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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李·朴, 왜 자신이어야 하는지 보여라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어제 당내 경선후보로 등록했다. 이로써 오는 8월19일 투표에 이어 다음날인 20일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확정하기까지 근 70일간 한나라당 후보들간 사활을 건 경선 레이스가 펼쳐지게 됐다. 특히 이제부터 이·박 두 유력 주자간 퇴로 없는 혈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경선후보로 등록하면 탈당후 독자 출마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거 신한국당 이인제씨의 경선불복 같은 사례를 막는 안전장치다. 물론 경선 과정에서 법적 다툼으로 파행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지만, 선거법 등을 통한 제도적 보장 이전에 후보자들 스스로 치열하게 경쟁하되 결과에는 깨끗이 승복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바란다. 차기 국정을 이끌 선장 후보를 뽑는 경선이 초등학교 반장선거보다 못하다는 말을 또 들어서야 되겠는가. 한나라당 후보들이 정책 대결이든, 인물 검증이든 치열하게 맞붙는 것을 말릴 이유는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에 도움이 되는 한에서다. 다만 우리는 상대방 흠집 캐기보다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비전과 정책 경쟁에 치중하는 경선을 치르도록 당부하고자 한다. 나아가 이·박 두 후보가 상대 후보를 낙마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는 네거티브 선거전의 유혹에 빠져들지 않기를 간곡히 권고한다.‘경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라고 착각하지 말라는 뜻이다. 연말 대선을 6개월여 앞둔 현재 이·박 두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의 합계가 60%를 넘나들고 있다. 그러나 여기엔 여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적 지지와 범여권의 대안부재로 인한 일시적 쏠림 현상이 포함돼 있다고 본다. 두 후보가 경선과정에서 상대 후보가 돼선 안 되는 이유보다 왜 자신이 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포지티브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까닭이다. 그것이 곧 유권자의 바람이 아니겠는가.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10) 대안정당 가능성] “정치변화 노력부족”vs“생활정치 정당 필요”

    ■ ‘386 정치인’ 우상호 의원 민주화가 낳은 정치세력의 한가운데에는 ‘386’이라는 이름이 있다. 제도정치권의 변신 과정에서 ‘젊은 피’ 수혈로 일컬어지던 이들. 제도정치의 이념적 분화를 넓혔다는 평가도 받지만 기존 정치 권력의 틀에 안주해 정치 불신만 가중시켰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386 대표주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6월 항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던 우상호(8일 열린우리당 탈당 선언) 의원을 통해 이들의 자화상을 들여다봤다. ▶386정치인의 공과를 평한다면. -“반대만 했지 사회적 책임을 져본 적 있냐.” 정치 시작하며 많이 들은 비판이다. 그래서 정치 활동보다 상임위 활동에 주력했다. 실제 386 정치인들은 해당 상임위에서 우수 의원으로 인정받았다. 대안 제시 능력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정치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개혁성과 도덕성만으로 정당체제를 바꿔내기엔 한계가 있었을 텐데. -국가보안법 문제만 해도 우리가 책임질 수 있는 범위에서는 노력했지만 정당끼리의 경쟁 국면이 됐을 때 우리는 ‘여럿 중 하나’에 불과했다. 정치적 실천의 계기에 섰을 때 단일 대오를 이루지 못한 책임도 크다. 노선과 정책보다 친소 관계나 정치 입문 계기 등이 잣대가 된 점도 마찬가지다. ▶대안 세력으로서 386의 역할은. -386은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됐다. 아직도 주어진 시대적 과제가 많이 남았다. 실질적 민주화를 완성하고 민족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양극화와 사회적 불평등 문제와 같은 개혁 의제도 쌓여 있다. 구혜영 박창규기자 koohy@seoul.co.kr ■ ‘정치세력화 앞장’ 정대화 교수 6월 항쟁은 ‘시민사회’의 탄생을 가져왔다.9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성장한 시민사회는 16대 총선 낙천·낙선운동과 17대 총선에서 물갈이연대를 통해 의회를 감시하는 정치 활동에 주력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을 정치 의제로 쟁점화한 주역이기도 했다. 시민사회의 ‘수혈 정치’를 뛰어넘어 주도적인 정치세력화에 앞장서고 있는 정대화 상지대 교수를 만나 민주화가 남긴 정치의 과제와 대안을 들어봤다. ▶민주화 이후 정치상을 평한다면. -보스정치와 지역주의, 패거리정치 등 정치권의 고질적인 병폐를 민주화 이전엔 따질 겨를이 없었지만 더 이상 국민이 용납하지 않게 되면서 점차 개선되고 있다. 민주화 이전엔 부패정치가, 이후에는 무능정치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개혁인사 영입과 진보정당 원내 진입을 민주화의 정치적 성과로 꼽는데. -정치민주화의 공과다. 영입된 인사들이 새로운 정치 토대를 닦아야 하는데 ‘초대받은 정치’에 머물렀다. 준비없는 상태에서 편입됐기 때문이다. 스스로 대안적 정치 리더십을 형성하지 못했고 보스·패거리정치에 휘말려 우왕좌왕했다. 우리 정치가 민주노동당을 갖게 된 것은 근본적 발전이다. ▶바람직한 대안정치의 방향은. -좋은 정당과 좋은 정치시스템이 함께 나와야 한다. 사회의 흐름을 대변하는 정당이 나오고, 국민 의식을 대변하는 사회적 세력이 등장해야 한다. 민주화 이후 다양화된 각 분야의 계층적 이익을 대변하는 ‘생활정치’가 완성될 때 6월 항쟁은 소임을 다하게 될 것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손학규의 선택은?

    ‘손학규를 잡아야 주도권을 쥔다.’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의 집단 탈당을 계기로 범여권이 빠르게 3개파로 분화·정리되고 있는 가운데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도통합민주당, 열린우리당 제3지대 탈당파, 열린우리당 잔류파 가운데 손 전 지사가 합류하는 쪽에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범여권 정세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일단 손 전 지사가 열린우리당 잔류파, 즉 친노 그룹과는 손잡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제3지대 탈당파와 통합민주당이 손 전 지사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제3지대 “합류 불발땐 도로 열린우리당” 제3지대 탈당파는 10일 오후 제종길 의원 등 민생정치준비모임 소속 의원과 통합신당모임 소속이었으나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에는 합류하지 않은 ‘백의종군파’ 노웅래·이종걸 의원 등과 함께 워크숍을 갖고 향후 로드맵을 논의했다. 이들은 우선 범여권 세력을 최대한 규합하기 위해 통합민주당이 오는 15일 정식으로 선관위에 등록하기 전 합당 관련 핵심 인사들을 직접 만나 대통합에 동참하도록 설득하기로 했다. 이어 손 전 지사를 비롯한 범여권 대선 주자들을 국민경선추진위 논의에 함께 포함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현재 탈당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은 제3지대 탈당파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제3지대 탈당파의 세 불리기가 이 정도 수준에 그치면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지만 손 전 지사가 함께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8일 탈당한 초·재선 의원에는 김부겸·조정식 의원 등 손 전 지사에 우호적인 그룹이 포함돼 있다. 이들이 손 전 지사를 제3지대 탈당파로 끌어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합민주당에도 손 전 지사 영입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손 전 지사가 합류하면 비노 세력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현재 통합민주당은 제3지대 탈당파가 정계 개편 과정에서 하나의 축을 형성,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열린우리당의 다른 의원을 추가로 영입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범여권 지지율 1위인 손 전 지사를 끌어온다면 세력을 불릴 수 있는 충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손 전 지사가 제3지대 탈당파 쪽으로 갈 경우 유력 대선주자가 한 명도 없는 ‘불임정당’이 된다. 범여권 정계개편 흐름 속에서 자칫 도태될 수 있는 것이다. ●손 전 지사 오픈프라이머리 참여 가능성 손 전 지사는 오는 17일로 예정된 선진평화연대 출범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초 계획했던 독자신당 창당보다는 범여권 오픈프라이머리 참여 쪽에 기울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 전 지사는 당장 특정 세력과 손을 잡기보다는 어느 정도 세력화를 한 뒤에 범여권에 합류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그는 선진평화연대 출범 전까지는 최소한의 공식 일정만을 소화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범여권 의원을 접촉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 범여권 인사들과의 접촉을 통해 합류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길회 박창규기자 kkirina@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대통합의 딜레마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면 왜 그리 길이 굽어 있는지, 분명 반듯하게 달려 왔는데…”(영화 ‘예의없는 것들’중에서 신하균의 마지막 대사) 100년을 가겠다던 열린우리당이 해체되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였는지 모르겠다.”며 푸념했다. 제3지대 신당에 또 다른 기대를 걸고 싶다며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비한나라당 세력이 마지막 분열의 시기를 맞으며 대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대통합 시한인 14일 통합수임기구인 국회의원·당원협의회장 연석회의를 연다. 하지만 대통합 시한이 되기도 전에 탈당 도미노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 정치세력의 이해관계마저 얽히고설켜 전망이 밝아보이진 않는다. 당장 ‘총선용 소통합’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 중도통합민주당의 김한길·박상천 공동대표는 신설 합당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실제로 ‘지역구 나누기’를 논의했고, 지역구별 구체적인 리스트는 합당 이후 협상하기로 이면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뚜렷한 자체 독자 후보가 없는 이들로서는 대통합 협상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참여정부 실패론과 선관위의 선거 중립 위반 결정 등에 반박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대통합 논의에 딜레마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당 지도부가 지금대로라면 노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인 친노(親盧) 세력과 균열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열린우리당이 대통합의 주도권을 행사하려면 참여정부 실패론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생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관계자는 “실패한 정부로 매도되는 것을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노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뒷받침해줄 정치세력이 마땅치 않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뭘 버리고 뭘 지킬 것인지 분명하고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의중이 ‘동교동과 국민의 정부를 배신하지 않을 후보’에 있다면 노심(盧心)은 ‘참여정부의 도덕성과 정책성과를 이어받는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에 있는 셈이다. 제3지대 신당은 ‘도로 우리당’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것이 승패의 관건으로 보인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나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파괴력 있는 외부 인사가 합류하지 않는다면 ‘기획탈당’이라는 정치 공세에 계속 시달릴 수밖에 없다. 열린우리당 고위 당직자는 “당 잔류파들이 제3지대의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면서 “손 전 지사 등의 참여로 신당의 동력이 탄력을 받고 대통합의 가능성이 구체화되면 다른 대선 주자들도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통합 무산 시 차선책으로 거론되는 후보 단일화 방안에도 함정은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친노와 비노(非盧), 반노(反盧) 등 3개 그룹의 대표주자 3명이 후보단일화에 합의할 수 있을지는 아이로니컬하게도 한나라당의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한나라당의 본선 후보와 겨뤄볼 만하다고 판단되면 이들이 대선용 대통합에 기꺼이 나설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부 세력은 내년 4월 총선체제로 직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ckpark@seoul.co.kr
  • “언론 더이상 특권주장·권력화 안돼”

    “언론 더이상 특권주장·권력화 안돼”

    노무현 대통령의 강성 발언이 10일 6월 항쟁 기념사에서도 계속됐다. 정치권과 언론, 지역주의, 선거법을 비롯한 단골 메뉴가 또 등장했다. 여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에게 참여정부의 정책 성과나 도덕적 우월성에 대해 말을 못하게 하고, 재갈을 물리는 순간 이 정부의 레임덕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노 대통령으로서는 생존권적 위기 차원에서 계속 입을 열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내 친노(親盧)세력,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삼위일체’가 되어 대통합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노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이슈를 선점해 가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20주년 기념식에서 열린우리당 탈당파를 겨냥,“우리는 6월 항쟁의 승리를 보고 일시적인 좌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혜, 당장의 성공에 급급하여 대의를 저버리지 않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며 지역주의와 기회주의 청산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6월 항쟁은 가치와 목표를 더욱 뚜렷하게 제시하여 국민을 통합하고 잘 조직하면 더 큰 역사의 진보를 이뤄낼 수 있다는 믿음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해 참여정부의 가치를 잇는 정치세력이 대통합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민주세력 무능론은 양심 없는 사람들의 염치 없는 중상모략”이라며 참여정부 실패론을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그 중에서도 가장 뼈아픈 상실은 군사독재와 결탁했던 수구언론이 그들 세력을 대변하는 막강한 권력으로 다시 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한 것”이라면서 “언론도 달라져야 한다. 더 이상 특권을 주장하고 스스로 정치권력이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민주화를 향한 그 몸짓…20년만에 첫 정부행사로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민주화를 향한 그 몸짓…20년만에 첫 정부행사로

    6월 항쟁은 정치적으로 ‘불완전한 승리’였다. 직선제 개헌으로 절차적 민주주의는 확보했지만, 군부독재 정권의 6·29선언과 타협하면서 20여년 동안 ‘위로부터의 정치민주화’에 머물렀다. 높아진 시민들의 정치 의식과 변화된 사회상을 정치가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점점 고착화됐다.87년 대선 당시 양김의 분열이 이같은 현상의 전초전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희연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이를 ‘정치 지체’라 표현했다. 민주화의 세례를 받고도 정치 발전은 더디게 진행됐다. 특히 불안정한 정당체계는 정치 지체 현상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꼽힌다. 정치권은 87년 민주화투쟁 이후 국민들의 높아진 정치의식과 사회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조 대표는 “6월 항쟁으로 형식적 정치민주주의는 완성됐지만, 민주화 이후 한국 정당체제는 권위주의 시절과 유사했다.”고 지적한 뒤 “지배세력은 교체되지 않았고, 국가보안법 등 억압적 기제도 그대로 엄존한 상태에서 사회 변화와 괴리돼 왔다.”고 분석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가 확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권위주의 시절 정당은 특정계층이나 세력을 대표하지 못한 채 사회적 기반을 갖지 못했다. 강력한 보스에 근거해 정당의 운명이 좌우됐다. 성공회대 조현연 교수는 “한국 정당은 냉전 반공주의와 성장제일주의를 중심으로 유지돼 왔다.”면서 “단지 국가 권력의 장악 여부만을 놓고 여야의 차이가 있어 왔다.”고 지적했다.6월 항쟁을 주도했던 반독재 민주화세력은 권위주의 시절의 정당 질서를 재편하지 못한 채, 사회의 다원성을 포괄하는 데도 실패했다. 노동과 평화 등 핵심 이슈를 책임지는 정당질서를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최근 범여권의 정계개편론, 유력 대선 주자의 탈당 등 취약한 정당정치는 여전하다. 정상적인 정당정치 부재는 지역주의와 ‘재야 엘리트 수혈’에 기반한 변형적인 정치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지역주의는 민주화 이후 정당정치를 대표하는 말로 굳어졌다. 이는 민주 대 반민주, 진보 대 보수라는 정상적인 정치 경쟁을 부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조 교수는 “이념적 스펙트럼이 협소한 조건에서 사회의 다양한 갈등과 이해관계를 대표하지 못할 때 정당체제는 지역대표의 성격만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역주의는 역으로 선거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는 여러 변수를 소외시키는 요인이 됐다. 군부정권은 87년 대선에서 김영삼·김대중씨의 분열을 계기로 저항세력을 지역주의 세력으로 격하시켰다. 더 큰 문제는 국민들이 서로를 지역적 관점에서 적대시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불안한 정당정치를 뒷받침한 또 다른 축은 ‘외부인사 수혈’이다. 집권세력이 지배의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해 제도권 밖 운동진영을 흡수해 온 것을 말한다. 민주화 이후 한국 정당정치가 변신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러나 수혈의 정치는 불행히도 실패했다. 보수정당을 개혁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함에도 보수적 정당체제의 틀에 묶여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자기복제 위해 해체 시작한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16명이 어제 탈당했다. 조만간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과 정대철 고문 등 당 지도부도 탈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집권세력의 집단 가출이다. 대체 어느 나라에 이런 집권세력의 해괴한 도주가 있는가.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3년 반 만에 제 자신을 해체하고 간판을 바꿔 다는 일이 어느 나라에 있는가. 어제 탈당한 초·재선 의원 16명은 대국민 성명을 통해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고 했다. 합치기 위해 갈라선다니, 이런 후안무치의 궤변도 없을 것이다. 민주개혁세력을 누가 갈랐는가. 그들 자신이다. 그러고도 반성의 기색은 눈곱만큼도 없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기획탈당’이라는 비판여론에 대해 “기획한 사람도, 연출한 사람도 없으니 기획탈당이 아니다.”고 했다. 저마다 정치적 생존을 위해 뛰쳐나가는 판국이니 기획이 아닐 수도 있겠다. 하나 그런 주장이라면 각자 뛰쳐나갔다가 당 밖에서 다시 뭉치자는 얘기는 뭐라 설명할 텐가. 아무리 강변한들 열린우리당은 자기 복제(複製)를 위한 해체의 수순에 들어섰을 뿐이다. 시민사회단체를 적당히 참여시켜 간판을 바꾸고, 화장을 고쳐 마치 새로운 미래 정당인 양 포장하려는 정치공학의 눈속임에 불과한 것이다. 이번 집단탈당으로 이제 범여권은 통합 주도권을 놓고 각 정파가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이다. 대선은 물론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는 활로 모색이다. 흩어지고 뭉치는 것은 자신들의 뜻이겠으나 이런 정치에 기대를 걸 국민은 없을 것이다.
  • 범여 주자들 ‘대통합 의기투합’?

    범여 주자들 ‘대통합 의기투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단식으로 체중이 12㎏이나 빠진 뒤 좀처럼 원상 회복되지 않고 있는 천정배 의원이 오늘부터 몸무게가 쑥쑥 불 수 있도록 박수를 보냅시다.” 단상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단하의 천정배 의원을 한껏 치켜세우자, 천 의원은 함박웃음으로 답례를 표시했다. 아직 열린우리당에 몸담고 있는 대선 주자와 이미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대선 주자가 공개석상에서 ‘애정표현’을 불사하는 이 장면이야말로,‘열린우리당 탈당을 통한 통합’이 대세임을 보여준다고 할 만하다. 8일 천 의원 등 선도탈당그룹(민생정치준비모임)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주최한 ‘2007 대선과 민생평화개혁세력의 역할 모색’ 토론회는 열린우리당의 대선주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정 전 의장은 천 의원을 “친구인 천 의원”이라고 지칭하며 시종 친근감을 표시했고,“천 의원이 가는 길(탈당)이면 언제나 옳은 일로 생각한다.”는 말로 자신의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정 전 의장은 “오늘 16명의 결단(집단탈당)에 높은 경의를 표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작은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대통합을 하자.”고 역설했다. 김근태 전 의장도 “정치권과 시민사회 연대를 위한 훌륭한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명숙 전 총리도 “오늘 모임이 모두가 하나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친노로 분류돼 온 한 전 총리가 비노모임에서 축사를 한 것을 놓고, 탈당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범여권의 한 축인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는 토론회에 불참, 앞으로 대통합의 전도가 평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토론회에 자리를 함께한 대선주자들도 궁극적으로는 ‘동상이몽’을 꾸는 경쟁관계라는 점에서 통합과정에서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검증, 그리고…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검증, 그리고…

    시한폭탄도 이런 시한폭탄이 없다. 지켜보는 사람들이 더 불안하다. ‘이명박 X파일, 재산 8000억∼9000억원설,BBK, 박근혜 CD, 공천협박·불법도청 공방’. 너무 어지럽다. 한나라당이 또다시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는 검증 공방이다. 다시 한 번 ‘원수보다 더한 관계’를 각인시켜 주고 있다. 법정 공방까지 갈 모양이다. 국민들은 지겹다. 집권 청사진 제시에도 시간이 아까울 판에 시중에 나도는 소문들을 갖고 말발 센 측근들이 나서 “당신네 후보는 이래서 안 돼.”라고 외치고, 상대방 진영은 “의혹만 제기하지 말고 증거를 대라.”고 역공을 취한다. 최소한의 지켜야 할 선도 넘어서는 것 같다. 의혹을 제기하면 당연히 증거도 제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일단 터트리고 보자는 투다. 증거를 내놓지 않으면 폭로전을 주도한 쪽에서 책임질 수밖에 없는 게 상식이다. 내친 김에 한마디 더 하자. 한나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평가절하한다. 적지 않은 국민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여긴다. 그렇다면 잃어버린 10년을 어떻게 회복하고 대한민국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좋은 방안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정책 토론회를 여는 것도 그런 연유다. 하지만 두 번 열린 토론회는 알맹이 없는 설전에 그치고 상대 진영과의 기세 싸움에만 전력투구하는 양상이다. 그야말로 공동체 의식이 없다. 경선 이후의 일은 그들의 머릿속에 없는 것 같다. 오로지 경선만이 일생일대의 승부처다. 그렇다고 어느 한 쪽이 당을 박차고 나갈 것 같지 않다. 그럴 용기도 없어 보인다. 탈당하더라도 캠프 소속 의원들의 ‘동행’을 기대하는 것은 일찌감치 접어야 할 듯싶다. 그게 현실이다. 이러한 까닭에 서로 상대방이 나갔으면 하고 바란다. 흔히 국민들의 마음은 조변석개(朝變夕改)라 한다. 선거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나라당이 이런 꼴새를 계속 보인다면,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를 거둬들일지 모른다. 정당 지지율 1위는 언제든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뒤늦게 후회해 봐야 배는 이미 떠난 뒤다. 경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라는 도식은 오만이요 착각이다. 한나라당이 집안싸움에 매몰돼 있는 사이 범여권이 진용을 갖춰가고 있다. 어제도 열린우리당 초·재선 16명이 집단 탈당했다. 대통합이 내건 기치다.9월까지는 뭔가 작품을 만들어낼 것 같다. 더구나 범여권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란 막강한 후원자를 등에 업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중앙선관위의 선거중립의무 위반 결정에도 불구하고 정치행위를 계속 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는 경선 승리 말고도 노 대통령이라는 강력한 견제자의 방어벽을 뚫어야 하는 이중고를 안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당의 대통령후보가 되려면 당의 공식기구인 검증위원회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고 판단을 구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더욱이 모든 의혹을 검증하겠다고 다짐한 검증위다. ‘제2의 김대업’을 막겠다면서 ‘김대업류’를 양산해서야 되겠는가. 건강한 후보, 경쟁력 있는 후보, 흔들림 없는 후보를 내겠다는 당초의 목표가 후보를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리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대선주자들은 자문자답해 봤으면 한다. jthan@seoul.co.kr
  • [“선거법 위헌” 盧발언 파문] “대통령이 어떻게 정치 중립하나”

    [“선거법 위헌” 盧발언 파문] “대통령이 어떻게 정치 중립하나”

    예상대로 노무현 대통령의 반격은 거침없고 뜨거웠다. 중앙선관위가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지 하루 만인 8일 노 대통령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물론 공직선거법과 언론, 열린우리당 탈당파, 지역주의, 국정실패론,5년 단임제 등을 일일이 ‘조준 사격’했다. 임기말 정국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 노 대통령 발언과 이에 대한 정치권과 전문가의 견해를 정리한다. 盧대통령 대통령의 정치 중립론, 어떻게 대통령이 정치 중립을 하나?공무원법에는 대통령의 정치활동은 열외로 한다, 이렇게 되어 있다. 공무원법에는 그래 놓고 선거는 중립하라, 정치에는 중립 안해도 되고 선거에는 중립하는 방법이 있나? 어디까지가 선거운동이고 어디까지가 선거 중립이고 어디까지가 정치 중립인가?모호한 구성 요건은 위헌이다, 그렇지 않나? 반응 전날 선거위의 결정에 대해 불만을 표현한 듯한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조영식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선거중립의무 준수를 요청한 것과 관련,“법을 어겼으니까 앞으로 법을 어기지 말라고 내린 결정”이라고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한나라당과 당 대선 예비주자측은 노 대통령의 발언을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나경원 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이 3번이나 선거법을 위반한 데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이 마땅한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꼬집었다. 이명박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은 헌법과 싸우지 말고, 국정에 전념하기 바란다.”고 자중을 촉구했고 박근혜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말이 말 같아야 의미가 있는 것이고, 대답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노 대통령 입장에서는 선관위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을 수 있으나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은 또다른 정치적 논란과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의 정치적 활동이나 선거중립 문제는 이전부터 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등 현행법상 충돌을 야기한다고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노 대통령을 거들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선거법은 위헌”이라는 부분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지만 공무원법과 선거법상 중립의 목적은 서로 다르다고 했다. 서창희 변호사는 “공무원법에서의 중립은 상시적인 개념이고 선거법은 개별 선거에서의 중립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이 헌법을 화두로 들고 나온 것에 대해 명지대 김형준 교수(정치학)는 “헌법재판소 구성원을 보면 친노가 많아 안되면 헌재로 가자는 이런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헌법학)는 “일부러 쟁점화해서 문제가 될 때 차제에 아예 주제로 삼아 해보자는 거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노무현 대통령 말 말 말

    ▲이명박씨가 ‘노명박’(노무현 명예박사)만큼만 잘하면 괜찮다. 그래서 그렇게 조금 자화자찬 같지마는 노명박만큼만 해라. ▲권력에 참여해서 부스러기를 얻어먹던 잘못된 언론들이 많이 있었지요. ▲무식한 말을 하는 정당이 있는데, 그 정당에 또 박수치는 언론이 있다. ▲참여정부도 약자니까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당신들(열린우리당 탈당파) 인기는 나보다 더 낮지 않소? ▲(열린우리당 탈당파를 두고)정치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국회에 왕창 들어왔다. ▲국민들한테 나가도 지도부 하나만 딸랑 내보내고 따라가는 국회의원도 없다. ▲다음 선거에서 다시 승부를 해야지, 다음 선거 가기도 전에 출발하는 놈 잡고… ▲5년 단임제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민주주의 선진국 아니다라는 증명이다. 쪽팔린다. ▲여보시오, 그러지 마시오. 당신(이명박)보다 내가 나아. 나만큼만 하시오. <전북지역 주요인사 만찬 간담회> ▲서울을 약 200㎞ 가까이 전주에서 가깝게 당겨다 놨으면 많이 해준 거 아니냐. ▲대통령의 기가 건전지약 닳듯이, 배터리약 닳듯이 다 빠져 버렸습니다. 오늘 충전 한번 더 부탁한다.
  • 열린우리 초·재선의원 16명 집단 탈당… ‘다단계 이탈’ 대통합 기폭제 되나

    열린우리 초·재선의원 16명 집단 탈당… ‘다단계 이탈’ 대통합 기폭제 되나

    8일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16명이 집단탈당했다. 우상호·임종석·이인영·이목희 의원 등 열린우리당 재선그룹과 중도개혁 성향의 초선 의원들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열린우리당이 민주개혁 세력의 분열을 극복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며 민주개혁세력 대통합을 위해 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장 당을 만들기보다 향후 대통합추진협의체를 구성하고 산하에 국민경선 추진기구를 둬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이미 탈당한 천정배 의원 등 민생정치모임 소속 의원들과 이강래·노웅래·전병헌·우윤근 의원, 미래구상 등 시민사회인사들과 결합해 범여권 단일 대선후보 선출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탈당으로 국회 의석분포는 재적의원 299석 가운데 한나라당 128석, 열린우리당 91석, 중도통합민주당 34석, 민주노동당 9석, 국민중심당 5석, 무소속 32석으로 재편됐다. 이번 탈당으로 범여권내 대통합 흐름이 속도를 내면서 범여권 세력들의 주도권 쟁탈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줄 잇는 엑소더스 정국 재선그룹과 중도개혁 성향 의원들의 탈당으로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해체 수순에 돌입했다. 열린우리당의 ‘엑소더스’는 이달 내내 예고돼 있다. 분기점은 오는 14일이다. 지도부 주도의 대통합일정 마지노선이자 중앙위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상정돼 있다.15일에는 홍재형 의원을 비롯한 충청권 의원들이 탈당 의사를 밝혔고 일부 초선의원과 정대철 고문 중심의 대통합신당창당준비위원회도 동참하기로 했다. 당초 12일을 탈당기점으로 삼았던 중진의원들은 거사일을 늦췄다.14일 이후 당 지도부와 함께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점에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도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친노진영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통합 흐름이 가속화되면 대세를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반면, 잔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순차 탈당이 당초 2·14전당대회 때 의결과는 다르다는 점을 들고 있다. 탈당이 열린우리당 창당 정신과 참여정부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꼴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친노 진영의 한 의원은 “정치권이 주도하는 신당 창당은 대통합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선도탈당 대열에는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 측근 의원들이 많다. 기득권 확보 차원의 탈당”이라고 지적했다. ●대통합 주도권 싸움 본격화 이들의 행보가 대통합 국면에 미칠 파괴력이 주목된다. 대통합추진체 구성은 탈당해서 신당을 만든 뒤 통합 작업을 하는 이른바 ‘제3지대 신당론’과 궤를 달리한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선 통합노력’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시민사회 진영과 범여권 정파들이 적극 수용한다면 이들은 ‘대통합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합을 위한 대장정에 놓여 있는 장벽도 만만치 않다. 국민경선을 통해 곧바로 단일후보를 선출하자는 주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주장한 ‘대선 직전 후보 단일화’와 배치된다. 열린우리당에 친노그룹이 남을 경우, 이들의 결행은 ‘배제론’에 기반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범여권내 통합 주도권 싸움도 피해갈 수 없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탈당에 진정성이 있다면 독자정당 창당을 포기하고 통합민주당과 결합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통합신당 김한길 대표도 “9월22일 추석연휴 이전에 오픈프라이머리를 완료하고 중도개혁세력의 대표주자를 선정하겠다.”며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을 예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盧대통령 선관위 결정 정면 반박

    盧대통령 선관위 결정 정면 반박

    노무현 대통령이 선관위의 ‘선거중립의무 준수’요청을 하루 만에 정면으로 맞받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또다시 비판했고, 선관위 결정의 근거인 선거법은 ‘위헌’이며 ‘위선적 제도’라고 밝혔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국가 기관과 법의 독립성과 권위를 침해하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파문이 예상된다. 정치권에 민생·개혁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면서도 분열과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이율배반적인 언행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장 한나라당과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측에서는 “끔찍한 대통령”,“참 불행한 대통령”,“대통령이 헌법과 싸우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청와대가 “참여정부 평가포럼(참평포럼) 강연이 선거중립의무 위반이 아니다.”며 법리적 근거로 제시한 ‘특정단체 회원 상대’와 ‘비(非)반복성’도 이날 발언을 계기로 무너졌다. 노 대통령은 8일 “어디까지가 선거운동이고 선거중립, 정치중립인지 모호한 (현행 법의)구성요건은 위헌이며, 대통령의 정치 중립요구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위선적 제도”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원광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를 받은 직후 학생 등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국가공무원법에는 대통령의 정치 활동을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선거법에서는 선거중립을 하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선관위가 전날 노 대통령의 참평포럼 강연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결정한 근거가 된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이 대통령의 정치 활동을 보장한 국가공무원법과 상충한다는 점을 부각시킨 발언이다. 이날 원광대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된 특강에서 노 대통령은 “이명박씨의 감세정책으로는 복지정책이 골병든다. 절대로 속지 말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에게는 “합당과 연정은 아주 다른 것”이라면서 “합당과 연정을 구별도 못하는 사람들이 나를 공격하니 제가 얼마나 힘들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이 지난 2일 참평포럼 강연에서 박 전 대표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표현하자 박 전 대표가 “독재자의 딸과 연정하자고 했느냐.”고 맞받자 다시 반박한 발언이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을 빗대 “왜 보따리 싸들고 오락가락 그러냐. 이런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언론에도 각을 세웠다. 노 대통령은 “언론이 어느덧 민중을 억압하는 편에 서서 민중을 속이는 데 앞장 서 있다면 그 정통성은 어디서 인정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노 대통령은 이어 “5년 단임제를 하는 선진국은 없다. 쪽팔린 것이다.”라고 말해 임기 내 개헌 무산에 따른 서운함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또 참여정부 국정실패론을 거론하며 “저도 비교적 솔직해서 잘못이 있으면 잘못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별로 말할 게 없다.”고 자평했다. 이에 대해 한 선관위원은 “공직선거법에서 말하는 것은 선거에서의 중립인데, 그것을 국가공무원법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노 대통령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했다. 다른 선관위원은 “좀 더 검토해봐야 겠지만 전체회의를 소집할 만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저는 물러날 대통령과 싸울 생각없다. 저는 미래를 향해 달려간다.”면서 “이쯤에서 대통령이 자기 업무에 충실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 한선교 대변인은 “어제는 대선에 개입하고 오늘은 언론을 탄압하고, 과연 대통령의 가슴에 국민은 어디에 있느냐.”고 꼬집었다. 박찬구 나길회기자 ckpark@seoul.co.kr
  • 정치권 “승복해야” 한 목소리

    열린우리당 등 범 여권은 7일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확전을 경계했다. 특히 노 대통령에 대해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정치적 이용을 자제하라는 등 양비론적 주문을 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선관위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대통령은 이미 탈당하신 분이며 대통령의 향후 대응은 열린우리당과는 관계없다.”며 당에 불똥이 튈 것을 경계했다. 최 대변인은 “한나라당 대선주자 관련 문제에도 엄격한 선거법의 잣대가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당을 앞두고 있는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은 노 대통령에게 ‘자숙’을 요청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은 “중앙선관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선관위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시비를 얘기하는 것은 선관위의 중립성에 비춰 바람직스럽지 않다. 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또 “대통령과 청와대는 정치적 시비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어떤 행위도 삼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청와대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은 선관위의 결정에 승복하고 선거법 위반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언행에 주의하고 공정한 대선 관리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참여정부평가포럼에 대해 “선거법상 사조직이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고 하더라도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닌 만큼 앞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김성희 부대변인은 “선관위 결정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노 대통령이 선관위 결정에 항변하려면 하위직 공무원에 대한 정치적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국민중심당 류근찬 대변인은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 적절한 판단으로 본다.”면서 “과거 두 차례에 걸쳐 공정선거 준수 요청을 받은 ‘전과’가 있는 노 대통령이 이번에는 공정선거의무를 철저히 이행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구혜영 박창규기자 koohy@seoul.co.kr
  • 범여권 대통합 ‘가속’

    범여권 대통합 ‘가속’

    6일 민주당이 범여권 대통합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특정세력 배제론’을 사실상 철회하면서 한발짝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열린우리당 초·재선그룹 의원 20여명은 대통합 시한인 14일 이전에 집단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범여권 대통합 작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대통합 시한을 일주일 남겨둔 터라 범여권 상황이 밖으로는 대통합을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자신들의 지분을 챙기려는 각개전투 양상을 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간부간담회에서 “중도통합민주당이라는 새로운 정당의 통합 기준은 양당간의 합당 기본합의서를 근거로 새로 설정될 것”이라며 특정인사 배제론을 사실상 철회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한발 물러선데는 통합신당측의 최후통첩성 압박이 작용한 결과다.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가 전날 박 대표에게 이날 오전까지 배제론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표명하지 않으면 합당선언을 무효화하겠다는 뜻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간 세력다툼은 ‘이제부터’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민주당은 조순형·이인제 의원과 추미애 전 의원 등 독자 후보가 가시화된 이후 정치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합신당도 당장은 대통합 구호에 치중하겠지만 후보와 의원 영입에 주도권을 쥐기 위해 민주당과 기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열린우리당 임종석·우상호·우원식 의원 등은 이날 비공개 회동을 갖고 탈당해 중립지대에서 국민경선 추진을 위한 기반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행동을 통일하기로 했다.7일에는 회동을 갖고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 방식 등을 조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초·재선 의원들과 별도로 충청권 열린우리당 의원 12명이 14일 이후 집단탈당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재형 최고위원은 이날 충북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어차피 제3지대에서 당을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충청권 의원들이 행동을 함께 하기로 사실상 결의했다.”고 했다. 한편 당 중심의 통합논의는 별다른 결실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대선주자 중심으로 통합 논의가 흐르고 있다. 제3지대 통합신당이 마치 ‘김근태·정동영’신당으로 치켜세워진 분위기가 이같은 기류를 방증하고 있다. 친노진영도 제3지대 통합신당 결합조건을 분명하게 내세우며 세 모으기에 진력하고 있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와 김혁규 의원 등은 친노 배제론과 참여정부 실패론이 재점화될 경우 열린우리당에 잔류한다는 입장이어서 현재로선 제3지대 신당은 반쪽짜리 통합신당에 그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이종락 구혜영기자 jrlee@seoul.co.kr
  • [오늘의 눈] 명분보다 지분 앞세운 합당협상/나길회 정치부 기자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의 50여일에 걸친 협상과정은 지난달 한강을 건넌 한 어름사니(줄타는 사람)의 몸짓보다 더 위태로워 보였다. 양당은 ‘소통합’이라는 외부 비판과 ‘배제론’을 둘러싼 내부 이견 사이에서 곡예하듯 아슬아슬한 협상을 했다. 결국 4일 양당은 줄에서 떨어지지 않고 ‘중도통합민주당’의 탄생을 예고했다. “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며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김한길 대표와 “잡탕식 통합은 안된다.”고 거듭 밝혀온 박상천 대표. 어름사니가 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부채에 의지하듯 이 두 사람이 쥐고 있었던 것은 ‘명분’이 아닐까 했다. 착각이었다. 통합민주당은 12명의 최고위원을 두게 된다. 총 의석은 34석이다. 의원 3명 중 1명이 최고위원이 되는 셈이다. 코미디다. 원내 1당인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7명인 것과도 비교된다. 공동대표체제도 선뜻 공감이 가지 않는다. 다른 정당이나 정파와 합칠 때마다 대표를 3명,4명으로 늘리겠다는 건지 궁금하다. 대통합의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중도통합민주당의 첫 인상은 한마디로 ‘가분수 정당’이다. 당이 이처럼 기형적 모양을 갖게 된 것은 양당이 명분보다는 ‘지분’에 집착했다는 방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배제론보다 지분이 문제였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 밤 민주당 대 중도개혁통합신당 지분 비율은 6:4에서 7:3으로 조정됐다. 다음날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박 대표가 배제론을 고집하면 자칫 고립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민주당은 중도개혁통합신당과 지분을 똑같이 나누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이 협상 결렬을 막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지분을 양보한 셈이다. 여전히 갈등 요소가 남아 있어 양당의 줄타기는 계속될 것 같다. 줄 끝이 소통합일지, 대통합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분보다는 명분, 그보다 ‘국민의 뜻’이라는 부채를 활짝 펼쳐 들 때, 줄에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만은 확신한다. 나길회 정치부 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통합민주당 정책지향점 뭔가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이 어제 합당을 통한 중도통합민주당(약칭 통합민주당) 창당을 선언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은 열린우리당 탈당세력이 최근에 만든 정당이었다.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켰으나 2003년 말 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빠져나가 열린우리당을 만들 때 잔류한 인사들이 유지해온 정당이었다. 유권자의 뜻과 무관하게 정치적 필요에 의해 떨어졌다 붙었다 하는 것 자체가 우선 잘못이다. 대선을 겨냥해 급히 이합집산하다 보니 정체성 또한 실종된 상태다. 범여권에는 크게 두갈래 기류가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비(非)한나라당 세력을 모두 포괄한 대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정책과 비전은 뒷전으로 돌린, 한심한 발상이다. 통합민주당 창당으로 나타난 소통합 역시 책임정치 측면에서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 참여정부의 인기가 없으므로 포장을 바꾸려는 고육책에 불과하다. 지난 일은 책임지지 않으면서 호남에서의 지지세 확산을 노리는 지역주의마저 어른거린다. 더구나 소속 의원이 34명인데 최고위원은 12명, 중앙위원은 150명에 이른다.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이 합치면서 지분과 자리 다툼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지 못하면 연말 대선이나 내년 총선에 임박해서 또다시 통폐합될, 포말정당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통합민주당은 합당선언문과 기본정책합의서에서 이념좌표를 중도개혁주의로 잡았다. 양극단을 배제한다고 하지만 보수쪽은 한나라당이 있는 만큼 중도를 넘어 진보쪽으로 영역확대를 꾀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정강·정책에서는 실용주의로서 중도우파적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최종적인 정책지향점이 뭔지 벌써 혼란스럽다. 박상천 대표의 ‘특정인사 배제론’까지 엉키면서 대선판을 어지럽게 만들 것이 우려된다. 정책지향점만이라도 분명히 해서 국민들을 헷갈리게 만들지 말기 바란다.
  • 중도신당·열린우리 통합주도권 ‘벼랑끝 싸움’

    중도신당·열린우리 통합주도권 ‘벼랑끝 싸움’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이 4일 ‘중도통합민주당’으로 한몸이 되면서 통합의 선발대를 자임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일부 등 범여권 대통합파는 ‘총선용 정당’이라며 파열음을 내는 한편, 소통합 기류 확산을 저지하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범여권 내의 불협화음은 갈수록 커지면서 통합 주도권을 둘러싸고 벼랑끝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통합민주 15일까지 창당 신고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은 4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양당 김한길, 박상천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중도통합민주당(약칭 통합민주당) 신설을 통한 합당을 선언했다. 박 대표는 합당 합의문에서 “노무현 정부의 국민 편가르기식 사분오열의 정치를 국민통합의 정치로 바꿔나갈 것”이라면서 “중도개혁세력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양당은 각 6인의 대표가 참여하는 합당 실무위 작업을 거쳐 오는 15일까지 선관위에 창당신고를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른바 ‘특정인사 배제론’을 두고 여전히 양당간 이견이 존재, 합당 후 당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합의문에 ‘배제론’을 명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중도개혁통합신당측은 사실상 배제론을 철회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실패 책임자는 함께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박상천 대표는 “배제론을 철회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열린우리, 소통합파에 반격 통합민주당의 출범을 바라보는 열린우리당의 속내는 편치 않다. 대통합 마지노선인 오는 14일을 며칠 앞두고 대통합 전선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곳곳에 ‘제3지대 통합신당행’의 발목을 잡는 뇌관이 도사리고 있는 형국이다. 소통합 성사로 민주당의 김효석·이낙연 의원이 당 잔류 의사를 밝힌 데다 열린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과 문학진 의원 등 추가 탈당파가 오는 15일 예정대로 탈당을 감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대로라면 대통합이 난망한 상황이다. 열린우리당 측은 명분없는 대통합이라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정세균 의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합과 거리가 먼 총선용 소통합”이라고 비판했고, 원혜영 최고위원은 “대규모 지도체제로 출발한 것은 대통합 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날을 세웠다. 열린우리당 측이 소통합파를 향해 진정성 없는 통합론자라며 의구심을 거두지 않는 근거에는 ‘배제론’이 핵심이다. 여전이 소통합파가 배제론을 철회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정 의장은 “소통합파의 통합 의지가 진심이라면 제정당 연석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도 이날 중앙위원회에서 통합신당과의 합의를 추인받았지만 원외위원장과 일부 대통합파 의원들이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해 여진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구혜영 나길회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신화와 대중문화/김정란 상지대 교수ㆍ시인

    [열린세상] 신화와 대중문화/김정란 상지대 교수ㆍ시인

    신화는 인류의 태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것은 태초에 대한 어떤 과학적인 정보도 담고 있지 않다. 신화의 어떤 요소가 과학적인가를 드러내고 있기는 하지만, 신화적 태초의 세부 내용은 과학적 정보로서의 가치를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종류의 정보로서 가치를 가진다. 신화는 일종의 정신적 화석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경로를 거쳐 지금의 인식 상태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를 알려 준다. 신화는 오랫동안 진지한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인류가 스스로의 지적 능력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끝없이 앞으로 내달리기만 했던 어느 시기까지 신화는 인간의 열등한 능력의 집적체로서 찬밥 취급을 당해야 했다. 객관적 이성의 성립을 방해하는 인간 인식의 열등한 부분,‘집안의 미친 여자’. 그런데 그 구박덩이 콩쥐가 눈부시게 부활하고 있다. 사람들은 신화에 열광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많은 문화 아이템들은 신화를 그 밑바탕에 깔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도 이 흐름은 예외가 아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아예 필수 교양으로 자리잡았고, 온갖 문명권의 신화들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TV 드라마도 잊혀진 신화적인 고대 세계를 안방으로 끌어들여 크게 히트를 치고 있다. 이 열망의 원인은 무엇일까? 학자들은 그 주된 원인을 인류의 영적 공허에서 찾고 있다. 인류는 신화를 통해 시원으로의 귀환을 꿈꾸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학자는 신화를 ‘의미의 절규’라고 부른다. 모든 형이상학과 종교들이 무너져 내린 자리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헤매는 사람들이 신화를 다시 불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는 의미 없이 살아가는 데 지쳐 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이 무엇인가 의미 있는 것이 되기를 바란다. 태초에, 처음으로 시작하던 시점에서, 삶이 존재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절대적 의미를 확보하고 있던 어떤 시점으로 돌아가기. 대지인 어머니의 아들이 되기. 따라서 신화는 어떤 재통합의 임무를 수행한다. 영적 불균형을 치유해 주는 이야기들. 개별적 단자로 살아가는 고독한 개인들을 우주와의 연계 안에 다시 자리잡게 해주는 경이로운 이야기들. 신화의 가장 커다란 기능은 인간에게 경이의 감정을 제공하는 데 있다. 비유적으로 말한다면, 신화 안에서 인간의 인식은 납작한 일상성을 벗어나 이스트를 넣은 빵처럼 보송보송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중문화가 신화를 다루는 방식은 이 방향을 거꾸로 따라간다. 그것은 신화를 역사로 만드는 데 몰두한다. 신화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들은 역사적 지수를 찾아 나선다. 그것은 현실적 지수에 끼워 맞추어지기 위해 억지로 해석된다. 그때 신화는 우주를 향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현실을 향해 돌아온다. 이스트는 모두 빠져 버린다. 그렇게 해석된 신화 안에서 우리의 인식은 다시 납작해진다. 경이는 그 역할을 박탈당한다. 그런 식의 접근 안에서 신적 인물들은 도로 평범한 인간의 위치로 전락한다. 만일 그 인물들이 신화적인 가공 인물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역사적으로 해석된 그 인물은 모든 의미를 상실해 버린다. 문제는 또 있다. 그런 접근이 역사를 무책임하게 부풀린다는 사실이다. 시청자는 그것이 가공된 역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이런 접근 방식은 신화도 역사도 다 놓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대중문화는 계속 신화를 다룰 것이다. 그것은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관점을 확립한 진지한 신화 해석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단기적인 흥미를 위해서 정말 중요한 것을 다 잃어버리는 결과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뒷걸음질치는 소는 개구리 몇 마리만 잡고 논을 다 망쳐 버릴 수도 있다. 김정란 상지대 교수ㆍ시인
  • 노대통령 참여정부평가포럼 발언 요지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 2일 참여정부평가포럼 강연은 격정적인 정치연설로 4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나라당 ‘빅2’ 후보를 비롯, 참여정부의 정책코드에 어긋나는 대선 주자와 정파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날 강연의 키워드는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시민에 의한 시민주권사회 실현을 위한 참여운동을 펼쳐나가자.”는 대목이라고 천호선 대변인이 3일 전했다. 다음은 분야별 강연 요지. ●“한나라 공약은 한마디로 부실” 한나라당은 계속 참여정부를 흔들고 있는데 참으로 무책임한 집단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과 행동이 너무 많아 종잡을 수 없다. 토론이 본격화되면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밑천이 드러날 것이다. 저도 하고 싶다. 그런데 헌법상으로 토론을 못하게 돼 있으니까 단념해야 한다. 한나라당 후보들의 공약은 한마디로 부실하다. 대운하, 열차 페리 두 사업의 사업비를 다 보태도 참여정부 균형발전 투자의 5분의1도 안 된다. 대운하는 민자유치를 한다고 하나, 참여할 기업이 있을 리 없다. 열차 페리는 제가 2000년 해수부장관 시절에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이미 내린 사업이다. 서울시장이 공무원 퇴출 얘기 하니까 아주 좋은 정책인 것처럼 했는데 그거 보면서 바로 정부는 하지 말라고 메모를 보냈다. 반드시 법적 절차에 의해서 해야 하고, 객관적 사실을 조사하고, 확인된 사실을 근거로 징계해야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민주노동당은 반재벌, 반시장주의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하지만 복지나 사회 투자라는 측면을 보면 쓸 만한 정책이 별로 없다. ●“언론에 영합하면 정권 잡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은 언론에도 적용돼야 한다. 세계언론인협회의 성명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 유감스럽다. 언론에 영합해서 정권을 잡아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국정홍보처가 설사 불법을 했다 치더라도 국가기관을 폐지할 일은 아니다. 차떼기하고 공천헌금 받은 정당도 문을 닫지는 않았다. 민생 경제는 2004년부터 회복되고 있다. 온갖 저주와 악담을 이기고 그렇게 극복했다. 참여정부는 안보를 잘하고 있다. 자화자찬한다. 국방개혁은 돌이킬 수 없도록 제도화해 놨다. 요즘 한나라당은, 기자들 앞에서 하는 짓을 보면 절대로 국방 개혁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용산 기지에는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공원이 만들어질 것이다. 돈은 좀 들지만 대운하 같은 데다 돈 쓰지 말고 이런 데 돈을 써야 된다. 참여정부 대통령은 혁신 대통령이다. 설거지 대통령이다. 행정수도, 용산기지 이전, 전시작전통제권, 국방개혁, 방폐장 부지 선정, 사법개혁 등 묵은 과제들을 해결했다. 대단히 치밀하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다. 저는 스스로를 과장급 대통령으로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러면서도 세계적인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민생과 복지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정체성이다. 국민의 정부도 좋은 정부다. ●“손학규가 범여권? 정부 모독” 대선에서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당 해체를 주장하는 사람들, 해 온 사람들, 탈당한 사람들, 오로지 대통합에 매달려 탈당으로 대세를 몰아가려는 사람들의 전략은 외통수 전략이다. 대통합과 후보 단일화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 손학규씨가 왜 범여권인가. 정부에 대한 모욕이다. 장관을 지내고 나가서 감정 상한 일도 없는데 대선전략 하나만으로 차별화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인가, 내가 어리석은 사람인가, 그런 생각을 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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