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탈레반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피고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애월읍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02
  • 아프간 공항서 2세 아이 압사… “탈출 불가능, 희망을 잃었다”

    아프간 공항서 2세 아이 압사… “탈출 불가능, 희망을 잃었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한 뒤 시민들의 엑소더스(탈출)가 이어지는 가운데, 2세 여아가 공항에서 압사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여아는 카불에 있는 한 미국회사에서 통역관으로 일했던 여성의 딸로, 당시 이 여성은 어린 딸과 남편, 장애가 있는 부모와 자매 등 일가족과 함께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카불의 공항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미 아수라장이 된 공항에서는 탑승 수속장으로 들어가는 것조차 어려웠고, 여성과 어린 딸은 밀려드는 사람들 사이에 넘어지고 말았다. 몇 시간이 지나서야 눈을 뜬 이 여성은 품에 안고 있던 두 살 배기 딸을 찾아 나섰지만, 아이는 이미 사람들에게 짓밟혀 압사당한 후였다. 이 여성은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밀려드는 사람들에 넘어진 뒤 누군가는 내 휴대전화를 밟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내 머리를 발로 차기도 했다. 숨을 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면서 “딸이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 아이를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절망했다.이 여성은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하기 전 미국인을 도왔다는 이유로 보복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가족들과 아프간을 떠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탈레반은 이전과 다른 유화 정책을 펴겠다고 공표했음에도, 총을 들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미군 또는 미 정부 관련 단체에서 일한 이들을 색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색출된 아프간인들은 탈레반에 의해 현장에서 총살당하거나 끌려가고 있으며, 위 여성처럼 탈출에 실패한 사람들은 언제 있을지 모를 탈레반의 보복을 두려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과거 미군과 서방구호단체에서 통역관으로 일했던 30대 남성은 “탈레반을 뚫고 공항까지 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두 번 정도 시도했지만 포기했다”면서 “탈출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희망을 잃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공식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저항세력이 집결하자 진압작전에 돌입했다. AFP통신과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판지시르 계곡에 수백명의 진압군을 투입했다. 반 탈레반 세력의 저항이 장기화 될 경우, 아프간은 끝을 기약하기 어려운 내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로이터 통신은 “내전이 시작되면 저항세력이 외부의 도움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회의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아프간 탈출하려는 수백만, 어떤 나라가 가장 많이 도왔나

    아프간 탈출하려는 수백만, 어떤 나라가 가장 많이 도왔나

    국내 주한미군 기지에도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을 받느냐 마느냐를 놓고 사회적 논의가 점화되고 있다. 사실 미국 행정부와 미군 당국이 당장 관심을 두고 있는 아프간인들은 미국 정부와 미국인들을 도와 도저히 탈레반 치하에 살 수 없는 이들이다. 미국 정부는 이들의 숫자를 6만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미국인들을 돕지 않았더라도 탈레반 치하에서 숨죽여 살 수 밖에 없는 이들은 부지기수다. 지난해까지 220만명 정도가 이미 이웃 국가로 피해 망명을 희망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군 철수와 맞물려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의 교전 와중에 350만명 가량이 집을 잃어 유민 신세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현재 탈레반이 주요 국경으로 통하는 길목을 차단하고 카불을 제외한 지방 공항마저 장악해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7000명 정도가 파키스탄으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지며 1500명 정도가 우즈베키스탄으로 넘어갔거나 국경 근처 텐트에서 풍찬노숙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까지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의 한 관리는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1만 8000명 정도가 이 나라를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전했는데 이 중 아프간 국적자가 몇명이나 되는지는 분명치 않다. 탈레반이 장악하기 전에 올해만 교전 때문에 55만명 정도가 고향을 떠나게 됐다고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UNHCR)이 밝혔다. 지난 6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보고에 따르면 올해 극심한 가뭄에 식량난이 겹쳐 이 나라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400만명 정도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어 다른 나라로 탈출하는 이들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까지 파키스탄으로 달아난 사람은 150만명에 이른다. 이란은 78만명을 수용하고 있다. 독일이 18만명 이상을 받아들여 세 번째로 너른 품을 보였다. 터키는 13만명 가까이를 받아들였다. 앞의 예와 다르게 체류 하가만 내준 나라 1~3위는 터키와 독일, 그리스 순서로 각각 12만 5000명, 3만 3000명, 2만명씩 허용했다.각국이 어떤 도움을 줬고, 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이란은 아프간 국경 근처 세 지방에 임시텐트를 세워 수용했다. 하지만 이란 내무부 관리들은 상황이 나아지면 이들을 돌려보낼 것이라고 얘기한다. 이미 이란에는 350만명의 아프간인들이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6월에 탈레반이 장악하면 국경을 봉쇄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당시에 벌써 하나 열린 국경 검문소를 통해 수천명이 잠입했다. 탈레반은 상인들과 유효한 여행증명을 제시하는 사람들만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한다. 타지키스탄으로 넘어간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지만 정부군 장병 등 적어도 수백명의 아프간인들이 최근 국경을 넘어 들어갔다는 보도들이 있다. 지난달 타지키스탄은 아프간 난민을 10만명까지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이미 1500명 정도의 아프간인들이 야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레반은 유효한 비자를 제시하는 이만 국경을 넘게 하고 있다. 영국은 오랜 기간에 걸쳐 2만명의 난민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정부의 아프간 시민정착 프로그램은 첫해 5000명의 아프간인을 정착시키고, 여성과 어린이, 종교적 박해를 받을 그룹, 다른 소수그룹 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긴급난민, 분쟁 희생자, 위험에 처한 사람들, 특별이민비자를 신청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5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난민을 받아들일지 숫자를 제시하지 않았다. 캐나다는 2만명을 받아들이는데 정부 직원들, 여성 리더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호주는 인도주의 비자로 3000명 정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 사실 이 숫자는 기존 프로그램에 있던 숫자를 그대로 제시했을 뿐 최근 아프간 사태에 따라 늘어난 것이 아니다. 유럽연합(EU)은 2015년 시리아 난민들을 대거 받아들였다가 반이민 포퓰리즘 세력들의 반격에 고스란히 당한 사태가 재연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독일은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암시했는데 숫자를 구체화하지 않았다. 앙헬라 메르켈 총리는 6년 전 시리아 난민을 환대했다가 호된 질타를 받은 일 때문에 난민들이 “인접한 국가에서 안전하게 머무르는 일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이 (아프간발) 불법이민의 심상치 않은 파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프랑스가 “가장 위험한 이들을 보호할 것이지만 유럽 혼자서만 현재 상황이 초래하는 결과를 감수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스트리아는 어떤 아프간인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내무부는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안은 아프간인을 계속 추방할 것이며 아프간 이웃나라들에 “송환 센터”를 짓는 비용을 차라리 대겠다고 주장했다. 스위스도 아프간을 출발한 난민들을 대규모로 받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파키스탄과 협력해 아프간을 안정화시켜 새로운 난민 물결이 터키로 향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란과의 국경에 담장을 세워 이민 유입을 차단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는 각각 450명과 300명의 아프간인 비자 서류를 검증할 때까지만 임시 수용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코소보 역시 미국으로 향하는 난민의 임시 거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숫자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동아프리카의 우간다는 2000명의 아프간 난민을 받는 데 합의했다. 이 나라는 아프리카에서 첫 번째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난민을 받아들였다. 지리적으로 가깝거나 전략적으로 이해가 결부돼 있거나 여유있는 나라 형편도 아니지만 따듯한 품을 내주고 있다.
  • “탈레반, 요리 못하는 여성 몸에 불질러” 아프간 판사출신 여성의 호소

    “탈레반, 요리 못하는 여성 몸에 불질러” 아프간 판사출신 여성의 호소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인권이 얼마나 후퇴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보고됐다. 20일 영국 스카이뉴스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여성을 상대로 끔찍한 폭력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스카이뉴스에 출연한 아프간 인권운동가 나즐라 아유비는 “지난 몇 주 사이 아프간 여성은 성노예로 전락했다. 어린 소녀들은 탈레반 전사들과의 강제 결혼에 동원되고 있다.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던 그들의 약속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아프간 북부에서는 요리를 못한다는 이유로 탈레반이 젊은 여성 몸에 불을 질렀다는 보고도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음식이 맛없다며 여성 몸에 불을 질렀다더라. 구타, 채찍질 등 여성을 상대로 한 고문 수준의 끔찍한 폭행에 대해 현지 인권운동가들의 보고가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 활동가들조차 탈레반 보복이 두려워 숨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몇 달간 수백 명의 여성 활동가 및 인권운동가가 탈레반에 암살당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탈레반 통제 속에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사실 아유비는 파르반주지방법원의 첫 여성 판사 출신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탈레반이 부상하기 전 정규교육을 마쳤고, 타지키스탄에서 법학 및 정치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자유와 인권을 옹호하는 그의 가족은 이슬람 과격단체의 표적이었다. 아버지는 1992년 무장단체 총에 맞아 사망했고, 오빠는 탈레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과격 이슬람단체 히즈브-에-이슬라미에게 납치돼 고문을 당하다 살해됐다. 아유비 전 판사는 “자유를 믿는 우리 가족은 이슬람 과격단체들의 암살 명단에 올라 있었다. 많은 압박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암살 위협에 시달리던 그는 사법부를 떠나 카불로 피신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1996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본격 장악하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억압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는 “이웃집 4살 남자아이 없이는 집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남자면 됐다. 정말 굴욕적이었다. 파르반주 첫 여성 판사로서 강력한 위치에 있었지만 탈레반 집권 후 사회적으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렸다”고 설명했다.그래도 아유비 전 판사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언젠가 다시 올 자유의 날을 위해 재단사로 일하며 젊은 여성을 위한 야학을 운영했다. 그리고 2001년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탈레반 세력 전복 후 다시 사회 전면에 나선 그는 사법부에 복귀해 첫 대선과 의회 선거를 조율하는 등 큰 공을 세웠다. 아프가니스탄 새 헌법의 기틀도 마련했다. 특히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 큰 목소리를 냈다. 아유비 전 판사는 남녀 차별적 법 조항에 문제를 제기하고 가정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아프간 종교 및 정치 지도자들도 그의 거침없는 발언에 주목했다. 동시에 이슬람 과격단체의 살해 위협도 거세졌다. 그는 “목소리를 내면 낼수록 나는 극단 이슬람주의 주요 표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목숨의 위협을 느낀 그는 2015년 결국 고국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했다. 미국에서도 아유비 전 판사의 아프간 여성 인권 운동은 계속됐다.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며 현지 인권운동가들을 지원했다. 탈레반 재집권 전인 지난 6월 언론 인터뷰에서 아유비 전 판사는 “여성 인권을 대변하기 위해서라도 아프간에서 탈출해야만 했다. 탈레반 밑에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잘 안다. 여성은 숨 쉴 권리조차 잃게 된다”고 관심을 호소했다. 이어 “역사가 반복될까 두렵다. 다음 세대 아프간 여성은 내가 겪은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 아프간 여성 문제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하면서 그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 아프간 대통령 아들도 미국서 상류 생활…아프간 사태엔 ‘묵묵부답’

    아프간 대통령 아들도 미국서 상류 생활…아프간 사태엔 ‘묵묵부답’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 대통령이 국민을 버리고 해외로 도피한 가운데 그의 아들은 미국 워싱턴의 고급주택에 살며 명문대 교수로 재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대통령의 딸은 뉴욕에서 예술가로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22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아들 타렉 가니(39)는 국제 분쟁문제를 다루는 국제위기그룹(ICG)이라는 비영리기구에서 2년간 수석 경제학자로 활동하다가 최근 다시 명문 사립대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교수직으로 복귀했다. 그와 함께 일했던 싱크탱크 글로벌개발센터는 세계 번영과 빈곤 퇴치에 대한 그의 헌신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넘어 그가 어디서 왔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제 분쟁과 관련해 활동했던 이력이 있음에도 집 앞에 취재진이 찾아와 현재 아프간 사태에 관해 묻자 대답을 거절하며 문을 닫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고, 고급 시계와 가죽제품 매장에 들른 뒤 야외 카페에 앉아 지인과 담소를 나눴다고 매체는 전했다. 타렉은 현재 아내와 함께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약 1㎞ 넘게 떨어진 곳에서 방 3개와 화장실 3개가 딸린 고급주택에 머물고 있다. 이 집은 부부가 2018년 매입 당시 95만 9000달러(약 11억원)였으나 팬데믹 이후 가격이 치솟아 현재 약 120만 달러(약 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이 사는 지역은 전국 부동산 가격 상위 7% 안에 든다. 타렉은 미국에서 태어나 가족들과 함께 메릴랜드에서 쭉 자랐다. 이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국제안보학을 전공하고 UC버클리에서 석사와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스탠퍼드대에 재학할 당시에는 1년간 휴학하며 당시 아프간 재무장관이었던 아버지의 보좌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때의 경험이 이후 그의 경력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설명이 나온다.그의 누나인 마리암 가니는 현재 뉴욕에서 예술가이자 영화 제작자로 활동, 2018년에는 베닝턴대 교수진으로 합류했다. 그 또한 타렉과 마찬가지로 현재 아프간 사태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이 아프간의 마지막 보루인 수도 카불마저 포위하자 지난 15일 부인 및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도피했다. 이에 아프간 정부군은 이렇다 할 저항도 없이 카불을 포기했고, 바로 당일 탈레반이 카불까지 장악하면서 아프간 정부는 붕괴했다. 이날 미국 CBS방송에 출연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카불 함락) 전날 가니 대통령과 통화했을 때 그는 죽기로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다음날 그는 떠나버렸고, (아프간) 군대는 무너졌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가니 대통령은 지난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자신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다고 밝혔고, ‘도피 당시 거액의 현금을 챙겨 갔다’는 보도에 대해 거짓 보도라며 부인했다.
  • 미군 군복 입고 미제 무기 든 탈레반 전사들, 대놓고 미국 조롱

    미군 군복 입고 미제 무기 든 탈레반 전사들, 대놓고 미국 조롱

    미국 행정부와 미군의 엉성한 철수 작전을 틈타 손쉽게 아프가니스탄 정국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선전 동영상을 제작하며 전사들에게 미군 병사 복장을 입히고 헬멧을 쓰게 했다. 미군들이 흘리고 간 군복을 입히고 총기들을 들게 함으로써 미국 정부와 미군을 대놓고 조롱한 것이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뮤지컬 사운드트랙처럼 만들어져 이들의 선전 채널을 통해 방영된 이 동영상은 탈레반의 정예 부대인 ‘바드리 313’이 카불의 특정 위치를 경계하기 위해 배치돼 있다고 자랑한다. 이들이 챙긴 제복과 무기들은 미군 특수부대가 아프간 정부군에 제공했던 창고에서 탈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더선이 보도했다. 이들 전사들은 또 M4와 M-16 소총들을 들고 있으며 방탄조끼를 입고 야간투시 고글이 달린 헬멧을 쓰고 있다. 이런 모습은 머리에 터번을 두른 채 얫 소련제 AK-47 소총을 든 오지의 게릴라 같은 탈레반 전사들의 이미지와 완전히 다르다. 이들은 아프간 정부군을 쉽사리 물리쳤으며 달아나는 병사들이 남긴 수십억 달러의 미군 무기들을 노획했다고 자랑했다. 아프간 침공 다음해인 2002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정부는 아프간 정부군에 대략 280억 달러(약 32조 8000억원)의 무기를 인도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요청한 미국 정부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이들 모든 무기는 파괴되지 않은 채 탈레반의 수중에 있다”고 개탄했다. 탈레반의 선전 동영상에 앞서 탈레반 안에서도 가장 극렬한 것으로 알려져 500만 달러(약 58억 6700만원)의 현상금이 걸린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가 미군의 M4 소총을 든 채 카불 시내의 인파로 붐비는 사원(모스크)에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그는 미군 군복과 방탄조끼, 헬멧 등을 착용한 채 미국산 총기를 든 경호원들의 경호를 받으면서 대중 연설을 했다. 다른 미국 관리는 탈레반이 미군의 험비 등 무장 차량 2000대 이상, UH-60 블랙호크 헬리콥터, 공격용 헬기, 스캔이글 군용 드론 등 항공기 40대를 노획했다고 로이터에 털어놓았다. 탈레반이 이것들을 당장 공격용으로 활용할 수는 없겠지만 선전물로는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일이다.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혀 심리적 타격을 가하려는 탈레반 선전물이 계속 나올 것 같다.
  • 탈레반, 저항세력 집결에 진압작전 돌입…아프간 내전 조짐

    탈레반, 저항세력 집결에 진압작전 돌입…아프간 내전 조짐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했지만, 북부 일부 지역에서 반(反)탈레반 저항세력이 결사 항전을 선언했다. 이에 탈레반 역시 저항세력 진압 작전에 돌입하면서 내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저항세력 지도자인 아흐마드 마수드(32)는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소련에 맞섰으며 탈레반에도 저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항세력, 북부 3개 주 거점으로 집결그는 “아프간 여러 지역으로부터 정부군이 판지시르에 집결한 상황”이라며 “탈레반이 현재 노선을 고수한다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아프간을 지킬 준비가 돼 있고, 유혈 사태를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외신에 따르면 정부군과 민병대로 구성된 저항군은 현재 아프간 북부 판지시르와 파르완, 바글란 등 3개 주를 거점으로 진지를 구축한 상태다. 특히 카불 북부 판지시르 계곡에는 탈레반에 반대하는 항전 세력이 집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불 함락 이후 판지시르에는 수천명의 반대파가 운집했고, 마수드 휘하에만 9000명이 집결한 상태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여기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선언한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 야신 지아 전 아프간군 참모총장을 비롯해 일반 군인들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수드는 아프간 ‘국부’로 불리는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이다. ‘국부’ 아흐마드 샤 마수드는 1979~1989년 아프간을 점령한 소련에 맞서 반군을 이끈 사령관이다. 소련 철수 후 국방장관에 올랐던 그는 1996~2001년 탈레반 집권 시기 탈레반에 저항했고, 2001년 결국 암살됐다. 저항군은 탈레반에 포괄적 정부 구성을 요구하며 탈레반이 대화를 거부할 경우 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아들 마수드는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탈레반이 협상만이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우리도 내전을 원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지지자들은 진압에 나선 탈레반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주의 정권’이 국제사회에 인정돼서는 안 된다면서 내전으로 치달을 경우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탈레반, 저항세력 진압 작전 돌입”대외적으로 일부 유화 노선을 취하며 정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탈레반은 저항세력 진압에 돌입했다. AFP통신과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판지시르 계곡에 수백명의 진압군을 투입했다. 탈레반은 트위터 계정에 “지역 관리들이 평화로운 이양을 거부한 뒤 수백명의 이슬람 전사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판지시르로 향했다”고 밝혔다. 판지시르에 도착한 탈레반군은 현재 공격 명령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스푸트니크는 전했다. 반 탈레반 세력의 저항이 장기화해 내전으로 치달을 경우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의 추가 병력 이동이 불가피하지만, 저항 세력이 외부의 도움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회의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 中 언론 “카불 함락 8일 전, 아프간 대통령은 잔디밭서 독서” 

    中 언론 “카불 함락 8일 전, 아프간 대통령은 잔디밭서 독서” 

    중국 매체 훙싱신원(红星新闻)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되기 직전 아프간 지도부의 행적을 공개했다. 아프간이 카불이 함락되기 8일 전이었던 지난 7일,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대통령궁 안에 있는 잔디밭에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훙싱신원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같은 시각 탈레반은 이란과의 접경지역인 님루즈주의 주도 자란즈를 점령한 상태였다. 자란즈를 함락한 탈레반은 곧장 자우즈얀주의 주도 셰베르간도를 점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시각 가니 대통령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고, 아프간은 무장한 탈레반에 의해 쉽게 함락됐다. 특히 이날 탈레반이 자란즈 일대를 점령한 직후 약 3000명의 주민들은 국경선을 넘어 이란으로 피신한 위급 상황이었다. 이튿날이었던 지난 8일에도 아프간 북부 지역인 사르에풀, 탈로칸, 쿤두즈 등이 차례로 탈레반에 넘어갔다. 더욱이 인구 37만 명의 쿤두즈는 수도 카불 시내와 고속도로가 연결된 교통 요지라는 점에서 카불 시내 미국 대사관 측은 8일을 기점으로 아프간 거주 미국인들에게 최대한 빨리 카불을 떠날 것을 경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가니 대통령이 법무장관 등 각료들에게 긴급 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로부터 4일 뒤인 12일에야 시작됐다. 특히 아프간 군 총 사령관은 11일 공식 브리핑을 진행하면서도 탈레반 군의 수도 진격 상황에 대한 대책은 발표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탈레반이 카불을 향해 진격 중이었던 11일 당시, 국가 안보 회의를 주도한 인물은 올해 38세의 함둘라 모히브 국가 안보 보좌관이 담당했다. 외교관 출신의 그는 군대에 입대한 경험이 전무한 인물이다. 반면, 군 사령관 측의 브리핑이 있었던 11일 당일 탈레반 군대는 카불 시내 남서쪽 약 150㎞ 지점의 도시 가즈니주의 주도 가즈니를 함락하는데 성공했다는 자축문을 공개했다. 가니즈가 함락된 직후부터는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카불에 인접한 많은 주도들이 저항 한 번 없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다. 가니 대통령을 비롯한 친미 정권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보도가 서방 언론들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였다. 지난 7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집이 있는 월밍턴 소재의 골프장에서 한가롭게 라운딩을 즐겼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골프장을 나선 직후,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을 접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일정 중간 중간 아프간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지만 적절하고 빠른 대책을 강구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증거로 8일 아프간 카불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좌석 대부분이 공석인 상태로 비행 됐던 것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이 시기 미국의 워싱턴 관료들의 상당수는 여름 휴가 중이었다는 점에서 빠른 대책 수립은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매체 훙싱신원은 가니 행정부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우리들은 미국 정부가 적어도 9월 중순까지는 정치적 협상을 할 시간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면서 “칸다하르 지역이 함락되기 이전까지 정부는 전투를 할 수 있는 충분한 군대를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칸다하르가 탈레반에 넘어간 지난 13일 이후 카불의 붕괴는 시간 문제가 됐던 것”이라고 했다. 
  • 미국 아프간 피란민 대피에 여섯 민간항공 여객기 18편 투입

    미국 아프간 피란민 대피에 여섯 민간항공 여객기 18편 투입

    미국 정부가 민간 항공사들의 여객기 18편을 투입해 아프가니스탄 피란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킬 방침이다. 이미 민간 항공사들에 민간예비항공운항(CRAF)을 가동하도록 명령했다. CRAF는 비상 시 민간 항공기들의 투입을 허용하게 돼 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베를린 공수작전을 계기로 1952년에 CRAF 프로그램을 창설했다. 1990~91년 걸프전 때도 한 번 작동했고 마지막으로 작동한 것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였다. 국방부가 제시한 문서에는 모두 18편이 동원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유나이티드항공 네 편, 아메리칸항공과 아틀라스 에어, 델타 항공, 옴니 에어가 각각 세 편, 하와이안 항공 두 편 등이다. 이들 여객기는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 직접 투입되지 않고 인근 카타르와 바레인 등 미군기지에 피신한 피란민들을 더욱 안전한 곳으로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군용기들은 카불 대피 작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카불 공항의 혼잡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 일주일 남짓 20명 정도가 총격이나 압사, 추락사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같은 기간 미군 등이 피신시킨 피란민이 2만 8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20년을 끈 아프간 전쟁 기간 미국과 미국인을 도와 탈레반에게 보복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이 나라를 떠나길 희망하는 6만명에 한참 모자라는 숫자다. 지금까지처럼 하루 2000~3000명 정도씩 카타르 등으로 빼내온다면 미군 철수 시한인 오는 31일까지 이들과 미군 병력을 모두 철수시키기란 불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냉전 시대의 산물을 다시 끄집어내 쓰는 셈이다. 한편 영국 BBC에 따르면 제임스 히페이 육군장관은 탈레반이 이제는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인파 행렬을 보호하고 있어 이 나라를 탈출하려는 이들이 출국 절차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희망을 키운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13일부터 이날 늦게까지 5725명의 영국인과 영국 정부를 도운 아프간인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미국은 3500명의 병력을 카불 공항 등에 진주하게 해 대피 작전을 돕고 있는데 병력을 증파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영국은 1000명의 병력을 카불에 머무르게 하고 있다.
  • “IS 테러 위협까지…” 아프간 탈출 작전 곳곳 암초 [이슈픽]

    “IS 테러 위협까지…” 아프간 탈출 작전 곳곳 암초 [이슈픽]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미국인 등의 대피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고 있다. 미국은 아프간 탈출 작전을 위해 추가 파병을 검토 중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NBC방송에 출연해 “현재 우리는 현지에 충분한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군 지휘부에 추가 병력이 필요한지 매일 묻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20년 만의 미군 철수 직후 아프간에 잔류한 미 시민과 동맹, 아프간 조력자 등의 대피를 돕고자 6000명의 군인을 카불 공항에 임시로 재파병했다. 하지만 아프간인 등이 탈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공항으로 몰려 혼란이 가중되고 테러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추가 파병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설리번의 언급은 탈레반의 카불 장악 일주일 만에 나왔다. 공항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추가 파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설리번 보좌관은 CNN방송에 출연해 “아프간에서 대피하려는 미국인과 아프간인에 대한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위협은 현실이며 심각하고 지속적”이라며 모든 미군 장비를 동원해 테러 차단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테러를 중단시키고 저해시키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으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현장에 있는 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바이든 “대피 시한 연장 논의 중”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에 있는 미국인 등의 대피 시한을 다음달로 연장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와 군 사이에 시한 연장에 관해 진행 중인 논의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탈레반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아프간을 점령한 이후 미국과 동맹국 시민,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를 오는 31일까지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탈출구인 카불 공항으로 접근이 어려워지고 수속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지 못해 당초 수송 목표치에는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냐는 질문에 “대답은 ‘예스’다”라며 탈레반의 행동에 달렸다고 했다.
  • 美국무장관 “아프간 대통령, 죽기로 싸우겠다더니 다음날 도망쳐”

    美국무장관 “아프간 대통령, 죽기로 싸우겠다더니 다음날 도망쳐”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수도 카불 함락 전날까지 싸우겠다고 해놓고 바로 그 다음날 해외로 도피했다면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한탄했다. 블링컨 장관은 22일 CBS방송에 출연해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 보자”라며 “나는 그 전날 가니 대통령과 통화했다. 그는 그때 죽기로 싸우겠다고 말하고 있었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그 다음날 그는 가버렸고, (아프간) 군대는 무너졌다”고 말했다.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의 마지막 보루였던 수도 카불을 포위하자 지난 15일 부인,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도피했다. 이후 카불이 당일 탈레반의 손아귀에 들어가면서 아프간 정부는 붕괴했다.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도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아랍에미리트(UAE)로 도피한 가니 대통령과 관련한 질문에 “그는 더 이상 아프간의 인물이 아니다”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카불 함락 다음날인 16일 미국이 가니를 아프간의 대통령으로서 인정하냐는 질문에 “국제사회와 협력할 일”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처럼 싸늘한 기류는 미국이 친미 성향의 가니 대통령을 지원하고 30만명의 아프간 정규군 육성을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했는데도 아프간군이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은 채 항복하며 무너진 데 대한 강한 불신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미국은 자국민의 대피를 미처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프간군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바람에 국내외적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이라 가니에 대한 불만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가니 대통령은 스스로 부인했지만 국외로 도주하면서 2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챙겨갔다는 보도가 나와 공분을 샀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이 시민 등의 대피를 위해 탈레반과 접촉하는 것이 아프간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현실 탓에 대피 과정에서 충돌을 피하기 위한 실무적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는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조직원과 잔당이 아직 아프간에 있다면서도 미국과 동맹을 공격할 알카에다의 능력은 크게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또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과 이후 대피 과정의 혼란 등에 대한 책임론에는 “모든 것에는 때와 장소가 있다”며 지금은 대피 작전에 초점을 맞출 때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 [씨줄날줄] 아프간 피란민/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프간 피란민/임병선 논설위원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미국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는 ‘연을 쫓는 아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으로 우리에게도 낯익다. 그가 최근 미국 CNN 인터뷰를 통해 “모든 나라에 국경을 열고 아프간 난민들을 환영해 달라고 요청한다. 등을 돌릴 때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아프간 피란민은 최대 6만 5000여명 수준이다. 일주일 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된 뒤 이 나라를 떠난 사람이 미국인 2500명을 비롯해 아프간 전쟁 와중에 미국과 미군을 도왔던 아프간인 등 1만 7000명이다. 하루 2000명 수준이다. 21일 하루 동안 군용기 C7과 전세기를 38차례 띄웠으나, 대피시킨 숫자가 3800명에 불과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약속한 하루 9000명에 턱없이 모자란다. 공항 안팎에서 ‘제발 나를 버리지 말라’고 애원하는 이들은 1만 7000명선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들의 딱한 사정을 안타까워하던 주변 이슬람 국가는 물론 유럽 국가들도 피란민 수용에는 냉랭하기만 하다. 2015년 시리아 내전 이후 100만명의 난민이 유입돼 유럽 전체가 몸살을 앓은 그 악몽이 재현될까 두려워서다. 유럽의 관문인 그리스에 시리아 난민 6만명이 주저앉자 그리스 정부는 터키와의 육상 국경 40㎞에 철제 담장을 세우고, 아예 이쪽으로 올 생각도 말라고 연일 으름장을 놓았다. 터키에 체류하는 시리아 난민은 3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에 해당한다. 개방하고 포용할 범위를 넘어섰다. 현재 유럽 가운데 영국만이 전향적인데 영국군을 도운 아프간인 통역과 번역가 등 2만명만 받아들이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카타르와 바레인, 독일 공군기지에 친미 성향의 아프간인들을 분산수용하지만 곧 한계가 온다고 보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내 기지는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 코소보, 이탈리아 등의 미군기지에 한시적으로 아프간 피란민을 분산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다. 해외 미군기지는 미국 영토지만, 영공 통과 등의 문제로 주둔 국가와의 협의가 불가피하다. 미국이나 영국은 지난 20년의 전쟁 동안 자신들에게 협력했던 아프간인들을 내버려 둘 수도 없고, 내버려 둬서도 안 된다. 우리도 주카불대사관 등을 도운 아프간 민간인이 200명인데 이들의 도피를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국내에도 적지 않다. 다만 단일민족 신화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난민 수용성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간 난민을 허용한 사례도 극히 적은데, 3년 전 제주의 예멘 난민 때도 확인됐다. 국내 여론 등의 문제로 무조건 받을 수도 없지만, 국제정치의 희생양이기도 한 이들을 무턱대고 외면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 [세종로의 아침] 바이든의 선택을 반기는 사람들/김태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바이든의 선택을 반기는 사람들/김태균 국제부 선임기자

    극단적 공동체 의식이 민족·종교 같은 타협하기 어려운 가치와 결합해 폭력성으로 발전했을 때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있다. 무대책·무책임 철군으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을 방조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필적 고의’는 본인에게나 초강대국 미국에나 감추고 싶은 역사로 남게 될 것이다. 아프간의 참혹한 현실에 세계인들의 탄식과 분노가 이어지는 한편에서 동맹과 우방들 사이에는 신뢰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돌아왔다”며 ‘미국 제일주의’와의 결별을 선언했던 이번 정부도 자국의 이익과 정치 상황 앞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냉엄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한국이나 대만을 거론하며 미국 부재 시 안보 위험을 부각시키는 성급한 전망들이 이어지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불안감은 위기를 부풀려 목적을 달성하려는 ‘공포 마케팅’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일본의 보수 정치권과 우익 선동가들이 탈레반 점령 후 언론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앞세워 일본의 군비 확충과 군사영역 확대를 추구해 온 그들에게 ‘스스로 방위를 포기한 아프간 정부’와 ‘그들을 무책임하게 버린 미국’의 소재는 넝쿨째 굴러온 호박이라 할 만하다. 한 극우 성향 언론인은 “아프간군이 자신들을 위해 싸울 의지가 없는 전쟁에서 미군이 죽을 수는 없다”고 했던 바이든의 발언을 인용해 “평화에 취해 자국 방위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일본인에게 들이미는 경고”라고 주장했다. 방위성 부대신 출신 중의원은 “자구 노력을 게을리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미국이 아무리 동맹국이라 해도 남의 일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며 군사력 증강을 역설했다. “미일 안전보장조약이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일본이 실효지배하는 중국과의 영토분쟁 지역)를 점령하더라도 미국이 도와줄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와 같이 ‘믿을 수 없는 미국’도 강조되고 있다. 언뜻 당연할 수 있는 주장들이 우리에게 불편한 기시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들의 논리가 제국주의 일본 때부터 전쟁 합리화의 수단으로 쓰였고, 현재도 침략의 과거사를 부정하고 군사력 증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논거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아베 정권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비판하는 성명에 참여했던 언론인 오카다 다카시는 일본 정부와 정치권, 언론이 한목소리로 주장하는 중국 위협론이 실제는 부풀려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일본이 촉발한 만주사변 등 ‘만들어진 위기’를 통해 전쟁·분쟁으로 발전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근거가 희박한 중국 위협론을 전제로 한 정부의 방침에 대해 야당과 언론도 거의 이론을 제기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일본 보수우익 주류의 목소리는 어떤 형태로든 더 힘을 받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그들의 숙원인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추진이 한층 빨라질 수 있다. 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는 스텔스 전투기, 장거리 미사일, 인공위성 등 상대방에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무기 체계로의 대전환을 말한다. 아베 정권이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헌법상의 ‘전수방위’(외부의 공격을 받았을 때에만 일본 영토·영해 안에서 최소한의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것) 원칙에 위배된다는 안팎의 시선을 의식해 보류했던 것이다. 군대 보유 금지, 교전권 불인정 등을 담은 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명실상부한 군대로 승격시키려는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이번 아프간 사태를 일본의 주류가 어떻게 활용하고 국민들은 어떻게 반응할지를 면밀히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 “탈레반 오자 꿈 사라졌다”… 아프간의 절규 알린 졸리

    “탈레반 오자 꿈 사라졌다”… 아프간의 절규 알린 졸리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 근대사를 그린 소설 ‘연을 쫓는 아이’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왼쪽)가 아프간 난민을 외면하지 말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앤젤리나 졸리(오른쪽)는 인스타그램을 개설, 첫 글로 아프간 소녀에게 받은 편지를 올리며 관심을 환기시켰다. 탈레반의 아프간 재장악이 급박했기에 탈레반에 의한 민간인, 특히 여성들의 희생을 막을 조치 또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이들은 촉구했다.호세이니는 21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아프간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면서 “모든 국가가 국경을 열고 아프간 난민들을 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아프간인을 파트너라고 불렀던 미국이 떠나고, 잔인하게 학대하고 테러를 가한 단체의 손으로 나라가 넘어갔다”고 개탄한 뒤 “40년 동안의 전쟁, 혼란, 피란 위기를 겪으며 아프간인들은 지쳤다”고 말했다. 아프간이 혼란했던 시기를 ‘40년’으로 늘려 잡은 것은 그의 소설인 ‘연을 쫓는 아이’의 모티브이기도 한 아프간 현대사를 염두에 둔 것이다. 2003년 발간돼 2007년 영화화된 ‘연을 쫓는 아이’는 1979년 소련의 침공과 내전에 이은 1996년 탈레반의 집권, 2001년 미국의 아프간전쟁에 이르는 이 나라의 역사를 짚는다. 호세이니 자신도 1976년 아프간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탈레반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아프간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호세이니는 “카불의 변화는 초현실적”이라면서 “(소련 침공 전까지) 히피족이 찻집을 어슬렁거리고 여성들이 변호사와 의사로 일하는 등 번영했던 도시 카불에서 한순간 자유가 사라졌던 것처럼 오늘,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아프간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사라진 다음에도 자신과 친구의 안전, 국가의 미래, 탈레반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아프간인들을 기억해 달라”고 요청했다. 탈레반이 노선 변화를 장담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호세이니는 “그들은 말이 아닌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며 불신했다. 졸리 역시 아프간의 여성 인권이 위협당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졸리는 21일 인스타 계정을 열며 “9·11테러 발생 2주 전 아프간 국경을 방문했을 때 탈레반에서 도망쳐 나온 아프간 난민들을 만난 적이 있다. 20년이 지나 아프간인들이 또다시 공포와 불확실에 사로잡힌 나라를 떠나는 것을 보니 끔찍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재 아프간 국민들은 소셜미디어로 소통하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능력을 잃어 가고 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기본적인 인권을 지키고자 싸우는 전 세계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고자 인스타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아프간 여성의 대변인을 자임한 졸리는 다음날 ‘아프간 난민을 도와 달라’는 아프간 소녀의 호소가 담긴 편지를 올렸다. 편지는 “탈레반이 왔을 때 우리의 모든 꿈이 사라졌다”는 소녀의 절망적인 호소를 전하는 내용이다.
  • 美 “카불 공항 접근금지령”… 철군보다 어려운 자국민 대피작전

    美 “카불 공항 접근금지령”… 철군보다 어려운 자국민 대피작전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인과 서방국을 위해 일했던 아프간인을 탈출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탈레반은 물론 이슬람국가(IS)의 위협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탈레반을 피해 탈출을 원하는 이들은 급증하지만 탈레반이 장악한 시내와 카불 공항(하미드카르자이 국제공항) 주변의 인파를 뚫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사실상 유일한 외부 탈출구인 카불 하미드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수만명의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지난 7일간 공항 안팎에서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2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탈레반은 공항으로 밀려드는 인파에 경고사격을 남발하고 있으며, 미국 비자를 발급받고 공항 미군기지로 가라는 미 영사관의 안내를 받았음에도 나흘째 공항 입구에서 대기 중인 다섯 가족의 스토리가 영국 가디언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아프간 주재 미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당국의 개별 지침을 받지 않았다면 공항 이동을 피하고 공항 출입구를 피할 것을 미 시민들에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무장조직인 IS까지 미국인을 위협할 가능성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지 독일대사관도 자국민에게 카불 공항 접근 금지령을 내렸다. 미국에 피란민의 대피로 확보를 약속했던 탈레반은 살해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한 전직 미국 통역관은 이날 뉴욕타임스에 “탈레반이 전화를 걸어와 죽이겠다고 협박했다”며 “어제 탈레반 무장세력과 폭도들을 지나 공항에 진입하려다 포기했다. 희망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날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카불 공항 입구가 막혔고, 불과 200m 떨어진 건물에 있던 미국인들도 헬기로 이동해야 했다. 공항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엄마들이 아기라도 살리려 철조망 너머 경비를 서는 외국군에게 아기를 건네는 비극도 벌어졌다. 미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직전 24시간 동안 3800명을, 지난주에 총 1만 7000명을 카불에서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하지만 24시간 대피 목표가 9000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주말을 델라웨어 자택에서 보내려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부랴부랴 백악관에서 외교안보팀을 소집하고, IS의 아프간 지부(IS 호라산)를 포함한 대테러 작전 및 아프간 대피작전 등을 논의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하원의원들을 상대로 한 전화 브리핑에서 “미국인을 포함한 일부 사람들이 탈레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심지어 구타를 당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나는 총사령관으로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집에 오길 원하는 미국인을 모두 데려오겠다”고 했으나 책임론은 거세지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한 명의 미국인이라도 남겨 둔다면 바이든은 탄핵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받으면 혼란, 막으면 부담… 전 세계 ‘아프간 난민’ 딜레마

    받으면 혼란, 막으면 부담… 전 세계 ‘아프간 난민’ 딜레마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난민이 급증하자 이들의 수용을 놓고 인접한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포함해 세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주민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유입은 필사적으로 피하려는 분위기다.주요 외신들은 21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아프간발 이주민 유입을 막기 위해 터키와의 국경에 40㎞ 길이의 장벽과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총국경 길이의 3분의1에 해당한다. 위치상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으로 건너가는 길목에 있는 그리스는 일찌감치 불법으로 자국 영토에 들어온 아프간인을 즉시 되돌려 보낸다고 밝혔다. 당국은 “예상 가능한 충격을 그저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다”며 “불법 이주민들이 유럽으로 가는 관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터키 역시 “아프간 난민은 주변국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며 “터키는 유럽의 난민 창고가 될 의무와 책임이 없다”고 했다. 지난 일주일간 구조 작업이 시작된 후 최소 1만 2000여명이 카불 공항을 통해 대피했고, 육로까지 합하면 수십만명 이상이다. 현재까지 이들을 받아들이겠다고 한 국가는 미국 1만명, 호주 3000명, 타지키스탄 10만명 등이다. 영국은 여성, 어린이, 소수 민족 중심으로 향후 몇 년간 2만명의 정착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6년 전 대규모 난민 유입 이후 극우파 득세와 포퓰리즘 등 자국 내 위기를 이미 겪은 유럽 국가 대부분은 그리스처럼 난민 수용에 부정적이다. AP통신은 “미국과 나토 동맹국은 이들에게 협력해 온 현지인들을 서둘러 대피시키고 있지만, 아프간인 전체가 환영받을 것 같진 않다”며 “어느 서방 국가보다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 독일마저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은 군기지 등에서 난민을 위한 임시주택을 마련해 이들을 일부 수용하고 있지만, 향후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알 수 없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임으로 꼽히는 아르민 라셰트 집권 기독민주당 대표까지 “2015년 이주 위기를 반복하면 안 된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오스트리아는 “지역 내 우리 주민 대다수를 유지하는 게 목표”라면서 유럽연합(EU) 국가를 찾은 난민을 유럽이 아닌 곳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아프간 주변국에 ‘추방 센터’를 만들자고 주장했다.이미 수백만명 이상을 받아들인 인접국 역시 이들을 저지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아프간과 2670㎞ 길이의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은 90% 이상에 4m 높이의 철제 펜스를 설치했다. 난민뿐 아니라 무장단체 조직원까지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자 민간인의 통행을 원천 봉쇄한다는 것이다. 주요 검문소의 경계와 서류 심사 등 신원 확인 절차도 크게 강화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아프간 담당 국장 매리 엘런 맥그로티는 “아프간을 돕기 위한 국가 간 조율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끔찍한 이 상황이 심각한 인도주의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식량과 의약품, 피란 물품 등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 “가족들 10개월 전에 고향 보냈는데”… 아프간 ‘기러기 아빠’의 한숨

    “가족들 10개월 전에 고향 보냈는데”… 아프간 ‘기러기 아빠’의 한숨

    한국에 사는 아프가니스탄인 칼라몰라 아마니(46)는 10개월 전 한국에서 함께 살던 아내와 자녀 6명을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나보냈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오가며 20년째 원단 수출 사업을 하는 그는 코로나19로 사업이 잘 풀리지 않자 본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웠고 가족부터 먼저 보낸 후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15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면서 아프간 주민들의 대탈출이 시작됐고, 아마니의 가족도 위험에 처했다. 이슬람 신자가 기도할 때 쓰는 성물인 ‘미스바하’를 연신 손으로 굴리던 아마니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과 서울 생활을 좋아했던 아내는 한국에 돌아오고 싶어 한다”며 “하지만 민항기 운항이 중단되고 대사관이 모두 문을 닫아 비자를 받기 힘든 상황”이라고 막막해했다. 전화기 너머 울먹이는 아내에게 그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불행한 일이 생기진 않을 거야”뿐이다. 탈레반의 공포정치를 피해 아프간을 떠나려는 주민들의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국에 가족을 두고 온 국내 아프간인들도 속이 타들어간다. 지난 21일 경기 양주시 삼숭동에 위치한 아프간, 인도, 파키스탄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 ‘양주 커뮤니티’ 사무실에서 만난 아프간 ‘기러기 아빠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아프간 체류민의 가족이 무사히 한국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비자 문제 등을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아마니와 마찬가지로 원단 수출업을 하는 에스잘랄샤(43)는 아프간 팍티카주 우르군에 사는 아내와 자녀 3명과 일주일 전 연락이 두절됐다. 평소 직접 통화도 하고 소셜미디어 앱인 ‘왓츠앱’을 통해 안부를 주고받았지만 현지 인터넷과 통신선이 끊기면서 가족들의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다. 사업도 막혔다. 7년 동안 거래해 온 카불 업체에 최근 컨테이너 물량을 보냈지만 6만 달러(약 7100만원)의 대금을 송금받지 못했다. 그는 아프간 현지 가게의 셔터가 모두 닫힌 사진을 보여 주면서 “탈레반은 시장 사람들에게 ‘정상적으로 장사하라’고 하지만 사람들이 두려워 아무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2006년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서울성모병원에서 연구교수로 일하는 잠시드(41)의 상황은 그나마 낫다. 그는 2주 전 외신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수 소식을 듣자마자 아프간 북부 마자리샤프에 있던 아내에게 ‘아이들과 당장 한국행 비행기를 타라’고 했다. 그는 “비행기가 끊기기 전에 가족을 한국에 데려온 건 행운”이라면서도 “아프간에 남은 부모와 형제들, 처가 식구들이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탈레반 포용은 없었다

    탈레반 포용은 없었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지 일주일이 된 22일 탈레반의 ‘포용’은 역시 말잔치에 그쳤다는 정황이 짙어지고 있다. 탈레반은 ‘사면령’ 선포가 무색하게 이전 정부 관계자 색출은 물론 반대 세력을 잔인하게 처형하는 등 보복을 일삼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에 대항해 왔던 아프간 바드기스주의 하지 물라 아차크자이 경찰청장이 지난 18일 밤 처형됐다. 트위터에는 그의 처형 순간을 담은 동영상이 퍼져 큰 충격을 줬다. 천으로 눈을 가리고 두 손이 묶인 채 무릎을 꿇은 경찰청장에게 수십발의 총탄이 쏟아졌다. 총질은 그가 사망한 이후에도 그치지 않았다. 끔찍한 모습에 아프간인들은 ‘탈레반은 역시 탈레반’이라며 공포에 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간 지도층 가운데 탈레반과 손잡는 세력이 나오면서 혼돈과 절망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탈레반에 쫓겨 국외로 도망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동생이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충성 맹세 현장 영상 또한 트위터로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동영상을 보면 가니 대통령의 친동생인 하슈마트 가니 등 한 무리의 남성이 서로 손을 잡고 구호를 외친 뒤 이마에 키스하고 기뻐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자리에는 탈레반 연계조직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가 참석했다. 하슈마트 가니는 아프간의 정치인이자 ‘가니 그룹’이라는 사업체의 회장이다. 형은 국민을 버리고 2000억원 가까운 돈을 가지고 아프간을 떠나 아랍에미리트(UAE)에 체류 중이고, 동생은 탈레반과 손을 잡았다며 비판이 거세다. 이에 하슈마트는 트위터에 “나는 매일 밤마다 교육계와 경제계 관계자들이 아프간을 떠나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말하며 탈레반 측에 선 것이 정당하다고 역설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UAE에 사업장을 둔 아프간계 기업은 탈레반의 정권 장악이 기업인으로서는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아프간인 사업가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년 동안 아프간에서 기업인을 대상으로 몸값을 요구하는 유괴가 빈번했는데 그런 범죄 조직이 탈레반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치안 강화로 그런 범죄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 송영길 “한국에 협력했던 아프간인 400여명 국내로 데려와야”

    송영길 “한국에 협력했던 아프간인 400여명 국내로 데려와야”

    미국 정부가 무장세력 탈레반을 피해 탈출하는 아프가니스탄 피란민들을 한국 등 해외 미군기지에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피란민 수용’ 문제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선 인도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다. 찬반 여론이 크게 갈렸던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신청 사건 때와는 달라진 분위기다. 다만 아프간인들에게 일시 거처가 아닌 장기 체류 지위를 부여할 것인지에 대해선 신중론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얼굴) 대표는 22일 미국이 아프간 피란민 수용지로 한국 내 미군기지 등을 검토한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전혀 논의된 바 없고,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면서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우리 정부가 아프간 현지에서 벌인 재건사업에 참여했던 아프간인들에 대해선 국내로 데려와야 한다고 했다. 송 대표는 이날 같은 당 대선 주자인 박용진 의원과의 오찬 모두발언에서 “정부가 맡아서 했던 아프간 현지의 병원, 학교 건설 프로젝트에 협력했던 엔지니어 등 아프간인이 약 400명”이라며 “그분들을 무사히 대한민국으로 데려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적으로 여러 가지를 모색하고 있다”며 “미국도 그렇고 나라마다 아프간 재건 과정에서 자국 프로젝트 사업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각자 무사히 데려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도 선진국이 된 만큼 그런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한미동맹의 틀에서 미국과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고, 인도적인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기지 내 일시적 수용이 아닌 국내 체류 지위 부여 등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권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아프간 주민이 갓난아이를 미군에게 건네는 사진을 봤다며 “눈물이 났다”고 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인도적 차원에서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적었다. 난민 수용에 전향적인 정의당 입장과 같은 맥락이다. 갑작스러운 아프간 사태에 시민들 의견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박모(43)씨는 “우리 사회도 일종의 다양성을 겪을 시기가 됐고 선진국 지위로 올라온 만큼 국제사회에 그에 걸맞은 관용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나모(34)씨는 “지금도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두고 마찰이 끊이지 않는데 대규모 난민이 수용된다면 사회적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차라리 비슷한 문화권으로 그들을 보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美, 아프간 난민 수용지로 韓 미군기지도 검토”

    “美, 아프간 난민 수용지로 韓 미군기지도 검토”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해외 미군기지에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탈레반이 폭력성을 드러내자 탈출 인파가 급증했지만, 아프간 주변의 미군기지는 이미 포화 상태인 데다 난민 유입을 꺼리는 곳들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다른 나라들이 대규모의 아프간 피란민 유입을 경계하면서 미 국방부가 자국 및 해외의 (미군)시설을 면밀히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에 협조했던 아프간인을 3만~4만명이나 앞으로 더 대피시켜야 하는데 카타르, 바레인, 독일 등지의 미군기지는 이미 과밀 상태다. 총대피 규모는 5만~6만 5000명으로, 이 중 1만 7000여명이 대피를 마쳤다. 대피 속도가 크게 떨어지자 미국 측은 1952년 창설된 민간예비항공대(CRAF)를 발동해 최대 5개 항공사로부터 약 20대의 민간 항공기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은 자국에 들어오는 피란민을 위해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수속 처리 본부를 만들고 인근 뉴저지주 맥과이어·딕스·레이크허스트 합동기지에 수용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 잠재적 후보지로 미국 내 버지니아주 포트 피켓·인디애나주 캠프 애터베리·캘리포니아주 캠프 헌터 리겟 등이, 국외에서는 한국·일본·독일·코소보·이탈리아 등지의 미군 기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피란민 수용 규모나 체류기간에 대한 주둔국과의 협의가 걸림돌이다. 2015년 시리아 내전 때 100만명이 넘는 난민을 수용했다 후유증을 겪은 유럽 각국은 이미 거부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22일 “우리 정부와 협의한 적도 없고,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주한미군 리 피터스 대변인(대령)은 특별한 지시를 받은 게 없다면서도 “임무 수행 지시를 받으면 미 국무부·국방부, 한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살려고 간 카불 공항… 두살배기 잃은 엄마의 절규

    살려고 간 카불 공항… 두살배기 잃은 엄마의 절규

    아프간 수도 카불의 미국 회사에서 통역사로 일하던 한 여성은 공항에서 수많은 인파에 두 살짜리 딸을 잃었다. 이 여성은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남편과 몸이 불편한 부모, 두 살배기 딸과 공항에 있었다. 인파에 떠밀려 바닥에 넘어졌는데 사람들은 머리를 발로 차며 그대로 지나갔다. 서둘러 아이를 찾았지만 딸은 이미 군중에 밟혀 사망한 뒤였다”며 울분을 토했다. 순식간에 소중한 딸을 잃은 이 여성은 “완전한 공포를 느꼈다”며 “나는 아이를 구할 수가 없었다”고 오열했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카불을 재장악한 이후 카불 공항으로 가는 경로를 모두 막고 시민들을 검문하고 있다. 카불 공항 인근에는 미국이 정한 탈출 시한(8월 31일)을 맞추기 위해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있다. 탈레반은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총을 쏘며 위협하고 있다. 나흘째 공항 입구에서 대기 중인 한 여성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눈앞에서 사람들이 탈레반 대원들에게 구타당하거나 총격을 받는 모습을 봤다”며 “지옥에 갇혔다”고 말했다. 아프간 톨로뉴스는 공항 내 탈레반 지도자를 인용해 공항에서 총격으로 사망하거나 압사한 사람이 최소 40명이라고 전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