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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내부 분란 없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 내부에서 반정부운동이 고조되고 있다는 서방측 관측을 부인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WFP의 리처드 레이건 평양 사무소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탈북자관련 세미나에서 북한 지도자들이 경제적·외부적 압박 강화로 정권 장악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느낀 바로는 북한 정부가 상황을 굳건히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가 주민들에 의해 훼손됐다는 최근 보도들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북한 내에 5개 지역 사무소를 두고 있는 WFP의 레이건 소장은 지난해 9월 북한 보안당국이 WFP를 비롯한 비정부기구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고 시도했으나 미국, 중국, 일본과 같은 주요 원조국으로부터 압력이 가중되자 결국 재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북한이 ‘성큼’

    ●극장으로 북한 소설 ‘황진이’가 북한과의 정식계약을 통해 스크린에 옮겨진다. ‘마리이야기’ ‘꽃피는 봄이 오면’ 등을 제작한 영화사 씨즈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북한에서 소설의 저자 홍석중씨와 북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저작권 사무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화 계약과 북한 내 촬영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북한 소설이 남한에서 영화화되기는 이번이 처음. 영화의 대부분은 북한에서 촬영될 예정인데, 금강산 관광지가 아닌 북한 내에서 남한 영화가 촬영되는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소설 ‘황진이’는 대하소설 ‘임꺽정’의 저자인 벽초 홍명희의 손자 홍석중씨가 2002년 북한에서 발표한 소설로, 지난해에는 정식 계약을 통해 국내에서도 출간된 바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안방으로 3년 전 북한을 떠나 남한에 온 여대생이 MBC ‘!느낌표’에서 공동MC를 맡게돼 화제다.MBC는 10일 탈북자 김하늘(21)씨가 오는 28일부터 신동엽과 함께 ‘!느낌표’의 ‘남북 청소년 알아맞히기 경연’ 코너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함경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02년 6월 탈북, 중국을 거쳐 남한에 건너온 김씨는 현재 서울 모 대학 1학년에 재학하고 있다. 이 코너는 북한 중앙TV의 ‘소학교 학생 알아맞히기 경연’을 국내 스튜디오와 합성해 제작한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의 경우와 같이, 중앙TV의 ‘중학교 학생 알아맞히기 경연’과 합성해 제작될 예정이다.MBC는 북한의 문화와 생활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듣기 위해 김씨에게 섭외 의사를 전달했고, 김씨는 북한을 제대로 알리자는 취지에 공감해 방송 출연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법안표결서 ‘反개혁’ 고집한 의원의 속내는?

    법안표결서 ‘反개혁’ 고집한 의원의 속내는?

    정치권은 4월 임시국회에서 공직자윤리법 등 주요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대부분이 여야 합의를 이뤄 무사통과됐지만 이 과정에서 끝까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은 ‘소신파 의원’들이 있었다. ●“평소 반대하던 의원 투표땐 찬성” 지난달 26일 본회의를 통과한 공직자윤리법은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의 직무관련 보유주식에 대한 매각 및 백지신탁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이 법안에 반대하는 것은 자칫 ‘깨끗한 정치인’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일 소지가 있다.‘너무 심하다.’는 의견도 없진 않았지만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공개투표였다는 점도 의원들에게 부담을 줬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태환·김영선 의원은 반대했다.‘너무하다.’는 게 이유다. 김태환 의원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도 아니고 남의 재산을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평소 반대하던 동료들이 적지 않았지만 막상 투표할 때는 이상하게 보일까봐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김영선 의원도 “자유민주주의에서 어느 정도 주식을 갖고 있는 게 정상 아니냐.”면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보수대열에 새로 합류?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보수대열’에 새로 합류했다. 반면 ‘원조보수’ 김용갑 의원은 물러섰다. 북한 주민 접촉에 대한 승인제를 신고제로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하는 남북교류협력법에 전 의원을 포함해 이방호·이상배 의원 등 3명이 반대했다. 반대 이유는 ‘시기상조’이다. 전 의원의 반대와 김 의원의 찬성 모두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김 의원은 “생각의 차이”라고 전제한 뒤 “신고제를 하되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반대할 생각을 했지만 접촉까지 막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찬성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반대이유 첫 머리에 “깊은 내용을 몰라서…”라고 답해 법안의 내용을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냥 찬성표를 던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반면 전 의원의 “인적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원칙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탈북자들을 만나 보니 인적교류에 신중하지 않으면 충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반개혁적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독도 이용만이 능사가 아니다 독도를 체계적으로 이용·보존하자는 독도의 지속가능 이용법안에 214명 의원 가운데 제종길 의원만 기권했다. 이 법안은 일본과 독도영유권과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별다른 이견은 없었다. 반대나 기권 자체가 ‘친일’로 보일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해양생태학 박사 출신으로 독도전문가임을 자임하는 제 의원은 기권표를 던졌다. 물론 법안을 만드는 데 반대하는 것은 아닌다. 우리나라가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상황에선 국제여론 조성 등이 더 시급하다는 게 제 의원측의 설명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방현석교수의 테마로 읽는 호찌민] (1) ‘통일 베트남’ 의 붉은 별

    [방현석교수의 테마로 읽는 호찌민] (1) ‘통일 베트남’ 의 붉은 별

    ‘Nho Co Bac Ho’, 이 노래를 부를 줄 모르는 사람은 베트남 사람이 아니다. 정확하게 30년 전 1975년 4월30일 사이공 한복판에 자리 잡은 대통령궁. 굳게 닫힌 철문을 부수고 탱크 한 대가 거침없이 돌진해 들어갔다. 거의 동시에 다른 두 대의 탱크가 대통령궁 정면의 담장을 밀어제치며 쇄도했다. 탱크 위로 펄럭이는 깃발에는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NLF)의 황색별이 새겨져 있었다. 곧 이어 대통령궁 앞마당에 게양되어 있던 사이공정권의 깃발이 내려지고 NLF의 깃발이 올라갔다.30년간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베트남이 ‘독립’과 ‘통일’을 양손에 움켜쥐는 순간이었다. 남베트남 해방전선의 전사들과 베트남 인민군대의 병사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소리 내어 울었다. 이 순간만을 고대하며 신화처럼 싸워온 그들이 마침내 움켜쥔 기적같은 승리였다. “Vietnam Muon Nam(베트남 만세)! HoChiMinh Muon Nam(호찌민 만세)!” 이 환호는 곧 사이공시가지를 메우고 베트남 전역을 진동시켰다. 베트남 만세, 호찌민 만세. 일본과 프랑스, 미국을 차례로 물리치고 최종적인 승리를 쟁취한 감격적인 순간, 베트남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바로 호찌민이었다. 호찌민은 베트남이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그는 베트남의 남과 북, 전사와 인민을 결속시키는 힘이었다. 승리의 이 기쁜 날 호아저씨 같이 있는 것 같네. 호아저씨 말한 것처럼 휘황한 승리 거두었네. 산천을 되찾기 위한 우리의 30년 투쟁 민주공화국의 30년 항쟁 기어이 성공했네. 베트남 호찌민. 베트남 호찌민. 베트남 호찌민. 베트남 호찌민. - Nho co Bac Ho (박호가 있는 것처럼)가사 전문 이 노래를 부르며 베트남인들은 호찌민을 그리워하고 혁명의 승리를 기뻐했다. 그러나 이 노래를 만든 것이 누구인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이 노래의 임자는 참으로 의외의 인물이었다. 팜 투인.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한 음악가인 그는 프랑스식민 치하에서 위세를 떨친 세도가의 아들이었다. 아버지 팜 꾸인은 프랑스가 세운 식민왕조의 최고위 관직인 상서를 지냈다.1945년 8월 혁명의 과정에서 그의 아버지 팜 꾸인은 혁명세력에 의해 사형을 언도받았다. 호찌민은 그를 죽이지 말라고 명령하고 직접 그를 만나겠다는 뜻을 하달했다. 그러나 호찌민의 명령이 도달했을 때는 이미 그의 사형이 집행된 다음이었다. 아마 호찌민의 명령이 조금 더 빨리 당도했더라면 응오 딘 지엠(사이공정권의 대통령)과 같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아버지가 혁명세력에 의해 죽음을 당했지만 팜 투인은 혁명진영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고 함께 싸웠다. 그리고 혁명세력이 승리를 거둔 날 호찌민을 기리는 노래를 만들었다. ●과거를 닫고 미래로 가자 오늘도 바딘광장에 있는 호찌민의 영묘 앞에는 끝을 찾을 수 없는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베트남에서 모든 것이 변해도 조금도 변하지 않는 풍경이 이것이다. 시장경제 제도의 도입을 근간으로 하는 개혁정책이 본격화된 지난 10여년 동안 베트남의 모습은 엄청나게 변했다. 자전거가 물결을 이루고 있던 하노이의 거리는 이제 오토바이의 차지가 되었다. 사이공의 거리는 이미 오토바이를 밀어내며 자동차가 점령하기 시작했다. 시속 20km를 낼 수 없었던 하노이와 사이공을 잇는 1번국도 위에는 트럭과 버스들이 맹렬하게 질주하고 있다. 평균 시속 60km,80km를 넘나들며 아찔아찔하게 추월을 감행하는 차량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차량의 속도만 변할 리 없다. 베트남 사회 또한 시속 20km에서 시속 60km,80km의 사회로 급변했다. 베트남인들의 삶과 생각도 마찬가지다. 시장경제는 이제 돌이키기 어려운 속도로 베트남의 일상 구석구석까지 스며들고 있다. 베트남을 상대로 20여년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이고, 그 후로 20년 넘게 경제봉쇄를 감행했던 미국의 대사관이 하노이에 복귀했다. 미국의 동맹국으로 베트남에 총을 겨누었던 나라들은 미국보다 더 빨리 손을 내밀어 대사관계를 맺었다. 미국의 제 1동맹국으로 32만 명의 병력을 베트남에 보냈던 한국은 베트남의 주요 교역국가의 하나가 되었다. 베트남에 대한 투자규모에서도 한국은 최상위 순서를 다투고 있다. 한국의 TV드라마는 베트남의 안방을 장악하고 한국 연예인들의 동향은 베트남 잡지에서 빠지지 않는 고정 꼭지가 되어 있다. 베트남의 작가들은 한국문학의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보트피플’이 되어 조국을 등졌던 미국의 협력자들도 베트남으로 돌아오고 있다. 승전 30주년을 사흘 앞둔 4월27일, 베트남 국영TV는 놀랍게도 사이공 정권의 총리를 지낸 응웬 까우 끼의 인터뷰까지 내보냈다. 그러는 한편으로 베트남의 사회주의적 정책들은 대폭 후퇴했다. 무상으로 제공되던 교육과 의료서비스 비용의 대부분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항미전쟁의 전 기간 동안 중국 러시아와 함께 베트남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북한과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400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베트남을 경유해서 한국으로 ‘기획입국’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북한은 ‘초보적인 의리도 모르는 행위’라고 베트남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종전 30주년을 맞은 베트남은 항미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통일을 이룩한 지난날의 영광을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바꾸어나가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과거를 닫고 미래로 가자.’ 당과 정부는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여전히 사회주의를 국가성격으로 하고 공산당에 의한 일당지배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베트남의 모든 것은 달라졌다. 달라지지 않는 단 하나는 호찌민에 대한 베트남 인민들의 흠모와 존경이다. 베트남의 모든 것이 달라진 지금도 그의 영묘 앞에 사람들을 줄서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도이머이도 호찌민사상에서 비롯 호찌민의 동지로서 남부혁명을 지도했던 쩐 박 당은 베트남의 개혁노선, 도이머이를 일관되게 옹호해온 원로다. 호찌민 노선에 가장 정통한 이론가이기도 한 그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당과 정부, 어느 쪽의 직책도 맡지 않고 오랫동안 야인으로 살아왔지만 베트남에서 그가 행사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그와 약속을 잡았는데 늦고 말았다. 여성영웅인 따 띠 끼유와의 인터뷰가 길어졌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늦었는데 택시기사가 집을 곧바로 찾지 못했다. 몇 번이나 주소를 되묻는 그에게 메모한 주소를 내밀었다. 우옌 민 호앙거리의 42-65. 다시 차를 돌려 지나온 길을 되짚어가며 번지수를 확인해보지만 찾지 못했다. 기사가 차를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헛수고였다. 쩐 박 당, 내 입에서 그의 이름이 나오자 기사는 반색을 하며 물었다. “쩐 박 당이라고 했어요?” 그렇다고 하자 택시기사는 자신 있게 창문을 내리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다시 물었다. “쩐 박 당 선생의 집이 어디예요?” 새로 생긴 넓은 골목을 가리켰다. 곁에 두고 한참 동안 헤맨 것이다.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의 공동주석을 지낸 쩐 박 당은 여전히 남부베트남에서 가장 신망이 높은 지도자의 한 사람이었다.1968년부터 1973년까지 사이공당서기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사이공에서 쩐 반 저우와 함께 남부혁명가를 대표하고 있는 인물이다. “1945년, 프랑스가 사이공에 돌아왔지요. 그리고 ‘남끼’정부를 세웠어요. 총리, 국회, 군대, 다 갖췄어요. 그런데 없는 것이 단 하나 있었어요. 그 나라에는 국민이 없었지요. 프랑스가 물러간 다음에는 미국이 또 하나의 정부를 세웠지요, 베트남 민주공화국. 대통령을 수없이 갈아치웠지만 미국은 늘 지고 있었어요. 그들이 패배한 가장 큰 요인은 그들에게는 국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는 호찌민이 없었지요.” 미국이 가지지 못한 국민을 가진 사람이 호찌민이었다. 쩐 박 당은 호찌민이 단순히 분단된 땅을 통일시킨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베트남인의 모럴과 사상을 통일시킨 사람이 호찌민이었다. 심지어 마을의 분쟁에서도 최종적인 판단의 기준은 그것이 과연 호찌민의 뜻에 부합하는지에 달려 있었다. “베트남이 앞으로 정치제도를 바꿀 수 있고, 체제까지도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호찌민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오늘날 베트남의 변화하는 현실과 호찌민노선과의 관계에 대해서 묻는 나에게 쩐 박 당은 이렇게 되물었다. “10년 전부터 베트남에 왔다니까 아시겠죠. 얼마나 많이 변했습니까?” 10년 전의 베트남과 지금의 베트남은 비교하기조차 어렵다. 빠른 속도로 변해온 한국도 베트남의 최근 10년과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10년 전이면 우리가 도이머이에 들어간 지 7년이 지난 다음이었어요. 그 전에는 더 어려웠어요. 해방 후 10년간 우리는 정말 어려웠어요. 쌀은 터무니없이 모자랐고, 굶주리며 고구마 따위로 겨우겨우 연명했지요.” “전쟁이 끝났는데도 우린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요. 미국의 경제봉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원인이 미국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어요. 우리는 미국을 몰아냈고, 스스로 책임져야 했습니다. 우리는 호찌민사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그 해석에 입각한 첫 번째 실천이 도이머이였던 거예요.” 호찌민은 일찍이 말했다. 혁명을 하고도 인민이 여전히 가난하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니다. 혁명을 하고도 여전히 불행하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니다. “예전에 우리는 ‘평등’을 너무 순진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가난을 공평하게 나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어요? 똑같이 나누어야 하는 것은 가난이 아니라 풍요라야 합니다. 나누는 것은 가진 것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비록 맹목적인 평등에 대한 경계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쩐 박 당의 견해는 역편향으로 기우는 것은 아닐까. 질문을 던져보았다. “분배와 생산력의 향상, 현실에서 이 두 가지는 모순과 충돌을 일으키곤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것 하나를 먼저 해결하고 다른 것을 해결해야 하는 선후의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요? 두 가지의 문제는 언제나 동시에 검토되어야 할 중요성이 있지 않겠습니까?” 나이를 실감할 수 없게 명쾌하고 정연하게 논리를 전개하던 그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다시 입을 연 그는 약간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은 일본 통치에서 벗어난 지 60년 되었지요? 그 중에서 3년 동안 전쟁을 했습니다. 우리도 우리 정권 가진 지 60년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30년을 전쟁했습니다. 조선에 비하면 10배의 시간을 전쟁으로 보냈어요. 이 상처에서 벗어나려면 10배의 노력이 필요해요. 호찌민주석이 만들려고 했던 것은 누구나 먹고, 학교 가고, 잘 곳이 있는 나라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호찌민 주석이 가려고 했던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끔 호 주석의 뜻에서 벗어나곤 했지만 언제나 우리는 호주석의 길에서 벗어나려는 자들을 제재해왔고, 앞으로도 제재해나갈 겁니다. 지금 우리의 원칙은 간단합니다. 자기의 노동으로 거둔 것을 인정하는 것이지요.” 지금도 베트남을 움직이는 것은 호찌민노선이다. 베트남의 사회주의 혁명을 이끌었던 호찌민의 지도노선이 지금은 베트남의 시장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뒷받침하는 지도노선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호찌민의 어록이 더욱 빈번하게 불려나오게 될 것을 예고하는 쩐 박 당에게 물었다. “호찌민이 베트남을 가두는 또 하나의 도그마가 되지 말라는 보장이 있나요?” “나와 내 친구들은 호찌민을 성인으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나와 내 친구들이 원하는 것은 호찌민이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있는 것입니다. 하나의 모럴로서 말입니다. 그는 정치가로서 가장 높은 곳에 있었지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 지금도 우리는 호찌민이 우리의 일상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매일매일 확인하게 되지요.”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bang80@jowoo.co.kr ●자료 사진을 협조해주신 주한베트남대사관과 베트남통신사(VNA)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애써주신 베트남통신사 부 주이 흥 서울지국장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영어 가능한 탈북자 수용”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은 28일(현지시간) 탈북자를 직접 지원하는데 현실적인 제약이 많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아서 진 듀이 인구·난민·이민 담당 차관보는 하원 아시아태평양소위와 국제활동소위가 공동 개최한 북한인권법 시행 점검 청문회에서 “탈북자 일부를 미국에 수용하기 위해 신원 확인 절차를 만드는 등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자칫 탈북자의 안전을 해치거나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프 디트라니 국무부 북한 및 6자회담 특사는 “한국 정부는 탈북자의 한국 사회 재정착 노하우가 있으므로 미국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정부측은 한국 정부측에 “탈북자의 미국 사회 정착이 쉽지 않으니 영어를 할 줄 아는 탈북자를 받겠다.”고 제안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영어가 가능한 탈북자가 어디 있겠느냐.”면서 “탈북자를 1000명 넘게 수용하는 한국 정부에 대해 미국측이 북한 인권을 간과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dawn@seoul.co.kr
  • 인권위 “北인권 연말께 입장 표명”

    국가인권위원회가 올해 말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표명할 것이라고 인권위 고위관계자가 25일 밝혔다. 인권위는 최근 “유독 북한 인권에 대해서만 침묵하고 있다.”는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의 비판에도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해 왔다. 이 관계자는 이날 “수차례 논의를 거쳐 이제 시기상으로 인권위가 입장을 정리할 때가 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연말쯤 어떤 방향이든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인권위 공식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지난해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켰고 유엔인권위도 지난 14일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대북결의안을 가결한 상황에서, 인권위도 더 이상 의견표명을 미룰 수 없는 문제”라면서 “오는 9월쯤 북한 인권 관련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등 의견표명을 위한 일정을 진행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지난 2003년 2월 북한인권연구팀을 구성해 토론회 및 공청회, 현지 조사, 유엔 회의 모니터링, 탈북자 면담 등 북한 인권문제 전반에 대한 연구를 해 왔다. 이 관계자는 “어떤 방향의 의견표명이 될지는 위원들 간에도 논의된 바가 거의 없다.”면서 “이 때문에 전원위에 곧바로 상정하기보다는 위원들간 정책간담회를 통해 집중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효용 김준석기자 utility@seoul.co.kr
  • 北 “남북당국자회담 재개 공감”

    지난 23일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이해찬 국무총리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남북 당국자회담의 재개 필요성을 공유함에 따라 성사 여부와 회담 의제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총리는 회동에서 탈북자 집단입국 문제 등으로 지난해 7월 중단된 남북 당국자 회담의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민족 공존의 원칙에서 남북 당국자 회담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것이 북측의 확고한 입장”이라면서 “올해가 6·15 공동선언 5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이므로 남북간 전향적 국면이 열리도록 북남이 공동 협력하자.”고 말했다. 이 총리와 김 위원장은 남북 민간 차원에서 공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북관대첩비 반환 문제에 대해서도 협조 의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최고위급 인사들의 이같은 의견 교환은 남북간 화해를 위한 긍정적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라 적지 않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북한측은 남한측에 조류독감 방역 지원을 요청하고 산불진화용 헬기의 비무장지대 진입을 허용한 데 이어 월북 어부를 닷새만에 송환하는 등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6자회담을 둘러싸고 미국의 압박이 강화되는 상황도 남북 당국간 회담 재개에 명분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북한으로서는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을 통해 대북 압박책을 견제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진경호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김목사 납치 조선족 징역 10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이기택)는 21일 김동식 목사를 납치·북송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조선족 유모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탈북자들이 송환되면 받게될 불이익을 알면서도 납치·북송하는 등 동포애와 인간애를 찾아볼 수 없어 마치 인신매매단과 같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서울시 “탈북자에 취업설명회”

    서울시가 탈북자 실업난 해소를 위한 취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서울시는 다음달 10일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북한 이탈주민에게 취업과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탈주민 초청 취업설명회 및 서울시티투어’ 행사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 외고 유학반 외국 명문대 진학 길잡이

    외고 유학반 외국 명문대 진학 길잡이

    지난해 서울지역 외국어고등학교에서 미국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130여명. 외고 졸업생의 6% 정도가 미국 대학을 선택한 셈이다. 대원외고가 1998년 처음으로 유학반을 개설하고 2000년 미국 명문대 진학생 9명을 배출한 이후 미국 대학 진학생은 급격히 늘었다. 미국 대학을 선택하면 입학에서 졸업까지 최소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이 들 정도로 경제적 부담이 크다. 그러나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춘 세계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정규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서 해외 대학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면 외고 유학반을 눈여겨보자. 서울지역 6개 외고 유학반의 특징을 살펴본다. ●대원외고(daewon.seoul.kr)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마련돼 있고 자율적인 면학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것이 이 학교 유학반 GLP(Global Leadership Program)의 특징이다.1998년 우리나라 외고로는 가장 먼저 유학반을 개설했다. 첫 졸업생을 낸 2000년부터 올해 입학 예정자를 포함하면 이 학교 출신 200여명이 현재 미국 최상위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거나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GLP는 매주 월·화·목요일에 5시간씩 수업한다. 정규수업이 끝나는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 50분까지 수업을 진행한다.SAT(Scholastic aptitude Test·미국대학능력시험) 점수를 높이기보다는 미국 대학에 진학한 뒤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영어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2학년은 미국 대학의 일부 과목을 미리 고교에서 이수하는 AP(Advanced Placements)과목을 배운다.3학년은 대학지원에 필요한 원서와 에세이 작성법 등도 집중적으로 훈련한다. GLP 선후배들이 도움을 주고 받는 멘토와 멘티로 그룹을 이뤄 함께 공부하는 것도 특기할 만 하다. 멘토를 자원한 2·3학년들이 직접 한 학기 커리큘럼을 짜서 SAT·AP 시험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한다.2·3학년의 멘토 활동은 대입 원서 작성에 기재된다. ●한영외고(hyfl.hs.kr) SAT,AP 점수 획득은 물론 봉사활동과 직업체험까지 학생별로 맞춤지도한다.AP 이과계열 과목은 한양대에서 수업한다. 대학 실험실을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내실있는 화학, 생물 수업이 이루어진다.AP 이과 과목은 한양대 총장 명의로 학점을 받는다. 한영외고 유학반 OSP(Overseas Study Program)는 2002년 2학기에 처음 개설돼 지난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모두 25명이 미국 명문대에 진학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3시 40분부터 9시 30분까지 수업한다. 수업시간은 일주일에 29시간에 이른다.1·2학년은 SAT와 AP 시험에 필요한 기본적인 영어 실력을 쌓는다. 유학에 필요한 모든 시험은 2학년 말 또는 3학년 초에 끝낸다.3학년은 봉사활동과 직업체험, 대학진학에 필요한 다양한 준비를 한다. 2학년 과정에 물리, 생물, 화학, 미적분, 통계학 등 이과계열의 AP과목 5개를 포함해 모두 10개 과목을 이수할 수 있다. 영어는 ‘창조적인 글쓰기’,‘영작문’,‘비판적 글읽기’,‘서양 문학’등 9개 과목이 있다. 모든 과목은 대학 수업처럼 학생이 희망에 따라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보통 2과목에서 10과목까지 듣는다. ●대일외고(www.daeil.or.kr) DOSP(Daeil Overseas Study Program)는 전담 교사가 학년별 유학반 담임을 맡아 책임있게 지도하는 것이 강점이다. 교사 4명은 성적관리와 봉사활동, 직업체험 활동 등을 3년동안 꾸준히 챙겨준다. 정규 교사가 DOSP를 맡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의 다른 학교 유학반보다 수강료가 저렴하다. 도중 하차를 막기 위해 신입생은 6주일 동안 강도 높게 수업을 거친 뒤 스스로 잔류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 토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4시 30분부터 9시까지 수업한다.3학년은 스스로 공부할 시간을 주기 위해 일주일에 이틀은 오후 7시에 수업을 마친다.1학년은 토플과 SATⅠ에 주력한다.2학년은 SATⅡ에 집중하며 방학동안에는 학생들 희망에 따라 AP과목을 개설한다. 수강 희망자가 단 한 사람 뿐이라도 강의를 개설한다. 학생들의 봉사활동은 자발적으로 진행된다. 학생들 사이의 활발한 정보교류가 있어 유학반 학생이 소그룹을 짜 서울역 노숙자 쉼터를 방문하거나 탈북자를 만나기도 한다.2002년 이후 올해까지 50여명의 졸업생이 명문대에 진학했거나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이화외고(www.ewha-gfh.hs.kr) EGC(Ewha Global Challenge)는 SAT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보다 대학에 진학한 뒤 각국의 인재들과 함께 공부하는 데 손색이 없는 영어실력을 갖추도록 지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1학년은 주 3∼4일,2·3학년은 주 5일 수업한다. 오후 5시부터 9시 50분까지 공부한다.1학년은 토플, 영미문학, 말하기, 읽기, 쓰기 등 영어의 기본을 다지는데 주력한다.2학년은 SATⅡ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며 CNN 방송 청취와 영어 토론을 매우 비중있게 지도한다.AP 과목은 따로 두지 않고 있다. 대학에 합격한 뒤에도 입학하기까지 4∼6개월 동안 영어 토론과 CNN 청취 수업을 계속 진행한다. 현재 20여명의 EGC출신이 미국 명문대에 진학했거나 합격통보를 받았다. 이화외고는 전교생 모두가 한달에 한 차례씩 장애인과 외출하는 봉사활동을 한다. 이 때문에 유학반 학생들은 따로 봉사활동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유학반 학생 전원의 태권도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것도 이색적이다. 일주일에 1∼2차례 서대문의 한 도장을 찾아 태권도 수업을 받는다. 이 같은 체육활동은 대입 원서에 기재된다. ●명덕외고(www.mdfh.or.kr) 학생의 학업성적과 희망사항, 전망을 고려해 유학반 학생들을 지도한다. 수업은 일주일에 3∼4차례,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한다.1학년은 토플과 SATⅠ의 기본은 다지며 SATⅡ의 수학·물리·화학을 배운다.SATⅠ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SATⅡ과목은 1학년 때 마친다.SATⅠ은 2·3학년 때 집중적으로 공부한다.AP과목은 따로 개설하지 않는다. 봉사활동은 가양종합복지관과 연계해 실시한다.1학년 말부터 2학년 중반까지 3학기동안 장애인 가정을 방문해 말벗이 돼주고 함께 생활하는 체험을 한다. 주로 주말을 이용한다. 이 학교 유학반은 2002년 개설돼 2003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졸업생 20여명이 명문대에 진학했거나 입학을 기다리고 있다. 스위스의 명문 호텔학교 로잔스쿨에 진학한 졸업생도 두 사람이 있다. ●서울외고(sfl.hs.kr) 수업 편성과 강사 섭외, 강사료 등 유학반 운영의 모든 것이 학부모 자율로 결정한다. 한달에 두 차례 정기적인 유학반 학부모 모임이 있어 학생의 수업 만족도나 학업 성취 정도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 유학반은 학교의 시설을 이용하지만 사실상 학교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업은 일주일에 두 차례 오후 4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진행한다. 주로 SATⅠ·Ⅱ과목을 중점적으로 배운다.AP는 화학, 미국역사 등 2∼3개 과목을 2∼3개월 특강 형식으로 개설한다. 봉사활동이나 직업체험 활동도 학생들이 스스로 결정한다. 현재 9명의 졸업생이 명문대에 진학했거나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명덕외고 반진호교사 충고 “미국 대학 진학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한국의 인재를 키워낸다는 장기적인 생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명덕외고 반진호(50)교사는 최근 우리 고교생들의 미국 대학 진학이 부쩍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명문대 합격생을 천재로 바라보는 시각이나 이들이 해외로 엄청난 학자금을 빼내는 것처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학문을 연구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환상을 갖고 미국 명문대 진학에 도전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뜻을 두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충고했다. 반 교사는 “미국 대학 입학은 학문의 첫 발을 뗀 것일 뿐”이라면서 “입학한 뒤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다른 나라 인재들과 경쟁하겠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 대학 진학을 결정하면서 석사와 박사 과정까지 염두에 두는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도전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3년동안 유학반을 지도한 반 교사는 “우리나라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정도의 자기관리 능력을 갖춘 학생이라면 미국 상위 20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영어 실력만 갖춘다면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것보다 미국 대학 진학이 더 수월하다는 것이다. 반 교사는 “유학을 결정할 때는 학생의 성적과 장래희망, 부모의 경제적 능력을 반드시 고려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해에 4000만∼5000만원에 이르는 학비와 생활비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 교사는 또 미국은 입학보다 졸업이 더 어렵기 때문에 수학과정을 버텨낼 수 있는 학습 능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어려운 유학생활을 견겨낼 수 있느냐는 결국 학생의 의지”라면서 “‘어느 대학에 진학하느냐.’보다 ‘무엇을 공부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한나라-한총련 맞장토론…극과 극이 통한다?

    한나라당 의원들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학생들이 ‘맞장 토론’을 벌인다. 양자의 공식적인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도저히 이뤄질 수 없을 것으로 여겨져온 ‘극과 극’의 만남이기에 토론 내용에 관계없이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당의 중도성향 의원모임인 푸른정책연구모임(푸른모임) 소속 의원들은 오는 8일 경북 경산시 소재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영남지역 한총련 소속 16개 대학 360여명의 학생들과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토론에는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와 권영세 전략기획위원장, 박진 전 국제위원장을 비롯해 초선인 나경원·최경환·정두언 의원 등 1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른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어 5월 12일 쯤에는 전남 목포 소재 목포대학교나 대불대학교에서 한총련 최강의 정예조직인 남총련(광주·전남지역대학 총학생회연합) 소속 대학생들과도 ‘맞장토론’을 벌이기로 하고 남총련측과 세부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른모임 관계자는 “주제도 없고, 특정 토론자도 없는 그야말로 난상토론이 될 것”이라며 “아무리 원수지간이라 하더라도 자주 만나 툭 터놓고 얘기하다 보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애정도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이번 토론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전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겠지만 이젠 학생들도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한나라당의 개혁 의지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한총련 학생들과의 토론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학생들의 현실적 관심사인 청년 실업과 대학구조조정 문제를 비롯해 북핵문제와 6자회담, 한·미·일동맹, 남북 경제협력, 북한인권문제와 탈북자대책, 정치개혁, 국가보안법을 포함한 3대 입법 등 정치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누고 입법활동에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당내 외교통인 박진 의원은 “그동안 한나라당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득권 세력’을 뛰어넘어 ‘재벌옹호당’‘노인당’‘차떼기당’ 등 최악의 이미지로만 인식돼 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부터라도 그간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함께 한나라당과 대한민국의 향후 비전과 실천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더이상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이번 토론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도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면서 “이번 토론을 통해 이땅의 젊은이들이 무슨 문제로 고민하고 있고, 무슨 일에 열정을 쏟는지 확인하는 동시에 한나라당의 개혁 의지와 변화의 몸부림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씨줄날줄] 민족어/이용원 논설위원

    유네스코(유엔 교육과학기구)는 1999년 ‘세계 모어의 날(International Mother Language Day)’을 제정, 매년 2월21일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모어란 ‘어머니의 품에서 들으며 배운 첫 언어’. 유네스코가 기념일까지 제정해 모어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까닭은 “하나의 언어가 사라지면 인간의 사고와 세계관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도구를 영원히 잃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네스코가 2002년 ‘세계 모어의 날’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6500여 언어 가운데 절반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그 전년도에 환경단체 월드워치가 내놓은 전망치는 더욱 비관적이다.100년 안에 대부분의 언어가 사라져 살아남는 것은 1000종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보았다. 언어가 소멸하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사용자인 소수 민족·종족 자체가 절멸하는 사례도 있지만 정치·문화적인 요인이 더욱 파괴적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국가가 동화정책을 내세워 소수민족에게 공용어 사용을 강력하게 종용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반면 민족의 언어를 지키려는 노력도 지구촌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최근의 외신을 보면 아일랜드에서는 민족어인 게일어를 되살리고자 일부 지역을 선정, 도로표지판·지도에 병기한 영어를 없애고 정부 문서에도 게일어만 쓰기로 했다고 한다. 아울러 유럽연합(EU)에서 게일어가 공식 언어로 인정 받도록 외교적 노력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단일언어를 쓰는 단일민족이라서 이같은 일들이 먼나라 이야기로만 들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해결해야 할 ‘언어의 문제’는 적지 않다. 첫째로 외국어·외래어 오염 현상이다. 새터민(탈북자)들이 이 땅에 들어와 한동안은 대화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고 할 만큼 우리는 지나치게 외국어·외래어를 사용한다. 한민족의 언어에 일정한 통일성을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 남북 분단에 따른 언어 이질화를 해소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일본과 중국의 동북3성, 중앙아시아 일대에 퍼져 사는 해외 동포들에게 우리 말글의 원칙을 제시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사라져가는 지역 언어 사투리를 보존하면서 표준말로 폭넓게 수용해 우리사회의 지적·감성적 외연을 넓히는 일 또한 이 시대 우리의 의무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슬슬’ 피하던 진술이 ‘술술’…전자조사 성과

    ‘슬슬’ 피하던 진술이 ‘술술’…전자조사 성과

    검찰이 서울남부지검 등에서 시범 실시 중인 ‘전자조사’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자조사는 카메라로 조사의 전 과정을 녹화해 CD에 저장,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수백 쪽에서 수천 쪽에 이르는 피의자신문조서 등 수사기록은 사라지고 피의자 진술의 증명력은 높아지게 된다. 피해자의 인권보장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조사시간 크게 단축 서울남부지검이 80여일 동안 전자조사실과 검사신문실, 여성·아동 전용조사실을 운용한 결과 조사시간은 5∼7배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2∼3시간 걸리던 것이 20분 안팎으로 줄어든 것은 문답 형식의 조서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대검 과학수사과 김종률 과장은 “두 사람의 대화를 한 명이 글로 옮기면 대화시간의 5배, 제3자가 기록하면 7배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A(24)씨는 술을 마시고 일부러 오락실 유리창을 깨뜨려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의 진술조서에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고 기록돼 있었다. 그러나 전자조사실에서 A씨는 “유리창이 깨졌지만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진술은 9분 만에 끝났다. ●피의자 조사 충분하고 효과 높아 탈북자 B(42)씨는 생활고를 비관해 휘발유를 담은 자동차로 국회 본관을 돌진, 자살을 시도했다. 검사신문실에서 그는 남한에서 받은 차별과 건강악화 등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쏟았다. 검사는 말을 끊지 않고 B씨의 하소연을 들어줬다. 문답조서를 작성하지 않아 가능했다.22분 후 그는 속시원하다며 고맙다고 했다. 검찰은 B씨가 곧 학교에 들어가는 아들을 홀로 키우는 사실도 감안해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D(61)씨는 사우나 여성수면실에서 잠을 자던 C(30·여)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붙잡혔다.D씨가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자 C씨가 대질을 요구했다. 전자조사실에서 두 사람은 마주 앉았다.C씨는 당시 상황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추궁했다. 피의자는 말을 잇지 못하고 당황했다.D씨는 녹화됐음을 깨닫자 35분 만에 범행을 자백했다. 남부지검 이종대 부부장검사는 “조서작성의 부담이 없어져 피의자 진술을 충분히 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묻는 말에만 답하세요.’라는 강압적 신문 방식이 사라진 것이다. 피의자나 피해자도 수사과정에서 할 말을 다하자 불만이 줄었다. ●욕설·비방도 사라졌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욕설과 비방도 크게 줄었다. 종업원 E(32)씨는 임금과 퇴직금 8800여만원을 주지 않았다며 사장 F(55)씨를 고소했다. 일반 검사실에서 사장은 “중고차 6대와 외상대금 5000만원을 대신 받기로 합의했다.”며 욕설을 퍼부었다. 검사는 양측 동의를 얻어 전자신문실로 자리를 옮겼다.F씨는 태도를 바꿔 점잖게 말했다. ●법정 진술 부인 한 건도 없어 전자조사실 4실을 갖춘 서울남부지검은 2월 말까지 모두 234건을 이곳에서 처리했다. 이 가운데 피의자가 재판에서 말을 바꾼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신속한 처리가 요구되는 구속사건의 경우 40%를 전자조사실에서 처리하고 있다. 피의자가 녹음·녹화에 동의하면 수사관은 전자조사실로 들어간다. 피의자의 진술은 녹화되고 수사관은 의문점이 있을 때만 질문한다. 조사가 끝나면 곧바로 녹음·녹화내용을 CD 2장에 저장한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서울남부지검 말고도 서울중앙지검, 인천지검, 수원지검에 녹화·녹음 시스템을 갖춘 전자조사실 등을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대검은 올 상반기에 지방검찰청에 조사실 30∼40개를 설치하고, 녹음·녹화장비 120세트를 보급할 계획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약장수 맘대로 김일성 주치의?

    “어른신들, 이 약이 김일성의 주치의가 보증하는 만병통치약입니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5일 탈북자를 ‘김일성 주치의’라며 내세워 가짜 건강식품을 판매한 박모(46)씨 등 2명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월 초 경산시내 한 식당 2층에 사무실을 열고 김모(78) 할머니에게 4만원짜리 건강보조식품을 5배나 부풀려 20여만원에 판매하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경북지역 농촌 노인들을 상대로 4000만원이 넘는 가짜 건강식품을 판매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노인분들은 판매장에 오기만 해도 사은품을 준다.’며 소일거리가 없는 지역 경로당 노인들을 끌어모았다. 또 행사장에서는 북한말을 쓰는 탈북자 A씨를 ‘북한에 있을 때 김일성의 주치의였다.’고 속여 가짜 건강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선전토록 하는 수법으로 노인들을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 [4일 TV 하이라이트]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서울역에서 오랫동안 형주를 기다리던 영실은 통금 위반으로 경찰서에 끌려가고, 다음날 서울로 올라온 형주는 영실이 기다리던 곳에서 영실의 사진을 들고 찾아 헤맨다. 결국 영실은 정님이에게 형주와 인표의 소식을 묻는 편지를 보내지만, 정님은 읽자마자 편지를 구겨 버리고 공장으로 향한다. ●여자플러스(SBS 오전 11시10분) 새 교실, 새 책상, 새 책, 새 친구들과 선생님. 많은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이때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기초적인 훈련. 이 중에서도 환경 및 생활습관을 바로잡아주면 향상시킬 수 있다는 아이의 집중력 높이기를 조명한다. ●언론과의 대화(YTN 오후 3시15분) 광복 60년이 되는 올해 3·1절은 그래서 좀더 특별하게 여겨진다. 역사학계의 거목인 강만길 상지대 총장과 함께 이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 과거사 청산문제와 광복 60주년이 되는 2005년의 역사적 의미를 짚어 보고, 우리의 바람직한 미래상에 대해 얘기한다. ●생방송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유치원과 어린이집, 보육원 등을 돌며 어린 아이들에게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을 내용으로 하는 인형극 공연을 펼치고 있는 이인숙씨와 김라미씨는 원래 집에만 있던 평범한 아줌마들이었다. 이들이 전하는 목소리를 통해 주부가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실천적 방법들을 생각해 본다. ●논스톱5(MBC 오후 6시50분) 수아는 자신의 생일날을 진우와 함께 보내기 위해 진우의 아르바이트를 돕기로 한다. 고생하는 수아를 두고 볼 수만은 없는 경준은 옆에서 수아를 도와 같이 아르바이트 일을 한다. 한편 승기는 술에 취하면 본심을 얘기하는 이정의 술버릇을 우연히 알아낸다. 승기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탈북자 진섭과 딸 하나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혜련. 어느 날 혜련의 집 근처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진섭의 북한에 남겨 둔 아내 정해가 이사 오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진섭과 정해는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두 아내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남편을 보다 못한 혜련은 이혼을 신청한다.
  • 美·中 인권전쟁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미국과 중국간의 ‘인권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2004년 연례 인권보고서’에 맞서 중국은 3일 ‘2004년 미국 인권기록’을 발표키로 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2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인권보고서에서 중국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이 열악하다고 종합적으로 규정했다. 중국 내에서 성행하는 탈북여성 인신매매와 반체제 인사 탄압, 탈북자 강제북송 등 중국 당국의 비인도적인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인권기록’을 통해 상세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미국의 ‘위선’을 만천하에 알리겠다는 태세다. 주요 내용은 미국의 외국 침략과 수감자 학대 및 생명ㆍ자유ㆍ신체의 안전, 정치권리와 자유, 경제ㆍ사회ㆍ문화적 권리, 인종차별, 부녀와 아동상황 등 다양한 인권침해 사례 등이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올해로 다섯번째인 중국의 미국 인권침해 사례 발표는 미국의 인권외교에 대한 중국의 뿌리깊은 불신감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측은 미국이 인권을 앞세워 내정에 간섭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판단, 장기적으로 미국의 인권외교 무력화를 위해 공세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인권보고서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강력하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중국 인권의 부단한 발전과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런 내용을 발표하는 데 대해 중국은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항의했다. 이어 “미국은 스스로 다른 나라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에 대해 되돌아 봐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또 중국 인권연구회 둥윈후(董云虎) 부회장은 “지난해 자행된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가 미국의 이중적 인권 잣대를 방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미국의 인권 ‘거울’엔 왜 자신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느냐.”고 비아냥댔다. oilman@seoul.co.kr
  • 美, 탈북자 수용실태 조사…대규모 망명 불허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는 한국과 중국에서 탈북자 실태를 직접 조사했으며, 이를 토대로 탈북자의 대규모 미국 망명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미 정부는 이에 따라 탈북자를 집단망명 허용 대상인 이른바 ‘프라이어리티 2(P2)’ 그룹으로도 지정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제임스 포스터 한국과장과 테레사 러시 난민과장 등으로 탈북자 실태 조사팀을 구성, 이달 초부터 서울과 베이징 등지에서 탈북자 현황 및 수용 실태를 현장조사했다고 관계자가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18일 탈북자의 미국 망명을 허용하는 규정을 담은 북한인권법이 발효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조사단은 서울에서 통일부 및 외교부 관계자들과 만나 한국으로 넘어온 탈북자 수와 망명 루트, 수용시설, 한국사회 정착 과정 등을 집중 점검했다. 베이징에서는 중국 관리 및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UNHCR) 관계자 등과 만나 중국내 탈북자 규모와 법적 지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조사단은 실태조사 결과를 정리한 ‘탈북자 보고서’를 이번주 의회에 제출했다. 외교소식통은 “이번 보고서는 탈북자를 가급적 한국과 몽골, 동남아시아 등 인근 국가에 수용하는 방안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당초 북한인권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당시에는 100명 이상의 탈북자를 미국에 받아들이는 것이 입법 취지에 맞는다는 관측이 있었다.”고 전하고 “그러나 막상 법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이민국적법이나 국토안보 관련법과의 상충 가능성, 탈북자의 미국 사회 적응 문제, 테러범 유입 가능성 등 현실적 어려움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탈북자의 P2 그룹 지정은 중국이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아 어렵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이와 함께 “북한 핵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당장은 실효성이 없다는 게 미 정부의 판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 인권 문제도 중요하지만 6자회담에서는 우선적으로 핵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미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미 정부는 당초 이달 중순까지 의회에 북한인권 활동 계획을 보고하게 돼 있는 북한인권특사를 임명조차 하지 않았다. dawn@seoul.co.kr
  • 최승희 무용전수받은 김영순씨 “조카찾고 싶다”

    최승희 무용전수받은 김영순씨 “조카찾고 싶다”

    “최승희 선생은 보통 사람과는 달랐어요. 모든 동작에 심장의 울림이 전달되어 살아 숨쉬는 것 같았지요.” 새터민(탈북자) 김영순(68)씨가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작은 임대 아파트에서 설을 맞는 느낌은 남다르다.2003년 12월 한국에 온 뒤 정착훈련을 거쳐 ‘대한민국 국민’으로는 처음 맞는 설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자신의 파란만장한 삶을 펼쳐놓기에 앞서 평양음악무용대학 시절 ‘조선민족무용 특강’을 가르치던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의 기억을 더듬었다. ●대학서 최승희에게 무용배워 김씨는 “키가 크고 눈이 부리부리한 선생은 워낙 엄해서 숨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살풀이를 가르칠 때면 ‘엿가락을 늘이듯 팔을 움직이라.’면서 손바닥으로 ‘탁’ 소리가 날 정도로 때려서 학생들의 뻣뻣한 자세를 바로잡아주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일의 동거녀가 된 성혜림이라는 존재로 하여 평양음악무용대학 시절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바뀐다.1953년 김씨와 성혜림은 무용학부와 영화연극부에 각각 입학했다. 김씨는 성혜림이 “홑꺼풀의 자그마한 눈과 좌·우 턱이 약간 각진 소녀로 대단한 미인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웃을 때 생기는 보조개가 무척 사랑스럽고 귀여웠으며 고상한 기품이 풍겨 정이 가는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성혜림과 조선인민군협주단서 일해 김씨는 대학을 졸업한 이후 13년 동안 조선인민군협주단에서 일했다. 그러나 평탄했던 김씨의 삶은 성혜림의 말 한마디 때문에 송두리째 뒤틀리고 만다.1967년 성혜림은 2·8영화촬영소에서 돌아가는 길에 김씨에게 들러 “나 5호댁으로 간다.”는 말을 남겼다.‘5호댁’이란 김일성의 친족이 모여 살던 창광산의 옛 관저를 뜻한다. 김씨는 1970년 함경남도 요덕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다. 김씨는 성혜림이 김정일의 동거녀라는 것을 안다는 사실 때문인 것으로 믿고 있다. 남편도 이 때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 뒤 소식을 알 수 없다. 김씨는 소금국과 강냉이밥으로 연명하며 수용소 건설현장에서 8년을 중노동에 시달렸다. ●막내아들은 탈북시도하다 총살돼 1978년 수용소에서 나온 김씨는 세 아이를 데리고 금광 채굴 일꾼으로 일한다. 이후 1981년 양재기술을 배워 함흥의 양복점에서 일하면서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1988년에는 탈북을 시도하던 막내아들이 붙잡혀 총살되는 아픔이 있었다. 이제야 두다리 뻗고 잘 수 있게 됐다는 김씨의 가장 큰 소망은 어딘가에 살고 있을 조카 유숙화(1941년생)씨를 찾는 것. 가족과 함께 중국에 살던 큰언니는 1943년 남편을 따라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떠났고 그해 언니가 죽었다는 소식만 들었다. 김씨는 “나이가 드니까 혈육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만 간다.”면서 “조카를 꼭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日자민, 전방위 대북제재 추진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집권 자민당이 전방위 대북 제재를 추진하고 나섰다. 자민당 대북경제제재 시뮬레이션팀은 3일 모임을 열어 ‘탈북자 보호’를 골자로 한 가칭 ‘북한인권법’ 초안을 마련했으며 조문화 작업을 거쳐 다음달초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 법안은 일본 정부가 해외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를 보호, 난민 자격의 입국을 허용하기 위한 것으로 탈북지원단체에 대한 재정지원과 일본인 납치문제의 해결을 위한 관계국과의 연대강화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법안은 대북 송금과 북한선박의 입항 등을 각각 금지하는 내용의 개정외환법 및 특정선박입항금지법 등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된 일본의 대북 경제제재 3탄이다. 자민당은 이 법안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관계국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보고 다음달 중순쯤 한국에 방문단을 보내 협력을 구하기로 했다. 시뮬레이션팀은 또 일본인 납치문제를 둘러싼 보복조치로 북한산 모시조개와 게, 성게 등 어패류의 수입제한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자민당측은 2003년 기준 일본의 대북 수입액은 총 202억엔(약 2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어패류가 45.3%인 91억엔을 차지했던 만큼 어패류의 수입제한 조치는 북한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일본 정부와 여당은 다음달 1일 시행되는 ‘선박유탁손해배상보장법’을 엄격히 운용, 북한 선박의 일본 기항을 제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고이즈미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는 대북 경제제재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taein@seoul.co.kr
  • [데스크시각] 중국 부상과 민주화의 미래/이석우 국제부 차장

    “인도가 민주주의 한다고 해서 잘 삽니까. 그렇다고 빈부격차가 중국보다 작습니까.” 중국 공무원들과 민주화를 이야기할 때면 공식처럼 튀어나오는 표현 중 하나가 인도다. 다당제와 정치적 다원주의, 언론 자유 등 민주주의가 정착됐다고 한들 그런 인도가 중국보다 더 나은 게 뭐가 있느냐는 반문이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두자릿수 경제성장을 일궈온 중국 당국은 ‘정치는 일당독재, 경제는 자본주의’란 함께 가기 어려울 듯이 보이는 중국식 사회주의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달콤한 성장의 과실 속에 시행착오가 예상되는 서툰 민주화보다는 공산당에 의존한 확실한 경제발전 지속이 더 낫다는 견해도 널리 확산돼 있다. 민주주의가 만능이 아님을 강조한 한 베이징대 교수의 저서,‘민주란 미신’이란 책자가 지난해 대학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 때문인지 중국은 민주정치체제를 바탕으로 한 인도식 발전모델을 깎아내리면서도 싱가포르식 권위주의 발전양식엔 높은 점수를 준다. 박정희 시대의 경제성장에 대해선 극찬을 아끼지 않던 여론주도층이 최근 한류를 견제하고 한국을 ‘일본기술을 베껴서 성장한 2류 국가’ 정도로 낮춰보려는 움직임도 민중운동을 통한 한국의 민주적 성취와 무관치 않다. 민주화를 억누르고 있는 중국에는 이웃나라의 선례가 부담스럽다. 중국도 촌민(村民)자치제 확대 등 느리지만 나름의 민주화실험을 진전시키고 있다. 다만 그들 표현대로 ‘궈칭’(國情), 즉 상황과 조건에 맞는 ‘우리식 민주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서구정치제도를 답습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권력에 대한 견제·감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부패 확산 때문이다. 부패는 그동안 개인적 일탈행위, 개개인의 잘못으로 치부돼 왔다. 그러다가 최근엔 견제되지 못한 권력 때문이란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구조적 결함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자오쯔양(趙紫陽)전 당총서기 장례식이 있던 지난달 29일. 식장 부근 그의 지지자들이 내건 현수막에도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는 표현이 “자오의 정신 영원하라.”와 함께 나란히 눈에 띄었다.AP통신이 사진으로 포착한 이 모습은 민주화운동을 감싸던 그의 행동을 변호하면서 당국에 대한 민주화 개혁촉구를 담고 있다. 민주화 없인 도를 더해가는 부패와 사회부조리 척결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다. 자오에 대한 긍정은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의 재평가, 나아가 정치개혁의 수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당국의 고민이 있다. 과거 효율적으로 작동하던 중국식 체제들이 이제는 그 사이 몸집이 자라 맞지 않게 된 옷처럼 발전의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 속에서도 ‘우리식대로’에 대한 고집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넓은 국토, 다양한 민족구성, 낮고 고르지 못한 민도와 지역에 따른 큰 경제발전 차이 등 중국적 특수성의 강조는 ‘우리 방식’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논리적 배경이다. 보편성을 무시한 특수성과 ‘궈칭’에 대한 강조는 때론 대외관계에도 투영된다.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로 새로 쓰는 동북공정이나 탈북자 처리도 한 예다. 자오의 장례식이 끝난 다음날인 30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황쥐(黃菊) 부총리는 “중국의 부상이 세계평화를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힘이 세지고 영향력이 커질수록 특수성과 ‘궈칭’보다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존중이 더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게 됐을 때 중국의 부상을 위협으로 보지 않고 번영을 향한 동반상승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석우 국제부 차장 sw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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