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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노·비노 그룹 ‘루비콘江’ 건너나

    열린우리당내 친노(親盧)그룹과 비노(非盧)그룹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실상 당이 둘로 쪼개지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지도부는 4일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의 탈당 움직임을 강하게 성토했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당이 어려울 때 자기 정치에 골몰하는 작은 정치인의 모습”이라며 비난했다. 반면 비노그룹인 정장선 의원은 “노 대통령과 친노그룹이 열린우리당을 지키고 가겠다는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근태 전 의장은 이날 천정배 의원을 만나 향후 진로를 숙의했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도 연대 의사를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 민주당 김효석·이낙연 의원, 민생모임 이종걸·정성호 의원 등 5명은 이날 회동을 갖고 대통합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親盧 “왜 굳이 신당을 만들려고 하느냐. 각당이 후보를 낸 뒤 단일화해서 선거연합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월22일 정세균 의장 등 열린우리당 신임 지도부와의 청와대 만찬에서 이렇게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4일 뒤늦게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어쩔 수 없이 ‘질서있는 통합신당’을 용인했으면서도, 마음 속엔 열린우리당을 지키고 싶다는 의지가 여전한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두달여가 흐른 지난 2일 노 대통령은 청와대브리핑 기고를 통해 열린우리당 사수에 대한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 노 대통령이 ‘본능에 충실’하기로 작정한 것은, 최근 몇가지 상황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인 듯하다. 자신의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고, 범여권의 유력 대선주자가 여전히 부상하지 않고 있으며, 통합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말한다.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을 비롯한 당 해체파가 반발하는 것도 이런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친노파인 김형주 의원은 이날 “6월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복귀하면 체제정비를 통해 우리당의 대선후보를 띄우면 된다.”고 했다.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 등이 정·김 전 의장 등을 겨냥해 “차라리 당을 떠나라.”고 담대하게 나오는 것은, 친노그룹이 이미 ‘계산’을 끝냈다는 방증일 수 있다. 어떤 모양으로든 ‘결별’은 불가피해 보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非盧 열린우리당 김근태·정동영 두 전직 당의장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탈당 시사발언을 한 가운데 실제 탈당 가능성과 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전 의장측은 ‘탈당 카드’를 단순히 만지작거리는 수준 이상이다. 시기는 이달 말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출판기념일인 오는 22일 전후의 탈당설도 나돈다. 하지만 탈당 명분으로 삼을 만한 돌발 변수가 없는 한 5월 말 이전의 ‘전격 탈당’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김 전 의장은 ‘국민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준비위’ 구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한 핵심측근은 “함께 국민경선준비위를 통한 가설정당 창당에 동의하면 함께 (탈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탈당이 파괴력을 가지려면 최소 30명의 의원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현재 채수찬·정청래·이용희 의원 정도가 정 전 의장의 탈당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김 전 의장측은 이인영 의원에 1∼2명이 추가되는 정도다. 물론 양대 계파에다 ‘앉아서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더해지면 30명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실제 탈당을 결행하려면 계파나 명분보다는 탈당 이후의 구체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두 전직 의장 모두 현재 뚜렷한 복안이 없는 가운데 앞서 탈당한 의원들의 사례에 비춰 ‘늦봄에도 얼어죽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앞서면 의원들은 주춤할 수 있다. 구혜영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노대통령 우리당 ‘복당설’

    노대통령 우리당 ‘복당설’

    범여권 일각에서 지난 2월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노무현 대통령의 재입당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실일 경우 당내 친노와 반노진영의 대립 격화는 물론 범여권 대선구도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의 복귀로 여당이 부활, 당청·당정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청와대 소식에 정통한 범여권 핵심관계자는 4일 “노 대통령이 최근 참모진들에게 복당 관련 프로그램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주변의 얘기를 들어보면 노 대통령이 당과 더 밀접하게 지내는 방안도 연구 중이라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친노진영의 한 관계자는 “당이 지리멸렬한 상태가 계속되면 노 대통령의 당 복귀 가능성이 있다.”면서 “친노그룹 네티즌 사이에서 대통령 복귀를 주장하는 말이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핵심 측근들은 일제히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회의석상에서 ‘내가 당을 떠나면 된다해서 당적정리를 했는데 또다시 탈당과 당 해체 주장이 나오는 까닭이 뭐냐. 자꾸 그럴 거면 그 사람들이 당을 떠나고 내가 다시 복당한다고 해야겠다.’고 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와전된 것 같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했지만 관심과 애착을 갖고 있다. 필요한 경우 계속 입장을 밝힌다.”면서도 당 복귀설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며 즉답을 피했다. 청와대측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의 재입당설은 구체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열린우리당이 대통합을 마무리짓기로 한 다음달 14일을 넘기고,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의장이 탈당한 뒤면 가능하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늦어도 7월 안에는 승부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범여권이 친노와 반노구도로 양분돼 있는 상황과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잇따라 정치권을 향해 정치성 발언을 날리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재보선 이후 정체성과 가치 중심의 정당 정치를 강조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박찬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동영·김근태 탈당설에 신기남 “저의 뭔가” 비난

    정동영·김근태 탈당설에 신기남 “저의 뭔가” 비난

    정치가 무상하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돌변해 서로에게 칼을 겨누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내분 사태는 비정한 정치의 속살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의 탈당설로 시끄럽던 3일 신기남 의원은 보도자료를 냈다.“‘나는 나가겠다.’며 당을 흔들어대는 저의는 무엇인가. 또 이미 우리당을 떠난 분들은 당을 지켜라 마라 할 자격이 없는 분들이다.”라고 씌어 있었다. 탈당설을 흘리고 있는 정 전 의장 등을 공개 비난한 셈이다. 이미 탈당한 천정배 의원에 대한 비판도 담겨 있다. 천정배·신기남·정동영 등 세 사람은 16대 국회 때 민주당의 정풍운동을 주도한 동지들로 ‘천·신·정’이란 별명까지 얻었던 인물들이다. 그랬던 그들이 지금은 당 사수파와 해체파로 갈려 싸우고 있는 것이다. 장영달 원내대표와 김근태 전 의장의 대립도 씁쓸하다. 장 원내대표는 운동권 선배인 김 전 의장에게 평소 ‘김근태 선배’라고 깎듯이 대한다. 하지만 요즘 둘 사이는 정적(政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장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표단회의에서 “탈당을 밥 먹듯 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이다. 당을 모함함으로써 자기 살길을 모색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차라리 당을 떠나는 게 맞다.”고 은근히 김 전 의장을 겨냥했다. 노무현 대통령 밑에서 장관을 역임한 정동영·김근태 전 장관이 노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선 것도 염량세태를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가리켜 신기남 의원은 “예스맨보다 (더)나쁜 건, 권력이 강대할 때는 예스맨이다가 권력이 저물자 갑자기 노맨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김종민 문화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

    김종민 문화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4일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은 후보자 아들의 군대 배치문제와 딸의 취업 특혜의혹 등 주로 도덕성과 자질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열린우리당 등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책과 방송·통신 융합과 관광 정책 등에 비중을 두고 질의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후보자는 5공화국 때 박세직 전 총무처 장관의 측근으로 불리고 문민정부 때는 김현철씨의 인맥으로 분류됐으며 참여정부 때는 친노의원들의 모임인 의정연 원장을 역임했다.”며 “지나치게 권력지향적인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의정연 원장은 문화경제 담론을 논의하는 모임이 있는데 함께 하자는 공직사회 선배의 권유를 받아 맡게 된 것”이라며 “의정연 의원들과는 모임에 가고 나서야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심 의원은 또 “아들이 서울 국군기무사령부 예하부대에서 복무했는데 당시 신체급수 2등급 이상만 차출가능했다.”며 “그러나 후보자의 아들은 입영신검 결과 3급이었는데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아들이 신체등급 1등급으로 입대해 성실하게 제대한 것으로만 알았지, 왜 3등급으로 기재돼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전여옥 의원은 “후보자가 한국관광공사 사장 시절이던 2005년 8월 딸이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로 특별채용됐다.”며 “이 과정에서 투명성이 강하게 의심되는데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해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어제 알아봤더니 딸이 필기시험 1등, 면접시험 2등을 했더라.”며 “요즘은 관광공사 사장이란 직위를 갖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없고 먹히지도 않는다.”고 반박했다. 반면 열린우리당과 탈당파 의원들은 주로 정책질의에 비중을 뒀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관광하는 것보다 우리 국민이 외국을 관광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관광수지 적자를 해소할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같은 당 이광철 의원은 “방통융합에서 기구의 규제, 기능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靑 “손학규·민주·국중당은 범여권 아니다”

    “손학규 전 지사, 민주당, 국민중심당은 ‘범여권’에서 빼달라.” 청와대 정무팀이 3일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언론과 정치권에 정색하고 요청한 내용이다. 정무팀은 ‘범여권 표현, 맞지 않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통령과 국정을 함께 책임지거나 책임질 용의가 있고, 공동의 목표를 위한 연대나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는 인사·정치세력을 ‘범여권’이라고 규정했다. 정무팀은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이 당적을 정리했더라도 얼마전까지 여당이었고, 위의 구분에 해당될 요소가 많으니 ‘여당’,‘구여권’이라 불러도 뭐라 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하지만 한나라당의 인질정치를 방조하는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심지어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한나라당 탈당 인사까지 ‘범여권’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치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용어선택”이라고 밝혔다. 정무팀은 ‘비한나라당 세력’ 또는 ‘반한나라당 세력’으로 부르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이나 민주당·국민중심당의 지역주의 조장 행태를 비판한 노무현 대통령의 뜻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를 친노 진영의 당 사수론과 연결시키는 시각도 이다.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에게 ‘당 사수’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과 가치를 계승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책임정치 저버린 열린우리당 주역들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권의 대선주자들을 정면 비판하고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김근태·정동영씨가 이를 치받으며 탈당의사를 내비치는 등 참여정부 주역들의 결별이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정 전 의장은 당 대선후보 경선 불참의 뜻을 밝혔고, 김 전 의장도 당 해체를 주장하는 등 사실상 탈당 수순에 들어섰다. 천정배 의원의 탈당에 이어 노 대통령과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마저 뿔뿔이 제 길을 찾아 나서는 형국이다. 대체 누굴 위한 결별이고, 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노 대통령은 그제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대선주자들의 최근 행보를 조목조목 짚은 뒤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소신과 비전, 결단 등 지도자의 자질을 들어가며 훈계했다. 청와대는 정치의 정도(正道)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말은 내용 못지않게 누가 하느냐, 언제 하느냐가 중요하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현직 대통령의 선거 관련 발언은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사실상의 선거 개입이다. 대통령의 가르침을 귀 담아 들을 주자도 없으려니와 그로 인해 대선 정국의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대선은 물론 대선 이후의 정국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생각이 아니라면 노 대통령은 발언을 삼가야 한다. 김근태·정동영씨의 행보도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정동영씨는 “탈당이야말로 대통합으로 가는 절차”라고 했다. 김근태씨는 “당을 해체해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겉만 번지르르한 궤변들이다. 참여정부를 연 주역들로서, 참여정부를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주역들로서 어찌 탈당과 당 해체를 운운할 수 있는가. 눈곱만큼의 책임의식도 찾아보기 힘들다. 차라리 열린우리당에 남아서는 대권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게 솔직한 자세일 것이다. 여권이 스스로 무너진 현실 앞에서 속죄부터 한 뒤 새 정치를 말하기 바란다.
  • 범여권 ‘정면충돌’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해체파 사이에 정면충돌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주자들의 처신과 열린우리당의 통합신당 추진 움직임을 싸잡아 비판한 데 대해 3일 참여정부의 장관을 역임한 열린우리당 대선주자들과 청와대 비서관 출신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들이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친노 인사들이 발끈하고 나서는 등 ‘당 해체론’과 ‘당 사수론’이 재격돌하는 형국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노 대통령이 당 해체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데 대해 “지금은 민주정치 시대인데, 옛날 상왕(上王)처럼 모든 민감한 정치문제를 코멘트하는 것은 일을 꼬이게 할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기자회견을 자청, 노 대통령을 향해 “가능하면 정치문제는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에게 맡겨줬으면 좋겠다. 이미 많이 하시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5월 말까지 대통합을 위한 가시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 당적 문제는 그때 가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해, 조건부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청와대 정무1비서관을 역임한 문학진 의원도 당 통합추진위원회에서 “대통령이 영화 람보 주인공처럼 기관총을 어깨에 메고 전방위로 기관총을 난사하는 모습을 즉각적으로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동영 전 의장도 “현직 대통령은 대선이 있는 해에 불개입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의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이달 중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장영달 원내대표는 “당을 모함함으로써 살길을 찾을 수밖에 없는 모순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면 당을 떠나는 게 맞다.”며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 등을 우회 비판했다.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도 “한때 당 의장을 지낸 분이 당의 해체를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자기부정”이라며 “해체를 주장할 게 아니라 조용히 혼자서 당을 떠나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반면 청와대와 해체파의 갈등과는 달리 열린우리당 김부겸·임종석, 민주당 김효석 이낙연, 신당모임 최용규 의원 등 2인, 민생모임 이종걸·정성호 의원 등 범여권 4개 정파 소속 의원 8명이 4일 여의도 모 음식점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통합 절충작업에 나선다. 또 열린우리당 주요 당직자 40여명은 이날밤 영등포 당사에서 워크숍을 갖고 기존의 후보 중심의 통합 대신 제3지대의 통합을 추진키로 결의해 귀추가 주목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문화마당] 토플과 한자수평고시/ 김태성 호서대 중어중국학 겸임교수

    토플시험의 문제점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우리 젊은이들이 토플시험 접수문제로 한바탕 곤욕을 치르고 나서 미교육평가위원회(ETS)의 오만하고 무책임한 반응에 분노와 허탈감을 금치 못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교육부는 외고 입시에서 토플을 제외하는 문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영어는 이미 세계어가 된 지 오래다. 더 이상 영국이나 미국 등 영어권 국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영국 영어와 미국 영어가 다르듯이 아시아에는 아시아의 영어가 있고 유럽에는 유럽의 영어가 있다. 우리에게는 세계를 향한 우리의 교류행위에 활용할 수 있는 우리의 영어가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미국 기관에 우리의 영어 실력을 검증받아야 하는 것인가? 이는 우리의 대기업과 교육기관들의 무책임한 태도 때문이다. 일정한 영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려면 각 기업별로, 또는 학계와의 연계와 협력을 통해 자체적으로 영어능력을 검증하는 장치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소 비용이 들고 귀찮다는 이유로 이를 외국 교육기관이 자국 문화의 확대와 외화수입을 위해 만든 장치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1980년대 중반 대표적인 탈식민주의 학자 가운데 하나인 영국의 존 톰린슨은 ‘문화제국주의(Culture Imperialism)’라는 책에서 이른바 매체 제국주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다양한 매체 가운데 효과가 가장 확실하고 잘 드러나지도 않는 것이 언어일 것이다. 영어를 통해 들어오는 영미 문화의 홍수를 지혜롭게 여과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영어를 매개로 또다시 시험대란을 겪으면서 우리의 재물을 강탈당하는 일이 계속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중국어도 마찬가지다. 한·중 수교 이후 급속도로 늘어난 국내 중국어 인구는 양국간 교류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역설하기에 충분하지만, 그 방법이 왜곡되는 일이 없는지 신중하게 점검해봐야 할 시점이다. 일정한 중국어 능력을 갖춘 인력의 수요에 따라 중국어 학습 열기가 왕성해지는 것은 절대로 탓할 일이 아니지만, 이것이 토플시험에서처럼 약소 언어국의 비애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어 능력의 검증에서도 우리 대기업들은 여전히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 기업과 대학들이 독자적인 중국어 능력 검증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중국의 HSK 즉, 한자수평고시에 무비판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대학에서 성적의 우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너나없이 HSK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문제는 HSK시험을 통해 엄청난 액수의 외화가 빠져나가는 경제적 손실 외에 각 대학 중국 관련학과들의 교육 내용과 품질이 위험한 수준으로 왜곡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언어는 어디까지나 수단이지 절대로 목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각 대학 중국 관련학과 학생들에게는 중국어, 아니 HSK시험이 공부의 주요 목적이자 내용이 된 지 이미 오래다. 대학의 어문학 학과들에는 학생들을 충분한 언어능력을 기초로 외국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통해 자국문화의 발전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자주적 인재로 양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런 의무를 망각한 채 취업준비에 대학생활의 전부를 거는 학생들의 취향에 맞춰 부화뇌동한다면 이는 대학교육의 본질을 외면하는 일이다. 외국의 대학들이 유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외국어 인증시험은 외국으로 유학을 가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만 필요한 준비사항이다. 이를 국내의 외국어 교육전반에 적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사교육의 확대를 조장하고 교육에서마저 대외의존도를 높이는 망국적 행위이다. 대한민국이 토플공화국,HSK공화국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태성 호서대 중어중국학 겸임교수
  • 노대통령 “남의 재산 갖고 있다면 돌려주고 판세따라 정당주변 기웃 말아야”

    노무현 대통령이 또다시 일부 대선주자를 겨냥한 듯한 ‘비토성’ 메시지를 날렸다.2일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정치, 이렇게 가선 안된다’라는 글을 통해 지도자의 자세를 6가지 정도로 제시하면서다.‘한국정치 발전을 위한 대통령의 고언’이란 부제를 달았다. 노 대통령은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썼다. 이 글은 정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인 지난달 23일과 재·보선 직후인 27일 노 대통령이 각각 작성한 글을 묶은 것이다. 노 대통령은 23일 작성한 ‘정치지도자, 결단과 투신이 중요하다’라는 글에서 박 전 대표의 정수장학회 문제를 염두에 둔 듯 “잘못한 일은 솔직히 밝히고, 남의 재산을 빼앗아 깔고 앉아 있는 것이 있으면 돌려 주고, 국민의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지나온 인생역정을 투명하게 밝히고 왜 자기가 비전을 이루는데 적절한 사람인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주위를 기웃거리지 말고, 과감하게 투신해야 한다. 나섰다가 안 되면 망신스러울 것 같으니 한발만 슬쩍 걸쳐 놓고,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다가 될성 싶으면 나서고 아닐성 싶으면 발을 빼겠다는 자세로는 결코 될 수 없다.”며 정 전 총장을 비롯한 정치권 외곽인사의 ‘대선 저울질’에 일침을 놓았다. 노 대통령은 또 “경선에 불리하다고 해서 당을 뛰쳐 나가는 것이나, 경선 판도가 불확실하다고 해서 당 주변을 기웃거리기만 하는 것 모두 경선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친다.(이는)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며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을 거듭 비판했다.“(경선 회피는)민주주의 원리와 규칙을 부정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27일 작성한 ‘정당, 가치와 노선이 중요하다’라는 글에서 노 대통령은 “(이번 재·보선은)열린우리당의 사실상 패배”라면서 “연대를 한다며 후보도 내지 않았고, 대의도, 실속도 없는 연대를 한 것이 선거참패보다 정치적으로 더 큰 패배”라고 지적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범여권 후보중심 통합론 그만 접어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범여권이 혼란을 겪고 있다. 고건 전 총리의 중도하차 때보다 충격파가 크다고 한다. 범여권에서 논의되던 ‘후보중심 신당론’이니,‘대선후보 연석회의’니 하는 통합 구상들이 정 전 총장을 축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후보 중심의 정당 통합을 주장한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당혹감이 더 큰 모양이다. 정 전 총장 공백으로 그간의 통합 논의가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정 전 총장이 사라지자 열린우리당은 곧바로 대체재(代替財) 찾기에 나설 태세다. 손학규·문국현·강금실씨 등을 거론하며 그 주변을 기웃댄다. 김근태·정동영씨가 먼저 탈당해 이른바 제3지대의 몸피를 불린 뒤 대통합을 추진하자는 등의 별별 정치공학적 도상훈련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구도 기득권을 놓지 않는 현실 앞에서 정 전 총장이 좌절했듯, 제3후보를 ‘불쏘시개’로 삼으려 드는 한 후보중심 통합론은 언제든 물거품이 될 뿐이다. 이제라도 범여권은 정치의 기본원칙으로 돌아가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구세주’를 찾아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신당으로 분장하는 것은 공당임을 포기한 반민주적 행태일 뿐이다. 정당정치 파괴 행위인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급조된 정당, 대선 이후 즉시 소멸할 일회용 정당에다 국민이 신뢰를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민주당은 어제 후보중심 통합 논의를 접고 독자적 세력 확대에 나섰다. 통합신당모임도 7일 창당대회를 통해 별도의 정치세력으로 출발한다. 열린우리당도 창당 초심을 되찾고 당을 정비하는 작업에 나서기 바란다. 힘 센 후보를 찾을 게 아니라 어떤 정치를 보여줄지를 고민해야 한다. 범여권의 제 정파가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국민 지지를 되찾는 길이다. 정책정당으로 바로 선 뒤 통합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
  •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 대세론은 없다

    4·25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의 불패신화가 마침내 끝이 났다. 한나라당의 참패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허황된 대세론에 도취되어 오만하고 부패해진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집약할 수 있다. 이번 재·보선은 노무현 대통령이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선거였다. 선거과정에서 노 대통령에 대한 반대도 비난도 없었다.‘무노무여(無盧無與) 선거’에서 그동안 한나라당이 향유했던 ‘반노(反盧)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오히려 한나라당이 심판의 대상이 됨으로써 패배했다. 또한,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돈 공천 비리, 후보 매수, 선거법 위반 과태료 대납 사건, 의사협회 금품 로비의혹 등의 악재들이 부패한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여기에 공동유세 한번 하지 못한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 주자들의 과열 경쟁도 유권자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좀 더 심층적으로 한나라당의 참패 원인을 분석해 보면 당의 본질적 취약성과 뿌리깊은 착시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작년말부터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50%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보였다. 하지만, 이 시기에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나라당 지지도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과거에 한나라당을 지지했고, 현재도 지지한다.’는 ‘한나라당 절대 지지층’의 35%가 ‘상황에 따라 지지 정당을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모래성과도 같은 한나라당의 취약한 지지의 근저에는 지극히 낮은 정당 일체감이 자리잡고 있다. 한나라당이 압승했다는 2006년 지방선거 직후 한국선거학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평소에 가깝게 느끼는 정당’으로 한나라당을 언급한 사람은 28.0%였고,‘자신의 의견을 잘 대변해주는 정당’으로 한나라당을 지목한 비율은 17.7%에 불과했다. 한나라당의 단순 지지도에 얼마나 많은 거품이 끼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취약한 지지 기반속에서 한나라당은 3가지 착시 현상에 깊이 빠져 있었다. 첫째, 진보가 급락하고 있는 것을 마치 보수가 강화된 것처럼 착각하고 있었다. 한국선거학회의 여론조사 결과, 보수층은 1997년 대선에서 41.5%로 최고점에 달했지만 2002년 대선에서는 26.7%로 급락했다. 그 이후 2004년 총선에서는 26.4%,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27.4%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둘째, 진보세력의 무능과 실정으로 중도층이 보수 안정적인 성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착각했다. 한국 중도층은 97년에 비해 약 20%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그런데 이러한 ‘중도 강화 현상’은 보수층이 정체되고 진보층이 크게 줄어들면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현재 중도층에는 변화지향적인 진보 성향이 상당 부분 내재되어 있다. 셋째, 여당이 지리멸렬하기 때문에 한나라당 후보로 누가 나와도 당선될 수 있다고 착각했다. 한나라당은 충청 지역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대전 서을 선거에 총력전을 펼쳤지만 2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패배했다. 누가 나와도 당선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권이 ‘맞춤형 후보’를 내놓으면 승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 확인되었다. 이러한 착각들이 한나라당으로 하여금 변화와 개혁을 거부한 채 구태정치의 길을 걷게 하고, 체질화된 부패구조를 만들었다.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세 번의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면 오만과 부패의 탑을 무너뜨리고 그라운드 제로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지금 사퇴하면 당이 깨질 수도 있다.”는 ‘대안부재론’과 같은 안이한 사고로 선거 참패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면 영원히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 국민의 눈과 귀는 너무나도 정확하고 빈틈이 없어서 어떠한 현란한 술수로도 결코 속일 수 없기 때문이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심대평 대표, JP와 회동 신국환 공동대표는 탈당

    4·25 대전 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충청의 기대주’로 부상한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와 ‘충청 역할론’의 원조인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가 30일 만났다. 김 전 총재는 당선 축하를 겸해 여의도의 한 한정식 집에서 열린 오찬에서 심 대표에게 “당 소속 의원들이 똘똘 뭉쳐 당을 잘 좀 개척해 나가 달라.”“중심을 잡으면 반드시 활로가 열리게 돼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국민중심당이 충청권의 정치적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민중심당의 또 다른 공동대표였던 신국환 의원은 이날 탈당했다. 신 의원은 이날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중도개혁통합신당(가칭) 경북도당 창당대회에서 경북도당 위원장으로 선출되기에 앞서 ‘이중 당적’ 시비를 피하기 위해 탈당계를 제출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힘받는’ 손학규

    30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범여권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일찌감치 정 전 총장을 유력한 대선잠룡으로 분류하며 ‘후보 중심의 대통합’,‘후보자 연석회의’ 등 범여권에서 마련해온 각종 대선 설계도의 골격이 무너진 상황이 왔기 때문이다. 정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범여권 대선구도는 고건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 때보다 더 급격하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의 부상? 우선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을 축으로 한 제3후보군의 구도 재편이 예상된다. 특히 손 전 지사의 지지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범여권 제3후보군은 손 전 지사로 단일화됐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손 전 지사에 대한 각 정치세력의 구애가 집중되면서 제3후보간 세력경쟁의 균형추가 급속하게 편중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공교롭게도 손 전 지사는 이날 정 전 총장의 불출마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 맞은편에서 자신의 지지모임인 선진평화포럼 출범식을 가졌다. 손 전 지사는 격려사를 통해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융화동진(融和同進·모두 화합해 함께 전진함)의 정치’를 제안하겠다.”면서 “이념, 지역, 남북이 융합하고 조화를 이루는 삼융(三融)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3지대 신당 창당 로드맵도 속도를 낼 기세다.자신이 선호하는 후보에 대한 의원별 지지 표명이 좀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기존 정치인뿐만 아니라 문국현 사장과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등 또 다른 제3후보를 향한 러브콜도 잦아질 수 있다. 열린우리당내 추가 탈당 흐름이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정동영 타격, 노 대통령은 영향력 강화? 이른바 ‘정(정운찬)·정(정동영)·손(손학규)’연대를 통해 세 확장을 꾀하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정 전 총장의 정치 포기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고건 전 총리에 이어 정 전 총장의 낙마로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영향력은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지역(호남)과 이슈(남북문제)를 정점으로 한 DJ의 지원과 2008년 총선까지 반한나라당 구도를 끌고가는 데 주력하는 노 대통령의 현실적 파워가 부각될 조짐”이라고 내다봤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강금실 前법무 “정운찬 지역색 발언 새정치에 안맞아”

    정치권에서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여전히 파괴력 있는 존재다. 그는 지난해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 뒤 본업인 변호사로 돌아간 지 1년이 지났고 본인이 적극적인 출마의지를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도 범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빠짐 없이 거론된다.29일 서울 인사동 근처에서 만난 강 전 장관은 “일하고 돈 버는 재미에 빠져 있다.”고 최근 근황을 소개했다. 그는 서울시장 출마 전 ‘너밖에 없다.’는 정치권의 ‘구애’에 떠밀려 제대로 힘 한번 못 쓰고 낙마한 아픈 기억 때문인지 ‘대선주자 강금실’로 바라보는 시선에 “지금으로서는 마음의 에너지가 그쪽(정치판)으로 가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정치인 강금실’의 이미지는 한결 강하게 느껴졌다. 그는 이날 4·25 재·보선 결과와 17대 대선을 앞둔 범여권 상황, 본인의 결단 등 예민한 주제에 소신 있게 답했다. 자신이 정치인이라는 것도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새로운 결심을 해야 한다면 더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정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를 만나 의견을 들어봤다. ▶범여권 대선주자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유를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서울시장 출마 때처럼 준비 없이 뛰어들진 않겠다. 지자체장은 ‘행정가’이지만 대권은 국정 지도자 아닌가. 본인 결단도 중요하지만 정책과 리더십 등 결단을 뒷받침해줄 정당 준비도 중요하다. 범여권의 판을 키우거나 재미있게 하는 역할로 나설 생각은 추호도 없다. 지금으로서는 마음의 에너지가 그쪽(대선주자)으로 가 있지 않다. ▶최근 오영식·민병두 의원과 만났고,‘원탁회의’를 주장한 이목희 의원과도 회동할 것으로 알고 있다. -시장 선거 때 많이 도와준 분들이라 못 만날 이유가 없다. 당적을 갖고 있는 정치인인데 정치적 학습만 할 순 없지 않나. 당적을 정리하게 되면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로 출마했던 진대제 전 장관과 같이 탈당하자고 했다(웃음). 열린우리당도 발전적으로 해체하려면 당내 지분을 가진 분들이 좀더 많이 열어 줘야 한다. 원탁회의의 경우 후보자들이 아직 선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논의되는 것에 의구심이 있다. ▶정계개편 논의에 대한 평가는. -새로운 제3세력이 당을 만들면 그곳에 대선주자들과 정치세력이 결합하는 방식이 낫지 않겠나. 정치권끼리의 이합집산은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도 의미가 없다. ▶다른 범여권 후보들을 바라보면. -정운찬 전 총장이 이번 선거 이후 입지가 넓어진 것 같다. 비정치인에서 정치인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장고할 수밖에 없는 심정은 이해가 간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아직 선언도 하기 전에 다소 많은 발언을 하는 것 같다. 특히 지역색 짙은 언급은 새 정치를 하겠다는 분답지 않아 보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4·25 표심 “정당보다 인물”

    이번 4·25 재·보궐 선거에서 드러난 표심의 실체는 한마디로 예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불가측성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를 연말 대선의 전초전으로 규정했다. 대선을 앞둔 시점인데다 대선 후보들의 총력 지원도 이런 평가에 한 몫했다. 그러다 보니 정당간 대결구도가 예측됐다. 선거이슈 또한 전국적인 흐름을 반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의 대결, 지역주의 부활 등 기존 선거판의 주요 변수들이 맹위를 떨칠 것이라고 예상됐다. 그러나 이같은 관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4·25 재·보선 결과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 참패’다. 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낸 곳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심판받았고,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곳에서는 오히려 한나라당이 심판받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무소속 돌풍도 마찬가지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 탓이라는 평가는 피상적이라고 받아들여질 정도다. 대선을 불과 몇개월 앞두고 치러진 선거였음에도 유권자들은 사실상 수권 능력이 없는 군소정당과 무소속 후보에 마음을 내주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선거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이 정당보다는 ‘인물 중심의 경쟁력’을 판단요소로 삼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물 중심의 표심 양상은 이번 선거에서 선호 정당과 지지 후보의 불일치 경향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폴컴의 윤경주 대표는 “인물 중심의 선호도가 높아진 데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반감과 이념 대결이 완화되면서 기존 거대 정당의 이미지가 변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전 서구을 지역에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와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된 것은 인물 우위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지역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것은 그간 한나라당의 자체 경쟁력이 높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이해된다. 일반적으로 지방선거는 현 정권에 대한 회고적 투표 경향이 짙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으로 집권여당이 사라진 상태에서 심판 대상없이 치러졌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그러다 보니 지방선거 때마다 압승했던 한나라당으로 심판 대상이 좁혀져 철저하게 인물 위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선전에서는 여전히 지역과 정당이 상수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남 무안신안과 대전 서구을의 사례가 그것이다. 유권자의 표심이 선거환경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현상은 한국 정당 정치의 불안정성에 기인한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양당제가 확립돼있고 계층투표와 진성당원제 등 선진적 정치 모형이 틀을 잡고 있어 정당 중심의 투표가 안정감있게 이루어진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한국의 정당 체제가 지역을 중심으로 하지만 정당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 유권자의 요구는 이와 무관하게 작동할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공천잡음이나 관권선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음에도 비한나라당 진영으로 표심이 넘어오지 못하고 제3의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구혜영 나길회기자 koohy@seoul.co.kr
  • [생각나눔 NEWS] ‘열린우리’는 왜 웃고있나

    [생각나눔 NEWS] ‘열린우리’는 왜 웃고있나

    4·25 재·보선의 후폭풍이 정치권을 격랑으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 당직자들이 ‘조용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상스러울 정도다.4·25 재·보선이 사실상 한나라당의 참패라고는 하지만, 열린우리당도 연전연패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한 결과였는데도 말이다. 선거 직후 정세균 의장과 당 지도부가 즉각 후보중심의 신당창당을 위해 ‘제정당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하지만 소속 의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 같지 않다. 손학규 전 지사와 정운찬 전 총장 등 범여권의 새 간판을 향한, 구애 행렬은 선거 전과는 달리 잠시 걸음을 멈췄다. 기획탈당이니 대규모 2차탈당을 예고하던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오히려 뒷짐을 지고 관망하는 풍경이다. 지도부는 선거결과 해석을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과 대통합의 명분을 찾는 데 치중했다. 변변한 당후보조차 내지 못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대통합을 위해 후보를 내지 않는 ‘위대한 결단’을 했다고 자평했다. 그래서인지 선거 직후 장외의 범여권 대선 후보들에게는 정치참여를 결단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당내 후보들에게는 희생을 강요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대통합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추가탈당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의원들도 주춤하고 있다. 지도부는 통합을 위해 열린우리당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내거는 구호는 범여권 통합을 주도하겠다고 외치는 모양새다. 나아가 일부 의원들은 아예 당 간판을 내리지 않을지 모른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 의원은 “어차피 대선이 지역과 정당을 중심으로 치러질 것이므로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당을 리모델링해 선거연합을 꾀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내년 총선을 겨냥하면 범여권의 당권도 중요해진다. 그러나 의원들의 물밑 움직임은 소리없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해 정봉주, 채수찬, 강창일, 문학진 의원 등 자칭 ‘당 해체파’ 의원들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후보자 연석회의’를 제안하며 세규합에 나섰다. 민평련과 민생정치준비모임 소속 의원들도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 지도부와 회동을 갖고 제도권 밖 세력이 통합의 중심세력이 돼서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며 이른바 ‘창조적 신당론’을 제안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세기의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 사망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겸 지휘자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가 27일 사망했다고 그의 대변인 나탈리아 돌레잘이 밝혔다.80세.로스트로포비치는 지난해 말부터 공개되지 않은 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러시아 언론들은 간종양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차려준 80세 생일 축하연에 참석하기도 했지만 4월 들어 건강이 악화됐다. 로스트로포비치는 1927년 아제르바이잔 바쿠 태생으로 모스크바 국립 콘서바토리를 졸업한 뒤 1945년 소련 국제음악콩쿠르에서 황금상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등 최고의 음악가들을 사사했으며 첼리스트는 물론 지휘자로서도 큰 명성을 떨쳤다. 소련 시절 인민예술가 칭호와 함께 예술 분야 최고의 권위인 레닌 및 스탈린 상을 받았다. 하지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로 반체제 작품을 써온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을 옹호하다가 박해를 받아 1974년 서방으로 망명했다. 파리에 체류하던 1978년 성악가인 부인 갈리나 비시네프스카야와 함께 소련 시민권을 박탈당했지만 1990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에 의해 복권돼 러시아로 되돌아왔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로스트로포비치를 현존하는 최고의 음악인으로 호칭했다.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서베를린쪽 벽 아래에서 연주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세기의 명연주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첼리스트 장한나(25·당시 11세)를 자신의 이름을 딴 콩쿠르를 통해 발탁한 것으로 유명하다. 유럽순회 공연차 파리에 머물고 있는 장한나씨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나에게 있어 진정한 스승은 로스트로포비치와 미샤 마이스키 둘 뿐이었다.”며 “갑자기 허전한 느낌이 밀려온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녀는 “스승님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족함이 없이 음악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김수정기자연합뉴스 crystal@seoul.co.kr
  • [4·25 재보선] 군소정당 약진…범여권통합 난항

    [4·25 재보선] 군소정당 약진…범여권통합 난항

    17대 대선을 8개월가량 앞두고 치러진 25일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은 한나라당 일변도의 지지 추세를 상당부분 철회했다. 그리고 단독으로는 대선에서 집권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군소정당(민주당, 국민중심당)과 무소속에 그 표를 나눠줬다. 이것은 유권자들이 판단을 극도로 혼란스러워하는 상태, 즉 ‘아노미’로 빠져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직접적으로는 한나라당의 재·보선 공천 관련 추문 등이 표심 교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 지지도의 상승세와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 피로감’이 반노(反盧) 정서의 약화를 불러오면서 과거 재·보선과는 다른 결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특히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온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이 휘청거린 것은 그만큼 지지기반이 견고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할 만하다. 막상 대선에 임하는 유권자들의 심리는 ‘과거에 대한 심판’보다는 ‘미래에 대한 선택’에 더 많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으로서는 ‘자세변화´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현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이 아닌, 자력으로 쌓은 점수만이 대권가도를 탄탄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범여권이 편안해 보이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열린우리당은 또다시 전패(全敗)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대통령의 지지도 상승과 한나라당의 돈공천 파문이란 유리한 국면도 열린우리당 회생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한나라당을 이탈한 표심이 무소속이나 군소정당으로 향한 것은, 거대정당인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수모에 가깝다. 열린우리당이란 간판으로는 대선에서 도저히 가망이 없다는 ‘사망 확인서’를 받은 셈이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의 신당 창당은 돌이킬 수 없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의장 ‘기획’하에 신당 창당 흐름이 빨라질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하지만 범여권의 통합 움직임이 제대로 탄력을 받을지는 의문이다. 구도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재·보선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과 충청에 근거한 국민중심당이 성과를 거둔 것은 오히려 통합을 더 어렵게 할 소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통합 협상과정에서 이들이 ‘과도한’ 지분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열린우리당 탈당그룹)의 협상이 깨진 것이 전례로 해석될 만하다.“동교동계가 김홍업씨 선거운동에 ‘올인’한 것은 민주당 복원에 대한 강한 기대를 갖고 있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정치권 일각의 소문이 맞다면 통합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 나아가 DJ가 호남에서의 ‘변함없는 지지’를 기반으로 대선 국면에서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면, 전·현직 대통령이 충돌하는 아주 복잡한 역학구도가 전개될 수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4·25 재보선] 각당 표정

    4·25 재·보선 결과는 연말의 17대 대통령 선거전 양상을 가늠해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나 다름없다.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 구도가 된 대전 서을, 김대중(DJ)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무안·신안 등의 국회의원 보궐 선거결과가 주목됐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추가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지도부 책임론 대두… 강창희 최고위원 사의 25일 저녁 심대평 후보의 한나라당은 ‘재·보선 불패신화’가 4·25 재·보궐선을 끝으로 막을 내리자 망연자실해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선거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마지막 선거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 큰 것 같다.25일 밤 대전 서을 선거를 진두지휘한 강창희 최고위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지도부 책임론’에 따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침통한 분위기 강재섭 대표는 각 지역의 당락이 거의 확정될 무렵인 오후 10시20분쯤 이강두 중앙위의장, 박재완 비서실장 등과 함께 당사에 들렀으나, 침통한 표정으로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강 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선거과정에서 국민들이 주신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기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당은 쇄신과 새로운 각오로 새출발하겠다. 이런 위기를 성찰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정권 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선주자들도 이번 선거 결과를 숙연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저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뜻에 따라 앞으로 당을 쇄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표도 “최선을 다했고, 유권자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한나라당으로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선거였다.”고 말했다. 이재오·전여옥·정형근·권영세 최고위원 등도 뒤늦게 당사를 찾아 긴급 대책을 숙의하는 등 이번 선거로 인한 정국 변화와 당내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강창희·한영 최고위원은 각각 대전·광주시당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서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이에 앞서 김형오 원내대표와 황우여 사무총장,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 나경원·유기준 대변인 등 당직자들은 개표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8시쯤 서울 염창동 당사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 잠시 들렀다가 이내 자리를 떴다. 당직자들은 개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결과를 예측이나 한 듯 하나같이 굳은 표정이었다. ●대선에는 약? 이번 재·보선 결과가 연말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선거 참패로 당 안에선 지도부 책임론 등 후유증이 불가피하고, 밖에서는 범여권 통합작업이 속도를 내겠지만 대선을 앞두고 민심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했다는 이유에서다. 김창호 부대변인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일시적으로 독이 되겠지만 대선을 생각하면 약이 될 수도 있다.”면서 “연이은 재보선 승리와 고공행진을 거듭해온 정당지지율을 믿고 오만하고 해이해진 당 분위기를 일거에 쇄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우리당 간부회의서 “대통합에 힘 보태자” 열린우리당은 25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의 일방독주를 경계하고 대통합의 계기를 만든 선거’라고 자평했다. 정세균 의장은 “이번 선거는 통합세력과 한나라당의 싸움”이라면서 “실질적 통합세력이 성공함으로써 이 여세를 몰아서 대통합을 잘 추진한다면 올해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누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선거”라고 밝혔다. 비록 대다수 지역에서 후보는 내지 못했지만 ‘범여권’ 진영의 승리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안도감이 배어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사실상 참패’ 원인을 ‘공천과정의 잡음과 비리, 대선주자들의 지나친 개입’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재·보선 ‘불패의 신화’가 ‘부패의 신화’로 남게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나돌 정도였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참여정부 들어 2005년부터 치러진 네 차례의 재보선 결과인 ‘40대 0’의 악몽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 후보를 낸 14곳 가운데 이날 자정 현재 전북 정읍의 기초의원 당선을 제외하고는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는 이날 밤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았다. 정 의장과 원혜영 최고위원, 송영길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는 오후 8시쯤 중앙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곧바로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향후 당의 진로를 숙의했다. 겉으로는 이번 선거결과를 대통합을 위한 ‘전화위복’으로 삼는 듯했지만 당 소속 의원들의 추가 탈당기류와 복잡해진 정계개편 문제로 속내는 편치 않아 보였다. 송영길 사무총장은 선거결과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제3세력과 마음을 터놓고 논의해 열린우리당이 밑거름이 돼서 반드시 대통합 신당을 성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열린우리당은 26일 통합추진위원회와 의장 기자간담회를 잇따라 열고 이번 선거결과와 향후 대통합 추진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민주당 홍업 당선으로 중도개혁 통합 가속화될 듯 “호남이 민주당 텃밭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씨가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민주당은 잔칫집 분위기였다. 공천 과정에서 논란을 빚었고 선거 운동 초반에 냉담한 바닥 민심을 겪었던 터라 민주당에 이날 김 후보의 당선은 더욱 값진 것이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은 물론 김 전 대통령까지 평가의 도마에 올랐던 선거였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자체 조사를 통해 김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음에도 개표가 시작되기 전까지 민주당 상황실에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혼재했다. 상대적 열세지역으로 꼽았던 무안지역의 투표함부터 개표한 상황에서 김 후보가 앞서자 당 관계자들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밤 10시30분쯤에는 당선을 확신, 선거상황판에 ‘당선’이라고 쓰여진 무궁화 그림을 붙이는 등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김 후보의 당선에 대해 박상천 대표는 “이번 선거를 기폭제로 삼아 중도개혁세력 통합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는 개표 상황을 관심있게 지켜봤으나 당선 후 별도의 축하 전화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당선자는 26일 당사에 들러 당선 인사를 한 뒤 동교동을 찾아갈 예정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국민중심당 한나라 꺾자 환호성… 정계개편 발언권 커질 듯 국회의원 당선이 확실시되자 국민중심당 선거 상황실은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국중당은 이번 4·25 재·보궐선거에서 대전 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심 후보를 내세우며 총력을 기울여 왔다. 선거 상황실도 중앙당이 아닌 대전 선거사무소에 마련하고, 정진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직자 전원이 일찍이 현지로 내려가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전통적 ‘표밭’인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의 추격을 뿌리치고 국중당 위치를 확고히 한 심 후보의 당선으로 국중당은 향후 정계 개편 과정에서 발언권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는 “여러분은 국회의원 한 명을 뽑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진정성을 갖고 대전·충청을 대변할 깨끗하고 능력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무소속 돌풍… 한나라 참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민주당 김홍업 후보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각각 전남 무안·신안과 대전 서을에서 당선돼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25일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3곳에서 경기 화성의 고희선 후보만 승리, 지난 2004년 이후 지속된 ‘재·보선 불패’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국회의원 1곳 등 14곳에 후보를 낸 열린우리당은 전북 정읍시 기초의원 1곳을 제외하고는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오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지도부 책임론과 열린우리당의 추가 탈당 움직임 등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당초 기대에 비해 참패한 한나라당 임명직 당직자들은 이날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은 김홍업씨는 부친과 친형인 홍일씨에 이어 금배지를 달게 돼 새로운 기록을 쌓게 됐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자정 현재 대전 서을에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3만 9858표(60.1%)를 얻어 한나라당 이재선 후보를 1만 5285표차로 앞서 당선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경기 화성에서는 한나라당 고희선 후보가 2만 6408표(57.0%)를 얻어 열린우리당 박봉현 후보를 1만 2107표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전남 무안·신안(개표율 88.8%)에서 민주당 김홍업 후보가 2만 1227표(49.4%)를 얻어 1만 3987표(32.5%)를 얻은 무소속 이재현 후보를 7240표차로 앞섰다. 이로써 이번 재·보선에서는 한나라당이 1석, 민주당 1석, 국민중심당이 1석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원내 의석분포는 한나라당 128석, 열린우리당 108석, 통합신당모임 24석, 민주당 12석, 민주노동당 9석, 국중당 6석, 무소속 12석으로 재편됐다.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재·보선 선거에서는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기초단체장 지역 6곳 가운데 서울 양천과 경기 양평, 가평, 동두천, 경북 봉화 등 5곳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됐고, 충남 서산에서만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했다.9곳에서 치러진 광역의원 재보선에서도 한나라당이 3곳, 무소속이 6곳을 차지해 무소속 약진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편 이날 전국 55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재·보선 투표율은 27.7%로 지난해 10·25 재·보선(32.2%)에 비해 6.5%포인트 낮았고 이는 2000년 이래 실시된 14차례의 재·보선 투표율 가운데 세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국회의원 보선 3곳의 투표율은 30.1%로 잠정 집계됐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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