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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카불 장악 임박”

    “탈레반, 카불 장악 임박”

    아프가니스탄내 탈레반 무장세력이 수도 카불 근처까지 진격하는 등 국토의 54%를 영구 거점지역으로 장악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 2001년 미국의 침공으로 정권을 빼앗겼던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에 걸쳐 재기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현 집권 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아프간 정세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브뤼셀과 카불 등에 본부를 둔 국제안보 및 외교정책 싱크탱크인 ‘센리스 카운슬’(Senlis Council)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탈레반은 농촌과 일부 지역 중심부, 주요 간선도로 등 광대한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탈레반 세력을 저지하기 위해선 아프간 주둔 나토군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8만명으로 증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불과 헬만드, 카르자위의 현장 전문가들이 작성한 110쪽 분량의 보고서는 “탈레반이 카불을 재탈환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돌아올 것인지를 걱정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탈레반의 2008년 카불 장악 목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양귀비 재배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젖줄 삼아 파슈튠 남쪽 지역에서 실질적인 정부 노릇을 하고 있다. 보고서는 ‘나토 플러스’로 이름 붙인 병력증강 제안에서 탈레반에 패하지 않으려면 모든 파병국이 자발적으로 나서 병력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이 영국 하원 국제개발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도 아프간 정세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한다. 옥스팜은 2001년 이래 아프간에 150억달러가 지원됐지만 이 돈이 국민들의 기본생활을 향상시키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라크와 마찬가지로 지원금의 상당액이 민간회사와 하청업체의 이익으로 돌아간 탓에 아프간 국민들은 사하라 아프리카 지역과 맞먹는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옥스팜은 또 하미드 카르자이 정부의 무능력과 부정부패가 아프간 치안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올해에만 1200명의 아프간 국민이 사망했는데 이중 절반은 연합군과 아프간군의 작전에 희생됐으며, 이라크보다 4배나 많은 공습이 감행됐다고 지적했다. 노린 맥도널드 센리스 카운슬 대표는 “탈레반은 가난에 지친 아프간 국민들로부터 정치적 정당성과 심리적 영향력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면서 “아프간은 두 나라로 쪼개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美, 이란에 새 경제제재

    미국이 25일(이하 현지시간) 이란군의 핵심인 혁명수비대와 혁명수비대 내 엘리트 집단인 쿠드스군, 이란 금융기관에 대해 새로운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라크와 중동의 테러단체 지원 및 미사일 수출, 핵활동을 한 혐의가 이유다. CNN,AP 등 외신들은 이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이같이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를 대략살상무기의 확산자로, 핵심부대인 쿠드스군은 테러지원자로 규정했다. 라이스 장관은 성명에서 “제재안에 따라 미국 국민이나 기관들은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이란인, 이란 기관과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조치들이 이란 정부와 거래 중인 모든 국제은행, 기업들에 강력한 억제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제재대상 기관들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이라크 시아파 저항세력에게 무기와 폭발물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또 테러단체로 규정한 하마스, 헤즈볼라에는 미사일을 판매해왔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혁명수비대와 수비대 소속 군 간부 등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혁명수비대와 관련된 미국 내 모든 자산도 동결조치됐다. 로이터통신은 20개 이상의 기업과 은행, 개인도 제재대상에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번 제재안은 지난 1979년 테헤란 미 대사관 인질사건으로 미국이 이란과 국교를 단절한 이후 가장 강력한 제재조치로 평가된다. 미국이 특정 국가의 군대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라이스 장관은 전날 의회증언에서 “이란이 계속 대치의 길로 간다면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이란체제의 위험에 맞서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외신들은 미 정부가 이란의 이라크 지원, 핵개발에 대해 초강경 입장을 취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이란 의회는 “이란 정규군인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치부한 것은 주권국가의 내정을 간섭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란의 혁명수비대는 12만 5000명으로 구성된 이란 내 최정예 군대이자 이란군과 권력의 핵심이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배목사 상혼에 또 죽다?

    배목사 상혼에 또 죽다?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납치·살해된 고 배형규 목사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 출간됐다가 비난이 거세지자 출판사 측이 4일 만에 스스로 판매를 중지했다. 25일 출판사 한솜미디어에 따르면 김성웅(49·우림과 둠밈 성경연구소 대표) 목사 등 3명이 공동 집필한 ‘아프간의 밀알:순교자 배형규 목사의 삶과 죽음’을 지난 20일 출간했다가 책을 지난 24일 전량 회수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저자가 원고를 가져와 ‘이 내용을 책으로 만들 수 있겠냐.’고 제안해 원고를 읽어본 뒤 특별한 문제가 없어 책을 내게 됐다.”면서 “한국 교회 선교사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는 책이라고 생각해 출간하게 됐는데 이 정도로 파장이 커질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한국의 기독교 선교 100년사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1866년 한국에 왔다가 평양 주민들의 공격으로 미국 상선 제너럴 셔먼호에서 사망한 영국인 선교사 로버트 토머스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로버트 토머스는 현재 한국 선교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아프간에 선교를 떠났던 분당샘물교회 청년회와 배 목사를 다루면서 배 목사를 ‘아프간의 토머스’로 칭송하고 순교자로 평가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 책은 ‘그들은 왜 아프가니스탄에 갔는가?’라는 주제 아래 ‘분쟁지역 선교 더욱 확대해야’,‘세상 사람의 막말은 사탄의 짓’,‘복음전파의 땅 끝은 이슬람 지역’,‘아프간 사태, 우연 아닌 하나님의 계획’ 등의 소제목이 논란을 낳았다. 책이 출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 사이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납치돼 있을 때만 해도 ‘아프간에는 선교가 아니라 봉사하러 갔다.’고 말하더니 이제 와서 순교라고 포장하는 것이 우습다.”면서 “이런 행태 때문에 (기독교에)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직도 피랍 사태에 대한 앙금이 사라지지 않은 시기에 이런 책을 출간하는 것은 고인의 이름을 팔아 인세를 챙기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분당샘물교회 관계자도 “저자나 출판사 측에 책의 출간을 요청한 적도, 이들로부터 책의 출간을 통보받은 적도 없다.”면서 “피랍자 문제가 조용히 마무리되기만을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생겨나 우리도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종교비판자유실천시민연대 신용국 사무국장은 “배 목사가 죽을 각오를 하고 아프간에 간 것도 아니었는데 이를 순교로 미화하는 것은 망자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오히려 일부 교계가 자신의 과오를 덮고 추후 선교사업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배 목사의 죽음을 악용하려는 의도마저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서울대 종교학과 김종서 교수는 “사실 순교는 지극히 주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배 목사 죽음에 대해 순교냐 아니냐를 두고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본다.”면서도 “아프간 피랍 사태에 책임이 있는 교계가 이런 식으로 배 목사의 죽음을 미화하려고만 한다면 수긍할 수 있는 일반인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개별면접 전공테스트 대비하라

    개별면접 전공테스트 대비하라

    지난 23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는 고시전문 신문인 법률저널과 하나은행이 공동 주최한 사법시험 3차 면접시험 설명회가 개최됐다. 지난해 7명이 면접에서 탈락하는 사상 유례없는 ‘대량 탈락사태’에 대한 수험생들의 부담이 컸는지 설명회장에 마련된 700석은 빈자리가 없었다. 늦게 도착한 일부 수험생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서서 설명회를 듣기도 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유모(24)씨는 “작년에 7명이 면접에서 떨어져 아무래도 면접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면접 준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왔다.”고 말했다. 합격자뿐 아니라 학부모도 여럿 눈에 띄었다. 부부가 함께 설명회장을 찾은 정모(54)씨는 “아직 대학생인 아들이 중간고사 기간이라 아들을 대신해 설명회장에 왔다. 일찌감치 와서 맨 앞자리에 앉았다.”고 말했다. 정씨는 강사들이 하는 말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꼼꼼히 메모를 했다. 법률저널 이상연 국장은 “2차시험 합격자 발표가 난 18일에만 600명이 참가 신청을 할 정도로 면접시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면서 “반응이 좋아 내년에는 민간 면접전문가도 초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진보적인 내용을 답변해도 괜찮아” 이날 설명회에는 지난해 면접위원이었던 손동권 건국대 법대 교수가 면접시험의 방법을 전수했다. 손 교수는 “집단면접보다 개별면접에서 수험생의 자질을 평가한다. 심층면접을 할지 여부도 개별면접에서 결정난다.”고 말했다. 지난해 1단계 면접에서 26명이 부적격자로 판명돼 심층면접을 받았고 이 가운데 7명이 탈락했다. 손 교수는 특히 “전공지식 테스트가 중요하다.”면서 “면접위원 가운데 검사와 판사들의 질문은 사례 중심으로 묻는 경우가 많고 날카롭다.”고 전했다. 손 교수는 또 “진보적인 답변을 하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면서 “법학자의 입장에서 비상식적·비법률적이지만 않으면 진보적인 답변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별면접에서 “우리의 주적은 미국”“북한 핵은 우리나라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대답한 응시자가 심층 면접에 회부되긴 했으나 이들은 모두 구제됐다고 전했다. 사상을 묻는 문제 때문에 심층면접을 받으면 구제될 수 있지만 전공 테스트에서 답변을 잘 못하면 최종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기본 법지식·자기소개서 내용 숙지” 면접강의 두 번째 강사로 나선 사법연수원 38기 박영선씨도 집단면접보다는 개별면접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집단면접에서 했던 말 가운데에서 꼬치꼬치 캐묻는 경우도 있다.”면서 “기본적인 법지식과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을 모두 묻는다.”고 말했다. 박씨가 꼽은 지난해 기출문제로는 ▲헌법 개정 대상 ▲배심제·참심제의 장단점 ▲이자제한법 부활 찬반 ▲행정수도 이전의 헌법적 문제점 ▲채권자 취소권 ▲간통죄 논란 ▲사형제 폐지 논란 등이 있었다. 그는 “올해는 이랜드 사태나 탈레반 피랍관련 거주이전, 종교의 자유 등이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박씨는 “잘 모르더라도 대답하려는 성의를 보이는 자세가 필요하고, 집단면접에서도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2차시험 합격자는 1008명으로 지난해 면접에서 탈락한 7명과 불참자 1명을 합쳐 모두 1016명이 면접시험을 치르게 된다. 지난해 최종합격자가 994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두 자릿수 탈락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면접시험은 11월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치러지며 최종합격자는 11월30일 발표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故 배형규 목사 ‘추모서적’…네티즌 논란

    故 배형규 목사 ‘추모서적’…네티즌 논란

    아프간 피랍사태를 다룬 종교 서적이 출판돼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故배형규 목사의 삶을 다룬 ‘아프간의 밀알’(한솜미디어 펴냄)이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분쟁지역 선교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직 목사를 포함해 3명이 함께 쓴 이 책은 이번 피랍사태에 대한 종교적 해석이 강조되어 있어 더욱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한국 선교의 역사와 이번 아프간 사태를 비교하면서 이번 사태를 ’순교의 역사’로 해석했다. 또 책에는 피랍사태와 관련된 국내 비판 여론을 ‘사탄의 영향’으로 해석하는 등 자극적인 내용도 담겨 있다. ‘아프간의 밀알’이 판매되고 있는 인터넷 서점 ‘YES24’와 각종 포털사이트의 독자의견 게시판에는 이책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그들만의 영웅 만들기”라고 비난하는 한편 책의 출판사와 판매처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한 네티즌은 “교회 내부에서의 ‘영웅 만들기’까지는 이해하지만 이 시점에서 책까지 내는 것은 인세를 챙기려는 욕심으로 밖에 안보인다.”며 경제적인 목적을 가진 이슈화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세상 사람의 막말은 사탄의 짓’ ‘탈레반에 너무 관대한 대한민국’ 등 자극적인 목차에 “너무했다.”며 “오히려 이런 움직임이 한국교회를 더욱 욕 먹이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기독교인들도 있었다. 한편 출판사측은 책 소개글을 통해 “아프간 사건과 피해자의 삶을 통해 기독교인들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파키스탄 또 폭탄테러 7명사망…군부 개입·자작극 등 배후說 난무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를 노린 자살폭탄 테러는 자작극?” 지난 19일 8년 만에 고국땅을 밟은 부토를 겨낭한 폭탄테러의 배후를 놓고 자작극 등 여러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일 남서부에서 폭탄테러가 또 발생, 최소 7명이 죽고 6명이 다쳤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정국은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수사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현재까지는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등의 테러조직이 가장 유력한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교수는 “알카에다는 실체가 없으며 급진적 반미 단체의 총칭”이라며 “파키스탄 국내에 이런 조직은 수도 없이 많은데 이들 가운데 하나의 소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테러가 국민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부토 측의 자작극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돌고 있다. 사건당시 차량에 장착된 방탄유리를 벗어나 환영인파에 손을 흔들던 부토가 폭발 직전 차량 안으로 들어가 극적으로 화를 면한 것이나 그녀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고위관계자 가운데 다치거나 죽은 사람이 거의 없었던 점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부토의 귀국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군부 등 일부 정부 인사들의 개입설도 제기되고 있다. 사건 당시 카라치공항에서는 환영인파가 터미널까지 들어올 수 있을 만큼 경비가 허술했고 부토의 시내 이동경로가 사전에 유출될 정도로 보안상의 구멍이 뚫린 것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슬람 강경파의 배후설도 제기됐다.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이종화 교수는 “이번 테러는 부토나 군부측의 소행이라기보다는 대중적 인기가 높은 부토의 귀국으로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한 이슬람 강경파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부토 전 총리는 21일 자택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사건 조사에 대테러 전문가 파견 등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구했다. 또 이번 테러에도 불구하고 내년 1월 총선을 위한 활동을 위해 파키스탄에 계속 머물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피로 얼룩진 ‘부토의 귀향’

    베나지르 부토(54) 전 파키스탄 총리의 귀국길이 결국 피로 얼룩졌다. 페르베즈 무샤라프(64) 대통령과의 권력분점 합의에 따라 사면을 받아 8년간의 망명생활을 접고 18일 꿈에 그리던 고국 땅을 다시 밟은 그녀를 환영한 것은 그녀의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자살 폭탄테러였다. 탈레반이나 알 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이 테러로 애꿎은 시민 등 적어도 130여명이 사망했다. 대법원의 대선후보 자격 최종 심리가 또다시 연기돼 무샤라프 대통령의 재선이 14일째 확정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번 테러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부토 겨냥… 알 카에다·탈레반 배후 가능성 이날 현지언론과 BBC,CNN 등 외신에 따르면 자정쯤 파키스탄 최대도시인 카라치 시내에서 부토를 겨냥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부토의 귀국 축하행렬에 참가했던 최대야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 당원과 시민, 경찰 등 최소 130여명이 죽고 380여명이 다치는 최악의 유혈참사가 빚어졌다. 하지만 부토는 폭탄테러가 발생하기 전 방탄 차량 안으로 들어가 다행히 화를 면했다. 카라치 경찰의 고위관리도 “부토는 안전한 상태이며 사건 발생 직후 경찰 차량편으로 곧바로 시내 자택으로 이동했다.”고 확인했다 테러는 부토를 태운 차량에서 불과 5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차량에 타고 있던 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린 후 숨졌고 인근에 주차된 차량도 함께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테러는 아직 누가 저질렀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탈레반이나 알 카에다가 배후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부토의 귀국을 전후해 친미 성향의 그녀를 암살하겠다는 경고음을 잇따라 내어왔기 때문이다. 정보기관들도 적어도 3개 무장단체의 테러가 예상된다고 경고했었다. ●부토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부토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자 파키스탄의 단합과 통합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력 비난한 뒤 “테러범은 최소 2명”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과 유엔, 유럽연합, 인도도 이번 테러를 비난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정국은 조기 수습될 가능성이 사라졌다.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 유달승(42) 교수는 “이번 테러는 부토를 겨냥한 동시에 무샤라프와 부토의 연대에 대한 경고”라면서 “내전이 발발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문대 국제학부 이원삼(49) 교수는 “탈레반, 알 카에다와 대립각을 세우는 부토에 대한 경고”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샤라프 정권을 반대하는 재야세력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차례 총리를 역임하고 세 번째 총리를 노리고 있는 부토의 앞길도 순탄하지 않다. 대법원이 현재 그녀의 부패혐의에 대한 대통령 사면령의 위헌 여부를 심의 중이다. 특히 내년 1월 초 총선에서 이겨도 총리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현행 헌법상 총리 3회 역임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 교수는 “부토가 총리를 하지 않고 그녀가 이끄는 PPP를 통해 막후 정치를 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월드이슈] “美, 중앙亞교두보 노리고 무샤라프 지원

    [월드이슈] “美, 중앙亞교두보 노리고 무샤라프 지원

    “적과의 동침을 선언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연대가 파키스탄 정국 안정의 키를 쥔 최대변수다. 두 사람의 연대 정도에 따라 정국이 달라질 것이다.” 이슬람문제 전문가인 이원삼(49)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는 파키스탄 정국을 17일 이렇게 전망했다. ▶무샤라프의 정치적 성향과 그에 대한 평가는. -무샤라프는 군출신으로 우파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다. 그는 친미정책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집권 8년 동안 경제회복과 부패척결을 최우선과제로 삼았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금 그의 앞길은 사면초가라고 할 수 있다. ▶무샤라프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는. -민심이 그를 떠난 지 오래다.9·11테러후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샤라프가 미국에 적극 협력한 것이 그에 대한 반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7월10일 ‘붉은 사원’ 유혈진압의 후폭풍으로 이슬람세력이 완전히 등을 돌렸다.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무샤라프 정권은 이젠 없애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이슬람권 전체의 공분을 사고 있다. ▶미국이 무샤라프를 지지하는 까닭은.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소탕하고 중앙아시아에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미국의 정책을 제대로 수행해줄 인물은 무샤라프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무샤라프 다음으로 선호하는 카드는 부토다. ▶북부에서 탈레반소탕전이 재개됐는데. -파키스탄이 인접국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에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지원을 해주는 미국의 주문도 한 요인이다. 특히 파키스탄은 미국이 인도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에 충격을 받고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이 소탕전을 벌이고 있다. ▶부토의 정치적 성향과 행보는. -부토는 아버지 후광으로 첫번째 총리가 됐을 때는 군부와 이슬람세력의 견제가 심해 총리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두번째 총리를 할 때는 남편 등 특권층의 부패를 막지 못해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과거엔 민주화운동을 했지만 지금은 달라져 귀족냄새가 난다. 이슬람권 출신 첫 여성총리였던 그녀는 미얀마의 민주화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는 완전히 다르다. 무샤라프와는 정치적 성향이 맞지 않지만 3번째 총리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그와 연대를 할 것이다.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성향으로 볼 때 무샤라프와 ‘적과의 동침’은 가능할까. -샤리프는 무샤라프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 무샤라프와 부토를 견제하고 이슬람세력을 지원하려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강경자세로 나갈 것이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무샤라프·부토 ‘적과의 동침’ 최대 변수

    무샤라프·부토 ‘적과의 동침’ 최대 변수

    세계 3위의 무슬림대국 파키스탄호(號)가 정치적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대통령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대법원의 후보자격에 대한 심리가 17일 또다시 연기돼 5년 임기의 대통령 당선을 11일째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국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샤라프의 파키스탄호가 어디로 갈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짚어본다. 파키스탄 대법원이 이날 심리를 연기한 것은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반(反)무샤라프 성향의 이프티카르 초드리 대법원장과 대법원 판사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음을 반증한다. 앞으로 열릴 최종 심리에서 후보적격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약 대선 결과를 뒤집는 ‘깜짝 결정’을 내리면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무샤라프는 이 경우를 대비해 국가 비상사태 선포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무샤라프는 지난 9일 내년 1월초 총선에 대비해 과도내각을 구성하라고 내각에 지시했었다. 과도내각은 다음달 15일 이후에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초 총선은 극단주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온건파의 지지를 확보한다는 무샤라프의 의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무샤라프는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와의 협상에 착수하는 등 이미 총선 승리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양측의 협상은 이번 총선에서 부토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이 다수당이 될 경우 권력을 분점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친미성향의 두 사람은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지대에서 갈수록 격화되는 이슬람세력의 무장투쟁과 관련해 온건파의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무샤라프의 장기집권 시나리오에 따른 작업들이 하나둘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야당, 정통성 시비… 무장세력 테러 우려도 하지만 파키스탄 정국은 그의 소망대로만 움직일 것 같지 않다. 대법원 판결이란 첫 고비를 넘는다 해도 그의 앞날은 가시밭길의 연속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정국 불안이 조기에 안정될지 여부는 5대 변수에 달려 있다. 첫 번째 변수는 PPP를 제외한 야당들의 반발이다. 야당들은 육군참모총장을 겸하고 있는 무샤라프의 출마자격이 없기 때문에 11월 총선을 치러 새 의회가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며 대선을 보이콧했었다. 특히 야당은 대법의 판결과 상관없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번째 변수는 무샤라프와 부토의 권력분점 합의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여론이다. 벌써부터 밀실야합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보수 집권당인 파키스탄무슬림연맹(PML)도 자신들의 힘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통성 시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AFP 통신은 무샤라프 정권에 반대하는 무장세력의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세 번째 변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집단반발이다.‘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력해온 무샤라프가 지난 7월에 ‘붉은 사원’을 유혈 진압한 이후 이슬람 진영은 그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다. 당시 동부 물탄에서는 이슬람주의 학생 500여명이 도로를 점령한 채 타이어를 불태우며 무샤라프의 퇴진을 요구했었다. 이와 관련, 파키스탄 전문가들은 이슬람 급진세력과 무샤라프간 갈등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붉은 사원의 무력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종교 지도자들은 탈레반과 알카에다와도 폭넓은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보복의 악순환’도 우려되고 있다. ●샤리프 前총리 입국 등 행보 큰 변수 네 번째 변수는 무샤라프가 정국 안정 카드로 선택한 부토 전 총리의 행보다.9년간의 망명생활을 접고 18일 귀국하는 부토는 무샤라프와 지난 5일 극적으로 권력분점을 합의해 부패혐의에 대한 사면을 받고 차기 정권의 총리 자리를 약속받았다. 그녀가 이끄는 파키스탄 최대 야당인 PPP는 약속에 따라 대선에 불참했다. 무샤라프와 부토의 ‘적과의 동침’ 배후에는 미국이 있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3번째 총리를 노리며 권토중래를 모색해온 그녀의 귀국 후 정치적 행보에 따라 파키스탄 정국은 또 한번 요동칠 수 있다. 부토는 17일 두바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예정대로 18일 귀국한다.”며 “파키스탄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력분점 성사땐 정국 조기수습 가능성 마지막 변수는 나와즈 샤리프(57) 전 총리의 행보다. 무샤라프에게 1999년 쫓겨나 2000년에 망명길에 올랐던 샤리프는 지난달 10일 귀국을 시도하다 공항에서 체포돼 4시간 만에 다시 추방되는 설움을 겪었다. 그가 다음달 10일쯤 다시 입국을 시도한다. 그의 아들인 하산 샤리프는 지난 9일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삼촌이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리프가 총수로 있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도 사우디 정부가 그의 출국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무샤라프가 정적들과의 화해 차원에서 샤리프의 입국을 허용할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무샤라프와 정치적 앙숙인 그의 행보가 더욱 중요해진다. 이슬람문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파키스탄의 정국 혼란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 유달승(42) 교수는 “야당의 반발과 그에 대한 정부의 대처능력이 첫 번째 변수이고 북부 와지르스탄의 자치정부인 이슬람에미리트와 정부와의 관계가 두 번째 변수”라며 “파키스탄 정국불안정이 당분간 계속되고 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 이란어과 장병옥(58) 교수는 “무샤라프 대통령이 약속대로 군복을 벗어도 파키스탄은 ‘무늬만 민정’이 될 것”이라며 “무샤라프가 부토와 연대한 것은 부토를 얼굴마담으로 이용하기 위한 것으로 정국이 안정되면 부토를 내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파키스탄 정국이 조기 수습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조선대 아랍어과 황병하(51) 교수는 “파키스탄은 이슬람원리주의의 본산이지만 북부를 제외하곤 나머지 지역의 국민적 정서도 최근 많이 유연해졌다.”면서 “무샤라프가 군부를 쥐고 있고 국민적 인기가 높은 부토가 국민들을 다독거리면 정국이 조기 수습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이종화(46) 교수는 “무샤라프정권에 대한 이슬람세력의 협조여부가 최대 관건”이라며 “무샤라프와 부토 사이의 권력분점이 약속대로 된다면 정국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소말리아 선원피랍 155일째… 정부 미숙한 대처 도마에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에 이어 150여일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소말리아 한국인 선원 피랍사건도 석방 몸값 논란에 휘말리면서 정부의 미숙한 대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5월15일 한석호 선장 등 한국인 4명과 중국인 등 선원 24명이 탄 마부노 1·2호가 소말리아 수역에서 현지 해적들에게 납치, 억류된 지 15일로 154일째가 됐지만 선원들의 석방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테러단체에 의한 한국인 납치사건 중 가장 오랜 기간 억류된 사례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석방 협상 과정에 개입, 몸값을 지불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몸값 지불설에 대해 정부는 “석방금을 지불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이런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정부측이 납치단체와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몸값이 2배 이상 뛰었고 이를 선주측이 모두 지불할 수 없어 정부측에 일부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피랍자 석방이 지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협상 과정에서 몸값이 100만달러 수준에서 사실상 합의됐으나 선주측이 10만달러밖에는 지불할 능력이 없다며 정부측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해 국정원·외교부 등이 난감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피랍 선원 가족들은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건 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한 것과 대조된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또 아프간 피랍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대규모 몸값을 지불했다는 외신 보도가 최근 잇따르면서 정부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일요판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14일 “탈레반 대원 3명이 지난 8월 말 한국인 피랍자들을 석방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한국측으로부터 몸값 1000만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탈레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우리 국민 석방 과정에서 몸값이 지불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당시 김만복 국정원장과 국정원 요원 ‘선글라스맨’이 탈레반들과 함께 나타나는 등 석연찮은 행동을 보여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국인 인질 몸값 1000만弗 받았다”

    |파리 이종수특파원|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지난 8월 한국인 인질 21명을 풀어주면서 몸값으로 1000만달러(약 92억원)를 건네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14일 탈레반 요원 3명과의 인터뷰를 인용,“몸값으로 받은 돈으로 영국군과 미군을 공격할 무기를 사고, 탈레반 지원자를 훈련시켰다.”고 보도했다. 물라 헤즈볼라라고 이름을 밝힌 요원은 “인질 12명을 석방할 때 700만달러를, 나머지 인질을 석방할 때 300만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과의 국경 마을 킬라압둘라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들은 자신들이 탈레반 남부지역 사령관 물라 만수르의 특사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인질 몸값설에 대한 한국과 아프간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은 그동안 “몸값으로 2000만달러 이상을 받았다.”“인질 석방을 위한 제3의 조건이 있었다.”는 등의 주장을 거듭 내놓았다. 한편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13일 “독일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인질로 잡혔던 기술자 루돌프 블레히슈미트(63)를 구출하기 위한 교섭과정에서 납치범들에게 수십만달러를 건네주었다.”고 보도했다. vielee@seoul.co.kr
  • “석방협상 정부가 나서라”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해적에게 납치돼 150일 넘게 억류돼 있는 원양어선 ‘마부노호’ 한국인 선원들에 대한 석방운동이 각계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은 14일 경주에서 지난 11일 열린 ‘전국해상노련 단위 노조 간부 교육대회’에서 마부노호 사태 해결을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과 성금모금운동을 벌이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기독교 인사들의 모임인 ‘21세기 포럼’도 지난 12일 부산롯데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연계해 피랍선원들의 석방을 도와 달라고 각계에 호소하기로 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부산시민단체협의회·부산여성NGO연합회 등 시민단체들도 최근 모임을 갖고 15일부터 청와대와 국회를 항의방문하고 성명서를 전달하며 선원 피랍사태 해결을 촉구한다. 소말리아 피랍선원을 위한 시민모임 홈페이지(www.gobada.co.kr)에는 12일 하루에만 2500여명이 방문, 피랍 선원들의 조속한 석방을 기원했다. 박정희씨는 자유게시판에서 “탈레반에 납치된 교인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구출됐지만 생업에 종사하다 해적에게 납치된 선원들은 아직 인질로 남아 있다.”면서 “정부가 나서 조속히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시도 수산진흥과에 전담부서를 두고 정부 관련기관 등에 조속한 사태 해결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인 선원 4명 등 모두 24명이 타고 있던 마부노 1,2호는 지난 5월15일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탈레반 “韓인질 석방금 1천만불로 무기샀다”

    탈레반 “韓인질 석방금 1천만불로 무기샀다”

    탈레반 요원 3인이 한국 정부에게서 받은 인질 석방 몸값 1000만달러(한화 92억원)로 테러 자금을 충당했다고 밝혀 논란이 예고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주말판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탈레반 요원 3명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인질 협상금이 미군과 영국군을 공격하는 자금이 됐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와 인터뷰를 가진 요원들은 “한국인 인질을 풀어주는 대가로 받은 1000만 달러로 무기를 구입하고 새로운 테러 요원들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요원들은 “그것(한국인 납치)은 하늘이 내린 기회였다.” 면서 “덕분에 적어도 1년 이상 싸워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탈레반 요원들은 인질 12명을 먼저 풀어주는 대가로 700만 달러를 받았으며 남은 협상금은 나머지 인질을 풀어준 뒤 받기로 약속했었다고 당시 몸값 수수 과정을 설명했다. 요원들은 “인질들의 몸값으로 미국과 영국에 자살 폭탄 테러단을 파견했다.”며 “우리나라를 망쳐놓은 것처럼 똑같이 부숴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주재 한국 대사관은 이같은 탈레반 요원들의 주장에 대해 ‘선전 조직에서 만들어낸 거짓말’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지난 11일 샘물교회에 아프간 피랍사태와 관련해 약 5600만원을 비용상환 차원에서 요구했으며 교회측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텔레그래프 온라인(인터뷰한 탈레반 요원 3명)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단독]기독교단체 ‘아프간 선교’ 재개

    2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부 급진적인 국내 선교단체가 비밀리에 아프간 선교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서울신문이 기독교 내부 관계자의 제보를 받아 아프간 현지 관계자, 기독교 선교단체, 외교통상부 등을 취재한 결과, 일부 선교단체들이 지난 8월 정부의 여행금지국 지정에도 불구하고 편법으로 아프간에 소속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탈레반과의 인질석방 협상에서 아프간에서의 기독교 선교 활동 중단을 합의한 바 있다. 서울신문이 서울·수도권 일대의 중동지역 등지에 선교사를 파견하는 선교원을 취재한 결과, 일부 선교단체들로부터 “현재도 아프간 입국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들 단체는 선교사를 아프간 현지 업체에 취업을 하거나 파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주변 국가에서 비자를 받아 아프간에 들어가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경기도에 있는 A선교원은 “우리 선교원과 연계된 아프간 내 모 업체에 취업을 하는 형식으로 아프간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에 확인한 결과 이 업체는 아프간에 3명 정도의 한국인을 상시 파견하고 있는 기업이다. 서울의 B선교원은 “일단 교육 프로그램을 받은 뒤 상의하자. 내년쯤에는 아프간에 들어가게 해주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선교 재개 정보 입수” 외교부 관계자는 “일부 급진적인 선교단체들이 정부 방침에 따라 한국인을 전원 철수시킨 뒤에도 제3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 선교사들로 그 일을 대신해 사실상 선교를 재개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전직 선교사 1명을 포함해 한국인 몇 명이 사업이나 건강상 이유로 아프간 출국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선교 목적 때문일 수도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아프간에서 봉사활동을 해오다 지난달 철수한 한국인 선교사 A씨는 “현재 아프간 칸다하르 지역에서 한국 국적 선교사들은 전원 철수했지만 국내의 한 선교단체 소속의 미국과 독일 국적 한국인 선교사 5∼6명 정도가 남아 선교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불서 한국인 쉽게 볼수있다” 아프간 현지 신문 ‘카불타임스’의 하피즈 라흐세파 기자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피랍자 석방 뒤 한국인들이 전원 철수한 것으로 알았지만 지금도 카불 등에서는 한국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선교 목적으로 남아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 정부의 허가를 받고 아프간에 남아 있는 한국인은 한국 기업체 직원 등 90여명이다. 그러나 제3국을 통해 입국한 한국인 숫자는 사실상 파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제3국에서 비자를 받아 아프간에 입국하는 한국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은 하지만 아프간 당국에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독교 내부에서는 급진적인 선교단체의 열성 신도들이 추진하는 아프간 선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선교훈련원 관계자는 “일부 급진적인 선교단체가 선교사를 파견해 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오히려 탈레반에게 또다시 한국인 테러를 재개할 명분을 줘 기독교계 전체를 더욱 궁지로 몰아가는 것은 아닌지 대다수 교회들은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아프간 피랍 독일인 3개월만에 풀려나

    지난 7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독일인 엔지니어 루돌프 블레히슈미트(62)가 10일(현지시간) 풀려났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아프간 와르다크주 자그하토 지역 주지사 모하마드 내임은 이날 AF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아프간인 4명과 함께 납치됐던 독일인 엔지니어가 탈레반 수감자 5명과의 맞교환 조건으로 풀려났다.”고 말했다.3개월 동안 탈레반에 억류됐던 그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외교부도 블레히슈미트의 석방을 공식 확인했다. 그동안 “테러단체와의 협상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독일 정부와 아프간 정부는 이번 맞교환 협상으로 상당한 비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한국인 23명이 피랍되기 하루 전인 7월18일 카불 남서쪽 와르다크주에서 납치돼 가즈니주 남부 산악지대에서 생활했다. 당시 이들과 함께 납치됐던 다른 독일인 엔지니어 뤼디거 디트리히(44)는 피랍 사흘 만에 총상을 입은 시신으로 발견됐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파키스탄 북부서 3일째 격전… 최소 195명 사망

    아프가니스탄과 접경한 파키스탄 북부의 북와지스탄에 있는 ‘미르 알리’ 부족마을이 피로 얼룩지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군이 친(親)탈레반 무장세력과 3일째 교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탈레반 무장세력 150명 이상과 파키스탄 정부군 45명 이상이 숨졌다고 BBC 방송과 블룸버그 통신 등이 9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군은 이틀전 이곳에서 친 탈레반 무장세력의 선제공격을 받자 헬리콥터와 전투기 등을 보내 공중 및 지상 작전으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치열한 교전이 시작됐다. 미확인보도에 따르면 9일 파키스탄군의 공습으로 50명의 무장세력이 더 사망했다. 미군과 나토군은 그동안 파키스탄에 탈레반 무장세력이 국경을 넘나들며 연합군을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압력을 가해왔다. 한편 미르 알리마을은 탈레반과 알카에다와 연결된 무장세력의 기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美 테러와의 전쟁은 참패… 알카에다만 키웠다”

    “美 테러와의 전쟁은 참패… 알카에다만 키웠다”

    “테러와의 전쟁이 이슬람극단주의와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먹여 살렸다.” 지난 2001년 9·11테러 뒤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이 실패로 끝났고 이슬람 극단주의운동이 불처럼 일어나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영국 싱크탱크 옥스퍼드조사그룹(ORG)이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7일(이하 현지시간) “이날이 미국이 9·11테러의 주모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며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이 6년을 맞는 날”이라며 이렇게 보도했다. ORG 보고서 저자인 영국 브래드퍼드대학 폴 로저스 교수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알카에다 지지자들에게 이라크를 지하드(성전) 전투지대로 만들어 준 재난급 실수”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테러와의 전쟁의 대안으로 이라크 주둔 모든 외국군의 철수와 함께 이란·시리아와는 외교로 문제 해결도 병행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이 지난 6년 동안 1600억달러(약 146조 3360억원)의 전비를 쏟아 부으면서 벌이고 있는 아프간 전쟁은 당초 단기전 기대와는 달리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빈 라덴을 넘겨주지 않은 탓으로 미군에 의해 축출됐던 이슬람근본주의자인 탈레반 무장세력은 헬만드, 칸다하르 등 남부지방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가즈니주를 포함해 수도 카불 인근까지 세벽을 뻗치며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고 있다. ‘아프간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은 국내외에서 고조되는 철군 여론에도 불구하고 바그람기지를 확장하며 장기 주둔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AP통신이 6일 전했다. 로저스 교수는 “핵개발을 둘러싸고 이란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하게 되면 사태는 더 악화된다.”며 “중동지역은 극단주의자들의 수중에 바로 들어가고 중동 전체로 폭력이 확산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이원삼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중동질서를 재편하고 미국식 민주주의를 전파하려 했지만 그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라며 동감을 표시했다. 유달승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 교수도 “테러와의 전쟁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석유와 달러 패권주의를 노린 것으로, 실패가 예견된 전쟁”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게 되면 중동에 반미감정이 확산되고 석유 결제도 달러에서 유로화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미국뿐 아니라 세계경제가 치명상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이란은 세계석유의 생명선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며 “미국도 이 점을 잘 알기에 이란을 공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열린세상] ‘계란 열사들’의 나라/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열린세상] ‘계란 열사들’의 나라/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철 지난 얘기지만, 아프간에서 탈레반에 납치되었던 인질들은 두 명의 희생자를 남긴 채 대부분 무사히 돌아왔다. 이 사건은 한국 기독교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봉사’라 둘러대더니 희생자를 ‘순교자’로 부르는 것을 보니 교회에서는 그 행위를 ‘선교’로 인식하는 듯하다. 지금 한국 교회는 ‘선교’와 ‘봉사’를 새로 정의하느라 바쁜 모양이다. 하지만, 교회에서 정직하게 꺼내서 논의해야 할 것은 “기독교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낡은 원칙이다. 듣자 하니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당연한 얘기를 하는 신학자가 외려 출교 당하는 게 한국 기독교의 현실이 아닌가. 한국 기독교의 눈에 이슬람 국가는 이른바 ‘복음화율’이 세계에서 가장 떨어지는 가장 위험하면서도 매력적인 선교의 대상지역이다. 이슬람은 종교적 열정의 결핍이 아니라, 종교적 열정의 과잉으로 고통 받는 지역이다. 그런 곳에 그 못지않게 극성스러운 종교를 하나 더 들고 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순교’를 해서라도 사마리아 땅 끝까지 기독교화하겠다는 한국 기독교의 중세적 열정. 그 못지않게 중세적인 것이 바로 귀환한 피랍자들을 대하던 한국 사회의 험악한 분위기다. 듣자 하니 한 극성스러운 분자가 공항에까지 나와 피납자들에게 계란을 던지려고 했단다. 물론 이런 맹동주의자는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 맹동주의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다. 인터넷에 들어가니, 온통 이 위험한 자를 ‘계란열사’로 만들어 입에 침이 마르게 칭송하는 분위기다. 도대체 우리 사회의 심성이 어쩌다 이 지경으로 망가졌을까? 한 달 동안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심리적 고통 속에서 지내야 했던 사람들이다. 당신도 사형이 집행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 달을 지냈다고 생각해 보라. 그 트라우마가 얼마나 극심하겠는가? 도대체 그런 사람들에게 계란을 던지겠다는 그 잔인한 심성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걸까? 봉사로써 예수의 사랑을 실천한다는 생각 자체는 비난할 게 못 된다. 그 젊은이들이 잘못한 것이 있다면 그저 아프간 여행의 위험을 너무나 추상적으로만 생각했다는 데에 있다. 그런데 이 생각의 천진난만함이 공항에서 계란을 맞아야 할 정도로 큰 잘못일까? 교회에 계란을 던질 수는 있다. 잘못은 교회가 했고, 교회는 납치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죽음의 공포는 영혼에 치유하기 힘든 커다란 후유증을 남긴다. 그런데도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살아나 트라우마를 겪어야 할 희생자들에게 계란을 던진다? 이는 그야말로 인간성을 의심하게 하는 행위다. 왜 그러는 걸까? 어떤 사람이 잘못된 일인지 버젓이 알면서도 그 짓을 저지를 때에는, 그 잘못을 사소한 것으로 덮어줄 더 큰 대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를 ‘계란 열사’로 부르는 것으로 보아, 그 대의는 ‘국가의 이익’이라는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듣자 하니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름에 대피하라는 경고를 무시했다가 조난당한 피서객들을 구조해줬다고 나라에서 어디 비용을 부담시키던가? 생각을 잘못해 위험에 빠졌을 때에도 국가로부터 무료로 구조 받을 권리 좀 요구하면 안 되는가? 한국만 그런 게 아니다. 아프간에서 납치됐다 풀려난 일본인도 “고국에 돌아갈 일이 더 걱정스럽다.”고 했다. 거기서 이것은 이른바 ‘국권’ 대 ‘민권’의 문제다.‘민권’보다 ‘국권’을 중시하는 일본에서 국가에 누를 끼친 개인은 유형무형으로 공동체의 제재를 받는 모양이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왜 이렇게 불쌍한 ‘국민’으로 살아야 할까?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아프간 피랍자 석방 그후 한달(하)] 개신교계 움직임

    아프간 피랍 석방 한달째인 27일 현재 개신교계의 단기선교는 일단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언제 어떤 형태로 다시 시작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피랍 사태 이후 대형교단 소속 교회와 선교단체는 대부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활동을 중단, 철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작은 교회나 개별적으로 활동해오던 선교사·단체의 경우 구체적인 움직임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개신교계에서는 이같은 아프간 선교 중지와 철수는 인질석방의 전제조건으로 한국정부와 탈레반측이 합의한 사항이란 점에서 따를 수밖에 없는 임시조치일 뿐 선교 자체의 중단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27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에 따르면 이번 피랍사태와 관련된 분당샘물교회를 비롯, 아프간에 파견된 모든 장·단기 선교사들과 교회의 봉사단원들은 일단 모두 철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해외선교에 경쟁적으로 나섰던 주류 개신교계는 이번 피랍사태를 계기로 급격히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단기선교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을 비롯한 이슬람권과 다른 위험지역에서의 철수 움직임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계에 따르면 일부 개신교 교회들은 한편에서 단기선교의 명칭을 바꾸는 것을 비롯, 파송자 교육과 현지인 협력등 대응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분당샘물교회 박진성 목사는 “석방된 봉사단원들의 안정과 일반인들의 감정을 고려해 해외선교나 봉사와 관련된 논의를 미뤄왔지만 조만간 선교재개와 방향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기총과 KNCC,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등이 아프간 피랍사태 이후 공동으로 추진한 선교 대응방안도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KWMA측은 선교사들의 위기관리 대처 상설기구를 발족시키고, 교회들이 일방적으로 파송하는 교인들의 단기선교 명칭을 ‘해외봉사’나 ‘선교지 방문’(비전트립)으로 바꾸고 봉사연합기구를 통해 그 산하에 이들의 위기관리팀을 구성할 것을 한기총과 KNCC에 제의한 바 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탈레반의 입’ 아마디 체포설

    한국인 피랍사건 때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의 ‘입’ 역할을 했던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이 26일 아프간 남서부 헬만드주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27일 A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내무장관은 이날 “아마디가 헬만드주 수피얀 지역에서 경찰의 탈레반 소탕작전 중 그의 동생과 함께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헬만드주는 탈레반이 장악한 지역이다. 지난달 미국 등 연합군의 군사작전 때 아마디가 이 지역에서 다리에 총상을 입기도 했다. 그러나 탈레반의 또 다른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아마디는 자유상태”라면서 내무장관의 발표를 부인했다.AP통신도 자신을 아마디라고 밝힌 인물이 AP 현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체포되지 않았다.”며 주장했다고 연이어 보도했다. 헬만드주 경찰 책임자인 모하마드 후세인 안디왈도 “26일 카리 유수프와 그의 동생을 체포한 것은 맞지만 그가 탈레반 대변인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AP통신은 자사 기자가 27일 오전 5시23분에 아마디의 휴대전화로부터 ‘탈레반이 남부 우루즈간 지역의 경찰 초소를 공격해 경찰 3명을 죽였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전화기는 그 이후로 꺼져 있는 상태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최소한 4명이 아마디라는 이름으로 대외 접촉을 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진짜 아마디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탈레반 대변인들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고 전화나 이메일로만 외부세계와 연락을 취해왔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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