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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제재 유연해야” 이인영, ‘北 피살 공무원’ 형 면담…“6가지 요구”(종합)

    “대북제재 유연해야” 이인영, ‘北 피살 공무원’ 형 면담…“6가지 요구”(종합)

    통일부 “유족 요청에 따라 4일 비공개 면담”숨진 공무원, 작년 서해상 실종 후 北서 총살정부 ‘자진 월북’ 결론…유족 재조사 요청유족, 정부 상대 정보공개 거부취소 소송제기이인영 “대북제재 유연해야 비핵화 촉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와 면담한다. 이씨는 이 장관에게 유엔·남북 공동조사 등 ‘6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3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대북 제재를 유연하게 하는 것이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숨진 공무원은 지난해 9월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실종된 뒤 북한 등산곶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살됐다. 당초 국방부는 북한군이 피격 후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며 시신 훼손까지 국회에서 언급했으나 북한은 전통문을 보내와 시신을 훼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해당 공무원에 대해 빚 등을 근거로 ‘자진 월북했다’고 결론 내렸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이 장관은 내일 (해수부 공무원)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정부가 유가족의 요청 사안을 최대한 들어볼 필요가 있어 면담 일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숨진 공무원 형 “北 당국자 면담 요청” 이씨는 이번 면담에서 이 장관에게 ‘6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씨는 이날 언론에 “북한 당국자 면담 주선, 북한과 재발방지 노력, 북한 당국자와 직접 방문 및 접촉, 사고현장 방문, 유엔과 남북사고 공동조사 등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일 피격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청와대와 국방부, 통일부 등의 정부 당국자들과 면담 추진을 요청해 왔다. 그는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을 면담했었다. 이와 별개로 이씨는 정부와 유가족의 상반된 주장에 대해 유엔 주관의 재조사를 요청했다. 지난달 13일에는 지난해 이씨가 청구한 정보공개를 거부했던 청와대·국방부·해양경찰청을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이인영 “대북 제재 유연하게 적용해야 비핵화 협상 촉진 가능”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가 종전선언이 비핵화 협상 촉진제라고 했는데 경우에 따라선 제재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대북 추가 제재를 외교적 인센티브와 함께 언급한 데 대한 의견을 묻자 “추가 제재를 얘기하려면 그동안의 제재가 어떤 성과를 만들어냈는지 한번 평가할 시점이 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재 강화와 완화를 적절히 배합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나 주민들이 그들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들도 중요하다’고 말한 점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3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과 도쿄올림픽, 미국 신정부의 대북정책, 전시작전권 환수 절차 등 종합적 측면을 고려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부합하는 방향에서 정부 입장을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이인영 “대북 전단 금지법, 112만 접경지역 생명 위한 것” 이 장관은 다음달 발효되는 대북전단 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대해선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 한국 의회와 미국 의회 간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면서 “112만 접경지역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전단법과 관련 “미국 정부와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최근 미국 의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북전단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에 이 법의 주된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해 6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탈북자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한국 정부에 대한 대남 비방전에 나선 뒤 개성에 있는 한국 예산 180억원이 들여 만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시켜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소상공인 1000만원 마이너스 통장 지원…경기도, 경제방역 ‘파격’

    소상공인 1000만원 마이너스 통장 지원…경기도, 경제방역 ‘파격’

    경기도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이 1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경기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소상공인 코로나19 극복 통장 사업’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자금 융통이 필요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제1금융권 이용이 어렵거나 고금리 사채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보증료 없이 무담보·저금리 대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업체 1곳당 최대 1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 기간은 1년이지만 총 4회 연장할 수 있어 최대 5년 이용할 수 있다. 3개월 변동금리(12월 17일 기준)는 연 2.58%, 1년 고정금리는 2.76%다. 특히 기존 경기신용보증재단 특별 보증은 이용자가 연 1%대 보증료를 내야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극복 통장은 경기도가 보증료를 전액 부담한다. 지원대상은 경기지역에서 영업하는 소상공인 중 대표자가 신용 6등급 이하, 중위소득(4인 가구 기준 80% 이하), 40·50대 은퇴·실직 가장, 탈북자, 장애인,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다둥이가정,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차상위계층, 고금리 금융 이용자, 만 39세 이하 청년 재창업자 등이다. 지원 규모는 총 2000억원으로 최소 2만개 업체가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 통장은 다음 달 11일부터 경기지역 NH농협은행 154개 영업점과 61개 출장소에서 개설할 수 있다. 도는 긴급 재난극복 통장인 만큼, 도민들이 편리하고 신속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NH농협은행에서 보증신청, 접수, 심사(현장실사 포함) 및 대출 등 모든 업무가 원스톱(One-stop)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황영성 경기도 특화기업지원과장은 “이 사업은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에게 재난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실어주기 위해 시행하는 경제방역대책”이라며 “원활한 자금융통을 통해 지역경제 선순환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기록의 시간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기록의 시간

    올해 편집한 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나는 위안부가 아니다’이다. 안세홍 작가가 25년간 아시아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 여성 140명을 만나 그중 21명의 증언을 기록한 것이다. 여성들이 강간과 폭력을 당한 경험을 언어화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고, 작가가 녹취를 풀고 정리하는 데도 수년이 걸렸다. 어떤 사실들은 글이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뒤에서 머리채를 잡듯 끈질기게 붙잡고 늘어진다. 2021년의 첫발은 네 권의 기록을 펴내며 시작할 것이다. ‘억척의 기원’은 여성 농민 김순애의 생애를 최현숙이 채록한 것이다. 김순애는 “더러운 팔자”를 타고났다며 스스로를 “미친년”이라 부른다. 남편은 외도를 했고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늘 욕설을 뱉었으며, 무학자(無學者)라고 주변의 괄시까지 받던 그녀가 농사로 자립하고 여성농민회 활동까지 하게 된 변화의 시간을 풀어냈다.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울음과 한탄이 말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열적이고 상호파괴적인 가족관계, 상처가 누적된 삶은 느린 걸음으로 농촌사회와 가족 내에서 자기 몫을 되찾는 쪽으로 확장된다. 생애의 어떤 시점에 이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놓기로 마음먹고, 기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까지 갖는다. 계속 입을 다물면 내 겉모습과 과거 삶이 충돌하며 자아분열을 일으킬 것 같기 때문이다. ‘악취’는 ○○이 썼다. 이름과 그 어떤 것도 밝힐 준비가 안 된 저자는 18세에서 28세까지의 일을 투명하게 썼다. 왜 썼나. 우선, 과거에 성매매를 했던 경험을 떨쳐 내지 않으면 누구를 만나도 껍데기를 쓴 것 같아서다. 둘째,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남성들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저자는 가해자나 자신에게서, 지난 기억들에서 나쁜 냄새가 난다고 한다. 씻어낼 수 있을까. 글쓰기로 가능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더 망가지지 않기 위한 방법은 글쓰기밖에 없었다. 엘리자베스 로즈너의 부모는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았기에 로즈너는 ‘생존자’의 2세다. 부모는 미국으로 이민했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됐는데, 엄마는 굶주림의 기억 때문인지 게걸스런 식욕을 보였다. 닭뼈를 수북이 쌓아 두고 뼈다귀를 쪼개 골수를 빠는 모습은 흡사 동물 같아 작가인 딸은 그 소리를 듣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게다가 딸은 엄마의 모유를 통해 생존자의 불안증이 자신한테도 유전됐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평생 미국인으로 자랐지만 부모의 과거를 기록하겠다며 살인자의 땅 독일을 밟아 ‘생존자 카페’를 쓴다. 홀로코스트를 벗어난 이들 중 ‘생존자’라 불리는 걸 불쾌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생존자라 불리느니 차라리 수용소 몇 곳을 전전했다고 하는 게 낫다’는데, 어떤 비극적 경험을 한 사람들은 과거의 딱지가 따라다니는 데 몸서리친다. 모든 책은 ‘기록’으로서 의미를 지니는데 폭력, 배타, 차별로 점철된 삶을 산 이들에게 자기 증언은 특히 힘들다. ‘절박한 삶’에 등장하는 5명의 탈북자도 꿈에 그리던 한국에 온 지 10년도 넘었는데 인터뷰하면서 여전히 운다. 백장원씨는 탈출 시도 중 두 번이나 북송돼 구류됐고, 그 후 결국 북한 땅을 벗어났지만 도중에 딸을 잃어버렸다. 여태 11년간 딸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다. 마현미씨 역시 남편과 아들 모두 북한에 있고 혼자 도망쳐 왔는데, 아들 쌀밥 먹이려고 남한에서 몸이 부서져라 일해 안 아픈 데가 없다. ‘자유’가 있어 안도하지만 혈혈단신의 외로움에 어쩔 줄 모르고, 사회의 편견 때문에 탈북자라는 틀에 삶을 욱여넣고 있는 것만 같다. 사람들은 진실과 실체에 다가가려고 증언과 기록을 한다. 그러면 슬픔이 옅어질 것 같지만 실은 더 명료해진다. 입을 봉인한 침묵의 시간도 차가웠지만, 기록의 시간이 고통을 끝내 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고백을 하는 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신을 조명하기 위함이고, 기억과 증거의 한 형태로 존재가 규정되기 때문이다.
  • 지한파 美의원 “문 대통령이 대북전단 금지법 수정해야”

    지한파 美의원 “문 대통령이 대북전단 금지법 수정해야”

    미국의 대표적인 ‘지한파’로 통하는 제럴드 코널리 하원의원은 ‘대북전단 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널리 의원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한국 의회에서 처리한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이 법안은 북한 주민들에게 객관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전파하려는 한국 내 인권단체들의 활동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한국 내 표현의 자유를 냉각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민주당 소속인 코널리 의원은 “북한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해서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 법안에 서명하기 전에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널리 의원은 미 의회 내 지한파 의원들의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의 공동의장이자,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1월 실시된 미국 의회 선거에서 코널리 의원이 재선에 성공하자 축전을 발송하기도 했다.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을 둘러싼 미 의회 차원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의회 산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한국의 대북전단 살포금지법 관련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대북전단 살포금지법 처리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해오던 미 의회 차원의 첫 조치로, 인권위는 탈북자 및 한국 인권단체를 비롯해 관련자들의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미 공화당 측 공동위원장을 맡은 크리스 스미스 하원 의원도 앞서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의 기본적 시민 자유에 대한 경시와 공산주의 북한에 대한 묵인이 증대되고 있어 심각히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북단체, 미국의 대북전단금지법 비판에 “내정간섭 도 넘어”

    대북단체, 미국의 대북전단금지법 비판에 “내정간섭 도 넘어”

    대북단체들이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비판 여론이 나오는 데 대해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 17개 단체는 18일 공동성명에서 “대북전단 살포는 인권이나 표현의 자유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갈등조장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부 탈북자 단체는 이미 지난 2016년 대법원에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 조치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바 있음에도 여전히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느니 하면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전단 살포를 재정적·정치적으로 후원해온 미국의 관련 단체들과 정치인들도 합세하여 관련 법률 통과를 비난하는 등 내정간섭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협력의 비전을 훼손하는 내정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북전단금지법의 재검토를 요구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 대해서도 “갈등조장, 평화파괴 행위를 더이상 인권의 이름으로 미화하거나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에 조속히 법을 공포해 접경지역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법이 시행되기까지 3개월간 있을 수 있는 전단 살포 시도를 차단하라고 주문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유엔, 16년 연속 北인권결의 채택… 北 “쓰레기들의 날조”

    유엔, 16년 연속 北인권결의 채택… 北 “쓰레기들의 날조”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16년 연속 채택됐다. 역대 일곱 번째로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동의)로 통과되면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 여론을 보여 줬다.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본회의에서 16일(현지시간) 통과된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의 고문·성폭력·자의적 구금, 정치범 강제수용소, 조직적 납치, 송환된 탈북자 처우, 종교·표현·집회의 자유 제약 등을 지적했다.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와 함께 “가장 책임 있는 자들을 겨냥한 추가 제재 고려” 등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2014년부터 7년 연속 들어간 표현으로 사실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자연재해로 인해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넣었다. 지난 9월 서해상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최근 보고를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문구도 명시됐다. 이번 결의안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주도했고 미국, 일본, 영국 등 58개 회원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2008~2018년 공동제안국이었던 한국은 최근 2년간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컨센서스에는 동참했다. 결의안에는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남북대화를 포함한 대화와 관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외교 노력을 권장하는 내용이 추가됐고,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이날 “우리에 대한 정략적이고 심각한 도발”이라며 “결의안의 모든 내용은 쓰레기 같은 탈북자들이 지어낸 악의적으로 날조된 정보”라고 주장했다. 중국도 이날 컨센서스에 동참하지 않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통일부, ‘대북전단금지법’ 비판에 유감 표명 “민주적 논의로 개정”

    통일부, ‘대북전단금지법’ 비판에 유감 표명 “민주적 논의로 개정”

    외교부도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통일부는 17일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시행 전 재고를 권고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는 이날 취재진에 배포한 입장 자료에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민의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민주적 논의와 심의를 통해 법률을 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킨타나 보고관이 이에 대해 ‘민주적 기관의 적절한 재검토 필요’를 언급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유엔의 책임 있는 인사에 대해 직접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킨타나 보고관은 전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논평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은 다양한 방면에서 북한 주민들에 관여하려는 많은 탈북자와 시민사회 단체 활동을 엄격히 제한한다”며 “법 시행 전 관련된 민주적인 기관이 적절한 절차에 따라 개정안을 재고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내 일부 언론 매체들과 인터뷰 및 기고를 통해 이런 내용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킨타나 보고관은 (이 법이) 다수의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안전 보호를 위해 소수의 표현방식을 최소한으로 제한했다는 점을 균형 있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또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면서도 표현의 자유도 보호하기 위해, 입법부가 그간 판례 등을 고려하면서 표현의 방식을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민들의 생명, 신체에 위험을 발생시키는 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제한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정부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와 관련해 킨타나 특별보고관 등 유엔 측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소양 서울시의원, 북한이탈청소년 대안학교 ‘여명학교’ 이전 관련 서울시 지원 촉구

    김소양 서울시의원, 북한이탈청소년 대안학교 ‘여명학교’ 이전 관련 서울시 지원 촉구

    서울시의회 김소양 의원(국민의힘·비례)은 16일 서울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북한이탈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가 길거리에 내몰릴 위기에 처해있다며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의 책임 있는 답변과 지원을 촉구했다. ‘여명학교’는 90년대 후반 북한이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북한을 지원하고 탈북자를 보호하던 여러 교회와 개인들이 연합해 2004년에 설립한 학교로 서울시가 인가한 유일한 북한이탈청소년 대안학교이다. ‘여명학교’는 현재 입주해 있는 건물의 임대계약이 내년 2월 만료됨에 따라 당초 서울시가 은평뉴타운 내 10년째 비어있는 SH부지에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어 갈 곳을 잃을 위기에 놓여있다. 딱한 사정을 호소해 임대계역을 1년 연장 했지만, 이후에는 배움의 터전을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현재 308명의 북한이탈청소년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정규학력에 적응하지 못하는 북한이탈청소년들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조명숙 여명학교 교감은 “북한이탈청소년들은 북한을 탈출할 당시의 트라우마와 강제 북송의 위기 등을 겪으며 마음의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라며, “치유와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는 대안교육이 필요한 이유다”라고 강조한다. 김소양 의원(국민의힘, 비례)은 “여명학교 이전 부지를 알아보기 위해 선생님들이 직접 뛰어다니며 눈물로 호소하는 모습을 보며 시와 교육청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서울시와 교육청을 질책했다. 김 의원은 “북한이탈청소년은 미리온 통일새싹으로 이드를 지원하는 문제는 통일 후 사회통합의 첫걸음이다”며, “여명학교를 거쳐 가는 학생들이 통일 한국의 대통령과 총리를 꿈꿀 수 있도록 서울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엔 16년째 北인권결의 채택, 한국 제안국 불참…北 “쓰레기들 날조”(종합)

    유엔 16년째 北인권결의 채택, 한국 제안국 불참…北 “쓰레기들 날조”(종합)

    58개국 공동제안, 한국은 2년째 빠져“가장 책임있는 자에 추가 제재 고려”北, 서해상 한국 공무원 피격도 영향“코로나로 인도주의 악화 우려”북 강력 반발… “정략적 심각한 도발”“쓰레기 탈북자들의 악의적 날조”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북한인권결의안이 16년 연속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결의안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와 “가장 책임있는 자들을 겨냥한 추가 제재 고려” 등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가장 책임있는 자’는 사실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9월 북한의 서해상에서 한국 공무원을 총격 피살한 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와 유럽연합(EU) 등 58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으나 한국은 2년째 빠졌다. 유엔 “北, 고문·성폭력·조직적 납치 등인권침해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 유엔총회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동의)로 채택했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6년째다. 북한 인권 상황의 ICC 회부와 책임자 처벌 촉구는 2014년부터 7년 연속 결의안에 포함됐다.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컨센서스로 채택된 것은 지난 2012∼2013년과 2016∼2019년에 이어 올해가 7번째다. 그만큼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여론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8일 인권 담당인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에서 컨센서스로 통과된 올해 결의안은 이날 유엔총회 본회의에 그대로 상정돼 큰 이견 없이 받아들여졌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주도한 이번 결의안은 대체로 기존 결의안의 문구를 거의 그대로 반영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 따른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 등을 추가했다. 우선 결의안은 북한의 고문, 성폭력과 자의적 구금, 정치범 강제수용소, 조직적 납치, 송환된 탈북자 처우, 종교·표현·집회의 자유 제약 등을 지적하면서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벌어지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北인권보고관, 공무원 피격사건 규탄유엔 “北보고관 보고 기꺼이 받아들여” 특히 올해 결의안은 “코로나19와 같은 보건 위기와 자연재해에 대한 제한적인 대처 능력 때문에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북한의 위태로운 인도주의적 상황에 매우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우려했다.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서는 “남북대화를 포함한 대화와 관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외교 노력을 권장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북한과 대화체를 유지하는 국가들이 계속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안보 구축을 지지할 것도 독려했다.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상봉 재개를 촉구하는 문구도 포함됐다. 지난 9월 서해상에서 일어난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담기지 않았으나,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최근 보고를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표현이 명시됐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앞서 제3위원회에 출석,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북한을 규탄하고 유가족 보상을 촉구했다.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지난 9월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은 북한 해상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뒤 시신이 훼손된 것으로 국방부는 보고했다.미·영 등 58개 회원국 공동제안한국, 2년 연속 빠져…컨센서스는 동참 이번 결의안은 EU 국가들 외에 일본, 미국, 영국, 캐나다 등 58개 회원국이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2년 연속으로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나, 컨센서스에는 동참했다. 한국은 지난 2008∼2018년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지난달 제3위원회 채택 후 “우리 정부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 아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결의안 컨센서스 채택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北 “흔들릴거라 생각하면 심각한 오판”“EU, 자국 인권침해나 신경 써라” 북한은 제3위원회 채택 당시와 마찬가지로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이날 결의안 통과에 대해 “우리에 대한 정략적이고 심각한 도발”이라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결의안의 모든 내용은 쓰레기같은 탈북자들이 지어낸 악의적으로 날조된 정보”라며 “이는 소위 ‘레짐 체인지’의 구실로 악용하려는 적국들의 공격 도구에 다름 아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6월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탈북자들을 ‘쓰레기’라고 비난하며 한국이 이를 두둔하고 있다고 쏘아 붙였고 급기야 한국이 전액(180억원) 투자해 지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시켰다. 그는 “정략적인 인권결의안이 우리를 흔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심각한 오판”이라며 결의안을 주도한 EU에 자국 인권침해에나 신경쓰라고 받아쳤다. 중국도 서방 국가들의 ‘이중잣대’를 비판하면서 컨센서스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박상학 “김여정 하명법 ‘대북전단금지법’ 헌소 제기”…통일 “사실 왜곡”(종합)

    박상학 “김여정 하명법 ‘대북전단금지법’ 헌소 제기”…통일 “사실 왜곡”(종합)

    박상학 “북한에 굴종한 김여정 하명법”“표현 자유 억압, 국제사회도 용인 않는 악법”국회서 14일 대북전단살포금지법 통과박씨, 오늘 검찰서 첫 대북전단 살포 조사통일부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설명자료“접경지 주민 생명·안전·재산 침해”“김여정 하명법 프레임 씌워 왜곡·비난”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15일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에 대해 “김여정 하명법”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통일부는 “사실을 왜곡한 명백한 잘못”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박상학 “악법 공포 후 헌법소원 제기”“檢서 후원금 조사하겠다고 해” 박 대표의 법률대리인 이헌 변호사는 이날 취재진들에게 문자를 보내 “전날 집권여당의 입법독재로 통과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은 북한에 굴종하는 반대한민국적 김여정 하명법”이라면서 “박 대표는 이 악법에 의해 기본권을 직접 침해당한 당사자로서 이 악법의 공포 후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해당 법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반헌법적이며, 국제사회와 국제법규에도 용인되지 않은 악법 중 악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대북전단사건에 대해 첫 조사를 받는다. 이 변호사는 “검찰 측은 후원금에 관해 조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송영길, 김정은 암살영화 담긴 대북풍선에“北이 장사정포 쏘지 않겠나”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회의에서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찬성 토론에 나서 과거 한 대북 단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암살하는 내용의 영화 DVD 10만 장을 매단 풍선을 북한에 보내려 했던 것을 언급, “이걸 뿌렸다고 하면 도발을 안 할 것이라고 할 수 있나. 북한이 장사정포를 쏘지 않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역으로 생각하기를 바란다”며 “부분적 이익을 위해 이렇게까지 국가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를 용납할 수가 있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野 “대북실상 알리는 노력을 탈북자의객기로 치부한 외통위원장 인식 개탄” “南이 도발 빌미 제공 北주장 그대로 답습”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외통위원장이 북한의 대남도발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북한 주민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려는 노력과 표현의 자유를 ‘한 탈북자의 객기’ 정도로 치부하는 외통위원장의 인식이 개탄스럽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는 전단을 보내면 장사정포를 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한다. 도발 때마다 우리가 먼저 빌미를 제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대북전단살포금지법, 국회 통과최대 3년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 김여정 지시로 6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김여정 “남조선 응분 조치 못하면 개성공단 완전 철거·군사합의 파기해야” 국회는 전날인 14일 본회의를 열고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일명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가결시켰다. 이 개정안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 살포 행위 등 남북합의서 위반행위를 하는 경우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앞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은 지난 6월 대북전단 살포가 이뤄진데 대해 탈북자와 한국 정부를 맹비난하며 한국의 혈세 180억원이 전액 투입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시켰다. 김 후보위원은 남북정상이 맺은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를 막말을 퍼부으며 경고하기도 했다. 당시 대북전단 살포 등을 이유로 대남적화 사업에 총대를 멨던 김여정 위원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남북 긴장 고조” 그러자 통일부는 ‘김여정 하명법’이 아니라며 해명에 나섰다.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은 과도한 북한 눈치 보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한 반박했다. 통일부는 전날 국회를 통과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안내하는 설명자료에서 “표현의 자유도 헌법상 권리지만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안전이라는 생명권에 우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2008년 18대 국회에서부터 대북전단 살포 규제를 위한 입법이 지속해서 추진돼왔다며 “소위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사실과 다른 프레임을 씌워 왜곡하고 비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태”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2014년 남측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에 북측이 고사총 사격으로 대응했던 사례와 올해 6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를 언급하며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의 도발을 초래해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안전·재산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켜 국가안보를 저해한다”고 설명했다.“제3국 통한 물품 전달, 적용대상 아냐” 특히 이번 개정안은 최소한의 규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통일부는 “‘전단 등 살포행위’와 이로 인한 ‘국민의 생명·신체에 심각한 위험 초래’라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처벌이 가능하다”면서 “표현의 자유의 일부 특정한 방식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북한이 대남전단을 살포할 경우 대응 수단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23조)에 따라 해당 합의서의 효력을 정지하면 전단 등 살포가 규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이날 일부 매체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으로 북·중 국경을 통해 한국 드라마 등이 담긴 USB를 북한에 반입하거나 제3국에서 북한인에게 물품을 전달해도 처벌을 받는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자료에서 “우리 영토·영해 등에서 살포한 전단 등이 제3국 영공·영해를 거쳐 북한으로 들어갈 경우에도 규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라며 “제3국을 통해 물품을 단순 전달하는 행위는 본 개정안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송영길 “美, 핵 5000개 넘는데 北에 핵 갖지 마라 강요할 수 있나!”

    송영길 “美, 핵 5000개 넘는데 北에 핵 갖지 마라 강요할 수 있나!”

    송영길 “핵확산금지조약은 불평등 조약”“부분 이익 위해 국가 전체 위험 빠뜨려”국민의힘 “‘북 이해하자’ 그릇된 아량 가득”“외통위원장, 북 도발 행위에 ‘면죄부’ 개탄”“북 비난 전단 보내면 장사정포 쏴도 되나!”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미국은) 5000개가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북한과 이란에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나”라며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핵확산금지조약(NPT)은 불평등 조약”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외통위원장이 북한의 대남도발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송, 김정은 암살영화 담긴 대북풍선에 “北이 장사정포 쏘지 않겠나” 송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찬성 토론에 나서 “역으로 생각하기를 바란다”며 이렇게 밝혔다. 송 의원은 “부분적 이익을 위해 이렇게까지 국가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를 용납할 수가 있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송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했으면 다음 대통령이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노무현 정부 10·4 선언을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승계하지 않고 부정해버리는데, 어떻게 항변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과거 한 대북 단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암살하는 내용의 영화 DVD 10만 장을 매단 풍선을 북한에 보내려 했던 것을 언급, “이걸 뿌렸다고 하면 도발을 안 할 것이라고 할 수 있나. 북한이 장사정포를 쏘지 않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한국의 혈세 170억원이 투입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소를 일방적으로 폭파시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정치국 후보위원은 남북정상이 맺은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를 막말을 퍼부으며 경고하기도 했다. 탈북민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대북전단금지법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 토론) 첫 주자로 나선 데 대해서는 “북에서 온 지 4년 만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도 대단한 특별한 케이스”라며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중진 의원이 나와서 제대로 된 균형 있는 야당의 입장을 말씀해 줄 필요가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野 “대북실상 알리는 노력을 탈북자의 객기로 치부한 외통위원장 인식 개탄” “南이 도발 빌미 제공 北주장 그대로 답습” 송 의원의 발언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대한민국 국회 외통위원장의 필리버스터는 그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북한의 입장을 이해해자’는 그릇된 아량으로 가득했다”면서 “북한 주민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려는 노력과 표현의 자유를 ‘한 탈북자의 객기’ 정도로 치부하는 외통위원장의 인식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는 전단을 보내면 장사정포를 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한다”며 “도발 때마다 우리가 먼저 빌미를 제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북한의 대남도발 행위에 우리 스스로가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꼬집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간첩조작 사건’ 유우성씨 가족 국가상대 손배소 일부 승소

    ‘간첩조작 사건’ 유우성씨 가족 국가상대 손배소 일부 승소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씨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1심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 김지숙)는 12일 유씨와 동생 유가려씨, 두 사람의 아버지가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유씨에게 1억 2000만원, 동생에게 8000만원, 아버지에게 30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유가려씨가 원세훈·남재준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해 낸 청구는 기각했다. 2004년 탈북한 유씨는 2011년부터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던 중 국내 탈북자의 신원정보를 수집해 북한 국가안정보위부에 전달한 혐의 등으로 2013년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유가려씨의 진술을 근거로 유씨를 재판에 넘겼으나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유씨의 북한-중국 국경 출입기록이 허위로 드러나며 국보법 위반 혐의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판결 직후 유가려씨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국정원이 유씨가 간첩이라는 허위 진술을 받아내기 위해 유가려씨를 불법감금하고 가혹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유씨와 아버지도 2018년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청구금액은 유가려씨가 1억 6000여만원, 유씨가 2억 5000만원, 아버지가 8000만원 등 모두 4억 8000만원이었다. 이날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유씨 측 변호인은 “청구 금액의 절반밖에 인정되지 않은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씨는 “국정원과 검찰에 의해 조작되고 지금까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가해자들과 가담자들에 대한 처벌이 미진하다”면서 “피해자에 대한 보상도 중요하지만 재발방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與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野 “국제사회 리더 역할 강화돼야”

    與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野 “국제사회 리더 역할 강화돼야”

    여야는 8일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당선자의 대선 승리 소식에 앞다퉈 축하 메시지를 냈다. 다만 북한 비핵화 문제 등을 두고는 상반되는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바이든 당선자는 ‘Build Back Better’(더 나은 재건)라는 선거 슬로건처럼, 위대한 미국을 더 좋게 세우리라 기대한다”며 “바이든 대통령 시대의 한미동맹이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재가동되고 항구적 평화의 전기가 조속히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흔들림 없이 지속돼야 함을 강조하는 한편 미국이 종전선언에 동참하길 희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새 미국 지도부가 이제 한국과의 경제·군사 동맹을 넘어 평화 동맹까지 추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보다 강경한 북한 비핵화 전략을 취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제사회 리더로서의 역할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70년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한미는 양국뿐 아니라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탈북자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금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벌였던 비핵화 쇼는 막을 내렸다”면서 “우리 정부는 새 행정부에 북한 비핵화는 FM 방식대로 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5·18조사위, 암매장 49건 등 총 224건 제보 접수 곧 조사 착수

    5·18조사위, 암매장 49건 등 총 224건 제보 접수 곧 조사 착수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진상조사위)’가 지난해 12월 출범 이후 암매장·성폭력 관련 등 모두 244건의 제보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5·18진상조사위는 또 국방부와 5·18기념재단,경찰, 육·해·공군,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광주시의사회 등으로부터 총 1976종의 자료를 확보했다. 조사위는 1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0 상반기 조사활동보고서’를 최근 책자로 펴내 국회와 청와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제보내용별로는 암매장 49건, 헬기사격 및 발포 37건, 행방불명 14건, 과격진압 10건, 성폭력 7건, 기타 107건 등이다. 이 가운데 ‘서OO 남자 체포작전 규명’ ‘도청앞 발포 피해자 박OO 사건’ ‘사망자 김OO 사건’ ‘피해자 진OO’ 등 실명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제보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18진상조사위는 앞서 지난 5월11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7개 사건에 대해 조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조사가 시작된 사건은 ▲최초발포와 집단발포 책임자 및 경위 ▲사망사건 ▲집단학살사건 ▲행방불명자의 규모 및 소재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탈북자의 북한특수군 광주 일원 침투 주장 ▲전남 일원 무기고 피습사건 조사 등이다. 조사위가 확보한 자료별로는 5·18기념재단 등 5·18 단체 153종, 국가기록원·서울중앙지검 등 공공기관 1017종, 육·해·공군 226종, 국방부 및 직할 517종, 언론기관 9종, 의료기관 5종, 합참 23종, 기타 26종 등이다. 이들 자료 가운데 주한일본대사관의 ‘일본외무성-주한일본대사관간 전문 자료’ ‘1980년 부상자실태조사표’ ‘경찰 김정길의 업무일지(1980년)’ ‘언론사 미공개 사진’ 등이 눈길을 끌었다. 5·18진상규명위는 보고서 말미에 코로나19로 인한 활동 제한, 조사인력 및 조사기간 부족, 조사권한의 제약 등을 애로 사항으로 적시했다. 송선태 위원장은 “암매장 관련 새로운 제보 장소인 전남대 교정 일대를 비롯 신빙성이 높은 제보 위주로 조사계획서를 작성한 뒤 올 안으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피격 공무원 추모 ‘손글씨 릴레이’ 나흘째… 지성호, 文대통령 지명

    피격 공무원 추모 ‘손글씨 릴레이’ 나흘째… 지성호, 文대통령 지명

    국민의힘이 연평도 해역에서 실종됐다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추모를 위한 ‘손글씨 릴레이’를 나흘째 이어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주자로 지목됐다. 탈북자 출신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국가가 필요한 시점에 지켜드리지 못했다.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죄책감을 느낀다”는 내용의 손글씨를 올렸다. 이어 “억울하게 돌아가신 해수부 공무원과 유가족의 슬픔을 덜어드리는 일은 빨리 시신을 찾아 모시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앞장서 달라”고 덧붙였다. 지 의원은 다음 릴레이에 참여할 사람으로 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을 지명했다. 지 의원은 “국가서열 최상위 세 분께서 책임지고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 대한민국 헌법적 가치라고 배웠다. 이 세분이 참여해야 끝나는 릴레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유를 덧붙였다.피격 공무원 추모를 위한 손글씨 릴레이는 지난 6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은 우리 국민이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라면서 처음 시작했다. 주 원내대표는 원희룡 제주지사 등 세 명을 렐리이 주자로 지명했다. 원 지사에 이어 유승민 전 의원, 권성동 의원, 김석기 의원, 태영호 의원 차례로 이어졌고 지 의원까지 릴레이가 연결됐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유엔 인권사무소 “北, 조성길 가족 보복당하지 않도록 해야”

    유엔 인권사무소 “北, 조성길 가족 보복당하지 않도록 해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CHAR)가 남북한은 탈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와 북한에 남아있는 그의 가족의 권리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마르타 허타도 OCHAR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과 관련해 “탈북자 가족이 보복당하지 않게 하는 데 북한 당국의 절대적인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허타도 대변인은 “탈북자를 수용한 국가 역시 탈북자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언론에 보도된 정보 이외에 이 사건에 대한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 전 대사대리 부부는 지난 2018년 11월 초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잠적한 뒤 지난해 7월 한국으로 망명했다. 이탈리아에 남아있던 미성년 딸은 2018년 11월 중순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이탈리아 외교부가 지난해 2월 확인한 바 있다. 조 전 대사대리 부부의 망명이 지난 6일 한국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북한에 남아있는 그의 딸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與 “조성길 부인 송환 의사 모른 척하나” 이인영 “국민 공감대 합의 과정 가져야”

    與 “조성길 부인 송환 의사 모른 척하나” 이인영 “국민 공감대 합의 과정 가져야”

    단정적 ‘불허’ 대신 가능성 열어둔 발언국민의힘 “北, 송환 요구할 빌미 만들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8일 탈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의 부인이 북한 송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탈북민의 송환 여부는) 국민적인 공감대 합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일부 탈북민의)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요구를 이제는 우리가 덮어 두고 모른 척할 것이 아니라 입장을 정리할 때”라고 질의하자 이 장관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판단을 내려 송환 조치 등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답했다. 윤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탈북한 북한 식당 종업원들도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최근 조 전 대사대리 부인도 언론보도에 의하면 돌아가고 싶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이 송환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는 대신 ‘공감대 형성’를 전제로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상 탈북자가 북한으로 돌아갈 합법적 방법은 없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 부인이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의사에 반해 입국한 것이라는 논리가 생길 수 있다”며 “북한 식당 종업원 사례처럼 북한이 송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측은 2016년 탈북한 중국의 북한 음식점 류경식당 여종업원 12명과 관련해 대외선전매체에 송환을 요청하는 가족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이 장관은 조 전 대사대리의 입국에 대해 “공개 여부에 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 보도를 통해 접했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의 입국 공개 ‘기획설’ 주장에는 “정부는 정치적으로 정보를 활용하는 일은 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사실 유출 경위에 대해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측의 공동조사 요청에 침묵하는 상황에는 “자기들이 필요한 (조치), 예를 들면 조류에 떠밀려 오는 시신을 수습해 송환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했다”면서 “조금 더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된다”며 “공동조사 실무 협의를 위한 판문점 회담이나 평양 특사 파견 등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부 언론은 조 전 대사대리 아버지가 조연준 전 노동당 제1부부장이라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사대리와 외무성에서 함께 일했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조성길은 아버지와 장인이 모두 대사를 지낸 외교관 집안 출신”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태 의원에 따르면 조 전 대사대리의 부친은 30년 전 사망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탈북자 신상공개는 신중해야 한다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으로 망명한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 15개월간 숨겨 온 정보 당국이 그제 국회 정보위원회에 유선 보고했다. 북한의 대사급 인사가 탈북한 건 1997년 장승길 주이집트 대사가 미국으로 망명한 후 21년 만이라고 할 정도로 파장이 클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현 정부가 15개월 동안 조 전 대사의 남한행에 대해 비밀로 부친 것은 남북화해 협력 기조라는 측면도 있겠지만 북에 강제 송환된 딸의 안위 문제가 여러모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더 정확할 수 있다. 그동안 그를 둘러싸고 제3국 망명설 등 미확인 보도가 많았지만 최종적으로 한국을 선택했고 현 정부가 그의 망명을 허용하고 비공개에 부친 것은 탈북자의 인권이나 안위를 고려할 때 합당한 조처로 볼 수 있다.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 출신인 태영호(국민의힘) 의원은 어제 입장문을 내 “북한에 친혈육과 자식을 두고 온 북한 외교관들에게 본인들의 소식 공개는 그 혈육과 자식의 운명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인도적 사안”이라며 신상 공개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탈북자나 그 가족의 신상정보가 공개되면 당사자와 가족이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는다. 탈북 외교관이 다른 국가에서 조용히 체류하면 북측은 이들을 실종처리하지만, 한국으로 망명하면 배신자나 변절자로 규정하고, 북에 남은 가족들이 박해를 받게 된다.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언론이 집중조명과 노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태 의원의 당부는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과거 정권에서 남북 모두 탈북자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지금은 과거 탈북자들이 강제로 기자회견장으로 내몰렸던 상황과 비교할 수 없지만, 신상 공개가 당사자에겐 치명타가 된다는 점을 늘 유의할 필요가 있다. 조 전 대사의 한국 망명 사실은 언론 보도로 공개됐지만, 탈북자의 신상공개는 인권과 생명을 중시한다는 원칙에서 다뤄져야 한다. 이번 공개에 정치적 고의성이 있다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 신동근 “월북자 사살, 세월호로 몰려다 스텝 꼬였나”…진중권 “무서운 사람”(종합)

    신동근 “월북자 사살, 세월호로 몰려다 스텝 꼬였나”…진중권 “무서운 사람”(종합)

    신동근 “국민의힘, 그토록 국보법 애지중지 하더니 국보법 위반자 왜 감싸나”피살 공무원에 “北에 넘어간 자진 월북자” 규정野 “자진 월북이면 北 비인도적 행위 규탄해야”하태경 “신동근, 北이 대신 총살해줘 감사하나”진중권, 임진강 월북 사건에 “비교할 걸 해라”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박근혜 정부 때 월북하는 민간인을 향해 군이 총을 쏜 사실을 언급하며 ‘월북은 반(反)국가 중대 범죄로, 감행할 경우 사살하기도 한다’는 자신을 발언을 놓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페이스북 설전을 벌였다. 진 전 교수는 “비교할 걸 비교하라”며 신 의원을 “무서운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신동근 “월북은 반국가 중대 범죄”“무력 충돌 감수? 무모한 주장” 민주당 최고위원인 신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9월 40대 민간인이 월북하려다 우리 군에 의해 사살당한 사례가 있다”고 소개하면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이와 관련한 야당의 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신 의원은 “월경을 해 우리의 주권이 미치는 범위를 넘어서면 달리 손 쓸 방도가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국제적인 상식”이라면서 “함정을 파견했어야 한다느니, 전투기가 출동했어야 한다느니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또 실종 공무원 A씨를 “북측으로 넘어간 자진 월북자”라고 표현, “(함정 파견이나 전투기 출동 주장은 A씨를) 잡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무력 충돌을 감수했어야 한다는 무모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해경에서 귀순 의도를 갖고 월북한 것으로 공식 발표했다”면서 “실종자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판단해 발표한 것인만큼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진중권 “무서운 사람, 北이 대신 사살해줬으니 문제 없다는 건가” “우리 군, 南에 오는 귀순자 사살 안 해” 이에 진 전 교수는 신 의원을 “무서운 사람”이라고 표현한 데 이어 “북한이 대신 사살해줬으니 문제 없다는 얘기냐”며 “우리 군에서도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귀순자를 사살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를 찾아 남으로 내려오는 북한사람을 남한군이 사살했다면 그것은 용서할 수 없는 반인도적인 처사인데, 지금 북한에서 한 일이 바로 그것”이라면서 “비교할 것을 비교하라”고 지적했다. “임진강 월북 사태 다르다” 반박 여론도“北, 南민간인 사살은 명백히 국제법 위반” 2013년 9월 발생했던 임진강 월북 사건은 경기 파주시 임진강에서 철책을 넘어 북한으로 가려던 40대 남성을 우리 군 초병이 거듭된 경고에도 불응하자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건이다. 사망한 남성은 일본에서 강제 출국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당시 “남쪽으로 돌아오라고 통제했으나 응하지 않고 임진강에 뛰어 들어 사격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털과 온라인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2013년 9월 군의 거듭된 제지에도 불구하고 임진강 남측에서 북측으로 넘어가는 명백한 월북 행위를 강행한 자국민을 국내법에 따라 사살한 것과 월북 여부가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남한 민간인을 잔혹하게 피살한 것은 국제법 위반으로 적절한 상황 비유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누리꾼들은 임진강 월북자 사망 사건에 대해 “우리 군의 수차례 경고에도 철책까지 넘어서 월북한 자와 월북 여부를 알 길 없이 바다에서 33㎞ 표류한 자와 같다는 얘기인가”, “2013년 임진강 월북은 초병의 여러 차례 회유에도 불구하고 북을 향해 헤엄을 계속 이어 나갔기에 사격으로 대응한 사건이었다. 북한과 말도 안 맞고 이렇다 할 증거도 대지 못하면서 월북으로 몰아가고 있는 지금 사안이랑 같이 논의할 수 있나”, “북한이 월남하는 북한 주민을 사살했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이번 북한의 남측 공무원 사살은 국제법 위반으로 전혀 다른 경우다” 등등 반박 의견을 제기했다.공무원 친형 “현장조사도 제대로 않고월북자 단언…빚 있으면 월북하나” 숨진 공무원의 형 이래진(55)씨는 지난 29일 동생을 월북자로 낙인찍은 정부 태도에 서러움을 토로했다. 그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해양경찰청이 최소한의 사건 현장조사, 표류 시뮬레이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월북을 단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동생의 죽음과 관련해 해상전문가와 대담을 한다든지, 아니면 국민이 보는 앞에서 진지한 공개 토론을 하고 싶다”면서 말했다. 이씨는 자신의 동생이 인터넷 도박으로 2억 6000만원의 채무가 있었다는 해경 발표와 관련해 외신 기자회견에서도 “자꾸 동생의 채무, 가정사를 이야기하는데 우리나라 50∼60% 서민들은 다 월북해야 하겠다. 나 역시 빚이 상당히 많다. 빚이 있다고 해서 월북한다면 그게 이유가 되나”라고 따졌다. 하태경 “신동근, 월북 몬 정부 속내 말해”“친문 권력층 자식은 끝까지 지키고국민은 범죄자 낙인 찍는게 통치 수법”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 제기 당직사병 ‘단독범’ 범죄자 만든 것과 같은 수법”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월북은 중대범죄라서 우리군에게 걸렸으면 사살되었을 것이라고 한다”면서 신 의원 발언을 언급한 뒤 “북한이 우리군 대신 총살시켜줘서 감사해야 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여당이 월북으로 몰고 간 속내를 신동근 의원이 잘 말해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대통령도 중대범죄자 죽여줘서 고맙기 때문에 유해 송환도 북한 책임자 처벌도 요구하지 않은 걸까요”라며 문 대통령이 사과하는 선에서 그쳐야 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이어 하 의원은 피살 당한 공무원을 정부가 ‘월북’으로 사실상 단정한 것과 관련해 “친문 권력층 자식은 끝까지 지키고 가붕개(가재 붕어 개구리) 국민은 범죄자로 낙인찍는게 이 정권의 통치 수법인 것”이라며 “추미애 장관 아들 문제에 있어서 당직사병을 범죄자로 만든 것과 같은 수법이다“고 주장했다. 이는 황희 민주당 의원이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당직사병 B씨를 페이스북에서 실명 공개하며 “단독범”이라고 칭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근식 “대통령 감싸려고 무고한 국민 목숨 값싸게 매도”“월북이면 살해한 北 엄중 규탄해야”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신 의원의 피살된 공무원에 대한 ‘자진 탈북자’ 규정에 대해 “단순 사고나 표류면 아까운 목숨이고 월북자면 죽어도 괜찮냐”면서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 대통령 감싸려고 무고한 국민의 목숨을 그리 값싸게 매도하느냐”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신 의원 말대로 월북이 확실하면, 자진 월북하는 비무장 민간인을 무참히 살해한 북한의 비인도적 행위부터 엄중 규탄해야 하고 ‘불법침입자였다’는 북한 거짓말부터 혼내줘야 한다”면서 “집권여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의 목숨 가치를 차별하고, 북의 만행과 거짓말은 한 마디 규탄도 안하고 야당의 비판에만 발끈하고 있으니 참 한심한 최고위원”이라고 쏘아 붙였다. 신동근 “제2 세월호 몰고 가려다 스텝 꼬였나, 국보법 위반자 옹호라니” 그러자 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과 진중권씨가 엉뚱한 꼬투리 잡기를 하고 있다”며 “북이 월북자를 대신 사살해줘 정당하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실족이나 사고로 표류해 북으로 넘어간 민간인을 사살한 것과 자진 월북자가 당국 몰래 월북해 사살 당한 것은 사안의 성격이 본질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아가 신 의원은 국민의힘을 겨냥,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월북자를 감싸면서까지 왜 의혹 부풀리기를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면서 “이 사안을 제2의 세월호로 몰아가 대통령에게 타격을 가하려는 과욕 때문에 처음부터 스텝이 꼬여 자신들이 그토록 혐오하는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옹호하고 국가기밀도 공개하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세월호 빗대 대통령 비난은세월호 희생자·유족 모독” 신 의원은 전날에도 “국민의힘이 의도적으로 이번 사건을 세월호에 빗대어 대통령이 뭘 했냐고 비난하는데 이는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심각한 모독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의 정치공세는 억지 중에 상억지”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신 의원은 “국민의힘이 남북 공동조사단을 꾸리자는 정부의 요구에 목소리를 보태는 등 책임 있는 모습으로 이 사건을 대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서해상 실종 공무원 총격 사망 사건을 세월호 참사와 엮어 정부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안철수 “文, 그토록 비판하던‘세월호 7시간’과 뭐가 다른가” 국민의힘 “文, 47시간 공개하라” 김은혜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은 이 나라를 통째로 북한에 바치고 있다”며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47시간을 국민 앞에 공개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 동안 무엇을 했고 왜 구하지 못했는지 반드시 밝히겠다”고 한 과거 트위터 글을 페이스북에 잇달아 퍼나르며 “대통령의 47시간 행적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측이 서해 해상에서 실종된 우리 공무원에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과 관련, “대통령이 그토록 비판하던 ‘세월호 7시간’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이 우리 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살해당한 엄청난 일이 발생했는데도, 대통령은 (23일) 새벽 1시 회의(긴급 관계 장관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지적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정은 진정한 사과로 보지 않는 이유들,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김정은 진정한 사과로 보지 않는 이유들,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는 대단히 이례적으로, 그것도 신속하게 공무원 사살 사건에 대해 미안하다는 뜻을 밝힌 것은 맞다. 하지만 이를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이기에는 모자란 구석이 적지 않다. 첫째 우리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통일전선부 통지문이 26일 오전 북한 매체에 일절 보도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북녘 주민들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과 우리 어선의 북방한계선(NLL) 월선 여부를 단속하던 남한의 8급 공무원이 부유물 하나에 의존하다 북한 군 병사의 심문을 받고 5시간여 뒤 총격을 받아 숨지고 부유물에 기름을 부어(통지문의 주장, 우리 군은 시신을 불태웠다고 보고 있다) 불태웠다는 사실 자체가 발생한 것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최고 지도자의 사과라면 주민 모두와 정보를 공유한 상태에서 고개 숙여 희생자 유족에게 사과하는 일이 먼저여야 하는데 김 위원장의 사과는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국민에게 두루뭉술하게 유감 표명한 것에 가깝다. 둘째 참담한 사태 직후 우리가 북측에 요구한 것은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진정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해달라는 것이었는데 통전부의 통지문은 진상 규명 대목에서 우리 쪽 분석 결과와 딴 소리를 하고 있고, 책임자를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없다. 그저 어찌됐든 문제의 공무원이 국경을 넘은 것은 맞지 않느냐, 자신들의 대응에 과잉된 대목이 있긴 하지만 그 점은 분명하니 거기에 대해선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최고 지도자와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나 지난 7월 탈북자가 재월북해 멀쩡하게 개성 시내에 다시 나타났는데도 이를 적발하지 못한 군 부대를 심하게 문책하며 무조건 사살하도록 명령을 내린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는지에 대한 반성도 없어 보인다. 이모(47) 씨는 무장한 군인도 아니었다. 우리 군 당국의 분석이 맞다면 차가운 물속에서 30여 시간을 부유물 하나에 의지해 표류하다 북한 선박에 의해 발견됐고 5시간 동안 물속에서 심문을 받으며 적어도 “대한민국의 누구”라고 신원을 밝힌 이를 총을 쏴 죽였다. 월경을 한 죄가 있지만 물 밖으로 나오게 해 휴식을 취하게 한 뒤 구금하고 심문해 죄를 묻고 귀환 의사를 확인해 송환 내지 재판 절차를 준비했으면 될 일이었다. 우리 군 당국의 분석대로 시신을 불태워 바다로 떠보낸 것이 옳다면 자신들의 비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인 작태에 대한 증거를 인멸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2001년 9·11 테러를 획책해 3000명 넘는 무고한 인명을 숨지게 한 오사마 빈 라덴을 파키스탄 북부에서 참수하고 시신을 인도양에 수장했다고 해서 미국 국무부에 비난이 쏟아졌던 것도 아무리 무고한 희생을 불러일으킨 흉악한 범죄자라도 그 가족들에게 시신만은 돌려보내주는 것이 인간으로서 마지막 도리이기 때문이었다. 총격을 가해 목숨을 빼앗았더라도 시신만은 유족들에게 돌려보내줘야 한다. 김 위원장이 이런 잘못까지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없다.그저 김 위원장은 남한 국민들의 분노가 신경 쓰이고, 향후 정작 남쪽의 도움이 필요할 때 이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겠으며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위해 문 대통령에게 유감을 표명한 정도라고 보는 것이 옳다. 물론 최고 존엄의 위엄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주민들에게는 이런 끔찍한 일이, 자신들의 군인들이 이런 무람한, 인간으로선 해선 안될 행동을 했다는 점을 알리지도 않고 이쯤에서 봉합하자는 메시지를 외부에 발신한 것이다. 그렇잖아도 군과 국방부의 늦장 대처, 5시간 동안 어떤 외교적,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점,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식 보고될 때까지 7시간 넘게 지체된 점 등 때문에 곤혹스럽고 난감한 상황에 몰린 집권여당과 청와대는 이달 초 두 정상 간에 오간 친서 내용, 통전문을 주고 받을 정도로 국정원-통전부의 소통 경로가 살아 있었음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이번 끔찍한 사변이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둥으로 성난 여론을 다독이려 하고 있다. 진보 진영의 목소리 큰 이들이 그런 목소리를 확대 증폭하는 것도 볼썽 사납다. 이쯤에서 끝내자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보내는 셈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사과가 진정성을 결여한 대목이 많아 이런 정부 여당의 태도는 온당치 못하다. 유족들의 슬픔을 달래는 데도 한참 모자란다. 기자는 그렇다고,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처럼 이 문제를 정부 여당을 허물어뜨리는 소재로 활용하려는 정략에도 반대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유족들을 26일 면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마뜩찮다. 국민들의 분노를 이용해 자꾸 우리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데 집중하는 것 같아서다. 유족들의 분노와 화를 다독이는 데 지금 이 시점이 적절한 시점인지 돌아봤으면 한다. 지금 야당의 역할은 군과 국방부, 국정원, 청와대의 대응과 조치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KBS 뉴스라인에 출연해 남북 공동조사를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는데 야당이 통 크게 이런 목소리에 하나된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 현재 우리는 남북관계를 영원히 1970년대 냉전의 언저리로 돌려보낼 수도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는지 모른다. 국민들의 분노와 화, 절망감이 어떤 당국과 지도자의 대화 의지보다 작지 않고 하찮지 않다. 문 대통령도 얼렁뚱땅 넘어가 미래 세대의 통일 노력까지 물거품으로 만들어선 안된다. 동포에게 총부리를, 그것도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저지르는 집단의 잘못을 엄중히 묻지 않은 채 화합하고 일치된 목소리로 민족의 미래를 설계할 수는 없다. 물론 이 일이 나중에 민족의 명운에 조그만 문제가 될 수는 있다. 그것은 양쪽 모두 진정한 자세로 대화하고 상대를 존중할 때 가능한 일이다. 그래야 협상도 하고 통일도 하는 것이다. 적어도 이 사안은 이런 식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일이 절대 아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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