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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정화 집은 ‘공작원 가족’

    위장 탈북 여간첩 원정화(34)의 출신 성분과 구체적인 범죄사실 등이 28일 공소장을 통해 확인됐다. 원정화는 미국 달러화 위조지폐를 바꿔서 공작금을 마련한 것으로 밝혀졌다. 원정화는 1974년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2녀 중 차녀로 태어났다. 원정화의 아버지 역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으로 원정화가 태어나던 해에 남한 침투 도중 피살됐다. 이후 어머니 최모(60)씨는 김모(63·구속)씨와 재혼해 남매 둘을 더 낳았다. 원정화의 의붓아버지 김씨는 평양 미술대학을 나와 인민무력부 정찰국 소좌, 만년보건총국 함북도 관리처 계획과장, 청진시 공로자협회 경노동직장 관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엘리트였다. 김씨 역시 2006년 12월 남파됐으며, 원정화의 이부(異父)여동생도 보위부 공작원이었다. 그야말로 ‘공작원 가족’인 셈이다. 원정화 역시 학교를 다니며 최우등 표창을 자주 받았으며, 출신 성분과 학업성적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89년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최룡해 위원장에게 발탁돼 돌격대 간부교육을 마쳤다. 원정화는 수료 직후 특수부대에 입대해 92년 2월 머리를 다쳐 제대하기 전까지 태권도, 독침 뿌리기, 표창 던지기, 사격, 겨울철 얼음물에서 오래 견디기 등의 공작원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제대 뒤 취직한 백화점에서 과자, 사탕 등을 훔치다 적발됐고, 교화소(교도소)에서 93년 6월부터 2년 가까이 복역하다 ‘김정일 특사’로 풀려났다. 이어 청진에서 장사를 하다 96년 12월쯤 친구와 함께 아연을 훔치다 단속반에 체포됐고, 친척의 도움으로 석방된 뒤 중국으로 도피해 2년 정도 친척집 등을 전전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족 남성과 결혼했지만, 성격 차이로 곧 결별했고 남편과의 사이에서 생겼던 아이도 낙태했다. 원정화는 중국에서 가짜 달러를 판매, 외화벌이 업무도 했다.100달러 한 장에 중국돈 200위안(약 3만원)씩 받았다. 이후에도 원정화는 여동생이 하얼빈에 전달하기 위한 가짜 달러를 보위부 직원으로부터 받는 길에 동행하기도 했다. 2001년 9월 원정화는 “미군기지를 카메라로 찍어 오고, 남조선신문에 실리는 조국에 대한 사설을 모아 가져 오라.”는 지령을 받고 조선족 여성으로 위장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원정화는 “장군님의 전사로서 이 한 몸 다바치는 충신이 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충성맹세도 했다. 당시 잠시 동거했던 한국인 사업가 조모씨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던 원정화에게 보위부 요원들은 “고문이 심하면 교도관 생활을 했고, 아이 아버지를 찾으러 왔다고 하라. 특수부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마라.”고 주의시켰고, 자살용 독약 6알, 공작금 1만 달러 등도 줬다. 원정화는 남한에 온 뒤 조씨를 만나 중국으로 유인하려 했다. 하지만 조씨가 이를 거절하며 의심하는 기색을 보이자 원정화는 곧 “조씨의 아이를 가져 남한에 온 탈북자”라고 국가정보원에 위장 자수하기에 이르렀다. 또 대북정보요원들과 친해지는데 성공해 그들로부터 “북한 군사기밀을 파악해 달라. 협조해 주면 매달 500만원씩 주겠다.”는 등의 부탁을 받고 이를 들어 주는 척하면서 홍콩에서 만나 살해하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동안의 정 때문에 정보요원들을 살해하지 못한 데다 북한 노동당 비서로 귀순한 황장엽씨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을 면담한 탈북자 김모씨의 거처를 파악하라는 지령 수행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상부의 질책이 시작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러운 ‘탈북 낙인’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 원정화 사건으로 1만 4000명에 이르는 탈북자들이 동요하고 있다.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간첩일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겹쳐지면 이들의 고통은 더 커질 게 뻔하다. 한 탈북자에 따르면 원정화 사건이 보도되기 한 달 전부터 탈북자 사회에서는 검찰과 경찰, 기무사가 원정화씨에 대해 간첩 혐의로 조사를 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었다. 이미 그때부터 ‘탈북자 간첩’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지나 않을까 걱정했다는 것이다. 탈북자동지회 이해영 사무국장은 “검찰 수사결과를 보면 원씨가 다른 탈북자들과 수시로 접촉하고, 황장엽씨의 거처도 집요하게 조사했다고 하는데, 사실 원씨는 탈북자 사회에서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다른 탈북자는 “원씨처럼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탈북 동료들이 많은데 이들이 괜한 의심을 받을까 걱정된다.”면서 “원씨는 ‘탈북자’가 아니라 탈북자 신분을 이용한 ‘위장간첩’이다.”라고 강조했다. 탈북자 김모(43)씨는 “안 그래도 탈북자라는 딱지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사기를 당하는 등 적응하기 힘든데, 자유를 찾아온 사람들이 오히려 큰 상처를 받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신들에 대해 정부의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탈북자동지회 등에 정부기관의 수사협조가 들어온 것은 없지만, 탈북자 중에 간첩이 있다면 분명히 가려내야 ‘이미지 추락’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탈북자 이모(35)씨는 “아직도 중국에서 불쌍하게 생활하는 탈북자들이 많은데 그들의 입국이 힘들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한국 사업가·탈북자 100여명 납치·북송”

    “한국 사업가·탈북자 100여명 납치·북송”

    위장 탈북 여간첩 원정화(34)는 대북 정보요원 살해, 북한 노동당 비서로 귀순한 황장엽씨의 소재 파악 등 주요 지령 수행에는 대부분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미군기지를 촬영한 사진을 넘기고, 군 장교와 교제하며 포섭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황장엽 거처 파악 등 주요지령 실패 남한 침투지령을 받은 원정화는 2000년 중국동포 김모씨 명의로 신분을 세탁한 뒤 다음해 10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후 경기 북부 지역 등에서 미군기지 촬영 임무를 수행하다가 다시 ‘원정화’로 이름을 바꿔 탈북자로 위장귀순하고 한국 남성 최모씨와 결혼했다. 원정화가 받은 주요지령은 ▲2003년 대북정보요원 중국 유인, 남한사업가 포섭 ▲2004년 대북정보요원 2명 살해 ▲2005년 국정원·하나원·대성공사(탈북자 신문 기관) 위치 파악, 군 장교 포섭 뒤 군사기밀 탐지·중국유인 등이다. 또 ▲2006년 황장엽·부시 미국 대통령 면담 탈북자 김모씨 위치 파악, 비전향 장기수 파악, 안보강연 탈북자 인적사항 파악 등도 임무였다. 하지만 원정화는 황장엽씨 거처 파악 등 대부분의 지령 수행에 실패했다. 대북정보요원 암살 지령과 함께 독침, 독약 등의 살해도구를 받았지만, 시도도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정화는 “원래 알던 사람들인 데다 살인을 해본 적이 없어 차마 죽일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원정화는 군 기밀을 수집하기 위해 장교들과 교제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결혼정보업체에 “현역군인과의 만남을 원한다.”고 얘기해 여러 명의 군인을 만났으며,2005년 9월에는 김모 소령을 소개받아 동거까지 하게 됐다. 김 소령에게는 “아이를 중국에 유학보내고 싶으니 함께 가서 알아보자.”고 유인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원정화는 국군 기무사령부의 추천으로 군 안보 강사로 발탁돼 2006년 9월부터 9개월 동안 50여차례에 걸쳐 “북핵은 자위용”이라는 등 북한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의 강연까지 실시했다. 이때는 이미 1년 남짓 기무사의 내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원정화를 추천한 부서와 내사부서의 업무가 분리돼 있어 대공혐의점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기무사 쪽은 설명했다. 원정화는 이 과정에서 2006년 11월 정훈장교였던 황모(26·구속기소) 중위(대위 진급 예정)를 처음 만나 사귀게 됐다. 지난해 10월 황 중위에게 “나는 북한 보위부 소속 공작원이다. 내 임무는 탈북자 출신 안보강연 강사 신원을 확인해 북한에 보고하고 군 간부를 포섭하는 것이다. 너도 포섭했다고 조국에 보고했다.”고 말했지만 황 중위는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기무사 관계자는 “황 중위가 원정화를 신고하지 않은 것은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정경학 사건’ 이후 2년여만 역대 간첩 사건으로는 ▲1995년 10월 충남 부여 무장간첩 김동식 ▲1997년 10월 최정남·강정연 부부간첩 ▲2006년 7월 정경학 사건 등이 있다. 정경학은 태국 국적으로 위장해 국내에 잠입한 뒤 울진 원자력발전소, 천안 성거산 공군 레이더기지, 용산 미8군부대, 국방부 청사 등을 촬영해 북한에 보냈다. 원정화가 실제로 북한에 넘긴 정보는 양주와 서울 등에 있는 주한미군 기지 6곳의 사진, 원정화의 하나원 동기 정보, 군 장교들 명함 100여장 및 인적사항과 사진, 군부대 위치와 부대의 지휘관들 인적사항 등이다.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는 “원정화가 넘긴 장교들의 명함에 기재된 이메일 IP를 추적한 결과 중국 방향에서 이메일을 해킹한 흔적을 찾아내 진상을 파악중”이라고 전했다. 원정화는 또 남파되기 전 1999∼2001년 중국 옌지, 훈춘 등에서 탈북자와 남한사업가 등 100여명을 납치했으며, 중국 공안과 협조해 이들을 북송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 7명은 모두 노래방 등에서 일하던 원정화를 만나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하려 한 사업가, 회사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어떻게 잡았나

    이번 수사의 시작은 지난 2005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경찰청은 탈북여성인 원정화(34)가 대북무역을 빙자해 수시로 북한에 있는 가족 및 정보원과 접촉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하는 과정에서 간첩 활동의 단서를 발견했다. 원정화가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현역 군인과의 만남을 조건으로 여러 명을 소개받았고, 이 가운데 한 명과 동거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국군 기무사령부와 공조 수사가 이뤄지게 됐다. 경기경찰청 등은 장기간 내사 끝에 원정화가 중국에 거점을 확보하고 북한 공작원에게서 지령을 받아 군 강연시 북한을 찬양하는 발언을 하고 몇 명의 국군 장교들과 교제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혐의를 확인했다. 경기경찰청 등은 중국 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을 만나고 돌아온 원정화를 지난 7월 전격 체포, 구속했다. 구속 직전 원정화가 수원지검의 조사를 받으며 자신이 북한 보위부의 남파 지령을 받고 침투한 간첩이라고 자백하면서 수사 범위가 넓어졌다. 이 자백으로 원정화가 단순한 간첩이 아니라 위장탈북한 남파간첩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공안당국은 수원지검, 경기경찰청, 기무사, 국정원 경기지부 등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꾸렸다. 이 과정에서 공안당국은 원정화로부터 2006년 12월 탈북한 의붓아버지 김모(63·구속)씨가 간첩 활동에 편의를 제공하고 중국 내 북한 보위부 공작원과 여러 차례 접촉했다는 진술도 받아냈다. 합수부는 원정화가 조사 과정에서 “임무수행을 잘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시키겠다는 말을 들었다. 나 말고도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달라진 간첩 패러다임

    최초로 적발된 위장 탈북 남파간첩인 원정화는 과거 간첩과는 달리 새로운 행태를 보였다. 과거 간첩들은 난수표나 위조신분증을 사용했지만 원정화는 탈북자라고 자수, 대한민국 국적을 합법적으로 취득한 대목이 가장 대표적이다. 원정화는 탈북자라는 신분 덕분에 북한 말씨를 쓰면서 남한 사정을 묻고 다녀도 큰 의심을 받지 않았다. 또 정보 수집을 위해 탈북자 단체 등에 접근하는 것도 용이했다는 것이 합동수사본부의 분석이다. 원정화가 14차례나 중국을 드나들면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원정 보고’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여권을 가진 국적자로서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합수부 관계자는 “과거 간첩들이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숨어서 활동했던 것과 달리 원정화는 휴대전화 등 합법적인 수단을 이용해 합법적인 공간에서 사실상 ‘반공개적’ 간첩활동을 벌였다.”고 전했다. 대북무역 등을 통한 외화벌이로 공작금 상당부분을 충당하는 등 경제적으로 자립한 행태를 보인 것도 북쪽에서 보내주는 공작금에만 의존하던 과거 간첩 활동과는 큰 차이점이다. 원정화는 남한 정착을 위한 지원금으로 9000여만원을 받아냈고,“탈북자라 북한 사정을 잘 안다.”는 명목으로 대북무역회사를 운영했다. 빼돌린 회사돈 등 5만 5000달러는 동생이 북한 청진에서 운영하는 외화상점에 투자하기도 했다. 임신 7개월 상태로 남쪽에 들어와 아이를 출산·양육하며 간첩활동을 한 점이나 군 기밀 수집을 위해 군 장교 등을 만나는 방법으로 당당하게 결혼정보업체를 이용한 점도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양상이다. 정보원을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등 성(性)을 도구화한 점도 마찬가지다. 원정화가 북한 보위부의 지령을 받아 남파된 것은 반체제자 색출 및 가해 업무 등을 주로 하던 북한 보위부의 활동 영역이 탈북자들이 늘어나면서 중국, 한국까지 확대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합수부는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위장탈북 간첩 처음 붙잡아

    위장탈북 간첩 처음 붙잡아

    탈북자로 위장 입국해 군사기밀과 대북 정보요원 인적사항 등의 정보를 빼낸 여간첩이 붙잡혔다. 공안당국은 ‘한국판 마타하리’ 사건에 비유하면서 “최초로 적발된 위장탈북 남파간첩 사건”이라고 밝혔다. 수원지검·경기경찰청·국군 기무사령부·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는 27일 위장 탈북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여간첩 원정화(34)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합수부는 원정화가 간첩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원정화를 도운 육군 모 부대 황모(26) 중위(대위 진급 예정)도 국가보안법상 불고지·간첩방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합수부는 또 북한 고위직 출신으로 위장 탈북한 원정화의 의붓아버지 김모(63)씨도 간첩 혐의로 구속 수사하고 있다. ●황장엽 등 근황 유출시도 합수부에 따르면 원정화는 19 99년부터 중국 옌지와 훈춘 등지에서 탈북자·남한사업가 100여명을 납치하는 데 관여하다가 2001년 10월 보위부의 지시에 따라 조선족으로 위장한 뒤 최모씨와 결혼해 임신한 상태로 남한에 잠입했다. 입국 직후 이혼한 원정화는 같은 해 11월 국정원에 탈북자라고 자수하는 방법으로 신분을 위장했다. 그는 탈북자 지원금과 북한 공작금을 종자돈으로 대북 무역회사를 차린 뒤 중국을 14차례, 북한을 2차례, 일본을 3차례 왕래하며 보위부의 지령을 수령하고, 대북 정보 요원의 신상과 국정원 등 기밀시설의 위치정보 등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정화는 북한 보위부로부터 황장엽씨 등 주요 반체제 탈북자의 근황 정보 수집, 대북정보요원 2명에 대한 암살, 정보 수집을 위해 교제했던 김모 소령과 조모씨에 대한 납치 시도 등도 지시 받았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교 100여명 접촉…성관계도 원정화는 군 안보강사도 맡아 현역 군 장교 100여명과 접촉하며 명함을 수집하고 모 부대 정훈장교인 황 중위와 내연관계를 맺은 뒤 안보강사로 활동하는 다른 탈북자들의 명단을 빼내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원정화는 군 장교 등에게 정보를 빼내기 위해 성 관계를 갖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부는 “지난 10년간 남북화해 무드의 진전과 북한주민 이탈의 증가 속에서 일부 탈북자 중 간첩이 존재한다는 의심이 있었을 뿐 확인을 하지 못했는데 그 실체가 드러난 최초의 사례”라면서 다른 위장 탈북 간첩이 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홍성규 홍지민 유지혜기자 cool@seoul.co.kr
  • 원정화는 누구… 절도 무마하려 공작원 활동

    여간첩 원정화는 북한 내 범죄 사실이 적발된 뒤 이를 무마하는 차원에서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으로 포섭돼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역시 탈북자 신분으로 위장해 남한에 온 원정화의 의붓아버지 김모(63·구속)씨는 북한 군에서 고위직을 지냈고, 특히 김씨의 누나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는 사돈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정화는 고등국민학교 5학년 때인 1989년부터 3년 동안 특수부대에서 남파공작 훈련을 받다가 부상으로 제대했다. 노동당 중앙당이 출신 성분이 좋은 원정화를 엘리트 간첩으로 키우려고 발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후 6년 동안 마땅한 일거리가 없이 생활고에 시달려 백화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등 절도를 일삼다가 교화소(교도소)를 전전했다.1998년 북한 내에서는 1㎏만 빼돌려도 총살형에 처해질 수 있는 아연을 5t이나 훔치기도 했다. 원정화는 친척의 도움으로 아연 절도 사건 등을 무마하는 과정에서 북한 보위부에 연결됐다. 원정화는 공작원 훈련시 대남 교육도 받았으며, 당시 교관이 1984년 군복무 중 월북한 이모씨로 추정된다고 검찰 등은 덧붙였다. 하지만 원정화는 주요 지령의 실행에 실패하자 북에서 자신을 살해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집에 자물쇠 4개를 설치한 채 생활하고 3년 전부터는 신경안정제를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간첩 연루 장교 총살시켜라” 질타 이어져

    ‘원정화 여간첩 사건’에 현역 장교들이 연루됐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이 “군대가 제대로 썩었다.”며 군 기강해이를 질타하고 나섰다. 27일 합동수사본부 발표에 따르면 직파간첩 원정화(34·여)는 군사 기밀을 빼내 북측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구속됐다.이 과정에서 현역 장교 3∼4명이 사건에 연루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특히 육군 소속 황모(27) 대위는 원정화가 북한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군 안보강사로 활동 중인 탈북자 명단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뉴스 댓글 및 각 포털게시판에 ‘군 기강 해이’를 지적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며 비난하고 있다. 네티즌 ‘kill_dochin’은 “안보의식이 실종된 ‘군바리’들의 잘못”이라며 황모 대위를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아이디 ‘nexus_corea’는 “장교들을 모두 해임시키고 장교직 영구박탈과 함께 불명예 퇴진시켜 군인연금 등을 한푼도 받지 못하게 하라.”며 엄벌에 처할 것을 주장했다. ‘yjscool2002’는 “성로비 받았다는 장교를 즉각 총살시켜 군기강을 바로 잡아라.”며 한층 격렬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와 관련,국방부는 “국민들에 심려를 끼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사과했다.이상희 국방장관은 이날 고위급 간부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군 간부들의 복무기강 확립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한편 ‘cjfdnd2’ 등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사건이 발표된 시점을 문제삼으며 “범불교도 집회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환기시키려는 정부의 물타기”라고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탈북자 입국 1년새 42% 급증

    이명박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탈북자 문제를 처음으로 거론한 가운데 올 들어 국내로 들어오는 북한이탈 주민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6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 주민은 174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1%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3000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탈 주민 입국은 1998년 이후 본격화돼 지금까지 모두 1만 4000여명이 국내에 들어왔다.특히 2001년 이후에는 매년 1000명 이상 꾸준히 들어와 정착했으며 2006년 처음으로 2000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544명이 입국했다. 정부 관계자는 “올 들어 유엔고등판무관실(UNHCR) 등의 북한이탈 주민 심사가 대폭 완화돼 대기자 입국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급증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중국 등 제3국에는 모두 3만∼4만명의 북한이탈 주민이 국내 입국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국내에 정착했던 일부 북한이탈 주민이 이 같은 사실을 속인 채 영국 등 유럽국가에 위장망명 신청을 하는 사례와 관련, 적발될 경우 정착금 감액 등의 행정적 제재와 함께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정부는 25일 ‘북한이탈주민 대책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의결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韓·中 외교고위급 올부터 정례회담

    韓·中 외교고위급 올부터 정례회담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5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국방분야를 포함한 다각도의 협력방안에 합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지난 5월 베이징 회담에서 합의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구체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양국 정상이 수시로 상호 방문하는 한편 양측 외교부간 고위급 전략대화를 올해부터 정례화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 국방당국간 고위급 상호 방문을 활성화하고, 상호 연락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직급과 영역에 걸쳐 인적 교류를 해나가기로 했다. ●교역액 2000억弗 2년 앞당겨 2010년 달성 이와 함께 2012년을 목표로 했던 양국간 교역액 2000억달러 달성 목표를 2년 앞당겨 2010년까지 이룬다는 방침 아래 무역과 투자, 품질 검사·검역, 무역구제조치, 지적재산권 분야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환경보호와 에너지·통신·금융·물류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한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1450억달러였다. 공동성명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양국 산·관·학 공동연구 결과를 토대로 상호 이익의 원칙에 따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혀 양국간 무역 불균형 해소와 맞춰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두 정상은 또 양국 정부간 합의를 바탕으로 고용허가제 노무협력을 가동하고, 양국 노무자들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하기로 했다. 인적·문화 교류에 있어서 두 정상은 2010년을 중국방문의 해,2012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각각 정하는 한편 현재 일부 기업인들로만 제한돼 있는 중국 복수사증 발급 대상을 확대하는 등 사증 편리화 조치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한·중간 협력을 다방면에 걸쳐 확대·심화하고 인적 교류도 보다 넓혀나가기로 한 두 정상의 이날 합의는 베이징 올림픽 기간 혐한론(嫌韓論)이 부각된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양국간 실질적 우호관계 증진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남북간 화해와 협력을 통해 상생·공영의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탈북자들이 강제 북송되는 일이 없도록 중국이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강산 피격사건에 대해서도 남북간 대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또 중국의 원전 40기 건설 추진과 관련해 우리 기업이 보다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탈북자문제 협조·中 원전건설 참여 요청 후 주석은 남북한이 화해·협력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궁극적으로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것을 계속 지지한다고 천명했다. 탈북자 및 금강산 대책에 대해서는 “서로 의사소통을 해나가면 대화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답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상회담에 이어 양국 정부는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 강화를 위한 ‘한·중 정보기술 혁신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등 6개 양해각서와 ‘수출입수산물 위생관리 약정서’를 체결했다. 후 주석은 26일 서울숲 공원을 방문, 한·중 청년대표 200여명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데 이어 김형오 국회의장, 한승수 국무총리를 면담하고 경제4단체장 초청 오찬에 참석한 뒤 다음 방문국인 타지키스탄으로 출국한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女談餘談] 금강산 사건과 새터민 아이들

    금강산에서 50대 여성 관광객이 북한 초병이 쏜 총에 맞아 피살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한달이 됐다. 새 정부 들어 대화가 단절된 남북 당국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며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대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남북 관계가 좋았던 지난 정부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면 어렵지 않게 풀렸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다른 한 쪽에서는 새 정부가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원칙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남북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북 정책은 여전히 안개속에 있다. 북한도 대화에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최근 대북 정책의 공식 명칭을 ‘상생과 공영’으로 정했다. 진정한 상생과 공영을 추구한다면 금강산 사건으로 인해 남북 관계 냉각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동안 ‘우리민족끼리’를 외쳐온 북한도 우리측의 대화와 진상조사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남북이 서로 한 발짝씩 양보할 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얼룩진 금강산이 1998년 관광 개시 이후 자리매김한 ‘평화의 상징’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지난달 새터민(탈북자)들의 정착지원기관인 경기도 안성 하나원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만난 새터민들은 삶의 희망을 찾아서인지 활기차 보였다. 특히 새터민 어린이들은 하나원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삼죽초등학교에서 생활·언어·교과 등 적응교육을 받고 있었다. 모란반과 도라지반, 해당화반에서 만난 15명의 새터민 학생들은 색연필로 태극기를 그리고 애국가를 부르면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분주했다. 삼죽초교가 지난 2000년부터 배출한 새터민 학생은 모두 600여명. 현재 수업을 듣는 15명과, 정착지의 일반 학교로 전학간 학생들은 남북이 하나가 되는 데 큰 역할을 할 ‘통일 꿈나무’들이다. 이들이 금강산 사건으로 충격을 받거나 불안해하지 않기를, 훗날 통일이 된 뒤 금강산을 다시 찾아갈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chaplin7@seoul.co.kr
  • 아카데미 출품작에 ‘크로싱’

    영화진흥위원회는 내년 2월 열리는 제81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의 외국어영화부문 출품작으로 ‘크로싱’(감독 김태균)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출품작 선정 심사위원회는 “탈북자를 둘러싼 인권 문제라는 ‘크로싱’의 주제가 갖는 인지도 측면에서 미국 내 배급 및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크로싱’이 다루는 정치적 소재가 아카데미 회원들을 비롯한 미국인들에게 호소력을 지닐 것이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美망명 탈북자 단식농성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에 정착한 탈북자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며 5일째 단식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 주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 HCR)의 보호를 받다가 지난 3월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조진혜(21·여)씨는 지난 2일 워싱턴 DC 주미중국대사관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조씨는 중국 정부에 탈북자 검거 및 강제북송 중단, 탈북자들에게 난민 지위 부여 및 제3국행 허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kmkim@seoul.co.kr
  • 동북아 현대사의 블랙박스 만주

    흔히 동북3성(랴오닝성·지린성·헤이룽장성)을 가리키는 중국의 ‘만주’.17세기말 청나라와 함께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이 지역은 일제하 항일운동의 본산이자 중국 조선족의 본향이다. 최근엔 한국판 웨스턴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의 무대로도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만주, 동아시아 융합의 공간’(한석정 등 지음, 소명출판 펴냄)은 지난 수십년간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났던 만주를 객관적 시각으로 분석한다.1998년 창립된 만주학회 회원들이 필자로 나섰다.‘거란과 여진’등 북방민족의 요람으로써의 만주 역사부터 오늘날 탈북자들의 은거지가 된 만주의 현대적 의미까지, 만주의 실체를 살핀 18편의 논문이 실렸다. ‘중국 조선족의 현황’(장세윤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만주 이해에 도움을 줄 만한 논문. 개혁·개방 이후 동북3성 조선족의 인구변동, 한국인과 결혼인구 등을 꼼꼼하게 짚어 조선족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산업화로 인한 이농현상과 출산율 저하로 1980년대 전체의 40%선을 넘었던 옌볜 조선족 인구는 2000년대 초반 37%으로 떨어졌다.1990년대 ‘한국 바람’으로 한국내 불법 체류자가 6만명선을 넘어서며 조선족 사회는 심각한 해체 위기를 맞고 있다. ‘만주국과 오키나와의 비교사적 고찰’(임성모 연대 사학과 교수)은 태평양전쟁 당시 ‘대동아공영권´의 중심이었던 괴뢰국 만주국과 2차세계대전 이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패권 장악에 필요했던 일본 오키나와가 ‘공식 식민지’가 아니라 ‘간접 지배지’였다는 공통점을 지닌다는 주장을 편다.‘간도문제의 시대적 변화상,17∼21세기’(박선영 포항공대 교수)는 조선시대의 모호한 영토개념 이래 20세기의 간도를 둘러싼 국경문제를 살핀다. 편저자인 한석정(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제하 항일 민족운동의 본산이라는 우리 민족적 시각으로만 바라보다 보니 만주가 ‘전설의 땅’으로 치부돼 왔다.”며 “항일운동 역사뿐 아니라 가려져 있는 만주의 역사를 추적하는 데 서술의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한족 중심의 중국 민족주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만주가 아닌, 베일 속에 가려진 만주의 본모습을 끄집어냈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법원, 구속기소 탈북자 무죄 선고 “탈북돕기 방북 국보법 위반 아니다”

    탈북 이후 국내에 정착한 사람이 정보 수집이나 다른 사람의 탈북을 돕기 위해 북한에 드나든 것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북한군에 복무했던 A씨는 지난 2002년 탈북해 한국에 귀순했으나 북에 남겨둔 가족에 대한 걱정과 탈북자에 대한 차별대우에 불만을 느끼는 등 남쪽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A씨는 미국 망명을 고민했다. 미국정부로부터 활용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대북관련 정보를 많이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받고는 북한에 있을 때 함께 근무했던 동료를 통해 정보를 모으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2004년 7월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등을 지니고 두만강을 헤엄쳐 건너 북한 지역에 들어갔고, 옛 동료를 만나 북한군 관련 정보 수집을 부탁한 뒤 다시 중국으로 돌아왔다. 같은 해 8월 자료가 준비됐다는 소식을 듣고 재차 북한 지역으로 넘어가 이를 직접 받아오기도 했다.A씨는 지난해 4월에는 다른 북한 주민의 탈북을 돕기 위해 다시 북한에 들어갔다 왔고 이 같은 사실이 적발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인천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함상훈)는 A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북에 가고 북한 인사와 접촉한 행위 자체는 모두 사실로 인정되지만 그 행위가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로 보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북한군 동료에게 부탁해 국제특급우편으로 필로폰 49g을 국내에 반입하고, 특송화물 방식으로 권총 1정과 실탄 42발을 들여와 가지고 있었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휴민트(HUMINT) /김인철 논설위원

    1996년 3월 타이완의 첫 총통 민주선거를 앞두고 타이완 해협에 전운이 감돌았다. 선거에 나선 리덩후이 당시 총통이 ‘타이완독립’을 선언하자 중국은 타이완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리덩후이는 미국에 항공모함의 파견을 요청하는 등 강경 대응했고,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리덩후이가 강수로 맞선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중국이 쏜 미사일이 ‘공포탄’에 불과하다는 비밀정보였다. 당시 타이완 정보원이 중국군 장성 등 2명을 매수해 얻은 정보를 토대로 중국이 말로만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다. 1998년 5월 인도가 비밀리에 핵실험을 단행하자, 미 중앙정보국(CIA)에는 수억달러를 들여 첩보위성 등을 운영하면서 뭘 했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휴민트(HUMINT·대인정보)의 부족이 문제였다.”는 내부 결론에 따라 해외공작원과 첩보원을 대대적으로 보강하기 시작했다. 인간(HUMan)과 정보(INTelligence)의 합성어인 ‘휴민트´는 매춘에 이어 두번째로 오래된 전문직업이라는 스파이를 활용하는, 원초적인 정보수집 활동이다. 지난 20여년간 정찰위성과 도청장비 등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각종 정보를 포착하는 시진트(SIGINT·SIGnal I NTelligence)에 밀렸다가 최근 다시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는 것. 영화 007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휴민트의 전형이다. “지붕은 볼 수 있으나 지붕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는 말이 시사하듯 휴민트는 사실뿐 아니라 적의 의도까지 파악해 알려주는,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정보다. 문제는 신뢰할 만한 ‘스파이·정보원·첩보원’을 찾고, 길러내고, 유지관리하는 일. 최근 대북 정보수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과연 극도로 폐쇄된 사회인 북한을 상대로 실효성있는 휴민트 수집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국내 입국 탈북자나 중국 국경지대의 북한인, 조선족 등을 통해서 고급 정보가 구해질지도 미지수다. 우리 정부의 정보활동 강화 움직임에 중국 정부가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음도 유념해야 한다. 남북간 최상의 휴민트는 당국이 신뢰를 회복해 공식 대화를 갖고 나누는 정보가 아닐까.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 中 “올림픽기간 정치적 망명 불허”

    |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이 베이징올림픽 기간 탈북자 등의 정치적 망명을 받아들이지 말 것을 베이징 주재 각국 대사관과 국제기구 대표부 등에 직·간접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올림픽 기간 탈북자나 올림픽 임원·선수단이 외국 공관 등에 진입해 정치적 망명을 요구하는 사례가 생기면 이들의 신병을 인도받아 즉시 해당국에 넘길 방침이라고 20일 베이징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도 이들의 타국 망명을 인정하거나 자국 망명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올림픽 때 안전을 해치는 최대 요인으로 신장·위구르지역 분리·독립주의자들의 테러, 티베트(西藏·시짱)자치구 분리주의자들의 독립 요구 시위, 반체제인사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 파룬궁(法輪功)의 반 공산당 시위 등을 꼽고 정치적 망명 등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특히 베이징 공안은 올림픽 기간 비정부기구(NGO)나 국제인권단체, 종교단체들이 탈북자 집단 망명이나 공관 진입 등을 기획·지원한 경우 일벌백계로 엄벌할 계획이다.중국이 자국내 일부 북한인들에게 올림픽 동안 중국을 떠날 것을 요청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6일 중국주재 북한대사관의 문서를 인용, 중국이 보안상 이유로 무역대표와 정부 직원을 뺀 북한인들에 대해 이달 31일까지 출국해 9월말까지 되돌아오지 말 것을 요구했고 주중 북한대사관은 최근 중국내 북한인들에게 이런 훈령을 하달했다고 보도했다.북한은 베이징올림픽에 11개 종목 63명의 선수단을 파견하며 베이징에 2만여명의 북한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또 그동안 껄끄럽게 여겼던 ‘중·일 역사공동연구’에 대한 보고서 발표도 당초 예정된 오는 29일에서 다음달 8일 개막되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로 늦췄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0일 중국 측의 요청에 따라 연구 보고서에 대한 발표가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난징(南京)대학살을 비롯해 중국측이 신경을 쓰는 부분을 적잖게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조치는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올림픽 개막식 참석과 함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중·일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할 경우, 대일 감정을 자극해 국내의 불안을 초래할 우려를 감안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또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따라 경색된 한·일 관계도 중국 측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hkpark@seoul.co.kr
  • 정부 ‘英 탈북자 지문확인’ 수용 검토

    영국 내 탈북자들의 난민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정부가 최근 이들의 탈북자 신원 확인을 위해 우리 정부에 지문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현재 영국에 850여명의 탈북 추정자들이 체류 중”이라며 “이들 중 난민신청을 한 450여명의 신원 확인을 위해 영국 정부가 지문 확인을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지문 확인을 문의한 것은 난민 신청자가 실제 탈북자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것이다. 영국측의 지문 확인 요청 후 외교부 등은 영국측 요청을 수용하자는 입장이었으나 경찰청 등은 범죄자가 아닌 개인정보를 외국 정부에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보여 왔다. 이에 법제처는 최근 법령해석위원회를 열어 ‘탈북자의 신원 확인 동의가 있는 상태에서 영국 정부에 탈북자 지문을 확인하는 것은 공공기관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법제처는 해당 부처에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1세기 유랑민의 질곡 외면할 수 없었죠”

    “21세기 유랑민의 질곡 외면할 수 없었죠”

    지금 이 땅에 정착한 새터민이나 중국 또는 제3국을 유랑하는 탈북자들이나 모두 저마다 절절한 사연을 갖고 있다. 어떤 이는 배고픔을 못견뎌, 또 어떤 이는 가족의 약을 구하려고, 또 다른 이는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며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했고, 지금도 강가에서 탈북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탈북 이후는 또 어떤가. 중국 공안(경찰)과의 숨바꼭질, 몽골 등 제3국에서의 기약없는 유랑,‘기획입국’ 브로커들의 농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 도착해도 정착은 지난한 길이다. 그들을 온전한 ‘시민’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회에서 그들은 여전히 ‘이방인’일 따름이다. 이제는 한국의 시민이 되리라 기대했던 그들에게 주민번호 뒷자리가 125(남),225(여)로 시작되는 동일코드를 붙여 “이 사람은 탈북자입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단편 7개 연작으로 새터민의 삶을 좇다 “진정으로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생각한다면 21세기 유랑민들인 이들에게 삶의 온전성을 되돌려줘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인권, 탈북자인권은 인간안보의 차원에서 접근해야지 정치적으로 악용되어선 안 됩니다.‘가짜 인권놀음’을 멈춰야 합니다.” 탈북 여성의 고달픈 여정을 그린 연작소설 ‘찔레꽃’(창비 펴냄)을 출간한 소설가 정도상(48)씨는 17일 “모어(母語)공동체의 온전한 회복이 분단체제 작가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라면서 “작가는 모어공동체가 갈등, 긴장, 유랑으로부터 벗어나 평화롭게 번영하는 것을 지향해야 하고, 이번 작품도 그런 의도에서 구상했다.”고 말했다. ‘겨울, 압록강’‘함흥·2001·안개’‘늪지’‘풍풍우우’‘소소, 눈사람 되다’‘얼룩말’‘찔레꽃’ 등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인신매매단에 속아 중국으로 넘어간 북한 여성 ‘충심’이 신분을 속인 채 중국 땅을 헤매다 몽골을 거쳐 한국에 정착하는 궤적을 담고 있다. 인신매매단에 속아 조선족 남성과 강제결혼하고, 지옥같은 삶에서 탈출해 안마사로 일하다 기획입국 브로커인 선교사를 만나 수백만원을 주고 몽골을 거쳐 한국 땅을 밟지만 충심은 또 다시 ‘주변’에 머물 뿐이다.2차까지 나가야 하는 노래방 도우미 외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아무리 먼 길을 돌고 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의 최종목적지는 결국 가족이 있는 집이라고 생각하니 왈칵 울음이 터져나오려 했다.”(132쪽,‘풍풍우우’ 가운데) 작가는 5년전 탈북 소년의 유랑과 죽음을 담은 ‘꽃제비’라는 제목의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고 작품을 쓰기로 작정했다고 한다.‘얼룩말’이라는 제목은 아들이 지어줬다. ●하나의 삶에 짜깁기한 네 여성의 ‘크로싱´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위원회 상임이사로 남북 실무교류를 책임지고 있는 처지여서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탈북자 문제가 이슈가 됐는데도 작가들이 작품으로 다루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고, 오랫동안 자신의 어깨를 짓눌러온 ‘의식의 덩어리’도 이번 기회에 내려놓고 싶었다. 작가는 “남과 북의 독자들이나 작가들이 진정성을 갖고 읽어 우리 민족의 고달픈 유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비록 남루할지언정 가족과 집은 그 자체가 삶의 온전성이기 때문에 당연히 보호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중국 선양에서 만난 북한출신 안마사 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2006년 봄 ‘소소, 눈사람 되다’를 발표한 이후 연작소설 형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주인공 ‘충심’은 한 인물이 아니라 작가가 만난 함흥, 신의주, 무산, 남양 출신 탈북여성 4명의 사연을 복합적으로 녹여 만들어냈다. 작가는 “앞으로 청소년 성장소설이나 노동자들을 계급적 존재가 아닌 욕망의 근원으로 해부한 작품을 쓰고 싶다.”면서 “민중들의 ‘사소한 이야기’를 80년대식 리얼리즘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도 실험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부모님 손잡고 영화관 가요

    부모님 손잡고 영화관 가요

    여름방학과 휴가시즌이 다가오면서 극장가에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영화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탈북자의 아픔을 리얼하게 그려낸 ‘크로싱’과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가 지난달 개봉된 데 이어 애니메이션 ‘스페이스 침스’와 ‘도라에몽’, 초특급 모험영화인 ‘님스 아일랜드’가 오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크로싱-탈북자가족의 엇갈린 비극 차인표 주연의 ‘크로싱’(감독 김태균)은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의 참상과 탈북의 아픔을 가감 없이 담아낸 작품이다. 아픈 아내의 약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탈북한 주인공인 용수가 계속해서 가족과 엇갈리는 비극적인 드라마.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시사회를 열어 호평을 받았을 정도로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영화는 비교적 차분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때문에 ‘엄마 없는 하늘 아래’와 같은 ‘최루성’ 가족 드라마와는 분명히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건조한 시각을 견지한 나머지 눈물의 카타르시스를 잔뜩 기대한 관객들의 누선(淚腺)을 자극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쿵푸 팬더-몸치 팬더 포의 씩씩한 활약 주인공인 몸치 식신 팬더 포가 뚱뚱하고 지독하게 느린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쿵푸의 고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쿵푸 팬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오락 작품으로 만드는 데 탁월한 할리우드의 솜씨를 잘 보여주는 영화이다. 중국이 자랑하는 ‘쿵푸’와 ‘팬더’, 두 가지 요소를 절묘하게 결합해 관객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한다. 캐릭터들의 생생한 개성과 유머, 흥겨운 액션과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가 시각적 즐거움을 전해준다. 팬더 포는 장난기 많은 개성파 배우 잭 블랙, 포를 훈련시키는 사부 역은 더스틴 호프먼, 카리스마 넘치는 날렵한 타이거리스 역은 앤절리나 졸리, 유머러스하고 편안한 몽키 역은 청룽(成龍)이 각각 캐릭터의 특징에 맞게 목소리 배역을 맡아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특히 스토리(제니퍼 여 넬슨)와 레이아웃(전용덕) 총책임자로 엔딩 크레디트에 오른 한국인의 이름이 인상적이다. ●스페이스 침스-특수임무 침팬치들의 우주모험 성인보다 어린이 관객을 겨냥하는 애니메이션 ‘스페이스 침스:우주선을 찾아서’는 사람보다 영리한 침팬지들이 미국우주항공국(NASA)의 특수 업무를 수행하는 모험담을 다룬 작품이다. 침팬지들의 모험이라는 기본 컨셉트에 다양한 개성의 캐릭터들과 유머도 풍성하다. 세밀한 캐릭터 묘사나 우주 행성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 역시 가족 관객들이나 애니메이션 팬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가수 MC몽과 개그우먼 신봉선이 남녀 주인공 캐릭터를 연기했으며, 국내 극장에서는 모두 더빙 판으로 상영된다. ●도라에몽-미래에서 온 로봇과 벌이는 에피소드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진구의 마계대모험’은 덜렁이 사고뭉치 초등학생 진구와 만능 로봇 고양이 도라에몽이 벌이는 모험과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이다. 미래에서 온 로봇 도라에몽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러가지 장비로 마법을 펼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도라에몽’은 1969년 만화로 첫선을 보인 이후 40년 가까이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일본에선 해마다 도라에몽 새 극장판 개봉과 함께 방학을 맞는다고 할 정도로 인기다. ●님스 아일랜드-미지의 섬에 갇힌 소녀 구출기 조디 포스터 주연 ‘님스 아일랜드’는 남태평양 피지제도 미지의 섬에 홀로 있는 소녀를 구하기 위해 여행하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모험담을 다룬 작품. 지도에도 없는 비밀의 섬에 사는 님 역은 제2의 다코타 패닝으로 떠오른 아비게일 브레스린, 광장 공포증을 가진 엉뚱한 작가 알렉산드라 로버 역은 조디 포스터, 님의 아버지와 세계적인 영웅 알렉스 로버의 1인2역은 제라드 버틀러가 맡아 지상 최대의 모험쇼를 벌인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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