌 국격 외교와 경제·자원외교에서는 지난 4년 동안 성과를 거둔 만큼 임기 마지막인 올해에는 인권외교에서 보다 진일보한 성과를 거두겠다는 방침인 것이다. 이에 더해 인권 문제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국민 다수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자칫 선거의 해를 맞아 우려되는 국론 분열을 최소화할 카드로 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김성환 외교 7일 방미

    김성환 외교 7일 방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오는 7~11일 미국을 방문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한다. 한·미 외교장관이 만나는 것은 지난해 11월 말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계기로 열린 회담 이후 4개월여 만이다. 29일 외교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오는 7일 뉴욕을 방문한 뒤 워싱턴으로 이동해 9일 클린턴 장관과 만나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진행한다. 두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와 북핵 문제, 대이란 제재 등 양자 현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특히 3월 말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서도 조율할 전망이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방한한 토머스 나이즈 미 국무부 부장관과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양국 관계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탈북자 문제 관련 현황을 설명했으며 나이즈 부장관은 이에 대한 공감을 표하고 인권 문제인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측도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중국의 박선영 의원 비자 거부는 오만·치졸

    중국이 탈북자 강제 북송을 반대하며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박 의원은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탈북자 문제에 관한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중국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중국은 과거에도 한국과 민감한 사안이 불거질 때 우리 국회의원에 대해 비자 발급을 수차례 거부한 적이 있지만 담당 상임위 국회의원이 재외공관의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신청한 비자를 거부한 것은 처음이다. 탈북자 강제 북송에 대해 우리 정부나 박 의원, 중국 정부가 서로 견해를 달리할 수 있다고 본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재외공관을 방문하려는 담당 상임위 국회의원에게 비자를 내주지 않는 것은 유치하고 졸렬한 행위다. 더구나 외교관계를 맺은 상대국 국회의원을 괘씸하다는 이유로 출입통제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결코 생각할 수 없는 오만방자한 행태다. 탈북자 문제를 인권문제로 봐야 한다는 박 의원의 주장은 북한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중국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지만 내정에 간섭하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물론 탈북자가 난민인지 아닌지에 대한 일차적인 판단은 중국 정부가 할 일이다. 하지만 탈북자 강제 북송은 ‘간접살인’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에 중국 정부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덩치만 컸지 인권은 최악이라는 오명에서 탈피하는 길이다. 한마디로 주요 2개국(G2) 대접을 받고 싶으면 G2 이름값을 해야 한다. 탈북자처럼 ‘경제적 난민’에게도 국제법상 난민 지위를 부여할지 여부는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진지하게 논의되겠지만 적어도 보복이 두려워 떨고 있는 탈북자를 강제로 북송하는 일은 중지해야 한다. 북한 이탈 주민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박 의원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으면 있었지, 틀린 말이 아니다. 중국은 박 의원에 대한 빗장을 당장 풀어야 한다.
  • 美하원 인권소위 1일 탈북자 청문회 연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인권소위원회가 다음 달 1일 중국의 탈북자 강제 송환과 관련해 긴급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8일 보도했다. 청문회에는 중국에서 체포된 뒤 강제 북송됐다가 탈출한 탈북자 2명이 참석해 북한에서 겪은 박해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또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로버타 코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등 북한 인권 전문가들도 참석한다. 크리스토퍼 스미스 미 하원 외교위 인권소위 위원장은 성명에서 ‘미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 보고를 인용해 “중국 정부의 강제 송환을 앞두고 있는 탈북자들 가운데 80명이 송환 즉시 사형에 처해질 위기에 있다.”며 “중국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탈북자들을 강제 송환하는 것은 국제 조약 위반이며 중국 당국이 유엔 난민기구 등의 탈북자 면담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정부, 한·중외교회담서 탈북자문제 강력 제기

    정부가 지난 27일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탈북자 북송 금지 원칙 준수를 촉구한 데 이어 다음 달 2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탈북자 문제를 강도 높게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8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1~2일 방한해 2일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서 탈북자 문제를 제기해 협의하는 것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중국 측에 제기할 탈북자 관련 자료가 어느 때보다 두툼하다.”며 “탈북자 문제 해결이 한·중 관계뿐 아니라 중국 측에도 유리하다는 입장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정부, 국제사회 탈북자 관심 호소

    정부가 27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9차 유엔 인권이사회(HRC) 고위급회기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모든 직접 관련국가들이 탈북자들에 대한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촉구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김봉현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정관은 기조연설에서 “탈북자들의 인권 보호와 관련해 인권이사회와 국제사회의 양심에 호소하고자 한다.”며 “탈북자들이 자유와 생존을 찾아 북한을 탈출하고 있으나 많은 이들이 체포돼 끔찍한 박해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강제 송환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김 조정관은 또 “국제사회는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 채택 등을 통해 강제 송환 금지 원칙 준수를 촉구해 왔다.”며 “그럼에도 수많은 탈북자들이 강제 북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모든 직접 관련국이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함으로써 탈북자들이 강제 송환될 경우 겪을 수 있는 혹독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탈북자는 정치적 고려의 문제가 아니라 인도적 고려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지만 정부는 중국을 직접 명시하는 대신 ‘모든 직접 관련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중국의 외교적 특성상 직접적으로 지목하며 압박할 경우 외교적 마찰만 확대될 뿐 탈북자 북송 저지라는 소기의 목적을 이루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동안 인권이사회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세션에서 탈북자 문제를 제기했는데 47개 이사국의 각료급이 참석하는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에서 제기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 조정관은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와 납북자·국군포로·이산가족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도 언급했다. 그러나 탈북자 문제를 가장 비중 있게 다뤘다. 정부는 4주간 진행되는 인권이사회 회기 중 열리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세션에서도 탈북자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마르주키 다루스만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최근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정기보고서를 통해 북한 주변 국가들이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과 원칙을 존중해 탈북자를 강제 송환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또 유럽, 미국 등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은 국가들과 협업하면서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HCR)와의 공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탈북자 북송중단 촉구안’ 국회 본회의 통과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어 북한이탈주민(탈북자)의 강제 북송 중단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결의안은 재석 의원 156명 가운데 찬성 154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결의안은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규탄하고 강제 북송 중단을 위한 중국 정부의 변화, 국제사회의 노력, 국회 차원의 협력 등을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탈북자들이 강제 북송 시 받게 될 정치적 박해 등을 고려해 중국 정부가 난민지위협약을 준수하고 탈북자에 대한 고문을 즉각 중단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결의안은 유엔난민기구 등 국제기구가 중국 정부에 탈북자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하도록 강력히 요청토록 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국회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탈북자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한민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커버스토리-위기의 탈북자] 중국내 1만~2만여명…北 인접 동북3성에 많아

    [커버스토리-위기의 탈북자] 중국내 1만~2만여명…北 인접 동북3성에 많아

    ●“2000년초 최대 수십만명… 지금은 진정세” 중국 내 탈북자 규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다만 중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중국 내 탈북자 수를 1만~2만명으로 추정한다. 중국 랴오닝 사회과학연구원 측도 중국 내 탈북자 수를 1만명 전후로 보고 있다. 양측 모두 탈북이 가장 활발했던 19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의 경우 중국 내 탈북자 규모를 최대 수십만명으로 추산했으나 지금은 안정된 상태로 보고 있다. 한국 측은 이처럼 최근 몇년 새 탈북자 수가 줄어든 것은 중국에서 한국행을 원했던 탈북자 상당수가 이미 한국으로 들어갔거나, 현재도 일정한 숫자의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탈북자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조사된 것도 거의 없다. 북한과 가깝고 조선족이 많이 사는 랴오닝(遼寧),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 등 동북 3성에 많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제3국으로 이주 원하는 탈북자도 헤이룽장 지역의 한 조선족은 “중국에 있는 탈북자 가운데 중국에 머물길 바라는 사람은 많지 않다. 40~50%는 한국행을 원하고 나머지도 제3국으로 이주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중국 동부 지역 농촌으로 팔려가는 북한 신부들이나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중국 내 9개 공관엔 탈북자 10명 안팎 다만 한국 공관 진입을 통해 한국으로 가려는 탈북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것만은 확실하다는 게 주중 한국영사관 측 설명이다. 그 이유는 중국 정부의 ‘전략적 판단’과 연관이 있다.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이 계속 중국으로 넘어오면 북한 체제가 흔들려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한다고 보고 있다. 최영삼 총영사는 “현재 중국 내 9개 공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 수는 열 손가락 전후에 불과하다.”면서 “공관을 통해 한국으로 가려면 최소 2~3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다른 루트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가려는 탈북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 공관은 물론 다른 나라 공관을 통해 한국행을 기도하는 탈북자들을 장기간 중국에 묶어 두는 방법으로 탈북자들을 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행을 원할 경우 중국으로 넘어간 뒤 한국 공관을 거치지 않고 태국 등 동남아로 가는 탈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北→中→동남아→한국’ 2만3000명 넘어 태국에서는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3개월 정도 구류를 산 뒤 원할 경우 한국으로 보내진다. 그런 방법으로 한국으로 온 탈북자 수는 2012년 1월 기준으로 이미 2만 3000명을 넘어섰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UNHCR “中정부 탈북자 송환 중단하라”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가 24일 북한을 탈출한 주민들이 송환될 경우 처벌당할 우려가 있다며 중국 정부에 송환 중단을 촉구했다. 에이드리언 에드워즈 UNHCR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UNHCR은 최근 중국에서 체포된 25명 안팎의 북한 주민들의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와 대화를 해 왔으며, 중국 정부가 난민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부각된 이후 유엔 난민 관련 최고기구가 이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중국 정부에 강제 송환 중단을 촉구한 것은 처음이어서 중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앞서 UNHCR은 지난 17일 중국 정부에 탈북자들에 대해 안전 보장이 확인될 때까지 강제 송환을 유보해 줄 것을 촉구했었다. 한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도 이날 중국 공안당국의 탈북자 북송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북한이탈주민(탈북자) 강제 북송중단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대근·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탈북자 북송하는 중국보다 더 못난 국회

    기아와 폭정을 피해 북한을 이탈하는 탈북자 문제가 국제적 어젠다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이 최근 자국 내 탈북자 9명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다. 내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인권이사회는 이 문제를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국회 외교통상위도 어제 탈북자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일회용 처방일 뿐이다. 정치권은 이제라도 근원적인 탈북자 대책을 찾기 위해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정부는 최근 중국 측에 난민·고문방지협약 등의 준수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지금까지처럼 ‘조용한 외교’로는 탈북자 북송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일부 탈북자를 다시 사지(死地)로 밀어넣었다. 하지만 중국 국민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탈북자 인권에 대한 여론을 환기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헛수고를 한 것만은 아니었다. 배우 차인표씨의 탈북자 북송 중단 시위를 다룬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올라온 수많은 지지 댓글이 이를 웅변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를 압박해 문제를 푸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중국이 내심 북한의 붕괴를 막아 전략적 완충지대로 묶어두는 게 자국에 유리하다고 여긴다고 전제했을 때다. 까닭에 중국 정부의 ‘퇴로’를 열어주는 스마트한 인권 외교가 필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북자 북송의 반인권성을 지적하되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기로 한 것은 불가피한 차선책으로 이해된다. 북송 위기에 내몰린 탈북자들에게 ‘한국민 증명서’를 발급하는 당정안도 중국 공안당국의 운신 폭을 넓혀주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사실 이런 대안들은 진작에 국회에서 제도화했어야 했다. 그래서 김을동 의원이 발의한 ‘북한이탈주민 보호·정착지원법’ 개정안이 자동 폐기될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은 퍽 아쉬운 대목이다. 이 개정안의 ‘합법적 체류자격 취득’ 조항이 법제화됐다면 탈북자들이 국민 증명서가 없어 북송되는 일은 줄어들었을 게다. 여야, 특히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 7년째 북한인권법 처리를 막고 있는 민주통합당은 “탈북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데는 좌우가 있을 수 없다.”는 차인표씨의 고언을 되새겨 보기 바란다. 정치권이 당략에 눈이 멀어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더 미운 시누이처럼 굴어선 안 된다.
  • [커버스토리-위기의 탈북자] ‘조용한 외교’로는 한계… 中과 마찰 빚더라도 요구해야

    [커버스토리-위기의 탈북자] ‘조용한 외교’로는 한계… 中과 마찰 빚더라도 요구해야

    탈북자 강제 북송을 조속히 해결할 묘책은 없다는 것이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중 양국뿐 아니라 북한과 중국, 그리고 남북 관계가 모두 얽혀 있고, 국제법과 국내법, 인도주의적 접근이 모두 적용되는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북·중 간 협의를 통해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후 중국이 북한의 불안정을 우려해 탈북자 관련 협의가 힘들어졌다.”며 “한·중 관계에 악영향이 있더라도 중국 측에 국제 규범을 지켜 탈북자를 북송하지 말라고 요청할 때가 됐고, 효과를 거두려면 여론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오는 27일 유엔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국제 규범에 따른 탈북자 북송 금지 원칙을 상기시킬 것”이라며 “다만 불필요한 자극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중국을 지명하는 것은 자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주의적·국제법적 접근과 함께, 중국 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흥규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는 “한·중이 합리적인 ‘윈윈’ 세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국군포로·납북자 등 한국에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한국에 오게 하고 중국이 주장하는 ‘일반 월경자’는 중국에 살게 하거나 북으로 돌아가도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하는 확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현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도 탈북자 문제가 이슈화되면 부담을 느끼니 기왕 문제를 제기한 이상 확실하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며 “국제 사회에서의 다자적 문제 제기와 한·중 간 양자 협의 간에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탈북자와 관련한 ‘조용한 외교’는 이제 한계가 있고, 국내외의 관심과 양자·다자 차원의 일관된 정책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당장은 중국과 마찰을 빚더라도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한·중 관계의 궁극적 발전을 위해서는 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효과를 고려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난민 간주 여부는 중국이 판단하는 것이니 난민협약을 앞세우기보다 외교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한·중 간 신뢰 회복을 통해 탈북자, 한국 체류 중국인 등 인도적 문제를 상시적으로 파악, 협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하종훈기자 chaplin7@seoul.co.kr
  • [커버스토리-위기의 탈북자] 탈북자 법적 지위는

    탈북자들의 국제법적 지위는 어떤 것인가. 중국은 무엇에 기대 자국에 체류하는 탈북자들의 난민 지위를 거부하고 있을까. 국제법에서 통용되는 ‘난민’의 정의는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받을 우려로 국적국 외에 있는 자”이다. 1954년 채택돼 중국을 포함한 세계 126개국이 가입한 난민협약에서의 정의다. 경제적 이유는 빠져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국적국을 떠난 사람들도 폭넓게 난민으로 인정하는 추세다. 그러나 중국은 난민의 정의를 좁게 한정해 탈북자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국경을 넘어 들어온 ‘불법 월경자’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북한과 맺은 ‘변경지역 국가 안전 및 사회질서를 위한 의정서’에 근거해 탈북자들에 대한 강제 송환을 강행하고 있다. 1986년 8월 개정된 이 의정서는 양측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국경을 넘어온 사람은 송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통용되는 난민 협약, 고문방지 협약 등에 따르면 탈북자들의 강제소환은 있을 수 없다. 박해받을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의 강제송환을 이들 협약은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조항은 최상위 국제규범이며, 어떠한 조약이나 국내 법률보다 우선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자체 형법에 따라 탈북자를 범죄자로 처리해 노동교화형을 선고하고, 더 나아가서는 민족 반역자라는 이념·정치적 측면에서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경제적 이유의 월경자’로 간주한다는 중국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커버스토리-위기의 탈북자] “도와주세요” 13살의 호소

    [커버스토리-위기의 탈북자] “도와주세요” 13살의 호소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 방침에 맞서 한국 정부는 탈북자 구조에 앞장서고 있는 민간단체와 공조를 강화해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취약한 탈북 어린이 구조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24일 “김정은 체제 이후 탈북자 사살 지침이 내려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탈북자 현황 파악조차 못해 중국 내 수많은 탈북자가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정부가 중국 현지에서 탈북자를 보호하고 구출하는 민간단체들을 통해 구체적인 사례와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탈북자의 체포장소, 인원, 성별 등 구체적인 상황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녹취록 등까지 수집해 중국에 제시해야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국제 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차원에서도 정부가 직접 탈북자들의 구체적인 사례와 증언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미국 버지니아주에 본부를 둔 미주탈북자선교회 마영애 회장은 “지금까지 우리 단체에서 한국이나 미국, 제3국으로 구출하는 데 성공한 탈북자는 36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마 회장은 특히 “중국을 떠도는 탈북 어린이는 2만여명으로 추산된다.”면서 “혹한의 날씨에 생사의 갈림길에 방치된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로 보내져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국제 사회가 적극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홀로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두 발이 절단된 ‘정○○’(13)군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정군의 처지가 너무 안타까워 최대한 빨리 중국을 탈출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마 회장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북한 혜산에서 얼어붙은 압록강을 몰래 건너 중국 장백현으로 탈북한 정군은 산속에 헌 옷가지로 어설픈 움막을 만들고 숨어 지내다 영하 40도의 혹한을 견디지 못하고 발에 동상을 입었다. 정군은 마을에서 가스버너를 훔쳐와 발을 녹이다 깜빡 잠이 들었고 그새 발이 타버렸다. 동상으로 발이 무감각해져 신발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잠을 잔 것이다. 발가락 뼈가 다 드러나고 진물이 나올 정도로 심한 화상을 입은 정군의 비극은 중국에서 활동 중인 미주탈북자선교회 소속 선교사들에게 알려졌고, 이들의 도움으로 지난주 발목 절단 수술을 받았다. 정군은 아버지가 6년 전 북한에서 굶어 죽었고 어머니는 형만 데리고 집을 나가면서 졸지에 고아가 됐다고 한다. 마 회장은 “정군이 오늘 선교사들을 통해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며 편지를 공개했다. 정군은 서툰 글씨로 ‘선생님들이 도와 발을 고쳐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리고는 ‘선생님들 도와주세요.’라며 구출을 호소했다. 마 회장은 “수술 부위가 아무는 대로 최대한 빨리 구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신진호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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