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탄핵 1년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안양시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감염증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운동권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산업 투자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01
  • 朴 측근들 진술 거부…MB 측근들은 ‘술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을 만장일치로 인용하면서 같은 달 21일 검찰에 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는 14일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두 전직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과 측근 관리 방식 등이 크게 달라 소환 풍경 역시 사뭇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 소환을 전후로 서울 서초구 검찰청사 주변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외곽 지지자들의 시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지층 많은 朴… 적극 지지층 적은 MB 소환 당일 경찰은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주변에 12개 중대(960여명)를, 청사 주변에는 24개 중대(1920여명)를 동원해야 했다. 반면 퇴임한 지 6년 이상 지난 이 전 대통령은 적극적인 지지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 때문에 지난해만큼 격렬한 시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때와 달리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청사 주변에 5개 중대(400여명) 정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측근들의 ‘충성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은 혐의를 부인하거나 박 전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문고리 3인방’ 중 하나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재판에서 “오랫동안 모신 대통령께서 재판을 받는 참담한 자리에서 제가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냐”면서 진술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을 수사 중인 검찰은 ‘MB 집사’로 알려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비롯해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총장, 이학수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변인들로부터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자백과 진술서를 연이어 확보했다. ●朴 소환 협조… MB 유보적 입장 소환을 앞둔 상황에서 변호인단의 입장 표명 방식도 달랐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 측은 소환 통보에 대해 “검찰의 소환에는 응하겠다. 날짜는 검찰과 협의하여 정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성명서 수위를 놓고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면서 “강경하게 검찰을 비판하는 안과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내용을 담는 안이 있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1년 전, 그날의 마지막 퍼즐 혹은 실체

    1년 전, 그날의 마지막 퍼즐 혹은 실체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한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지난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지 꼭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당시 국정농단의 실체를 되돌아보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2016년 촛불 집회가 시작된 후 위기에 봉착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진단하고 통찰하는 책들을 내놓은 출판계가 대통령 파면 결정 1년을 맞아 내부고발자와 저널리스트의 목소리를 통해 국정농단 현상을 짚고 나섰다. 먼저 눈에 띄는 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내부고발자였던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출간한 ‘노승일의 정조준’(매직하우스)이다. 2014년 12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최순실 측근으로 보고 듣고 경험한 상황들을 세밀하게 복원한 ‘2년간의 일기’ 같은 책이다.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증권사에서 10년 넘게 재직해 온 저자는 2014년 최씨를 처음 만난 순간을 ‘인생을 바꾼 잔인한 만남’으로 회상한다. 시종일관 일방적 지시를 내리는 최씨의 고압적인 태도와 그 순간 노씨가 느낀 자괴감이 곳곳에 묻어난다. 노씨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내부고발자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을 2015년 8월로 꼽는다. 최씨의 집사처럼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회의감과 비인간적인 대우에서 촉발된 결심은 최씨의 국정농단 증거를 수집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최순실과 정유라의 관계, 그가 지시한 각종 대통령 관련 행사에 대한 기억을 원형대로 복원함으로써 국정농단이라는 실체를 환기시킨다.‘이렇게 시작되었다’(개마고원)는 TV조선 ‘퍼스트 펭귄팀’을 이끈 이진동 기자의 취재기다. 저자는 최순실, 윤전추 전 행정관, 이영선 전 경호관이 등장하는 그 유명한 의상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2014년 말 입수하고도 2년이 지난 2016년 10월 보도하게 된 경위를 해명한다. 아울러 권력형 비리의 실체에 다가서는 저간의 사정을 두루 전한다. 저자는 책 말미에 아직까지 풀지 못한 국정농단의 퍼즐로 정윤회의 국정 개입 여부, 미르·K스포츠재단을 만든 진짜 이유, 세월호 7시간의 행적, 박 전 대통령과 최태민 목사의 관계 등을 꼽으며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겨뒀다. 진보적 태도를 견지해 온 학자들이 바라본 탄핵과 촛불혁명의 의미, 문재인 정부에 대한 조언을 담은 책들도 등장했다.역사학자인 이광수 부산외대 교수가 쓴 ‘정치인에게 안 속고 정치판 꿰뚫는 기술’(레디앙)은 한국 정치에 대한 통찰을 담아내고 있다. 스스로를 ‘비주류 잡놈’이라고 칭한 저자가 일찌감치 대통령 파면 등을 예언했던 근거들이 흥미롭다.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동안 펴낸 ‘손호철의 사색’ 시리즈 중 12권째 책으로 ‘유신 공주와 촛불’(이매진)을 내놓았다. 박근혜가 가져온 ‘신(新)유신 시대’를 복기한다. ‘문제는 정치’라고 지적하는 저자는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과제로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을 강조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사설] 박근혜 30년 구형, 국정 사유화에 대한 심판이다

    국정농단의 ‘몸통’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결심공판에서 징역 30년을 구형받은 것은 인과응보이자 자업자득이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구형한 징역 25년보다도 5년이 더 많은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검찰은 어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에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 권한을 사유화해서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면서 벌금 1185억원을 함께 구형했다. 현행법상 선고할 수 있는 유기징역 최대치인 징역 30년을 구형한 것은 그의 국정농단 죗값으로 적절하다고 본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헌정 최초로 파면되면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는 검찰의 지적과 자유롭고 평등하며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꿈을 앗아 갔다는 일침은 뼈아프게 받아들일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이 결심공판에도 끝내 출석하지 않은 것은 헌정질서 유린과 국정 혼란의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진지한 반성과 사과할 의지가 여전히 없다는 증좌로 보여 딱할 뿐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가 실제 소유한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금 774억원을 대기업에 강제했다는 등의 18개 혐의로 기소된 국정농단의 최정점에 있는 최종 책임자 아닌가. 이런 비극적인 역사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딱 1년 전인 지난해 2월 27일 오후 2시에 열린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서 “지금껏 제가 해 온 수많은 일 가운데 저의 사익을 위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으며, 저 개인이나 측근을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거나 남용한 사실은 결코 없었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어제 결심공판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그간 범행을 부인하고 허위 주장을 펴 온 행태를 고려하면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생각에 변함이 없을 것이다. 최고통치권자의 기본 조건이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시대 흐름을 꿰뚫는 통찰력, 소통능력, 도덕성임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중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최악의 대통령으로서 가장 훌륭한 반면교사였을 뿐이다. 통치 방식은 의문의 대상이었고, 비판과 쓴소리를 싫어하는 배타적 성격은 우려의 대상이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지난해 4월 17일 구속 기소된 지 317일 만에 마침내 마무리됐지만 국정농단 사건은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기록될 것이다. 국민도 무척 비싼 대가를 치렀다. 독단과 독선에 빠진 권위적 리더십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소득이랄까.
  • ‘후원금 금메달‘ 6억 5410만원 정의당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집계 결과 정권교체를 이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후원금이 약진했지만, 탄핵 역풍을 맞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후원금은 줄었다. 11년 만에 부활한 중앙당 후원금은 정의당이 1위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7일 공개한 ‘2017년도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 모금액’에 따르면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3억 4858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해 1위를 차지했다. 모금액 2위는 노회찬 정의당 의원(3억 4246만원), 3위는 유승희 민주당 의원(3억 3342만원)이었다. 반대로 부산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퇴한 배덕광 전 한국당 의원은 후원금이 144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상위 20명 가운데에는 13명이 민주당 소속으로 여당이 약진했다. 한국당 소속으로는 이완영 의원이 3억 1309만원(7위), 주호영 의원이 3억 773만원(9위) 등 4명만이 상위 20명에 포함됐다. 특히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은 대체로 후원금 성적이 좋았다. 김경수 의원(2억 9979만원)을 비롯해 박광온(2억 9800만원), 최인호(3억 83만원) 의원 등이 3억원 안팎의 후원금을 모금했다. 후원금 1위인 박주민 의원도 친문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반대로 서청원 의원(1억 1432만원)을 비롯해 최경환(1억 1595만원), 이정현(2030만원)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모금 실적은 저조해 탄핵 이후 줄어든 정치적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중앙당 후원금은 정의당이 6억 541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한애국당은 조원진 의원 1명뿐이지만 5억 4649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진보성향의 진성당원과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보수 시민들이 각각 대거 후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후원금 모금액 결과를 보면 올해에도 친한 의원끼리 후원금을 기부해 주는 ‘품앗이’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찬 민주당 의원은 같은 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기동민, 전해철 의원 등에게 후원금 상한액인 500만원을 기부했다. 비례대표 이철희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때 ‘안희정 캠프’에 함께 몸담았던 기동민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한국당은 김순례 의원이 원유철 의원에게, 윤상현 의원은 김성원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쾌척했다. 3000만원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고려ㆍ조선 모두 섬긴 ‘수재’… 새나라 문장의 기틀 다지다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고려ㆍ조선 모두 섬긴 ‘수재’… 새나라 문장의 기틀 다지다

    조선 유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학자이자 조선 최초 문형(文衡·대제학)으로 칭해지는 걸출한 문장가 양촌(陽村) 권근(權近·1352~1409). 사람들은 동시대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에게 열광할 뿐 왕조가 교체하는 격변기에 전형적인 삶을 살아간 그를 주목하지 않는다. 그러나 조선이 건국 초기 안정적 기반을 다지는 데는 양촌의 역할이 누구보다 컸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과거에 급제한 까마귀 소년 고려 공민왕 때 얼굴이 유난히 검었던 청년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까마귀라고 불렀고, 스스로도 작은 까마귀라는 의미의 ‘소오자’(小烏子)라는 호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 청년이 18세 때 문과에 급제했다. 요즘으로 치면 고등고시에 합격한 셈이다. 공민왕이 급제자들의 면면을 살피다가 갑자기 그 과거를 주관했던 목은(牧隱) 이색(李穡)을 돌아보며 “아니, 이렇게 젊은 자도 급제시켰는가”라고 노기에 가까운 불평을 했다. 장차 크게 쓰일 그릇이라는 이색의 극찬을 듣고서야 왕은 화를 풀었다고 한다. 그 젊은이가 바로 양촌 권근이었다. 이후 양촌은 벼슬길에서 승승장구했지만, 왕조의 교체기에 불가피한 정치적 선택으로 인해 한 차례 큰 시련을 겪게 된다. #유배지에서 꽃핀 학문 양촌은 1389년(창왕) 38세 되던 해에 탄핵을 받은 이숭인(李崇仁)을 변호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편당으로 몰려 황해도 우봉으로 유배됐다. 이후 약 1년간 이곳저곳으로 유배지를 옮겨 다녔다. 유배생활은 많은 제약을 받지만, 경우에 따라 오히려 자신을 성장시킬 기회일 수도 있다. 바쁜 세상사에서 벗어나 오로지 학문과 저술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전남 강진 유배지에서 방대한 저술을 남겼던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대표적인 사례다. 양촌의 저술도 이 시기에 주로 완성됐다. 1390년 7월부터 11월까지 전라도 익산에서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 양촌은 초학자들이 사서(四書)와 오경(五經)에 담긴 유학의 기본 개념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림과 설명을 곁들인 ‘입학도설’(入學圖說)을 저술했다. 그 앞부분에 실린 ‘천인심성합일지도’(天人心性合一之圖)는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선조에게 올린 ‘성학십도’(聖學十圖) 중 제4도인 ‘대학도’에 그대로 전재하고 있을 정도로 후대 성리학자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11월 홍수로 인해 사면받아 풀려났으나, 그는 다시 충주의 양촌으로 돌아가 오경의 주석 작업에 몰두했다. 54세 때인 1405년(태종)에 ‘예기천견록’(禮記淺見錄)을 마지막으로 ‘오경천견록’(五經淺見錄)을 완성했다. 겸손하게 ‘자신의 얕은 견해’라는 의미의 ‘천견’(淺見)이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유학 경전 주석서다. 특히 유학 경전 주석의 독자적인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큰 저술이다. 이런 학문적 업적은 결코 짧은 시기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랜 세월 벼슬살이로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학문적 성과가 유배라는 일종의 휴식을 계기로 꽃피게 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려의 신하, 조선에 몸을 맡기다 양촌은 개국 소식을 듣고도 1년 가까이 양촌에서 은거하며 벼슬에 나아가지 않았다. 그러자 태조 이성계(李成桂)는 양촌의 아버지 권희(權僖)를 통해 집요하게 설득했다. 양촌은 할 수 없이 계룡산에 행차했던 이성계에게 나아갔다. 그곳에서 이성계의 아버지인 환조(桓祖) 이자춘(李子春)의 신도비명(神道碑銘)을 지어 개국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이성계의 덕을 송축하는 ‘풍요’(風謠)를 짓기도 했다. 애초에 고려의 신하로서 조선의 개국에 함께하지 않았지만, 이제부터는 새로운 왕조와 함께하겠다는 뜻을 보였던 것이다. 문제는 그를 바라보는 이들의 실망감이었다. ‘축수록’(逐睡錄)이라는 야사에 “당시 선비들이 평소에 공을 종주(宗主)로 여겼었는데, 그때 이후로 모두 머리를 돌리고 침을 뱉었다”고 기록했을 정도였다.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의 신원에 가장 공이 컸음에도 사람들은 그를 포은과 비교하며 변절(變節)이라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이런 시각은 조선 후기까지 계승돼 유학에 끼친 큰 공로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공자(孔子)의 문묘(文廟)에 종사(從祀)되지 못하고 말았다.#황제가 시를 내리다 비슷한 시기에 건국한 명나라와 조선은 초기부터 기세 싸움이 있었다. 이른바 ‘표전’(表箋) 문제도 그중 하나이다. 표전은 국왕이 황제에게 올리는 일종의 외교 문서다. 평소 정도전의 요동정벌 계획이 거슬렸던 명나라 태조는 1396년(조선 태조)에 조선에서 보낸 표전의 표현을 문제 삼아 표문의 작성에 관여한 정도전을 명나라로 들여보내라고 독촉했다. 의도를 눈치 챈 삼봉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응하지 않자 45세의 양촌이 자원해 명나라로 들어가 대신 용서를 구했다. 그를 가상하게 여긴 황제가 학사들이 모인 문연각(文淵閣)에 머물게 하고 시를 지으라 명했다. 양촌은 모두 24수를 지어 올렸는데 18수는 여정과 조선의 역사, 절경을 읊었다. 6수는 명나라와 태조의 덕을 찬양하는 내용이었다. 감탄한 황제는 그를 ‘수재’로 칭하면서 직접 시 3수를 지어 하사하고 융숭하게 대우했다. 외교 문제도 자연히 잘 해결됐다. 이 당시 양촌이 얼마나 깊은 인상을 남겼는지는 훗날 일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3대 황제인 영락제(永樂帝)의 즉위를 알리기 위해 사신 유사길(兪士吉)이 왔을 때 국경에서 양촌의 안부를 물었고 연회에서 양촌이 술을 권할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받는 등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 #나라의 문장을 주관하다 관각(館閣), 즉 예문관과 홍문관은 주로 왕실 의식, 외교 문서 등 국가의 공식적인 제술(製述)을 담당하던 관청이었다. 문학적 역량이 뛰어난 인물들이 배속되는데 그 수장인 대제학은 문형(文衡), 주문(主文)이라 해 국가에서 특별히 우대하였고 문신들도 가장 영예로운 자리로 생각했다. 양촌은 조선 최초의 문형으로 전해진다. 조선 초기의 국가적인 문 대부분은 그의 손에서 나왔다. “우리나라의 관각체(館閣體)는 권근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 정조(正祖)의 평가에서 양촌의 문학적 위상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 수 있다. 관각체는 수식적인 면이 많기 때문에 서정적인 문장에 비해 다소 형식적이고 무미건조한 느낌을 준다. 관각체 비중이 높은 양촌의 문장에 대해서도 자연히 비슷하게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양촌의 문장이 모두 그렇지는 않았다. 시의 경우는 꾸밈없이 평담하고 자연스러운 맛이 있었다. 그의 문학적 진가는 다음의 시를 보면 알 수 있다. 봄날 성남(城南)에서의 즉흥시 봄바람에 어느덧 청명절이 다가오니 / 春風忽已近淸明 가랑비 부슬부슬 늦도록 개질 않네 / 細雨??晩未晴 집 모퉁이 살구꽃은 온통 필 듯한데 / 屋角杏花開欲遍 이슬 머금은 몇 가지가 내게로 기울이네 / 數枝含露向人傾 정도전은 이 시를 보고 “시어가 천지조화를 빼앗았다”고 극찬했다. #수성(守城)의 군주를 보필하다 조선은 삼봉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국가의 각종 시스템은 물론 궁궐의 이름까지도 모두 그의 손에서 나왔으니 과언은 아니다. 양촌은 목은 문하에서 삼봉과 동문수학했다. 둘 다 학문과 문장에 뛰어났고 경세 능력도 출중했다. 서로를 존경하는 것도 같았다. 다만 정치적으로 선택한 길이 달랐다. 이는 두 사람의 기질과도 연관이 있었다. 개혁적인 성향의 삼봉은 창업 군주를 보필하는 쪽이 적성에 맞았고, 보수적인 가문에서 성장한 양촌은 수성 군주를 보필하는 쪽이 적성에 맞았다. 삼봉은 태조를 도와 조선을 개국하고 요동을 정벌하는 일에 적극적이었던 반면 양촌은 태종을 도와 국가의 안정을 도모하는 쪽에 더 치중했다. 결과적으로 누가 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일까. 누구의 업적이 더 뛰어났던 것일까. 우열을 가리는 것은 의미가 없을 듯하다. 창업 시기에는 삼봉이 곧 양촌이었고, 수성 시기에는 양촌이 곧 삼봉이었기 때문이다. 권경열 한국고전번역원 성과평가실장
  • [커버스토리] 추진력甲 ‘오! 주님’·사감 같은 ‘원따로’… 옛 수장들의 청사별곡

    [커버스토리] 추진력甲 ‘오! 주님’·사감 같은 ‘원따로’… 옛 수장들의 청사별곡

    ‘기름장어, 주님, 세균맨, 최틀러, 호호아줌마….’ 정부부처 역대 장관들의 업무 처리 방식과 얽힌 별명들이다. 그만큼 사연도 가지가지다.# 일할 땐 화끈 성품은 훈훈한 반전 캐릭터도 유엔사무총장을 역임한 반기문 전 외교부 장관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웠다. 그의 유명한 별명인 ‘기름장어’는 기자들의 까다로운 질문을 잘 피해간다는 뜻에서 지어졌다. 그는 이 별명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때 이 별명이 붙은 이유에 대해 “어려운 일을 매끄럽게 잘 풀어나가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측으로부터 ‘군인보다 더 군인 같다’는 의미로 ‘커널(colonel·대령) 송’이라는 별명을 얻은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직원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장관 중 한 명으로 꼽는다. 북미국장 등을 역임하며 한·미 협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기개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 전 장관은 임기 중 외무고시가 아닌 공채로 직원 200명을 늘리는 등 외교부 조직 강화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박근혜 정부 임기 5년을 함께할 장관이라며 ‘오병세’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국정 농단’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사점오(4.5년)병세’라고 불리기도 했다. 업무는 연설문 자구 수정까지 일일이 지시할 정도로 완벽주의자에 가까웠다고 한다. 자연스레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윤 전 장관이 주재하는 간부회의가 워낙 긴 시간 동안 진행되다 보니 ‘콘클라베’(만장일치된 의견이 나올 때까지 끝나지 않는 가톨릭 추기경들의 교황 선출회의)로 불리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전직 장차관 중에서는 주형환 전 장관의 별명이 가장 유명하다. 주 전 장관은 ‘주님’으로 불렸다. 주 전 장관은 공직사회 내에서 추진력 있게 정책을 밀고 나가고 업무를 끈질기게 챙기기로는 첫손에 꼽힌다. 특히 직원들의 보고서가 수준 미달이면 따끔하게 질책했다. 한 산업부 직원은 “주 전 장관 밑에서 일하면 본인의 종교와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오! 주님’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는 뜻”이라면서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그만큼 일을 더 배울 수 있었고 주 전 장관의 추진력 때문에 타 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쟁점이 쉽게 해결될 때도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의장인 정세균 전 산자부 장관의 별명은 ‘세균맨’이었다. 이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경우인데 평소 온화하고 친근한 성품에 걸맞게 만화 캐릭터 별명으로 직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 ‘최틀러’로 불렸다. 하지만 부처 내에서는 직원들을 따뜻하게 대해 최 전 장관을 따르는 직원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김금래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호호아줌마’라는 별명답게 직원들은 물론 민원인과도 격의 없이 항상 웃으면서 대화했다고 한다. 여가부 관계자는 “실수를 해도 화내시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면서 “수십년 동안 여성운동을 해오셨던 분답게 현장을 중시했다”고 평가했다. 원세훈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원따로’라는 별명이 있었다. 직원들과 거리감이 있었던 것으로 읽힌다. 행안부 관계자는 “직원들의 행동 하나하나까지 시시콜콜하게 지시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심지어 직원들 사이에서는 내부 유선전화도 도청할지 모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해수부 장관 시절 ‘호기심왕 ’ 특별한 별명은 없지만 직원들의 신망을 받는 경우도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0년 8월부터 2001년 3월까지 짧은 기간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았지만 직원들에게 가장 좋았던 장관으로 꼽힌다. 노 전 대통령은 호기심이 많았고 직원들과 격의 없이 토론을 즐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출신 지역이나 대학에 편견을 갖지 않고 일을 잘하는 직원을 인정해줬다고 한다. 홍석우 전 지경부 장관은 직원들 사기 진작에 가장 노력한 장관으로 알려졌다. 홍 전 장관은 우수 부서 포상제도를 도입하고 ‘일 버리기 운동’을 벌이는 등 야근을 없애는 근무 혁신을 추진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일처리를 빈틈없이 잘해 부처 예산을 기존보다 2배나 증액해 직원들이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유 전 장관은 토론에 능해 국무회의에서도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도 참석자들을 쉽게 설득시켰다고 한다”고 전했다. 평소 자상하지만 업무 스타일은 꼼꼼했던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은 숫자에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 보고가 있을 때는 밤새 공부해 자료에 나오는 숫자들을 다 외우고 갔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채필 전 고용부 장관은 꼼꼼한 업무 스타일과 함께 사무관보다도 세세하게 업무를 파악하고 있어 진땀을 흘린 부하 직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전해진다. 권오승 공정위 전 위원장은 업무보고 시 가장 껄끄러웠던 위원장으로 회자된다. 교수 출신인 권 전 위원장은 소신이 강한 탓에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는 평가다. 신국환 전 산자부 장관은 악필로 유명했다. 직원들에게 지시사항을 적어주면 이를 해석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최순실 뇌물’ 등 25년 구형… 선고는 ○○년형?

    ‘최순실 뇌물’ 등 25년 구형… 선고는 ○○년형?

    검찰이 ‘국정농단 사건의 시작과 끝’이라고 지목한 최순실(62)씨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13일 열린다. 14일에는 우병우(51)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린다. 국정농단을 주도했거나 이를 은폐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최씨와 우 전 수석에 대한 1심 재판이 마무리되면 국정농단 1심 재판은 박근혜(66) 전 대통령만 남게 된다.●안종범ㆍ신동빈도 함께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씨, 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 등에 대해 선고를 한다. 최씨가 2016년 11월 20일 재판에 넘겨진 지 450일 만이다. 형사재판 1심이 1년을 훌쩍 넘긴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다툴 부분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공소장에 적힌 최씨의 범죄 혐의는 18개에 달한다. 주요 혐의 중 하나인 뇌물수수는 지난 5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상당 부분 무죄를 인정받으면서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씨와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줬다는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 1심은 동계스포츠 영재센터와 승마 지원에서 72억여원을 유죄로 인정했으나 2심 재판부는 영재센터는 무죄로, 승마 지원 중 코어스포츠 용역비 36억여원만 유죄로 봤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계기가 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774억원을 강제 모금한 혐의에 대한 판단도 주목된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과 공모해 롯데 등 대기업을 압박한 혐의로 기소됐는 데 이에 대한 판단은 같은 재판부가 맡고 있는 박 전 대통령 선고 때도 그대로 적용될 게 분명하다.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의 경우 삼성의 뇌물 공여를 “정경 유착이 아닌 최고 권력자의 겁박”으로 판단했다.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이 증거로 인정될지도 관심사다. 이 수첩은 최씨의 태블릿PC,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휴대전화 녹음파일과 함께 국정농단 3대 증거로 꼽혔지만 이 부회장 항소심에서는 증거 능력이 인정되지 않았다. ● ‘정유라 입시비리 ’ 항소심 3년 선고 최씨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되면 중형이 불가피하다. 최씨는 이와 별개로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비리 혐의에 대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우 전 수석 선고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가 맡는다. 직무 감찰 의무가 있는 민정수석으로서 미르·K스포츠재단을 최씨와 안 전 수석 등이 불법적으로 설립한다는 의혹을 알고 있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은폐에 가담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를 받고 있다. 세 번이나 영장을 청구해 끝내 우 전 수석을 구속한 검찰은 “민정수석이 가진 막강한 권한을 바탕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며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혁신주체 안 되면 혁신대상 될 수도”… 공직 고삐 죄는 文대통령

    “혁신주체 안 되면 혁신대상 될 수도”… 공직 고삐 죄는 文대통령

    공직 창의성 키워 개혁 동력화 여소야대 상황 정면 돌파 의지“공무원이 혁신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면 혁신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우리끼리 하는 혁신이 아니라 국민이 바라는 혁신이어야 한다”고 ‘정부혁신’의 방향을 설정한 뒤 “‘복지부동’, ‘무사안일’, ‘탁상행정’이란 표현들이 적어도 문재인 정부에선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강도 높은 주문도 덧붙였다. 지난 10일 신년사에서 “공직사회의 낡은 관행을 혁신해서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겠다”며 2월 말까지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의 공직사회를 겨냥한 최근 발언 수위는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 25일 청년일자리 점검회의에서도 “청년일자리 문제에 대해 앞으로 3∼4년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정부 각 부처에 그런 의지가 제대로 전달됐는지, 그런 의지를 공유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 부처가 문제 해결에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두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질책했다. 지금껏 문 대통령은 정책 추진에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정제된 표현으로 분발을 당부했다. 그러나 최근 발언에서는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읽힌다. 집권 1년차만 해도 탄핵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교 우위로 충분했다. 하지만, 2년차에서 높아진 국민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 최근 국정운영 지지도 하락에서 보듯, 정책 혼선을 줄여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언제든 민심은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공직사회의 적극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해 개혁 동력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소야대에 발목 잡히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래야만 국정 화두인 국민 삶의 질 개선과 적폐 청산 지속이 가능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역대급 평창, 하나 되어 정성스러운 손님맞이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까지 열하루 남았다. 해외에서 참가하는 선수단의 선발대가 속속 입국하고 있다. 북한 대표단의 참가와 선수 공동훈련, 문화행사를 사전 조율하기 위한 남북 선발대의 교환도 끝났다. 이번 올림픽에는 95개국에서 3000명 가까운 선수가 참가할 것으로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보고 있다. 이런 추산대로라면 88개 국가에서 28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러시아 소치올림픽을 크게 능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선수단 파견에 한때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 미국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인 242명의 선수가 15개 종목, 97개 경기에 참가한다. 캐나다가 두 번째로 많은 220~230명, 약물 복용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국가 출전 자격이 박탈된 러시아에서는 개인 자격으로 선수 169명이 평창 땅을 밟는다. 독일은 154명,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일본이 사상 최대인 123명을, 영국도 역대급인 59명의 선수를 보낸다. 개최국인 우리는 전 종목 출전권을 확보해 총 146명의 선수가 대회에 참가한다. 한반도 정세 불안정이라는 대외적 환경에, 국내적으로는 대통령 탄핵과 대선 등으로 가라앉았던 올림픽 분위기가 악재를 딛고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올림픽이 전쟁을 많이 치렀던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4년에 1번씩 휴전해 스포츠로 선의의 경쟁을 해보자고 약속한 데서 비롯된 것처럼 평창올림픽도 유엔에서 휴전 결의를 거쳐 ‘평화올림픽’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는 2011년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새로운 지평’(New Horizon)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5대 올림픽 실현을 국제사회에 약속한 바 있다. 5대 올림픽이란 평화올림픽 외에도 균형 재정의 ‘경제올림픽’, 올림픽을 하나의 문화행사로 치르는 ‘문화올림픽’, 가상현실(VR)·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5G를 대회 전 과정에서 구현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환경올림픽’을 말한다. 5대 올림픽을 실현하는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는 평창올림픽을 10년 준비했다. 88 서울하계올림픽을 치르고 대한민국 위상이 한 단계 올라선 것처럼, 30년 만의 올림픽 개최를 통해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오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18일까지 해외에서 찾아오는 대표단과 관람객을 제집 손님처럼 편안하고 정성스럽게 맞았으면 한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0월 국산기술 우주 발사체 쏘아 올려… 성큼 다가온 우주강국의 꿈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0월 국산기술 우주 발사체 쏘아 올려… 성큼 다가온 우주강국의 꿈

    오는 10월 우리는 드디어 우리 손으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로켓)를 시험 발사한다. 2013년 1월 30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과학위성을 실은 나로호가 우주를 향해 날아가 정상 궤도에 진입한 지 5년여 만이다. 그러나 나로호는 러시아 발사체에 실렸고 러시아 기술진의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는 외국산 발사체나 외국 기술진의 도움 없이 우리 자체의 기술로 만든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것이다. 이처럼 2018년은 우리나라 우주 개발 역사에서 큰 획을 그을 해다.현재 나로우주센터에서는 시험 발사를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시험발사체엔 순수 국산 기술로 제작한 75t급 액체엔진 1기가 장착된다. 현재 마지막 인증시험을 앞두고 있다. 시험 발사가 성공하면 2020년에는 명실공히 순 국산인 한국형 발사체(KSLV-2)로 위성을 쏘아 올리게 된다. 1단에는 4기가 묶여서, 2단엔 1기가 장착된다. 3단엔 별도로 개발 중인 7t급 액체엔진이 들어간다. 한국형 발사체엔 무게 1.5t의 실용위성이 탑재된다. 나로호에 실은 위성(100㎏)의 15배다. 발사가 성공하면 앞으로 첩보위성을 비롯한 각종 위성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수 있어 명실상부한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우리 자체의 역량으로 위성을 우주로 보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북한마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성공했다고 떠드는데 우리의 로켓 개발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었다. 지금까지 보낸 15기 정도의 각종 위성은 미국의 스페이스X 같은 해외 발사체에 태워 보냈다. 1기당 400억~600억원의 비용이 든 것을 고려하면 수천억원을 배달 비용으로 지불한 것이다. 발사체는 우주로 사람이나 물체를 실어나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비용 차원을 떠나 자주적인 우주개발이란 국가 역량 문제와 맞닿아 있다. 미국이나 러시아 등 선진 각국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우주 발사체용 엔진 개발을 시작한 것은 1998년 북한이 대포동 1호를 발사하면서부터다. 1990년부터 고체연료를 쓰는 1단형(KSR-1)과 2단형(KSR-2) 과학로켓 개발에 뛰어들며 기술 축적에 나섰지만 총사업비 수십억원 규모의 기초적인 소규모 사업이었다. 이후 한·미 미사일지침에 의해 일정 규모 이상의 고체로켓 개발이 금지되면서 한국은 액체로켓 개발에 나선다. 애초 나로호(KSLV-1)의 1단 로켓에도 우리가 개발한 액체엔진을 쓰려고 했으나 핵심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러시아 로켓을 도입해야 했다. 당시 1단 액체로켓이 개발됐다면 한국형 발사체(KSLV-2) 발사가 최대 10년은 앞당겨졌을 것이다.2013년 발사된 나로호의 1단엔 러시아산 액체로켓이, 2단엔 국산 고체로켓이 장착됐다. 1차(2009년)와 2차(2010년) 발사에 실패한 뒤 세 번째 만에 성공했다. 하지만 가장 추력이 크고 중요한 1단 로켓이 국산이 아니라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일본은 이미 우리보다 몇 단계나 앞서 있다.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떨어지자 안보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지금까지 36회 발사에 성공했고, 운용 중인 첩보위성만 10여기다. 북한은 대포동 1~2호 이후 은하 1~3호를 거쳐 2012년 광명성호까지 거침없이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김정은 집권 이후엔 더욱 우주개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국이 일본이나 북한에 비해 많이 늦은 것은 국가적 역량 집중이 안 된 탓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주개발 예산만 보아도 한국은 6억 4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393억 달러)이나 중국(61억 달러), 러시아(52억 달러)는 물론 일본(36억 달러)에도 한참 못 미친다. 게다가 우리는 정부 의지나 정치 상황에 따라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았다. 2011년 이명박 정부는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2018년 시험발사체 발사 및 달 궤도선 개발, 2020년 한국형발사체 발사, 2025년 달착륙선 개발 등 우주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공약으로 2020년에 달에 태극기를 휘날리겠다고 공언했지만 탄핵 이후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정부는 지금까지 축적된 기술과 시행착오 등을 기반으로 제3차 우주개발진흥계획을 준비 중이다. 여기엔 한국형 발사체를 활용하는 독자적인 달 탐사 계획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dragon@seoul.co.kr
  • 승승장구ㆍ제자리걸음… 엇갈린 ‘운명’

    승승장구ㆍ제자리걸음… 엇갈린 ‘운명’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 전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가 예상된 가운데 대통령 관련 서적들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자서전을 비롯한 대통령 관련 책들은 일반적으로 출간 직후 큰 인기를 끌다가 사그라지는, 이른바 ‘휘발성’이 강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치 지형과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 등에 따라 책 판매량도 이를 따라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지난해 5월 선거 직후 재발간한 문재인 대통령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북팔)은 판매량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자서전을 압도한다. 24일 출판사 북팔에 따르면, 책은 대선 이후 이번 달까지 8개월 동안 모두 15만부가 팔렸다. 북팔은 앞서 2011년 책을 출간한 가교출판사의 판권이 만료될 무렵인 2016년 12월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와 접촉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판권을 샀다. 이어 당선 직후 문 대통령의 화보를 넣은 ‘특별판’ 형태로 책을 출간했다. 가교출판사가 7년 동안 22만권을 판매한 것에 비해 당선 직후 인기에 힘입어 이른바 ‘대박’을 낸 셈이다. 최성민 북팔 출판팀장은 “판권을 구매할 당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어서 책의 흥행을 예감하기 어려웠다”면서 “당선 직후부터 10~40대 여성 독자층이 주로 구매하고, 20~30대 남성 독자들도 꾸준히 구입한다”고 설명했다.문 대통령 인기를 타고 관련 서적도 판매량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대선 직후 외국으로 떠났던 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책이 이런 사례다. 그가 최근 출간한 ‘세상을 바꾸는 언어’(메디치미디어)는 출간 1주일 만에 교보문고 정치·사회 주간베스트 1위, 전체 국내도서 주간 28위를 차지했다. 특히 양 전 비서관이 언론에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겠다. 책 홍보 때문에 입국했다”고 말해 책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출판사 측은 “논쟁이 될 만한 책이 아닌데도 한 주 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라간 것은 양 전 비서관 홍보 효과”라고 설명했다.문 대통령에 비해 두 전직 대통령의 책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2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인 이동형씨가 검찰에 출두하는 등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관심을 끌고 있지만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알에이치코리아)의 판매량으로는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알에이치코리아 측은 “책은 2015년 출간 이후 3년 동안 모두 6만 6000여부가 팔렸다. 초반에만 많이 팔렸고 최근에는 그다지 많이 팔리지는 않았다”면서 “이 전 대통령의 비리 연루가 좋은 소식이 아니다 보니 책 판매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구속된 박 전 대통령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위즈덤하우스)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절판된 상태다. 당시 중고 가격조차 폭락하는 등 박 전 대통령의 운명이 그대로 반영됐다. 출판사 측은 이와 관련, “출간한 지 워낙 오래된 책이고(2007년 5월) 담당 편집자도 바뀌어 정확한 판매량 집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르면 다음달 말 국내 출간 예정인 ‘화염과 분노’의 흥행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 전·현직 관계자 200여명과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백악관에서 일어난 사건을 폭로한 이 책은 출간 직후부터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여러 출판사가 판권을 두고 경쟁했는데, 은행나무 출판사가 번역·출간하게 됐다. 출판사 측은 “책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전 세계의 관심이 많은 만큼 국내에서도 정식으로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출간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구입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겨울 백악관’서 샴페인 파티 물거품… 美 전역선 反트럼프 여성행진 ‘찬물’

    ‘겨울 백악관’서 샴페인 파티 물거품… 美 전역선 反트럼프 여성행진 ‘찬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과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 등으로 우울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명 ‘겨울 백악관’인 플로리다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샴페인을 터뜨리고, 재선을 위한 기금모금 행사를 열면서 취임 1년의 기쁨을 만끽할 계획이었지만 셧다운으로 물거품이 됐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팜 비치의 별장에서 열리는 기금모금 파티 등 1주년 축하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백악관을 지킨다”고 말했다. 주인공인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 갇혔고, 기금모금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23일 스위스 다보스 참석 불투명 오는 23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참석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국가 기능이 마비된 현 상태에서 대통령의 외유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멀베이니 국장은 “다보스 포럼 참석 문제를 하루 단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정치·경제 이슈를 토론하는 자리로 글로벌 리더들의 집결지인 다보스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폐막일인 26일 특별 연설 일정을 잡아 놓은 상태다. 백악관 참모들과 행정관들로 구성된 선발대는 이미 다보스 현지에서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다보스 포럼의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그동안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해 온 터라 자유무역 증진을 놓고 미국과 다른 국가 정상 간 논쟁이 주요 이슈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0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참석 이후 미국 대통령으론 18년 만에 다보스 포럼에 등장하는 것이라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의 주목을 다시 한번 집중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만약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지 못하면 이때로 예정해 놓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도 무산된다. 가뜩이나 셧다운으로 우울한 가운데 미국 대통령 1주년 기념일이 무색하게 미국 전역에선 반트럼프 시위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이날 수백만명의 미국 시민들이 워싱턴과 뉴욕, 라스베이거스, 로스앤젤레스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반대하는 대규모 ‘여성행진’(Women’s March) 행사를 열었다. ●“광대 뽑아 서커스 보고 있다 ” 비판 기본적으로는 여성의 권익을 높이자는 취지의 행사였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이나 인종주의 논란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가 쏟아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시위대는 ‘소녀처럼 싸우자’, ‘광대를 뽑아 서커스를 보고 있다’거나 트럼프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에 빗대고 ‘탄핵에 들어가야 한다’는 등의 팻말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CNN은 “연방정부가 셧다운에 들어간 혼란스러운 상황과 맞물려 더욱 많은 여성이 거리로 나왔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檢, 경민학원 압수수색…‘친박’ 공천헌금 수사 확대

    檢, 경민학원 압수수색…‘친박’ 공천헌금 수사 확대

    홍문종 의원 이사장인 경민학원 2012년 기부금으로 미술품 구매19억 자금 세탁용 거래 가능성 미술품 판 측근 자택도 압수수색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수사가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검찰이 자유한국당 이우현(61) 의원에 이어 같은 당 홍문종(62)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포착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15일 홍 의원이 이사장인 사학재단 경민학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대통령선거가 있던 2012년과 지방선거를 치른 2014년 새누리당 사무총장이던 홍 의원이 공천을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받았는지 의심하고 있다. 홍 의원은 “어떠한 불법 정치자금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검찰은 홍 의원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시에 있는 경민학원 사무실에서 법인 회계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홍 의원이 경민학원 산하 경민대학을 통해 기부금 형식으로 금품을 받아 유용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대학교육연구소는 경민학원·경민대학 합산 연간 기부금 수입이 2011년 1억 1286만원, 2012년 20억 1351만원, 2013년 1억 6515만원, 2014년 1억 2847만원, 2015년 1억 9078만원 등으로 해마다 큰 편차를 보였다고 집계했다. 특히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익명의 기부자들로부터 받은 19억여원의 경민학원 기부금을 미술품을 구매한 것처럼 꾸미는 방식으로 자금 세탁을 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경민학원에 미술품을 판 사람은 홍 의원의 측근인 김모 전 친박연대 사무처장으로, 검찰은 김씨의 자택도 압수수색해 개인 자료와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경기도당위원장 시절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수감된 이 의원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홍 의원 혐의에 대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2012년 대선 당시 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을 지내며 외부 지원 없이 자비로 선거 운동을 했고, 2014년 지방선거 땐 기초단체장 등의 공천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경민학원은 정치자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홍 의원에 대한 수사를 친박계 정치인 수사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016년 12월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골수 친박계’ 중 이 의원과 최경환(63) 의원이 구속 수감됐고, 이정현(60) 의원이 KBS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원유철(56)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한편 홍 의원은 2015년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에게 불법 대선 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말엔 홍 의원이 국기원 이사장으로 재직 시절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됐고, 홍 의원은 결백을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antea@seoul.co.kr
  • [권력기관 개혁안] 국민 위한 검·경·국정원으로… 상호 견제·권력남용 통제

    [권력기관 개혁안] 국민 위한 검·경·국정원으로… 상호 견제·권력남용 통제

    “민주화 시대가 열린 이후에도 권력기관은 조직의 편의에 따라 국민 반대편에 서 왔다. 이들 권력기관이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국정 농단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조국 청와대 민정수석)31년 전인 1987년 서울대생 박종철이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 끝에 숨진 14일, 청와대는 국정원과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의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군사독재 시절 최고권력자의 눈과 귀, 손과 발이 됐던 이들 기관은 민주화 이후 환골탈태를 하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농단 특검 및 검찰 수사와 재판,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활동 등에서 보듯 국가시스템의 붕괴가 진행됐다. 그 증거가 ‘탄핵’이다. 권력기관이 부패한 권력층과 자신들의 불합리한 욕심을 채우기 위해 힘을 남용한 탓이다. 때문에 개혁안은 권력기관이 오로지 국민을 위해 권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혁을 추진하고,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한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제도개혁에 의한 권력기관과 정치의 단절을 강조했다. 지난해 5월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며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 장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7개월여 만에 내놓은 개혁안의 방향은 크게 3가지다. ▲과거 적폐의 철저한 단절·청산 ▲촛불시민혁명의 정신에 따라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으로 전환 ▲상호견제와 균형에 따른 권력남용 통제 등이다. 적폐에 대한 단절과 청산은 검·경이 핵심이다. 국정원은 일찌감치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를 발족해 과거 정치개입 의혹 사건을 조사하고 수사 의뢰를 끝냈다. 경찰은 민간조사단이 꾸려지는 대로 백남기 농민의 죽음과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마을 사건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진상조사 대상을 검토하고 조사단을 구성한다.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전환이 개혁안의 배경에 해당한다면 ‘상호견제와 균형 원칙’은 세부방안이다. 문 대통령의 핵심공약이기도 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수사권 조정,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넘겨받은 경찰 안보수사처 신설, 경찰 비대화를 막기 위한 자치경찰제 도입 등이 골자에 해당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공수처는 검사·판사, 고위직 경찰 범죄에 대한 수사를 할 수 있고, 공수처 소속 검사나 수사관의 범죄는 검·경이 모두 수사할 수 있다”면서 “기관별로 자신의 범죄를 수사할 수 없게 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운영 지지도가 70%를 웃도는 시점에서 청와대가 권력기관 개혁드라이브를 거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참여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 실패와 관련, 문 대통령은 “당시 사법개혁위원회 같은 기구에 맡겨서 객관적으로 제도개혁을 했어야 햇는데, 검·경 자율 조정으로 맡겨놨다”면서 “결국 접근방식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반성한다”고 지난해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밝혔다. 물론, 개혁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공회전’만 하다 끝난다.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여소야대의 국회 지형을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야권 반발이 무뎌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율이 50%, 대통령 지지도가 70% 선인데 공수처를 지지하는 국민 여론은 80%를 넘는다”면서 “여야가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조국 민정수석 “박종철 고문치사, 검경·안기부 합심해 진실 은폐”

    조국 민정수석 “박종철 고문치사, 검경·안기부 합심해 진실 은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을 언급하며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의 개혁을 천명했다. 조 수석은 “권력기관에 의해 22살 청년 박종철이 죽임을 당했고 검찰과 경찰,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옛 국정원)가 합심해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며 “그간 국민의 반대편에 있었던 권력기관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발표했다.조 수석은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개혁방안을 직접 브리핑했다. 조 수석은 “민주화 시대가 열린 후에도 권력기관은 조직 편의에 따라 국민의 반대편에 서 왔고 제대로 역할을 했다면 국정농단 사태도 없었을 것”이라며 ”촛불 시민혁명에 따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악순환을 끊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은 박종철 열사 31주기이기도 하다. 조 수석은 1987년 서울대 대학생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연세대 정문에서 최루탄을 맞고 숨졌던 이한열 열사를 공식 언급하며 검경과 국정원 등 권력기관을 과거 폭력적 행태를 질타했다. 조 수석은 ”31년 전 오늘 22살 청년 박종철이 물고문을 받고 죽임을 당했다”며 “당시 박종철은 영장 없이 불법체포돼 대공분실로 끌려가 선배 소재지를 대라는 것과 함께 물고문을 받고 숨졌다“고 말했다. 특히 조 수석은 ”검·경·안기부가 합심해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며 “영화 ‘1987’처럼 최환 검사 개인은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검찰 전체는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이어 ”그해 7월에는 경찰 최루탄을 맞고 이한열 열사가 끝내 사망했다”며 “많은 국민이 ‘1987’을 보면서 시대 참상에 참담한 마음을 금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1987년 당시 서울대 법대 석사 과정을 밟고 있었으며 이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조 수석은 ”2015년 백남기 농민이 목숨을 잃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원인에는 검·경 권력기관의 잘못이 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겨냥했다. 조 수석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1조의 정신 따라 권력기관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거듭나야 한다”며 “이런 정신 아래 문재인 정부는 권력기관을 재편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그동안 개개 권력기관 개혁방안이 발표됐지만 전체 설명이 부족했기에 권력기구 재편 전반에 대해 국민에 설명한다고 밝힌 뒤 “권력구조 개편 모습은 청와대가 새롭게 창안해 제시하는 게 아니라 정치권·시민사회의 오랜 논의를 거쳐 대통령 대선공약과 국정과제에서 제시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검찰 개혁위원회,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등이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개혁안을 내놨고 이를 대폭 수용해 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조 수석은 개혁안을 위해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조 수석은 “국회가 동의해야 권력기관 개혁이 이뤄진다”며 “최근 국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존중하고 경청하겠다”고 말한 뒤 “이제부터는 국회의 시간으로, 이 시간이 국회 결단으로 대한민국 기틀을 바로잡을 때로 기억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조 수석은 “개혁방안을 이뤄낼 근본적인 힘은 국민에 있다”며 “국민 관심이 있어야 국가 권력기관이 생명과 인권을 유린하는 등 퇴행적 행태를 안 한다”며 여론에도 호도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의에 쏠린 文정부 여민정치, 책임 중시하는 위민정치로”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의에 쏠린 文정부 여민정치, 책임 중시하는 위민정치로”

    “청년에게 일자리는 희망입니다. 그 희망을 잘 가꿔 나가도록 환경을 만들고 지원하는 게 고용정책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누군가 한 말이 아니다. 정책이념에서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브레인 박재완이 2010년 9월 고용노동부 장관에 취임하며 한 말이다. 청년 일자리를 비롯해 국리민복이라는 지향점은 같지만 지난 9년여 보수 정권이 걸어온 오른쪽 루트를 버리고 왼쪽 루트를 택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을 이명박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낸 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전·현 정권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이념과 가치에 따라 다르겠으나 국정이 나아갈 길은 서로 다른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작될 것이다. 지난 4일 오후 그가 국정전문대학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성균관대를 찾았다.-탄핵 이후의 정국 상황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촛불 정국은 우리 사회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거듭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일 뿐이다. 개인의 존엄과 자유를 존중하고 창의와 다양성을 창달하는 실체적 민주주의로까지 나아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집단최면에 걸린 듯한 편향과 쏠림이 걱정스럽다. 정론(正論)이 힘을 잃고, 중론(衆論)이 활개를 치면 편 가르기가 심화되고 국민 통합은 요원하다.” -탄핵 정국 이전에도 분열상은 극심했다. “그렇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이라는 격랑을 거친 상황에서 국민 갈등을 보듬는 통합 노력이 더욱 중요한데 현 정부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아 걱정이라는 얘기다. 적폐 청산만 해도 국민 통합과는 다른 방향으로 치달아 왔다. 적폐는 사실 안전 불감증과 허례허식, 교통질서 위반 등 일상 속에도 뿌리 깊게 존재한다. 이런 문제들을 제쳐 놓고 과거 정부에 대한 전면 부정에만 치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여민(與民)정치’에만 치중할 뿐 ‘위민(爲民)정치’는 소홀히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참여와 대표성을 중시하고 중론을 좇는 여민정치는 절차적 민주주의에 그칠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리민복의 실체적 관점에서 책임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위민정치다. 소통에 치중하는 여민과 책임을 강조하는 위민이 조화를 이뤄야 성숙한 민주주의에 이를 수 있다. 민의를 받드는 것과 의존하는 것은 다르다. 민의에 매달리는 국정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각 정부 부처가 시민단체 인사 등을 중심으로 적폐청산 기구들을 만들고, 이들 기구가 사실상 부처를 지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과연 어떤 법적 근거와 정당성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 의문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를 검토한 외교부 태스크포스(TF)만 해도 어떤 법적 정당성을 갖고 있는지, 그들의 권한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의문이다. 한·일 관계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 일제강점기에 저질러진 일본의 만행과 한반도 분단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망각하자는 말이 아니다.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양국의 지난번 합의가 성급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의 참된 반성과 역사적 책임은 백마디 말보다 앞으로 북한을 정상국가로 바꾸고 한반도를 통일하는 데 일본이 적극 협력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구현돼야 한다.” -위민정치를 보완할 대안은 뭔가. “교육이나 에너지 문제처럼 나라의 내일과 직결된 정책들이 정권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부터 중요하다.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 정책을 주관하듯 재정위원회, 교육위원회, 에너지위원회 같은 독립된 기구를 구성하고 전문가들을 대거 참여시켜 정책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 위원회 위원들의 임기를 10년 이상이나 아예 종신직으로 해 정권 눈치를 보지 않고 나라의 내일을 위해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문재인 정부는 그래도 소통하는 정부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의 장점인 건 분명하다. 소통을 바탕으로 한 여민이 없으면 국정은 아예 되질 않는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모두 잇따른 선거 승리로 자만했던 것이 결국 불통 논란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이 점은 현 정부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 70% 안팎의 높은 국정지지도를 바탕으로 일방통행식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이럴수록 더 겸손하고 반대 진영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보장할 것이다.” -젊은층에서 보수는 배척당하는 상황이다. 보수 정파의 쇠락을 넘어 보수우파의 이념 자체가 지지를 잃어 가는 것 아닌가. “젊은층이 보수를 배격하는 경향은 취업과 결혼, 보육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그 책임을 보수우파 기득권 세력에게서 찾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기득권층은 보수우파의 이웃 말이 아니다. 대기업이나 의사, 변호사 등을 기득권층이라고 하지만 대기업 정규직 노조나 우버택시 도입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등도 사실 기득권층이다. 어쨌든 우파의 분발이 요구되는 게 사실이다. 우파의 본질적 가치, 즉 자율과 창의, 다양성, 가족, 인권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국민 행복을 증진할 정책들을 개발해 내는 게 첫번째 소명이다. 나아가 개인보다 집단, 자율보다 규제, 다양성보다 획일성, 인간 존엄보다 이념을 중시하는 시대 역행의 흐름을 제어하고 막아 내는 일도 중요하다. 당장은 좌파가 내세우는 여러 정책들이 솔깃해 보일 수 있으나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청계천 복원과 대중교통체계 개혁 등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정책들이 바탕이 됐다. 우파는 그런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홍준표 대표의 자유한국당, 잘하고 있다고 보나. “책임지는 모습을 전혀 보여 주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했지만 대통령이 저 지경이 됐다면 정계은퇴든, 총선 불출마든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몇 명은 나왔어야 했다. 그런 게 없으니 국민들 마음이 떠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 보수우파 진영도 이제 40~50대가 전면에 서서 혁신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 용기가 없거나 허물이 많거나 자신이 없거나 소시민으로 자족하려는 생각들, 쥐꼬리만 한 걸 지키려는 마음이 복합돼 ‘비겁한 보수’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우파 진영 모두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하고 우파의 새로운 세대를 양성해야 한다. 특히 한국당은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소득주도 성장을 기치로 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어떻게 보나. “시장이 다양화, 전문화, 글로벌화하면서 정부의 정책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인 시대가 됐다. 지금은 민간이 정부보다 더 많이 알고 훨씬 책임 있게 행동한다. 그런 만큼 경제 패러다임도 민간 부문에 더 힘을 싣는 쪽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여전히 정부 주도로 경제를 끌고 가려 한다. 그게 문제다. 이제라도 정부는 시장을 향해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고 민간이 새 질서를 만들어 내도록 도와야 한다. -현 정부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면. “노동 문제다. 지금의 노동제도는 제조업, 공장, 남성, 전일제 정규직을 중심에 둔 초기산업화시대의 틀에 머물러 있다. 실리콘밸리엔 근로시간도, 정규직도 없다. 업무공간과 업무시간이 다양화됐다. 고부가가치 경제시스템으로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 역주행을 하고 있다. 노조 쪽에 치우쳐 있는 점도 문제다. 노동이사제를 비롯해 노조가 요구해 온 것들을 국정 5개년 기본계획에 거의 다 담았다. 노조와의 이런 약속들을 다 이행하면 총고용이 위축되고 기업활동도 크게 활력을 잃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비단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영세기업들도 다 걱정하는 일들이다.” jade@seoul.co.kr ■박재완 前 장관은 2008년 6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 역풍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는 출범 4개월 만에 비서실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참모가 교체됐다. 그러나 박재완 정무수석은 오히려 국정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이명박 정부 국정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이후 노동부 장관을 거쳐 2011년 6월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은 뒤로 이명박 정부와 임기를 같이했다. 민간의 자율성을 중시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반대하는 그의 경제정책 기조는 이른바 MB노믹스의 골간을 이뤘다. 실용우파를 표방하는 뉴라이트 계열의 대표적 인사로, 멘토라 할 박세일 전 서울대 교수(지난해 1월 작고)에 이어 2014년부터 우파 진영 싱크탱크인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이끌고 있다. ▲63세, 경남 마산 ▲서울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정책학 박사 ▲성균관대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 ▲17대 국회의원(한나라당) ▲청와대 정무수석, 국정기획수석 ▲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장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 [특파원 칼럼] 베이징 친구들에게 띄우는 작별 편지/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베이징 친구들에게 띄우는 작별 편지/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대성산관 은실 동무 3년 전 우리 가족이 낯선 베이징에 도착한 날 집 근처 대성산관이라는 북한 식당에 갔어요. 건반을 멋들어지게 치는 당신 모습에 초등학교에 다니던 딸이 금방 반해 버렸죠. 북한 언니들을 처음 본 딸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죠. 은실 동무는 딸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고, 친절하게 셀카도 찍었어요.1년이 지나 핵 위기가 터지고 제재안이 계속 나오고 한국 손님이 끊어지자 대성산관은 변두리로 옮겨 갔죠. 지금은 아마 은실 동무가 북한으로 들어갔을 수도 있겠네요. 외화벌이니 무기 개발 자금이니 이런 생각 없이 그냥 편하게 은실 동무 건반 연주에 맞춰 대동강 맥주 다시 마실 날을 기다립니다. 조선중앙통신 기자 동무 현행법 때문에 따로 만날 수는 없었지만, 취재 현장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던 친구. 동갑인 우리는 생일도 하루 차이였죠. 자식 교육 걱정도 한마음이었고, 농구를 좋아하는 취미도 같았지요. 제가 매일 하루 한 꼭지 이상 기사를 쓴다고 했을 때, “저는 일주일에 한 건 쓸까 말깝네다”라며 머리를 긁적거리던 모습이 기억나요. 다른 나라 기자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봐도 전혀 신경 쓰지 않던 당당한 친구. 중국어 실력은 내가 만난 기자 중 최고였다오. 동무는 내게 “나이보다 늙어 보인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쪽도 만만치 않아요. 남북 공동행사 취재 현장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 꼭 이뤄지길 빌게요. 택배 노동자 쑨멍 산시성이 고향인 당신은 우리 아파트 단지에 오는 소포를 전담하는 노동자였죠. 당신의 얼굴보다 칼바람에 부르튼 손이 더 기억에 남아요. 중국이 전자상거래 천국, 모바일 결제 천국이 된 밑바탕에는 쑨멍씨 같은 노동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시죠? 지난 연말 베이징시 정부가 농민공 거주지를 다 밀어 버렸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택배 노동자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나자 물류가 멈춰 버린 겁니다. 주제넘은 말일지 몰라도 노동자를 착취하는 지금의 구조는 위선적으로 보입니다. 중국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지길 기다릴게요. 스터디 친구 윈샤 당신과 함께 읽고 토론한 책이 7권이네요. 중국의 역사, 문화, 철학에서 구궁(자금성) 건축의 비밀까지. 민초의 삶과 권력의 흥망성쇠가 담긴 후퉁(전통 골목)의 사연까지 두루 읽고 얘기했죠. 중국 역사를 공부할수록 “대체 한국 고유의 것은 뭐가 있을까” 하는 자괴감이 밀려오기도 했죠. 청년 공산당원인 윈샤, 하나만 당부할게요. 공산당 통치에 대한 과도한 신념은 위험해요. 많은 중국 인민들이 “통치는 주석과 당에 맡기고 인민들은 풍족한 삶만 누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맹목적 신뢰는 무관심의 다른 표현일 뿐이에요. 인민이 감시하지 않는 체제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산둥사회과학원 소장학자 자칭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했을 때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당신은 어김없이 칭다오에서 나를 찾아왔어요. 30대 젊은 학자가 한 장짜리 보고서 작성을 위해 뛰어다니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어요.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약속은 꼭 지켰으면 해요. 한국은 정보 공개 범위가 넓어 한국어를 알면 훨씬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아무 연구도 안 하고 20~30년째 한반도 전문가인 척하는 학자들을 당신 같은 소장파가 이젠 대체할 때가 됐어요. window2@seoul.co.kr
  • 트럼프 운명 쥔 러 스캔들… 11월 중간선거도 ‘양날의 검’

    트럼프 운명 쥔 러 스캔들… 11월 중간선거도 ‘양날의 검’

    2018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아주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 ‘가늠자’로 불리는 ‘중간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또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도 크다. 이 정치적 빅 이벤트의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을 벼랑 끝에 몰 수도, 2020년 재선에 날개를 달아 줄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 될 것으로 보인다.오는 11월 6일 치러지는 중간 선거에서 미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상원의원 100명 중 33명을 새로 선출하게 된다. 워싱턴 정가는 벌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심판대가 될 중간 선거에 올해 모든 국내 정치 일정의 초점을 맞출 태세다.현재 미 하원 전체 435석 중 공화당이 241석을 차지, 민주당(194석)을 압도한다. 상원 역시 공화당이 100석 가운데 과반 이상인 51석을 차지하고 있다. 오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의 9부 능선에 올라서게 되며 더욱 강하게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울 전망이다. 반대로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복귀한다면,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탄핵’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따라서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는 국제사회뿐 아니라 미국 내 정지 지형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속도를 내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는 1년을 맞는 올 상반기에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수사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과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대선캠프 관계자 4명을 기소했고, 이들의 금융거래 내역과 이메일 등 40만건의 문서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플린 전 보좌관이 러시아 관계자와의 만남을 지시한 사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목하면서 이제 뮬러 특검 수사의 칼끝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핵심을 향하고 있다. 미국과 국제사회와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 첫 트윗을 ‘330억 달러의 파키스탄 원조를 끊겠다’는 위협으로 시작했다. 그는 “미국은 어리석게도 지난 15년간 파키스탄에 330억 달러가 넘는 원조를 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의 지도자들을 바보로 여기며 우리에게 거짓말과 기만밖에 준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이 군부, 특히 정보기구를 중심으로 겉으로는 서방의 탈레반 소탕작전에 협력하는 듯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이들을 비호하는 이중 정책을 편다고 보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에 발끈했다. 서방 언론들은 “미·파키스탄의 갈등은 역내에 중국을 불러들이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음 트윗 화살은 이란을 향했다. 그는 “이란은 그 끔찍한 합의에도 모든 수준에서 실패하고 있다”면서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고 이란 정부를 비난했다. 예루살렘 수도 선언을 둘러싼 아랍 세계와의 갈등도 예고돼 있다. 여기에 북한과의 충돌 가능성은 ‘상수’로 고정되어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불균형한 대중 무역에 칼을 빼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 등 기존의 국제 무역협정에 대한 압박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 경기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답게 미국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는 ‘트럼프노믹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바닥권인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지지층을 결집하려 하고 있다. 지난해 첫 입법 승리인 세제개혁안(감세안)에 이어 1월 첫째 주에 ‘1조 달러(약 1080조원)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위해 공항·상수도·고속도로 등 미국 내 낙후된 인프라 개선에 1조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던 공약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천문학적 ‘자금’으로 살아나고 있는 미국 경기의 불꽃에 기름을 붓겠다는 의미다. 미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세제개혁과 트럼프노믹스 등이 더해지면서 높은 성장률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2.3%에서 올해 3%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 법인세 인하로 인한 해외 기업의 귀환과 투자 증가, 여기에 1조 달러 투자가 더해진다면 ‘3%’ 성장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 정치적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두 손을 굳게 잡고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경제 호황=중간선거 승리’ 공식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2018 제헌 70주년·헌재 서른 살… 법조계 수장들 신년사

    2018 제헌 70주년·헌재 서른 살… 법조계 수장들 신년사

    대법원장 “좋은 재판… 좋은 법원” 헌재소장 “억울할 때 門 두드려라” 법무장관 “수사권 조정 추진할 것” ‘무술년’(戊戌年) 새해를 앞두고 법조계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내는 법조 기관 고유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내부 조직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김명수 대법원장은 31일 “새해에는 사법부 혁신의 새로운 기틀을 다질 것”이라면서 “국민의 신뢰 없이는 사법부가 존재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 법관들을 비롯한 법원 구성원 모두와 함께 국민을 위한 ‘좋은 재판’이 실현되는 ‘좋은 법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재판, 정의의 원칙에 부합하는 올바른 판결”을 ‘좋은 재판’으로 설명했다. 김 대법원장은 또 “법원은 국민의 권리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라면서 “권리관계에 다툼이 있다면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정의의 선언을 받을 수 있고, 소송에 진 사람도 깨끗이 승복하는 충실한 재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은 “탄핵부터 북핵 사태까지 1년 동안 많은 일과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새해는 헌법을 제정하고 정부를 수립한 지 70년이 되는 해이고 1987년 민주화항쟁의 옥동자인 헌재가 태어난 지 서른 살이 되는 해”라면서 “이제 출근길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즐거운 나라, 자신감과 포부에 찬 젊은이들이 자신의 손으로 미래를 일구는 나라, 남들과 다른 생각이나 피부색이 개성으로 존중받는 나라, 내 아이를 키우고 그 아이들이 자라나 살게 하고 싶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법령에 근거한 차별대우 때문에 억울할 때, 국가를 상대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여도 냉담한 대답이 돌아올 때, 혼자만의 용기로는 벗어날 수 없는 제도적인 굴레에 묶여 답답할 때 주저하지 마시고 헌재의 문을 두드리라”면서 “국민들의 손을 잡아드리고 눈물을 닦아드리겠다”고 덧붙였다.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법무·검찰은 법치주의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청산의 대상이 되는 사건 발생의 한 책임이 법무·검찰에 있다는 점을 인정한 시간이었다”고 올해를 정리했다. 박 장관은 정의, 공정, 인권을 추구할 목표로 제시한 뒤 “검찰이 중요범죄 수사와 인권옹호라는 본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수사권 조정을 추진하고,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과거사 진상규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文정부, 용산 철거민 등 6444명 ‘장발장 특사’

    행정제재 165만여명도 특별감면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용산 참사 관련자 등 6444명이 특별사면·복권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특별사면이다. 유력 정치인과 경제인은 대거 사면 대상에서 배제됐고 소시지를 훔쳤다가 징역 8개월을 받은 이는 풀려나게 됐다. 정부는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반 형사범, 불우 수형자, 일부 공안사범 등에 대한 특별사면을 30일자로 단행한다고 밝혔다. 유아를 데리고 있는 여성 수형자, 고령이거나 중증환자 등 불우 수형자 등 18명도 특별사면에 포함됐다. 형사범 특별사면 대상자에서 살인·강도·성폭력·뇌물수수 등 경제인·공직자의 부패범죄, 각종 강력범죄 사범들은 제외됐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특별사면과 함께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생계형 어업인의 어업 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제재 대상자 총 165만 2691명에 대한 행정제재 특별감면 조치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면에는 용산 참사로 처벌된 철거민 26명 중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1명을 제외한 25명도 포함됐다. 다른 시국 사건도 사면 검토 대상에 올랐지만 재판이 진행 중이라 이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선거사범은 대상에서 배제됐다. 다만 지난번 사면에서 제외됐던 정 전 의원은 장기간 피선거권이 제한됐다는 점이 고려돼 복권 조치됐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2022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돼 있었다. 사면이 가시화되면서 대상으로 자주 이름을 올렸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번 명단에서 빠졌다. 사면 목적이 사회통합에 있는 만큼 정치적·사회적으로 논란이 일 수 있는 인물은 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당초 내년 설쯤으로 예상됐던 사면 시기를 올해 안으로 당긴 것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을 거치며 높아진 사회적·정치적 갈등을 해를 넘기지 않고 풀어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위로