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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같은 혐의인데 왜…국회의원은 선처, 기초단체장은 당선무효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같은 혐의인데 왜…국회의원은 선처, 기초단체장은 당선무효

    #1 선거 공보물에 ‘장학재단 설립’과 ‘전국 지역구 중 유일 박물관·미술관·천문대 보유’를 재임 중 치적으로 소개한 A후보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박물관·미술관·천문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런 지역구가 ‘전국 유일’인지 입증하지 못했다. #2 B후보는 지역구민이 자주 사용하는 지방도로를 ‘2010년 국도지선으로 승격’시켰다고 공보물에 명시했다. 국도와 국도를 연결하는 국도지선이 되면, 도로 관리·보수비용을 국가가 부담해 지방자치단체 재정 부담이 줄어든다. ‘국도지선 승격 관철’은 B후보가 의정보고서, 기고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하던 사안이지만 실상 이 도로는 현재도 지방도로다. #3 C후보는 지역구 내 산단과 관련해 2900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공보물, 선거용 명함과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C후보는 이 산단에 재정을 투입할 근거법을 만드는 데 일조했지만, 선거가 끝날 때까지 2900억여원에 달하는 예산 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결과적으로 선거 공보물에 허위사실을 기재하게 된 A·B·C후보는 모두 최근 5년 이내인 2012~2017년 공직선거법 250조,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돼 3심까지 재판을 받았다. 이 3명 중엔 신체형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아 당선이 백지화된 이도 끼어 있다. 누구일까. 선거관리위원회를 거쳐 가구마다 배달되는 선거 공보물 속 허위가 있을 때 법원은 대체로 준엄하게 꾸짖는다. 그래서 ‘공보물 제작은 비서관이 전담해 허위사실이 기재됐는지 몰랐다’는 C후보 주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재판부는 “문구를 새긴 명함을 나눠 주고, 공보물이 자택에 배달됐는데 내용을 안 봤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거나 “주장대로라면 C후보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면서 공약을 선전했다는 얘기가 돼 수긍할 수 없다”며 C후보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공보물 제작 실무자와 함께 재판을 받은 B후보에 대한 법원 태도는 달랐다. 재판부는 “후보자가 선거공보 게재 내용 전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확인이 가능한지도 의문이 든다”며 책임을 B후보 대신 실무자에게 지웠다. 12쪽짜리 공보물을 후보가 확인하는 게 어렵다고 본 재판부는 “(공보물의) 표현이나 공약 주제 설명은 후보를 보좌하는 홍보담당자와 기획자 등 전문가들이 협의해 재량 범위 안에서 전담해 결정하는 것이 실무상 가능할 것”이라며 B후보의 책임을 없애 줬다. 이 같은 법원 판단에 힘입어 20대 총선 당선자인 B후보는 의원직을 유지했다. B후보는 강길부 의원이다. 비록 유죄이지만 벌금 80만원형을 확정받은 C후보, 권은희 의원도 의정 활동 중이다. 반면 지역에 박물관·미술관·천문대가 있긴 하나 이 3개 시설이 동시에 있는 게 전국 유일하며 자신의 직전 임기 중 완성된 일인지 입증하지 못했던 A, 현삼식 전 경기 양주시장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선거 공보의 중요성, 후보자가 선거공보 제작에 기울이는 정성, 재선을 위해 재직 기간 동안 이룬 업무 성과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면 현 전 시장이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인식한 채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선자 중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17명 중 아무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지 않은 것과 다르게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기초단체장 중 현 전 시장을 포함한 5명이 이 혐의로 직을 박탈당했다. 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은 꽤 정형화된 흐름을 따라 전개된다. 재판부는 우선 공표된 말과 글이 허위인지, 아닌지를 따진다. 하급심은 이때 ‘진실에 부합하지 않은 사항으로 유권자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의 구체성을 가진 공표’를 허위사실로 본 대법원 판례를 참고한다. 일단 허위 판정을 내리게 되면, 두 번째로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표 당시 허위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었는지 따진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법원은 미필적 고의만 보이더라도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한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 경우 어떤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고 떠올리는 인식을 미필적 고의라고 한다. 허위사실공표죄 유·무죄 및 당선무효형 선고 여부가 갈리는 곳이 주로 이 두 번째 지점이다. 6회 지방선거와 20대 총선의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을 비교하면, 미필적 고의는 유독 국회의원보다 기초단체장에게 더 가혹하게 인정됐다. 전국 출마자 중 18번째로 전과가 많았던 4범 상대후보를 지칭하며 지역유세에서 ‘전국 두 번째로 전과가 많은 사람’이라고 연설한 서영교 의원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이 내심으로는 ‘경쟁 정당 후보자들 중 두 번째로 전과가 많다’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으나 표현 과정에서 실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호적으로 피고인의 속마음을 짐작했다. 재판부는 또 부패범죄 전과를 마치 사면받은 것처럼 홍보해 당 공천 결격사유가 없는 것처럼 꾸민 김한표 의원에게 유죄 선고를 내리면서도, 총선이 임박해 당이 새로운 공천규칙을 만들어 김 의원을 공천한 사정 등을 들어 “정치적으로 해결됐으니 당선무효형을 선고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김 의원에겐 벌금 80만원이 선고됐다. 경기 구리 지역에선 동일한 현안 때문에 시장과 국회의원이 잇따라 기소됐지만 재판 결과는 달랐다. 2007년 하반기부터 개발제한구역인 구리시 토평동 근처에 ‘구리월드디자인시티’를 조성한다는 이 지역 현안을 풀었다는 취지로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유치 눈앞에! 국토부 그린벨트 해제 요건 충족 완료!’란 현수막을 지방선거 사무실에 내건 박영순 전 시장에겐 벌금 300만원이 확정됐다. 반면 총선 1년쯤 전 ‘구리월드디자인시티 그린벨트 해제!’란 현수막을 내걸어 기소된 윤호중 의원에겐 벌금 80만원이 선고됐다. 박 전 시장에게 동종 전과가 있고 선거일이 임박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참작요인이 있지만, 이런 박 전 시장에게 가해진 벌금도 1심까진 80만원이었지만 2심부터 당선무효형을 받았다. 반면 윤 의원이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받았을 때 검찰은 이례적으로 항소를 포기, 고법에서 다툴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다음 회엔 사법농단 문건에서 엿보인 입법부와 사법부 간 견제와 공조, 선거범죄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검찰과 법원의 힘겨루기 양태를 살펴봅니다.
  • ‘뒤끝 작렬’ 트럼프, 브레넌 전 CIA 국장 기밀취급권 박탈

    ‘뒤끝 작렬’ 트럼프, 브레넌 전 CIA 국장 기밀취급권 박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존 브레넌의 기밀취급권을 박탈했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새라 샌더스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브레넌 전 국장의 거짓말과 최근의 광적인 발언들 및 행동은 미국이 엄중히 지켜야 하는 기밀과 시설에 대한 접근권에 전적으로 맞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수장이자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나는 미국의 기밀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통제하고 보호할 헌법상 고유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백악관이 지난달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직 정보기관 수장과 간부 6명의 기밀 취급 권한을 박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후 실제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국방·정보·외교·사법 당국 고위 인사들은 현직 인사들에게 정책 조언을 할 수 있도록 퇴임 후에도 기밀취급권을 유지한다. 여기에는 퇴직자들이 일자리를 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취지도 있다. 브레넌 전 국장의 기밀취급권이 박탈당한 건 지난달 미·러 정상회담 이후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반역적”이라고 비판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브레넌 전 국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권력 남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고 샌더스 대변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지난달 23일 “기밀취급권을 갖고 있는 인사가 이런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브레넌을 비롯해 전직 안보·정보당국 관련자들에 대한 기밀취급권 박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 이번 조치는 본보기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밀취급권 박탈을 고려하고 있는 인사는 이밖에도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 앤드루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 등이다. 모두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임명된 사람들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반도 해방에서 사라진 장면- 1945년 8월 북한 국경에서의 소일(蘇日)전쟁

    한반도 해방에서 사라진 장면- 1945년 8월 북한 국경에서의 소일(蘇日)전쟁

    2018년 8월 15일은 광복 73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73년 전인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함으로써 한반도는 일제 식민주의의 압박으로부터 해방되었고 그 아래서 신음하던 한국 사람들은 광복의 기쁨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 후 한국은 분단과 전쟁, 쿠데타와 민주화 운동 등을 겪으면서 오늘의 풍요롭고 자유로운 대한민국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번영의 출발점인 해방과 광복의 진상은 냉전시대의 정치와 극단적 좌우갈등으로 왜곡되기도 하였다.한국인의 역사적 기억에서 지워져 버린 것에는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국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치르고 일본의 식민통치를 무너뜨린 유일한 나라 소련의 역할이 있다. 남한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해방은 미국이 일본에 원폭을 투하한 것만 떠올리고 한반도 해방에서 소련의 역할 자체를 부정되거나 축소한다. 필자는 관련 학회에서 ‘소련이 한반도에서 전투 한 번도 치르지 않고 ‘그냥’ 들어왔다’는 주장까지 들어봤다. 이런 인식은 남한만이 아니다. 북한 평양에 있는 해방탑에 소련군에 의한 해방을 기념하는 글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북한 학자들은 해방을 김일성의 조선인민혁명군에 의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신화’를 만들었다. 남북의 국가 편찬 공식 역사의 한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그 뿌리깊은 신화를 깨뜨릴 수 있는 역사가의 유일한 무기는 사료(史料)이다. 그러면 소련군의 한반도 진출에 대해 사료들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살펴보자.소일(蘇日)전쟁과 한반도 진출 과정을 살펴보자. 1945년 8월 9일 새벽, 소련은 일본에 선전포고하고 만주와 한반도 북부를 중심으로 ‘만주전략공세작전’을 개시하였다. 물론 한국에는 잘 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만주전략공세작전은 3가지의 하위 작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반도를 포함한 하위 작전은 하얼빈-지린성 공세작전이었으며 이 작전의 주력 부대 중 하나가 추후 북한 점령을 맡은 소련의 제25군이었다. 이 작전의 주요 방향은 만주와 조선의 국경 지대였고, 북한은 보조 작전 방향으로 설정되었다. 보조 방향이지만, 한반도 군사 작전은 만주전략공세작전 성공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소련군 한반도 군사작전의 목적은 관동군의 후퇴나 보급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이 작전 수행을 위해 육해군 연합부대가 결성되었으며, 이 연합부대는 메레츠코프(K. A. Meretskov) 원수가 지휘하는 제1극동전선군 휘하 제25군의 남측부대와 유마셰프(I. S. Yumashev) 제독 휘하 태평양 함대의 해병부대로 구성되었다.소련군의 한반도 전투는 주력 부대의 만주전략공세작전 개시와 동시에 시작되었다. 1945년 8월 9일, 소련 공군은 함경북도 웅기읍의 일본군 시설에 대한 공습을 실시하였고 샤닌 (G. I. Shanin) 소장 휘하 소련육군 부대들은 두만강을 건너 일본군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그 지역 주둔 일본군은 소련군 급습에도 일본군은 치열히 반격했다가 결국 버티지 못해 후퇴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8월 9일 밤 제25군의 부대들이 경흥군을 해방하기 시작하였다. 그 후, 제25군 남측 부대의 일부는 회령시 방향으로 진격을 계속하였고, 육해군 연합부대에 속한 부대는 남하를 계속하였다. 육군이 일본군과의 전투를 벌이는 동시에 소련 공군은 일본군의 해안 방어 시설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였으며 일본 군함 2척, 수송선 25척을 침몰시킴으로써 해병대 부대의 작전을 가능케 하였다. 작전 개시 2일 후인 8월 11일, 메레츠코프가 태평양 함대 사령부에 상륙부대를 결성해서 청진, 웅기, 나진 등 지역을 점령하라는 명령을 보냈다. 8월 11일, 해군대대와 소련최고의 훈장인 ‘소비에트 연방 영웅’ 훈장을 받은 레오노프 (V. N. Leonov) 상위 휘하의 태평양 함대 직속 정찰부대가 웅기에 상륙하여 전투없이 해방한 후 마침 도착한 육군부대와 합류하여 나진시에 돌격했다. 다음날 아침에 나진 해방 작전이 시작되었다. 웅기읍과 달리 나진 시는 웅기를 포기한 부대의 증원을 받은 일본군이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악화된 기후조건에도 12일 나진에 상륙한 소련 해군부대와 북쪽에서 진격하는 육군부대는 일본군의 저항을 받아 피해를 입었다. 그러다가 13일에 상륙한 증원군의 지원을 받은 소련군은 일본군의 저항을 뚫고 14일에 나진의 해방을 완수하였다. 웅기읍과 나진 해방 후 소련군의 다음 목표는 청진이었다. ‘조선을 빨리 해방하라’는 메레츠코프의 명령을 완수하기 위해 180여명 밖에 안되는 해군부대가 나진 전투가 끝나기도 전에 어뢰정 6척을 타고 청진에 돌진하고 상륙했다. 뜻밖의 습격을 받은 일본 위수부대는 항구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항구의 점령을 저지하지 못했으나 그 직후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일본군은 선봉부대의 완강한 저항을 감수해가며 선봉부대에 큰 피해를 입혔으나, 이를 전멸시키지는 못했다. 다음날 14일에 대대 규모의 증원군을 받은 소련군은 공격을 시도했으나, 일본군은 장갑열차를 포함한 모든 예비대를 전투에 투입시켰다. 나쁜 기후조건을 이용하고 소련 증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항구 방어선을 회복하려는 일본군의 지속적인 공격을 받으면서 커다란 피해를 입은 소련군 선봉부대들은 제13해병여단이 도착한 15일까지 항구를 고수하고 있었다. 15일 정오, 일본 천황이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선포한 ‘옥음 방송’이 울렸지만, 포성이 멈추지 않았고 관동군 사령부는 무기를 내려놓으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살벌한 청진 전투는 동해 해안선을 따라 내려오는 제393사단이 전투에 들어간 16일까지 지속되었다. 청진 상륙작전의 성공과 만주에서의 소련군 승리의 소식을 들은 관동군 사령부는 지속적인 저항의 무의미함을 인정하고 1945년 8월 19일 드디어 무기를 내려놓았다. 만주전략공세작전에 참여한 소련군은 3만 50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 그 중 약 60%가 만주 남부와 한반도를 해방시킨 제1극동전선군이었다. 한반도 해방 작전에 참여한 소련 육군 부대들은 2000여명, 태평양 함대의 부대들은 10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소련의 한반도 해방에 참여한 제1극동전선군의 군사작전은 구체적 지역의 해방 이외에 또 한 가지의 성과를 거두었다. 소련군의 성공적인 상륙작전은 조선 북부에서 일제식민통치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 일제 관료, 경찰, 군인들은 남진하는 소련군을 두려워해 북쪽의 주요 도시들에서 남쪽으로 도피하게 되었다.북쪽에서 이런 ‘권력 진공’을 메운 것은 36년 동안 참정권을 박탈당했던 조선인들이었다. 그들은 각지에서 자치위원회를 만들고 새로운 조선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물론, 나중에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한반도가 다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가어가 분단되고 전쟁을 겪었으나, 이것은 소일전쟁을 평가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글: 바실리 블라디미로비치 레베데프(고려대 사학과 석사)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경세·문장 모두 탁월… 임진왜란 위기 헤쳐나간 명재상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경세·문장 모두 탁월… 임진왜란 위기 헤쳐나간 명재상

    낙동강 물줄기가 태극 모양으로 감싸고 돌며 수려한 긴 모래사장을 형성한 마을, 고색창연한 한옥과 전망 좋은 정자가 즐비한 마을, 산세가 험하지 않고 그늘이 없이 밝은 마을, 바로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이다. 조선 명재상으로 꼽히는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1542~1607)을 배출한 곳이다.#이름을 짓기 어려운 큰 그릇 조선 중기 4대 문장가로 꼽히는 상촌 신흠은 서애를 수행했을 때 기억을 이렇게 술회했다. “공은 내가 글씨를 빨리 쓴다는 이유로 반드시 나에게 붓을 잡으라고 명하고 입으로 불러주어 문장을 이루게 하였다. 줄줄이 이어지는 문서나 편지를 비바람 몰아치듯 신속히 지었는데, 붓이 멈추지 않고 문장에 점 하나 더하지 않았어도 찬란하게 격을 이루었다. 중국에 보내는 외교문서까지도 또한 그렇게 하였다.” 우리가 이름 정도는 들어보았을 선현 중에는 경세에 능했던 인물도 있었고, 문장에 능했던 인물도 있었고, 학문에 능했던 인물도 있었다. 그러나 한 인물이 두 가지 이상의 분야에서 커다란 능력을 드러낸 경우는 많지 않았다. 문장이나 학문에 능한 사람은 경세나 행정에 어둡고, 경세에 밝은 사람은 문장이나 학문이 얕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애는 그런 상식에서 예외적인 인물이다. 영의정, 도체찰사(都體察使)로서 위기에 빠진 조선을 구하는 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던 경세가이자 ‘맹자’의 문체를 체득한 이름난 문장가였다. 주자학에 깊은 조예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당시 학자들이 이단시하던 육상산과 왕양명의 학설에까지 관심의 범주를 넓혔던 학자이자 병법에 밝은 실무형 이론가이기도 했다.#퇴계 수제자… 병법에도 밝은 실무형 이론가 퇴계 이황의 수제자를 꼽을 때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이가 있다면 그가 바로 서애다. 21세 되던 해에 처음으로 퇴계의 문하에 들어 ‘근사록’(近思錄) 등 성리서를 배웠는데, 퇴계는 그를 만나 보고 나서 하늘이 낸 인재라고 찬탄했다 한다. 퇴계의 예언대로 서애는 임진왜란 당시 국가가 위난에 빠졌을 때 크게 공을 세웠다. “임금께서 한 발자국이라도 이 땅을 벗어나시면 조선은 더이상 우리의 것이 아니게 됩니다.” 두려움에 떨던 선조는 여차하면 중국으로 넘어갈 요량으로 국경과 가까운 곳으로 피란하려 했다. 조정의 일부 신하들도 이에 동조하였지만 서애는 극구 반대해 자칫 걷잡을 수 없이 번질 민심의 동요를 잠재웠다. 선조가 장수로 삼을 만한 인재를 천거하라고 했을 때는 지방 수령으로 있던 이순신과 권율을 천거해 일방적으로 밀리던 전세를 역전시키게 만들었다. 소극적이던 명나라 원군을 설득해 끝까지 왜적을 몰아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명나라의 신병법인 기효신서법을 배워 군사들을 조련했고 훈련도감을 설치해 군사력 향상의 기틀을 마련했다. 당파에 따라 서애의 활약상에 대해 다른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이 몇 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그의 탁월한 안목과 기여도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사상의 정수가 담긴 잡저 서애의 문집은 가장 먼저 ‘잡저’(雜著) 부분을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서애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글들을 모아 놓은 곳이기 때문이다. 잡저는 송(宋)나라 역사를 읽으면서 당대에 귀감이 될 만한 사건들에 대한 평설(評說)을 기록한 ‘독사여측’(讀史測) 등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정주학(程朱學) 계통의 이론을 담은 ‘주재설’(主宰說) 등과 양명학을 비판하는 ‘왕양명이양지위학’(王陽明以良知爲學) 등은 서애의 학문적 사상을 논할 때 필수적으로 인용되는 글들이다. 일견 여타의 정주학자들과 비슷한 견해를 보이지만 ‘지행합일설’(知行合一說)을 읽어 보면 양명의 주장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은연중 보여 주기도 한다. “왕씨의 의도를 잘 살펴보면, 대개 당시 세상의 학문이 외면적인 것으로만 치닫는 것을 경계한 것이었다. 그래서 한결같이 본심(本心)을 위주로 하여, 무릇 마음을 써서 강구하는 행위를 모두 행(行)이라고 여겼던 것이니, 이는 굽은 것을 바로잡으려다가 너무 지나치게 곧게 된 경우이다.” #벼슬을 버리고 은거를 결심하다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러 국정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서애는 부단히도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청했다. 그러나 선조는 계속해서 윤허하지 않았다. “의리상으로는 비록 임금과 신하였으나 정으로 볼 때에는 친구 사이와 같았다. 나만큼 경을 잘 아는 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 당인들은 집요하게 그를 공박했다. 마침내 그가 57세이던 1598년에 파직돼 고향으로 돌아갔다. 한때 관작을 삭탈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애초에 벼슬에 초연했던 서애로서는 이런 일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전쟁의 참상을 기록하고 전란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유비무환의 교훈을 담은 ‘징비록’(懲毖錄)을 저술했다. 임진왜란과 관련된 다양한 사실을 담고 있어 숙종 연간에 이미 일본에서 입수해 출판하기도 했다. 이후로 다시는 임금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지만, 나라를 향한 서애의 충정은 죽는 날까지 식지 않았다. “나라 위한 마음은 늙어서도 그대로라 세모(歲暮)에 빈산에서 비장하게 읊조리네 노년이라 매사에 감회가 일어나니 무단히 눈물이 홀연 옷깃을 적시네.” #사관(史官)도 놀란 조문 행렬 대신이 세상을 떠나면 사흘 동안 조정은 공무를 중지하고 시장은 문을 닫는 것이 전례였다. 서애가 고향 풍산에서 세상을 떠났을 때도 그랬는데, 시장 상인들은 애도의 뜻으로 하루 더 문을 닫았다.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선조실록 사관의 평이 흥미롭다. 1000여명이나 되는 조문객이 한때 서애가 살았던 묵사동 빈집에 모여 조곡(弔哭)을 하였던 일을 전례가 드문 일이라고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그 인물이 조정에서 발자취가 끊어졌고 상(喪)이 천리 밖에서 났는데도 온 성안 사람들이 빈집을 찾아 모여서 곡을 하였으니, 아마도 시사(時事)가 날로 잘못되어 가고 민생이 날로 피폐해지는데도 후임으로 수상(首相)이 된 자들이 모두 전 사람만 못하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추억하기에 이른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의 백성 역시 불쌍하다.” 선조실록은 북인이 중심이 돼 기술했기 때문에 서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내용이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당시 사람들이 서애를 얼마나 높이 평가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권경열 한국고전번역원 성과평가실장■ ‘서애집’은 서애집(西厓集)은 조선 선조 조의 명재상이었던 류성룡의 시문집이다. 원집(原集) 20권 10책, 별집(別集) 4권 2책, 연보(年譜) 3권 2책 등 총 27권 14책으로 구성됐다. 인조 11년(1633년) 봄에 합천 해인사에서 원집과 별집을 합쳐 초간했다. 고종 31년(1894년) 가을에 하회의 옥연정사에서 연보를 추가 중간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의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에서 1982년에 번역, 출간했다. 류성룡의 자는 이현(而見), 호는 서애(西厓), 본관은 풍산(豊山)이며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 宋 세력·金 확장·李 소통…약점 극복에 당권 달렸다

    宋 세력·金 확장·李 소통…약점 극복에 당권 달렸다

    이해찬, 송영길·김진표에 앞서 ‘1강 2중’ 최대 표밭 서울·경기·인천 대회가 관건송영길 후보의 ‘세력’, 김진표 후보의 ‘확장성’, 이해찬 후보의 ‘불통’.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하는 8·25 전당대회가 12일로 반환점을 돌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해찬 후보가 송영길·김진표(기호순) 후보를 앞서며 1강 2중의 구도가 짜였지만 최대 표밭인 서울·경기·인천 지역 대의원대회가 남아 있어 어느 후보가 약점을 최대한 극복하느냐에 따라 언제든지 판세가 뒤집힐 수 있다. 송 후보의 약점은 ‘세력’으로 꼽힌다. 송 후보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특정인이 뒤에서 밀어주는 두 후보와 달리 세력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친문(친문재인) 중심 그룹에 속하는 김·이 후보와 달리 송 후보는 이보다 먼 ‘범친문’이라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송 후보는 유일한 호남 출신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을 공략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송 후보는 연일 소통을 강조하며 이 후보의 불통 이미지를 부각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 당직자와 보좌진을 대상으로 경청회를 여는 등 당심을 공략했다. 김 후보의 약점은 ‘확장성’으로 분석된다. 전당대회 레이스 초반 조폭과의 유착 의혹을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을 요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지만 반대로 이 지사의 지지자는 등을 돌렸다. 김 후보는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확장성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군림하지 않는 민주적 소통의 리더십을 갖고 당 혁신의 방향과 실천 의지가 명확하며,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정책 등을 실현해 국정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당 대표가 선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통화에서 “이런 리더십을 가진 후보는 김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권리당원에게 영향력이 큰 최재성 의원이 16일쯤 지지 후보를 밝힐 계획으로 김 후보가 최 의원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 후보는 최대 약점인 ‘불통’ 이미지를 벗는 게 가장 큰 과제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불통 이미지에 대해 “진지하게 정책에 대해 대화를 하는 게 소통이지 밥 같이 먹고 악수 잘하는 건 재래식 소통”이라고 반박했다. 또 딱딱한 이미지를 의식한 듯 이날 경북에서 연설 끝에 “여러분, 한 표 주이소”라고 경상도 사투리를 쓰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온라인 권리당원과의 소통에 신경쓰고 있다. 최근 의원실 막내 비서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과외를 받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던 이 후보는 13일 두 번째 과외를 받는 모습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할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체포영장에 입장 밝힌 ‘워마드’ 운영자 “근거없는 편파수사” 비판

    체포영장에 입장 밝힌 ‘워마드’ 운영자 “근거없는 편파수사” 비판

    경찰의 체포 대상이 된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의 운영자가 “경찰이 공권력을 휘두르며 근거도 없이 운영자에게 아무 혐의나 덮어 씌워서 수사하고,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을 주고, 체포하겠다고 협박하면서 폐쇄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워마드’에는 ‘관리자’ 계정으로 ‘경찰이 씌운 근거 없는 혐의에 대해 반박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관리자 계정은 워마드 운영자가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 해외에 체류 중인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 지난 5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섰다. 이에 운영자는 “저는 저와 관련된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당사자로서 한국 경찰이 범죄 사실에 대한 충분한 증거도 확보하지 않고서 압박수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자신에게 적용한 혐의를 부인했다. 먼저 운영자는 “워마드는 음란물 유포를 목적으로 하는 사이트가 아니며, 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워마드 관리자가 신의성실하게 음란물 삭제에 임했다는 증거를 수백개 가지고 있다”면서 “워마드 운영자로서 위법적인 컨텐츠를 발견할 때마다 성실하게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10월부터 워마드는 운영자가 개인 통장을 털어서 서버비용을 내고 여가시간을 쪼개서 사이트를 관리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풀타임으로 일하는 관리자를 여러 명 두고 있는 사이트보다 대응이 빠를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가능한 한 성실하게 게시물 필터링에 임해왔다. 현재까지 방통위나 온갖 인권 단체, 사이버 장의업체 등에서 온 요청들도 명예훼손, 모욕, 음란물 등에 해당한다면 삭제해왔다. 미처 발견하지 못해 남아있는 게시물은 있을 수 있으나 고의적으로 방치한 위법적 게시물은 없다”고 강조했다. 홍대 누드모델 사진을 올려 붙잡힌 홍모씨의 증거 인멸을 도왔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운영자는 “누구의 창조적인 아이디어인지 매우 궁금하다”면서 “비약”이라고 강조했다. 운영자는 “경찰이 홍씨의 메일 내역을 확인했다면, 워마드 운영자가 아무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분명 확인했을 것이다. 삭제하겠다고 답변한 적도 없는데 기록 삭제에 협조했다는 혐의를 어떻게 씌울 수 있나”라면서 “또 워마드 공지와 개인정보 취급방침에서 알리고 있듯이 예전부터 워마드는 활동 IP와 로그를 포함한 모든 개인 정보를 수집하지 않고 있다. 없는 데이터를 어떻게 고의로 삭제했다는 것인지, 무슨 근거로 삭제했다고 혐의를 씌운 건지 근거를 밝히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운영자는 “경찰의 근거없는 편파수사로 인해 사실상 한국에 들어갈 자유를 박탈당한 상황이다. 한국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생각하고 무시하려다가도 증거도 없이 집요하게 괴롭히는 경찰에 의해 여러 가능성과 자유가 침해 당했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면서 “지난 수개월 간 대응에 대해서 고민했고 결론을 내렸다. 편파수사에 몸을 사리고 대응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경찰이 바라던 바 대로 되는 일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당하게 박탈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여 싸워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워마드 운영자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면서 ‘편파수사’ 논란이 일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은 누구든 불법 촬영물을 게시·유포·방조하는 사범에 대해 엄정히 수사하고 있다”면서 “‘일베’에 대해서도 최근 불법 촬영물이 게시된 사안을 신속히 수사해 게시자는 검거했고,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고 이를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해 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부망천’ 정태옥, 검찰 조사에서 “비하 뜻 없었다” 주장

    ‘이부망천’ 정태옥, 검찰 조사에서 “비하 뜻 없었다” 주장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 발언으로 고발된 정태옥(무소속·대구 북구 갑) 국회의원이 7일 검찰에 소환돼 4시간여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대구지검에 도착해 “본의는 아니었지만 말실수로 인천과 부천시민들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성심껏 조사를 받겠다”며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 조사에서 정 의원은 “인천지역 정치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말실수를 했지만 특정 지역 주민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4시간여 동안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오후 2시쯤 귀가했다. 앞서 정 의원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천과 부천시민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등)를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을 위해 특정 지역이나 지역민, 성별을 공연히 비하하거나 모욕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변인이었던 정 의원은 선거 직전인 지난 6월 7일 한 언론사 수도권 판세분석 프로그램에서 유정복 전 시장 재임 시절 인천의 각종 지표가 좋지 않았다는 민주당 원내대변인 발언을 반박하다가 ‘이부망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발언 직후 정 의원은 실언한 책임을 지고 한국당을 탈당했다. 인천과 부천시민들은 정 의원 발언 이후 인천지검과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고발장을 냈으나 정 의원 주소가 대구여서 대구지검이 사건을 넘겨받아 조사에 나섰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부망천 정태옥 7일 검찰 소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 발언으로 인천시민들로부터 고발된 정태옥 국회의원이 7일 검찰에 소환된다. 대구지검 공안부(김성동 부장검사)는 이부망천 발언으로 고발된 정태옥 국회의원에게 7일 오전 10시 검찰에 출두할 것을 통보했다고 6일 밝혔다. 인천시민들은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정 의원 고발장을 냈으나 정 의원 주소가 대구여서 대구지검이 사건을 넘겨받았다. 대구지검은 정 의원이 검찰에 나오면 해당 발언을 하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6월 7일 당시 자유한국당 대변인이었던 정 의원은 한 언론사 수도권 판세분석 프로그램에 출연, 유정복 전 시장 재임 시절 인천의 각종 지표가 좋지 않았다는 민주당 대변인 발언을 반박하다가 ‘이부망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이 발언 직후 정 의원은 한국당을 탈당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손학규, 바른미래당 당권 도전 ‘가닥’

    손학규, 바른미래당 당권 도전 ‘가닥’

    8~9명 출사표… 본선후보 6명 압축손학규(71) 전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차기 당 대표 선거 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8일 출마 선언이 예상된다. 손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5일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당 대표에) 출마하는 방향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며 “일부 실무진에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 의사를 밝히자는 의견을 냈다”고 했다. 손학규계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앞서 “경륜과 경력을 가진 분이 우리 당을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바른미래당을 진정성 있게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력 후보인 손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는 바른미래당 당권 경쟁 구도를 크게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여겨졌다. 이태규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몇몇 전직 원외위원장이 지난달 안철수 전 의원의 서울 사무실에 모여 손 전 위원장의 출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안 전 의원의 지지가 손 전 위원장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권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군은 8~9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환 전 의원은 이날 출마를 선언했다. 이준석 서울 노원병 지역위 공동위원장 등도 고심하고 있다. 김영환 전 의원은 이날 출마를 선언했다. 하태경 의원과 장성민 전 의원, 이수봉 전 인천시당 위원장, 장성철 전 제주도당 위원장은 이미 출마선언을 했다. 이준석 서울 노원병 지역위 공동위원장 등도 고심하고 있다. 하 의원은 손 전 위원장 출마에 대해 “지금 안정감이 필요한 정당이 아니라 큰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손 전 위원장이 당 대표에 출마한 것은 민주당에 몸담은 2010년으로 올라간다. 이후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 경선에서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으로 신선한 반응을 얻었지만 결국 문재인 당시 후보에게 패배했다. 2014년 재보궐 선거에서 낙선한 뒤 전남 강진에서 2년여간 은둔해 온 손 전 위원장은 2016년 정계 복귀 선언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바른미래당은 9·2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3명을 통합 선출한다. 오는 11일 예비 경선을 실시해 본선 후보를 6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맥그리거 10월 6일 하빕과 대결하며 UFC 옥타곤 복귀

    맥그리거 10월 6일 하빕과 대결하며 UFC 옥타곤 복귀

    돈벌이 복싱으로 외도를 했던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가 UFC 옥타곤에 돌아온다. 오는 10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리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와 UFC 229 라이트급 대결을 통해서다. 두 체급 세계 챔피언이었던 맥그리거는 페더급은 타이틀 방어전을 패했고, 라이트급은 2016년 11월 UFC 205에서 에디 알바레즈를 TKO로 물리치고 챔피언에 올랐으나 이후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지 않아 박탈당했다. 그 뒤 옥타곤에 오르지 않았으니 이번 복귀전은 1년 11개월 만이 된다.누르마고메도프는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UFC 223에서 알 아이아퀸타를 판정으로 물리치고 챔피언에 올랐다. 23전 23승 무패. 누르마고메도프는 맥그리거와의 대결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듣고 맥그리거의 얼굴을 성형하겠다고 큰소리를 쳐 눈길을 끌었다. 당시 미디어데이를 마친 뒤 맥그리거 패거리가 누르마고메도프와 다른 UFC 파이터들이 탄 버스를 공격한 일이 있어서 이번 옥타곤에서 펼치는 자존심 대결은 더욱 관심을 끌게 됐다. 버스 유리가 깨져 파편이 날리는 바람에 라이트급 출전자 마이클 치에사와 플라이급 도전자였던 레이 보그가 다쳤다. 맥그리거는 12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됐지만 부적절한 행동 하나만 유죄 인정함으로써 기소 항목을 줄였다. 그는 분노 관리 교육을 이수하고 사회봉사 활동을 함으로써 미국 비자를 박탈당하지 않게 돼 미국을 자유롭게 출입국하게 됐다. 이렇게 맥그리거의 법적 지위가 깔끔하게 정리되면서 UFC 간부들은 UFC 역사 상 가장 큰 대결이 될 수 있는 맥그리거와의 계약을 위해 재빠르게 움직여 옥타곤에서 지지 않고도 빼앗긴 타이틀을 되찾기 위한 대결이 성사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靑 “박선숙 환경장관 기용 논의된 바 없어“

    靑 “박선숙 환경장관 기용 논의된 바 없어“

    청와대는 3일 당·청이 협치내각 구성을 위해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을 환경부 장관에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박선숙 입각설’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다른 핵심관계자는 “홍영표 원내대표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박선숙 추천 사실무근이다. 사람을 놓고 얘기한 적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달 23일 청와대는 당과 협의해 문재인 정부 2기 개각 때 야권 인사를 장관으로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협치내각 구성 범위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바른미래당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과 대변인을 역임하고, 노무현 정부에서 환경부 차관을 한 범여권 성향의 인사다. 2012년 대선 때 당시 안철수 후보를 돕고자 통합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을 탈당했다. 한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김동원씨로부터 ‘청와대가 김 씨의 최측근이자 김 씨가 만든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핵심 멤버인 윤모 변호사에게 아리랑TV 비상임이사직을 제안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보도도 청와대는 부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해당 보도는) 금시초문이고 사실도 아니다”라면서 “제가 모를 수 없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울광장] 민주당 대표 경선의 네 가지 관전 포인트/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민주당 대표 경선의 네 가지 관전 포인트/이종락 논설위원

    오는 25일 선출될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은 여느 때와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보수 정권 9년 동안 배출했던 야당 대표가 아닌 집권 여당의 대표를 뽑아 중량감에서 이전 당대표 선거와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여기에다 2002년부터 시작된 ‘친노’(친노무현계)와 2011년쯤부터 생겨난 ‘친문’(친문재인계)의 자리매김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번 전대의 의의가 있다.첫째, 이번 경선은 이해찬 대 정세균의 대결이다. 이해찬 후보는 친문에 앞서 친노의 좌장 역할을 해 왔다. 지난 2012년 총선을 계기로 친노가 분열할 때도 ‘혁신과 통합’의 모임을 이끌며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이끌었다. 누가 뭐라 해도 2002년 이후 친노의 ‘보스’ 역할을 해 온 셈이다. 반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늘 친노와 친문의 직계에서 한두 발짝 떨어져 있었다. 이념을 앞세우는 직계 세력과는 달리 부총리·장관을 거친 관료나 전문경영인, 경제인 출신 의원들이나 당원들과 가깝다.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김진표 의원이 정세균 계열의 핵심으로 활동한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대표 경선은 친노의 좌장인 이해찬 후보와 정세균 전 의장의 핵심인 김진표 후보의 대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둘째, 핵심 친문의 분화다. 친문 세력의 핵심 인물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전해철 의원,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 등 소위 ‘3철’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번 경선에서 이호철 전 수석은 이해찬 후보를, 전해철 의원은 김진표 후보를 지지한다. 뉴질랜드에 머물고 있는 양정철 전 비서관은 관망중이다. 부산·경남의 친노와 친문 세력을 이끄는 이 전 수석은 예상대로 이해찬 후보를 돕는다. 하지만 전해철 의원은 지난 경기도지사 당내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싸우면서 김진표 후보의 도움을 많이 받아 김 후보를 밀고 있다. 김 후보의 지원으로 전 의원은 일방적인 열세일 것으로 예상한 경기지사 경선에서 권리당원 투표에선 46.86%를 득표해 이재명 후보(49.38%)와 박빙의 대결을 펼칠 수 있었다. 경기지사에도 출마했던 김 후보는 17대부터 20대까지 내리 수원에서 4선을 할 정도로 경기도에서 당내 최대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김 후보는 전 의원과 구원이 있는 이 지사 측이 이 후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보고 경선 초반 이 지사의 탈당을 주장하며 포문을 열었다. ‘반(反)이재명’ 정서를 자극, 친문 지지층의 표심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셋째, 86세대(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대학에 다니면서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세대)의 세력 재편이다. 이번 대표 예비경선에서 누가 86세대의 대표 주자가 되느냐도 관심거리였다. 결국 송영길 후보가 최재성, 이인영, 박범계 후보를 제치고 최종 후보로 나서게 됐다. 호남표가 결집했다는 후문이다. 송 후보는 2016년 전당대회에서 1표 차이로 컷오프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절치부심’ 끝에 86세대의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송 후보가 같은 86세대인 최재성, 이인영, 박범계 의원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 의원은 이해찬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상당한 친문표를 획득할 수 있었을 정도로 지지 기반이 탄탄하다. 이인영 의원은 고 김근태 전 의원이 이끌었던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의 대표 주자라는 점에서 미래의 라이벌인 송 후보의 손을 선뜻 들어 줄지 불투명하다. 넷째, 호남 민심의 향방이다. 당대표 선거는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가 40%를 차지한다. 25일 현장 투표를 하는 대의원(45%)은 ‘조직표’ 성격이 강한 반면에 권리당원은 부동층이 많아 이번 선거에서 권리당원의 표심이 중요한 변수다. 지역별로는 전북 13%, 전남 8%, 광주 6% 등 호남이 27%로 가장 비중이 크다. 전남 고흥 출신인 송 후보는 유일한 호남 후보라는 점에서 ‘호남 대표론’을 내세우고 있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거리다. 이번 대표 경선은 친노를 넘어 친문의 분화가 이뤄지는 등 민주당 권력 양상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세 후보는 집권당 대표의 의미를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더이상 대통령의 그림자에 숨지 말고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도록 정부 정책을 견인해야 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민생입법과 개혁입법을 처리하기 위한 협치 리더십도 발휘해야 한다. 계파와 지역정치에 기댄 얄팍한 표 계산보다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집권당 대표의 권좌에 오를 수 있다. jrlee@seoul.co.kr
  • 리얼미터 “민주당 지지율 하락, 이재명 탈당 공방 때문”

    리얼미터 “민주당 지지율 하락, 이재명 탈당 공방 때문”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이 당 대표 선거 이슈로 등장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 논란 때문이라는 여론조사 전문가의 분석이 나와 관심이다. 2일 권순정 리얼미터 실장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근 민주당의 경기·인천 지지율 하락세가 상당하다”며 “50.9%에서 38.6%로 급격히 떨어졌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1일 tbs 의뢰로 조사한 8월 1주차 주간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경기·인천 지역 지지율은 12.3%p가 폭락한 38.6%였고, 대전·충청·세종 지지율도 6.0%p 하락한 39.1%였다. 또 20대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0.3%p 하락한 42.7%를 기록하면서 40%대 초반으로 낮게 형성됐다. 이같은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 대해 권 실장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논란이 당대표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면서 “사실상 네거티브 선거전 양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 부분들이 계속해서 이슈가 된다며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감쪽같이 사라진 스웨덴 왕관 등, 세상을 놀래킨 보석류 절도 사건

    감쪽같이 사라진 스웨덴 왕관 등, 세상을 놀래킨 보석류 절도 사건

    17세기 스웨덴 왕실 왕관들과 왕가 보석(orb)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한 성당에서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보물들을 훔친 일당은 미리 대기해 놓은 쾌속 보트를 타고 달아났고, 경찰은 어떤 용의자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깔끔하게, 흔적도 없이 엄청난 고가의 보물을 훔쳐 달아난 도둑은 한둘이 아니었다며 영국 BBC가 친절하고도 깔끔하게 사건 개요 등을 정리했다.2003년 벨기에 안트워프에 있는 세계 다이아몬드 센터의 벽을 뚫어 1억 유로 짜리 다이아몬드를 훔쳤는데 역대 최고액 절도 사건이었다. 주먹 한 번 쓰지 않았다. 할리우드 영화 각본처럼 풍부한 경력의 레오나르도 노타바톨로는 3년 전에 이 센터에 사무실을 얻는 치밀함을 선보였다. 노타바톨로와 부하는 경비원들의 습관을 눈여겨 보고 정밀한 경비 시스템을 우회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도시 외곽에서 보석업계가 후원하는 테니스 대회가 열릴 때까지 기회를 기다렸다. 주민들이 신고해서 노타바톨로만 붙잡혔는데 10년형이 선고됐다. 아무리 경비를 철저히 해도 단단히 마음 먹은 도둑에겐 뚫리긴 마련이란 걸 2005년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절도 사건이 잘 보여준다. 공항 직원처럼 입은 무장 갱들이 7500만 유로 어치의 다이아몬드들과 보석류를 비행기에 싣기 직전에 털었다. 12년이 지난 지난해 1월에야 7명의 네덜란드인이 체포됐는데 4000 만 유로 어치는 아직까지 주인에게 돌아오지 못했다. 도둑들이 변장하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2007년과 이듬해 파리 강도들은 조금 더 색달랐다. 일부가 여자처럼 차림을 꾸민 것이었다. 남성 8명이 해리 윈스턴 점포를 두 차례 털어 시계와 보석류를 8500만 유로 이상 가져갔는데 모두 붙잡혀 2015년 수감됐다. 2013년 6월 칸느의 한 호텔 전시공간에서 4000만 유로의 보석류를 한 무장 강도가 가져가는 등 프랑스는 보석 강도의 무대로 곧잘 이용된다.2009년 8월 프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위장한 무장 강도들이 런던 중심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점포를 급습해 4000만 유로 어치의 보석을 훔쳤다. 한 직원을 인질로 잡고 직원들에게 350만 유로 나가는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넘기라고 강요했다. 5명이 결국 검거됐는데 우두머리는 23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보석류는 하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 점포는 6년 전에도 2300만 유로를 털리는 등 범죄 집단의 타깃이었다.미국 캘리포니아주의 10대 8명은 2009년 체포될 때까지 300만 달러어치의 보석류와 디자인 용품들을 훔쳤다. 그들은 패리스 힐튼, 린제이 로한, 올랜도 불룸 등의 물건이나 명품들을 훔쳤다. 이들의 행각은 책과 2013년 엠마 톰슨 등이 주연한 영화 ‘블링 링(The Bling Ring)’으로 만들어졌다. 2016년 리얼리티 스타 킴 카다시안 웨스트는 파리의 한 호텔에서 총을 겨누며 위협하는 강도에게 1000만 달러짜리 보석류를 강탈당했다.영국 최고액 절도 사건은 2015년 4월 일어났다. 런던 해턴 가든의 비밀금고를 드릴로 뚫어 1370만 파운드의 금과 현금, 보석 등을 가져갔다. 이들은 엘리베이터 환기구를 통해 내려왔으며 훔친 뒤에는 이삿짐을 담는 하울 트럭을 타고 달아났다. 올해 초 4명이 붙잡혔는데 둘은 70대 후반 나이였다. 이들에게는 2750만 파운드를 토해내거나 7년 징역형이 떨어졌다. 스웨덴 도둑들처럼 2000년 런던 밀레니엄돔(지금의 O2 아레나)을 털어 값어치를 매기기 힘든 보석류를 노린 이들은 쾌속정으로 달아날 계획을 치밀하게 짰다. 덩쿨담장을 뚫은 그들은 3억 5000만 파운드짜리 다이아몬드 전시품을 노렸으나 경찰이 이미 음모를 파악하고 가짜 보석류로 바꿔놓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까마득히 몰랐다. 청소부들로 위장한 경관들은 손쉽게 남성 5명을 체포할 수 있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정청래 전 의원, 당권 주자 김진표 의원 ‘표적’ 공격

    정청래 전 의원, 당권 주자 김진표 의원 ‘표적’ 공격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선 김진표 의원을 공격하고 나섰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번 맞춰 보실래요?’라며 ‘다음 중 최순실 은닉재산 몰수 특별법 발의에 동참하지 않고 완강히 거부한 사람은? 1. 김진표, 2. 송영길, 3. 이해찬’이라고 썼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 전 의원이 ‘완강히 거부한 사람’이라는 부정적 표현을 사용하며 김 의원을 공개적으로 저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7월 27일에 진행된 ‘최순실 은닉재산 몰수’ 특별법 발의에 불참했다. 당시 불참한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을 포함해 강창일, 금태섭, 김부겸, 김영춘, 김현미, 도종환, 박병석, 서형수, 오제세, 우상호, 우원식, 유동수, 조응천, 진영 의원 등이다. 당시 최순실 재산몰수 특별법 추진 초당적 의원모임 대표인 안민석 의원은 “민주당 미참여 의원은 원내 지도부, 장관 등 현실적 지위와 신분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다”라고 말했었다. 따라서 정 전 의원이 김 의원에 대해 최순실 재산 환수법 표결에 불참을 강조하며 비판한 것은 최근 김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출당을 공개 거론한 것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작용한 것이란 해석이다. 또 일부에서는 정 전 의원이 당내 또 다른 당권 주자들인 이해찬, 송영길 의원을 지지하기 때문에 이뤄진 의도적 발언이 아닌가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지명 지사의 탈당에 대해서 주장할 수 있고 주장하지 않을 수 있는데, 주장하는 것에도 박수치는 분들이 있고 뭐 저렇게까지 얘기 하느냐에 따라서 또 오히려 감표가 될 수 있다”며 “김진표 의원은 계산했을 거다. 아,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되겠다고 이제 계산을 해서 나온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與 지도부 초선이 채우나… 최고위원에 3명 출사표

    與 지도부 초선이 채우나… 최고위원에 3명 출사표

    중진·기초단체장·女의원 등 입성 촉각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오는 25일 열리는 가운데 각축전을 벌이는 당대표 선거와 달리 최고위원 선거는 무관심 속에 깜깜이로 치러지고 있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후보로는 김해영(기호 순)·박주민·설훈·박광온·황명선·박정·남인순·유승희 후보 등 8명이 나섰다. 한 후보는 1일 “컷오프(예비 경선) 없이 본선이 치러지다 보니 최고위원 선거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고 토로했다. 무관심 속에 치러지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주목할 부분은 ‘초선 최고위원’의 선출 여부다. 8명의 후보 중 김해영·박주민·박정 후보 등 3명이 초선이다. 현재 민주당 의원 129명 중 초선은 66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때문에 민주당 내 최대 계파는 ‘친문’(친문재인)이 아닌 ‘초선’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초선 비중이 높은데도 당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당의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이 많아 초선이 최고위원 선거에 나서게 된 것”이라며 “2명 이상은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현재 민주당 의원 중 가장 젊다는 점이, 박주민 후보는 세월호 변호사라는 인지도가, 박정 후보는 오랜 원외지역위원장 경력으로 조직력이 각각 강점으로 꼽힌다. 당대표 선거가 아닌 최고위원 선거로 마음을 돌린 4선 중진 설훈 후보가 초선의 도전에 맞서 지도부에 입성할지도 관심사다. 설 후보는 당대표 후보 중 송영길·이해찬 후보에겐 호평을 김진표 후보에겐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노선을 정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라디오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을 촉구한 김진표 후보에 대해 “대단히 심각하다. (김 후보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비판했다. 현역 3선 논산시장인 황 후보가 선출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지방분권을 강조하는 그가 당선된다면 기초단체장 출신으로는 처음 지도부에 입성하게 된다. 여성 의원인 남 후보와 유 후보의 경쟁도 관심 있게 볼 부분이다. 두 후보 모두 5위 안에 들지 못하면 다득표자를 여성 몫의 최고위원으로 뽑게 되고 대신 5위 남성 후보는 탈락하게 된다. 두 후보 모두 자력으로 지도부에 입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요 친문 의원이자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인 재선의 박광온 후보는 당대표 후보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다. 박 후보는 ‘문재인의 대변인’을 자칭하며 권리당원 전원투표제 도입을 공약하는 등 친문 권리당원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민주 당권경쟁 ‘마이 웨이’… 무언의 신경전

    민주 당권경쟁 ‘마이 웨이’… 무언의 신경전

    송영길 “당·정·청 융합시킬 적임자” 김진표 “김경수 연관론은 침소봉대” 이해찬 “더이상 총선 출마 안 한다”차기 당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송영길·김진표·이해찬 등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3명이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무언의 신경전을 펼쳤다. 이들은 서약식을 마친 뒤 자신의 취약계층 공략을 위해 부산, 호남, 청년층으로 달려가 한 표를 호소했다. 이들은 1일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의례적인 악수 외에는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세대교체’와 ‘경륜’을 강조하며 상대방을 은근히 깎아내리던 평소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추미애 대표는 이 자리에서 “도를 넘는 네거티브나 흠집 내기를 자제하고 품격 있고 격조 있는 전당대회가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점을 감안한 듯 15분간 진행된 서약식에서 3명의 후보는 ‘뼈 있는 말’을 주고받지 않았다. 송 후보는 부산에서 본선 출정식을 열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당·정·청 관계를 잘 융합시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도록 하겠다”며 “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을 넘어 하나로 통합시킬 수 있는 사람은 저 송영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는 경남 봉하마을로 이동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탈당 문제를 최초로 거론한 김 후보는 김경수 경남지사와 ‘드루킹’ 논란에 대해서도 먼저 입을 열었다. 김 후보는 페이스북에 대선 전 김 지사가 드루킹에 대선 공약 등 정책 자문을 했다는 의혹에 “한마디로 침소봉대”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선 공약은 수많은 전문가가 모여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토론을 해서 만드는 것”이라며 “진짜 문제는 수사 내용이 언론에 흘러 나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취약 지역으로 꼽히는 광주에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번 전당대회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당원은 대략 73만명 정도다. 지역별로는 호남(27%), 서울(20%), 경기(20%), 영남(12%), 충청(12%), 인천·제주·강원(각 3~4%) 순으로 알려졌다. 주류 언론과 거리를 둔 채 젊은층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는 이 후보는 팟캐스트 ‘다스뵈이다’에 출연, “더이상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 이번 일이 저한테 주어진 마지막 역사적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통 논란을 해소하고 젊은층 표심을 잡기 위한 일석이조의 포석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의원 중에서 팟캐스트에 내가 제일 많이 나갔는데 그걸 들어 보면 제가 얼마나 젊은 사람과 소통을 잘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재명 탈당 요구, 정치공학적 아냐… 이젠 피할 수 없다”

    “이재명 탈당 요구, 정치공학적 아냐… 이젠 피할 수 없다”

    ‘李 탈당’ 고민 안 하면 무책임한 것 문제 일으킨 분이 답하고 책임져야김진표(71)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31일 조폭 연루 의혹을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탈당 요구를 한 것에 대해 “정당 운영을 책임진다는 당대표 후보로서 당원의 요구에 고민하지 않으면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당권 경쟁자인 송영길 후보가 앞세우는 ‘세대교체’와 관련, “개혁은 나이가 젊다고 잘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까지 맡은 경력을 살려 ‘유능한 경제 당대표’를 강조했다. →이 지사에 대한 탈당 요구가 이슈 만들기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정치공학적 동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동료 정치인이니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민주당 탈당 운동을 벌이겠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고 이와 관련한 공개적 질문이 나오니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 후보는 경제 당대표가 되겠다는 분이 당내 문제를 거론한다고 비판했다. -당의 지지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경제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그건 노력하면 된다. 그러나 도덕성 문제는 어떻게 할 수 없다. 문제를 일으킨 분이 확실하게 답하고 책임져야 한다. 사법 처리만 4~5년이 걸리는데 당에 부담이 크다. →이해찬 후보와는 참여정부 시절 총리와 부총리였다. 경쟁하며 불편하지 않나. -왜 불편하지 않겠나. 공격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웃음).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초반 청와대가 독주해서 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문재인 정부가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하고 당선되자마자 집무를 시작했다. 수석 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었고 수석은 학자 출신에 경제부처가 진용을 갖추는 데 4개월이 걸렸다. 그러니 청와대 중심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법하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당이 목소리를 낼 때다. 한 달에 한 번 당·정·청 협의를 열어 당·정·청이 일체감을 갖도록 하겠다. →개혁입법을 추진하기 위해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나. -중요한 건 자주 만나서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합리적인 리더십을 가진 분이고 대화가 되는 분이다. 일주일에 한 번 최소한이라도 각 당 대표를 단독으로 만나고 한 달에 한 번 모두 만나서 충분히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에 대한 입장은. -기무사가 자꾸 국내 정치에 관여하고 선거에 인위적 영향을 미치는 나쁜 타성이 있다. 국민의 권리와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폐지를 전제로 하는 환골탈태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미국, 중국 등의 긴밀한 외교적 공조가 필요한데 당의 역할이 부족하다. 정부는 말을 꺼내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게 공공외교이고 당에서 그런 역량을 보강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비판이 많다. -문재인 정부가 근로장려세제(EITC) 등을 대폭 확대하는 것만으로 경제가 나아진다고 기대하기엔 부족하다. 당이 주도해서 당·정 협의로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때다. 혁신으로 유능한 경제 정당이라 평가받으면 2년 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민주당권 주자 ‘이재명 출당’ 충돌… 宋·李 ‘선긋기’ 金 ‘압박’

    민주당권 주자 ‘이재명 출당’ 충돌… 宋·李 ‘선긋기’ 金 ‘압박’

    송영길 “정치 쟁점화 바람직 안해” 이해찬 “전대와 상관 없다” 유보 김진표 “결단 내려야” 탈당 촉구 ‘친문’ 권리당원 표심잡기 안간힘여배우 스캔들 의혹에 이어 폭력조직 유착 의혹이 불거진 이재명 경기지사의 더불어민주당 출당 문제가 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 초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8·25 전당대회 선거인단의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성향 권리당원이 이 지사 의혹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순) 당대표 후보의 입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 후보는 30일 “이 지사는 검찰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따라서 당내 경선에서 이 문제를 정치적 필요에 따라 쟁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당대표가 된다면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당 차원에서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전당대회와 상관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 후보가 이처럼 유보적 입장을 보인 것과 달리 김 후보는 전날 “(이 지사 의혹이) 당에 큰 부담이 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되는 만큼 이 지사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 지사의 탈당을 사실상 촉구했다. 김 후보가 이처럼 선명한 입장을 취한 데는 당대표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 70만명 중 다수가 친문인 점을 감안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문 대통령과 경쟁 관계였던 이 지사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갖고 있는 친문 당원들은 지난 6·13 지방선거 때 이 지사의 공천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비중은 40%로 2016년 전당대회의 30%보다 위력이 커졌다. 반면 권리당원 중 이 지사의 열혈 지지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경선 전략상 이들을 무시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실제 이날 인터넷에서는 친문 성향 네티즌과 이 지사 지지 성향 네티즌들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보였다. 친문 좌장으로서 나름대로 친문 지지기반이 강한 이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은 김 후보와 차별화하면서 이 지사 지지표까지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 친문 색채가 비교적 옅은 송 후보는 비문 표를 긁어모아야 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이 지사 지지층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송 후보는 이날 김 후보를 향해 “당내 문제를 가지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이 좋게 안 본다. 경제를 강조하는 분(김 후보)이 당내 문제를 거론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피플 인 월드] 크리켓 영웅·바람둥이로 유명세…개혁·반부패 ‘새 파키스탄’ 열까

    [피플 인 월드] 크리켓 영웅·바람둥이로 유명세…개혁·반부패 ‘새 파키스탄’ 열까

    크리켓 영웅이자 바람둥이로 유명한 임란 칸이 사실상 핵보유국이자 ‘서남아시아의 화약고’인 파키스탄의 새 총리가 됐다.●PTI 과반 의석 차지 못해 연정 불가피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칸이 이끄는 파키스탄 정의운동당(PTI)이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PTI는 연방하원 전체 342석 가운데 여성·소수종교 할당분 70석을 제외한 272석에서 117석을 확보했다. 다만 PTI가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만큼 칸 신임 총리는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칸 총리를 ‘크리켓 스타’이자 ‘섹스 심벌’이라고 칭했다. 1952년 인도 펀자브주 라호르 지역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칸 총리는 13세 때 크리켓을 시작했고 1976년 파키스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1992년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크리켓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국가적 영웅이 됐고, 같은 해 부상 등을 이유로 은퇴했다. 칸 총리는 여러 유명 여배우 등과 염문을 뿌렸고 두 번 이혼했으며 세 번 결혼했다. 그는 은퇴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카사노바 생활은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사실은 그렇지 않다. 덧없고 공허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가 1996년 창당한 PTI는 2013년 총선에서 35석을 얻어 제2야당으로 부상했다. 칸 총리도 2002년 국회의원으로 정계 중심에 섰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새 파키스탄 건설’을 기치로 집권 여당의 부패 스캔들을 집중 공격했다. 개혁, 반부패, 과거와의 단절을 강조했고 교육·의료 환경 개선, 일자리 1000만개 확충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기존 정치에 환멸을 느낀 젊은층과 중산층의 지지를 받았다. 칸 총리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막강한 군부의 지원을 받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칸 “美와 유대 필요”… 관계 개선 의지 칸 총리는 총선 승리를 확정한 지난 26일 TV연설에서 “미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유대가 필요하다”며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키스탄이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군사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양국 관계는 상당히 악화됐었다. 평소 ‘앙숙’ 인도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던 칸 총리는 “파키스탄과 인도는 오랫동안 곪아 있는 카슈미르 분쟁도 해결해야 한다”며 일단 유화 제스처를 내보였다. 한편 파키스탄무슬림연맹(PML-N) 등 주요 정당으로 이뤄진 ‘전 정당 연맹(APC)’은 군부가 일부 후보를 위협해 탈당하게 하고 개표 과정에 개입했다면서 재선거를 요구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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