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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자동지회, 북한 향해 초코파이 단 대형풍선 날려보내 “정권 타격도 목적”

    탈북자동지회, 북한 향해 초코파이 단 대형풍선 날려보내 “정권 타격도 목적”

    탈북자동지회, 북한 향해 초코파이 단 대형풍선 날려보내 “정권 타격도 목적” 북한이 서해 NLL 인근에서 대규모 해상사격훈련을 한 29일 탈북자단체인 탈북자동지회는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 인근 주차장에서 초코파이를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보냈다. 탈북자동지회 회원 30여 명은 북한 자유주간(4월 27일∼5월 4일)을 맞아 이날 오후 2시부터 40여분 간 초코파이 2500여 개를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북한으로 띄웠다. 이해영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북한 자유주간 행사를 맞아 북녘 동포에게 남한 사회의 풍요로움을 알리려 초코파이를 보내게 됐다”며 “북한 정권에 타격을 주는 것도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초코파이를 날린 뒤 곧바로 해산했다. 온라인뉴스부iseoul@seoul.co.kr
  • 中, 북한 접경 선양군구 긴급출동 훈련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유사시 투입되는 중국군 주력 부대인 인민해방군 선양군구(瀋陽軍區) 산하 39집단군(군단)이 ‘긴급출동’ 강화 훈련을 실시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지난 26일 보도했다. CCTV에 따르면 39집단군은 탱크와 공격용 헬리콥터를 총동원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방송은 특히 모 기갑부대 통신병이 군장을 메고 무기와 무전기를 수령한 뒤 정찰 차량에 지휘 통신망을 설치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이번 훈련으로 20~30분 걸리던 긴급 출동 시간이 10분대로 단축됐다”고 소개했다. 중국의 7대 군구 중 하나인 선양군구는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하는 부대다. 이들의 훈련은 북한의 급변사태나 대규모 탈북자 유입 등에 대비한 것일 수 있어 주목을 받는다. 그중 6·25 전쟁 때도 참전한 39집단군은 장성택 처형이 이뤄진 지난해 12월에도 3000여명을 동원해 백두산 일대에서 혹한기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중국이 선양군구의 ‘긴급출동’ 훈련을 상세히 보도한 것은 관련국들을 향해 자제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CCTV는 중국 해군도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보하이(渤海)만과 서해 일대에서 군사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 23일과 25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핵실험장의 남쪽 정문과 주(主)지원 구역에서 특정한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북한이 수일 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지난 23일 밝힌 것과 유사한 주장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유우성씨 ‘간첩 혐의’ 항소심서도 무죄

    유우성씨 ‘간첩 혐의’ 항소심서도 무죄

    국가정보원이 증거를 조작해 파문을 일으켰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항소심에서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를 간첩으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씨의 여동생 가려(27)씨가 국정원의 회유에 의해 허위진술을 했다고 판단하는 등 이례적으로 국정원의 부적절한 수사 행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흥준)는 25일 유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여권법,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과 공소장 변경으로 추가된 사기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5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작으로 밝혀져 철회된 유씨의 출입경 기록 외에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인 가려씨의 진술에 대해 증명력뿐 아니라 증거 능력조차 없다고 판단했다. 증명력을 판단하기 이전에 진술 자체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집됐기 때문에 재판에 사용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가려씨가 장기간 구금 상태에 있었는데도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마저 보장받지 못했다”며 “심리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수사관의 회유에 넘어가 허위로 진술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가려씨가 화교임을 밝혔지만 국정원장은 가려씨를 171일간 임시보호 조치했다”며 “조사가 진행되더라도 북한 이탈 주민이 아니기 때문에 행정조사가 아닌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이뤄지는 수사”라고 지적했다. 가려씨가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서 폐쇄회로(CC)TV와 외부 잠금장치가 설치된 독방에 수용됐고, 달력이 제공되지 않아 날짜 감각이 없었던 점, 외부와의 연락 두절 등도 감안했다. 이는 1심 재판부가 ‘가려씨 진술이 국정원의 회유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고, 불법구금된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단한 것과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가려씨 본인과 국정원 수사관, 검사 등이 작성한 진술 조서뿐 아니라 수원지법 안산지원의 증거 보전 절차에서 나온 진술도 공개 재판의 원칙을 위반해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핵심 증거인 가려씨의 진술이 모두 증거로서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서 재판부는 유씨의 간첩 혐의를 무죄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유씨가 북한이탈주민을 가장해 8500만원을 부당 지급받은 혐의와 동생까지 탈북자로 꾸며 입국시킨 점에 대해서는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이 밖에도 유씨가 우편으로 북한 보위부에 중고 노트북을 보낸 혐의(국보법상 편의 제공)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제시된 증거의 증명력이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유씨는 북한 보위부의 지령을 받고 탈북자 정보를 북측에 넘겼다는 혐의와 신분을 위장해 정착지원금을 부당하게 받아내고 허위 여권을 발급받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간첩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유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유씨의 북·중 출입경 기록 등을 새로운 증거로 제시했으나 이는 국정원이 위조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검찰은 지난 2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나섰고 증거조작에 관여한 국정원 기획담당 김모(47·4급) 과장, 조선족 협력자 김모(61)씨를 구속 기소하고 이모(54·3급) 대공수사처장과 이인철(48) 중국 선양 총영사관 교민담당 영사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간첩사건 증거조작 수사결과] 檢, 유우성 고발 사건은 끝까지 파헤쳐… ‘표적 수사’ 논란

    [간첩사건 증거조작 수사결과] 檢, 유우성 고발 사건은 끝까지 파헤쳐… ‘표적 수사’ 논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과 관련해 국가정보원 고위층의 개입 여부는 밝혀내지 못한 검찰이 유우성(34)씨에 대한 고발 사건은 끝까지 파헤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검찰의 ‘봐주기 수사’와 ‘표적 수사’의 전형이 또다시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두봉)는 탈북자들에게 돈을 받아 수수료를 떼고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는 이른바 ‘프로돈’ 사업을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유씨를 본격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유씨가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출입경기록에 대한 ‘정황 설명서’가 위조됐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서울시 공무원으로 취직해 공무를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탈북자 단체인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이 최근 고발장을 제출함에 따라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검찰이 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표적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유씨의 대북 송금 혐의는 이미 2010년 기소유예를 받았던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2009년 9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이 수사했다. 당시 검찰은 유씨가 초범인 데다 ‘통장만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한 데 따라 이듬해 3월 기소유예 처분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검찰은 고발장이 접수된 만큼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견해다. 같은 사안에 대해 다시 사법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사정을 참작해 기소를 안 해줬던 것에 불과해서 일사부재리와 관계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유우성 7년 구형…검찰 ‘사기죄 추가’ 25일쯤 선고

    유우성 7년 구형…검찰 ‘사기죄 추가’ 25일쯤 선고

    ‘유우성 7년 구형’ 검찰이 11일 국가정보원 증거조작 의혹을 낳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항소심에서 피고인 유우성(34)씨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1심 구형량도 징역 7년이었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흥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대남 공작활동으로 탈북자들 본인과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보 위해 행위를 했다. 그런데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거짓 진술로 책임을 피하기 급급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한 뒤 강제추방할 필요성이 크다”며 “집행유예 선고는 의미 없다”고 강조했다. 유씨는 북한 보위부 지령을 받고 탈북자 정보를 북측에 넘기는 한편 자신의 신분을 위장해 정착 지원금을 부당 수급하고 허위 여권을 발급받아 행사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간첩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1심은 작년 8월 유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유씨의 간첩 혐의와 부합하는 북·중 출입경기록 등을 새로 제시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증거가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소유지에 난항을 겪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공소장 변경 허가를 받았다. 유씨의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혐의에 사기죄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유씨의 부당 수급 지원금은 256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늘었다. 피고인명도 유우성의 과거 중국 이름인 ‘리우찌아강(유가강)’으로 바뀌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어서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검찰이 단지 피고인을 괴롭히기 위해 공소장 변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 “하나의 행위로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혐의와 사기죄 등이 함께 구성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변호인의 지적에는 판결로 답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공소장 변경에도 간첩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는 한 유씨 양형은 1심보다 높아질 수 없다. 검찰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부분에 항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고인만 상소한 혐의에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은 유씨의 불리한 정상을 부각하고 간첩 혐의에 대한 유죄 심증을 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공판에서 검찰은 “간첩 혐의도 더 입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변호인은 “검찰이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을 알면서도 공소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결심공판 2주 뒤인 오는 25일쯤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유씨 공작으로 탈북자들 생명 위협” 유씨 “北보위부는 원수… 누명 벗겨달라”

    검찰 “유씨 공작으로 탈북자들 생명 위협” 유씨 “北보위부는 원수… 누명 벗겨달라”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피고인 유우성(34)씨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11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흥준) 심리로 진행된 유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대남 공작 활동으로 탈북자들과 그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보 위해 행위를 했음에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거짓 진술로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1심에서도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탈북자에 대한 신상 정보가 이들에 대한 납치에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정의와 인권 관점에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라면서 “그럼에도 유씨는 자신이 마치 선량한 국민으로 생활해 온 것처럼 주장해 왔으므로 엄정한 책임 추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교인 유씨는 탈북자로 가장해 국가의 지원을 받았다”면서 “이것은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한 북한 동포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을 빼앗은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최후 진술에서 “북한 보위부는 우리 가족의 원수다. 반면 대한민국은 내게 은혜를 베풀었다”면서 “내가 간첩이 아니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나는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이 법정과 재판부를 믿기 때문에 어떤 판결이 나와도 달게 받겠다”면서 “부디 현명한 판단으로 나와 가족의 누명을 벗겨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간첩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1심은 지난해 8월 유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0만원을 선고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죄와 사기죄 등을 동시에 적용할 수 있다”면서 유씨에 대해 사기죄 혐의를 추가하는 내용의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였다. 즉 유씨가 신분을 속이고 정착금을 지원받은 행위는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죄인 동시에 사기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씨가 부당하게 받은 정착지원금도 종전 256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늘었다. 공소장 변경에도 간첩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는 한 유씨의 양형은 1심보다 높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부분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결심공판 2주 뒤인 오는 25일쯤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빗나간 北 요직교체 예측… 정보력 허점

    빗나간 北 요직교체 예측… 정보력 허점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제13기 1차회의에서 유임되면서 세대교체 가능성을 예측했던 정부 당국의 대북 정보력이 도마에 올랐다. 정부의 허술한 대북정보 수집·분석 능력의 ‘민낯’이 가감 없이 노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남 퇴진’ 가능성은 군 정보 당국에서 처음 제기됐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직후인 지난달 13일 국방부 정보본부의 분석을 토대로 군 관계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의원에 뽑히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당초 이 관계자는 “탈락이 유력하다”고 확정적으로 말했다가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수위를 낮춰 말했다. 이 같은 관측의 가장 큰 이유로는 ‘김영남’이라는 이름의 대의원이 뽑힌 평양 55호 선거구(은하 선거구)가 북한 과학원이 위치한 곳이라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었다. 김정은 체제에서 86세의 고령인 김영남이 물러날 때가 됐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이러한 관측은 그의 건강 문제와 대대적인 인사 개편 가능성을 시사한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 더해지며 기정사실화되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오보로 확인된 ‘김경희 사망설’이나 ‘최룡해 감금설’ 등도 대북 소식통들이 전한 대표적 사례다. 남북 관계 단절 이후 핵심 대북 휴민트(인적 정보망)가 붕괴된 이후 탈북자 등의 주변부 휴민트들에 휘둘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정부 고위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박봉주 총리가 경제난 해결 부진의 책임을 지고 해임될 것이란 말도 나왔다. 김 제1위원장의 ‘경제·핵 병진노선’ 발표 1주년을 맞은 뒤 내세울 성과가 없어 1주년 행사도 치르지 못한 정황 등은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조선중앙TV에 모습을 드러낸 김영남은 고령의 나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건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날 ‘총리 박봉주’의 임명 사실도 함께 알렸다. 2007년 김영남을 직접 면담했던 한 인사는 “7년전과 목소리 톤이 그대로였다”면서 “명목상 국가수반의 상징성만 있는 인물로 퇴진 여부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방부는 오랫동안 정보 분야를 맡은 이들이 소식통을 통해 대북정보를 수집하는 등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정 소식통의 정보를 지나치게 신뢰하다 보니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정세를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의미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교류가 적어지며 너무 부정확한 정보들이 만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주민 34% 외국 라디오 들어… 정보봉쇄 서서히 붕괴 ”

    “北 주민 34% 외국 라디오 들어… 정보봉쇄 서서히 붕괴 ”

    북한 주민의 34%가 외국 라디오를 청취하는 등 북한 정권의 정보 봉쇄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북한 당국은 지난해 말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장면을 저녁시간 TV를 통해 직접 주민들에게 방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버트 킹(72)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서 ‘북한 인권 상황의 현주소’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바깥 세계의 정보를 막으려는 북한의 제한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점점 외국 정보를 찾고 있다는 징후가 보인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 의회에서 수석보좌관 등으로 20여년을 일한 그는 2009년 제이 레프코위츠의 후임으로 인권특사를 맡아 대북 인권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북한을 잠시 이탈한 주민과 면담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34%가 정기적으로 외국 라디오 방송을 듣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미국과 한국은 북한 정부의 정보 통제를 깨야 하며 북한 주민이 외부 세계의 아이디어나 여건, 현실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킹 특사는 한·미 양국이 심각한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탈북자 면담 내용과 위성사진 등을 바탕으로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정권은 주민 8만∼12만명을 수용소에 가둬 놓고 있다”면서 “북한법을 어긴 당사자뿐 아니라 형제자매나 배우자, 부모, 아이들까지 투옥된다”고 말했다. 킹 특사는 유엔인권이사회가 최근 내놓은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 대해 “북한 인권 침해 상황의 심각성을 국제사회가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주민들은 왜 인권 침해 상황에 저항하지 않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처형당한 북한의 실세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내가 듣기로 평양의 한 식당에서 외국인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TV에서 장석택 공개 처형 장면이 방영됐고 사람들이 순간 침묵했다고 한다”면서 “사람들은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테고 더욱 문제 제기를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유우성씨 중국 이름으로 공소장 변경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7일 피고인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에게 북한이탈주민 보호법 위반 대신 사기죄를 적용하는 등 공소장 변경을 재판부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기존 공소장에 적시한 피고인의 이름을 유씨의 중국식 이름인 ‘리우찌아강’ 등으로 바꾸고, 등록기준지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외국(중국)으로 변경했다. 이는 유씨가 화교임에도 탈북자로 가장한 데 따른 것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유씨가 탈북자 700여명으로부터 26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 대북송금사업(일명 프로돈)을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해 서울동부지검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사실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또 유씨가 유광일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탈북자 신분으로 위장한 사실, 영국에서 허위 난민 신청을 했던 사실 등 의심스러운 행적도 공소장 내용에 추가했다. 이 밖에 기존 2560만원의 탈북 정착지원금을 가로챈 혐의를 8500만원으로 늘리고 시가 불상의 공공임대주택 거주권을 받은 부분도 추가했다. 이와 별개로 유씨에 대한 비공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탈북자 A씨는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한 자신의 증언 사실이 북한에 유출됐다며 이날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한편 북한에서 직파된 간첩 혐의로 기소된 홍모(40)씨는 이날 열린 첫 심문기일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비공개 재판을 강하게 주장하며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김우수)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홍씨는 “지난 4일 국민참여재판으로 공판이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씨는 지난달 25일 구치소에서 국민참여재판 의사가 없다고 했다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은 뒤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공소사실의 유무죄는 법정에서 증거에 의해 밝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국정원, 탈북민 합동신문센터 첫 공개…간첩 증거조작 논란 속 보여주기식 비판

    국정원, 탈북민 합동신문센터 첫 공개…간첩 증거조작 논란 속 보여주기식 비판

    국가정보원이 지난 4일 탈북민 수용시설인 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를 처음 공개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데다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을 앞둔 상황에서 ‘보여주기’에 급급한 물타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경기 시흥시 조남동에 위치한 합신센터는 최근 유씨의 여동생 가려씨가 ‘오빠 유씨가 간첩이라는 사실을 자백하라’는 강압과 추궁에 시달렸으며 시계나 달력조차 없는 독방에 감금된 채 취조를 당한 곳으로 지목되면서 ‘한국의 관타나모’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곳이다. 최근 합신센터가 간첩 색출을 목적으로 사실상 강제수사를 하고 있고, 장기간 인신구속 등 탈북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례적으로 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합신센터는 국가보안목표시설 최고등급 ‘가급’으로 부지 면적 6만 1014평에 탈북자들이 머무는 숙소와 교육·후생동, 사무동, 운동장 등을 갖추고 있다. 해외에서 들어온 탈북민이 남한에서 처음 머물게 되는 곳으로 가족사와 탈북 배경 등에 대한 조사 뒤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위장간첩 등의 우려가 없는 통상적인 탈북민의 경우 하루 평균 5∼6시간 정도 조사를 받게 된다. 5일 정도의 조사 기간에는 1인실에 머무르게 되며 다른 탈북자들과의 교류는 일정 부분 차단된다. 국정원은 1인실을 비롯해 조사실, 합동조사실, 의무실, 도서실, 어린이 놀이방 등을 공개하면서 “지난 5년 동안 부당한 대우는 없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녹화나 녹음을 하지 않거나 수사가 아닌 조사라는 이유로 진술서 내용에 대한 본인 확인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변호인 접견 및 조력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합신센터 공개는 국정원이 자기 합리화를 하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라며 “마치 합신센터에서 인권침해가 없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무인기 침투 몰랐나” 여야 구멍난 영공 질타

    “무인기 침투 몰랐나” 여야 구멍난 영공 질타

    여야는 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 무인항공기의 침투와 관련, 정부의 ‘안보 무능’을 집중 추궁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파주와 백령도에 추락한 소형 무인정찰기 2대가 북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단정하긴 어렵지만 여러 정황상 강력하게 추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석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영공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 침투를 몰랐느냐”며 질타했다. 정 총리는 “현재 추정되는 것은 북한에서 발진된 것으로 아주 극소형인 데다 저공비행을 해서 식별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북한 무인항공기에 송수신장치가 있었느냐”고 묻자 정 총리는 “송수신용은 아니고 진행에 도움이 되는 장치인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과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 등에도 질의가 집중됐다. 유성엽 새정치연합 의원은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에 정당 공천제 폐지를 요청해야 한다”면서 “당이 끝내 거부한다면 대통령이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군현 새누리당 의원은 “기초선거 공천 폐지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두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조작 의혹에 대해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은 “유우성씨가 2011년 서울시청에서 탈북자 지원업무를 담당한 이후 탈북자 재입북이 갑자기 늘었다”며 유씨의 탈북자 송금 브로커 활동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박범계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정원 대공수사팀장 수준에서 민주주의 근간과 사법질서를 훼손하는 문서조작 사건을 주도했는지 의문”이라면서 “국정원 2차장, 국정원장까지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이에 대해 “간첩 조작사건이 아니라 간첩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검찰이 공소장을 다시 제출한 것”이라면서 “검찰이 국가정보원과 함께 증거조작을 했다고 속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간첩사건이 위조됐다는 부분은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檢, 증거조작 연루 선양 영사 추가 기소 유력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가정보원 비밀요원과 협력자를 재판에 넘긴 데 이어 추가 기소를 위한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추가 기소 대상자로는 검찰이 앞서 기소한 국정원 김모 과장과 함께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 증거 조작을 주도적으로 지시한 국정원 소속 권모 중국 선양(瀋陽)총영사관 부총영사와 조작을 실행한 이인철 선양총영사관 교민담당 영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진상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1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한 보강 수사와 기록물 작성 등 마무리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우선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기도했던 권 부총영사에 대해서는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총영사는 현재 의식을 회복해 일반 병동으로 옮겨진 상태지만 일산화탄소 중독에 따른 장애 여부는 향후 정밀 진단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과장의 지시에 따라 허위로 영사 확인서를 써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영사는 불구속 기소가 유력하다. 사법 처리의 관건은 권 부총영사와 김 과장의 ‘윗선’인 이모(3급) 대공수사국 팀장이다. 검찰은 권 부총영사와 김 과장이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대공수사국 팀장이 증거 조작과 진행 상황 등을 보고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피고인 유씨에 대한 조사도 이어 나갈 방침이다. 탈북자 단체인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에서 유씨 측이 법정에 낸 문서의 위·변조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을 한 만큼 진상조사팀은 유씨에게 2일 오후 2시 검찰로 출석해 달라고 통보했다. 한편 유씨의 간첩 혐의와 관련해 비공개로 법정 증언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 출신 탈북자가 재판 이후 자신의 신분이 북측에 노출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일 유씨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A씨는 지난 1월 16일 재판부에 ‘북한에 남기고 온 자녀가 자신 때문에 보위부 조사를 받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반도 분단 70년-신뢰의 씨앗 뿌리자] 남북한 동질성의 현주소

    [한반도 분단 70년-신뢰의 씨앗 뿌리자] 남북한 동질성의 현주소

    2015년, 한반도가 분단된 지 70년을 맞는다. 그동안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등 화려한 약속들은 불신의 장벽을 넘지 못한 채 정치적 수사로만 남았다. 분단 체제를 넘어 통일로 가는 길목에는 아래로부터의 신뢰의 씨앗을 뿌리고 그 수확물을 파종하는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일 대박’의 청사진 격인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대북 구상’ 역시 남북한 신뢰 회복의 토대 없이는 사상누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서울신문은 ‘한반도 분단 70년, 신뢰의 씨앗 뿌리자’라는 시리즈를 통해 갈수록 깊어지는 남북의 분단 증후군을 짚어보고 통일한국으로 가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난 29일 서울 신촌의 한 카페. 이곳은 탈북 청년 박요셉(34)씨와 전상희(33·여)씨, 미국 교포 에릭(29)씨가 남과 북, 해외 동포가 모여 한반도 통일의 미래를 일상생활 속에서 체험하자는 취지로 운영하고 있는 ‘통일협동조합’ 현장이다. 다큐멘터리도 제작하며 탈북자 공동체의 자립을 실험하고 있다. 2004년 한국에 온 탈북 10년차인 박씨는 최근 화두가 된 ‘통일 대박’에 대해 묻자 “탈북자는 ‘먼저 온 미래’라고 하지만 현실은 대한민국의 이등 국민이고 탈북자 집단은 한국 내 또 다른 게토의 일원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 자체가 통일에 무관심하고 동질성 회복의 바로미터인 탈북자들을 이상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현실에서 북한 주민에게 통일을 설득하는 게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남북이 서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통일 구호만 요란하게 외치는 현실도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2006년에 탈북한 윤성현(32·가명)씨는 “북한 주민들은 남한이 자기들보다 잘산다는 것은 알지만 한국인들이 북한을 진심으로 이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윤씨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동독 주민들이 차별을 받았지만 동서독보다 더 큰 격차를 보이는 남북한은 더 큰 차별과 마찰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10년 전 탈북한 조현진(31·가명)씨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 자본주의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탈북자들이 북에서 왔다는 걸 숨기고 사는 것 자체가 남북한 동질성의 현 주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한 역시 통일에 대해 비슷하다. 우리 미래 세대의 통일 무관심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통일교육협의회가 전국 중·고등학생 20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27.1%는 통일과 북한 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답변했고 북한 주민에 대한 부정적 답변도 73.8%에 달했다. 통일이 필요 없다는 답변도 25.7%였다. 전문가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수치를 분석해 보면 숨어 있는 부정적 인식은 더 짙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올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기로 한 것도 통일 주역이 될 세대들의 괴리감을 확인, 현실적인 통일 교육의 방향을 정하기 위함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한반도 분단 70년-신뢰의 씨앗 뿌리자] 정서·언어·문화 이질감… 분단 증후군 극복에 ‘답’ 있다

    [한반도 분단 70년-신뢰의 씨앗 뿌리자] 정서·언어·문화 이질감… 분단 증후군 극복에 ‘답’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8일 드레드덴 구상을 통해 남북한의 동질성 회복을 강조했지만 분단 이후 69년간 남북 간의 정서와 문화, 언어의 골은 ‘분단증후군’으로 불릴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 민족 역사발전 단계의 질곡과 6·25 전쟁 이후 60여년간 증오의 악순환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한의 동질성을 회복하기에 앞서 교류와 접촉을 확대하면서 이분화된 문화와 정서를 좁히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남북한 사이의 문화적 이질성은 1990년 통일된 동·서독보다 큰 것으로 평가된다. 독일은 19세기까지 근대화 과정을 겪은 이후 1945년 전범국가로 강대국에 의해 분할됐다. 하지만 남북한은 조선 시대부터 내려온 전통문화의 잔재를 공유하면서도 1950년대부터 각기 다른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보편적 가치관의 차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30일 “6·25 전쟁을 거치면서 남북 상호 간 적대성을 키워 왔던 것이 독일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남북한의 정서적인 차이는 북한에 남아 있는 가부장적 유교문화의 잔재, 사회주의 정치이념, 획일화된 군사·병영 문화가 남한의 다원주의, 개인주의, 자본주의적 생활양식과 충돌하는 데서 드러난다. 남한 내 탈북자 여성들이 사회 활동에 대해 부정적이고 상명하복의 명령체계, 질서와 권위에 보다 민감하다는 점도 이를 반영한다. 북한 주민들의 강한 공동체 의식도 개인주의적이고 자본주의적 생활방식이 체화된 남한 사회에서 적응하기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2004년 탈북한 회사원 김석준(33·가명)씨는 “중국에서 3년을 지내고 동남아를 통해 남한에 들어왔기 때문에 중국생활이 일종의 완충 역할을 했지만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남한으로 곧바로 넘어온 탈북자들은 더욱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외래어 등 남북 간 언어의 차이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북한은 1949년 한자 사용을 폐지하고 한글 전용 정책을 실시하는 등 인위적으로 말을 규범화했다. 특히 한자어와 외래어는 대중화된 단어를 제외하고 한글 고유어로 대체하고 고유어가 없을 때는 풀이말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예를 들면 소형차는 ‘발바리차’로, 모자이크는 ‘쪽무늬그림’ 등으로 부른다. 이 밖에 괜찮다는 ‘일없다’, 심심하다는 ‘슴슴하다’ 등으로 향후 언어 통합이 절실함을 일깨워 준다. 남북한 경제적 격차에 따른 영양 공급과 신체구조상의 차이도 향후 통일 과정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엔인구기금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남한국민의 출생 시 기대 수명은 남자 78세, 여자 85세임에 반해 북한은 남자 66세, 여자 73세로 조사됐다. 기술표준원은 남한 주민의 평균 키를 남성 174㎝, 여성 160.5㎝로 집계했지만 통일부가 탈북자들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북한은 1930년대 수준인 남성 165㎝, 여성 154㎝로 추정된다. 특히 북한군은 청소년들의 평균 키가 작아지자 1990년대 초반까지 150㎝이던 모병 기준 신장 하한선을 2012년 3월142㎝까지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군에 입대할 나이인 만 17세가 됐음에도 150㎝가 안 되는 청년들이 많다는 증거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 시점에서는 조급하게 남북 상호 간 동질성을 회복하려고 하기보다 교류와 접촉을 늘려 이질적인 사회 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먼저 탐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北모란봉악단 女가수, 리설주 질투심에…경악

    北모란봉악단 女가수, 리설주 질투심에…경악

    북한을 대표하는 모란봉악단에서 처음으로 공훈배우 칭호를 받은 류진아가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것은 장성택의 애인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바람기’를 막기 위한 부인 리설주의 ‘질투심’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류진아는 모란봉악단 창단 1년 만인 지난해 7월 악단에서 첫 공훈배우 칭호를 수여받았으며, 지난해 12월 처형된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과는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장성택의 일당으로 지목된 예술인 40여명이 최근 일급 정치범이 수용되는 함경북도 청진시 수성교화소에 수감됐으며, 그 중에는 모란봉악단 공훈배우 류진아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29일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류진아가 수성교화소에 수감된 이유는 장성택 측근이라서가 아니라 리설주의 치맛바람 때문”이라면서 “류진아는 모란봉악단에서 처음으로 공훈배우 칭호를 받을 만큼 노래와 미모를 갖추었는데 이것이 리설주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보도했다. NK지식인연대는 또 “최근 북한 내부에서 리설주가 막강한 권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부 소식통은 “리설주가 파워 권력으로 부상하게 된 것은 김정은이 부모를 모두 잃은 외로운 형편에서 처가의 의견을 존중하고 많이 의존하기 때문”이라면서 “‘장성택 처형 사건’도 겉으로 보기엔 많은 사람이 동원된 것 같지만 실은 아내인 리설주와 그의 가족이 상당히 개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 번 수감되면 다시는 세상 구경을 못하는 곳으로 알려졌던 청진수성교화소는 2002년부터 종신형과 연한형으로 나눠 연한형에 처하면 형을 받은 만큼 살고 나오면 된다고 한다. 이번에 류진아는 5년형을 받고 수성교화소에 수감됐는데 형을 다 채우고도 리설주 때문에 못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앞서 모란봉악단이 지난해 10월 당 창건 68주년 기념공연 이후 5개월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장성택 숙청 사건에 연루돼 함께 숙청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류진아는 지난 17일 활동을 재개한 모란봉악단의 공연에 등장하지 않아 처형설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북한 조선중앙TV가 최근 방송한 모란봉악단의 공연 영상에 류진아의 모습이 다시 나와 수감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앙TV가 지난달 24일 방송한 모란봉악단의 공연 영상에서 류진아는 악장 겸 전자 바이올린 연주자 선우향희와 함께 등장했다. 하지만 이 장면이 언제 촬영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아 류진아의 유고 여부를 이 방송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김정은의 지시로 창단한 모란봉 악단은 지난 2012년 7월 6일 첫 공연을 했으며, 류진아를 비롯한 7명의 가수와 10여명의 연주자가 소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변 “北 보위사 간첩사건도 국정원 조작”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간첩 사건 증거 조작을 수사 중인 가운데 최근 기소된 또 다른 간첩 피고인도 조작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조작 사실을 숨기기 위해 변호인단의 접견까지 방해하고 있다며 공정한 법리 다툼을 촉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27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탈북자를 가장한 북한 보위사령부 소속 간첩’이라며 기소한 홍모(40)씨는 간첩이 아니며, 국정원의 회유와 압박 등에 따라 허위진술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씨의 변호를 맡은 민변의 장경욱 변호사는 “홍씨는 국정원 합동신문센터 독방에서 거짓 진술을 유도하는 국정원 직원의 회유와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았다”면서 “홍씨는 세뇌당하듯 (거짓 진술을) 쓰고 암기해야 했고, 허구이지만 충분하게 습득하도록 조사받았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또 “홍씨 기소 후 검찰이 오늘 오후까지 그를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며 “검찰 측은 ‘면담’이라고 하지만 이는 공소사실 유지를 위해 홍씨를 압박하려는 목적이었다고 본다. 명백한 형사소송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홍씨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사했고, 본인의 자백 외에 혐의를 입증할 증거도 확보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검찰은 북한 보위사 소속 공작원 출신으로 중국에서 탈북 브로커 납치를 시도하고 국내로 잠입해 탈북자 동향 등을 탐지한 혐의로 홍씨를 구속 기소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탈북女와 직접 결혼해 살아보니 이런 일들이…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넘어오는 북한 주민이 늘면서 국내에도 탈북여성과 결혼하는 남자들이 차츰 늘고 있다. 전혀 다른 체제와 여건 하에서 살아온 남녀들인 만큼 함께 살게 되면 서로에 대해 놀라게 되는 부분이 적지 않을 터. 그 중에 하나가 탈북여성들의 놀라운 절약정신이다. 탈북여성 박영미씨는 집에 있을 때 필요없는 전기는 반드시 끈다. 박씨는 “북한에 살던 시절 등잔불을 켜고 책을 보다가 가끔 전기가 들어와서 환해지면 가슴이 뛸 정도로 기뻤다”면서 “전기의 고마움을 알기 때문에 지금도 아끼며 쓰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인터넷 신문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최근 남한에 내려와 정착한 탈북자들의 몸에 밴 절약 실천을 기사로 소개했다. 북한에서 전기, 물품 등 워낙 심각한 생활고를 경험했기 때문에 남한 사람들의 낭비벽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기사다. 뉴포커스는 “음식물 쓰레기를 일주일에 한 번만 버린다. 남한사람들은 물자가 풍부해서 그런지 음식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린다. 북한에서 생활할 때 음식을 아끼던 것이 버릇이 돼서 지금도 음식을 대할 때는 조심스럽다”는 탈북여성 이정숙씨의 말을 전했다. 탈북여성 김혜연씨와 결혼한 한국인 A씨는 외출할 때 구두보다 운동화를 즐겨 신는다. 그는 “아내가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기를 원해서 바쁘지 않을 때는 2~3 정거장 정도의 거리는 걷기 때문”이라면서 “처음에는 아내가 운동 삼아 그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차비를 아끼기 위해서 그런 것이었다”고 말했다. 뉴포커스는 “대부분의 탈북자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 절약을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들을 통해 절약정신을 다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탈북자를 통해 얻는 가르침은 작은 것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인간의 미덕”이라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천안함 용사들 잊지 않겠습니다”… 4년이 지나도 마르지 않는 눈물

    “천안함 용사들 잊지 않겠습니다”… 4년이 지나도 마르지 않는 눈물

    정부 차원의 천안함 피격사건 4주기 추모식이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2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렸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오전 10시 현충광장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정부부처 장관, 군 주요인사, 육·해·공군 장병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빗줄기 속에 국민의례, 천안함 영상물 상영, 헌화·분향, 추모사, 추모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정 총리는 추모사에서 “천안함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안보태세를 한 번 더 돌아보고 결의를 다져야 한다”며 “유가족들이 존경과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와 유족들은 추모식 전후에 천안함 46용사와 한주호 준위가 잠든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탈북자동지회 등 탈북자단체 회원 30여명도 참배하고 헌화했다. 추모식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창당공동준비위원장 등 여야 지도부도 참석했으나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는 유족의 반발로 참석이 무산됐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유우성 항소심’ 시간 벌려는 檢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으로 벼랑 끝에 몰린 검찰이 오는 28일로 예정된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두고 추가기일을 요청하는 등 공소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에 대한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25일 공소장 변경 절차를 밟기 위한 추가기일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탈북자단체에서 유씨를 고발한 사건을 형사2부(부장 이두봉)에 배당하고 법리 검토가 끝나는 대로 공소장 변경이나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이 유씨가 탈북자를 가장해 정부를 속인 혐의(사기)를 추가로 적용할 경우 2006년부터 2년간 받은 5200만원이 추가돼 부당 수령한 지원금이 7700만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고발 내용에 대해 혐의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 기존의 공소사실을 유지하거나 위조로 지목된 문서에 대해 증거를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유씨 측은 ‘선고를 빨리 내려 달라’는 취지의 선고기일지정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법원의 조속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열린 공판에서 “검찰의 진상 규명 절차와 재판은 별개”라며 28일 결심 공판을 열기로 했다. 한편 지난 22일 자살을 기도한 국가정보원 권모(51) 과장이 25일 밤 장기적인 치료를 위해 서울아산병원 전문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권씨를 전문 중환자실로 옮기기 전에 뇌손상 등을 파악하기 위해 MRI 촬영을 했다. 병원 관계자는 “권씨는 응급 환자였기 때문에 응급 중환자실에서 치료해 왔다. 지난 사흘 동안 지켜봤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며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문 중환자실로 옮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윗선 규명을 위한 검찰 수사는 난항이 예상된다. 잇단 자살 기도와 ‘모르쇠’로 일관하는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 태도 등으로 뚜렷한 증거가 없어 검찰 안팎에선 국정원 김모 과장(구속)과 협력자 김모(61·구속)씨를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시론] 국정원의 직접 조작행위도 처벌해야 한다/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시론] 국정원의 직접 조작행위도 처벌해야 한다/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국가정보원이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탈북자 유우성씨의 북한 출입국 기록이 담긴 중국의 공식 문서를 조작해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 조작 행위가 국정원이 했는지, 국정원 협력자가 했는지 공방이 되고 있고 중국에서 발행한 문서도 중국의 법규를 위반했다는 등 수많은 주장이 난무하고 있어 누구 말이 맞는지 파악이 힘들 정도의 진실 공방으로 비화됐다. 그러나 이런 논란의 여지가 없는 또 다른 국정원의 조작 행위가 이미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는 사실은 잊히고 있다. 사실 국정원이 중국이 발행하는 공식 문서를 조작한 이유는 1심에서 국정원이 제시한 증거가 조작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유씨의 컴퓨터에서 찾아낸 사진이 북한에서 찍은 것이라며 증거로 제출했다. 변호인 측은 이 사진이 중국에서 찍은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중국의 옌볜에까지 가서 사진에 나오는 장소를 찾아내야만 했다. 하지만 디지털 포렌식(증거 조사) 작업 결과 변호인들이 애초에 중국에 갈 필요가 없었음이 밝혀졌다. 디지털 사진은 파일 내부에 노출 시간과 카메라 기종 등의 각종 정보가 기록돼 있다. 그런 정보 중에 사진을 찍은 장소의 위치(GPS) 정보도 포함된다. 국정원이 제출한 사진은 유씨가 휴대전화로 찍은 디지털 사진이었으므로 그 안에 위치 정보가 기록돼 있었다. 이 정보를 확인한 결과 국정원이 제출한 모든 사진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 옌볜에서 찍은 사진임이 밝혀졌다. 국정원이 유죄의 증거로 법정에 제출한 사진 자체가 유씨의 무죄를 증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국정원은 이 사진들을 유죄의 증거로 둔갑시키기 위해 다양한 은폐 조작행위를 했다. 우선 원본 사진이 디지털 파일임에도 종이에 흑백으로 인쇄한 형태로 제출했다. 만약 원본 파일을 법정에 제출했다면 변호인 측이 이 사진들을 직접 검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진 파일 안에 있는 관련 정보들도 제출하긴 했지만 위치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교묘히 은폐하는 수법을 썼다. 이런 부분은 변호인들이 원본 하드디스크를 돌려받은 뒤 또다시 디지털 포렌식 검증 작업을 의뢰해서 겨우 밝힐 수 있었던 사실들이다. 변호인 측의 포렌식 검증 작업 과정에서 국정원의 또 다른 은폐 조작 행위가 드러났다. 국정원은 유씨의 휴대전화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즉 동일 기종의 휴대전화, 같은 시기, 사진 일련번호 순서에 맞는 사진 중에서 중국의 노래방에서 찍은 사진이 있었음에도 이를 법정에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이 사진이 제출되었다면 유씨가 북한에서 활동했다고 주장한 검찰 측 주장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었을 것이다. 국정원은 법정에서 자신들이 쓰는 조사 프로그램이 유독 이 사진을 찾아내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국정원의 작업이 민간 포렌식 작업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신뢰하기는 어렵다. 사진이 무죄의 증거로 확실시되자 검사 측은 유씨의 입국 날짜를 변경해 가며 사진을 증거로 쓸 수 없더라도 간첩 행위를 한 것은 분명하다는 주장을 계속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국정원은 증거 조작에 대한 여론을 차단하고 유씨를 유죄로 만들기 위해서 급기야 중국의 공식 문서를 위조하기에 이른 것이다. 국정원의 사진 은폐 조작은 1차 증거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의도를 가지고 증거를 조작하는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일이다. 이것은 범죄 현장의 지문을 바꿔치기한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1차 증거를 조작하는 경우 디지털 포렌식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나면 공정한 디지털 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문서 조작은 책임 소재에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사진 조작은 국정원이 증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조작했기 때문에 국정원이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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