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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정부·여당 실망 커 재보선 野 승리? 굉장한 착각”(종합)

    안철수 “정부·여당 실망 커 재보선 野 승리? 굉장한 착각”(종합)

    “서울·부산시장 선거 앞두고 정부여당,백신 도입·시진핑 방한 등 유리하게 짤 수도”“반문연대론 못 이겨, 야권 전체 모여야”“난 출마 안해, 시장 후보 결정되면 도울 것” 불출마 재차 확인…“유능한 정부가 기본”2016년 금태섭에 민주 탈당 권했지만 잔류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현재 정부·여당에 실망한 사람이 많으니 야권이 이길 거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큰 착각일 수 있다”면서 “야권 전체가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정부·여당에 실망해도 제1야당을 野 전체 대안으로 인식하지 않아”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반문연대’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은 나름대로 객관적 분석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여권과 지지율 자체가 20% 차이가 나는 데다 언택트 선거로 조직 선거가 될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쓸 수 있는 여러 수단이 많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보통 재보선 투표율은 50%를 넘기가 힘든데 서울시는 구청장 25개 중 24명이 민주당, 국회의원 49명 중에 41명이 민주당, 시의원 110명 중 약 100명이 민주당일 정도로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이 어쩌면 보궐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백신을 도입한다는 뉴스를 터뜨리거나 시진핑 방한 등 선거에 유리한 액션을 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안 대표는 야권이 모두 합치는 ‘혁신 플랫폼’을 거론했다. 안 대표는 “야권 전체가 모여서 특정 이슈에 대해 현 정부에 대한 비판과 아울러 비전에 대해서 서로 공유하고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이미지 쇄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1야당뿐만 아니라 중도와 합리적 개혁을 바라는 진보까지도 다 끌어모아야 겨우 해볼 만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30, 40대 중심으로 제1야당에 대한 호감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나마 좋은 이미지가 ‘능력있다, 유능하다’였는데 탄핵을 거치면서 이 이미지를 잃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그러다 보니 현재 정부·여당엔 실망이 너무 크지만 그렇다고 제1야당과 야권 전체를 대안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정부·여당에 대해 실망하면 지지가 야권으로 오는 게 아니고 무당층으로 빠지고 무당층은 선거에 참여 안 할 가능성이 아주 큰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정치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많이 알려지고 업적이 있지 않다면 정치 신인이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출마 의사 없다”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는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가 결정되면 전력을 다해 도울 생각”이라며 “저는 출마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도 그렇고 대선도 결국 목표는 정권교체를 통해 우리나라를 구하는 것이다. 제가 후보가 되면 좋겠지만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열심히 도와 정권을 교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대정신을 말했지만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 아니겠나. 정답은 없지만 공정한 사회, 국민 통합, 유능한 정부가 필요한 시기”라며 “(대선주자로서) 최선을 다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금도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큰 정부, 작은 정부 논쟁은 지났다. 유능한 정부가 기본”이라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초기에는 포퓰리스트들이 득세했다면, 종식 시점에는 포퓰리스트보다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인정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安 “선거 중도 철수? 제3의 길 돌파한 것” 안 대표는 과거 선거 국면 때 중도 철수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는 지적에는 사실이 아니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는 “국민의당을 창당했을 때 모든 사람이 망할 것으로 예측했고, 당내에서도 민주당과 합당해야 한다고 시끄러웠지만, 3김 이후 거의 최초로 교섭단체를 만들었다”면서 “대선과 지방선거 모두 ‘제3의 길’로 돌파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이미지로 경쟁하는데, ‘철수’라는 말도 이미지 공격 중 하나였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핵심 참모들과 잦은 결별로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에 대해선 “어려운 제3의 길을 가다 보니 현실 정치인들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제가 만든 것”이라며 “그분들에게 섭섭하기보다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다만 2012년 대선후보로 뛸 당시 캠프 상황실장을 맡는 등 측근이었던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해 2016년 총선 전 같이 민주당을 탈당하자고 권유했지만 잔류했다고 지적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주호영 “윤석열, ‘정치 않겠다’고 명백히 선언해야 檢 중립 보장”(종합)

    주호영 “윤석열, ‘정치 않겠다’고 명백히 선언해야 檢 중립 보장”(종합)

    “尹, 정치 ‘안 한다’ 아닌 ‘않겠다’ 선언해야”영입 여부엔 “내일 일 말하면 귀신이 웃어”“尹 여론조사 조사대상서 빼는 게 정상”뚜렷한 잠룡 안 보이는 野, 尹 견제 해석도“정총리 ‘추-윤 동반퇴진’, 비겁·잘못된 생각”“5선 추미애 장관 자체가 정치적 중립 우려, ×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속담 생각”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윤 총장은 정치를 ‘안 한다’가 아니라 ‘하지 않겠다’고 명백히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그것이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살고 검찰의 중립성·독립성이 보장되는 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데 대해서는 “중립적이어야 할 현직 검찰총장을 대선후보군에 넣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면서 “조사 대상에서 빼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다만 윤 총장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야권에서 영입할 생각이 없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내일의 일을 말하면 귀신이 웃는다”며 즉답을 피했다.윤석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2위6월 이름 올린 이후 19.8% 최고치 지난달 30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1.9% 포인트)에서 윤 총장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선호도 조사에 이름을 올린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달 23일부터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253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지지율은 19.8%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달 조사(17.2%)보다 2.6% 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대표는 20.6%, 이 지사는 19.4%로 각각 1위, 3위를 차지했다. 당시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윤 총장의 지지율 상승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 조치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윤 총장이 현재 정권과 가장 명확한 대척점에서 반문정서를 상징하고 있는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단 한 명도 소속 당 의원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했다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의원이 5.1%였고 친박계의 미움을 받았던 유승민 전 의원(3.3%)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3.5%)에 밀렸다.대선주자 안 보이는 야권 고민尹 ‘비정치선언’ 견제용 분석도추후 尹 정치참여시 ‘말바꾸기’ 부담도 사실상 야권에서는 정치인으로서 여당에 맞설 대선주자가 눈에 띄지 않아 고민이 많은 상태다. 이 때문에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표면적으로는 검찰의 중립성을 내세워 윤 총장의 비정치 선언으로 현 갈등 상황을 타개해보자는 의미로 보이나 이면에는 윤 총장의 정치 활동을 자제시켜 자당 내에 잠룡을 키워 보자는 견제 전략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총장은 과거에도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전한 바 있고 여론조사에서 처음 이름이 등장할 때도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최근에는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윤 총장이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경우, 임기가 끝나거나 혹은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해임 결정으로 공직자 신분을 벗어나 정계에 발을 들여 향후 대선주자로 출마하게 되면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일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주호영 “文, 추미애 경질해야” “해임건의권 가진 총리, 장관 잘못 경고하고중지하지 않으면 文에 해임 건의해야” 주 원내대표는 ‘추미애-윤석열 갈등 사태’를 풀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권이 현 상황에 대해 문 대통령의 직접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드루킹 사건, 탈원전 사건들은 가다 보면 대통령이 직접 이런 일들에 관여한 것들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추-윤 동반 퇴진론’에 대해서는 “비겁하고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해임건의권을 가진 총리가 장관의 잘못에 대해 경고하고, 중지되지 않으면 대통령께 해임 건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과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는 추 장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비판했다.“5선 秋 장관 자체가 정치적 중립 우려”“뭐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란다고” “징계 사유 발견 안 되면 징계 취하해야” 주 원내대표는 윤 총장의 정치적 중립 위반을 주장하는 정부여당 인사들을 향해 “민주당 대표를 지내고 5선 의원 출신인 추미애가 법무부 장관으로 간 자체가 정치적 중립의 우려를 낳게 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검찰총장에게도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지만 법무부 장관에게도 마찬가지로 요구된다”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솝우화에서 검은 단지가 흰 것을 보고 검다 하고, 갈잎이 솔잎보고 시끄럽다 나무라고,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 등이 생각난다”며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 회부는 내용과 절차에서 모두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사징계법 17조 2에는 검사 징계 청구 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발견되면 징계를 취하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그럼 이 단계서는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취하하는 것이 가장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추 장관에게 징계를 취하하도록 명령을 해주시고 이런 사달을 일으킨 추 장관을 즉시 경질하기 바란다”며 “문 대통령이 검찰 독립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검찰총장 임기 보장이라고 책에 썼던 것과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줄 때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잣대로 수사하라’고 했던 말을 다시 한번 명령하라”고 촉구했다.“이낙연, 국조 딴소리 말고 즉각 수용해” “여론조사 60%가 추-윤 국조 필요하단다” 윤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하자고 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즉각 수용하고 딴소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채로 판사 사찰 문건이 틀림없이 있다고 생각해 압수수색하고 그걸로 윤 총장을 쫓아내고 그럼 국면이 전환되니 국정조사를 하자고 했던 거 같다”며 “그러나 그게(판사사찰문건) 나오지 않으니 뒤로 물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에 의하면 추-윤 사달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단 의견이 약 60%”라며 “필요 없다는 의견의 두 배 가까이에 달하는 만큼 국정조사를 즉각 수용하라”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임창용 칼럼] 공정의 가치는 어려울 때 더 빛난다

    [임창용 칼럼] 공정의 가치는 어려울 때 더 빛난다

    내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선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자가격리된 수험생들도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에서만 수험생 확진자가 12명, 자가격리자가 57명이다. 확진 응시생은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자가격리 대상자는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확진 수험생 감독관은 우주복을 닮은 ‘레벨D’ 방호복을 입는다고 한다. 빈틈없는 방역 속에 수험생에 대한 정부의 배려가 돋보인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K방역의 나라답다. 하긴 4·15총선에선 3000만여명이 투표를 마치고도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 기록을 세우지 않았던가. 마스크와 거리 띄워 줄서기라는, 당시로선 상당히 낯선 투표 풍경에 외신들의 이목이 쏠렸었다. 그때도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병원이나 정해진 장소에서 거소투표를 통해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다. 감염에 따르는 고통을 안고 시험을 치를 수험생들이 애처롭다. 하지만 또 다른 수험생들에겐 이들이 마냥 부러울 따름이다. 코로나 확진이나 자가격리로 응시기회조차 박탈당한 수험생들이 바로 그들이다. 얼마 전 치러진 중등교사임용시험에서 67명의 수험생이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시험을 치지 못했다. 1년 공부가 한순간에 허사가 됐고,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이후 각종 공무원시험과 국가가 주관하는 대부분의 전문자격 시험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응시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지난 7월 9급 국가공무원시험과 9월 순경 공채, 10월 지방직 공무원 7급 시험에서 확진자들은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 전문자격 시험에선 10월 말 기준 140여명이 응시하지 못했다. 자가격리자에 대한 응시 불허와 허용의 기준도 제각각이라 혼선을 주고 있다. 공무원시험이나 변호사시험 등 일부 자격시험에선 응시를 허용하지만 대부분의 시험은 응시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불만이 거세지자 정세균 총리가 최근 정부 주관 시험에서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의 응시기준을 통일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교원임용시험을 보지 못한 확진 수험생들은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수능에선 응시 기회를 보장하면서 공무원시험이나 국가 자격증 시험에서 불허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정부는 수능과 임용시험을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해선 안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수능의 경우 이전에도 질병으로 입원한 수험생에게 감독관을 파견해 응시기회를 보장해 왔다는 이유를 든다. 결국 이전부터 배려를 해 왔으니 계속해야 하지만 다른 시험은 어렵다는 논리다. 교원시험의 경우 지난 9월에 이미 확진자는 불가능하다고 안내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참으로 궁색한 논리이자 무책임한 자세다. 수능이든 교원시험이든 수험생 입장에서 절박하긴 매한가지다. 정부가 자의적 잣대로 응시 허용 여부를 결정해선 안 된다. 형평성에 분명히 어긋난다. 정부 일각에선 그 많은 시험에서 어떻게 일일이 확진자나 자가격리자들을 위한 대책을 세우냐고 반박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내세우기에 앞서 시험 주관기관들과 방역 당국이 작은 시도라도 해 보았는지 궁금하다.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위한 별도의 시험장이나 인력을 미리 준비하는 게 그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확진 수험생 응시 제한은 방역에도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 확진자든 자가격리자든 시험을 못 보게 하면 숨어들고, 결국 코로나 확산을 부추길 것이기 때문이다. 확진 수험생에게 이중의 고통을 안기면서 방역은 방역대로 실패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3000만 유권자가 참여한 총선에서 확진자들을 껴안으면서 K방역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 준 게 우리 정부다. 50만 수험생이 치르는 수능도 빈틈없이 준비해 놓았다. 한데 나머지 다른 시험은 응시생이나 그 가족 수가 적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정부는 판단한 것인가. 코로나 사태 속에서 확진자 응시 제한 기준도 부실기업 다루듯 ‘대마불사’ 논리를 들이대는 것인가. 공정의 가치는 어려울 때일수록 빛을 발한다. 코로나가 몰고온 엄혹한 환경에서 일자리와 자격증에 목매는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불공정은 평상시보다 몇 곱절 더 클 수 있다. 코로나 사태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시험 주관 기관들은 지금이라도 이들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sdragon@seoul.co.kr
  • “가슴 보여달라” 성희롱 논란 국민의힘 달서구의원 ‘제명’

    “가슴 보여달라” 성희롱 논란 국민의힘 달서구의원 ‘제명’

    의회 출입 여성 기자에게 성희롱·여성비하 발언을 해 사퇴 요구를 받은 대구 달서구의회 소속 국민의힘 김인호 의원이 제명됐다. 김 의원은 부당한 징계라며 제명 취소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달서구의회는 1일 제276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윤리특별위원장이 발의한 ‘출석정지 30일’ 징계의 건을 논의했으나 여성의원들이 윤리특위의 결정안을 재회부할 것을 요구해 제명에 대한 수정안이 발의될 수 있었다. 당사자인 김 의원을 제외한 23명이 투표한 결과 찬성 16표, 반대 7표로 가결됐다.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무마하려 해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은 안대국 무소속 의원은 ‘경고’ 처분을 받았다. 앞서 김인호 의원은 달서구의회에 출입하는 한 여성 기자에게 ‘가슴을 보여달라’는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피해 기자는 “김 의원으로부터 ‘가슴 색깔, 모양을 봐야 한다’, ‘배꼽 모양을 정확히 알고, 몸을 한번 딱 섞어보면 그 사람의 관상을 알 수 있다’ 등 성희롱적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피해 기자는 “다른 여성 의원들을 상대로도 ‘여성 구의원들 쓰지도 못 한다’, ‘몸 한번 주면 공천 해주지 않느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 의원은 “친분 관계에서 일어난 일상적인 농담이었다. 성희롱은 아니었다. 농담이든 어떻게 됐든 (불쾌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한 적 있다”고 해명했지만 성희롱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고 있다.달서구의회 여성의원들은 지난달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를 출입하는 기자가 김 의원으로부터 원색적인 성희롱적 발언을 수차례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김 의원이 다른 여성 의원들에게도 입에 담지 못할 발언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원들은 김 의원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피해 기자도 김 의원을 성희롱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여성의원들은 “지방자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초유의 사건”이라며 “구민의 대표인 구의원이 이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주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며 공개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윤리위원회는 부적절한 성적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실이 인정된다며 김 의원에게 중징계인 탈당 권유를 의결했다. 탈당 권유는 당원 징계 가운데 제명 다음인 중징계로 징계 대상자가 10일 내에 자진 탈당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명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침묵 길어지는 文, 힘 얻는 국민의힘

    침묵 길어지는 文, 힘 얻는 국민의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역대 최저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국정 동력인 대통령 지지율이 흔들리자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총공세에 나섰다.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 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문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4% 포인트 하락한 40%, 부정평가는 3% 포인트 오른 48%로 각각 집계됐다. 문 대통령 취임 후 긍정률 최저치는 39%, 부정률 최고치는 53%였다. 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직후인 지난해 10월 3주차와 ‘부동산 대란’이 본격화한 지난 8월 2주차 때 나온 것으로, 최근 ‘추·윤 갈등’이 검찰총장 직무배제로까지 치닫자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최저치에 근접한 것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는 부정평가 이유로 ‘검찰·법무부 갈등에 침묵·방관한다’(5%)가 새로 등장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실시 요구서 제출과 초선 의원들의 청와대 앞 릴레이 시위 등을 병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대통령의 침묵이 전문가 수준에 이르렀다. 망해 가는 정권의 말기적 현상”이라며 “침묵의 길이만큼 국민이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 뒤따를 것”이라고 했다. 지난 28일 시위 현장을 방문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일반인이 TV를 틀어 놓고 추 장관의 모습을 보며 너무너무 역겨워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며 “대통령이 이 상황에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더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광장에서 촛불을 들 때 우리는 적어도 그 결과로 말하기 싫어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대통령을 갖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벌이는 국민의힘을 향해 “판사 사찰은 검찰이 했는데 항의는 청와대로 가서 한다”며 “굳이 항의하겠다면 판사 사찰 문건이 생산된 서초(대검찰청)로 가심이 더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대통령 침묵 장기화에 힘 얻는 국민의힘

    대통령 침묵 장기화에 힘 얻는 국민의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역대 최저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국정 동력인 대통령 지지율이 흔들리자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총공세에 나섰다.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문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 보다 4%포인트 하락한 40%, 부정평가는 3%포인트 오른 48%로 각각 집계됐다. 문 대통령 취임 후 긍정률 최저치는 39%, 부정률 최고치는 53%였다. 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직후인 지난해 10월 3주차와 ‘부동산 대란’이 본격화한 지난 8월 2주차 때 나온 것으로, 최근 ‘추-윤 갈등’이 검찰총장 직무배제로까지 치닫자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최저치에 근접한 것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는 부정평가 이유로 ‘검찰·법무부 갈등에 침묵·방관한다’(5%)가 새로 등장했다.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실시 요구서 제출과 초선의원들의 청와대 앞 릴레이 시위 등을 병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대통령의 침묵이 전문가 수준에 이르렀다. 망해가는 정권의 말기적 현상”이라며 “침묵의 길이만큼 국민이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8일 시위 현장을 방문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일반인이 TV를 틀어 놓고 추 장관의 모습을 보며 너무너무 역겨워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며 “대통령이 이 상황에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더 답답해진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광장에서 촛불을 들 때 우리는 적어도 그 결과로 말하기 싫어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대통령을 갖게 될 줄은 몰랐다”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벌이는 국민의힘을 향해 “판사 사찰은 검찰이 했는데 항의는 청와대로 가서 한다”며 “굳이 항의하겠다면 판사 사찰 문건이 생산된 서초(대검찰청)로 가심이 더 적절하다”고 비꼬았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아이 원하지 않는 남성과 교제 위해” 두 아들 살해한 美엄마

    “아이 원하지 않는 남성과 교제 위해” 두 아들 살해한 美엄마

    남자 사귀려 두 아들 호수 빠뜨려 죽인 엄마가 4년 후면 자유의 몸이 된다. 27일 외신에 따르면 약 25년 전 미국에서 두 아들을 호수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여성에게 2024년 11월에 가석방 자격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잔 스미스(49)는 25년 전 3살인 마이클과 14개월 된 알렉산더 두 아들을 살해한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다. 1994년 스미스는 한 흑인 남성이 도로에서 아들들이 타고 있던 차와 함께 달아났다고 진술했고, 눈물을 흘리며 아들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납치된 아이들의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압박을 느낀 스미스는 결국 공격당한 일은 없었고, 자신이 아이들이 탄 차를 호수로 굴려 빠뜨렸다고 자백했다. 그는 다음 해 두 건의 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언론에 따르면 스미스는 아이를 원하지 않는 남성과 교제를 하기 위해 아이들을 살해했다. 수감 중일 때도 ‘규정 위반’ 다섯 번 이상 경고 수감 중일 때도 스미스는 ‘규정 위반’ 경고를 다섯 번 이상 받았다. 지난 2000년에는 50세 교도관과 성관계를 가졌다. 다음 해에도 스미스는 교도소장과 같은 행위로 경고받았고, 교도소장은 5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여러 차례 규정을 위반한 스미스는 면회나 전화통화 기회를 박탈당했다. 하지만 앞으로 4년 동안 스미스가 별다른 위반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가석방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다음 타깃은 사법부…‘노란 판사’ 흔드는 홍콩 친중파

    다음 타깃은 사법부…‘노란 판사’ 흔드는 홍콩 친중파

    최근 홍콩에서는 경찰서에 계란을 던진 30대 남성이 21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너무 지나친 판결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홍콩 사법부 내 기류가 지난 6월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치안판사는 해당 판결을 내리며 “계란이 살상무기는 아니지만, 이를 경찰서에 던지는 행위는 공권력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중국의 홍콩 민주화 운동 진영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후 홍콩 법원이 내린 가장 강력한 결정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과거 홍콩 법관들은 민주화 시위대에 비교적 관대한 판결을 내리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노란 판사’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를 상징하는 색이 노란색인 점에 빚댄 표현이었다. 최근 홍콩 고등법원은 경찰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민원을 제대로 구제할 시스템이 없다는 점은 인정하며 독립적인 기관이 경찰의 부당한 공권력 사용이나 위법 행위를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친중파들에게 이같은 ‘노란 판사’들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의 한 논설위원은 “사법부가 정치적 판결을 내려서는 안되는데, 홍콩의 대다수 사람들은 일부 판사들이 야권의 ‘범죄자’들에 대해 정치적으로 유리한 판결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보안법 시행과 함께 민주화 진영에 대한 탄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근에는 홍콩 독립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야당 입법의원(국회의원) 4명이 선거 출마 자격을 박탈당한 데 이어 범민주진영 의원들이 이에 전원 의원직을 사퇴하기로 하며 사실상 입법부는 행정부 견제 기능을 상실하게 됐다. 입법부 말살에 이은 친중파의 다음 타깃은 사법부가 되고 있다. 장샤오밍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부주임은 “홍콩 사법부에 개혁이 필요하다”며 “홍콩 사회의 가치에는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 앞에 ‘애국주의’가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법부 압박 발언을 하기도 했다. CNN은 “홍콩 정부는 사법부에 민주화세력에 대한 더욱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고, 중국 정부도 최근 홍콩 내 몇몇 정치 사건에 개입하며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민주화 진영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점점 잃어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불법집회 조직·선동·가담 혐의 등으로 최근 수감돼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은 옥중서신에서 “자신과 동료들이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홍콩의 민주화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열린세상] 사비니 여인들의 용기와 평화/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사비니 여인들의 용기와 평화/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모든 방을 본다면 족히 3일은 걸린다. 잠깐 루브르에 가 보았다고 할 요량이라면 최소 드농관에서 ‘모나리자’, ‘나폴레옹 대관식’을 보고 계단에서 ‘승리의 여신 니케상’을 지나 슐리관에서 ‘밀로의 비너스’를 영접하면 된다. 중간에 만나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낯익은 작품들 그리고 대리석이 돼 버린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은 덤이다. 여유가 있어 리슐리외관에서 루벤스와 렘브란트까지 만난다면 더할 나위 없다.두 차례 루브르박물관을 방문했다. 첫 방문은 신혼여행 때이다. ‘모나리자’와 눈만 마주치고 1시간 만에 나왔다. 두 번째 방문은 한나절이나 있었다. 미술을 전공하는 동생을 따라다니는 통에 동생이 좋아하는 ‘나폴레옹 대관식’이 전시된 공간에서만 3시간을 머물렀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과 ‘메두사의 뗏목’까지 만날 수 있는 전시실이다. 유명한 작품 앞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나폴레옹 대관식’을 보려는 관람객을 피해 한 걸음 비켜 서니 바로 옆에 걸린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사비니의 여인들’이다. 당시 군인 신분이었던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인생작이 됐다. 이 작품은 로마 건국 시기 이야기이다. 인구가 곧 군사력이었던 시절,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는 여자가 부족했던 도시에 인구를 늘리기 위해 이웃 도시들의 여인들을 납치해 와 로마인들의 아내로 삼았다. 3년 후 여인들을 빼앗긴 사비니인들이 로마에 복수하고자 전쟁을 벌이게 된다. 이때 사비니군의 지휘관인 타티우스의 딸이자 로마 건국의 왕 로물루스의 아내가 된 헤르실리아를 비롯해 로마로 잡혀갔던 사비니 여인들이 나서서 싸우지 말 것을 애원한다. 그녀들은 모두 사비니 군인의 딸이자 여동생인 동시에 로마 군인의 아내였기 때문이었다. 사비니 여인들의 중재 덕분에 전쟁은 끝날 수 있었다. 평화를 정착시켜 로마가 번성할 수 있었다고 승자의 역사로 기록돼 전해진다. 사비니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적지 않다. 루벤스에서 피카소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가가 납치와 약탈의 시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반면 다비드는 이후 로마에 대한 사비니인들의 복수전을 다루었다. 그림은 로마 카피톨리노 언덕을 배경으로 좌우측으로 사비니군과 로마군이 대치해 있고 가장 앞에 사비니군의 지휘관인 타티우스와 로마의 왕 로물루스가 칼과 창, 방패를 들고 맞서고 있다. 그 중간에 헤르실리아가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다. 많은 사비니 여인들이 아이들을 안은 채 몸을 던져 싸움을 가로막는다. 전쟁터를 기어 다니는 갓난아이의 눈에서 천진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미화된 로마의 ‘사비니 여인의 납치’의 야만성을 정당화하고 싶지는 않다. 작품 속에 감추어진 젠더 문제에 대한 무지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다비드가 여성을 평화의 아이콘으로 재창조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비드는 당시 프랑스 혁명의 혼란 속에서 외부의 적들과 내부의 갈등으로 심각하게 분열을 겪고 있던 프랑스의 죄우파 대립을 염두에 두고 평화로운 중재를 위해 이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프랑스 혁명의 성공을 막기 위해 유럽의 이웃 국가들이 침략해 오고, 내부에서는 왕권이 사라진 자리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오는 갈등이 심각했다. 분단과 냉전체제 속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들어 가려는 지금 우리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바로 옆 작품 ‘나폴레옹 대관식’은 더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남의 나라 대통령 선거 결과에 왜 이리 관심을 집중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오랫동안 ‘사비니의 여인들’ 작품 앞에 서서 한반도라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터에서 ‘과연 우리는 누구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로마의 장군 로물루스, 아니면 사비니의 장군 타티우스, 아닌 듯하다. 어쩌면 사비니의 여인들과 같은 처지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우리는 일상에서의 평화를, 우리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타자에게 수탈당하고 선택을 강요당해 왔다. 이제 분단과 냉전의 시대를 깨고 평화로 나아가기 위해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외치는 사비니 여인들의 용기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한다.
  • 우상호 “금태섭, 서울시장 출마하면 탈당 순수성 훼손”

    우상호 “금태섭, 서울시장 출마하면 탈당 순수성 훼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해 “참 그분답지 않은 행보”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25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당을 나갈 때부터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선거를 계획하고 계산하고 움직인 것이라면, 탈당 동기의 순수성이 상당히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우 의원은 출마 선언 일정을 질문받자 “원래 11월 말쯤으로 예정했었는데, 현안도 많은데다 당에서 출마하려고 준비하는 분들의 거취도 분명해 보이지 않아서 지금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그룹의 맏형으로 불리는 우 의원은 이들을 겨냥한 세대교체론에 대해 “박용진 박주민 의원처럼 다음을 이어갈 정치인들이 성장하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각각의 세대에 따른 정치적 역할과 사명이 있는 것”이라며 “우리 세대의 역할과 사명에 최선을 다하고, 그것이 끝났다고 생각되면 미련 없이 떠날 생각”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그 사명이 서울시장인가’라고 묻자 우 의원은 “아마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 18일 “서울시장의 의미와 감당할 역할의 의미를 깊이 고민해서 감당해야 할 일이 있다면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광장] 금태섭은 서울시장이 될 수 있을까/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금태섭은 서울시장이 될 수 있을까/이종락 논설위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제 사실상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가 서울시장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 그 선거에서 맡을 역할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출마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0∼21일 서울 거주자 1019명을 조사해 그제 공개한 서울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금 전 의원은 야권 후보 중에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2위권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가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을 탈당한 뒤 야권 후보로 변신하려는 금 전 의원은 과연 서울시장이 될 수 있을까. 초선 의원만 지낸 금 전 의원이 일약 서울시장 후보에 거론되는 이유는 뭘까. 문재인 정부 후반기를 맞아 독특하게 형성된 정치 지형이 금 전 의원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이유다. 민주당이 금 전 의원의 체급을 올려 줬다. 바른말하는 금태섭을 품지 못한 것이다. 금 전 의원도 “공천 탈락 이후 조용히 지내고 싶었는데 당에서 갑자기 징계를 해서 오늘에까지 이르게 됐다”면서 “토론을 충분히 하고 당론을 정하면 따라야 되는데 반대한다는 이유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에서 뺄 정도로 ‘입을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그때는 따르기가 어려웠다”며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지만 여당의 이런 독선적 태도에 실망해 중도로 돌아선 사람들이 금 전 의원을 지지할 수 있다. 금태섭이 뜨면 중도 성향의 여당 지지자들이 옮겨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여당 지지자들이 최근 들어 중도로 빠져나가는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6∼20일 유권자 2514명을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42.7%로 부정평가 53.0%보다 10.3% 포인트 낮았다. 긍·부정 평가 격차가 두 자릿수를 나타낸 것은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2주차(14.7% 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2∼4일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울시민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이 31.4%를 기록하면서 30.3%의 민주당을 역전했다. 정당지지율에서 민주당이 7%가 앞선 상황에서 서울시가 뒤집어진 것은 의미가 크다. 여당을 나와 중간지대에서 배회하는 중도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정치인은 금태섭이 최고다. 민주당은 현재 중도로 빠져나가는 지지층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도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르면 필패하니까 금태섭을 꼭 데려오거나 주저앉혀야 한다. 민주당은 싫지만 국민의힘으로 못 오는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묘안이기도 하다. 여당과 야당의 고민이 겹치는 교집합이 금태섭이다. 그의 거취가 이번 서울시장의 최대 변수인 셈이다. 하지만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에 손사래를 친다. 그는 “집권세력의 독주를 견제해야 하고, 제1야당의 변화도 이끌어 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하게 되면 그 변화를 이루지 못한다”며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그로선 지난 2011년 무소속 후보로 머물다가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경선한 뒤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원순 모델’을 고려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금태섭의 상징성 때문에 민주당의 옛 동지들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아직 탈당계에 잉크도 안 말랐다”면서 “당에서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나갔다고 해도 본인이 몸을 담았던 당에 대해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사적 욕망과 탐욕을 위장하는 방패로 친정집 우물에 침을 뱉지 마라”고 공격했다. 혹독한 검증도 이뤄지고 있다. 20대인 두 아들에게 장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서울 청담동 초고가 빌라를 증여하면서 탈루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자녀의 증여세를 내기 위해 도와준 부분의 증여세까지 다 냈다”며 적극 해명했지만 ‘바른말하는 정치인’으로 상징되던 금 전 의원이 한국 사회 부유층의 전형적인 부(富) 대물림 행태를 답습했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지고 있는 중이다. 선거전이 치열해지고, 견제가 본격화되면 ‘혈혈단신’ 금태섭은 두 거대 정당의 ‘블랙홀’에 순식간에 빠져들 수도 있다. 초선 의원 출신의 정치 실험이 호사가들의 안줏거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금태섭은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서울시장이 되지 못하더라도 저 때문에 민주당도 긴장하고, 국민의힘도 변하게 할 수 있다면 정치인으로서 보람 있는 일이 아닌가요.” jrlee@seoul.co.kr
  • 이낙연 “尹, 거취 결정하라” vs 주호영 “대통령이 직접 뜻 밝혀야”

    이낙연 “尹, 거취 결정하라” vs 주호영 “대통령이 직접 뜻 밝혀야”

    김태년 “尹 감찰 결과 매우 심각하게 보여”민주 일각 “秋장관 드디어 발톱 드러낸 것”秋, 발표 직전 靑에 보고… ‘사전 조율’ 관측 국민의힘 “민주주의 파괴 행위” 강력 반발법사위 의원들 秋·尹 출석 전체회의 요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배제 조치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합당한 조치’라며 윤 총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특히 이낙연 대표가 직접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주의 파괴”라고 강하게 반발해 예산국회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될 전망이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24일 “법무장관으로서 법과 규정에 따른 합당한 조치”라며 “징계 청구 요지 중에 어느 하나 위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윤 총장은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법무부의 감찰 결과는 매우 심각하게 보인다”며 “징계위원회 결정을 엄중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추 장관의 발표 전까지 조치 내용을 공유받지 못했다고 한다. 내부적으로는 정기국회 도중 벌어진 사상 초유의 사태가 정국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당혹감도 감지됐다. 최 수석대변인은 “당은 전혀 모르고 있었고 발표 직전에야 소식을 접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추 장관이 드디어 발톱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직무 배제라는 초강력 조치가 나온 만큼 민주당은 윤 총장에 대한 거센 사퇴 요구로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직무 배제 소식이 알려진 직후 페이스북에 “윤 총장의 혐의에 충격과 실망을 누르기 어렵다”며 “윤 총장은 공직자답게 거취를 결정하시기를 권고한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청와대는 이날 조치에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발표 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다”며 “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사전 보고가 있었음을 확인한 만큼 추 장관과 ‘사전 조율’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법무장관의 무법 전횡에 대통령이 직접 뜻을 밝혀야 한다”며 “국민들은 이런 무법 상태에 경악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무부·대검찰청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 및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출석을 요구하는 전체회의 개회요구서를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제출했다. 정의당도 “지금까지의 과정은 검찰총장 해임을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청와대가 해임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경악스럽다”면서 “(이런 식이면) 채동욱 검찰총장을 사퇴하게 만든 박근혜 정부와 뭐가 다른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날 오전 민주당에서는 추 장관과 윤 총장 모두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법제사법위원장 출신의 5선 이상민 의원은 “두 분이 다 퇴진하는 것이 국가운영에도 더이상 피해를 안 줄 거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총장에 대한 정부·여당의 압박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윤 총장의 대권 주자 지지도 역시 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금태섭 “자기들이 옹호했던 윤석열…180도 바꿔서 공격”

    금태섭 “자기들이 옹호했던 윤석열…180도 바꿔서 공격”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에 대해 정말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설마했는데 서울중앙지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를 기소하는 것에 맞춰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명령을 했다”면서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진짜 징계청구의 이유가 주요 사건 수사에서 정부의 뜻과 다르게 행동했다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 전 의원은 “검찰총장으로 위엄과 신망을 손상시켰다는 구절에선 절로 실소가 나왔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댓글 수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엉뚱한 이유를 들어 채동욱 검찰총장을 사퇴하게 만든 박근혜 정부와 뭐가 다른가”라고 규탄했다. 그는 “장모 문제를 비롯해서 여권이 주장하는 징계 사유의 상당수는 검찰총장 임명 전에 있었던 일”이라며 “그 당시 윤석열 검사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고, 검증을 책임진 민정수석은 조국이었으며 지금 기회만 있으면 윤 총장을 비판하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었다고 지적했다.이어 특수통 검사들의 약진을 경계했기에 윤 총장 후보자의 청문회 직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정청래 의원 등으로부터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금 전 의원은 자기들이 검증하고 그렇게 옹호했던 사람에 대해 태도를 180도 바꿔서 공격에 나서는데 어떻게 한 마디 반성이 없냐고 반문했다. 또 금 전 의원은 스스로 검증하고 임명한 검찰총장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징계를 하는데, 향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생기면 공수처장 후보자의 중립성과 적정성은 어떻게 보장하고 담보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법무부장관이 검찰 업무에 개입해서 정치적 논란을 초래하는 일을 앞으로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도 더불어 질문을 제기했다. 금 전 의원은 전직 검사 출신으로 공수처 설치에 반대했다가 지난 10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20대 아들들 수십억대 증여 논란 휩싸인 금태섭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의 두 아들이 20대임에도 각각 16억원(서울 강남 빌라지분 7.3억원+예금 8.7억원)의 재산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두 아들이 외가 등에서 상속받은 재산이다. 금 전 의원은 증여세를 깔끔하게 해결했다지만, 한국 사회 부유층의 전형적인 부(富) 대물림 형태이자 절세 방식이라는 점에서 씁쓸하다. 2017년 홍종학 중소기업부 장관 지명자 청문회에서도 미성년자인 자녀가 처가로부터 수억원의 증여를 세대를 뛰어넘어 받은 사례가 있고,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자녀도 역시 세대를 건너뛴 증여를 받아 논란이 됐다. 거액을 증여받은 자녀들의 재산 상태가 공개되자 금 전 의원에게 특히 비판이 쏟아진 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관련 의혹을 비판하면서 ‘청년들의 박탈감’을 들먹였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면서 당시 조 전 장관 딸이 받은 5000만원의 증여를 비판했다는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지경이다. 금 전 의원은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조 전 장관 딸이 장학금이나 불공정한 인턴 기회를 받은 점을 지적했을 뿐 증여를 비판한 적은 없다고 항변한다. 이는 사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산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비판받을 수는 없다. 본인이 능력을 발휘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으로 쌓은 부라면 오히려 칭송을 받아도 좋다. 그러나 조부모나 부모로부터의 부의 대물림은 청년세대에서 출발선상의 공정성을 무너뜨리고 사회적 계층 이동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비판과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할 대중 정치인이라면 부의 대물림을 삼가며 솔선수범하는 게 도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금 전 의원은 “불공정하거나 잘못된 삶을 살지 않았다”고 반박하기보다는 ‘좋은 부모’를 갖지 못한 청년세대가 느끼는 좌절감이나 불공정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 주길 바란다. 증여세 증빙 자료도 제시해야 한다. 서울시장 출마를 계획한다면 더 낮은 자세가 필요하다.
  • 절친 금태섭·박용진 ‘얄궂은 운명’

    절친 금태섭·박용진 ‘얄궂은 운명’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23일 자신을 둘러싼 증여세 논란에 ‘날조된 뉴스’라고 반박하며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뜻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야권의 후보로 올라선 금 전 의원 견제에 나섰다. 금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서울시장 선거는 대단히 정치적 성격을 가진다”며 “맡을 역할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또 금 전 의원이 장인으로부터 증여받은 빌라에 대한 증여세 8억 4000여만원을 내지 않았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자녀의 증여세를 내기 위해 도와준 부분의 증여세까지 다 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조 전 장관이 자녀에게 5000만원을 증여한 점을 문제 삼았다는 말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날조된 뉴스”라고 했다. 그는 “조 전 장관 부부가 근무한 학교에서 자녀들이 장학금이나 인턴 기회를 받는 불공정한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금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거듭 밝히며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자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아직 탈당계에 잉크도 안 말랐는데 벌써 서울시장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게 조금 빨라 보인다”며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금 전 의원이든 누구든 민주당에 대해서 비판하면 새겨들을 필요가 있지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나갔다고 해도 본인이 몸담았던 당에 대해 너무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 시절 금 전 의원과 조응천 의원, 김해영 전 의원과 함께 당내 쓴소리를 낸다며 ‘조금박해’로 불렸고 가깝게 지낸 사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제2회 이용악문학상에 신동호 靑 연설비서관

    제2회 이용악문학상에 신동호 靑 연설비서관

    제2회 이용악문학상에 신동호(55) 시인이 선정됐다. 신 시인은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재직 중이다. 상을 주관하는 문학청춘은 23일 신 시인의 시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을 수상작으로 뽑았다고 발표했다. 심사위원인 홍용희 문학평론가는 “신동호의 시에서 이용악의 유장하고 질박한 체험적 서사를 떠올리는 곡진한 삶의 정서와 감각을 만날 수 있었다”고 평했다. 이용악문학상은 한국 시사에서 발군의 시편들을 써냈지만, ‘월북 작가′라는 주홍글씨로 크게 주목받지 못한 이용악(1914~1071)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제정됐다. 이용악은 일제강점기 공간에서 수탈당한 가난한 민중의 삶을 토속적인 바탕 위에 정밀한 언어의 감각으로 탄탄한 서사를 형성했다. 신 시인은 1965년 강원 화천 출생으로 한양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강원고 3학년 재학시절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시 ‘오래된 이야기’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한양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일하며 문 대통령의 연설문을 담당하고 있다. 시상식은 새달 31일 제주 하워드존슨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부정부패 있었다면 무공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부정부패 있었다면 무공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국가에 모든 질서의 근간이자 최상위 법인 헌법이 있듯, 정당에도 집권을 위한 가치를 문구로 규정한 당헌당규가 존재한다. 당헌당규의 경우 시대정신을 반영해 수시로 개정 작업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정치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에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정당이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을 뒤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자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잇따른 성비위 의혹으로 두 곳의 보궐선거가 발생한 상황에서 치열한 반성이 담긴 혁신안을 내놓기는커녕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기존 약속까지 뒤엎자 민심이 들끓은 것이다. 정치가 지향해야 할 명분과 책임은 온데간데없고 ‘엿장수’라도 된 듯 당헌당규를 바꿔 선거만 이기면 그만이라는 ‘한탕주의’가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문재인표 혁신안’ 스스로 뒤집은 민주당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내리 물러나며 내년 보궐선거가 생기자 민주당은 고민에 빠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15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만든 혁신안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당헌 96조 2항에 반영한 혁신안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었다. 당헌을 손보지 않는 이상 보궐선거 후보 공천이 불가능해진 민주당은 명분 대신 실리를 택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이틀간 전체 권리당원 80만 3959명을 대상으로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21만 1804명(26.35%)이 참여해 86.64%가 찬성했다며 당헌 개정을 확정했다. 이후 당원의 26%만 참여한 설문조사가 정당성을 지닐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재차 불거졌지만 결국 당헌 96조 2항에는 ‘단, 전 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가 추가됐다. 이낙연 대표는 당헌 개정에 대해 “서울·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며 “철저한 검증과 공정한 경선 등으로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찾아 유권자 앞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이 스스로 강조했던 ‘책임정치’를 보란 듯이 폐기하자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했다”고 일침을 놨고, 김웅 의원은 “그때그때마다 편한 대로 바꾸는 엿장수 당헌당규라면 이미 정당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금 와서 손바닥 뒤집듯 저렇게 (당헌을) 뒤집는 것은 너무 명분이 없는 처사”라며 “(지난 4·15 총선 당시) 비례위성정당을 저쪽(국민의힘)에서 만드니까 ‘천벌 받은 짓’이라고 해놓고 (똑같이) 천벌 받은 짓을 했다. 이번 당헌당규를 뒤집은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명분보다 너무 탐욕스러워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역시 문 대통령이 만들었던 공천 감산 기준 당규도 고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당규 35조에는 ‘각급 공직에 출마하기 위해 본인의 임기를 4분의3 이상 마치지 않은 선출직 공직자가 출마해 보궐선거를 유발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심사 결과의 100분의25를 감산한다’고만 돼 있었지만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갑자기 생기자 지난 8월 ‘다만,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경우에는 감산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이로 인해 현역의원들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현역을 제외할 경우 후보군이 좁아질 것을 우려한 민주당이 급히 당헌당규에 손을 댄 것이다.●선거만 앞두면 눈 감고 귀 막는 정당들 선거를 앞둔 정당들이 당헌당규를 손보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4·15 총선 때도 사상 초유의 비례위성정당이 등장하자 가장 적극적이었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소속 의원들을 제명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보냈다. 정당투표용지에서 미래한국당을 앞 순번인 ‘기호 3번’에 올리기 위해 한국당 의원 일부를 머릿수 채우기용으로 건너가게 한 것이다. 문제는 비례대표는 스스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당이 제명을 해줘야 하는데 해당행위도 하지 않은 의원을 제명하려다 보니 정상적으로 절차를 밟을 수가 없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제명은 가장 수위가 높은 징계로, 특히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윤리위원회 의결 후 의원총회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확정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잘못이 없는 비례대표의 징계를 논할 윤리위는 소집조차 되지 않았고 한국당은 의원총회만 열어 제명을 의결했다. 당시 당 관계자는 “당헌당규 해석의 차이일 뿐 모든 제명을 꼭 윤리위에서 의결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표결에 참여한 한 의원은 “징계 사유가 없는 비례대표를 제명하려다 보니 어색한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라고 자조적인 반응을 내놨다.당헌당규가 ‘돌려쓰기’ 식으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등은 민생당이라는 이름을 걸고 통합을 알렸는데 단기간에 이뤄진 결정이었던 만큼 당헌당규도 ‘뚝딱’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민생당 당헌은 국민의당 당헌과 내용이 상당 부분 유사했는데 이유는 민생당의 주요 인사 대부분이 옛 국민의당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함께 국민의당에 있다가 여러 갈래로 쪼개진 뒤 다시 합치면서 국민의당 당헌당규를 차용한 셈이다. ●‘오만’ 與·‘무능’ 野…‘거대양당’ 독식 구도가 악순환 원인 민주당이 비판을 감수하며 내년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밀어붙인 건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슈퍼여당’과 역대 최약체로 불리는 ‘무능 야당’ 정치구도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보궐선거가 다음 대선과도 관련이 깊다 보니 민주당은 비판을 받더라도 선거 승리라는 현실 정치 쪽에 더 무게를 둔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궁색한 사과는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민주당이 최근 4번의 선거(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자만심의 함정에 빠진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민주당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가볍게 할 수 있는 건 어떤 비판을 받더라도 ‘우리가 후보만 내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솔직히 지금 제1야당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원내는 물론이고 여론전에서도 민심을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거대양당 체제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우리 정치문화가 몰염치의 악순환을 야기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다당제가 아닌 양당체제하에서는 어떤 방법을 쓰든 하나의 상대만 꺾으면 모든 걸 독식하는 구도가 유지된다”며 “당헌당규를 바꾸든, 질타를 받든, 당원들과 똘똘 뭉쳐 선거 승리를 따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제와 양당체제 정치구조를 바꿔서 제대로 된 다당제를 시작해야만 몸집이 큰 정당들도 눈치를 보게 된다”며 “기본적으로 ‘너 하나만 이기면 돼’라는 생각이 사라졌을 때 상식적인 정치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부정부패 있었다면 무공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부정부패 있었다면 무공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국가에 모든 질서의 근간이자 최상위 법인 헌법이 있듯, 정당에도 집권을 위한 가치를 문구로 규정한 당헌당규가 존재한다. 당헌당규의 경우 시대정신을 반영해 수시로 개정 작업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정치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에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정당이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을 뒤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자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잇따른 성비위 의혹으로 두 곳의 보궐선거가 발생한 상황에서 치열한 반성이 담긴 혁신안을 내놓기는커녕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기존 약속까지 뒤엎자 민심이 들끓은 것이다. 정치가 지향해야 할 명분과 책임은 온데간데없고 ‘엿장수’라도 된 듯 당헌당규를 바꿔 선거만 이기면 그만이라는 ‘한탕주의’가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문재인표 혁신안’ 스스로 뒤집은 민주당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내리 물러나며 내년 보궐선거가 생기자 민주당은 고민에 빠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15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만든 혁신안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당헌 96조 2항에 반영한 혁신안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었다. 당헌을 손보지 않는 이상 보궐선거 후보 공천이 불가능해진 민주당은 명분 대신 실리를 택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이틀간 전체 권리당원 80만 3959명을 대상으로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21만 1804명(26.35%)이 참여해 86.64%가 찬성했다며 당헌 개정을 확정했다. 이후 당원의 26%만 참여한 설문조사가 정당성을 지닐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재차 불거졌지만 결국 당헌 96조 2항에는 ‘단, 전 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가 추가됐다. 이낙연 대표는 당헌 개정에 대해 “서울·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며 “철저한 검증과 공정한 경선 등으로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찾아 유권자 앞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이 스스로 강조했던 ‘책임정치’를 보란 듯이 폐기하자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했다”고 일침을 놨고, 김웅 의원은 “그때그때마다 편한 대로 바꾸는 엿장수 당헌당규라면 이미 정당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금 와서 손바닥 뒤집듯 저렇게 (당헌을) 뒤집는 것은 너무 명분이 없는 처사”라며 “(지난 4·15 총선 당시) 비례위성정당을 저쪽(국민의힘)에서 만드니까 ‘천벌 받은 짓’이라고 해놓고 (똑같이) 천벌 받은 짓을 했다. 이번 당헌당규를 뒤집은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명분보다 너무 탐욕스러워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역시 문 대통령이 만들었던 공천 감산 기준 당규도 고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당규 35조에는 ‘각급 공직에 출마하기 위해 본인의 임기를 4분의3 이상 마치지 않은 선출직 공직자가 출마해 보궐선거를 유발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심사 결과의 100분의25를 감산한다’고만 돼 있었지만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갑자기 생기자 지난 8월 ‘다만,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경우에는 감산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이로 인해 현역의원들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현역을 제외할 경우 후보군이 좁아질 것을 우려한 민주당이 급히 당헌당규에 손을 댄 것이다.●선거만 앞두면 눈 감고 귀 막는 정당들 선거를 앞둔 정당들이 당헌당규를 손보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4·15 총선 때도 사상 초유의 비례위성정당이 등장하자 가장 적극적이었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소속 의원들을 제명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보냈다. 정당투표용지에서 미래한국당을 앞 순번인 ‘기호 3번’에 올리기 위해 한국당 의원 일부를 머릿수 채우기용으로 건너가게 한 것이다. 문제는 비례대표는 스스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당이 제명을 해줘야 하는데 해당행위도 하지 않은 의원을 제명하려다 보니 정상적으로 절차를 밟을 수가 없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제명은 가장 수위가 높은 징계로, 특히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윤리위원회 의결 후 의원총회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확정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잘못이 없는 비례대표의 징계를 논할 윤리위는 소집조차 되지 않았고 한국당은 의원총회만 열어 제명을 의결했다. 당시 당 관계자는 “당헌당규 해석의 차이일 뿐 모든 제명을 꼭 윤리위에서 의결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표결에 참여한 한 의원은 “징계 사유가 없는 비례대표를 제명하려다 보니 어색한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라고 자조적인 반응을 내놨다. 당헌당규가 ‘돌려쓰기’ 식으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등은 민생당이라는 이름을 걸고 통합을 알렸는데 단기간에 이뤄진 결정이었던 만큼 당헌당규도 ‘뚝딱’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민생당 당헌은 국민의당 당헌과 내용이 상당 부분 유사했는데 이유는 민생당의 주요 인사 대부분이 옛 국민의당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함께 국민의당에 있다가 여러 갈래로 쪼개진 뒤 다시 합치면서 국민의당 당헌당규를 차용한 셈이다. ●‘오만’ 與·‘무능’ 野…‘거대양당’ 독식 구도가 악순환 원인 민주당이 비판을 감수하며 내년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밀어붙인 건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슈퍼여당’과 역대 최약체로 불리는 ‘무능 야당’ 정치구도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보궐선거가 다음 대선과도 관련이 깊다 보니 민주당은 비판을 받더라도 선거 승리라는 현실 정치 쪽에 더 무게를 둔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궁색한 사과는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민주당이 최근 4번의 선거(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자만심의 함정에 빠진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민주당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가볍게 할 수 있는 건 어떤 비판을 받더라도 ‘우리가 후보만 내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솔직히 지금 제1야당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원내는 물론이고 여론전에서도 민심을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거대양당 체제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우리 정치문화가 몰염치의 악순환을 야기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다당제가 아닌 양당체제하에서는 어떤 방법을 쓰든 하나의 상대만 꺾으면 모든 걸 독식하는 구도가 유지된다”며 “당헌당규를 바꾸든, 질타를 받든, 당원들과 똘똘 뭉쳐 선거 승리를 따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제와 양당체제 정치구조를 바꿔서 제대로 된 다당제를 시작해야만 몸집이 큰 정당들도 눈치를 보게 된다”며 “기본적으로 ‘너 하나만 이기면 돼’라는 생각이 사라졌을 때 상식적인 정치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한진칼’ 조원태 잘못하면 정말 퇴출당할까

    ‘한진칼’ 조원태 잘못하면 정말 퇴출당할까

    경영권 박탈 할 수 있는 ‘7대 조항’경영 평가 저조하면 해임될 수도구체 평가 기준 등 세워지지 않아경영진 교체 사유인 ‘갑질’ 기준도 불명확국책은행인 산업은행(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과 결합해 초대형 항공사를 만드는 작업에 나서면서 ‘재벌에 특혜주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등 3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상황에 산은이 조원태 회장 편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산은은 어느 편도 아니라고 부인하며 조 회장이 약속을 따르지 않는다면 퇴진시킬 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한다. 실제 조 회장이 물러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은 일부에만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결권 행사는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 결정을 위해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기구를 통해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회장은 1700억원 가치인 한진칼 지분 전체를 담보로 제공했다”며 “산은은 경영평가를 통해 경영 성과가 미흡하면 담보를 처분하고 (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등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일각의 비판을 의식해 건전 경영 여부를 지켜보는 ‘심판’으로서만 역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산은의 한진칼 계열주에 대한 견제장치를 보면 조 회장이 ‘7대 의무 조항’을 따르지 않을 때 퇴진할 수 있다. 조 회장이 따라야 할 7가지 의무는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 및 감사위원 선임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 협의권 및 동의권 준수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및 운영 책임 ▲경영평가위원회의 대한항공 경영평가 실시 협조 ▲인수 후 통합(PMI) 계획 수립 및 이행 책임 ▲대한항공 주식 등에 대한 담보 제공·처분 제한 ▲투자합의서 조항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금과 손해배상책임 등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먼저 산은이 향후 사외이사 3명 등을 지명하면 이들은 조현민 한진칼 전무 경영 배제 논의 등 계열주 일가를 한진칼 및 항공계열사 경영에서 배제할 것을 확약하고, 이들이 배임 등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확정받으면 경영권을 박탈당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또 한진그룹은 독립기구인 윤리경영위원회와 경영평가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해당 위원회는 한진칼의 경영 현황을 주기적으로 평가해 낮은 점수를 받으면 경영진 해임과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특히 윤리경영위에서는 조 회장 일가의 과거 전력을 우려해 갑질을 할 경우 경영권 박탈하는 조건을 논의한다.문제는 ‘디테일’이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 등으로 내년에도 항공업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호경기에 기댈 수 없는 상황에서 경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산은은 한진칼이 E등급 또는 2년 연속 D등급을 받으면 경영진 해임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 어떤 기준으로 조 회장의 경영 성과를 평가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산은 관계자는 “채권단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평가위에서 구체적 평가 기준을 정할 예정이라 어떤 내용을 평가 항목으로 담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경영진이 갑질 탓에 퇴출당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과거 조 회장은 노인 폭행사고, 뺑소니 등에 연루된 전력이 있다. 오빠와 손잡은 조현민 한진칼 전무도 광고대행사 직원에 물컵을 던지는 등 갑질 전력이 있다. 경영권을 두고 조 회장과 맞서는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땅콩회항’으로 악명 높다. 하지만 경영권 배제를 당할 수 있는 수준의 갑질이 무엇인지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추후 구체적 조건 등이 논의돼야 한다. 산은 측은 “기업의 오너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건전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 역할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빠른 시일 내로 독립기구를 구성하고 해당 의무 사항 감시 추진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금태섭 공격하는 민주당은 연예인 스캔들 뿌리는 악덕기획사”

    “금태섭 공격하는 민주당은 연예인 스캔들 뿌리는 악덕기획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한 것과 관련해 논쟁이 뜨겁다. 금 전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돌아가신 장인이 물려주신 집을 증여세를 내고 아들에게 증여했다고 밝혔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증여세를 대신 낸 것도 증여대상이라고 몰아붙였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20일 “금태섭 두아들 32억-주호영 23억-박덕흠 1000억-조수진 11억 등 국민의힘 주변엔 왜 이리 ‘억억억 스캔들’이 많습니까? 재산형성 과정이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는데, 언론들은 뭐 하시는 겁니까?”라고 비판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다른 청년들에게는 공정한 사회를 힘주어 말하고, 자기 자식에게는 고급빌라 지분과 수억 원의 현금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금태섭 전 의원님, 서울시장의 자격은 없지만, 국민의힘 입당 자격은 확실히 있다”라면서 “그리고 20대가 무슨 수로 증여세를 냈을까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식의 증여세를 대신 납부해 준 ‘그 돈’도 증여에 해당해서 세금을 납부해야 하고, 그게 바로 금수저 ‘아빠찬스’라고 강조했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할아버지-자식-손주 이렇게 대를 이어 상속하는 것 보다 할아버지-손주, 할아버지-자식 요런식으로 상속하면 절세되나”라며 “고급빌라 주는 외할아버지 찬스없는 청년 대학생들의 허탈함을 어찌 할까요”라며 금 전 의원 아들들의 증여세는 누구 돈으로 냈느냐고 따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과거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언행불일치로 젊은 청년세대에게 실망을 안겨줬다”고 발언한 금 전 의원을 겨냥해 “‘가진 자’로 합법 여부 불문하고 국민들께 위화감을 드린 점에 대하여 공개 사과하였다”고 주장했다. 또 증여한 돈을 5촌 시조카의 권유에 따라 문제 사모펀드에 넣었다가 사모펀드의 가치가 사실상 0이 되어 큰 돈을 벌기는커녕 큰 손해를 보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이 자녀에게 증여한 돈을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과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하지만 큰 돈을 벌 뻔 했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며 “그게 무슨 청렴함의 증거라도 되나…돈 날린 거 다행으로 아세요. 안 그랬다면 큰 일 날 뻔 했으니까”라고 비판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금 전 의원의 재산 증여는) 2015년 일이라는데 그때는 민주당 소속 아니었나요”라며 “자기들 당에 있을 때는 문제삼지 않다가 탈당하니 일제히 거론할까요?”라고 금 전 의원 옹호에 나섰다. 김 의원은 “악덕기획사가 재계약 거부하고 나가는 연예인의 스캔들을 뿌리는 것 같다”며 민주당의 금 전 의원에 대한 공격을 반박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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