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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일 1막말’로 몸값 올리는 정치인들, 벌점제로 걸러냅시다

    ‘1일 1막말’로 몸값 올리는 정치인들, 벌점제로 걸러냅시다

    그야말로 ‘막말’ 풍년입니다. 봄꽃이 피기도 전에 막말부터 풍성하게 피어올랐죠. 꽃은 기분이라도 좋은데, 막말은 분노만 치밀뿐입니다. 특히 많은 국민이 애도와 안타까움을 표하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해 처먹는다”는 둥 “징글징글하다”는 둥 정치인들의 막말은 때와 장소, 대상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막말 논란을 부르면 당직에서 사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승승장구하죠. 그래서 ‘막말=존재감’이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이 더 많아지는 듯합니다. 불온(不on)한 회의에서는 정치인들의 막말을 논합니다. 통제할 방법은 정녕 없는 걸까요.부장: 스카우트 대원들이 ‘하루에 한 가지 착한 일’(1일1선)하듯, 정치인들은 ‘1일1막말’을 실천하려나. 주리: 정치인 막말은 진보·보수 정권 가리지 않았죠. 1998년 김홍신 전 한나라당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겨냥해 “공업용 미싱으로 입을 박아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어요. 2003년에는 같은 당 이상배 정책위의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일 외교에 대해 ‘등신외교’라고 했고, 이듬해엔 이 당 의원 10여명이 연극 ‘환생경제’를 올리면서 ‘육X할 놈’·‘개X놈’이라고 말해 엄청난 파장이 일었죠. 그 연극이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인물을 내세워 공격을 퍼붓는 내용이었거든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외모와 지능, 태생 등을 비하하는 막말이 난무했습니다. 유민: 임수경 전 민주통합당 의원은 2012년 자신을 촬영한 탈북자에게 “근본도 없는 탈북자 XX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라는 막말을 퍼붓기도 했고요. 진호: 죽음조차 막말의 대상이 됩니다. 노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에 대해서도. 지난 4·3 재보궐 선거 유세 당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노 전 의원에 대해 “돈 받고 목숨 끊은 사람”이라고 말한 건 도가 지나쳤어요. 부장: 유구한 막말의 역사. 그때와 지금은 분명한 차이가 있을 텐데. 진호: 막말의 대상이 바뀌었죠. 이전엔 정치인, 정부가 대상이었다면, 지금은 일반 국민마저 대상을 삼습니다. 지난 2월 불거진 ‘5·18 망언’이 대표적이죠. 자유한국당 이종명·김순례 의원이 “북한군 개입”, “괴물집단”이라면서 폄훼한 것처럼요. 주리: 매체가 많아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해 쉽게 퍼지다 보니 마치 영향력 있어 보이는 듯 착각에 빠지는 거죠. 진호: 특히 페이스북은 조직 내 소수 핵심층인 ‘이너서클’ 경향이 더 심하니까, 자신들의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면서 발언의 적절성이나 후폭풍을 생각하지 않고 내뱉는 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올린 글엔 지지자들만 모여서 찬성 댓글 위주로 달리니까 더더욱 ‘그래, 내 생각이 꼭 틀린 건 아냐.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잖아’ 이렇게 편향이 생기는 거예요. 주리: 분명 표현의 자유라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정치인이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막말에 섞어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른 SNS에 내뱉는 건 매우 무책임한 일이죠. 혜진: 정치인들이 상대방에게 막말로 상처를 주고, 부정적 프레임을 씌우는 것의 위험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요.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은 책 ‘정치와 영어’(1946)에서 정치와 언어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봤어요. 정치인의 언어가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죠. 유민: 그런데 막말에 대한 사과 방식도 너무나 어정쩡하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5·18 망언’에 대해 “희생자에게 아픔을 줬다면 그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고 “다양한 해석이 있다”면서 파문 당사자를 보호하는 식으로 대응했죠. 지난 17일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막말 파문에도 “유가족이나 피해자분들에게 아픔을 드렸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어요. 주리: 그러면서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겠죠. 혜진: 그런 점에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조금 다른 형태인 건가요. 손학규 대표에게 “찌질하다”는 막말을 한 게 징계를 통한 탈당 사유를 만들기 위해 대립각을 만들었다는 해석도 있던데요. 진호: 정치 거물을 막말 상대로 삼는 경우는 자신의 정치적 체급을 키우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보통의 의정활동으로는 인지도 높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혜진: 막말을 부추기는 데는 언론도 한몫하죠. 정치인들의 막말을 ‘받아쓰기’하면 편하고, 자극적인 말을 따옴표 처리해서 제목에 붙이면 기사 조회수가 높게 나오니까, 소위 ‘따옴표 저널리즘’이 구축되는 겁니다. 언론이 막말 글을 퍼서 기사로 써주니까 정치인들이 ‘페북정치’를 하면서 자기 주목도를 높이고 언론은 조회수를 키우는 체계가 만들어지는 거죠. 심지어 정치인이 취재하려는 언론에게 ‘내가 페이스북에 다 써놨으니 그거 확인하고 써라’는 식이에요. 피해는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가요. 독자 입장에서 페이스북 글은 ‘안구 테러’, 발언은 ‘고막 테러’가 되는 거죠. 유민: 그런 막말에 속이 뻥 뚫린다면서 ‘사이다’라고 반응하는 댓글들이 많이 달리기도 합니다. 포털 사이트 성향에 따라 막말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달라지는 것도 참 씁쓸한 현상이에요. 진호: 언론으로서 정치인이 문제가 되는 발언을 했을 때 그 사람의 본질을 알리는 차원에서 보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단지 막말이라고 해서 그걸 의도적으로 무시한다면 그것 또한 언론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 아닐까요. 세월호 막말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전 의원의 경우도 내년에 열리는 21대 총선에서 나오려고 했는데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보도를 통해 유권자에게 알려야 하는 게 언론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부장: 그래서 그런 극언들이 나오면 언론은 그 주장의 근거가 뭔지, 실제 사실은 무엇인지 확인해서 기사를 써야지. 그게 따옴표 저널리즘을 벗어날 수 있는 길. 그나저나 막말을 막을 방법이 뭐가 있을까. 진호: 뻔한 말이지만, 자정작용. 정치인 스스로가 해도 될 것, 안 될 것을 가려야죠. 물론 어려울 겁니다. 그런 막말로 재미 본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유민: 막말은, 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 혹은 제3자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걸 전제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정치인은 막말로써 ‘정치 혐오’, 나아가 ‘정치 무관심’을 유발하면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혜진: 그렇죠. 시민들이 정치를 혐오하게 되면 정치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자신들을 감시하는 눈들은 점점 줄어들 테니까. 유민: 게다가 국회의원의 막말에 대한 징계가 거의 없거나 너무 약한 게 문제라고 봐요. 그저 문제가 커지면 ‘유감이다’, ‘생각이 짧았다’ 정도로 넘어가고 끝. 진호: 당 징계도 징계지만, 막말로 몸값을 올린 정치인들이 재당선되는 것도 문제예요. 페이스북에 다른 사람의 말이라면서 ‘세월호 극언’을 했다가 삭제하고 사과까지 했던 정진석 한국당 의원이 그날 국회에서 ‘품격언어상’을 받은 건 코미디였죠. 내년 총선 앞두고 각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결성될 텐데, 막말 횟수도 공천 기준에 넣으면 좋겠네요. 유민: 국회의원은 임기가 4년이 되다 보니 선거철에만 신경 쓰고 일단 되면 모든 게 면책. 막말을 포함한 의원 품위 유지 위반에 대해서는 국민소환제 또는 주민소환제 기준을 낮추든지, 2년 중간평가를 도입하든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봅니다. 주리: 막말벌점제 어때요. 적정 벌점에 도달하면 국회의원 배지를 회수하는 겁니다. 국회법 제25조에는 국회의원 품위 유지 의무가 있고 제146조에는 본회의나 위원회 회의에서 모욕적인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어요. 막말은 분명 이 법조항을 위반한 것이니 가능하지 않을까요. 진호: 정치인 막말을 들을 때마다 노회찬 전 의원이 생각납니다. 2004년 총선 당시 노 전 의원이 “똑같은 판에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 고기가 시커매진다. 판을 갈 때가 왔다”며 밝힌 ‘삼겹살 불판론’은 소수정당 후보였던 그를 일약스타로 만들었죠. “적폐청산이 정치보복 아니냐”는 질문에는 “청소할 땐 청소해야지, 청소하는 게 ‘먼지에 대한 보복이다’ 그렇게 얘기하면 됩니까?”라고 되받아쳤죠.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고 적절하게 알려주는 것, 그게 정치인의 언어가 아닐까요. 말로 주목받고 싶으면 촌철살인하라고 말하고 싶네요. 유민: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부디 ‘모범관종’이 돼줬으면 합니다. 정리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전북대 저소득학생 해외연수 지원

    전북대학교가 저소득 학생 해외연수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전북대는 저소득 대학생에게 해외진로 탐색 경험을 지원하는 ‘파란 사다리 사업’ 주관 대학으로 선정돼 참여 학생을 모집한다고 11일 밝혔다. 대상은 전북·제주 권역 학부생으로 소득 5분위 이하, 장애인, 탈북자 등이다.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 입학자, 교육부 ‘글로벌 현장학습’ 등에 참여했던 학생은 지원이 제한된다. 파견 대학은 캐나다 센테니얼 주립대학과 영국 울버햄프턴 대학, 중국 상하이대학, 필리핀 산호세 대학, 베트남 하노이대학 등이다. 학생들은 4주 연수 후 최대 6학점을 인정받는다. 희망자는 26일까지 참가 신청서와 수학 계획서 등 서류를 전북대 국제협력부(☎ 063-270-4892)로 우편이나 방문 접수하면 된다. 면접은 5월 2일 진행되고 합격자는 다음 날 발표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北, 러에 밀가루 10만t 지원 요청”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밀가루 10만톤의 식량 지원을 요청했다고 아사히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북한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를 본격 추진하는 등 러시아에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탈북자 등 복수의 남북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올해 초 러시아에 밀가루 10만톤의 무상지원을 요청, 러시아는 이에 5만톤을 지원하기로 동의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앞서 평양의 주북한 러시아대사관은 지난 4일 러시아가 북한에 구호물자로 밀을 전달했다고 밝혔으며, 북한에 전달된 분량은 4000여톤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무산된 북러 정상회담도 이르면 다음달 열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의전 담당인 김창선 국무위 부장은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바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이 4월 11일 최고인민회의 1차 전체회의,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등 북한의 주요 일정을 마치고 4월 말이나 5월 중으로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중국과 쿠바, 베트남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하며 사회주의 우방국 연대를 복원·강화시켰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 대북 제재 하에서 경제 지원을 받고자 옛 사회주의 맹주이자 전통 우방국인 러시아와 관계 복원에 나서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北대사관 침입’ 자유조선 활동 일시중단…예일대 출신 에이드리언 홍 창 관심 집중

    자유조선, 2명 이상 美CIA와 접촉설 “탈북민 조직… 김씨 세습 끊어낼 것” 반북 단체 ‘자유조선’이 지난달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면서 이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의 실체에 관심이 쏠린다. AFP통신은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법원을 인용해 35세의 멕시코 국적자라고 확인한 에이드리언 홍 창이 ‘에이드리언 홍’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기반을 두고 반북 활동을 해 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예일대 출신으로 알려진 그는 북한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2005년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탈북자 지원 단체 ‘북한 자유’(링크·LiNK)를 공동 설립했다. 2006년 12월에는 중국 선양 미국 영사관으로 망명을 시도한 6명의 탈북자와 함께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가 열흘 만에 미국으로 추방됐다. 이후 전략자문회사 ‘페가수스’ 대표로서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고 정권 교체를 주장하는 활동을 벌였다. 홍 창은 2010년 이후 이화여대에서 인권과 외교 정책에 대해 강의했고, 미국 예일대 연구원으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는 뉴욕에 북한의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는 반북 단체 ‘조선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러나 홍 창이 자유조선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그가 미국 기반 인권 활동가 에이드리언 홍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스페인 언론은 당시 대사관 침입자 10명 중 2명 이상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접촉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지만 세계 최고 정보력을 지닌 CIA가 쉽게 노출됐다는 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대목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 연방수사국(FBI)이 스페인 당국으로부터 대사관 침입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명단을 넘겨받았고 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자유조선은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김씨 일가 세습을 끊어버릴 신념으로 결집된 국내외 조직으로 세계 각국 동포와 결집한 탈북민의 조직”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정권을 겨냥한 여러 작업을 준비 중이었지만 언론의 온갖 추측성 기사들로 행동 소조들의 활동은 일시 중단 상태”라고 언론에 관심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자유조선 “우리는 탈북민 조직…김정은 정권 흔들 것”

    자유조선 “우리는 탈북민 조직…김정은 정권 흔들 것”

    반(反) 북한단체 ‘자유조선’이 자신들의 정체를 ‘탈북민의 조직’이라고 소개했다. 또 “북한 내 혁명 동지들과 함께 김정은 정권을 뿌리째 흔들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자유조선은 28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우리 조직의 현재 입장’이라는 글에서 “우리는 김씨 일가 세습을 끊어버릴 신념으로 결집된 국내외 조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북한 정권을 겨냥하는 여러 작업을 준비 중이었지만 언론의 온갖 추측성 기사들의 공격으로 행동소조들의 활동은 일시 중단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다양한 추정이 나오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우리는 엄격한 보안상 한국 거주 중인 그 어떤 탈북민과도 연계를 맺거나 심지어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다”며 “언론은 우리 조직의 실체나 구성원에 대한 관심을 자제해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을 주도한 자유조선이 북한 내 동지들과 협력해 김정은 정권을 흔들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북한 당국은 내부적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민들에 대한 감시와 단속, 처벌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조선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이다. 이들은 26일 지난달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며 미국 연방수사국(FBI)과도 접촉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아울러 자신들이 북한대사관에 초대를 받아서 갔고, FBI와 상호 비밀유지 합의 하에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AFP통신은 스페인 법원을 인용해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이 ‘에이드리언 홍’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기반을 두고 오랜 기간 반북 활동을 해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스페인 법원이 ‘35세 멕시코 국적’이라고 확인한 그는 북한 정치와 경제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2005년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탈북자 지원 단체 ‘링크’(LiNK)를 공동 설립했다. 이듬해 12월 그는 중국에서 북한 주민 6명의 탈북을 돕다가 체포돼 열흘간 구금된 적도 있다. 이후 링크를 떠난 그는 전략자문회사 ‘페가수스’ 대표로서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고 정권 교체를 주장하는 활동을 벌였다. 그가 2010년 테드(TED) 연구원일 당시의 이력서에 따르면 그는 이화여대에서 인권과 외교 정책에 대해 강의했고, 예일대 연구원으로도 활동했다. 에이드리언 홍은 2011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랍의 봄’은 북한을 위한 드레스 리허설”이라며 “북한은 모든 영역에서 시리아나 리비아, 이집트, 튀니지, 예멘보다 주민들에게 훨씬 더 치명적이고 준비돼 있는, 거대한 적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2015년 뉴욕에 기반을 둔 반북 단체 ‘조선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는 이번 대사관 침입 사건 당시 스페인에서 ‘매슈 차오’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으며 우버 차량은 ‘오스왈도 트럼프’라는 이름으로 예약했다. 그러나 통신은 그가 대사관 침입 사건의 배후로 자처한 ‘자유조선’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北 대사관 난입 ‘자유 조선’과 에이드리언 홍 창은? 김한솔 “구출” 주역

    北 대사관 난입 ‘자유 조선’과 에이드리언 홍 창은? 김한솔 “구출” 주역

    지난달 22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자유 조선’의 실체가 조금 드러났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자칭 인권 운동가들의 조직인 자유 조선은 천리마민방위(CCD)와 동일체로 보인다고 영국 BBC는 27일 전했다. CCD는 “탈북자들을 돕는 조직”을 표방하며 북한을 통치하는 김씨 왕조를 전복하기 위해 움직인다고 밝히고 있다. 이 조직이 처음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17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독극물 테러로 목숨을 잃은 뒤 그의 아들 김한솔의 피신을 돕고 보호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다. 당시 김한솔이 CCD의 유튜브 계정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안전하게 지낸다고 밝혔고, 이 동영상은 지금까지 200만명 이상이 봤다. 김정남 살해범 재판이 시작될 즈음, 이들은 쿠알라룸푸르의 북한 대사관 담에 낙서를 남겼다. 이달초에도 마드리드의 북한 대사관 난입 사건 후 대사관 담에 자유 조선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로고와 비슷한 그림과 “우리는 일어난다!”는 한글 낙서가 등장했다. 이달 초 배포된 성명에 따르면 이 조직은 북한의 임시정부를 자처하며 김정은 정권 아래 압제 시스템을 전복시킬 것을 맹세하고 있다. “이 정부야말로 북한 인민을 대표하는 단 하나의 적법한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의 규모와 자금 조달, 누가 가입해 있는지 등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당히 폭넓은 것으로 보인다.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 습격은 에이드리언 홍 창이란 인물이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는 2005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탈북자들을 돕는 에이전트 그룹 ‘Liberty in North Korea(LiNK)’을 공동 창립한 인물이며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그를 잘 아는 소식통은 NK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멕시코 시민권자인 그가 “CCD의 모든 일에 배후”라고 지목했다. 그의 부모 모두 멕시코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멕시코 여권을 취득한 것으로 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소식통은 “최근의 스턴트는 2006년 별 필요도 없이 중국에 건너가 12월 6명의 탈북자와 함께 체포돼 엿새 동안 구금된 전력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홍 창은 마드리드의 한 가게에서 다섯 정의 권총, 전투용 칼 넷, 여섯 정의 펠렛 총, 고글 여럿을 구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는 괴한 중 적어도 둘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와 연계돼 있다고 보도했는데 CIA는 BBC의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  이렇게 조직원 신원이 드러나면서 CCD가 조만간 또다른 행보에 나서기엔 상당한 위험 부담이 따를 것이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AFP통신은 27일 스페인 고등법원의 기록을 인용해 ‘35세 멕시코 국적’이며 링크를 떠난 뒤 전략자문회사 ‘페가수스’ 대표로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고 정권 교체를 주장했다. 2010년 테드(TED) 연구원일 때 이력서에 따르면 이화여대에서 인권과 외교 정책에 대해 강의했고, 예일대 연구원(research fellow)으로도 활동했다. 리비아 내전이 시작한 2011년에 트리폴리에 나타나기도 했다고 AFP는 전했다.  테드에서 함께 했던 요르단 출신 사업가 술레이만 바크히트는 리비아 내전 때 1만 5000명의 리비아 주민을 요르단 병원으로 데려와 치료받게 한 단체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랍의 봄’은 북한을 위한 드레스 리허설”이라며 “북한은 모든 영역에서 시리아나 리비아, 이집트, 튀니지, 예멘보다 주민들에게 훨씬 더 치명적이고 준비돼 있는 거대한 적수”라고 비판했다. 탈북자 출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강제수용소 경험을 담은 책을 읽은 뒤 홍 창이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됐다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을 찾아 친북 동조자와 북한 인권에 침묵하는 사람들에 맞서 집회를 열었다고 했다.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5년 전이라며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몰락을 공부하기 위해 리비아로 건너 갔으며,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홍 창은 또 2014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에서 의미있는 야당과 시민사회를 강화하고 탈북자를 미래의 지도자로 양성하며 탈북자 교육 및 정착 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노력”을 국제사회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통신은 그가 자유 조선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유엔 “평화·비핵화 회담에 인권 연계해야…이산상봉 장기 지속돼야”

    유엔 “평화·비핵화 회담에 인권 연계해야…이산상봉 장기 지속돼야”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 인권 문제를 평화·비핵화 회담에 연계해 다룰 것을 한국 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보고관은 11일(현지시간)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에 앞서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북한과의 경제적·인도주의적 협력에서도 인권을 바탕으로 한 기본 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는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포함해 송환된 이들이 처벌받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이산가족 상봉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당사자들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인 억류자 6명의 석방과 국제노동기구(ILO) 가입도 촉구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의 인권 상황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법적 절차 없이 반국가 범죄로 수용소에 보내져 고문과 학대 등을 당하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정례 검토가 인권 문제를 개선할 중요한 기회라며 이를 계기로 국제사회가 관련 책임 규명에 나설 것도 촉구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출신 성분에 따라 삶이 결정되고 많은 사람이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소규모 시장(장마당)에 의존하고 있으며 법적 절차 없이 반국가 범죄로 수용소에 보내지는 일이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보안성·국가보위성이 관리하는 수용시설에서 고문과 학대가 광범위하게 저질러지고 있으며 수용소로 보내지는 사람들은 가족과 만날 수 없고 사회로 돌아갈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중국 정부에는 북한을 이탈한 주민들을 강제송환하지 말도록 할 것과 탈북자들에게 개별적 심사를 통해 망명자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법적·정책적 시스템을 채택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22일 폐막하는 유엔인권이사회는 올해도 북한인권결의안을 컨센서스(만장일치)로 채택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올해 인권이사회에도 결의안을 제출했다. EU와 일본이 공동 작성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은 2003년 유엔인권이사회 전신인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처음 채택된 이래 해마다 채택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템플스테이 연인원 처음으로 50만명 돌파

    템플스테이 연인원 처음으로 50만명 돌파

    산사 체험 프로그램 템플스테이의 한 해 참여 인원이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으며 올해 전체 누적인원이 50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5일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 템플스테이의 내·외국인 참가자 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연인원 합계 50만명을 초과했다. 내국인 참가자는 43만8000여 명, 외국인 참가자는 7만7000여 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대비 각각 5~8%가량 늘어난 수치다. 내국인 참가자의 경우 ‘기차타고 떠나는 템플스테이’ ‘봄·가을 여행주간’ ‘나눔 템플스테이’ 등 사업 확대에 따라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증가는 홍콩 국제관광박람회, 싱가포르관광박람회 등 해외홍보 활동과 ‘외국인 템플스테이 특별주간’ 운영, 지자체와의 마케팅 협력 강화가 주 요인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 해 템플스테이 홍보관 방문자 수는 약 5만명(4만9796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사찰음식체험관 외국인 체험자도 전년보다 47.1%나 증가한 2269명을 기록했다. 사찰음식교육관 향적세계의 수강인원은 초중고급반 모두 증가해 사찰음식에 대한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특히 고급반 수강인원은 전년 대비 73.9%나 증가한 960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올해 중점 사업으로 △나눔 템플스테이 사회공헌 확대와 △지역 연계 확대로 템플스테이 기회 증대 △외국인 템플스테이 참가자 확대 △사찰음식의 대중화 및 해외홍보 강화 △신계사 템플스테이 추진 등 5가지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사회공익적 역할 확대와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나눔 템플스테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기관과 함께 보호소년과 위기가족, 도박중독자, 탈북자 등 다양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템플스테이를 진행키로 했다. 템플스테이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외국인 숙박시설 해결 및 문화체험 제공을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현재 전국 135개 사찰에서 운영 중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정은이 놀랐다”는 핵시설로 평양 외곽 ‘강선’ 주목

    희천의 연하·하갑에도 농축우라늄 시설 “자강도·평안북도 등에도 소재” 증언 부시 때도 우라늄 탓 제네바 합의 파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외에 굉장히 큰 핵시설이 있다고 언급하자 북한이 놀라워했다고 밝혀 그곳이 어딘지에 관심이 쏠린다. 영변 외 핵시설이 있을 곳으로 의심되는 곳은 최소 3곳 이상이다. 김진무 전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공동 발간한 ‘한반도 비핵·평화의 길’에서 북한이 영변 외에 평양(강선), 희천(연하·하갑) 등 최소 3곳에 농축우라늄 시설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가운데 미국이 지목한 곳은 지난해 미국 언론에 보도된 강선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7월 워싱턴 소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를 인용해 영변 외에 운영 중인 우라늄 농축시설이 강성(Kangsong) 발전소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10년부터 운영된 이 발전소의 이름을 ‘강선’(Kangson)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보당국도 평양 인근 ‘강선’에 있는 이 의심 시설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탈북자 등을 중심으로 평안북도 용천군의 양책지구, 천마군, 대관군, 태천군의 지하 금광갱도가 우라늄 농축시설과 관련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자강도의 성간군에도 비밀 핵 시설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영변 핵시설이 북한 핵 능력의 약 80%라는 게 그동안 정설처럼 전해졌지만 이런 주장이 계속 제기되면서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래서 미국이 영변 외 추가 핵시설 폐기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영변 외 추가 핵시설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는 영변에 있는 농축우라늄 생산을 위한 원심분리기가 약 2000개에 달하는데 북한이 그동안 수입한 양은 600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라는 점 때문이다. 어딘가에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라늄 때문에 북미 협상이 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해 우라늄 농축 의혹을 제기하고 북한이 이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제네바합의는 사망선고를 받고 2차 북핵 위기가 시작됐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고농축우라늄 시설, 평양·희천 등지에 최소 3곳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회담에서 영변 핵 시설 외에 굉장히 큰 핵시설이 있다고 언급하자 북한이 놀라워했다고 밝혀 그곳이 어딘지에 관심이 쏠린다. 영변 외 핵 시설이 있을 곳으로 의심되는 곳은 최소 3곳 이상이다. 김진무 전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공동발간한 ‘한반도 비핵·평화의 길’에서 북한이 영변 외에 평양(강선), 희천(연하·하갑) 등 최소 3곳에 농축우라늄 시설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탈북자 등을 중심으로 평안북도 용천군의 양책지구, 천마군, 대관군, 태천군의 지하 금광갱도가 우라늄 농축시설과 관련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자강도의 성간군에도 비밀 핵 시설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특히 자강도 성간군과 평안북도 천마군은 한해 1.2t의 농축우라늄을 재처리하고 있다는 탈북자의 증언까지 나오고 있지만 정확한 확인은 되지 않았다. 영변 핵 시설이 북한 핵 능력의 약 80%라는 게 그동안 정설처럼 전해졌지만 이런 주장이 계속 제기되면서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래서 미국이 영변 외 추가 핵시설 폐기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1월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영변에 있는 시설 외에도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전체를 파괴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영변 외 추가 핵시설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는 영변에 있는 농축우라늄 생산을 위한 원심분리기가 약 2000개에 달하는데 북한이 그동안 수입한 양은 600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라는 점 때문이다. 어딘가에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영변 외에 다른 핵처리 시설의 해체 등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양국 관계 정상화의 상징으로 전면적인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미국 역시 ‘영변+α’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라늄 때문에 북미 협상이 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해 우라늄 농축 의혹을 제기하고 북한이 이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제네바합의는 사망선고를 받고 2차 북핵 위기가 시작됐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김정은 위원장 철통 호위…주목받는 ‘V자·11자 경호’

    김정은 위원장 철통 호위…주목받는 ‘V자·11자 경호’

    ‘방탄 경호’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호원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위원장이 26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동당역에 도착한 직후 경호원들이 김 위원장 차량 옆에서 ‘11자 대형’으로 쉴 새 없이 달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의 경호원들은 과거 남북·북미 정상회담 때 ‘V자 대형’으로 그를 둘러싸고 철통 방어하는 특유의 광경으로 이미 전세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김 위원장을 근접 경호하는 요원들로 추정되는 검정색 양복 차림의 남성들은 지난 24일 고려항공 수송기를 타고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의 숙소로 유력한 멜리아 호텔로 이동했다. 이날 베트남에 들어온 남성들은 줄잡아 100명 가량이라고 베트남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이들은 북한에서 수년간 고된 훈련을 거쳐 최강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북한 노동당 호위사령부(963)나 조직지도부(974) 소속이다. 북한군 출신 한 탈북자는 “북한군 내 어떤 특수부대도 김정은 경호부대에 한참 못 미친다”고 밝힌 바 있다. 주로 북한 고위층 집안 출신이 많으며 ‘인물’뿐만 아니라 ‘사상’까지 철저히 검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경호원들은 주로 ‘V자 경호’를 한다. 우리는 경호를 티내지 않는 ‘분산형 구조’를 택하지만, ‘V자 경호’는 위급할 때 바로 방어 라인을 만들고 몸을 날리는데 효과적이다. 이날 경호원들이 베트남에서 보여준 11자 대형도 마찬가지다. 최고지도자의 신변안전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북측에 있어 경호는 정상 의전의 ‘최우선 순위’ 문제다. 이들은 베트남에 도착한 김 위원장의 벤츠 리무진 차량을 에워싼 뒤 일제히 속도를 높여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늘 12명이 함께 이동한다. 경호원들은 24일 도착 후 멜리아 호텔 1층에 자리한 식당에서 무리지어 식사를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은 스위트룸이 자리한 멜리아 호텔 21층에 여장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경호원들은 호텔 직원의 안내를 받아 로비에서 ’그랜드볼룸‘이 있는 1층으로 올라가며 내부를 점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 위원장이 이 숙소에 묵을 것에 대비해 동선을 미리 체크한 것이다. 일부 경호원들에게 취재진이 김 위원장의 하노이 도착 일정 등을 묻자 “잘 모르겠다”고 하거나 “어디 기자냐”고 되물으며 답변을 피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북한, 노동당 간부용 교육자료서 ‘미국식 문화 유입 경계”

    “북한, 노동당 간부용 교육자료서 ‘미국식 문화 유입 경계”

    북한이 노동당 말단 간부에 대한 교육자료에서 미국식 생활 양식의 확산을 경고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세포위원장(농촌부문)’이라는 제목의 노동당 말단 간부 교육 자료를 입수, 그 내용을 전했다. 이 자료에는 “미국식의 생활 양식이 퍼진 남조선(남한)에서 고유의 민족 문화와 미풍양식이 흔들리고 있다”고 경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제국주의자들은 수많은 영화와 노래 등을 CD 등으로 퍼트리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64페이지 분량의 자료에는 농촌의 작업 현장에서 이기주의가 퍼졌다는 내용도 있었다. 자료는 제초 작업에서 자신의 할당 이상은 일하지 않는 당원, 과한 라이벌 의식을 가진 노동자가 동료의 일을 방해해 생산성이 떨어진 사료 공장의 사례를 제시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례에 대해 “노작학습(최고지도자의 저작물 등을 공부하는 것)으로 당의 의도를 깊게 인식시켰다”면서 “집단의 명예 안에 개인의 명예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넣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노동당 전 간부 출신 탈북자의 말을 빌어 “북한에서는 배금주의가 휩쓸고 있다. 사상만으로 인민을 지도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국정원 탈북자 조사 폐쇄적… 혈세 쓰며 간첩 조작 못 하게 바꿔야”

    “국정원 탈북자 조사 폐쇄적… 혈세 쓰며 간첩 조작 못 하게 바꿔야”

    최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잇따라 내리는 권고안이 있다. 검찰총장이 검찰 조직을 대표해 공권력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피해자들은 검찰총장의 사과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잘못한 사람과 사과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문무일 검찰총장의 사과를 받았던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대표는 앞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구잡이로 때려 놓고 일방적으로 ‘미안하다’고 하면 그게 사과냐”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39)씨도 마찬가지다. 과거사위는 지난 8일 문 총장에게 유씨와 그의 동생 가려씨에 대한 사과를 권고했다. 과거 검찰이 국가정보원이 제시한 증거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크고, 간첩죄가 무죄 확정되자 보복성 추가 기소를 하는 등 공권력을 남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씨는 반문한다.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있고 아직도 관련자 처벌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왜 현재의 검찰한테서 사과를 받아야 하느냐고. 서울신문이 만난 유씨는 여전히 국가와 싸우고 있었다. 다음은 유씨와의 일문일답.→근황이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한 여행사에서 시간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패키지 상품을 팔죠. 아직 진행되는 재판들이 많아서 꾸준히 법원에 출석해야 하다 보니 일정한 직업을 가지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이전엔 건설 현장도 다니고, 시장에서 상하차 작업도 해 봤습니다. →어떤 사건들이 남아 있는지요. -2014년 간첩죄가 무죄로 확정되자 검찰이 이미 기소유예 처분받았던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를 보복성으로 추가 기소한 사건이 대법원에 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그대로 굳어지면 검찰이 책임질 일만 남았죠. 이외에 기록 조작에 가담한 국정원 간부 사건에서 피해자로서 증언하고 있고, 저를 간첩으로 몰고 간 언론에 대한 소송도 일부 남아 있습니다. ●사과는 나쁜 짓 한 사람이 해야 의미가 있어 →최근 전직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죠. 합당한 판결이었다고 생각하셨나요. -전혀요. 너무 관대한 판결이 내려져서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공권력을 남용해 간첩 조작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아랫사람들이 잘못했고 난 서명만 해서 잘 모른다’고 일관하는 것을 법원이 받아들이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벌해야 하는데도 재판부는 관대한 형량을 내렸습니다. 심지어 함께 기소된 부하 직원은 집행유예로 풀려났고요. 저와 같은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판결이 아닙니다. 상급심에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사람들이 가한 피해만큼 처벌받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검찰 과거사위에선 유우성씨가 잘못된 검찰권 행사에 의해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인정하면서 검찰총장이 직접 사과하라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기분이 어떠셨는지요. -이번 심의 결과는 그동안 있었던 다른 진상조사에 비하면 나아간 결과라고 봅니다. 과거사위도 강제성이 없고 당사자들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지만, 적극적으로 조사하려는 의지가 보였습니다. 탈북자 진술 증거에 대한 추가 검증 절차를 마련하라는 등의 제도 개선 권고안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잘못은 과거 검찰에서 하고, 사과는 지금 검찰에서 한다는 점이 씁쓸합니다. 정작 사건에 관여된 검사들은 감봉에 그쳤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검찰총장이 사과하는 것이 피해자들에게 큰 위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이 사과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을 겁니다. ●간첩 조작 사실 밝혀졌는데 폄훼 보도 여전 →사건 당시 정부가 증언에 나선 탈북자들에게 금품을 지급했다는 사실도 드러났죠.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났던 걸까요. -국민 혈세를 이용해 간첩 조작이 가능한 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국정원 신문 과정이 폐쇄적이고, 탈북자들이 외부의 조력을 구하기 쉽지도 않죠. 당시 재판에서 국정원에 유리한 진술을 해 준 탈북자에게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됐다고 들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탈북자들이 그런 제안을 쉽게 거부할 수 있었을까요? 결국 과거사위가 권고한 것처럼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옛 중앙합동신문센터)부터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2014년에 이름이 바뀌었지만 저희가 보기에는 여전히 폐쇄적인 공간입니다. 외부와 차단돼 있고, 상주하는 변호사들도 사실상 공무원이나 다름없어 감시 장치가 없습니다. 인권센터 등 외부 인권기관의 변호사가 정기적으로 교대해 들어가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정기적으로 감사를 벌이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센터 안에서 탈북자들이 자유롭게 변호사도 선임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하고요. →현행 국가보안법도 바뀔 필요가 있을까요. -무엇보다 간첩의 정의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정보를 북한에 팔아먹는다면 간첩이 맞죠. 그런데 탈북자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이 너무 보고 싶어서 몰래 연락하고, 돈을 보내고, 두만강에서 만나기도 한다면, 그 사람도 간첩일까요? 현행법부터가 문제입니다. 국가보안법, 남북교류협력법, 형법에 관련 법이 제각각 있습니다. 앞서 말한 탈북자는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간첩으로 처벌받고, 교류협력법에 따르면 벌금으로 끝납니다. 법 잣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전히 유우성씨가 간첩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저를 간첩이라고 보도한 언론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처음 간첩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을 당시에 보수 언론에서는 저를 간첩으로 몰아갔고, 조작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도 신변잡기성 보도를 통해 저를 깎아내렸습니다. 예를 들어 ‘유우성은 왜 한국에 와서 개명했나’, ‘왜 유우성은 평범한 사람이라면서 유명인들과 사진을 찍을까’와 같이 사건과는 아무 상관없는 기사들이었죠. 그 당시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결국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쓰고 싶은 것만 쓰고, 인식하고 싶은 것만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탈북·이주민 정착 관심… 의학 지식 활용 꿈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탈북자들의 한국 정착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엔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민 문제도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만큼 정착민들을 도울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또 북한에서 공부했던 의학 지식도 활용하고 싶습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의대 진학을 시도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꿈까지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북한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바뀌길 바라시나요. -진짜 간첩이 있다면 잡아야 합니다. 그러나 보수적 국가 세력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간첩 조작을 이용해 자신들의 잘못을 덮어 버리는 관례를 수십년 동안 자행해 왔습니다. 사회를 마비시키고,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았습니다. 국가가 나서서 탈북자들을 간첩으로 둔갑시켜 증오를 심는 행위는 아주 큰 잘못입니다. 이번 정부에서 국가보안법을 개선하고, 간첩 조작도 강력하게 처벌하는 등 제동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것이 저를 비롯한 모든 국가 폭력 피해자들의 바람입니다. 다시는 간첩 조작으로 사회를 공포로 몰아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은 화교 출신으로 2004년 탈북한 유우성씨는 2011년부터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다 국내 탈북자 정보를 여동생 가려씨를 통해 북한 보위부에 넘겨준 혐의 등으로 2013년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가려씨는 재판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가혹행위로 거짓진술을 했다고 폭로했고, 국정원이 입수해 법원에 제출한 유씨의 북한·중국 국경 출입기록이 위조된 사실이 드러나며 유씨의 간첩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다.
  • 증거조작에 간첩 몰린 유우성씨...과거사위 “검찰총장 사과하라”

    증거조작에 간첩 몰린 유우성씨...과거사위 “검찰총장 사과하라”

    증거조작으로 국정원 직원 기소..검찰, 유씨 ‘보복 기소’ 경제 기반 취약한 탈북민 진술 검증할 추가 장치 필요“검찰총장은 사과하라.” 국가정보원의 증거 조작 등에 휘말려 억울하게 간첩으로 내몰린 화교 출신 탈북민 유우성(39)씨에 대한 검찰의 진상조사 결과는 참담했다. 검찰은 국정원이 제출한 조작된 증거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무리하게 유씨를 기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거 조작 혐의로 국정원 직원 등이 기소되자 유씨에 대해 ‘보복성 기소’를 하는 등 검찰권을 남용한 사실도 파악됐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8일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조작’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씨와 유씨 동생에 대해 검찰총장이 사과를 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유씨는 2006년부터 밀입북을 반복하며 탈북자 신원정보 파일을 동생 유가려씨를 통해 세 차례에 걸쳐 북한 보위부에 넘겼다는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2013년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의 협박·가혹 행위 등 인권침해, 증거조작·은폐 의혹이 제기돼 유씨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4년 항소심 공판 중 검찰 측 증거가 모두 위조된 것이라는 중국 주한 영사부의 회신 내용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검찰이 자체 진상수사팀을 꾸렸지만 증거 조작에 가담한 국정원 직원, 국정원 협조자 등만 기소되고, 담당 검사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진상조사단의 조사를 통해 당시 유가려씨에 대한 국정원의 가혹 행위는 실제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유가려씨의 진술은 일관성을 갖추는데 반해, 국정원 조사관들은 법정 진술을 담합하고 사실관계를 왜곡해 위증을 했다는 게 과거사위의 판단이다. 유가려씨가 사실상 피의자 신분이었는데도 변호인 조력을 못받도록 검사가 일부러 입건을 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과거사위는 유우성씨에 대한 유리한 증거가 은폐되거나 뒤늦게 법정에 제출된 배경에도 국정원의 의도적 은폐 행위가 있었다고 의심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기록을 꼼꼼히 검토했다면 증거 누락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검사에 대해 ‘공익의 대표자로서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을 옹호해야 할 의무’를 방기했다고 꼬집었다. 국정원이 제시한 유씨의 북한-중국 국경 출입기록(영사확인서)이 허위라는 것을 검찰이 알면서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을 가능성도 베재할 수 없다고 과거사위는 판단했다. 검사가 단순히 부주의하거나 검증을 소홀히 한 데 그치지 않고, 국정원의 증거 조작 사실을 묵인했을 수 있다는 의심을 내비친 것이다. 과거사위는 또 대다수 탈북민의 경제적 기반이 취약해 금전적 유혹이 쉽게 회유될 가능성이 크고, 탈북민 지위 특성상 국정원과 단절되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했다면 탈북민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서도 검사가 제대로 검증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탈북민의 진술 증거에 대해서는 진술인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의무화하는 등 추가 검증 절차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당시 유씨 사건에 대해 허위 또는 불리한 증언을 한 탈북민들은 법무부로부터 수 백만원에서 수 천 만원의 국가보안유공자 상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유우성씨 관련 증거 위조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진상수사팀(진상조사팀에서 확대)과 관련해서도 국정원 측에 대해선 강제수사를 하면서도 정작 담당 검사는 임의수사에 그친 점을 문제삼았다. “검사들이 국정원의 증거 조작 사실을 몰랐고 오히려 속았다”고 판단한 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벌이지 않으면서 검사의 책임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이밖에 검찰이 당시 증거 조작에 가담한 국정원 직원들이 기소된 직후, 유씨가 2010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다시 추가 기소한 것은 사실상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고 봤다. 과거사위는 “잘못된 검찰권 행사로 억울하게 간첩 누명을 쓰고 장시간 고통을 겪은 이 사건 피해자에게 검찰총장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30대 탈북여성, 한국 떠나 일본 국적 취득에 성공

    30대 탈북여성, 한국 떠나 일본 국적 취득에 성공

    북한을 탈출한 30대 여성에게 일본 법원이 이례적으로 ‘일본국적 취득’을 허용했다. 북한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일본계라는 증거는 부족했지만,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이 인정됐다. 2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가정법원은 북한에서 태어난 30대 탈북여성 A씨를 일본인의 딸로 판단, 일본 국적 취득과 일본 호적 등록을 허가하는 결정을 지난해 10월 내렸다.A씨의 외할머니는 전후 북한으로 건너간 재일교포의 일본인 아내였다. 이 때문에 A씨의 어머니도 일본 국적 보유자였지만, 그들과 A씨의 혈연관계를 입증할 근거는 없었다. 법원은 그러나 A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일본내 다른 친족들의 진술과 구체적인 점에서 일치한다”며 어머니와의 친자관계를 인정했다. 일본에 연결고리가 있는 탈북자가 일본에 정착하면서 친자관계의 입증만으로 국적 취득과 호적 등록을 허가받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탈북자 지원단체인 북한난민구원기금 관계자는 “이런 사례는 아마도 처음이 아닌가 한다”고 교도통신에 말했다. 탈북자는 일반적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때문에 A씨도 탈북 후에는 우선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후 A씨는 어머니의 고향에서 살겠다며 일본으로 건너왔지만, 경제적 기반이 없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곤궁한 생활을 해야했다. 이렇게 생계가 불안정했기 때문에 귀화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귀화 심사의 핵심요건 중 하나가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법원 결정은 생활이 어려운 일본계 탈북자가 일본 국적을 얻는 길을 확대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교도통신은 평가했다. A씨의 변호단은 “혈연관계를 입증할 자료가 부족한 가운데 법원이 A씨의 진술을 믿고 유연하게 판단해 주었다”고 밝혔다. A씨는 교도통신에 “일본 국적을 얻어 권리와 자유가 확대돼 마치 하늘을 날게 된 기분”이라면서 “일본내 탈북자나 북한내 일본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탈북자 개인정보 브로커에 팔아넘긴 전 통일부 공무원 집행유예

    탈북자 개인정보 브로커에 팔아넘긴 전 통일부 공무원 집행유예

    탈북자들의 개인정보를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넘긴 혐의로 기소된 전 통일부 공무원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부장 전국진)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 통일부 공무원 이모(48)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500만원, 추징금 570만원을 22일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이씨에게 탈북자들의 개인정보를 요구한 뒤 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된 배모(38)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3년 9월부터 2015년 12월 중순까지 11회에 걸쳐 배씨에게 570만원을 받고 탈북자들의 주소와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넘겼다. 2006년 탈북해 자신을 전담했던 이씨와 친분을 쌓은 배씨는 국내에서 탈북 브로커로 활동하면서 탈북자들이 탈북 후 약속한 비용을 제대로 주지 않자 돈을 받아내기 위해 이씨에게 탈북자들의 개인정보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씨는 2017년 7월 직위해제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앞서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3년에 벌금 3000만원, 배씨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통일부 공무원으로서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으로 넘어온 북한 이탈 주민들의 안전보장, 원활한 적응과 보호에 앞장설 것이 누구보다 기대되는 사람임에도 직분을 망각한 채 뇌물을 받고 정보를 제공해 국민적 신뢰를 배반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배씨는 자신의 영리 추구를 위해 사회 약자들인 북한 이탈 주민들의 주소를 불법적인 방법으로 알아내 그들로부터 채권을 추심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이씨에게 실형 전과나 동종 직무범죄 전과가 없고, 배씨도 동종의 전과가 없다”면서 “11회에 걸쳐 수수된 뇌물합계 금액이 570만원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생활비 등으로 사용된 점 등을 살폈다”고 밝혔다. 배씨에 대해서는 “비참한 인권상황에 처해 있던 북한이탈주민을 대한민국으로 입국시켜 인도주의적인 도움을 준 것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법 “국정원 접견 거부 관련, 국가가 유우성 변호인에 1000만원 책임져”

    대법 “국정원 접견 거부 관련, 국가가 유우성 변호인에 1000만원 책임져”

    유우성 씨 재판 관련 동생 가려씨 접견 요청에도 허용하지 않아 “접견권 침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인 유우성씨의 변호사들이 “국가정보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부당하게 접견을 거부당했다”며 낸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장경욱 변호사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피고는 모두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1·2심은 “국가가 변호인의 접견권을 침해한 게 맞다”며 “배상액 규모는 침해당한 이익의 중요성과 불법 행위의 책임 정도, 유사사건이 재발하지 않게 억제해야 할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를 옳다고 봤다. 탈북자 출신으로 2011년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이 되어 탈북자 담당 업무를 맡았던 유씨는 지난 2013년 1월 관련 정보를 북한에 넘겼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유씨의 동생 가려씨의 진술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유씨의 변론을 맡은 장 변호사 등은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 있던 가려씨 접견을 수 차례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국정원은 가려씨가 피의자가 아니라서 접견 대상이 아니며 본인이 접견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가려씨는 법정에서 국정원의 회유와 협박으로 허위 진술을 했다고 말했고, 또 국정원이 재판부에 제출한 물적 증거가 조작된 사실이 드러나며 유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무죄가 확정됐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서울포토] 5.18 남파 북한특수군으로 지목된 탈북자 기자회견

    [서울포토] 5.18 남파 북한특수군으로 지목된 탈북자 기자회견

    10일 오전 국회 본청 정론관 기자회견장에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 탈북자들이 보수논객 지만원 씨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남파됐다고 주장한 북한특수군(광수)으로 지목된 탈북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탈북장교출신 김정아씨가 증거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2019.01.10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제3국 도피했다가 이탈리아 재입국했을 것”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 제3국 도피했다가 이탈리아 재입국했을 것”

    지난해 11월 잠적한 조성길(44) 북한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먼저 제3국으로 도피했다가 다시 이탈리아에 재입국, 현재 이탈리아 정보당국의 보호를 받으며 망명 등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5일(현지시간) 지면 뉴스를 통해 조성길 대사대리의 잠적과 그의 행방을 둘러싼 의문점들을 짚어보며 이같이 추정했다. 이 신문은 조성길 대사대리가 정확히 언제, 어떤 이유로 사라졌으며, 현재 어디에 있는지 등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면서, 그의 잠적에 얽힌 사건을 지금까지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신문에 따르면 조성길 대사대리는 지난해 9월 귀임 통보를 받았고, 후임자에 대한 인수 인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신문은 “이탈리아 외교부가 대사대리 교체를 위한 마지막 절차를 수행하기 위해 11월에 그에게 연락을 취했을 때 그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이에 이탈리아 정보당국에 이 사실을 통보했고, 정보당국은 이미 제3국으로 도피해 은신해 있던 그를 찾아내 다시 이탈리아에 데리고 들어왔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 정보기관에 연락해 양국 정보당국의 긴밀한 공조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추측했다. 조성길 대사대리가 최초로 도피했던 제3국이 어디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조 대사대리는 현재 자신의 신병을 둘러싼 해법을 찾을 때까지 비밀 장소에서 이탈리아 정보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 그의 잠적을 인지한 이후 북한 당국은 특수요원들을 로마로 긴급 파견했지만, 조 대사대리 체포에 결국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특수요원들은 남아 있는 공관원들의 동요를 막고, 이번 사태에 대한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로마 남부의 에우르(EUR) 지역에 위치한 북한 대사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문에 따르면 조성길 대사대리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이탈리아에서 공부를 해 이탈리아어에 능통하고, 이탈리아를 잘 알고 있다. 신문은 이 점에 주목하면서 조성길의 향후 망명지와 관련해서는 “그의 궁극적인 목표가 자신이 지닌 정보를 미국 등에 넘겨 보상을 받으면서, 신분 세탁을 거쳐 이탈리아에 남는 것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신문은 그가 사람들과 물자들의 교통이 많을 뿐 아니라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근무한 만큼 서방 정보당국의 구미에 맞는 정보를 다수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지난 수십년간 탈북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망명지였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 정부가 북한 체제를 배신한 그를 환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그에게 망명을 허용함으로써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망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함께 내놨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탈북자 도운 중국인, ‘한국정부, 재수 끝에 난민 인정’

    탈북자 500여명의 중국 탈출을 도운 중국인이 한국 정부의 망명신청 거부로 오갈 데 없는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될뻔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제주발 기사에서 2004년부터 중국에서 타이 등으로 500명 넘는 탈북자들의 피신을 도운 중국인 투아이롱(55)이 한국에 망명신청을 했지만, 1차 거부돼 불복절차 끝에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장시(江西)성 출신인 투아이롱은 2004년 우연히 중국 내 탈북자의 라오스행을 도왔던 것을 계기로 2006년까지 500여명이 넘는 탈북자의 제3국행을 주선했다. 그러나 투아이롱은 2007년 4월 중국 당국에 체포돼 한 달간, 이듬해 또다시 체포돼 6개월간의 구금 생활을 각각 했다. 그는 2009년 3월 중국을 떠나 2010년 방콕의 유엔난민기구(UNHCR)에 망명신청을 했지만 거부되자 라오스로 거처를 옮겼다. 2016년 초 라오스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 귀국을 종용하자 그는 귀국 시 체포를 우려해 제주도로 입국해 한국에 망명을 신청했다. 하지만 투아이롱은 라오스에서 어떤 위험에 처해 있는지, 중국에서 어떤 처벌을 받을지 등이 정확하게 설명되지 않은 데다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망명신청이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아이롱은 이에 불복해 난민 불인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 지난 6월 승소판결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의 난민단체 관계자는 “법원 판결에 따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투아이롱에 대해 난민 인정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난민인정서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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