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탈북자
    2025-09-06
    검색기록 지우기
  • 보수
    2025-09-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659
  • 북한 붕괴는 2033년?

    [리얼 노스코리아] 안드레이 란코프 지음/김수빈 옮김/개마고원/368쪽/1만 8000원 1958년 옛 소련과 미국 사이에 학술교류 협정이 맺어지자 미국의 강경 ‘매파’는 반발한다. “소련이 간첩을 보내거나 사회주의 선전가를 교육시킬 기회만 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미 컬럼비아대에서 1년간 공부한 4명의 소련 유학생 가운데는 미국 정세 염탐의 임무를 띤 KGB 요원과 선전가가 포함됐다. 그런데 수십년 뒤 매파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 1980년대 소련에서 개혁 바람이 거세게 불자 KGB 내에선 조직 역할에 대한 첫 공개 비판이 벌어진다. 당시 컬럼비아대 유학생 출신인 올렉 칼루진이 이를 주도했다. 또 다른 유학생인 알렉산드르 야코블레프는 당 중앙위원회 서기가 돼 미하일 고르바초프에게 ‘페레스트로이카’의 밑그림을 제시한다. 후일 두 사람 모두 미국에서의 경험이 세계를 보는 관점을 바꿔 놨다고 술회한다. 결과는 소련의 붕괴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붕괴로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출신의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저서 ‘리얼 노스코리아’에서 북한의 붕괴 시점을 2033년 안팎으로 못박는다. 큰 변수가 없다면 20년 가까이 지금과 같은 체제를 이어 갈 것이란 전망이다. 2003년 핵을 포기하고 서방과 우호관계를 맺은 리비아 카다피 정권이 서방의 지원을 받은 반군에게 ‘뒤통수’를 맞은 선례를 감안, 북측의 핵무기를 활용한 ‘벼랑끝 전술’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예측도 내놨다. 그렇다면 중국식 개혁·개방은 답이 될 수 있을까. 란코프 교수는 “이는 북한 지도부에는 정치적 집단 자살과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개발독재로 전환한 중국·베트남과 달리 북한의 턱 밑에는 수십 배의 경제력을 지닌 대한민국이 버티고 있다. 개혁이 뿌리내리기도 전에 인민들의 자의식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김정은식 경제개혁이 성공한다면 이는 오히려 영구적인 분단 고착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지도부는 비이성적이고 가학적인 살인마가 아니다. 이들의 생존 전략은 인민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초래하고 경제성장을 불가능하게 하며 국제적 리스크를 만들지만, 소수의 엘리트가 권력을 유지하고 사치를 향유할 수 있게끔 보장한다. 현재로선 다른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을 ‘우파적 햇볕론자’라고 소개한 란코프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 붕괴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는 탈북자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와 교육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레닌그라드 국립대 출신으로, 1980년대 김일성종합대에서 유학했던 그는 지난 4월 미 백악관에 초청돼 오바마 대통령과 대북 정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2013 공직열전] (19) 외교부 (하) 주요 심의관·과장급 역할과 면면

    [2013 공직열전] (19) 외교부 (하) 주요 심의관·과장급 역할과 면면

    외교부 심의관들은 담당 국장과의 ‘콤비 플레이’를 통해 업무 시너지를 높이는 주축이다. 각 국별 주요 활동을 알리는 공보관을 맡고 있는 동시에 ‘실무 조율사’ 역할을 한다. 입부 15년차를 넘기며 중간 간부로 정책 실무를 이끄는 과장급(직제상 팀장 포함)은 현재 총 80명이다. 외교부 요직으로 가는 코스인 이른바 ‘청·비·총’(청와대 근무, 장관 비서실, 총무과 인사담당) 출신이 적지 않게 포진하고 있다. 과장급은 튀는 걸 싫어하는 외교부 생리상 존재감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치열한 상호 경쟁과 견제를 벌이는 춘추전국시대의 지략가들이다. 심의관급인 김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차석대표는 미·중 및 북핵 업무를 두루 거친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서 근무했고, 김성환 장관 때 보좌관으로 발탁됐다. 주미·주중 서기관을 지내 주요 2개국(G2·미, 중) 현안에 밝다. 북핵협상과장 시절 북한과 직접 비핵화 협상을 한 경험도 있다. 온화하지만 강단이 있어 미래의 ‘큰 그릇’으로 주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철민 국제기구국 협력관은 군축 다자외교 분야 전문가다. 군축비확산과장에 이어 주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으로 주요 정무인 북핵과 테러 문제를 다뤘다. 적극적이고 치밀하다는 평이 많다. 여승배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은 청와대와 장관보좌관 등 청·비 두 보직을 경험했다. 북핵 2과장, 주미·주중 공관 업무도 경험해 북핵은 물론 미·중 모두 이해도가 높은 ‘하이브리드’형으로 꼽힌다. 부내 업무 신임도가 두텁다. 김기홍 동북아1과장은 주일 참사관 등 일본 근무만 세 차례하며 ‘재팬(일본) 스쿨’의 계보를 잇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외교가 정면충돌했을 당시 ‘태풍의 눈’에 있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보낸 항의 서신을 일 외무성에 돌려주는 임무를 수행하다 문전박대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대중 외교의 첨병인 박기준 동북아2과장은 ‘자수성가’형이다. 상고 출신에다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지만 성실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중국에서만 7년간 근무한 ‘판다 허그’(중국 라인)로, 2002년 탈북자를 쫓아 베이징 총영사관에 난입하는 공안을 저지하다 부상을 입기도 했다. 다자외교 핵심 무대인 유엔 실무를 맡고 있는 임갑수 유엔과장은 북핵 및 군축 문제 전문가로 통한다. 주유엔대표부 참사관을 지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현안을 다룬 ‘유엔 안보리 제재의 국제정치학’ 등 관련 분야 저서만 3권을 펴냈다. 부지런하고 뚝심도 갖춘 ‘독일 병정’ 스타일이다. 이준호 북핵정책과장은 한·미 간 안보 실무에 능한 북핵 라인의 차세대로 꼽힌다. 북핵 정책과와 협상과에 모두 근무했고, 인사운영팀장도 지내 조직 업무에도 밝다. 원도연 공보담당관은 국정홍보처 출신으로 언론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다자 통상 분야를 5년간 해 경제 현안에 밝고 정무 감각도 뛰어나다. 우직하고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우리 국민의 전 세계 사건·사고에 대응해 일명 ‘5분 대기조’로 불리는 홍순창 재외국민보호과장은 중국에서만 세 차례 근무한 ‘중국통’이다. 지난해 3월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의 중국 구금 때 교섭 실무를 담당했다. 장욱진 북미1과장은 장·차관 비서관에 이어 인사제도팀장을 맡는 등 ‘비·총’ 경력을 갖고 있다. 친화력이 좋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외교통상부 차관으로 재직할 때 비서관을 지냈고, 장관 영전 후에도 비서관으로 재발탁되는 등 반 총장과 인연이 깊다. 1992년 중동 전문가로 특채된 박웅철 중동2과장은 부내 최고의 ‘아랍통’으로 꼽힌다. 고교와 대학을 각각 요르단과 이집트에서 나왔고, 입부 전 코트라 직원으로 중동 현지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외시 32회의 허정애 국립외교원 직무연수과장은 동기 중 가장 먼저 과장에 발탁됐다. 국제법률국에서만 6년간 근무해 국제법 및 해양·영토 문제에 밝다. 과장급 중 막내이지만 장차 외교부 여성 파워로 성장할 기대주로 꼽힌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2013 공직열전] (18) 외교부 (중)주요 국장급 공무원들

    [2013 공직열전] (18) 외교부 (중)주요 국장급 공무원들

    외교부는 최근 인사에서 국장급에 외무고시 21회와 22회의 실무 전문가형을 전진 배치했다. 대체로 전문성과 업무 장악력을 갖춘 부처 내 검증된 외교관들이라는 점에서 차세대 파워로 꼽힌다. 부처 내 사관학교로 통하는 ‘워싱턴 스쿨’(북미 라인)이 주류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 다자외교 등 두 분야 이상을 경험한 ‘하이브리드’형도 적지 않다. 국장급의 경우 전통적으로 북미국, 동북아국, 북핵 파트 등 정무 현안을 다루는 부서에 힘이 실린다. 문승현 북미국장은 북미 1과장, 북미국 심의관 등 정통 코스를 거치며 워싱턴 스쿨의 계보를 잇고 있다. 주미 공사참사관 시절 일면식도 없던 한덕수 당시 주미대사로부터 ‘진국’이라는 평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워싱턴 인맥을 바닥부터 훑었던 노력파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며 3~4월 두 달간 외교부 인근 사우나에서 출퇴근을 했다. 오랜 전통을 자랑했던 ‘재팬(일본) 스쿨’은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중국의 ‘대국굴기’(?起·우뚝 일어섬)가 본격화되면서 한반도 외교 실무를 챙기는 동북아시아국장은 미·중, 중·일 현안에 모두 정통해야 하는 자리가 됐다. 박준용 동북아국장은 주중 공사참사관을 지낸 대표적인 ‘판다 허그’(중국 라인)다. 중국과 미국 양국에서 해외 연수를 했고, 동북아국 심의관도 지내 대일 현안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언론 관계에는 다소 비밀스러운 ‘중국 외교관’ 스타일이라는 평이다. 6자회담 차석대표로 북핵 실무를 총괄하는 이도훈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정무적 감각이 좋다.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실에서 일했고 유엔과장, 주유엔참사관 등을 거쳐 다자외교에도 정통하다. 미·중 양국 북핵 채널과의 조율에 뛰어나고 시야도 넓다. 중국통인 노규덕 평화외교기획단장은 주중 1등서기관, 중국몽골과장에 이어 대미 현안을 다루는 주미 공사참사관까지 주요 2개국인 ‘G2’(미·중) 외교를 모두 경험했다. 중국과의 교섭 경험이 풍부해 탈북자 문제에도 능하다. 지난 5월 라오스 탈북자의 강제북송 현안을 다루면서 언론에도 차분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 대아시아 외교의 실무 총괄인 서정인 남아시아태평양국장은 ‘남아태 1호’의 상징성이 크다. 외교부 입부 후 인도네시아·태국 등 주로 동남아 공관 업무를 했고, 동남아과장·남아태심의관을 거쳐 국장까지 오른 정통파다. 공보과장 출신으로 언론 감각도 갖췄다. 국장급 중 올해 개방형으로 외부 수혈된 40대 초반의 신범철 정책기획관도 주목받고 있다. 중장기 대외전략 입안을 주요 임무로 맡고 있는 신 기획관은 한국국방연구원(KIDA) 출신의 대북 안보 전문가로 윤병세 장관이 영입했다. 한혜진 부대변인은 여기자 출신으로 정무 감각도 인정받고 있다. 민감한 현안은 장·차관에게 직보도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언론 현안을 다루는 솜씨가 세밀하고, 부처 내 국·실과의 조율에도 능하다. 오영주 개발협력국장은 차세대 여성 파워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핵심인 공적개발원조(ODA) 업무에 해박하고 추진력도 강하다. 2006년 다자외교 요직인 유엔과장에 여성으로는 처음 낙점되기도 했다. 제3의 외교 영역인 공공외교를 이끄는 한충희 문화외교국장은 덕장 스타일이다. 2010년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채 파문 당시 인사기획관으로 책임을 지고 한직을 떠돌았다. 외교부 내에서는 당시 고위직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아 그가 희생양을 자처했다는 동정론이 적지 않다. 하태역 유럽국장은 몇 안 되는 ‘러시아 전문가’다. 역대 장관들마다 그를 러시아 공관에 낙점해 주러시아 1등서기관, 러시아과장, 주러시아 공사참사관을 역임했고 스스로도 러시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올 초 통상 기능의 산업통상자원부 이관으로 경제외교 부문은 다자·지역·국제경제 등 3개국으로 재편됐다. 김성인 다자경제외교국장은 행시 출신의 다자통상 전문가다. 김승호 지역경제외교국장과 윤강현 국제경제국장도 통상·에너지 분야의 전문성이 깊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작가로서의 고독 끝내고 학생·교수들과 교류할래요”

    “작가로서의 고독 끝내고 학생·교수들과 교류할래요”

    차세대 한국계 미국인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크리스 리(39·여)가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UIC) 교수로 임용됐다. 연세대는 리 교수가 이번 학기부터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문학 창작과 영어 글쓰기를 강의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에서 태어나 목사인 부친을 따라 4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리 교수는 미국과 영국에서 학위를 받았다. 전업작가의 길을 걷던 그는 우연히 연세대 교원모집 공고를 보고 교수직에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리 교수는 “작가는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고 불규칙한 일상 등으로 생활이 고독하다”면서 “뛰어난 학생과 교수들이 모이는 곳에서 교류하면서 좋은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며 학생들에게 ‘꿈꾸는 삶’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꼭 써야 하는 것은 써라. 언젠가 시장이 찾아오게 돼 있다”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하고 열정적으로 살다 보면 꿈은 이뤄진다”고 조언했다. 주로 미국과 영국을 무대로 활동해온 리 교수의 첫 단편소설집 ‘떠도는 집’(Drifting House)은 캘리포니아에 정착한 탈북자 가족이나 미국 이민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중년 여성 등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애환을 담고 있다. 그는 이 작품으로 권위 있는 영어권 문학상인 더 스토리 프라이즈의 스포트라이트 어워드와 푸쉬카트 프라이즈의 스페셜 멘션을 수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北, 이산상봉 중단·연기, 과거 사례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또다시 대남 압박카드로 활용하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북한이 21일 추석 이산상봉 행사를 나흘 앞두고 돌연 연기한 것은 금강산관광 재개라는 남한의 정책 전환을 노렸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은 종전에도 남북관계나 한반도 정세 등과 연관시켜 이산상봉 행사를 수차례 중단 또는 연기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제4차 이산가족 행사가 추진된 2001년이다. 북한은 그해 10월 12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서울 방문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미국의 9·11사태 이후 남한에 비상경계태세가 내려진 살벌한 분위기에서 남북 간 대화와 왕래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없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었다. 당시 이산가족 상봉을 불과 나흘 앞두고 있어서 정부와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들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남북은 한동안 이산가족 상봉의 접점을 찾지 못하다가 2002년 4월 임동원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의 방북을 계기로 14개월 만에 상봉행사를 재개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대북지원과 직접 연계시켜 중단시킨 적도 있다. 북한은 2006년 7월 남한이 장관급 회담에서 대북 쌀·비료지원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면회소 건설의 중단을 선언했다. 또 2004년에는 7월 제10차 이산가족 상봉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1년에 두차례 이상 열리던 이산가족의 만남이 1년 동안 중단됐다. 당시 우리 정부가 김일성 주석의 10주기(7월 8일) 조문 방북을 불허하고 탈북자468명이 집단으로 남한에 입국한 사건이 불거지면서 남북관계가 한동안 경색됐었다. 이런 정치적 이유 외에 북한의 내부 상황이 이산가족 상봉에 걸림돌로 작용한 적도 있다. 북한의 조선적십자회는 2007년 9월 제16차 이산가족 상봉을 늦추자고 대한적십자사에 제안했다. 남한이 그해 10월 1∼6일로 잡았던 일정을 17∼22일로 보름 넘게 미룬 것이다. 북한의 연기 요청은 이산가족 상봉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10월 2∼4일)과 겹치면서 행사 인력이 부족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2000년 12월 열기로 합의한 제3차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을 추운 날씨 등의 이유로 연기하자고 제안했고 결국 상봉 행사는 이듬해 2월 말이 돼서야 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경찰 고위 간부 딸, 탈북해 한국 도착”

    북한 고위급 인사의 딸이 탈북해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YTN은 16일 탈북자 인권단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 북한의 고위급 인사의 딸인 한모 씨가 탈북한 뒤 한국에 도착해 관계 당국의 합동신문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씨의 아버지는 인민보안부 평양 지역 책임자로 알려졌다. 인민보안부는 우리나라의 경찰청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한씨는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중 북한 사회의 통제에 환멸을 느껴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이 보도와 관련, “탈북자 관련 문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탈북 김광호씨 ‘국보법 위반’ 구속기소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서 생활하다가 다시 입북해 재탈북한 김광호(37)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최성남)는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서 생활하다가 재입북한 김씨를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9년 8월 동거녀인 김모씨와 탈북해 라오스·태국을 거쳐 같은 해 11월 한국에 들어와 정착했다. 그러나 탈북 브로커에게 500만원을 주기로 했지만 이 중 100만원을 주지 못해 임대주택 보증금 1300만원을 가압류당하는 등 생활이 어려워졌다. 김씨는 다른 탈북자 한 명이 북한에 돌아가 환영받는 모습을 보고 다시 입북하기로 마음먹고 지난해 10월 가족과 함께 중국 옌지로 향했다. 김씨는 같은 해 11월 중국 선양 소재 북한영사관을 통해 평양에 입북했다. 김씨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조사를 받으면서 국가정보원의 합동신문 조사방법과 신문 사항, 중앙합동신문센터 위치와 구조 등을 설명했다. 하나원 교육내용과 위치, 교육 담당자의 신원, 한국에서 알게 된 탈북자 23명 및 자신을 관리했던 경찰관들의 인적사항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이슈&논쟁] 이석기 의원 제명

    [이슈&논쟁] 이석기 의원 제명

    여야가 내란 음모 혐의로 구속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제명안 처리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석기 의원의 제명을 확정판결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면서 제명안을 즉각 처리하자고 주장한다. 나아가 진보당에 대해서도 스스로 해산하지 않으면 국회 차원에서 해산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 의원의 발언과 인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법원의 판결이나 적어도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뒤에 검토하고 논의하자고 반박하고 있다. 정당 해산도 검찰의 기소 등 최소한의 사실이 있어야지 지금 드러난 것만으로 정당 해산을 말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정당의 자유, 사상·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贊]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대한민국의 적 감쌀 이유 없어…문제 근원인 진보당도 해산을”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수사하고 있으니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된다. 특히 정치권에서 너무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다. 그런데 재판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려면 아무리 빨라도 1년이 더 걸린다. 그러는 동안 이석기(필자는 전부터 그를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존칭을 생략한다)는 의원직을 유지하게 된다. 세비를 받는 것은 물론 보좌진을 통해 정부에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이석기는 그러지 않아도 미사일 배치 현황,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현황 등 중요한 군사현황 자료를 요청해 왔다. 그래서 국회에 제명 요구안을 제출했다. 종전에 제출했던 것은 자격심사안으로서 국회의원이 될 때 부정 경선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은 것이 문제였다. 이번에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인 것이 문제다. 이석기의 종북 행태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일찌감치 분노했다.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고 했다. 기자들과 만나면 ‘보도일꾼’(기자의 북한식 표현), 인터뷰를 하면서도 ‘입말’(구어체의 북한식 표현), 그 밖에도 위원장 동지, 사업작풍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본 의원은 이런 사태를 진즉에 예견하고 국회에서 그를 대한민국의 적으로 규정해 즉시 제명 처리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그를 포함한 종북 성향의 의원들이 더 이상 대한민국에 적대행위를 하지 말고 그들의 조국 북한으로 떠나라고 일갈했던 것이다.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북한은 애국, 대한민국은 반역 집단이라고 하더니 북한의 총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한순간에 폭동할 것을 지시했다. 사제폭탄 제조법을 연구하고 유류저장소, 전화국 공격 계획을 수립했다. 국회의원이 되면 국민 앞에 선서를 하는데 그 선서문이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라고 돼 있다. 그런데 이석기는 대한민국 헌법을 공격하여 조국의 ‘적화 통일’을 위해 노력해 온 것이다. 혹자는 이석기가 제명되더라도 더 심한 원조 종북 인물이 의원직을 이어받게 되니 굳이 힘들게 이석기를 제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 범죄자가 자꾸 생겨난다고 앞서 잡은 범죄자를 처벌하지 말고 그냥 풀어 줘야 하나? 드러나면 드러나는 대로 처벌하고 제명하고, 법대로 원칙대로 하면 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문제의 근원인 통합진보당을 해산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통진당에 대한 해산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고 한다. 통진당은 수많은 간첩사건에 연루돼 있고 간첩죄로 형을 살고 나온 사람을 등용하는 정당이다. 통진당 비례대표 후보 20명 중 11명이 국가보안법 혹은 시국사건 전과자다. 통진당은 강령에서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한·미 동맹 해체를 주장하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민중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이 정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포함될 수 없는 정당이다. 민주당은 이런 정당과 지난 총선에서 이기고 보자는 식으로 ‘묻지마 야권 연대’를 했다. 종북세력이 국회를 ‘혁명 교두보화’하는 데 길잡이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이제 결자해지할 때다. 만약 이번 제명안에 반대한다거나 시간끌기 전략으로 일관한다면 국민들은 분노할 것이다. 민주당은 국민 앞에 종북과 결별할 것을 선언하고 제명안에 대해서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절대 ‘도마뱀 꼬리 자르기’ 식으로 마무리돼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적이 국회의원이고 정당이란 이유로 제명, 해산시킬 수 없다면, 대한민국은 자유의 적에게 반역의 자유를 주는 셈이다. 반역 세력을 처단하지 못하는 국가에는 미래가 없다. [反] 문병호 민주당 의원 “내란음모·여적죄 입증 아직 안돼…1심 판결 본 뒤 결정해도 안 늦어” 지난 6일 새누리당이 통합민주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제출했다. 제명안의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는 이 의원이 “애국가 부르기를 강요하는 것은 전체주의다”라고 말하는 등 일반 상식으로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내재적 접근법’은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논리인데, 이 의원이 과거에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송두율 선생의 내재적 접근론에 공감하는 편이다”라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그동안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의 내용이 서술돼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논란의 여지는 되겠지만 현역 국회의원을 제명해야 하는 충분조건이 되지는 않는다. 결국 녹취록이 핵심인데, 이 녹취록만으로는 국가정보원이 제기한 내란 음모죄와 여적죄의 혐의를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국정원의 수사 결과 발표와 검찰의 기소를 통해 사건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난 뒤에 객관적인 증거와 사실관계를 토대로 국회가 제명안을 검토해도 늦지 않다.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인 만큼 입법부도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과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새누리당은 ‘강용석 사건’을 들며 1심 판결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관계를 호도한 것이다. 강 전 의원에 대한 1심 판결은 2011년 5월 25일 이루어졌고, 국회도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난 것을 확인한 뒤인 5월 30일 윤리위원회에서 제명안을 통과시켰다. 새누리당이 요구하듯이 강용석 사건처럼 처리하자면 최소한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새누리당은 ‘내란 음모의 혐의를 받은 것 자체가 국민의 대표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엔 그런 주장을 하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2·12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신군부에 의해 ‘북한의 사주를 받아 내란 음모를 계획했다는 혐의’로 사형 선고까지 받았지만 독재정권 몰락 후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새누리당은 신군부가 창당한 민주정의당을 한 뿌리로 하는 만큼 이 원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법은 실체적 진실뿐만 아니라 절차의 정당성도 중요시한다.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된 증거에는 증거 능력을 부여하지 않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과거 중앙정보부나 안기부가 대대적으로 수사했던 많은 간첩단 사건 대부분은 용두사미로 끝났다. 국정원도 대대적인 수사와 광범위한 압수수색 그리고 떠들썩한 언론 보도로 종북 몰이를 확대해 왔지만, 대부분 재판 과정에서 혐의가 축소되거나 무죄가 선고됐다. 2008년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시기에 국정원이 대대적으로 들고나왔던 부녀간첩단 사건도 녹취록을 수사기관이 조작했다는 사실을 재판부가 밝혀내면서 아버지에게 무죄가 선고됐고, 최근에는 탈북자 출신의 서울시 공무원에게 씌워졌던 간첩 혐의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의원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국회도 신속하게 제명안을 처리하고, 법적인 처벌도 엄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혐의가 입증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제명안을 처리하자는 것은 과도한 대응이다. 국회의원 제명 동의안의 가결 기준을 헌법 개정과 동일하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한 이유는 그만큼 제명안 처리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을 만드는 입법부의 위상에 맞게 이번 제명안 처리도 사법 처리 과정과 행보를 맞추면서 진행돼야 한다.
  • 상처투성이 탈북여성의 희망 노래

    상처투성이 탈북여성의 희망 노래

    “고등학교 자퇴 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갑자기 쫓겨난 적이 있었어요. 탈북자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남한에서 살아남으려면 공부를 해서 스스로 당당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2004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뒤 학교에서 ‘왕따’에 시달리다가 자퇴를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윤나영(26)씨가 올해 2학기 경희사이버대 디지털미디어공학과에 입학했다. 2년차 회사원이기도 한 윤씨는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를 꿈꾸며 시간을 쪼개 대학 문을 두드렸다. 함경북도 회령 출신인 윤씨는 16세 때인 2004년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탈북해 중국과 베트남을 거쳐 한국에 왔다. 그는 5일 “한국에 도착하고 나서 버스 커튼 사이로 보이던 화려한 거리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복할 것 같았던 윤씨의 한국 생활은 학교에 들어가면서 무너졌다. 그는 자신을 ‘동물원 원숭이’처럼 쳐다보는 반 친구들의 시선과 매일 아침 칠판 가득히 그려진 북한 관련 낙서를 견디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겨우 중학교를 마치고 진학한 고등학교에서 결국 윤씨는 자퇴를 선택했다. 자퇴 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윤씨는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에 입학하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2011년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지인의 도움으로 지난해 소프트웨어 테스팅업체에 입사했다. 윤씨는 “대학에 가면 좀 더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사이버대 입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입학 후 소프트웨어 테스팅 국제자격증인 ‘ISTQB’를 준비하며 IT 전문가의 꿈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내란 음모’ 이석기 구속] “의원직 내놔”… 새누리, 이석기 제명 추진

    새누리당이 5일 내란 음모·선동 혐의로 구속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제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차원의 제명안 발의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제명하지 않으면 정부에 대한 각종 자료 요구권을 계속 갖게 되고 본인의 세비와 보좌진 월급 등으로 막대한 국고 낭비와 국민 혈세가 줄줄 새는 것을 눈뜨고 지켜봐야 한다”며 당론 추진을 주장했다. 의원 30명의 서명으로 발의되는 이 의원의 제명안은 지난 3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공동으로 발의한 이 의원의 자격심사안과는 별도로 진행된다. 국회 윤리특위도 이 의원의 혐의가 짙어짐에 따라 오는 16일 계류 중인 자격심사안을 본격 논의하기로 하면서 국회 차원의 자격심사와 당 차원의 징계가 동시에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이 의원의 제명은 ‘산 넘어 산’이다. 민주당은 이날 “사법부의 최종 판결이 나기 전 제명안을 다루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에 어긋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새누리당의 조기 제명 주장에 반대의 뜻을 표한 것이다. 제명안은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즉, 200명 이상이 찬성 버튼을 눌러야 가결되기 때문에 153석의 새누리당만으로는 처리가 어렵다. 비례대표인 이 의원이 의원직을 잃게 되면 중앙선관위가 국회의장으로부터 결원 통보를 받은 후 10일 이내에 승계자를 결정한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 의원을 제명해도 제2의 이석기 같은 사람이 나온다”며 제명에 반대했다. 승계자는 지난해 총선에서 진보당 비례대표 18번이었던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대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자유북한방송·NK지식인연대·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 단체들은 이날 법무부에 진보당의 해산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극과 극] (8) 단 1초 발언·48시간 최단명 의원…‘금배지들의 기네스’ 아시나요

    [극과 극] (8) 단 1초 발언·48시간 최단명 의원…‘금배지들의 기네스’ 아시나요

    올해로 국회가 문을 연지 65년이 됐다. 1948년 제헌국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국회의원 법정 임기를 채운 사람만 총 2780명. 당선무효형 등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우를 포함해 한번이라도 금배지를 달았던 사람들까지 합치면 4000명을 훌쩍 넘는다. 국회의 역사 만큼 각종 ‘진기록’도 낳았고, 기록들 속에는 굴곡진 한국의 정치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최장수 vs 최단명의 기록 제헌국회부터 19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가장 임기가 길었던 때는 9대 국회로 6년간(1973~1979년) 이어졌다. 1972년 ‘10월 유신’으로 대통령이 추천해 통일주체국민회의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들인 ‘유신정우회’가 포함됐다. 가장 임기가 짧았던 때는 5·16 군사정변으로 해산된 5대 국회로 9개월 18일(1960년 7월 29일~1961년 5월 16일)에 불과했다. 국회의 임기가 4년으로 정해지고 제대로 마쳐지는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구성된 1988년 5월 13대 국회부터다. 19대 국회 전반기 현재까지 배출된 국회의장은 모두 25명이다.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이 초대 국회의장을 지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1948년 5월 31일부터 7월 24일까지 단 55일 동안만 의장직을 맡았고, 8월 15일 정부 수립과 동시에 대통령에 취임한 ‘최단명’ 국회의장이다. 25명 가운데 최장수 국회의장은 6대와 7대에 걸쳐 의장을 지낸 이효상 의장으로 임기가 무려 7년 6개월 14일이나 된다. 이어 9대의 정일권(만 6년 재임) 의장, 3·4대의 이기붕(5년 11개월) 의장 순으로 의사봉을 오래 잡았다. 최다선 국회의원은 9선을 지낸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준규 전 국회의장,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다. 김 전 대통령의 경우 만 26세에 당선돼 최연소 국회의원의 기록도 함께 갖고 있다. 박 전 의장은 8대 국회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것을 포함해 9차례 모두 선거구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당선된 기록을 갖고 있다. 8선도 국회의원도 모두 3명(김재광·이만섭·정일형)이다. 특히 정일형 전 외무장관은 2대부터 9대까지 같은 지역구(서울 중구)에서 내리 8선을 지냈다. ●48시간 vs 5일에 엇갈린 ‘운명’ 반면 단 48시간 동안만 배지를 달았던 국회의원들도 있다. 5대 국회인 1961년 5월 13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인소(충북 음성), 김사만(충북 괴산), 김성환(전북 정읍을), 김종길(경남 남해) 의원은 당선 이틀 뒤 일어난 5·16 쿠데타로 인해 국회가 해산되면서 의원 선서조차 하지 못하는 불운의 의원이 됐다. 5일짜리 의원도 있다. 6대 국회 말 신민당의 전국구 후보 17, 18번이던 박중한, 우갑린 의원은 같은 당 전국구 류진, 임차주 의원이 탈당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1967년 6월 26일 승계돼 임기 말인 6월 30일까지 재임했다. 7대 국회의원 선거가 앞서 6월 8일 실시된 것을 감안하면 7대 의원들의 당선 공고 뒤에 6대 의원이 뒤늦게 탄생한 진풍경이었다. 이들은 5일동안 본회의에 한번도 출석하지 않고도 당시의 한 달 세비 20만원을 고스란히 받았다. ●금배지도 대물림…3代 국회의원까지 65년의 역사를 이어오다 보니 가족 국회의원도 여럿 탄생했다. 부자(父子) 국회의원은 이제 매우 흔한 일이 됐다. 19대 국회에만 2·3세 정치인이 17명이다. 여야 지도부에도 2세 정치인들이 포함됐다.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는 정우택(3선) 최고위원, 홍문종(3선) 사무총장, 유일호(재선) 대변인, 김세연(재선) 제1사무부총장 등 4명이 있고, 민주당 지도부에도 김한길(4선) 대표와 노웅래(재선) 대표비서실장, 정호준(초선) 원내대변인 등 3명이 있다. 한 가족 최다선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다 서거한 조병옥(2선) 전 내무부 장관과 아들인 조윤형(6선)·조순형(7선) 의원으로 총 15선이다. 김대중(6선) 전 대통령과 아들인 김홍일(3선)·김홍업(초선) 의원도 삼부자 의원이었다. 정일형(8선) 전 외무장관과 아들 정대철(5선) 민주당 상임고문·손자 정호준 민주당 의원은 유일한 ‘3대’ 국회의원 집안으로 총 14선이다. 여성들의 국회 진출이 늘어가면서 부녀·부부(夫婦) 국회의원도 여럿 등장했다. 최초의 부녀 의원은 2대 김동성 의원과 10대의 김옥렬 의원이었고 최초의 부부 의원은 김제원(8·9대) 의원과 서영희(9·10대) 의원이었다. 18대 자유선진당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았던 이영애 의원의 경우 10대 국회의원을 지낸 아버지 이경호 의원과 15대 국회의원이었던 남편 김찬진 의원에 이어 국회의원이 되면서 부녀, 부부 국회의원의 기록을 모두 갖게 됐다. 최초의 여성 의원은 제헌국회 때 경북 안동에서 보궐선거로 당선된 임영신 전 의원이었다. ●1초 발언 vs 10시간 발언…국회 ‘말말말’ 국회는 의원들의 말의 성찬이 열리는 곳이다. 그만큼 의원들의 발언에 대한 기록들도 쏟아진다. 지금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가장 짭게 발언한 의원은 3대 국회 때 하을춘 의원으로 단 1초였다. 법안심의 때 나와 “건설법안”이라고 4글자를 말하다가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일괄 통과를 선포하는 바람에 발언이 끊겼다. 3대 국회 당시 김선태 의원이 구속되자 석방요구안과 연계한 국무위원 불신임결의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 때 김동욱 의원은 토론을 위해 단상에 선 뒤 국무위원석을 향해 “왜 잡아갔어, 왜 잡아가”라고 단 9글자를 소리치고 내려왔다. 본회의 발언 시간이 가장 길었던 사람은 1964년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김준연 의원의 구속 동의안을 막기 위해 5시간 19분 동안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발언을 했고, 상임위에서는 1969년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3선 개헌 국민투표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10시간 동안 반대토론을 진행한 것이 최장이었다. 이를 기록하는 데 속기사가 무려 60여명이 동원됐다고 한다. 역대 의원 중 말이 가장 빨랐던 의원은 3·4·5대 의원을 지낸 김선태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1분에 468자의 말을 쏟아냈다고 한다. 의원들의 평균 연설속도가 1분에 300자였던 것에 비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때문에 국회에서는 김 의원이 발언할 때가 되면 속기사를 2명씩 배치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발언을 가장 많이 한 의원은 3대 국회 때 박영종 의원으로 임기 4년 동안 총 450회나 발언을 했다. 19대 국회 1년 동안 가장 말이 많았던 의원은 누구일까. 서울신문이 국회사무처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19대 국회 본회의 발언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말이 많았던 의원은 민주당 정청래 의원으로 꼽혔다. 정 의원은 지난해 7월 임시국회부터 8월까지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3차례, 5분 자유발언에 4차례 나서 현역 의원들 가운데 가장 많은 본회의 발언을 했다. 정 의원은 특히 국회 정보위원회와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등의 야당 간사를 맡으며 최근 대형 이슈였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논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등의 중심에 서면서 상임위, 기자회견장에서도 활약했다. 정청래 의원에 이어 본회의 발언이 많은 의원은 5차례 발언을 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다. 정문헌 의원은 대정부질문 4차례, 자유발언 1차례 나섰는데, 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를 맡아 특히 정청래 의원과도 많은 입씨름을 해야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대정부질문 3회·자유발언 2회)과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대정부질문 2회·자유발언 3회) 등도 각각 5차례씩 발언을 하면서 본회의장 단상에 올랐다. 이밖에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 김태흠·이장우 새누리당 의원, 박범계·최민희 민주당 의원 등이 4차례 본회의 발언으로 뒤를 이었다. 본회의장 밖에서라도 의원들의 입은 언제나 열려있다. 지난해 5월 30일 임기가 시작된 뒤 1년여 동안 의원들의 국회 기자회견장(정론관)을 3530건 이상 사용했다. 하루에 평균 9~10건꼴로 마이크를 잡는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19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됐는데도 원 구성 문제 등으로 정식 개원이 늦어지면서 6, 7월 기자회견 횟수가 급격히 많아졌고 12월 대선을 앞두고 11월과 12월 중순까지 각 당의 대선 후보 홍보 및 상대 당 후보에 대한 검증 등에 나선 의원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특히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대화록 논란을 시작으로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3월 이후 꾸준히 기자회견 횟수가 많았다. ●다문화·탈북자 의원 탄생한 19대 국회 19대 국회에서는 최초로 다문화 의원이 탄생했다.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 주인공. 필리핀 출신의 이 의원은 서울시 외국인생활지원과 주무관, 물방울나눔회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가 국회 배지를 달았다. 최초의 탈북자 의원도 19대에서 나왔다.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평양 출신으로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탈북 공무원으로 통일교육원장을 지낸 뒤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19대 국회의원의 최다선 의원은 7선의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고 이어 6선인 강창희 국회의장이 뒤를 잇는다. 최고령 의원은 1942년생인 송광호(새누리당)·강길부(새누리당)·박지원(민주당) 의원이다. 특히 19대 국회에서는 ‘청년 국회의원’을 각 당에서 선출해 비례대표로 지명했다. 민주당의 경우 최초로 청년 비례대표 선발제도를 열어 389명의 지원자를 물리치고 김광진 의원이 배지를 달았다. 김 의원은 1981년생으로 19대 국회의 최연소 의원이기도 하다. 19대 의원들은 각종 스포츠 분야의 협회장을 도맡아 하는 진기록도 갖고 있다. ‘조직 표’를 얻을 수 있는 협회나 연맹을 맡는 것은 역대 국회에서도 흔한 일이었지만 분야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장(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한국e-스포츠협회장(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비롯해 대한치어리딩협회장(이이재 새누리당 의원), 전국 유·청소년축구연맹 회장(최재성 민주당 의원), 대한 컬링경기연맹 회장(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등 15개의 스포츠 협회장을 19대 의원들이 맡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고희선 새누리당 의원이 폐암으로 별세하면서 임기 1년여 만에 운명을 달리하는 의원이 나오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착수] 北영화 ‘월미도’와 가요 ‘혁명동지가’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첨부된 범죄혐의 사실에는 RO 조직원들이 북한 영화를 보고, 혁명가요를 제창하며 투쟁 의지를 고취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북한 영화 ‘월미도’, 혁명가요 ‘혁명동지가’ 등이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홍순석(구속) 경기도당부위원장은 이 의원의 지침에 따라 지난 4월 5일 수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사무실에서 한동근(구속) 전 수원시위원장 등과 함께 세포 단위별 결의대회를 하면서 ‘월미도’를 시청했다. 이들은 감상 소감으로 “월미도 전사들의 (김일성) 장군님에 대한 충성심은 대단한 것이다. 한몫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가 1982년 제작한 월미도는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에 나선 미군의 공세에도 치열하게 월미도를 사수하는 인민군 중대의 활약상을 그렸다. 영화속에서 인민군 병사 최석준은 동료 대부분이 전사하자 기뢰와 함께 자폭해 미 함정을 격침시킨다. 국내 탈북자 상당수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때 이 영화의 격침 장면을 떠올렸다고 말했을 정도로 북한내에선 유명하다. 실제 김일성 주석이 직접 “월미도 용사의 영웅적 위훈을 기억해야 한다”고 교시를 내려 영화의 엔딩 자막으로 삽입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반미투쟁 영화의 걸작으로 꼽았다. 하지만 영화와 달리 실제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는 작전 개시 수십분 만에 점령됐고, 격침된 미 함정은 없었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 의원은 또 조직원들과 함께 여러 차례 ‘혁명동지가’를 부르며 혁명의식을 고취했고, 지난 5월 12일 RO 모임에서는 ‘적기(赤旗)가’를 제창하고 조직원들이 부르는 ‘동지애의 노래’를 들었다. 혁명동지가는 김 주석의 백두산 일대 항일독립운동을 빗대 미제에 맞서 혁명투쟁에 나서자고 선동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동지애의 노래는 김 주석을 지칭하는 ‘한별(일성)’을 우러러보며 혁명투쟁에 헌신할 것을 선동하는 내용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탈북 여배우’ 주순영 “사채 2억 쓰고 누드 감행”

    ‘탈북 여배우’ 주순영 “사채 2억 쓰고 누드 감행”

    탈북자 여배우 주순영 씨가 누드사진을 찍은 이유를 고백했다. 2일 방송된 KBS 2TV ‘여유만만’에서는 김정일 친모 전담배우로 유명한 주순영 씨가 출연해 탈북 후 남한에 정착하면서 겪었던 경제적 어려움을 털어놨다. 주순영 씨는 남한에 정착한 이후 자본주의에 익숙지 않아 경제관념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주순영 씨는 탈북자들을 돕기 위해 사채를 끌어 쓴 탓에 빚이 2억 넘게 생겼고, 빚을 갚기 위해 누드 사진을 촬영할 결심을 하게 됐다. 주순영 씨는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누드 사진을) 공개하기로 돼 있었다. 김정일 엄마가 벗었다는 콘셉트로 하면 돈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공개를 앞두고 아들이 누드 촬영 사실을 알았다. 아들이 울면서 ‘나는 지금 탈북자라는 것도 숨기고 한국사람처럼 공부하고 있는데 엄마는 옷을 벗고 김정일 이름을 팔면 여기 남조선 간첩이 가득한데 어쩌자는 거냐’라며 울더라”라고 덧붙였다. 주순영 씨는 “결국 3일 전에 관계자에게 누드 화보 공개를 거부했다. 화가 난 관계자가 노출 수위가 낮은 몇 장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BS, 간첩조작사건 다룬 ‘추적60분-국정원 편’ 방송 연기 논란

    KBS가 31일 방송 예정이었던 <추적60분> ‘국정원 편’과 관련, 방송을 이틀 앞두고 방송연기 통보를 해 논란을 빚고 있다. KBS 새노조는 30일 성명을 내고 정략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추적 60분 제작팀은 “29일 오후 백운기 시사제작국장으로부터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 편이 최소 2주 뒤로 방송을 연기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백 국장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국정원의 수사를 거론하며 “예민한 시기에 악용당할 수 있다”는 것을 불방의 사유로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백 국장은 “2주 뒤에 방송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데 국장직을 걸겠다”고 말했다고 제작팀은 전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편은 화교 출신으로 탈북해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던 유아무개씨가 탈북자 신원정보를 북한에 넘겼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국정원은 유씨를 기소했으나 나중에 유씨의 여동생이 “국정원의 협박·회유로 거짓 진술을 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으며, 유씨는 지난 22일 법정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KBS 새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은 국정원의 무리한 간첩기소를 다룬 내용으로, 이번 통합진보당의 국정원 수사와는 전혀 별개의 건”이라며 “현재 통합진보당의 내란 음모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국정원의 신뢰에 조금이라도 흠을 내지 않겠다는 정략적인 발상”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남북녀 연애소설로 포장된 묵직한 위로

    남남북녀 연애소설로 포장된 묵직한 위로

    탈북자 성옥의 첫 번째 집은 북한의 ‘하모니카 집’이었다. 여덟 세대가 웅숭그리고 있는 건물의 맨 끝 집. 겨우내 추녀 아래 매단 명태를 마르는 족족 떼어 먹던 집. 추레하지만 성옥에겐 엄마가 사는 그리움의 공간이다. 성옥의 두 번째 집은 서울 달동네의 반지하방이다. 내 집인데도 ‘혼자’라는 절망과 무망(無望)이 덮쳐 오는 배반의 공간이다. 그런 그녀가 꿈꾸는 세 번째 집을 그려 주겠다는 남자가 등장한다. 이경자(65)의 새 장편 ‘세번째 집’(문학동네)에서다. ‘세번째 집’은 죽음과 맞닿아 본 적이 있는 여자 성옥과 집을 짓는 남자 인호가 교감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탈북 여성과 남한 남자의 연애 소설로 압축하는 것은 성급하다. 탈북자의 전형을 되풀이하는 소설은 더더욱 아니다. 실제 한 탈북 여성을 모델로 한 성옥이라는 인물의 내면으로 침잠해 북한, 탈북자에 대한 편견을 걷어 낸다. 3대에 걸친 성옥의 가족사를 통해 개인의 삶을 옭아매는 질곡 같은 현대사도 꿰뚫는다. 일제 시절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일본 후쿠오카 탄광으로 징용된 할아버지, 일본 규슈의 모지항에서 태어나 북송선을 타고 북한으로 옮겨 간 아버지, 북한 함경북도 경성에서 태어나 남한으로 탈출한 성옥. 저마다 고향을 달리하며 조센징, 귀국자, 탈북자라는 꼬리표에 휘둘려 온 비운의 3대다. 작가는 지난 3년간 탈북자 수십명과의 인터뷰, 자료 조사에 매달려 인물들을 세심하게 조형해 냈다. 압록강을 거친 주인공의 탈북 경로와 할아버지, 아버지의 흔적이 깃든 일본 후쿠오카까지 답사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북한자료관을 제집처럼 오가며 김정일 신년사, 북한 교과서, 북한 영화 등으로 탈북자들에게 스며든 이념과 체제의 정서를 체감했다. 탈북자라는 소재는 작가의 전작을 부감해 보면 낯설지 않다. ‘사랑과 상처’(1998)는 식민 시절부터 분단 직후인 1932~1960년을, ‘순이’(2010)는 휴전되던 해인 1953년을 배경으로 했다. 작가는 “고향이 이번 소설을 키워 낸 뿌리”라고 했다. “제 고향이 강원도 양양이에요. 38선 이북이라 북한 지역이었다가 전쟁 나고 휴전이 되면서 남한이 된 땅, 소위 수복지구죠. 이로 인해 제 무의식 속에는 이념 때문에 삶이 박살 나 본 이들의 상처와 슬픔이 스며들어 있었던 거죠.” 그간 차별받는 여성, 이념 때문에 삶이 무너진 이들의 상처에 천착했던 작가는 ‘세번째 집’을 통해 문학관의 변화도 보여줬다. “40대까지는 제 주장을 강하게 발현하고 독자를 긴장시키는 소설을 썼어요. 나이가 들면서는 어떤 이념, 체제라도 사람이 살아가는 것 그 자체보다 더 귀한 건 없다 싶더군요. 그래서 소설가는 독자를 이롭게 하고 위로하는 몫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문학관이 바뀌었어요. 누가 먹어도 탈이 안 나는 음식처럼요.” ‘이성의 호기심을 넘어 그리고 본능의 깊은 켜들을 지나쳐, 성옥의 생의 원형질 같은 것으로 자신의 혼이 스며드는 느낌은 부정할 수 없었다. 수복지구 기념관의 도면을 상상할 때 성옥의 불행과 슬픔과 고통이 상징부호처럼 느껴지곤 했다.’(63쪽) 건축가 인호는 수복지구 기념관을 지으면서 슬픔을 배태한 성옥의 삶의 경로를 쓰다듬는다. “인호는 우리가 북한, 탈북자에게 가졌으면 하는 태도와 감정을 지닌 인물”이라는 작가의 설명처럼 남녀 관계에 갇히지 않고 인류애로 나아가는 성숙함이 돋보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진태 “광주경찰 발언, 지역감정 아니었다”

    김진태 “광주경찰 발언, 지역감정 아니었다”

    국정원 댓글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의 청문회 당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 대해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고 다그쳤던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이 문제가 없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에 대해서는 이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어 김 의원의 두둔 발언은 논란이 예상된다. 김 의워는 23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의원의 발언은 권 과장을 광주의 딸이라고 지칭한 문희상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4월 발언을 들면서 민주당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에 휘둘리지 말고 대한민국 경찰의 입장에서 행동하기를 요청했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탈북자 출신으로 남한의 지역감정 개념에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서 “그의 발언은 지역감정을 들먹인 게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오히려 청문회 당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진골 TK’라고 지칭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더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조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경우 자신은 박 의원을 맞제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같은 방송에 출연한 박남춘 민주당 의원은 “조명철 의원의 발언은 명백한 지역감정 조장 발언이었다”고 반박했다. 박남춘 의원은 김 의원이 지적한 문 비대위원장의 광주의 딸 발언에 대해 “그것은 지난 4월 21일 민주당 광주시당 대의원 대회에서 부당한 수사지시에 항거해 이틀 전 양심선언을 한 권 과장의 용기에 대한 찬사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장소와 시점 등을 고려했을 때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등의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는 뜻이다. 박남춘 의원은 박영선 의원의 진골 TK 발언에 대해서도 조 의원의 발언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구분했다. 그는 “당시 박 의원의 발언은 김용판 전 청장을 비롯해 서울청 수사부장, 수사과장, 수사2계장, 사이버 수사대장, 수서경찰서장까지 모두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같은 영남 출신으로 구성된 사실을 들며 그 같은 수사라인이 과연 공정하게 수사를 했을까 하는 의구심과 인사편중을 지적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한파 찰스 랭걸 의원 24일 한국에

    미국 의회의 대표적 지한파 인사로 알려진 찰스 랭걸(83) 민주당 하원 의원이 박근혜 정부 초청 1호 인사로 방한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미 상·하원 합동 연설을 통해 6·25전쟁 참전 용사인 랭걸 의원을 호명하며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21일 “정부의 첫 공식 초청 인사로 랭걸 의원이 24일부터 30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한·미 동맹 강화에 큰 목소리를 내 온 랭걸 의원은 방한 기간 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국내 정·재계 지인들과도 두루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 역할을 하는 랭걸 의원은 미 하원 세입위원장을 지낸 22선의 거물 정치인이다.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의 창립을 주도해 초대 회장을 지냈다. 2008년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의원도 방한한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매케인 의원은 1박 2일 일정으로 오는 25일 방한해 다음 날 주한 미대사관에서 안명철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사무총장 등 탈북자단체 대표들을 면담하고, 주한 미군 기지도 방문할 예정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기고] 국정원 개혁, 국익 차원 접근해야/윤홍석 극동문제연구소 동북아연구실장

    [기고] 국정원 개혁, 국익 차원 접근해야/윤홍석 극동문제연구소 동북아연구실장

    최근 국가정보원 직원 댓글 사건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이 정쟁 이슈로 부상하면서 국정원 개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증인들이 증인선서를 거부한 채 진행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는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경찰의 수사 축소 은폐에 대한 새로운 사실은 거의 밝혀지지 못한 채 여야 간 대치정국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정원 정치 개입 문제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 가운데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만과 피로감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정보기관으로서 국정원의 위상이 약화되어 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국정원 개혁을 정치적 관점으로 접근하게 되면 국가안보에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국정조사의 목적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이를 개혁의 기반으로 삼아 국가 정보기관으로서 국정원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치권은 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을 당리당략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문제는 국정원의 정치 개입 차단을 주장하는 야권이 개혁을 명분으로 국내 파트의 폐지, 심지어 조직 해체마저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북한에 의한 사이버 테러, 종북세력의 친북활동, 탈북자 간첩사건 등 현실적 안보환경을 고려할 때 국내정보와 국제정보는 분리될 수 없으며, 따라서 국정원 국내 파트의 폐지는 현실에 맞지 않는다. 더욱이 북한은 국정원 해체를 지속적으로 주장하면서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고, 국내의 일부 종북세력은 이러한 북한의 대남전략에 동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 해체까지 거론하는 것은 안보 현실을 지나치게 경시하는 처사이다. 현재 지구상의 거의 모든 국가가 정보기관을 운용하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많은 국가가 일시적으로 정보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축소하기도 했지만,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미국을 비롯해 영국·중국·러시아·일본·북한 등 대부분의 국가는 정보기관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통적 안보 위협 외에도 사이버 테러 등 새로운 위협 요인이 끊임없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정보의 수집과 분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며 관련 개혁도 불가결하다. 또한 국정원 개혁은 국가안보를 위한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가운데 정치 개입과 권력 남용 등 민주적 가치의 훼손을 방지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국정원이 본래의 기능에 충실하고 국가안보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국정원 개혁이 정치적 관점, 즉 당리당략이 아닌 국가 이익의 관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정원의 자체 개혁 방안과 결과에 대해 국회 내 통제기구인 정보위원회에서의 심도 있는 논의와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연착륙시키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국가 정보기관 본연의 역할 강화와 민주적 가치의 존중이라는 솔로몬의 지혜를 보여주길 여야 정치권에 기대한다.
  • 유엔 北인권조사위 첫 공청회 개최

    유엔 北인권조사위 첫 공청회 개최

    “당신은 어디서 태어났습니까?” “저는 평안남도 개천시 외동리 국가보위부 14호 관리소에서 태어났습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죄수였고, 어머니와 형은 제 눈앞에서 총살당했습니다.” 20일 연세대에서 개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첫 공개 청문회장. 하늘색 바탕의 유엔기가 내걸린 청문회장에서 COI 위원장인 마이클 커비 전 호주 대법관은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의 탈북자 신동혁씨와 교화소(교도소) 출신인 지현아씨를 상대로 북한 인권에 대한 증언을 청취했다. 수용소 내부의 끔찍한 실상에 대한 증언이 이어지자 COI 창설을 주도했던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은 믿기지 않는 듯 때때로 고개를 내젓거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는 신씨에게 “북한의 참혹한 상황을 증언해 준 용기에 감사하다”고 치하했다. 신씨는 정치범수용소 내에서도 악명높은 개천 수용소의 완전통제구역을 2005년 1월 탈출한 첫 탈북자다. 그가 증언한 개천 수용소는 인권 유린의 무대였다. 매년 2차례 공개 처형이 이뤄졌고, 노동 착취와 고문, 폭행은 일상의 모습이었다. 신씨는 공청회에서 7살 여자아이가 밀 이삭 5알을 주웠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서 맞아 죽는 것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의 어머니와 형은 탈출을 계획하다 막내인 신씨의 고발로 처형당했다. 커비 위원장의 ‘왜 어머니와 형을 고발했나’라는 질문에 신씨는 “그때는 14살이었고 간수가 누룽지 밥을 배불리 먹게 해준다고 약속해 고발했다”며 “부모가 뭔지 가족이 뭔지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수용소에서 태어나 24년을 살았지만 김일성과 김정일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살았다”며 “북한 당국은 재소자를 짐승처럼 생각해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커비 위원장이 신씨에게 증언을 뒷받침할 증거가 있냐고 묻자, 그는 “증거는 없지만 제가 살았던 인생 스토리이고 저는 그곳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커비 위원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북한대표부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여러 차례 서신을 보내 COI 참여와 서울 공청회에 북한의 옵서버 참석을 요청했지만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COI는 이날부터 24일까지 닷새간 열리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실태와 고문 및 구금, 타국민 납치 등 모두 9가지 유형의 인권침해 증언을 수집한다. COI 조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과도 비공개 회동을 갖고 의견을 청취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북·중 북핵 이견 있지만 긴장초래 안돼… 비핵화 이루려면 한·미 함께 움직여야”

    “북·중 북핵 이견 있지만 긴장초래 안돼… 비핵화 이루려면 한·미 함께 움직여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중국을 빨리 방문한다고 중·조(중·북) 관계가 좋고, 늦게 방문한다고 중·조 관계가 나쁘다고 평가해선 곤란하다.”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실무 총사령탑을 맡았던 쉬둔신(徐敦信) 전 외교부 아시아담당 부부장(차관급)은 20일 중국 베이징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13차 한·중 지도자 포럼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북핵을 두고 북·중 간 이견은 있지만 이것이 양국 관계의 긴장을 초래하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중·조 지도자가 만나기 위해서는 양국이 각자 고려할 문제가 있고 회담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도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말해 현 단계에서는 김정은 방중 문제가 논의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오는 24일 한·중 수교 21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회의에서 양측 참가자들은 북핵 해법에 대한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중국 측은 우선 북핵 문제 해결의 키는 중국과 한국이 아닌 미국과 북한이 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뒤 미국이 움직이도록 한국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쉬 전 부부장은 “북한은 비핵화가 유훈이라고 말했고 6자회담을 포함한 대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긴장된 한반도 정세가 완화됐지만 이는 이전보다 완화된 것일 뿐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비핵화를 이루려면 미국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칭화(淸華)대 당대국제관계학원 옌쉐퉁(閻學通) 원장도 북한이 핵을 개발하려는 것은 국가 안전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지적한 뒤 “미국이 평양에 대사관을 설립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키면 북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중 정상회담 당시 물밑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의를 두고 이견을 보였던 모습도 재연됐다. 치바오량(戚保良) 전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조선반도연구실 주임은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의 대상을 북핵으로 규정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핵우산, 일본의 핵무장까지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태식 전 주미대사는 “누구의 핵이 관심의 대상이고 누구의 핵이 한반도에 위협을 주는지는 자명하다”고 되받았다. 그러자 치 전 주임은 “한국은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비핵화보다 평화·안정 수호에 중점을 두는 등 북핵 해결 의지에 문제가 있다는 시선을 보내지만 비핵화와 평화·안정 수호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분리할 수 없는 관계”라며 중국의 개별 대북 제재를 통한 북핵 해결은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분명히했다. 김대식 전 중앙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나서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강도가 있는데 과연 평화적으로 해결하자고 설득하는 게 우선이 될 수 있느냐”며 중국이 ‘선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지 않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런샤오(任曉) 푸단(復旦)대 중국외교연구센터 주임은 “칼을 든 것은 누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며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의 방법을 병행해야 한다고 중국 측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한국 참가자들은 최근 탈북자 김광호씨 문제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중국이 대한민국 국적이 없는 김광호씨의 처제 등을 북한으로 보냈는데 이는 난민 의사를 고려하지 않은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치 전 주임은 “탈북자 처리 문제는 중·한 관계를 곤혹스럽게 한다”며 “중국이 이 문제에 있어 매우 곤란하다는 점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