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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탈레반 대면접촉 성과 없어

    아프간 한국인 여성 피랍자 2명의 석방 이후 한국 정부 관계자와 탈레반측이 16일 오후(한국시간) 첫 대면접촉을 가졌다. 양측은 이날 가즈니주 적신월사 건물에서 대면접촉을 갖고 추가 인질 석방을 위한 조건을 논의했다고 회담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에 “오늘 오후 7시쯤(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 대면협상을 마쳤다.”며 “별다른 성과는 없었으며 토요일(18일) 오전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마디는 협상 내용에 대해 “우리는 한국 측에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요구했으나 한국 측은 ‘우리는 석방 권한이 없다.’고 주장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반면 이날 MBC 방송은 협상장 주변에 정통한 현지소식통의 말을 인용,“인질 5명이 추가로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해 협상 급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현지 한국 협상단은 탈레반측에 석방조건을 바꾸도록 설득하는 한편, 혐의가 경미하거나 형기 만료가 임박한 탈레반 수감자들을 사면 등의 형식으로 풀어달라는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경자·김지나씨는 이날 동의부대에서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 이들은 카불로 이동, 인도의 델리를 거쳐 17일 오전 11시5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도착 즉시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게 된다. 박찬구 송한수 김미경기자 ckpark@seoul.co.kr
  • [무하메드 올린 기자의 아프간 통신 (9)] 당분간 인질위협 없을듯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 기자는 16일 보낸 아홉 번째 편지에서 “이번 대면 접촉은 탈레반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동료인질 석방은 이들이 이번 접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구”라고 전했다. 그는 또 “현지에서는 이번 접촉에 대해 ‘한국 주도 방식’과 ‘탈레반 주도 방식’ 등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리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오늘(16일) 아프간 언론에서는 피랍자 가족들과 친지들이 이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에 대한 보도가 봇물을 이뤘습니다. 이들의 눈물겨운 노력에 아프간 현지인들도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도가 앞으로 인질 석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현지 분석입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피랍자 19명의 안전에 대해 “이들은 모두 안전하며 더 이상 목숨을 위협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에 있을 대면 접촉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기 위해 대면 접촉이 끝날 때까지는 인질에 어떠한 위해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지난번 대면 접촉이 주로 양측 간 입장차를 확인한 자리였다면 이번은 탈레반이 한국 측에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탈레반이 이번 접촉을 통해 동료 탈레반의 석방이라는 실질적 요구를 관철시킬 것이라는 게 이곳의 전망입니다. 아프간 헌병 관리 라마잔 바샤도스트는 “현재 탈레반은 최소한 아프간 정부에 구금된 여성 인질만이라도 풀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번 접촉에서 아프간 내 한국군 철수 등 당장 할 수 없는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를 입증하듯 요즘 탈레반 극단주의자들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이들은 평소 “외세가 아프간을 떠나게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기회 있을 때마다 아프간 내 한국군 철수를 외쳐 왔습니다. 이들이 침묵하는 것은 자칫 자신들의 발언이 아프간과 미국에 구금된 탈레반 여성 인질의 석방을 어렵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만큼 탈레반에게 동료 석방은 이번 접촉에서 꼭 얻어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대면 접촉 결과에 대해 현지에서는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결국 탈레반이 동료 석방 없이도 19명의 인질을 풀어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정치평론가 나스룰라 스타나카자이는 “현재 시간이 촉박한 한국이 접촉 초반부터 탈레반에게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다.”면서 “인질 2명의 석방 또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탈레반의 성의 표시였던 만큼 결국 한국의 노력에 의해 아프간에 구금된 동료 석방 없이도 한국인 인질 전원이 석방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우리가 알 수 없는 은밀한 거래가 가능하겠죠. 반면 정반대로 탈레반이 모든 주도권을 쥐고 있어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정치평론가 자파 라솔리는 “탈레반은 계속 시간을 끌며 한국을 초조하게 하고 결국 아프간으로 하여금 몇 명의 탈레반 동료만이라도 석방하게 만든 뒤 인질들을 풀어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런 성과를 통해 탈레반은 앞으로 외국인 납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 탈레반에 피랍된 김경자·김지나씨 귀국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된지 26일만에 풀려난 김경자(37)·김지나(32)씨가 17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탈레반 군사훈련’ 매뉴얼 첫 공개됐다

    최근 한국인들을 피랍한 탈레반이 발행한 군사 훈련 매뉴얼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17일(한국시간) “이 메뉴얼은 각종 무기를 다루는 법과 테러책략 등과 같은 기밀을 담고 있으며 테러의 정당화를 기술하고 있다.”고 인터넷판에 전했다. 이 단행본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탈레반 조직과 통하는 파키스탄의 한 측근으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책 표지에는 코란과 두 개의 칼이 교차된 그림과 탈레반의 힘으로 현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몰아내겠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144페이지에 달하는 이 교본은 종교학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이 공동으로 저술한 것으로 보이며 각 장(章)마다 탈레반의 전술(戰術)과 무기 체계 그리고 적(敵)이 소유한 무기가 그림과 함께 상세히 소개돼 있다. 아프가니스탄 인접지역에서 보안 책임자로 일한 바있는 한 익명의 공직자는 “이같은 단행본은 최초로 발행된 것” 이라며 “탈레반 조직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책에는 다양한 탄약무기와 통신장비의 조작방법과 전쟁을 발발시키는 간단한 공식들이 적혀져 있다.” 며 “철로와 다리를 폭발시키거나 전력(電力)을 통제하는 방법들도 기술돼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책에는 ‘지금이 우리의 성스러운 나라를 지배한 적에게 대항할 시기이다. 그들은 죽어야하며 파괴되어야 한다’는 살벌한 문구가 적혀져 있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석방자에 손해배상청구” 논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의해 납치됐다가 석방된 후 17일 귀국한 김경자(37)·김지나(32)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일부 네티즌들은 두 사람의 귀국기사에 “가지 말란 곳을 가서 국민들을 걱정시킨 점과 협상과정 등에서 생긴 국민의 세금 피해 등은 분명 개인이 보상을 하여야 할 것”,“우선은 비행기값과 의료비 등을 청구하자.”,“저들의 무책임함과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불필요한 혈세가 낭비됐으니 집단소송을 내자.”등의 댓글을 남기며 비난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한발 더 나아가 “귀국장에서 계란 테러를 하려고 계획했었다.”며 “경비가 삼엄하고,접근이 어려워 ‘거사’를 치르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지난 16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네티즌청원’에 등록된 ‘대국민사과보다 잘못에 대한 법적인 처벌이 있어야’란 글에는 17일 오후 3시 현재 1400여명의 네티즌이 서명한 상태다. 하지만 “세금보다 목숨이 더 중요할 터인데 자기 부인이 그렇게 되었다면 세금탓 할까.”,“당신들은 가족도 없나.힘들게 고생한 사람들이다.”,“국제사회의 큰 희생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잘못을 사죄해야 하는 듯한 분위기에 마음이 아프다.”는 등의 반박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김씨 등은 17일 인천공항에서 가진 귀국 인터뷰를 통해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뜻을 전한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최재천 인간견문록] 엘비스 프레슬리와 양쯔강 돌고래

    [최재천 인간견문록] 엘비스 프레슬리와 양쯔강 돌고래

    어제 8월16일은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사망한 지 30년이 되는 날이다.1977년 그의 죽음 이후 우리나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에 이어 무려 6명의 대통령을 맞았고, 광주민주화운동과 외환위기를 겪었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붕괴했고,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렀다. 세계적으로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었다. 천안문 소요사태가 일어났으며,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했다.9·11 테러에 이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탈레반에 억류된 우리 가족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후 이렇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건만 엘비스의 팬들은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그의 고향인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를 비롯하여 런던·도쿄 등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열린 추모행사는 역시 모창대회. 의상과 모습은 물론 춤과 노래가 흡사 그를 닮은 많은 사람이 그의 부활을 염원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 봤자 엘비스는 이제 다시는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다시는 우리에게 돌아오지 못할 또 하나의 친구가 사라졌다. 영국의 생물학자들이 발표한 최근 논문에 따르면 지난 300만년 동안 양쯔강에서 살아온 민물돌고래가 거의 확실히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 양쯔강 돌고래는 비록 물에 살았지만 가슴지느러미의 뼈가 우리의 손뼈와 비슷한 엄연한 포유동물이다.1950년대만 하더라도 6000여 마리가 살았으며 1999년에 실시한 한 조사에서도 10여마리가 살아 있는 것으로 추정됐는데,6주에 걸친 최근 조사에서는 아무런 생흔도 발견하지 못했다. 비록 엘비스 프레슬리에 비할 바는 아닐지라도 나름대로 독특한 카리스마를 지닌 동물인데 이제는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 양쯔강 돌고래는 최근 반세기 동안 인간의 영향으로 멸종한 최초의 거대 척추동물이다. 하지만 양쯔강 돌고래처럼 우리 인간이 몰아낸 동물은 수없이 많다. 미국 개척시대에 북미 대륙 거의 전역에서 가장 흔한 새 중의 하나이던 나그네비둘기는 20세기에 사라진 대표적인 척추동물이다.19세기 초반에는 무려 30억∼50억마리가 서식했건만 마구잡이 포획으로 인해 1910년쯤에는 단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되었다. 인도양의 모리셔스 섬에 서식하던 도도새 역시 1505년부터 유럽인들이 이주해 들어오면서 마침내 1681년 완전히 멸종하고 말았다.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는 현대 생명과학의 도움으로 멸종한 공룡들이 되살아났지만 현실에서는 아직 불가능한 일이다. 언젠가 생명복제 기술이 발달하여 멸종한 생물을 복원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하더라도 소수의 개체들을 복원하는 데 그칠 뿐 다양한 유전자 구성을 갖춘 개체군 전체를 되살릴 수는 없다. 자연계에서는 한번 떠난 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도도새, 나그네비둘기, 양쯔강 돌고래는 물론 그들의 문화 역시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도도새의 멸종은 도도나무의 연쇄멸종을 불러왔다. 도도나무의 열매는 도도새의 장을 통과하지 않으면 발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키케로는 “사람은 파리나 빈대처럼 멸종될 수 없다.”고 단언했지만 나는 오히려 파리나 빈대보다 우리가 먼저 멸종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의 손에 무참하게 멸종의 벼랑으로 밀려 떨어지는 그 수많은 생물들이 붙들고 있는 끈에 우리의 발목도 함께 묶여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기다란 직육면체의 나무토막들을 켜켜이 쌓은 후 하나씩 빼다가 전체를 무너뜨리는 사람이 지는 젱가라는 놀이가 있다. 하나 둘씩 우리 손에 뽑혀나가는 그들과 함께 끝내 우리도 연쇄멸종의 희생물이 되고 말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하나뿐인 지구를 살려내야 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 아프간서 의료봉사하다 급히 귀국한 최미정·정은진 간호사

    “여성 환자를 돌봐 줄 여성 의료진이 꼭 필요한 곳인데…. 산모와 신생아들을 두고 오려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지난 4월 신생아 사망률이 세계 1위인 아프가니스탄 키사우 지역에 파견됐던 전북 전주시 예수병원 최미정(29·여), 정은진(26·여) 간호사가 지난 13일 급히 귀국했다. 이들은 올해 말까지 현지에 머물며 가정 분만과 산모의 산후 관리 등을 도와주고 안전한 분만 및 여성 건강 교육 등을 할 예정이었지만, 탈레반 무장 세력에 의해 한국인들이 납치되고 정부가 아프간을 여행 금지국으로 정하면서 당초 예정보다 4개월가량 일찍 귀국했다. 최 간호사는 “치안이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외국인이)이동하는 게 노출되면 위험하다고 해 가까운 이웃에게 작별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면서 귀국 소감을 대신했다. 이들이 봉사 활동을 벌인 키사우 지역은 탈레반 거점인 가즈니주와는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내륙 지역으로 수도 카불에서만 차량으로 2박3일이 걸린다. 물을 끓여 먹지 못해 설사 등 수인성 질환을 앓거나 만성 통증을 겪는 이들이 많지만 일대에 의료 기관이 하나밖에 없어 열악한 데다 신앙 때문에 남자 의사가 임산부를 진료할 수 없어 이들처럼 산모의 출산을 돕는 여성 의료진의 도움이 절실하다. 최 간호사는 “탈레반에 한국인이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놀랐지만 우리가 머물던 지역의 사람들은 너무 우호적이어서 봉사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었고, 오히려 현지인들이 우리에게 ‘미안하고 같은 아프간 사람으로서 할 말이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순수하고 솔직해 내가 의료 봉사를 했다기보다 그들에게 많이 배우고 마음이 따뜻해져 왔다.”며 “갈 수만 있다면 몇년 후라도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가 의료진의 손길을 기다리는 현지인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 있는 게 오히려 불편하다.”던 최 간호사는 “피랍자 가족분들이 많이 힘들 텐데 우리만 돌아와서 미안하다. 납치된 한국인들이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탈레반송’부른 내과의사 이진호

    16일 ‘탈레반에게 보내는 노래(song for taliban)’로 국내외 UCC사이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의사 겸 불교음악가 이진호(34)씨를 만났다.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들을 죽이려 합니다.”라는 문구와 고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의 사진으로 시작되는 이 동영상은 이씨가 활동하는 아마추어밴드 ‘야소다라’가 올해 초에 내놓은 ‘Change the World’앨범에 실린 ‘평화의 노래’라는 곡이다. 그는 “종교의 대립이나 갈등으로 사람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인간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노래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동영상을 자막만으로 단순하게 만든 이유에 대해서도 “종교화합에 대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뷰 끝에 ‘탈레반 송’ 한소절을 애절하게 불러주며 “아직도 아프칸에 피랍되어 있는 많은 분들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촉구했다. ‘탈레반 송’은 현재 유튜브와 국내UCC사이트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조속한 석방을 원하는 네티즌들에 의해 각 카페와 블로그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착한 내딸아! 예전처럼…”

    “혜진아, 곁에서 생일을 축하해 주지 못하는 못난 어미를 용서해 다오.”피랍자 안혜진씨의 어머니 양숙자(58)씨의 가슴이 까맣게 타고 있다.1남2녀 중 둘째로 집안의 허리 역할을 도맡아 해 온 딸이 오는 18일 머나먼 아프간에서 31번째 생일을 맞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특히 더 살갑게 대하던 딸이 없는 이번 생일이 어머니에게는 더욱 쓸쓸하고 안타깝게만 느껴진다.“딸 애 성격이 워낙 명랑한 데다 상대방의 기분을 잘 맞춰주다 보니 우린 늘 친구처럼 지냈어요. 딸 아이 퇴근시간에 맞춰 회사 앞으로 마중 나가 손 잡고 맛난 것 사 먹으러 다니기도 하고 그랬는데….” 대학을 졸업한 뒤 웹디자이너로 일하던 딸은 매년 휴가를 모두 모아 고스란히 국내외 봉사활동에 쏟아부어온, 그야말로 ‘봉사광’이었다. 아직도 어머니의 마음속엔 봉사라면 종교를 불문하고 어디든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딸의 활기찬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지금까지 국외 봉사는 몽골과 동남아 등 동아시아 일대지를 다녔으며 아프간 봉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려서부터 혜진이는 주위에 불쌍한 사람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어요. 오죽 했으면 ‘네 것부터 좀 챙기라.’는 핀잔 아닌 핀잔을 주기도 했겠어요. 그렇게 착하고 순수한 애였는데….” 양씨는 딸의 피랍 소식을 들은 뒤 한번도 제대로 잠들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루빨리 딸을 보고 싶어 지난 1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방문해 피랍자의 무사석방을 호소하려 했지만 “우리 정부와 탈레반 간 협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한 다른 가족들이 만류해 눈물을 머금고 접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서 피랍자 가족들을 대표해 대국민 호소문을 읽을 때만 해도 곧 딸의 얼굴을 보게 될 거라고 확신했지만 31일 새벽 아랍권 위성채널 알자지라를 통해 인질 8명의 모습이 공개된 동영상에서 수척하고 지친 딸의 얼굴을 본 뒤로는 애타는 심정에 보지 않은 것만 못했다고 한다. “딸 아이 생일이라고 해서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그저 안타깝기만 하죠. 하루빨리 무사히 돌아와 예전처럼 함께 군것질하러 다닐 수 있는 날이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탈레반, 협상단에 권한 위임 맞교환 수감자 수 줄어들 듯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28일째인 15일 탈레반이 협상단에 석방요구 수감자 명단을 변경하거나 수를 줄일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해 협상에 유연하게 나설 가능성을 보였다. 이에 따라 남은 19명의 인질 석방과 관련, 긍정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탈레반과 한국 정부 대표단의 대면 접촉은 이르면 16일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15일 오전(현지시간) 연합뉴스에 “지금은 한국 측과 전화 접촉만 하고 있다.”며 “16일 가즈니시 적신월사 건물에서 한국측과 대면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밝혔다. 아마디는 또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에 대면접촉이 현지 시간으로 1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2시30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남은 인질들의 건강상태에 대해 “모두 건강하며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AP통신은 아마디의 말을 인용,“2명의 탈레반 협상팀은 지도부로부터 석방요구 대상 수감자 명단을 변경하거나 그 수를 줄일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았다.”고 전했다. 아마디는 이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따라서 수감자 8명의 석방을 인질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주장해오던 탈레반이 향후 협상에서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아마디는 지난 13일 한국인 여성 인질 김경자·김지나씨를 석방한 뒤에도 “나머지 19명의 인질 석방은 탈레반 수감자 교환을 받아들여야 가능하며 1차 석방 요구자 8명의 명단도 변함 없다.”고 주장했었다. 따라서 한국 정부로서는 향후 대면접촉 과정에서 형기가 얼마 남지 않은 수감자 등에 대한 사면과 몸값 등 다른 조건을 묶어 탈레반에게 제시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 한편 정부측은 김경자·김지나씨의 귀국 일정에 대해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으나 이르면 16일쯤 민항기를 타고 카불에서 두바이를 거쳐 귀국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찬 김미경기자 siinjc@seoul.co.kr
  • 인질 파키스탄行 소문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 기자는 15일 보낸 여덟 번째 편지에서 “인질 협상에 대해 낙관적인 관측이 우세하지만 조만간 탈레반이 인질들을 이끌고 파키스탄으로 향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면서 “현재 자금난에 시달리는 탈레반이 대면 접촉에서 비밀리에 한국 정부에 거액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탈레반을 움직일 수 있는 파키스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현재로선 미국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리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현재 이곳에서는 탈레반이 곧 인질들을 데리고 파키스탄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미군과의 전쟁에서 점차 불리해지는 전세를 피해 보려는 계산인 것 같습니다. 물론 탈레반 측은 “아프간 내에도 숨을 장소가 충분한데 파키스탄까지 갈 필요가 없다.”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현재 ‘돈줄’이 말라가고 있는 탈레반으로서는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히든카드’라는 게 이곳의 관측입니다. 현재 한국 정부와 탈레반 간 대면접촉이 이뤄지는 가즈니시의 적신월사 지부 건물은 아프간 정부의 통제 하에 있습니다. 하지만 대면접촉 때는 한시적으로 경찰력을 동원해 탈레반 세력의 안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양측 간 논의 주제는 비밀에 부쳐지고 있지만 이곳 전문가들은 한국은 탈레반에 다산·동의부대 한달 내 철수를 약속하고 탈레반 또한 비밀리에 한국에 거액의 지원금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탈레반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는 해법이라는 것이죠. 제가 수차례 파키스탄만이 탈레반을 움직일 수 있는 나라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곳 정치평론가인 스타나카지는 “현재 파키스탄을 움직일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파키스탄은 아프간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불안정한 상태로 남아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프간에 평화가 정착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때문에 현재 아프간 내전 당사자인 미국이 나서서 파키스탄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 대사관에 전화를 했더니 “곧 탈레반과 대면 접촉을 재개하기로 한 것 자체가 계속 양측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사관 측은 나머지 19명의 무사석방 또한 낙관하고 있었습니다. 탈레반 측과 전화통화를 했는데요. 탈레반 대변인 중 한 사람인 자비훌라 무자헤드에게 나머지 인질들의 상태를 물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이들의 건강상태 등에 대한 대답을 거부했습니다. 또 한국에서 “여성 인질 1명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이 석방될 기회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했다.”는 뉴스가 나왔다고 해 사실 여부를 물었지만 “그런 사람은 없었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 [어떻게 지내십니까] 베트남에 5년 억류 이대용 前 주월공사

    [어떻게 지내십니까] 베트남에 5년 억류 이대용 前 주월공사

    한국인 23명을 납치한 탈레반 세력의 인질극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미 2명이 희생된 가운데 여성 피랍자 일부가 가까스로 풀려났으나, 나머지 인질의 석방은 아직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온국민이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낭보가 들려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가운데 이대용(83) 전 주월공사를 만났다. 그는 월남 패망 후 공산 베트남 정권에 만 5년간 억류됐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제3국에서의 ‘최장기 인질’이었다. 그로부터 아프간 인질들을 구해 낼 묘책과 근황을 들어봤다. ●“그들도 탈레반이었다.” 월남이 사실상 패망한 1975년 4월30일. 이 주월 경제공사는 운명처럼 대사관 직원과 교민을 본국으로 안전 귀환시키는 철수 본부장직을 맡게 됐다. 김영관 당시 주베트남 대사 등 대부분의 공관원과 교민들이 이미 사이공을 떠난 뒤였다. 사이공 공항까지 북베트남군의 포격을 받는 위기일발 상황이었다. 한 명이라도 더 안전하게 귀국시키려 안간힘을 쓰다 베트남 정보공작특별경찰조직인 안녕내정국에 체포됐다. 그는 “생각해 보니 그들은 아프간에서 무고한 외국인들을 납치·감금하는 탈레반과 다름 없었다.”고 회상했다. 치화 형무소에 수감된 그에게 외교관의 치외법권을 규정한 빈협정은 한낱 휴지조각이었다.1평도 안되는 독방에서 10개월 동안 햇빛 한번 못 보고 지낼 때도 있었다. 체중이 78㎏에서 42㎏으로 줄어들 정도로 참기 어려운 고통에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 대목에서 이 전 공사는 “아프간 한인 인질들이 기습적으로 납치되는 바람에 충격이 클 것”이라면서 “국가가 구출할 것이라고 믿고 침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말 견디기 어려운 건 목숨을 담보로 끊임없이 강요하는 사상전향 요구였다. 그는 공산 베트남 측의 ‘가이따우’(인간개조) 공작에 꿋꿋이 버텼다.‘극한 상황에서 강요에 의한 거짓 전향은 무죄’임을 나중에야 알았다. 물론 이를 알았더라도 전향서를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납치세력들로부터 이슬람교로 개종 압박을 받고 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한인 피랍자들에게 이렇게 충고했다.“개종하는 척이라도 하며, 생명을 보전하는 게 우선”이라고. 이 전 공사와 서병호·안희완 두 영사가 억류되자 본국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중앙정보부와 외교 공관망을 총동원해 석방교섭을 펴도록 독려했다. 하지만 베트남과 외교관계가 단절된 데다 냉전하의 남북관계가 큰 걸림돌이 됐다. 북한 김일성 주석이 베트남 통일후 ‘남조선 해방´을 부르짖고 있는 가운데 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휘하는 노동당 제3호 청사가 북송 공작에 뛰어든 것이다. ●석방 교섭, 그때와 지금 78년 인도 뉴델리에서 남북한과 베트남간 비밀 3자회담이 열렸지만, 돌파구는 열리지 않았다. 북한이 이 전 공사 등의 북송을 최대치 목표로, 여의치 않으면 남한내 수감 간첩과의 교환을 추진하려 한 까닭이었다. 이 전 공사는 “탈레반이 피랍자와 탈레반 죄수들을 맞교환하려는 것과 너무 유사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당시 북측은 “중남미 테러세력들도 자국내 미 외교관들을 인질로 잡고 수감중인 도시게릴라들과 맞교환을 요구한다.”고 억지 사례를 들었다.“국제법의 보호를 받는 외교관과 간첩을 바꾸는 건 어불성설”이란 남측 주장에 대한 대응이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금언과 함께 석방의 전기는 왔다. 베트남이 미제 및 소련제 무기 등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캄보디아를 침공하자 위협을 느낀 중국이 견제에 나서면서다. 중국과 입장을 같이한 북한도 베트남에 캄보디아 철수를 요구하며 틈이 벌어졌다. 이때 한국정부는 거상 아이젠버그를 활용해 석방교섭을 성공시켰다. 그는 베트남의 외자유치를 도우며 커미션을 챙기던 유대계 미국인이었다. 물론 이는 이 공사가 생지옥 같은 긴 수감생활을 견뎠기에 가능했다. 그 이면에는 끊임없이 비밀 루트를 개척해 억류 외교관들과 접촉선을 유지하려 한 한국정부의 노력도 주효했다. 부패한 베트남 관리들을 구워삶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을 일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그는 탈레반과의 공식 접촉 못지않게 다양한 비공식 통로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아프간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사우디 등의 이슬람기구와 단체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장사꾼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베트남에도 현지 공장이 있는 한 기업체의 이사로 있다.(주)선진의 장학재단 고문격으로 일선에선 한발 비켜나 있다. 그는 베트남식 개혁·개방 노선인 도이모이 정책과 관련,“86년 제6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웬반린이 서기장으로 취임하면서 반세기 동안 외세 배격을 부르짖던 원로급들을 예우하면서 은퇴시킨 것은 사실상의 쿠데타”라고도 했다. 반면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해선 얼마간 비관적 전망을 했다.“주체사상을 포기, 개혁·개방하면 체제가 무너질 판인데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북한의 웬반린’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반문이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그는 누구인가 1925년 황해도 금천에서 태어난 이대용 전 주월 공사는 고향의 인민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하지만 김구 선생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동으로 몰리자 목숨을 걸고 월남했다. 이후 육사 7기로 임관한 뒤 한국전쟁을 맞아 몇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 유엔군 참전으로 북진이 시작된 이후엔 압록강에 맨 먼저 손을 담근 제6사단 7연대 1중대장으로 활약했다. 63년 주베트남 대사관 무관으로 파견되면서 베트남과의 굴곡 많은 인연이 시작된다. 소장으로 예편한 그는 67년 베트남 대선서 미 육군지휘참모대학에서 함께 수학한 웬 반 티우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그 이듬해부터 주베트남 대사관 정무공사로 4년간 근무한 것이다.73년 다시 주베트남대사관 부공관장격인 경제공사로 부임해 베트남과의 질긴 인연을 확인했지만,75년 베트남이 공산화된 직후 체포돼 사이공의 치화형무소에서 5년간 옥고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특별경찰과 사이공의 북한대사관 정보원들에 의해 전향과 귀순을 강요받았으나 끝내 거부했다. 이때 나중에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유명해진 박영수 전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국장과도 악연을 맺었다. 박 전 부국장은 억류 중인 그에게 투항을 강요했던 북한 대사관의 정보원이었다. 80년 4월12일 베트남서 풀려난 이 전 공사는 화재보험협회 이사장과 생명보험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99∼2003년 육사총동창회장과 명예회장을 역임했다.96년 한·베트남친선협회 회장을 맡아 베트남과 이어진 악연의 고리를 끊었다. ■즈엉 찐 특 前 주한 베트남 대사와의 인연 이대용 전 주월공사가 베트남 억류 후유증을 털어내고 있던 2002년 초 어느 날. 생지옥 같았던 수감생활의 악몽을 되살릴 일이 생겼다. 그를 치화 형무소로 밀어넣은 장본인 중의 한 명이 서울에 온다는 소식이었다. 그것도 주한 베트남 대사로. 즈엉 찐 특 제3대 주한 대사.1975년 월남 패망 당시 베트남의 특별경찰조직인 안녕내정국 요원으로서 이 공사를 신문했던 인물이었다. 이 전 공사는 한국말이 능통하고 얼굴이 유난히 하얀 그를 ‘튀기’라는 별명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 전 공사는 걸핏하면 “총살하겠다.”고 위협하던 그를 떠올리며 몸서리쳤다.“만나면 죽이고 싶다.”는 게 당시의 솔직한 심경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특 대사가 이 전 공사가 회장을 역임했던 서울남서로타리클럽의 조찬특강 연사로 나오면서 극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27년 만에 만난 이 전 공사에게 특 대사는 “(신문을 받을 때)‘국제관계에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고 하셨는데, 참으로 선견지명이었다.”고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이미 한-베트남 관계가 북한-베트남 관계보다 더 밀접하게 됐으므로 원한을 누그러뜨리려는 공치사만은 아니었다. 이 전 공사도 “양국이 철천지 원수였던 당시 각자 자기 나라를 위해 충성했을 뿐, 개인적 원한은 없었던 게 아닌가.”라고 화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평생지기처럼 지내며 서로를 돕는 사이가 되었다. 구본영 논설위원
  • [사설] 남은 19명도 조속히 석방돼야

    탈레반에 억류된 인질 21명 가운데 김경자·김지나씨가 석방돼 가족 품에 무사히 돌아오게 된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탈레반은 2명을 석방하면서 “선의와 인도주의의 표시”라고 밝히고도, 나머지 인질 19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수감자 맞교환을 거듭 내세웠다. 따라서 남은 인질들을 조속히, 무사하게 귀환하도록 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는 여성인질 2명이 그나마 우선 석방된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 하나가 우리 정부가 탈레반 측과 벌여온 대면 접촉이 일정부분 성과를 거두었을 가능성이다. 아프간과 미군 등 연합군 쪽에 수감된 탈레반 죄수들을 석방할 권한이 우리에게 없다는 현실을, 그들도 어느 정도 인정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있을 대면 접촉에서 우리 정부가 그들에게 직접 제공할 수 있는 인도적·경제적 지원 방안을 폭넓게 제시해 설득하는 노력이 한층 더 필요하다. 우리는 또 평화를 사랑하고 여성을 존중하는 전세계 이슬람권이 인질을 조속히 석방하도록 탈레반 측에 더욱 압박을 가해 줄 것을 기대한다. 인질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이슬람 문화에 대한 오해와 거부감은 더욱 증폭될 수 있음을 탈레반 측에 깨우쳐 주어야 한다. 아울러 우리는 아프간과 미국 정부가 지금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믿는다. 탈레반 측은 최초 교환대상으로 내세운 수감자 명단에서 상당히 후퇴한 안을 몇차례 내놓았다. 그런데도 원칙만을 고수해 한국인 인질들에게 불행한 결과를 가져온다면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여성 2명이 석방된 뒤에도 아직 19명이 고통 속에 남아 있다. 이들 모두가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은 함께 총력을 모아야 한다.
  • “미군과 탈레반 교전이 변수”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기자는 14일 보낸 일곱 번째 편지에서 “이번 석방은 한국으로 하여금 아프간 정부를 설득하도록 만들려는 고도의 협상전략의 일환”이라면서 “그럼에도 남은 인질들 또한 앞으로 협상을 통해 무사히 풀려날 것이라는 게 현지의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잇따르고 있는 미국·나토군과 탈레반 사이의 교전이 피랍자 사태에 약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기자는 14일 보낸 일곱 번째 편지에서 “이번 석방은 한국으로 하여금 아프간 정부를 설득하도록 만들려는 고도의 협상전략의 일환”이라면서 “그럼에도 남은 인질들 또한 앞으로 협상을 통해 무사히 풀려날 것이라는 게 현지의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잇따르고 있는 미국·나토군과 탈레반 사이의 교전이 피랍자 사태에 약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3일이나 계속된 긴박한 협상 끝에 한국인 인질 2명이 석방됐다는 소식에 아프간 현지는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석방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탈레반의 고도의 협상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오늘 통화에서 “아무런 조건이나 대가 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그들의 선의를 강조했지만 실제 속내는 이번 일로 한국 정부로 하여금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병사들을 풀어줄 것을 압박하도록 하는 일종의 ‘선물’같은 것이라고 봅니다. 다시말해 우리(탈레반)가 먼저 성의를 보였으니 너희(한국)들도 뭔가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죠. 현재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과는 어떠한 인질 교환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 만큼 탈레반은 이번 석방으로 한국을 자기 편에 서게 해 요지부동의 태도를 취하고 있는 아프간을 설득하게 만들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19명의 피랍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다행스럽게도 다른 피랍자들 또한 한국-탈레반 간 대면협상을 통해 모두 무사히 풀려나게 될 것이라는 게 이곳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우선 한국과 탈레반 간 협상과정에서 한국-아프간 사이에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프간 정부는 “이번 협상에 아무런 개입도 없다.”며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제가 한국 대사관 측과 단독으로 접촉한 결과 “아프간 정부가 이번 대면 협상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공조는 탈레반의 요구조건을 아프간 정부가 어느 정도는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또 탈레반의 요구 조건 또한 수위를 점차 낮춰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 탈레반은 인질 석방의 대가로 한국군 즉각 철수 등 많은 요구를 했지만 현재는 “탈레반 여성들만이라도 석방해달라.”는 수준으로 많이 낮아졌습니다. 대면협상이 시작되면서 인질에 대한 살해위협 또한 거의 사라진 상태입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는 변수가 하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잇따른 미국·나토군과 탈레반 간 교전입니다. 최근 잇따른 국지전으로 많은 탈레반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물론 이런 교전은 한국인 피랍자들이 있는 가즈니주와는 먼 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교전이 분명 한국인 인질들에게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탈레반은 어떤 대상이라도 자신들의 승리를 위해 활용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무고한 시민을 죽이는 것을 취미(hobby)로 여기는 만큼 교전상황이 악화될 경우 피랍자들을 ‘무기’로 삼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현지의 분석입니다.
  • 부족원로 “날 보자 울음 터뜨려”

    부족원로 “날 보자 울음 터뜨려”

    “이제 여기에 탈레반은 없으며, 가족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까 눈물을 그치고 서로 얘기 나누더라고요.” 억류 26일 만에 탈레반으로부터 풀려난 한국인 인질을 처음 인계받은 아프간 부족 지도자 하지 자히르(32)는 14일 새벽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질들은 우리 시간으로 13일 오후 7시쯤 탈레반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자히르가 인질을 넘겨받아 회색 코롤라 승용차로 적신월사 차량에 옮기는 데 1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이 때가 이날 8시30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질 석방에 뒷거래가 있었다는 추측에 대해 “대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차량 제공 대가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가즈니주 다이크 지역 콘다르 마을에 사는 그는 집안이 대대로 탈레반과 신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부나 탈레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전형적인 아프간 원로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이 마을은 가즈니 시티에서 남서쪽으로 7㎞ 떨어진 곳이다. 자히르는 “오늘(13일) 아침 탈레반이 우리 집에 찾아와 ‘아르조까지 차를 준비해 달라.’며 시간과 접선 장소를 알려줬다.”면서 “아르조에 적신월사 차량이 있으니 그들을 만나면 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 “아마 어젯밤(한국시간 13일 새벽)에야 석방 시간이 확정된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탈레반과의 약속이라며 인질을 인계한 장소와 어디서 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인질들은 나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더니 5분 정도 계속 흐느꼈고, 승용차를 타고도 1분 정도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며 “앞자리에 탄 내가 영어로 뒷좌석의 그들에게 ‘이제 탈레반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라고 위로하니 그제서야 울음을 그쳤다.”고 말했다. 울음이 그쳐 운전석 거울로 보니 서로 웃으며 무언가 한국말로 얘기하다 가끔씩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 등 감정의 굴곡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이 웃는 걸 보니 나도 기뻤다. 이는 인질협상의 큰 성과이며 이런 일을 하게 돼 행복감을 느꼈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아르조로 오는 지역은 미군이 없는 탈레반이 장악한 곳”이라며 “인질을 넘긴 탈레반 지역 사령관이 위성전화로 이 지역을 장악한 다른 탈레반 사령관에게 내 차의 색깔과 차종, 운행 목적을 설명하며 ‘공격하거나 납치하지 말라.’고 연락했다.”고 전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보일 것”

    아프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돼 열악한 환경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다가 석방된 김경자(37)씨와 김지나(32)씨의 현재 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14일 아프간 바그람 기지내 동의부대에서 정밀 검진을 받고 있다. 국내 의학계 전문가들은 `현지 의료진이 적절한 판단을 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육체적인 부분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갑작스런 불면증·불안감 호소할 수도고대 안암병원 이민수 교수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한달 가까이 지속된 만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이 나올 것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무사히 풀려났다는 안도감에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다가도 갑자기 불면증에 빠지거나 불안감을 호소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라병원 서승원 정신과장은 “나머지 피랍자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부담을 느끼거나, 살해된 사람들의 소식을 뒤늦게 듣고 심한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국내에 귀국한 이후 본인들에 불리한 여론이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증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인기피증이나 실어증 등에 빠질 위험이 높은 만큼 최소 1년 이상 정기적인 정신과 상담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학병원의 한 가정의학과 교수는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대면을 해야겠지만 사진을 통해서도 척추질환이 우려됐던 김지나씨가 곧게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상태가 많이 악화되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얼굴 상태로 봤을 때 그동안의 영양 공급 상태도 생명에 지장이 없었던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귀국 후에도 일부에서 제기됐던 마약성 진통제 복용 여부와 잠복기간이 있는 전염성 질환 감염 여부 등에 대한 진단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나머지 19명도 심각한 상황은 아닌 듯전문가들은 남아있는 피랍자 19명의 건강 상태 역시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강이 좋지 않은 피랍자가 먼저 풀려났다고 가정했을 때 김지나씨와 김경자씨의 상태를 감안하면 남은 피랍자들이 최소한 식사 문제나 질병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지 않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은 피랍자들이 두 사람의 석방을 보면서 언젠가 풀려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심리적인 안정을 얻었을 가능성도 높다. 다만 남성 피랍자들의 경우 민가에 맡겨졌던 여성 피랍자들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우선 석방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는 만큼 당장은 아니더라도 잠재적인 위험성이 높은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8명 석방 안하면 피랍자 더 위험”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인질 중 여성 2명이 13일 풀려나면서 남은 인질 19명의 조속한 석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교섭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4일 “(탈레반측과의)대면접촉 시기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직·간접 접촉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나머지 19명의 조속하고 안전한 석방을 위해 현지 대책반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여성 2명이 먼저 풀려난 만큼 단계별 석방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19명 전원의 조속한 석방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남은 분들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에 두고 교섭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간접통화에서 “탈레반의 요구는 변하지 않았다. 우리가 1차로 제시한 8명을 석방해야 한다.”며 “아프간과 한국 정부가 우리 요구에 대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나머지 인질 19명의 목숨은 전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한편 전날 풀려난 김경자(37)씨와 김지나(32)씨는 건강상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동의부대로부터 두 사람의 건강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현재 이들은 바그람기지 내 동의부대의 간호장교 숙소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즈니시 미군 지역재건팀(PRT)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후 헬기로 바그람기지에 도착했으며, 동의부대에서 제공한 한식으로 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두 사람은 카불과 두바이를 거쳐 1∼2일 안에 귀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귀국 후 본인의 동의를 전제로 당국의 ‘특별 보호’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두 사람의 석방 이후 공개될 발언이나 동향이 나머지 19명 인질의 안위와 석방 교섭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최종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co.kr
  • [아프간 인질 2명 석방] “2명 석방” 외신들 긴급 타전

    AP,AFP,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3일 앞다퉈 여성 인질 2명의 석방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소식을 처음으로 보도한 일본 교도통신은 오후 9시쯤 아프간 가즈니주 지역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이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약속한 대로 아프간 원로들에게 넘겼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도 탈레반이 이날 여성 인질 2명을 아프간 부족장에게 넘겼다고 보도했다. 여성 인질 중 한 명의 건강이 양호하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비슷한 시간, 로이터통신은 여성 인질 2명이 적신월사에 인계됐다고 보도했으며, 중국 신화통신도 파즈와크 아프간 뉴스를 인용해 탈레반이 여성 인질 2명을 안다르 지구에서 풀어줬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탈레반 지역사령관은 석방소식을 전하면서 “석방된 인질들이 탑승한 차량은 적신월사 차가 아닌 일반 차량이며 15∼30분 정도면 가즈니시의 적신월사 건물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즈와크 아프간 뉴스도 한국인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압둘라 잔 탈레반 사령관의 대변인인 마숨이 “2명의 여성 인질이 앰뷸런스를 타고 가즈니시로 떠났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아프간 피랍사태와 언론의 국제경쟁력/최영재 한림대 교수

    아프가니스탄 한인 피랍 및 피살 사건은 우리에게 충격과 분노, 우려, 당황, 기대, 절망과 같은 복잡하고 착잡한 감정들이 교차하게 만들고 있다.21세기 세계화의 대표적인 부작용 현상인 테러의 희생자 대열에 우리 국민 23명이 연루된 위기사태 앞에서 정부와 언론, 시민들은 엄청난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에서 보듯 테러는 세계화시대에 목격할 수 있는 일종의 현대전이라고 할 수 있다. 탈레반에 의한 한국 국민 피랍사태는 따라서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세계화 공간에서 매우 소규모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탈레반을 압도할 물리적인 힘이나 외교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한국 언론은 관련 정보를 취재할 능력은커녕 테러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정보를 적절히 걸러내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나라밖 분쟁지역에서 발생한 국가적 위기사태에 관한 국내 언론의 취재력 부재는 우리 언론의 취약한 국제경쟁력을 드러냈다. 한국 언론은 외국 언론의 오보를 확대 재생산할 뿐 아니라 탈레반의 언론보도 전략에 어쩔 수 없는 희생양이 되고 있다. 한국 언론의 취약한 국제 취재망은 국가적 차원에서 투자해서 보완하면 된다. 하지만 국가적 위기사건에 관한 우리 언론의 근본문제는 사태의 원인을 엉뚱한 데서 찾아 사회적 분란을 일으키는 ‘희생양 찾기’ 보도의 문제를 반복하고 있는 데 있다. 가령 이번 납치 및 살해사건의 범인은 누가 뭐래도 탈레반이다. 어찌 됐든 범인이 명확한 마당에 피랍자와 그 가족, 정부, 그리고 국민 모두 피해자 일 수밖에 없다. 납치자이자 살인자인 탈레반을 처벌할 능력도, 엄두도 못 내고 괴롭힘만 당하고 있는 우리는 안타깝게도 피해자인 우리 자신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우를 범하고 있다. 7월20일 경 피랍 뉴스가 날아들자마자 일부 시민들과 언론은 피랍자들의 위험지역 입국문제 등을 지적하며 피랍을 자초한 꼴이라고 성토했다. 서울신문도 7월21일자 3면 기사와 7월25일자 사설 등에서 피랍의 “주원인으로 일부 개신교회의 무분별한 해외선교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물론 피랍자들이 사전에 좀 더 신중했더라면 불행한 사태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해자가 명백한 마당에 우리편 희생자를 공격하는 것은 내부의 갈등과 불신을 키우는 적전 분열 효과를 초래하므로 언론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적지 않은 언론들이 또한 피랍의 원인을 아프간 입국 제한조치를 엄하게 하지 않은 한국 정부, 인도주의적 임무 수행을 위해 파견된 아프간 주둔 한국 부대, 심지어 아프간전쟁을 일으킨 미국 등에서 찾으려 했다. 이런 예들은 피랍이 발생한 정황은 될지언정 진정한 피랍의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 서울신문도 피랍자의 조속한 석방에 대한 염원이 지나쳐서인지 피랍에 관한 엉뚱한 원인을 나열하기도 하고, 때로는 결과적으로 탈레반의 요구사항에 동조하는 결과를 빚는 비논리적인 주장을 펴기도 했다. 7월23일 사설은 아프간 주둔 부대가 “아무리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테러의 표적이 된다면 오래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고,7월30일과 8월1일 사설에서는 탈레반이 요구하는 수감자 맞교환을 위해 아프간 당국과 배후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있을 수 있는 주장이지만 논리와 전략이 빈곤하여 탈레반에 이용 당할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몇가지 해결방안이 서울신문안에서 발견된다.“네 탓, 내 탓 공방은 문제가 해결된 뒤에 해도 된다(7월28일 사설).”는 것이고,“미국의 역할을 주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책임론을 주장는 것은 온당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8월4일 사설).”는 것이다. 최영재 한림대 교수
  • “제 자식만 풀려나 죄송합니다”

    “제 자식만 풀려나 죄송합니다”

    “나머지 피랍자들도 하루빨리 풀려나길….” 13일 탈레반이 여성 인질 2명을 아프간 가즈니주 적신월사에 인계했다는 소식을 접한 피랍자 가족들은 경기 성남시 분당타운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 모여 서로를 격려했다. 그동안 확인되지 않은 외신 보도에 수없이 가슴앓이를 해 오던 가족들은 이날 밤 10시쯤 외교부가 석방 사실을 공식 확인하자 “이번 석방이 나머지 피랍자 전원 석방을 위한 물꼬가 돼 주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정부의 석방 확인 직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는 차성민(30) 피랍가족 모임 대표는 “가족 대표로서 그동안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김경자·김지나씨 모두 정밀 건강진단을 받아봐야 하지만 대체로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석방된 김지나(32)씨의 오빠 지웅(35)씨는 “동생이 석방돼 다행이기는 하지만 남아있는 이들이 많아 마음이 무겁다. 가족품에 안길 수 있도록 국민과 정부 모두 도와 달라.”면서 “기쁘기보다는 너무나 마음이 무겁고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죄송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경자(37)씨의 오빠 경식(38)씨는 “정부에 염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나머지 피랍자들도 하루속히 돌아왔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노력을 부탁드린다.”며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고 배형규(42)목사와 고 심성민(29)씨의 유족들은 “나머지 피랍자들도 모두 석방돼 고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심경을 밝혔다. 배 목사의 형 신규씨는 “배 목사가 간 것처럼 가족들도 그동안 한가족처럼 돌아오길 지내왔다. 남은 19명이 꼭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심씨의 아버지 진표(62)씨는 “협상이 잘 진행된다고 해 한꺼번에 석방되는 줄 알았는데 아쉬움이 많다.”면서 “잃어버린 아들에 대한 미련이 더욱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가족들은 2명의 우선 석방 소식을 반기면서도 나머지 19명의 피랍자들이 함께 풀려나지 않은 데 대해 못내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남성 피랍자의 가족들은 예상대로 여성들이 먼저 석방되자 남성들의 피랍이 자칫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가족은 “남성 피랍자 가족들은 상대적으로 더 힘들고 불안해하고 있다. 며칠째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석방 소식에 대한 가족들의 입장을 전하기 위해 언론 앞에 선 가족들은 서로 손을 꼭 잡고 격려하거나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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